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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철길과 시장 사이, 재밌는 변화가 샘솟는 골목

골목길에 출입문이 있을 리 없지만 효자시장 골목길에 가려면 지곡건널목을 거쳐야 제대로다. 요란한 경고음이 울리면 제아무리 광을 낸 승용차라도 차단기 앞에 멈춰야 한다. 차단기가 올라간 뒤 홀로 시간이 멈춘 듯한 만물수퍼마켓을 지나야 비로소 골목의 진면목을 만난다.□ 효자가 살았다고 해서 ‘효자동’이라 불려효자가 살았다고 해서 효자동이냐고 생각했다면 당신의 짐작이 맞다. 효자는 전국 어디에나 살았기에 현재 효자동이 남은 도시는 서울과 전주, 춘천, 고양을 포함해 다섯 곳이다. 평안남도에서도 검색이 되니 그 이상일 수도 있겠다. 포항에 살았다는 효자는 전희(田禧)라는 조선시대 인물이다. 부친이 돌아가시고 묘소 옆에서 3년간 곡을 하자 효심에 감탄한 범이 밤마다 함께 지키다 날이 밝으면 사라졌다고 한다. 모친상에도 마찬가지였기에 조정에서 효자각을 사액했다. 세월이 흘러 비각은 사라지고 비석은 현재 효자초등학교 북쪽으로 옮겨졌다.효자동 전에는 버들골이라는 예스러운 이름도 있었다. 형산강변에 우거진 땅버들에서 유래했기에 땅벌동 혹은 유동(柳洞)이라고도 불렀다. 나룻배가 한가로이 떠다니는 한 폭의 동양화 같았을 마을이 개발된 것은 1960년대. 포스코가 사원주택단지를 지으면서 인부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을 상대하는 식당과 노점상이 들어선 곳이 효자시장이다. 시장 바로 앞에 포스코 직원들이 이용하는 효자역이 생겼고, 출퇴근 시간에는 직원들의 유니폼으로 노랗게 물드는 골목이 형성되었다. 이때가 효자시장의 전성기였는데, 2000년대 이후 이동지구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시장과 인근 상권은 서서히 내리막을 걸었다.□ 효자동 골목길의 ‘첫 가게’ 달팽이책방골목길 생태계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모종린의 ‘골목길 자본론’에 따르면 골목상권의 역사는 일반적으로 그곳에서 처음 창업한 ‘첫 가게’에서 시작된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첫 가게를 찾는 사람들로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인근에 다양한 가게가 줄지어 들어선다. 그렇게 볼 때 효자시장 골목길의 첫 가게는 달팽이책방이다.2015년 1월 문을 연 달팽이책방은 포항에 처음 들어선 독립출판서점이다. 책방지기 블로그에 실린 일기에는 책방을 시작할 당시의 풍경이 이렇게 묘사돼 있다.책방을 오픈하고 2주 만에 친구와 ‘재미삼아’ 낭독 모임을 시작했다. 한겨울 그것도 인적 없는 골목에 문을 열었으니 손님이 있을 리 만무했다. 우리는 서가에 꽂힌 소설책 한 권을 꺼내서 국어시간에 하듯이 한 페이지씩 돌아가며 크게 소리 내어 읽었다. 소설을 낭독한다는 재미에 더해 각자 목소리톤에 따라 색다른 즐거움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신이 난 우리는 바로 SNS에 모임 공고를 내고 매주 같은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다음 주에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왔고 개중에는 경주나 울산 등 멀리에서 온 분도 있었다.효자시장 골목길의 변화는 이렇듯 소설 낭독에서 시작되었다. 저자가 직접 출판의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독립출판물은 일반 서점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하고 개성 있는 아이템이 많다. 자신의 취향을 찾아 달팽이책방으로 모인 사람들은 역사와 시, 소설, 희곡,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의 독서모임을 만들고, 넘치는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드로잉, 홍차, 와인, 잡지 제작을 배우는 수업들이 생겨났다. 책방의 한쪽 공간에서는 늘 작은 전시가 이어지고 저자 초청 북 토크와 인디뮤지션의 공연도 열렸다.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결의 공간이 바로 달팽이책방인 것이다.달팽이책방이 좋아서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단골은 가까운 거리에 민들레글방을 열었다. 지금은 ‘달팽이 곁에 민들레’라고 해서 전국에서 찾는 골목책방 순례지가 되었다. ‘달팽이’와 ‘민들레’를 경험한 사람들은 자기 동네에도 책이 있는 공간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 포항 북구의 그림책 카페 ‘트레져아일랜드’와 동네 헌 책방 ‘리본’, 남구의 북카페 ‘지금책방’이 영업 중이다.출판사를 차린 사람들도 있는데, 포항 여남 해녀들의 이야기 ‘별따는 해녀’를 펴낸 ‘학교앞거북이’와 결혼이주여성들이 함께 매거진을 만드는 ‘포포포’가 그렇다. 달팽이책방을 드나드는 이들이 많아지자 인근 골목에는 특색 있는 식당과 디저트 카페, 공방, 아틀리에 등이 들어섰다.곳곳에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이름의 가게들과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간판들, 규모는 작지만 청년 창업자의 취향이 한껏 발휘된 인테리어가 사랑스러운 곳들이다. 가게 하나하나에 깃든 개성은 독특하지만 소박한 골목과 전혀 어긋나지는 않는다. 놀랍게도 효자시장 골목길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가게는 대한민국 어느 골목에나 있는 편의점이다. 지나치게 큰 간판과 밝은 조명 탓에 너무 튄다고나 할까. 그에 비해 담박한 간판을 내건 가게들은 특색 있는 메뉴로 사람을 모은다. 수제버거와 라멘, 문어튀김, 쌀국수, 가정초밥, 낫토 통명란 덮밥, 대창덮밥 등은 젊은 입맛을 사로잡았다. 서두르지 않는다면 재료 소진으로 허탕 치기 일쑤고 서두른다 해도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야 한다. 개성 있는 상점들이 사람을 끌어들이고 동네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찾는 이 많아지면서 임대로 부담도 커져사람들이 골목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난스럽지 않으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나기 때문이 아닐까. 골목 구석구석에 겹겹이 쌓인 시간이 빛나고 혼자 걸어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 아닐는지. 반면 이름난 골목은 어떤가. 관광객들로 번잡하고 시끄러워 정작 주민은 문을 걸어 잠그고 지낸다. 고즈넉한 골목을 선호하면서도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골목의 정체성을 간과한 것이다.골목길이 주목받으면서 도시 공간에 즐거운 변화가 일어나고 풍요로워지는 건 좋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소비자들에게 일회용품처럼 소모될 위험도 커졌다. 달팽이책방의 책방지기도 서점에서 찰칵찰칵 소리 내며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 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이들에게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혹여나 조용히 책읽기를 즐기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임대료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대부분 젊은 취향의 가게들은 2년 단위로 사는 세입자라고 했다. 재계약 기간이 되면 임대료가 오르지 않을까 공포에 가까운 불안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책방지기가 쓴 글을 통해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골목길 이름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필요해효자시장 골목길이 2, 3년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배경에는 ‘효리단길’이라는 이름도 한몫을 한다. 효자시장과 효자교회 사이의 이 골목길은 예전에 빈 점포가 많았다. 후미진 골목이 예쁜 이름을 얻은 데다 사람들로 북적대기까지 하니 이름이 효자다 싶지만 덥석 받아들기에는 좀 더 생각이 필요하다.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리단길’이라는 명칭이 붙은 상권은 2018년 9월 기준으로 20개나 된다. 서울의 경리단길·망리단길·송리단길, 부산의 해리단길·망미단길·범리단길·전리단길·초리단길, 경주의 황리단길, 문경의 문리단길, 대구 봉리단길 등 일일이 언급하기에 숨이 찰 정도다. 이 가운데 몇 곳은 여전히 건재하고 또 몇 곳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을 것이다. 유행에 편승하더라도 골목이 좋아진다면야 무슨 고민일까. 문제는 ‘○리단길’이라고 호명되었을 때 떠올리게 되는 어떤 풍경이 있다는 것이다. 소위 뜨는 골목에 편승해 홍보하게 되면 골목은 부풀려지기 쉽고 무엇보다 골목 자체의 매력을 담을 수 없다. 처음엔 독특한 자기만의 분위기가 있는 가게들이 형성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자들이 몰려들면서 결국 잊혀져버린 골목의 스토리는 이미 차고도 넘친다.그렇기에 김주일 한동대 교수는 “○리단길 현상의 이면에는 새로운 시대의 도시문화라는 긍정과 의미성이 결여된 유행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고 말한다. 결국 일시적인 유행이나 복제품이 되지 않으려면 그 속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람냄새 나는 효자시장효자시장 골목길을 어디서 어디까지라고 말할 수는 없다. 흔한 안내판 하나 없고 자세히 알고 싶어도 문의할만한 행정기관 담당부서도 없다. 다만, 이 길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철길숲을 걷다보면 만나는 골목, 계속 걷다보면 효자시장에 이르는 골목으로 통한다.효자시장은 포항에서 죽도시장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달팽이책방 책방지기가 자란 동네이며 민들레 글방지기가 하루일과를 마치면 들러서 장을 보는 곳이다. 청년 창업가들이 재료를 구입하는 단골가게가 즐비한 곳이며 상가가 무려 220여 개나 되는 없는 게 없는 곳이다. 전국의 전통시장이 그렇듯 효자시장도 침체기를 겪었지만 2013년 상인회를 조직하고 상인대학을 개설했으며 다양한 정부사업을 따내며 혁신을 꾀했다. 상인회 소속 상인만 250여 명으로 전통시장 가운데도 혈기왕성한 젊은 시장인 셈이다. 시장 상인들은 골목길에서 일어나는 최근의 변화를 반갑게 맞는다.배은정 방송작가, TBC·포항MBC·경북교통방송에서 활동중.물론 젊은 취향의 가게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그에 대해 효자시장상인회 손상용 초대 회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발전해가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니 고객을 더 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골목에 사람이 모이면 시장도 좋고, 시장이 잘 되면 골목상권에도 득이란 얘기다.이제 관건은 속도다. 속도에 집착하다보면 골목은 정체성을 잃는다. 더디게 간다고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다. 역사와 이야기가 있고 취향이 확실한 공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두가 알고 있는 골목을 찾아가는 시대는 지났다. 어디에나 있는 체인점이나 인테리어만 번듯한 카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효자시장 골목길의 재미있는 변화가 지속되기를, 그래서 포항에도 매력 있는 골목길 하나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글/배은정

2020-10-21

“우리 마을 아름답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아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은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더욱 깨끗하고 좋은 환경에서 삶을 영위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이다. 하지만 가속화되는 도시화와 개인주의 삶이 트렌드가 되며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가꾸기 사업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달성군은 지난 6월부터 지역 내 자연부락을 대상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2020 마을가꾸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주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키워가고 있다. 본지는 달성군이 실시하는 마을가꾸기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대구 달성군은 도·농 복합 지역으로 다사, 화원 등 대규모 도시계획에 따른 공동주택(APT)단지와 함께 자연취락지구 내 200여개의 부락이 존재한다.자연부락의 특성상 올바른 쓰레기 배출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군의 적극적인 쓰레기 수거 활동에도 불구하고 생활 쓰레기 방치로 인한 도시미관의 저해와 악취 발생 등 지속적인 민원이 이어지고 있었다.이러한 현상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었다.이에 달성군은 수많은 고심 끝에 각 마을별 유휴지 및 입구 도로변 등 생활 쓰레기가 방치되는 주요 지점에 마을별 특색을 살린 주민주도형 마을가꾸기 사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군은 처음부터 순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 사업의 기반이 되는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에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본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활발한 주민참여와 함께 수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쳐 각 마을마다 사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지난 4월부터 시작된 이번 사업은 9개 읍·면 마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주민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주민 공동체 활성화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했다. 마을 내 발생하는 민원 해결과 동시에 공동체 의식 확산이라는 두 가지 숙제에 대해 마을 정비, 마을 테마, 재능기부, 가로환경 개선 등을 대안으로 삼아 우리 마을 가꾸기 사업을 준비했다.이러한 과정을 거쳐 토론과 보안점 등을 살핀 후 6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실시됐다.주요 골자는 마을별 특색을 살리는 것이었다. 마을의 특성을 살린 벽화, 조형물 등 다양한 분야에 주민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이후 사업이 완료되고, 달성군은 마을별 단합에 힘을 보태기 위해 사업 결과를 발표했다.달성군은 주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마을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마을의 특성을 살린 사업을 신청받아 이 중 주민참여도, 사업 효과, 지속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총 14개 사업을 선정했다.주거환경 및 도시미관 개선 등의 사업에서 주민참여도를 가장 큰 배점기준으로 관련 분야 전문 평가 위원 평가 및 군정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걸쳐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그 결과 최우수 마을로는 주택가 이면도로 벽화, 걸이화분 및 유휴지 화단 조성을 통해 어두컴컴했던 주택가를 마을의 LAND MARK로 조성한 논공읍 ‘남1리 안전마을 꽃길 조성’이 선정됐다.우수 마을로는 주민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옹기에 마을 특성을 살린 그림으로 경관 개선에 기여한 다사읍 ‘시선이 머무는, 박곡’, 수년간 방치된 폐가를 주민쉼터로 변화시킨 화원읍 ‘설화리 플라워 가든 만들기’, 장려 마을로는 가창면 ‘너만 사랑해 주리’, 하빈면 ‘동곡 명품 골목길 조성’사업이 최종 선정됐다.우수 마을로 선정된 다사읍 박곡리 마을은 적극적인 주민들의 참여율을 보이며 마을 가꾸기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옥표 다사읍 박곡리 이장은 “2020년 마을가꾸기 사업에서 우리동네가 큰 상을 받아서 기쁘고, 지금까지 도와준 주민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벽화를 그릴 때 밑그림을 그리고 덫칠을 하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올 여름 수많은 태풍과 잦은 비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사업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사업이 완성된 후 변화된 마을의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이쁘다’, ‘아름답다’, ‘마을이 깨끗해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또 추석에 손님이 많이 다녀갔는데 마을이 이쁘다는 칭찬도 많이 해줘서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자긍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어떤 주민은 마을을 위해 하나라도 이쁜 환경을 만들려고 도라지 화분을 손수 가져다 놓는 다든지 사업이 끝난 지금까지도 상당히 가꾸는데 애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이번 사업의 결과 지저분했던 주변 환경도 깨끗해졌다. 박곡리에 있는 부추창고의 경우 정구지 창고인데 그림을 그려 외관이 보기 좋았다. 외부에서 온 손님도 이 마을은 어떤 마을인가 궁금해한다. 우리 박곡리 마을 말고도 달성군에 있는 수 많은 마을들도 수혜를 입고 더욱 아름다워지고 살기 좋은 고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문오 달성군수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가는 우리 마을 가꾸기 사업이 주민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하고, ‘우리 마을’이라는 공동체 의식 형성에도 이바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초 사업 기획 당시 주민들의 참여도를 사업 성공의 척도로 보고 우려의 마음을 가졌으나, 사업 완료 현장을 방문한 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번 사업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진정한 주민자치의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김 군수는 “내년에는 사업 대상 마을을 확대해 실시할 계획”이라며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0-10-15

