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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가 함정임의 유럽 묘지 순례기

소설가 함정임(60) 씨가 유럽 묘지 순례기 ‘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현암사)를 펴냈다. 함 씨가 지난 2020년 등단 30주년을 맞아 펴낸 아홉 번째 소설집 ‘사랑을 사랑하는 것’(문학동네)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저작이다.이번 책은 작가 특유의 유목민적 상상력, 애도의 글쓰기를 고스란히 이어간다는 점에서는 친근하지만 묘지를 순례하는 형식으로 쓰였기에 완전히 새롭다.스무 살 때부터 저자를 사로잡았던, 유럽의 시인, 소설가, 화가, 음악가, 극작가, 영화감독들이 생전에 살던 곳과 영면에 든 공간을 찾아간 문학적 묘지 순례기다.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의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합장묘, 200만 명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개선문에서 장례식을 치렀던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 빅토르 위고가 묻힌 국립묘지 팡테옹, 묘석도 비석도 없이 묘를 사이에 두고 가느다란 길만 나 있는 톨스토이 묘 등을 찾은 저자는 문학과 예술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살았던 시대와 역사, 삶과 예술을 문학적 단상들과 함께 들려준다. 저자가 직접 찍은 다채로운 풍경과 여행 사진도 실렸다.그는 작가의 말에서 “지중해 바닷가 언덕,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에 다시 갔다. 스무 살 때 처음 그곳 꿈을 꾸었고, 스물여덟 살 때 꿈을 실현했고, 32년 만에 그 앞에 다시 선 것이었다. 이런 행위, 이런 삶은 무엇일까. 설렘도 황홀도 슬픔도 덧없음도 한갓 한순간. 무엇을 붙잡으려 했던 것일까. 이것이 문학, 순정인가. 돌아와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적었다.함 씨는 1990년 등단한 이래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여행하는 인간) 작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다. 그간 소설집 아홉 권, 장편 네 권, 중편 한 권을 냈고 여러 산문집과 동화, 번역서도 펴냈다. 현재 동아대 한국어문학과에서 연구·강의와 소설 창작을 병행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3

데뷔 60주년 남진, 그의 인생을 책으로 만난다

가요계를 대표하는 트로트 레전드 남진(80)의 가요계 데뷔 60주년을 맞아 그의 인생 전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상상출판은 1960년대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남진의 음악 인생과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오빠, 남진’을 최근 출간했다. 책은 ‘원조 오빠에서 영원한 오빠로’란 부제가 붙었다.전남 목포 출신으로 지난 1965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남진은 1967년 작곡가 박춘석의 ‘가슴 아프게’로 대히트를 치며 20대 초반 나이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당대 최고의 배우인 문희와 신영균이 주연한 ‘미워도 다시 한번’이 한국 영화 역대 최다 관객을 불러 모으면서 영화 주제곡을 부른 남진은 뜨거운 인기를 얻는다.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남진이 베트남 참전을 자청해 해병 2여단 청룡부대 일원으로 월남으로 출병할 때는 많은 국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눈물을 흘리며 무운을 빌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베트남에서 3년 복무를 마치고 월남에서 돌아온 남진은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인기 절정을 구가했다. 흡인력 있는 외모와 박력 있는 목소리, 하반신을 흔드는 현란한 춤동작 등 여러모로 프레슬리와 닮았기 때문이었다.뜨거운 인기를 얻은 슈퍼스타 남진은 1970년대 한국 가요계의 아이콘으로서 라이벌인 가수 나훈아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다. 발라드풍의 독특한 트로트 히트곡 ‘마음이 고와야지’, ‘님과 함께’, ‘목화 아가씨’, ‘빈 잔’, ‘둥지’ ‘당신이 좋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그는 국민 가수이자 60여 편의 영화에도 출연한 영화배우이기도 하다.책은 남진의 데뷔부터 영화배우로서의 활동, 해병대로 월남전 파병, 도미, 대한민국 톱스타에 이르기까지 그 화려했던 시대를 차례로 정리한다. 남진의 가수 인생을 통해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를 함께 조망하고 있다.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며 노래를 만들어갔던 과정, 영화배우로 활동할 때의 에피소드 등 이제껏 풀지 않았던 국민가수 ‘남진’의 이야기들이 △프롤로그-왜 이제 와서 ‘남진’인가 △1장 오빠는 풍각쟁이-한국 대중음악의 태동…. △14장 제2의 전성기와 트로트 열풍 부활 △15장 가수 남진과 인간 남진 △에필로그-남진의 마지막 무대는 등 총 15장에 나뉘어 고스란히 담겼다.남진은 에필로그를 통해 “시간이 갈수록 음악은 내 인생의 전부인 것 같아요. 예전에도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너무 바빠서 절반쯤만 몸을 담갔다면, 지금은 노랫말 한 소절 한 소절에 몸 전체를 푹 담그고 싶어요. 그래야 후회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상상출판 측은 “남진의 음악 인생은 우리 가요사와 그대로 겹친다. 가수 남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사를 탐구하는 일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2024-06-13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폭염의 참상 낱낱이 기록

신간 ‘폭염 살인’(웅진지식하우스)은 미국의 기후과학전문기자 제프 구델이 ‘열국 열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본 달궈진 지구의 모습에 대한 폭염 르포르타주다. 대폭염 시대를 맞아 세계 방방곡곡이 해마다 ‘역대급 더위’를 경신하는 가운데 지구는 점점 더 빠르고 더 뜨거운 멸종을 향해가고 있다. 20년간 기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온 저자는 지구촌 곳곳의 폭염 실태를 토대로 기후 변화가 몰고 오는 파국적인 결과를 경고한다. 원제목이 ‘더위는 당신을 먼저 죽일 것이다’(The heat will kill you first)인 책은 기후 변화의 영향은 점진적인 것이 아니라 살인적인 폭염으로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이 책은 산업혁명 이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23년을 예견한 책으로 미국 사회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평균기온 45도를 웃도는 파키스탄부터 시카고, 사라져가는 남극에서 파리까지 가로지르며, 우리 일상과 신체, 사회 시스템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폭염의 참상을 낱낱이 기록한다.2019년 기준 48만9000명에 달하는 전 세계 폭염 사망자는 허리케인과 태풍, 수해 등 모든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의 합계를 훨씬 웃돈다. 그중 자신이 ‘더워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 상상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저자는 폭염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쉽고 빠르게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경고한다.저자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더위’가 여름의 낭만이 아니라 지구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열’ 그 자체라는 점에 주목한다. 대기와 해류뿐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일종의 ‘열 관리 시스템’이며 열역학의 원칙에 따라 열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형태로 변환된다. 열을 내는 유기체인 인간의 몸은 한계치인 습구온도 35도를 넘으면 고체온증을 겪다가 순식간에 열경련과 열사병으로 치닫는다.열은 우리의 사회 시스템마저 붕괴시킨다. 통계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자살과 유산(abortion)이 늘어난다. 혐오 발언과 강간 사건을 비롯한 각종 강력범죄 빈도가 높아진다. 저자는 지구상 모든 존재의 생존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적 문제가 골딜록스 존(Goldilocks zone), 즉 생존 가능 영역 밖으로 한 발짝 내디뎠다며 우리의 폭염 불감증에 경종을 울린다.저자는 한때 풍요의 땅이었으나 이제는 죽음의 땅으로 변모한 ‘매직 밸리(Magic Valley)’, 리오그란데 계곡과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어버린 텍사스 옥수수 경작지를 찾아가 절망하는 농부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한다.우리가 받아든 폭염이라는 청구서에 자비는 없다. 이 책에 따르면, 평균기온 1도씩 상승할 때마다 미국의 GDP의 약 1퍼센트인 3000억 달러(약 4조 원)가 증발한다. 이 손실액은 2050년 50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더위를 피하기 위한 야생의 대탈출도 벌어지고 있다. 육상 동물들은 현재 10년마다 약 20킬로미터씩 북상하고 있으며, 대서양대구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160킬로미터, 산호마저도 매년 약 32킬로미터씩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따뜻해진 해류로 해수면이 상승하며 해안 도시의 주민들도 집을 버리고 이주를 택한다. 인천, 부산 등 한국의 해안 도시들도 전 지구적 기후 이주 대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저자가 만난 수많은 기후과학자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지구 열탕화의 원인이 ‘화석연료 사용’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화석연료 사용 비중은 2024년 현재 82%로 여전히 증가세다. 2023년 미국의 주요 석유 및 가스 생산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절망적이다. 저자는 특히 폭염을 피할 수 없다면 그 위험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허리케인 ‘카트리나’처럼 폭염에 이름을 붙이고 이미지화하는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불과 20년 뒤면 전 세계 인구 70%가 살게 될 도시의 모습에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강철 그리고 실외기로 가득 찬 도시는 열을 가두는 찜통 그 자체다. 뉴욕시는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도시에 그늘을 만들었고, 세비야는 지하수로 기술을 활용해 도시를 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3

