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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치열한 페스티벌 시장, 조용필이 답”

“시장의 규모에 비해 음악 페스티벌이 많아지면서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 몸값이 너무 많이 올라갔어요. 그래서 (개런티가 비싼) 해외 뮤지션 보다는 조용필(63) 선배 같은 분이 참여하는 게 한층 의미 있을 것 같았죠.”올해로 2회를 맞는 음악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3`의 주최사인 ㈜피엠씨네트웍스의 송승환(56·사진) 회장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조용필을 섭외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오는 8월14~15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슈퍼소닉 2013`은 상반기 19집 `헬로`(Hello)로 신드롬을 일으킨 조용필을 출연진으로 발표해 일찌감치 관심이 쏠렸다. 조용필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페스티벌에 참여하며 출연료를 후배 뮤지션들을 위해 기부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송 회장은 이 부분을 강조한 뒤 “이번 페스티벌의 화두는 흔쾌히 응해준 조 선배”라며 “사실 페스티벌이 많아지고 헤드라이너 섭외 경쟁이 치열해져 `슈퍼소닉`이 2년 만에 좌초하는 게 아닌가란 위기감도 느꼈다. 전화위복이라고 19집을 내기 전 일찌감치 섭외에 나섰던 조 선배가 큰 현상을 일으킨 점은 행운이었고 기뻤다”고 설명했다.하루 전날 조용필과 만나 장시간 얘기했다는 그는 조용필과의 인연이 꽤 오래 됐다고 설명했다.“1980년대 KBS 음악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 MC와 KBS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를 보던 시절 `조용필 스페셜`을 많이 했어요. 그때는 방송에서 조용필 1인을 위한 콘서트를 하면 MC가 있었고 제가 맡았죠. 개인적으로는 1980년대 뉴욕에 있던 시절 조 선배가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설렁탕 먹고 밤에는 뉴욕 나이트 클럽을 전전하며 술을 마신 추억도 있어요.”공연 업계의 대부로 꼽히는 송 회장이 음악 페스티벌 사업에 뛰어든 데는 이유가 있다. 1996년 피엠씨네트웍스를 설립해 `난타`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면서 야외 공연에 관심을 뒀고 콘서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최성욱 대표를 영입하면서 의기투합했다. 또 그는 배우이지만 젊은 날 대중음악계와의 인연도 깊었다.그는 “미국을 다녀온 1989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변진섭 씨 콘서트 제작이었다”며 “이후에도 봄여름가을겨울, 이승환, 조덕배 씨의 공연을 만들었고 강수지 씨의 음반도 제작했다. 또 5-6년간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를 맡아 팝송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생소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지난해 처음 연 `슈퍼소닉 2012`는 적자를 봤다. 폭우 탓도 있었지만 관객의 참여가 낮았던 점을 면밀히 분석했다. 실내 공연으로 진행하면서 올림픽공원의 넓은 잔디 마당을 활용해 보고 즐길거리를 제공하지 못한 점에 착안, 올해부터는 가족들이 함께 즐길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로 방향을 전환했다.“젊은 친구들이 부모와 함께할 수 있도록 펫샵보이즈, 어스윈드앤드파이어, 뉴트롤스 등 50~60대도 즐길 헤드라이너를 섭외했어요. 또 음악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보고 즐길 플러스 알파를 찾으려고 노력했죠. 올해는 다양하게 즐길 축제의 장이 될 겁니다. 길게 보고 4회, 5회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야죠.”송 회장은 짧게 경험한 페스티벌 시장이 녹록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카드사 등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페스티벌 과잉 시대가 됐고 그로인해 해외 뮤지션 섭외 경쟁이 치열해져 이들의 개런티가 치솟았기 때문이다.그는 “우리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한 프로젝트로 수익을 내는 게 목표이지만 대기업은 그 콘텐츠를 갖고 수익을 못 내도 다른 알파가 있다는 여유가 있으니 (출연진 섭외에서) 공정 경쟁이 안된다”며 “필요한 아티스트여도 `그 정도의 개런티를 지불해야 하나`란 회의가 있다. 지금 개런티의 반값이 적정선이라고 생각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경제 민주화가 돼야 한다”고 웃었다. /연합뉴스

2013-06-11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 없어졌으면”