젊어서, 그 젊음으로 더 아팠던 그 시절의 몰개월

1960년대 베트남으로 보낼 군인들을 훈련시키던 장소 인근에는 현재 ‘몰개월 비행기공원’(포항시 남구 청림동)이 들어서있다.줄을 지어 늘어선 비행기를 보며 떠올리는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기자의 경우엔 베트남 하늘을 날아다니며 그 양을 측정할 수도 없는 네이팜탄과 고엽제(枯葉劑)를 쏟아 붓던 미국 공군 폭격기가 가장 먼저 그려진다.전쟁은 의도하지 않은 수천수만의 개별적 죽음을 부른다. 총알과 폭탄에는 눈이 달리지 않았기에 여자와 아이들도 피해가지 않는다.바로 그 전쟁이란 괴물이 발광(發狂)하는 베트남의 정글로 떠나야할, 이제 겨우 소년의 티를 벗은 갓 스물한두 살의 군인들.‘골목 안’에서 함께 살아온 청년들을 향한 몰개월 여자들의 연민은 또래 청년들에게 맞춤법 틀린 편지를 쓰는 방식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날들은 끝 간 데 없는 폭음과 발버둥을 동반한 눈물. 그러나, 그런 격정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아래와 같은 순정 또한 존재했다. 소설 ‘몰개월의 새’ 중 가장 낭만적인 서술이다.“물 좀 마시면서 드셔요.”하면서 물을 따르고 미자는 저도 김밥 한 덩이를 집어먹었다.“밥에 뜸이 좀 덜 들었죠? 꼭꼭 씹으면 괜찮아요.”나는 찍소리도 없이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물을 마시고 나서 쑥스러워진 내가 물었다.“장사는... 안하구...”“낮에두 하나요?”나는 할 말이 없었다.“내 언제... 찾아가지.”“이따가 담치기해서 나오세요. 밤참 해놓을게요.”▲가난하고 슬픈 사람들에게도 연정은 있으니시인 김정환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성으로서의 삶, 그 막장에 도착한’ 몰개월의 여자들이라고 왜 순정이 없었겠는가.무너지는 농촌공동체의 마지막 시대를 살았던 그녀들 또한 듬직한 남편 곁에서 아침저녁으로 상에 올릴 반찬 걱정을 하고, 자신이 낳은 아이들의 학급 등수 걱정을 하며 살고 싶었을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이치다.붕괴한 ‘골목’이 만들어낸 서글픈 군상들. ‘몰개월의 새’가 빛나는 지점은 바로 그 ‘서글픈 군상’들에게도 꿈이 있음을 눅눅하고 어두운 문장으로 밝힌다는 것이다.‘연애 비슷한 만남’이 지속되던 어느 날, 미자는 한 상병을 자신의 방으로 부른다. 이날 동그란 눈이 예쁜 ‘빠꿈이’ 미자는 닳고 닳은 홍등가(紅燈街) 작부가 아닌 부끄러운 새 신부로 한 상병을 맞는다. 고운 속옷을 준비한 초야(初夜)의 처녀처럼. 이런 문장이다.우리는 같이 술청 뒤꼍에 있는 관(棺)만한 방으로 스며들었다. 신문지로 바른 벽이 군데군데 떨어져서 흙덩이가 드러나 있었고, 천장 바로 아래 널빤지로 선반을 가로질러놓았는데 그 위에는 빠꿈이의 찌그러진 밤색 트렁크가 얹혀 있었다. 미자가 내 군화를 얹었다. 벽에는 붉은색 잠옷이 걸려 있었다. 미자는 푸우, 하고 웃었다. 어깨를 위로 쑥 올리면서 빠꿈이는 웃었다. 목침 위에 더께로 앉은 촛농 사이에 몽당초가 밝혀져 있었다. “초가 다 타면 자요.”하지만, 개인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역사란 없다.그가 카밀로 시엔푸에고스(Camilo Cienfuegos·1932~1959)나 체 게바라(Che Guevara·1928~1967) 정도가 아니라면.또한, 곁에 두고 싶다는 열망만으로 곁에 둘 수 있는 연인이란 지극히 드물고도 드문 법이다. ‘몰개월의 새’가 쓰인 시대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현재는 포항 도구해수욕장으로 불리는 바닷가 근처 빨래터. 속옷을 치대던 미자는 ‘골목 바깥’ 사람들의 결정으로 인해 ‘골목’을 떠나 이국의 전장으로 가게 될 한 상병에게 ‘내가 얼마나 당신을 아끼는지’ 거칠게 고백한다.여기서 “한 번 자줄게”라는 말은 “당신을 내 목숨 이상으로 사랑해요”로 들린다. 맞다. 신경림 시인의 진술처럼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집에 갔었다며요?”“응... 우리 내일 모레 떠난다.”“밥 먹었어요?”하다가 미자는 얼른 속옷 나부랭이들을 대야에 챙겨 넣었다.“한 상병, 서울에... 좋은 사람 있어요?”“있었는데 시집 갔더라야.”“저런... 그럼 허탕쳤겠네.”(중략)“왜 웃어?”“가엾어서.”“안됐지 뭐...”“뭐가....”“사는 게 그냥, 다... 내일 밤에 나와요 꼭. 한 번 자줄게”▲세상에 ‘유치한 인생’이란 없다마침내 훈련을 마친 청년들이 몰개월을 떠날 날이 왔다. 가속화하는 ‘골목’의 붕괴를 안타까이 바라보며 물설고 낯선 인도차이나반도로 떠나야 하는 젊은 군인들.기괴한 죽음의 향기를 몸에 묻히고 떠나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건 ‘골목 바깥’의 사람들이 아닌 가난한 몸을 아프게 부대끼던 ‘골목 안’ 여자들이었다. 해서, 이 장면에선 눈물 냄새가 난다. 영화라면 클라이맥스다.‘안개가 부연 몰개월 입구에서 나는 여자들이 길 좌우에 늘어서 있는 것을 보았다. 모두들 제일 좋은 옷을 입고, 꽃이며 손수건이며를 흔들고 있었다. 수송대열은 천천히 나아갔다. 여자들은 거의가 한복 차림이었다. 병사들도 고개를 내밀고 손을 흔들었다. 뛰어서 쫓아오는 여자들도 있었다. 나는 트럭 뒷전에 가서 상반신을 내밀고 소리 질렀다. 미자가 면회 왔을 적의 모습대로 치마를 펄럭이며 쫓아왔다. 뭐라고 떠드는 것 같았으나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얀 것이 차 속으로 날아와 떨어졌다. 내가 그것을 주워들었을 적에는 미지는 벌써 뒤차에 가려져서 보이질 않았다. 여자들이 무엇인가를 차 속으로 계속해서 던지고 있었다. 그것들은 무수하게 날아왔다. 몰개월 가로(街路)는 금방 지나갔다. 군가 소리는 여전했다.’남중국해 한복판을 항해하는 군함에서 “당신, 기어코 쓰러지지 말고 살아 돌아와요”라 적힌 ‘하얀 것’을 펼쳐본 주인공 나(한 상병)의 심경이 어떠했을까를 상상해보면 아득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골목’에서 살았던 미자는 ‘골목’을 떠나 ‘전쟁의 광기(狂氣)’에 섞여들 한 상병에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잡한 오뚝이를 선물했다. 쓰러지면 쓰러짐의 탄성으로 일어나고, 또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황석영의 1976년작 ‘몰개월의 새’는 이미 반세기 가까운 옛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 세월동안 ‘골목 안’의 우리는 ‘골목 바깥’으로 나왔는가? 이 엄혹한 질문에 누가 있어 “그렇다”고 함부로 대답할 수 있을까.젊어서, 그 젊음으로 인해 더 아팠던 군인과 여자들이 살았던 동네 몰개월. 오늘은 도구해수욕장에서 날아온 새 한 마리가 몰개월 인근 동해면과 청림동 하늘을 우울하게 날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새’는 자유와 탈속(脫俗)의 은유였다.‘골목’으로 상징되는 이미 멀어져간 공동체의 꿈.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했던 웃음과 눈물의 날들. 황석영은 소설의 마지막을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끝낸다.40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읽어도 무릎을 칠 수밖에 없는 절창(絶唱)이다. 맞다. 예나 지금이나 “인생에서 유치한 일이란 하나도 없다.”‘작전에 나가서야 비로소 인생에는 유치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중략) 몰개월 여자들이 달마다 연출하던 이별의 연극은, 살아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아는 자들의 자기표현임을 내가 눈치 챈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몰개월을 거쳐 먼 나라의 전장에서 죽어간 모든 병사들이 알고 있었던 일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0-10-15

“평소처럼… 방역과 건강 살피며 슬기로운 집콕 추석을”

올해 추석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명절이다. 신종 감염병 출몰로 일상 풍경이 달라진 데 이어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 풍습마저 코로나19가 바꿔놓았다. 해마다 추석이면 일가친지들과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둘러앉았지만, 올해는 가족끼리도 가급적 만나지 말고 최대한 집에 머무르며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명절을 보내야만 한다.정부는 이번 추석을 가을철 코로나19 유행이냐 진정이냐를 결정할 분수령으로 본다.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코로나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명절은 집에 머물러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추석 명절과 개천절 연휴 이후에 코로나19가 재차 확산하지 않도록 전국 단위의 이동을 줄이고, 고령의 부모님이나 친지 등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추석 연휴동안 이동 자제가 권고되면서 올해는 대부분의 가정이 ‘집콕 추석’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당장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포항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매일같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어 집집마다 이번 추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다. 명절 연휴 동안 집에만 있으면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 생활패턴이 무너지기 쉽고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이 생길까 봐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전문가들은 집콕 명절이라고 평소와 달리 행동하기보단 오히려 ‘평소처럼’ 생활할 것을 권한다.□ 명절에도 평소처럼 식단 유지해야연휴기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음식 유혹에 빠지기 쉽다. 여기다 주로 기름에 볶거나 튀겨서 만드는 명절 음식은 소리부터 냄새까지 오감을 자극한다.평소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꾸준히 건강을 관리했더라도 명절에는 생활패턴이 망가지기 쉽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명절 음식을 먹고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이들도 급격히 늘어난다. 명절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평소 실천하던 대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당뇨를 앓고 있다면 명절 음식이 혈당 조절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과식을 피해야 한다.당뇨를 치료하는 데 있어 식사는 약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절에도 현명하게 식단을 조절하려면 작은 그릇이나 접시에 음식을 덜어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떡이나 튀김, 한과처럼 탄수화물과 당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 환자는 한 번 망가진 생체 리듬을 원래대로 회복하는 데 정상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당류 섭취와 질병 발생의 상관성을 비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공식품으로부터 당류를 하루 열량의 10% 이상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은 41%, 비만 39%, 고혈압은 66% 높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총 섭취 열량의 1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한다.하루에 총 2천㎉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200㎉를 당으로 섭취하면 된다. 이를 환산하면 50g 정도인데 주스 한두 병만 마셔도 권고량을 훌쩍 넘는다.실제 당뇨를 치료하는 의사들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환자들이 혈당 관리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반면, 식사요법만으로도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건강한 추석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의 유무와 상관없이 음식을 적당히 규칙적으로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만 해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제시간에 적절한 양의 영양분을 섭취해야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식약처 관계자는 “연휴에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활동량은 줄어드는 반면 명절 음식은 열량이 높아 체중 증가를 주의해야 한다”며 “음식을 먹을 때 개인 접시에 조금씩 덜어 먹고, 식사 시간은 20∼30분 정도로 천천히 씹어 먹으면 포만감을 느껴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워서 스마트폰만? 척추와 위장 부담↑집에만 있다가 보면 여간 좀이 쑤시는 게 아니다.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면서 자연스레 엎드리거나 누운 자세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엎드린 자세는 엉덩이와 등뼈를 위로 솟게 해 척추에 부담을 준다. 너무 오래 누워있는 것 또한 척추에 부담을 줘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권흠대 병원장은 “긴 연휴에 TV나 휴대전화를 보면서 엎드리거나 누운 채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있다 보면 목과 어깨가 뻣뻣해지므로 자주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면서 “엎드리는 것보단 바로 누운 자세가 나은 데 이때 옆으로 눕는 게 더 편하다면 무릎 사이에 베개나 쿠션을 끼워 척추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기까지 2시간 정도가 걸린다. 밥을 먹고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그대로 눕게 되면, 위산을 포함해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거꾸로 올라와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한다. 과식이나 과음 또한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된다. 식사 후에 바로 눕는 것도 좋지 않지만, 반대로 격렬한 운동이나 움직임도 소화를 방해한다. 설거지나 집안일과 같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30분 정도 서서 움직이거나 가벼운 산책 정도가 알맞다.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분위기이지만 의료계는 햇볕을 자주 쬐지 못하면 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바깥 활동 자제가 한편으론 ‘햇볕 비타민’(sunshine vitamin)이라 불리는 비타민D의 결핍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10∼15분 정도만 햇볕을 쬐어도 몸에 필요한 비타민D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데 요즘에는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비타민D 결핍 환자는 심지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공단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 환자는 2019년 기준 15만9천424명으로 2015년(4만9천852명)과 비교해 3.2배 증가했다. 비타민D는 뼈와 관절 골밀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영양소로, 부족하면 골다공증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나타난다.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급격하게 골밀도가 줄어들면서 골다공증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진다. 실제로 지난해 비타민D 결핍 환자 중에 여성이 12만5천610명에 달해 남성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포항시 북구보건소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방역과 함께 자신의 건강 상태를 섬세하게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감염병 확산으로 외출이 어려운 시기에는 집안에서 제자리 걷기를 하면 활동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9-28

집에서 떠나는 세계 추석여행

올해 추석 분위기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무색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일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추석 때쯤이면 상황이 호전되어 고향에서 가족친지를 만나고 차례를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소망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감염증이 확산되었다. 정부에서는 추석 연휴 동안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이겨내자고 국민들에게 권하고 있다.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연휴지만, 집에서라도 세계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마음만은 뜻 깊고 행복한 명절이 되도록, 다른 나라의 추석을 살펴보며 힘든 일상을 잠시나마 잊어보자.우리나라의 추석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다른 말로 한가위라고도 부른다.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이다. 즉 8월 15일인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한가위의 기원에 대해서는 삼국사기에 잘 나타나 있다. ‘가위’라는 말은 신라 때 길쌈놀이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으로 ‘길쌈’이란 실을 짜는 일을 말한다. 신라 유리왕 때 한가위 한 달 전에 베 짜는 여자들이 궁궐에 모여 두 편으로 나누어 한 달 동안 베를 짜서 한 달 뒤인 한가윗날 그동안 베를 짠 양을 가지고 진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은 것에서 ‘가배’ 라는 말이 나왔는데 후에 ‘가위’라는 말로 변했다. 또 한문으로는 ‘가배’라고 한다. 또 “이때 진 편의 한 여자가 일어나 춤을 추면서 탄식하기를, 회소회소(會蘇會蘇)라 하여 그 음조가 슬프고 아름다웠으므로 뒷날 사람이 그 소리로 인하여 노래를 지어 이름을 회소곡(會蘇曲)이라 하였다”라고 기록되었다.독일의 옥토버페스트독일의 추석은 9월 말에서 10월 초에 동네 축제 형식으로 농사에 대해 감사하는 행사가 열린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뮌헨에서는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 정오부터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16일간 맥주 축제를 개최한다. 1810년 10월 바이에른공국 왕국의 초대 왕인 루드비히 1세의 결혼에 맞추어 5일간 음악제를 곁들인 축제를 열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883년 뮌헨의 6대 메이저 맥주회사가 축제를 후원하면서 4월 축제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국민 축제로 발전하였다.러시아의 성 드미트리토요일러시아의 추석은 양력 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이다. 러시아에서도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며 조상에게 성묘를 지낸다. 주요 의식은 햇곡식으로 빚은 보드카를 한 잔씩 돌리며, 조상의 공적을 회상하는 것이다. 묘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며, 새들에게 햇곡식을 모이로 던져주는 풍습이 있다.1380년 돈강 유역에서 몽골군을 대파한 드미트리 돈스크공이 11월 8일 전사자를 추모하는 모임을 가진데서 유래했다. 러시아 정교회가 이날을 ‘성드미트리 날’로 정해 전사자와 죽은 조상을 추모하기 시작했다. 그 후 추수감사제의 성격이 더해지면서 점차 민족 명절로 자리를 잡았다. 이 풍습은 소련 정권이 들어서면서 퇴색되었으나, 요즘에는 교인들이나 농촌 노인층에 의해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미국의 추수 감사절미국의 추석은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로 풍성한 수확을 신에게 감사하며 가족과 화목한 시간을 보낸다. 미국인들은 추석날 칠면조 구이와 옥수수 빵, 감자, 호박파이 등을 먹는다. 추수감사절 먹는 음식은 뜨겁고 양이 넉넉해야 한다고 믿고 이를 따른다. 보통의 가정에서 가족들은 이날 3번 이상 식사를 하고, 접시를 깨끗이 비우는 것이 예의로 지켜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은 연중 가장 풍족한 시절이고 감사하는 날이라고 믿고 있다. 추수 감사절의 유래는 17세기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었다. 신대륙을 발견한 당시 미국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이 혹독한 겨울에 적응하지 못하고 굶주리다, 원주민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듬해에 가을 추수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이들은 첫 수확을 기념하고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추수 감사절을 지정하게 되었다. 또한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정착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신에게 하기 시작하면서 유래되었다.북한의 추석북한 명절은 정권과 사회주의 발전에 의미가 있는 날을 기념하는 ‘국가명절’과 해마다 민족적으로 즐기는 ‘민속명절’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명절은 민속명절에 속한다. 국가명절을 중요하게 여기는 북한에서는 1988년에 이르러서야 음력설, 추석 등이 민속명절로 지정됐다. 추석에 3일씩 쉬는 남한과는 달리 북한 주민들은 추석 당일에만 하루 쉴 수 있다. 북한에도 송편이 있지만, ‘노치’가 송편 못지않게 인기 있다. 노치는 찹쌀·찰기장·차조 등의 가루에 끓는 물을 넣어가며 반죽한 것을 엿기름가루에 넣고 삭힌 다음 기름을 둘러 지져 먹는 떡이다. 주로 평양 지역에서 먹는 노치는 향기롭고 달콤하면서도 식감은 쫄깃쫄깃하다는 특징이 있다. 삭힌 음식이기 때문에 추석 이후에도 겨우내 저장해두고 먹을 수 있다. 송편의 모양이나 재료 등은 남한과 다르지 않지만, 북한의 송편은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로 만든다. 밤알 크기의 찹쌀떡에 밤 고물을 솔솔 묻힌 ‘밤단자’도 먹는다.일본의 오봉절일본의 추석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개 양력 8월 15일을 전후로 4일간 지낸다. 13, 14일은 ‘조상을 맞이하는 날’이며, 15, 16일은 ‘조상을 보내는 날’이다. 각 가정에서는 조상을 맞이하기 위해 불단 등을 청소하기도 한다. 오봉은 공식적인 휴일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봉야스미’라 불리는 긴 휴일을 즐긴다. 오봉에는 조상들이 길을 잘 찾아들 수 있도록 불(무카에비)을 피우고, 집에 임시 제단인 ‘본다나’를 마련해 예를 올리거나 절을 찾아 공양을 바친다. 또한 지역 공동체가 함께하는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사람들이 원을 만들어 추는 춤인 ‘봉오도리’를 춘다. 오봉 기간에 달았던 등롱과 공양물을 물에 흘려보내는 행사를 도로나가시라고 한다. 저승으로 돌아가는 조상의 영혼을 배웅하는 의미가 있다.중국의 중추절중국의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3대 명절 중 하나이지만, 한국의 추석만큼 큰 명절로 여기지는 않는다. 중추절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 긴 기간 동안 쉬는 우리의 설날과 같은 춘절 (춘지)이 중국 최대의 명절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추절은 공휴일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둥글다” 라는 뜻으로 ‘중추절’ 또는 ‘중치우지에’라고 지칭한다. 달도 둥글고, 그날 주로 먹는 음식인 월병(위에빙)도 둥글며, 모인 가족들도 둥글게 둘러앉아 가족의 단결과 화목, 행복을 기원하고 가족 친지들 간에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중추절에 하는 대표적인 놀이로 달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소원을 비는 달맞이, 토끼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하고 있는 장난감 인형놀이 투얼예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옛 풍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중추절이 되면 이웃들과 함께 월병을 나눠 먹고 둥근 달을 보며 화합을 기원한다.프랑스의 투생프랑스의 추석은 11월 1일이다. ‘투생’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가을 명절이 바로 우리의 추석 같은 날이다. 1802년부터 프랑스에서는 이날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했으며, 이날은 프랑스에서 알려진 성인 뿐 아니라 Toussaint이라는 이름처럼 알려지지 않은 모든 성인들까지 기념하기 위한 프랑스의 종교적 축일이다. 가톨릭 축일인 ‘모든 성인의 축일’이기도 하다. 이날 프랑스인들은 고인의 무덤에 꽃을 바치는 일을 꼭 한다. 우리가 성묘를 가는 것과 비슷하다. 파리의 페르 라셰즈, 몽마르트, 몽파르나스 등의 유명 인사들의 묘, 이름 없는 묘 등에는 꽃다발이 가득 쌓인다. 투생은 미국으로 건너가 ‘할로윈’이 됐다.필리핀의 만성절필리핀의 추석은 양력 11월 1일이다.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하게 만성절 전후인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이날은 고향을 방문하여 가족 묘지에 모여 조상들의 영혼을 밤새 이야기하며 음식과 놀이를 즐기는 날이다.만성절에 성묘를 할 때는 반드시 꽃을 가져가 장식을 하고, 찹쌀로 만든 케이크와 바나나 잎에 싼 찹쌀밥을 먹는 풍습이 있다.정미영 수필가※참고문헌: ‘세계의 축제·기념일 백과’ (도서출판 다빈치)※우리나라 추석 소개 다음 국가부터는 가나다 순