TK 찾은 유인촌 장관 “지역 관광경쟁력 높이겠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구를 방문, 홍준표 대구시장과 회동했다.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 동안 대구·경북을 찾은 유 장관은 11일 저녁 대구에 도착해 팔공산 동화사에서 숙박체험을 했다. 12일에는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을 면담하고 문화체육관광 관련 지역 현안들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업인 대구 국립근대미술관과 국립뮤지컬컴플렉스 조성 사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3일에는 안동으로 넘어가 맹개마을을 방문해 농촌관광 현장 및 전통주양조장을 찾아가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유 장관은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광역관광개발 활성화 포럼’에도 참석한다. 이 포럼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대구·경북 3대 문화권 사업 전반을 평가하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지역관광조직 관계자들과 함께 ‘광역관광개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유 장관은 이후 경북 봉화군 베트남 마을에서 조성 중인‘K-베트남 밸리’현장을 임종득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부 호 주한베트남 대사 등과 찾아가 사업 추진 현황을 살펴볼 계획이다.유 장관은 “우수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 관광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지자체, 여러 관계기관과 더욱 힘을 모으겠다”며 “국민들도 ‘여행가는 달’ 캠페인이 마련한 알뜰하고 풍성한 여행 혜택을 부담 없이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곤영·성지영 인턴기자

2024-06-12

빛바랜 그대로… 박목월 미발표 육필 詩 노트 출간

경주 출신의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박목월(1915~1978)의 미발표 육필 시(詩) 166편이 종이책 10권으로 출판됐다. 책 총 10권의 제목은 각각 ‘생활’, ‘사람’, ‘신앙’, ‘가족’, ‘기념’, ‘제주(경주 외)’, ‘사랑’, ‘자연’, ‘동심’, ‘시인’등이다. 시인이 등단한 1938년 초부터 타계한 1978년 3월까지 활동하던 40년의 창작 생애가 담겨 있다.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 우정권(단국대 교수) 위원장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종이 책까지 출판하게 됐다”며 “박목월 시인의 미공개 시 노트 80권에 있는 400여 편의 작품 중 엄선한 166편을 감성 주제별로 1종 10권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우 위원장은 “실제 노트에 있었던 것과 같도록 노트의 색이 바래지고 찢어진 흔적들을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며 “독자들이 실제 노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기 위해 활자본이 아닌 육필로 된 복각본으로 출판했다”고 설명했다.앞서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는 지난달 박목월 시인의 미발표 친필 노트 80권(총 400여 편)에 담긴 166편을 원본 이미지와 낭송 음성 등이 결합한 디지털북을 발간했다. 위원회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플랫폼 ‘피카펜’도 출범시켰다.각각의 작품에는 수록작을 선정한 박목월육필시발간위원(박덕규 단국대 명예교수, 우정권 단국대 교수, 방민호 서울대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 전소영 홍익대 초빙교수)들의 해설이 모두 실렸다.디지털북은 피카펜에서, 종이책은 일반 서점에서 구매해 볼 수 있다.한편 피카펜은 이번에 박목월의 개인 첫 시집 ‘산도화’도 1955년 초판본 형태로 복원해 디지털북과 복각본으로 각각 발행했다.‘산도화’는 박목월 시인의 대표작인 ‘나그네’를 비롯해 ‘윤사월’, ‘청노루’, ‘산도화’ 등이 수록된 한국 서정 시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집이다. 자연친화적 서정의 절정을 보여주는 시들로 구성돼 있다. 1940년대부터 1950년대 초기 목월 시의 집대성이자, 그 시기 모국어로 도달할 수 있는 한국 서정시의 절정을 보여준다.한편 박목월은 ‘나그네’를 비롯한 수작을 남긴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으로, 조지훈·박두진과 함께 청록파로 불렸다.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북 경주에서 자랐고 대구를 거쳐 서울에서 오래 살았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6-12

파리 올림픽에서 ‘K-북’ 매력 알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7월 26∼8월 11일)’을 계기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프랑스 현지에서 ‘케이-북’ 전시와 작가 행사 등 다양한 한국 도서 홍보행사를 마련한다고 11일 밝혔다.먼저 파리 중심가에 위치한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오는 8월 30일까지 한국의 그림책과 문학서적 등 출판콘텐츠가 상설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의 원천’(L’origine de la K-Culture)이라는 주제로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 ‘글 없는 그림책’을 비롯한 프랑스에서 출간된 한국문학 작품, 한국 웹소설 중 웹툰·드라마 등의 원천 콘텐츠가 된 작품 등 110종을 선보인다.‘사라진 저녁’(권정민, 창비), ‘줄타기 한판’(민하, 글로연) 등 지난해 신설된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 8종, ‘선’(이수지, 비룡소), ‘빙산’(오세나, 킨더랜드) 등 ‘글 없는 그림책’ 51종을 소개한다.지난해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에 이어 2024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를 비롯해 이승우의 ‘지상의 노래’(민음사), 편혜영의 ‘서쪽 숲에 갔다’(문학과지성사), 진은영의 ‘훔쳐가는 노래’(창비), 마영신의 ‘엄마들’(휴머니스트) 등 38종도 프랑스 번역본과 함께 전시한다.‘김비서가 왜 그럴까’(정경윤, 가하), ‘시멘틱 에러’(저수리, 톤(TONE)) 등 웹툰,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된 웹소설 작품 13종도 소개한다.김상근·오세나·이소영·정진호 등 한국 그림책 작가 4명은 이달 11~13일 파리 현지의 서점, 도서관, 박물관, 학교 각 2곳씩 8곳에서 현지 아동들을 대상으로 그림 그리기,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연수회를 진행한다.14일 프랑스 대학언어문명도서관(BULAC)에서는 한국과 프랑스 작가들의 북토크도 열린다.문체부와 출판진흥원은 이번 전시와 작가 행사를 시작으로 올림픽 개최 기간인 8월 6~7일에는 파리올림픽 코리아하우스 소극장에서 작가 행사를 열고, 10월에는 프랑스 K-박람회를 통해 다양한 한국 출판콘텐츠를 소개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4-06-12

