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佛 혁명기념일 행사에 초청 세계적 거장들 선 에펠탑 무대서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와 협연
대구 출신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6)가 한국 솔리스트로는 최초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혁명기념일을 맞아 파리 에펠탑 아래 마르스 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야외 음악 축제 ‘르 콩세르 드 파리(Le Concert de Paris)’ 메인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가 지휘자 크리스티안 머첼라루가 이끌며, 프랑스 텔레비지옹·라디오프랑스 등 현지 주요 방송사와 파리시가 공동 주최하는 국가적 행사다. 매년 혁명기념일에 맞춰 열리는 이 공연은 에펠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놀이와 함께 유럽 전역으로 생중계되는 세계적인 이벤트로 유명하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르 콩세르 드 파리’에는 김봄소리를 비롯해 라디오프랑스 합창단,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란차,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등이 출연해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이 무대는 그동안 성악가 안나 네트렙코·요나스 카우프만, 피아니스트 랑랑· 다닐 트리포노프·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푸송·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빌데 프랑 등 세계 정상급 음악가들이 거쳐간 상징적인 자리다.
이번 초청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
2023년 롱티보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이혁이 동일 행사에서 독주 무대를 가진 바 있으나, 당시에는 본 공연 전 프리콘서트 형식이었다. ‘르 콩세르 드 파리’ 메인 무대에 한국 솔리스트로는 김봄소리가 처음으로 초대된 것이다.
김봄소리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음대와 줄리아드 음대에서 석사 및 아티스트 디플로마 과정을 마치고, 뮌헨 ARD 콩쿠르·하노버 콩쿠르·몬트리올 콩쿠르·차이콥스키 콩쿠르·비에냐프스키 콩쿠르 등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의 입지를 다져왔다.
그는 지난 5월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정규 2집 앨범 브루흐 & 코른골트를 기념해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독일·한국·대만 등에서 순회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공연 이후에도 스위스 그슈타트의 메뉴인 페스티벌(21일, 24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8월) 무대에 차례로 설 예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네덜란드 헤이그 레지던티 오케스트라의 2025/26 시즌 상주음악가로 선임돼, 8월부터 비에니아프스키·생상스·브람스·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며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또 올해 1월부터 폴란드 작곡가 그라지나 바체비치의 국제 예술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바체비치의 작품 ‘폴리시 카프리스’를 담은 싱글 음반도 발매했다.
지난 2월에는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과 전속 아티스트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인으로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소프라노 박혜상에 이어 세 번째로 이 레이블과 협업하게 됐다. 도이체 그라모폰 음반 발매는 최정상급 연주자에게만 주어지는 영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