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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3만여 점 포항 문화유산의 보고 ‘시립박물관’ 개관 준비 본격화

시립박물관 건립 위한 유물조사 용역 최종보고회지난 9일 영일만 문화의 보고(寶庫)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조사 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렸다.이번 보고회는 지난해 9월부터 (재)한빛문화유산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는 유물조사 용역의 최종보고회로, 포항 관련 문화유산의 전수조사를 통해 향후 건립될 포항시립박물관의 전시 가용 자원과 유물 수집 방안 등을 검토하고자 추진됐다.책임연구원인 여수경 사무처장은 전국 기관, 단체, 개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현장조사를 벌여 매장문화유산 3만362점과 역사·민속유물 1326건을 확인했다.3만여 점이 넘는 매장문화유산 중 토기, 무구, 장신구 등 삼국~통일신라시대 유물이 약 4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대부분의 자료가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역사·민속유물 중에서는 조선시대 고문서, 고서 등이 약 37%의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지만 문중 기탁 등에 의해 한국국학진흥원이 다수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이동하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용역으로 그간 반출되거나 소재가 불분명했던 유물의 현황을 파악해 향후 건립될 포항시립박물관의 전시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수집 전략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포항시립박물관 건립추진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신형석 위원은 “유물조사 결과물은 전시 설계로 나아가는 보조자료로써 주제 선정과 전시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건립 단계부터 기업, 문중 및 범시민 유물 기증·기탁 운동을 전개해 향후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포항시는 이번 유물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포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의 역사·문화를 대표할 박물관 건립을 위한 전시 구상과 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포항시립박물관은 오는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내 부지’에 총사업비 46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 면적 8240㎡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사진. 포항시는 지난 9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포항시 제공/한상갑기자arira6@kbmaeil.com

2024-07-10

‘달항아리’ 작가 연봉상, 서울서 초대전 연다

도자(陶瓷)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달항아리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도예가 연봉상이 서울에서 초대 개인전을 연다.서울 아트스페스퀄리아 갤러리(서울 종로구 평창11길 41)에서 18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엔 그동안 작업한 20여점을 선보인다. 도예의 길에 접어든지 35년을 맞은 작가는 “우주를 화두로 정진해온 그간의 작품들을 세상 밖으로 펼쳐보이고자 한다”며 “흙과 함께한 그간의 세월을 잠시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의미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작가의 트레이드마크로 정착한 달항아리는 분화구 표면이 그대로 표현돼 마치 달이라는 행성자체를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작가의 달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달만 같아라’는 우리 민족의 소원 성취와도 연결된다.남인숙 미술평론가는 “울퉁불퉁하고 신비로운 분화구 표면을 질감있게 표현해 우주의 시간을 담아냈다”며 “이 과정을 통해 달에 대한 상상을 우주의 상상으로 전환해 우주라는 미지의 호기심을 조형언어로 살려냈다”고 평가했다.작가는 팔공산 자락에 장작가마 ‘용진요(龍津窯)’를 설치하고, 30여 년간 실험성 강한 도예작업을 해오고 있다.도예를 단순한 공예 개념에서 벗어나 예술 언어 영역으로까지 확장하고, 흙의 미학을 점토에 투영해 새로운 도자 조형의 장르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7-10

그림책으로 전하는 생명사랑 메시지

포항 문화예술계의 원로이자 ‘지역사 박물관’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포항에 많은 발자취를 남긴 박이득(82) 작가가 신간 ‘복실이 꽃신’(학교앞거북이·사진)을 펴냈다.‘복실이 꽃신’은 소년과 떠돌이 강아지의 애틋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으로 박이득 작가가 글을 쓰고 정미솔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복실이 꽃신’은 떠돌이 강아지가 한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한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동화다.또한 사람만이 사람의 친구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넌지시 말해 주고 있다. 독자들은 준배와 복실이가 나누는 우정과 복실이를 지키려는 준배의 따뜻한 마음에 공감하며, 준배가 복실이의 마음이 되고, 복실이가 준배의 마음을 읽을 때 한 가족이 행복해지는 것을 이 그림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특히 후반부에 이르러 준배가 복실이의 마음을 알아채면서 행하는 작은 반전은 재미와 함께 이 책의 주제가 우정을 넘어 생명 사랑이라는 큰 주제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박이득 작가는 포항에서 교사, 신문, 방송 기자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의 문화, 역사, 교육에 관한 글을 많이 써 왔다. 이로 인해 ‘지역사 박물관’이라는 별명까지 갖게 됐다.포항문화원 창립, 포항문인협회, 포항예총 창립 등에 참여했으며, 포항예총 회장, 최세윤 의병장 기념사업회장, 포항문화연구소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또한 포항시사를 비롯해 지역 관련 도서 집필에 참여하는 등 향토사 기록 사업에도 업적을 남겼다.‘복실이 꽃신’은 1981년 ‘포항문학’ 창간호에 발표했던 작품이다. 세상에 나온 지 40년이 넘어서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많은 기억과 기록으로 포항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쳤지만, 박이득 작가가 결국 마지막에 깃을 내린 곳은 동화다. 동심을 가지고 어린이처럼 살아온 작가가 이 땅의 어린이와 그 가족들에게 남기고자 했던 말이 ‘가족 사랑’, ‘생명 사랑’임을 이 동화는 보여주고 있다. 정미솔 그림작가는 현재 포항에서 화가, 삽화가, 일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청년 인재다. 정 그림작가는 유기견보호소 홈페이지를 보며 강아지 복실이의 캐릭터를 구상했고, 실제로 강아지를 키우며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또한 “아이의 눈으로 보는 시각과 강아지의 눈으로 보는 시각을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시간이었고, 강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가족들, 그리고 준배의 내면적인 성장을 응원하며 그림을 그렸다. 언어가 통하는 것이 아님에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준배와 복실이 사이의 유대감을 이 그림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김일광 동화작가는 ‘복실이 꽃신’에 대해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안데르센은 동화를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놀라운 이야기’라고 하였고, 그림 형제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 말에 꼭 맞는 동화가 ‘복실이 꽃신’이라고 할 수 있다. 떠돌이 강아지와 함께 엮어가는 한 가족의 애틋한 생명 사랑 이야기. 가족이 함께 읽기 딱 좋은 동화”라고 평가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7-09