KBS국악관현악단, 소리꾼 장사익·박애리와 무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기획공연 ‘KBS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하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가 오는 22일 오후 3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열린다.이번 공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악관현악단인 KBS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연주하는 우리 시대의 국악 명곡과 우리 가곡, 민요 등 다양한 음악들을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를 비롯해 ‘우리시대 소리꾼’ 국악 가수 장사익, 국악인 박애리와 남상일, 소프라노 이경진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출연해 품격있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KBS국악관현악단은 재일교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의 창작 국악곡 ‘프론티어’와 각 지역의 아리랑을 묶어낸 희망과 화합의 의미를 담은 ‘아리랑 연곡’을 들려준다. ‘프론티어’는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음악으로 주목받은 곡으로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한국인의 바람을 담은 곡이다.장사익은 우리네 감정이나 정서를 가장 한국적으로 노래하는 소리꾼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또 우리시대 삶과 희망을 노래하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찔레꽃’, ‘꽃구경’, ‘봄날은 간다’ 등 대표곡을 들려준다.국악인 박애리는 국립창극단에서 춘향, 심청 등의 주연배우로 활약했으며 다양한 방송 활동과 공연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악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국악인 남상일 역시 대한민국 대표 국악인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국악인으로 손꼽힌다. KBS 국악관현악단과 함께 호흡을 맞춰 ‘희망가’ ‘사노라면’ ‘사랑가’ ‘고장난 벽시계’ 등으로 각각 멋진 무대를 선보인다. 소프라노 이경진은 풍부한 음악성과 화려한 테크닉의 신예 콜로라투라(성악곡에서 빠른 경과구나 트릴 등에 의해 기교적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선율)다.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지키자는 의지가 담겨 널리 애창되고 있는 가요 ‘홀로 아리랑’과 윤학준 곡의 ‘마중’을 노래한다.안동문화예술의전당 측은 “이번 공연은 자식을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들을 위한 감사의 표현으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연을 준비했다. 평소 국악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좋은 선물이 될 명품 공연”이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한편 KBS국악관현악단은 1985년 창단연주회 이래 실험적인 시도와 더불어 새로운 계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음악회를 열며 우리 음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우리 음악의 발굴과 보존,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2

선 하나에 작가의 감정 담아 소금화실 ‘정통 펜화 전’ 개최

포항 호텔 영일대 웰(WELL) 갤러리는 오는 16일까지 ‘펜으로 그려본 세상’ 정통 펜화 전을 열고 있다.정통 펜화란 철 펜촉에 잉크를 찍어 선을 교차시키는 해칭기법으로 형태를 그려내는 것을 말한다.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쓰는 것처럼 긴 인내와 집중을 요구하는 정교한 작업이다. 가장 단순해 보이는 도구인 펜으로 수 십만 번 선을 긋고 중첩된 선의 조화로 완성된 작품은 그 과정에서 겪은 힘겨움과 세심함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특별한 매력을 발산한다. 쉽게 그은 선 하나부터 복잡한 형태를 구성하고 만드는 모든 단계가 중요하며 이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있다.이번 전시회는 30여 년 펜화에 천착해온 한국펜화가협회 회장 허진석 작가의 문하생들로 구성된 ‘소금화실’ 회원들의 첫 번째 회원전으로 마련됐다. 허진석 작가는 인물과 풍경을 펜촉으로 절묘하게 묘사해 독보적 펜화 작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화단에서는 최고의 경지라고 인정한다. 포항·포스코불빛대전에 한국 최초로 펜화 분과가 신설되는 데 일조하는 등 지역사회에 펜화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포항 소금화실과 경주 동국대평생교육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 제자들이 한국미술대전, 부산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포항불빛대전 등 전국 공모전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 등 다수 입상 했다.이번 전시에 출품한 27명의 회원 중 82세 고령의 손원조 씨는 고건축만 무려 50여 점을 그려 개인전을 했으며, 이금선 씨는 부산과 포항을 오가며 펜화를 배우다 부산미술대전에 출품해 종합 대상을 수상했다. 김옥주 씨는 고래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서 오직 고래만 그리는 작가가 됐으며, 권도순 씨는 소를 100여 마리 키우고 농사를 지으면서 개인전을 두 번이나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그 외 회원들은 정계를 은퇴하고 펜화를 시작한 최양식 전 경주시장, 포스코켐텍의 CEO였던 민경준 사장 등 직장을 은퇴하거나 현재 직장인으로 직업도 다양하며 2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는 저마다 개성 있고 스토리가 있는 그림으로 포항·경주의 문화유산, 풍경화, 인물화, 비구상적인 펜화 작품 6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허진석 작가는 “펜화는 펜 선 하나 하나 작가의 의도와 감정이 오롯이 드러나며 가장 직관적이면서 감성적인 예술 장르다. 무엇보다 작품 한 점 하기까지는 많은 인내와 노동력이 수반 되가 때문에 작품을 완성하고 느끼는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내 안에 감춰진 재능을 발견하고 사각거리는 펜 소리와 함께 예술적 감성에 빠지고 싶다면 펜화에 입문하기를 권해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1

대구시립합창단, 평일 오전에 만나는 ‘작은 음악회’

대구시립합창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김인재)의 기획연주 ‘작은 음악회’ 두 번째 공연이 오는 14일 오전 11시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린다. 부지휘자 최석문의 지휘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평일 오전 시간에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국가곡합창, 뮤지컬, 재즈, 대중가요합창 등 다양한 색깔의 무대를 선사한다.첫 무대는 ‘사랑 그리고 그리움’을 주제로 한국가곡합창 3곡을 연주한다. 풋풋한 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곡 ‘첫사랑’과 아름다운 가사와 서정적 멜로디가 어우러져 가슴 저리게 하는 곡 ‘못잊어’, 그리고 기쁨의 맑은 물이 모여 메마른 세상을 적신다는 내용의 곡 ‘기쁨에게’를 들려준다.두 번째 무대는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밝고 신나는 ‘동요 메들리’(‘구슬비’ ‘노래는 즐겁다’ ‘퐁당퐁당’)로 꾸며지며, 세 번째 무대는 대구시립합창단원 이영규(소프라노)의 독창 무대로 조지 거슈윈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 중 아리아 ‘서머 타임’과 뮤지컬 ‘캣츠’수록곡 ‘메모리’를 노래한다.이어지는 특별 출연 무대에서는 김남훈의 재즈 원더랜드가 선사하는 ‘노스탤지어 인 타임즈 스퀘어(Nostalgia in Times Square)’와 ‘밤양갱’이 펼쳐진다.마지막 무대는 ‘아름다운 세상’, ‘제비처럼’, ‘가요메들리(‘나는문어’ ‘신호등’ ‘Dynamite’ ‘아메리카노’)’ 3곡을 대구시립합창단과 김남훈의 재즈 원더랜드가 함께 연주하면서 대미를 장식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1

