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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젖은 눈으로 세계를 보는… 강미정 시인 다섯 번째 시집

“갑자기 그것이 펼쳐졌다/오므린 꽃봉오리가 꽃잎을 쫘악 펼치는 동영상처럼/소복이 쌓인 눈 사르르 녹은 자리//찬바람 맞아 거뭇거뭇 타들어 간 민들레꽃에 앉아/날개도 접지 않고 절명한 나비 한 마리//….//가녀린 꽃대 아래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하얗게 지워 준 눈/아직도 해끗해끗 담 그늘에 남았다….”- 강미정 시 ‘조막만 한 고요’ 일부1994년 월간 시전문지 ‘시문학’으로 등단한 강미정(경주시 안강읍) 시인이 지난 2008년 출간한 네 번째 시집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 이후 16년 만에 다섯 번째 시집 ‘검은 잉크로 쓴 분홍’(도서출판 북인)을 출간했다.강 시인은 젖은 눈으로 세계를 본다. 그녀는 복잡다단한 세계를 눈물로 약호화한다. 그녀의 젖은 눈은 주로 가난한 것, 힘든 것, 죽어가는 것, 슬픈 것, 불쌍한 것들의 뒷모습을 향해 있다. 그녀는 그런 세상의 슬픈 뒷꼭지를 보고 운다. 진짜 울음은 슬픔으로 그치지 않는다. 진정한 울음은 사유이고 통로이며 대안이다.강 시인은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산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는”(‘기꺼이 다른 것이 되어가고 있는 중’)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녀는 시 속에 거대 서사나 환상의 세계가 들어올 자리를 만들지 않으며, 대신 삶에서 쪼개져 나온 소소한 하루들이 오글거리도록 한다. 아버지와 엄마로부터 생겨난 피붙이들과 낯 모르는 사람의 식솔들까지 안부를 챙기고 섬겨서 시집에 살게 한다.그녀의 감성과 상상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들은 이토록 사소한 생활, 새들한 감정이지만, 시로 빚어진 그것은 무한히 자라나는 삶의 모습들이라는 점에서 아릿하게 따뜻하고 갸륵하다. 또한 천성적으로 그녀는 약하고 버려진 것들을 거둬 마음으로 먹이고 입히는 사람인데, 이런 태도는 시의 어조와 어법에 그대로 스며 사랑하라는 속삭임이 시의 저 뒤편에서 들려온다. 묵묵한 견딤의 시간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면, 한 사람이 다른 이를 위해 해낸 최대의 선량을 보고 싶다면 이 시집이 그 대답을 줄 것이다.오민석 문학평론가는 ‘젖은 눈의 글쓰기’라는 해설에서 “강미정은 젖은 눈으로 세상을 읽되 감상에 빠지지 않고, 인간과 세계의 고통을 이야기하되 과장하지 않는다. 눈물의 코드로 세계를 읽으면서도 그는 비개성의 시학을 실천하듯 센티멘털리즘과 거리를 둔다. 그녀는 슬픔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울릴 줄 아는 기술의 소유자다”라고 평했다.강미정 시인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1994년 월간 ‘시문학’에 ‘어머님의 품’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타오르는 생’, ‘물속 마을’, ‘상처가 스민다는 것’,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 등 네 권을 출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3

유리구슬 통과한 빛줄기… 다양한 인간 존재 그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설치미술가 모하(Moha) 안종연(72)의 개인전 ‘Light of Moha in Bongsan’이 오는 7월 14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이 연간 4개의 전시를 자체 기획해 운영하는 기획전 기억공작소 올해 두 번째 전시다.안종연 작가는 부산 출신으로 생명의 근원인 빛에 매료돼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매체로 빛을 표현해 왔다. ‘빛의 작가’로 통하는 그는 캔버스를 필두로 나무에, 스테인리스에, 유리에, 빛을 그려왔다. 표현방식도 다양해 드로잉,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과학적 신소재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전방위적 예술활동을 이어왔다.모하(牟河·Moha)는 ‘우주를 유영하는 소’라는 의미를 담은, 안종연 작가의 호다.세계적 건축가와 컬래버레이션한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천정 조형물 ‘좌화취월’과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의 ‘광풍제월’ 그리고 영월군 동강생태공원에 설치한 ‘수광영월’이 작가의 공공미술 대표작이다.또한 박범신의 소설 ‘주름’과 ‘고산자’ 등을 시각언어로 형상화한 ‘시간의 주름’(2010)전, 미술 한류의 가능성을 증명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초대전 ‘빛의 날개’(2013)전 등으로 주목받았다.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소재인 ‘빛(light)’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인간 존재와 시간, 우주 세계의 동경이 주요 키워드다.전시실 정면에 거대하고 육중한 점을 기점으로 구슬들을 곳곳에 심어 우주를 중심으로 떠도는 빛점을 설치했다. 투명한 유리구슬이 빛을 발해 색 그림자로 공간을 드로잉하고, 빛으로 제작한 영상은 빔프로젝트를 통해 전시실 벽면에 빛줄기를 긋는다. 반대편에는 다양한 방식의 빛을 감추듯 드러내는 방법으로 빛 드로잉을 했는데, 이는 처음 시도하는 실험작이다. 두 개 공간의 빛나는 빛과 시작하려는 빛은 ‘New Days Dawning’이고, ‘Light of Moha’인 것이다. 전시실에 모인 빛점은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어떤 누구이고 당신이며, 그 속에 맑은 빛은 아주 특별하고 다양하며 또 신비롭다. 우리는 제각기 다양한 달란트를 가진 아주 특별하고 작은 모습이지만, 내면에 빛나는 강렬한 점 하나로 인해 무한한 우주 속에서 존재하게 한다. 내면의 빛점 하나 그리고 하나 또 하나 모여 세상을 이롭게 밝히고 우주를 품는다.빛으로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더해져 우주를 품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는 이번 ‘빛’을 위해 AI를 처음 다뤄 영상을 제작하고, 신소재인 광 확산 필름을 활용했다. 넘어진 후 다시 얻은 삶을 살면서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작업하는 것이 행복이자 삶의 원동력이라는 안 작가는 “전시는 작업이고, 작업의 연장”이라고 말한다.김영숙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안 작가는 가진 시간과 체력을 작업에 할애하고, 새로운 것을 섭렵하려는 노력에 억척을 첨가해 이번 전시를 만들었다. ‘나’ 혹은 ‘인간’의 가치와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찾기 위해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그녀의 작업에 대한 열의를 만나보는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4-05-13

