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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후변화·해양오염·멸종·재난 등 환경 문제 다양한 테마에 ‘포커스’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2024년 세 번째 기획전 ‘이 비는 장마가 아니야’를 오는 24일부터 8월 22일까지지 수성아트피아 1, 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여름방학 기간에 개최되는 어린이, 가족 대상의 전시다. 스튜디오1750, 이욱재, 장노아, 장승욱 4팀의 작가가 참여해 설치, 회화, 도서, 단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직면한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이 비는 장마가 아니야’라는 전시명은 장맛비의 변화된 양상이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이 초래한 이상 기후 현상임을 함축하고,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환경 문제를 통해 이해와 공감을 획득하고자 한다. 전시는 기후변화, 해양오염, 멸종, 재난 등 환경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고 환경 위기에 처한 개인의 이야기에서부터 인류가 직면한 문제로까지 확장된다.스튜디오1750은 ‘평행정원’에서 인간의 개입이 초래한 생태계 변화를 기이한 형태의 돌연변이 생명체로 탄생시킨다. 이욱재는 바다 한가운데의 쓰레기 섬과 미세플라스틱을 ‘찬란한 여행’에서 이야기하고, 장노아는 인간에 의해 균형이 무너진 생태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멸종됐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을 주제로 ‘세계 초고층 빌딩과 사라지는 동물들’연작을 선보인다. 장승욱의 단편 애니메이션 ‘바다 위의 별’은 기후변화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위한 실천을 유도하고자 전시 기간 동안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뚜껑을 수집해 새로운 제품으로 제작하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체험 활동을 연계한다. ‘더쓸모협동조합’과의 협업 프로그램으로 플라스틱 병뚜껑을 새로운 제품으로 제작하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체험을 8월 17일, 18일 양일간 총 4회 진행하고,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8월 10일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환경 작가’ 이욱재의 1인극 연극 공연과 환경 강연이 진행되고, 가족참여형 전시 연계 감상프로그램 ‘Art family의 예술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가 8월 3일, 17일 운영될 예정이다.수성아트피아 박동용 관장은 “환경 위기를 둘러싼 목소리가 지나치게 엄중하여 공포를 불러일으키거나 즉각적 관심을 유발하는 극단적인 작품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과 논리 너머의 것을 관람객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며 “전시 작품은 비판적 관점을 제시하거나 감정을 격앙시키지 않고 현실을 담담하게 표현하여 관람객의 공감과 감동을 끌어내고 이를 통해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재고하고, 환경 감수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15

파리올림픽 현장서 전 세계인에 한국 미술 선보인다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한국미술의 다채로움을 알리는 전시가 파리 현지에서 한 달간 열린다.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오는 26일부터 8월 25일까지 파리 그랑팔레 이메르시프(Grand Palais Immersif)에서 한국미술 전시 ‘디코딩 코리아(Decoding Korea, La Corée Decodée)’를 개최한다.‘디코딩 코리아’에서는 한국미술을 통해 나타난 한국의 특성을 현대적 표현양식인 ‘미디어아트’로 해독(decode)한다.특히, 산업화로 인해 급진적인 변화를 겪었던 한국 사회의 복잡성과 다면성에 주목한다.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백남준 작가를 포함해 강이연, 권하윤, 김희천, 람한, 룸톤, 박준범, 염지혜, 이용백, 이이남, 정연두 등 우리나라 미디어아트 작가 11명의 작품 18점을 소개한다.최근 미국·유럽 등에서 한국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활발히 열리는 등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중 한국 미디어아트는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기술적 탁월함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지구상의 모든 요소의 생태적 상호연결을 강조하는 강이연 작가의 프로젝션 매핑 ‘유한(Finite)’ △비무장지대의 생태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권하윤 작가의 가상현실(VR) 작품 ‘489년’△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장식한 이용백 작가의 ‘엔젤 솔저’△이상의 시(詩)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아 까마귀의 시선으로 울산을 바라본 정연두 작가의 ‘오감도’ 등 한국 현대사회를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탐구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백남준 특별전에서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추상과 구상을 혼합해 지구촌 문화융합을 실험하는 ‘글로벌 그루브’(Global Groove)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10여 개국이 참여한 국제 위성 방송 프로젝트인 ‘세계와 손잡고’(Wrap Around the World)를 선보인다. /윤희정기자