국학진흥원, 웹진 담 6월호 ‘조선의 가계 경영자’ 발행

한국국학진흥원은 ‘조선의 가계 경영자’를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6월호(124호)사진를 발행했다.이번 호에서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 즉 가정을 잘 운영하는 것이 국가를 잘 다스리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여겼던 조선시대 가계 경영을 살펴볼 수 있다.‘18세기 대구 양반 최흥원의 가정경영 분투기’에서 김명자 경북대 외래교수는 대구부 해안현 칠계(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살았던 백불암 최흥원(1705~1786)이 31세부터 50여년 동안 쓴 ‘역중일기’를 바탕으로 최흥원이 가정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요목조목 살펴본다.조윤서 기자는 ‘조선 양반가의 손님 초대 요리는 미슐랭 부럽지 않은 귀한 맛이다’에서 조선의 조리서 ‘수운잡방’을 소재로 한 경북콘텐츠진흥원 주관 브랜드웹툰 ‘안동 선비의 레시피’를 소개한다.웹진 담(談)에서는 조선의 가계 경영자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모락모락’에서는 모처럼 아버지와 상봉한 독선생을 그린다. 대물림된 배앓이로 고생하는 독선생에게 아버지가 태화탕을 건넨다. 독선생은 태화탕을 보며 자식에게 미안해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다.‘가부장이 가장 노릇마저 못하여’에서는 창극 ‘장화 홍련’을 소개하며 가족을 지킬 의지가 없는 가장인 아버지 배씨의 존재가 공포이고,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던 가부장제가 비극이었다고 말한다.‘보릿고개 넘기기’에서 백이의 아버지인 정 진사는 보릿고개에 가뭄까지 닥치자 집안뿐만 아니라 고을의 형편을 두루 살펴 곳간을 열고 곡식을 내어 돌본다. 백이와 목금이는 이무기 강철을 만나 가뭄의 원인을 알게 되고, 억울하게 죽은 후 연못에 버려졌던 배씨 자매의 도움으로 그의 노여움을 풀어 준다. 그 후 이들의 마을에는 시원한 비가 쏟아진다.‘즐거운 나의 집 오헌’은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무섬마을의 오헌 편액에 관한 이야기이다. 박제연(1807~1890)의 호이자 당호인 오헌에는 여든이 넘도록 관직 생활을 하며 가족과 함께 살고자 했던 마음과 고향 영주를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웹진 담(談) 2024년 6월호(124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6-10

시각예술가 5인의 산책

대구아트웨이(옛 아트랩범어)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스페이스 2~4에서 2024 기획전시 2부 ‘산책자’를 개최한다.김정은, 박정원, 송주형, 전은진, 최목운 등 다섯 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하고, 조경,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송주형 작가는 스페이스2에서는 미디어아트,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송주형 작가는 도시 속에서 채집한 자연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인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도시의 정체성을 되찾고,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서 나아가기 위해 가상의 자연적 풍경을 구현함으로써 스스로 비워내는 정화 과정과 함께 정신적 자유를 제시한다. 전은진·박정원 작가는 스페이스 3에서 공간을 새롭게 활용해 회화, 조경 작품을 선보인다. 전은진 작가는 낯선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반경을 넓혀간다. 주변을 맴돌며 그 안에서 마주하는 장면을 수집하고 편집한다. 그리고 발견의 즐거움, 매혹과 몰입의 감정을 작업실로 가져와 흰 캔버스 위에서 자신만의 산책을 시작한다. 이번 전시에는 밤 산책에서 발견한 초록을 담은 작품이 전시된다. 박정원 작가는 이끼를 주제로 전시장을 테라리움으로 탈바꿈시킨다. 오랜 시간을 버티고 견뎌 단단해진 이끼에 자신을 투영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삶을 성찰한다. 스페이스4에서는 김정은 작가와 최목운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김정은 작가의 설치 작품인 ‘flooding’은 도시를 살아가는 수많은 관계 속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품으로 도시 구석진 밑바닥에 설치된 우수관을 다양하게 연결해 선보인다. 최목운 작가의 조각 작품 ‘물끄러미’ 시리즈는 오롯이 물과 물그릇으로 표현된 작품으로 높낮이를 다르게 설치해 시선의 흐름을 이동시키며 지그시 응시하도록 한다.오는 22일부터는 6세 이상, 초등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예술 코드 로드’도 함께 열린다.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 감상과 자유로운 의견을 나누고, 자연과 도시의 상호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며 다양한 재료로 산책로를 탐색하는 수업이다. 또한 산책 중에 발견한 이미지를 중첩해 모빌을 만드는 시간도 진행된다.전시·교육 등 자세한 사항은 대구아트웨이 홈페이지(www.dgartway.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0

경주독립실험영화제 첫 개막

오는 18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제1회 경주국제실험영화제’가 처음으로 개막된다.경주대학교와 서라벌대학이 통합된 신경주대학교 AI융합미디어창업학과 라익권 교수사진가 기획한 영화제다.개막작으로는 김옥연의 ‘늦깎이 대학생’, 최수진의 ‘새로운 출발 멋진 인생’, 김혜성의 ‘상추’, 김남희의 ‘수평선’, 손해령의 ‘흐르는 강물’이 상영된다.이 작품 모두는 포항, 경주 지역에서 촬영돼 영화를 통해 지역 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경주에 있는 대학교가 포항에서 제1회 영화제를 여는 파격을 택한 점은 이 영화제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 내년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경험을 쌓아 국제영화제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첫 개막작은 ‘커브(Curve)’라는 타이틀로 옴니버스 형태를 띠고 있다. 곡선이라는 ‘커브’는 우리 삶의 운명과 인생, 회귀, 윤회 등 굴곡진 인간들의 삶과 궤적을 반추한다. 라익권 교수는 “포항이나 경주는 로케이션 장소로서 가끔 이용되지만, 이 지역 자체에서 영화나 실험영화가 제작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다른 지역의 타자가 아닌 이 지역을 토대로 살아온 주체자가 직접 만들어내는 영상물 속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장소성에 대한 정체성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저 외관상으로 보이는 경관이 아닌 오랜 역사 속에서 깊은 뿌리와 애환을 더 쉽게 잘 풀어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뿐만 아니라 영상매체의 불모지와 같은 지역에서 앞으로는 영화산업의 전초기지를 꿈꿀 수 있는 첫 걸음을 어렵사리 이번에 내딛는다”면서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독립실험영화제는 상업영화와 달리 많은 준비 자본 없이도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최근 확산 추세에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0

