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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목 베인 피가 냇물을 이뤄 흐르다 멈춰 끝난 곳 ‘피끝마을’

조선 500년, 가장 애틋한 아픔이 서린 우리 역사의 흔적이 영주시에 남아 있다.금성대군의 단종복위 실패로 이어진 대학살로 피로 물든 강줄기의 끝자락이라는 이름의 피끝마을.단종복위 1차 실패로 금성대군이 순흥도호부(영주)로 위리 안치 됐던 곳.단종복위 실패로 죽음을 맞이한 금성대군의 충절을 받들어 신격화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두레마을 성황제가 열리고 있다.단종으로부터 왕권을 찬탈한 수양대군은 권력의 화신인가, 왕권 강화를 위한 결단이었나. 순흥은 역모의 땅인가, 충절의 고장인가를 두고 현재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피끝마을영주시 안정면 동촌1리의 다른 이름이며 조선 시대 단종 복위 운동과 관련이 있다.마을 이름은 ‘피’가 냇물을 따라 흐르다 멈춰 ‘끝’난 곳이라는 데서 유래한다.1457년 금성대군과 순흥부사 이보흠의 단종복위 거사가 실패하자 세조의 측근인 한명회와 6촌간인 안동부사 한명진이 군사를 이끌고 와 순흥도호부에 불을 지르고 인근 백성을 무참하게 죽였다.그리고 다시 한양에서 철기병이 출동해 2차 학살을 저질렀다.이로 인해 당시 도호부였던 순흥은 황폐화되고 근방 30리 안에 산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다 전해진다.(정축지변) 당시 순흥과 주변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284호에 1천679명이 살았지만, 단종복위 사건으로 300여명의 백성들이 희생 됐을 것으로 현재 역사가들은 추론하고 있다. 단종애사의 묘사에 따르면 순흥 청다리 아래 목 잘려 죽은 사람들의 피가 죽계천을 타고 4km나 흘러 멈춘 곳이 지금의 동촌1리이며, 때문에 ‘피끝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순흥에 본적을 두고 있던 순흥 안씨는 이때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전해진다. 단종복위 사건으로 당대 최고의 명문가인 순흥 안씨는 평민으로 추락하고 대부분 순흥을 떠나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순흥도호부 (지금의 순흥면)순흥은 역모의 땅이라 해 온갖 차별을 받게 되고 당시 도호부였을 만큼 컸던 순흥은 이 사건을 계기로 폐부가 되고 행정 구역은 각각 영천(榮川), 풍기, 봉화로 나뉘어져 통합 되게 된다.순흥에 소수서원을 세운 주세붕이 정축지변 당시 억울하게 죽은 원혼들이 밤마다 울어대자, 이들을 달래고자 바위에 붉은 글씨로 경(敬)이라 새겼다는 ‘경자바위’의 유래가 조선 후기의 유학자인 이야순(1755년 ~ 1831년)의 글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경자 바위는 소수서원 내 죽계천변에 현존하고 있다.금성대군 역시 이때 잡혀 죽임을 당했으며 왕실 족보인 종적에서 지워지기까지 했다.이때 연루된 인물들은 영조 14년에 이르러 복권된다. 그리고 영조 18년 금성대군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기 위한 금성단이 순흥에 세워진다.현재도 지역 주민들이 어린이들을 놀릴 때 ‘순흥의 청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하는데, 흔히 전해지는 것처럼 방탕한 유생들의 사생아들을 이 다리에 버려 키운 것이 아니라, 정축지변 당시 고아가 된 어린 아이들이 이곳에 버려졌다가 키워진데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성대군은 어떤 인물인가이름은 유(瑜). 세종의 여섯째 아들이며, 단종의 숙부이다. 1433년(세종 15) 금성대군에 봉해졌다. 수양대군이 정권탈취의 야심을 갖자, 형의 행동에 반대하다 1455년 단종 3년 모반혐의로 삭녕에 유배되고, 다시 광주로 옮겨졌다.1456년 성삼문·박팽년 등 사육신의 단종복위운동이 실패하자, 이에 연루돼 경상도 순흥(영주)으로 유배지가 옮겨졌다.이곳에서 부사 이보흠과 함께 고을 군사와 향리를 모으고 도내의 사족들에게 격문을 돌려서 의병을 일으켜 단종복위를 계획했으나, 거사 전에 관노의 고발로 실패해 반역죄로 처형당했다.금성대군의 묘소를 찾던 순흥부의 주민들은 금성대군이 사약을 받고 사사된 곳에서 그의 혈흔이 묻은 돌을 발견하고 주변에 단을 쌓고 제사를 지냈다.이를 금성단이라 하고 현재 영주시 순흥면 소수서원 인근에 있다.금성대군 혈석을 모신 두레골 서낭당은 영주시 단산면 단곡3리 소백산 국망봉 동편 기슭에 있다.◎ 금성대군을 모신 두레골 성황제조선 후기 때 순흥고을에 사는 이선달이란 사람이 꿈을 꾸었는데 금성대군이 나타나 “내 피묻은 혈석이 죽동 냇물에 있으니 이를 찾아 거두어 달라”고 하면서 돌의 모양도 알려 주었다.이선달은 이튿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죽동 냇물을 뒤져 돌을 발견하고 죽동 서낭당에 안치하게 된다. 순흥 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날 정성을 모으고 소를 잡아 제사를 지냈다.구한말에 이르러 왜군이 나타나 행패를 부리고 서낭당에 침을 뱉는 등 만행을 저지르게 된다.이 무렵 어느 주민의 꿈에 금성대군이 또 나타나 “죽동 서낭당은 있을 곳이 못되니 청결한 자리로 옮겨달라”고 일렀다.이로인해 금성대군의 혈석은 소백산 국망봉 바로 밑 두레골에 옮겨서 모시게 되었는데 이 일을 주관한 사람들이 바로 상민(常民) 자치기군인 순흥초군청이었다.두레골 성황당이 특이한 것은 접시에 참기름을 붓고 심지를 넣어 만든 성화(聖火)로 사당을 밝히는 것과 황소를 잡아 즉석 제물로 올린다는 것, 엄동설한에도 제관들이 계곡 얼음을 깨고 목욕재계하는 것, 옛 나무꾼들이 새옹에 밥 짓는 방법으로 장작불에 밥을 지어 새앙을 올린다는 것 등이 있다.순흥초군청은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두레골 성황제는 무형문화재로 등재 돼야 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야 한다며 현재까지 내려오는 순흥초군청 관계자들과 지역민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종 그는 누구인가단종은 1441년(세종 23)에 문종과 현덕왕후 권씨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으며, 이름은 홍위(弘暐)다. 1448년(세종 30) 8세의 나이로 왕세손에 책봉되고 1450년 문종의 즉위와 함께 왕세자가 됐다.1452년 5월, 문종이 죽으면서 왕위에 올랐다. 이때 단종의 나이 12세였다.단종은 즉위 1년 만에 숙부인 수양대군이 일으킨 정란(靖亂)으로 유명무실한 왕이 되고 1454년 1월에 송현수(宋玹壽)의 딸을 왕비로 맞아들였다.단종과 정순왕후 사이에는 후사가 없었다.1455년 왕위를 수양대군에게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났다. 1457년(세조 3) 6월에 성삼문, 박팽년 등의 집현전 학사들이 단종 복위 운동을 펼친 것을 기화로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됐다. 이때 단종의 나이 17세였다. 노산군으로 강등됨과 동시에 영월로 유배된 단종은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 계획이 사전에 발각됨에 따라 사약을 받았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0-11-25

새싹들의 코로나 극복 희망메시지

경북도와 경북도교육청이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2020 경북어린이 백일장 및 사생대회’ 입상자가 19일 발표됐다. 경북어린이 백일장 및 사생대회는 1993년 시작돼 27년간 이어온 가장 오래된 경북 지역 어린이 백일장·사생대회로 경북의 어린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이번 경북어린이 백일장 및 사생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2천여 명의 참가 어린이들은 운문과 산문, 그리기 3개 부문 중 한 부문을 선택해 ‘코로나19 극복 내가 꿈꾸는 내일’을 주제로 작성하거나 그린 원고와 그림을 지난 2~13일 온라인 또는 우편으로 접수했다.백일장과 그림에는 코로나19 상황을 함께 이겨 내자는 희망 등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긴 작품들이 출품됐다고 심사위원들은 전했다.운문 부문 최우수작으로는 김예원(구미 문성초등 4년) 어린이의 ‘지구촌이 하나 된 날’이, 산문 부문에서는 김소민(포항초등 4년) 어린이의 ‘내가 꿈꾸는 내일’이 각각 대상으로 선정됐다.최우수상은 운문 부문 황지훈(안동강남초등 6년)·류영찬(포항양덕초등 3년), 산문 부문 허지유(장성초등 6년)·하윤희(모천초등 2년) 어린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우수상에 강동헌(영천중앙초등 3년) 어린이 등의 작품 58점이 선정됐다.사생대회 부문에서는 이규민(포항양덕초등 5년)·송채윤(금릉초등 2년) 어린이가 대상을 받았으며 김채현(선주초등 6년)·김은성(경산압량초등 4년)·황지유(연일초등 2년)·이시현(왜관동부초등 1년) 어린이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밖에 강민주(왜관초등 6년) 어린이 등 316명은 우수상을 수상했다.사생대회 대상 이규민(포항양덕초 5학년)‘우리 함께 코로나를 이기는 그날’사생대회 대상 송채윤(금릉초 2학년)‘코로나가 없는 달나라’백일장 운문 대상 김예원(구미 문성초 4학년)‘지구촌이 하나 된 날’오늘까지만 아픈 날슬프고 마음 졸이며 사는 날오늘까지만우리 서로를 모르고 사는 날오늘까지만하나이지 못한 날가족이지만가족일 수 없던 날친구이지만친구일 수 없던 날오늘까지만 그런 날내일이면우리 모두 함께 하는 날모든 지구촌이 하나 되는 날지구촌의 모두가 아파한오늘딱! 오늘까지만내일이면지구촌 모두와웃음지을 수 있는 날지구촌은 하나인데서로를 미워할 수 밖에 없던오늘서로 경계하고 막을 수 밖에 없던오늘이제 내일이면한 마음으로받아들여 줄 수 있네이제 내일이면한 곳을 바라볼 수 있네내일이면같이 축제도 할 수 있네내일이면밥도 같이 먹고 함께 할 수 있다네내일이면 모두가 기다리던지구촌 축제의 날이라네지구촌 모든 사람들의행복한 내일백일장 산문 대상 김소민(포항초 4학년)‘내가 꿈꾸는 내일’4학년이 되는 3월에 학교에 가지 못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도 사라졌다. 새로운 선생님과 다시 만나자고 한 친구들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속상했다. 개학은 계속 미뤄졌다. 대신에 EBS 온라인 클래스를 들어야 하는데 적응이 되지 않아서 낯설었다. 집에서 컴퓨터로 하는 수업이어서 친구들과 같이 수업할 때 보다 집중을 못했다. 학원과 도서관도 못가니 코가 막힌 것처럼 답답하기만 했다.이렇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니 엄마께서 아이디어를 내셨다. 그것은 바로 ‘세줄일기’를 쓰는 것이다. 엄마, 언니, 나랑 셋이서 매일 꾸준히 쓰기로 했다. 일기를 꾸준히 쓰려고 하니 집에만 있으면 안됐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체육공원으로 향했다. 지나가는 길에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도 보았다. 파릇파릇 얼굴을 내미는 쑥도 있었다. 쑥을 뜯으며 엄마께서 어릴 때 자주 먹었다며 쑥떡을 만들어 주셨다. 다음날은 내 보물 1호인 킥보드를 타고 아파트를 한 바퀴 돌았다. 또 그 다음날은 환호공원을 산책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벚꽃보다 예쁜 미소도 보여주었다. 아빠가 사 오신 배드민턴도 쳤다. 가족끼리 웃는 시간이 많아졌다.매일 매일 쓴 일기가 모여 드디어 책 한 권이 되었다. 엄마께서는 코로나19가 우리를 괴롭혔지만 추억이 생겨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셨다. 매일 쓰는 게 귀찮기는 했지만 나도 덩달아 뿌듯했다. 선물을 받는 것 같았다. 나는 내 꿈에 대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야기한다. 그 꿈은 탐험가, 익스트림 스포츠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엄마, 아빠께서는 꿈을 가지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응원해 주셨다. 또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스스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부모님이나 언니는 내가 부탁하면 자주 도와주신다. 좋을 때도 있지만 세줄일기처럼 스스로 꾸준히 한다면 내 꿈이 진짜 이루어질 것 같았다. 그러면 별처럼 빛나는 꿈꾸는 내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입상자 명단 (ctrl+f로 검색하시면 빠른 검색이 가능합니다.)□백일장◇운문부△대상 김예원(구미문성초 4-1)△최우수상 황지훈(안동강남초 6-4) 류영찬(포항양덕초 3-7)△우수상 강동헌(영천중앙초 3-3) 권나연(안동송현초 6-4) 권자연(효자초 2-4) 권지완(황남초 4-1) 김가은(포항제철초 3-2) 김가희(경산압량초 5-3) 김남혁(고령초 3-1) 김리원(성암초 5-4) 김사랑(안동송현초 6-4) 김성민(양서초 5-2) 김연호(안동영호초 3-3) 김윤희(용황초 4-5) 김재연(풍천풍서초 2-5) 김준희(운곡초 2-2) 김현석(구미문성초 2-5) 김효빈(창포초 3-2) 문지원(성주중앙초 4-1) 박예진(포항제철지곡초 5-6) 배경수(안동강남초 4-2) 배효진(예천초 4-3) 백승주(상영초 3-1) 서승현(포항해맞이초 2-4) 손형진(의성초 1-3) 유서준(구미문성초 3-4) 유서진(양서초 1-4) 윤시재(포항원동초 4-6) 윤시현(삼성현초 6-1) 이성준(양서초 1-3) 이수진(유림초 5-4) 이승은(삼성현초 4-5) 이은우(김천부곡초 1-1) 이하윤(포항해맞이초 5-3) 전지인(삼성현초 4-4) 정다원(영천초 2-2) 정재후(흥해초 3-2) 최세별(예천초 4-3) 최은유(옥곡초 2-4) 홍예성(양서초 1-6)◇산문부△대상 김소민(포항초 4-2)△최우수상 허지유(장성초 6-2) 하윤희(모전초 2-2)△우수상 고나연(울진초 3-2) 김소윤(포항초 6-2) 김수연(풍천풍서초 4-2) 김온유(양서초 1-1) 김제인(양서초 1-1) 김하정(영주가흥초 2-3) 류가형(포항제철지곡초 4-5) 신유리(유림초 3-4) 윤성욱(평산초 4-4) 이나민(포항송곡초 5-2) 이원홍(이동초 5-2) 이은유(유림초 4-8) 이하진(포항해맞이초 6-3) 전민경(경산압량초 5-1) 최승은(안동영호초 6-4) 최희영(풍기초 3-1) 하예린(포항해맞이초 6-2) 하윤승(모전초 4-4) 한소정(유림초 3-1) 황지우(안동강남초 1-3)□사생대회△대상 이규민(포항양덕초 5-7) 송채윤(금릉초 2-2)△최우수상 김채현(선주초 6-7) 김은성(경산압량초 4-6) 황지유(연일초 2-4) 이시현(왜관동부초 1-3)△우수상 강민주(왜관초 6-1) 강나빈(포항양덕초 1-5) 강민지(포항송곡초 1-2) 강승윤(김천부곡초 1-5) 강채원(김천부곡초 6-2) 고예은(도봉초 1-3) 곽서경(상산초 2-1) 곽초원(포항송곡초 1-5) 권민재(평산초 3-1) 권민찬(구미문성초 2-1) 권우진(구미문성초 3-1) 권은영(경산동부초 2-3) 권혜원(모전초 2-5) 길연우(구미문성초 2-3) 김가율(포항대흥초 1-4) 김건(포항해맞이초 4-2) 김견미(포항장원초 3-4) 김규리(양서초 3-6) 김근희(김천부곡초 1-2) 김나리(양서초 1-3) 김나린(포항송곡초 2-8) 김나영(대구학남초 4-4) 김나은(왜관동부초 2-1) 김나현(경산압량초 2-6) 김다빈(약동초 4-1) 김다원(울진초 1-1) 김다윤(용강초 2-1) 김다은(북삼초 2-2) 김다현(영천중앙초 1-2) 김도연(구미문성초 3-1) 김동영(포항송곡초 1-4) 김동주(대구학남초 4-2) 김두영(포항송곡초 2-4) 김라희(김천부곡초 1-4) 김명후(옥곡초 3-4) 김민송(포항송곡초 1-7) 김민아(김천동신초 5-4) 김민아(김천부곡초 2-3) 김민율(구미문성초 1-4) 김보경(율곡초 2-1) 김보미(포항송곡초 1-6) 김서영(용강초 2-3) 김서우(왜관초 1-2) 김서유(포항제철지곡초 1-6) 김서정(선주초 3-4) 김서진(황성초 6-1) 김선(왜관초 5-5) 김성재(포항송곡초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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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오태초 3-3) 이서정(왜관동부초 1-2) 이소연(동천초 4-3) 이수아(북삼초 4-4) 이승아(유림초 3-2) 이승엽(포항양덕초 2-5) 이시우(북삼초 2-6) 이아영(오태초 4-2) 이아윤(김천다수초 1-2) 이영서(포항송곡초 5-5) 이유리(구미문성초 2-4) 이유정(대구동호초 6-1) 이윤호(김천부곡초 3-5) 이은우(김천부곡초 1-1) 이재율(김천부곡초 1-2) 이정규(동천초 4-3) 이주아(양서초 3-4) 이주안(포항송곡초 2-2) 이주원(구미문성초 5-4) 이준성(운곡초 2-4) 이지민(포항양덕초 2-2) 이지유(왜관초 1-1) 이지호(모전초 1-1) 이진아(동천초 4-2) 이채원(포항양덕초 3-2) 이치훈(유림초 5-7) 이하윤(선주초 2-5) 이현아(양서초 1-5) 이현택(왜관동부초 5-3) 이혜인(장성초 3-1) 이호성(포항양덕초 5-3) 임서연(포항송곡초 6-3) 임서하(경산압량초 1-1) 임시우(김천부곡초 3-1) 임주희(왜관초 1-1) 임지민(김천동신초 2-5) 임찬우(포항송곡초 4-1) 임하백(도봉초 3-3) 임하성(도봉초 1-5) 임하은(김천부곡초 1-5) 임현서(장성초 1-1) 장가령(황성초 1-2) 장고은(영천중앙초 1-2) 장서윤(오태초 1-4) 장아영(포항양덕초 4-6) 장예령(포항장원초 3-1) 장예원(포항양덕초 3-3) 장채원(구미문성초 3-7) 장현준(구미문성초 1-1) 전수아(운곡초 1-3) 전채린(김천부곡초 2-5) 전채은(김천부곡초 3-3) 정민서(선주초 2-3) 정서연(포항양덕초 2-3) 정세라(양서초 1-3) 정세은(경산동부초 1-1) 정세훈(김천동신초 2-3) 정승하(포항송곡초 3-4) 정아윤(곡강초 1-1) 정연우(풍천풍서초 2-3) 정연주(영천중앙초 1-4) 정유주(양서초 1-3) 정윤지(도봉초 1-5) 정하윤(창포초 1-3) 정혜주(장성초 2-2) 조민서(선주초 5-7) 조민성(양학초 1-3) 조민지(포항송곡초 3-2) 조서희(흥무초 3-1) 조승아(경산압량초 2-2) 조예서(포항양덕초 3-3) 조윤선(김천다수초 3-2) 조은서(왜관동부초 3-2) 조인아(포항송곡초 3-7) 조채아(포항송곡초 1-5) 조현경(대구경동초 1-5) 주하윤(왜관초 1-2) 진세경(경산압량초 4-2) 진수빈(도봉초 2-3) 차예림(용황초 4-3) 차현호(월항초 3-2) 채아현(동천초 5-3) 천은서(포항송곡초 2-3) 최근호(김천부곡초 1-3) 최나연(왜관초 4-3) 최다연(포항양덕초 3-3) 최서연(포항양덕초 3-8) 최서현(포항장원초 1-2) 최수현(구미문성초 2-1) 최신애(두호남부초 4-3) 최승아(동천초 2-3) 최나연(왜관초 4-3) 최연서(형일초 1-2) 최연우(선주초 1-2) 최예니(동천초 3-2) 최예림(포항송곡초 3-7) 최우성(경산압량초 1-5) 최유린(포항장원초 2-1) 최유이(선주초 2-1) 최유준(유림초 1-6) 최윤형(포항양덕초 4-5) 최정안(왜관초 3-4) 최지아(유림초 4-1) 최진하(구미문성초 4-2) 최현서(형일초 4-1) 최형석(포항송곡초 2-8) 최효람(동천초 6-1) 하로운(경산압량초 4-6) 한규리(포항양덕초 3-7) 한민주(풍천풍서초 5-4) 한소정(용강초 3-1) 한재서(왜관초 3-4) 한지혜(왜관초 5-4) 허윤슬(대구장산초 3-1) 허지원(고령초 2-4) 허지호(포항양덕초 2-8) 홍지아(선주초 1-6) 홍지원(포항양덕초 3-6) 홍태림(연일초 1-1) 황가은(영천중앙초 1-1) 황서현(포항송곡초 3-8) 황이빈(선주초 1-4) 황인준(포항제철지곡초 1-2) 황지현(대해초 2-1) 황현서(포항송곡초 1-4) 황현서(포항양덕초 3-3)/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9

