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을 그리다 - 어반 스케치 여행<br/>②포항운하
포항은 예부터 물의 고장이었다.
아호(阿湖), 두호(斗湖), 환호(環湖)라는 세 개의 큰 호수가 있었고
형산강과 지류가 흐르며 다섯 개의 큰 섬을 낳았다.
그리하여 포항을 삼호오도(三湖五島)라 했다.
강은 포항의 곳곳을 적시며 흘렀다.
형산강과 동빈내항 사이에도 유장한 강물이 흘렀다.
지금 동빈내항보다 폭이 더 넓은 강에서
아이들은 헤엄치며 조개를 잡았고 어른들은 낚싯대를 드리웠다.
세월이 흐르며 그 강은 사라지고 말았다.
형산강 너머 철강공단이 들어서고 주거지가 필요해지면서 강은 매립되고 말았다.
매립된 강 위로 집들이 이마를 맞대고 촘촘히 들어섰다.
강의 흐름이 끊기자 동빈내항의 수질은 나빠졌으며
동빈내항과 인근 도심에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그 강이 다시 살아났다.
포항운하라는 이름으로 형산강과 동빈내항 사이에 다시 물길을 냈다.
운하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고 형형색색의 스틸아트 작품도 세웠다.
‘찰랑교’라는 이름의 산뜻한 다리도 들어섰다.
강의 흐름이 다시 이어지면서 동빈내항의 수질이 좋아졌으며
동빈내항과 인근 도심에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포항운하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동빈내항을 지나 송도 바다를 지난다.
유람선이 지나갈 때 갈매기 떼가 따라가며 즐겁게 합창한다.
포항운하에는 하늘빛 닮은, 맑고 푸른 강이 흐른다.
물의 도시 포항은 강이 살아야 생명력이 넘친다.
임주은
1982년 포항에서 태어났으며 대구가톨릭대 공예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2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서양화 작가로 참여했다.
현재 포항문화재단 이사, 포항청년작가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경북청년작가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