2024-07-14

푸른색 화분 속에 깃든 時空, 우주 이치로 풀어내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9월 22일까지 2층에 있는 아트스페이스를 활용한 전시공모 선정 작가전 ‘2024 유리상자 아트스타’ 세 번째 전시인 ‘허태원전-도시의 블루스_봉산’을 열고 있다.유리상자 아트스타는 봉산문화회관이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신진작가를 발굴·육성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서 지난 2008년부터 18년째 개최해 오고 있다. 특히 아트스페이스는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돼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한 장소적 특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번 전시회에는 회화를 전공한 허태원 작가의 화분 설치 작업 ‘도시의 블루스_봉산’을 선보이고 있다.전시의 제목에 들어가는 ‘블루스(Blues)’는 노예가 돼 강제로 고향 아프리카를 떠나 미국으로 이주한 흑인들이 아프리카 음악과 유럽 음악을 접목해 만든 음악을 의미하는 한편, 색상 블루(Blue)의 복수형으로 표현된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푸른색을 뜻하는 Blue는 복수형(-s)을 쓸 수 없지만, 여럿의 푸른색들이 모였다는 의미로 작가는 ‘블루스(Blues)’라고 명명했다.작가는 전시를 위해 봉산동, 대봉동, 신천동 일대를 다니며 푸른색 화분들을 수집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눈여겨봐야 찾을 수 있는 푸른색 화분들은 때론 낡고 부서지고 퇴색되어 버려진 모습을 하고, 때론 주인의 사랑을 가득 받으며 채소나 꽃들이 잘 가꿔진 모습을 하기도 한다.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작가에게 푸른색 화분은 끊임없이 이주하며 사는 사람들의 정착 욕망이 담겨 있는 대상이자, 현대인들의 자화상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그 이면의 다양한 ‘블루들(Blues)’을 모으고,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작가는 우리 삶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을지를 질문하며, 삶과 예술을 소통시키고자 한다.특별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수집한 푸른색 화분들, 화분의 표면을 표현한 작가의 푸른색 그림과 함께 사전 워크숍 참여자들의 푸른색 그림이 아트스페이스에 설치돼 완성됐다. 가족과 즐거웠던 한때, 파란 하늘, 내가 좋아하는 것 등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참여자들의 작품은 전시장 곳곳에 설치돼 분위기를 전환하며 각자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봉산문화회관 안혜정 큐레이터는 “Blue를 뜻하는 우리말로 파란색, 푸른색, 파랗다, 퍼렇다, 시퍼렇다, 푸르다, 푸르스름하다, 푸르스레하다 등 다양한 표현이 있듯이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 각자 삶의 모습들도 저마다 다른 색과 모양을 하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의 삶과 모습은 어떤 색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고 전했다.미술평론가인 김준기 광주시립미술관장은 ‘푸르디푸른 화분의 총체 예술’ 평론에서 “허태원은 10여 년 동안 푸른 화분에 천착해 왔다. ‘고무 다라이’처럼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쉽게 깨지거나 바스러지지 않는 ‘고무 화분’은 현대사회의 속성을 담고 있다”면서 “허태원이 발견해 낸 푸른 화분 이미지 속에는 우주의 이치가 담겨 있다. 푸른 고무 화분에서 시공을 읽어내는 허태원의 작업은 ‘존재하는 모든 것으로서의 우주’를 꿈꾼다”고 적었다.허태원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와 미국 시카고예술대학 대학원 Painting Drawing 석사 졸업, 홍익대, 홍익대 대학원 회화과 박사를 졸업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14

룰라·‘레강평’과 함께하는 여름 콘서트

한국수력원자력(주)과 (재)경주문화재단이 주최 주관하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8월 공연으로 룰라, 레게 강 같은 평화(이하 레강평)가 함께하는 ‘2024 썸머나이트’가 오는 8월 14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서 선보인다.룰라는 1994년 1집 앨범 ‘Roots of Reggae’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룰라는 ‘3!4!’, ‘100일째 만남’,‘날개 잃은 천사’, ‘비밀은 없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2집 앨범 ‘날개 잃은 천사’는 혼성그룹 중 역대 판매량 1위(167만장)를 기록한 앨범이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이하는 룰라는 현재 김지현, 이상민, 채리나 3인 체제로 공연과 방송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레강평은 대표적인 국내 레게 뮤지션인 스컬과 만능엔터테이너 하하가 의기투합해 만든 그룹이다. 2012년 여름, 레게 음악의 대중화라는 목표를 갖고 의기투합했던 레강평은 첫곡 ‘부산 바캉스’의 흥행에 힘입어 레게를 기반으로 한 대중음악을 꾸준히 발표해 여름 시즌에는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았다. 현재 ‘당 디기방’, ‘Love Inside’, ‘부산 바캉스’ 등의 대표곡으로 활발한 활동 중이다.이번 공연은 지난해 이어 올해로 2년차를 맞은 ‘썸머콘서트’다. 90년대 전설의 그룹 룰라의 히트곡 무대로 추억과 향수를, 이어 무더위를 날려버릴 레강평의 시원한 레게 무대로 벗어날 수 없는 ‘당 디기 지옥’에 관객들을 초대해 공연의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15일 오전 10시 티켓 오픈으로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티켓가는 R석 5만원, S석 4만원, 시야제한석 2만원으로 경주시민과 경주소재 학교 재학생 및 재직자는 해당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14

포항 가족들에게 즐거움 선물한 'The 숲에서 놀자’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하고 포항시, 포항시산림조합이 후원한 ‘The 숲에서 놀자’가 13~14일 포항산림조합 숲마을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자연을 품은 초록도시 포항에서 가족과 함께‘라는 주제로 미래 환경을 책임질 아이들에게 숲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회를 제공했다. 첫날 개막식에는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과 장종용 포항시 북구청장, 이상휘 국회의원, 이재진 포항시의회 부의장, 박용선 경상북도의회 도의원, 손병웅 포항시 산림조합 조합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했다.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은 “꼬마 친구들이 이렇게 많이 오니까 행사장이 빛나는 것 같습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 꼬마 친구들이 포항의 보물이고, 보배입니다. 안전에 유의하시며 즐거운 시간되시길 바랍니다”라며 행사를 찾은 가족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장종용 포항시 북구청장은 “우리 포항시는 멋진 해변도 많지만 울창한 숲을 함께 연결하는 녹색 사업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어린이들과 시민들을 위해 더 큰 녹색도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오늘 좋은 시간 보내세요”라고 말했다. 이상휘 국회의원은 “이런 행사를 통해 숲이 가꿔지고 또 더불어 그 속에서 노는 우리 아이들이 희망과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숲속에서 즐거운 가족애도 느끼고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고래 바운스 △슬라이드 2종 △숲속 올림픽 △그린웨이 기차 △회전목마 △로봇 포토존 △버블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숲마을을 찾은 황은지(35·포항 북구 용흥동)씨는 "자녀들과 숲마을에서 피크닉도 하고 행사장의 다양한 놀이시설을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서 왔다"고 말했다. 쌍둥이 형제 김지훈, 김주환(5·포항시 북구 용흥동)은 "그린웨이 기차와 회전목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 종일 놀고 싶다"고 즐거움을 드러냈다. /단정민수습기자 sweetjmini@kbmaeil.com /황인무수습기자 him7942@kbmaeil.com