다가온 겨울, 사람살이 위로하는 시인 허연의 노래

“눈 한 번 감았다 떴을 뿐인데, 생이 저물었구나”라고 탄식한 철학자가 있었다. 그만큼 세월은 빠르다. 떠들썩하게 시작된 2020년이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스산한 바람 속에서 어깨 움츠릴 겨울이 코앞이다. 쓸쓸한 날엔 그 쓸쓸함을 억지로 숨길 필요가 없다. 쓸쓸함을 즐기며 한껏 고독해지는 것도 겨울을 이기는 좋은 방법. 여기 막막하고 외로운 계절을 함께 걸어줄 좋은 친구가 있다. 바로 시인 허연의 시집과 산문집이다.▲책과 함께 살아온 사내의 고백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오래전이 아니다. 20세기엔 ‘발군(拔群)’이라 불러도 좋을 문학기자들이 있었다. 김훈, 이경철, 정철훈, 조용호, 최재봉….빼어난 감각과 문장을 가진 그들은 각기 다른 신문사에서 자신이 속한 매체의 품격을 높여준 기자들. 또한 그들 대부분은 소설가나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매일경제’에서 오랜 기간 기자로 일하고 있는 허연 또한 ‘발군의 문학기자’에 당연지사 속하는 사람이다. 시인으로서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20여 년 전부터 기자 선배인 허연을 가끔 만나곤 했다. 주로 문학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모임이나 문인들의 행사장에서였다. 해사한 얼굴에 긴 손가락을 가진 그는 보기 드문 ‘독특한 사내’였다.목소리 톤은 한없이 낮았고, 쉬이 웃거나 찡그리지 않았으며, 가끔씩 흐려지던 눈망울은 대상이 아니라 그 대상의 ‘너머’를 보고 있었다.그가 1991년 등단해 ‘불온한 검은 피’라는 시집을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야 허연의 얼굴 속 침잠과 우수를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속화된 자본주의가 득세한 한국. 통속한 기자이면서 탈속을 지향하는 시인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것은 얼마만한 고통과 번뇌를 배후에 깔아야 가능한 것일까? 굳이 묻지 않아도 세상으로부터 허연이 받았으며, 받고 있고, 앞으로도 받아야 할 상처의 깊이가 짐작 가능했다.허연의 산문집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는 문학기자를 하며 접한 수많은 책 중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들을 선별해 감상을 기록한 성과물. 그러니 ‘책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한 사내의 이야기’쯤으로 불러도 좋겠다. ‘비블리오필리(Bibliophily)’는 책에 독립된 성격을 부여해 이를 감상하고 수집하는 취미를 지칭하는 단어. 서문엔 허연의 고백이 담겼다. 이런 것이다.“모범생이 아니었던 10대 시절. 교실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정독도서관에 가서 소설책을 읽는 게 더 행복했다. 당연히 앞날은 어두웠다. 고등학교 3학년 겨울. 집안에 처박혀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책들까지 모조리 읽었다. 그때 아주 놀라운 깨달음이 다가왔다. 세상이 두려운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책이 준 힘이었다.”미래에 짓눌린 불안감과 자신에 대한 혐오에 시달리던 10대를 ‘독서’를 통해 극복해낸 허연의 ‘책 편력’은 이후 30년 넘게 이어졌고, 지금도 여전하다. 그런 까닭에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는 시인 허연의 자기 고백으로도 읽힌다.‘공산당 선언’과 ‘유교 아시아의 힘’에서부터 ‘목수 아버지’와 ‘단순한 열정’까지. 허연이 소개하는 166권의 책은 프리즘이 넓다. 특정 장르와 저자에 구애됨이 없이 그야말로 ‘자유롭게’ 책을 골라 주관적으로 감상하고 분석하는 글쓰기.여기에 명료하고도 적확한 허연 특유의 문장과 깊이 있는 세계인식을 맛보는 재미가 각별하다. 다음의 문장들을 보라.“아나키즘을 이루지 못할 꿈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꿈이라 부르지 마라. 세상에 꿈이 아닌 사상이 있었던가. 왕조 시대에 공화제를 꿈꾼 것도 당시로서는 꿈이었다.”“낚시에서 고기를 잡고 못 잡고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내가 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 흐르는 물을 잠자코 지켜봤다는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다.”책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고, “책이 있어 세상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경지에까지 다다른 허연은 헤럴드 블룸(Harold Bloom)을 인용해 이런 말을 들려준다.“독서는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세속적 초월이다.”‘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를 읽은 소설가 조정래는 “기사든, 산문이든, 시든 그의 글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다름 아닌 예리함과 고집, 인간에 대한 애정”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부록으로 묶인 ‘독서 방법’과 ‘본문 안의 책들’ ‘더 읽을 만한 책들’은 친절하기까지 한 허연이 독자들에게 선물하는 효율적인 독서를 위한 항해도(航海圖)다.▲스타일의 내면화 이룬 시집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소설 ‘설국’이 준 정서적 충격에 시달렸던 청년 허연이 지천명(知天命)을 훌쩍 넘겼다.앞서 언급한 첫 시집 ‘불온한 검은 피’를 필두로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 ‘오십 미터’ 등의 책을 꾸준히 내놓았던 그가 최근 다른 어떤 시인도 흉내 낼 수 없는 스타일을 내면화하며 새 시집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를 상재했다.그의 오랜 문우(文友)인 박형준은 ‘이곳에선 모든 미래가 푸른빛으로 행진하길’이란 제목의 발문을 통해 ‘허연의 시와 됨됨이’를 이렇게 진단한다.“허연 시에 대한 첫인상은 담백하고 슬픈 기운이었다.…(중략) 맑으면서도 예술가적 비애가 서려 있었다. 무엇보다도 쓸데없는 과장이나 수식이 없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중략) 주머니에 유리구슬을 가지고 있는 소년. 허연에게 시란 슬프고 더러워서 오히려 푸른 유리구슬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일이었을 것이다.”얼굴에 감정을 쉬이 드러내지 않는 시인 허연.인간이 세계와 사물을 보는 눈은 크게는 비슷하고, 세부적으론 다르다. 기자 역시 박형준과 마찬가지로 허연의 새 시집에서 여전한 ‘슬픈 기운’과 ‘수식 없는’ 담담함을 찾아냈다. 이는 이전 시집에서도 익숙하게 보아온 것들.‘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를 통해 만나게 되는 허연의 작품들은 일가(一家)를 이룬 예술가의 절창에 보다 가까워져 있었다. 무르익은 스타일이 자신의 몸속으로 내면화되고 있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시인 스스로는 “소식은 없었다. 밤에 생긴 상처는 오래 사라지지 않는다. 도망치지 못했다”며 특유의 시니컬함으로 자신과 자신의 시를 낮추지만, 그건 말 그대로 겸양이다. 짤막하게 인용하는 아래 노래들의 품격이 어떤지 한 번 볼까.야근조의 눈에 반사된 십자가숯이 되어버린 길 잃은 양들버스를 가득 채운 근심스러운 성자들-‘세상의 액면’ 중에서.슬픔은 위엄이다…담장 안쪽에선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무반주’ 중에서.새는 덩치는 커졌지만 눈은 슬퍼졌다우리도 따라서 슬퍼지기 시작했다…새가 죽던 날취학 통지서가 배달됐다-‘경원선 부고’ 중에서.다시 우울과 막막함으로 은유되는 겨울이 왔다. 이 겨울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모피 코트나 두꺼운 패딩만으론 차가운 바람과 추위를 온전하게 막아내기 힘들 터.허연의 문장과 노래엔 겨울에 저항할 힘이 담겼다. 그걸 찾아내는 건 오롯이 독자의 즐거움이다. 게다가 시집과 산문집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모피 코트처럼 비싸지도 않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0-11-19

참외는 성주군 발전의 동력… ‘명품 참외’로 세계 간다

2020년 현재 우리나라 농촌은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고령화와 인구 감소,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경영비 부담 등으로 농가 소득이 늘어나기가 어려운 실정에 빠져 있다.심지어 감소되는 지역도 적지 않다는 통계다.모두가 알다시피 최근엔 WTO 개도국 지위 또한 상실됨으로써 농촌의 힘겨움은 가중되고 있다.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농업 소득 감소도 심각한 문제다. 이처럼 농촌과 농업의 현실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그럼에도 희망의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은 멈출 수 없는 법. 삶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성주군도 군민과 군청이 힘을 모아 희망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성주참외 조수입 2년 연속 5천억 원 넘어서지난 10월 성주군은 올해 성주참외 조수입이 5천19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참외 조수입 5천억 원을 넘겼다는 사실은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성주군이 올해 ‘코로나19 사태’라는 커다란 위기 속에서도 2년 연속 참외 조수입 5천억 원 달성이라는 성과를 올린 배경엔 수입 과일의 감소라는 호재도 있었다.시중에 유통되는 외국 과일이 적어짐으로써 국내 과일인 성주참외 소비가 전년대비 택배 물량 기준 30% 이상 증가한 것.여기에 품질을 높여 가격도 일부 올랐고, 성주조합공동사업법인과 각 지역농협 중심의 통합마케팅도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농산물 전문가들은 “성주군 참외 농가들의 장인정신과 참외 산업 현대화·자동화를 위한 시설하우스 자동개폐기 등 각종 선진 기자재 지원이 참외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2020년은 성주참외 재배 50주년을 맞는 해다. 지난 50년간 성주참외가 성주를 이끌어온 것처럼, 미래 50년도 참외는 성주의 산업과 경제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성주군은 성주참외의 명성을 이어 가고, 성주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세우고,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아래 성주군이 ‘명품 참외’를 만들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정책과 지원책을 실행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살펴본다.▲농업보조사업 지원 확대를 통한 고품질 참외 생산 기반 조성성주는 고품질 스마트 참외 농장 기반 조성과 참외 품질 제고, 노동력 절감 등을 위한 시설 현대화에 땀을 흘리고 있다.올해는 참외 고품질화를 위해 209억 원의 사업비로 측·천창자동개폐기, 파이프, PO필름과 보온덮개 자동개폐기 사업을 추진했다. 더불어 채소와 과수 분야에도 사업비 32억 원으로 농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농가 지원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농산물 해외시장 수출 확대성주군은 일본,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 중인 성주참외를 내년에는 태국, 대만 등으로까지 수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신규시장 개척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의 가장 주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올해는 항공료 상승과 선박 수송시 신선도 저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해외 판촉 불가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와중에서도 전년 수출량에 근접한 415t의 성주참외를 해외로 수출해 수출 목표 대비 114%를 달성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앞으로는 해외 수출 확대와 참외 저장성 강화를 위해 신품종 및 포장지 개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한 비대면 마케팅도 확대해 나간다.아울러 해외 신규시장 개척과 해외 시장 확대, 하자 발생시 손실 보상 등 참외 수출을 위한 체계적인 사업을 담당할 ‘사단법인 성주참외 수출협의회’ 설립도 추진 중에 있다는 것이 성주군의 설명이다. 성주참외 수출협의회에는 관내 9개 농협과 1개 원협, 성주조공 등 총 10개의 단체가 참여하게 된다.▲성주참외 BI와 디자인 개발기존의 낡은 이미지로는 성주참외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제대로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성주군은 20~30대 젊은 세대가 원하고, 미래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리뉴얼하고 있다. 그 방편으로 캐릭터와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디자인 등을 개발 중이다.또한 10kg 참외 박스를 무지(크라프트지)박스로 전환해 농가 경영비를 낮추고, 박스 제작에 화학염료 사용을 줄임으로써 친환경 농업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개발 중인 새로운 디자인은 2021년 시범 적용과 홍보를 거쳐 2022년부터 전면 사용될 예정이다.▲참외 저급과 수매사업 변화전국에서 성주군만이 추진하고 있는 참외 저급과 수매사업은 성주참외의 이미지 향상과 품질 개선으로 참외 농가 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 사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이를 위해 ‘참외 저급과 수매량을 납부 자조금에 따라 차등 적용’ ‘참외 수매시스템 자동화’ ‘수매장을 이용하지 않는 농가에도 낸 자조금 만큼 맞춤형 액비 공급’ 등의 혁신적인 변화를 준비 중이다.아울러 참외 저급과의 안정적인 처리를 위해 국비를 포함한 100억 원의 예산으로 ‘비상품화 농산물자원화센터’ 건립도 추진한다.▲성주참외를 활용한 헤어·미용제품 선보여참외 저급과의 고부가 가치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성주참외를 활용한 헤어·미용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성주참외 헤어·미용제품은 참외 추출물이 미용 성분으로서 타당한가에 관한 계속적인 연구와 원물 추출 공정 개발 과정을 거쳐 생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이 제품은 참외 원물 5%를 함유한 스케일러, 샴푸, 트리트먼트, 헤어토닉 4종으로 구성돼 있다. 오는 11월 말부터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성주군에 자리한 미용실 74곳에서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성주참외 공식쇼핑몰 오픈과 온라인 유통 강화‘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은 감소되었지만 비대면 온라인 유통 시장은 전년대비 30% 정도 성장했다.성주군은 온라인 유통 산업을 집중 육성해 농산물 유통 기반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유통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농업인을 위해 ‘성주참외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한 것이 그 좋은 예다. 현재 참외를 포함한 버섯, 사과 등 성주군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특산품을 생산하는 농가업체 40여 개가 여기에 입점했다.성주군은 입점수수료를 없애 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온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또 대형 온라인플랫폼과 업무협약 등을 맺어 오픈 2개월 만에 참외 판매 5천만원이란 목표를 달성했다.내년부터는 특판행사 진행, 택배비 지원 등을 추진해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비대면 유통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

2020-11-12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살기좋은 도농복합도시로 도약

어느 지방자치단체 할 것 없이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축적된 힘과 목표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는 것이 지향점과 도착지를 요약하는 슬로건. 살기 좋은 도농복합도시를 만들려는 고령군은 최근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이라는 캠페인을 펼치며 보다 나은 고장으로 성장하려 애쓰고 있다. 그 현장을 찾아 어떤 구체적 실천이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봤다.▲하향식 사업의 한계를 벗고, 주민주도형 발전으로상하로 겹쳐진 두 개의 하트와 둥근 서체가 어우러진 독특한 디자인. 최근 고령군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 로고는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캠페인의 BI다. 고령은 이 캠페인을 통해 물질적 성장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캠페인의 시작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령군은 안전하고 아름다운 환경의 조성이 지역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인식 하에 ‘아름다운 고령 만들기’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안내간판 등 공공시설물 전수조사를 거쳤고, 270건의 시설물을 개선 조치했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령군은 군민이 주도하는 자발적·상향적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아름다운 고령 만들기’ 사업의 성과를 계승하고 있다.또한, 하향식 정비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시 브랜딩을 통해 지역경쟁력을 제고하는 근본적인 변혁도 모색할 계획이다.지난해 9월에 시작해 2022년까지 3년간 추진될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캠페인은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깨끗하고 청결한 도시 고령’, ‘친절과 배려로 맞이하는 도시 고령’,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도시 고령’을 지향하게 된다.이를 위해 고령군은 기존의 마을 정비 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도입했다. 그중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모든 게 주민주도형 사업이라는 것이다.캠페인 전반에서 마을 주민은 단순히 의견 수렴이나 인력 동원의 대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인식과 과제 선정에서부터 계획 수립과 과제 추진까지의 과정을 주도하게 된다.고령은 2019년 하반기에 행정기관, 사회단체, 읍면자치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추진위원회는 ‘기획·홍보, 청결, 친절, 아름다운’ 등 4개 분과로 이뤄졌다, 추진위원은 공동위원장, 공동부위원장, 분과위원장, 자문위원과 분과별 위원 등 총 88명.이들은 컨설팅, 역량교육, 실천과제 논의 및 선정을 위해 교육과 워크숍을 마쳤고, 추진위원장 선출 등 조직 구성도 마무리했다. 추진위의 공동위원장은 곽용환 고령군수와 김의순 전 축제추진위원장이다. 자문위원으로는 고령군의회 의원들이 선임됐다. 또한 각 읍·면마다 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읍·면 추진위원회는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199명의 위원이 참여한다. 군 추진위원 대다수는 읍·면 추진위에 중복 참여함으로써 긴밀한 협력도 가능해졌다.고령군은 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올 7월 ‘고령군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추진위원회 설치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자치법규에 추진위 설립 근거를 마련했다.▲분과별 회의 통해 ‘살고 싶은 도시 고령’을 위한 과제 선정지난 2월 추진위는 캠페인 실천과제를 발굴·선정하기 위해 청결 분과를 시작으로 분과별 간담회를 개최했다. 20명 전후의 분과별 위원들이 참석한 논의 결과 청결 분과에선 ‘도로변 적재물 정비’, ‘읍·면별 마을 대청소 실시’, ‘노인 일자리 활용해 수시로 마을 청소 및 분리수거 실시’가 결정됐고, 친절 분과에선 ‘사회단체·기관별 기초질서 지키기’, ‘고령 대표 친절왕, 가게 선정 및 인센티브 제공’ 등이 논의됐다.또한 각 분과는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15가지 건의사항도 군청에 전달했다.이들 분과 위원회에서 선정한 7가지 실천과제는 읍·면 추진위원회로 전달됐다. 읍·면 추진위는 즉각 환경 정비가 필요한 위생 취약지 등 지역 현황을 파악하고 실정에 맞는 추진 계획을 수립해 11월 현재까지 실천과제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그 구체적 사례로 공한지 화훼 단지 조성 등 마을 꾸미기 활동을 전개했다. 지저분하게 방치돼 있던 공한지나 자투리땅을 정돈하고 읍·면에서 꽃나무 등을 지원받아 심었다.또 마을 대청소 등 환경 정화 활동도 벌였다. 불법 투기된 폐기물 등으로 몸살을 앓는 위생 취약지에서 집중적인 환경 정화 활동을 추진했고, 매월 1회 마을 대청소의 날을 정해 실천했다.코로나19 대응 자체 방역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친절 분과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응 자체 방역 활동을 전개해 ‘청정 고령’을 지켜내기 위해 땀을 흘린 것.여기에 더해 추진위는 농약병 분리수거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고, 지역민들도 이에 호응해 작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가야베리와 두근두근 첫 만남’ 인기 만점기획·홍보 분과는 고령군민을 대상으로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캠페인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SNS를 활용해 다채로운 홍보를 진행한 것이다. 이들은 가장 먼저 캠페인을 나타낼 상징물을 제작했다. 캠페인의 정체성인 ‘협력’과 ‘사랑’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BI를 개발했고, BI의 하트 디자인에서 캠페인 마스코트인 ‘가야베리’가 탄생했다.전단지 등 홍보물도 만들었다. 특히 캠페인 마스코트 ‘가야베리’와 젊은 감각으로 리뉴얼한 고령군 마스코트 ‘가야돌이’가 함께 등장하는 카카오 이모티콘 ‘가야베리와 두근두근 첫 만남’은 짧은 시간에 2만 건이 전부 소진될 정도로 인기 만점이었다.고령군은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캠페인의 2021년 핵심 사업으로 ‘아름다운 마을 콘테스트’를 기획하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콘테스트’는 읍·면마다 하나씩 8개 마을을 선발해 집중적으로 지역을 정비하고, 참가 마을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곳을 가려 시상하는 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콘테스트는 서류 심사와 현장 평가를 거쳐 우수 마을을 선정하는데, 우수 마을을 배출한 읍·면은 3천만 원의 상사업비를 배정받게 된다.이와 함께 고령군은 우수 마을 입구에 안내간판을 설치하고, 군청 홈페이지와 소식지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이를 홍보할 예정이다.‘아름다운 마을 콘테스트’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다른 마을과 선의의 경쟁 속에서 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캠페인은 도시 브랜딩 프로젝트다. 이는 고령군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이미지를 쇄신해 군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장기 프로젝트이기도 하다.지역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면 주민들의 생활도 윤택해진다. 고령군이 청결하고 친절하며 아름다운 도시로 인정받는다면 군민의 자긍심이 높아지고, 고령을 찾는 관광객들에겐 신뢰를 선물하게 된다.이와 관련 곽용환 군수는 “아이 러브 대가야 고령 캠페인은 주민 모두가 함께 걸어야 할 길”이라며 더 크고 보다 행복한 고령을 위해 군민들이 지혜를 모아줄 것을 부탁했다./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