2020-09-28

집콕 문화 생활 즐겨 봐요

코로나19가 삶의 방식을 대부분 바꿔놓았다. 책은 도서관에서 읽어보고 샀고, 영화는 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제대로 된 감동을 받았었다. 그러던 것이 도서관도 영화관도 가는 일이 힘들어 책을 사는 일도 영화 직관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런 우리에게 지상파와 케이블, EBS, 넷플릭스 같은 채널에서 추석 특선 영화를 편성했다. 문체부에서는 ‘집콕문화생활’이라는 제목으로 문화예술을 온라인으로 즐기도록 중계하고 있다. 한국고전영화 357편을 지난 28일부터 볼 수 있게 올려 놓고 팬들을 기다린다. 그 외에도 사서가 추천해주는 도서관과 어린이 프로그램부터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으니 한 번씩 클릭해서 서핑해봐도 좋을 것이다.△‘야구소녀’(최윤태 감독)문체부 홈페이지에서 여러 분야의 정보를 뒤지다 영화 ‘야구소녀’에 대한 다양한 자료도 포스팅되어 있어 반가웠다.한국영상자료원에 영화의 소품이 기증된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다. 관중 없는 올해 야구장, 안방에서만 야구를 즐겨야 한다. 이런 내게 야구 영화는 반가움 그 자체이다. 영화에 사용된 모자, 글러브, 스피드건 같은 소품과 영화 찍을 때 사용한 촬영 슬레이트와 주인공 수인(이주영) 선수의 개인 기록표와 감독의 메모까지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최초의 여자 야구 선수였던 안향미 선수는 등번호가 1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두 번째라는 의미로 수인의 등번호를 2번으로 하려 했으나 그걸 누가 알기나 할까 싶어 감독은 아내의 생일인 29번을 주인공의 등번호로 낙점했다. 감독 역시 운동할 때 운동복에 29번을 새겨넣었다니 아내 사랑이 깊은 사람이다. 이런 영화의 소소한 부분까지 알려주니 야구소녀를 보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했다.△‘기생충’(봉준호 감독)tvN은 10월 3일 ‘기생충’을 최초로 TV에서 방영한다. “악인이 없는데 비극이고, 광대가 없는데 희극이다.”라고 봉준호 감독은 명언을 남겼다. 어렵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심오한 말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감독의 저 말에 수긍이 가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은 영화여서 봉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2만5천762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일까? 바로 3천억 원이 넘는다. 이에 비해 영화 속 주인공 송강호의 가족 네 명은 모두 백수이다. 반지하(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존재한다.)에 살면서 모두 직업이 없다는 게 참 아이러니다. 가난한 데는 이유가 있다지만 가난이 어디 개인만의 잘못이던가. 가난은 개인이 열심히 해서 벗어나기엔 늘 역부족이다. 부자 또한 자수성가할 때 비빌 언덕이 있었을 것이다. 태어나보니 가난한 집이었거나 눈떠보니 부자 할아버지의 손자였을 뿐이다. 감독의 연출도 뛰어났고, 배우들 모두의 연기 또한 좋았다. 올 2월, 우리 모두는 아카데미 시상식 생중계를 지켜보았다. 봉준호 감독이 한국말로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는 것을 번역 없이 들으며 한국인인 게 자랑스러웠다.봉준호라는 이름은 하나의 장르가 되었고, 세계인들이 짜파구리를 끓이는 진풍경이 유튜브에 떠돌았다. 2월 한 달은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이었다. 아직 직관 못 한 분들은 추석 연휴 끝부분인 개천절에 감동의 물결에 동참하길 바란다.△‘세상을 바꾼 변호인’(미미레더 감독)미국 진보 진영의 아이콘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였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9월18일(현지시간) 워싱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그녀는 길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새롭게 길을 내야 하니 일생 전체가 고난이고 넘어야 할 산이었다. 1956년 500명의 입학생 중 9명의 여성 중 한 명으로 하버드 법대에 입학하였다. (당시는 하버드 법대 학장이 “남자 자리를 차지한” 것에 대해 여학생들을 나무랐던 시절이었다) 이후 컬럼비아 법대로 편입하여 또다시 수석 졸업을 하였으나, 뉴욕의 어느 법률 사무소에서도 여성을 고용하지 않았다. 직장을 구할 수 없었던 긴즈버그는 가르치는 직업을 선택하였고, 컬럼비아 법대의 첫 번째 종신직 여교수가 되었다. 1993년 미 대법관 임명 이후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였으며 최근 미 대법원이 보수 성향으로 기울자 더더욱 자주, 명확히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무엇보다 그는 법률가로서 미국 역사상 큰 업적을 남겼다. 1970년대 시민자유연맹 활동 시절에는 성차별적인 법률 개정과 임신 여성의 권리 옹호에 집중하였다. 1975년에는 아내를 잃은 남편들도 남편을 잃은 아내가 받는 동일한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변론하며, 남성들에게도 아이를 돌볼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임신 한 여성에게도 실업자 혜택을 제공할 것과 여성의 재생산권리 옹호에 앞장섰다. 이 시기에 긴즈버그와 동료들은 미 대법원에 6번의 소송을 제기하여 5번의 승소를 끌어냈다. 대법관 임명 이후 긴즈버그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판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버지니아군사학교에 여학생 입학을 허가하도록 한 것이다. 판결문에서 그는 “여성은 개인의 재능과 역량에 따라 사회에 참여하고 이바지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연방대법관 중에 여성이 몇 명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9명 전원이라고 했다. 전원이 남자일 때는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고 말이다. 영화는 그녀의 이런 투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 그녀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골랐다.△‘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차이 나는 클라스’ 169회 8월 11일 방송은 봉오동, 청산리 전투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강의를 돌려보고 영화를 보면 우리 독립군들이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어떻게 버티며 일궈낸 승리인지 가슴에 와닿을 것이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신주백 소장의 강의가 아주 특별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있었던 전투이다. 실제 고증에 충실하게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봉오동 전투의 중요한 전략이 매복과 유인이었다고 한다. 이장하역의 류준열은 영화 내내 뛰어다니고 있다. 이 전투는 새벽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에 일어났던 일이다. 몇 날에 걸쳐서 치러진 거겠지 했던 내 예상을 강사님이 확 깨주었다.전략이 뛰어난 독립군이 일본군과 첫 번째 싸움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중국 패키지여행 코스에 백두산, 청산리, 봉오동이 있다고 한다. 그중에 봉오동은 큰 골짜기여서 조선인들이 물을 따라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독립군들이 그리로 모였기에 전투가 있었다고 한다. 최진동의 대한군무도독부, 안무의 국민회군, 홍범도의 대한독립군, 이흥수의 신민단이 모여 대한북로독군부를 결성했다. 홍범도가 전략 전술을 짜서 승리로 이끌었다고 한다. 우리가 이분의 이름보다 김좌진 장군의 이름만 기억하는 이유는 그분이 소련에 정착했기 때문이다.소개된 영화 외에도 MBC에서는 ‘스윙키즈’, ‘감쪽같은 그녀’, ‘천문’을 준비했고 EBS에서는 ‘명량’, 케이블에서는 ‘퍼팩트 맨’, ‘정직한 후보’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는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작은 아씨들’(2020년판)을 개봉했다. 새로 극장에 걸리는 영화로는 ‘검객’, ‘디바’, ‘국제수사’,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돌멩이’, ‘담보’ 같은 한국 영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김순희 수필가

2020-09-28

정성 담은 건강 ‘문경 농·특산물’로 풍성한 한가위 즐겨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면역력도 높이고, 지역 경제 회복에도 힘을 보태는 ‘문경 농·특산물 추석 명절선물 동행세일’이 30일까지 이어진다.농·특산물 ‘추석 명절선물 동행세일’은 9월 한 달 동안 문경새재 농특산물직판장과 중부내륙고속도로 상하행선 농·특산물직판장, 인터넷쇼핑몰 ‘문경사랑 새재장터’ 등 4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사과, 오미자, 사과칩, 오미자청, 버섯 등 추석 명절선물에 적합한 46개 품목의 우수한 문경시 농·특산물을 기존 판매가보다 7%~22% 할인 판매한다.문경시는 이번 동행세일 행사와 함께 추석명절 문경시 농·특산물 이용을 당부하는 서한문이 실린 홍보책자를 9월 1일 기업체, 문경시 향우회 등 2천500여 곳에 발송했으며, 문경시 농·특산물 홍보 네이버밴드 ‘문경사랑 새재장터’를 통해서도 문경시의 우수한 농·특산물과 할인 행사 정보를 홍보하고 있다.믿고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 백두대간 청정지역에서 정성껏 생산된 문경의 건강한 맛과 매력을 소개한다.◇ 문경시 공식 팬클럽 ‘문경사랑 새재장터 밴드’문경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사회에 문경의 농·특산물 판매 촉진과 체험 관광지, 축제 홍보를 위한 문경시 공식 팬클럽 ‘문경사랑 새재장터’ 네이버밴드를 개설했다. SNS를 통해 지역 농·특산물 접근성을 높여 판로를 넓히고, 대도시 등 전국의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를 확보해 맞춤형 지역 농·특산물 판매와 청정문경의 힐링, 체험 관광자원을 특색 있게 홍보해 관광객까지 유치한다는 전략이다.밴드에 소개되는 우수 농·특산물은 기존의 문경 농·특산물 온라인쇼핑몰 ‘새재장터’와 연계해 운영한다. 현재 새재장터에 입점한 업체는 108곳이며, 오미자청·표고버섯·쌀·산나물 등 191개의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입점을 원하는 업체와 농가에서는 온라인쇼핑몰 ‘새재장터’를 통해 입점하면 되고 자세한 사항은 문경시농특산물직판장에 문의하면 된다. 밴드 가입은 전 국민 누구나 가능하며 네이버밴드에서 ‘새재장터’를 검색해 가입 신청하면 된다.시는 7월 밴드 개설 후 2개월 가량 운영한 결과 회원 수 3천명이 넘어섰으며, 2021년까지 1만 명까지 회원을 유치해 구매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산물홍보, 관광, 축제 등 관련 부서 공무원 등 27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하고 매주 회의를 통해 홍보 및 판매전략 아이디어 발굴하고 있다.◇ 호흡기에 탁월한 다섯 가지 맛 붉은 보석 ‘문경오미자’조선 시대 최고 장수왕인 영조 대왕이 즐겨 마셨던 오미자는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짠 다섯 가지 맛을 갖고 있다.남한에서 가장 긴 백두대간 구간을 가진 문경은 1993년 백두대간에 자생하고 있던 야생 오미자를 시험적으로 재배를 시작했다.이후 꾸준히 재배면적을 증가시키면서 2006년 동로면 일원이 국내 유일의 오미자 산업특구로 지정됐다.한국식품연구원과 안전성평가연구소의 연구에서 오미자는 세포 독성, 세포생존율, 항염증, 대식세포 백혈구 수치 등에서 우수한 호흡기 효능이 입증 됐다. 또한 면역기능 활성화에 탁월하고 항산화 및 항균 효능 등이 대학 연구용역 결과로 증명됐다.최근 코로나19 등 면역력과 호흡기 건강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경오미자는 우수한 효능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수 있는 기호성까지 갖춘 우수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미자는 김, 와인(오미로제 - 정상회의 만찬주), 문경오미자피지오(스타벅스), 탄산막걸리(오희 2013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만찬주), 화장품 등 다양하게 변신해 출시 중이다.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열린 ‘2020 드라이브스루 문경오미자축제’는 개·폐막식 및 각종 공연 등 대규모 인파가 접촉하는 기존의 축제형식을 벗어나 비대면 방식으로 판매행사만 진행했으나, 이번 축제 기간 중 4천여대의 차량이 판매장을 찾았으며, 오미자 30t, 3억2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려 성공적인 축제의 장이 됐다.◇ 백설공주도 사랑한 ‘문경사과’문경은 백두대간 줄기에 둘러싸여 산세가 아치 모양인 분지 산악기후로 밤낮의 일교차가 매우 커서 사과재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이렇게 축복 받은 문경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당도가 타 지역보다 1~2°Brix 정도 높고, 과즙이 많으며, 육질이 단단해 저장을 오랫동안 할 수 있다.생식을 할 경우 사과 고유의 향기와 맛 또한 일품이라 문경사과는 전국 제일의 사과다. 달콤함과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어 한 번 맛을 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 것이 문경 사과이다.사과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동맥경화와 고혈압, 뇌졸중 예방에 탁월하며 사과과육은 잇몸건강에 좋고, 사과산은 어깨 결림을 감소시키고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돼 피부미용에 좋다.문경 감홍은 평균당도 18°Brix로 맛과 향이 뛰어나고, 매년 문경사과축제의 주력상품이 돼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문경사과는 거점산지유통센터(APC)를 통해 고품질의 사과를 연중 공급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2020 온라인 문경사과축제올해로 열다섯번째를 맞는 문경사과축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축제로 개최한다. 새로운 도전인 만큼 더 알차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문경사과축제의 명성을 이어간다.축제기간은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다.주요 프로그램은 사과축제 홈페이지를 이용한 사과판매와 참여 이벤트 진행, 사과 따기 체험, 찾아가는 사과축제, 홍보관 운영 등으로 꾸며진다.홈페이지는 △열여섯 농가가 판매하는 맛있는 문경사과를 구입할 수 있는 판매부스 운영 △문경사과 송을 이용한 어린이 온라인 댄스챌린지 △문경사과 카빙자랑 쇼 △문경사과 사행시 짓기 △문경사과축제 추억의 앨범 △문경사과 구입 인증샷 촬영 △ 15회를 맞는 문경사과축제를 기념해 총 60명을 추첨해 1만5천원 상당의 쿠폰을 전달하는 1515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로 꾸며진다.모든 이벤트에는 경품이 있어 색다른 추억도 만들고 경품을 받는 행운의 주인공도 될 수 있다.홈페이지는 당초 9월말 오픈 예정이었으나 흐린 날씨와 잦은 강우로 홈페이지에 게시할 사과 사진촬영이 늦어져 10월초쯤 오픈할 계획이다.이 외에도 대도시 현지에서 문경사과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게 되는 찾아가는 문경사과축제도 운영한다. 찾아가는 문경사과축제는 10월22일부터 11월 4일까지전국의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입점해 문경사과를 판매하는 이벤트로 이마트 40곳, 롯데마트 55곳에서는 시식행사도 실시해 소비자들에게 문경사과를 맛보이게 된다.◇ 미네랄이 키운 자연의 맛 ‘문경약돌한우돼지’문경약돌한우, 문경약돌돼지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거정석(일명 약돌)을 먹여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 함유가 높아 육질이 탱탱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게 특징이다.거정석은 홀뮴(Ho), 게르마늄(Ge), 셀레늄(Se) 등 인체에 유익한 생리필수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최근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축산물 소비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문경약돌축산물융복합명품화사업단(이하 사업단)이 문경약돌한우돼지 네이버 밴드를 개설하고 온라인 유통채널 확장에 나섰다.9월 1일 오픈한 문경약돌한우돼지 네이버 밴드 ‘문경장터 약돌며느리’는 서울에서 문경으로 시집 온 며느리를 가상의 화자로 삼아 ‘문경약돌한우돼지’를 비롯한 문경의 맛있고 건강한 먹거리를 소개한다는 모티브로 운영된다.밴드 개설을 기념해 사업단은 문경약돌돼지 삼겹살(300g)과 목살(300g), 앞다리살(600g) 등 문경약돌 돼지고기 총 1.2kg으로 구성된 ‘문경약돌돼지 한마리’세트를 2만9천원에 판매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획세트를 마련해 판매할 계획이다.◇ 산속의 고기 ‘표고버섯’1980년대 하우스 재배를 시작한 문경표고버섯은 청정자연환경에서 소백산맥의 풍부한 무공해 참나무에서 생산되어 맛과 향이 우수하다.표고버섯은 중국의 진시황과 로마의 네로를 사로잡을 만큼 맛과 효능이 뛰어나다.표고버섯을 먹음으로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라가고 나쁜 콜레스토롤 수치가 내려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표고버섯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한 칼로리가 낮고 식감이 쫄깃쫄깃하여 고기의 식감과 비슷해 다이어트를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신의 선물 ‘문경 쌍샘배’문경 호계면 쌍샘배 재배단지는 오정산(805m)를 뒤로하고, 동남향으로 펼쳐진 중간산지의 벌판에 위치해 있다. 일조량이 많고 토질은 점토질이며 가을철 일교차가 매우 커 재배에 쌍샘배 재배에 가장 알맞은 곳이다. 이렇게 큰 일교차와 황토에서 재배된 쌍샘배는 타 지역 배에 비해 당도 2~3°Brix 정도 높으며, 석세포가 적어 맛이 뛰어나고 저장성이 좋다.배는 겨울철 기관지 건강, 숙취 해소, 변비 예방, 각종 성인병 예방 등 건강에 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친환경 쌀아무리 반찬과 국이 맛있더라도 밥이 맛이 없으면 밥맛이 사라진다.밥먹는 시간이 즐겁기 위해서는 문경 쌀이 제격이다. 문경의 쌀은 쌀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재배된다. 때문에 쌀마다 밥맛이 조금씩 다르다.먼저 희양산우렁쌀이다. 희양산우렁쌀은 우렁이를 이용해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재배한다. 때문에 쌀의 질이 뛰어나고 밥을 지었을 때 밥향이 아주 좋아 밥짓는 시간이 즐거운 쌀이다.다음은 문경약돌쌀이다. 문경약돌인 거정석을 분말로 만들어 벼가 자라나는 기간 중에 논에 골고루 뿌려준다. 거정석은 물 정화 능력이 뛰어난 티타늄이 함유되어 있다. 때문에 벼가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도와준다.마지막으로 새재청결미와 새재의 아침쌀이 있다. 새재청결미는 대표적인 문경쌀로 웰빙의 고장 문경의 맛과 향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쌀이다. 새재의 아침쌀은 우렁쌀과 마찬가지로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쌀이다.이렇게 문경쌀은 각각 맛은 다르지만 모두 친환경적이며, 밥맛이 없고 무기력 할 때 특효이다.고윤환 문경시장은 “코로나19 시대 농산물 판매 플랫폼이 많이 변화했다”며 “우수한 농특산물과 새로운 채널을 통한 마케팅을 통해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0-09-27

