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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3년 만에 출간한 ‘무구의 서정’

이종암 시집 ‘꽃과 별과 총’표지 ‘…. 꽃을 가졌거나 못 가졌거나/몸의 구부러짐과 곧음/색깔의 유무와 강약에도 관계없이/오롯이/함께 숲을 이루는 저 각양각색의/나무, 나무들// 사람들 모여 사는 세상 또한, 그렇다/저마다 꽃이다’- 이종암 시 ‘저마다, 꽃’ 부분포항에서 활동하는 중진 이종암(59·사진) 시인이 최근 네 번째 시집 ‘꽃과 별과 총’(시와 반시)을 출간했다. 13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에는 43편의 서정시가 수록돼 있다. 풍속·인물·기후·생태·역사는 물론 지역의 사투리, 공동체의 체험까지 엮어내며 사물과 기억에 겸허하게 귀 기울이는 시인의 서정을 풍요롭게 만날 수 있다.총 3부로 구성된 ‘꽃과 별과 총’은 ‘꽃’과 ‘별’과 ‘총(塚)’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이종암 시의 특징은 자연을 창의적 상상력으로써 들여다보려는 태도로 충만하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 자연은 시인의 사유와 인식을 구체화하는 실존적 공간이다.1부 ‘꽃’에서 ‘사월 산길’(‘저마다, 꽃’)을 걷고 ‘바닷바람 드센 호미곶’(‘구만리’)으로 소풍 간 그 여정은 자연에서 얻은 발견과 깨달음을 고스란히 전한다.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미학적 완성도가 높음에도 자유로운 운율을 구사하면서 굳이 분석하거나 설명할 필요 없이 잘 읽히는 시어들을 동원한다.특히 평생토록 가슴에 품은 사랑으로 표현되는 먼저 저승으로 떠난 동생을 언급한 ‘저(오동꽃) 향기 위에 올라타면, 나는/죽은 동생도 만나는 그 찬란이 오는가’(‘오동꽃, 찬란’)라는 구절에서 독자들은 ‘가슴 아픈 찬란’의 역설을 경험한다.‘총(塚)’이라는 부제를 단 2부에서는 ‘마음’의 영원성과 초월성을 노래한다. ‘시총(詩塚·경북 영천시 자양면 성곡리 산 78번지, 백암 정의번의 무덤)’·‘개밥바라기총(塚)·충노억수지묘(忠奴億壽之墓)’·‘이총(耳塚·경남 사천시 선진리에 있는 귀무덤)’ 등 각각 다른 무덤 셋을 이야기하면서 ‘심총(心塚)’이라는 개념을 쓴다. 마음은 사람을 움직이게 해 세상의 빛깔을 바꾼다는 것이다.3부 ‘별’에서는 ‘육십 가까이 살면서 내게/뜨거운 사랑을 주던 사람도/견디기 힘든 분노를 안겨주던/세상 그 누구도 다 내게는 별이었다/어둔 길 밝혀주는 동강할미꽃’(‘동강할미꽃과 별’)이 눈에 띈다. 별을 닮은 동강할미꽃의 모습을 노래하며 세상의 모든 것이 시인에게 별과 같은 존재가 됐다는 웅숭깊은 깨달음을 전해 준다. 신상조 문학평론가는 ‘무구(無垢)의 서정’이라는 제목의 해설에서 “무덤(총)을 찾고 꽃과 별을 노래하는 이종암의 시는 공자가 말한 사무사(思無邪)로 요약할 수 있다. 그의 시는 즐거우면서도 지나치지 않고, 슬프면서도 상하게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에게 시란 삶을 체험하고 표현하고 이해하는 불가결한 수단”이라고 적었다.이하석 시인은 “고향 청도와 포항의 구만리·경남 사천·단양 가곡·동강과 서강 어디든 시집 곳곳에 그가 누빈 자국들이 찍혀있다. 꽃과 별과 무덤은 그의 독도법상의 주요 부표다. 우리도 서로의 부표가 되어 ‘내려놓은 채’, ‘서로 사무치며’ 함께 떠돌아도 좋지 않겠는가, 하고 바란다”고 평했다.이종암 시인은 1965년 청도 출신으 로서 영남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포항 대동고 교사로 31년간 재직, 2022년 명예퇴직했다. 1993년 ‘포 항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2000년 시집 ‘물이 살다 간 자리’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물이 살다 간 자리’ 외 ‘저, 쉼표들’·‘몸꽃’ 등이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8