2020-11-05

코로나 걱정 날려버릴 야외 콘텐츠 가득

문경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00선’ 중 1위 문경새재와 ‘경북 8경 중 으뜸’ 진남교반을 비롯해 전국에서 가장 긴 백두대간 구간 110㎞가 지나고 있다.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 희양산, 주흘산, 대야산, 황장산 등 4개 명산도 있다.최근에는 코로나19로 실내 관광에 불안함을 느끼는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즐기기에 최적화된 곳으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국내 최초 복합생태영상 테마파크인 에코랄라와 최근 개장한 전국 최장 길이의 단산 모노레일은 문경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췄고 문경생태미로공원, 철로자전거, 관광사격장, 패러글라이딩, 짚라인 등 관광 자원이 풍부한 도시다.해외보다 국내로, 많은 사람이 모이고 즐기는 관광보다 힐링 관광이 주목받는 지금,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 문경이 주목받는 이유다.◇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올봄 개장한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이 주말 등 연휴기간 조기 매진되는 등 문경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단산 정상부까지 레일을 따라 운행하는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은 해발 260m에서 출발해 860m까지 3.6㎞를 왕복하는 장거리 산악 모노레일이다.8인승의 아담한 모노레일이지만 승용차에도 견줄만한 안락한 시트 등을 갖추었고, 최고 경사인 42도 구간을 지날 때는 마치 우주왕복선을 탄 기분이 든다. 경사가 가팔라지면 헤드레스트(머리받침)을 조정해 목쿠션으로 사용할 수 있어 승객의 편의를 높였고, 출입문을 겸한 시원한 창문은 백두대간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다보면 단산에 자생하는 금강송과 우리나라 고유의 소나무 숲, 신갈나무 등을 다양하게 볼 수 있고, 문경 산양삼이 식재돼 있어 7월이면 빨간 열매를 볼 수 있다. 단산의 지명유래가 된 박달나무 군락지도 볼 수 있다.해발 865m의 정상에 오르면 백두대간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정면으로 조령산, 주흘산, 좌측엔 백화산과 희양산, 우측으로 성주봉과 운달산, 멀리 포암산, 월악산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을 만날 수 있다.정상부에는 단산 숲속 캠핑장(16개소), 숲속 썰매장(6레일), 전망대, 산악 바이크 로드(21㎞, 초급·중급·고급 코스 등 다양한 코스가 마련) 등이 조성돼 있으며, 길이 200m, 폭 2.5m의 무장애 데크길도 마련해 유아, 노인, 장애인 등 누구나 편안히 산 정상의 정취를 맛 볼 수 있다.모노레일 승강장에서 단산 정상까지 1.9㎞ 걷기 좋은 데크로드도 조성돼 있으며, 소요시간은 왕복 1시간 40분이다.외지인이 모노레일을 탑승할 경우 상당금액을 문경사랑상품권으로 이용객에게 돌려주어 문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안전점검의 날로 모노레일은 운영하지 않고, 인터넷 예약과 현장 판매를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예약은 편리한 인터넷으로 하면 된다.◇ 문경 에코랄라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문경에코랄라는 2018년 9월 개관한 국내 최초 ‘문화·생태·영상 테마파크’이다. 주요시설로는 기존 시설인 석탄박물관, 가은오픈세트장, 모노레일, 철로자전거 등과 더불어 ‘에코타운’과 야외체험시설인 ‘자이언트 포레스트’가 있다.‘에코타운’에서는 백두대간의 생태와 영상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영상제작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에코스튜디오’에서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기획, 촬영, 편집 등의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최종 영상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장비와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미리 예약을 하면 활용할 수 있다.9개의 테마공간으로 구성돼 유아 및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야외체험시설인 ‘자이언트 포레스트’에서는 자연과 사람의 상생을 주제로 한 촬영 체험과 자연과학 체험이 가능하다.거인을 테마로 한 거인광장, 거인숲, 거인언덕 등 창작동화 ‘거인의 숲’을 기반으로 해 이야기를 따라 숲의 주인인 거인을 깨우는 ‘AR(증강현실)’기반의 모험 공간이기도 하다.지난달에는 개장 2주년을 맞아 ‘자이언트 포레스트’ 내에 원내 순환열차, 회전목마, 어린이 바이킹, 범버카 등 라이드형 어트랙션 6기종 10여 개의 신규 콘텐츠 가족형 놀이시설을 오픈했고, 10월에는 사택촌에 조성된 복고감성 셀프사진체험 ‘은성사진관’ 운영을 시작했다.사진체험관은 70~80년대 광업이 활발하던 문경의 전성기를 추억하며 추억의 교복과 교련복 등 의상체험도 하고 스튜디오에 설치된 카메라로 셀프사진도 찍어볼 수 있는 체험이다.기존 석탁박물관, 가은 오픈세트장, 에코타운 등 볼거리와 개미열차(갱도체험), VR챌린지(지진체험), 에코스윙(짚라인 체험) 등의 체험상품에 교육, 모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여행까지 즐길 거리가 더욱 다양해졌다.문경시민과 오후 4시 이후 입장객은 50%, 인근 관광지 이용 고객은 20% 우대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문경생태미로공원지난 4월 개장한 문경새재 내 문경생태미로공원은 개장 후 6개월에 못 미치는 기간 동안 입장객 5만 명이 방문해 코로나19로 지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언택트 관광지로서 그 면모를 실감케 했다.문경생태미로공원은 길이 1.9㎞에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측백나무로 특색있게 조성한 도자기 미로, 연인 미로, 생태 미로와, 문경에서 채취한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돌 미로 등 4개의 미로로 이루어져 있다. 미로별로 설치돼 있는 도자기 및 하트 조형물과 전망대, 트릭아트 존은 인증샷 포인트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도자기미로 출구로 나가면 유아숲체험놀이터도 조성돼 있다. 놀이터에는 자연숲 통나무놀이터, 인디언집, 악어, 평행놀이, 외나무다리, 기린 등 동물벤치 등이 있는데, 미로공원을 찾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휴식과 놀이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연말께는 연인의 미로 주변에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문경 오미자 테마공원문경 오미자 테마공원은 문경의 특산물인 오미자의 모든 것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힐링 휴양공간으로, 3층 규모의 오미자 체험전시관과 길이 63m 출렁다리, 오미자 녹지공원으로 조성돼 있다.체험전시관 1층에는 오미자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휴식시설과 오미자 전시판매장, 오미자 명상관 등이 있고, 2층에는 디지털 오작교, 오미자의 사계, 오미자 수확 게임존 등 디지털 체험존이 있다. 3층에는 오미자 전문 차(茶) 하우스와 오미자 갤러리, 오미자 트리하우스 전망대가 있다.오미자가 생소한 관광객들이 오미자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인 오미자 청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야외 녹지공원 두 곳에서는 오미자 터널길, 오미자 밭, 오미자 조형물 등을 체험하고 둘러 볼 수 있다.◇ 문경새재 반려동물 힐링센터문경새재 반려동물 힐링센터는 반려동물과 함께 문경을 여행하고 싶지만, 문경새재 도립공원이나 식당 등 반려동물을 데려 갈 수 없는 곳이 많아 아쉬웠던 반려동물 동반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문경새재 초입에 조성됐다. 위탁시설, 휴게실, 동물 미용실, 잔디 운동장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반려동물과 방문객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문경 힐링휴양촌청정자연을 자랑하는 문경새재 인근에 휴식과 체험을 통해 바쁜 현대인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복합휴양시설이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우리나라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 신부의 선종지인 ‘진안성지’ 주변에 들어선 ‘문경힐링휴양촌’은 자연과 함께 명상과 휴양을 즐기면서 온천욕이 가능한 숙박시설이며,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는 복합휴양공간이다.문경새재도립공원 초입에 위치하고 있으며 △문경의 보양 온천수를 이용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 △문경의 특산품 차와 간단한 디저트 음식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시설 △현대인을 위한 재충전과 치유의 명상 프로그램을 체험 수 있는 휴양명상시설 △ 문경의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전통 한식당 및 특산물 판매장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자연 속의 명상, 가족과의 휴양, 즐거운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어르신과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을 배려한 BF(Barrier Free) 시설로 모든 방문객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0-10-29

가을 산사로 발길 이끄는 이산하 시인 문장의 매력

산마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장관인 시기다. 하지만 아직도 꼬리를 내리지 않은 ‘새로운 역병’ 코로나19로 인해 산 속 조용한 절에서 가을을 즐기기가 쉽지 않다. 그 아쉬움을 달래줄 방법이 없을까? 궁여지책으로 영민한 시인의 산사 기행문을 꺼내 든다. 그가 안내하는 만산홍엽(滿山紅葉)의 10월 속으로 들어가 보자.▲적멸의 문장으로 독자들을 설레게 할 ‘피었으므로, 진다’시인 정호승은 책을 접하고 이런 말을 남겼다.“여느 절 여행기와 달리 불교에서 최고의 성지로 꼽히는 5대 적멸보궁과 3보 사찰 그리고, 3대 관음성지 등을 골라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쓴 고감도 명상 여행 에세이다. 시인의 현란한 감성과 정제된 지적 사유가 돋보이는.”혁명과 해탈(解脫)은 지향하는 사람이 많지만, 완성되기가 몹시 어려운 불능의 명제라는 차원에서 이음동의어(異音同意語)다.‘모든 인간이 존엄을 갖추고 평등을 누리며,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의해 분배받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혁명가들. 그러나, 자신의 욕망 때문에 수만 명의 행복을 박탈할 수도 있는 게 사람이란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욕망하는 존재’로서의 인간들에게 혁명이란 요원한 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시적인 문장이 인상적인 ‘피었으므로, 진다’.다수의 승려들이 궁극적으로 이르고자 하는 해탈 역시 마찬가지. 살기 위해 숨을 쉬고, 배고파 밥을 먹고, 화장실에서 배설하는 인간 주제에 어떻게 ‘속세의 백만 가지 속박에서 온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정신에 이른 상태’에 가닿을 수 있겠는가? 이 역시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닐지.여기 한 시인이 있다. 혁명과 해탈 사이에서 일생을 떠돈 사람. 이륭과 이산하라는 2개의 필명을 가졌던 사내다. 본명은 이상백.1960년 경상북도 영일 출생이니 올해가 갑년(甲年). 부산 혜광고등학교 재학 시절, 후배 시인 안도현과 함께 한국에서 열리는 고교생 대상 백일장의 절반을 독식했다. 상장 수십 개가 가난한 문학청년이었던 그를 경희대학교 문예장학생으로 만들었다.1980년대는 그가 시만 쓰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세칭 ‘운동권 대학생’이 되어, 지하신문을 만들고 시위 현장에서 돌을 던졌다. 수배가 떨어졌고 몇 년을 도망자로 살아야 했다. 그 시절, 목숨을 담보로 쓴 시집이 노란 유채꽃 위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한라산’. 군사 독재정권은 순정한 시를 쓰고 싶어 했던 겨우 스물일곱 살 청년을 듣기에도 무시무시한 ‘반란 수괴’라는 죄명으로 구속한다.이른바 ‘양심적 지식인들’도 증인으로 법정에 서는 걸 거부했던 살벌한 ‘한라산 필화사건’. 감옥을 나온 시인은 제주도를 방문해 4·3항쟁에서 살아남은 자들로부터 학살의 증언을 듣고는 붓을 꺾어버린다. 시가 혁명의 무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땅을 쳤다. 그가 다시 시를 쓰게 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했다.이산하의 책 ‘피었으므로, 진다’엔 “시인의 산사기행(山寺紀行)”이란 부제가 붙었다.“평생 비종교적 관점에서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을 해온 사람이 왜 갑자기 절을 찾아다닌 거야?” 어떤 독자는 뜨악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이산하를 절반만 아는 이들의 푸념이다.이미 말했듯 다수가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혁명과 세속 초월 지향의 승려들이 꿈꾸는 해탈은 이음동의어다. 다르게 발음되지만 실제로는 같은 뜻을 가진 단어.젊은 날 이산하는 혁명을 꿈꾸며 청춘의 눈물과 주먹을 소비했다. 이제 이순(耳順)에 이른 그는 고요한 산그늘 아래 적요한 풍경소리 울리는 절에서 무엇을 찾고자 했을까?이 책을 펴든 독자는 알게 된다. 시인 이산하는 ‘피었으므로, 진다’를 통해 혁명과 해탈에 관한 구체적 진술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있음을.한때는 이산하와 ‘문학적 라이벌’이었던 시인 안도현은 “이 책은 눈부신 고요가 빚어내는 꿈결 같은 소리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지혜로운 독자라면 이 유려한 산문집 도처에 고여 있는 수백 편, 아니 수천 편의 시를 덤으로 읽게 되리라”는 상찬을 바쳤다.후배 시인 김주대 역시 “북소리 따라 나를 치고 또 쳐 결국 인간의 존엄성에 이르는 시인. 그 시인의 발자국에 깊이 새겨진 적멸의 문장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당신은 ‘피었으므로, 진다’에 어떤 독후감을 남기게 될지 궁금하다.매혹적인 산사 기행집 ‘적멸보궁 가는 길’.▲이 가을에 던져진 화두 혹은, 공안 ‘적멸보궁 가는 길’세속의 명리를 버리고 산사에 은거(隱居)하는 스님들이나 가질 법한 초월의 웃음과 눈빛. 이산하의 그 ‘웃음’과 ‘눈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적멸보궁 가는 길’은 이 물음에 답하는 책이다.이산하는 경상북도 깡촌에서 태어나 친구 없는 외로움을 책읽기로 달랬다. 장 폴 사르트르와 비트겐슈타인은 물론이고, 까까머리 중학생이 가스통 바슐라르의 ‘촛불의 미학’까지 필사해가며 읽었다.난독의 체험은 동년배들을 기죽이는데 유효적절하게 사용됐다. 그와 대학 동기인 문인들은 당시의 이산하를 지칭해 “유식 혹은, 개똥철학으로 언제나 나를 주눅 들게 했다”고 고백한다.다독(多讀)에다 다상량(多商量)이니 글도 잘 썼다.“경희대, 중앙대, 동국대, 서울예대, 문예잡지 ‘학원’, 각종 예술제 백일장까지 글 써서 받은 상장이 40개쯤 될 거야.” 이산하가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말이다.‘적멸보궁 가는 길’은 그가 한국의 대표적 명산대찰이라 할 5군데의 적멸보궁(부처의 진신사리가 보관된 절)과 많은 고승(高僧)을 배출한 3보 사찰, 불자들의 기도를 들어주는 영험이 있다는 3대 관음성지를 돌아보고 쓴 기행문이다.그러나, 책은 기행문보다는 ‘시집’에 가깝다.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5행의 짧은 시가 무심코 책을 펴든 독자를 놀라게 한다.나를 찍어라그럼,난,네 도낏날에향기를 묻혀주마.딱 20글자로 이뤄진 시 ‘나무’는 이 책이 가진 성격을 결정짓는다. 그가 절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절집의 불심(佛心)이 이산하의 말투처럼 느린 걸음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인다.“눈 밝은 독자라면 이 책의 도처에 고여 있는 수백, 수천 편의 시를 보게 될 것”이란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예컨대 아래와 같은 문장들을 보라.‘높은 것이 나쁜 건 아니다. 그러나 넓어지기도 전에 높아지는 것은 항상 위태로운 법이다’.‘자꾸만 벌어져가는 나이테의 간격보다도 조용히 깊어져 가는 가을 강의 속살을 먼저 떠올린다’.‘그럼에도 여전히 나를 매혹시키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백지뿐인 삶’.‘적멸보궁 가는 길’은 미려한 문장으로 축조된 아름다운 시의 성채다. 그 속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이산하는 사찰이 생겨난 내력과 절 주변을 떠도는 민담과 전설, 이름 높았던 승려들의 일화를 책에 담았고, 자신이 불교에 경도됐던 이유까지를 때로는 정밀하게, 때론 담담하게 묘사하고, 털어놓는다.세상에 대한 반항심과 문학소년의 오만함으로 가득 찼던 청년 이산하가 회갑을 맞았다. 그리고 말한다. “다 지나가노니, 헛되고, 헛되도다”.삶과 세상에 정면으로 맞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던 시인의 짧은 문장이 깊은 산 속 절의 붉디붉은 단풍처럼 강렬하다.여기에 이런 말도 덧붙인다. “아무래도 인생의 깊이는 깊은 강물보다 얕은 논물 속에 더 있어 보여. 난 언제쯤 그 깊이에 닿을 수 있을까?”‘적멸보궁 가는 길’은 2020년 깊어진 가을 우리에게 던져진 화두(話頭) 혹은, 공안(公案)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0-10-29