한진욱 ‘어머니의 참깨밭’ 시집 출간

한진욱 시인. “풀 뽑고 이랑 세우다 거칠어진 고운 손손톱 밑 검은 때 씻을 틈 없이솔가지 연기 피워 차려낸저녁상 한 모서리에밤하늘 깨알 같은 별들이내려앉았다하얀 꽃 갈바람에 흩어져 가고참깨 씨앗 저리도 여물었는데울 엄마 지친 몸은 병이 깊어져문풍지 바람에 우는 겨울 어느 날내 마음도 바람 따라 함께 울었다” - 한진욱 시‘어머니의 참깨 밭’ 중에서. 포항의 한진욱(62) 시인이 첫 시집 ‘어머니의 참깨밭’(생각나눔)을 출간했다.시집에는 1부 ‘길’, 2부 ‘세월’, ‘풍경’, 4부 ‘먼산’으로 나눠 모두 66편의 주옥같은 시들이 담겼다.‘어머니의 참깨밭’,‘코스모스 들녘’, ‘봄비’, ‘나의 살던 고향’, ‘산사의 밤’, ‘유월의 아버지’ 등의 시편은 고향, 향수, 정 등 어릴 적 살던 고향에 대한 향수와 부모님의 정 등 들풀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간절하고 순정한 눈빛으로 형상화했다는 평을 듣는다.표제작 ‘어머니의 참깨밭’은 깨 농사를 지으며 손이 거칠어지고 손톱 및 검은 때 씻을 틈 없이 힘들고 가난한 시기를 지나온 어머니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섬세한 감각으로 그려내고 있다.시인 강대환(자필문학회장)은 서평에서 “‘어머니의 참깨밭’ 시는 서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강가에 노을이 물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맑고 깨끗하다. 시인은 그리움의 전형, 그리움의 화산이다. 사유와 사색이 가물거리는 기억의 끝을 붙잡고 사색의 통로를 개척해 나가는 그 모습은 물질만능화로 자칫 사장될 수 있는 휴머니티를 꽃피우는 위대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마로산성’에서는 백제 시대에 축성된 전남 광양의 4대 석성 마로산성에 대해,‘아버지의 마당’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애잔함에 대해, ‘다시 찾은 학교 길’은 어렸을 때 다녔던 초등학교, 꿈을 키웠던 공간에 관해 이야기했다. ‘어머니의 참깨밭’시집 표지. “살아도 살아도 낯선 도시의 불빛/ 흐느낄 수조차 없는 고달픔이 밀려올 때/ 기억 속에 어둑한 강둑길 찾아가면/ 달빛 물든 코스모스 어서 오라 손짓하였다….”-‘코스모스 들녘’. 그밖에 ‘달맞이꽃’, ‘능소화’ 등에서는 젊은 시절 힘들었던 시인의 마음을 고향처럼 위로해 줬던 꽃들에 대한 추억을 노래했다. 한진욱 시인은 “모두가 힘들고 가난한 시기였지만 자라고 성장하는 동안 세상은 넓은 황금빛 들녘과 푸른 강, 그리고 맑고 높은 하늘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사람들 사이에는 정이 넘쳤다. 그러다 보니 어른이 된 후에도 마음속에는 늘 그런 풍경들이 잔상으로 남아 있었고, 시의 방향성도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물밀듯 밀려드는 말들, 다 소화하지 못해 밀리고 밀리다가 내 서랍에 갇혀 있던 말들을 이제야 세상에 내보낸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한 시인은 경주에서 태어나 포스텍 대학원을 졸업한 뒤 포스코 니켈 법인 SNNC 전무, 포스코 EC 전무로 재직하다가 지난 1월 퇴직했다. 현재는 포스코 EC 자문위원으로 있다. 2017년 ‘어머니의 참깨밭’으로 ‘지필문학상’ 신인상을 수상, 등단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0

“시민 활동가 ‘시너지 6기’ 모집해요”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예술영화관 인디플러스 포항이 오는 11일까지 시민 활동가 ‘시너지 6기’를 모집한다. 시너지(Cinergy)는 Cinema(영화)와 Energy(힘, 활기)의 합성어이자 ‘동반 상승 작용’을 일컫는 Synergy(시너지)의 중의적 의미를 담아 지은 인디플러스 포항의 공식 영화동아리 명칭이다.이번 시너지 6기로 선정되면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월 2회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각종 GV(감독과의 대화), 시네토크(평론가 해설), 시네아카데미 등의 행사에 참여 및 홍보하는 서포트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활동영역은 △단편 영화 제작단 △영화 매거진 제작단 △시민 모더레이터단 3개 분야로 진행된다.단편 영화 제작단은 핸드폰이나 AI기술을 활용해 직접 단편 영화를 제작하고, 그 결과를 관객들과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손바닥 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는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한층 더 향상된 영화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영화 매거진 제작단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상영하는 영화와 각종 기획전의 평론과 후기, 영화를 사랑하는 포항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디플러스 포항 연간지의 기획·출간을 담당한다.시민 모더레이터단은 인디플러스 포항의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시너지 PICK’프로그램을 통해 영화 주제 선정과 작품 선정, 홍보 등 독립영화를 기획·상영한다. 또한 기획전 GV 행사의 영화감독·평론가 섭외와 시네토크 등 영화 프로그래머와 문화 기획자의 영역을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다. 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영화와 관련한 기획 및 제작 활동에 시민들의 직접 참여해 봄으로써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보다 많아지길 기대한다” 고 밝혔다.자세한 내용 및 신청 방법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9

‘낙관적 허무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다양한 일상 속 ‘탈출구’ 예술로 풀다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은 특별 기획전 ‘AnyWay’를 오는 11일부터 8월 25일까지 미술관 전관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낙관적 허무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의 일상에 관한 탐구를 담은 전시다. 낙관적 허무주의는 세계의 존재에 있어 이유가 없기에 삶에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철학적 사유다. 전시 ‘AnyWay’의 제목은 말 그대로 ‘그래도’, ‘여하튼’ 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Any’, ‘Way’ 두 단어를 합친 ‘어느 길’이라는 단어로도 해석될 수 있다.이번 전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청년작가 김채연, 류은미, 이이영 3명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허무주의가 팽배해진 오늘날의 시대상을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탈출구를 예술로 풀어내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참여형 전시회인 이번 전시의 구성 중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김채연 작가의 스케치가 한 공간의 전면을 채우고, 관객은 스케치 안에 자신만의 색을 채워 넣는 과정을 통해 30m에 달하는 작품을 작가와 관객이 함께 완성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미술관에서는 정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관객들에게 예술은 더 가까이,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매체라는 것을 소개하기 위한 장이다.김채연은 ‘우울’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된 ‘우기(雨氣)’라는 캐릭터로 관람객들과 다양한 감정을 공유한다. ‘우울’이라는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며, 일상에 자연스레 내려 앉아있다. 김채연 작가는 그런 일상 속에서 잠들어있는 ‘우울’이라는 감정에 초점을 맞춰‘우기’와 함께 일상에서의 탈출, ‘도시’와 반대되는 개념인 ‘자연’을 찾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그대의 자연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류은미는 소통의 부재와 관련된 언어체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상대를 배려하며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기본소양이 돼버린 사회에서 ‘나’의 감정과 의사전달을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류 작가는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과연 ‘제2의 언어’들이 해결할 수 있는지 탐구하기 시작했다. 작가가 탐구하며 사용하는 제2의 언어들은 직설적이진 않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시켜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작가 본인의 이야기 혹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낸다.이이영은 일상의 순간을 담는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 마치 산책하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이 행위는 언뜻 보면 그림일기와도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이영 작가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한 기억과 기록들은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를 희미하게 거울과 같이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9

국립대구박물관, 대구대와 패션컬렉션 행사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규동)이 10일 대구대학교와 함께 개관 30주년 기념 기획 패션컬렉션 을 개최한다.이번 패션 컬렉션은 한국 전통 복식을 모티프로 열리는 것으로, 지역·국내 패션 관련 예비 전문가를 발굴하고 대구경북 지역 복식문화연구 및 패션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의 일종으로 기획됐다. 특히 대구박물관은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아 패션컬렉션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복식문화 전문 박물관으로서의 콘텐츠 다양화를 목표로 한다.대구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와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Face Off-창의성으로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패션의 지평을 여는 순간을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박물관 유물과 연계한 한국 전통테마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비롯한 약 80점의 우수한 패션작품을 선보인다.국립대구박물관은 복식문화를 대표하는 전문박물관으로서 ‘한국의 허리띠-끈과 띠’, ‘선비의 멋, 갓’, ‘한국의 공예Ⅰ-우리옷과 금박’ 등 우리 전통·근현대 복식을 주제로 한 특별전시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12월에는 기존 복식문화실을 새단장해 전시 구성을 개편하고 총 300여 점의 복식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다.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한국의 신발, 발과 신’전을 열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4-06-09