2024-07-13

포항시립도서관, ‘언니네 책다방’ 북콘서트

포항시립도서관(관장 도병술)은 오는 18일 오후 7시 포항시 송도동에 위치한 안녕, 나의 책방에서 2024 렉처콘서트 ‘언니네 책다방’의 다섯 번째 시간 ‘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를 주제로 최소희 작가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한다. 사진‘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는 ‘선우와 나무군’, ‘누가 이무기 신발을 훔쳤을까?’의 저자 최소희 작가의 작품으로 포항시 올해의 책에 선정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어린이 동화다.‘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는 갑작스럽게 새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주인공 백오봉이 기발한 상상력으로 낯선 환경을 이겨내고 위기를 극복하게 되는 이야기로 마지막 깜짝 반전으로 이야기의 묘미를 더한다.이번 강연에서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와 도서 속 인물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렉처콘서트는 포항시에서 주관하는 연중행사인 ‘제11회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시’의 강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외에도 독서릴레이, 북업사이클링 등 다양한 행사가 영일대 해수욕장과 포항 전역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올해 렉처콘서트는 포항시 남구 송림동에 위치한 안녕, 나의 책방(남구 송림로 84)에서 진행되며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사항이 있을 시 포은중앙도서관 사서팀(054-270-4609)로 문의하면 된다./김가영인턴기자 pos07058@kbmaeil.com

2024-07-10

셔터로 갈무리한 순간의 찰나를 만나다

‘포토포항아트페어 2024’가 오는 28일까지 갤러리 포항(포항시 북구 죽도로19 2층)과 ART436(포항시 남구 포스코대로436)에서 개최된다.포항의 사진연구단체인 공간너머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아트페어에는 포항을 비롯해 울산, 부산, 진주 등 4개 도시 45명의 사진작가가 본인 및 소장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공간너머는 사진예술을 통한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전시와 워크숍을 통해 지역성을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포항지역의 사진 인프라를 확장하고 동시대 예술로서의 높은 가치를 구축하기 위해 기획페어 전시를 통해 포항이라는 지역성, 중앙과 지방 작가의 간극을 좁히는 열린 사진문화의 가능성을 개진하고자 한다.아트페어에는 미학적 태도를 달리하는 다양한 단체에서 역동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진들이 최근작을 비롯해 유수의 미술관과 전시장에서 콜렉션한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세미나도 열린다. 27일 오후 3시 갤러리 포항에서는 ‘예술시장과 사진’을 주제로 포토페어 참여작가와 시민 3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세미나 이후에는 일부 전시 작품 특별 경매가 이뤄져 학판 가격으로 예술사진 작품을 소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이번 사진전은 포항지역의 사진 인프라를 확장하고 동시대 예술로서의 높은 가치를 구축하기 위해 기획됐다. 포토페어에서는 포항사진이 예술시장으로 진입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눈여겨본 지역 작가의 작품을 보증받으며 구입하거나 미술관이나 전시장에서 거래되는 작품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흥태 사진가는 “포항지역 중진 사진가 7명이 참여하고 있는 사진연구모임인 공간너머에서 운영하는 포항 최초 사진 전문 갤러리인 갤러리포항이 작년에 이어서 2회째 준비한 이번 포토아트페어는 동시대 사진작품을 전시하고 거래하는 장소로, 사진예술가와 컬렉터, 갤러리와 관람객이 만나는 공간이 된다”며 “4개 지역 도시에서 다양한 작품이 한데 모여 전시되며, 예술사진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예술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10

3만여 점 포항 문화유산의 보고 ‘시립박물관’ 개관 준비 본격화

시립박물관 건립 위한 유물조사 용역 최종보고회지난 9일 영일만 문화의 보고(寶庫)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조사 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렸다.이번 보고회는 지난해 9월부터 (재)한빛문화유산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는 유물조사 용역의 최종보고회로, 포항 관련 문화유산의 전수조사를 통해 향후 건립될 포항시립박물관의 전시 가용 자원과 유물 수집 방안 등을 검토하고자 추진됐다.책임연구원인 여수경 사무처장은 전국 기관, 단체, 개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현장조사를 벌여 매장문화유산 3만362점과 역사·민속유물 1326건을 확인했다.3만여 점이 넘는 매장문화유산 중 토기, 무구, 장신구 등 삼국~통일신라시대 유물이 약 4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대부분의 자료가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역사·민속유물 중에서는 조선시대 고문서, 고서 등이 약 37%의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지만 문중 기탁 등에 의해 한국국학진흥원이 다수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이동하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용역으로 그간 반출되거나 소재가 불분명했던 유물의 현황을 파악해 향후 건립될 포항시립박물관의 전시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수집 전략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포항시립박물관 건립추진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신형석 위원은 “유물조사 결과물은 전시 설계로 나아가는 보조자료로써 주제 선정과 전시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건립 단계부터 기업, 문중 및 범시민 유물 기증·기탁 운동을 전개해 향후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포항시는 이번 유물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포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의 역사·문화를 대표할 박물관 건립을 위한 전시 구상과 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포항시립박물관은 오는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내 부지’에 총사업비 46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 면적 8240㎡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사진. 포항시는 지난 9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포항시 제공/한상갑기자arira6@kbmaeil.com