자연과 함께하는… 행복하고 건강한 아이들 공간으로

성주군이 ‘거주희망 1번지, 아이키우기 좋은 성주’만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교육과 육아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적의 놀이터, 참외체험 등 새로운 놀이시설, 성장주기에 따른 다각적 지원방안 등을 마련했다.‘아이가 행복한 성주, 자연과 함께하는 놀이교육’으로의 패러다임도 전환했다.◇ 교육, 육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현재 성주지역 13개소의 어린이집(공립 5, 가정 4, 민간 4)과 유치원 15개소 등 총 29개소의 영·유아 보육 및 누리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지역 가야산 숲체험, 가을 사과따기 체험, 한개마을 전통놀이 체험 등 자연과 함께 자라는 어린이를 모토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지도하고 있다.이에 더해 활용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성주군 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는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자랄 수 있도록 부모, 자녀, (예비)부부 등을 대상으로 가족관계 개선 및 기능 강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가족 내 다양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해소하기 위한 가족상담을 하고 있다.현재 문화예술회관에 자리잡고 있으며 2022년 (구)버스정류장에 조성되는 가족센터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문의: 문화예술회관 다문화부서 054-930-8222)아빠 육아 프로그램인 ‘옐로파파’와 ‘아이사랑 행복성주 가족사진 공모전’도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입소문이 날 정도로 빼놓을 수 없는 인기 품목이다.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눈으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남기는 즐거움을 아는 성주의 아빠들이 앞다투어 신청하며 다양한 체험 장소들을 아이들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문의:기획감사실 인구정책부서 054-930-6032)◇ 모험심·창의력 길러주는 새로운 놀이시설성주군종합사회복지관 3층에 위치한 ‘성주군 아이나라 키즈교육센터’는 지난해 개관한 성주군 최초의 어린이 전용 실내 놀이시설로 현재 많은 주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기 있는 곳이다.아이나라 키즈교육센터는 놀이터, 장난감도서관, 아이와 부모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1일 3회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회원(회비 연2만원)인 경우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하며 육아정보도 무료로 제공된다.(문의: 아이나라키즈교육센터 054-933-9447)대가면에 위치한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노후된 청사 외벽을 보수하면서 청사 측벽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과 더불어 성주참외를 상징할 수 있는 그림으로 새로이 단장을 했다.성주군농업기술센터 내에 자리 잡은 ‘성주참외체험형테마파크 어린이실내놀이터’는 내부에 148㎡(45평) 규모로 참외장애물달리기, 트램벌린, 볼풀장 같은 놀이시설과 휴식 및 독서공간을 조성해 아이들이 뛰어놀고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됐다.또한, 시설 곳곳에 귀여운 참외 캐릭터들이 앙증맞게 비치돼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아이들이 환하게 웃고 즐기는 모습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사진촬영을 위한 캐릭터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문의: 농업기술센터 054-930-8012)올해 7월부터 성주읍 예산리 일원에 위치한 성주역사테마파크의 성주읍성 일부 구간을 임시개방해 주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성벽의 웅장함과 성벽에서 내려다 보이는 읍시가지의 전경은 구경거리와 포토존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저녁에는 따뜻하고 은은한 조명이 성곽을 둘러싸고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 할 수 있어 저녁식사 후 아이와 함께 온가족이 산책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이곳은 2017년부터 어린이공원과 분수공원을 운영 중에 있다. 그 너머장소에 성주읍성의 북문 및 성곽일부를 재현한 곳을 이번에 일부 개방했다. 조선전기 4대사고 중 하나인 성주사고와 조선시대 전통 연못인 쌍도정을 재현하는 사업은 현재 공사가 마무리 단계이다. 연말에 공사가 모두 마무리 되면 각종 문화행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문의: 문화관광과 관광산업부서 054-930-6773)성산동고분군 입구에서 바라보면 드높은 하늘 아래 펼쳐진 고분군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현재 전시관이 미개장 상태라 실내놀이터는 이용할 수 없지만 시원한 가을 날씨에 외부 고분 산책로를 아이와 함께 손잡고 거닐거나 오른쪽에 조성된 꽃밭에서 추억사진을 연출해보면 어떨까.연말에 ‘성주 성산동 고분군 전시관’이 개관되면 상설전시관, 어린이체험관 등을 운영해 성산가야에 대해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학습 장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의: 문화관광과 고분군전시관부서 054-930-8386)기존의 단순하고 획일적인 어린이 놀이터와는 다른 신선한 어린이 놀이터가 곧 개장된다. 성주읍 백전리 646번지에 위치한 ‘놀벤져스 어린이 놀이터’는 지난해부터 사업을 시작해 올 10월 개장될 예정이다. 모험적이면서 창의성 및 감수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안전한 놀이터를 목표로 했다. 대형미끄럼틀과 짚라인, 흔들다리 등을 설치한다.12월 완공되는 성주읍 성산리 2099-1번지의 어린이놀이터는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자연친화적인 놀이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물놀이 가능 분수시설과 정글짐, 네트놀이대 등으로 꾸민다.(문의: 도시건축과 도시개발부서 054-930-6583)성주읍의 놀이터를 평소에 즐겨 찾았다면 주말에는 가야산의 자연을 느껴보자.가야산신 정견모주의 숨결을 전해듣는 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에서 숲속 정견모주길을 통해 가야산야생화식물원 쪽으로 방향을 틀면 짚라인, 스페이스 볼 등 특별한 숲속놀이터를 만날 수 있고 야외식물원까지 산책도 할 수 있다.(문의: 문화관광과 관광산업부서 054-930-6774)◇ 성장주기에 따른 다각적 지원성주군은 아동양육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가정의 건강한 성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만7세 미만의 아동에게 보육 지원(양육수당, 보육료, 유아학비)과 아이돌봄지원(365일 24시간) △만7세 미만의 아동에게 아동수당 월10만원 지원 △가정위탁, 입양아동,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 지원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에게 급식지원 △저소득가정 아동의 멘토 역할(드림스타트) △방과후 아동보호 및 학습지원(지역아동센터) △청소년의 여가활동 및 상담(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아동과 청소년에 대해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살기 좋고 아이 키우기 좋은 성주’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문의: 가족지원과 054-930-6976)이에 더해 임신에서 출산, 양육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고 다양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성주군에 임부등록한 임신부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매월 2회 보건소에서 산전기본검사 14종 등 무료로 진료받을 수 있다.출산·양육지원금은 출생신고를 성주군으로 하고 신청일 기준 6개월 전부터 계속 성주군에 주소를 두고 있는 영아의 부 또는 모에게 36개월 간 지원한다.출산 원스톱 신청으로 첫임신축하금(첫째아 10만원), 출산축하금(출산시 30만원) 등 다양한 혜택을 출생신고와 동시에 접수할 수 있다. 출산·양육지원금의 경우 2019년 출생아부터 기존에 12개월에서 36개월로 지원기간을 3년으로 늘려 지원한다.출생 순위별로 첫째아 월 10만원, 둘째아 월 20만원, 셋째아 월 50만원, 넷째아 이상 월 70만원씩으로 각 총액 420만원, 770만원, 1천850만원, 2천570만원이 3년간 지급된다.(문의: 성주군보건소 054-930-8142)양육친화적 고장 아이 키우기 좋은 성주에서 임신에서 출산, 보육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보육 환경, 복합문화공간 등 다양한 지원 혜택들을 누릴 수 있다./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0-10-25

코로나 시대…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코로나19 사태’로 나라와 나라를 이어주던 하늘길이 대부분 막혔다. 외국으로의 여행을 꿈꾸던 사람들의 발도 묶였다. 이런 상황에선 ‘책을 통한 대리 만족’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지금은 누구나 다 아는 ‘독서의 계절’ 아닌가. 여행작가 백경훈의 책 2권과 함께 한국인에겐 다소 낯선 여행지 무스탕과 파키스탄으로 떠나보자. 코로나19가 한시바삐 우리 곁에서 사라지기를 기원하며.여행자를 꿈꾸게 하는 책 ‘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숨겨진 왕국’이 유혹하는 땅으로 가고 싶다면…우리가 사는 세상엔 두 가지 부류의 인간이 있다. 자신의 내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전자의 경우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여행을 꿈꾸는 삶을 산다면, 후자는 아이들이 부르는 단조로운 동요와 같은 일상을 그저 견딜 뿐 일탈의 용기를 내지 못한다.단 한 번뿐인 인생. 우리는 어떤 부류의 인간이 되기를 열망해야 할까? 시인이자 여행작가인 백경훈의 네팔 기행기 ‘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는 위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한번 뿐인 인생, 네 영혼이 시키는 대로 살아라.”젊은 시절 백경훈은 세칭 ‘잘 나가는 광고쟁이’였다. 높은 연봉에 창의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광고대행사 CD(Creative Director)의 삶을 과감히 버리고 그가 설산(雪山)과 푸른 하늘의 네팔에 매혹된 이유는 뭘까?광고 촬영지로 적합할 지 검토하기 위해 우연히 회사 자료실에 비치된 네팔 관련 영상을 본 백경훈. 그것이 그의 미래를 결정지을 운명이었을까. 백씨는 화면 가득 펼쳐지는 히말라야의 신비로운 풍경에 완벽히 매료되고 만다.이후 오랜 짝사랑 끝에 마침내 9일의 휴가를 얻어 수천m의 설산들이 그 위용을 자랑하는 네팔 히말라야로 향하는 백경훈. 그 첫 여행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네팔의 주술’에 걸린 그는 마침내 ‘출근-근무-퇴근-출근’이 반복되는 일상의 고리를 스스로 끊어버린다.그때부터 한 번 가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5개월 이상을 네팔에서 머물며 그곳 풍경과 사람들의 친구가 된 백경훈이 그 체험을 묵혀 ‘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을 낸 것은 ‘수박 겉 핥기’식의 고만고만한 네팔 여행기에 질려버렸기 때문.그가 20여 일을 머물며 훑어본 무스탕은 네팔 중북부 산간에 위치한 왕국. 백씨가 여행할 당시엔 22대 국왕 ‘지그미 팔벌 비스타’가 통치하고 있었다.무스탕은 1992년에야 외국 여행자들의 방문을 공식적으로 허락한 지구 위 마지막 금단의 땅. 1년 내내 거센 모래바람이 불고, 해발 3천m를 훌쩍 넘는 곳에 위치한 탓에 이방인들은 고산병으로 쓰러지는 일이 흔하다. 그 존재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누구나 찾아갈 수는 없는 왕국 무스탕. 백경훈은 위험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이곳을 향해 출발하며, 체코의 작가 밀란 쿤데라를 인용한다.“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모든 것의 끝, 심지어 세상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열망이 추동한 여행이었다.멀리 낯선 땅에서 들려오는 “영혼이 자유로운 자, 내게로 오라”는 목소리. 백경훈은 지구 위에 남은 마지막 금단의 땅이자, 눈 덮인 웅장한 산들이 춤추는 무스탕의 초대에 기꺼이 응했다. 자신의 가슴 속에서 맹렬히 끓고 있는 순정한 욕망을 거부하지 않았다.책은 그가 그토록 열망했던 무스탕에서의 3주를 세세하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기록한 성과물이다. 사진작가 이겸과의 동행이었고, 이겸의 사진은 백경훈의 글 못지않은 울림으로 독자들을 유혹한다. “당신은 이처럼 용기 있는 떠남을 행할 수 있는가”라는 아픈 질문을 함께 던진다.너무나 푸르고 높아서 현실 같아 보이지 않는 하늘, 척박하지만 꿈을 품은 꽃들이 숨어있는 대지, 순정과 순수의 절정을 사는 사람들. 백경훈은 무스탕에서 “나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이어주는 신(神)을 만났다”고 말했다.‘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를 읽은 당신은 무엇과 만날 수 있을까? 책이 들려주는 막막한 바람 소리에 네팔로 향하는 배낭을 꾸릴지도 모른다.파키스탄이란 나라가 궁금할 때 펼치면 좋을 ‘신의 뜻대로’.선량하고 눈 맑은 아이들과 만나고 싶다면…시인 김수영처럼 말하자면 “먼 데서 먼 곳을 보는 눈빛”이다. 어떤 세속적 욕망의 때도 묻지 않은 투명한 눈망울. 죄 짓지 않고 산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선량한 표정이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착한 색채’로 물들일 듯하다.궁핍과 불편함이 주위 사방에 산재한 척박한 땅 파키스탄. 그러나, 소년의 눈 속엔 외부 환경이 가져다줬을 법한 서글픈 그늘이 없다. 백경훈은 이 소년을 보며 영혼이 흔들렸다고 한다.여행을 ‘직업’으로 삼은 이들은 고백한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생면부지의 땅에서 내 전생을 본다”고. 눈 맑은 파키스탄 소년을 만나 영혼의 흔들림을 경험했다는 백경훈. 그 역시 잊었던 전생의 자기 모습을 소년에게서 발견했던 것일까?여행기(旅行記) ‘신의 뜻대로-파키스탄, 그 거친 땅에서 만난 순수’는 예쁜 책이다. 시와 고전 인용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백경훈의 물기 어린 미문(美文)과 유별남이 찍은 사람 향기 물씬 풍기는 사진의 결합. 두 사람이 빚어내는 하모니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2개월 동안 파키스탄을 여행한 백경훈은 해발 6천m에 달하는 미답봉(未踏峯) 등반기와 오지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 여기에 기차로 37시간을 달려야했던 ‘이슬라마바드-카라치 구간’의 체험을 꼼꼼하고 세밀한 기록으로 남겼다.그렇기에 ‘신의 뜻대로’는 “잘 만들어진 파키스탄 가이드북”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하지만, 통상의 가이드북과는 또 다르다. 왜냐? 백경훈의 책에선 자신이 여행한 곳에 대한 꾸미지 않은 사랑이 읽히기 때문이다.설산이 녹아 형성된 투명한 호수에 발을 담근 파키스탄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간 그는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린다.“어린 소년, 소먹이일 듯한 풀짐을 짊어진 그 아이가 미소를 띠며 우리 앞에 서 있다. 두건 그림자 어리는 이쁘디이쁜 소년. 땡볕 아래 게슴츠레한 내 눈이 번쩍 커진다. 너, 누구니… 먼 길에 지친 나를 위로해주는 별 같은 아이야… 지금도 그 소년이 눈에 선하다. 나도 그런 표정을 가진 적이 있었을까.”몸이 아닌 마음으로 파키스탄의 산과 강, 사람들을 끌어안으며 옮겨 다닌 발걸음이기에 백경훈의 글에선 소년의 옷자락에 묻은 바람 냄새와 손끝 미세한 떨림까지가 그대로 전해져온다.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다. 우리는 이때껏 ‘한 손엔 코란(이슬람 경전), 다른 한 손엔 칼’이란 문장을 읽으며, 이슬람교도의 비타협성과 폭력성만을 이야기 들어왔다. 서양, 특히 미국 중심의 시각에서 그들을 봐온 것이다.‘신의 뜻대로’는 그간 우리 내부에서 굳어진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도 작지 않은 도움을 준다.마지막 장에 묶인 ‘살람! 이슬람, 평화’는 요약된 이슬람의 역사와 왜곡·굴절돼 왔던 이슬람교도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슬람 문명’ ‘무슬림 여성과 베일’ ‘세계는 평평하다’ 등 다수의 책을 읽고 핵심을 요약해낸 백씨의 성실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여행을 마친 백경훈은 60일간의 떠돎이 제 삶에 끼친 영향과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파키스탄에서의 여행은 혁명이다. 태양과 원초적 대자연 아래 자신을 허물고 부활을 꿈꿀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언젠가 청정의 땅, 파키스탄 길 위에 다시 서고 싶다. 신이 원하신다면, 신의 뜻대로… 꿈은 꾸는 자의 몫, 나는 계속 꿈을 꿀 것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0-10-22

동양 유교·정신 문화전 세계인에 알린다

◇ 세계 교육 올림픽 ‘국제교육도시연합 세계총회’ 미래 교육의 가치와 방향 제시2010년 국제교육도시연합(IAEC) 가입, 2019년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GNLC)에 가입한 안동시가 1년간의 철저한 준비로, 첫 번째 도전 만에 세계교육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2년 제16회 국제교육도시연합 세계총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국제교육도시연합(International Association Educating City)은 1994년 창설돼 현재 36개국 494개 도시가 회원으로 가입된 교육 관련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가진 조직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본부를 두고, 총회와 상임이사회, 사무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바르셀로나 시장이 의장직을 맡고 있다. 교육도시헌장에 부합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회원 도시 간 평생학습 및 교육 시책 공유를 주요활동 목적으로 한다.IAEC 세계총회는 1990년 제1회 스페인 바르셀로나 총회를 시작으로 격년으로 개최돼 올해 총회가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스페인 빌바오·간디아 제치고 안동시 선정이번 세계총회 유치는 2010년 IAEC 회원 도시로 가입한 안동시가 지난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IAEC 사무국에 유치신청서를 접수한 이후 애초 3월 핀란드 탐페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 시 유치 제안발표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취소돼 지난 15일 오후 8시 30분 온라인(ZOOM)으로 유치신청 발표가 진행됐다.발표자로 나선 박성수 안동부시장은 15분의 발표와 30분의 질의·응답을 통역 없이 영어로 진행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스페인의 빌바오와 간디아, 대한민국의 안동시 등 총 4개 도시가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투표결과 안동시가 50%의 지지를 받으며 2위 스페인 빌바오(30%)를 제치고 2022년 개최지로 최종 선정됐다.◇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일원에서 3개 소주제의 세션으로 진행안동시는 이번 총회 유치를 통해 2022년 하반기에 도산면 일대에 조성된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일원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총회 기간은 3일간으로 전 회원 도시가 참가하는 총회, 상임이사도시회의, 주제별 워크숍, 교육도시 홍보부스 운영 및 세계유산 시티투어 및 개최도시 자체 연계 행사로 진행된다.기초지방자치단체 단독으로 국제회의를 유치함으로써 2003년 대구·경북 최초의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안동시가 추진하고 있던 글로벌 학습도시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이번 총회는 ‘전통에서 미래 교육을 보다’를 공식 주제로 정하며, 인문·사회·미학적 가치를 소주제로 정해 동양의 유교문화와 정신문화가 잘 살아있는 안동의 지역특성과 유럽의 인문정신을 조화롭게 끌어내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총회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또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과 ‘봉정사’, 세계기록유산 ‘유교책판’에 이어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그랜드슬램 달성을 노리는 안동시는 총회 기간 중 전 세계인들에게 안동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홍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이번 IAEC 총회 유치의 성공적인 요인으로는 안동시가 IAEC 회원 도시로 활동하며 △세계 최초의 종합병원 내 평생학습센터 설치 △수요자 맞춤형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길거리 교실’ △시민역량 강화를 위한 ‘시민강사 9단’ 등 안동시의 우수사례를 IAEC 회원도시와 공유하기 위해 사무국과 소통해 온 점 △2010년부터 4번의 세계 총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 △안동만이 가진 전통 인프라와 평생교육에 대한 비전을 적절히 조화시켜 ‘왜, 안동이 2022년 IAEC 세계 총회를 유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철저한 대비를 한 점 △동아시아의 정신문화를 잘 접목한 주제선정과 국제회의 기준에 맞춘 컨벤션센터의 개관 △한국을 대표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이 심사에 참여한 상임이사 도시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특히 58%에 이르는 시민들의 평생학습 참여율과 국내 최대의 SK케미컬 백신생산 시설이 있는 코로나에 안전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크게 주목받은 점이 유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하반기, 36개국(494개 도시) 2천여 명 참가 예정2022년 열리는 총회 기간 국내·외 약 2천여 명의 방문객이 안동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며 숙박, 음식, 관광 등 컨벤션 연관 산업을 비롯한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국책사업인 3대 문화권 활성화와 대한민국 관광거점도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로서의 참모습을 알리고 인구 16만의 소도시도 상상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또 이번 총회를 통해 동양의 전통사상과 시민교육이 유럽의 인문학과 어떻게 융합하는지를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더욱 체계적이고 세계화 된 평생학습도시 안동을 전 세계 교육 전문가들에게 알리는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권영세 안동시장은 “지금까지는 아는 것이 힘이었지만 이제부터는 상상하는 것이 힘이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을 1년간의 철저한 준비로 성공시킨 만큼 이제 총회까지 남은 약 2년의 기간 동안 총회의 내실 있는 준비를 위해 전담 TF팀을 구성해 ‘2022년 국제교육도시연합 안동총회’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겠다”며 “앞으로 494개 회원 도시뿐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의 비회원도시 참여를 유도하고 국내 평생학습도시의 참여를 통해 서로의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다양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전 세계에 적극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총회의 성공 개최의 강한 의지를 밝혔다./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20-10-22