온가족 함께 듣는 클래식 음악 동화

피아니스트 김준형포항시립교향악단 제207회 정기연주회 ‘온가족 음악 나들이’가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이번 공연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무거운 주제에서 벗어나 부모님과 어린 자녀가 모두 들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 동화 ‘피터와 늑대’를 메인 연주곡으로 준비했다.1부는 검투사 스파르타쿠스가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고자 로마제국에 맞서는 이야기를 소재로 작곡된 하차투리안의 ‘스파르타쿠스’ 중 ‘아다지오’를 시작으로 쇼스타코비치가 피아노 전공자인 아들의 졸업 연주회를 위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들려준다. 협연자로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김준형(27)은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해 2022년 뮌헨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기록하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연주자다.2부는 프로코피예프가 어린이를 위한 교육용으로 작곡한 음악동화인 ‘피터와 늑대’로 꾸민다. 이 작품은 주인공 소년 피터가 할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고 늑대가 살고 있는 숲속에 들어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만 재치를 발휘해 극복하고 성장한다는 이야기로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곡이다.연주에서 피터는 현악기, 할아버지는 바순, 늑대는 호른, 작은 새는 플루트, 오리는 오보에, 사냥꾼의 총소리는 팀파니로 표현되는데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악기별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큰 특징으로 특히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하면 악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음색을 찾아볼 수 있어 더욱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연주와 함께 최미경 동화 낭독가가 악보에 적힌 동화를 읽어주면서 관객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3

문화예술 경영인으로 느낀 소감 잔잔한 에세이로

“예술적 힘의 근원은 예술에 대한 깊은 사랑과 예술가에 대한 존경에서 나옵니다. 예술가들을 돕고 그들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선 예술경영인만이 아니라 예술을 소비하는 이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김형국 전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이 문화예술 이야기를 담은 수필집 ‘춤추는 조르바’(학이사)를 펴냈다. 성악가의 길에서 물러나 문화예술 경영인으로 일하며 느낀 점을 예술행위·여행·영화·책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풀어냈다. 작가는 여러 가지 소재와 예화(例話)를 다루고 있지만 방향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문화예술이라는 큰 흐름을 유지하고 전반에서 긍정적 자세를 견지한다. 저자는 풍부한 배경 지식과 뒷이야기를 동원해 공연장의 문턱을 낮추고 독자들이 공연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 행간에는 지역 예술경영인으로 지내며 느낀 고민도 묻어있다. ‘예술경영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지역 예술가의 성장 발판이 되기 위해서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며 대안을 모색한다. 저자는 성악과와 대학원, 이탈리아 Liceo Musicale ‘G·B·Viotti’를 졸업하고 20여 편의 오페라에 주역으로 출연했다. 5백여 회의 음악회에 출연했으며,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도 100여 회 협연했다. 한편 오는 17일 몬스터즈크래프트비어(대구 중구 종로)에서는 이번 책 출간을 기념한 저자 사인회와 북토크가 열린다./한상갑기자arira6@kbmaeil.com

2024-05-13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가족친화인증 中企 시설 보수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기업환경개선 공모에 선정된 11개 가족친화인증 중소기업에 시설 개보수비를 최대 125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12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기업 환경개선지원사업은 근로자의 휴식 및 건강 공간 등 시설 개보수비를 지원함으로써 근로자의 일·생활균형 지원, 경영진의 가족친화경영 의지고취 및 가족친화기업문화 확산에 목적이 있다.이 사업에 선정된 (주)승우(구미시) 김응규 선임은 “직원들이 노후된 기숙사 시설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피로가 누적되고 근무 의욕도 저하된다”며 “환경개선 사업에 선정되어 휴게공간 보수비의 많은 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이번 사업 외에도 가족친화인증 지원을 위한 컨설팅, 직장교육, 건강검진비, 휴가비 지원 등 다양한 가족친화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일·생활균형 경영은 인재를 확보하고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무엇보다 저출생·청년유출 문제해결을 위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노동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가족친화인증기업 육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2

APEC 유치 기원 ‘경주국제뮤직페스티벌’

정명훈, 조수미, 한재민…. 세계 최정상급 클래식 연주자들이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서 경주에 모인다. 지휘자 정명훈 APEC 경주 유치 기원 ‘2024 경주국제뮤직페스티벌’ 공연은 오는 31일 오후 8시, 6월 2일 오후 3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특별히 해외 활동 중인 한국 출신의 세계 최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들을 한자리에 모아 관심을 끌고 있다.31일에는 KBS교향악단 제5대 상임 지휘자이자 첫 계관(桂冠) 지휘자인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고,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한 첼리스트 한재민이 협연자로 나선다. 이들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을 시작으로 차이콥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3’과 브람스 ‘교향곡 제4번 E단조 Op.98’을 선보인다. 한재민의 어릴 적 스승인 첼리스트 정명화가 지휘자 정명훈과 남매라는 점에서 두 음악가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6월 2일에는 전 세계 무대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으며 오랜 기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 온 소프라노 조수미가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최영선, 테너 김성현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우리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비롯해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아리랑 랩소디’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펼친다. 또한 JTBC ‘팬텀싱어’ 시즌4 준우승팀 포르테나 출신의 테너 김현수와 플루티스트 이수민의 특별한 듀엣 무대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2

박목월 시인 미공개 시, 고향 경주서 재조명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박목월(1915~1978) 시인의 고향인 경주에서 장남인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의 특별 강연과 미발표작 특별 전시가 열린다.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위원장 우정권)는 오는 14일 오후 2시 동리목월문학관 내 영상실에서 박동규 교수의 특별 강연과 ‘박목월 미공개 육필 시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박 명예교수는 이날 박목월 시인 작고 후 지난 3월 46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 미발표 시 166편을 통해 새롭게 밝혀지는 시인의 숨겨진 문학과 생애에 대해 ‘미발표 시로 다시 읽는 박목월 문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강연에서는 청록파와 서정시인으로 규정돼 온 목월 선생의 문학세계가 사회 현실을 다룬 작품이나 산문시, 연작시 등을 포함하고 있는 새로 공개된 시들을 통해 박목월 문학의 품이 훨씬 넓었음을 알릴 예정이다.이어 우정권 단국대 교수(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장)의‘박목월 미 발표시의 문학적 의미와 가치’주제 발표에 이어 질의 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또 이번 강연과 관련해 14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동리목월문학관 목월전시관 내 특별 전시부스에서는 미발표작 특별 전시가 열린다. 전시에는 미공개작이 수록된 동리목월문학관 보관 노트(18권) 및 주요 미발표 육필 시 원본 스캔본(10편 미만)이 특별 전시된다.한편, 박목월 선생의 미공개 시 166편은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의 자택에서 발견된 62권의 노트와 경주시 동리목월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18권의 노트 등 80권의 노트 속에 잠들어 있었다.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는 이를 발견해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미발표 육필 시 166편을 원본 이미지와 낭송 음성 등이 결합한 디지털북으로 편찬했다. 목월의 미발표 시로 이뤄진 166편의 디지털시와 10권의 디지털북은 ‘피카펜’(https://pickapen.io)이라는 디지털북 플랫폼에서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유료로 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2