2024-07-10

‘달항아리’ 작가 연봉상, 서울서 초대전 연다

도자(陶瓷)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달항아리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도예가 연봉상이 서울에서 초대 개인전을 연다.서울 아트스페스퀄리아 갤러리(서울 종로구 평창11길 41)에서 18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엔 그동안 작업한 20여점을 선보인다. 도예의 길에 접어든지 35년을 맞은 작가는 “우주를 화두로 정진해온 그간의 작품들을 세상 밖으로 펼쳐보이고자 한다”며 “흙과 함께한 그간의 세월을 잠시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의미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작가의 트레이드마크로 정착한 달항아리는 분화구 표면이 그대로 표현돼 마치 달이라는 행성자체를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작가의 달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달만 같아라’는 우리 민족의 소원 성취와도 연결된다.남인숙 미술평론가는 “울퉁불퉁하고 신비로운 분화구 표면을 질감있게 표현해 우주의 시간을 담아냈다”며 “이 과정을 통해 달에 대한 상상을 우주의 상상으로 전환해 우주라는 미지의 호기심을 조형언어로 살려냈다”고 평가했다.작가는 팔공산 자락에 장작가마 ‘용진요(龍津窯)’를 설치하고, 30여 년간 실험성 강한 도예작업을 해오고 있다.도예를 단순한 공예 개념에서 벗어나 예술 언어 영역으로까지 확장하고, 흙의 미학을 점토에 투영해 새로운 도자 조형의 장르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7-10

그림책으로 전하는 생명사랑 메시지

포항 문화예술계의 원로이자 ‘지역사 박물관’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포항에 많은 발자취를 남긴 박이득(82) 작가가 신간 ‘복실이 꽃신’(학교앞거북이·사진)을 펴냈다.‘복실이 꽃신’은 소년과 떠돌이 강아지의 애틋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으로 박이득 작가가 글을 쓰고 정미솔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복실이 꽃신’은 떠돌이 강아지가 한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한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동화다.또한 사람만이 사람의 친구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넌지시 말해 주고 있다. 독자들은 준배와 복실이가 나누는 우정과 복실이를 지키려는 준배의 따뜻한 마음에 공감하며, 준배가 복실이의 마음이 되고, 복실이가 준배의 마음을 읽을 때 한 가족이 행복해지는 것을 이 그림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특히 후반부에 이르러 준배가 복실이의 마음을 알아채면서 행하는 작은 반전은 재미와 함께 이 책의 주제가 우정을 넘어 생명 사랑이라는 큰 주제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박이득 작가는 포항에서 교사, 신문, 방송 기자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의 문화, 역사, 교육에 관한 글을 많이 써 왔다. 이로 인해 ‘지역사 박물관’이라는 별명까지 갖게 됐다.포항문화원 창립, 포항문인협회, 포항예총 창립 등에 참여했으며, 포항예총 회장, 최세윤 의병장 기념사업회장, 포항문화연구소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또한 포항시사를 비롯해 지역 관련 도서 집필에 참여하는 등 향토사 기록 사업에도 업적을 남겼다.‘복실이 꽃신’은 1981년 ‘포항문학’ 창간호에 발표했던 작품이다. 세상에 나온 지 40년이 넘어서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많은 기억과 기록으로 포항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쳤지만, 박이득 작가가 결국 마지막에 깃을 내린 곳은 동화다. 동심을 가지고 어린이처럼 살아온 작가가 이 땅의 어린이와 그 가족들에게 남기고자 했던 말이 ‘가족 사랑’, ‘생명 사랑’임을 이 동화는 보여주고 있다. 정미솔 그림작가는 현재 포항에서 화가, 삽화가, 일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청년 인재다. 정 그림작가는 유기견보호소 홈페이지를 보며 강아지 복실이의 캐릭터를 구상했고, 실제로 강아지를 키우며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또한 “아이의 눈으로 보는 시각과 강아지의 눈으로 보는 시각을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시간이었고, 강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가족들, 그리고 준배의 내면적인 성장을 응원하며 그림을 그렸다. 언어가 통하는 것이 아님에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준배와 복실이 사이의 유대감을 이 그림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김일광 동화작가는 ‘복실이 꽃신’에 대해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안데르센은 동화를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놀라운 이야기’라고 하였고, 그림 형제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 말에 꼭 맞는 동화가 ‘복실이 꽃신’이라고 할 수 있다. 떠돌이 강아지와 함께 엮어가는 한 가족의 애틋한 생명 사랑 이야기. 가족이 함께 읽기 딱 좋은 동화”라고 평가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7-09

‘제18회 DIMF’ 여정 마무리 대상작에 中 뮤지컬 ‘비천’