철길과 시장 사이, 재밌는 변화가 샘솟는 골목

골목길에 출입문이 있을 리 없지만 효자시장 골목길에 가려면 지곡건널목을 거쳐야 제대로다. 요란한 경고음이 울리면 제아무리 광을 낸 승용차라도 차단기 앞에 멈춰야 한다. 차단기가 올라간 뒤 홀로 시간이 멈춘 듯한 만물수퍼마켓을 지나야 비로소 골목의 진면목을 만난다.□ 효자가 살았다고 해서 ‘효자동’이라 불려효자가 살았다고 해서 효자동이냐고 생각했다면 당신의 짐작이 맞다. 효자는 전국 어디에나 살았기에 현재 효자동이 남은 도시는 서울과 전주, 춘천, 고양을 포함해 다섯 곳이다. 평안남도에서도 검색이 되니 그 이상일 수도 있겠다. 포항에 살았다는 효자는 전희(田禧)라는 조선시대 인물이다. 부친이 돌아가시고 묘소 옆에서 3년간 곡을 하자 효심에 감탄한 범이 밤마다 함께 지키다 날이 밝으면 사라졌다고 한다. 모친상에도 마찬가지였기에 조정에서 효자각을 사액했다. 세월이 흘러 비각은 사라지고 비석은 현재 효자초등학교 북쪽으로 옮겨졌다.효자동 전에는 버들골이라는 예스러운 이름도 있었다. 형산강변에 우거진 땅버들에서 유래했기에 땅벌동 혹은 유동(柳洞)이라고도 불렀다. 나룻배가 한가로이 떠다니는 한 폭의 동양화 같았을 마을이 개발된 것은 1960년대. 포스코가 사원주택단지를 지으면서 인부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을 상대하는 식당과 노점상이 들어선 곳이 효자시장이다. 시장 바로 앞에 포스코 직원들이 이용하는 효자역이 생겼고, 출퇴근 시간에는 직원들의 유니폼으로 노랗게 물드는 골목이 형성되었다. 이때가 효자시장의 전성기였는데, 2000년대 이후 이동지구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시장과 인근 상권은 서서히 내리막을 걸었다.□ 효자동 골목길의 ‘첫 가게’ 달팽이책방골목길 생태계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모종린의 ‘골목길 자본론’에 따르면 골목상권의 역사는 일반적으로 그곳에서 처음 창업한 ‘첫 가게’에서 시작된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첫 가게를 찾는 사람들로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인근에 다양한 가게가 줄지어 들어선다. 그렇게 볼 때 효자시장 골목길의 첫 가게는 달팽이책방이다.2015년 1월 문을 연 달팽이책방은 포항에 처음 들어선 독립출판서점이다. 책방지기 블로그에 실린 일기에는 책방을 시작할 당시의 풍경이 이렇게 묘사돼 있다.책방을 오픈하고 2주 만에 친구와 ‘재미삼아’ 낭독 모임을 시작했다. 한겨울 그것도 인적 없는 골목에 문을 열었으니 손님이 있을 리 만무했다. 우리는 서가에 꽂힌 소설책 한 권을 꺼내서 국어시간에 하듯이 한 페이지씩 돌아가며 크게 소리 내어 읽었다. 소설을 낭독한다는 재미에 더해 각자 목소리톤에 따라 색다른 즐거움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신이 난 우리는 바로 SNS에 모임 공고를 내고 매주 같은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다음 주에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왔고 개중에는 경주나 울산 등 멀리에서 온 분도 있었다.효자시장 골목길의 변화는 이렇듯 소설 낭독에서 시작되었다. 저자가 직접 출판의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독립출판물은 일반 서점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하고 개성 있는 아이템이 많다. 자신의 취향을 찾아 달팽이책방으로 모인 사람들은 역사와 시, 소설, 희곡,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의 독서모임을 만들고, 넘치는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드로잉, 홍차, 와인, 잡지 제작을 배우는 수업들이 생겨났다. 책방의 한쪽 공간에서는 늘 작은 전시가 이어지고 저자 초청 북 토크와 인디뮤지션의 공연도 열렸다.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결의 공간이 바로 달팽이책방인 것이다.달팽이책방이 좋아서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단골은 가까운 거리에 민들레글방을 열었다. 지금은 ‘달팽이 곁에 민들레’라고 해서 전국에서 찾는 골목책방 순례지가 되었다. ‘달팽이’와 ‘민들레’를 경험한 사람들은 자기 동네에도 책이 있는 공간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 포항 북구의 그림책 카페 ‘트레져아일랜드’와 동네 헌 책방 ‘리본’, 남구의 북카페 ‘지금책방’이 영업 중이다.출판사를 차린 사람들도 있는데, 포항 여남 해녀들의 이야기 ‘별따는 해녀’를 펴낸 ‘학교앞거북이’와 결혼이주여성들이 함께 매거진을 만드는 ‘포포포’가 그렇다. 달팽이책방을 드나드는 이들이 많아지자 인근 골목에는 특색 있는 식당과 디저트 카페, 공방, 아틀리에 등이 들어섰다.곳곳에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이름의 가게들과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간판들, 규모는 작지만 청년 창업자의 취향이 한껏 발휘된 인테리어가 사랑스러운 곳들이다. 가게 하나하나에 깃든 개성은 독특하지만 소박한 골목과 전혀 어긋나지는 않는다. 놀랍게도 효자시장 골목길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가게는 대한민국 어느 골목에나 있는 편의점이다. 지나치게 큰 간판과 밝은 조명 탓에 너무 튄다고나 할까. 그에 비해 담박한 간판을 내건 가게들은 특색 있는 메뉴로 사람을 모은다. 수제버거와 라멘, 문어튀김, 쌀국수, 가정초밥, 낫토 통명란 덮밥, 대창덮밥 등은 젊은 입맛을 사로잡았다. 서두르지 않는다면 재료 소진으로 허탕 치기 일쑤고 서두른다 해도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야 한다. 개성 있는 상점들이 사람을 끌어들이고 동네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찾는 이 많아지면서 임대로 부담도 커져사람들이 골목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난스럽지 않으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나기 때문이 아닐까. 골목 구석구석에 겹겹이 쌓인 시간이 빛나고 혼자 걸어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 아닐는지. 반면 이름난 골목은 어떤가. 관광객들로 번잡하고 시끄러워 정작 주민은 문을 걸어 잠그고 지낸다. 고즈넉한 골목을 선호하면서도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골목의 정체성을 간과한 것이다.골목길이 주목받으면서 도시 공간에 즐거운 변화가 일어나고 풍요로워지는 건 좋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소비자들에게 일회용품처럼 소모될 위험도 커졌다. 달팽이책방의 책방지기도 서점에서 찰칵찰칵 소리 내며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 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이들에게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혹여나 조용히 책읽기를 즐기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임대료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대부분 젊은 취향의 가게들은 2년 단위로 사는 세입자라고 했다. 재계약 기간이 되면 임대료가 오르지 않을까 공포에 가까운 불안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책방지기가 쓴 글을 통해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골목길 이름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필요해효자시장 골목길이 2, 3년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배경에는 ‘효리단길’이라는 이름도 한몫을 한다. 효자시장과 효자교회 사이의 이 골목길은 예전에 빈 점포가 많았다. 후미진 골목이 예쁜 이름을 얻은 데다 사람들로 북적대기까지 하니 이름이 효자다 싶지만 덥석 받아들기에는 좀 더 생각이 필요하다.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리단길’이라는 명칭이 붙은 상권은 2018년 9월 기준으로 20개나 된다. 서울의 경리단길·망리단길·송리단길, 부산의 해리단길·망미단길·범리단길·전리단길·초리단길, 경주의 황리단길, 문경의 문리단길, 대구 봉리단길 등 일일이 언급하기에 숨이 찰 정도다. 이 가운데 몇 곳은 여전히 건재하고 또 몇 곳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을 것이다. 유행에 편승하더라도 골목이 좋아진다면야 무슨 고민일까. 문제는 ‘○리단길’이라고 호명되었을 때 떠올리게 되는 어떤 풍경이 있다는 것이다. 소위 뜨는 골목에 편승해 홍보하게 되면 골목은 부풀려지기 쉽고 무엇보다 골목 자체의 매력을 담을 수 없다. 처음엔 독특한 자기만의 분위기가 있는 가게들이 형성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자들이 몰려들면서 결국 잊혀져버린 골목의 스토리는 이미 차고도 넘친다.그렇기에 김주일 한동대 교수는 “○리단길 현상의 이면에는 새로운 시대의 도시문화라는 긍정과 의미성이 결여된 유행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고 말한다. 결국 일시적인 유행이나 복제품이 되지 않으려면 그 속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람냄새 나는 효자시장효자시장 골목길을 어디서 어디까지라고 말할 수는 없다. 흔한 안내판 하나 없고 자세히 알고 싶어도 문의할만한 행정기관 담당부서도 없다. 다만, 이 길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철길숲을 걷다보면 만나는 골목, 계속 걷다보면 효자시장에 이르는 골목으로 통한다.효자시장은 포항에서 죽도시장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달팽이책방 책방지기가 자란 동네이며 민들레 글방지기가 하루일과를 마치면 들러서 장을 보는 곳이다. 청년 창업가들이 재료를 구입하는 단골가게가 즐비한 곳이며 상가가 무려 220여 개나 되는 없는 게 없는 곳이다. 전국의 전통시장이 그렇듯 효자시장도 침체기를 겪었지만 2013년 상인회를 조직하고 상인대학을 개설했으며 다양한 정부사업을 따내며 혁신을 꾀했다. 상인회 소속 상인만 250여 명으로 전통시장 가운데도 혈기왕성한 젊은 시장인 셈이다. 시장 상인들은 골목길에서 일어나는 최근의 변화를 반갑게 맞는다.배은정 방송작가, TBC·포항MBC·경북교통방송에서 활동중.물론 젊은 취향의 가게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그에 대해 효자시장상인회 손상용 초대 회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발전해가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니 고객을 더 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골목에 사람이 모이면 시장도 좋고, 시장이 잘 되면 골목상권에도 득이란 얘기다.이제 관건은 속도다. 속도에 집착하다보면 골목은 정체성을 잃는다. 더디게 간다고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다. 역사와 이야기가 있고 취향이 확실한 공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두가 알고 있는 골목을 찾아가는 시대는 지났다. 어디에나 있는 체인점이나 인테리어만 번듯한 카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효자시장 골목길의 재미있는 변화가 지속되기를, 그래서 포항에도 매력 있는 골목길 하나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글/배은정

2020-10-21

“우리 마을 아름답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아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은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더욱 깨끗하고 좋은 환경에서 삶을 영위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이다. 하지만 가속화되는 도시화와 개인주의 삶이 트렌드가 되며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가꾸기 사업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달성군은 지난 6월부터 지역 내 자연부락을 대상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2020 마을가꾸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주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키워가고 있다. 본지는 달성군이 실시하는 마을가꾸기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대구 달성군은 도·농 복합 지역으로 다사, 화원 등 대규모 도시계획에 따른 공동주택(APT)단지와 함께 자연취락지구 내 200여개의 부락이 존재한다.자연부락의 특성상 올바른 쓰레기 배출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군의 적극적인 쓰레기 수거 활동에도 불구하고 생활 쓰레기 방치로 인한 도시미관의 저해와 악취 발생 등 지속적인 민원이 이어지고 있었다.이러한 현상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었다.이에 달성군은 수많은 고심 끝에 각 마을별 유휴지 및 입구 도로변 등 생활 쓰레기가 방치되는 주요 지점에 마을별 특색을 살린 주민주도형 마을가꾸기 사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군은 처음부터 순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 사업의 기반이 되는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에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본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활발한 주민참여와 함께 수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쳐 각 마을마다 사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지난 4월부터 시작된 이번 사업은 9개 읍·면 마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주민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주민 공동체 활성화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했다. 마을 내 발생하는 민원 해결과 동시에 공동체 의식 확산이라는 두 가지 숙제에 대해 마을 정비, 마을 테마, 재능기부, 가로환경 개선 등을 대안으로 삼아 우리 마을 가꾸기 사업을 준비했다.이러한 과정을 거쳐 토론과 보안점 등을 살핀 후 6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실시됐다.주요 골자는 마을별 특색을 살리는 것이었다. 마을의 특성을 살린 벽화, 조형물 등 다양한 분야에 주민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이후 사업이 완료되고, 달성군은 마을별 단합에 힘을 보태기 위해 사업 결과를 발표했다.달성군은 주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마을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마을의 특성을 살린 사업을 신청받아 이 중 주민참여도, 사업 효과, 지속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해 총 14개 사업을 선정했다.주거환경 및 도시미관 개선 등의 사업에서 주민참여도를 가장 큰 배점기준으로 관련 분야 전문 평가 위원 평가 및 군정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걸쳐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그 결과 최우수 마을로는 주택가 이면도로 벽화, 걸이화분 및 유휴지 화단 조성을 통해 어두컴컴했던 주택가를 마을의 LAND MARK로 조성한 논공읍 ‘남1리 안전마을 꽃길 조성’이 선정됐다.우수 마을로는 주민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옹기에 마을 특성을 살린 그림으로 경관 개선에 기여한 다사읍 ‘시선이 머무는, 박곡’, 수년간 방치된 폐가를 주민쉼터로 변화시킨 화원읍 ‘설화리 플라워 가든 만들기’, 장려 마을로는 가창면 ‘너만 사랑해 주리’, 하빈면 ‘동곡 명품 골목길 조성’사업이 최종 선정됐다.우수 마을로 선정된 다사읍 박곡리 마을은 적극적인 주민들의 참여율을 보이며 마을 가꾸기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옥표 다사읍 박곡리 이장은 “2020년 마을가꾸기 사업에서 우리동네가 큰 상을 받아서 기쁘고, 지금까지 도와준 주민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벽화를 그릴 때 밑그림을 그리고 덫칠을 하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올 여름 수많은 태풍과 잦은 비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사업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사업이 완성된 후 변화된 마을의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이쁘다’, ‘아름답다’, ‘마을이 깨끗해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또 추석에 손님이 많이 다녀갔는데 마을이 이쁘다는 칭찬도 많이 해줘서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자긍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어떤 주민은 마을을 위해 하나라도 이쁜 환경을 만들려고 도라지 화분을 손수 가져다 놓는 다든지 사업이 끝난 지금까지도 상당히 가꾸는데 애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이번 사업의 결과 지저분했던 주변 환경도 깨끗해졌다. 박곡리에 있는 부추창고의 경우 정구지 창고인데 그림을 그려 외관이 보기 좋았다. 외부에서 온 손님도 이 마을은 어떤 마을인가 궁금해한다. 우리 박곡리 마을 말고도 달성군에 있는 수 많은 마을들도 수혜를 입고 더욱 아름다워지고 살기 좋은 고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문오 달성군수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만들어가는 우리 마을 가꾸기 사업이 주민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하고, ‘우리 마을’이라는 공동체 의식 형성에도 이바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초 사업 기획 당시 주민들의 참여도를 사업 성공의 척도로 보고 우려의 마음을 가졌으나, 사업 완료 현장을 방문한 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번 사업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진정한 주민자치의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김 군수는 “내년에는 사업 대상 마을을 확대해 실시할 계획”이라며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0-10-15

