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오만의 격변기를 살아온 세 자매

‘천체:세 자매 이야기’(서랍의 날씨)는 아랍 작가로는 최초로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2019)을 수상한 오만 여성 작가인 조카 알하르티의 두 번째 소설이다. 오만 최초로 영어로 번역된 작품으로 2019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세계적으로 큰 호평과 찬사를 받았다. ‘천체(Celestial Bodies)’는 1960년대에 산유국이 되면서 부유해진 오만인들의 가치관과 사회 전체가 변화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추적한 소설이다. 오만의 격변기를 살아온 세 자매 이야기를 중심으로, 두 가문의 삼대에 걸친 서사를 다루고 있다.급격한 사회변화와 20세기, 그중에서도 특히 1960년대 이후로 산유국이 되면서 부유해진 오만인들의 가치관이 변화되는 과정을 면밀하게 추적한다. 아랍 세계에서 소설의 하부 장르 중 하나인 역사 소설이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등장한 이 작품은 독자들을 환기하는 역사를 배경으로 삼아 이야기를 서술한다.‘천체’의 중심에는 오만의 한 상류층 가족이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변화는 잠정적으로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수정한 사회적 행동만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사회적 변화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려고 애를 쓰는 이 가족은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이뤄진, 말로 표현하지 못한 역사를 숨기지 못한다.우리는 베두인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한 유부남 가장이 혼인 관계를 파탄 내는 모습을 목격한다. 전통적인 가부장제의 고루한 가치들을 고수하는 그의 아내는 손녀가 자신보다 낮은 신분의 남자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관계를 맺는 식으로 전통적인 가치에 도전하자 그 관계 자체를 부인하는 식으로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 노력한다.이 소설에 나오는 세 딸은 급격한 사회적·경제적 과도기에 사회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여성성에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한다. 조카 알하르티. /조카 알하르티 공식 홈페이지 큰 딸인 마야는 부모에게 대들고 싶지 않아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이 한 청혼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둘째 딸인 아스마는 배움을 추구하고, 화가지만 친척이라서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과 결혼한다. 막내인 칼라는 어렸을 때 너는 나의 신부가 될 거라고 계속 말한, 캐나다로 이주한 사촌을 기다리겠다고 고집을 피운다.마야의 남편 압달라가 해설자처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아랍 비평가들에게서 각 등장인물의 섬세하고 촘촘한 묘사, 역사적 깊이와 예리한 묘사, 독창적인 서술 구조로 찬사를 받았다.조카 알하르티는 영어로 번역된 소설을 쓴 첫 오만 여성 작가다. 2016년 소설 ‘나린자’로 문화, 예술, 문학 부문 술탄 카부스 상을 받았다. 에든버러대학에서 고전 아랍 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무스카트에 있는 술탄 카부스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오는 29일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해 한국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7

격동의 시대, 전쟁 같은 사랑 이야기

1차대전 직전 유럽의 문화사·정신사를 독특한 필치로 담아낸 ‘1913년 세기의 여름’으로 세계적 격찬을 받았던 독일 언론인이자 작가인 플로리안 일리스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문학동네)이 출간됐다. 전작이 “우리가 현재라고 부르는 시간의 시작점”인 1913년으로 되돌아가 모더니즘의 찬란한 태동을 생동감 있게 보여줬다면, 이번 신작에선 제1차세계대전~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1929~1939년까지의 10년의 기간을 다룬다. 플로리안 일리스는 일기, 편지, 잡지, 신문, 그림, 사진 등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이 격동의 10년을 문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인물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풀어냈다.사르트르와 보부아르,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와 젤다 피츠제럴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와 같은 소설가들,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오토 딕스 같은 화가, 한나 아렌트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과 아인슈타인 같은 철학자와 과학자, 마를레네 디트리히나 레니 리펜슈탈과 같은 영화계 인물, 요제프 괴벨스와 콘라트 아데나워와 같은 정치인 등 다채로운 인물들의 사랑 이야기가 마치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진다.여러 인물들이 보여주는 사랑은 말 그대로 ‘전쟁 같은 사랑’이다. 자유연애를 선언한 사르트르의 끝없는 바람기 때문에 보부아르는 남몰래 괴로워하고,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아내 젤다가 동성의 연인과 사랑에 빠진 사이 알코올에 빠지고,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미쳐버린 젤다는 정신병원을 전전한다. 배우, 예술가, 정치인 등 수많은 명사들의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근친애, 지고지순한 사랑, 이기적인 사랑, 불같은 사랑, 권태로운 사랑 얘기는 잿빛 과거에서 생생한 현재로 데려다주는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을 제공한다.1920~30년대를 대표하는 오스트리아 작가 로베르토 무질의 “세계의 역사는 적어도 그 절반은 사랑의 역사”는 참으로 적확하다. 자기중심적인 사랑, 상대의 재능 때문에 빠져든 사랑, 식어가는 사랑, 너무 뜨거운 사랑, 은은한 사랑, 미칠 것 같은 사랑, 심연보다 깊은 자녀에 대한 사랑 등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고 이야기는 깊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7

자연과 함께하는 소박한 삶…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 출간

“단순하게 살고 번거로움을 피하는 것이 단단해지는 비결이다. 특별한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 그것이 내게는 가장 큰 혜택이다. 사람들이 나의 약점으로 여기는 것이 내게는 강점이다.”-‘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 본문에서생태주의 철학의 기반을 세운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가 1855∼1857년 3년간 쓴 일기를 선별해 묶은 책 ‘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갈라파고스)이 나왔다.생태주의적 삶의 ‘바이블’인 ‘월든(walden)’을 집필한 소로는 한평생 삶과 자연에 대한 깨달음을 일기로 남겼고, 그의 일기는 100년이 넘도록 살아남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일기는 좋았던 일이나 그럴듯한 말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경험과 성장을 적는 그릇”이라고 여겼다.소로는 20대 때부터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위치한 월든 호숫가에 혼자 힘으로 집을 짓고 세상과 떨어져 살 정도로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에 충실했다. 월든 호숫가를 떠나 마을로 돌아온 후에도 매일의 일상을 관찰하며 단단한 삶을 꾸려가는 법을 일기에 기록했다. 하버드 대학을 나온 지식인이었지만 마을 곳곳에서 푼돈을 받고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고, 손수 텃밭에 감자 따위의 먹을 것을 키우고 옷을 지었다.일기 속 소로의 온갖 자잘한 노동과 소박한 생활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직한 리듬을 만끽하게 된다. 놀랍게도 소로는 어수선하고 복잡한 생활 양식을 권하는 현 사회 시스템은 오직 무딘 사람들만 좋아할 뿐, 사실 다수는 그렇게 사는 것을 내키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사람이라면 더 많은 부, 더 많은 편리함을 소유하길 원하며 그것이 사람의 본성이라는 통념이 만연한 세상에서 이러한 발언은 통쾌함과 해방감을 안겨준다. 소로는 노예처럼 사는 데 지쳤을 뿐 아니라 인간의 진정한 조건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된 우리 내면을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어 본 사람이었다.그에겐 단순하게 살고 번거로움을 피하는 것이 단단해지는 방법이었다. 일기에 “적막함이나 가난함이라고 세상에서 부르는 것들이 내게는 단순함일 뿐이다”라고 밝혔고, 자신을 살찌우지도 못하는 값비싼 무언가를 추구하기보다는 평범한 매일의 생활에서 영감과 즐거움을 얻기를 바랐다. 과연 그의 말대로 와인과 브랜디의 맛 때문에 물맛을 잃게 된다면, 우리는 삶이 얼마나 불행해질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그의 일기를 읽으면 비가 오건 눈이 오건 숲, 들, 늪지 등을 쏘다니는 산책자 소로의 부지런함과 왕성한 호기심에 감탄하게 된다. 그는 근심 대부분이 우리가 실내에서 살기에 생겨난다면서 ‘실내 생활 반대 운동’을 펼치고 싶다고 적었다. 안개비가 내리는 날에 산책하면 맑은 날보다 시야가 좁아지고 사방이 고요해져서 “생산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게” 된다고도 읊조린다.소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이 가장 큰 부자다”라고 주장한다. 채도 높고 풍성한 그의 자연관찰 기록에서는 즐거움과 호기심이 퍼져 나와 매번 읽는 이의 마음을 크게 뒤흔든다. 자연을 다각도에서 관찰하며 발견의 기쁨을 누리는 소로의 눈을 통해 독자 또한 자연과 일상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는 방법을 체득하게 된다.‘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은 소로의 글솜씨가 최고조에 올랐지만 건강을 많이 잃고 여러 우정의 위기를 겪은 1855년~1857년 사이에 쓰였다. 어쩌면 그의 인생에서 겨울에 해당하는 시기였다고 추측할 수도 있으나, 소로는 겨울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며 겨울 속에 “영원한 여름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눈과 얼음의 세계에서도 그 세계만이 가진 미와 미덕을 봤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7