18일간 대구를 뮤지컬로 가득 채운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의 최종 대상 영예는 고대 전설을 바탕으로 화려한 무대 연출과 음악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은 공동폐막작 ‘비천’에 돌아갔다.지난 8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방송인 권혁수와 KBS 아나운서 허유원의 사회로 ‘제18회 DIMF 어워즈’가 열렸다. 현장에는 DIMF의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축제를 빛낸 공연팀과 관계자, 홍보대사 최재림을 비롯한 국내외 뮤지컬배우와 관객이 한자리에 모여 뜨거웠던 축제를 되돌아보며 내년을 기약했다.올해의 DIMF를 총망라하는 제18회 DIMF 어워즈는 12개 부문에 대한 시상과 특별한 축하공연으로 이뤄졌다.영예의 대상은 최근 급부상하는 중국 뮤지컬의 대작 ‘비천’에 돌아갔다. 베이징 대극원에서 국내 투어를 마치고 대구로 곧바로 돌아와 제18회 DIMF에 선보인 ‘비천’은 순수 제작비만 60억에 달하는 블록 버스터 작품으로 최신 기술과 화려한 무대 연출을 보여줌과 동시에 중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화로운 무대로 매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뮤지컬 팬들의 발걸음을 대구로 향하게 했다.전문심사위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가려지는 심사위원상은 DIMF와 대구시립극단이 공동 제작한 블랙 코미디 ‘미싱링크’에게 주어졌다.DIMF 기간 세상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창작뮤지컬 여섯 작품 중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과 설득력 있게 연결 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나아가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시지프스’가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시지프스’의 추정화 연출이 앞으로 공연계를 이끌어갈 독보적인 제작진에게 수여하는 아성 크리에이터상을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얻었다.DIMF 기간 공연된 해외 작품에게 수상하는 외국뮤지컬상은 인터파크 관객 평점 9.9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슬랩스틱-스케르조’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남우주연상은 공동 폐막작 ‘비천’에서 맹활약하며 기량이 돋보인 여행자 역의 가오텐허와 ‘미싱링크’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 배우인 존 허스트 역으로 열연한 조환지가 차지했다. 여우주연상으로는 ‘미싱링크’의 히로인 베키 허스트 역 김채이가 수상했다. 제17회 DIMF 창작지원작이자 올해 공식초청작으로 돌아온 ‘왕자대전’의 태종 이방원 역의 서범석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창작지원작 ‘시지프스’포엣 역의 윤지우, 공동 폐막작 ‘싱잉 인 더 레인’ 리나 라몬트 역의 헴보, 컬린 밀튼이 여우조연상을 공동수상했다.뮤지컬 전공 대학생의 꿈의 장이자 경연 축제인 ‘제18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의 대상은 순천향대학교의 ‘브로드웨이 42번가’가 받았다.또한, 올해부터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대상이 대구광역시 시장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승격돼 눈길을 끌었다. 해외 연수 지원 또는 상금을 수여하는 개인상은 순천향대의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 역 이여준, 단국대학교의 ‘투나잇’의 토니 역 장성훈이 받아 빛나는 대한민국 뮤지컬의 미래를 한껏 기대하게 했다.이어 지난 1년간 대구에서 공연된 작품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의 신인상 남자 부문에는 ‘전설의 리틀 농구단’ 수현 역 임규형, ‘오페라의 유령’ 라울 역 황건하가 수상했다. 여자 부문에는 ‘맘마미아!’ 소피 역 최태이에게 돌아갔다. 귀감이 되는 스타에게 수상하는 올해의 스타상은 총 6명으로 홍보대사이자 최근 유튜브 쇼츠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최재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는 김준수, 어떤 캐릭터, 무대라도 항상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유준상, 대구의 열정적인 관객이 가장 좋다고 소감을 발표한 마이클 리, 25년여 간 휴식기 없이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대한민국 뮤지컬의 역사 신영숙,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모든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선보이는 ‘올라운더’ 윤공주가 수상해 자리를 빛냈다.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매년 DIMF를 진행하면서 감사한 일들이 정말 많은데 장대비와 무더위 속에 극장을 찾아와 주시고 오로지 DIMF 참가를 위해 먼 해외에서 한국으로 와준 해외 공연팀들, 멋진 작품을 준비해 무대에 올려준 국내 팀을 아울러 대학생들까지 정말 감사드린다”며 “DIMF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이끌어 가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9

대구시향 실내악과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하루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실내악곡을 대구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의 차별화된 연주로 만나는 ‘실내악의 발견Ⅰ- 체임버 시리즈’ 그 두 번째 무대가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무료로 펼쳐진다. ‘고전적이고, 낭만적으로’라는 부제를 단 이날 공연에서는 바이올린 곽유정(차석), 김나영, 비올라 최민정(수석), 첼로 배규희, 클라리넷 김차웅(수석)이 출연해 고전주의 작곡가 모차르트와 후기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20세기 작곡가 도흐나니의 작품을 연주한다 첫 곡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 가장조’다. 모차르트가 실내악의 범주를 넓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밝은 분위기의 작품이다.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까지 현악 4중주에 클라리넷이 더해져 5중주를 이룬다. 클라리넷은 다른 목관악기들에 비해 음역대가 넓어 다양한 음을 표현할 수 있다. 모차르트의 균형 잡힌 선율 구조와 단정한 형식 안에서 클라리넷이 펼치는 우아한 음색과 화려한 기교를 만날 수 있다.휴식 후에는 도흐나니의 ‘현악 4중주 제3번’이 연주된다. 헝가리의 대표 작곡가이며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도흐나니는 보수적인 후기 낭만파 경향을 띤다. 헝가리 출신이지만 일찌감치 미국으로 망명했고 이후 세계를 돌며 작곡 했기에 그의 곡에는 헝가리는 물론 미국의 재즈, 유럽 민속 음악 등 월드 음악의 요소가 다분하다. 1926년 작곡된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을 통한 사회적인 불안과 불안이 노래와 음악에 반영되는 새로운 음악적 흐름이 생겨난 것처럼 3개의 악장에 걸쳐 감정적 강렬함과 때때로 긴박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관람료는 전석 무료이며 초등학생 이상 사전 예약자에 한해 관람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9

故 이건희 기증 국보·보물 대구서 본다

국립대구박물관은 9일부터 특별전시실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대구·경북의 국보와 보물을 선보인다.‘2000년 전의 대구 비산동과 1500년 전의 고령 지산동’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의 전시품은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투겁창 및 꺾창’과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이다. 이들은 2021년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2만1693점의 일부다. 대구지역 문화유산인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투겁창 및 꺾창’은 1956년 대구 서구 와룡산 북쪽 자락을 지나가던 주민이 발견한 청동기로, 창과 꺾창을 비롯해 칼과 칼집 부속구, 양산살 끝 꾸미개 등이 함께 발견됐다. 창과 꺾창은 무기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의례용(儀禮用)으로 크고 위엄이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이들은 원삼국시대 대구지역 국읍(國邑)의 위치와 위상을 알려주는 주요 자료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1971년 국보로 지정됐다.경북지역 문화유산인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은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됐다고 전해진다. 고령은 삼국시대 대가야의 중심지로, 특히 지산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대가야 왕과 왕족의 묘역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품은 유리구슬 목걸이와 큰 칼, 말갖춤 등이다. 이는 대가야 지배계층의 장신구와 복식문화, 무기와 말을 화려하게 장식한 당시의 물질문화를 잘 살필 수 있는 자료이며 1973년에 보물로 지정됐다.한편 이번 전시는 지난 4월 국립중앙박물관이 지역 간 문화 향유 격차 해소를 위해 소속박물관의 상설전시에 이건희 기증품을 활용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전시는 내년 6월 29일까지 계속된다.국립대구박물관 김규동 관장은 “대구경북과 관련 있는 문화유산을 소개해 지역민들이 언제든지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모두가 함께 문화유산을 누리며 우리 고장의 옛 모습을 들여다보는 풍요로운 일상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8