‘제18회 DIMF’ 여정 마무리 대상작에 中 뮤지컬 ‘비천’

18일간 대구를 뮤지컬로 가득 채운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의 최종 대상 영예는 고대 전설을 바탕으로 화려한 무대 연출과 음악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은 공동폐막작 ‘비천’에 돌아갔다.지난 8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방송인 권혁수와 KBS 아나운서 허유원의 사회로 ‘제18회 DIMF 어워즈’가 열렸다. 현장에는 DIMF의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축제를 빛낸 공연팀과 관계자, 홍보대사 최재림을 비롯한 국내외 뮤지컬배우와 관객이 한자리에 모여 뜨거웠던 축제를 되돌아보며 내년을 기약했다.올해의 DIMF를 총망라하는 제18회 DIMF 어워즈는 12개 부문에 대한 시상과 특별한 축하공연으로 이뤄졌다.영예의 대상은 최근 급부상하는 중국 뮤지컬의 대작 ‘비천’에 돌아갔다. 베이징 대극원에서 국내 투어를 마치고 대구로 곧바로 돌아와 제18회 DIMF에 선보인 ‘비천’은 순수 제작비만 60억에 달하는 블록 버스터 작품으로 최신 기술과 화려한 무대 연출을 보여줌과 동시에 중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화로운 무대로 매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뮤지컬 팬들의 발걸음을 대구로 향하게 했다.전문심사위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가려지는 심사위원상은 DIMF와 대구시립극단이 공동 제작한 블랙 코미디 ‘미싱링크’에게 주어졌다.DIMF 기간 세상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창작뮤지컬 여섯 작품 중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과 설득력 있게 연결 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나아가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시지프스’가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시지프스’의 추정화 연출이 앞으로 공연계를 이끌어갈 독보적인 제작진에게 수여하는 아성 크리에이터상을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얻었다.DIMF 기간 공연된 해외 작품에게 수상하는 외국뮤지컬상은 인터파크 관객 평점 9.9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슬랩스틱-스케르조’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남우주연상은 공동 폐막작 ‘비천’에서 맹활약하며 기량이 돋보인 여행자 역의 가오텐허와 ‘미싱링크’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 배우인 존 허스트 역으로 열연한 조환지가 차지했다. 여우주연상으로는 ‘미싱링크’의 히로인 베키 허스트 역 김채이가 수상했다. 제17회 DIMF 창작지원작이자 올해 공식초청작으로 돌아온 ‘왕자대전’의 태종 이방원 역의 서범석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창작지원작 ‘시지프스’포엣 역의 윤지우, 공동 폐막작 ‘싱잉 인 더 레인’ 리나 라몬트 역의 헴보, 컬린 밀튼이 여우조연상을 공동수상했다.뮤지컬 전공 대학생의 꿈의 장이자 경연 축제인 ‘제18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의 대상은 순천향대학교의 ‘브로드웨이 42번가’가 받았다.또한, 올해부터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대상이 대구광역시 시장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승격돼 눈길을 끌었다. 해외 연수 지원 또는 상금을 수여하는 개인상은 순천향대의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 역 이여준, 단국대학교의 ‘투나잇’의 토니 역 장성훈이 받아 빛나는 대한민국 뮤지컬의 미래를 한껏 기대하게 했다.이어 지난 1년간 대구에서 공연된 작품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의 신인상 남자 부문에는 ‘전설의 리틀 농구단’ 수현 역 임규형, ‘오페라의 유령’ 라울 역 황건하가 수상했다. 여자 부문에는 ‘맘마미아!’ 소피 역 최태이에게 돌아갔다. 귀감이 되는 스타에게 수상하는 올해의 스타상은 총 6명으로 홍보대사이자 최근 유튜브 쇼츠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최재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는 김준수, 어떤 캐릭터, 무대라도 항상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유준상, 대구의 열정적인 관객이 가장 좋다고 소감을 발표한 마이클 리, 25년여 간 휴식기 없이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대한민국 뮤지컬의 역사 신영숙,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모든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선보이는 ‘올라운더’ 윤공주가 수상해 자리를 빛냈다.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매년 DIMF를 진행하면서 감사한 일들이 정말 많은데 장대비와 무더위 속에 극장을 찾아와 주시고 오로지 DIMF 참가를 위해 먼 해외에서 한국으로 와준 해외 공연팀들, 멋진 작품을 준비해 무대에 올려준 국내 팀을 아울러 대학생들까지 정말 감사드린다”며 “DIMF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이끌어 가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9