“이 사람이 어떤 음악을 하는지 사람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한희정은 어떻다`라는 고정관념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여성 싱어송라이터 한희정사진이 지난 5일 정규 2집 `날마다 타인`을 발표했다.지난 2001년 밴드 더더의 보컬로 데뷔, 그룹 푸른새벽을 거쳐 2008년 솔로 음반 `너의 다큐먼트`로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걸어온 그다. 음반에는 타이틀곡 `흙`을 비롯해 `나는 너를 본다` `무소유` `어항` 등 11곡이 담겼다.전작과 비교했을 때 현(絃) 사용이 늘어난 점이 무엇보다 귀에 박힌다. 1집보다 멜로디도 한층 묵직해지고 어두운 빛이 드리웠다. 블랙 톤의 음반 재킷 디자인이 낯설지 않다.최근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인터뷰했다.“어떤 뜻을 따르자는 목적보다는 `날마다 타인`이라는 단어에서 얻을 수 있는 `느낌`을 중요시했어요. 그 느낌은 사람마다 다양하잖아요.”`날마다 타인`이라는 음반명이 예사롭지 않지만, 한희정은 그 뜻을 묻는 말에 “나도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지은 이름은 아니라는 뜻이다.“현을 넣은 편곡은 예전에도 조금씩은 했어요. 그때는 어쿠스틱 기타 등 다른 악기의 배경으로 사용됐죠. 이번에도 사실 전면에 내세울 것을 염두에 두고 현을 쓰지는 않았어요.”한희정은 이번 음반에서 부쩍 늘어난 현을 두고 “처음에는 피아노로 먼저 곡을 만들다가 재미가 없어서 첼로를 넣었다”며 “첼로에 바이올린이 들어가고, 4중주가 되더니 후렴구에서 50인주까지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타이틀곡 `흙`은 디스코라는 장르가 의외다. 노래 제목이기도 한 `흙`이라는 단어를 `흙 흙 흙` 의성어로 차용한 가사에서 한희정의 번뜩이는 상상력이 묻어난다.“제 나름의 디스코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드럼 비트를 먼저 생각한 후 베이스 라인을 떠올렸죠.”일반 대중이 듣기에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이 곡에 대해 그는 “물을 줬더니, 어느 날 식물이 자라 있었다는 이야기”라며 “책상 앞에 앉으니 `흙`이라는 단어가 지닌 함축적이고도 중의적인 의미가 떠올랐다”고 소개했다.음반에 적힌 크레딧을 가만히 살펴보니, 그는 작곡·작사뿐 아니라 드럼 프로그래밍, 기타·피아노·키보드 연주, 편곡 등 작업 대부분을 홀로 해냈다.“드럼 비트를 만들어 내고, 스트링 편곡을 하면서 화성(和聲)을 만드는 작업을 좋아하죠. 공연하는 것도 물론 다른 재미가 있지만, 가장 1순위로 꼽는 재미는 `만드는 재미`입니다. 그래서 완성품이 나왔을 때는 `가장 큰 재미`는 이미 끝난 상태죠. 하하”이 같은 점을 그동안 드러내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1집을 냈을 때도 제가 무엇 무엇을 했다고 일일이 설명하는 게 구차해보였어요. 어차피 전부 `한희정`인걸요. `내가 다 한 줄 알겠지`라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주위에서는 당연히 다른 사람이 해줬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어요. 심지어 친한 동료 뮤지션조차 그랬죠.”한희정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떤 선입견이 있는지 깨닫게 됐다”며 “아직도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봄바람` 같은 노래를 하는 여자 싱어송라이터로 생각하는 분이 많다. 그런 부분도 물론 있지만 이번에는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부분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13-06-10

EBS 다큐프라임 `파더쇼크` 방영

대가족 제도의 붕괴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는 `양육은 어머니의 몫`이라는 그간의 인식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아버지의 양육 참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미다.하지만 아버지 역할의 변화만큼 그 역할에 대한 각 가정의 이해가 충분한지는 미지수다.EBS 다큐프라임은 10~12일 밤 9시50분 3부작 `파더쇼크(Father Shock)`를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아버지의 양육 참여 필요성과 바람직한 역할 등을 살펴본다.제작진은 이 시대 부부가 아버지의 바람직한 역할, `부성`(父性) 형성 과정 등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고 진단한다.이 때문에 `부성`의 고유한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역할이 규정되면서 아버지는 자칫 아이들에게 `제2의 엄마`가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다큐프라임은 `부성`을 과학적, 사회학적, 심리학적, 진화론적 관점에서 조명함으로써 건강한 `부성`의 모습에 대해 고민해본다.1부 `잊혀진 양육자들`에서는 아버지의 양육 참여를 요구하는 사회적 경향, `친구같은 아빠상`의 허와 실 등을 다룬다.2부 `당신과 당신의 아버지-부성의 영향력`에서는 다양한 가정의 사례와 아버지들이 참여한 `부성회복프로젝트`를 통해 부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되는지를 살펴본다.3부 `아버지로 산다는 것`에서는 가정과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과 의무를 요구받는 아버지들의 솔직한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연합뉴스

2013-06-10

“흥행이라는 단어, 남의 얘기인 줄 알았죠”