대구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에어로센 백팩 워크숍 출동

대구미술관(관장 노중기)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리움미술관의 퍼블릭 프로그램 ‘아이디어 뮤지엄’ ‘에어로센 서울’에 참여한다. 사진‘아이디어 뮤지엄’은 생태적 전환을 주제 삼아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지점을 포착하는 것으로, 올해는 아르헨티나 작가 토마스 사라세노와 함께 커뮤니티 프로젝트인 ‘에어로센 백팩 워크숍’을 개최한다. 토마스 사라세노는 지난달 2일 막을 내린 인류세, 새로운 생태적 감수성을 주제로 한 전시인 대구미술관 2024년 대구포럼Ⅲ ‘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의 참여 작가다. 에어로센 백팩(Aerocene Backpack) 워크숍은 리움미술관이 지역과 국경을 넘어 에어로센의 비전과 메시지를 공유하기 위해 7월부터 9월까지 광주, 경기, 대구, 대전, 부산, 수원, 제주 등 지역의 미술관과 협력하는 프로그램으로, 불평등한 생태 자본의 조건을 넘어 지역과 서울을 유연하게 연결하고, 공기를 매개로 한 느슨한 공동의 장을 마련한다.에어로센 백팩은 헬륨, 수소, 태양광 패널,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태양열만 사용하는 에어로솔라 조형물의 휴대용 비행 키트로, 화석 연료 없이도 하늘을 부유한다. 오픈소스로 공개돼 누구나 해당 기술의 기능을 활용하고 개선할 수 있어 에어로센 커뮤니티가 촉구하는 함께 하기 DIT(Do-It-Together) 정신을 잘 드러낸다. 백팩은 전 세계에서 수백 편의 비행을 위해 대여했다. 워크숍에는 청소년, 대학생, 일반인 등 환경에 관심이 많은 15명을 모집하며, 9일 낮 12시까지 대구시통합예약시스템에서 신청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8

“칠포리 암각화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암각화 유적지로 유명한 포항 칠포리 암각화군(경상북도 지정 유형문화유산 249호)을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포항시는 지난 5일 뱃머리 평생교육관에서 경상북도 지정 문화유산인 ‘칠포리 암각화군’에 대한 국가지정 문화유산 지정요청을 위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재)영남문화재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칠포리 암각화의 조사 및 연구 현황에 관한 발표와 함께 국내 저명한 문화유산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학술대회에서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본 칠포리 암각화의 문화유산 가치(강봉원 신경주대학 교수)’, ‘칠포리 암각화의 국가지정 문화유산 지정의 타당성(이하우 전 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 ‘칠포리 암각화 보존·정비 및 활용 방안(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정인태)’ 등 칠포리 암각화의 국가지정 문화유산 승격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칠포리 암각화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일원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반경 8km의 국내에서 가장 큰 암각화군이다. 암각화의 도상은 성혈, 석검형, 윷판, 도끼형, 가면형 등 다양하게 확인된다. 특히 이른바 ‘한국형 암각화’라고 하는 석검 손잡이 형태의 검파형 암각화가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칠포리에서 등장한 검파형 암각화가 영천, 경주, 고령, 남원 등 남부지방으로 전파된 점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칠포리 암각화는 지난 1990년 도지정문화유산(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포항시는 칠포리 암각화군의 학술자료를 종합해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을 요청하기 위해 자료보고서를 작성 중이다.이동하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칠포리 암각화를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포항지역 문화유산의 격을 높이고 안전하게 보존·관리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비해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오고 싶은 지역의 대표 문화 관광지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7

포항 예술인 ‘문화 소믈리에’ 매칭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역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한 포항의 미래 문화자산 확보를 목표로 추진 중인 ‘2024 포항문화예술 지원사업’의 2차 공모를 진행한다.이번 공모 모집 분야는 △시각예술 △공연예술 △공공 프로젝트 등 3개 분야로 앞선 1차 공모에서 수요가 높았던 분야를 중심으로 추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2024 포항문화예술 지원사업’은 예술인 생애 주기 및 창작 과정을 고려한 단계형 지원구조 마련과 사회적 배려 계층의 예술 활동 영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 대표 콘텐츠 양성을 위한 공연예술 분야의 지원 규모를 소폭 늘리고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평론 기회 제공과 더불어 집중 지원에서는 작가의 작업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자 역할의 ‘문화 소믈리에’를 매칭할 계획이다.이번 지원사업에 관심 있는 누구나 오는 9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팩토리(북구청) 6층에서 진행되는 사업설명회를 통해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15일 오후 6시까지 공모 신청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타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054-289-7823)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7

