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을 그리다 어반 스케치 여행 (18) 수도산
산이름도 세월 따라 변하던가.
옛적에는 백산(白山)이라 했다가
모갈산(茅葛山)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서쪽에 있어 서산(西山)이라 부르기도 하고
일찍이 상수도를 설치하면서
배수지(配水池)를 놓았던 탓에
수도산(水道山)이라 한다.
도심 한복판에 은은히 솟아 있는
산마루에 앉아
윤슬이 반짝이는 영일만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밍크고래가 몰려오고
고등어 떼가 튀어오른다.
산 곳곳에 보물처럼 숨어 있는 조개 화석은
아득히 먼 옛날
깊은 바다 밑에 있던 산이라 일러주며
영겁의 세월을 느끼게 한다.
역사의 거센 탁류와
참혹한 산불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지금도 영일만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들의 어머니 같은 산
최수정 197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성장했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6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현상회, 계명회 등의 회원이며 포항에서 갤러리m을 운영하고 있다. ‘호미곶 이야기’, ‘비밀이 사는 아파트’, ‘꿈꾸는 복치’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