올해의 책 읽고 ‘원북원 포항 서평 공모전’ 참여하세요

포항시립도서관(관장 도병술)은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두 달간 ‘2024 원북원 포항 서평 공모전’을 개최한다. 2024 포항시 올해의 책 3권(△어린이 부문-‘백오봉, 새 학교에 가다’(최소희 저) △청소년 부문-‘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이꽃님 저) △일반 부문-‘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정보라 저) 중 한 권을 읽고 느낀 감상평을 표현하면 된다.A4 용지 한 장 분량의 글로 표현하는 ‘한 장 서평’, 직접 그린 그림으로 표현하는 ‘그림 서평’ 2개 부문으로 진행되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이메일(pohang_lib@naver.com)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문화프로그램-원북원포항)·우편(경북 포항시 북구 삼호로 31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 4층 사무실 공모전 담당자 앞)으로 접수하면 된다.1인당 부문별 참여는 가능하나 한 부문에 중복참여는 할 수 없으며, 입상작의 저작권은 포항시에 귀속되고 응모된 작품은 반환하지 않는다.또한 이미 발표된 작품이나 모방성이 인정되는 작품 혹은 표절 사실이 밝혀질 경우 시상 후라도 입상을 취소할 수 있으며, 수상 작품은 포항시 행사에 활용될 수 있다.접수된 작품은 심사를 거쳐 2개 부문 총 32명의 수상자를 선정, 수상자에게는 포항시장상을 수여하고 부상으로 포항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선정 결과는 9월 10일 개별 연락 및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며, 공모전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시립도서관 사서팀(270-4602)으로 문의하면 된다.도병술 시립도서관장은 “2024 원 북 원 포항 서평 공모전을 통해 국민의 독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이고 책 읽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기를 고대한다”며 또한 “많은 국민이 공모전에 참가해 자신의 문학적·예술적 역량을 마음껏 펼쳐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4

포항문화재단 ‘구룡 For You’, 지역관광 활성화 한몫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이 지역 대표 관광지인 구룡포 일원에서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6일간 개최한 ‘구룡 For You’ 문화관광 행사를 통해 구룡포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3일 밝혔다. 이 행사는 ‘당신을 위한 구룡포’라는 콘셉트로 ‘체험·공연·전시·이벤트·텐트영화관’ 등을 선린대, 포항과학기술고, 구룡포초등 등 지역 내 학교와 연계해 독특하고 차별화된 문화관광 행사로 기획됐다.먼저 체험프로그램은 드라마 스토리를 반영해 △필구의 야구모자 만들기 △가족 액자 만들기 △사랑무드등·키링 만들기 △동백이 페이스페인팅 △향미의 네일아트 등으로 구성해 구룡포만의 낭만과 이색적인 매력에 스며들게 구성했다. 요일별로 △7080 포크송 △상쾌한 나들이송 △자이언트 버블쇼 △마술사의 매직쇼 공연과 함께 마지막 날엔 △랜덤플레이 댄스 배틀 △마리오네트 공연을 중심으로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동백이집을 비롯해 구룡포에서 찍은 사진 즉석 인화로 가족, 동료, 친구, 연인 등 ‘구룡 For You’ 행사장에 방문한 관광객들이 소중한 추억을 남겨갈 수 있도록 했다.이 밖에 텐트영화관은 전회차 사전 예약이 매진되며 인기리에 성료됐고, 현장 예약을 기다리는 관광객은 아쉬운 마음에 힐링 쉼터의 구룡포 오션뷰 ‘윤슬 맛집’에 매료돼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구룡 For You’ 문화관광 행사에서는 아라예술촌, 과메기문화관 등과 연계한 스탬프 투어와 영수증 이벤트를 통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상권 활성화를 도모해 자연스레 관광지를 알리려는 노력으로 지역 상생, 이미지 제고에 힘쓴 결과가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4

“어둠 속에서 ‘페인팅 아트’를 체험해보자”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 문화도시센터는 어둠 속 빛을 테마로 한 페인팅 아트 체험 ‘네온 브러쉬’를 구 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에서 오는 8일까지 개최한다.세계적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피버(fever)가 주최하는 ‘네온 브러쉬’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세계 각지에서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팝업 페인팅 체험 이벤트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지방에서는 포항에서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참가자들은 어둠 속 형광 조명 아래, 예술가와 함께 ‘특수 물감’과 ‘특수 조명’을 활용해 빛과 그림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를 즐길 수 있다. 참가자들은 현실과 상상이 넘나드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캔버스에 그리기도 하고 공간의 벽에 포항의 풍경과 색을 입히기도 한다. 참여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반짝이는 빛의 조합은 현실과 상상 사이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네온 브러쉬 in 포항’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총 6회차 프로그램이 일반 오픈 될 예정이며, 포항시민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한다. 참여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구 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에서는 과거 냉동창고의 얼음을 상징하는 프리즘 작품과 기계화된 예술에 대한 미학적 기준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설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6-04

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경주서 만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경주에서 공연된다. (재)경주문화재단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챔버 버전 공연을 오는 7월 19, 20일 이틀간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러시아 황실 발레의 절정을 이룬 19세기 작품으로, 189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130년 넘게 사랑받아온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다. 샤를 페로의 동화를 바탕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연기와 기교가 들어있는 고난도 작품으로, 발레 본연의 우아함을 살려 관객을 매료시킨다. 또한, 플로레스탄 왕궁을 재현한 웅장한 무대 세트와 의상, 군무의 형식미, 주역의 화려한 그랑 파드되, 여섯 요정들의 베리에이션, 로즈 아다지오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작품은 1994년 초연됐으며 2000년 북미투어, 2012년 국내에서 재연됐다.총 3막으로 구성된 작품은 원작 동화의 감성에 더해진 화려한 몸짓과 기교를 넘는 고전 발레 본연의 우아함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또 깊은 잠에 빠진 웅장한 왕궁을 재현한 무대 세트와 화려한 궁중 의상, 고전 발레의 기본기가 엄격하게 훈련된 60여 명의 무용수가 출연하는 대작이다. 무용수들의 개성 넘치는 기교와 변주보다는 까다로운 교과서적인 기준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클래식 발레의 웅장함과 완결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성과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이번 공연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정수를 담은 챔버 버전으로 구성됐으며, 줄거리와 무관한 춤을 생략하고 해설을 추가해 발레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해설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문훈숙 단장이 직접 맡아 공연을 이끌 예정이다.공연 입장권은 6월 3일 오전 10시 티켓오픈으로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4

AI·메타버스 영화 ‘갬프월드’서 즐기세요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 이하 진흥원)이 오는 15일 개막하는 ‘2024년 경상북도 국제 AI · 메타버스 영화제(이하 영화제)’를 관람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갬프월드(GAMFF WORLD)’를 지난 3일 선보였다.진흥원이 주관해 구축한 GAMFF WORLD는 AI와 메타버스라는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영화예술을 선도하고자 하는 영화제의 취지에 걸맞게 가상의 공간에서 세계 각국의 영화를 관람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이 플랫폼은 국내 첫 AI·메타버스 영화제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도 초청작 및 공모전 수상작 등을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한옥의 운치와 하회탈을 콘셉트로 한 특별영화관, 미국의 상징 할리우드와 러시모어 산 등을 담은 미국관, 우주를 소재로 한 미래 GAMFF관 등 다양한 콘셉트의 영화관을 곳곳에 배치해 눈길을 끈다.그 외에도 영화제 개막식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사용자들은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영화제의 생생한 현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 또 개막식, 폐막식 등 주요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체험할 수 있다. 거기에 사용자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경험을 가져다 줄 OX 퀴즈와 점프맵 게임 등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상호작용 콘텐츠도 제공된다.이종수 진흥원장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같이 진행하는 이번 국제 AI·메타버스 영화제는 지역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을 세계에 알릴 중요한 계기가 될 것” 이라며 “영화제가 큰 성공을 거두어 새로운 미래 영화산업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웹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인 GAMFF WORLD는 특별한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웹 환경에서도 바로 접속할 수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GAMFF WORLD 웹사이트(www.gamffworld.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편, ‘2024년 경상북도 국제 AI · 메타버스 영화제’는 오는 6월 15, 16일 이틀간 국내 최초로 온·오프라인을 통한 AI·메타버스 영화제로 개최된다. 구미시 금오산도립공원 특설무대에서 개막식과 함께 공모전 순위발표, 레드카펫, 인기가수 공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4