청림동과 동해면 사이, 쓸쓸하고 한적한 시골에서의 청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긴 장마, 수차례 태풍까지 겹쳐 올해 경북 바닷가는 어둡고 쓸쓸했다. 흔적 없이 꼬리를 감춘 여름. 아쉬움에 포항 동해면을 찾았다. 그곳은 소설 ‘몰개월의 새’가 잉태된 공간. 그 해변이 내년엔 다시 피서객들의 환한 웃음으로 북적이길 기대하며, 반세기 전 황석영이 겪었던 도구해수욕장의 여름을 떠올려 보았다. 이러한 감상이 낳은 결과물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소설가 최인훈(1936~2018)은 한국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인 ‘광장’의 서문을 통해 이렇게 일갈했다.여기서 쓰인 ‘광장’과 ‘밀실’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해석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틀 속에 끼워 넣으려는 평론가들이 있었고, 또 다른 학자들은 개인적 고뇌와 집단적 성취욕구로 이 두 단어에 접근하고자 했다.최인훈보다는 몇 해 뒤에 태어난 소설가 황석영(77)은 최인훈과는 다른 각도에서 이념과 전쟁, 개인과 집단에 접근했던 리얼리스트다.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며 그는 ‘한국 사실주의문학의 제왕’으로 자리 잡았다. 자타공인이었고, 재론의 여지도 없다. ‘자본주의의 그늘’과 ‘베트남전쟁이 야기한 비극’ ‘몰락일로를 걷는 공동체의 비애’를 황석영 만큼 탁월하게 소설 속에 형상화시킨 동시대의 다른 작가가 있는가? 찾기 어려울 것 같다.최인훈이 밀실과 광장을 키워드로 독자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화인(火印)을 찍었다면, 많은 이들이 황석영의 수작(秀作)으로 지목하는 단편 ‘몰개월의 새’는 ‘골목안 창가(娼家)’와 ‘국경 너머로 확장하는 전장(戰場)’을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읽는 이들을 서늘하고 형상 또렷한 슬픈 자각에 이르게 했다.▲한때 베트남으로 갈 군인들의 훈련지였던 ‘그곳’오래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황석영이 술회한 바 ‘몰개월의 새’는 지금으로부터 44년 전인 1976년 ‘세계의문학’에 발표됐던 작품이다. 당시 저자 황석영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본다.“몰개월은 해병 제1상륙사단이 주둔해 있던 포항 외곽의 작은 동네였다. 내 기억에는 사단의 북문과 서문 사이 어디쯤에 있던 쓸쓸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얼마 전에 지나다 보니 그곳은 포항제철이 들어서 있는데다 너무 변해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정글전 특수교육대며 몰개월의 술집 등은 당시에 모두 실존했던 곳들이었고, 여기 나오는 추장(소설 속 주인공의 동료병사)이라는 친구도 실제 인물이다. 그는 전라북도가 고향이었는데 1968년 12월인가 꽝응아이성 ‘바탕간 작전’에서 야간 매복을 나갔다가 부비트랩에 걸려 폭사했다. 분대원들이 사지가 찢긴 그의 시신을 군용 우의에 싸가지고 중대 방어진지로 돌아온 것을 목격했었다. 갈매기집도 그때 몰개월에 있던 술집의 하나였고, 미자인지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비슷한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병사들이 떠나던 새벽에 그녀들이 나와서 손을 흔들던 장면도 모두 있었던 일들이었다.”1960년대 파월장병들을 훈련시켜 머나먼 이국의 전쟁터로 떠나보내던 공간인 ‘몰개월’은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동과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사이 어디쯤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흔을 넘긴 포항 본토박이들은 이곳이 ‘우물재’라는 이름으로 변했다고도 한다.케케묵은 고릿적 소설로 오해될 수도 있는 황석영의 ‘몰개월의 새’를 다시 펴드는 것은 웃음은 물론 눈물까지 함께 했던 그(주인공 ‘나’)와 그녀(빠꿈이란 별명의 작부 ‘미자’)의 공동체인 ‘골목’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와해됐으며, 무엇을 통해 복원될 수 있는지를 살피는 행위다.또한 대비되는 두 공간(몰개월과 베트남 정글)이 이름을 달리해 현재도 엄존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일에 다름없다. 소설의 서두는 베트남 파병을 목전에 둔 주인공 한 상병이 유년과 청춘을 보낸 서울의 ‘골목’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그의 ‘골목’은 어떤 이유로 사라졌는가?“일 년 반만에 서울을 찾아가 다시 확인했던 것은 나의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파충류의 허물과도 같은 것이고, 나는 그 허물을 주워서 다시 뒤집어쓰고 돌아온 건 아닌가. 어깨를 늘어뜨리고 싸돌아다니던 골목에는 아직도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이 어두운 얼굴로 서 있었다. 나도 언제나 끼이고 싶어 하던. 머리 좋은 치들의 비밀결사는 여전히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성공한 신사들 같았다. 모친의 식료품 가게는 문을 닫았다. 그 어두운 가게의 천장 위에 내 ‘잠수함’은 뚜껑을 닫고 선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뚜껑을 젖히고 머리를 내밀자 나는 다시 심해에 잠기는 것 같았다. 내 다락방의 벽에는 떠나오던 날의 낙서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지붕 건너편에서 솜틀집의 활차 돌아가는 소리가 여전히 들렸고,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이발소 집 형제는 유행가를 합창하고, 야채장수 부부는 또 한바탕 두들기고 울었다.”‘골목’에서 성장한 소년이 청년이 되고 그 청년이 또 다른 ‘골목’인 몰개월에 이르러 이제는 ‘골목 바깥’으로 내팽개쳐질 운명이 됐다.온전한 형상이라 믿고 살았던 공동체가 붕괴하는 모습을 힘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 20대 젊은이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된다.그러나, 그럴수록 ‘골목’에 대한 집착과 같은 아픔을 앓는 골목 안 인간들에 대한 연민은 무한대로 증폭한다. 한 상병에게 그 집착과 연민은 가진 돈 전부를 몰개월의 창녀 빠꿈이(미자)에게 털어주는 형태로 나타난다.추장이 말했다.“뭐하니... 몰개월 나가자.”“잠이나 자야겠어.”“헛... 야, 너 미쳤구나. 다섯 시에 출동이야. 지금 벌써 한시 가까이 되었다. 마지막인데 잠이 오냐?”“졸려.”“돈 아까워서 그러니? 이제부턴 휴지나 다름없는데 뭐할래...”“몸이 불편해.”“인마, 술 먹으면 다 나을 병이야. 갈매기집 빠꿈이가 오매불망 기다린다.”“조용히 누워 있을라구 그래. 갔다 와. 그리고, 이거 갖다줘라. 탁 털은 거야.”“외상값이냐?”“휴지나 마찬가지잖아.”“빠꿈이 수지 맞았는 걸.”▲44년 전 몰개월, 그 바닷가에선…주인공 나(한 상병)는 어디에서 미자를 처음 만났을까? ‘골목 바깥’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강제한 전쟁에 ‘골목 안’ 사람들이 끌려가 죽는 아이러니가 반복되던 1960년대와 1970년대.당시 포항 외곽 바닷가마을엔 ‘무너지는 골목공동체’를 은유하는 공간이 존재했다. 바로 ‘몰개월’이다. 황석영은 그곳을 이렇게 묘사한다.우리는 철조망을 무사히 통과했다. 개구리 소리에 귀가 멍멍했다. 논두렁을 지나면 한길이 나오게 되어 있었다.“불빛 보이니?”“응. 몰개월이다.”몰개월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특교대가 생겨나자 서너 채의 초가가 있던 외진 곳에 하나둘씩 주막이 들어섰는데, 거의가 슬레이트 지붕에 흙벽돌이나 블록으로 지은 바라크들이었다. 비슷한 꼴의 나지막한 집 이십여 채가 울퉁불퉁한 자갈길 양쪽에 늘어서 있었다. 이곳을 모두 몰개월이라 불렀는데 바다가 바로 그 뒤편에서 철썩이고 있었다.지금도 포항시 청림동과 동해면은 좁은 골목이 야트막한 건물들을 거느리고 거미줄처럼 얽혀있다.불을 밝힌 골목 안에선 44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인간의 삶이 간당간당 이어진다. 외형은 상전벽해로 보일 수 있지만, 간난신고(艱難辛苦)로 이어지는 가난한 자들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하다.그렇다면 지난 세기 빈한한 가정의 딸로 태어나 온갖 고생을 겪다가 결국엔 삶의 마지막 진창으로 머리채 잡혀 끌려온 몰개월의 ‘작부’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축복받지 못한 출생과 거친 삶의 이력 탓에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잃었던 것일까? 천만에다. 몰개월의 창가 중 한 곳에 기생했던 포주(抱主)가 입을 열어 ‘골목 안’ 그녀들의 이야기를 전한다.“이 쓸개 빠진 년들이 모두들 애인 하나씩 골라서는 편지질을 하는데, 어떤 애들은 열 사람 스무 사람에게 쓴다우. 한 달에 한명씩 골라잡아두 열 달이면 열 명이 꽉 찬다구. 미자년이나 옆집 애란이나 가끔 술 처먹구 지랄을 하는데, 아마 상대편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는 모양이지. 제대하구 가면서 몰개월에 찾아와 들여다보는 놈들은 한 번도 못 봤는데두….”/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0-09-24

코로나 스트레스 날려버릴 매운맛… “영양고추 사이소”

최근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자극적인 맛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특히 매운 맛이 가득한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강렬한 매운 맛을 만들어 내는 가장 대표적인 식재료가 고추이다.이미 수년전부터 한류 열풍으로 우리 문화가 세계적으로 많이 전파되면서 한식도 세계음식의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식의 이미지는 맵고 강렬한 느낌을 많이 주는데 아무래도 고추를 사용한 요리가 많기 때문이다.그 고추의 주산지 영양군은 매년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수도권 소비자들을 찾아가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개최해왔다.매년 이맘때면 영양고추를 찾는 이들이 서울광장에 구름처럼 몰려든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8월 재확산 된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전면 취소돼 수도권 소비자들은 영양고추를 직접 현장에서 구매할 기회를 놓치게 됐다.영양군은 전 국민이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영양고추의 매운맛을 멀리서나마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영양고추 H.O.T페스티벌’의 역사1984년 최초로 영양고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군정 발전을 위해 제1회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고추아가씨 선발대회 기점으로 해 2000년대에 들어서 영양고추문화축제로 확대시켜 2006년까지 영양군에서 축제를 개최했다. 그러나 영양군에서는 발상의 전환으로 2007년도부터 매년 서울광장을 찾아가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영양군에서는 해마다 증가하는 중국산 고추를 비롯해 농산물 개방에 따른 수입산 고추의 물량이 해가 증가해 더 이상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며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은 영양고추의 홍보가 효율적이지 않고 관내 농민들이 애써 지은 농산물 판매가 어려워 농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군에서는 수도권 소비자와 관광객을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방식을 전환해 영양고추의 홍보를 강화했으며 2007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서울의 중심부인 서울광장에서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즐길 기회는 내년으로 미뤄영양고추의 우수성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영양고추는 전국을 넘어서 이제 전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이 인정돼 2017년 8월 24일 빛깔찬 고춧가루 6만 달러 규모의 미국 수출을 시작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후 매년 영양고추의 미국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군은 영양고추유통공사를 설립해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도특별자치도지회 및 CJ제일제당(주) 등과 MOU를 체결하는 등 영양고추의 우수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소비자를 찾아가는 축제라는 의미가 크고 해가 갈수록 소비자가 기다리는 도·농 상생의 화합의 장터가 됐다. 영양군은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8월 중순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축제가 취소돼 영양고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축제의 취소, 영양고추 판매는 모두 시급한 과제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방문객에서 파생된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는 영양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농가 소득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 축제장에서 직접 영양고추를 팔기도 하고 또한 소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자 직거래 주문을 받아 축제가 끝나고도 영양고추를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전면 취소되면서 영양군은 김장철을 대비해 영양고추를 구매하려던 많은 소비자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축제가 취소 되면 관내 고추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타격이 크다. 보통 축제기간 3일 동안 수확한 고추 절반이상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양군은 관내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을 위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판매량 증대시킬 방안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개최매년 가을 2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영양산나물축제와 함께 영양을 대표하는 농특산물 축제이다.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2020년 제16회 영양산나물축제 취소에 이어 제14회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도 취소됐다. 축제가 취소되자 영양군은 영양고추의 홍보 및 판로 개척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 끝에 온라인으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로 했다. 온라인 축제는 코로나19로부터 지역사회와 군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한편 지역 특산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시간·공간적 제약이 없는 온라인 형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이다. 온라인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온라인 참여행사, 라이브 요리채널, SNS이벤트, 홍보 홈페이지 개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어 영양군이 효율적으로 영양고추를 홍보할 수 있는 온라인 축제이다. 온라인을 통해 마련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활용해 영양고추 홍보에 주력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이끌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로 소비자 구매욕 자극영양군은 경북도에서 운영하는 ‘사이소’몰에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개설해 온라인 판촉전을 개최한다. 2007년 4월 지역 농특산물 판로 개척을 위해 만든 쇼핑몰인 ‘사이소(www.cyso.co.kr)’사이트에서 영양군은 개별 사이트를 구축하고 소비자들의 영양고추 구매 욕구를 자극해 판매량 증대를 기대하고 있는 등 전화주문 CS팀도 운영하고 있다. 영양고추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은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상품소개와 전화 주문접수 및 농가연계 등 다양하게 고객에게 응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고령층 소비자를 겨냥한 오프라인 판매온라인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라는 축제가 다소 생소하고 구매하기 어려운 고령층 소비자를 겨냥한 오프라인 판매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대면 유통구조 현상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으로 구매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판매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것이 영양군의 입장이다. 축제의 취소로 대도시 소비자들은 손쉽게 영양고추를 직접 맛보고 구매할 기회가 없어져 영양군은 이러한 기회를 주고자 올해 9월 11일에서 17일까지 7일간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특별판매 행사를 개최해 김장철을 앞 둔 소비자들의 영양고추 구매 욕구를 해소해 주었다.◇ 농가에 맞춤형 행정을 지원하다.영양군 관내 생산된 건고추에 대해 택배비 50%를 지원한다. 생산자 직거래 주문이 계속 증가한다면 농가에 택배비가 축적돼 결국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택배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택배비용을 지원하게 되면 농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택배비 지원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판매를 위한 판로에도 적극 나서 올해 재배한 영양고추를 모두 소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오도창 영양군수는 “지금까지 코로나19로 확산으로 모든 국민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하며 특히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 및 농가들은 가혹하다고 할 만한 시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모든 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겠다”며 “이번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취소된 것은 재충전하는 시기라 생각하고 내년에 더 발전된 축제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0-09-22

건강·맛 다 잡은 ‘영주 특산품’으로 한가위 情 나누세요

소백산록의 청정지역이 만들어 낸 영주시의 특산물은 풍부한 유기물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로 재배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또한, 전통적으로 이어져 생산되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은 차별화된 제조방법과 선별된 원료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영주 풍기인삼영주 지역은 소백산 기슭의 풍부한 유기물과 대륙성 한랭기후와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로서 인삼이 생육하기 좋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풍기인삼의 특징육질이 탄탄해 중량이 무겁고 약효가 뛰어나며 같은 분량을 달여도 다른 인삼보다 훨씬 진하다. 약탕기에 끊여 재탕, 삼탕을 해도 물렁하게 풀어지지 않고 피로를 빨리 회복하고 식욕을 돋워 주며 적혈구 증가 등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준다.△인삼의 효능많은 연구결과 인삼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은 체내에서 병 발생에 대한 위험도를 감소시켜 효과적으로 병을 예방 할 수 있다. 현대 의학적 효능을 살펴보면, 당뇨병, 암, 동맥경화 및 고혈압, 빈혈, 노화방지, 피로 및 스트레스 해소 등 효능이 있고 한방적 효능으로 신체허약 개선, 강장효과, 간 기능강화, 체력증진 등이 있다.△인삼의 종류수삼은 밭에서 캐낸 인삼 원형상태로 75% 내외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백삼은 수삼을 원료로 해 껍질을 벗겨 수분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건조시킨 것.홍삼은 주로 6년근 수삼을 수증기로 찐 것으로 색상은 담적황갈색이며 품질별로 천삼(天蔘), 지삼(地蔘), 양삼(良蔘)으로 구분하며 대부분 대만, 홍콩, 일본 등 동남아 지역과 유럽, 미주 지역 등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인삼 중에서 최고로 친다.△인삼가공 제품절편삼, 홍삼절편삼, 홍삼차, 홍삼정과, 홍삼정, 홍삼타브렛, 홍삼액, 홍삼분말, 인삼분말, 홍삼정, 홍삼캡슐, 황금홍삼비누, 홍삼벌꿀비누, 홍삼우유비누, 홍삼제리, 홍삼캔디 등이 있다.◇영주 사과영주시는 국내 사과 생산의 14.5%를 차지하는 전국 제1의 사과 주산지로서 백두대간의 주맥인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분기하는 지역의 소백산 남쪽에 위치한 산지 과원에서 생산,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 의해 맛과 향이 뛰어나며 성숙기 일교차가 커서 사과의 당도가 높다. 사과는 대부분 15kg 상자로 포장돼 출하되고 있으나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포장단위를 5kg, 10kg 단위로 다양화 체제를 갖췄다.미국 및 동남아 시장에서 영주사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출 물량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영주 한우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소백산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에서 사육된 영주한우는 개량된 암소에 1등급 정액으로 인공수정해 생산된 우량 숫송아지를 5∼6개월에 거세하고 한우고급육 표준사양관리프로그램에 의거 사육한다. 비육 후기에는 영주시와 건국대학교 축산대학팀이 협력해 1996년부터 1997년까지 2년에 걸쳐 개발한 아마종실을 첨가한 특수사료를 급여하고 초음파 육질 진단을 실시해 출하 적기를 판단, 고품질의 육질만을 생산·판매한다.△위생 및 질병 안정성부루세라병 등의 악성가축전염병을 완전차단하고 축산물의 위생·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사육·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을 2006년부터 시범실시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체계는 생산단계 → 도축단계 → 가공단계 → 판매단계 → 소비자 조회단계 순이다.△축산과학원과 영주시 간의 축산기술협약 체결영주한우 명품화를 위해 농촌진흥청 산하 축산과학원과의 축산기술협약을 체결하고 영주한우의 명품화를 위해 축산과학원의 다각적인 기술지도를 받고 있다.영주시에서 생산되는 특산품 중 인삼, 한우, 사과, 인견 외에도 다양한 우수한 품질의 지역 특산품이 생산되고 있다.또, 다른 특산품에는 단산포도, 네프란, 오정주, 한과, 순흥 기지떡 등이 있다.◇소백네프란청정 수목에서 추출한 목초산 분말 재제와 유산균을 급여해 생산된 계란이며 일반계란에 비해 A, B12, 토코페롤 함량은 높고 콜레스테롤 함량은 낮아 비린 맛이 없고 단백하며 고소하다.맑고 깨끗한 소백산의 공해 없는 환경 속에서 청정사료를 급여해 생산된 계란으로 엄격한 기준의 검란, 세척, 선별과정을 거쳐 위생적으로 처리된 완전식품의 결정체다.소백양계단지는 네프란 이외에 지역특산품인 인삼을 이용한 홍삼란등 기능성 계란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단산포도단산포도는 간이 비 가림 재배로 저 농약 고품질로 호맥재배로 유기물 생산품이며 점적관수시설로 생산된다.미숙과는 출하하지 않고 적정량을 착과시켜 품질이 우수하며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유기물효소를 균형시비하고 선과와 포장을 철저히 관리한다. 단산포도의 특징은 포도생육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기후조건과 비옥한 토양에서 유기농업으로 재배해 육질이 조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단산포도의 생산은 단산포도작목회가 관리하고 선별기준을 통일해 회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마을별로 자율검사원의 철저한 출하심사를 거쳐 규격품만 출하하고 있다.◇소백산 오정주사대부가의 선비들이 건강 약용주로 마시던 술로서 소백산 청정약수, 우리 쌀, 우리 밀로 만든 누룩,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로 빚어 만든 전통 명주이다.저온에서 백일이상 장기 숙성해 뒤끝이 깨끗한 오정주는 고현동 박찬정가에서 4대째 그 제조기법을 전수해 생산하고 있다.◇순흥 기지떡기지떡은 서리꽃처럼 희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상화떡, 상화병이라고도 하며 기지떡은 술로 빚어 여름철에도 쉬지 않아 오래두고 먹을 수 있다.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한국 전통음식 조리법을 대표하는 발효 과정을 거친 떡이라 살아있는 유산균 덩어리로 단순한 계절떡, 의례떡과 달리 기지떡은 건강을 생각한 고품격 떡이다.◇선비촌 한과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선비촌 한과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인 인삼, 마, 자연 식품인 쑥, 솔잎 등을 이용해 생산되고 있다.달지 않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제수용, 선물용, 혼수용으로 구분 생산된다.이 밖에도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식이섬유가 함유된 국내산 100% 고구마로 만든 고구마 빵, 영주사과로 만든 100% 순수 천연제품으로 설탕과 알코올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상떼마루 와인, 영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도너츠인 정 도너츠는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를 원료로 웰빙 식품으로 생산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영주시에서 생산되는 특산품들은 소백산록의 자연환경과 전통기법에 따른 생산 방식을 선택해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하며 무엇보다 정성이 가득 담긴 제품으로 한가위 선물 및 제수용품으로 그 가치성이 소비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고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0-09-14