경주 쪽샘지구서 새로운 형태 ‘돌무지덧널무덤’ 확인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황인호)는 경주 쪽샘지구 유적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적이 없는 새로운 돌무지덧널무덤 형식이 확인됨에 따라 27일 오전 10시 발굴조사 성과와 출토유물을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경주 대릉원 일원의 쪽샘지구 유적은 1500여 년 전, 약 200년에 걸쳐 조성된 신라 왕족과 귀족의 무덤군으로, 축구장 16개 면적과 맞먹는 대규모 유적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2007년부터 무덤의 위치와 크기, 구조 등을 파악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300기가 넘는 무덤을 새롭게 확인했다.이번에 공개되는 경주 쪽샘지구 유적 내에 있는 돌무지덧널무덤 2기는 경주 황남대총과 같이 남쪽과 북쪽에 나란히 무덤을 조성하고 봉분(지름 약 13m)을 연접해 축조했다. 남쪽에 먼저 만든 무덤(J171호)은 단곽식(單槨式), 나중에 만든 북쪽의 무덤(J172호)은 주·부곽식(主·副槨式)으로 구조가 서로 다른데, 덧널, 돌무지, 봉토, 둘레돌로 구성된 기존의 돌무지덧널무덤과 달리 두 무덤 다 둘레돌이 없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유형의 무덤으로,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의 다양성과 신라의 장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현장설명회는 별도 신청 없이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054-622-1715)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6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로컬브랜드페어’ 참여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경주화백컨밴션센터에서 개최된 ‘로컬브랜드페어 2024’ 행사에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로컬×ESG’를 주제로 최근 경제 활성화의 주역이자 지역 소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 및 로컬 브랜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로컬 브랜드 100여 곳이 참여, 150개의 전시부스를 마련해 총 3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진흥원은 지역콘텐츠 공동관 운영을 통해 △경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포항) △음악창작소·웹툰캠퍼스(경주) △경북콘텐츠코리아랩(안동)과 경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 △(주)제오 △(주)풍류 △(주)온나무 3개 사 포함 총 6개의 홍보부스를 운영해 콘텐츠 창작자·기업 지원 프로그램 안내와 콘텐츠 제작 결과물을 전시하고 홍보했다.이종수 원장은 “경북도의 콘텐츠 기업과 창작자의 브랜드 역량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아낌없이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 추진할 사업 및 경북도 지역의 콘텐츠의 체계적 홍보 등을 통해 지역 기업 브랜드의 성장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6

정미영 수필가 ‘아르코 문학 창작산실’ 지원 받는다

정미영 수필가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미영(52·본지 필진) 수필가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24년 아르코 문학 창작산실 발표지원’ 지원심의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정 수필가의 미발표 수필 3편은 아르코 문장 웹진 또는 카카오브런치를 통해 오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문학 창작산실’은 창작 기반 개선을 위해 작가에게 창작 기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시조, 소설, 동시, 동화(청소년소설), 수필, 평론, 희곡 등 7개 분야의 작가를 모집한다.지난 2022년부터 미발표 우수작품의 발표와 선순환을 돕고자 발표지원 유형을 신설, 현재 발간 지원과 발표 지원 두 개의 지원체계로 운영되고 있다.발간 지원은 발간이 예정돼 있는 우수 완성 작품을 선정해 발간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고, 발표 지원은 작가의 완성된 미발표 작품을 일반 독자들이 자유로이 접할 수 있는 웹 플랫폼에 발표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2024년 아르코 문학창작산실 발표지원’ 지원심의 결과 발표는 올해 2월 26일부터 3월 26일까지 신청을 받아 시·시조, 소설, 수필, 평론, 희곡, 동화, 동시 등 7개 분야 2316건의 문학작품이 접수됐고 지난 5월 31일 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 선정 작품들은 문장의 운용과 표현력을 비롯해 작품의 기획과 형식이 새롭고 전반적인 질적 수준이 높다는 평을 받았다.한편, 문학 창작산실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은 문학적 역량이 뛰어난 우수작가의 집필활동을 지원하고, 미발표 문학 작품 발굴 및 발표 지원 확대로 문학 작가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고, 한국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확대하고자 하는 취지로 하는 사업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6

포항시립미술관 ‘제86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 MUSIC(뮤지엄&뮤직)’개최

'미술관에서 해설을 곁들인 클래식 음악 라이브 콘서트를 만난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27일 오전 11시 미술관 로비에서 ‘제86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MUSIC(뮤지엄뮤직)’을 개최한다.2014년 3월부터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진행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시민친화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인 뮤지엄뮤직은 시민들이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예술감상의 기회를 통해 예술과 삶의 간격을 좁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미술관음악회는 전시와 더불어 다양한 음악 공연과 도슨트(미술관 안내자) 해설을 곁들여 대중들이 어려워하는 음악과 미술 장르를 한층 더 가깝게 함으로써 시민의 문화의 폭을 넓히고 미술관을 생활 속 시민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이번 음악회는 피아노와 첼로 연주곡을 중심으로 꾸며진다.내면 깊은 곳에서 영혼의 울림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듯한 매력적인 저음의 첼로 선율과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6월 녹음이 짙은 숲속 미술관 로비를 가득 채울 것이다.첫 무대는 피아니스트 정윤하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가장조 작품번호 K.331’ 3악장(터키행진곡), 쇼팽‘즉흥곡 1번’을 연주한다.피아니스트 정윤하는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석사 졸업 후 현재 계명대학교, 포항예술고, 경북교육청 예술영재포항교육원에 출강 중이다. 이어 첼리스트 서미리내와 피아니스트 정윤하가 무대에 올라 볼링의 ‘아일랜드의 여인’, 생상스의 ‘백조’, 슈만의 ‘헌정’을 들려줄 예정이다. 첼리스트 서미리내는 계명대학교 공연예술대학 관현악과 졸업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포항아트챔버오케스트라 단원, 벨라미치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마지막 무대는 피아니스트 이도휘와 정윤하 2명의 피아니스트가 한 대 피아노를 함께 치는 ‘원 피아노 포 핸즈’ 구성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작품번호 K.525’,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 5번’을 선보인다.첼리스트 서미리내는 계명대학교 공연예술대학 관현악과 졸업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포항아트챔버오케스트라 단원, 벨라미치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미술관 음악회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며,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기획 및 작품 해설 임희도 음악감독.한편, 포항시립미술관은 오는 9월 22일까지 전관에서 스틸아트기획전 ‘스틸 플로우’와 제19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신미정 개인전 ‘세 개의 목소리, 드러나는 세계’, 포항 출신 작가로 우리나라 근대미술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고 장두건 화백의 소장품전 ‘장두건의 인물’전을 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6