웹툰을 본 사람들은 머릿속에 그림들을 비슷하게 넣고 있거든요. 거기서 다르게 갈 것이냐, 비슷하게 갈 것이냐 계속 선택에 놓이게 되는 것 같아요. 그걸 조절을 잘 해야 하는데, 어떨 땐 (원작과) 같게 가고 싶어도 그림처럼 똑같이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웹툰에서의 첫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죠. 저 혼자서는 그 느낌을 잃어버릴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느낌은 어떤지 스태프와 배우들의 느낌을 많이 물어봤고 제가 느낀 직관과 많은 사람들이 느낀 공통된 느낌을 잘 파악해서 끌어가려고 했어요“`흥행`이라는 단어는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막상 관객들의 큰 주목을 받고 흥행이 되니까 아직은 잘 와 닿지가 않아요.”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연출한 장철수(39) 감독은 `흥행 감독`이 된 소감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줍어하며 이렇게 입을 뗐다.3년 전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전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16만 관객을 모은 데 비하면 본격 상업영화에 도전한 첫 작품으로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성취는 얼떨떨할 만도 하다.`은밀하게…`는 지난 5일 개봉하자마자 첫날 49만8천 명, 둘째날 91만9천 명을 모으며 한국영화 사상 개봉일 최다관객 기록, 일일 최다 관객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최단기간 100만(36시간 만), 200만(72시간 만) 관객 돌파 기록까지 쓰면서 신들린 듯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주연배우인 김수현의 티켓파워와 웹툰 원작의 팬덤이 맞물린 측면이 크지만, 두 가지 요소를 결합시켜 상업영화로 빚어낸 것은 온전히 감독의 몫이다. 반대로 이렇게 좋은 조합을 가지고 실패했을 경우 져야 하는 책임 또한 온전히 감독의 몫이기에 그간 장철수 감독의 맘 고생은 적지 않았을 터.최근 서울 압구정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우선 마음의 큰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워낙 기대치가 높아서 웬만큼 잘 되지 않으면 잘했다는 소리 못 듣겠다 싶었는데, 손익분기점(220만 관객)을 빨리 넘겼다는 게 다행이에요. 최소한의 의무는 한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졌어요.”큰 부담을 안고도 그가 이 작품에 뛰어든 건 원작이 지닌 주제의식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드는 작품이었어요. 이 작품이 그리는 청춘들의 비극이 이 시점에 꼭 다뤄야할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죠. 옛날에 읽었던 최인훈 소설 `광장`에서 전쟁 포로가 남으로도 북으로도 가지 못하고 제3국으로 가다가 배 위에서 뛰어내리잖아요. 6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생각할 수 있게 하려면 대중성의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이 웹툰은 대중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으면서 문제의 핵심도 잘 짚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꼭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처음부터 끝까지 꽉 짜인 웹툰의 틀 안에서 어떻게 그림들을 자르고 이어붙여 두 시간 분량의 드라마로 만들어내느냐는 성패의 관건이었다.무엇보다 주연배우 김수현의 재능을 최대치로 끌어낸 것은 영화의 큰 성공 요인이다.“사실 저도 그런 의구심이 있었거든요. 김수현이란 배우가 `해품달`이란 드라마로 운이 좋아서 스타가 된 건지, 아니면 진짜 실력이 있는 건지. 그건 배우가 몇 작품을 해 봐야 알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영화라는 게 중요한 시험대인 것 같아요. 영화에서는 신인이 쉽게 주인공을 하기도 힘들뿐더러 우연을 기대하기 힘들고 실력이 드러날 수밖에 없죠. 그런데 만나보니 이 배우에게는 기성 배우들에게는 못 느꼈던 독특한 점들이 있더라고요. 굉장히 캐릭터를 쪼개서 분석하고 현미경으로 세포를 보듯이 그 캐릭터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 깨알같이 파악하려고 하더라고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요. 되게 머리가 좋아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남들과 다른 지점에 서려고 하는 의욕도 크고, 적당히 만족하진 않더라고요. 스스로 채찍질 하면서 가는 걸 보면 앞으로도 잘 할 것 같아요.”홍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김기덕 감독 밑에서 영화에 입문해 `사마리아`(2004)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해안선`(2002)의 조연출을 한 뒤 데뷔작인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국내 유수 영화제의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던 그가 차기작으로 상업영화 `은밀하게…`를 택했을 때 다소 의외라는 시선도 있었다.하지만, `김복남…`의 강렬한 색깔을 벗는 것 역시 과제였다고 했다.“두 번째 작품에서 대중적인 요소를 보여주지 않으면 계속 똑같은 자리에만 머무를 것 같았죠. 그래서 저라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투자할 가치, 배우들에게 `같이 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려고 했죠. 통과해야할 관문이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의 생각을 깨면서 놀라움과 재미를 주는 감독이 되려고 합니다. 제 목표는 거장이나 기성 감독처럼 되는 게 아니라 어떤 신인감독과 견줘도 신선함이 떨어지지 않는 감독이 되는 거예요.”이번 영화에 평단의 쓴소리가 나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는 이 영화가 실패작으로 남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평론가 별점이나 관객수가 기준이 아니라 작품의 생명력이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나왔든 생명을 유지하면서 자기 수명만큼 살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도 자기 생명력을 갖고 오래 살 것 같아요. 대중적인 영화로 풀어낼 수 있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어요. 감독으로서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고 앞으로 더 올라갈 데가 많으니까요.” /연합뉴스

2013-06-10

영화 `에브리데이`

이제 고작 5살인 `숀`을 비롯한 4남매는 새벽 4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졸린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들이 아침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나면 버스에서 기차, 다시 전철로 이어지는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다.이들 4남매의 엄마 `카렌`(셜리 헨더슨 분)이 주말마다 이른 새벽부터 어린 자녀를 이끌고 향하는 곳은 남편 `이안`(존 심)이 수감된 런던의 한 교도소.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들 가족의 면회는 계속된다.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영화 `에브리데이`는 5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묘하게 흔들리기도, 다시 제자리를 찾기도 하는 이들 가족의 반복적인 일상을 담담히 따라간다.어린 4남매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낮에는 마트에서,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며 이안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하지만 카렌은 크게 절망하지도 오열하지도 않는다.그저 주말마다 빠짐없이 면회를 가고, 이안을 향해 “왜 우리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얼마나 힘들었는데”라며 잠시 울먹이는 게 전부다.밤에 침대에 누워 조용히 눈물 흘리는 모습에서 그녀가 느낄 일상의 고단함과 외로움이 묵묵히 와 닿을 뿐이다.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이들의 곁을 지킬 수 없는 이안은 면회와 전화 통화를 통해 학교생활은 어땠는지, 크리스마스는 잘 지냈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다.아이들은 때로는 “아빠를 보러 가고 싶지 않다”고 칭얼대지만 또 “아빠 가지 마요”라며 눈물지으며 아빠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하루하루를 보낸다.영화는 극 중에서처럼 5년에 걸쳐 촬영돼 어린 4남매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자라며 변함없이 아빠를 기다리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덕분에 90분이라는 길지 않은 상영시간에 이들 남매가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구현됐다.윈터바텀 감독은 아예 실제 친남매인 4남매를 한꺼번에 캐스팅해 본명을 영화에 사용했고, 실제 이들 남매의 집과 학교에서 촬영해 보다 사실적인 분위기를 살렸다.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는 반복적인 일상과 많지 않은 대화의 틈새를 4계절의 변화가 담긴 아름다운 풍광과 마이클 니만의 음악이 풍성하게 채웠다.돌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혹은 자신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누군가의 품이 있는 가정의 따뜻함과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영화다. /연합뉴스