‘응애∼응애∼’ 아기 울음소리 커져가는 문경

정부가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해 13년간 총 143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출산율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이런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은 현실을 정책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대부분 지자체에서도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을 펴고 있으나 비슷비슷한 지원정책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문경시는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변화에 따라 지역현실에 맞는 시책을 발굴하고 맞춤식 인구정책을 펼쳐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지난해 말 문경시 인구는 7만2천242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68명이 증가했다. 출생아수 또한 8년 만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여기에 더해 올해 7월 기준 출생아수가 190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명이 증가했다. 넷째 이상 다자녀를 출산한 가구는 10가구(넷째 7가구, 다섯째 1가구, 여섯째 2가구)나 됐다. 이러한 성과에 기반해 지난해 경북도 저출생 대응 우수시책 기관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낳고 키우기 좋은 행복도시를 만들기 위해 문경시는 인식개선, 임신·출산, 양육, 교육, 청년, 주택, 귀농귀촌 등 분야별로 37개의 인구정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증가 위한 TF팀과 인구정책위원회 운영2017년 7월 지역인구정책팀이 신설된 이후 문경시에서는 ‘문경시 인구정책 기본조례’를 제정해 인구정책 시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문경시인구정책위원회’를 출범해 인구정책 종합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추진상황 점검 및 인구정책에 대한 각종 자문과 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2018년 8월에는 인구정책 관련 주요 부서가 참여한 인구정책TF팀을 구성해 저출산과 인구감소에 대응할 실질적 정책인 ‘인구증가 5대 주요시책’을 발굴했다.2019년부터는 신혼부부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출산장려금 확대지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업 확대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지원, 문경시 장학회 다자녀가정 생활장학금 확대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문경시에서 전국 최초 시행한 다자녀 생활장학금은 3자녀 이상 양육하는 관내의 모든 가정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9년에는 1천811명에게 14억5천만원을 지원해 시민들에게 다자녀 가정의 자긍심을 가지게 했다. 올해 9월 중 공고해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저출산 인식개선 사업으로 분위기 UP!문경시는 실질적 인구정책 효과를 거두기 위해 정책적 접근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주목하고 범시민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했다.지난해 2월에는 문경시청 공무원 대상 ‘아이키우기 좋은 직장 분위기 만들기 다짐대회’를 개최해 임신·육아 배려 문화 정착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5월에는 공공기관, 교육기관, 금융기관, 의료기관 및 지역언론 등 관내 15개 기관·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저출산 대응 및 인구증가를 위한 민·관·학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결혼·출산 친화적인 분위기 조성과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을 위한 공동 노력을 약속했다.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인식개선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지난 2년간 지역 청년들 간의 커뮤니티 형성과 저출산 인식개선을 위한 ‘저출산 인식개선 청년교육’을 실시해 총 360여명의 청년들이 참여해 저출산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가치관 변화를 위해 다양한 커리큘럼의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했다.올해는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인구교육’을 시행해 학생들이 저출산·고령화 및 인구감소에 대한 기초적 인식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래 인구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그리고 6월부터 8월까지 3차에 걸쳐 60명의 청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해 만남의 기회가 부족한 청년들을 위한 상호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고 문화체험 및 새로운 정보 공유, 인구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유익한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저출산 대응과 아이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문경시는 각종 돌봄시설을 확충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놀이시설을 구축하는 등 양육 여건을 개선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지난해 경북도 저출생 극복 공모사업에 선정된 ‘맘편한 돌봄공부방 조성사업’을 통해 ‘맘편한 돌봄공부방’을 설치해 돌봄서비스 및 아동 공부방으로 운영하고 있다.맞벌이 가정을 위한 초등돌봄시설 ‘다함께 돌봄센터’는 현재 흥덕동에서 리모델링 공사 진행 중으로 올해 하반기 내 개소를 앞두고 있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점차 증가하는 어린이 놀이시설 수요를 반영해 각종 어린이 놀이시설 건립 또한 진행중이다.지난해 행정안전부 저출산 대응모델 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된 ‘도란도란♥문경 아이도담센터 건립’사업은 어린이 야외 물놀이터 조성과 원스톱 저출산 지원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총사업비 10억원을 확보해 현재 실시설계 단계에 있다.올해 3월 조성된 ‘영신 숲 밧줄놀이터’는 다양한 밧줄 놀이 시설로 구성된 야외 놀이터로,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놀이시설 이용이 어려운 요즘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더해 올해 경북도 ‘저출생 극복 및 대응기반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2억8천만원을 확보함에 따라, 지역 내 보육기관의 숲놀이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모전동 일원에 어린이 모험놀이터를 건립하는 등 보육 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기반과 프로그램을 함께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2020 청년 정착과 청년문화 융성미래를 이끌어 갈 주역인 청년 정착을 위한 사업들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위한 문경살이 프로젝트가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8월부터 11월까지 문경읍 일원에서 진행된다.이 사업은 지방도시에 청년인구를 유입하고 정착시켜 지역의 활력을 되찾고 청년들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비 6억원은 전액 국비다.문경읍을 지역적 기반으로 60명의 청년을 모집해 로컬의 이해, 창업의 이해, 팀 프로젝트 활동, 기획자료 제작 및 발표 등으로 이루어지며, 30명 이상의 젊은이가 문경 지역에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사업 주체인 지역청년협의체인 ‘가치살자’는 문경에 정착해 각종 사업을 하는 청년들의 협의체로서 전반적인 진행과 교육을 맡게 되고, 홍보 및 서포트를 맡은 도레컴퍼니는 창업과 음식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현재 탐사대를 모집해 지역을 탐사하고 있으며, 9월부터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한다.시는 2018년 행정안전부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14억5천만원으로 산양면에 청년커뮤니티센터와 셰어하우스를 구축해 청년 정착을 이끌고 있다.올해는 인구감소지역 프로그램 지원 공모사업(사업비 2억원)도 선정돼 지역 내 청년들에게 배움과 소통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경제 활성화와 주민 상생을 도모하는 등 지역 활력 증진에 힘쓸 계획이다.고윤환 문경시장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육아환경이 구축될 때 출산율 향상은 물론 인구정책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인구정책이 과도한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보다는 지역여건을 감안한 실질적인 정책내용인 일자리, 정주환경 등을 담을 수 있을 때 살기좋은 도시와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해 나갈 수 있다”며 “문경시도 한 걸음씩 시민이 만족하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0-08-30

‘고령’ 걷는 것만으로 대가야로의 시간여행 떠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불러온 2차 위기가 한국을 휩쓸고 있다. 몇몇 감염 확진의 경우엔 전파자와 전파 장소를 정확히 알 수 없어, 늦게나마 계획한 여름휴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한국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고장을 찾아오는 여행자에 의존하는 관광산업이 지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그런 이유로 어느 지자체 할 것 없이 재발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게 언필칭 ‘언택트(Untact·비대면 또는 비접촉) 관광’이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언택트 관광에 다수의 지자체가 주목하고 있다.동시에 지역에 숨겨진 ‘비대면 관광지’의 효율적인 개발과 소개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대가야의 신비한 문화를 간직한 고령군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터.◆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관광지 개발과 홍보에 나선 고령군고령군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언택트와 힐링(치유)이 함께 하는 대가야 고령이 문화관광 슬로건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트렌드로 주목받는 청정, 안전, 힐링, 비대면과 비접촉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는 것.현실 역시 함께 어울리는 여행에서 언택트 관광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개별적이고, 작은 규모로 소수가 즐기는 여행을 선호하는 관광객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이에 고령군은 방문객들의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보다 안전하게 휴식과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 소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여행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으로 평가받던 대가야의 역사·문화 체험지가 언택트 관광이 가능한 공간임을 알려가겠다”는 각오인 것이다.지산동 대가야 고분군은 고령을 대표하는 볼거리인 동시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기도 하다.‘왕의 길’로 불리는 여기에 최근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돼 크고 작은 700여 기의 고분 전체를 아름답게 밝혀주고 있다. 또한 고령군은 관광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잔디 매트와 식생 매트도 설치해 안전한 도보 여행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대가야수목원 역시 흥겨운 마음으로 가볍게 걷기 좋은 여행지. “수목원에서 금산재, 금산, 의봉산까지 숲길이 이어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등산 코스가 되고 있다”는 게 고령군의 설명이다.고령의 힐링투어 코스로는 개경포공원에서 개경포 너울길을 지나 부례관광지까지 이어지는 ‘청룡산 MTV 자전거도로’가 대표적이다. ‘프로듀사’와 ‘킹덤’ 등 드라마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좌학리 은행나무숲은 젊은 여행자들의 관심을 모은다.“우륵박물관과 가얏고마을을 거쳐 대가야 고령 생태숲과 미숭산 자연휴양림을 찾는 것도 언택트와 힐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방법”이라고 고령군 관광업계는 조언한다. 여기선 우륵의 가야금 선율도 느낄 수 있을 듯하다.아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피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고령군의 언택트·힐링 관광지는 어떤 곳이 있는지 소개한다.◆ 대가야로 떠나는 시간여행… 지산동 고분군고령군 대가야읍을 병풍처럼 감싸는 산 위엔 대가야 시대의 주산성이 있고 그 산성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 위에는 대가야가 성장하기 시작한 서기 400년 무렵부터 멸망한 562년 사이에 조성된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늘어서 있다.이곳엔 한국에서 최초로 발굴된 순장묘인 지산동44호와 45호 무덤을 비롯해, 왕족과 귀족들의 유택이라 추정되는 704기의 무덤이 분포돼 있다.여기는 독특한 토기와 철기, 말갖춤을 비롯해 왕이 쓰던 금동관과 금귀걸이 등 화려한 장신구가 다수 출토된 대가야 시대 최대 고분군이다. “걷는 것만으로도 대가야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것이 고령군의 자랑이다.◆ 아름다운 자전거길… 청룡산 MTV 자전거도로낙동강 자전거길의 일부분이기도 한 청룡산 MTV 자전거도로는 2016년에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선정됐다. 고령군 개진면 개경포공원에서 우곡면 예곡리에 이르는 길.꼭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아도 좋다. 걸어서 산책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언택트 힐링코스’라는 것이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평가다.강정고령보와 우륵문화 광장을 필두로 다산체육공원, 달성보, 개경포공원을 거쳐 부례관광지에 이르는 낙동강 자전거길 또한 최고의 ‘언택트·건강 도로’로 불린다.청룡산 MTV 자전거도로가 ‘가볼 만한 고령의 언택트 관광지’로 지목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 도로의 출발점인 개경포공원은 깔끔하게 손질된 넓은 잔디에 개경포의 유래를 적은 유래비와 표석, 팔각정·벤치 등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도로의 종착지인 부례관광지에선 카라반과 바이크텔이 숙박객을 반긴다. 여기서 포레스트 어드벤처 체험과 풋살과 농구 등 스포츠를 즐겨도 좋다.◆ 다양한 볼거리가 유혹하는 대가야수목원대가야수목원은 방문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산림문화전시실에선 숲의 역할과 혜택, 산림자원의 조성 과정, 낙동강 유역 산림의 녹화 과정을 그래픽과 영상물로 볼 수 있다.전국의 수석 애호가들이 기증한 여러 점의 수석을 만날 수 있는 전시실,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원료를 이용한 향기 제품 제작 체험실, 녹화기념숲과 금산재를 연결하는 산림등산로 또한 많은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좌학리 은행나무숲과 대가야 고령 생태숲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 ‘프로듀사’와 ‘킹덤’의 촬영 장소인 좌학리 은행나무숲에선 드라마 속 한 장면을 추억하며 사진을 남겨보는 게 어떨까?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 하기에도 좋은 관광지다.몸과 마음에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숲의 소리와 향기를 즐기려면 대가야 고령 생태숲을 찾으면 된다. 대가야읍 신리 미숭산 일대 50ha의 넓은 지역에 자생 식물과 향토 수종을 식재·복원해 자연환경의 훼손 위협을 막고 있는 공간이다.고령군에 따르면 “교육체험원, 소리향기원, 숲테라피원 등을 갖춰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모두 만족을 드러내는 곳”이기도 하다.◆ 미숭산 자연휴양림과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일상을 떠나 자연과 함께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미숭산 자연휴양림은 산림문화휴양관, 숲속의 집, 황토집 등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숙박시설을 갖췄다. 숲속 화장실과 소운동장, 산책로와 등산로 등의 편의시설도 잘 만들어져 있다.대가야의 역사를 테마별로 만나볼 수 있는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는 과거, 현재, 미래의 고령군 모습을 요약해 볼 수 있다. 고대 가옥촌, 대가야 유물체험관, 가마터 체험관 등이 여행자를 반긴다. 또한 대가야 건국 설화의 주인공인 정견모주를 주제로 만들어진 음악분수대도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대가야 농촌체험특구와 대가야생활촌전국에서 손꼽히는 농촌문화 체험지로 조성된 대가야 농촌체험특구에선 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한 체험학습을 통해 어린이들이 평소엔 해보기 힘든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주요 시설물은 농업전시관, 고상가옥, 원두막, 동물농장, 야영장, 농산물, 과수체험장, 대가야 기마문화체험장 등. 학생들은 물론 성인들을 위한 볼거리도 충분하다. 바비큐 체험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100여 동의 텐트를 동시에 칠 수 있는 넓은 시설이 마련됐다”고 고령군은 부연한다.2019년 4월 개장한 대가야생활촌은 ‘경북 3대 문화권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1천500년 전 대가야의 의식주와 철기문화, 토기문화를 실감나게 재현한 공간으로 알려졌으며, 전통 나룻배 탑승체험과 용사체험 등이 가능하다.“가야문화권을 대표하는 관광지이니만치 전통 한옥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편안한 휴식이 가능한 언택트 관광지”라는 게 고령군 관광업계의 설명이다./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0-08-26

“때 묻지 않은 청정자원 바탕, 영양군 새 미래 100년 준비”