대구시향 실내악과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하루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실내악곡을 대구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의 차별화된 연주로 만나는 ‘실내악의 발견Ⅰ- 체임버 시리즈’ 그 두 번째 무대가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무료로 펼쳐진다. ‘고전적이고, 낭만적으로’라는 부제를 단 이날 공연에서는 바이올린 곽유정(차석), 김나영, 비올라 최민정(수석), 첼로 배규희, 클라리넷 김차웅(수석)이 출연해 고전주의 작곡가 모차르트와 후기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20세기 작곡가 도흐나니의 작품을 연주한다 첫 곡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 가장조’다. 모차르트가 실내악의 범주를 넓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밝은 분위기의 작품이다.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까지 현악 4중주에 클라리넷이 더해져 5중주를 이룬다. 클라리넷은 다른 목관악기들에 비해 음역대가 넓어 다양한 음을 표현할 수 있다. 모차르트의 균형 잡힌 선율 구조와 단정한 형식 안에서 클라리넷이 펼치는 우아한 음색과 화려한 기교를 만날 수 있다.휴식 후에는 도흐나니의 ‘현악 4중주 제3번’이 연주된다. 헝가리의 대표 작곡가이며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도흐나니는 보수적인 후기 낭만파 경향을 띤다. 헝가리 출신이지만 일찌감치 미국으로 망명했고 이후 세계를 돌며 작곡 했기에 그의 곡에는 헝가리는 물론 미국의 재즈, 유럽 민속 음악 등 월드 음악의 요소가 다분하다. 1926년 작곡된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을 통한 사회적인 불안과 불안이 노래와 음악에 반영되는 새로운 음악적 흐름이 생겨난 것처럼 3개의 악장에 걸쳐 감정적 강렬함과 때때로 긴박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관람료는 전석 무료이며 초등학생 이상 사전 예약자에 한해 관람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9

故 이건희 기증 국보·보물 대구서 본다

국립대구박물관은 9일부터 특별전시실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대구·경북의 국보와 보물을 선보인다.‘2000년 전의 대구 비산동과 1500년 전의 고령 지산동’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의 전시품은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투겁창 및 꺾창’과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이다. 이들은 2021년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2만1693점의 일부다. 대구지역 문화유산인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투겁창 및 꺾창’은 1956년 대구 서구 와룡산 북쪽 자락을 지나가던 주민이 발견한 청동기로, 창과 꺾창을 비롯해 칼과 칼집 부속구, 양산살 끝 꾸미개 등이 함께 발견됐다. 창과 꺾창은 무기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의례용(儀禮用)으로 크고 위엄이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이들은 원삼국시대 대구지역 국읍(國邑)의 위치와 위상을 알려주는 주요 자료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1971년 국보로 지정됐다.경북지역 문화유산인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은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됐다고 전해진다. 고령은 삼국시대 대가야의 중심지로, 특히 지산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대가야 왕과 왕족의 묘역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품은 유리구슬 목걸이와 큰 칼, 말갖춤 등이다. 이는 대가야 지배계층의 장신구와 복식문화, 무기와 말을 화려하게 장식한 당시의 물질문화를 잘 살필 수 있는 자료이며 1973년에 보물로 지정됐다.한편 이번 전시는 지난 4월 국립중앙박물관이 지역 간 문화 향유 격차 해소를 위해 소속박물관의 상설전시에 이건희 기증품을 활용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전시는 내년 6월 29일까지 계속된다.국립대구박물관 김규동 관장은 “대구경북과 관련 있는 문화유산을 소개해 지역민들이 언제든지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모두가 함께 문화유산을 누리며 우리 고장의 옛 모습을 들여다보는 풍요로운 일상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8

대구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에어로센 백팩 워크숍 출동

대구미술관(관장 노중기)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리움미술관의 퍼블릭 프로그램 ‘아이디어 뮤지엄’ ‘에어로센 서울’에 참여한다. 사진‘아이디어 뮤지엄’은 생태적 전환을 주제 삼아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지점을 포착하는 것으로, 올해는 아르헨티나 작가 토마스 사라세노와 함께 커뮤니티 프로젝트인 ‘에어로센 백팩 워크숍’을 개최한다. 토마스 사라세노는 지난달 2일 막을 내린 인류세, 새로운 생태적 감수성을 주제로 한 전시인 대구미술관 2024년 대구포럼Ⅲ ‘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의 참여 작가다. 에어로센 백팩(Aerocene Backpack) 워크숍은 리움미술관이 지역과 국경을 넘어 에어로센의 비전과 메시지를 공유하기 위해 7월부터 9월까지 광주, 경기, 대구, 대전, 부산, 수원, 제주 등 지역의 미술관과 협력하는 프로그램으로, 불평등한 생태 자본의 조건을 넘어 지역과 서울을 유연하게 연결하고, 공기를 매개로 한 느슨한 공동의 장을 마련한다.에어로센 백팩은 헬륨, 수소, 태양광 패널,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태양열만 사용하는 에어로솔라 조형물의 휴대용 비행 키트로, 화석 연료 없이도 하늘을 부유한다. 오픈소스로 공개돼 누구나 해당 기술의 기능을 활용하고 개선할 수 있어 에어로센 커뮤니티가 촉구하는 함께 하기 DIT(Do-It-Together) 정신을 잘 드러낸다. 백팩은 전 세계에서 수백 편의 비행을 위해 대여했다. 워크숍에는 청소년, 대학생, 일반인 등 환경에 관심이 많은 15명을 모집하며, 9일 낮 12시까지 대구시통합예약시스템에서 신청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8

“칠포리 암각화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암각화 유적지로 유명한 포항 칠포리 암각화군(경상북도 지정 유형문화유산 249호)을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포항시는 지난 5일 뱃머리 평생교육관에서 경상북도 지정 문화유산인 ‘칠포리 암각화군’에 대한 국가지정 문화유산 지정요청을 위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재)영남문화재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칠포리 암각화의 조사 및 연구 현황에 관한 발표와 함께 국내 저명한 문화유산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학술대회에서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본 칠포리 암각화의 문화유산 가치(강봉원 신경주대학 교수)’, ‘칠포리 암각화의 국가지정 문화유산 지정의 타당성(이하우 전 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 ‘칠포리 암각화 보존·정비 및 활용 방안(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정인태)’ 등 칠포리 암각화의 국가지정 문화유산 승격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칠포리 암각화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일원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반경 8km의 국내에서 가장 큰 암각화군이다. 암각화의 도상은 성혈, 석검형, 윷판, 도끼형, 가면형 등 다양하게 확인된다. 특히 이른바 ‘한국형 암각화’라고 하는 석검 손잡이 형태의 검파형 암각화가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칠포리에서 등장한 검파형 암각화가 영천, 경주, 고령, 남원 등 남부지방으로 전파된 점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칠포리 암각화는 지난 1990년 도지정문화유산(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포항시는 칠포리 암각화군의 학술자료를 종합해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을 요청하기 위해 자료보고서를 작성 중이다.이동하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칠포리 암각화를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포항지역 문화유산의 격을 높이고 안전하게 보존·관리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비해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오고 싶은 지역의 대표 문화 관광지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7