서도호 작가와 함께… 어린이 참여형 전시 ‘아트랜드’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은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전 ‘서도호와 아이들: 아트랜드’를 30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4∼5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올해 두 번째 기획 전시로 선보이는 특별전 ‘서도호와 아이들: 아트랜드’는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 서도호 작가와 함께하는 어린이 참여형 전시로 가상의 왕국 ‘아트랜드’를 구축해나가는 설치 작업으로 이뤄진다.이번 전시는 지역을 넘어 세계로 확장, 더 많은 어린이가 전시장을 방문하고 작품을 만드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서도호와 아이들: 아트랜드’는 지난 2022년 7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처음 개최됐고, 지난 1월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에 이어 세 번째로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에서 소개된다.서도호 작가는 두 명의 자녀와 함께 7년 동안 어린이용 점토로 만든 신비롭고 환상적인 생태계 ‘아트랜드’를 제작했다.‘아트랜드’에는 작가가 고민해 온 부모의 역할, 아이들의 심리, 그리고 놀이의 가능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 결과가 복합적으로 담겨 있으며 시간, 나이, 공간, 가족의 여러 가지 영향을 고려한 복잡한 캐릭터와 이야기가 등장한다. ‘아트랜드’는 수많은 섬으로 이뤄져 있고, 그곳만의 독특한 생태 주기와 질서를 가지고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이 살아가는 신비롭고 다채로운 상상의 세계다.이번 전시는 어린이를 포함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자는 단순한 놀이 개념의 체험 활동이 아닌 새로운 작품을 함께 제작하는 ‘아티스트’로서의 자격을 가지게 된다. 전시 참여자들은 어린이용 점토를 제공받게 되며 ‘아트랜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를 영감으로 삼아 자유로운 창작 활동도 가능하고, 전시장에 있는 ‘아트랜드’의 동식물들을 재현해 볼 수도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8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서 ‘반려돌의 모험’ 체험 운영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귀비고(전시관)에서 ‘반려돌의 모험’등 어린이날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반려돌의 모험’은 포항문화재단이 삼국유사에 전하는 포항지역 대표 설화인 연오랑 세오녀 설화에서 연오가 돌(거북이)을 타고 일본으로 이동한 이야기에서 차용해 자체 개발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이다.최근들어 CRAVITY(크래비티), TOMORROW X TOGETHER(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케이팝 스타들이 돌에 이름을 붙여주고 정성스레 키우는 ‘반려돌(Stone) 키우기’가 변하지 않는 고요함을 찾는 이색 취미로 주목받은 것에 착안해 기획했다. 이번 교육은 5월 5일 오후 1시 귀비고 전시관 지하 1층 로비에서 직접 애착 돌을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참여 어린이는 이름과 성격 등을 돌에 부여하고, 네컷만화를 그리며 생명력을 불어넣는 시간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마무리될 예정이다.참여 신청은 오는 29일까지 구글 폼에서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와 보호자 20명을 추첨으로 선발한다.신청 결과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일 공지된다.문의처 : 귀비고(054-289-7952)./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5

김유복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 칼럼·여행기 신간 2권 동시출간

김유복(73·사진)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가 신간 2권을 출간했다.경북산악연맹 회장, 포항지역 중·장년 애향단체인 포항뿌리회 제8대 회장을 지낸 그는 최근 ‘행복한 동행’(UND)과 ‘함께 가는 길’(UND)이란 책을 동시에 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혜안이 담긴 칼럼과 해외 유명지를 트레킹 하며 깨달은 자연의 섭리와 통찰의 현장을 가감 없이 기록한 산물이다.‘행복한 동행’에서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중앙아시아의 스위스 키르기스스탄, 일본 규슈 올레길, 이탈리아 돌로미티 등 6곳의 풍광의 기록을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함께 가는 길’에서는 경북매일신문 등 지역 언론에 기고한 칼럼 70여 편을 한데 모았다.‘제2의 영일만을 꿈꾸며’,‘포항과 세계 최고 철강사’,‘힌남노의 교훈’등 지역사회를 주도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 바라는 상생의 진정성과 시민 공감의 필요성을 제언하는 글들이 담겨있다.김유복 대표는 “지역 발전을 위한 작은 밀알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포항을 사랑하는 토박이의 충정과 산을 닮고자 하는 산꾼의 시선을 담아 칼럼과 여행기를 펴내게 됐다”며 “많은 분들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함께 가는 길에서 방향을 찾고 하나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또한 자연을 사랑하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유복 대표는 26일 오후 3시 포스코국제관 1층 국제회의장에서 ‘행복한 동행’·‘함께 가는 길’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5

포항문화재단 ‘삼.세.판’ 5기 모집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5월 8일까지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시민커뮤니티’와 ‘문화 활동공간’을 지원하는 ‘삼.세.판’ 5기 참여자를 모집한다.삼세판은 포항시 거주 또는 생활권에 속한 3명 이상의 시민 모둠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정된 팀에게는 문화활동공간 조성을 위한 일부 시설비와 프로그램비가 지원되며 각 팀당 최소 10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올해는 약 10개 팀 내외가 선정될 예정이며 선정된 팀에게는 1년간 지원한다.포항문화재단은 지난 2020년 법정문화도시 지정 이후 4년간 28개 읍면동에 걸쳐 46개소의 문화거점의 발굴과 지원을 통한 시민 주도의 문화 활동을 하고 있다.이번 5기 모집에서는 지역문제 해결, 전통문화 보존, 문화적 도시재생, 환경문제, 세대 연결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활동 계획을 제안할 수 있다.‘시민 커뮤니티’란 지역주민이 거주하는 생활권 내에서 자발적 문화 활동을 하는 모임을 뜻한다. ‘문화 활동공간’은 시민 커뮤니티들이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공간을 의미하며, 동네 카페 및 책방, 도서관, 마을 숲, 빈 점포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문의처 :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289-7914)./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4