‘제1회 K-청년 사진 영상 축제’ 대구서 27일 개막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예술인지원팀)는 ‘2024 예술단체의 예비 예술인을 위한 최초 발표 지원 사업’에 공동주관 기관으로 참여해 27일 ‘제1회 K-청년 사진 영상 축제’를 현대사진영상학회 등과 함께 개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2024 예술단체의 예비 예술인을 위한 최초 발표 지원 사업’에서 ‘K-청년 사진영상작가 양성 프로젝트’를 통해 사진 및 뉴미디어 관련 예비 청년 예술가 30명을 선발해 ‘K-청년 사진 영상 축제’와 ‘우수 작가 7인 릴레이 개인전’ 등의 전시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또한 문예진흥원 문화예술본부 내 대구아트웨이와 대구예술인지원센터와 협력해 예비 청년 예술인을 위한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제공과 창작 레지던시 공간 제공 및 공공 예술 프로젝트 참여 기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27일 개최하는 ‘제1회 K-청년 사진 영상축제’를 시작으로 문화예술본부(예술인지원팀)는 현대사진영상학회와 함께 올해 연말까지 다양한 협업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제1회 K-청년 사진 영상 축제’ 현장에서는 청년 예술인의 역량 강화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사진·영상 분야의 저작권 교육 및 상담과 함께 예술인 고용 및 산재보험 관련 설명회를 개최한다. 또한 현장에는 대구예술인지원센터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현장 상담회를 함께 가질 예정이다.하반기에는 대구예술인지원센터에서 개최하는 ‘예술인 역량 강화 워크숍’에 예비 청년 예술인들에게 참여 기회를 우선 제공하고, 대구아트웨이에서 운영하고 있는 레지던시와 전시공간 또한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연말에 개최되는 ‘범어윈터아트페스타’ 및 ‘청년키움프로젝트’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문예진흥원 박순태 문화예술본부장은 “예비 예술인 최초 발표 지원 사업 취지에 걸맞게 여러 방면으로 창작 활동의 참여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고 밝혔다.‘제1회 K-청년 사진 영상 축제’는 27일부터 7월 19일까지 대덕문화전당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현대사진영상학회 홈페이지(https://hdphoto.jams.or.kr) 및 대구아트웨이 홈페이지(www.daeguartway.kr)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5

경북여성정책개발원-한국한복진흥원 ‘맞손’

저출생 극복을 위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의 발걸음이 분주하다.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한국한복진흥원(원장 박후근)과 최근 한국한복진흥원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의 인적자원과 인프라를 공유·활용함으로써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주요 협약 내용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 협조 △한복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연구 및 개발 협력 △한복 관련 여성기업인 육성 및 단계별 성장을 위한 취·창업 지원 협조 △양성평등 및 가족친화문화 확산을 위한 상호 공조 △협력사업에 필요한 시설 등의 인프라 공유 등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경북여성정책개발원 하금숙 원장은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여성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임신·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해 더욱 촘촘한 지원체계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한국한복진흥원 박후근 원장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과의 협력을 통해 한복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여성들이 한복산업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5

‘포항 연극계 거목’ 김삼일·백진기의 만남

‘포항 연극 60년 역사의 정수를 만난다’.(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7월 12~13일 이틀간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2024 별이 빛나는 포항’ 초청작 연극 ‘언덕을 넘어서 가자’(이만희 작, 김삼일 연출)를 공연한다.‘별이 빛나는 포항’은 지난 2021년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성황리에 진행됐던 포항문화재단의 자체 기획 프로그램이다. 올해 역시 새로운 포항 출신이거나 지역을 지키고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시민에게 선보임으로써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연극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연극 인생 60주년을 맞이하는 원로 연출자 김삼일(82)과 창단 60주년을 맞는 극단 은하의 대표이자 연극배우인 백진기(68)를 조명하는 무대다. 가슴 저편 무언가 아련함을 안겨주고, 때로는 따스한 느낌으로 또 때로는 설렘으로 다가오기 마련인 첫사랑의 감정을 담아낸다. 인간 내면의 정서를 사실적이며 따뜻한 시선으로 잘 표현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연출가 김삼일 씨가 작가 이만희 씨의 섬세한 감성을 무대 위에 그려낸다. 여기에 포항 연극계의 거목이라 할 수 있는 백진기 씨와 서울의 중견 배우 이태훈 씨, 변치 않는 미모와 연기력을 자랑하는 최지혜 씨가 만나 그들만의 순정을 보여준다.연극은 함께 나이를 들어가는 초등학교 동창생인 세 친구의 우정과 함께 기억 저편에 묻어 뒀던 첫사랑의 설렘을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다.땅과 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고물상을 운영하며 자린고비처럼 살아가는 완애. 티격태격하면서도 완애 옆에서 7년째 빌붙어 살며 돈만 생기면 도박장에 달려가는 자룡. 어린 시절 남자친구들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보험설계사가 돼 팍팍한 삶을 이어가는 다혜.칠십을 바라보는 세 사람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고 질투했던 옛 추억과 황혼기 우정과 사랑을 함께 공유하고 새롭게 출발한다.무대는 완애(백진기 분)가 운영하며 사무실과 숙소로 쓰고 있는 ‘비철금속’ 고물상. “아카시아 꽃잎 향기를 풍기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 ‘휘파람을 불며’ 트로트가 라디오로 흘러나온다. 자룡(이태훈 분)은 완애의 공금을 슬쩍해 카바레와 게임장에서 내 돈처럼 써서 완애한테 돈 무서운 줄 모른다고 구박받아도 인생 별거 있냐며 당당하다. 첫사랑 실패로 이혼 후 한 달 15만 원짜리 고시원에서 살아가는 다혜는 합의금 돈 천만 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아들이 교도소에 들어가게 될 상황이다. 하지만 완애가 “아들 합의금하고, 주렁주렁 달린 빚부터 갚으라”며 3000만 원을 선물하는데….마지막 장면에 거금을 털어 완애에게 라디오 선물을 소포로 붙인 다혜의 고백들로 완애와 다혜는 서로 첫사랑이었던 것을 알게 된다. 세 사람이 이스탄불 여행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노년들의 행복이 화려하게 클로즈업된다. 김삼일 연출자 ‘돌아서서 떠나라’ 등을 쓴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이만희 씨가 연극배우 이호재 씨에게 헌정한 작품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2007년 초연 당시 ‘황혼 연극’, ‘실버 연극’으로 불리며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다.김삼일 연출가와 백진기 배우에겐 ‘제8회 늘푸른연극제’ 초청작으로 지난 1월 6∼7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성황리 공연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김삼일 연출자는 “세 사람의 연기자가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라며 “인생은 모르지만, 저 수평선 넘어가면 행복이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관객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리얼리즘 연극을 표방하는 김삼일 연출가는 1963년 KBS 포항방송국 성우로 입사한 이듬해 극단 은하를 창단하며 본격적인 연극인의 길을 걸었다. ‘대지의 딸들’, ‘별은 밤마다’ 등 지금까지 연극 총 169편을 연출했고 1983년 한국연극예술상과 2004년 이해랑연극상 등을 받았다. 그의 노력으로 포항에 뿌리를 내린 극단 은하는 1983년 포항시립극단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포항 지역에서 연극인으로 40여 년간 활동해온 백진기는 1978년 9월 포항 극단 은하에서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로 데뷔한 뒤 160여 편이 넘는 연극 무대에 오른 뛰어난 배우이자 연출자다. 공연시간 12일 오후 7시 30분, 13일 오후 3시·7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5