피아니스트 임윤찬 대구 리사이틀 내달 12일 공연

피아니스트 임윤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임윤찬(20·사진)의 리사이틀이 대구에서 열린다.임윤찬은 지난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8살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차이콥스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그의 결선 무대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22년 ‘올해의 공연’ 10편 중 하나로 세계 무대에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했다.오는 6월 12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되는 대구 공연에서 임윤찬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멘델스존과 러시아를 대표하는 차이콥스키와 무소르그스키의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달콤한 추억’ ‘비가’라 불리는 멘델스존의 ‘무언가 마장조(Op.19-1)’, ‘무언가 라장조’(Op.84-4)와 차이콥스키의 감성이 담긴 ‘사계’ 전곡, 그리고 러시아 특유의 색채미가 돋보이는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에 예술혼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에 재학중인 임윤찬은 어린 나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깊고도 선명한 예술관으로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하며 음악계의 찬사를 끌어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2

세종대왕 탄신 기념 ‘한글 문화행사’ 풍성

문화체육관광부는 5월 한 달간 전국에서 국립국어원, 전국 국어문화원, ‘우리말가꿈이’ 등과 함께 다채로운 국어 관련 행사를 열어 ‘세종대왕 나신 날(5월 15일)’을 기념한다.먼저 국립국어원은 (주)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13일부터 26일까지 네이버 누리집과 국립국어원 누리집 및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슬기로운 우리말 생활-도전, 외국어를 바꿔라!’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우리말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외국어·외래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활동을 담은 짧은 영상을 공모하고,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 소정의 선물을 증정한다.전국 국어문화원은 대학, 지자체 등과 협업해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영남대, 강원대, 목포대, 인하대, 전남대 국어문화원은 대학 캠퍼스에서 각종 체험 행사와 한글 퀴즈, 한글 주제 강연, 말하기 대회, 우리말 겨루기 대회 등을 진행한다.전국 13개 지역에서 대학생 등으로 구성, 활동하고 있는 ‘우리말 가꿈이’ 470여 명도 세종대왕과 한글을 기념하는 활동을 펼친다. ‘세종대왕 나신 날’을 맞아 대학 캠퍼스와 지역 도서관 등에서 퀴즈 대회, 캠페인, 공모전, 우리말 다듬기와 교구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기획해 진행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9

국내 첫 中 전한시대 ‘청백경’ 경주서 출토

경주에서 기원전 1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거울 조각이 발견됐다. 특히 이 청동거울 조각은 그간 한반도 지역에서 출토된 적 없는 전한(前漢) 대의 것으로 추정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경북 경주시 서면 사라리 124-2번지 일원에서 널무덤 2기, 덧널무덤 2기를 비롯해 청동기시대와 삼국시대 생활유구 등을 발굴했다”고 8일 밝혔다. 덧널무덤 1호에서는 청동거울편, 칠초철검과 칠기 등 기원전 1세기 당시 권력자의 존재를 입증하는 유물들이 나왔다.이 유물들 중 청동거울은 피장자 가슴 쪽에 조각 1점으로 발견됐다. 재단은 “일부 끝자락에 마모 흔적이 있는 것을 볼 때, 상당기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원래 크기를 추정한 결과 지름 17.5~18㎝로 당시 청동거울 중에서는 큰 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청동거울에는 “….承之可(승지가)….”라는 명문이 남아 있다. 재단은 “청동거울의 명문을 비교 분석 결과, 일본 규슈 후쿠오카 현 다테이와 유적 10호 독널무덤에서 출토된 중국 전한 청백경(淸白鏡)과 명문, 글자형태, 명문대의 배치 등이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통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알려진 사례가 없는 청백경이 사라리 유적에서 처음 출토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청백경은 중국 진나라에 이어 고조 유방이 세운 두번째 통일왕조인 전한시대(기원전 202~기원후 8년경)를 대표하는 청동거울의 하나다. 일반적으로 청동거울에 ‘청백(淸白)’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청백경으로 불린다.이 밖에 성운문경 조각 1점과 칠초철검, 칠목기 등도 출토됐다. 성운문경(星雲文鏡)은 기원전 1세기 경부터 확인되는 청동거울로 외면의 유좌라는 돌기가 특징이다. 별자리와 유사해 성운문경으로 불린다.재단은 “본 조사 대상지에서 확인된 널무덤과 덧널무덤은 주변에 인접한 원삼국시대의 대표적인 수장급 무덤 중 하나인 경주 사라리 130호분보다 최대 100년 전에 조성된 무덤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경주 북서쪽 일대에 최소 기원전 100년 이전에 정치 세력집단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초기 신라의 정치집단세력 연구에 있어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가진다”고 밝혔다.한편, 해당 지역의 발굴조사는 2023년 12월 6일부터 2024년 2월 27일까지 진행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8

‘안드레아 셰니에’ 막 오른다

‘혁명과 사랑의 오페라’.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 상반기 마지막 오페라로 이탈리아 작곡가 조르다노의 걸작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를 오는 17·18일, 24·25일 공연한다.조르다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프랑스혁명 시대 실존 인물인 앙드레 셰니에(1762∼1794)의 일대기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베리즈모’(Verismo·사실주의) 오페라다. 당대 최대의 각본가였던 루이지일리카가 이탈리아어 대본을 완성했고, 1986년 밀라노 라스칼라에서 처음 공연됐다. 앙드레 셰니에는 로베스피에르가 이끄는 자코뱅파의 과격 노선을 비판하다가 32세의 젊은 나이에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은 인물이다. 오페라는 여기에 가상의 인물과 스토리를 더해 극적인 연출을 꾀했다.오페라 제목은 프랑스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표기했다. 작곡가가 이탈리아인인 움베르토 조르다노이고, 대본도 이탈리아어로 썼기 때문이다.오페라는 프랑스 혁명을 앞둔 어느 날 셰니에가 쿠와니 백작이 연 파티에 참석했다가 백작의 딸 맏달레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사형수 명단에 포함되고, 이를 알게 된 맏달레나가 한 여성 사형수를 대신해 셰니에와 함께 죽음을 선택한다는 내용이다. 작품은 이를 통해 혁명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벌어진 정치음모와 부정부패, 군중심리 등을 지적한다.작품에 등장하는 아리아 ‘어느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오월의 아름다운 날과 같이’ 등은 셰니에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1986년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에서 초연된 이후 해외에선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고 전해진다.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프랑스 혁명의 현장에서 단두대 위를 제 발로 올라가는 두 남녀의 극적인 사랑을 담은 이야기로 감동을 자아내 대표적인 베리즈모 오페라로 꼽힌다.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연출 김지영, 지휘 마르첼로 모타델리가 이끈다. 테너 윤병길·박성규가 주인공 ‘셰니에’역을, 소프라노 임세경·릴라 리(이윤정)가 연인 ‘맏달레나’역을 맡았으며 바리톤 최진학·오승용이 맏달레나를 남몰래 사랑하는 혁명가 ‘제라르’를 노래할 예정이다. 여기에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의 연주가 함께한다.연출을 맡은 김지영은 이번 작품의 감상포인트에 대해 “무대 구조물의 각도에 집중해 볼 것”을 강조했다. 프랑스 혁명의 가치인 자유·평등·박애를 표현하기 위해 상부에 설치한 링 모형의 세트가 막과 내용마다 그 각도를 달리한다. 또 프랑스 혁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장-폴 마라(1743~1793)의 얼굴을 본뜬 거대한 세트가 혁명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1막과 2막에서는 정면의 모습으로, 조국이 위기에 처한 3막에서는 얼굴을 90도 돌린 옆모습으로 등장한다. 다양한 각도로 위치한 세트를 통해 심리 변화를 강조하는 모습에 주목해 관람하기를 권했다. 공연 시간은 17·24일 오후 7시 30분, 18·25일 오후 3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8