‘살고 싶은 영양! 찾고 싶은 영양!’ 구태를 벗고 새로운 영양을 만들어 달라는 군민의 염원에 힘입어 영양군수 입성에 성공한 오도창 군수는 군민이 군수라는 군정운영 철학과 소통 행정으로 군민 모두의 행복이 있는 영양을 만들겠다는 군정지표로 민선 7기 영양군정을 이끌며 취임 2주년을 맞았다.오도창 군수는 “당장 눈에 보이는 외형적인 성과보다는 군민이 주인 되는 군정의 근본을 바로 세우고 영양의 문제점과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을 해결해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에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전반기를 평가하고 “남은 2년도 군민을 섬기고 소통하는 열린 행정으로 영양군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민선7기 취임 2주년을 맞은 오도창 영양군수에게 지난 2년간의 소회와 함께 남은 2년 동안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초선 군수로 군민들과 2년을 보냈는데 소감은.△초선 군수로 취임을 했을 때 많은 분들의 우려와 염려가 있었다. 하지만 2년의 시간 속에서 제 자신도 강해졌고 군민들의 시선도 기대와 격려로 바뀌었다. 다소 미숙한 부분으로 말미암아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역시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1만7천여명의 군민들을 지켜내야 하는 군수라는 무거운 책임을 결코 짐이라고 생각하며 외면하려는 생각은 한 번도 없었다. 내가 자란 고향에서 모든 이웃과 가족들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영양을 만들자는 고민만 있었을 뿐이다. 이제 2년의 시간이 지나 반환점을 돌았다.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어 우리 앞에 놓인 어려운 숙제들을 함께 이겨나가길 기대한다.-민선7기 전반기 군수께서 생각하는 주요 성과가 있다면?△지난 2년 동안 대외적인 평가에서 ‘2019 대한민국 뉴리더 지방자치부문 대상’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대내적으로도 영양군 최초 예산 3천억 돌파, 영양산나물축제 역대 최고 인원인 16만명 기록, 생활민원 바로처리반 실시 및 어르신 무료 목욕상품권 지급, 장보기 배송서비스 실시,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개원,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영양분소 개소, 새로운 영양군 농산물 공동브랜드인 ‘영양군 美듬직’ 확정, 영양고추 최고가격 대우, 군정알리미 시스템 구축, LPG배관망지원사업 완료, 영양소방서 신설 유치 확정 등과 같은 성과를 거뒀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난 2년 군민들과 함께 많은 것을 이루었다고 자부한다.-민선 7기에서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유는.△변화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현재 영양이 처한 현실 속에서 모든 군민들의 행복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보다는 퇴보하는 현 실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만들어져야 한다. 갈라진 민심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변화를 위한 첫 걸음 그것이 바로 하나된 영양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군민들은 2년의 시간 속에서 보여주었다. 할 수 있다는 모습으로 서로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가고 있으며 그것이 변화라고 생각한다.-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면서 다른 지자체와 같은 고민에 빠져 있을텐데…. 인구 2만명 회복을 위해 추진하는 핵심방안이 있다면.△인구 문제는 모든 자치단체의 고민이다. 저출산 고령화의 추세는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그렇기에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출산장려금이며 다양한 지원방안이 실시됐지만 인구 감소 추세는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영양군도 보다 현실적인 접근에 나섰으며, 이를 위해 지난해 군민들의 뜻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울러 ‘영양군 인구증가정책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전입 축하금 지원으로 인구감소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새둥지마을 조성사업과 소방서 신설, 귀농귀촌 장려,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여건 개선 등으로 지금의 어려움을 돌파하고자 한다.-무엇보다 인구 감소를 위한 맞춤형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 민선 7기에서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고 했다. 어떤 내용인가.△올해 안으로 인구증대를 위한 기본인프라 구축에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이다. 출산과 양육의 정책을 총괄하는 민간공동 인구지킴이 대응센터와 지역 아동들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을 도울 공립형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키우는 청소년 수련관, 어르신들의 참여와 소통의 공간인 노인복지관이 연내에 완공된다.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지역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기반 구축으로 영양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다.-지나온 시간 못지않게 앞으로 남은 기간도 중요하다. 어떤 계획이 있는지.△남은 기간 동안 핵심 키워드는 재생, 환경, 미래, 소통, 혁신으로 말하고 싶다. 새롭게 짓는 건물과 집이 아니라 기존의 것들과의 조화를 이루며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진행된다. 그것은 영양다움이 살아있는 도시의 변화를 재생이라는 단어로 재탄생될 것이며, 모두가 당연하게 누리는 자연이 영양에서는 차별화된 자원으로 만들어 질 것이다. 영양에서만 느끼고 즐기며 만끽할 수 있는 청정 공기와 자작나무숲이 대표적으로 거대한 자연에서 만들어지는 영양의 자연이 영양의 미래를 보여 줄 것이며 소멸 위험에 처해진 영양에도 새로운 탈출구가 만들어 질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특히 아직은 멀지만 조금씩 한 발짝 다가가는 영양의 발걸음이 올해 연말이면 시작을 알리게 된다. 국도31호선 4차선 선형 개량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게 되면 영양도 이제는 마음속에서부터 가깝다는 느낌이 들것이다.-끝으로 군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사랑하는 영양군민 여러분!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분의 행복한 삶을 위해 많은 것들을 이루고자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전반기 영양군정을 마무리하며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고 ‘꾸준한 오늘이 있기에 내일은 무한하다’는 말처럼 여러분들의 무한한 내일을 위해 남은 기간 더욱 신중하게 여러분들을 위한 군정을 펼쳐나가겠다.또한 저를 비롯한 500여명의 공직자는 ‘마부위침(磨斧爲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의 정신으로 농민도 부자 되는 영양, 교육과 문화가 있는 영양, 더불어 함께 가는 영양, 대한민국 대표 웰니스 산림관광지 영양 실현을 바탕으로 모두가 부자 되는 영양을 만들어 나가는 동시에 행정의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을 분명히 약속드린다.코로나19라는 세계적 위기 속에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같이의 가치, 함께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여러분 모두 수고가 많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다.앞으로도 영양군정을 향한 군민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0-07-23

고령군, 지역 특산물 경쟁력 강화·효과적 마케팅에 총력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은 한두 가지의 특산물을 가지고 있다. 특산물의 경쟁력 강화와 효과적인 마케팅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도 맞닿아 있기에 각 지자체들은 내세워 자랑할 만한 특산물의 적극적 육성과 브랜드 강화에 힘을 쏟는다.수박과 딸기, 감자와 멜론 등 비교적 다양한 특산물을 생산해내는 고령군 역시 이런 흐름을 잘 알고 있기에, 판로 확보와 홍보, 품질 개량과 재배 농민 지원에 노력 중이다. 여기에 더해 농업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귀농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펼쳐나가고 있다.청정한 가야산이 선물한 맑은 물과 낙동강이 만들어낸 사질양토라는 좋은 조건 아래에서 대표적 특산물이라 할 수박, 딸기, 감자, 멜론 등 우수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고, 마케팅에 고심하고 있는 고령군의 오늘을 점검하고 내일을 예측해본다.◆ 규격화와 품질 균일화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고령군은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확보와 산지 마케팅 경쟁력 및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 농협을 이용한 통합마케팅을 추진 중이다. 고령군 APC, 다산농협 APC, 쌍림농협 APC 등 산지유통센터를 통해 규격화와 품질 균일화를 이루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마케팅 행사는 기본이다. 산지유통 기반시설 확충과 유통조직 지원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임은 물론이다.또 농협 외 공동선별을 하는 생산자 단체에도 공동선별비를 지원하고, 지게차와 선별기 등의 유통장비도 지원한다. GAP 안전성 검사와 생산단계 안전성 검사로 농산물의 안전을 확보함은 기본이다. 특산물을 돋보이게 할 포장재 디자인 개발과 택배에 적합한 포장재 제작도 지원함으로써 유통·마케팅의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그간 고령군은 고령딸기, 우곡수박, 성산멜론, 개진감자를 지역 특화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고품질 농·특산물 생산기반을 조성해왔다. 관련 사업도 여러 개 진행했다. 시설원예 철재, 연질강화필름, 보온커튼, 보온덮개, 측창개폐기, 환풍기, 내부순환기, 양액재배시설 등도 지원했다. 이는 농업 관련 시설 현대화로 이어졌다. 땅심 회복, 수정벌 지원으로 친환경 농산물 재배 환경도 마련됐다. 더불어 각 품목별 기술대학 운영과 컨설팅으로 재배기술도 향상됐다.생산 과잉과 경쟁 심화는 농산물의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빠르게 변화하는 농산물 소비 패턴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고령군은 단순히 고품질 농산물 생산만으로는 농가 소득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에 유통과 마케팅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그 실질적인 예가 농·특산물 홍보 및 직거래 활성화, 박람회와 축제 참가, 우곡수박·개진감자 직판장 운영 등이다.◆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고령 특산물이 되려면...특산물 브랜드 강화를 위해 고령군은 해외시장 개척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수출단지를 육성하고, 물류비와 해외 판촉행사 지원 등을 통해 러시아, 싱가포르, 미국, 대만,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특산물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 앞으로는 더 많은 나라 사람들이 고령에서 재배된 수박과 딸기, 멜론과 감자를 맛보게 될 전망이다.최근 5년 사이 재배 면적이 2배 이상 늘어나 고령 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 잡은 양파와 마늘의 유통구조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1년까지 각 지역농협마다 10억 원 이상이 투자돼 산지유통시설이 들어설 예정.농산물 소비시장이 재래시장과 대형 마트 위주에서 편의점, 온라인, TV홈쇼핑으로 바뀌고 있다. 젊은 소비자의 취향이 가격보다는 안전·품질·편의성 위주로 변화하는 중이다. 고령군은 이러한 시장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는 대응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현재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 이상이다. 이에 유튜브 등 SNS를 통한 마케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감안해 고령군은 ‘고령몰’을 통한 농산물 판매 증대와 SNS 홍보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유튜브는 지역의 우수 농산물을 홍보하고, 인터넷 쇼핑과의 연계가 용이한 효율적인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게 고령군의 판단이다.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여 영상 시청과 구매가 즉각 연결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앞으로도 반가공, 소포장 선호 등 신세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농가 교육과 조직화, APC시설 등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SNS를 통한 판로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 고령군의 계획이다.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 작물 개발로 미래농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고령군은 이미 ICT 스마트 팜 생산시설 현대화와 6차 산업기반 조성으로 지역 농업의 활로 구축과 새로운 농가소득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이를 위해 지역 특화품목 생산시설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스마트팜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 새로운 소득 작목 생산과 노동력 절감시설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또한 고품질 식량작물 기술 보급, 미생물 배양실 등 과학영농기반 구축,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ICT 융복합 스마트팜 시설 보급, 수경재배시설 현대화, 시설하우스 에너지 효율화 지원 등은 농업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기반이 되고 있다.◆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에 도움 주는 정책들고령군은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가야농업기술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농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전문 농업경영인을 양성하는 과정을 개설해 새로운 농업기술 습득, 생산과 가공의 효율성 강화, 유통·체험·관광·판매·서비스 등 6차 산업 전반을 교육하고 있는 중이다.또 농가경영 진단·분석과 처방에 따른 맞춤형 교육 컨설팅을 통해 생리 장애, 병해충 방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려줌으로써 새로운 소득원 개발에도 진력하고 있다.고령군은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조선 영조 때 현지 답사를 기초로 하여 저술한 지리서)에 소개될 만큼 ‘천혜의 조건을 갖춘 농촌’으로 알려졌다. 이를 증명하듯 예비 귀농 희망자 영농기초 교육과 재배기술 멘토·멘티 운영도 진행 중이다. 이런 노력은 귀농인들의 안정적 정착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그렇기에 고령에 뿌리를 내린 귀농인연합회 회원들은 주택 수리, 도색, LED 전등 교체, 독거노인 사랑나눔 봉사 등 재능기부로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최근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20년 일반농산어촌개발 공모사업에 고령군 2개 지구(금천지구·우곡면)가 선정돼 사업비 80억 원도 확보했다. 이는 고령군의 기초생활 인프라 확충과 경관개선사업 등에 투자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안림지구 배수개선사업’은 여름철 풍수해로부터 군민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령군은 “농·특산물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효율적 농가 지원, 농업 환경의 개선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멈춤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약속했다./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0-07-22

대구 아파트 시장, 뛰어난 입지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 뚜렷

지난해부터 대구 부동산 시장의 특징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탓으로 양극화 현상과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현상이 뚜렷해졌다.양극화 현상은 달구벌대로 라인의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는 조기 완판을 넘어 세자릿수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반면 도심 외곽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점이다.올 상반기 분양한 △빌리브 스카이(134.96대 1) △청라힐스 자이(141.40대 1)△대구용산자이(114.62대 1) 등이 대표적이다.이는 대구지역 최고의 부동산 선호지역인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라는 강력한 규제로 묶여 나타난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규제로 건설사들이 수성구에 공급을 기피하다보니 달구벌대로 인근의 중구에 그동안 공급물량이 집중됐다가 중구 역시 고분양가 관리지역이라는 규제를 받아 달서구 죽전역 인근까지 확대됐다.하지만, 오는 8월로 국토교통부가 예고한 분양권 전매 강화조치를 담은 시행령이 개정되면 대구 전역이 입주시까지 전매가 금지되기 때문에 수성구의 규제와 별반 차이가 없게 된다.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의 강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것을 우려한 실수요자들이 ‘똘똘한 한 채’만 보유하는 전략으로, 이왕이면 뛰어난 입지에 최고의 브랜드와 대단지를 선호하는 현상이 분양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해링턴 플레이스 동대구’신암뉴타운 핵심 입지 초품아·공세권 ‘동시’도시철도 연결로 예정 등 교통호재도 매력효성중공업(주)은 18일 ‘해링턴 플레이스 동대구’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할 예정이다.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오프라인 견본주택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사전예약 신청은 단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도 운영된다. 이 단지는 대구시 동구 신암6구역 재개발지역으로 동구 신암북로 53-36 일원에 지하 2층∼지상 15층, 총 1천265가구 규모이며 이중 59㎡ 49가구, 74㎡A 138가구, 74㎡B 27가구, 84㎡A 296가구, 84㎡B 181가구, 84㎡C 49가구 등 모두 740가구가 일반분양 된다.오는 28일 특별공급 청약접수를 시작으로 오는 29일 1순위 청약, 오는 8월 5일 당첨자발표, 오는 5월 17일부터 5일간 정당계약을 실시한다.해링턴 플레이스 동대구는 동대구생활권에다 신흥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신암뉴타운핵심 입지에 조성되고 동부초를 품고 바로 옆에는 신암공원과 KNU 센트럴파크가 인접해 초품아·공세권을 동시에 지닌 단지로 조성돼 주목된다.단지는 KTX동대구역, 대구 1호선, 동대구터미널 등이 있는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가 가깝고, 대구도시철도 4호선(예정), 동대구로∼신암로 연결도로 확장(예정) 등 교통호재도 이어지고 있다.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평화시장, 대구파티마병원이 인접해 생활인프라도 풍부하다는 평가다.바닥분수를 포함한 갤러리정원을 비롯한 석가산이 구성된 진경산수정원, 힐링녹음정원, 솔숲정원, 대왕참나무정원, 향기정원 등 6개의 정원이 마련되고 어린이 물놀이터와 어린이 모래놀이터, 왕벚나무길, 느티나무길 등 특화 조경 설계가 도입된다.커뮤니티 시설도 휘트니스, 사우나, 독서실, 도서관, 다목적체육관, 당구장, 탁구장, 골프연습장, 키즈카페 등이 구성되며 경로당과 어린이집도 조성된다.분양관계자는 “해링턴 플레이스 동대구 단지는 신암뉴타운 핵심입지 위치하고, 전매 금지 규제 강화 전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많은 문의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은 동구 동대구로 599에 마련된다.‘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웨스트’신암재정비 촉진지구 첫번째 분양단지3.3㎡ 당 1천400만원대 마지막 아파트17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하는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의 ‘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웨스트’가 전작인 ‘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이스트’분양기록을 넘어설지에 이목이 쏠린다.지난 5월 분양한 ‘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이스트’는 오픈 한 달여만인 지난 1일자로 100% 분양을 완료했다.‘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이스트’의 이 같은 조기완판 실적은 84㎡ 기준 확장비를 포함해도 4억원대의 착한 분양가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일으켰고 뛰어난 상품성과 단지 쾌적성, 도시철도 1호선 동구청역 역세권 입지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렀다는 후문이다.‘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웨스트’는 대구 동구 신암동 680-27번지에 대지면적 5만6천686.6㎡, 지하 2층, 지상 15층 20개동 규모이며 전체 1천122가구 중 일반분양은 △51㎡ 10가구 △59㎡ 193가구 △76㎡ 293가구 △84㎡A 204가구 △112㎡ 1가구 등 모두 701가구다. 이 단지는 ‘신암재정비 촉진지구’의 첫번째 분양단지로 이름을 올리면서 미래가치를 선점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착한 분양가와 높은 상품성, 단지를 둘러싼 4면 모두가 공원으로 조성되는 쾌적성으로 인해 ‘가성비 좋은 숲세권 대단지’라는 인식 때문이다.‘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웨스트’의 경우 3.3㎡당 평균 1천495만원의 착한 분양가를 적용해 사실상 인근지역 1천400만원대의 마지막 아파트에 속한다.한진중공업은 ‘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웨스트’단지에 현 시점에서 가장 진화된 미세먼지 통합관리시스템인‘H-CATS’(Haemoro Clean Air Total System)를 도입하기로 했다.한진중공업의 분양관계자는 “이스트 935가구와 웨스트 1천122가구를 합치면 2천57가구의 브랜드 대단지인 해모로 타운이 동대구권에 조성된다” 며 “착한 가격에 뛰어난 품질의 상품을 공급해 ‘해모로’ 브랜드를 아껴주시는 지역민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하우스는 동구 동북로 320에 위치한다.‘죽전역 태왕아너스’와룡로 알짜단지 일대 지상 41층 306가구서대구권 개발 호재 노리는 수요자들 ‘주목’죽전네거리와 본리네거리를 잇는 프리미엄 주거라인인 와룡로의 중심에 ‘죽전역 태왕아너스’가 오는 17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죽전역 태왕아너스’는 미래비전과 주거가치가 높은 와룡로의 알짜단지에 속하는 달서구 본리동 1-4번지 일원으로 지하 4층∼지상 41층 규모로 84㎡A 162가구, 84㎡B 68가구와 오피스텔 84㎡OA 38실, 84㎡OB 38실 등 모두 306가구로 구성된다.정부의 전매제한 확대시행으로 7월 중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서대구권 개발 호재로 인해 가치상승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주목할 만한 단지다.대구시 신청사가 구 두류정수장 부지로 이전 확정되고 서대구 교통과 물류의 핵심이 될 서대구KTX역사가 이르면 내년 9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대구도시철도 2호선 죽전역이 도보 거리에 있고 달구벌대로, 와룡로, 장기로와 남대구IC, 성서IC와 가까워 시내외 사통팔달을 자랑한다.도보 거리에 덕인초를 비롯한 새본리중, 효성중·여고, 대건중·고 등 교육환경도 우수하며 이마트 감삼점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홈플러스 성서점도 가까이 있으며 학산공원과 두류공원도 인접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다.‘죽전역 태왕아너스’는 특화된 평면과 시스템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말로 명령하거나, 스마트폰앱으로 움직이는 KT AI아파트 시스템을 도입해 스마트아파트를 실현했으며 미세먼지 등 다양한 오염물질을 차단해 주는 청정시스템을 도입했다. 각 가구 현관에 설치되는 에어샤워 청정기는 부유 미세먼지를 헤파필터로 제거하고 브러쉬 청정기는 흡착된 미세먼지를 흡입제거하여 오염된 먼지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해 주는 시스템이다.‘죽전역 태왕아너스’는 6개월 후 전매가 가능하며 1차 계약금 1천만원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확장 무상 등의 분양조건도 수요자들에게 환영받을 것으로 보여 높은 청약률이 예상된다.모델하우스는 오픈 3일간 사전예약 방문제로 운영되며 오는 2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오는 22일 1순위, 오는 23일 2순위 청약을 접수하며 오는 29일 당첨자발표한다. 죽전역 태왕아너스 홈페이지는 http://jukjeon-honors.com. 모델하우스는 대구 달서구 달구벌대로 1390에 위치한다.‘동대구 2차 비스타동원’동대구 프리미엄에 수성구 교육까지 누려50㎡ 초미니 평형 포함… 신혼부부 등 관심8월 전매제한을 앞두고 대구지역에 여러 단지가 앞다투어 분양을 예고하는 가운데, 검증된 동대구 프리미엄에 수성구 교육까지 누릴 수 있는 ‘동대구 2차 비스타동원’이 오는 17일 오픈한다.‘동대구 2차 비스타동원’은 동구 효목동 637-1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15층, 12개동에 전용면적 50㎡ 86가구, 59㎡ 111가구, 76㎡ 218가구, 84㎡ 212가구 등 총 627가구 중 405가구를 일반분양한다.특히 전용면적 50㎡의 초미니 아파트가 포함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부담과 오피스텔 대비 향후 재산가치 상승 측면과 세금부담이 아파트로 적용돼 신혼부부와 투자자에게 많은 관심을 전망이다.이 단지 바로 옆 효목초의 경우 수성구 중학교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3040 학부모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동대구 2차 비스타동원’이 들어서는 효목동은 1·2동 모두 2학교군(수성구 전역)과 자유학군(3학교군∼동구 전역, 공산동제외)에 모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수성구에 위치한 중학교 중 지원하길 희망하는 학교와 동구에 있는 중앙중, 동촌중, 신아중, 율원중, 새론중까지 수성구·동구 더블 학군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이다.단지 인근으로 동촌유원지, 망우공원, 아양기찻길 등이 있어 사계절 내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며 공연 및 전시, 문화센터 등 레저스포츠를 즐길 아양아트센터도 가깝다.지난 2018년 기획재정부 재정평가자문위원회에서 대구도시철도엑스코선 건설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엑스코선(오는 2023년 착공 예정)과 함께 구시가지를 활성화할 수 있는 도시철도 4호선 순환망도 트램 도입 및 단계별 건설방안을 검토하며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전매제한 강화 전까지 비규제 지역에 해당되는 ‘동대구 2차 비스타동원’은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6개월 이상 된 만19세 이상이면 가구주, 가구원 모두 청약이 가능하며 대출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동대구 2차 비스타동원’ 분양관계자는 “초등학교가 바로 옆에 있고 수성구 중학교 지원이 가능한 단지라는 장점이 입소문이 나면서 3040가구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오는 8월부터 대구전역이 전매규제에 들어가게 돼,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는 대구 동구 동대구로 418번지, M/H컨벤션 1∼2층에 마련된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0-07-15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천시민과 함께 새 100년 그린다