포항 예술인 ‘문화 소믈리에’ 매칭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역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한 포항의 미래 문화자산 확보를 목표로 추진 중인 ‘2024 포항문화예술 지원사업’의 2차 공모를 진행한다.이번 공모 모집 분야는 △시각예술 △공연예술 △공공 프로젝트 등 3개 분야로 앞선 1차 공모에서 수요가 높았던 분야를 중심으로 추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2024 포항문화예술 지원사업’은 예술인 생애 주기 및 창작 과정을 고려한 단계형 지원구조 마련과 사회적 배려 계층의 예술 활동 영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 대표 콘텐츠 양성을 위한 공연예술 분야의 지원 규모를 소폭 늘리고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평론 기회 제공과 더불어 집중 지원에서는 작가의 작업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자 역할의 ‘문화 소믈리에’를 매칭할 계획이다.이번 지원사업에 관심 있는 누구나 오는 9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팩토리(북구청) 6층에서 진행되는 사업설명회를 통해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15일 오후 6시까지 공모 신청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타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054-289-7823)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7

인디플러스 포항서 ‘인디영화의 장’ 열린다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독립영화제 순회 상영의 일환으로, ‘단단한 영화전-인디피크닉 2024’를 개최한다.올해로 21회를 맞는 인디피크닉은 독립영화의 저변확대와 지역 상영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전년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한 작품들을 소개해왔다. 올해 인디피크닉 2024는 총 23편의 단편영화를 주제별로 6섹션으로 나눠 편성됐다.주제별로는 단편1 ‘더 가까워지는 중’, 단편2 ‘판타스틱 유니버스’, 단편3 ‘오해의 갈림길’, 단편4 ‘비밀의 역학’, 단편5 ‘기억해? 무엇이든’, 단편6 ‘마주보는 빈자리’로 구성됐으며, 각 섹션별 3~4편의 단편영화들로 상영된다. 특히, 이번‘단단한 영화전 인디피크닉 2024’에서 주목할 영화들로는 서울독립영화제 2023 단편 대상을 받은 서새롬 감독의 애니메이션 ‘스위밍’을 포함, 박지인 감독의 ‘매달리기’(단편 최우수상), 정재희 감독의 ‘기억의 집’(새로운 선택상), 전혜련 감독의 ‘민희’(새로운시선상)가 라인업 됐다.또한, 작년 관객들이 직접 뽑는 관객상 수상작인 오컬트 단편영화 ‘작두’(정재용 감독), 씨네플레이 로컬시네마상 수상작 ‘아무 잘못 없는’(박찬우 감독) 등 총 23편의 작품이 다양한 테마로 엮여 소개된다. 인디피크닉 2024는 단편영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변화된 배급 환경으로 인해 단편영화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서울독립영화제는 많은 지역의 극장들과 연계해 상영의 장을 만듦으로써 독립영화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지역에서 볼 기회가 적은 수준 높은 단편영화들을 경북 유일의 독립영화 전용관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7

교육·문화·환경·시민의식 ‘유럽의 소프트파워’ 배운다

2021년 7월 제68차 유엔무역개발이사회(UNCTAD)는 대한민국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변경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세계 10위 경제 규모, P4G 정상회의 개최, G7 정상회의 참석 등 국제무대에서 높아진 위상에 부합하는 역할 확대를 위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치열한 민주화 과정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성과를 크게 인정받았다. 그로부터 만 3년. 이쯤에서 문화와 환경, 시민의식 등의 ‘소프트파워’ 면에서도 우리는 과연 선진국일까 자문해 보게 된다. 참된 의미의 선진국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교육, 문화, 시민정신의 선진국인 독일과 음악 등 예술의 나라인 오스트리아의 대학과 문화 현장을 다녀온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의 여행기 ‘유럽의 소프트파워’를 통해 살펴본다. 이 기획은 5일부터 매주 한 차례 3회에 나눠 싣는다. 관련 기사 14면1회는 ‘대학과 함께 하는 대학도시’편. 튀빙겐대학교는 인구 10만도 채 안 되는 독일 남부의 작은 도시 튀빙겐에 있다. 튀빙겐 인구의 약 25%가 학생이다. 독일의 유명한 관광지인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하이델베르크대학교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다. 뮌헨대학교는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대학교로 노벨상 수상자를 43명이나 배출한 공립연구 중심 종합대학교다.오스트리아의 수도에 있는 빈대학교는 독일어권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로 비엔나의 이곳저곳에 캠퍼스가 흩어져 있다. 이 대학교들은 모두 지역의 대표 랜드마크라고 할 정도로 지역민의 자긍심과 함께 성장해왔다. 모두가 인서울(in Seoul)만 외치는 우리나라 교육계, 지방대학이 소멸하면서 함께 지방이 소멸할 위기에 처한 우리가 배울 점은 없을까.2회는 ‘과거와 현재의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 뮌헨국립극장은 독일 3대 오페라센터 중의 하나로 거의 매일 오페라 무대가 펼쳐진다. 빈 국립오페라하우스는 유명한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전속으로 둔 전통 있는 극장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시민과 전 세계의 음악애호가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해 시민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는다. 이들 유명 오페라하우스의 무대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그러나 빈모차르트오케스트라는 오히려 18세기 모차르트 시대를 재현한다. 순전히 관광객을 위해 특화된 관광상품으로서 관객들의 반응은 언제나 열광적이다.3회는 ‘그들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 모차르트(잘츠부르크, 비엔나), 휠덜린(튀빙겐), 릴케(빈), 헤세(튀빙겐), 프로이트(비엔나) 등 교과서에서 알게 된 유명한 예술가나, 시인, 심리학자의 흔적이나 족적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기억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독일 곳곳에서 만나는 나치 만행의 흔적들을 상세하게 새겨둔 표지들을 보면서 과거를 기억하는 그들의 역사의식과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육을 비교해 본다.최근 TV에는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 교양 다큐멘터리의 수준을 넘어, 이젠 예능으로 제작되고 있고, 매체마다 넘쳐난다. 현지에서 사는 사람을 리포터로 활용하기도 하고 여행 유튜버를 활용, 마블게임으로 여행지를 선택해 준비 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까지 다양해졌다.덕분에 여행 정보도 얻게 되고 여행 욕구도 자극한다. 그러나 미지의 장소, 색다른 볼거리와 체험만이 여행의 의미일까. 해마다 우리의 여행 수지는 최대적자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만만찮은 비용의 해외여행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배우고 깨달을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작가 아나톨 프랑스의 “여행은 무지에 대한 해독제이며 여행이란 장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 주는 것”이라는 말처럼 여행을 통해 나를 성찰하고 반성하며, 변화해야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4