2013-06-10

아이들에게 `정글`을 보여준다

자상하게 `힐링`하기 보다는 냉혹한 `정글`을 가르쳐주는 교사가 나타났다.MBC 새 수목극 `여왕의 교실`은 세상의 맨얼굴을 그대로 보여주는 독특한 교사와 이에 맞서는 초등학생 아이들의 분투를 다룬 드라마다.최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에서 열린 드라마 `여왕의 교실`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이동윤 PD는 “멜로나 출생의 비밀이 없고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신선한 드라마”라며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그는 이어 “처음에 일본의 원작을 보고서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밤 10시대에 방송하기에는 생소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소재와 내용의 드마라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일본 드라마가 원작인 `여왕의 교실`은 카리스마 넘치는 여교사 마여진과 이에 대항하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1년에 걸친 `투쟁`을 그린다.마여진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혹함과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지닌 `마녀 같은 교사`로 그려진다.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고현정이 이 역을 맡았다.고현정은 “내가 살이 찌면 시청자들이 몰입하지 못할 것 같아서 마르게 보여야 겠다고 생각했다. 대사나 눈빛만이 아니라 몸에서 날렵함이 표현돼야 하는 만큼 살을 빼야할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그는 그러면서도 “작품에서 마여진이 매섭게 몰아치는 모양새이지만 어찌보면 그도 학생들에게 의지하는 면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는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에 몰아친다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드라마의 한쪽에 고현정이 있다면, 반대편에는 6학년3반 아이들이 있다.쟁쟁한 스타 아역배우 김향기, 천보근, 김새론, 서신애, 이영유 등이 마여진의 `압제`에 맞서 싸우는 임무를 부여받았다.`꼴찌반장`이 되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심하나 역의 김향기는 “심하나는 매우 긍정적이고 순수한, 그리고 선생님에게 당당히 맞서 싸우는 용기도 있는 평범한 6학년 소녀”라고 설명했다.천보근은 타고난 개구쟁이 오동구 역을 맡았다. 그는 “1980~1990년대 개그를 따라하길 좋아하고, 정신세계가 4차원인 아이”라고 오동구를 소개했다.영화 `아저씨`의 김새론은 각종 경시대회 1등에 빛나는 새침데기 김서현 역을 맡았다. 김새론은 “마음은 따뜻하지만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 남들에게 정을 주지 않는 아이”라고 서현을 소개하면서 “실제로 내 성격은 밝다”고 강조했다.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서신애(은보미 역)는 “보미는 반에서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당하는 열등생”이라며 “실제 성격과 달라 연기가 어렵지만 배우로서 새로운 역할을 맡는다는 기분으로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고 의젓하게 말했다.그는 또 “실제 학교에도 내가 연기한 보미처럼, 급식을 혼자 먹거나 하는 소외된 아이들이 있는 것 같다”며 드라마와 현실의 유사한 점을 들기도 했다.부잣집 외동딸 고나리 역을 맡은 이영유는 “극에서 나중에 악역으로 캐릭터가 변하는데 새로운 도전이어서 마음에 든다”며 웃었다.교사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는 교장 용현자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은 “올해는 (활동을) 쉬려고 했는데, 현정(고현정)이가 드라마를 하는데 같이 하지 않겠냐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극본을 맡은 김원석 작가는 “원작의 마여진 선생 캐릭터에 반해서 도전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작품을 시청자가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말했다.`여왕의 교실`은 12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연합뉴스