도예가 심재용 ‘손빚음 그릇전’ 30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구미의 중진 도예가 심재용 작가가 대구에서 19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는 심재용 작가의 ‘손빚음 그릇전’이 개최된다.구미공예문화연구소 소장이자 수천요 대표로 있는 심 작가는 그동안 경상북도 공예품 대전(2019, 2021년) 대상, 대구광역시 공예대전(2018) 대상, 대구광역시 관광기념품대전(2017) 대상. 2016 프랑스 리옹 도자 박람회 참가 등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지난 2003년 첫 개인전 이후 ‘손빚음 그릇전’이란 일관된 주제로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는 심 작가는 손빚음이 갖는 미학적 의미와 반복된 기법의 재현에서 오는 노동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시켜 나가고 있다. ‘손빚음’은 물레 없이 손으로 흙을 주물러 그릇을 만드는 일에 붙여진 우리말 이름이다. 이렇게 독창적인 기법으로 제작된 그의 작품은 ‘보듬이’라 부르며 우리시대의 새로운 그릇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듬이는 그의 스승인 도예가 정동주에 의해 연구되고 디자인돼졌다. 보듬이의 가장 큰 특징은 굽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릇의 높이는 8~8.5㎝, 입지름은 10~11㎝로 다완과 유사한 형식을 갖고 있지만. 결코 다완의 틀에 구애받지 않은 새로운 디자인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심 작가의 도예작품 재료가 되는 흰색 ‘카오린(Kaolin)’은 카오리나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암석 또는 점토로서 내화도가 높아 도자기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자신만의 심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특징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와 문양이 새겨 넣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형태와 색채, 철학을 담은 그릇 보듬이 100여 점이 선보인다.심재용 작가는 “이번 손빚음 찻 그릇전시를 통해 용기를 내었다. 물레라는 인간의 손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훌륭한 기계를 멀리하고 손빚음 기법을 고집한 결과물로 100여점의 작품들을 얻을 수 있었다”며 “열아홉번째 맞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올바른 도자, 차 문화를 재정립하는데 기여코자 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4

‘걸어서 책방속으로’ 스탬프 찍고 기념품 받으세요

“포항 지역 서점으로 도장 찍기 여행 오세요.”포항시립도서관(관장 도병술)은 ‘2024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 연간 프로그램으로 포항시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걸어서 책방속으로’를 진행하고 있다.‘걸어서 책방속으로’는 2024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을 홍보하고 포항시 소재 다양한 개성을 가진 지역서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9월 29일까지 운영한다.포항 시민뿐 아니라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참여 방법은 다음과 같다.포항시립도서관 8개관 및 참여 지역서점 27개소에서 책방지도를 수령 받아 행사기간 내 지역서점에서 7개의 스탬프를 날인하고 27일부터 29일까지 영일대 해상누각 일원에 있는 2024 대한민국 독서대전 본 행사장에서 1개의 스탬프를 추가로 날인받는다.본 행사장 스탬프 투어 이벤트 부스에서 인증하면 행사 기간 동안 매일 100명에게 선착순으로 기념품이 지급된다. 아울러 본 행사장에서 먼저 시작하고 3일 간 지역 서점을 방문해 완성하는 방식도 인정된다.도병술 포항시립도서관장은 “다양한 매력을 가진 포항시 책방을 두루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며,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 독서대전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 가능하며, 관련 문의는 독서대전TF팀(270-4612)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4

자유로운 붓질, 거친 물감 덩어리… 동해바다 보는 듯

(재)포항문화재단은 김기식(72) 작가의 개인전 ‘훅, 치고 들어온’을 오는 7월 27일까지 대안공간 스페이스298(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 13)에서 개최하고 있다.이 전시는 ‘실험과 전환’이란 키워드로 마련한 ‘중견작가 기획초대전’의 첫 번째 전시다. 작업실에서 꾸준히 작품세계를 고민하는 작가에게 실험의 계기를 제공하고 지역 작가를 재발견해 작업의 가치관과 환경에 대한 전환을 시도하고자 기획된 사업이다.김기식 작가의 작품 소재는 바다 풍경이다. 포항 흥해공업고등학교 미술교사 발령으로 바닷가에 처음 발을 들인 그는 늘 바다를 보면서 지냈고, 이는 그의 표현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포항과 영덕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는 작가는 최근 몇 년간 영일만과 울릉도, 동해시, 울산시 등을 다니며 만난 풍경에 주목한다.작가가 사용하는 주된 표현방식의 하나는 물감을 붓이 아닌 나이프로 퍼내어 바르는 방식으로 두꺼운 형태감을 구현하는 기법인 마티에르(mati00E8re·예술 작품의 물질적 재료, 소재 혹은 재질감을 나타내는 프랑스어)다. 영해, 감포, 포항 등 동해의 격렬한 풍랑과 파도 속에 피어나는 삶의 체취를 풍경적인 요인으로 삼아 대상화하고, 화면을 구성하는 자유분방한 붓질과 굵직한 물감 덩어리를 통해 거친 듯한 동해를 추상적으로 담아내는 독자적인 조형성을 표출한다.최근에는 황변현상(유화 물감이 공기와 산화되면서 변색) 때문에 캔버스 대신 마대자루나 원두통자루를 이용해 작업했고, 작품들이 형태를 가지고 작가의 미적 완성에 가까워졌다.작품은 ‘일출소견’ 시리즈 3점과 ‘도동항’, ‘칠포항’, ‘저동항’ 시리즈 21점이 출품되며 ‘영일만’ 시리즈가 50여 점, 최근 통작업 시리즈인 ‘무제’, ‘일출’, ‘여명’ 시리즈가 35여 점, 영상 등 110여 점이 출품된다.김기식 작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머물렀던 시간, 풍경의 인상을 끌어내는 시간, 물감이 마르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순간과 시간을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며 “층층이 쌓인 통작업은 놓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층을 바꿔보는 재미, 우연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식作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봉미 큐레이터는 “김 작가는 스케치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내고 선을 바탕삼아 색감을 입히고 마티에르를 넣어 ‘앞으로 튀어나온’ 형태를 추구한다. 이 방식은 물감을 말리는 데만 꼬박 몇 달을 소요한다”고 설명했다.김기식 작가는 영남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7회의 개인전과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전, 신조미술협회전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또 포항아트페스티벌(2005)·초헌미술상(2008) 등을 수상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로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작가의 작품세계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는 7월 5일 오후 4시 스페이스298에서 열리며, 작가가 풍경을 풀어내는 방식, 풍경을 공유하는 작업 이야기, 느낌을 전달하는 방식을 나눌 예정이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은 2021년부터 문화재단 문화도시 기획의 하나로 탄생한 스페이스298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지리 생태에 기반한 예술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기획해 문화소통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4

황제와 교황의 갈등… 진짜 원인은 ‘돈’이었다

‘로마를 통일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서기 313년 기독교를 공인한 배경에는 재정난이 있었다. 당시 로마제국은 재정 악화로 국가 통치마저 어려울 지경이었다. 황제는 기독교에 수익의 10분의 1을 내는 ‘십일조’의 전통이 있음을 눈여겨보고 기독교를 받아들여 세제 개혁을 이뤘다.’‘인류 역사를 통틀어 종교, 이념, 민족, 지역을 초월했던 유일한 매개체는 돈이다. 부(富)에 대한 갈망이 인류를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신간 ‘역사는 돈이다’(잇콘)는 저자인 강승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한국은행 감사·전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가 돈이라는 동력을 축으로 삼아 세계사의 여러 장면을 해설하는 책이다.강 교수는 1077년 신성로마제국의 하인리히 4세가 자신을 파문한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에게 용서를 구한 ‘카노사의 굴욕’ 등 역사적 사건 56가지를 돈의 관점으로 분석하면서 명분과 위선으로 포장된 역사의 진짜 의도를 꿰뚫어 보지 못하면 미래는 존재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사 여러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악연은 무엇에서 비롯됐을까?, ‘하멜표류기’는 조선과 일본의 역사를 어떻게 뒤바꿔 놓았을까?, ‘카노사의 굴욕’, ‘아비뇽 유수’ 등 황제와 교황의 갈등, 환전상에서 유래한 ‘은행’의 어원, ‘성전’(聖戰)을 내세웠지만 ‘성전’(聖錢)을 위해 변질한 십자군 전쟁 등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며 정치, 민족, 종교, 사상 등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진짜 원인은 바로 ‘돈’이었다고 주장한다.부(富)에 대한 갈망이 인류를 움직였다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범위는 우리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폭넓고, 그중에는 절대 아닐 것 같은 숭고한 사건도 많다. 아직 순진한 인류애를 품은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경악하게 될지도 모른다.잇콘 출판사 측은 “대한민국은 거대한 돈의 역사에 희생된 약소국 중 하나였고, 지금도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는 위태로운 국가다. 역사는 반드시 반복된다. 명분과 위선으로 포장된 진짜 의도를 꿰뚫어 보지 못하면 미래는 존재할 수 없다. 이 책은 그러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오답 노트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저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동기가 어떻게 역사를 바꿨는지 고찰하고서 이권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사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라고 촉구한다.“내가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세계사는 힘의 논리로 흘러왔고, 그 힘이 작동하게끔 한 동인은 ‘돈’이라는 것이다. (중략) 아무리 좋은 이념이나 명분도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되면 가차 없이 버리는 것이 승자의 습성이다.”(540쪽)/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0