등을 꼿꼿이 세우고 ‘날아가지 않는 새’는…

경주예술의전당 지하 1층 라우갤러리는 오는 30일까지 서양화가 황재광 작가의 ‘휴일의 몽상(Holiday Reveries)’ 초대전을 열고 있다.황 작가는 2022년 12월 대구 갤러리 토마에서 2인전 등을 개최한 이력이 있는 서양화가다. 시인이자 영문학자인 그는 지난해 8월 지난해 계명대(영문학과)를 퇴직했다.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예민한 감각으로 자신만의 시적 감수성으로 담아낸, 일상 속 흔적을 그린 회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구경꾼들’, ‘중세 마을의 휴일 아침’, ‘약속’, ‘분홍 새’, ‘평화’ 등은 ‘추상화’로 잘못 불릴 만큼 추상과 구상이 혼재하는 반구상 작품들이다.일상에서 말을 걸어오는 존재나 현상들에 대한 그의 반응들이 그림으로 표출된다. 그가 비루한 존재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외에 또 하나, ‘비루함이 주는 반전’이다. 그는 비루함에서 예술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전시 작품은 2개 트랙으로 나눠진다. 출품작 중 절반에 해당하는 첫 번째 트랙 작품들은 날아가지 않는 새를 모티브로 한 반구상 회화들이다. 황 작가는 “모두가 직각으로 등을 꼿꼿이 세우고 지상에 서 있거나 걸어가는 모습이다. 나는 이 의인화된 새들로부터 현실의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존재, 또는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거나, 좌절 또는 비상의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다양한 양태의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았다”고 설명했다.두 번째 트랙의 작품들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새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다. 작가의 무의식이나 내면을 캔버스에 투사하기보다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자유롭고 가벼운 새의 마음이 돼 바라보고 느낀 세상의 풍경을 추상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그림에 대한 재능을 타고난 황 작가는 계명대 영문학과 재직 시절이었던 지난 2011년 연구년 기간 1년간 미국 뉴욕에 체류하면서 그곳의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미술작품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고, 아트 스튜던츠 리그 오브 뉴욕에 등록해 그림 공부를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8

‘발굴 전문 인력 양성’ 경주 쪽샘 유적 5차 공동발굴조사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일부터 발굴조사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해마다 추진하고 있는 동국대 WISE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와의 5차 공동발굴조사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두 기관은 지난 2020년 경주 구황동 지석묘를 시작으로, 2021년부터는 신라 왕족과 귀족의 무덤군인 경주 쪽샘지구 유적을 매년 공동으로 발굴조사하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조사를 위한 기술·행정·예산을 지원하고,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의 고고미술사학 전공 학생들이 실습생으로 참여하고 있다.실습생들은 교과수업(야외고고학)과 연계해 발굴조사 현장은 물론, 조사 결과에 따른 보고서 발간 과정까지 직접 참여해 고고학 이론과 실습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그 결과를 바탕으로 두 기관은 ‘경주 구황동지석묘(2021년)’,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Ⅲ-K 12·13·27 ·87호(2022년)’,‘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Ⅵ-K6·8·16·252·253호(2024년)’등 세 권의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올해 공동발굴조사 대상은 경주 쪽샘지구 유적 분포조사를 통해 확인된 신라 돌덧널무덤과 돌방무덤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조사하게 될 돌방무덤은, 2007년부터 조사 중인 쪽샘지구 1300여 기의 무덤 중 최초로 확인된 형식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무덤의 내부 구조와 봉토 축조 방법을 살펴, 6세기 이후 신라 지배층의 무덤 형태가 돌방무덤으로 변화하는 모습 등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번 공동조사는 국가 연구기관과 대학 간 상호협력과 공동 책임 아래, 전공 학생들에게 연구와 교육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 모델이자, 지역 대학을 활성화할 방안의 하나로 의미가 있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앞으로도 정부혁신과 적극행정의 하나로 대학 기관과의 공동발굴조사를 꾸준히 진행하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중요 유적과 유물을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여 학문적 성과를 축적하기 위해 힘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7

‘나’는 누구일까… 정체성에 대한 몰두

경주 우양미술관이 ‘박현기 : 사유하는 미디어’와 ‘진 마이어슨 : Finding The Shore’라는 주제로 2024 신규 기획전시를 열고 있다. ‘박현기 : 사유하는 미디어’는 우양미술관 제3전시실에서, ‘진 마이어슨 : Finding The Shore’는 제2전시실에서 각각 열리며 전시 기간은 오는 9월 1일까지다. △‘박현기 : 사유하는 미디어’이번 전시의 부제 ‘사유하는 미디어’는 박현기(1942~2000)가 사용한 물질과 비물질적 매체를 향해 품고 있는 작가의 자기 고찰적 생각을 발견하고, 작가가 작품에 은유한 자신의 정체성, 나아가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다.총 48점, 13개의 작품 시리즈로 설치, 회화, 영상과 음성, 아카이브로 구성해 1970년 후반부터 1990년 중반까지 작가의 대표작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1970년대 당시 국내에서는 최신 기술로 다뤄지던 비디오와 TV를 자신 작업에 적극 사용했다. 그러나 사고의 시각을 넓히는 목적으로 이를 하나의 매체로 활용했으며, 매체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았던 작품의 시기를 눈여겨보고 이를 통해 백남준과 함께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칭송되는 박 작가만의 서사적 시각을 느낄 수 있다.작가 작품의 주요 매체인 ‘돌’은 자연을 상징하며 동시에 자연과 인간, 자연과 기술을 매개하는 사물로 등장한다. 특히 ‘무제(TV 돌탑)’ 시리즈에서는 실제 돌과 브라운관을 통해 송출되는 이미지상의 돌이 같이 쌓여 있다. 이는 관람자에게 시각적 혼란을 야기해 실재와 허상의 관계를 격차 없이 평준화시키고, 자연과 기술의 관계를 보여준다.박현기의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은 ‘모든 사물과 존재는 서로 관계하고 있다’다. 생물과 무생물을 넘어 물질과 비물질까지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세상은 자연히 흘러간다. 전시를 통해 정적으로 구성된 공간 안에서 나 자신 역시 주변과 끊임없이 상호작용 중임을 인식하고, 작가와 함께 스스로의 정체성을 깊이 사유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진 마이어슨 : Finding The Shore’한국계 미국인 작가 진 마이어슨(52)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됐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캔버스에 담아낸다. 작가가 작품에 활용하는 이미지는 여행의 추억 같은 사적 영역에서 사회적, 국가적 이슈 등의 공적영역까지 폭넓게 나타난다. 작가는 경험과 관련한 이미지를 수집, 선별하고 여기에 포토샵, 컴퓨터 그래픽(CG), 3D 스캔 등 디지털 기술로 무작위 왜곡, 반전, 확장과 축소를 반복 실행한다. 이렇게 뒤틀린 이미지는 붓으로 캔버스에 옮겨지면서 작가의 의지에 따라 변형돼 표현된다.이러한 왜곡의 의미는 사람의 기억이 갖는 한계에 대한 시각화이며, 동시에 작가가 어린 소년이었던 1976년에 겪은 미국으로의 입양에 대한 트라우마와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의 표상이다. 작가는 여기에 QR코드를 배치해 관람객이 작가가 직접 제작한 AR(Augme nted Reality·증강현실)을 덧씌워 실제와 가상을 공존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 기기의 화면 속에서 관람객은 실제 작품, 가상의 작품, 나 자신이 혼재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작품을 통해 모두와 공유되고 재생산되는 과정을 은유한다.전시장 초입에 설치돼 있는 대형 삼베에 투영되는 아련한 그래픽 이미지로 시작되는 이 전시는 작가 작품의 과거와 현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주요 작품들이 다수 선보이는 만큼 작가의 의식 흐름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으며 전시장 전체에 흐르는 아우라를 통해 진 마이어슨 작가의 ‘의미 있는 회복의 시간’을 마주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7