인디플러스 포항서 ‘인디영화의 장’ 열린다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독립영화제 순회 상영의 일환으로, ‘단단한 영화전-인디피크닉 2024’를 개최한다.올해로 21회를 맞는 인디피크닉은 독립영화의 저변확대와 지역 상영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전년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한 작품들을 소개해왔다. 올해 인디피크닉 2024는 총 23편의 단편영화를 주제별로 6섹션으로 나눠 편성됐다.주제별로는 단편1 ‘더 가까워지는 중’, 단편2 ‘판타스틱 유니버스’, 단편3 ‘오해의 갈림길’, 단편4 ‘비밀의 역학’, 단편5 ‘기억해? 무엇이든’, 단편6 ‘마주보는 빈자리’로 구성됐으며, 각 섹션별 3~4편의 단편영화들로 상영된다. 특히, 이번‘단단한 영화전 인디피크닉 2024’에서 주목할 영화들로는 서울독립영화제 2023 단편 대상을 받은 서새롬 감독의 애니메이션 ‘스위밍’을 포함, 박지인 감독의 ‘매달리기’(단편 최우수상), 정재희 감독의 ‘기억의 집’(새로운 선택상), 전혜련 감독의 ‘민희’(새로운시선상)가 라인업 됐다.또한, 작년 관객들이 직접 뽑는 관객상 수상작인 오컬트 단편영화 ‘작두’(정재용 감독), 씨네플레이 로컬시네마상 수상작 ‘아무 잘못 없는’(박찬우 감독) 등 총 23편의 작품이 다양한 테마로 엮여 소개된다. 인디피크닉 2024는 단편영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변화된 배급 환경으로 인해 단편영화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서울독립영화제는 많은 지역의 극장들과 연계해 상영의 장을 만듦으로써 독립영화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지역에서 볼 기회가 적은 수준 높은 단편영화들을 경북 유일의 독립영화 전용관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7

교육·문화·환경·시민의식 ‘유럽의 소프트파워’ 배운다

2021년 7월 제68차 유엔무역개발이사회(UNCTAD)는 대한민국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변경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세계 10위 경제 규모, P4G 정상회의 개최, G7 정상회의 참석 등 국제무대에서 높아진 위상에 부합하는 역할 확대를 위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치열한 민주화 과정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성과를 크게 인정받았다. 그로부터 만 3년. 이쯤에서 문화와 환경, 시민의식 등의 ‘소프트파워’ 면에서도 우리는 과연 선진국일까 자문해 보게 된다. 참된 의미의 선진국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교육, 문화, 시민정신의 선진국인 독일과 음악 등 예술의 나라인 오스트리아의 대학과 문화 현장을 다녀온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의 여행기 ‘유럽의 소프트파워’를 통해 살펴본다. 이 기획은 5일부터 매주 한 차례 3회에 나눠 싣는다. 관련 기사 14면1회는 ‘대학과 함께 하는 대학도시’편. 튀빙겐대학교는 인구 10만도 채 안 되는 독일 남부의 작은 도시 튀빙겐에 있다. 튀빙겐 인구의 약 25%가 학생이다. 독일의 유명한 관광지인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하이델베르크대학교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뮌헨대학교는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대학교로 노벨상 수상자를 43명이나 배출한 공립연구 중심 종합대학교다.오스트리아의 수도에 있는 빈대학교는 독일어권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로 비엔나의 이곳저곳에 캠퍼스가 흩어져 있다. 이 대학교들은 모두 지역의 대표 랜드마크라고 할 정도로 지역민의 자긍심과 함께 성장해왔다. 모두가 인서울(in Seoul)만 외치는 우리나라 교육계, 지방대학이 소멸하면서 함께 지방이 소멸할 위기에 처한 우리가 배울 점은 없을까.2회는 ‘과거와 현재의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 뮌헨국립극장은 독일 3대 오페라센터 중의 하나로 거의 매일 오페라 무대가 펼쳐진다. 빈 국립오페라하우스는 유명한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전속으로 둔 전통 있는 극장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시민과 전 세계의 음악애호가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해 시민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는다. 이들 유명 오페라하우스의 무대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그러나 빈모차르트오케스트라는 오히려 18세기 모차르트 시대를 재현한다. 순전히 관광객을 위해 특화된 관광상품으로서 관객들의 반응은 언제나 열광적이다.3회는 ‘그들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 모차르트(잘츠부르크, 비엔나), 휠덜린(튀빙겐), 릴케(빈), 헤세(튀빙겐), 프로이트(비엔나) 등 교과서에서 알게 된 유명한 예술가나, 시인, 심리학자의 흔적이나 족적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기억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독일 곳곳에서 만나는 나치 만행의 흔적들을 상세하게 새겨둔 표지들을 보면서 과거를 기억하는 그들의 역사의식과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육을 비교해 본다.최근 TV에는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 교양 다큐멘터리의 수준을 넘어, 이젠 예능으로 제작되고 있고, 매체마다 넘쳐난다. 현지에서 사는 사람을 리포터로 활용하기도 하고 여행 유튜버를 활용, 마블게임으로 여행지를 선택해 준비 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까지 다양해졌다.덕분에 여행 정보도 얻게 되고 여행 욕구도 자극한다. 그러나 미지의 장소, 색다른 볼거리와 체험만이 여행의 의미일까. 해마다 우리의 여행 수지는 최대적자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만만찮은 비용의 해외여행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배우고 깨달을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작가 아나톨 프랑스의 “여행은 무지에 대한 해독제이며 여행이란 장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 주는 것”이라는 말처럼 여행을 통해 나를 성찰하고 반성하며, 변화해야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4