시 속의 ‘나’는 내가 되고…

시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한 번쯤, 시에서는 왜 사건이나 인물이 구체적이지 않을까, 시에서는 왜 주로 현재시제만을 사용할까, 시에 나오는 ‘나’는 왜 독자와 쉽게 동일시되는 걸까 등의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질문은 시에 관한 일반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쉽게 답할 수 없는, 상당히 까다로운 물음들이다.시인이자 시학(詩學) 이론 전문가인 박현수 경북대 교수(국어국문학과·사진)가 이런 일반적이지만, 시학의 핵심을 겨냥하고 있는 근원적인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내놓은 책 ‘시학 개념의 새로운 이해’(울력출판사)를 출간했다.저자는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세한도’로 등단한 시인이다. 하지만 시인인 그도 이런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학 연구자로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는데, 이 책은 시학 연구자로서 그가 이뤄낸 시학 연구의 결과물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어렵지 않다. 전문적인 용어를 잘 설명하고 있으며, 차근차근 시의 심연으로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시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 가는 희열을 느낄 수 있게 한다.시에서는 왜 사건이나 인물이 구체적이지 않을까? 이 책은 먼저 이 질문부터 다룬다. 저자는 구체적인 지명과 풍경, 그리고 시인의 경험을 다루고 있는 듯한, 서안나 시인의 ‘애월 혹은’이라는 작품을 예로 들고 있다.“애월(涯月)에선 취한 밤도 문장이다 팽나무 아래서 당신과 백년 동안 술잔을 기울이고 싶었다 서쪽을 보는 당신의 먼 눈(….)”‘애월’은 제주도 서쪽에 있는 아름다운 해변 마을, 특히 한담해변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애월’이 ‘바닷가’라는 사실조차 유추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나’와 ‘당신’의 정체도 알기 어렵다. 이것은 시적 상황이 외적 맥락으로부터 완전히 배제돼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저자는 시의 이런 특성을 ‘범맥락화(pan-contextualization)’라고 부른다. 시는 이런 범맥락화를 시의 기본적인 방법론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시의 내용이 구체성을 잃은 듯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시는 그런 범맥락화 상태에 도달할 때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시에서는 왜 현재시제를 주로 사용할까? 이 책의 두 번째 질문이다. 저자는 시에서 사용되는 현재시제를 ‘서정시제’라 부르며, 시인 97명의 시 700여 편을 실은 시선집을 분석해 전체 시의 95.3%가 현재시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런 서정시제로 인해 무시간성, 숭고성 같은 시간 감각을 초월한 시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현재형이 적절하기에 현재시제가 사용된다는 점을 발견한다.이 책의 세 번째 질문, 시적 화자와 독자의 일치감, 즉 독자가 시를 읽으면서 시적 화자 ‘나’에게 손쉽게 자신을 이입하게 되는 현상에 대한 의문도 바로 범맥락성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시적 시공간과 사건, 인물 등에 어떠한 현실적인 정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텅 빈 주체’라고 부른다. 시적 화자가 이렇게 제한적인 특수성으로부터 벗어나 있기에, 독자는 시 속의 ‘나’와 자신을 쉽게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앞의 질문은 근원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저자는 그 근원적인 특성을 ‘가상적 연행성’에서 찾는다. 이것은 ‘시 내용의 기준 시점을 시가 공연될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삼는 시적 규범(혹은 관례)’을 말한다. 시는 노래에서 왔으며, 그래서 시는 노래가 지닌 연행성(공연성), 즉 청중(타인이나 자기 자신)을 앞에 두고 노래하는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장르적 DNA를 갖고 있다. 이런 시적 특성은 현재 노래 가사에서도 여전히 공유되고 있는 특성이다.저자는 이외에도 리듬, 서정적 동일시(서정성), 이미지, 비유, 숭고의 문제도 다루며, 시가 지닌 특성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주로 형식적인 특성을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내용적인 특성을 다루고 있다. 전반부의 특성을 장악하고 있는 지배적 특성이 ‘가상적 연행성’이라면, 후반부를 장악하고 있는 특성은 ‘초월 감각’이다. 시는 바로 이 두 가지 특성의 정밀한 교직(交織)으로 이뤄지는 훌륭한 직물, 즉 ‘텍스트’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3