서숙희 시인 ‘책방 수북’ 상주작가 활동

포항의 문학전문서점 ‘책방 수북’이 지난 3월 ‘2024년 문학기반시설 상주작가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온라인 매칭 박람회를 통해 포항에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는 서숙희사진 시인을 상주작가로 선정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24년 문학기반시설 상주작가 지원 사업은 문학기반시설에 작가가 상주하며 주민 대상 문학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사업으로 해당 지역의 문학 향유를 활성화하고 작가의 안정적인 창작 여건을 조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서숙희 시인은 “지역민의 문화목마름을 해소하고자 문을 연‘책방 수북’의 특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지역민들이 책을 가까이 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것”이라며 “상주작가 기간 동안 주어진 시간과 작가실을 적극 활용해 기존에 써왔던 글쓰기를 넘어 새로운 장르의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서숙희 시인은 포항 기계면에서 태어나 1992년 매일신문과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고, 1996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소설이 당선돼 지역과 중앙 문단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시조집으로 ‘아득한 중심’,‘손이 작은 그 여자’,‘그대 아니라도 꽃은 피어’,‘먼 길을 돌아왔네’와 시조선집으로 ‘물의 이빨’이 있다. 백수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이영도시조문학상과 지난 2020년에는 국내최고의 권위라 일컫는 중앙일보 시조대상을 수상했다.책방수북은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주민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7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 프로그램 풍성

대구·경북 지자체로는 최초로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개최 도시로 선정된 포항시가 독서대전 연간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시는 지난 3월 말 독서·문화계 관계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책의 도시 포항’ 선포식을 진행한 뒤 경북콘텐츠진흥원,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등과 협업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시는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 홈페이지를 통해 책을 읽는 팀을 만들어 진행하는 ‘독서 릴레이’, 독서와 마라톤을 접목 시켜 책 1페이지를 마라톤 1m로 환산하는 방식의 독서 챌린지인 ‘독서마라톤’을 진행하고 있다.또한 올해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고 추첨을 통해 상품을 증정하는 ‘책부심’, 읽고 있는 책에서 발견한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문장을 작성하는 ‘등대, 문장을 비추다’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아울러 오프라인으로는 강연과 공연이 결합한 2024 렉처콘서트, 인문학 in 포항, 포스텍과 협업해 진행하는 ‘세상 모든 것의 역사’ 강연 등을 연간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이 밖에도 다양한 강연, 전시, 체험 등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 홈페이지를 참고 하면 된다.2024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의 본행사는 오는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간 영일대 해상누각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독서대전 포항에는 전국에서 5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강덕 포항시장은“책의 도시로서 연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독서 문화 확산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포항시는 올해 독서대전 포항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문체부 산하 독서 및 출판 관련 전문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종 독서 관련 정책의 기획 및 자문을 위해 도서관·서점·출판사·대학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2024 대한민국 독서대전 포항 추진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4-05-06

10일부터 가족 테마 코믹 연극 ‘별이네 헤어살롱’ 무대에

대구 봉산문화회관과 창작플레이는 2024 공연장상주단체 레퍼토리 공연으로 연극 ‘별이네 헤어살롱’을 오는 10일부터 26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에서 선보인다.연극 ‘별이네 헤어살롱’은 극단 창작플레이의 가족을 테마로 한 코믹 연극으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엄마와 타지에서 평범한 회사생활을 하는 딸 별이가 바쁜 업무를 제쳐두고 고향집으로 돌아온 후 수상한 행동을 보이며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다.엄마와 미용실을 찾아오는 할매들로 인해 웃음과 눈물이 함께 있는 작품이다. 출연진으로는 2018년 초연 이후 2024년 현재까지 호흡을 맞춰온 이지영, 이창건, 박인경, 황현아가 함께 한다.작·연출을 맡은 김하나는 “지난 6년간 호흡을 맞추며 쌓아온 배우들의 시너지가 무대 위에서 어떻게 발휘되는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공연장을 찾아주신 관객분들과 호흡할 수 있는 부분도 준비돼 있으니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 가정의 달 5월, 관객들의 마음속에서 따뜻함이 피어나는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봉산문화회관 노태철 관장은 “2024년 봉산문화회관 상주단체 첫 공연인 만큼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리네 이야기로 초대할 테니, 함께 웃고, 위로 받으며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병욱기자

