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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러면 경찰의 112에 어떻게 신고하겠나

경찰의 부패와 무능이 국민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 룸살롱 업주로부터 뇌물을 받은 부패 경찰관들의 명단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찰이 성폭행 피해자의 자세한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사실이 밝혀졌다. 피해자인 20대 여성은 112 신고 전화로 무려 1분50여초 동안 자신의 상황과 위치를 알려줬는데도 경찰은 13시간 동안이나 피해자를 찾지 못했다. 경찰이 현장을 찾아냈을 때 범인은 이미 피해자를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하고 있었다. 경찰이 신고 직후부터 발빠르게 현장을 정밀 수색했더라면 끔찍한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 지 모른다. 보도된 112 신고 녹취록을 보면 피해자가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서 못골놀이터 가기 전”이라고 구체적으로 위치를 얘기하면서 성폭행당하고 있다고 다급하게 얘기한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경찰이 왜 휴대전화 기지국 반경 500m를 탐문하며 시간을 허비했는 지 모르겠다. 경찰은 피해자가 말한 도로변의 주택들을 한꺼번에 수색하기 위해 중대 단위의 많은 병력을 신속히 동원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또 신고를 받은 112 담당자는 사태의 긴급성을 인식하고 즉시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필요없는 질문을 하며 시간을 지체했다.경찰의 거짓 해명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10여분 만에 순찰차 6대와 경찰관 35명을 현장에 보내 탐문수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색영장이 없어 개인주택을 일일이 수색할 수 없어 불켜진 집들 위주로 탐문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탐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수색영장이 없어서 개인주택을 일일이 수색할 수 없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7조는 “경찰관은...인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위해가 절박한 때에 그 위해를 방지하거나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하여... 타인의 토지·건물 또는 선차 내에 출입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범죄 예방을 위해 개인주택을 수색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찰은 당초 피해자 신고 내용이 15초 정도의 짤막한 내용이며 장소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으나 확인결과 피해자는 1분50여초간 상세하게 장소를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부패, 무능, 태만은 곧 국민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경찰의 환골탈태가 절실하다.

2012-04-09

공기업 이전할 사무공간 없는 경주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대외적으로 국제관광도시이자 신라천년고도로 불리는 경주시에 공기업이 이전할 `사무공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더군다나 일선 지자체가 세수증대 및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에 혈안인데도 불구하고 경주지역에는 변변찮은 사무공간마저 없다는 것은 지역경제가 그만큼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래서 경주시민들이 민-민 갈등을 겪으면서 `방폐장 유치`만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호재`로 선택했던 것이다. 이 국책사업 유치에 따른 기대효과는 한수원 본사 경주이전과 정부의 다양한 경제적 지원이 있었기에 민관이 합심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그런데 힘들게 쟁취한 국책사업 유치 이후 경주의 현실은 당초 기대 효과보다 `갈등`만 지속됐다.이는 한수원 본사 입지 때문이었다. 이같은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최양식 시장이 취임 이후 부터 한수원 본사 도심권 재배치를 주장했지만 이도 양북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불발됐다.이에 따라 최 시장은 도심권 재배치를 포기하면서 차선책으로 한수원측에 본사를 올해까지 `조기이전`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경주 도심권 내에 한수원 직원들이 사용할 사무공간 및 주거 공간 등 기본시설이 절대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한수원측은 최근 경주시에다 300여명이 근무할 사무 및 주거공간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이 결과, 사무공간은 백화점 건물과 예식장 등이 고작이고,미분양된 아파트도 한수원 규정에 맞는 `소형`이 아닌 `대형`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수원측이 본사 경주 이전을 지연할 수 있는 적절한 핑계가 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그러나 경주시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시민들에게는 공기업 이전에 대한 `부실대응`이라는 비난을, 한수원측에는 이전을 못할 수 있는 원인제공까지 하고 있다는 등 이중비난을 받는다.또한, 타 지자체들이 경주시의 행정수준을 보는 따가운 시각마저 감당해야 할 것이다.따라서 경주시는 말로만 한수원 본사 이전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밤을 새워서라도 이에대한 신속한 대책을 내놔야 마땅하다. 심지어 시민사회에서는 한수원이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경주시청 공간이라도 제공해야 한다는 여론마저 나오고 있다. 한수원측도 경주시민들로 부터 신뢰를 받으려면 경주시와 머리를 맞대어 진지하게 연구검토해야 할 것이다.

2012-04-06

팔순 篤林家의 숭고한 기부

팔순의 독림가(篤林家)가 평생동안 일궈온 숲을 모두 사회에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83세의 손창근 옹이다. 손옹이 경기도 용인과 안성 일대의 임야 662ha를 산림청에 남몰래 기부한 사실은 5일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시가 1천억원대에 이르는 이 임야의 면적이 서울 남산의 2배에 이른다니 손옹의 결단에 고개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다. 손옹은 지난달 19일 산림청에 대리인을 보내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도 정작 자신은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소유권 등기 이전까지 마쳤다. 이처럼 방대한 숲을 기부한 경우는 산림청 개청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미담이 때마침 식목일을 계기로 알려져 우리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한다.손옹의 `얼굴 없는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현금 1억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쾌척하면서도 기부행사는 물론이고 언론 인터뷰도 일체 하지 않았다. 그리고 2010년엔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추사 김정희의 회화작품 `세한도`(歲寒圖·국보 180호)를 역시 아무 조건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했다. 하도 조용한 기부이다 보니 그 사실이 한참 지난 뒤에서야 세상에 알려진 건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러면서도 공식 석상에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았다니 그 순수함이 우리를 숙연케 한다.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잠언을 삶 속에서 그대로 실천해온 것이어서다. 부친의 거룩한 뜻을 십분 이해하고 선뜻 동의해준 자녀들도 부전자전으로 훌륭하긴 마찬가지다 싶다.이번 기부는 우리에게 기부의 참뜻을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 지난 50년 동안 잣나무와 낙엽송 등 200만여 그루의 나무를 두 손으로 직접 심고 가꿔온 임야에 남다른 애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처럼 평생에 걸쳐 정성과 사랑을 쏟아온 산림이었기에 오히려 흔쾌히 내놓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주변에 속속 골프장이 들어서는 가운데 자신의 임야만이라도 자연림 그대로 보존하고 싶다는 소망이 컸기 때문이다. 손옹은 대리인을 통해 “어떤 조건이나 단서 없이 우거진 숲을 기부하니, 후세에 온전하게 물려줄 수 있도록 잘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자연 사랑과 생명 존중의 마음을 식목일인 오늘 우리 모두에게 심어준 셈이다.

2012-04-06

공공기관의 책무

안동시설관리공단이 각종 의혹으로 시끄럽다. 이사장이 자신의 친인척 특별채용과 업무직 전환, 무리한 무기 계약직 전환 시도,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등으로 경찰 수사와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실 여부는 감사 결과 드러나겠지만 직원들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상태의 심각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시설공단 산하 7명의 간부가 일제히 공단 미래를 위한 이사장의 대의적인 결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사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전 직원과 가족들이 함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겠다고 나섰다.이사장을 지근에서 보필했던 직원들이니만큼 그동안 이사장의 전횡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사장은 지난 3일 안동시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공단은 국가가 지방자치단체가 특수하거나 전문성이 필요한 공공의 업무를 모아 설립한 법인(회사)이다. 형태상 법인이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투자한 회사이다. 흔히 공무원, 공직자를 국민의 심부름꾼이란 뜻으로 공복이라 칭한다. 안동시설관리공단은 공복인 안동시청이 투자한 회사다. 안동시가 대주주이고 결국 안동 시민이 주인인 셈이다.공단 직원은 공무원은 신분은 아니지만 공무원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복무규정도 공무원 기준이 적용된다. 공무원은 무엇보다 공개경쟁을 통한 인사채용의 공정성, 청렴성, 업무의 투명성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문제가 된 안동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친인척을 특별채용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익기관으로서 올바른 사회적 윤리와 법 앞에서의 평등, 투명한 과정, 공평한 절차 등 정의로운 사회 가치 구현을 그르쳤다. 특혜와 특권, 편법, 반칙으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했다. 또한 시설공단은 업무 성격상 적자를 내는 곳이 많다. 안동시설공단 역시 한해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관리공단의 설립 목적이 업무의 효율성 제고다. 공익업무에 기업체의 경영원칙을 도입, 적자폭을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안동시설공단은 오히려 직원 수를 더욱 늘려 조직을 비대화시키는 등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적자폭을 더욱 늘렸다. 안동시는 시설공단의 주인으로서 관리책임을 맡고 있다. 안동시가 공단 사정이 이렇게 될 때까지 관리 감독의 소홀히 했거나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다. 시민이 낸 세금의 효율적인 관리를 수임받은 기관으로서 책임과 대책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2012-04-05

