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새벽보다 먼저새벽을 여는 너른 장터상인들의 분주한 발자국 소리에영일만의 여명이 밝아온다. 멸치와 과메기, 개복치, 고래고기대게와 홍게, 꽃게포목과 이불, 주단(綢緞)강정과 유과, 씨앗호떡, 감주없는 게 없는 시끌벅적한 장터에영일만의 숨결이 있고 맥박이 뛴다. 난전에 좌판을 벌여 놓은할머니들의 주름살은 짙어가는데초록빛 포항초 같은 젊은 상인들은너른 장터의 생기를 북돋운다. 오거리 시민의 탑은빛바랜 흑백사진에 우뚝하지만죽도시장과 한몸이 되어영일만 사람들의 추억 속에 영원하리.
최수정
최수정 197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성장했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6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현상회, 계명회 등의 회원이며 포항에서 갤러리m을 운영하고 있다. ‘호미곶 이야기’, ‘비밀이 사는 아파트’, ‘꿈꾸는 복치’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202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