전시 보고 라이브 공연도 즐기고… 눈·귀 호강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6일부터 매월 첫째 주 토요일마다 ‘미술관 라이브’ 공연을 진행한다.‘미술관 라이브’는 바쁜 일상 속에 미술관,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시민을 대상으로 전시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기획 프로그램이다.6일 첫 공연에서는 1981년 창단 이후 130여 회 국내외 공연, 행사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합창과 듀엣 무대를 만날 수 있다.이어 국내 최초 국공립 현대무용 단체인 대구시립무용단이 대구 시민에게 전하는 희망의 춤 ‘대구 무지개’ 공연도 펼쳐진다.8월부터는 국악, 재즈, 클래식,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 곽훈의 ‘원로작가 초대전’이 예정돼 있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전시와 공연을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된다.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미술관 라이브’가 시민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주말 오후 가족·연인·친구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다양한 전시와 공연으로 힐링과 휴식 시간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미술관 라이브’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찾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https://daeguartscenter.or.kr)를 참고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3

웹툰으로 즐기는 희망·상상의 세계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웹툰캠퍼스(이하 캠퍼스)가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캠퍼스 전시홀에서 경북 창작자 4인의 개인전을 잇따라 개최한다.이번 전시회는 캠퍼스 지원사업인 ‘2024 경북웹툰캠퍼스 지역 작가 전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지역 작가 4인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3일 ‘배찌 작가’의 ‘Traum(트라움)’을 시작으로 정무구 작가, 해피트럭 작가, 부기알로하 작가의 전시가 각각 이어질 예정이다. 첫 주인공인 배찌 작가는 경주를 무대로 활동 중이며, ‘2023 경주시 청년감성상점 입점 상품 공모전’ 등에 당선된 이력이 있다. 작가는 대표 캐릭터를 활용해 오프라인 행사 및 SNS에서 일상과 상상을 넘나들며 회화, 일러스트, 웹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만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전시 표제인 ‘Traum(트라움)’은 독일어로 꿈, 환상, 소원을 의미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꿈 꾸며 희망하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는 작가의 뜻이 담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액자 및 아트워크 36점, 기획 영상 1점, 기타 작업물 및 포토존 구성 등 풍성한 볼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과 다채로운 소품들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Traum(트라움)’은 8월 14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캠퍼스 1층 전시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02

지구 그 위, 모든 존재를 향한 마음

포항 지역 출판사인 도서출판 득수(대표 김강)는 환경·에너지·기후 변화 등 인류 위기를 소재로 7명의 작가가 소설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환경앤솔로지 ‘최소한의 나’를 출간했다.하서찬, 이준희, 이경란, 안리준, 박지음, 김도일, 권제훈 작가가 쓴 7편의 소설 안에는 ‘몸속의 미세플라스틱마저 사랑하는 사람’(‘플라스티 베이비’, 권제훈)과 ‘손자를 위해 원전반대 시위를 7년째 하고 있는 할머니’(‘붉은 물고기 되기’, 박지음)가 있고 ‘무분별한 개발로 메마른 대지가 평원 밖으로 밀려났던 옛 주인을 불러 들’(‘아웃빌리지’, 안리준)이기도 ‘농어촌 전형 때문에 시골로 이사 간 k-고딩이 정신 나간 k-부장과 함께 지구 멸망을 맞이’(‘상자’, 하서찬)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본이 사회를 어떻게 통제’(‘은혜로운’, 김도일)하고 ‘자연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소리의 길’, 이준희)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보여주며 ‘지구를 파괴하는 우리를 고발’(‘최소한의 나’, 이경란) 한다.이경란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우리는 왜 소비에 목숨이라도 걸 것처럼 살고 있는가. 쓰레기로 지구를 망가뜨리기로는 인간이 유일할 것”이라며 이토록 절망적인 현실에서 희망이 있다고 믿어도 될지 반문한다. 안리준 작가도 ‘아웃빌리지’에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다시 일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은 망각을 모른다. 개발과 파괴의 역사 속에서 무엇도 잊지 않은 채 가만히 ‘우리’를 응시하는 자연”에 대해 독자들에게 물음을 던진다.이 소설집에 대해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잉여를 만들지 않는 ‘최소한’의 삶을 추구하지 않는 한 지구의 엔트로피는 파국에 이를 수밖에 없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 감응하고 공생하는 지혜를 배우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며 “‘최소한의 나’ 속의 일곱 편 소설은 그 감응과 지혜의 길 위에 있다”라고 말한다.한편, 도서출판 득수는 오는 8월 31일까지 도서 ‘최소한의 나’를 읽고 ‘독서감상화 그리기’ 공모전을 시행한다. 전국 청소년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순수미술과 디지털드로잉 형식으로 진행될 이번 독서감상화 공모전은 도서출판 득수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2024-07-02

조형언어에 담은 쉼이 있는 곳 ‘집’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작가들의 공익법인인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대표 이진희)이 도예와 공예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온 중진 작가 4인의 전시 ‘House! 초토목금(草土木金)’을 선보이고 있다.오는 14일까지 포항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짚풀(초), 흙(토), 나무(목), 철사(금)를 재료로 인간이 살아가는데 기본 요건인 ‘의식주(衣食住)’ 중에서 ‘주(住)’에 해당하는 ‘집’을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여름날 깊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볏짚의 단면에 먹을 입히거나 불러 태워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김주헌 작가는 초가지붕의 이엉을 마무리하는 용마름 등 전통짚풀공예품을 전시한다.인간과 환경, 노동을 주제로 폭넓은 관찰과 깊이 있는 시선을 담은 작품 활동으로 사회와 소통하며 예술 지평을 확장해온 테라코타 작가인 허용호 작가는 인간과 환경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걱정과 인간의 잠재력에 대해 통찰한 작품을 선보인다. 연잎을 활용한 테마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권미분 도예가는 도자기 속에 아름다움과 함께 진실을 담아낸 토우와 다기 등 생활도예작품을 전시한다.다각적이고 생활 친화적인 미학적 예술실험을 이어오고 있는 와이어 공예 작가 이진희 작가는 철을 재료로 사용해 집을 만든 작품을 전시했으며 조명을 오브제로 차가운 철을 따뜻한 분위기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진희 작가는 “이번 전시는 청포도다방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서 시작되는 전시로서, 4명의 작가가 전공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재료로 표현한 작품들이다.참여 작가들은 추위, 더위,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쉼이 있는 곳이 ‘집’이라는 사전적 의미을 담아 청포도다방이 앞으로 문화예술적으로 꿈틀로의 쉼이 될 수 있는 집의 역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4-07-02