지자체 재정난 현실로

지방자치단체가 돈이 없어 공무원 임금을 제때 못 주는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지난 2일 직원 6천여명에게 지급할 급식비·직책수당·특별업무비 등 복리후생비 20억여원을 마련하지 못해 하루 뒤인 3일에야 지급했다. 사실상의 월급인 수당을 제때 주지 못한 것이다. 인천시의 임금체불 조짐은 지난달부터 감지됐다. 시가 이달부터 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과 산하기관 파견수당 일부를 삭감하고, 송영길 시장의 연간 직급보조비 1억1천400만원과 간부 공무원들의 성과연봉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재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공표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인천시의 빚은 올해 말 3조1천800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예산 7조9천983억원의 39.8%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부채가 예산대비 40%를 넘으면 `재정위기` 단체로 지정돼 예산자율권을 잃고 정부의 감독을 받게 된다. 예산자율권이 없다는 것은 자치권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인천시의 재정난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시가 2009년 1천400억원을 들여 개최한 `세계도시축전`은 장부상으로만 150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축전 행사에 맞춰 개통하려고 2008년 6월 853억원을 들여 착공한 `은하레일`은 부실시공으로 개통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철거비용만 수백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문제는 이런 예산 낭비가 이게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는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위한 주경기장을 5천억원을 들여 새로 짓겠다고 나섰다. 당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협의해 2002년 월드컵경기가 열렸던 문학경기장을 고쳐 쓰기로 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문학경기장을 수리해서 사용하면 540억원이면 될 것을 10배에 가까운 혈세를 더 들이는 것이다.또 더욱 걱정인 것은 지자체 재정난이 인천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경기가 침체하면서 등록세·취득세 등 지방세 수입이 감소해 가뜩이나 낮은 지방재정자립도가 더욱 떨어졌다. 주민들은 복지혜택은 고사하고 지자체의 빚을 떠안아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런 불행이 커지기 전에 중앙정부는 제도적 장치와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제대로 뽑야 한다.

2012-04-05

산나물의 보고 울릉도 잘 가꾸어야

최근 농촌진흥청이 겨울을 지나고 봄철 떨어진 입맛을 돌아오게 하는 토종 약초 3종을 소개하면서 울릉도 특산 산나물 명의 나물(학명 산마늘), 삼 나물을 소개했다. 울릉도는 청정지역으로 육지와 먼 거리에 떨어져 있어 타종과 교잡(交雜, hybridization)되지 않고 눈 속에서 싹이 올라오는 지역적 특성으로 봄철 산나물들이 입맛을 돋우는 우리나라 최고의 약초 산나물로 확인됐다.명이 나물은 백합과의 `산마늘`을 말하는데 울릉도 개척 당시 겨울철 눈이 많이 와 봄철 먹을거리가 없을 때 뿌리가 마치 마늘처럼 생긴 산마늘을 먹으며 명을 이어나갔다고 해서 `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명이 나물에 대해 향이 강해 육 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줄여주기 때문에 고기류와 함께 먹으면 좋다. 명이는 뿌리가 마늘처럼 생겼으며 뿌리와 줄기 아래 부문은 흰색, 잎과 줄기 위 부문은 푸른색을 띠고 있으며 줄기는 손가락 정도까지 자라며 맛은 매운맛과 단맛이 함께 난다.따라서 고추와 마늘과 설탕을 혼합한 듯한 맛을 내며 성분도 이와 비슷해 혈액순환에도 좋아 정력에서 좋고 궁합 음식은 돼지고기다. 최근 생체보관이 어려워 명이 절임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울릉도 사람들은 입을 피우기 전 뿔 명이를 생체 또는 삶아서 묻혀 먹거나 다 자란 명이 입을 삼 싸먹고, 줄기를 김치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 등 가공된 명이는 잘 먹지 않는다.삼나물은 장미과의 `눈개승마`를 말하며 어린 순을 따서 밑동의 질긴 부분을 제거한 후 데쳐 먹으면 제대로 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칼슘과 인·비타민이 풍부해 한방에서는 편도선염의 약초로 활용하기도 한다.그러나 최근 명이와 삼나물 이 웰빙 먹을거리 수요가 늘면서 고가로 판매되자 울릉도 자생 산나물이 무분별하게 채취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산림청, 울릉군, 울릉군산림조합이 합동으로 주민에 한해 채취 허가증을 발급하고 기간을 정해 채취하고 있고 특화작물로도 일부 재배하고 있다.하지만, 울릉도 눈속에자라 눈이 녹으면 채취하는 최고의 건강 산나물 명이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따라서 가격이 급속하게 상승하면서 법망을 피해 무분별하게 채취하면서 추락 사망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귀중한 자연자산을 영원히 보존하려면 관의 단속이 필요하겠지만, 군민들도 고갈되며 영원히 되돌릴 수 없다는 인식을 하고 모두가 보호자로 나서야 한다.

2012-04-04

민간인 불법사찰 성역없는 수사해야

4·11 총선이 불과 일 주일여 남았지만 정치권이 진흙탕 싸움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민간인 불법사찰을 둘러싸고 상대방에게 모든 잘못을 덮어씌우기 위한 사생결단식 폭로전 또는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2일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정치인 10여 명에 대한 불법사찰을 벌였고 불법계좌 추적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고 민주통합당은 불법사찰 관련자들이 청와대를 총 195회 출입했다면서 이번 사건의 몸통이 민정수석실 윗선임이 분명하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또 박정희 시대의 사찰 유령이 떠돈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겨냥했고, 새누리당은 노무현 이명박 두 정부의 불법사찰 의혹에 대한 특검수사를 촉구하는 것으로 역공을 가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의 실체 규명이란 본질은 제쳐놓은 채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정략만이 엿보인다. 이처럼 추한 정치공방으로 변질되는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은 착잡하다 못해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정치권은 가장 시급한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방식을 놓고도 정치공방만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특별검사제 도입을, 민주당은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주장한다. 특검 구성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검찰을 불신하는 민주당이 관례상 현직 고검장이 본부장을 맡는 특별수사본부를 주장하는 것이다. 진실규명보다 총선 호재로 최대한 활용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야가 의견을 같이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권재진 법무장관의 사퇴다. 권 장관은 불법사찰 의혹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는 점에서 그가 법무장관으로 있는 한 검찰 수사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경질하거나 그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과거 정부에서 불법사찰이 있었다고 현 정부의 불법이 용인되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 사찰과 은폐 시도에 대해 그간의 경위를 낱낱이 파악해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 오죽하면 새누리당까지 이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점을 참작하기 바란다. 아울러 진실 규명을 위해 성역없는 조사도 지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수사가 제대로 진척될 수 있다. 국민은 대통령의 신속한 입장표명을 기다리고 있다.