‘너와 세상 사이의 싸움에서’ 카프카 100주기 잠언·일기집

환상문학의 대가인 체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가 쓴 일기와 잠언을 한데 엮은 ‘프란츠 카프카 잠언·일기집-너와 세상 사이의 싸움에서’가 민음사 문고판 ‘쏜살 문고’시리즈로 출간됐다. 카프카 100주기를 맞아 펴냈다. 이 책은 카프카가 1909년부터 1922년까지 쓴 일기의 일부와 1920년에 친구인 작가 막스 브로트가 발간한 잠언집 ‘죄, 고뇌, 희망과 참된 길에 대한 성찰’에 수록된 잠언의 일부가 포함됐다. 또한 자전적 성찰, 글쓰기에 대한 카프카 자신의 견해뿐만 아니라 소설 초안과 단편들도 포함돼 있다.카프카는 1917년부터 1918년 봄 사이에 걸쳐 8절지 노트에 자신의 사상, 세계관, 종교관을 담은 아포리즘을 기록했는데, ‘프란츠 카프카 잠언·일기집-너와 세상 사이의 싸움에서’에서는 모두를 수록하지 않고, 카프카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될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발췌했다.그의 일기를 통해 카프카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흥미로우면서도 고통스럽다.카프카가 남긴 일기의 키워드는 ‘불안’이다. 병에 대한 불안뿐만 아니라 고향을 상실한 유대인으로서의 불안, 형이상학적인 삶의 불안 등이다.카프카의 잠언과 일기를 통해 독자는 카프카의 전체적인 실제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흔히 알려진 카프카의 인상과는 다른 면모를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일기에서는 카프카의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기괴하고 부조리해 종잡을 수 없는 모습 대신 진지하면서도 낭만적이고 서정적이며 열정적인 사랑꾼의 모습을 볼 수 있다.188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현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난 카프카는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꿔 1904년 ‘어느 투쟁의 기록’, 1906년 ‘시골의 결혼 준비’를 집필했고, 1908년 노동자상해보험공사에 취직한 이후로도 14년 동안 직장생활과 글쓰기 작업을 병행했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과 인간 존재의 근원적 불안에 대한 통찰로 사르트르와 카뮈에 의해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았다. 1917년 폐결핵 진단을 받아 여러 요양원을 전전한 끝에 병이 악화돼 1924년 빈 근교의 한 요양원에서 사망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0

“다시 눕혀진들 어떠리!” 86세 원로시인의 말

시력(詩歷) 66년의 황동규(86) 시인이 새 시집 ‘봄비를 맞다’(문학과지성사)를 펴냈다.1958년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월’, ‘동백나무’, ‘즐거운 편지’를 차례로 발표하며 등단한 황동규는 묶어낸 시집마다 특유의 감수성과 지성이 함께 숨 쉬는 시의 진경은 물론 ‘거듭남의 미학’으로 스스로의 시적 갱신을 궁구하며 한국 서정시의 새로운 현재를 증거해 왔다. 미수(米壽)를 두 해 앞두고 펴낸 열여덟 번째 시집은 쉼 없는 시적 자아와의 긴장과 대화 속에서 일궈낸 삶의 깨달음을 시로 형상화하고 있다.2020년 10월 ‘오늘 하루만이라도’가 선보였으니 근 4년 만에 다시 새 시집으로 독자들을 찾은 셈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시집 역시 그간 꾸준히 쓰고 발표한 시 59편과 함께 시 편 편의 주요한 처소(處所)이자 생의 후반 이십 년 가까이 시인의 발걸음과 감각을 붙잡아두고 진한 즐거움을 안겨준 공간에 대한 소회를 담은 산문(‘사당3동 별곡’) 한 편을 더했다.이번 시집에서 황동규는 녹록지 않은 노년의 삶을 이어가는 노정에도 여전히 시적 자아와 현실 속 자아가 주고받는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생의 의미와 시의 운명을 함께 묻고 답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걸으리,/ 가다 서다 하는 내 걸음 참고 함께 걷다/ 길이 이제 그만 바닥을 지울 때까지”-(‘그날 저녁’), “다시 눕혀”지더라도 “늙음의 바닥을 짚고 일어나”-(‘시인의 말’) 이어가는 것이 자신의 삶임을 명료하게 의식하는 그의 시는 누구나 열망하나 쉬이 넘볼 수 없는 여유와 온기와 다감함 역시 잊지 않는다. “끄트머리가 확 돋보이는 시”-(‘사월 어느 날’)를 향한 한결같은 열정과 함께, 삶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긍정의 진술이 가닿는 환한 깨달음, “그렇다, 지금을 반기며 사는 것”-(‘겨울나기’)이란 시인의 다짐을 거듭 곱씹게 된다.영하의 겨울, 아파트 발코니에 사이좋게 세를 든 소철과 알로에, 문주란의 바랜 색과 빛을 우두커니 바라보며 적적해하던 심중도 잠시, 붉게 움튼 제라늄 몇 송이와 고사할 줄로만 알았던 고무나무가 석양을 향해 번쩍 쳐든 잎들의 광경에서 시인은 “지금을 반기며 사는” 삶의 태도(‘겨울나기’), 그 아름답고도 절실한 생의 의미를 환기한다.이번 시집의 서시로 자리한 ‘오색 빛으로’는 시집을 통틀어서 유일한 미발표작이다. 시인이 공들여 벼린 가장 최신의 작품으로 전복 껍데기의 이미지와 운명에 빗댄 시론으로도 읽히는데, 그 시적 사유와 삶의 통찰이 깊고 눈부시기만 하다. 황동규 시인 황동규 시 특유의 극서정시(劇抒情詩)는 고목의 속삭임으로도 그 진면모를 드러낸다. “‘이런 일 다 집어치우고 싶지만/봄비가 속삭이듯 불러내자/미처 못 나간 것들이 마저 나가는데/어떻게 막겠나?’” 그렇다. 별것 아닌 사소한 삶의 전경은 살아 숨 쉬는 시인의 열정으로, 삶의 경이(驚異)로 이어진다. 맞다. “늙음의 바닥을 짚고 일어나 다시 링 위에 서는 (다시 눕혀진들 어떠리!) 한 인간의 기록이”-(‘시인의 말’) 숭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황동규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4년 전 시집 ‘오늘 하루만이라도’를 상재할 때 앞으로는 좀 건성건성 살아도 되겠구나,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 늙음이 코로나 글러브를 끼고 삶을 링 위에 눕혀버린 것이다. 이 시집의 시 태반이 늙음의 바닥을 짚고 일어나 다시 링 위에 서는 (다시 눕혀진들 어떠리!) 한 인간의 기록”이라고 적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20

“내 손으로 친환경 신라문화제 만들어요”