2024-05-06

선교·나눔 앞장…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 이어가

‘예수의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는 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포항대도교회(담임목사 임정수·포항시 남구 상공로13)가 창립 1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로 기쁨을 나누며 교인들과 지역사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대도교회는 지난 1904년 미국 연합장로교회 소속이었던 맹의와(McFar land, Edwin Frost) 선교사가 대구 계성학교 학생 전도대와 함께 포항 대도동에 와서 전도한 뒤 세운 교회다. 포항지역에는 구한말 민족의 개화기에 발맞춰 세워진 영일군 괴동교회(현 포항대송교회 1901년, 성법교회 1903년)가 있지만, 포항 도심지역에 세워진 교회로는 포항대도교회가 시초다. 선교사의 헌신으로 세워진 포항대도교회는 2001년 아프리카 브룬디 선교사 파송을 시작으로 2004년 창립 100주년 기념 브룬디교회를 건립했다. 멕시코와 필리핀, 네팔 등을 대상으로도 협력 선교에 나섰으며, 지난 2015년 이국찬 선교사를 주파송선교사로 확정한 이래 미얀마 타칠렉 호이딘담교회를 건축했다. 2016년 DD복지재단 설립을 통한 태국치앙마이 협력 선교, 2020년 온세대 교육목회 연구원 개원 등을 이뤘다. 이 밖에도 매년 주민센터를 통한 쌀나눔 및 연탄은행을 통한 연탄나눔 활동을 하고 있고 포항지진과 태풍(힌남노) 때도 지역을 위해서 많은 협력 활동을 펼쳤다.임정수 담임목사는 지난 2014년 11월 제8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지역의 돌봄과 선교에 중점을 두고 목회를 하면서 소외계층 지원과 장학금 전달 등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과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120주년 기념사업으로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실로암 안과병원 개안수술비 300만원 전달(4월 17일) △장로회신학대학교 발전기금 300만원 전달(5월 2일)에 이어 △지역 어르신 초청 삼계탕 나눔 행사(5월 11일) △영남신학대학교 발전기금 300만원 전달(5월 23일) △태국치앙마이 싸라피 드림교회 봉헌(8월 13일) 등을 진행한다.5일 오후 2시 임정수 목사 인도로 드려진 120주년 기념 감사예배는 포항남노회 회장 한동우 목사(포항청림제일교회)가 ‘안디옥 교회와 같은 교회’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임정수 포항 대도교회 담임목사. /대도교회 제공 2부 감사와 축하는 명예 권사 추대식, 축하 영상 및 타임캡슐(2018∼2024) 개봉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임정수 담임목사는 “올해 120주년을 맞아 대도교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믿음의 선조들의 신앙을 본받아 이제 다음 세대로 이 아름다운 교회와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할 시대적 책임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포항대도교회는 오는 8월 12~17일 이국찬 선교사를 파송한 태국 치앙마이 싸라피 드림교회 에서 창립 120주년 기념교회 봉헌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4-05-06

경북여성정책개발원, 5년 연속 FTA 교육·홍보사업 선정

경북도 출자·출연기관인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총괄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관하는 2024년 ‘자유무역협정(FTA) 교육·홍보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지난 2020년부터 5년 연속 사업에 선정돼 경북도내 여성농업인의 농업경쟁력 강화 및 디지털 농업사회 대비를 위한 다양한 교육·컨설팅·홍보 사업 등을 지속 추진한다.올해에는 ‘디지털 FTA시대, 미래여성농업인 성장프로젝트’라는 주제로 7월부터 스마트팜 및 디지털 농업 교육,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현장실습, 챗GPT 활용한 판매콘텐츠 제작 등 총 92시간의 교육 및 심화 컨설팅 제공으로 도내 농촌지역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디지털 환경에서 정보를 평가하며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기반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특히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농업 대전환시대, 지속가능한 미래여성농업인 성장 포럼’은 국내외 디지털 농업 최신 트렌드 및 농업혁신을 선도하는 우수농업인 사례특강, 농업인 토크콘서트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해 여성농업인의 활발한 네트워킹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2

18~20세기 영미 대표 장편소설 ‘한 권에’

영미 장편소설은 읽고 싶지만 어떤 작품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독자들, 평소 영미 장편소설에 관심이 많은 학생, 교사들을 위한 책 ‘강의실 밖으로 나온 영미소설’(도서출판 득수)이 출간됐다.이 책은 30년 가까이 대학 강단에서 영문학 강의를 한 저자 여국현이 강단 밖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표적인 영미 장편소설의 주요 내용과 본문을 함께 접할 수 있도록 소개해 놓은 저작이다. 18세기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에서 20세기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에 이르는 대표적인 영국 장편소설 11편과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의 ‘마지막 모히칸’에서 존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을 포함하는 10편의 미국 장편소설 등 모두 21편을 한 권에 담아냈다.독자들은 저자의 강의를 듣는 것처럼 꼼꼼하게 소개된 장편소설의 플롯을 따라가며 작품과 연관된 중요한 요소들, 작품에서 특히 주목할 점, 작품에 반영된 비평적 요소들에 대해서도 읽을 수 있다. 또한 소설 속 중요 본문의 경우 번역문을 제시하고, 원문은 해당 작품의 맨 끝에 첨부함으로써 원문과 번역문을 대조하며 읽어볼 수 있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저자 여국현은 “번역은 가능한 원문에 충실하되, 문학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문학적 분위기를 전하는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옮겼다. 각 작품의 마지막에는 작가의 초상화와 작가 소개에 대한 간략한 정보도 함께 덧붙였다”며 “한 작품을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김미옥 문예비평가는 서평에서 “이번 책이 우리에게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문학의 본질에 다가가는 이들을 안내하는 친절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라고 평했다.저자 여국현은 포항 출신으로서 중앙대에서 영문학 전공(문화연구)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18 ‘푸른사상’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새벽에 깨어’, ‘들리나요’, 전자시집 ‘우리 생의 어느 때가 되면’이 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종소리’와 케이트 쇼팽의 단편 선집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 ‘그녀의 편지’를 번역했으며 다수의 영문학 전공 교양서적을 공동 집필했다. 올해 ‘강의실 밖으로 나온 영시 1, 2’를 썼다. 현재 대학에서 영문학강의를 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2

허구의 자아… 생각할수록 불행해 진다?

부처님이 도를 깨친 것은 사유(思惟)에 의해서였다. ‘왜?’라는 끊임없는 질문의 끝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무아(無我)라는 진리도 무상함에서 유추한 결론이다. 실체가 없으므로 고정된 ‘나’라는 존재도 없다는 것이다. 힘든 일상 속 ‘나는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 2권을 소개한다.△그레고리 번스 ‘나라는 착각’미국의 세계적인 신격과학자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 그레고리 번스는 ‘나라는 착각-뇌는 어떻게 인간의 정체성을 발명하는가’(흐름 출판)에서 자아란 게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하고자 한다.저자는 뇌과학과 심리학,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실험 등을 활용해 뇌 속에서 기억이 어떻게 저장되고, 현재의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며, 그것이 어떻게 통합되는지, 그래서 자아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책에서 그는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며 ‘자아 정체성’이란 개념이 실은 뇌가 만들어낸 허구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있는 그대로 기억을 재생할 수 없다. 복잡하고 모순된 과거 기억들은 선별돼 뇌에 저장되기 때문이다.저자는 자아를 ‘수많은 사건 중에서 특정한 부분을 편집하고 맥락을 이어 붙인 기억의 집합’이라고 정의한다. 즉, 내가 나와 세상에 들려주는 ‘나에 대한 편집된 이야기’가 자아의 실체이기 때문에 자아는 태생적으로 허구일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자아가 생성되는 뇌의 메커니즘을 알면 ‘내가 원하는 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우리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미디어를 보는가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 정보의 측면에서 보면, 내가 먹는 것이 곧 내가 된다.”△닉 트렌턴 ‘생각 중독’‘생각 중독-불안과 후회를 끊어내고 오늘을 사는 법’(갤리온)의 저자인 미국의 심리학자인 저자 닉 트렌턴은 현대인이 과도하게 머리를 쓰면서 산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과거를 되새김질하며 끝없이 후회하는 사람, 아주 작은 일에도 거대한 걱정으로 내닫는 사람, 밀려드는 업무에 압도돼 정작 미루기만 하는 사람 등의 생각 과잉은 유전과 자라온 환경이 원인이 되곤 하지만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성향도 한몫한다고 지적한다.책은 개인 삶의 악영향을 끼치며 스스로를 가두기에 이르는 현대 병인의 생각 과잉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생각 과잉으로 인한 불안이 일상을 잠식하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저자는 생각 과잉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당장 생각의 패턴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갖지 못한 것이 아니라 가진 것에 집중하기,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기,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에 집중하기 등을 제시한다. /윤희정기자

