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단지에 면세점 설치가 확정되자 지역 특급호텔과 보문 상가, 관광업계, 시민사회 등에서 크게 환영했다. 관광업계가 환영한 이유는 경주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이 없다는 이유로 `머무는 관광지`가 아닌 `스쳐가는 관광지`로 인식하는 현실을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경주는 연간 1천만 명 이상 국내외관광객이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인데도 불구하고 변변찮은 외국인 전용 쇼핑시설이 없는 데 대해 지자체 등 관련기관이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아왔다. 그런 연유로 관련기관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 연말에야 결실을 보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면세점 설치가 확정되자 시내권 일부 상인들이 주동이 되어 이를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어 `면세점 시내권 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후 `시내 상권에 영향을 미친다`는 명분을 달아 경주시와 서희건설을 상대로 온갖 방해행위를 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곱잖은 시선을 보냈다. 일반 상인이나 시민들은 보문단지 면세점과 시내 상권과는 소비대상이 명백히 구분돼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들이 반발하는 본질적인 의도가 전체 지역사회의 이익때문이 아니라 `특정인`의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여론인양 오도했고, 지자체는 집단민원이란 이유로 관광업계의 숙원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보다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취하는 바람에 사업 자체가 무산되고 말았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사업논리로 접근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의 주장대로라면 면세점은 시내권에 설치돼야 한다니 어느 사업자가 사업성이 없는 지역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겠는가.
비단 이번 면세점 문제 뿐만 아니다. 지난 2009년 보문단지에 설치하려던 대형 아울렛 시설이 일부 상인들의 반대에 의해 저지당한 후 사업자가 수억원 대 피해를 입고 경주를 떠났다. 똑같은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경주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여론을 오도하는 일부 지역 인사와 이에 휘둘리는 선출직때문이란 여론이 높다. 경주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면세점 설치가 무산된 것은 유감스럽다. 이기주의적인 세력이 활개치는 경주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