(재)경주문화재단이 제51회 신라문화제를 함께 만들어갈 청소년 그린 리더 ‘화랑원화단’을 모집한다.재단은 신라문화제를 지속가능한 ESG 축제로 만들고자 2022년부터 청소년 친환경 활동 프로그램 ‘화랑원화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51명의 청소년이 참여해 여름 방학 동안 친환경에 대해 배우고 업사이클링 작품을 만들어 신라문화제에서 선보였다.2024년도 ‘화랑원화단’은 7~8월 중 6주간 △친환경 교육 수강 및 체험 △신라문화제 친환경 체험 콘텐츠 기획 등에 참여한다. 또한 오는 10월 개최되는 제51회 신라문화제에서 △행사장 환경정화 활동(플로깅) △친환경 체험·전시 운영 등의 활동을 펼치며 ESG 축제 만들기에 앞장설 예정이다.경주시에 거주하는 14세부터 19세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모집 인원은 총 50여 명이다. 참여 비용은 무료이며, 활동 성과에 따라 자원봉사 시간, 교통비, 수료증 등을 받을 수 있다.활동을 희망하는 경우 오는 7월 15일 오후 6시까지 구글폼(https://forms.gle/XeXMEZ3d3NNwvf4ZA)에 접속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축제사업팀(054-777-6784)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9

“최고 수준 오페라 관람 기회 놓치지 마세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10월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을 앞두고, 얼리버드(조기예매) 할인을 오는 7월 1일 자정까지 진행한다.티켓 할인 이벤트인 ‘얼리버드’(조기예매)를 통해 메인 오페라 공연 좌석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얼리버드로 예매하면 최저 1만4000원이라는 가격에 최고 수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특별히 이번 얼리버드 기간 동안 VIP석, S석, A석, B석의 한정된 수량을 정상가의 50% 할인해서 제공하는 그레이석(GV석, GS석, GA석, GB석)도 판매한다. 이번 얼리버드 티켓예매 이벤트에 해당하는 공연은 메인 오페라 5편(‘장미의 기사’, ‘광란의 오를란도’, ‘264, 그 한 개의 별’,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라 트라비아타’)이며, 티켓 가격은 2만원~10만원이다. 나머지 공연들은 일반 예매가 시작되는 7월 2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한편, ‘길을 열고 나아가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10월 4일부터 11월 8일까지 36일간 5편의 메인 오페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구 초연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로 개막해 한국 초연으로 이탈리아 페라라 시립오페라극장을 초청한 비발디의 ‘광란의 오를란도’, 카메라타 창작 오페라 연구회의 결실인 ‘264, 그 한 개의 별’, 국립오페라단의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광주시립오페라단 프로덕션인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만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9

방언학자가 수집한 맛깔난 문학작품들

이상규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전 국립국어원장·사진)가 최근 저서 ‘문학방언’(한국문화사)을 출간했다.국어학자이자 방언학자, 또한 시인으로서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이 명예교수는 40여 년 넘게 방언 수집과 연구에 매진해 왔다.이 교수는 우리나라 시문학사에서 토속적인 언어를 선호했던 시학 발전을 새롭게 정리해 책에 담았다. ‘우리말의 곡진한 결, 방언으로 쓴 문예’라는 부제가 붙은 해당 도서는 100여 명이 넘는 전국 각 도별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방언의 문학적 효과와 시사적 의미를 분석한다. 이 교수의 그간의 방언 자료와 기록을 총집결한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자의 오랜 연구와 노력 끝에 나온 책으로서 독자들은 각 지역의 토속적인 언어를 녹여낸 문학 작품을 통해 국어의 다양성과 지역 고유의 특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방언 연구자들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이 책은 총 3장과 부록인 참고문헌으로 구성돼 있다.1부 ‘시의 행간에 둥지를 튼 방언’은 시 작품에 방언의 옷을 입히다, 방언은 한국전통 예술미학의 뿌리, 방언 시의 미학이 포함돼 있다.2부 ‘문학 방언의 풍경’은 정원에 한 가지 꽃만 피어 있다면, 시 그릇에 방언을 담아낸다, 이상화의 시에서 방언의 해독, 대구방언으로 걸쭉하게 쓴 상희구의 시 등 4장으로 구성돼 있다.3부 ‘방언고고학’은 방언과 우리들의 삶, 방언은 토착 지식의 창고, AI 시대에 제주어 연구 확장과 보전이 포함돼 있다.저자는 머리말에 “돌이켜 보면 내 삶의 거의 대부분 시간을 우리말의 곡진한 결을 가진 방언 수집과 연구에 공을 들였다”며 “방언 자료조사와 정리 그리고 해석이라는 연구 목표와 이러한 연구가 갖는 철학적 함의로서 언어의 다양성과 다원공존이라는 한 시대를 꿰뚫는 사유에 깊이 천착하였던 시절을 돌이켜 본다”고 적었다.한편, 이상규 교수는 1979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개원에 발맞춘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적 방언조사 사업에 조사연구원으로 첫 발을 디딘 후에 일본 동경대 객원연구교수로 방언지도 연구를 통해 컴퓨터를 활용한 K-mapmaker라는 방언지도제작시스템을 우리나라 최초로 구축한 바 있다. 국립국어원장 재직(2006~2009년) 중에는 폐쇄적인 표준어 정책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기 위해 남북방언조사사업을 비롯한 일상생활전문용어 조사사업 추진과 더불어 한국시인협회를 통해 전국 방언으로 쓴 시집 간행을 도와 ‘시인 101명, 내 고향말로 시를 쓰다’라는 부제를 단 방언시집 ‘요 엄창 큰 비바리야 냉바리야’가 출간됐다. 올 초부터는 본지에 ‘이상규의 시와 방언 이야기’를 연재 중이며, 몇몇 칼럼은 이번에 간행된 ‘문학방언’에도 게재됐다.대표 저서로는 ‘방언학 개설’, ‘방언의 미학’, ‘국어방언학’, ‘문학 속의 경상 방언’, ‘경주지역의 삶과 언어’, ‘위반의 주술’, ‘시와 방언’, ‘시어방언사전’ 등이 있다. 지난해 말 출판한 ‘프네우마 시편’ 등 다수의 시집도 펴낸 바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9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와 함께하는 ‘클래식 토크쇼’

대구콘서트하우스는 20일 오후 7시 30분 챔버홀에서 클래식 토크쇼 ‘아티스트 나우(NOW)’ 시리즈 일환으로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 초청 공연을 개최한다.‘아티스트 나우(NOW)’는 무대 위 아티스트와 나누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 그의 음악세계를 집중하는 기획공연. 연주는 물론이고 음악전문 기자의 친절한 해설과 주목받는 연주자의 현주소를 담은 솔직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는 다양한 온도의 소리를 표현하는 클라리넷을 더욱 세련된 음색으로 연주하며 수준급의 정교한 테크닉을 갖춘 국내 최고의 클라리네티스트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의 디플롬과 마스터과정을 졸업했으며, 세계적인 클라리네티스트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현 수석, 벤젤 푹스를 사사했다. 일본 최고의 악단인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 및 종신단원을 역임한 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음악제 콩쿠르 2위를 비롯해 다수의 콩쿠르에서 우승 및 입상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조성호는 가브리엘 피에르네, 제럴드 핀치, 로베르트 슈만, 프랑시스 풀랑크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무대 위 아티스트와의 토크를 이끌어줄 진행자는 김호정 중앙일보 클래식 음악 전문기자가 맡는다. 김호정 기자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JTBC 프로그램 ‘고전적 하루’, 문화재청 덕수궁 음악회 등 다양한 클래식 음악 콘텐츠에서 흥미로운 해설과 진행을 통해 아티스트와 관객이 더욱 가까워지는 클래식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9

