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28일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숙원 사업이었던 통합신공항 이전부지가 오랜 진통 끝에 공동후보지인 ‘군위 소보-의성 비안’ 지역으로 확정됐다. 통합신공항 건설은 463만평 규모에 사업비 9조원을 투입해 2028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사업으로, 생산유발 36조원, 부가가치 유발 15조원, 일자리 40만개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합신공항 건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통합신공항 건설의 최대 수혜지역이면서 배후도시가 바로 구미시이다. 구미시는 그동안 대한민국은 물론 대구·경북의 산업화를 이끌어 왔지만, 최근 세계적인 불황 등으로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구미시가 통합신공항 건설을 통한 재도약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道·대구시, 통합신공항 건설 ‘군위 소보-의성 비안’ 확정
9조원 투입 463만평 규모 2028년 개항… 경제가치 유발
구미시, 공항과 10㎞ 거리… 국가공단 더불어 경제적 효과
공항경제권·국가5산단 결합 국내외 기업 글로벌 접근성↑
광역교통망 구축… ‘하이테크밸리-신공항’ 동반 성장 기대
△통합신공항 배후도시 구미
공항 배후도시는 공항에서 20㎞ 내외에 위치한 도시를 일컫는 말로, 구미시는 ‘군위 소보-의성 비안’ 지역에 들어서는 통합신공항과의 거리가 10㎞ 이내이다. 이로 인해 구미시가 현재 가지고 있는 국가공단이라는 특성과 그 인프라를 통해 신공항과의 시너지 효과는 충분하다.
또 구미는 지금까지 대구·경북 경제권의 중심적인 역할을 충실히 해왔고, 여기에 공항까지 첨가되면 그 역할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물류비용에 있어 아주 유리한 조건을 갖춤으로써 새로운 신성장 산업들이 적극적으로 지역에 유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예로 인천광역시의 경우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이후 지역 내 총생산 규모가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를 앞서 나가는 도시로 성장, 발전해 나갔다. 지역에 공항이 들어서면서 항공물류와 관련된 신산업들이 많이 유치됐기 때문이다. 구미시 역시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의료, 바이오, 이차전지 등의 새로운 성장산업들이 항공물류와 연관시켜 유치될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경제권과 국가5산업단지
구미시는 공항을 중심으로 생성되는 관련 인프라와 산업, 교통, 관광 자원 등을 연계하는 공항경제권을 국가5산업단지와 결합시키기 위한 환경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우선 신공항과의 접근성으로 인한 물류비용 절감과 글로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이는 국내외 기업과의 인적·물적 교류의 활성화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지역 기업들의 활동 반경이 확장돼 기업 투자유치 및 5공단 분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그에 맞는 산업들을 적극 유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항공화물로만 운송이 가능한 반도체, 바이오 관련 기업 및 항공부품·정비 기업을 중점적으로 유치해 지역 전자산업 기업과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항공(드론) 전자 부품 거점단지 조성 및 항공(드론)MRO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여기에 구미시의 강점인 ICT, IOT 산업을 활용한 항공기 스마트캐빈사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현재 항공기 기체 및 부품의 경량화 추세로 탄소소재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구미5산업단지에는 글로벌 탄소섬유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를 비롯한 20여 개의 탄소산업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있어 탄소산업 집적지로서의 항공산업 메카로도 거듭날 조건이 충분하다. 더욱이 항공산업은 전통적인 기계산업과 첨단소재산업, IT기술 등이 집약되어야 하는데 구미시는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메카로서 삼성, LG, 한화, SK 등 대기업을 비롯한 전자관련 기업과 군수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 대거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어 민군공항인 신공항 연계 항공전자산업산업 육성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구미시는 국가산업단지에 이미 구축된 이러한 조건들을 최대한 활용해 국내 최대의 공항경제권을 가진 도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통합신공항을 위한 광역교통망 구축
구미시는 신공항이 본격적으로 가동이 되면 물류비용 절감과 글로벌 접근성으로 구미가 진정한 글로벌 도시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 10년간 대기업들이 구미를 떠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공항과의 거리 문제로 판단, 신공항이 들어서면 항공을 이용하는 소재부품 산업이 다시 구미에서 부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최근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들이 다시 국내로 복귀하는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구미시는 공단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에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구미 국가산업단지와 남부권 항공물류 수송 경쟁력 강화 및 공항 이용객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철도와 도로 등 광역교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계 철도는 전주에서 김천-구미-구미산단-신공항-영덕에 이르는 동서횡단철도와 서대구-신공항-의성을 잇는 공항철도 두 노선을 2021년 고시 예정인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연계 도로는 현재 건설 중인 북구미IC에서 군위JC간 고속도로 신설과 해평면에서 연결되는 지방도 927호선이 현행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등 관계기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현재 시공중인 장천면에서 군위IC까지의 국도67호선 선형개량 공사는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다.
△하늘길 동맹을 맺다
구미시는 통합신공항으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배후도시들이 함께 뜻을 모아 준비해야 한다고 판단해 지난 4월 5일 구미, 군위, 의성, 칠곡과 ‘하늘길 동맹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또 지역의 상생 발전 도모 및 통합신공항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포럼도 개최해 각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지난 6월 4일에도 ‘하늘길 동맹 실무회의’를 열어 각 지역의 실무자들이 모여 지속적인 협력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상생협력 사업 발굴을 위해 공동 용역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로 올해 하반기 4개 지역은 공동으로 ‘공항배후도시 구상 및 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이 연구용역을 통해 공항배후도시로서 발전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사업 발굴 및 세부추진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구미시의 체계적인 신공항시대 준비
구미시는 신공항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신공항전략TF팀을 신설하고 4개팀(총괄전략팀, 항공산업팀, 광역교통팀, 도시기능개선팀) 1자문 위원회(산·학·연 전문가 및 구미시의회)로 구성된 신공항전략추진단을 구성해 공항경제권 100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9일에는 신공항전략추진단 정책회의를 열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에 따른 발전전략 및 분야별 핵심사업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고, 현재까지 광역교통망 구축, 항공산업 육성, 도시기능개선 3개 분야 총 27개의 사업을 발굴했다. 또 지난 3월 24일 구미시와 국내 최대 101개 회원사가 가입된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경운대학교가 협약을 체결해 항공우주산업 육성과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구미시는 신공항시대를 맞으면 관광산업에 가장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구미시는 구미에서만 가능한 산업유산 관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간 축적된 구미의 산업유산들을 관광자원화해 대한민국이 성취한 산업에 대한 자부심, 나아가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산업경제발전의 발자취와 그 자원들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금오산, 비봉산, 천생산, 낙동강 등의 자연자원과 2천년의 역사를 가진 서원, 사찰 등의 전통문화유산도 함께 연계할 수 있는 관광산업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