‘포항 음악 오디세이’ 첫 무대는 탭댄스에 푹 빠진 ‘재즈의 향연’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6일 오후 5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포항 음악 오디세이’ 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그램인 ‘탭댄스 위드 재즈’ 공연을 개최한다.‘포항 음악 오디세이’는 2021년부터 시작된 포항문화재단의 대표 공연레퍼토리로 클래식이 어렵다고 느끼는 입문자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해설이 있는 콘서트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는 7월과 8월 중 총 3번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항구도시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주제와 구성으로 마련되었다.이번 시리즈의 첫 번째로 선보이는 ‘탭댄스 위드 재즈’에서는 춤으로만 알던 탭댄스의 리듬을 보컬 스캣이나 타악기처럼 사용하는 독특한 접근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호평을 받아온 김순영 재즈탭 밴드가 출연해 타악기 탭과 함께 환상적인 재즈 음악을 연주한다.해설은 ‘월간 객석’의 편집장이자 음악평론가인 송현민이 출연해 작곡가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명쾌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이밖에도 ‘포항 음악 오디세이’ 두 번째 프로그램은 8월 3일 독특한 집시 음악을 엿볼 수 있는 ‘올 댓 집시’가, 마지막 세 번째 프로그램은 8월 31일 탱고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음악이 펼쳐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페’로 매회 색다른 주제를 통한 음악의 깊고 다양한 맛을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친근하게 듣던 명곡들을 흥미진진한 해설과 더불어 연주자들과의 소통을 통한 특별한 음악 감상 팁까지 가져갈 수 있는 본 공연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054-289-7830)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7-01

조형적 아름다움 ‘완결의 시간’

작가 자신만의 가치관과 예술혼을 작품에 투영해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양화가 7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전이 열린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김경희, 배영순, 배현숙, 손난숙, 송자경, 이상희, 최향숙 여류작가들이 모여 지난해 ‘Our Story 7인전’을 기획하고 이번 작품전을 준비해 왔다.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강바람처럼 청량감을 전해줄 이번 작품전은 2일부터 7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펼쳐진다. 김경희 작가는 겹겹이 쌓여가는 물감 속에서 추억을 쌓아가고 덧칠과 덧칠을 통해 행복을 더해가는 삼의 깊이를 표현한다. 한 송이 한 송이 작가의 혼을 담아 마음의 평화와 민들레 홀씨의 행복을 전하고자 한다. 배영순 작가는 작품은 느림의 미학이 작가의 삶과 많이 닮았다. “기린을 그리면서 마음이 선해지고, 다른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선해지고자 나름의 노력을 갖는 시간을 갖는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배현숙 작가는 꽃과 식물, 화병 소소한 사물들을 그려보며 크고 작은 우연한 일들로 하루를 채우는 휴식을 표현하고 있다. 손난숙 작가는 대자연의 모든 사물이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해 공존하고 상생하면서 발산하는 에너지의 정수를 풍부한 감성과 영혼을 담아 자유롭고 강렬한 터치로 기운이 공감하도록 표현한다. 송자경 작가는 여성의 얼굴 형상 위에 화려한 색채와 선적인 요소를 사용해 머리카락을 장식한다. 독특하고 섬세한 작업 속에서 여성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이상희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와 하늘, 구름, 바람, 빗방울, 꽃 사람들의 모습을 가장 경이롭게 여겨 화면에 담아냈다.최향숙 작가는 오월 싱그러운 청보리 물결, 햇살 눈부신 자작나무 숲길, 아침 이슬, 마음의 눈에 새기고픈 아름다운 오월의 사랑들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Our Story 7인전’은 여름날 조형적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작은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여류작가 7인의 개성적인 가치관을 작품에 조화롭게 구성해 조형적 아름다움을 배가 시키는 완결의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4-07-01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 개관 3주년 기념 감사 이벤트 진행

힐튼 월드 와이드의 호텔 브랜드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Hilton Garden Inn Seoul Gangnam)’이 개관 3주년을 맞아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선보인다. 온라인 행사로는 힐튼 가든 인 서울강남 인스타그램 공식 채널에서 3주년 기념 고객 참여 축하 행사인 ‘가든인 3행시 이벤트’가 7월 15일까지 진행된다.  7월 14~16일까지 3일간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의 대표 레스토랑 가든 비스트로를 네이버로 예약하면 30% 할인 해주는 ‘가든비스트로 특별 타임 세일프로모션’도 진행한다. 7월 15일 기념일 당일에는 웰컴푸드 및 3주년 기념 특별 메뉴가 제공되어 즐거움을 더 할 예정이다.가든비스트로는 지난 5월 재개장을 통해 메뉴 구성을 한층 다양화했다. 60여 가지 호텔 특선 메뉴와 생맥주 무제한 서비스를 4∼5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고, 인당 1만2,000원을 더 내면 와인 8종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투숙객은 2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사전예약 혹은 힐튼아너스 멤버십 혜택을 통해서도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 공식 채널 친구 추가 시에도 10% 할인 쿠폰을 준다.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은 2021년 7월 15일에 개관한 전 객실 40% 이상 10평형 이상의 패밀리형 객실을 보유한 호텔이다. 가족 혹은 친구 3-4명과 투숙할 수 있는 다인원 여행객 친화 호텔이기도 하다.  또한 강남 지역 인터내셔널 호텔 최초로 야외 루프탑 수영장을 갖췄다. 비즈니스 호텔이 주를 이루던 강남 일대에서 비즈니스 뿐만 아닌 호캉스 등 레저 고객에게도 각광 받는 도심 속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 자리매김했다./김채은 기자 gkacodms1@kbmaeil.com