2012-04-04

선거 무관심이 정치퇴보 불러

총선은 의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국민인 유권자를 대리할 사람을 뽑는, 가장 기초적이고 뿌리가 되는 중요 정치행사다. 따라서 총선때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에게 투표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건국후 총선때 마다 벌어지는 부정선거 시비와 지역 이기주의적인 투표행태, 그리고 상대후보 비방과 흑색선전, 투서와 유언비어를 통한 상대후보 흠집내기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국회의원 후보들에 대한 실망이 정치불신으로 이어졌고, 그것이 오늘날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표출되고 있다.정치 무관심이 만연된 우리 사회에 변화의 징조가 나타난 것은 바로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때였다. 당시 진보성향의 정치인이 트위터에 수만명에 이르는 팔로어를 확보하며 화제를 모았던 것이 출발점이 됐다. 그 일을 통해 SNS가 젊은층의 정치 의사소통 수단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선거참여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실제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33.8%에 머물렀던 20대 투표율은 2010년 지방선거에는 41.1%로 무려 6.3%포인트 상승했다. 2006년 지방선거때 41.4%에 머물렀던 30대 유권자의 투표율도 당시 46.2%로 4.8%포인트 증가했다. 젊은 층의 투표율 증가는 정치지형이 바뀌는 사건이 될 수 있다. 선호하는 후보도, 선호하는 공약도 달라지기 때문이다.정치권이 SNS의 선거 파급력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그러나 대구지역은 전국적인 양상과 달랐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지역 20대와 3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각각 35.3%와 35.4%에 머물러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젊은 유권자가 선호하는 `스타 정치인`이 없었고, 특정 정당이 독점하고 있는 특수한 정치 환경인 데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무상급식`과 같은 정책적 이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정치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정치지형을 더욱 기형적으로 만들뿐이다. 새누리당 일색으로 뽑아준 국회가 대구·경북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 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젊은 층이 침묵하는 동안 대구·경북 정치는 제자리걸음을 거듭 해왔다는 평가에 귀기울여야 한다.이제 지역정치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려면 젊은 층의 투표참여가 절실하다. 국회에서, 지방정부에서 성장과 복지, 어느 쪽으로 달려가야 할 지에 대한 공방이 한창인 요즘이다. 국민들은 표를 통해 말하면 된다.

2012-04-03

`폴리페서` 논란 이대로는 안돼

4·11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폴리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폴리페서`는 선거 때마다 불거져 비판의 대상이 돼왔으나 논란을 막을 장치는 아직껏 미비한 실정이다. 알다시피 `폴리페서`란 정치를 뜻하는 `폴리틱스(politics)`와 교수를 의미하는 `프로페서(professor)`의 합성어로 정치권에 진출해 정치적 욕망을 실현하려는 `정치참여교수`를 뜻한다. 이번 19대 총선에 출마한 정치참여교수는 모두 20여명으로 새누리당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통합당 3명, 통합진보당 2명,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 각 1명이라고 한다. 물론 학생수업부담이 적은 총장이나 석좌·초빙·겸임·특임교수는 뺀 수치다. 이들 폴리페서는 정치의 꿈을 위해 교단을 버리고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본인이 직접 출마한 건 아니지만 한 교수가 특정정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현직 교수들이 새 학기 시작과 거의 동시에 정치판으로 달려들자 당장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 대학의 학생회는 여당 비례대표 후보로 배정된 교수에게 질의서를 보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의원과 교수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둘 다 병행한다면 학생들의 수업권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라며 답변을 요구했다고 한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배움을 기대하는 자신들은 도대체 뭐냐는 거다.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 불만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국민인 이상 교수들도 한 사람의 국민인 이상 정치에 나갈 자격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울 방책은 마련해놓고 나가더라도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당선되면 국회로 가서 좋고, 안 돼도 학교로 돌아가면 그만`이라는 자세는 너무나 안일하고 무책임하다.`철밥통`이라는 비아냥이 말해주듯이 한국사회에서 교수는 마치 무사안일한 예외주의의 대상인 것처럼 인식돼왔다. 정년이 보장된 가운데 논문을 쓰지 않아도, 정치권에 넘나들어도 된다는 생각이 특히 교수사회 안에서 은근슬쩍 자리잡았다. 폴리페서 논란은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 양손에 떡을 든 채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학생들에게 오불관언인 것처럼 행세한다면 이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다시 말하건대 교수도 정치에 나설 자유가 있다. 다만 사직을 하든, 휴직을 하든 학생들에게 안전장치를 마련해놓고 떳떳하게 나서라는 것이다.자신의 이익과 명예만을 위해 정치와 교단을 오간다면 이는 또다른 의미의 `회전문 인사`나 진배없다.

2012-04-03

확대되는 불법사찰 의혹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과 관련된 의혹의 규모와 범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의 증거인멸 행위가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 데 이어 일부 방송사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기관들에 대한 비밀 사찰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문건까지 공개됐다. 현재 파업 중인 KBS 새노조는 29일 `파업특보`를 통해 “이 문건에는 KBS와 YTN 등 방송에 대한 사찰 보고서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문건에 KBS 노조의 성향 분석, 김인규 사장에 대한 인물평가, YTN 파업 주동자에 대한 법적 대응 지침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KBS 새노조가 공개한 문건을 누가 작성한 것인지, 또 그 내용이 진실인지는 확인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만일 이 내용이 모두 진실이라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감시 범위와 동향 보고 등이 새로운 문제로 부상할 것이다.당초 이 사건 수사는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 대해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불법적인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실시한 행위에 대해 시작됐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로 김 전 대표를 불법사찰했고 압력을 이기지 못한 김 전 대표는 2008년 9월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2010년 김 전 대표의 폭로로 수사에 나선 서울중앙지검은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 등 7명을 기소했으나 사찰의 배후 여부를 밝히지는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검찰은 이후 2년 만에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증거인멸 폭로로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장 전 주무관의 잇따른 폭로와 KBS 새노조의 불법사찰 문건 공개 등 새 의혹의 증거와 진위를 확인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이 사건은 국가기관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넘어, 공직자 또는 국가기관의 증거인멸 의혹, 청와대 개입 의혹 등으로 커지다 이제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광범위한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검찰이 재수사에서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전모를 밝히지 못한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또다시 추락할 것이다. 그러면 이 사건은 결국 검찰에 상처를 남기며 특검까지 가게 될 것이다.

2012-04-02

포스코의 소리없는 사회공헌활동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창립 44주년 기념일(4월1일)을 앞둔 지난달 30일 포항지역 모범시민 및 소외계층과 함께 오찬을 하며 소중한 몇 시간을 보냈다. 이날 청송대로 초청된 시민들은 모범다문화가정 부부, 새터민 부부, 이주노동자, 한부모 가정, 장애극복인 등 44명이다. 정 회장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도 잊지 않고 전해 그 광경은 지켜본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오전 조봉래 포항제철소장도 임원들과 함께 포항시 남구 해도동 포스코 나눔의 집에서 1시간여 동안 배식봉사활동을 했다. 다른 임원들도 같은 시간에 대잠동 포항사랑 실천의 집에서 배식봉사를 펼쳤다.포스코는 이날 창립기념행사를 사회적 기업답게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감사나눔 문화운동을 직접 실천함으로써 사랑받는 기업이미지를 심어줬다. 나눔과 베풂이 많으면 그 사회가 밝아지고 맑아진다. 이날 정 회장은 이들에게 “포스코는 철강산업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제철보국의 정신을 이룩해 왔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나눔실천, 따뜻한 사회 만들기 등 위대한 기업을 넘어 이제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말뜻을 곰곰이 되새겨보면 일반적인 기업정신보다는 국가나 사회를 더 생각하는 포스코의 DNA가 배여 있음을 느낄 수 있다.포스코의 사회공헌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포스코청암재단을 통한 청암상, 패밀리봉사단의 지역사회 봉사활동, 사회복지기금 조성, 글로벌 사회공헌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정 회장이 단장으로 있는 포스코패밀리봉사단의 활약은 또 어떤가. 포항제철소 2만164명, 광양제철소 1만6천988명, 서울사무소 3천148명, 인천사무소 2천167명 등 4만2천467명(2010년말 기준)이 매주 토요일마다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묵묵히 봉사활동을 한다. 그들의 따뜻한 사랑의 감사나눔이 있기에 우리 사회가 행복한 것이다. 포스코가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사회공헌활동의 실적을 보면 봉사단 1명당 무려 33시간의 자원봉사활동을 했고, 봉사활동 참여율은 98%에 이른다. 또 임직원이 사외강사로 받은 강사료 기부 금액만도 27억원대에 달하고, 사회공헌비용은 760억원에 달한다. 또 임직원 인사로 외부에서 보내 온 축하화훼를 경매해 모은 1천만원도 쌀을 구입해 포항과 광양의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했다. 포스코의 소리없는 사회공헌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2012-04-02