2024-05-02

김사인에겐 어떤 매력이 있길래…

김사인은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손꼽힌다. 김사인 시인은 1982년 동인지 ‘시와 경제’의 창간 동인으로 참여하며 시 쓰기를 시작했고, 시집으로는 ‘밤에 쓰는 편지’, ‘밤에 쓰는 편지’, ‘가만히 좋아하는’, ‘어린 당나귀 곁에서’와 산문집 ‘따뜻한 밥 한 그릇’을 펴냈다.시인 김사인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아낌없는 찬사가 쏟아지는 걸까? ‘김사인 함께 읽기’(모악)는 동료이면서 선후배이기도 한 53명의 문인·학자들이 그의 작품에 대한 친절한 해석과 함께 내밀한 인연을 곁들인 책이다. “백석 ‘사슴’ 이후의 절창”(장석주, 시인·문학평론가)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사인의 문학세계와 작가적 면모를 오롯이 알아볼 수 있다.유용주 시인은 “김사인의 시를 읽으면 무릎 꿇고 용서를 빌고 싶어진다. 착하고 선하다. 부러운 것은 한결같은 그의 마음이다. 어떻게, 그렇게, 곡진하게 시를 쓸 수 있나”하고 감탄했다. 천양희 시인은 “사람 좋기로 치면, 김사인만큼 배려 깊은 사람도 드물 테지만, 김사인만큼 내강외유한 시인도 드물 것”이라면서 “사람의 심장은 하루에 십만 번을 뛴다는데 김사인의 시는 그 두 배를 뛰게 한다”고 상찬했다.정명교 문학평론가는 “김사인 시의 형식상의 단정함은 무수히 들끓는 감각의 반란을 통제하기 위한 시인의 혹독한 극기의 산물이다. 그의 시는 시인의 마음속에 들이닥쳐 마음을 들쑤시고 뒤집으며 저희끼리 엉키고 싸우는 감정물들을 이성적으로 진압하였을 때에야 겨우 한 편 나온다. 그리고 그때, 그 시는 엄격하고 단정한 얼굴을 갖지 않을 수 없다.”(48쪽)고 썼다.박명규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김사인은 조용히 다가와 있어 주고 함께 떨면서 만물의 인연과 존재의 오묘함을 깨우치게 하는 매력적인 인간이다. 그는 누구보다 올곧은 인품을 지녔지만 자신을 과시하거나 그걸로 남을 다그치는 법이 없다. 삼라만상의 모든 모습을 말없이 품는 풍경과도 같은 사람이다.”(128쪽)라고 평했다.천양희 시인은 “사람의 심장은 하루에 십만 번 뛴다는데 김사인의 시는 그 두 배를 뛰게 한다”고 감탄했다.박연준 시인은 “김사인의 시에는 금 간 백자, 집에서 가장 후미진 곳, 그곳을 기어가는 늙은 거미, 몽당비, 시의 오래된 얼굴, 옛사람의 손금, 냇물의 리듬, 그리고 사랑이 들어 있다”고 했다.책은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이던 시인의 정년퇴임을 기념해 오랜 벗인 영문학자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의 제안으로 3년에 걸쳐 완성됐다.크게 다섯 부분으로 이뤄진 책의 1~3부는 시인이 펴낸 세 권의 시집에 수록된 작품에 관한 글 모음이다. 대부분 새로 쓴 글이지만 임우기, 장석주, 정명교, 정지창, 최원식의 원고는 이미 발표한 글을 취지에 맞게 정리했다. 3부에는 세 시집에 없는 작품에 관한 글과 최근에 발표한 김지하 시인 추모시에 대한 조용호 작가의 원고가 포함돼 있다.네 번째 부분은 김사인의 시 세계 전반에 관한 총론적 평론이다. 평소 김사인 시작품에 대한 꼼꼼한 읽기를 꾸준히 해온 이숭원 평론가에게 특별히 부탁했다. 부록 형식의 다섯 번째 부분에는 김사인 시인의 연보를 대신한 글과 세 권의 시집에 실린 ‘시인의 말’, 시선집의 ‘책머리에’, 문학상 수상소감 등을 연대순으로 수록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2

‘바가지 없게…’ 15개 문화관광축제 현장 점검

문화체육관광부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지역축제가 집중적으로 개최됨에 따라 문체부가 지정한 문화관광축제의 먹거리 등 수용태세 점검을 강화한다고 1일 밝혔다. 기존 연중 현장 평가에 더해 평가 항목을 세분화하고 평가자 범위를 공공·민간 합동으로 확대한다. 먹거리 가격관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도록 지자체를 대상으로 컨설팅사업을 추진하고, 국민들이 축제장을 들르기 전 대표 메뉴와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난해 새롭게 도입한 ‘축제 먹거리 알리오’ 캠페인을 확대·내실화한다.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 학계·현장 전문가로 축제 평가위원이자 민관 합동 점검단을 구성해 이번 달에 열리는 15개 문화관광축제 현장을 직접 찾아간다. 축제 먹거리 가격과 음식 제공량이 합리적인지, 인근 기존 상권과의 연계를 활성화해 축제장 주변 비인가 노점 난립에 대처 가능한지 여부 등을 확인한다.점검 결과는 문체부 지정 문화관광축제와 예비축제 평가점수, 2024년 최우수 문화관광축제(장관상) 선정 과정에 반영한다.‘문화관광축제 평가 및 지정 편람’도 개정,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고객 불만 등이 다수 발생한 축제는 평가에서 감점하고, 가격관리·통제 역할이 미흡한 축제는 차기 문화관광축제 지정에서 제외한다.대한민국 구석구석 축제 통합페이지에서 축제별 대표 먹거리와 가격 정보를 사전에 공개하는 ‘축제 먹거리 알리오’ 캠페인도 확대한다.담양대나무축제의 죽순부추전(1만5000원, 250g)과 죽순회무침(2만원, 300g), 춘천마임축제의 마임 막걸리(7000원)와 마임 맥주(3000원) 등 5월 문화관광축제 대표 먹거리와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바가지요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원사업들도 추진한다. 올해 신규 사업으로 축제별 특성에 맞는 ‘착한가격’ 대표 먹거리를 개발·유통할 수 있도록 민간 기업과의 협업 사업을 지원, 축제 홍보 효과와 재정 자립도를 높인다.문체부 박종택 국장은 “사계절의 능동적 변화와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를 담은 우수한 지역축제들이 많다”며 “문화관광축제는 물론 많은 지역축제들이 적극적으로 ‘축제 먹거리 알리오’ 캠페인에 참여하고 수용태세 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체감도 높은 축제 지원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1