2024-07-01

웅장하고 화려한 클래식 무대 ‘팡파르’

포항시립교향악단 제208회 정기연주회 ‘팡파르’가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차웅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팡파르’를 주제로 화려하고 웅장한 곡을 연주해 무더운 여름 청중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할 예정이다.첫 곡은 차이콥스키의 ‘이탈리아 기상곡’이다. 기상곡은 흔히 카프리치오라고도 불리는 자유로운 형식의 즉흥곡으로 일반적인 교향곡이나 관현악 작품과는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특유의 밝고 활기찬 분위기가 매력적인 곡이다. 이어지는 곡은 아르투니안 ‘트럼펫 협주곡’. 1950년에 발표된 이 곡은 당시 볼쇼이 극장의 트럼펫 연주자이던 도키쉬처를 위해 작곡된 곡으로 강한 힘과 강렬한 연주 테크닉을 요구하는 곡으로 유명하다. 이번 협주곡은 트럼페티스트 유병엽 경희대 교수가 협연한다. 유 교수는 포항시향과 함께 부드러운 음색과 깊은 감성을 품은 화려한 금관악기의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유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전시립교향악단에서 트럼펫 수석으로 재직하면서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쳤다.공연 후반부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연주된다. 이 곡은 무소르스키가 건축가 겸 화가인 친구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열린 전시회에서 그의 유작을 보며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차웅 지휘자는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들이 시립교향악단이 선사하는 연주를 통해 무더운 여름을 극복하길 바란다”며 많은 관심과 관람을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30

역사와 반복의 궤적서 자유롭지 않은 사상들

“근현대문학사의 거봉인 춘원 이광수에서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 굵직한 명작으로 이름난 김훈까지 한국현대문학 작품의 기저에 깔려 있는 사상을 탐구한 책입니다.”경북매일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이경재(48·사진) 숭실대(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학술서 ‘한국현대문학과 사상의 사계’(도서출판 역락)를 발간했다. 이 교수는 왕성한 연구 활동과 평론으로 널리 알려진 문학평론가다.학술서는 이광수, 신채호, 한설아, 임화, 이효석, 김사량, 손장순, 이민진, 남광우, 이병주, 이창준, 김훈 등 우리 문학사의 빛나는 작가들의 문학 사상에 관한 깊이 있는 사색을 담고 있다. 혼돈의 시대에 광대한 문학적 볼륨을 보여준 작가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연구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는 논의들도 눈길을 끈다.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학술서의 내용을 간추려 본다.-이번이 20번째 단독 저서이지요.△네. 이번에 책이 나오고 난 이후 20번째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아이 때부터 읽고 쓰는 삶을 동경했습니다. 당연히 제 이름이 박힌 책을 쓰는 것은 가장 큰 꿈이었는데요. 하루하루 쓰다 보니 어느새 스무 권의 책이 나왔습니다. 책을 내는 일은 첫 번째나 스무 번째나 설레고 두렵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시간의 파괴력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책,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을 쓰기 위해 앞으로도 분발하고 싶습니다.-학술서 제목이 특이하던데요.△‘한국현대문학과 사상의 사계’는 ‘역사와 반복’이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제목입니다. 신화적 세계관이나 종교적 감각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직선적 역사의식을 대표하는 헤겔이나 마르크스 등도 역사의 반복이라는 문제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이때의 반복이 나름의 차이를 동반한 것이라 할지라도, 반복이라는 구조적 속성이 폐기되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와 삶을 바탕으로 하여 형성된 사상 역시도 반복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국현대문학과 사상의 사계’를 짧게 소개하면.△한국현대문학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상의 모습을 사계절에 비유해 네 개의 장으로 구성해봤습니다. 각각의 장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한국현대문학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민족주의, 사회주의, 유토피아주의, 보수주의에 해당하는 작가나 작품에 대해 살펴본 것입니다. 한국현대문학을 모두 아우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앞으로의 본격적인 작업을 위한 하나의 시론으로 여기고 싶습니다.-이 중 마음에 드는 장이 있다면.△모든 글이 머리를 쥐어짜며 간신히 써낸 것들입니다. 굳이 답변해야 한다면, 1장의 ‘근대주의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광수’일 것입니다. 김윤식 선생님의 명저 ‘이광수와 그의 시대’를 살펴본 글인데요. 이광수와 김윤식이라는 두 정신적 거인이 맞부딪쳐 내는 불꽃과 폭음은 가히 장관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얼마나 제대로 제가 논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공부하고 쓰는 내내 굉장히 흥분했던 기억이 납니다.-가장 많이 읽고 분석한 자료나 잡지가 있었는지.△논의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작가나 작품에 관련된 자료는 가능한 모두 놓치지 않고 살펴보려고 노력했습니다.-좋은 문학은 무엇일까요.△일단 문학은 감동을 줘야 계몽이든 혁명이든 혁신이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한국문학의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전망하는지.△문단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한국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귀가 따갑도록 듣던 말인데요. 요즘 저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오히려 문학보다도 이 세계의 위기입니다. 아직 6월인데도. 밤에는 더워서 잠을 잘 수 없고, 동해안에는 예전처럼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두가 지구 온난화 때문인데요. 모든 전문가가 이렇게 가다 보면 몇 년 안에 임계점을 넘어 파멸이 확정적이라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작금의 한국 정치에 과연 도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나아가 서로 안 좋은 것들만 주고받는 남북이나 여전히 계속 되는 세계 도처의 전쟁 등을 생각하다 보면, 문학의 위기는 차라리 엄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윤희정기자

202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