네거티브전 더욱 기승 부릴 조짐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색깔론` 공방이 불거지는 등 네거티브전이 이전 선거보다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탈·불법 선거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총선은 12·19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어 양당의 선거전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다. 특히 초반 선거 판세가 초박빙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여야 간 사활을 건 네거티브 공세가 더 가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11총선이 시작부터 소모적인 폭로와 정쟁이 난무하면서 정책대결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이번 총선의 특징 중 하나는 여야 간 정책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닥치고 복지공약`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거전도 피폐해진 서민의 고단한 삶을 돌보기 위한 민생공약 경쟁이 아닌 서로 물어뜯는 `낙인찍기`식 여론몰이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를 `미래세력과 과거세력의 대결`로 규정하고 “지금 야당은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국익을 버리고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색깔론을 앞세워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철 지난 색깔론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총선을 흙탕물 싸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반격하면서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선거 판세가 안갯속이어서 선거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시키는 여야의 네거티브 공방은 앞으로 더 가열될 것으로 우려된다.탈·불법선거도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 27일 집계한 선거사범 단속현황에 따르면 4.11총선 선거사범은 1천64명으로 18대 총선의 967명에 비해 10% 증가했다. 특히 금품사범이 250명으로 72.4%, 비방 및 허위사실 공표는 214명으로 28.1% 늘었다. 인터넷 사전 선거운동을 허용한 선거법 개정에 따라 흑색선전 등 불·탈법 선거운동은 더 심화할 우려가 크다. 특히 선거법 위반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건수가 154건에 달해 18대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고 한다. 총선이 끝난 뒤 수십 곳에서 재선거가 실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선거가 무더기로 치러질 경우 그 부담은 국민 몫이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재·보선에 소요된 비용은 1천200억원 가량 된다고 한다.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하는 불법 선거운동이 막대한 국고 낭비까지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이대로 가다간 정책선거는 물론이고 깨끗한 선거도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이번 총선이 더이상 타락하지 않도록 유권자들이 힘을 보여줘야 한다.

2012-03-30

원전폐지 소리를 자초하는 한수원

최근 고리 원전에 이어 월성원자력본부 내 시운전 중이던 신월성 1호기가 자동정지됐다. 한수원측은 “이번 원자로 정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고장 `0`등급에 해당되는 것으로 발전소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다”고 해명했다.또 방사능 외부 누출과도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고 덧붙였다.그러나 한수원측의 원론적인 해명은 국민들의 원전 불안감을 해소시키는데는 역부족이다.왜냐하면 지난 해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로 인해 전 세계가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이어 원전 보유 국가 국민들이 안전성 확보에 대한 요구는 빗발치고 있다.특히 후쿠시마 사고 이후 환경단체에서 원전 가동 중지를 촉구하는 등 이 문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더욱이 환경운동연합측은 신월성 1호기 `연쇄 정지`와 관련해 “오는 6월 계획된 상업운전을 연기하고 한국형 원전에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총체적인 재점검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런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원자력발전소 확대정책 `폐기`를 잇달아 주장하며 원전 폐지론이 총선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 규제와 투명성을 강화하며,설계(연한)종료된 원전의 수명연장을 반대한다”고 했다.통합진보당도 신규 원전의 단계적 폐쇄와 신규 원전 건설금지를 통해 2040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탈 핵에너지` 공약을 내걸고 있다.현실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전기에너지로 `원전`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그러면 한수원측은 최근 원전사고,건립과 사후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 연이어 터진 국내 원전 사고에 대해서도 한수원측은 책임감과 긴장감마저 느끼지 못하고 있다.현 추세로 봤을 때 영광·울진 원전에서도 고리나 월성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한수원측은 국민들로 부터 원전 불감증이란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더욱 긴장하고 연구해야 만이 `원전폐지` 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2012-03-30

주 5일제 수업에 거는 기대

주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된 지 4주째를 넘겼다. 애초 내년 학기부터 시작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시행함에 따라 준비부족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됐었다. 시작 초기에는 우려했던 현상이 나타났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학교마다 다양한 주5일제 수업 모델을 개발하고 학생들의 참여도 높아지면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대구와 경북교육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토요학습 참여율은 34.75%로 전국 평균 20%(139만 9천641명) 보다 15%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교육청 관계자는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 잘 하지 못했던 기타반, 방송댄스반, 스포츠동아리의 학교간 라이벌전 개최 등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참여자 중심의 토요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학생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교육은 본질은 학생들의 잠재적 특성과 소질을 계발하고 지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격체를 완성시키는 학습과정이다. 완성된 인격체는 학교와 부모, 사회가 함께 만들어간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모든 것이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수능시험성적이 인생의 승패를 결정짓는 사회 풍조가 조성될 수밖에 없었다. 가정에서건 학교에서건 예체능과목은 등한시되고 학생들의 인성과 감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지덕체의 균형적 발달이란 교육목표가 심하게 어긋났고 그 결과 학교폭력, 감성결핍, 인성파탄, 체력저하 등의 문제점을 만들어 냈다. 그중에서도 학교폭력은 심각한 단계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등장해 있다. 지식전수 중심으로 짜인 교육식단의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종합영양제 처방이 시급하다. 스포츠클럽을 비롯한 다양한 주5일제 토요학습프로그램이 종합영영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학생들이 함께 모여 신체적·감성적 활동을 함으로써 협동심과 애교심, 정신건강과 체력배양, 올바른 인성함양 등 종합적 교육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토요학습이 장만 열어 놓는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해야 하고 일선 학교와 교사들은 사명감과 열정을 갖고 지도에 임해야 한다. 교육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공동체, 학부모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도 필요하다. 학생들의 폭력성을 잠재우고 주위의 슬픔엔 함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의 감성인을 길러내는 것은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감당해야할 막중한 사명이다.