2013-06-07

`은밀하게…` 개봉일 관객동원 최고 기록

김수현 주연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개봉 첫날 49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도둑들`이 세운, 역대 한국 영화의 개봉 당일 최다관객 기록을 갈아치웠다.`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봉 전 예매점유율 등에서도 연일 기록을 세우며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어 국내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특히나 `아이언맨3` 등 잇따른 할리우드 대작의 공습으로 최근 한국 영화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선전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된다.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봉 첫날인 5일 전국 937개 상영관에서 49만8천284명(시사회 포함 누적 관객수 50만7천912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이는 개봉 당일 42만2천538명을 동원해 올해 국내 개봉작 중 최고 성적을 기록한 `아이언맨3`을 훌쩍 뛰어넘은 성적이다. `도둑들`(43만6천596명)이 세운 한국 영화의 개봉 첫날 기록도 넘어섰다.이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측은 “한국 영화에 대한 관객의 갈증과 더불어 연휴를 앞둔 성인 관객, 모의고사를 마친 학생들이 대거 극장가로 몰렸고 김수현과 박기웅, 이현우 등 주연 배우의 스타파워가 기여한 결과”라고 분석했다.영화는 개봉 전부터 8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한 데 이어 개봉 전날인 4일 예매관객수 29만명을 동원, 이미 `아이언맨3`(25만6천명)의 기록을 뛰어넘기도 했다.또 개봉 첫날 예매관객수에서도 34만명을 기록해 `아이언맨3`(32만명)가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고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측은 밝혔다.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예매 오픈 1분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맥스무비에 따르면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예매 점유율은 64.1%로, `베를린`(60%)을 제치고 올해 한국영화 최고 예매율을 기록했다.특히나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30%대로 추락한 상황이어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한국 영화의 흥행 열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 영화계는 주목하고 있다.또 다음달 개봉 예정인 설경구·정우성·한효주 주연의 `감시자들`,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 등 한국 영화의 흥행세로 이어질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장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맨 오브 스틸`(13일)과 `월드워Z`(20일) 등이 국내 상륙을 준비하고 있어 김수현과 원작 웹툰의 `티켓 파워`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 예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2013-06-07

임재범, “로커의 길 걷다 보니 인기 미련 내려놓았죠”

낮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은 날, 서울 강동구 성내동 드림팩토리 건물 지하 연습실 계단을 내려가자 임재범이 어둠침침한 공간에서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있었다. 지난 2011년 MBC TV `나는 가수다`에서 `비상`을 부를 때의 날카로운 눈빛은 다소 부드러워진 듯 했다. 셔츠에 청바지 차림도 편안해보였다.“그땐 `빡빡이`였는데 마지막으로 머리를 다시 기르고 있어요. 배드민턴, 아메리칸풋볼 등 운동을 한창 하다가 게을러져서 끊었더니 체중도 불었네요. 하하.”올해 조용필, 지난해 싸이가 가요계 파란의 주인공이었다면 2011년에는 임재범의 재조명이 화두였다. `나는 가수다`에서 포효하는 호랑이처럼 슬픈 음색을 토해낸 그의 무대는 가슴을 뒤흔들 만큼 흡입력이 강했다.이어 같은 해 MBC TV `우리들의 일밤`의 코너인 `바람에 실려`에 출연한 그는 지난해 6집 `TO...`를 내고는 방송보다 공연에 집중했다. 이때의 인기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소 의외의 행보였다. 자연스레 대중의 뇌리에서 화제성도 옅어져 갔다.오랜만에 이곳에서 만난 임재범은 공연 연습이 한창이었다.그는 오는 7월5~6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을 시작으로 가을까지 대전, 대구, 부산, 창원 등 10개 도시를 돌며 `걷다보면`이란 타이틀로 공연한다. 전국투어가 끝나면 국내 활동을 잠시 멈추고 앨범 작업과 해외 공연에 전념할 계획이다.“그때 인기를 유지하려고 발버둥치는 게 맞겠죠. 하지만 전 종교 덕인지 반 정도는 마음을 내려놓았어요. 하나님이 한동안 고생했다며 제게 이름 한번 알릴 기회를 줬고 지금은 문명진 등 숨겨진 다른 가수들이 발견되는 걸 보면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 같아요. 삶은 이미 짜인 데로 가는 느낌이죠.”방송 출연이 낯설었던 그는 `나는 가수다` 당시 마음고생이 무척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침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카메라와 CCTV에서 못 벗어나니 긴장의 연속이었고 집에서도 잠을 못 이뤄 얼굴이 핼쑥해졌다. 곧잘 체했고 헛구역질까지 하더니 결국 맹장에도 탈이 났다.“`여러분` 무대를 마치고는 아예 쓰러졌어요. 지금 다시 출연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허허.”브라운관에서 벗어나 공연으로 팬들과 만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그는 “TV에 출연하면 질문이 꼭 과거로 돌아갔다”며 “`방송 펑크를 왜 냈느냐` `왜 잠수를 타고 오대산에 들어갔느냐` 등을 물었고 이 내용이 방송되면 인터넷에 기사가 죽 났다. 나름 나쁜 버릇, 좋지 않았던 일을 잊고 과거에서 벗어나 다른 모습으로 살려고 하는데 발목이 잡히더라. 상처가 되고 속상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공연에선 관객들의 눈망울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받은 만큼 관객들의 마음을 온전히 위로해주고 싶어 공연 제목부터 힐링의 의미를 담았다. 때론 복잡한 심경들도 `걷다보면` 해소되듯이 자신의 노래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안아주겠다는 취지다.유독 그의 노래에 마음의 치유를 받았다는 팬 중엔 외로운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같은 노래도 그가 부르면 유독 더 슬프고 더 따뜻하게 느껴진 덕이다.“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한 팬이 제 앨범을 매일 듣고 전국투어를 따라다닌 후 병원에 갔더니 암세포가 줄었다고 전해 기뻤어요. 어느 정도 인생을 살고 산전수전 겪은 분들이 공감하는 것 같아요. 또 제 노래에 `욱`한 젊은 팬들은 나름대로 고민이 많은 친구들이죠. `왕따` 당했거나 어딘가에 억눌리고 고통받는 친구들이 힘을 얻나 봐요. 하하.”2011년 체조경기장 공연에서 록 뮤지션으로서 정체성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사랑` `일탈` `잊고 산 소중한 것들` 등으로 주제를 나누고 연극과 뮤지컬 적인 요소를 가미할 예정이다. 팬들이 듣고 싶은 노래를 받아 레퍼토리에 더하고 록과 어쿠스틱한 곡들을 고루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2013-06-07