서애 류성룡 저술 ‘징비록’ 최초 책판 대량 발굴

조선 중기 문신인 서애 류성룡(1542~1607 )이 임진왜란을 기록한 ‘징비록’의 최초 책판 209장이 발굴됐다.3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징비록’은 조선 건국 후 최대 위기였던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과 도체찰사로 류성룡이 전쟁을 총괄 지휘하며 전란을 치뤄낸 생생한 경험을 정리한 회고록이다.조선시대에 여러 판본으로 간행돼 널리 유통됐다. 조선통신사를 통해 일본으로 전해져 1695년에는 일본판 ‘조선징비록’이 발행되기도 했다.현재 전해지는 판본은 17세기 초반에 간행된 목활자본(8권본)과 1647년 무렵에 간행된 목판본(16권본), 1894년 옥연정사에서 간행한 목판본(16권본) 등이다.목활자본은 고서만 일부 남아 있고, 1894년 간행 목판본은 고서와 책판이 모두 남아 있다. 이번에 발굴한 1647년 무렵 제작한 책판은 그동안 낱장 몇 장만 전해졌을 뿐이다. 이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이 시기에 제작된 책판을 대량 발굴한 것이다.이 책판은 류성룡 외손자인 조수익(1596∼1674)이 경상도관찰사로 재임하고 있을 때 판각 작업을 시작해 제작한 것으로, 문경에서 보관돼 오던 것을 지난달 초 청주정씨 정봉진가(家)에서 기탁한 것이다.간행 관련 기록은 이의현(1669 ~1745)이 지은 ‘운양잡록(雲陽雜錄)’에 수록돼 있다.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된 1894년 옥연정사 간행 책판(16권본)과 비교한 결과, 두 책판의 권차는 동일하지만 형태가 확연히 다름을 밝혀냈다”며 “17세기 중반 책판의 형태적 특징, 마구리 부분의 판각법 등으로 보아 이번에 발굴한 책판은 1647년 무렵에 새긴 책판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또 “당대 판본과 비교해보면 책판의 마모와 계선(界線) 및 획의 탈락, 판심 부분의 어미(魚尾) 모양 등이 일치하는 것을 통해 그 근거가 더욱 명확해진다”고 설명했다.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은 “ ‘징비록’은 임진왜란을 다룬 책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이다”며 “이 책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국가적 위기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목적과 함께, 목판의 제작을 통한 문헌의 보급이 그 바탕에 있다”고 말했다.정 원장은 또 “이번에 발굴한 책판 209장은 ‘징비록’의 출판 인쇄사와 목판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자료임이 분명하다”며 “앞으로도 한국국학진흥원은 기록유산의 가치를 확산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3

순수한 자연의 모습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

변진석사진 서양화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 4일부터 9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 변 작가는 의사라는 본업에 화가라는 창조적 활동을 겸하고 있는 예술가다.그의 작품은 보편적 시각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풍경화’ 형식 속에 자신의 사유적 형상을 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던 기간 중(2019∼2021) 미뤄뒀던 창작활동을 새롭게 시작한 그에게 이번 전시는 2003년 첫 개인전 이후 20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자유로운 야외 활동을 갈망했던 그는 코로나가 끝난 후 국내외 주요 명산을 여행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와 프랑스 남부, 몽블랑 남쪽 Courmayeur, Vai Veny, Vai Frrret, 스페인 북부 Picos de europa, 피레네 산맥 등을 직접 트레킹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스케치하고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등 비경을 고스란히 풍경화로 옮겨 놓았다.변 작가의 풍경화는 특별한 경험이나 일상에서 수집한 다양한 이미지를 사실적 묘사를 통해 회화의 전통매체인 유화로 재현해 낸다. 대부분 작가가 풍경화를 다루는 보편적 방법을 따르고 있어서 전통적 풍경화 양식과 기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산과 계곡, 나무와 강 그리고 숲 등과 같은 자연 풍경을 투시와 원근법으로 그려낸다. 변 작가가 이 같은 풍경화에 깊은 사색과 지적 유희를 새롭게 즐기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20여 년간 미뤄왔던 묵은 숙제를 풀어내듯 2년 동안 화실을 오가며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다. 일찍이 여행하며 그림 소재로 다루기 위해 촬영해 뒀던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그리고 알프스, 피레네산맥 사진들이 새삼 효자 노릇을 해줬다. 변 작가는 풍경 요소를 그려내는 데 있어 멀리서 바라본 호수와 웅장한 바위산, 푸른 들판에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은 명쾌한 구성력으로 보여준다. 그의 작품 색감에 주목해 볼 수 있는 요소는 청명한 대기의 색상과 맑은 가을 하늘, 진하디진한 녹색 나무숲, 눈부신 설경, 노랗게 물든 가을풍경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전통 회화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시대적 흐름에 반응해 소재와 기법의 테두리 안에서 유연한 자세와 태도를 보이며 미의식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변진석 작가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작가 변진석은 여행이나 일상에서 마주한 풍경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며 휴식을 누리고자 하는 소소한 감정을 작품에 담고자 한다. 작가가 바라보고 그림으로 담고자 하는 풍경은 인위적 힘이 미치지 않은 야생의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이 가꾸어 낸 ‘문화적 자연’이기보다는 순수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변진석 작가는 2003 전국 일요화가회 스케치대회 대상, 2002 부산 비엔날레 사생대회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2022 대구 아트페스티벌, 2023 대구아트페스티벌에 참여했다. 현재 변진석 성형외과 원장이기도 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3

지브리 작품의 환경 철학, OST와 함께 들어요

포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청년클래식그룹 레마앙상블은 4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음악회 ‘니캉내캉-with 스튜디오 지브리 OST’를 연다.이날 음악회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해 레마앙상블에서 기획한 공연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속 음악을 피아노 5중주 연주로 들을 수 있다. 5년 간 호흡을 맞춘 연주자들의 풍성한 연주에 더해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작품에 담긴 환경에 대한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설로 풀어내는 공연으로, ‘이웃집 토토로’,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원령공주’, ‘벼랑 위의 포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OST 곡들을 해설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출연진은 플루티스트 김지혜, 클라리네티스트 최민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진, 첼리스트 김민경, 피아니스트 길은영, 해설 안서련 등이다.안서련 음악감독은 “이번 음악회를 통해 스튜디오 지브리가 담은 환경적 책임에 대한 메시지를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아픔에 공감하고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가치 있는 음악으로 레마앙상블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한 날로, 범세계적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작은 실천에서 환경보호가 시작됨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환경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했다.