2012-03-29

정치권은 안철수원장 발언 들리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7일 정치에 대해 말문을 다시 열었다. 그는 서울대 강연에서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만 있다면 설령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대선참여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또 “우리나라 정치는 보수 진보가 너무 심하게 싸운다”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가 정치에 관해 발언한 것은 지난달 6일 재단설립계획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에 이어 50여 일만이다. 특히 4.11총선 법정 선거운동 개시일을 이틀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총선을 염두에 놓고 `안철수식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안 원장의 이날 발언록엔 여야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많다. 정치권은 총선을 앞두고 서로 물어뜯는 낡은 정치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 부실공천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더니 최근엔 민생과는 관련없는 색깔론 공방 등 네거티브 선거전에 몰입해 있는 모습이다. 여야 모두 기성 정치권의 소모적 싸움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혐오감에서 비롯된 `안철수 현상`을 이미 까마득히 잊은 듯한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정치권의 낡은 행태를 겨냥한 듯 안 원장은 “사회문제를 풀라고 국민이 권한을 줬는데 그게 자기들 것인 양 싸우면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이어 “내가 정치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어떻게 되느냐. 그간 긴장했던 양당의 정치하는 분들이 긴장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반대로 참여하겠다고 하면 (내가) 공격의 대상이 되지 긍정적 발전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여야가 `안철수 신드롬`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치참여 발언을 유보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안 원장 발언 가운데 “정치하게 되면 특정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겠다”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그는 “공동체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쪽으로 하지 진영논리에 휩싸여 공동체 정치의 가치관을 저버리는 판단은 지금까지의 생각, 행보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총선을 거치면서 국민이 정권을 맡겨도 좋다는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안철수 바람이 정치권 전체를 다시 삼키는 태풍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기존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2012-03-29

新한·일어업협정 폐기가 먼저다

총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 강창일 국회 독도 영토수호대책 특별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지 않고 사죄하지 않는다면 4월 총선 승리 후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이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4년 전 외교문서에 당시 주일 한국대사관 1등 서기관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확인해준 것으로 밝혀졌다.4년 전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중학교 교과서 지침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명시하는 것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후쿠다 일본 총리에게 말했다는 내용이다.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정조사를 논하기에 앞서 13년 김대중 정부 때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에 대한 국정조사를 먼저 해야 할 것이다.일본에서 가장 저명한 국제법학자이며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낸 야마오도쇼 교수는 “일본은 신한일어업협정체결 이전에는 독도에 대해 할 말일 없었는데 비로소 말을 할 여지가 생겼다고 실토했다”고 이상면 서울대 국제법교수가 전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했던 해인 지난 98년 9월23~24일 김봉호 국회부의장과 김선길 해양부장관이 일본을 방문, 신한일어업협정에 관한 물밑 작업을 진행했고 그해 10월 9일 김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신한일어업협정에 합의했고 다음해 1월 22일 김 대통령이 서명, 협정이 발효됐다.정부는 어민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 남해 어장과 대화퇴어장을 많이 확보한다는 이유로 독도를 한일 중간수역으로 하는 것에 합의했다.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하며 일본의 노림수에 걸려든 것이다. 이 때부터 일본은 노골적인 독도 영유권 야욕을 본격화했다.울릉도 어업인들은 당시 정부가 `독도를 팔았다`며 규탄대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었다. 이전 한일 어업협정은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인 지난 65년 6월 22일에 체결, 그해 12월부터 발효됐고 당시 독도는 한국수역이었다.일본은 계획적으로 독도를 한국, 일본 땅도 아닌 국제법상 사용하지 않는 용어인 중간수역에 포함시켜 독도에 대해 일본과 한국이 같은 지위를 갖도록 교묘하게 만들었다.독도 문제에 관한한 통합민주당은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다수당이 되면 MB 발언에 대해 국정조사를 할 것이 아니라 결자해지 차원에서 신한일어업협정을 폐기하고 독도를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으로 하는 새로운 어업협정을 체결하도록 적극 나서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2012-03-28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남긴 것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27일 핵안보 강화를 위한 참가국들의 비전과 조치를 담은 정상선언문(서울 코뮈니케)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서울 코뮈니케의 핵심은 핵테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2013년말까지 고농축우라늄(HEU)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발적 구제 조치들을 발표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이처럼 핵물질 제거에 역점을 둔 서울 코뮈니게는 선언적 의미에 그쳤던 지난 2010년 1차 워싱턴 코뮈니케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아르헨티나, 호주, 체코 등 10개국이 모두 480㎏의 HEU를 폐기한데 이어 미국과 러시아도 각각 7t, 48t의 HEU를 제거했다. 핵무기 1개를 제조하는데 HEU 25㎏이 소요된다고 한다. 세계 53개국 정상 및 정상급 수석대표와 4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서울 코뮈니케를 계기로 각국의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 경우 핵무기 수천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이 없어지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구현하고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핵테러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핵물질 제거가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참가국들이 핵물질방호협약과 핵테러억제협약과 같은 핵안보 다자협력규범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특히 핵물질방호협약의 국내 승인절차를 가속화해 2014년까지 이 협약의 개정안이 발표되기를 추구한다는 점을 명시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로 여겨진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정상선언에 담은 비전과 조치가 실천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코뮈니케는 강제성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많은 나라가 공약 이행보고서를 차기 의장국에 내고 있으며, 이는 정상회의가 주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는 2014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때까지 서울 코뮈니케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전직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몫이라고 한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우리 다자외교의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국격을 향상시키는데 국력을 결집해야 한다.

2012-03-28

무소속 희망연대 출범에 부쳐

낙하산공천 반대, 돌려막기 공천 반대, 부도덕·불공정 공천을 반대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지역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무소속연대 결성을 위해 26일 예비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이들은 예비모임을 통해 공식명칭을 `무소속희망연대`로 결정하고, 공식로고까지 결정해 공개하는 등 정당에 준하는 성격의 연대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무소속희망연대의 지도체계를 무소속 후보자 8명 전원 공동의장체제로 운영하기로 하고, 한 지역구당 1명의 무소속 후보만 연대에 참여가 가능한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이뤄지는 정당의 공천에 대한 반발은 언제나 있어왔다. 이번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새누리당의 공천=당선`으로 여겨 평소에는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후보들을 전략공천이란 미명아래 낙하산 공천했고, 이것이 `무소속 희망연대`가 싹트게 된 요인이 됐다. 또 지난 18대 총선에서 이같은 공천반발로 출마한 상당수 의원이 생환했던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들 무소속 연대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18대 총선 당시 친이계의 전횡과 독주속에 친박계 의원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박근혜 전 대표는 낙천으로 실의에 빠진 의원들에게 “살아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보냄에 따라 친박계 의원들이 `친박연대`나 `무소속친박연합`등의 깃발을 들고 나서서 극적으로 생환한 바 있다. 아마 당시 친박계에 대한 주류 친이계의 박대가 유권자들의 마음에 공분을 일으켰기 때문일게다.대구·경북지역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무소속 연대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이같은 공분 내지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무소속 희망연대`를 유권자들이 공감할 만한 구성원들로 짜야 한다. 또 정당 공천후보들과는 다른, 참신한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후보들간 강한 결집력으로 선거를 민주주의 축제의 장으로 변모시키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단순히 현역의원이 공천에 떨어졌으니 억울한 사람이고, 지명도가 높으니 무소속 연대에 같이 합류시키면 좋겠다는 식의 얄팍한 계산이 앞선다면 `무소속 희망연대`에 `희망`은 결코 없을 것이다. 비록 정당 공천은 못받았지만 무소속으로서 유권자들을 존중하며 성실히 정치의 꿈을 키워가는 무소속후보들끼리 결집력을 갖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조하는 진정성을 보인다면 유권자들은 기꺼이 무소속 후보들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이다. 그런 정치문화가 정착될 때 우리 정치도 좀더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2012-03-27

北, 주변국 우려 경청해 개방의 길로 나오길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26일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후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뒤 북한과 여러 차례 소통하면서 발사 계획을 포기하고 민생발전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후 주석의 말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시각이 변화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북한에 “민생발전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는 것은 북한의 새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막대한 자금을 들여 군사적 도발을 하기 보다는 주민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라고 충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위해 북한에 대한 비난은 될 수 있는대로 자제하면서 식량지원까지 제공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영양지원을 대가로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기로 한 2·29 북미합의 이후에도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하는 등 도발을 멈추지 않자 중국도 더 이상 북한의 입장을 옹호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서울에서 2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의 강국들이 모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계획대로 로켓발사를 강행한다면 북한은 그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지난 25일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은 국제사회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할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의 후 주석이 북한에 “민생발전에 집중하라”고 충고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는 8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돈이면 북한 주민들의 식량 부족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이 장거리 로켓이나 핵무기 개발에 들인 비용을 경제개발이나 민생복지에 썼다면 주민들의 생활은 지금보다 한결 나아졌을 것이다.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다. 북한도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변해야 한다. 북한이 로켓 발사를 포기하고 개방의 길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2012-03-27