이병헌, 8월10일 화촉, 팬들에 자필편지로 소식 전해

한류스타 이병헌(43)과 배우 이민정(31)이 오는 8월 백년가약을 맺는다.두 사람의 소속사는 5일 “이병헌과 이민정이 8월10일 오후 6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혔다.양측 소속사는 “앞으로도 배우의 본업에 충실하며, 한 가정의 가장(아내)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이병헌도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팬들을 향한 자필 편지 사진을 찍어 올려서 결혼 사실을 알렸다.편지에서 이민정을 `평생을 함께할 것을 약속한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라고 칭한 이병헌은 “결혼이라는 개인사와 상관없이 배우 이병헌으로서 쉬지 않고 꾸준히 좋은 작품에 임할 것”이라고 적었다.두 사람의 결혼으로 연예계에는 2010년 장동건-고소영의 뒤를 잇는 또 한 쌍의 톱스타 커플이 탄생하게 됐다.2006년 지인을 통해 처음 만난 이병헌과 이민정은 한 차례 헤어진 후 작년 초 다시 교제를 시작했다. 작년 8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교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공개 연인으로 데이트를 즐겨왔다.최근에는 이민정이 친구의 결혼식에 이병헌과 함께 참석해 부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혼 임박설이 불거지기도 했다.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병헌은 드라마 `해피투게더`, `아름다운 날들`, `올인`, `아이리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등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작년에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국내 관객 1천만 명을 돌파하며 톱스타로서 명성을 재확인했다.해외에서 `해피투게더`와 `아름다운 날들`로 배용준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스타로 떠올랐고, 블록버스터 `지 아이 조` 시리즈로 할리우드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현재 브루스 윌리스, 모건 프리먼 등과 호흡을 맞춘 할리우드 영화 `레드 2` 개봉을 앞두고 있다.성균관대 연기예술학부 출신인 이민정은 연극무대를 거쳐 2006년 MBC 아침극 `있을 때 잘해`로 방송에 데뷔했다. 2009년 KBS `꽃보다 남자`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이후 영화 `백야행`, `시라노 연애 조작단`, `원더풀 라디오`와 드라마 `그대 웃어요`, `마이더스`, `빅` 등에 출연했다. 최근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을 마쳤다. /연합뉴스

2013-06-07

“타인 삶 경험하며 인생의 눈 넓혔죠”

지난달 21일 막 내린 KBS 2TV 월화극 `직장의 신`은 여러 가지 의미로 화제작이었다.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의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이나, 그동안 방송가에서 다루지 않은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으로 해부한 `드라마`라는 점에서다.드라마는 이처럼 가볍지 않은 소재를 택했음에도 주인공 미스김(김혜수 분)을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인간군상을 해학적으로 그려내며 `웃음`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러한 인물 가운데에는 극 중 와이장 팀장 무정한도 포함돼 있다.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연기한 배우 이희준(34·사진)을 만났다.“우리나라의 계약직과 정규직을 구체적으로 다룬 작품이 없어서, 의미가 있겠다 싶었어요. 식품 회사에 실제로 다니는 친한 친구가 있는데, 그들의 일상도 궁금했거든요.”주로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다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전우치`에 이어 `직장의 신`까지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정신없이 달려왔다.그래도 타인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를 하는 게 감사하다”는 그는 천상 연기자였다.“다른 사람들이 하는 힘든 일을 경험해 볼 수 있었죠. 인생의 눈이 넓어진 것 같아요.”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는 최근 촬영에 들어간 영화 `결혼전야`의 출연이 이미 예정돼 있을 때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너무나 재미있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드라마는 어디나 있을 법한 평범한 회사 안 풍경을 담아냈지만, 그 안에는 정규직과 계약직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이 도사리고 있었다. 물론 두 가지 유형의 회사 생활 모두 그에게는 처음 접한 풍경이었다.“처음에는 이들의 애환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사람 사는 집단은 어디나 다 비슷한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배우 생활도 계약직인걸요.”그는 극중 무정한 캐릭터에 몰입하고자 친한 회사원 친구에게 `무정한 같은 사람이 있느냐, 있다면 어떤 습관이 있느냐`고 세세하게 물었다. 그가 일하는 책상의 풍경까지 사진에 담아 받았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함이다.“작가 선생님도 처음에 `이 캐릭터는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반응이 나오면 안 됐죠. 너무 착하기만 하고 매력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그의 말대로 극 중 무정한은 이름과는 달리 `착한` 인물이었다. 비정규직 정주리(정유미)가 겪는 고충에 가슴 아파하고, 미스김의 업무 능력뿐 아니라 인간적인 외로움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무언가를 더 보여주고 싶었다.“어떻게 하면 매력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포인트는 이거였죠. 다른 사람처럼 화도 나고, 불쾌감도 느끼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또다시 남을 배려하는 과정이 그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그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설정에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연합뉴스

