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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좇지 말고 노화를 마주하라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7-10 20:14 게재일 2025-07-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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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을 위한 신간 2題
활력 넘치는 60대 위해 전두엽 활성화·완고함은 최악
실패·죽음 등 부정적인 생각이나 불확실성 직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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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행복’을 목표로 삼고 관련 콘텐츠에 매료되지만, 정작 행복을 추구할수록 불행해지는 역설에 빠진다. 건강한 마음과 육체가 행복의 전제 조건이라지만, 노화를 부정하는 태도는 인생을 답답함과 비애로 몰아넣을 뿐이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실마리를 던지는 두 권의 신간을 소개한다.

△“젊게 살려면 고집을 버려라”…‘60세부터 머리가 점점 좋아진다’(와다 히데키)
일본 최고의 고령자 전문 정신과 의사 와다 히데키(65)가 신간 ‘60세부터 머리가 점점 좋아진다’(지상사)를 통해 60대 이후 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공개했다. 36년간 6000여 명의 고령 환자를 진료해온 그는 “60대는 자포자기가 아닌 전두엽 활성화를 통해 활력 넘치는 삶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와다 박사는 뇌에서 가장 먼저 노화되는 전두엽을 주목한다. 뇌의 앞부분에 있는 전두엽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기관으로서 감정 조절, 논리 사고, 창의성을 담당하지만, 40대부터 위축되기 시작해 알코올이나 고탄수화물 식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악화된다. 전두엽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정보 인출 연습(단어를 끝까지 기억해내기), 일기 쓰기, 타인과의 대화 등을 추천한다.
긍정적 사고와 새로운 경험 추구도 뇌 건강의 열쇠라고 말한다. “60세 이후의 똑똑함은 지식의 양이 아닌 지혜와 응용력”이라며 “자기 인생에 희망을 품고 작은 변화라도 가능한 일을 시도하라”고 권한다. 
아울러 싫은 것을 참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싫어하는 것, 또는 그런 삶과 거리를 두는 게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마음이 불편함이 생긴다는 말은 뇌에도 똑같이 부정적인 부담이 생긴다는 뜻”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완고한 노인’이 되는 것은 전두엽 입장에선 최악이다. “‘절대로 이것만 옳다’, ‘이것 말고는 인정하지 않겠다’와 같은 옹고집은 뇌의 노화를 앞당길 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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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좇지 말고 불확실성을 받아들여라”···‘행복 강박’(올리버 버크먼)
영국의 논픽션 작가이자 언론인인 올리버 버크먼은 화제작 ‘행복 강박‘(북플레저)에서 현대인의 ‘행복 추구 문화’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그는 행복을 목표로 삼을 게 아니라 불확실성과 부정적인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직시할 때 진정한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30여 권의 자기계발서를 쓴 ‘행복’ 분야 권위자인 버크먼은 하버드대 심리학과 대니얼 웨그너 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행복의 진실을 탐구했다. 이를 통해 그는 긍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실패·죽음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끌어안고 삶의 불확실성을 직면하면 행복과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결과, 재정적·관계적·감정적 안정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는 통념이 허구임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행복도는 정체되며, 관계 개선을 위한 과도한 노력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또한 고통을 피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고통을 증폭시킨다.
그렇다면 행복으로 가는 길은 무엇일까? 저자는 스토아 철학, 불교, 일본의 ‘모리타 요법’에서 해답을 찾는다. 스토아 학파는 “괴로움은 상황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판단에서 비롯된다”며 감정을 객관화할 것을 권한다. 불교는 감정을 날씨처럼 받아들이라 조언하고, 모리타 요법은 “감정 조절은 불가능하니 순응하라”고 말한다. 즉, 행복은 완벽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데 있다.
‘행복 강박’은 ‘현실 도피적 행복론’에 지친 이들에게 날카로운 통찰을 선사한다. 저자는 “가장 두려운 상황을 마주하고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있음을 늘 상기하라”며 역설적으로 “불행을 대비할 때 행복이 찾아온다”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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