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바람의 땅사람도 꽃도 나무도 채소도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자란다.영일만에서 샛바람이 거세게 불면육지는 모래투성이가 되었다.일제강점기에 송도 백사장에나무를 촘촘히 심어 방풍림을 조성했고이를 송림이라 불렀다. 나무는 쑥쑥 자라 어느새 하늘을 가렸고울창한 숲을 이루었다.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빽빽했고다람쥐, 청설모, 산토끼, 노루가 무리를 지어 다녔다.세월이 흘러 송림은 사람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었고어린 학생들이 소풍을 즐기는 곳이 되었다.술래잡기, 보물찾기를 하기에 더없이 좋았고나무 아래 팔베개를 하고 누우면 솔향기가 온몸을 감쌌다. 송림에 변화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세련된 스틸아트가 세워졌고맨발로 걷는 사람도 있고찻집도 하나둘 둥지를 틀었다.눈을 감고 송림을 떠올리면시원한 바닷바람과 바람결 따라 휘어진 소나무싱그러운 솔향기가 느껴진다.조선소에서 배 만드는 소리도 들려온다. 어느 날 문득 마음의 고향이 그립다면초록의 향기 짙은 송림에 가볼 일이다. 최수정 최수정 197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성장했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6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현상회, 계명회 등의 회원이며 포항에서 갤러리m을 운영하고 있다. ‘호미곶 이야기’, ‘비밀이 사는 아파트’, ‘꿈꾸는 복치’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2023-08-21
포항은 예부터 물의 고장이었다.아호(阿湖), 두호(斗湖), 환호(環湖)라는 세 개의 큰 호수가 있었고형산강과 지류가 흐르며 다섯 개의 큰 섬을 낳았다.그리하여 포항을 삼호오도(三湖五島)라 했다.강은 포항의 곳곳을 적시며 흘렀다.형산강과 동빈내항 사이에도 유장한 강물이 흘렀다.지금 동빈내항보다 폭이 더 넓은 강에서아이들은 헤엄치며 조개를 잡았고 어른들은 낚싯대를 드리웠다.세월이 흐르며 그 강은 사라지고 말았다.형산강 너머 철강공단이 들어서고 주거지가 필요해지면서 강은 매립되고 말았다.매립된 강 위로 집들이 이마를 맞대고 촘촘히 들어섰다.강의 흐름이 끊기자 동빈내항의 수질은 나빠졌으며동빈내항과 인근 도심에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그 강이 다시 살아났다.포항운하라는 이름으로 형산강과 동빈내항 사이에 다시 물길을 냈다.운하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고 형형색색의 스틸아트 작품도 세웠다.‘찰랑교’라는 이름의 산뜻한 다리도 들어섰다.강의 흐름이 다시 이어지면서 동빈내항의 수질이 좋아졌으며동빈내항과 인근 도심에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포항운하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동빈내항을 지나 송도 바다를 지난다.유람선이 지나갈 때 갈매기 떼가 따라가며 즐겁게 합창한다. 포항운하에는 하늘빛 닮은, 맑고 푸른 강이 흐른다.물의 도시 포항은 강이 살아야 생명력이 넘친다. 임주은 임주은 1982년 포항에서 태어났으며 대구가톨릭대 공예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2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서양화 작가로 참여했다. 현재 포항문화재단 이사, 포항청년작가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경북청년작가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3-08-07
송도는 그리움이다.송도 다리를 건너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하늘을 덮은 가로수길을 걸어가면평화의 여상(女像)과 모래언덕이 반갑게 맞아주었고명사십리와 푸른 파도, 갈매기의 군무가 황홀하게 펼쳐졌다.백사장은 어린아이들이 아무리 뛰어가도끝이 없을 정도였고그 넓은 곳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해수욕객이북적거렸다.바다에는 크고 작은 유람선이 떠다녔고다이빙대에는 어린아이들이 바글거리며 바다로첨벙첨벙 뛰어들었다.동해안에서 가장 이름 높은 해수욕장은 포항 송도였다. 송도는 예술의 탄생지였다.일제강점기 때 이육사는 태풍이 휘몰아치는 송도 바다에서강렬한 내면의 체험을 했고,광복 후에는 한흑구가 거의 매일 같이송도 해변을 거닐며 ‘은둔의 사색가’로 살았다.포항의 예술가들도 송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시와 그림과 노래의 영감을 얻었다.송도는 새로움이다.유실된 백사장을 살려내고갈매기가 인도하는 유람선이 다니며평화의 여상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악기를 연주하고흥겹게 노래를 부른다.카페촌에는 사람들이 모여앉아 차 한 잔, 술 한 잔에파도를 담아 그리운 이름을 불러낸다.파도 소리 정겨운 송도해수욕장에는 낭만의 선율이 흐른다. 예나 지금이나 송도는 해 뜰 무렵 찬란하고해 질 녘에 애잔하다.수많은 추억이 무늬진 백사장에 추억은 계속 쌓일 것이다.송도는 포항의 영원한 노스탤지어다. 최수정 최수정 197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성장했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6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현상회, 계명회 등의 회원이며 포항에서 갤러리m을 운영하고 있다. ‘호미곶 이야기’, ‘비밀이 사는 아파트’, ‘꿈꾸는 복치’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