2013-06-05

싸이 한국관광 홍보CF 전세계에 전파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사진)가 출연한 한국 관광 동영상이 전 세계 TV 전파를 탔다.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는 싸이가 출연한 한국 소개 광고가 해외 주요 TV채널을 통해 방영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광고는 한국을 나타내는 아이콘인 `불금`(불타는 금요일)·`올레길`·`명동 코스메로드`(화장품으로 유명한 명동 거리)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열광하는 한국관광 핵심 아이콘을 싸이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소개하고 있다.`싸이의 위키코리아(PSY`s Wiki Korea)`라는 주제의 이 15초짜리 동영상은 모두 6편으로 구성됐으며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처럼 사전 형식으로 제작됐다.매년 동영상을 제작해 온 한국관광공사는 올해는 한국문화의 기(氣)·흥(興)· 정(情)을 포함하며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한국관광의 아이콘들을 선보이기 위해 월드스타 싸이를 섭외했다는 것이다.그동안 한국관광공사의 해외광고안은 해마다 차별화된 한국의 매력을 선보여 왔다. 특히 지난해 `터치 코리아`(Touch Korea) 광고안은 싱가포르 최대 언론 미디어 코프(Media Corp) 소비자가 꼽은 10대 광고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월드스타 싸이 주연의 한국관광 해외광고는 전 세계 소비자의 눈길을 한번에 사로잡는 CF가 될 것”이라며 “한국만의 매력을 TV와 온라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홍보해 외래객 유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13-06-04

“후도 인기 즐기는듯, 그래도 엄마만 찾아”

올해 TV 예능계 최고 `블루칩`이라면 이 꼬마 아이를 꼽는 데 주저할 이가 없을 듯하다.태어나서 처음으로 고정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에서 천진난만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단번에 휘어잡더니, `냠냠` 맛있게 먹는 모습에 광고주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여러 개의 CF까지 꿰찼다. 연예계 활동 15년 차인 그의 아버지 바이브의 윤민수(33)도 처음 겪는 일이다.바로 MBC TV `일밤 - 아빠 어디가`의 스타 윤후(7) 이야기다.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만난 윤민수는 “윤후도 이제 어느 정도 (인기를) 받아들이고, 즐기는 느낌”이라며 “그래도 밤에는 엄마만 찾는다”고 말하고서 쑥스럽게 웃었다.사실 지난 1월 출발한 `아빠 어디가`에 시청자가 거는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당시 MBC TV `일밤`은 한 자리대 시청률로 매주 `꼴찌`의 수모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어느덧 두 자리대 시청률로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해피선데이 - 맘마미아`와 SBS TV `일요일이 좋다 - 맨발의 친구들`을 앞서가고 있다.“`아빠 어디가` 메인 작가가 `나는 가수다`의 작가였어요.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와 잠시 고민을 했죠. 평소 아이와 지낸 시간이 적은데, 마침 아이도 조만간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경쟁 프로그램이 강세라 2~3개월 하고 끝날 줄 알았거든요.” (웃음)그는 “3개월 정도 아들과 여행 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종영하지 않고 이렇게 잘 될줄 몰랐다. 윤후는 방송 도중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됐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연예인을 떠나 아버지의 처지에서 어린 아들과 방송에 나서기는 쉽지 않았을 터.윤민수는 “출연자들 모두 아이들에게 `아빠 어디가` 방송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집에서는 방송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제작진도 늘 아동심리상담가와 함께 다니며 이들의 조언을 얻는다”고 아들을 위한 노력을 전했다.그렇지만 윤후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그를 알아보는 또래 친구들의 눈까지 피할 수 없었다. 다행히 윤후도 어느 정도 적응을 한 상태다.그는 “아이가 연예인으로 가길 원하면 괜찮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원치 않는 인생을 살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방송이 끝날 때마다 `후폭풍`이 세잖아요. 그런 것을 어떻게 감당할지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죠. 그래서 윤후도 힘들어하지는 않아요.”그래도 `아빠 어디가`를 통해 부자 사이가 가까워진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윤후의 초등학교 운동회에 달리기 대표로까지 참석했단다.“윤후의 운동회에 달리기 대표로 갔어요. 중학교 때 100m를 11초에 끊을 정도로 달리기를 잘했거든요. 그런데 코너를 돌 때 옆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죠.” (웃음)그는 “윤후의 기를 살려준다고 갔는데, 아빠가 오히려 넘어진 셈이 됐다”며 “인대가 늘어나 한동안 목발을 짚고 다녀야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처음에는 학교에서 `붕` 떠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 같아요. 사실 저야 아들과 여행을 하는 게 좋지만, 아들을 위해서 방송을 오래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연합뉴스