젊어서, 그 젊음으로 더 아팠던 그 시절의 몰개월

1960년대 베트남으로 보낼 군인들을 훈련시키던 장소 인근에는 현재 ‘몰개월 비행기공원’(포항시 남구 청림동)이 들어서있다.줄을 지어 늘어선 비행기를 보며 떠올리는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기자의 경우엔 베트남 하늘을 날아다니며 그 양을 측정할 수도 없는 네이팜탄과 고엽제(枯葉劑)를 쏟아 붓던 미국 공군 폭격기가 가장 먼저 그려진다.전쟁은 의도하지 않은 수천수만의 개별적 죽음을 부른다. 총알과 폭탄에는 눈이 달리지 않았기에 여자와 아이들도 피해가지 않는다.바로 그 전쟁이란 괴물이 발광(發狂)하는 베트남의 정글로 떠나야할, 이제 겨우 소년의 티를 벗은 갓 스물한두 살의 군인들.‘골목 안’에서 함께 살아온 청년들을 향한 몰개월 여자들의 연민은 또래 청년들에게 맞춤법 틀린 편지를 쓰는 방식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날들은 끝 간 데 없는 폭음과 발버둥을 동반한 눈물. 그러나, 그런 격정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아래와 같은 순정 또한 존재했다. 소설 ‘몰개월의 새’ 중 가장 낭만적인 서술이다.“물 좀 마시면서 드셔요.”하면서 물을 따르고 미자는 저도 김밥 한 덩이를 집어먹었다.“밥에 뜸이 좀 덜 들었죠? 꼭꼭 씹으면 괜찮아요.”나는 찍소리도 없이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물을 마시고 나서 쑥스러워진 내가 물었다.“장사는... 안하구...”“낮에두 하나요?”나는 할 말이 없었다.“내 언제... 찾아가지.”“이따가 담치기해서 나오세요. 밤참 해놓을게요.”▲가난하고 슬픈 사람들에게도 연정은 있으니시인 김정환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성으로서의 삶, 그 막장에 도착한’ 몰개월의 여자들이라고 왜 순정이 없었겠는가.무너지는 농촌공동체의 마지막 시대를 살았던 그녀들 또한 듬직한 남편 곁에서 아침저녁으로 상에 올릴 반찬 걱정을 하고, 자신이 낳은 아이들의 학급 등수 걱정을 하며 살고 싶었을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이치다.붕괴한 ‘골목’이 만들어낸 서글픈 군상들. ‘몰개월의 새’가 빛나는 지점은 바로 그 ‘서글픈 군상’들에게도 꿈이 있음을 눅눅하고 어두운 문장으로 밝힌다는 것이다.‘연애 비슷한 만남’이 지속되던 어느 날, 미자는 한 상병을 자신의 방으로 부른다. 이날 동그란 눈이 예쁜 ‘빠꿈이’ 미자는 닳고 닳은 홍등가(紅燈街) 작부가 아닌 부끄러운 새 신부로 한 상병을 맞는다. 고운 속옷을 준비한 초야(初夜)의 처녀처럼. 이런 문장이다.우리는 같이 술청 뒤꼍에 있는 관(棺)만한 방으로 스며들었다. 신문지로 바른 벽이 군데군데 떨어져서 흙덩이가 드러나 있었고, 천장 바로 아래 널빤지로 선반을 가로질러놓았는데 그 위에는 빠꿈이의 찌그러진 밤색 트렁크가 얹혀 있었다. 미자가 내 군화를 얹었다. 벽에는 붉은색 잠옷이 걸려 있었다. 미자는 푸우, 하고 웃었다. 어깨를 위로 쑥 올리면서 빠꿈이는 웃었다. 목침 위에 더께로 앉은 촛농 사이에 몽당초가 밝혀져 있었다. “초가 다 타면 자요.”하지만, 개인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역사란 없다.그가 카밀로 시엔푸에고스(Camilo Cienfuegos·1932~1959)나 체 게바라(Che Guevara·1928~1967) 정도가 아니라면.또한, 곁에 두고 싶다는 열망만으로 곁에 둘 수 있는 연인이란 지극히 드물고도 드문 법이다. ‘몰개월의 새’가 쓰인 시대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현재는 포항 도구해수욕장으로 불리는 바닷가 근처 빨래터. 속옷을 치대던 미자는 ‘골목 바깥’ 사람들의 결정으로 인해 ‘골목’을 떠나 이국의 전장으로 가게 될 한 상병에게 ‘내가 얼마나 당신을 아끼는지’ 거칠게 고백한다.여기서 “한 번 자줄게”라는 말은 “당신을 내 목숨 이상으로 사랑해요”로 들린다. 맞다. 신경림 시인의 진술처럼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집에 갔었다며요?”“응... 우리 내일 모레 떠난다.”“밥 먹었어요?”하다가 미자는 얼른 속옷 나부랭이들을 대야에 챙겨 넣었다.“한 상병, 서울에... 좋은 사람 있어요?”“있었는데 시집 갔더라야.”“저런... 그럼 허탕쳤겠네.”(중략)“왜 웃어?”“가엾어서.”“안됐지 뭐...”“뭐가....”“사는 게 그냥, 다... 내일 밤에 나와요 꼭. 한 번 자줄게”▲세상에 ‘유치한 인생’이란 없다마침내 훈련을 마친 청년들이 몰개월을 떠날 날이 왔다. 가속화하는 ‘골목’의 붕괴를 안타까이 바라보며 물설고 낯선 인도차이나반도로 떠나야 하는 젊은 군인들.기괴한 죽음의 향기를 몸에 묻히고 떠나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건 ‘골목 바깥’의 사람들이 아닌 가난한 몸을 아프게 부대끼던 ‘골목 안’ 여자들이었다. 해서, 이 장면에선 눈물 냄새가 난다. 영화라면 클라이맥스다.‘안개가 부연 몰개월 입구에서 나는 여자들이 길 좌우에 늘어서 있는 것을 보았다. 모두들 제일 좋은 옷을 입고, 꽃이며 손수건이며를 흔들고 있었다. 수송대열은 천천히 나아갔다. 여자들은 거의가 한복 차림이었다. 병사들도 고개를 내밀고 손을 흔들었다. 뛰어서 쫓아오는 여자들도 있었다. 나는 트럭 뒷전에 가서 상반신을 내밀고 소리 질렀다. 미자가 면회 왔을 적의 모습대로 치마를 펄럭이며 쫓아왔다. 뭐라고 떠드는 것 같았으나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얀 것이 차 속으로 날아와 떨어졌다. 내가 그것을 주워들었을 적에는 미지는 벌써 뒤차에 가려져서 보이질 않았다. 여자들이 무엇인가를 차 속으로 계속해서 던지고 있었다. 그것들은 무수하게 날아왔다. 몰개월 가로(街路)는 금방 지나갔다. 군가 소리는 여전했다.’남중국해 한복판을 항해하는 군함에서 “당신, 기어코 쓰러지지 말고 살아 돌아와요”라 적힌 ‘하얀 것’을 펼쳐본 주인공 나(한 상병)의 심경이 어떠했을까를 상상해보면 아득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골목’에서 살았던 미자는 ‘골목’을 떠나 ‘전쟁의 광기(狂氣)’에 섞여들 한 상병에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잡한 오뚝이를 선물했다. 쓰러지면 쓰러짐의 탄성으로 일어나고, 또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황석영의 1976년작 ‘몰개월의 새’는 이미 반세기 가까운 옛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 세월동안 ‘골목 안’의 우리는 ‘골목 바깥’으로 나왔는가? 이 엄혹한 질문에 누가 있어 “그렇다”고 함부로 대답할 수 있을까.젊어서, 그 젊음으로 인해 더 아팠던 군인과 여자들이 살았던 동네 몰개월. 오늘은 도구해수욕장에서 날아온 새 한 마리가 몰개월 인근 동해면과 청림동 하늘을 우울하게 날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새’는 자유와 탈속(脫俗)의 은유였다.‘골목’으로 상징되는 이미 멀어져간 공동체의 꿈.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했던 웃음과 눈물의 날들. 황석영은 소설의 마지막을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끝낸다.40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읽어도 무릎을 칠 수밖에 없는 절창(絶唱)이다. 맞다. 예나 지금이나 “인생에서 유치한 일이란 하나도 없다.”‘작전에 나가서야 비로소 인생에는 유치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중략) 몰개월 여자들이 달마다 연출하던 이별의 연극은, 살아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아는 자들의 자기표현임을 내가 눈치 챈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몰개월을 거쳐 먼 나라의 전장에서 죽어간 모든 병사들이 알고 있었던 일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0-10-15

“평소처럼… 방역과 건강 살피며 슬기로운 집콕 추석을”

올해 추석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명절이다. 신종 감염병 출몰로 일상 풍경이 달라진 데 이어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 풍습마저 코로나19가 바꿔놓았다. 해마다 추석이면 일가친지들과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둘러앉았지만, 올해는 가족끼리도 가급적 만나지 말고 최대한 집에 머무르며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명절을 보내야만 한다.정부는 이번 추석을 가을철 코로나19 유행이냐 진정이냐를 결정할 분수령으로 본다.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코로나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명절은 집에 머물러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추석 명절과 개천절 연휴 이후에 코로나19가 재차 확산하지 않도록 전국 단위의 이동을 줄이고, 고령의 부모님이나 친지 등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추석 연휴동안 이동 자제가 권고되면서 올해는 대부분의 가정이 ‘집콕 추석’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당장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포항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매일같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어 집집마다 이번 추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다. 명절 연휴 동안 집에만 있으면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 생활패턴이 무너지기 쉽고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이 생길까 봐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전문가들은 집콕 명절이라고 평소와 달리 행동하기보단 오히려 ‘평소처럼’ 생활할 것을 권한다.□ 명절에도 평소처럼 식단 유지해야연휴기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음식 유혹에 빠지기 쉽다. 여기다 주로 기름에 볶거나 튀겨서 만드는 명절 음식은 소리부터 냄새까지 오감을 자극한다.평소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꾸준히 건강을 관리했더라도 명절에는 생활패턴이 망가지기 쉽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명절 음식을 먹고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이들도 급격히 늘어난다. 명절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평소 실천하던 대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당뇨를 앓고 있다면 명절 음식이 혈당 조절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과식을 피해야 한다.당뇨를 치료하는 데 있어 식사는 약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절에도 현명하게 식단을 조절하려면 작은 그릇이나 접시에 음식을 덜어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떡이나 튀김, 한과처럼 탄수화물과 당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 환자는 한 번 망가진 생체 리듬을 원래대로 회복하는 데 정상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당류 섭취와 질병 발생의 상관성을 비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공식품으로부터 당류를 하루 열량의 10% 이상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은 41%, 비만 39%, 고혈압은 66% 높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총 섭취 열량의 1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한다.하루에 총 2천㎉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200㎉를 당으로 섭취하면 된다. 이를 환산하면 50g 정도인데 주스 한두 병만 마셔도 권고량을 훌쩍 넘는다.실제 당뇨를 치료하는 의사들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환자들이 혈당 관리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반면, 식사요법만으로도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건강한 추석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의 유무와 상관없이 음식을 적당히 규칙적으로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만 해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제시간에 적절한 양의 영양분을 섭취해야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식약처 관계자는 “연휴에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활동량은 줄어드는 반면 명절 음식은 열량이 높아 체중 증가를 주의해야 한다”며 “음식을 먹을 때 개인 접시에 조금씩 덜어 먹고, 식사 시간은 20∼30분 정도로 천천히 씹어 먹으면 포만감을 느껴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워서 스마트폰만? 척추와 위장 부담↑집에만 있다가 보면 여간 좀이 쑤시는 게 아니다.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면서 자연스레 엎드리거나 누운 자세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엎드린 자세는 엉덩이와 등뼈를 위로 솟게 해 척추에 부담을 준다. 너무 오래 누워있는 것 또한 척추에 부담을 줘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권흠대 병원장은 “긴 연휴에 TV나 휴대전화를 보면서 엎드리거나 누운 채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있다 보면 목과 어깨가 뻣뻣해지므로 자주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면서 “엎드리는 것보단 바로 누운 자세가 나은 데 이때 옆으로 눕는 게 더 편하다면 무릎 사이에 베개나 쿠션을 끼워 척추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기까지 2시간 정도가 걸린다. 밥을 먹고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그대로 눕게 되면, 위산을 포함해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거꾸로 올라와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한다. 과식이나 과음 또한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된다. 식사 후에 바로 눕는 것도 좋지 않지만, 반대로 격렬한 운동이나 움직임도 소화를 방해한다. 설거지나 집안일과 같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30분 정도 서서 움직이거나 가벼운 산책 정도가 알맞다.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분위기이지만 의료계는 햇볕을 자주 쬐지 못하면 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바깥 활동 자제가 한편으론 ‘햇볕 비타민’(sunshine vitamin)이라 불리는 비타민D의 결핍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10∼15분 정도만 햇볕을 쬐어도 몸에 필요한 비타민D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데 요즘에는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비타민D 결핍 환자는 심지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공단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 환자는 2019년 기준 15만9천424명으로 2015년(4만9천852명)과 비교해 3.2배 증가했다. 비타민D는 뼈와 관절 골밀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영양소로, 부족하면 골다공증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나타난다.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급격하게 골밀도가 줄어들면서 골다공증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진다. 실제로 지난해 비타민D 결핍 환자 중에 여성이 12만5천610명에 달해 남성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포항시 북구보건소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방역과 함께 자신의 건강 상태를 섬세하게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감염병 확산으로 외출이 어려운 시기에는 집안에서 제자리 걷기를 하면 활동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9-28

집에서 떠나는 세계 추석여행

올해 추석 분위기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무색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일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추석 때쯤이면 상황이 호전되어 고향에서 가족친지를 만나고 차례를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소망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감염증이 확산되었다. 정부에서는 추석 연휴 동안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이겨내자고 국민들에게 권하고 있다.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연휴지만, 집에서라도 세계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마음만은 뜻 깊고 행복한 명절이 되도록, 다른 나라의 추석을 살펴보며 힘든 일상을 잠시나마 잊어보자.우리나라의 추석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다른 말로 한가위라고도 부른다.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이다. 즉 8월 15일인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한가위의 기원에 대해서는 삼국사기에 잘 나타나 있다. ‘가위’라는 말은 신라 때 길쌈놀이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으로 ‘길쌈’이란 실을 짜는 일을 말한다. 신라 유리왕 때 한가위 한 달 전에 베 짜는 여자들이 궁궐에 모여 두 편으로 나누어 한 달 동안 베를 짜서 한 달 뒤인 한가윗날 그동안 베를 짠 양을 가지고 진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은 것에서 ‘가배’ 라는 말이 나왔는데 후에 ‘가위’라는 말로 변했다. 또 한문으로는 ‘가배’라고 한다. 또 “이때 진 편의 한 여자가 일어나 춤을 추면서 탄식하기를, 회소회소(會蘇會蘇)라 하여 그 음조가 슬프고 아름다웠으므로 뒷날 사람이 그 소리로 인하여 노래를 지어 이름을 회소곡(會蘇曲)이라 하였다”라고 기록되었다.독일의 옥토버페스트독일의 추석은 9월 말에서 10월 초에 동네 축제 형식으로 농사에 대해 감사하는 행사가 열린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뮌헨에서는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 정오부터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16일간 맥주 축제를 개최한다. 1810년 10월 바이에른공국 왕국의 초대 왕인 루드비히 1세의 결혼에 맞추어 5일간 음악제를 곁들인 축제를 열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883년 뮌헨의 6대 메이저 맥주회사가 축제를 후원하면서 4월 축제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국민 축제로 발전하였다.러시아의 성 드미트리토요일러시아의 추석은 양력 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이다. 러시아에서도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며 조상에게 성묘를 지낸다. 주요 의식은 햇곡식으로 빚은 보드카를 한 잔씩 돌리며, 조상의 공적을 회상하는 것이다. 묘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며, 새들에게 햇곡식을 모이로 던져주는 풍습이 있다.1380년 돈강 유역에서 몽골군을 대파한 드미트리 돈스크공이 11월 8일 전사자를 추모하는 모임을 가진데서 유래했다. 러시아 정교회가 이날을 ‘성드미트리 날’로 정해 전사자와 죽은 조상을 추모하기 시작했다. 그 후 추수감사제의 성격이 더해지면서 점차 민족 명절로 자리를 잡았다. 이 풍습은 소련 정권이 들어서면서 퇴색되었으나, 요즘에는 교인들이나 농촌 노인층에 의해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미국의 추수 감사절미국의 추석은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로 풍성한 수확을 신에게 감사하며 가족과 화목한 시간을 보낸다. 미국인들은 추석날 칠면조 구이와 옥수수 빵, 감자, 호박파이 등을 먹는다. 추수감사절 먹는 음식은 뜨겁고 양이 넉넉해야 한다고 믿고 이를 따른다. 보통의 가정에서 가족들은 이날 3번 이상 식사를 하고, 접시를 깨끗이 비우는 것이 예의로 지켜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미국에서도 추수감사절은 연중 가장 풍족한 시절이고 감사하는 날이라고 믿고 있다. 추수 감사절의 유래는 17세기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었다. 신대륙을 발견한 당시 미국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이 혹독한 겨울에 적응하지 못하고 굶주리다, 원주민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듬해에 가을 추수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이들은 첫 수확을 기념하고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추수 감사절을 지정하게 되었다. 또한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정착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신에게 하기 시작하면서 유래되었다.북한의 추석북한 명절은 정권과 사회주의 발전에 의미가 있는 날을 기념하는 ‘국가명절’과 해마다 민족적으로 즐기는 ‘민속명절’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명절은 민속명절에 속한다. 국가명절을 중요하게 여기는 북한에서는 1988년에 이르러서야 음력설, 추석 등이 민속명절로 지정됐다. 추석에 3일씩 쉬는 남한과는 달리 북한 주민들은 추석 당일에만 하루 쉴 수 있다. 북한에도 송편이 있지만, ‘노치’가 송편 못지않게 인기 있다. 노치는 찹쌀·찰기장·차조 등의 가루에 끓는 물을 넣어가며 반죽한 것을 엿기름가루에 넣고 삭힌 다음 기름을 둘러 지져 먹는 떡이다. 주로 평양 지역에서 먹는 노치는 향기롭고 달콤하면서도 식감은 쫄깃쫄깃하다는 특징이 있다. 삭힌 음식이기 때문에 추석 이후에도 겨우내 저장해두고 먹을 수 있다. 송편의 모양이나 재료 등은 남한과 다르지 않지만, 북한의 송편은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로 만든다. 밤알 크기의 찹쌀떡에 밤 고물을 솔솔 묻힌 ‘밤단자’도 먹는다.일본의 오봉절일본의 추석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개 양력 8월 15일을 전후로 4일간 지낸다. 13, 14일은 ‘조상을 맞이하는 날’이며, 15, 16일은 ‘조상을 보내는 날’이다. 각 가정에서는 조상을 맞이하기 위해 불단 등을 청소하기도 한다. 오봉은 공식적인 휴일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봉야스미’라 불리는 긴 휴일을 즐긴다. 오봉에는 조상들이 길을 잘 찾아들 수 있도록 불(무카에비)을 피우고, 집에 임시 제단인 ‘본다나’를 마련해 예를 올리거나 절을 찾아 공양을 바친다. 또한 지역 공동체가 함께하는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사람들이 원을 만들어 추는 춤인 ‘봉오도리’를 춘다. 오봉 기간에 달았던 등롱과 공양물을 물에 흘려보내는 행사를 도로나가시라고 한다. 저승으로 돌아가는 조상의 영혼을 배웅하는 의미가 있다.중국의 중추절중국의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3대 명절 중 하나이지만, 한국의 추석만큼 큰 명절로 여기지는 않는다. 중추절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 긴 기간 동안 쉬는 우리의 설날과 같은 춘절 (춘지)이 중국 최대의 명절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추절은 공휴일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둥글다” 라는 뜻으로 ‘중추절’ 또는 ‘중치우지에’라고 지칭한다. 달도 둥글고, 그날 주로 먹는 음식인 월병(위에빙)도 둥글며, 모인 가족들도 둥글게 둘러앉아 가족의 단결과 화목, 행복을 기원하고 가족 친지들 간에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중추절에 하는 대표적인 놀이로 달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소원을 비는 달맞이, 토끼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하고 있는 장난감 인형놀이 투얼예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옛 풍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중추절이 되면 이웃들과 함께 월병을 나눠 먹고 둥근 달을 보며 화합을 기원한다.프랑스의 투생프랑스의 추석은 11월 1일이다. ‘투생’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가을 명절이 바로 우리의 추석 같은 날이다. 1802년부터 프랑스에서는 이날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했으며, 이날은 프랑스에서 알려진 성인 뿐 아니라 Toussaint이라는 이름처럼 알려지지 않은 모든 성인들까지 기념하기 위한 프랑스의 종교적 축일이다. 가톨릭 축일인 ‘모든 성인의 축일’이기도 하다. 이날 프랑스인들은 고인의 무덤에 꽃을 바치는 일을 꼭 한다. 우리가 성묘를 가는 것과 비슷하다. 파리의 페르 라셰즈, 몽마르트, 몽파르나스 등의 유명 인사들의 묘, 이름 없는 묘 등에는 꽃다발이 가득 쌓인다. 투생은 미국으로 건너가 ‘할로윈’이 됐다.필리핀의 만성절필리핀의 추석은 양력 11월 1일이다.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하게 만성절 전후인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이날은 고향을 방문하여 가족 묘지에 모여 조상들의 영혼을 밤새 이야기하며 음식과 놀이를 즐기는 날이다.만성절에 성묘를 할 때는 반드시 꽃을 가져가 장식을 하고, 찹쌀로 만든 케이크와 바나나 잎에 싼 찹쌀밥을 먹는 풍습이 있다.정미영 수필가※참고문헌: ‘세계의 축제·기념일 백과’ (도서출판 다빈치)※우리나라 추석 소개 다음 국가부터는 가나다 순

