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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고정관념 없어졌으면”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6-10 00:19 게재일 2013-06-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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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 2집 `날마다 타인`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한희정
“이 사람이 어떤 음악을 하는지 사람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한희정은 어떻다`라는 고정관념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여성 싱어송라이터 한희정<사진>이 지난 5일 정규 2집 `날마다 타인`을 발표했다.

지난 2001년 밴드 더더의 보컬로 데뷔, 그룹 푸른새벽을 거쳐 2008년 솔로 음반 `너의 다큐먼트`로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걸어온 그다. 음반에는 타이틀곡 `흙`을 비롯해 `나는 너를 본다` `무소유` `어항` 등 11곡이 담겼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현(絃) 사용이 늘어난 점이 무엇보다 귀에 박힌다. 1집보다 멜로디도 한층 묵직해지고 어두운 빛이 드리웠다. 블랙 톤의 음반 재킷 디자인이 낯설지 않다.

최근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어떤 뜻을 따르자는 목적보다는 `날마다 타인`이라는 단어에서 얻을 수 있는 `느낌`을 중요시했어요. 그 느낌은 사람마다 다양하잖아요.”

`날마다 타인`이라는 음반명이 예사롭지 않지만, 한희정은 그 뜻을 묻는 말에 “나도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지은 이름은 아니라는 뜻이다.

“현을 넣은 편곡은 예전에도 조금씩은 했어요. 그때는 어쿠스틱 기타 등 다른 악기의 배경으로 사용됐죠. 이번에도 사실 전면에 내세울 것을 염두에 두고 현을 쓰지는 않았어요.”

한희정은 이번 음반에서 부쩍 늘어난 현을 두고 “처음에는 피아노로 먼저 곡을 만들다가 재미가 없어서 첼로를 넣었다”며 “첼로에 바이올린이 들어가고, 4중주가 되더니 후렴구에서 50인주까지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흙`은 디스코라는 장르가 의외다. 노래 제목이기도 한 `흙`이라는 단어를 `흙 흙 흙` 의성어로 차용한 가사에서 한희정의 번뜩이는 상상력이 묻어난다.

“제 나름의 디스코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드럼 비트를 먼저 생각한 후 베이스 라인을 떠올렸죠.”

일반 대중이 듣기에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이 곡에 대해 그는 “물을 줬더니, 어느 날 식물이 자라 있었다는 이야기”라며 “책상 앞에 앉으니 `흙`이라는 단어가 지닌 함축적이고도 중의적인 의미가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음반에 적힌 크레딧을 가만히 살펴보니, 그는 작곡·작사뿐 아니라 드럼 프로그래밍, 기타·피아노·키보드 연주, 편곡 등 작업 대부분을 홀로 해냈다.

“드럼 비트를 만들어 내고, 스트링 편곡을 하면서 화성(和聲)을 만드는 작업을 좋아하죠. 공연하는 것도 물론 다른 재미가 있지만, 가장 1순위로 꼽는 재미는 `만드는 재미`입니다. 그래서 완성품이 나왔을 때는 `가장 큰 재미`는 이미 끝난 상태죠. 하하”

이 같은 점을 그동안 드러내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1집을 냈을 때도 제가 무엇 무엇을 했다고 일일이 설명하는 게 구차해보였어요. 어차피 전부 `한희정`인걸요. `내가 다 한 줄 알겠지`라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주위에서는 당연히 다른 사람이 해줬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어요. 심지어 친한 동료 뮤지션조차 그랬죠.”

한희정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떤 선입견이 있는지 깨닫게 됐다”며 “아직도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봄바람` 같은 노래를 하는 여자 싱어송라이터로 생각하는 분이 많다. 그런 부분도 물론 있지만 이번에는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부분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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