시 속의 ‘나’는 내가 되고…

시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한 번쯤, 시에서는 왜 사건이나 인물이 구체적이지 않을까, 시에서는 왜 주로 현재시제만을 사용할까, 시에 나오는 ‘나’는 왜 독자와 쉽게 동일시되는 걸까 등의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질문은 시에 관한 일반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쉽게 답할 수 없는, 상당히 까다로운 물음들이다.시인이자 시학(詩學) 이론 전문가인 박현수 경북대 교수(국어국문학과·사진)가 이런 일반적이지만, 시학의 핵심을 겨냥하고 있는 근원적인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내놓은 책 ‘시학 개념의 새로운 이해’(울력출판사)를 출간했다.저자는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세한도’로 등단한 시인이다. 하지만 시인인 그도 이런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학 연구자로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는데, 이 책은 시학 연구자로서 그가 이뤄낸 시학 연구의 결과물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어렵지 않다. 전문적인 용어를 잘 설명하고 있으며, 차근차근 시의 심연으로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시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 가는 희열을 느낄 수 있게 한다.시에서는 왜 사건이나 인물이 구체적이지 않을까? 이 책은 먼저 이 질문부터 다룬다. 저자는 구체적인 지명과 풍경, 그리고 시인의 경험을 다루고 있는 듯한, 서안나 시인의 ‘애월 혹은’이라는 작품을 예로 들고 있다.“애월(涯月)에선 취한 밤도 문장이다 팽나무 아래서 당신과 백년 동안 술잔을 기울이고 싶었다 서쪽을 보는 당신의 먼 눈(….)”‘애월’은 제주도 서쪽에 있는 아름다운 해변 마을, 특히 한담해변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애월’이 ‘바닷가’라는 사실조차 유추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나’와 ‘당신’의 정체도 알기 어렵다. 이것은 시적 상황이 외적 맥락으로부터 완전히 배제돼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저자는 시의 이런 특성을 ‘범맥락화(pan-contextualization)’라고 부른다. 시는 이런 범맥락화를 시의 기본적인 방법론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시의 내용이 구체성을 잃은 듯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시는 그런 범맥락화 상태에 도달할 때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시에서는 왜 현재시제를 주로 사용할까? 이 책의 두 번째 질문이다. 저자는 시에서 사용되는 현재시제를 ‘서정시제’라 부르며, 시인 97명의 시 700여 편을 실은 시선집을 분석해 전체 시의 95.3%가 현재시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런 서정시제로 인해 무시간성, 숭고성 같은 시간 감각을 초월한 시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현재형이 적절하기에 현재시제가 사용된다는 점을 발견한다.이 책의 세 번째 질문, 시적 화자와 독자의 일치감, 즉 독자가 시를 읽으면서 시적 화자 ‘나’에게 손쉽게 자신을 이입하게 되는 현상에 대한 의문도 바로 범맥락성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시적 시공간과 사건, 인물 등에 어떠한 현실적인 정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텅 빈 주체’라고 부른다. 시적 화자가 이렇게 제한적인 특수성으로부터 벗어나 있기에, 독자는 시 속의 ‘나’와 자신을 쉽게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앞의 질문은 근원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저자는 그 근원적인 특성을 ‘가상적 연행성’에서 찾는다. 이것은 ‘시 내용의 기준 시점을 시가 공연될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삼는 시적 규범(혹은 관례)’을 말한다. 시는 노래에서 왔으며, 그래서 시는 노래가 지닌 연행성(공연성), 즉 청중(타인이나 자기 자신)을 앞에 두고 노래하는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장르적 DNA를 갖고 있다. 이런 시적 특성은 현재 노래 가사에서도 여전히 공유되고 있는 특성이다.저자는 이외에도 리듬, 서정적 동일시(서정성), 이미지, 비유, 숭고의 문제도 다루며, 시가 지닌 특성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주로 형식적인 특성을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내용적인 특성을 다루고 있다. 전반부의 특성을 장악하고 있는 지배적 특성이 ‘가상적 연행성’이라면, 후반부를 장악하고 있는 특성은 ‘초월 감각’이다. 시는 바로 이 두 가지 특성의 정밀한 교직(交織)으로 이뤄지는 훌륭한 직물, 즉 ‘텍스트’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3

전시 보고 라이브 공연도 즐기고… 눈·귀 호강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6일부터 매월 첫째 주 토요일마다 ‘미술관 라이브’ 공연을 진행한다.‘미술관 라이브’는 바쁜 일상 속에 미술관,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시민을 대상으로 전시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기획 프로그램이다.6일 첫 공연에서는 1981년 창단 이후 130여 회 국내외 공연, 행사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합창과 듀엣 무대를 만날 수 있다.이어 국내 최초 국공립 현대무용 단체인 대구시립무용단이 대구 시민에게 전하는 희망의 춤 ‘대구 무지개’ 공연도 펼쳐진다.8월부터는 국악, 재즈, 클래식,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 곽훈의 ‘원로작가 초대전’이 예정돼 있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전시와 공연을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된다.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미술관 라이브’가 시민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주말 오후 가족·연인·친구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다양한 전시와 공연으로 힐링과 휴식 시간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미술관 라이브’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찾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https://daeguartscenter.or.kr)를 참고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3

웹툰으로 즐기는 희망·상상의 세계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웹툰캠퍼스(이하 캠퍼스)가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캠퍼스 전시홀에서 경북 창작자 4인의 개인전을 잇따라 개최한다.이번 전시회는 캠퍼스 지원사업인 ‘2024 경북웹툰캠퍼스 지역 작가 전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지역 작가 4인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3일 ‘배찌 작가’의 ‘Traum(트라움)’을 시작으로 정무구 작가, 해피트럭 작가, 부기알로하 작가의 전시가 각각 이어질 예정이다. 첫 주인공인 배찌 작가는 경주를 무대로 활동 중이며, ‘2023 경주시 청년감성상점 입점 상품 공모전’ 등에 당선된 이력이 있다. 작가는 대표 캐릭터를 활용해 오프라인 행사 및 SNS에서 일상과 상상을 넘나들며 회화, 일러스트, 웹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만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전시 표제인 ‘Traum(트라움)’은 독일어로 꿈, 환상, 소원을 의미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꿈 꾸며 희망하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는 작가의 뜻이 담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액자 및 아트워크 36점, 기획 영상 1점, 기타 작업물 및 포토존 구성 등 풍성한 볼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과 다채로운 소품들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Traum(트라움)’은 8월 14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캠퍼스 1층 전시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