최기문 영천시장이 민선7기 2주년을 맞았다.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드러난 최기문 영천시장의 리더십, 결단력 있는 행정추진과 ‘대구경북 최초 전 시민 재난긴급생활비 지급’은 모든 시민과 함께 아픔을 나누며 이겨내겠다는 그의 진정성 있는 마음이었다. 이 마음이 시민 화합을 이끌어 냈다.최 시장은 시민들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며, 지역 미래를 위한 크고 굵직한 사업까지 빈틈없이 챙기며, 지역 오랜 숙원사업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그의 지난 2년간 주요성과와 향후 시정추진 계획을 들어 본다.-취임 2주년 민선7기 후반기를 맞은 소회는.△벌써 2년이 지났다. 2년 동안 하루하루 열심히 업무를 추진했다. 시민들이 믿고 힘을 모아줘 생각보다 더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든든한 지원군이 돼준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늘 ‘초심’을 잃지 않고자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먼저 다가가서 그들과 함께 어울렸고, 허심탄회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각계각층과 간담회를 갖는 등 시민들의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작고 세심한 것부터 지역의 미래를 위한 크고 굵직한 사업까지 꼼꼼히 챙겨 시민이 만족하고 지역이 발전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코로나19 대응과 지역경제회복을 위한 계획은.△영천시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다. 지역경제회복과 코로나19 이후에 달라지는 생활문화와 사회적 환경에 대한 대책마련으로 생활 속 방역, 비대면 문화 생태구축, 지역경기 활성화, 기업지원과 고용정책 등 중장기적인 종합발전계획수립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코로나 사태로 기업, 소상공인, 농민 등 모든 시민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래서 8개 분야 총 70여개의 대책을 수립해 분야별로 경제지원 대책을 마련했다.아울러, 코로나19로 무너진 지역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각계각층과 간담회를 수시로 개최해 어려움을 진단하고 피해 극복을 위해 △중소기업 16건 68억 △소상공인 14건 65억 △대중교통분야 3건 9억5천만원 △농업분야 13건 75억 △일자리분야 9건 10억, △관광분야 8건 2천500만원 등 총 65건 227억7천500만원을 투입해 경제 살리기를 추진하고 있다.대구경북 최초 전 시민 재난긴급생활비 지급은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이 봉사와 재능기부로 보여준 따듯한 마음에 대한 보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하는 시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재난 위기 속에서 시민 화합을 이끌어낸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기업 투자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은.△최근 지역 언론사의 설문 조사결과를 보면 시민이 뽑은 영천시 최우선 과제는 ‘양질의 일자리 확보’이고, 영천시 장기발전과제는 ‘기업투자유치’로 꼽혔다.2018년 8월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된 범시민기업투자유치위원회 출범과 함께 기업투자유치에 공을 들인 결과, 총 21건 2천192억원의 투자유치협약을 이끌어 냈으며, 고용률 67.3%(2018년 기준)로 시부 전국 3위를 달성해 2019년 전국일자리대상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특히 우량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한 편리한 교통로와 저렴한 투자부지 확보를 위해 지난해 한국도로공사와 경부고속도로 금호대창 하이패스IC 설치 협약을 체결했고 현재 실시설계 중에 있다.아울러 금호~하양 간 국도 4호선 6차로 확장사업이 국토교통부 병목구간 개선사업으로 확정돼 국비 250억을 확보했다.이와 더불어 중앙동·화산면 일원의 하이테크파크지구(스타밸리)는 지난해 12월 착수식과 함께 국비 82억원을 확보했다.금호읍 일원 8만5천평 규모의 영천일반산업단지 공영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현재 산업단지계획 수립 용역 중에 있다. 이에, 투자선도지구, 대창, 고경일반산업단지까지 조성된다면 123만5천평 규모의 산업부지를 확보해 더 많은 우량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인구증가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을 위한 복안은.△지역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임기 초부터 ‘인구증가’를 시정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 왔다.2018년 7월 10만186명이라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10만이 곧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꿋꿋하게 출생률과 인구증가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대표적으로 지난해 출산양육지원금을 대폭 확대해 첫째아 300만원, 둘째아 500만원, 셋째아 1천만원, 넷째아 1천3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예식비 지원금을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대폭 확대했다.분만산부인과 병원은 이달 개원할 예정이며,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지상 5층 규모로 분만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산후조리원 등이 들어서 원스톱 출산지원 시스템이 가능해진다. 13년만에 다시 분만산부인과 병원이 문을 열어 임산부 정기검진과 출산을 위해 타 지역을 오고가야하는 불편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장학지원도 대폭 확대했다. 성적 우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특기적성(어학연수, 역사탐방 등), 복지나눔(다자녀 등), 교육지원(연구비), 관내대학생(생활비) 지원 등 보다 많은 학생들이 장학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그 수혜범위를 확대해 교육비 걱정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지난달 19일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설립 인가 확정으로 9월 신입생 100명을 모집해 내년 3월 개교가 가능해졌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로봇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신 성장 산업구조에 알맞은 인재를 양성할 것으로 기대된다.-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천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계획은.△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현안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래에 대비할 대응시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일반 시민 100명으로 구성된 범시민협의체를 구성하고 포스트 코로나 중장기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하고 있어, 향후 영천시의 미래를 시민들과 함께 새롭게 그려 가는 중이다.먼저, 대구도시철도 1호선 금호연장의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지난 5월 국무총리와의 면담 석상에서도 대구도시철도 1호선 금호연장이 영천발전에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건의 한 바 있다. 이 덕분에 현재 국토부에서도 이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어 향후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금호~대창~진량 지방도 4차로 확장 추진도 시급하다. 현재 왕복 2차선 도로로 인근 대창일반산업단지 조성과 영천일반산업단지 공영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금호·대창 하이패스IC 설치시기와 맞추어 추진돼야 하는 만큼 관할기관인 경북도에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또한, 영천댐 상류지역 하수도시설 설치와 성내지구 공공주택 건립, 언하동 공업지구 활성화 시범사업, 금호 신월리 2천90세대 신도시 조성, 조교동 농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사업, 한방마늘 산업특구 지정, 북부지역 농기계 임대사업소 추가 개소 등 영천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도록 챙겨 가겠다.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분야도 경마공원 정상추진, 보현산댐 인도교(530m)와 탐방로(2.5㎞), 구 자천중학교 녹색체험터, 여행자센터, 보현리 위치한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 등 보현산권을 아우르는 관광벨트를 조성해 볼거리, 즐길거리를 갖춘 영천만의 독특한 관광콘텐츠로 활기를 띠게 하겠다.시민이 행복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우로지 명소화 사업과 같이 생활 속 문화공간과 생활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중장기적 비전을 마련하겠다.-앞으로 각오에 대해 한 말씀 들려 달라.△취임 후 현재까지 시민들의 생활 속 불편해소에 중점을 두고 그 분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드렸다.이제는 영천의 향후 10년, 100년을 내다보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영천의 미래를 그리는데 더욱 힘을 쏟고자 한다.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영천의 미래에 대해 시민들과 더욱 소통 하겠다.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며 영천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지역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0-07-14

국책사업 유치·현안사업 해결 ‘미래 울릉 성장동력’ 마련

김병수 울릉군수는 지난 한 해 대형 국책사업 유치와 주요 현안사업 해결로 ‘미래 울릉 성장동력’을 마련했다.김 군수는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주민 정주여건 개선과 관광 특화 목표로 정부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 주요 현안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그 결과, 군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대형 국책사업 공모 선정과 주민숙원사업의 단계적 해결이란 성과를 얻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다양한 분야의 지원 시책사업을 마련했으며 ‘코로나19 청정 울릉’도 사수했다.남은 임기 동안 김 군수가 추진해야할 과제와 울릉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울릉농업 6차산업 추진 동력 마련과 관련해 성과와 추진방향은.△낙후된 울릉 촌락지역 발전과 성장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농촌 신 활력 플러스사업과 도시민 농촌유치 지원 사업에 공모해 선정됐다.울릉도는 육지 농촌지역과 달리 체계적인 발전이 어렵다. 이번 지원사업 선정은 울릉 농업분야에 새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 된다.울릉도 농촌 신 활력플러스 사업으로 총 70억 원의 사업비를 2023년까지 투입, ‘울릉 화산섬 비즈니스플랫폼 구축’이라는 비전 아래 울릉의 유·무형 자산과 민간 조직을 활용해 특화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는 농촌형 지역혁신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울릉군에 미래 농업 인력 확보를 위해 2023년까지 총 6억 원의 국비를 지원 받아 안정적이고 내실 있는 귀농·귀촌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귀농·귀촌 지원사업의 프로그램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돼 다양한 지원을 통해 귀농, 귀촌이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겠다.- 울릉도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기반 구축사업을 소개한다면.△국토교통부 주관 공모에 선정된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기반 구축 사업’은 자연재해 피해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지역주민과 안전한 여행정보가 필요한 관광객들에게 ‘스마트시티 도시안전 5대 연계 서비스’를 기존의 울릉 알리미앱 등에 연계, 주민생활과 관광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총 12억원 규모의 사업이 완료된다면 기존의 방범, 교통, 재난 등 분산 운영되고 있던 개별 S-서비스의 통합 운영을 통해 서비스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생활에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자연재해에 대한 사전예방과 신속한 현장대응을 통해 피해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촌항을 관광 복합형 항으로 개발해 풍요로운 어촌을 만들기 위한 방안과 관련 사업을 소개해 달라.△정부에서 주관하는 각종 지원 사업에 참여, 선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 모든 사업은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토록 하겠다.2019년 울릉 천부항이 어촌뉴딜 300사업에 선정됐다.정부예산 150여억 원을 투입, 천부항을 새롭게 탈바꿈시켰다.단일 항구 중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배정받았다. 서면 태하항과 북면 웅포항은 2020년 어촌뉴딜300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얻었다.지역적 특수성을 살린 해양관광 명소로 개발하기 위해 태하항과 웅포항에는 총 182억 원을 투입한다.서면 태하항에는 총 사업비 89억원을 들여 해양심층수 체험센터, 황토구미 로드 등을 조성하고, 북면 현포 웅포항에는 총 사업비 93억원을 들여 친수레저 해양 체험 공간 조성, 소득기반 사업, 주민역량 강화사업 등을 추진, 어업과 해양레저의 복합화를 통한 어촌의 혁신 성장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울릉도 주요 해안을 안정화 시키고 태풍 등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몽돌이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등 해안선 잠식을 막겠다. 태풍 등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에 10년간 총사업비 1천404억원을 투입하겠다.태풍·자연재해에 취약한 5개 지구의 연안보호를 위해서는 이안제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태풍 피해를 차단하겠다.해양수산부에서 공모·선정한 이번 사업들은 기본적 인프라 및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잠재력을 발현시키지 못하는 울릉의 어촌지역에 혁신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 어촌경제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관광경기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관광경기 활성화 방안은.△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릉도도 예외가 아니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 대비 울릉군 방문 관광객의 수는 80% 가까이 감소했고, 관광 산업이 핵심 산업인 울릉군의 경제적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다.이러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타개하고자 ‘울릉군 코로나19 총력대응 지역사회 지원과 경제활성화 종합대책’을 수립해 긴급 예산 지원, 소상공인 육성 자금 대출, 저소득층 한시 생활비 지원, 관광진흥 개발기금 특별 융자 등 다방면의 방안을 시행, 군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고 있다.코로나19 청정 지역유지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객선 터미널 입도객 전수 체온 측정, 공공·민간 방역 물품 지원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0명인 ‘코로나 청정 지역’을 유지해 나가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객 유치 방안은.△개별관광 및 특화 관광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광객모집에 나서고 있다.요즘 관광트렌드인 개별관광을 겨냥한 울릉(시티)투어패스 상품을 개발했다. 오프라인·모바일 티켓 검표 시스템을 통해 지역 관광자원과 주요시설을 하나로 엮어 관광객이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특히 개별여행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맞춤형 상품이다. 유료관광지 할인, 맛집(가맹점) 할인율 적용 등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상품권(패스권) 구매 시 울릉공영버스를 활용한 5회 이용권 및 무제한 이용권을 통해 울릉도 시티투어 형태로 주요관광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기회도 갖도록 하겠다.국내·외 관광수요 주요 소비층인 20~50대의 개별관광객 만족도를 충족하기 위한 울릉visit 여행티켓을 출시해 여객선, 숙박, 렌트카, 유료관광지, 맛집 등을 할인받아 관광하는 상품 판매를 준비 중이다.단체관광 대상으로 ‘울릉힐링로드’프로그램을 개발, 울릉도의 특색을 살린 자연 속에서 오감을 힐링·충전할 체험형 관광상품도 계획하고 있다.이번 상품은 울릉도 개척 이후 선조가 다녔던 옛길로, 전체길이 3.8㎞인 내수전~석포길(울릉해담길)을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체험, 쉬어가는 여행트렌드에 맞는 투어다.울릉군에서 개발한 ‘울릉힐링로드’ 체험관광상품은 경북도 공모전에서도 선정, 예산을 지원받게 되면서 가을에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2020 경북관광의 해를 맞아 스마트폰의 일상화와 인터넷 기술 발달에 따른 SNS시대에 맞춰 관광홍보용 영상 2가지를 컨셉으로 구성, 인플루언서들의 SNS(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온라인 관광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다시 찾고 싶은 울릉을 만들겠다고 했는데.△발전 가능성과 역동적인 생태환경은 울릉의 무궁무진한 성장자원이며, 이러한 자원을 토대로 울릉군은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다.대형 국책사업과 주요 현안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군민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정주여건 개선과 성장하는 지역경제에 뒷받침할 것이다.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는 다양한 활성화 대책을 마련, 조속한 시일 내에 극복토록 하겠다. 울릉군은 지난 2년 동안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놓았다.이제 새로운 변화가 실현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계속 돼 꼭 다시 한 번 더 찾고 싶은 울릉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0-07-13

새로운 변화와 도전으로… 봉화 미래 100년 앞으로 ‘총력’