2020-09-28

집콕 문화 생활 즐겨 봐요

코로나19가 삶의 방식을 대부분 바꿔놓았다. 책은 도서관에서 읽어보고 샀고, 영화는 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제대로 된 감동을 받았었다. 그러던 것이 도서관도 영화관도 가는 일이 힘들어 책을 사는 일도 영화 직관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런 우리에게 지상파와 케이블, EBS, 넷플릭스 같은 채널에서 추석 특선 영화를 편성했다. 문체부에서는 ‘집콕문화생활’이라는 제목으로 문화예술을 온라인으로 즐기도록 중계하고 있다. 한국고전영화 357편을 지난 28일부터 볼 수 있게 올려 놓고 팬들을 기다린다. 그 외에도 사서가 추천해주는 도서관과 어린이 프로그램부터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으니 한 번씩 클릭해서 서핑해봐도 좋을 것이다.△‘야구소녀’(최윤태 감독)문체부 홈페이지에서 여러 분야의 정보를 뒤지다 영화 ‘야구소녀’에 대한 다양한 자료도 포스팅되어 있어 반가웠다.한국영상자료원에 영화의 소품이 기증된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다. 관중 없는 올해 야구장, 안방에서만 야구를 즐겨야 한다. 이런 내게 야구 영화는 반가움 그 자체이다. 영화에 사용된 모자, 글러브, 스피드건 같은 소품과 영화 찍을 때 사용한 촬영 슬레이트와 주인공 수인(이주영) 선수의 개인 기록표와 감독의 메모까지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최초의 여자 야구 선수였던 안향미 선수는 등번호가 1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두 번째라는 의미로 수인의 등번호를 2번으로 하려 했으나 그걸 누가 알기나 할까 싶어 감독은 아내의 생일인 29번을 주인공의 등번호로 낙점했다. 감독 역시 운동할 때 운동복에 29번을 새겨넣었다니 아내 사랑이 깊은 사람이다. 이런 영화의 소소한 부분까지 알려주니 야구소녀를 보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했다.△‘기생충’(봉준호 감독)tvN은 10월 3일 ‘기생충’을 최초로 TV에서 방영한다. “악인이 없는데 비극이고, 광대가 없는데 희극이다.”라고 봉준호 감독은 명언을 남겼다. 어렵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심오한 말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감독의 저 말에 수긍이 가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은 영화여서 봉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2만5천762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일까? 바로 3천억 원이 넘는다. 이에 비해 영화 속 주인공 송강호의 가족 네 명은 모두 백수이다. 반지하(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존재한다.)에 살면서 모두 직업이 없다는 게 참 아이러니다. 가난한 데는 이유가 있다지만 가난이 어디 개인만의 잘못이던가. 가난은 개인이 열심히 해서 벗어나기엔 늘 역부족이다. 부자 또한 자수성가할 때 비빌 언덕이 있었을 것이다. 태어나보니 가난한 집이었거나 눈떠보니 부자 할아버지의 손자였을 뿐이다. 감독의 연출도 뛰어났고, 배우들 모두의 연기 또한 좋았다. 올 2월, 우리 모두는 아카데미 시상식 생중계를 지켜보았다. 봉준호 감독이 한국말로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는 것을 번역 없이 들으며 한국인인 게 자랑스러웠다.봉준호라는 이름은 하나의 장르가 되었고, 세계인들이 짜파구리를 끓이는 진풍경이 유튜브에 떠돌았다. 2월 한 달은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이었다. 아직 직관 못 한 분들은 추석 연휴 끝부분인 개천절에 감동의 물결에 동참하길 바란다.△‘세상을 바꾼 변호인’(미미레더 감독)미국 진보 진영의 아이콘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였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9월18일(현지시간) 워싱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그녀는 길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새롭게 길을 내야 하니 일생 전체가 고난이고 넘어야 할 산이었다. 1956년 500명의 입학생 중 9명의 여성 중 한 명으로 하버드 법대에 입학하였다. (당시는 하버드 법대 학장이 “남자 자리를 차지한” 것에 대해 여학생들을 나무랐던 시절이었다) 이후 컬럼비아 법대로 편입하여 또다시 수석 졸업을 하였으나, 뉴욕의 어느 법률 사무소에서도 여성을 고용하지 않았다. 직장을 구할 수 없었던 긴즈버그는 가르치는 직업을 선택하였고, 컬럼비아 법대의 첫 번째 종신직 여교수가 되었다. 1993년 미 대법관 임명 이후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였으며 최근 미 대법원이 보수 성향으로 기울자 더더욱 자주, 명확히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무엇보다 그는 법률가로서 미국 역사상 큰 업적을 남겼다. 1970년대 시민자유연맹 활동 시절에는 성차별적인 법률 개정과 임신 여성의 권리 옹호에 집중하였다. 1975년에는 아내를 잃은 남편들도 남편을 잃은 아내가 받는 동일한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변론하며, 남성들에게도 아이를 돌볼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임신 한 여성에게도 실업자 혜택을 제공할 것과 여성의 재생산권리 옹호에 앞장섰다. 이 시기에 긴즈버그와 동료들은 미 대법원에 6번의 소송을 제기하여 5번의 승소를 끌어냈다. 대법관 임명 이후 긴즈버그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판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버지니아군사학교에 여학생 입학을 허가하도록 한 것이다. 판결문에서 그는 “여성은 개인의 재능과 역량에 따라 사회에 참여하고 이바지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연방대법관 중에 여성이 몇 명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9명 전원이라고 했다. 전원이 남자일 때는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고 말이다. 영화는 그녀의 이런 투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 그녀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골랐다.△‘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차이 나는 클라스’ 169회 8월 11일 방송은 봉오동, 청산리 전투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강의를 돌려보고 영화를 보면 우리 독립군들이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어떻게 버티며 일궈낸 승리인지 가슴에 와닿을 것이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신주백 소장의 강의가 아주 특별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있었던 전투이다. 실제 고증에 충실하게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봉오동 전투의 중요한 전략이 매복과 유인이었다고 한다. 이장하역의 류준열은 영화 내내 뛰어다니고 있다. 이 전투는 새벽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에 일어났던 일이다. 몇 날에 걸쳐서 치러진 거겠지 했던 내 예상을 강사님이 확 깨주었다.전략이 뛰어난 독립군이 일본군과 첫 번째 싸움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중국 패키지여행 코스에 백두산, 청산리, 봉오동이 있다고 한다. 그중에 봉오동은 큰 골짜기여서 조선인들이 물을 따라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독립군들이 그리로 모였기에 전투가 있었다고 한다. 최진동의 대한군무도독부, 안무의 국민회군, 홍범도의 대한독립군, 이흥수의 신민단이 모여 대한북로독군부를 결성했다. 홍범도가 전략 전술을 짜서 승리로 이끌었다고 한다. 우리가 이분의 이름보다 김좌진 장군의 이름만 기억하는 이유는 그분이 소련에 정착했기 때문이다.소개된 영화 외에도 MBC에서는 ‘스윙키즈’, ‘감쪽같은 그녀’, ‘천문’을 준비했고 EBS에서는 ‘명량’, 케이블에서는 ‘퍼팩트 맨’, ‘정직한 후보’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는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작은 아씨들’(2020년판)을 개봉했다. 새로 극장에 걸리는 영화로는 ‘검객’, ‘디바’, ‘국제수사’,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돌멩이’, ‘담보’ 같은 한국 영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김순희 수필가

2020-09-28

정성 담은 건강 ‘문경 농·특산물’로 풍성한 한가위 즐겨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면역력도 높이고, 지역 경제 회복에도 힘을 보태는 ‘문경 농·특산물 추석 명절선물 동행세일’이 30일까지 이어진다.농·특산물 ‘추석 명절선물 동행세일’은 9월 한 달 동안 문경새재 농특산물직판장과 중부내륙고속도로 상하행선 농·특산물직판장, 인터넷쇼핑몰 ‘문경사랑 새재장터’ 등 4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사과, 오미자, 사과칩, 오미자청, 버섯 등 추석 명절선물에 적합한 46개 품목의 우수한 문경시 농·특산물을 기존 판매가보다 7%~22% 할인 판매한다.문경시는 이번 동행세일 행사와 함께 추석명절 문경시 농·특산물 이용을 당부하는 서한문이 실린 홍보책자를 9월 1일 기업체, 문경시 향우회 등 2천500여 곳에 발송했으며, 문경시 농·특산물 홍보 네이버밴드 ‘문경사랑 새재장터’를 통해서도 문경시의 우수한 농·특산물과 할인 행사 정보를 홍보하고 있다.믿고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 백두대간 청정지역에서 정성껏 생산된 문경의 건강한 맛과 매력을 소개한다.◇ 문경시 공식 팬클럽 ‘문경사랑 새재장터 밴드’문경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사회에 문경의 농·특산물 판매 촉진과 체험 관광지, 축제 홍보를 위한 문경시 공식 팬클럽 ‘문경사랑 새재장터’ 네이버밴드를 개설했다. SNS를 통해 지역 농·특산물 접근성을 높여 판로를 넓히고, 대도시 등 전국의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를 확보해 맞춤형 지역 농·특산물 판매와 청정문경의 힐링, 체험 관광자원을 특색 있게 홍보해 관광객까지 유치한다는 전략이다.밴드에 소개되는 우수 농·특산물은 기존의 문경 농·특산물 온라인쇼핑몰 ‘새재장터’와 연계해 운영한다. 현재 새재장터에 입점한 업체는 108곳이며, 오미자청·표고버섯·쌀·산나물 등 191개의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입점을 원하는 업체와 농가에서는 온라인쇼핑몰 ‘새재장터’를 통해 입점하면 되고 자세한 사항은 문경시농특산물직판장에 문의하면 된다. 밴드 가입은 전 국민 누구나 가능하며 네이버밴드에서 ‘새재장터’를 검색해 가입 신청하면 된다.시는 7월 밴드 개설 후 2개월 가량 운영한 결과 회원 수 3천명이 넘어섰으며, 2021년까지 1만 명까지 회원을 유치해 구매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산물홍보, 관광, 축제 등 관련 부서 공무원 등 27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하고 매주 회의를 통해 홍보 및 판매전략 아이디어 발굴하고 있다.◇ 호흡기에 탁월한 다섯 가지 맛 붉은 보석 ‘문경오미자’조선 시대 최고 장수왕인 영조 대왕이 즐겨 마셨던 오미자는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짠 다섯 가지 맛을 갖고 있다.남한에서 가장 긴 백두대간 구간을 가진 문경은 1993년 백두대간에 자생하고 있던 야생 오미자를 시험적으로 재배를 시작했다.이후 꾸준히 재배면적을 증가시키면서 2006년 동로면 일원이 국내 유일의 오미자 산업특구로 지정됐다.한국식품연구원과 안전성평가연구소의 연구에서 오미자는 세포 독성, 세포생존율, 항염증, 대식세포 백혈구 수치 등에서 우수한 호흡기 효능이 입증 됐다. 또한 면역기능 활성화에 탁월하고 항산화 및 항균 효능 등이 대학 연구용역 결과로 증명됐다.최근 코로나19 등 면역력과 호흡기 건강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경오미자는 우수한 효능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수 있는 기호성까지 갖춘 우수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미자는 김, 와인(오미로제 - 정상회의 만찬주), 문경오미자피지오(스타벅스), 탄산막걸리(오희 2013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만찬주), 화장품 등 다양하게 변신해 출시 중이다.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열린 ‘2020 드라이브스루 문경오미자축제’는 개·폐막식 및 각종 공연 등 대규모 인파가 접촉하는 기존의 축제형식을 벗어나 비대면 방식으로 판매행사만 진행했으나, 이번 축제 기간 중 4천여대의 차량이 판매장을 찾았으며, 오미자 30t, 3억2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려 성공적인 축제의 장이 됐다.◇ 백설공주도 사랑한 ‘문경사과’문경은 백두대간 줄기에 둘러싸여 산세가 아치 모양인 분지 산악기후로 밤낮의 일교차가 매우 커서 사과재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이렇게 축복 받은 문경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당도가 타 지역보다 1~2°Brix 정도 높고, 과즙이 많으며, 육질이 단단해 저장을 오랫동안 할 수 있다.생식을 할 경우 사과 고유의 향기와 맛 또한 일품이라 문경사과는 전국 제일의 사과다. 달콤함과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어 한 번 맛을 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 것이 문경 사과이다.사과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동맥경화와 고혈압, 뇌졸중 예방에 탁월하며 사과과육은 잇몸건강에 좋고, 사과산은 어깨 결림을 감소시키고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돼 피부미용에 좋다.문경 감홍은 평균당도 18°Brix로 맛과 향이 뛰어나고, 매년 문경사과축제의 주력상품이 돼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문경사과는 거점산지유통센터(APC)를 통해 고품질의 사과를 연중 공급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2020 온라인 문경사과축제올해로 열다섯번째를 맞는 문경사과축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축제로 개최한다. 새로운 도전인 만큼 더 알차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문경사과축제의 명성을 이어간다.축제기간은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다.주요 프로그램은 사과축제 홈페이지를 이용한 사과판매와 참여 이벤트 진행, 사과 따기 체험, 찾아가는 사과축제, 홍보관 운영 등으로 꾸며진다.홈페이지는 △열여섯 농가가 판매하는 맛있는 문경사과를 구입할 수 있는 판매부스 운영 △문경사과 송을 이용한 어린이 온라인 댄스챌린지 △문경사과 카빙자랑 쇼 △문경사과 사행시 짓기 △문경사과축제 추억의 앨범 △문경사과 구입 인증샷 촬영 △ 15회를 맞는 문경사과축제를 기념해 총 60명을 추첨해 1만5천원 상당의 쿠폰을 전달하는 1515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로 꾸며진다.모든 이벤트에는 경품이 있어 색다른 추억도 만들고 경품을 받는 행운의 주인공도 될 수 있다.홈페이지는 당초 9월말 오픈 예정이었으나 흐린 날씨와 잦은 강우로 홈페이지에 게시할 사과 사진촬영이 늦어져 10월초쯤 오픈할 계획이다.이 외에도 대도시 현지에서 문경사과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게 되는 찾아가는 문경사과축제도 운영한다. 찾아가는 문경사과축제는 10월22일부터 11월 4일까지전국의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입점해 문경사과를 판매하는 이벤트로 이마트 40곳, 롯데마트 55곳에서는 시식행사도 실시해 소비자들에게 문경사과를 맛보이게 된다.◇ 미네랄이 키운 자연의 맛 ‘문경약돌한우돼지’문경약돌한우, 문경약돌돼지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거정석(일명 약돌)을 먹여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 함유가 높아 육질이 탱탱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게 특징이다.거정석은 홀뮴(Ho), 게르마늄(Ge), 셀레늄(Se) 등 인체에 유익한 생리필수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최근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축산물 소비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문경약돌축산물융복합명품화사업단(이하 사업단)이 문경약돌한우돼지 네이버 밴드를 개설하고 온라인 유통채널 확장에 나섰다.9월 1일 오픈한 문경약돌한우돼지 네이버 밴드 ‘문경장터 약돌며느리’는 서울에서 문경으로 시집 온 며느리를 가상의 화자로 삼아 ‘문경약돌한우돼지’를 비롯한 문경의 맛있고 건강한 먹거리를 소개한다는 모티브로 운영된다.밴드 개설을 기념해 사업단은 문경약돌돼지 삼겹살(300g)과 목살(300g), 앞다리살(600g) 등 문경약돌 돼지고기 총 1.2kg으로 구성된 ‘문경약돌돼지 한마리’세트를 2만9천원에 판매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획세트를 마련해 판매할 계획이다.◇ 산속의 고기 ‘표고버섯’1980년대 하우스 재배를 시작한 문경표고버섯은 청정자연환경에서 소백산맥의 풍부한 무공해 참나무에서 생산되어 맛과 향이 우수하다.표고버섯은 중국의 진시황과 로마의 네로를 사로잡을 만큼 맛과 효능이 뛰어나다.표고버섯을 먹음으로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라가고 나쁜 콜레스토롤 수치가 내려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표고버섯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한 칼로리가 낮고 식감이 쫄깃쫄깃하여 고기의 식감과 비슷해 다이어트를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신의 선물 ‘문경 쌍샘배’문경 호계면 쌍샘배 재배단지는 오정산(805m)를 뒤로하고, 동남향으로 펼쳐진 중간산지의 벌판에 위치해 있다. 일조량이 많고 토질은 점토질이며 가을철 일교차가 매우 커 재배에 쌍샘배 재배에 가장 알맞은 곳이다. 이렇게 큰 일교차와 황토에서 재배된 쌍샘배는 타 지역 배에 비해 당도 2~3°Brix 정도 높으며, 석세포가 적어 맛이 뛰어나고 저장성이 좋다.배는 겨울철 기관지 건강, 숙취 해소, 변비 예방, 각종 성인병 예방 등 건강에 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친환경 쌀아무리 반찬과 국이 맛있더라도 밥이 맛이 없으면 밥맛이 사라진다.밥먹는 시간이 즐겁기 위해서는 문경 쌀이 제격이다. 문경의 쌀은 쌀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재배된다. 때문에 쌀마다 밥맛이 조금씩 다르다.먼저 희양산우렁쌀이다. 희양산우렁쌀은 우렁이를 이용해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재배한다. 때문에 쌀의 질이 뛰어나고 밥을 지었을 때 밥향이 아주 좋아 밥짓는 시간이 즐거운 쌀이다.다음은 문경약돌쌀이다. 문경약돌인 거정석을 분말로 만들어 벼가 자라나는 기간 중에 논에 골고루 뿌려준다. 거정석은 물 정화 능력이 뛰어난 티타늄이 함유되어 있다. 때문에 벼가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도와준다.마지막으로 새재청결미와 새재의 아침쌀이 있다. 새재청결미는 대표적인 문경쌀로 웰빙의 고장 문경의 맛과 향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쌀이다. 새재의 아침쌀은 우렁쌀과 마찬가지로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쌀이다.이렇게 문경쌀은 각각 맛은 다르지만 모두 친환경적이며, 밥맛이 없고 무기력 할 때 특효이다.고윤환 문경시장은 “코로나19 시대 농산물 판매 플랫폼이 많이 변화했다”며 “우수한 농특산물과 새로운 채널을 통한 마케팅을 통해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0-09-27