담합기업 처벌 강화해야

라면업계의 담합이 적발됐다는 씁쓸한 소식이다.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4개사가 무려 9년동안 서로 짜고 라면값을 인상했다고 한다. 라면은 대표적인 서민 식품이다. 라면회사들이 가뜩이나 고물가에 허리가 휘는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왔다니 실망스럽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업체에 총 1천3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농심은 “원가 인상 요인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설득력은 없다. 담합 사실을 부인할수록 기업의 부도덕성만 부각될 뿐이다.라면회사들의 담합은 아주 교묘하게 이뤄졌다. 지금까지의 담합은 대부분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값을 얼마로 올리자`고 합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라면업계의 담합은 `정보교환`이라는 형식을 취했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70%나 되는 농심이 가장 먼저 가격인상안을 마련해 해당 정보를 다른 업체에 알려주면 같거나 유사한 선에서 가격을 올린 것이다. 농심은 “영업현장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수집하는 행위는 통상적인 활동일 뿐 가격 담합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이 교환한 정보는 가격인상계획, 인상내역, 인상일자에서부터 해당 제품의 생산일자, 출고일자 등 순차적인 가격 인상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담았다. 이 때문에 각 사의 대표제품 가격이 한두 달 시차를 두고 매번 똑같은 인상률로 오르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무늬만 `정보교환`이지 실제는 `담합`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인 것이다.삼성그룹은 지난달 말 담합과 연루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고하를 막론하고 최고 해임까지 징계하기로 하는 `담합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경쟁사와의 접촉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한다. 이러한 자체적인 담합 근절 노력이 전 기업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담합이 상습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처벌이 너무 가볍기 때문이다. 담합이 터질때마다 누차 강조했듯이 `솜방망이` 처벌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어떤 기업이 담합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부당이득의 유혹을 쉽게 끊을 수 있겠는가. 당국은 적당히 과징금을 매기는 선에서 처벌하는 `전시용` 행정을 멈춰야한다. 담합하다 걸리면 회사가 문을 닫을 정도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담합 기업은 부도덕한 기업이다. 세무조사도 병행해 탈루소득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 부도덕한 기업은 시장에 설 자리가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2012-03-26

포항지역 기업경기가 살아난다

꽁꽁 얼어붙어 있던 포항지역 기업경기가 새봄을 맞으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포항지역 기업경기가 이달을 기점으로 차츰 살아난다고 한다.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다. 포항상의가 최근 상시종업원 5인 이상 지역내 9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 2/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를 한 결과 BSI(기업경기실사지수·기준치=100)지수가`104`로 조사됐다. 이는 1/4분기 BSI 실적치 61에 비해 무려 43p나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어선 것이다. 지역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전분기에 비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고, 대외여건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소비와 설비투자가 증가했고, 수출 역시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포항의 핵심 산업인 철강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이달부터 철강산업이 계절적 성수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것.2/4분기 주요 항목별 BSI전망치를 봐도 기업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매출액(114), 생산설비 가동률·설비투자(111), 생산량 수준(110), 대내여건(109)등 대부분이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1/4분기에 대부분 72~91로 밑돌던 항목이었다. 하지만 대외여건(99), 판매가격(95), 영업이익(91), 재고량(88), 자금사정(84), 원재료 구입가격(53) 등의 항목은 아직도 기준치(100)이하로 나타나 불안하다. 기업들이 이란 핵문제, 서방국가들의 긴장고조, 원유공급 차질 등 대외요건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와 영업이 안되다 보니 자금사정도 좋지않다. 전반적인 기업경기는 살아난다해도 밑바닥 체감경기는 아직도 불투명하다.다행스러운 것은 총선·대선 등 정치일정과 관련해 응답업체의 52.2%가 기업경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답한 점이다. 이제 기업도 정치권의 바람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응답업체 52.7%가 `경제발전과 사회발전 조화`를 정치권에 가장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고, 응답업체 36.9%는 `친노동정책, 정책혼선 등으로 기업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답해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2/4분기 철강업 BSI전망치는 114로 조사돼 1/4분기 74에 비해 무려 40p나 상승했다. 이같은 전망치가 반드시 실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2012-03-26

뿌리채 흔들리는 야권연대

4·11 총선 후보자 등록이 22일 시작됐지만 야권연대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여론조사 조작`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성사시킨 야권연대가 시너지 효과는커녕 악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 달 전만 해도 한명숙 대표는 “과반수를 얻고 제1당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의 잇따른 실수가 더 두드러지면서 새누리당이 초반 열세를 만회한 듯했다. 야권은 지난 10일 총선 사상 처음으로 전국적인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는 것으로 다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후보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조작파문이 불거지면서 야권 전체가 최악의 위기국면을 맞게 됐다. 갈수록 표 떨어지는 소리가 커지는 야권에선 과반은커녕 제1당 자리도 위태롭다는 의견이 많아졌다.이정희 공동대표 측은 서울 관악을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나이를 속여 응답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당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도 있는 심각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이 공동대표는 경선에서 패한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에게 재경선을 요구했지만 김 의원은 이를 거부하고 민주당을 탈당했다. 문제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다른 경선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야권 연대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은 새롭고 깨끗한 정치를 표방한 진보정당이 기존 낡은 정치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에서 국민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고 볼 수 있다. 도덕성과 정직성을 생명으로 삼고 있는 진보정당으로선 이미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 그럼에도 이 공동대표는 “재경선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라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야권연대의 소중한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는 공감대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모두에 있다. 이 점에서 이 공동대표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야권연대의 선거승패는 물론 진보세력의 명운이 달렸기 때문이다. 그를 향한 유권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도 통 큰 결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2-03-23

경주·포항 통합논의 신중해야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원과 동국대 경주캠퍼스 지역정책연구소가 경주·포항 두 도시 통합에 대한 논의를 했다. 앞서 정부도 올 초 경주· 포항· 울산 3개 도시 통합에 대해 여론을 수렴한 바 있다.결론부터 내자면 신라 천년고도인 경주시를 경제논리로 접근된 도시 통합 추진은 자칫하면 경주시민사회로부터 큰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동국대 측은 지난 21일 경주 ·포항 통합시 구축의 필요성과 통합방안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배경은 전통적 역사문화·예술 기반의 경주시와 한국 최대의 철강 산업 기반의 포항시를 `역사문화와 철강의 융합 도시`로 통합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발전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다.박병식 사회과학대학원장은 “포항과 경주는 최근 3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매우 낮은 반면 인근 울산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경주·포항의 경제, 산업, 문화 등 전반적인 부문이 울산으로 예속될 수 있다”며 통합론을 주장했다.또 “경주·포항의 철강, 에너지, 역사문화 등 다양한 산업의 높은 성장을 이루기 위해 통합시 구축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산권, 울산권 발전에 공조할 수 있는 경북 동남권의 재구축이 필요하다”며 “역사문화·에너지중심도시인 경주시와 세계적 철강산업도시 포항시가 통합돼 상호보완적 도시발전을 추진하면 영남권은 물론 한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경주시민사회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시대흐름상 재정효율성이나 선진화된 지방행정체계 구축해 행정비용 절감 효과를 위해 거대도시 조성은 필요하기도 하다.하지만 경주가 갖는 도시 브랜드와 특수성을 뒷전으로 한 채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도시 통합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와 갈등만 양산시킬 우려가 있다. 현실적으로 경주 경제가 인근 포항이나 울산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빈곤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경주는 신라 천년고도이자 역사문화관광도시다. 시민사회 정서 또한 자존심이 강해 이같은 논의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종전에도 문화계나 정치권에서 경주는 `문화특별시`로 조성돼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진척이 없는 등 시민들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도시 통합은 정서나 역사, 경제구조가 동질성이 띠어야 만이 가능하다. 그런데 두 도시간 정서는 역사와 문화가 큰 차이가 있기에 통합에 대한 논의나 접근이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여론 떠보기가 지자체 간 갈등만 발생시킬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2012-03-23