이정, 포항시립미술관 제20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에

포항시립미술관 장두건미술상운영위원회(위원장 박정열·서양화가)는 2024년 ‘제20회 장두건 미술상’ 수상작가로 이정(47·사진) 작가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정 작가는 1977년 포항 출생으로 영남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학사, 석사를 졸업했다. 3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22년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했으며, 2023년 드로잉룸 2.5 전시지원 공모 작가에 선정된 바 있다.사적 범주에서 발생하는 미심쩍은 ‘풍경’에 주목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감정, 기억, 사건 등을 드로잉과 글로 함께 기록해온 이 작가는 주변에 대한 관찰과 호기심으로부터 되돌아오는 질문 위에 관찰과 기록으로부터 파생된 이미지와 텍스트의 기호를 끊임없이 재배열하면서 소스, 정보, 주제, 개념 등 작업적 데이터를 구축해 시각화하는 프로세스에 중점을 둔 작업을 해오고 있다.이정 작가는 “고향인 포항은 매번 미묘하게 저를 태아로 다시 돌려놓곤 했다. 초헌 장두건 선생님의 작품 또한, 저에게 순수한 아름다움과 어떤 긍정의 yes를 보여준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긴 시간 고민하고 섬세하게 확장해 오신 장두건 선생님의 작가적 태도를 잊지 않고, 앞으로의 작품과 또 삶 속에 녹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 다가올 개인전으로 뜻깊게 보답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한편, 장두건미술상은 포항 출신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초헌(草軒) 장두건 화백(1918∼2015)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지역미술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제정됐다. 매년 포항시립미술관은 수상작가를 선정하고 수상자에게는 포항시장의 상패와 장두건미술상 운영위원회의 창작지원금 800만원, 그리고 포항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 기회를 준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5-01

대백어린이미술공모전5일까지 입상작 전시회

(주)대구백화점이 대구·경북 어린이들의 예능자질 향상과 건전한 취미 및 정서 생활을 가꿔주기 위해 마련한 ‘제46회 대백어린이미술공모전’ 입상작품전과 부대행사가 오는 5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은 이서연(대구 계성초 4학년·사진) 양을 비롯해 입상자 536명의 작품들이 선보이는 ‘공모전 입상작 작품전’과 부대행사로 ‘역대 대상 수상작 작품전’, ‘역대 미술대회 포스터전’을 통해 지역 최대 규모인 대백어린이 미술공모전의 재미를 만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46회째를 맞은 이번 공모전은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12일까지 대구백화점 앱을 통해 모바일로 신청을 받아 학교와 가정에서 그림을 그려 제출하는 공모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4월 14일 심사를 통해 대상 1명, 금상 7명, 은상 14명, 동상 14명, 특선 500명, 입선 800명 등 총 1300여 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서연 양은 ‘고래와 함께 떠나는 환경여행’ 그림을 통해 멸종위기 동물 고래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모습을 나타냈으며,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의무라는 메시지를 표현했다. 대상에게는 대구시교육감상과 부상으로 대백상품권 100만 원이 주어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01

‘앵글에 스며든 사유’… 포항 여성 사진가 5인전

주목받는 포항의 다섯 여성 사진가들의 특별한 작품 전시회가 사진 전문 갤러리 갤러리포항(포항시 북구 죽도로19 2층)에서 오는 14일까지 개최된다.포항의 사진 연구단체인 공간너머 최흥태 대표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에는 김숙경·김주영·박영희·오연미·이경진 등 다섯 사진가가 참여한다. 최흥태 대표는 포항 최초의 사진 페어인 ‘포토 포항 아트페어 2023’을 기획하고 ‘2022 제15회 전주국제사진제’ 초청 등 다양한 경력과 전시 경험을 가진 중진 사진가다. 이번 전시는 포항 사진의 흐름을 진단하고 지역 사진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사진예술의 ‘힘(HEEM)’을 주제로, 내적 자율성으로 대상을 해석하고 외형적 시각의 단순한 재현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주체적 개별성을 높이 평가받는 사진을 선보이는 전시다.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작가만의 분위기를 작품으로 담아내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다섯 명의 사진가들은 포항 우수작가 초대전 등 포항문화재단 등 각 기관 단체전 초대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는 현대 사진가들이다. 김숙경 사진가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성찰하며 인간의 존재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존재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동해에서의 최근 작업을 선보이고 있으며 광활한 우주 속에서 티끌만 한 크기로 존재하는 인간 삶 속에서 느끼는 존재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김주영 사진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을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떤 재현’이라는 제목으로 오랫동안 주력해온 색이 품은 공간 안에서 자신의 독백을 담은 ‘어떤 재현-레드’ 연작을 전시할 예정으로 포항의 문화공간을 찾아 앵글을 들이대며 자연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이방인이 된 시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박영희 사진가는 삶의 배경을 통해 작가 개인의 내면에 스며든 기억을 들춰내는 전시를 예고하고 있다. ‘바람, 바램’을 주제로 미세하고 도드라진 입자와 대상 간의 중첩을 활용한 피그먼트 프린트 작품을 위주로 한 흑백 사진을 선보인다.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조명의 조도를 통해 관람객의 시선을 낮은 각도로 분산하고 감성을 자극한다.오연미 사진가는 마다가스카르의 아름다운 추억을 앵글에 담았다. ‘마다가스카르’ 주제의 작품들은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천년을 뿌리내린 거대한 바오밥나무와 지평을 붉게 물들이는 일출과 일몰, 밤하늘을 가득 채운 은하수와 그 속에서 풍경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조명해 낸다. 이경진은 ‘빨간 지느러미’를 주제로 자신의 일상에서 발견한 멈춘 시간을 직접 카메라에 담아 독특한 디지털 기법으로 색을 입힌 작품을 발표한다. 그는 “‘나는 누구인가’,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불면증처럼 헤매고 다닌 상상의 날들을 하나하나 풀어 본다”고 말한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흥태 사진가는 “어느 순간 사물이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서도 앎이 깊어진다. 단토의 ‘예술의 종말론’에서 주장한 논리들이 주는 합당한 힘을 지렛대로 삼아 이번 전시를 기획한다”며 “지역의 사진이 예술의 힘을 가질 때 사물을 얼마나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있는지, 지각과 감각에서 자유롭고 내적으로 발화하여 표현된 작품들이 우리를 얼마나 깊은 사유와 해석으로 이끌게 하는지 깨닫게 한다”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