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치 여행 (20) 죽도시장과 오거리
첫새벽보다 먼저
새벽을 여는 너른 장터
상인들의 분주한 발자국 소리에
영일만의 여명이 밝아온다.
멸치와 과메기, 개복치, 고래고기
대게와 홍게, 꽃게
포목과 이불, 주단(綢緞)
강정과 유과, 씨앗호떡, 감주
없는 게 없는 시끌벅적한 장터에
영일만의 숨결이 있고 맥박이 뛴다.
난전에 좌판을 벌여 놓은
할머니들의 주름살은 짙어가는데
초록빛 포항초 같은 젊은 상인들은
너른 장터의 생기를 북돋운다.
오거리 시민의 탑은
빛바랜 흑백사진에 우뚝하지만
죽도시장과 한몸이 되어
영일만 사람들의 추억 속에 영원하리.
최수정 197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성장했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6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현상회, 계명회 등의 회원이며 포항에서 갤러리m을 운영하고 있다. ‘호미곶 이야기’, ‘비밀이 사는 아파트’, ‘꿈꾸는 복치’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