천안함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오는 26일, 천안함 피격 2주년이 되는 날이다. 2년 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께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맞아 104명의 승조원 가운데 46명의 해군 용사가 전사가 꽃다운 나이에 산화했다. 한주호 준위는 바닷속에 갇힌 천안함 용사들을 구하다 순직했다. 천안함 폭침의 상처는 아직도 곳곳에 남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저민다. 더욱이 자식을 가슴에 묻은 천안함 용사들의 가족들은 아직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46 용사 가운데는 경북 지역 출신으로 조진영 중사와 김선명 병장이 있다.성주에 사는 고 김선명 병장의 아버지 지금도 외부 전화를 일체 받지 않고 사고가 난 평택이나 백령도 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단다. 구미 경구고를 졸업한 조진영 중사의 아버지는 아들이 첫 월급으로 사준 에어컨을 비닐로 덮어 놓고 켜지 않는단다. 아들의 아픔이 느껴져 켤 수가 없다고 했다.한 언론기관에서 천안함 용사 가족들의 근황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이 대인기피증, 건강악화, 우울증, 불면증, 정신장애 등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구보훈청 관계자는 “천안함 피격이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유족들이 전시관을 찾아온다”며 “이들은 한결같이 자식들의 유품을 보면서 2년 전처럼 오열하고 있다”고 전했다.유가족들은 여전히 치유할 수 없는 큰 상처와 응어리를 가슴속에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이들 46 용사의 넋을 욕되게 하고 그 가족들의 비통한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북한은 천안함 폭거와 연평도 포격도 모자라 서해안 쪽으로 미사일을 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가 안보가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부 단체들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고 특정정당의 정치지도자들까지 이에 가세해 제주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고 있다. 더욱이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표현하는 일까지 생겼다.소말리아 해적에게 인질로 잡힌 우리 선원 20명을 목숨 걸고 구해낸 해군 청해부대 대원,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천안함 46 용사가 해적이란 말인가. 천안함 영령들이 통탄할 일이다. 나흘 후면 천안함 2주기를 맞는다. 천안함 용사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보내자. 국론을 통일하고 외침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국권 수호의 의지를 다져야 할 때이다.

2012-03-22

4·11 총선 정책선거의 場 되어야

여야가 21일 4.11 총선 선거대책위를 출범시키는 것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법정 선거운동은 오는 29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인 4월10일까지지만 22-23일 후보 등록이 끝나면 실질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여야가 누누이 다짐한 인적쇄신이나 공천혁명은 결국 말잔치로 끝났다. 마지막까지 경선부정 등 온갖 추태와 잡음으로 국민 불신만 가중시켰다. 벌써부터 19대 국회가 걱정이란 비관론이 나오는 이유다. 공천대결이 허망하게 막을 내리면서 유권자들만 괴롭게 됐다. 볼 만한 인물대결이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았다. 제대로 된 정책·이슈 대결을 펼치면 국민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흑색선전과 금품살포가 난무하는 탈·불법 또는 혼탁 선거를 결코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이번 선거는 20년 만에 대선과 같은 해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막중하다. 총선 결과가 19대 국회만이 아닌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다음 정권의 향배까지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더구나 올해는 우리뿐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가에서 정치 리더십이 교체되고 북한 역시 김정일 사망 이후 불확실한 권력교체기에 들어섰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지구촌 경제질서를 형성해 온 신자유주의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무너지면서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이 모색되고 있다. 한마디로 격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민이 누굴 뽑느냐에 `국운`까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여야 정치권은 이런 시대사적 의미에 들어맞는 정책 대결이 진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들도 어떤 정당, 어느 후보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대결과 페어플레이를 펼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이번 선거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이미 의제로 떠오른 복지 논쟁을 확대하는 동시에 집권 세력의 실정을 검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정책선거로 흘러가야 한다. 이제 공천도 끝난 만큼 여야가 민생을 살리기 위한 정책 대결을 본격적으로 펼치길 기대한다. 조만간 만개할 봄꽃처럼 정책도 만발한 선거가 되도록 정치권의 분발을 촉구한다.

2012-03-22

울릉도 어르신 보금자리 송담실버타운

울릉도의 노인요양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송담실버타운이 운영할 수록 적자인데다가 냉·방비는 물론 노인들을 위한 각종장비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울릉도 송담실버타운은 요양시설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빼어난 서면 학포리 발밑에 바다가 보이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이 시설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숙박시설, 식당, 목욕탕, 프로그램 실, 가정과 유사한 생활시설을 갖춘 재활훈련실도 갖고 있다.특히 출입구가 사통팔달로 뚫려 있어 위급 시 언제 어디서든 탈출할 수 있게 건축이 된 것은 물론 노인요양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 육지서 가족이 면회 올 경우 함께 지낼 수 있는 원, 투 룸 가족지원 객실도 갖추고 있다.이 시설은 노인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건평 1천870㎡(625평) 규모에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운동할 수 있는 공간까지 갖췄다.이 아름다운 울릉도 유일의 노인복지시설은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일반요양시설에서 좀처럼 받기 어려운 93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건축 당시 예산 부족으로 시스템 냉·난방을 하지 못해 냉·난방비가 한 달에 수천만이 들어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또한, 2014년까지 소방 스프링클러 의무적 설치, 수용인원 30명이 넘으면 물리치료사를 의무 고용해야 하지만 물리 치료실은 현대식으로 잘 지었으나 예산 부족으로 장비가 없다.송담실버타운에는 현재 어르신 27명이 요양 중이고 138명의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밑반찬, 건강음료배달, 문안 전화, 외출 시 동행 집 안 청소 및 세탁 말벗 도우미 서비스를 하고 있다.또한, 울릉도요양보호사 양성교육을 맡아 1기 14명, 2기 10명 전원을 합격시키는 등 울릉도에서 가장 필요한 노인요양보호시설이다.문제는 지금도 적자지만 수용 어르신이 늘어나면 그만큼 적자다. 운영 주체자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 울릉도송담실버타운은 우리 미래의 삶을 편안하게 이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설이다.지원을 미루고 예산 타령만 할 일이 아니다. 재정이 열악한 울릉군이 감당하기는 어렵다. 육지보다 상대적으로 정주환경, 삶의 질이 열악한 도서 낙도에 대해 정부의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2012-03-21

다시 불거진 종교인 과세

종교인에 대한 과세 논의가 다시 불거졌다. 종교인 과세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제기돼왔으나 이번엔 차원을 조금 달리한다. 정부의 주무부처 장관이 그 당위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19일 한 방송에 출연해 “(종교인에 대한 과세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관점에서 특별한 예외를 인정하기 어렵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빨리 이루고 다른 조치를 취해서라도 예외 없이 (종교인) 소득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의 언급이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신선하게까지 느껴지는 것은 종교인 과세 논의가 그동안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일부 종교인의 반발을 의식해 정부가 앞장서 거론하고 추진하지 못해온 게 사실이어서다.우리나라 종교인은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왔다. 법적 근거도 없는 종교인 비과세가 관행으로 이어져온 것이다. 대부분의 종교인은 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이를테면 종교 예외주의이자 특권의식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국민들과 종교전문가들의 견해는 달랐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최근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9%가 `찬성한다`고 대답했다. 전국 대학의 법학자 1천5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무려 85.1%가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종교인 비과세는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은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의 일부 성직자들이 면세혜택을 사양하고 자발적으로 소득세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천주교의 경우는 1994년 주교회의에서 세금을 내기로 결의했고, 개신교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목회자의 자발적 소득세 납부를 교계 연합기관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종교인도 국민인 이상 당연히 과세 대상이며 소득이 발생한 이상 마땅히 세금을 내야 한다는 공감대는 벌써 마련돼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 원칙과 `국민이면 누구나 납세의무를 진다`는 공평과세 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지 않은가. 정당한 사유나 법적 근거 없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이는 법치주의를 부인하는 처사이고 자기예외주의적 특권의식에 빠져든 결과다.