청림동과 동해면 사이, 쓸쓸하고 한적한 시골에서의 청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긴 장마, 수차례 태풍까지 겹쳐 올해 경북 바닷가는 어둡고 쓸쓸했다. 흔적 없이 꼬리를 감춘 여름. 아쉬움에 포항 동해면을 찾았다. 그곳은 소설 ‘몰개월의 새’가 잉태된 공간. 그 해변이 내년엔 다시 피서객들의 환한 웃음으로 북적이길 기대하며, 반세기 전 황석영이 겪었던 도구해수욕장의 여름을 떠올려 보았다. 이러한 감상이 낳은 결과물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소설가 최인훈(1936~2018)은 한국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인 ‘광장’의 서문을 통해 이렇게 일갈했다.여기서 쓰인 ‘광장’과 ‘밀실’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해석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틀 속에 끼워 넣으려는 평론가들이 있었고, 또 다른 학자들은 개인적 고뇌와 집단적 성취욕구로 이 두 단어에 접근하고자 했다.최인훈보다는 몇 해 뒤에 태어난 소설가 황석영(77)은 최인훈과는 다른 각도에서 이념과 전쟁, 개인과 집단에 접근했던 리얼리스트다.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며 그는 ‘한국 사실주의문학의 제왕’으로 자리 잡았다. 자타공인이었고, 재론의 여지도 없다. ‘자본주의의 그늘’과 ‘베트남전쟁이 야기한 비극’ ‘몰락일로를 걷는 공동체의 비애’를 황석영 만큼 탁월하게 소설 속에 형상화시킨 동시대의 다른 작가가 있는가? 찾기 어려울 것 같다.최인훈이 밀실과 광장을 키워드로 독자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화인(火印)을 찍었다면, 많은 이들이 황석영의 수작(秀作)으로 지목하는 단편 ‘몰개월의 새’는 ‘골목안 창가(娼家)’와 ‘국경 너머로 확장하는 전장(戰場)’을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읽는 이들을 서늘하고 형상 또렷한 슬픈 자각에 이르게 했다.▲한때 베트남으로 갈 군인들의 훈련지였던 ‘그곳’오래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황석영이 술회한 바 ‘몰개월의 새’는 지금으로부터 44년 전인 1976년 ‘세계의문학’에 발표됐던 작품이다. 당시 저자 황석영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본다.“몰개월은 해병 제1상륙사단이 주둔해 있던 포항 외곽의 작은 동네였다. 내 기억에는 사단의 북문과 서문 사이 어디쯤에 있던 쓸쓸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얼마 전에 지나다 보니 그곳은 포항제철이 들어서 있는데다 너무 변해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정글전 특수교육대며 몰개월의 술집 등은 당시에 모두 실존했던 곳들이었고, 여기 나오는 추장(소설 속 주인공의 동료병사)이라는 친구도 실제 인물이다. 그는 전라북도가 고향이었는데 1968년 12월인가 꽝응아이성 ‘바탕간 작전’에서 야간 매복을 나갔다가 부비트랩에 걸려 폭사했다. 분대원들이 사지가 찢긴 그의 시신을 군용 우의에 싸가지고 중대 방어진지로 돌아온 것을 목격했었다. 갈매기집도 그때 몰개월에 있던 술집의 하나였고, 미자인지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비슷한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병사들이 떠나던 새벽에 그녀들이 나와서 손을 흔들던 장면도 모두 있었던 일들이었다.”1960년대 파월장병들을 훈련시켜 머나먼 이국의 전쟁터로 떠나보내던 공간인 ‘몰개월’은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동과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사이 어디쯤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흔을 넘긴 포항 본토박이들은 이곳이 ‘우물재’라는 이름으로 변했다고도 한다.케케묵은 고릿적 소설로 오해될 수도 있는 황석영의 ‘몰개월의 새’를 다시 펴드는 것은 웃음은 물론 눈물까지 함께 했던 그(주인공 ‘나’)와 그녀(빠꿈이란 별명의 작부 ‘미자’)의 공동체인 ‘골목’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와해됐으며, 무엇을 통해 복원될 수 있는지를 살피는 행위다.또한 대비되는 두 공간(몰개월과 베트남 정글)이 이름을 달리해 현재도 엄존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일에 다름없다. 소설의 서두는 베트남 파병을 목전에 둔 주인공 한 상병이 유년과 청춘을 보낸 서울의 ‘골목’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그의 ‘골목’은 어떤 이유로 사라졌는가?“일 년 반만에 서울을 찾아가 다시 확인했던 것은 나의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파충류의 허물과도 같은 것이고, 나는 그 허물을 주워서 다시 뒤집어쓰고 돌아온 건 아닌가. 어깨를 늘어뜨리고 싸돌아다니던 골목에는 아직도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이 어두운 얼굴로 서 있었다. 나도 언제나 끼이고 싶어 하던. 머리 좋은 치들의 비밀결사는 여전히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성공한 신사들 같았다. 모친의 식료품 가게는 문을 닫았다. 그 어두운 가게의 천장 위에 내 ‘잠수함’은 뚜껑을 닫고 선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뚜껑을 젖히고 머리를 내밀자 나는 다시 심해에 잠기는 것 같았다. 내 다락방의 벽에는 떠나오던 날의 낙서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지붕 건너편에서 솜틀집의 활차 돌아가는 소리가 여전히 들렸고,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이발소 집 형제는 유행가를 합창하고, 야채장수 부부는 또 한바탕 두들기고 울었다.”‘골목’에서 성장한 소년이 청년이 되고 그 청년이 또 다른 ‘골목’인 몰개월에 이르러 이제는 ‘골목 바깥’으로 내팽개쳐질 운명이 됐다.온전한 형상이라 믿고 살았던 공동체가 붕괴하는 모습을 힘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 20대 젊은이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된다.그러나, 그럴수록 ‘골목’에 대한 집착과 같은 아픔을 앓는 골목 안 인간들에 대한 연민은 무한대로 증폭한다. 한 상병에게 그 집착과 연민은 가진 돈 전부를 몰개월의 창녀 빠꿈이(미자)에게 털어주는 형태로 나타난다.추장이 말했다.“뭐하니... 몰개월 나가자.”“잠이나 자야겠어.”“헛... 야, 너 미쳤구나. 다섯 시에 출동이야. 지금 벌써 한시 가까이 되었다. 마지막인데 잠이 오냐?”“졸려.”“돈 아까워서 그러니? 이제부턴 휴지나 다름없는데 뭐할래...”“몸이 불편해.”“인마, 술 먹으면 다 나을 병이야. 갈매기집 빠꿈이가 오매불망 기다린다.”“조용히 누워 있을라구 그래. 갔다 와. 그리고, 이거 갖다줘라. 탁 털은 거야.”“외상값이냐?”“휴지나 마찬가지잖아.”“빠꿈이 수지 맞았는 걸.”▲44년 전 몰개월, 그 바닷가에선…주인공 나(한 상병)는 어디에서 미자를 처음 만났을까? ‘골목 바깥’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강제한 전쟁에 ‘골목 안’ 사람들이 끌려가 죽는 아이러니가 반복되던 1960년대와 1970년대.당시 포항 외곽 바닷가마을엔 ‘무너지는 골목공동체’를 은유하는 공간이 존재했다. 바로 ‘몰개월’이다. 황석영은 그곳을 이렇게 묘사한다.우리는 철조망을 무사히 통과했다. 개구리 소리에 귀가 멍멍했다. 논두렁을 지나면 한길이 나오게 되어 있었다.“불빛 보이니?”“응. 몰개월이다.”몰개월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특교대가 생겨나자 서너 채의 초가가 있던 외진 곳에 하나둘씩 주막이 들어섰는데, 거의가 슬레이트 지붕에 흙벽돌이나 블록으로 지은 바라크들이었다. 비슷한 꼴의 나지막한 집 이십여 채가 울퉁불퉁한 자갈길 양쪽에 늘어서 있었다. 이곳을 모두 몰개월이라 불렀는데 바다가 바로 그 뒤편에서 철썩이고 있었다.지금도 포항시 청림동과 동해면은 좁은 골목이 야트막한 건물들을 거느리고 거미줄처럼 얽혀있다.불을 밝힌 골목 안에선 44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인간의 삶이 간당간당 이어진다. 외형은 상전벽해로 보일 수 있지만, 간난신고(艱難辛苦)로 이어지는 가난한 자들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하다.그렇다면 지난 세기 빈한한 가정의 딸로 태어나 온갖 고생을 겪다가 결국엔 삶의 마지막 진창으로 머리채 잡혀 끌려온 몰개월의 ‘작부’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축복받지 못한 출생과 거친 삶의 이력 탓에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잃었던 것일까? 천만에다. 몰개월의 창가 중 한 곳에 기생했던 포주(抱主)가 입을 열어 ‘골목 안’ 그녀들의 이야기를 전한다.“이 쓸개 빠진 년들이 모두들 애인 하나씩 골라서는 편지질을 하는데, 어떤 애들은 열 사람 스무 사람에게 쓴다우. 한 달에 한명씩 골라잡아두 열 달이면 열 명이 꽉 찬다구. 미자년이나 옆집 애란이나 가끔 술 처먹구 지랄을 하는데, 아마 상대편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는 모양이지. 제대하구 가면서 몰개월에 찾아와 들여다보는 놈들은 한 번도 못 봤는데두….”/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0-09-24

코로나 스트레스 날려버릴 매운맛… “영양고추 사이소”

최근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자극적인 맛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특히 매운 맛이 가득한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강렬한 매운 맛을 만들어 내는 가장 대표적인 식재료가 고추이다.이미 수년전부터 한류 열풍으로 우리 문화가 세계적으로 많이 전파되면서 한식도 세계음식의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식의 이미지는 맵고 강렬한 느낌을 많이 주는데 아무래도 고추를 사용한 요리가 많기 때문이다.그 고추의 주산지 영양군은 매년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수도권 소비자들을 찾아가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개최해왔다.매년 이맘때면 영양고추를 찾는 이들이 서울광장에 구름처럼 몰려든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8월 재확산 된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전면 취소돼 수도권 소비자들은 영양고추를 직접 현장에서 구매할 기회를 놓치게 됐다.영양군은 전 국민이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영양고추의 매운맛을 멀리서나마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영양고추 H.O.T페스티벌’의 역사1984년 최초로 영양고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군정 발전을 위해 제1회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고추아가씨 선발대회 기점으로 해 2000년대에 들어서 영양고추문화축제로 확대시켜 2006년까지 영양군에서 축제를 개최했다. 그러나 영양군에서는 발상의 전환으로 2007년도부터 매년 서울광장을 찾아가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영양군에서는 해마다 증가하는 중국산 고추를 비롯해 농산물 개방에 따른 수입산 고추의 물량이 해가 증가해 더 이상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며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은 영양고추의 홍보가 효율적이지 않고 관내 농민들이 애써 지은 농산물 판매가 어려워 농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군에서는 수도권 소비자와 관광객을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방식을 전환해 영양고추의 홍보를 강화했으며 2007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서울의 중심부인 서울광장에서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즐길 기회는 내년으로 미뤄영양고추의 우수성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영양고추는 전국을 넘어서 이제 전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이 인정돼 2017년 8월 24일 빛깔찬 고춧가루 6만 달러 규모의 미국 수출을 시작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후 매년 영양고추의 미국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군은 영양고추유통공사를 설립해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도특별자치도지회 및 CJ제일제당(주) 등과 MOU를 체결하는 등 영양고추의 우수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소비자를 찾아가는 축제라는 의미가 크고 해가 갈수록 소비자가 기다리는 도·농 상생의 화합의 장터가 됐다. 영양군은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8월 중순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축제가 취소돼 영양고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축제의 취소, 영양고추 판매는 모두 시급한 과제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방문객에서 파생된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는 영양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농가 소득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 축제장에서 직접 영양고추를 팔기도 하고 또한 소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자 직거래 주문을 받아 축제가 끝나고도 영양고추를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전면 취소되면서 영양군은 김장철을 대비해 영양고추를 구매하려던 많은 소비자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축제가 취소 되면 관내 고추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타격이 크다. 보통 축제기간 3일 동안 수확한 고추 절반이상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양군은 관내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을 위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판매량 증대시킬 방안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개최매년 가을 2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영양산나물축제와 함께 영양을 대표하는 농특산물 축제이다.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2020년 제16회 영양산나물축제 취소에 이어 제14회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도 취소됐다. 축제가 취소되자 영양군은 영양고추의 홍보 및 판로 개척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 끝에 온라인으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로 했다. 온라인 축제는 코로나19로부터 지역사회와 군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한편 지역 특산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시간·공간적 제약이 없는 온라인 형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이다. 온라인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온라인 참여행사, 라이브 요리채널, SNS이벤트, 홍보 홈페이지 개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어 영양군이 효율적으로 영양고추를 홍보할 수 있는 온라인 축제이다. 온라인을 통해 마련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활용해 영양고추 홍보에 주력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이끌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로 소비자 구매욕 자극영양군은 경북도에서 운영하는 ‘사이소’몰에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개설해 온라인 판촉전을 개최한다. 2007년 4월 지역 농특산물 판로 개척을 위해 만든 쇼핑몰인 ‘사이소(www.cyso.co.kr)’사이트에서 영양군은 개별 사이트를 구축하고 소비자들의 영양고추 구매 욕구를 자극해 판매량 증대를 기대하고 있는 등 전화주문 CS팀도 운영하고 있다. 영양고추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은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상품소개와 전화 주문접수 및 농가연계 등 다양하게 고객에게 응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고령층 소비자를 겨냥한 오프라인 판매온라인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라는 축제가 다소 생소하고 구매하기 어려운 고령층 소비자를 겨냥한 오프라인 판매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대면 유통구조 현상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으로 구매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판매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것이 영양군의 입장이다. 축제의 취소로 대도시 소비자들은 손쉽게 영양고추를 직접 맛보고 구매할 기회가 없어져 영양군은 이러한 기회를 주고자 올해 9월 11일에서 17일까지 7일간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특별판매 행사를 개최해 김장철을 앞 둔 소비자들의 영양고추 구매 욕구를 해소해 주었다.◇ 농가에 맞춤형 행정을 지원하다.영양군 관내 생산된 건고추에 대해 택배비 50%를 지원한다. 생산자 직거래 주문이 계속 증가한다면 농가에 택배비가 축적돼 결국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택배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택배비용을 지원하게 되면 농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택배비 지원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판매를 위한 판로에도 적극 나서 올해 재배한 영양고추를 모두 소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오도창 영양군수는 “지금까지 코로나19로 확산으로 모든 국민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하며 특히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 및 농가들은 가혹하다고 할 만한 시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모든 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겠다”며 “이번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취소된 것은 재충전하는 시기라 생각하고 내년에 더 발전된 축제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0-09-22

건강·맛 다 잡은 ‘영주 특산품’으로 한가위 情 나누세요

소백산록의 청정지역이 만들어 낸 영주시의 특산물은 풍부한 유기물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로 재배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또한, 전통적으로 이어져 생산되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은 차별화된 제조방법과 선별된 원료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영주 풍기인삼영주 지역은 소백산 기슭의 풍부한 유기물과 대륙성 한랭기후와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로서 인삼이 생육하기 좋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풍기인삼의 특징육질이 탄탄해 중량이 무겁고 약효가 뛰어나며 같은 분량을 달여도 다른 인삼보다 훨씬 진하다. 약탕기에 끊여 재탕, 삼탕을 해도 물렁하게 풀어지지 않고 피로를 빨리 회복하고 식욕을 돋워 주며 적혈구 증가 등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준다.△인삼의 효능많은 연구결과 인삼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은 체내에서 병 발생에 대한 위험도를 감소시켜 효과적으로 병을 예방 할 수 있다. 현대 의학적 효능을 살펴보면, 당뇨병, 암, 동맥경화 및 고혈압, 빈혈, 노화방지, 피로 및 스트레스 해소 등 효능이 있고 한방적 효능으로 신체허약 개선, 강장효과, 간 기능강화, 체력증진 등이 있다.△인삼의 종류수삼은 밭에서 캐낸 인삼 원형상태로 75% 내외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백삼은 수삼을 원료로 해 껍질을 벗겨 수분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건조시킨 것.홍삼은 주로 6년근 수삼을 수증기로 찐 것으로 색상은 담적황갈색이며 품질별로 천삼(天蔘), 지삼(地蔘), 양삼(良蔘)으로 구분하며 대부분 대만, 홍콩, 일본 등 동남아 지역과 유럽, 미주 지역 등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인삼 중에서 최고로 친다.△인삼가공 제품절편삼, 홍삼절편삼, 홍삼차, 홍삼정과, 홍삼정, 홍삼타브렛, 홍삼액, 홍삼분말, 인삼분말, 홍삼정, 홍삼캡슐, 황금홍삼비누, 홍삼벌꿀비누, 홍삼우유비누, 홍삼제리, 홍삼캔디 등이 있다.◇영주 사과영주시는 국내 사과 생산의 14.5%를 차지하는 전국 제1의 사과 주산지로서 백두대간의 주맥인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분기하는 지역의 소백산 남쪽에 위치한 산지 과원에서 생산,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 의해 맛과 향이 뛰어나며 성숙기 일교차가 커서 사과의 당도가 높다. 사과는 대부분 15kg 상자로 포장돼 출하되고 있으나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포장단위를 5kg, 10kg 단위로 다양화 체제를 갖췄다.미국 및 동남아 시장에서 영주사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출 물량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영주 한우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소백산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에서 사육된 영주한우는 개량된 암소에 1등급 정액으로 인공수정해 생산된 우량 숫송아지를 5∼6개월에 거세하고 한우고급육 표준사양관리프로그램에 의거 사육한다. 비육 후기에는 영주시와 건국대학교 축산대학팀이 협력해 1996년부터 1997년까지 2년에 걸쳐 개발한 아마종실을 첨가한 특수사료를 급여하고 초음파 육질 진단을 실시해 출하 적기를 판단, 고품질의 육질만을 생산·판매한다.△위생 및 질병 안정성부루세라병 등의 악성가축전염병을 완전차단하고 축산물의 위생·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사육·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을 2006년부터 시범실시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 체계는 생산단계 → 도축단계 → 가공단계 → 판매단계 → 소비자 조회단계 순이다.△축산과학원과 영주시 간의 축산기술협약 체결영주한우 명품화를 위해 농촌진흥청 산하 축산과학원과의 축산기술협약을 체결하고 영주한우의 명품화를 위해 축산과학원의 다각적인 기술지도를 받고 있다.영주시에서 생산되는 특산품 중 인삼, 한우, 사과, 인견 외에도 다양한 우수한 품질의 지역 특산품이 생산되고 있다.또, 다른 특산품에는 단산포도, 네프란, 오정주, 한과, 순흥 기지떡 등이 있다.◇소백네프란청정 수목에서 추출한 목초산 분말 재제와 유산균을 급여해 생산된 계란이며 일반계란에 비해 A, B12, 토코페롤 함량은 높고 콜레스테롤 함량은 낮아 비린 맛이 없고 단백하며 고소하다.맑고 깨끗한 소백산의 공해 없는 환경 속에서 청정사료를 급여해 생산된 계란으로 엄격한 기준의 검란, 세척, 선별과정을 거쳐 위생적으로 처리된 완전식품의 결정체다.소백양계단지는 네프란 이외에 지역특산품인 인삼을 이용한 홍삼란등 기능성 계란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단산포도단산포도는 간이 비 가림 재배로 저 농약 고품질로 호맥재배로 유기물 생산품이며 점적관수시설로 생산된다.미숙과는 출하하지 않고 적정량을 착과시켜 품질이 우수하며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유기물효소를 균형시비하고 선과와 포장을 철저히 관리한다. 단산포도의 특징은 포도생육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기후조건과 비옥한 토양에서 유기농업으로 재배해 육질이 조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단산포도의 생산은 단산포도작목회가 관리하고 선별기준을 통일해 회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마을별로 자율검사원의 철저한 출하심사를 거쳐 규격품만 출하하고 있다.◇소백산 오정주사대부가의 선비들이 건강 약용주로 마시던 술로서 소백산 청정약수, 우리 쌀, 우리 밀로 만든 누룩,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로 빚어 만든 전통 명주이다.저온에서 백일이상 장기 숙성해 뒤끝이 깨끗한 오정주는 고현동 박찬정가에서 4대째 그 제조기법을 전수해 생산하고 있다.◇순흥 기지떡기지떡은 서리꽃처럼 희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상화떡, 상화병이라고도 하며 기지떡은 술로 빚어 여름철에도 쉬지 않아 오래두고 먹을 수 있다.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한국 전통음식 조리법을 대표하는 발효 과정을 거친 떡이라 살아있는 유산균 덩어리로 단순한 계절떡, 의례떡과 달리 기지떡은 건강을 생각한 고품격 떡이다.◇선비촌 한과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선비촌 한과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인 인삼, 마, 자연 식품인 쑥, 솔잎 등을 이용해 생산되고 있다.달지 않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제수용, 선물용, 혼수용으로 구분 생산된다.이 밖에도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식이섬유가 함유된 국내산 100% 고구마로 만든 고구마 빵, 영주사과로 만든 100% 순수 천연제품으로 설탕과 알코올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상떼마루 와인, 영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도너츠인 정 도너츠는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를 원료로 웰빙 식품으로 생산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영주시에서 생산되는 특산품들은 소백산록의 자연환경과 전통기법에 따른 생산 방식을 선택해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하며 무엇보다 정성이 가득 담긴 제품으로 한가위 선물 및 제수용품으로 그 가치성이 소비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고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0-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