새로운 변화와 도전으로 군민이 풍요로운 봉화 건설을 선언했던 민선7기 봉화군이 출범 2주년을 맞았다.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의 위기와 불안정한 농가소득, 침체된 지역경제 등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길 바라는 군민의 부름을 받고 출범한 민선7기는 지금껏 혁신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선보이며 봉화군의 저력을 대내외에 알렸다.민선 7기 반환점을 맞은 봉화군의 성과를 짚어보고 앞으로의 비전을 소개한다.□ ‘최초’ 키워드로 보는 민선7기 2년민선 1기와 2기, 4기에 이어 대구·경북지역 ‘최초’로 4선에 당선된 엄태항 봉화군수의 이력만큼 봉화군 민선7기 2년은 유독 ‘최초’ 타이틀이 많다.봉화군 민선7기 2년의 주요 성과를 ‘최초’라는 키워드를 통해 들여다봤다.봉화군은 지난해 9월 경북 도내 최초로 농업인경영안정자금을 지급했다. 농업인들의 경영안정과 기본소득 확보를 위해 6천600여 농가에 50만원씩 33억원을 지급했고, 올해에는 40%를 증액한 연 70만원씩 봉화지역화폐로 지급해 농가경영안정은 물론 지역상인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또한, 경북도에서 최초로 에너지 전환정책 지방정부협의회 회원으로 가입하고 청와대 초청 재생에너지 사례발표 및 산학연과의 MOU체결 등 그린에너지 사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태양광, 풍력, 수소, 바이오 등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그린에너지 사업을 추진해 정부의 그린뉴딜정책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지난 6월에는 봉화군민 녹색에너지 협동조합 개소식을 통해 주민참여형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대규모 국책사업 유치 성과도 눈에 띈다.전체면적 83%의 풍부한 산림자원과 인프라,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봉화군이 경북도와 중앙정부에 제안해 정부시책에 반영된 전국 최초 국가 주도의 문화재수리재료센터는 법전면 일원에 사업부지 약 21만㎡, 건축면적 9천 900㎡ 규모로 건립된다.문화재수리재료센터는 2018년 국회 예산심의를 거쳐 지난해 정부 예산 2억원을 확보하고 올해는 국비 18억원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아울러 여성가족부 주관 국립청소년산림센터 건립도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갔다. 춘양면 서벽리 일대 약 10만여㎡ 부지에 사업비 243억 원을 들여 산림체험관, 청소년 및 가족생활관 등 건축 연면적 8천572㎡의 규모로 오는 2021년 준공될 예정이다.지난해 11월 착공한 봉화댐 건설도 큰 성과다.봉화댐은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댐 건설사업이다. 홍수 조절이 주목적인 봉화댐은 높이 41.5m, 길이 266m, 저수용량 310만t 규모의 중심 코어형 락필댐으로, 총사업비 499억원(국비 90%, 지방비 10%)을 투입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이밖에도 민선7기 2년 동안 중앙정부 및 경북도 등 상급기관으로부터 38개 부문에서 표창을 받았다.2018년에는 농정평가 경북도 1위,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에서 축제관광부문 대상, 2019년도에는 치매극복관리사업 최우수 기관상,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봉화퍼스트로 보는 민선7기 2년민선7기 봉화군정의 모든 정책과 사업들은 ‘봉화퍼스트’로 귀결된다.지난해 6월 ‘봉화군 봉화퍼스트 활성화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봉화퍼스트 활성화를 위한 추진 근거를 마련했다.지난해 한산했던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던 ‘시장愛 불금축제’는 지역을 살리는 확실한 대안임을 증명하며 인근 시·군에서 벤치마킹을 다녀가는 등 봉화퍼스트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봉화퍼스트로 대변되는 민선7기 역점시책을 군민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살펴봤다.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확산, 소비패턴 변화에 발맞춰 ‘봉화퍼스트샵’ 구축사업도 추진한다.봉화군의 음식, 문화관광, 특산품, 숙박 등 관내 모든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소비까지 연결하는 통합관계형 플랫폼으로 이용객의 편의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사람들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문화도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언택트 ICT 콘텐츠 개발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관광 트렌드를 주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내성천 일원에 레이져 쇼, 드론 군집비행 등 ICT기술을 활용한 문화공연을 자동차 내에서 관람할 수 있는 드라이브파킹 스마트 공연을 추진하고, 스마트체험관광센터를 건립해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봉화군의 문화관광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콘텐츠를 구축한다.그린에너지 사업과 연계한 테마 전원주택 단지 조성으로 도시민들의 귀농·귀촌 활성화와 인구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한다. 체육, 문화, 복지시설을 두루 갖춘 100개 마을 총 5천호 규모의 전원생활 특구를 조성할 예정으로 현재 1~2차 사업부지 선정을 마치고 본격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입주민에게 소규모 농장 부지제공, 버섯재배사 부지 장기임대, 스마트팜·소규모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지원 등 도시민들이 봉화 정착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연계해 전원생활도 즐기고 안정적인 노후도 보장받게 한다는 계획이다.봉화군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내성천 경관타워는 내성천을 경계로 분리된 생활권과 상권을 연결할 복합문화공간의 인도교(길이 115m, 폭 9.6m)와 봉화의 대표 특산물인 송이를 기본으로 한 세련된 디자인의 높이 62m의 전망타워로 조성한다. 타워 정상부 1층은 전망카페로 조성해 내성천과 읍내 전체를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2층은 전망대 및 홍보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군은 남한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청량산 일대를 봉화군 관광산업 재도약을 위한 핵심구역으로 설정하고 청량산 명승둘레길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한다.총 192억원의 사업비로 2021년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2023년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기존 탐방로를 대체할 신규 탐방로 약 1.1km 개설한다.탐방로 내에는 세계 최장의 산악 출렁다리 조성도 포함되며 총길이 600m, 높이 170m로 건설되면 세계 최장의 산악출렁다리 기록을 갱신하게 된다.이와함께 올 하반기 완공예정인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와 농축임산물 전시판매장 건립을 통해 지역농산물의 판로확대를 강화하고, 군의 양대 축제인 은어·송이축제와 관광산업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전문적인 추진을 위해 봉화축제관광재단을 설립·운영해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엄태항 봉화군수는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는 적토성산(積土成山)이라는 말처럼, 봉화 미래 100년의 초석을 쌓는데 혼신을 다해온 2년이었다”며 “민선7기 반환점은 그저 절반의 의미가 아니다. 다시 한 번 새로운 변화와 도전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군민이 행복한 봉화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0-07-12

‘위기를 기회로’… 시민이 행복한 경산시 조성 위해 뛴다

새로운 미래로 함께하는 희망 경산을 목표로 민선 7기 전반기 경산시정을 이끈 최영조 시장이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위한 하반기 업무를 시작했다.최 시장의 전반기 시정평가는 올해 초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지역과 시민이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경산지식산업지구와 경산4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해 산업단지 300만 평 시대를 열었다. 경산지식산업지구 내에 철도차량융합부품기술센터와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 메디컬 융합소재실용화센터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6개 국책사업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대구 안심역에서 경산 하양역까지 8.89km 구간의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사업을 2023년 개통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등 대중교통망 확충과 경북권역 재활병원, 치매 안심센터, 경산사랑카드,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 등 경산의 미래 성장발판을 마련했다.최 시장은 시민에 대한 행정서비스와 시정은 제자리걸음이 아닌 진일보 해야 한다며 민선7기 후반기에도 시민의 삶을 질 향상을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을 거듭 강조했다.-전반기 시정추진으로 많은 것을 이루었다. 한 마디로 평가한다면.△저출산 시대에도 지역의 인구와 재정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본예산 1조원 시대를 열고 서부2동 인구 3만, 남부동 인구 2만을 돌파하는 등 인구 2만 이상 읍면동이 7개에 이르는 등 산업과 경제, 문화, 복지 등 전 분야에 걸쳐 조화롭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발전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살고 싶은 도시다.-현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다. 미래를 위한 준비는.△시민의 관심은 행복한 삶과 먹을거리가 보장되는가에 있다.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시민에게는 더 큰 행복을 주며 미래가 든든한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책을 추진한다.특히 코로나 방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경제회복을 조화시키고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올해 시정 목표인 △미래형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창의지식도시 △일자리 걱정 없는 풍요로운 경제도시 △도시와 농촌이 고르게 성장하는 균형발전도시 △사람중심의 건강하고 안전한 스마트 도시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통도시 △품격 있는 문화체육도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균형발전과 많은 일자리, 알찬 교육, 안전이 시민에게 행복감을 주고 먹거리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줄 것이다.-이를 시민의 입장으로 설명해 달라.△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남산~하양 국도 대체우회도로 건설과 하대~옥천 간 도시계획도로 개설로 동서남북을 잇는 사통팔달 교통망을 구축한다.남산면 하대리에서 하양읍 은호리까지 9.8km를 잇는 국도 대체 우회도로는 삼성현역사문화공원과 반곡지, 반룡사, 동의참누리원, 글로벌 코스메틱센터 등 많은 관광자원과 경관을 자랑하는 자인·남산지구로 연결된다.또 시민의 정주권을 보장하고자 경산대임 공공주택지구, 중산지구 시가지 등 인구 40만이 살아도 넉넉한 명품 정주기반 조성에 나서고 구도심에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도 추진한다.특히 공공근로와 지역공동체, 희망 일자리 사업 등 직접 일자리 사업을 통해 코로나로 어려운 시민들에게 1만4천300여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력단절여성, 청년들을 위한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사업, 교육 강화, 일자리 매칭 등 수요자 맞춤형 일자리 사업도 확대한다.-경산은 도심악취가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에 대한 대책은.△도심의 확장성을 고려하지 못한 판단으로 대평동에 민원의 대상이 되는 폐수처리장과 도축시설, 분뇨처리장이 자리했다.이미 자리 잡은 시설의 악취를 절감하고자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증설과 클린에너지도시 프로젝트, 클린로드 시스템으로 악취와 불볕더위,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겠다.대평동의 악취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많이 감소했으나 지속적으로 악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 생길 수 민원을 사전에 차단할 것이다.-관광사업은 미래의 최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복안은 있는지.△경산은 상대적으로 관광자원이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관광자원을 창출하고자 꾸준히 노력하는 관광 활성화 정책을 역점을 두어 추진할 것이다. 먼저, 소규모 가족단위 여행객을 대상으로 지역 특유의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먼저 맛보고 현장을 찾는 가상관광과 랜선 여행 등 다양한 형태로 관광자원을 소개하고 지역 음식의 레시피를 제공하는 식도락관광도 생각하고 있다.2023년 준공될 경산 센트럴파크를 자연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명품공원으로 조성해 누구나 한 번은 찾고 싶은 명소로 만들 것이다.기도 도량으로 유명한 팔공산 갓바위,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의 전초기지로 삼았던 압독국의 유적 등 우리가 가진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는 관광벨트화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스토리텔링도 하나의 방법으로 시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도 있다.-경산은 대구에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예속되어 있다는 평가다. 해결방안이 있다면.△대구라는 광역도시 때문에 지역의 문화가 발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지역의 많은 젊은이와 시민이 문화를 즐기고자 대구를 찾고 있다.지역의 고유문화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이를 해결하려고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해 향토색이 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고품격의 공연유치, 시립도서관 증축, 인공암벽장과 오토캠핑장, 산림욕장 설치 등 시민의 문화욕구를 지역에서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다.-시민의 바람은 소통과 참여다. 어떻게 소통하실 건가.△찾아가는 주민 대화와 주민참여 예산제도 등 다양한 주민참여 시책으로 시민이 제안한 정책을 시정에 반영하고 동부동과 남부동 행정복지센터와 시청사 증축사업으로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원활한 후반기 시정을 위해 공직자와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큰 발전으로 이뤄내야 한다. 자치단체장은 큰 그림을 그리고 공직자와 시민이 그 그림에 입혀가는 것이 시정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성공하려면 중간에 그만두지 않아야 한다. 성공을 위해, 시민의 행복을 위해 모든 공직자가 가져야 할 자세다.시민과 약속한 공약사항은 반드시 실천하고 정부부처의 동향을 긴밀히 파악해 국·도정연계사업, 국가 공모사업 등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설 것이다.아무리 좋은 계획도 혼자의 힘으로는 성취할 수 없고 서로 협력할 때 가능하다.공직자는 시민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시민은 공직자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등 경산시를 먼저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0-07-09

빛나고도 뜨거웠던, 곧은 충절·맑은 예술정신

맑은 공기와 조용한 도심 풍경이 인상적인 영천시. 거기서 태어나 역사 속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삶은 모두가 눈여겨 볼만하다. 학문적 성취는 물론 기개와 지조까지 지킨 포은 정몽주(1337~1392), ‘조선 가사문학의 큰 별’로 불리는 노계 박인로(1561~1642), 화약 개발로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최무선(1325~1395). 이들 모두의 고향이 영천이다. 영천시는 세 사람을 지칭해 “우리 고장의 3선현(三先賢)”이라 부르며 그들의 업적을 기록하고,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정몽주, 박인로, 최무선의 삶을 살펴본다는 건 오늘날 우리가 잊고 사는 곧은 충절과 맑은 예술정신을 돌아보는 행위에 다름없다. 그렇기에 간략하게나마 ‘영천 3선현’의 생애를 요약하고자 한다.‘동방 성리학’의 큰 스승 정몽주고려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포은 정몽주는 기울어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충절을 지킨 지조 있는 학자였고, 시묘살이 3년을 두 번이나 거듭한 효자였으며, 명나라와 일본의 우리가 아는 외국의 전부이던 시절 두 나라를 7번이나 다녀온 빼어난 외교관이기도 했다.”그러니 같은 시대를 살았던 포은의 스승 이색(1328~1396) 역시 “학문에서 어느 누구보다 부지런했고, 뛰어났으며, 그의 논설은 어떤 말이든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없다”라는 상찬을 내놓은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영천의 임고서원은 정몽주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됐다. 소실된 건물은 1965년 복원됐고, 1999년까진 성역화사업도 진행됐다.서원 입구엔 거대한 석비가 우뚝한데 거기 새겨진 ‘東方理學之祖(동방이학지조)’라는 글귀가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두말 할 것 없이 ‘동쪽 나라 성리학의 큰 스승’이라는 뜻.영천시 임고면 우항리에서 태어난 포은은 세 차례 이름을 바꾼다. 모친의 태몽에 난초가 나타났다 해서 몽란(夢蘭)이라 지어졌던 이름이 여덟 살 때 몽룡(夢龍)으로 바뀐다. 검은 용이 나무에 오르는 꿈을 꾼 게 개명의 이유였다. 우리가 아는 몽주(夢周)는 관례를 치르고 난 후에 얻은 이름. 앞서도 말한 것처럼 학식과 더불어 용기까지 출중했던 포은은 두둑한 배짱을 무기로 일본에 가서 인질로 사로잡혔던 백성 수백 명을 석방시킨 능력 있는 외교관이기도 했다. 1377년의 일이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로 시작되는 시조 단심가(丹心歌)를 통해 보여준 고려에 대한 변함없던 충성심은 이미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을 터.그가 우리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김인규의 논문 ‘포은 정몽주의 생애와 그의 학문관’은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5천여 년 우리 역사 속에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충신과 열사가 있었지만, 포은 정몽주 선생만큼 후세에 영향을 미친 분은 없으며, 그 위상과 영향은 구한말까지 면면히 이어져왔다.”영천에 간다면 임고서원은 물론, 일대에 조성된 포은유물관(주요 유물 소장)과 충효문화수련원(전통문화 및 예절 교육기관)에 가보길 권한다. 정몽주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영천시의 노력을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예술가이자 무장(武將)이었던 박인로조선의 가사문학은 우리가 세계 속에 내세워 자랑할 수 있는 예술의 한 장르다. 바로 그 가사문학의 정점에 섰던 게 노계 박인로였다. 그는 송강 정철(1536~1593), 고산 윤선도(1587∼1671)와 함께 가사문학의 거두(巨頭)로 불린다.1561년 영천시 북안면 도천리에서 태어난 노계는 총명함을 어린 시절부터 인정받았다. 요즘 같으면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할 나이인 열세 살에 한시 ‘대승음(戴勝吟)’을 지어 동네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흥미로운 것은 탁월한 예술적 재능을 가졌음에도 무예에도 관심이 적지 않았다는 것. 언필칭 문무겸전(文武兼全)했던 노계는 1592년 임진왜란이 터졌을 때 예술가가 아닌 무장으로서 나라에 힘을 보탠다.경전을 읽던 책상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나 의병으로 전쟁에 참여한 것이다. 공도 많이 세웠다. 그랬기에 원종공신이 되기도 했다. 전쟁의 와중에서도 시를 쓰는 것은 멈추지 않았고, 고통 받는 병사들을 위로하는 ‘태평사(太平詞)’를 지었다.노계는 한음 이덕형(1561∼1613)과 둘도 없는 친구였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학문적 교류를 했고, 인간적 우의를 지켰다. 고향 영천으로 돌아온 노계를 한음이 찾아온 것도 여러 번이었다고 한다.그가 쓴 ‘선상탄(船上歎)’은 전란으로 인한 수난과 그것의 극복을 기원하는 절창으로 남아 있다. 당시로선 드물게 여든을 넘겨 장수했던 노계는 그의 품성과 문학적 기량을 알아본 영천 인근 벼슬아치들의 행사에 조용히 가서 시조 한 수를 읊어주는 낭만을 지닌 로맨스그레이(Romance grey)이기도 했다.그의 생애를 짧게 약술한 손대현의 논문 ‘노계 박인로의 경제적 기반과 문학적 형상화’ 한 대목을 읽어보자.“노계 박인로는 임진왜란과 인조반정, 병자호란 등이 일어난 혼란한 시기를 살다간 사람으로서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병으로 참전하였고, 과거 급제 이후에는 무관으로서 활동하였으며, 향리에 은거한 이후에는 유학에 침잠하면서 시조와 가사를 비롯하여 한시와 부(賦), 전(傳), 기(記) 등 다양한 형식의 많은 작품을 남김으로써 우리 문학사상 가장 주목받는 작가의 한 사람이 됐다.”영천 노계문학관에선 박인로의 생애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바로 근처에 노계의 위패를 모신 도계서원이 있으니 거기도 빼놓으면 안 된다. 문학관 전시실에선 조선가사문학에 담긴 예술혼을 확인해 보시길.화약 무기로 왜구의 횡포 막은 최무선고려 말. 늘상 밀리던 왜구와의 싸움에서 장쾌한 승리를 거둔 진포해전(鎭浦海戰·1380)과 관음포대첩(觀音浦大捷·1383)의 스타 최무선을 정성희의 ‘인물한국사’는 이렇게 설명한다.“고려후기 사회는 왜구의 침략으로 백성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최무선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화약을 발명하고, 이를 이용한 무기를 만들어 왜구를 물리친 과학자이자 무인이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화약을 수입하여 고작해야 불꽃놀이에만 이용하곤 했던 시기에 선구자적인 안목과 노력으로 화약을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고려는 그가 발명한 화약과 새로운 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쳐들어와 노략질을 일삼는 왜구를 격퇴할 수 있었다.”병기학과 군사학에 관심이 컸던 선각자 최무선은 중국어 사용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자연과학과 언어학 모두에서 돌올했다. 그 또한 박인로처럼 문무 양쪽을 경계 없이 오갔던 청년.젊은 시절부터 국가를 위협하는 왜구의 약탈에 의분을 느끼던 최무선은 염초, 유황, 목탄을 혼합해 폭발력을 극대화시킨 화약에 주목했다. 그가 화약 분야 선진국이던 중국 배가 오가는 예성강 나루터를 헤맨 이유는 진토(塵土)에서 염초를 구워내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1376년 드디어 염초 기술자 이원(李元)으로부터 화약 제조법을 전수받은 최무선. 바로 그 시점이 고려가 ‘화약무기 보유국’이 되던 순간이었다.그는 당시의 통치권자들에게 “무기용 화약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으니, 화약을 대량으로 만들어낼 관청을 세우자”고 간곡하게 청한다. 이런 최무선의 열정은 ‘화통도감’ 설치로 이어졌다. 화약무기의 개발과 실전에서의 사용은 앞서 말한 진포해전에서 100척의 배로 왜구의 전투선 500척을 불태워버리는 전과로 나타난다. 이어진 관음포대첩은 고려의 군사들이 일본에 대한 두려움을 온전히 떨쳐내는 계기가 됐다.최무선과학관은 영천시가 여전히 최무선을 기억하고, 그의 애국의지를 계승하려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최무선, 정몽주, 박인로. ‘영천 3선현’의 빛나고도 뜨거웠던 행적은 앞으로도 영천의 자랑이 될 게 분명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0-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