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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신작 `뫼비우스` 근친상간 논란

연합뉴스
등록일 2013-06-12 00:32 게재일 2013-06-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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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상영불가 결정… “성인 관객 보고 판단할 기회 달라”

김기덕 감독이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서 직계간 성관계 등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결정을 내린 `뫼비우스`<사진>에 대해 “연출자로서 불가피한 표현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근친상간이 등장하는 영화 `올드보이`를 예로 들며 일반 성인 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1일 김 감독 측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최근 영등위에 보낸 데 이어 이르면 이날 중으로 재분류 심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의견서에서 영화를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가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쾌락과 욕망을 포기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영등위가 지적한 직계간 성관계의 경우 모자간 성관계가 아니라 부모의 성관계 의미에 더 무게를 뒀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물리적으로 아들의 몸을 빌리지만 영화의 전체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그 의미가 확실히 다르다”면서 “그것이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이고 연출자로서는 불가피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의 권리를 부여받은 영등위와 제 생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성인 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성년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면 주제나 내용을 잘못 받아들일 위험이 있지만 19세가 넘은 대한민국 성인이 `뫼비우스`의 주제와 의미를 위험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칸 마켓 상영을 통해 이 영화를 보고 수입해 상영하려는 여러 유럽 선진국의 성인보다 대한민국 성인의 의식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뫼비우스`는 칸 필름마켓에서 비밀리에 가진 미완성 편집본 상영 한 차례만으로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여러 지역에 선판매가 되는 등 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화제작이다.

김 감독은 “`뫼비우스`는 인간의 수많은 문제 중 하나인 성과 성기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라며 “영화의 의미 있는 주제를 생각하기보다 물리적인 영상만을 못 보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제가 지금 무엇이 부족해 단순히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엄마와 아들의 금기인 섹스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제한상영관으로 등록된 극장에서만 상영과 홍보가 가능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제한상영관은 없어서 현 상태에서 내려지는 제한상영가 등급은 사실상 `상영 불가`와 같다.

김 감독은 “스태프와 배우들은 `뫼비우스` 공동제작자로 국내 극장수익 지분도 50%가 있다”며 “제한상영가로 개봉을 못한다면 저를 믿고 참여한 배우, 스태프가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개인적으로 영등위원의 입장을 여러 가지로 이해하면서도 표현의 가치 또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제 영화 18편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인정해준다면 성숙한 대한민국 성인이 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김 감독 측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영등위에 재분류를 신청할 예정이다. 영등위규정상 영등위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30일 이내에 재분류 신청을 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런 제 간절한 의견에도 제한상영가 결정이 바뀔 수 없다면 배우·스태프의 지분을 제가 지급하고 국내 상영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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