2013-06-04

충무로는 지금 웹툰영화 `열풍`

모바일 세상을 강타한 웹툰의 인기가 충무로로 옮아 붙었다.지난 2006년 인기 웹툰 작가 강풀의 `아파트`를 시작으로 웹툰의 영화화 바람이 분 데 이어 올해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잇달아 개봉을 앞두고 있다.이에 따라 이 같은 웹툰 원작 영화들이 최근 침체한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무엇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오는 5일 개봉 예정인 김수현 주연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다. 원작인 훈(Hun) 작가의 동명 웹툰은 누적 조회수 2억5천만건을 기록한 화제작.특히 남한 달동네 바보 임무를 맡은 북한 최정예 스파이 `원류환` 역에 웹툰 팬들의 `가상 캐스팅`에서 1위를 차지한 김수현이 캐스팅돼 더욱 기대를 모았다.김수현은 동네 바보 동구와 최정예 요원 류환의 상반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웹툰 속 원류환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살려냈다. 지난 1월 연재를 시작해 현재 누적 조회수 4억건을 넘어선 인기 웹툰 `미생`은 모바일 영화로 재탄생했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이 주인공 `장그래` 역을 맡은 영화는 웹툰에서 알려지지 않은 주인공의 과거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뤘다.오는 5일 개봉하는 옴니버스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2`의 `절벽`편은 웹툰 `절벽귀`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최근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인 김선아 주연의 영화 `더 파이브`는 동명의 웹툰 원작자인 정연식 작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기도 했다.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 등을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가 판권을 구입,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이밖에 웹툰 `스토커`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배우 서영희를 주연으로 캐스팅해 제작 중이며 `다이어터`, `살인자0난감`, `사이코스릴러엄마`, `목욕의신`, `미확인거주물체` 등도 영화화가 결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웹툰을 소재로 한 영화도 등장했다. 개봉을 앞둔 엄기준·이시영 주연의 `더 웹툰: 예고살인`은 인기 웹툰 공포 작가의 미공개 웹툰 내용과 똑같은 방식으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이처럼 웹툰이 충무로의 주요 `소스`가 된 것은 무엇보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능가하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 영화 스토리보드와 비슷한 웹툰의 특성 등 때문으로 보인다.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2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금 웹툰 작가들은 영상 시대에서 자라난 이들인 만큼 상당히 영화적으로 웹툰을 그리고 있다”면서 “시나리오를 문자로 보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영상물이 구현될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어지는데 용이하다”고 말했다.한 영화계 관계자도 “웹툰은 그림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내용에 접근하는 방법이 쉽다”며 “영화 제작도 비교적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화제가 된 웹툰의 경우 기존 팬층이 두터운 만큼 이미 대중성도 갖췄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의 흥행 성적을 거둘지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강우석 감독의 `이끼`(2010)는 34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역대 웹툰 원작 영화 중 최고 흥행 성적을 거뒀다.웹툰 작가 1세대인 강풀의 원작은 연재가 끝나기도 전에 판권이 팔리는 등 화제가 된 웹툰에 대한 영화계의 판권 구입 경쟁도 치열하다.강풀의 원작은 `아파트`(2006)를 시작으로 `바보`(2008), `순정만화`(2008),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 등이 꾸준히 영화화됐고 작년에는 `이웃사람`(243만명)과 `26년`(294만명)이 차례로 영화로 개봉돼 좋은 성적을 거뒀다.과열 경쟁을 피해 아예 신인 작가의 판권을 미리 사 놓는 일도 있다.하지만 이런 웹툰의 장점은 때로는 영화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이미 시각적으로 구현된 웹툰 속 이미지를 스크린에 어떤 식으로 담아내느냐에 따라 영화의 완성도나 흥행이 갈리기 때문이다.원 대표는 “웹툰은 연재되는 만큼 전체를 관통하는 맥을 짚어주는 것은 영화와 다르다”며 “웹툰이 가진 본질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이야기를 실어나르는 과정 등 원작을 다시 영화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원작을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큰 흐름을 제외한 주변 스토리나 인물 묘사 등에 변화를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피하지만 자칫 웹툰 팬들의 비난과 함께 외면을 받는 경우도 많다.강우석 감독이 `이끼`에 이어 두 번째로 웹툰을 영화화한 `전설의 주먹`의 경우 어두운 현실을 그린 원작과 달리 가족애를 중시했으나 150만 관객을 겨우 넘겼다.웹툰 원작과의 비교는 `숙명`인 만큼 팬들의 높은 기대치는 여전히 부담이다.유명 웹툰의 경우 이미 결론까지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영화적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 등도 웹툰 원작 영화의 한계로 지적된다.    /연합뉴스

2013-06-04

김동건 아나운서 방송인생 50년 축하연

`한국 방송의 산 증인` 김동건 아나운서(74·사진)의 방송 인생 50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한국아나운서클럽과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김동건 아나운서 방송 인생 50년 축하연`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본인의 고사에도 동료, 선후배 아나운서들이 앞장서 마련한 자리다.현역에서 활동 중인 아나운서가 데뷔 50년을 맞는 것은 김동건 아나운서가 처음이다. 한국 방송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인 만큼 의미 있는 행사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김동건 아나운서는 이 자리에서 “하루하루 방송하다 보니 50년이 됐다”며 “후배들이 자리를 마련해 주기 전까지 50년이 이렇게 대단한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그는 “마이크만 잡으면 말이 잘 나오는 데 오늘은 잘 안 된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김 아나운서는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인 1963년 4월 동아방송 아나운서로 방송활동을 시작했다.TBC를 거쳐 1973년 KBS로 자리를 옮긴 그는 `11시에 만납시다` `한국, 한국인` 등을 진행했고, 한국방송대상 아나운서상과 국민훈장 목련장, 위암 장지연상 등을 받았다. 1993년 프리랜서를 선언했고, 현재 KBS 1TV `가요무대`를 진행하고 있다.손범수, 김병찬, 손정은 등 후배 아나운서들이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는 김동건 아나운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도 마련됐다./연합뉴스

201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