2024-06-03

개관 20돌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작오페라 소재 공모전 개최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오페라 개발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창작오페라 소재를 공모한다. 개관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도약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기존 카메라타 연구회를 구성해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창작오페라를 보다 대중 친화적이며 참신한 소재로 대구오페라하우스만의 대표 브랜드 오페라 개발에 활용하고자 이번 공모를 추진하게 됐다.오페라 탄생의 근원지였던 16세기 피렌체의 ‘카메라타’ 정신을 계승한 대구오페라하우스의‘카메라타 창작오페라 연구회’는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오페라 제작을 목적으로 구성된 연구모임이다. 2021년 첫 모임 이후 4년간 여러 번에 걸친 쇼케이스와 작품 수정 및 보완을 거쳐 대구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민족시인 이육사를 소재로 한 순수 창작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이 최종 선정됐으며, 올해는 마침내 무대와 의상을 갖춘 전막 오페라 작품으로 제작돼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이번 공모전은 오는 28일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창의성 및 독창성, 목적성 및 적합성, 작품 활용 가능성 등의 심의기준에 따라 두 건을 선정한다. 선정된 작품에는 각 1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선정된 소재는 창작오페라 제작과 공연을 위한 작곡 및 대본 집필에 활용될 예정이다.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카메라타 창작오페라 연구회’에서 탄생한 창작오페라가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브랜드 오페라가 되고, 나아가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작품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그 첫 단추가 될 이번 공모전에서 참신하고 매력적인 소재가 선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공모전 관련 자세한 사항은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및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6-03

포항문화재단, ‘구룡 For You’ 행사로 구룡포 지역관광 활성화 기여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이 지역 대표 관광지인 구룡포 일원에서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6일간 개최한‘구룡 For You’ 문화관광 행사를 통해 구룡포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3일 밝혔다.이 행사는 ‘당신을 위한 구룡포’라는 콘셉트로 ‘체험·공연·전시·이벤트·텐트영화관’ 등을 선린대, 포항과학기술고, 구룡포초등 등 지역 내 학교와 연계해 독특하고 차별화된 문화관광 행사로 기획됐다.먼저 체험프로그램은 드라마 스토리를 반영해 △필구의 야구모자 만들기 △가족 액자 만들기 △사랑무드등·키링 만들기 △동백이 페이스페인팅 △향미의 네일아트 등으로 구성해 구룡포만의 낭만과 이색적인 매력에 스며들게 구성했다.요일별로 △7080 포크송 △상쾌한 나들이송 △자이언트 버블쇼 △마술사의 매직쇼 공연과 함께 마지막 날엔 △랜덤플레이 댄스 배틀 △마리오네트 공연을 중심으로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또한 동백이집을 비롯해 구룡포에서 찍은 사진 즉석 인화로 가족, 동료, 친구, 연인 등 ‘구룡 For You’ 행사장에 방문한 관광객들이 소중한 추억을 남겨갈 수 있도록 했다.이 밖에 텐트영화관은 전회차 사전 예약이 매진되며 인기리에 성료됐고, 현장 예약을 기다리는 관광객은 아쉬운 마음에 힐링 쉼터의 구룡포 오션뷰 ‘윤슬 맛집’에 매료돼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피어라운지, 아라예술촌, 과메기문화관 등과 연계한 스탬프 투어와 영수증 이벤트를 통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상권 활성화를 도모해 자연스레 관광지를 알리려는 노력으로 지역 상생, 이미지 제고에 힘썼다”고 전했다.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을 통해 구룡포에서 다채롭고 풍요로운 문화관광 행사를 추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지역의 활기를 불어넣음으로써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3

‘사람이 곧 하늘’ 설파 최시형 민족의 정체성 형성한 ‘거목’

“조선왕조 500년을 통하여 조선 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한 가장 큰 거목 세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세종대왕, 충무공 이순신, 해월 최시형을 꼽겠다”포항의 지역사 연구단체인 (사)동대해문화연구소(이사장 이석태)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8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개최한 ‘도올, 포항사람 해월을 말한다’ 강연에서 철학자 도올 김용옥(76) 전 한신대 석좌교수는 거침없이 말했다.‘해월(海月)’은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1827~1898)의 호(號)다. 도올은 “해월은 우리 민족사 19~20세기를 통하여 가장 심오한 정치사적 영향력과 민족주체적 사유체계를 정립한 혁명가이며 사상가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성이 우리 민족 대중의 심성 속에 깊게 각인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도올은 “우리 민족의 독자적 사상, 동학을 창시한 스승 최제우의 뒤를 이은 최시형이 동학을 사상에 그치지 않고 동학농민혁명과 3·1운동 등 현대사 100년의 동력이 되도록 이끈 지도자였지만 아직 평가가 부족하다. 역사, 문화적 가치에 대한 연구를 늘려야 한다”며 해월 최시형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한국 최초의 자생적 종교사상인 동학의 제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은 하늘·사람과 함께 만물을 공경하는 사상인 스승 수운 최제우의 ‘시천주’ 즉 ‘하늘을 모신다’는 가르침을 넓혀 하늘과 사람과 사물을 함께 높여야 한다는 ‘삼경 (三敬)’ 사상을 실천한 지도자였다. 동학혁명(東學革命)은 한국 최초의 민중에 의한 사회적 실천 운동이다. 해월이 전개한 ‘동학 정신’은 우리 민중의 깨우침이자 생명 사상의 원류로 평가된다.도올은 “해월은 엄마의 친정인 경주 동촌 황오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포항시 신광 사람이다. 19세에 매곡리 밀양 손씨와 결혼했다. 28세에 신광면 마북동으로 옮겨 농사를 지었다. 신광면이 1789년 경주부 신광면으로 편입되었기에 당대에는 경주 사람이었지만 1906년 흥해군 신광면(현 포항시 북구 신광면)으로 개편됐기에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이라 불러야 맞다”며 “해월의 선양사업은 포항 시민들의 몫”이라고 상기했다.그는 “해월은 과거시험을 기준으로 하는 지식사회의 경쟁 구조에 끼어 본 적이 없는 일꾼이요 생활인이다. 해월에게는 경학을 중심으로 하는 개념적 지식의 훈련을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는 결코 무식한 사람이 아니다. 지식인이 아니라 지혜인이다. 한문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동학에 입도한 일류 지성인들보다도 더 심오한 통찰력을 지닌 인간이었다. 수운의 통찰은 해월의 실천을 만나 인류사에 각인될 수 있었다. 해월이 수운의 법통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해월의 순수함에 있었다”고 분석했다.도올은 이어 “그 후 36년간 사형수 수배자로 숨어다니면서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이라는 절대 평등을 설파하며 그 시대 신분제도, 남녀 차별, 직업 귀천의 차별을 혁파하고 인간의 마음 개벽을 주창했다”면서 “그는 동학사상을 전파한 위대한 인물이다. 인도에 간디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간디보다 더 훌륭한 인간을 위한 사상가이자 실천자인 해월 선생이 있다”고 강조했다.도올은 “최시형은 동학을 사상에서 나아가 동학혁명과 3·1운동 등 현대사 100년의 동력이 되도록 이끈 지도자였다”면서 “하지만 아직 올바른 평가가 부족한 만큼 역사, 문화적 가치에 대한 연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끝으로 도올은 “포항에 해월과 동학을 기념하는 시설물이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애석하다”면서 “이는 50만 포항 시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 만큼 해월기념관 및 교육관 건립은 물론 해월의 거주지이며 ‘검등 포교’를 한 신광면 마북과 검등골 일대를 기념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강연을 마친 뒤 도올은 “포항이 가진 인문학적 소양의 잠재력을 포항 시민으로부터 느낄 수 있었으며, 이제 포항은 역사적·문화적 변방이 아님을 자각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