2012-03-21

법을 우습게 아는 대기업들의 행태에 철퇴를

삼성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최고 기업이다. 심지어 `국민기업`이라는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한다.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세계 전자·IT시장에서도 선두권을 형성한 글로벌 기업으로 손꼽힌다. 그런 초일류 기업이 당국의 조사를 방해했다가 거액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 활동을 방해한 삼성전자에 과태료 4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작년 3월 휴대전화 가격을 부풀린 혐의를 잡고 현장 조사를 나온 공정위 직원들을 따돌리는 등 악의적으로 조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4억원의 과태료는 이 부문에서 사상 최고액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2005년과 2008년에도 조사 방해로 5천만원과 4천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물었다. 조사 방해에 관한 한 가히 상습적이라고 할만하다. 공정위 발표로 드러난 삼성전자의 조사 방해 책동은 경악스럽다. 조직적이고, 치밀한 수법이 첨단 범죄조직을 방불케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니 기가 찰 일이다. 조사 요원들의 출입을 저지하고서 조직적으로 증거 자료를 없애거나, 핵심 조사대상자들의 컴퓨터를 바꿔치기했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작업이 모두 고위 임원들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사전에 짜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악랄하게 정부기관의 조사를 방해한 셈이다. 첨단 글로벌 기업임을 내세우면서 이런 `원시적`인 행태를 보여도 되는건지 묻고 싶다.이 밖에도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가 한둘이 아니다. 정부 기관의 조사를 방해하고도 이에 가담한 직원들을 오히려 칭찬했다는 후문이다. 추후 조사를 더 효과적으로 차단하고자 보안 규정을 강화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조직적인 조사 방해 후에는 허위자료 제출로 공정위를 속이려 들었다니 뭐라고 변명할지 궁금하다. 삼성전자는 공정위가 지난 9일 휴대전화 가격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143억원의 과징금을 물리자 결백을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을 들먹였다고 한다. 증거 인멸 등을 통한 조사방해 행위에 비춰 이런 반발이 과연 타당한지도 의문이다.삼성전자가 공정위 조사 방해로 물게 된 과태료 4억원은 역대 최고액이다. 휴대전화 가격 부풀리기 과징금도 143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20조원을 훨씬 웃도는 것을 생각하면 극히 미미한 액수다. 대기업들의 일탈행위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까닭이다. 조사 방해 행위의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인 개정 공정거래법이 오는 6월 시행되면 벌금뿐 아니라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엄격한 시행으로 법을 우습게 아는 대기업들의 행태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2012-03-20

말만 요란했던 새누리당 쇄신 공천

새누리당이 18일로 4·11 총선거 후보자 공천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현역의원 144명 가운데 60명이 불출마를 포함해 공천에서 탈락함으로써 42%의 교체율을 보였다. 그러나 대구와 경북은 교체율이 상당히 판이하다. 대구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 대구 달서을의 이해봉 의원과 대구 동구갑의 주성영 의원, 그리고 대구 서구의 홍사덕 의원이 모두 불출마하거나 당의 결정에 거취를 맡김에 따라 전체 12명 지역구 의원 가운데 7명의 현역의원이 교체됐다. 교체율로 따지면 58.3%로 역대 최고 교체율이라 할만하다.경북의 경우는 대구와 상황이 달랐다. 현역의원 교체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다수가 친박계 현역의원이어서 총 15개 지역구 가운데 5개 선거구에서만 현역의원이 교체됐다. 현역의원 교체율로 따지면 33%인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군위·의성·청송지역에 친박계 핵심이라 할 김재원 전 의원이 초반에 현역인 정해걸 의원을 제치고 공천권을 확보했고, 지난 대선경선때 박근혜 캠프에서 지역언론특보단장을 지낸 김형태 전 KBS보도국장이 포항 남·울릉에 전략공천된 것, 그리고 고령·성주·칠곡에서 이완영 당 환경노동위 수석전문위원이 전략공천된 정도가 공천위가 나서서 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나머지 현역의원이 바뀐 구미 갑과 상주는 각각 여론조사 경선과 국민참여경선에서 현역의원이 정치신인에게 공천권을 빼앗긴 케이스다.교체율은 그렇다쳐도 지역별 공천자들의 면면을 보면 친박(박근혜)계만 살아남았다는 인상이 짙다. 새 인물이라고는 대구에서 북구갑의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사업부문 총괄전무, 달서을의 윤재옥 전 경북경찰청장 정도다. 경북에서는 심학봉 전 지식경제부 경제기획단장, 고령·성주·칠곡의 이완영 수석전문위원, 상주의 김종태 전 국군기무사령관 정도다.새누리당의 최종 공천결과를 놓고 들여다보노라면 새누리당이 공천을 통해 국민앞에 쇄신을 했다고 내세울만한 참신한 인물이 공천됐다는 생각은 그리 들지않는다. 공천자들이 전·현직 의원과 정당인, 관료 출신이 80%를 넘어 눈에 띄는 정치 신인은 거의 없다.이래서야 국민들로부터 19대 국회도 기대할 게 없다는 자조섞인 푸념을 들어도 아무 할 말이 없다. 새누리당이 앞으로 남은 비례대표 공천이라도 새 정치를 이룰 역량 있는 참신한 인물을 발탁해 정치발전을 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2-03-20

정준양 회장 2기 출범에 거는 기대

포스코 정준양 회장 2기 체제가 출범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09년 제7대 회장에 취임한 이래 3년동안 열린경영, 창조경영, 환경경영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착실한 질적 성장을 추구해 왔다. 정 회장은 그 동안 CEO와의 대화, CEO블로그 및 아이디어제안방 개설, 직원 조찬간담회 등 소통을 통한 열린경영을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끊임없는 고유의 혁신기술 개발과 국내외 철강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지속해 왔다. 특히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 가능경영 100대 기업`에서 전 세계 철강사 가운데서는 유일하고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인 30위를 차지해 정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을 다시한번 입증했다.이제 2기 체제에 들어간 정 회장은 향후 3년을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기반을 확고히 하는 Build up단계로 설정했다. 정회장은 3不(불확실·불안정·불연속)경영환경 속에서 리얼타임 경영과 패러독스 경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해 최강의 철강 경쟁력을 공고히 함은 물론, 신성장 분야의 발전 토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난 3년간 규모를 키운 국내외 철강사업의 성과를 배가시키고 그동안 꾸준히 투자해온 소재 및 에너지 분야에서 확실한 수확을 거두어야 한다. 이와 함께 세계 TOP 3 철강사로 우뚝서기 위해 해외 철강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글로벌 성장투자를 계속 진행시켜야 한다. 또 해외 생산기지 외에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현재 9개국에서 23개를 운영중인 가공센터를 40개 이상 늘려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정 회장이 유난히 공을 들이는 분야가 바로 신소재다. 포스코는 그 동안 철강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핵심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 철강과 더불어 장기적·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분야가 종합소재 사업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리튬, 마그네슘, 티타늄, 니켈, 망간 등에 대한 사업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고 합성천연가스(SNG) 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이런 성장이면에 포스코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역할이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랑의 기부, 중소기업과 공생발전, 일자리 창출 등 작고 세심한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포스코를 기대해본다.

201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