‘팝의 여왕 마돈나’ ‘필트다운 사건’ 뮤지컬로 재탄생

국내 유일의 글로벌 뮤지컬 축제인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오는 21일 개막한다.다음 달 8일까지 18일간 펼쳐지는 이번 페스티벌에선 프랑스·미국·영국·네덜란드·중국·일본·한국 등 역대 최다인 7개국 25개 작품이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연장에서 소개된다. 개막작은 프랑스 뮤지컬 ‘홀리데이’다. 이 작품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팝의 여왕 마돈나의 전설적인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작품을 공개한 뒤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딤프를 통해 선보인다.폐막작으로는 미국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과 중국 뮤지컬 ‘비천’이 장식한다.‘싱잉 인 더 레인’은 고전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비천’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뮤지컬의 세계화를 위한 초석과도 같은 대작이다. 베이징 대극원에서 국내 투어를 마치고 DIMF 무대에 오른다.네덜란드 뮤지컬 ‘슬랩스틱-스케르조’와 영국 뮤지컬 ‘더 라이온’도 무대에 오른다. ‘슬랩스틱-스케르조’는 2023 에든버러 페스티벌 코리안 시즌에서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정통 코미디 작품이다. ‘더 라이온’은 단 한 명의 배우가 기타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1인극으로, 뛰어난 기타 연주와 함께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다.한국 뮤지컬 ‘미싱링크, 어느 사기꾼의 이야기’ ‘왕자대전’ 등도 관객과 만난다.‘미싱링크, 어느 사기꾼의 이야기’는 이번 축제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DIMF와 창단 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시립극단이 공동 제작했다. 오랑우탄 머리뼈를 인류 조상의 화석이라고 속인 ‘필트다운 사건’을 모티브로 한 현실 풍자극이다.이밖에 뮤지컬 관련 학과 학생들의 무대를 만나는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거리공연인 ‘딤프린지’, ‘홍보대사와 함께하는 스타데이트’ ‘열린뮤지컬특강’ ‘하이터치회’ 등 DIMF만의 특색있는 부대행사가 준비돼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22일 오후 6시 30분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DIMF 개막식과 뮤지컬 갈라 콘서트도 한다. 한국 최고의 뮤지컬 디바인 최정원을 비롯해 마이클 리, 신영숙, 정동하, 로랑 방, 에녹, 유회승, 유태양, 몽니 등이 참여한다. 폐막일인 7월 8일 오후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선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제18회 DIMF 어워즈’가 펼쳐진다.배성혁 집행위원장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뮤지컬로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고물가 시대에 누구나 부담 없이 뮤지컬을 접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할인 방안을 마련했다”며 “올해도 편하게 딤프를 찾아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8

‘경북 스토리스쿨’ 교육생들 다양한 분야서 성과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 스토리스쿨’ 교육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스토리스쿨 기획자 과정 교육을 받은 김영미(한국재생아트협동조합 이사장) 교육생이 제작한 작품 ‘영원한 삶의 친구 꽃’이 지난 10일 경북도청 홍익관 앞에 전시되며 주목을 받았다. 코리아휴먼아트협회와 공동으로 제작된 이번 작품의 주제는 ‘환경과 공존 그리고 행동’. 소재도 알루미늄 캔과 리사이클 고철 그리고 생명을 상징하는 다육식물을 활용해 제작했는데 보는 이들에게 공존과 순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만든 작품이다.김영미 교육생은 “이번 작품을 통해 환경 보호와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다”며 “경북 스토리스쿨 교육을 통해 더욱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만들어 보고싶다”고 덧붙였다.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운영한 경북 스토리스쿨은 지역의 창작자와 기획자를 발굴하고 스토리산업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토리 특화 교육 프로그램이다.첫해인 지난해에는 김송현 교육생이 쓴 전국 최초의 발달장애인 수필집 ‘송현 생각’이 출판된 데 이어, 경북 스토리스쿨 참여자들이 창작한 작품이 영화와 뮤지컬 계약으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특히, 올해부터는 경북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포항시지부, 선린애육원, 힐스대안학교 등과 협력해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누구나 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Barrier-Free) 특화과정을 도입, 더 많은 사람들이 창작활동에 참여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이종수 진흥원장은 “문화산업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스토리인데 경북 스토리스쿨의 교육생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우리 지역 스토리 창작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7

한국 수필 선구자, 한흑구의 문학적 일대기

‘모란봉에 모란꽃 피면 평양 가겠네’ 표지 ‘단 한 편의 친일문장도 쓰지 않은 영광된 작가’로서 20세기 한반도와 대공황기 미주대륙에 새겨진 ‘한흑구의 문학과 삶’을, 그의 문학적 일대기를 93편의 이야기들로 엮어낸 책이 나왔다. 포항 출신의 중진 이대환(66) 작가가 최근 펴낸 ‘모란봉에 모란꽃 피면 평양 가겠네’다. ‘Han’s Aria 한흑구 아리아’라는 부제가 붙었다. 매 편에 인용한 한흑구의 작품과 그 상황을 통찰한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면서 마치 해설을 곁들인 아리아 93곡을 감상하듯이 읽을 수 있다.1950년 8월 15일, 광복 5주년에 41세 한흑구는 아내와 같이 어린 자녀 넷을 데리고 포항에서 출발해 꼬박 한 주일을 걸어 부산의 동래 다리 밑에 닿았다. 곧바로 수영비행장에 주둔한 미군 지휘부의 통역관이 되어 공초 오상순, 조지훈, 청마 유치환 등 종군 문인들의 저녁 술자리를 책임지는 임무에 충실히 나선다. 그해 10월 국군과 유엔군이 평양을 수복하고 문인 대표들도 평양으로 날아가게 되자 조지훈은 평양 토박이 한흑구에게 동행을 강권한다. 그러나 한흑구는 이렇게 사양했다. “나는 모란봉에 모란꽃이 피면 평양에 가겠네.” 책 제목으로 삼은 이 장면이 첫 번째 아리아 애인보다 가까운 조지훈과 함께/다시 모란봉에 올라보고 싶지만이다.두 번째 아리아 아버지는 창끝에 찔려 넘어졌고/나와 동무는 도망하여 나왔노라는 한흑구가 열 살 때(1919년) 경험한 3·1운동을 24세의 미국 유학생이 돼 1933년 3월 9일 ‘신한민보’에 발표한 시 ‘3월 1일’을 인용하고 있다. 세 번째 아리아는 ‘함박눈 내리는 날 지게꾼이 오고/어머니는 소리 없이 울었네’로, 한흑구가 일곱 살이었던 어느 날에 아버지(한승곤)가 중국(상하이)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 떠나는 장면이다. 이후로는 그의 유년 시절부터 1979년 11월 그의 임종과 장례를 담은 아흔세 번째 아리아 흰 갈매기의 울음소리를 들으러/검은 갈매기는 영일만 바닷가 흙 속으로까지가 시계열에 어긋남 없이 그의 작품을 현장의 증언처럼 인용하면서 정연하게 이어진다.서른아홉 번째 아리아 식민지 조국에 돌아와/문학의 길로 정진하겠다는 한흑구의 자화상까지는 주로 그의 시를 인용하고, 마흔 번째 아리아 ‘헐어지는 집’에 돌아와 휘트먼을 호출하고/16만 평양시민의 종합지 ‘대평양’을 창간하다부터 마지막(아흔세 번째)까지는 주로 그의 산문을 인용한다. 쉰아홉 번째 아리아 문학의 장르로서 수필의 독자적 가치와 양식을/한국문학사에 개척하고 정립하다에서는 영미 에세이의 역사와 작품들을 일목요연하게 통찰한 지식을 바탕으로 단단한 ‘수필문학론’을 피력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일제강점기 한국 수필문학의 선구자로서 한흑구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해방된 평양이 ‘붉은 도시’로 돌변하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탈출해 서울 문단에 합류하고 미군정청 통역관을 지냈던 한흑구가 1948년 늦가을에 세속적 명리를 멀리하고 낯선 땅 포항에 출현하는 모습은 예순한 번째 아리아 포항시 남빈동의 낡은 집을 둥지로 삼는/검은 갈매기에 담겨 있다. 포항에 정착한 그는 월트 휘트먼, 칼 샌드버그, 랭스튼 휴즈 등 미국 대표 시인들의 시를 번역해 번역시집 ‘현대미국시선’을 펴내고, 세계적 음악가로 ‘애국가’와 ‘코리아 판타지’를 작곡한 안익태를 가형처럼 도와주며 함께 지냈던 필라델피아 템플대학 유학 시절을 A와 K라는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편소설 ‘젊은 예술가’도 발표하지만, 1955년 4월 18일 동아일보에 발표한 시적 수필의 명작 ‘보리’가 보여주듯이 문학적 정혼을 수필 창작에 기울이며 동아일보 조선일보 매일신문 영남일보 현대문학 시문학 수필문학 등 다양한 여러 매체에 많은 수필을 발표했다.마흔 살을 앞두고 솔가해 포항에 정착한 한흑구는 ‘향수’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으로 일관했다.전후 폐허의 포항을 재건할 때는 미군의 도움을 불러오는 일을 조용히 해내고, 다시 일어서는 포항의 기상을 전국에 알리는 글을 쓰는가 하면, 포항수산대학 교수로서 후학을 길러내며 이명석, 김대정, 박영달, 최성소, 김녹촌, 손춘익 등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흐름회’를 조직해 문학운동의 활기를 불어넣었다.그러나 70세에 다가서며 생의 종점을 예감하는 한흑구는 가슴 깊이 봉인해둔 향수 주머니의 실밥이 터져 버린다. 이대환 작가 그래서 글로 만든 ‘평양 안내지도’라 불러도 손색없을 ‘모란봉의 봄’ 같은 수필을 쓴다. 아흔 번째 아리아 꽁꽁 봉인해둔 침묵의 향수(鄕愁)에/속절없이 그만 실밥이 터지고다. 1979년 11월 지상의 마지막 음식으로 냉면을 맛보고 나서 자택에서 숨을 거둔 그는 영일만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포항시 죽천리 언덕에 묻혔다. 아흔세 번째 아리아 흰 갈매기의 울음소리를 들으러/검은 갈매기는 영일만 바닷가 흙 속으로다.이대환 작가는 “포항 육거리에서 서울까지 363킬로미터고 백두산까지래야 두 배도 못 되는 672킬로미터인데, 언젠가 평양 사람들이 포항에 와서 선생을 기억해주고 남녘 사람들이 모란봉에 올라가 선생을 추억해 주는 그날이 올 것이라 믿고 기다리며 이 책을 선생의 영전에 바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7

국립경주박물관 ‘통일신라 수구다라니’ 연구 성과 공개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오는 21일 통일신라 다라니 신앙과 수구다라니를 주제로 국립경주박물관 대강당에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수구다라니와 다라니를 담았던 금동경합에 대한 조사 연구 결과를 소개한 ‘통일신라 다라니’ 학술조사연구자료집을 발간하고, 특별전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을 개최했다.이번 학술심포지엄은 학술조사연구자료집에 수록한 기초 조사 과정과 내용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분야별 심화 연구로 새롭게 밝혀낸 성과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신라의 다라니 신앙과 사리장엄에 대한 이해를 돕고, 통일신라 수구다라니의 내용 및 특징을 다룬 다채로운 주제 발표와 토론이 있을 예정이다.발표는 △신라의 사리장엄과 다라니(한정호, 동국대학교) △신라의 다라니 신앙과 한자 수구다라니의 의미(옥나영, 홍익대학교) △범자 수구다라니 구조 및 내용 분석(한재희, 동국대학교) △수구즉득다라니의 금강신상, 그리고 금동방형경합(임영애, 동국대학교) △수구다라니의 보존처리와 복원(장연희, 국립중앙박물관) △금동 경합의 제작 방법과 형식(신명희, 국립경주박물관) 여섯 개의 주제로 진행된다.주제 발표에 이어 남동신 교수(서울대학교)의 사회로 여섯 명의 발표자와 토론자인 김연미(이화여자대학교), 김수연(이화여자대학교), 강형철(경희대학교), 박아연(국립경주박물관), 박미선(국립중앙박물관), 채해정(극립경주박물관)이 함께 열띤 종합토론을 펼칠 예정이다.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사전 예약 없이 행사 당일 현장 등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발표와 토론 내용이 담긴 자료집이 제공될 예정이다.한편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번 학술심포지엄 개최를 기념해 지난해 공개된 통일신라 수구다라니와 다라니를 담았던 금동 경합을 18일부터 6월 30일까지 신라미술관 2층 불교사원실에서 특별 공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6

권세진·이재호 두 작가가 발견한 일상의 아름다움

대구 갤러리분도는 17일부터 7월 6일까지 권세진, 이재호 작가가 참여하는 ‘Cacophony+(카코포니 플러스)’ 전시를 개최한다.(사)박동준기념사업회(이사장 윤순영)와 갤러리분도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갤러리분도가 매년 신진작가 발굴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열어온 카코포니(Cacophony·불협화음) 전시의 연장 선상이다.이 전시기획을 통해 소개된 젊은 작가는 75명이다. 서툴지만 실험정신을 담은 작가 지망생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기획 의도 아래, 고(故) 박동준 갤러리분도 대표의 의지 아래 15년 동안 이어져 왔다.일반 상업화랑에서 미술대를 갓 졸업한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린 작가에게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 2021년부터는 ‘카코포니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카코포니 플러스 전시는 기존 카코포니와 달리 당해 미술대 졸업생에 한정됐던 작가 선정 기준을 이미 미술계에 한발 내딛은 신진 작가로 영역을 넓혔다.이번 전시 작가는 현재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권세진·이재호 2인전으로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들을 심도 있게 선보일 예정이다.전시장에 들어서면 권세진의 ‘Quiet time(조용한 시간)’ 주제로 크게 두 가지의 유형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첫 번째는 수묵으로 바다의 윤슬을 묘사한 ‘조각 그림’ 연작이고, 두 번째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드로잉 한 ‘먹지드로잉’이다. 서로 상이해 보이는 두 작업은 표현 기법은 다르지만,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서 그림을 접근해 대상 그 자체를 그리기 위한 것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형상(形像)을 통해서 내면의 깊은 사유를 유도한다. 작가는 몇 년 전부터 바다의 윤슬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는데, 윤슬의 모양은 수면(자연)의 움직임에 따라 그 모양이 바뀐다. 잔잔히 출렁이는 바다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한 모노톤으로 드러내는 그의 작업에서 윤슬의 아름다움, 찬란함, 고요함, 은은함을 발견한다. 그 따스한 빛을 통해 잠시 그 날의 일상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두 번째 먹지드로잉은 그가 일상에서 관심이 가는 대상에 주목해 봄에 첫 시작을 알리는 진달래, 잔(Glass), 커피의 핸드드립 기구 등을 묘사하면서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며 빛 바래진 교과서에 실린 그림 같은 느낌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 작품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은유로 회고적으로 대상을 바라보며 사유의 대상으로 인식해 대상과 나, 나와 사물간의 경계를 제거함으로 대상과 하나가 되는 물아(物我)의 현상으로 대상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이재호는 일상에 중요하지 않는 것들과 당연한 듯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새로운 시각이나 의미를 부여해 ‘몬스터’, ‘호이호이’ 시리즈를 창작해 세상에 소외되고 있는 존재에 대해 담아냄으로써 함께 이 세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작업을 해왔다.최근작 ‘지나치는 풍경’시리즈들은 작가가 매일 같은 길을 산책하면서 너무 익숙해서 무시하고 지나쳤던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똑같은 장소이지만, 그날의 상황, 계절과 날씨, 기분에 따라 다르게 혹은 새롭게 보이는 자연의 대상을 마주하고 느꼈던 그 순간 본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유화 물감의 붓질을 속도감 있게 드로잉 하듯이 한 번에 그려내는 그의 그림은 거침없이 자연을 드러낸다.그는 같은 산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출발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인 것을 알고, 언제나 주변을 360도로 살펴보려고 노력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선을 작가의 생동감 있는 필력으로 그려낸 지나치는 풍경을 보면서 우리도 늘 일상에서 접하는 세상을 새로운 시각을 바라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