송창식·정훈희·김세환, ‘쎄시봉’ 원년 멤버 포항 찾는다

‘쎄시봉 콘서트-인생은 아름다워’포스터.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음악 그룹 ‘쎄시봉’ 원년 멤버들이 포항을 찾아온다.(재)포항문화재단은 1970년대를 추억하는 기획공연으로 ‘쎄시봉 콘서트-인생은 아름다워’를 오는 5월 11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쎄시봉’은 지난 1960년대 서울 종로구 무교동에서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음악감상이다. 당시 국민적 인기를 끌던 팝 음악 유행을 선도하며, 자연스럽게 음악인들이 모여들며 많은 유명 가수가 거쳐 간 곳이기도 하다.쎄시봉 세대부터 싱어송라이터 개념이 생겼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최신 팝 음악을 들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송창식, 이장희 등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젊은이들이 통기타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한국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청춘문화의 산실’이었다.통기타 1세대였던 그들은 저마다 다른 음색과 스타일로 노래를 불렀지만, 서로의 장점을 품는 완벽하고 감미로운 화음으로 청중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지금도 그 시대의 추억을 기억하는 7080세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이번 공연에는 쎄시봉 멤버 중 송창식과 정훈희, 김세환 그리고 쎄시봉 친구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기타리스트 최훈이 함께 한다.포크를 대중화한 ‘영원한 가객’ 송창식은 한국적 정서를 살린 음악과 성악 전공자다운 빼어난 가창력으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싱어송라이터다. 그동안 무대에서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그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여기에 ‘쎄시봉의 뮤즈’ 정훈희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배경음악으로 관심을 모은 ‘안개’는 정훈희의 데뷔곡이기도 하다. 특히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송창식과의 듀엣곡 버전이 대미를 장식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이들의 듀엣곡을 직접 들을 수 있다.이번 공연은 쎄시봉을 거친 세 가수의 콘서트다. 한국적 정서를 살린 음악과 개성 있는 가창력으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송창식, 솜사탕처럼 달콤한 목소리와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쎄시봉 막내 김세환, 쎄시봉의 뮤즈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국제가수 정훈희가 호흡을 맞춰 이들의 최전성기를 함께한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선사한다.공연은 1960년대부터 음악감상실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우정의 친구 김세환, 송창식, 정훈희의 ‘길가에 앉아서’ ‘사랑하는 마음’ ‘고래사냥’ ‘꽃밭에서’ ‘안개’ 등 대표곡과 1970년대 공연한 올드 팝 트리오, CM송 메들리 등 익숙한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쎄시봉을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꺼내 볼 수 있고, 다소 젊은 층은 최근 영화 ‘헤어질 결심’에 나온 정훈희의 ‘안개’를 송창식과 정훈희의 듀엣으로 들을 특별한 기회가 돼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4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대전 철도관사마을 ‘포커스’

도시재생으로 사라지고 없어지는 근대문화유산을 기록하는 박정일 다규멘터리 사진작가 초대전 ‘소제’가 26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구 갤러리 미르에서 열린다.포항 출신으로 대구에서 활동중인 박 작가는 카메라로 소멸과 생성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그는 2019년 홍콩 민주화 현장을 기록했으며, 이후 부산의 사라져가는 홍티마을, 경주 천북의 한센인 집성촌 희망농원, 대전의 근대문화유산인 철도관사마을 등을 기록해 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대전시 동구 소제동 일대 근대문화유산인 철도관사마을을 사진으로 기록한 다큐사진들을 선보인다.대전은 1905년 경부선철도가 부설되면서 철도교통의 근대도시가 됐고, 1914년에는 호남선까지 개통됨에 따라 철도교통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때 만들어진 철도역사, 교량, 터널, 관사 등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아픔과 함께 대전의 근대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이 중 철도관사가 있었던 소제동은 현재 방치된 철도관사와 빈집, 관리되지 않은 골목길과 위험해 보이는 담장, 턱없이 부족한 주차 공간, 주민들의 휴게 시설, 커뮤니티 공간, 생활 기반 시설의 부족 등으로 거주환경에 대한 문제점의 개선이 절실한 곳으로 이곳은 이르면 이달부터 대전역세권 재개발 사업이 시작돼 상업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박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대전 철도관사마을을 기록하고 생성과 소멸의 순환성이 하나의 연결된 선상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박 작가는 “지역의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한다는 것이 그것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까지 지켜진다고 생각한다”면서 “작업의 과정을 통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고,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의 안타까운 관점이 아니라 생성과 순환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2024-04-24

AI 시대, 사진 매체의 미래와 진로 모색

아시아 최대의 사진 축제이자 대한민국 유일의 사진 비엔날레인 대구사진비엔날레가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AI 인공지능 이미지 등 사진 매체의 급변하는 환경과 이슈를 반영하는 특별전을 마련한다. 2025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사전 홍보하고 국내 사진 예술인의 교류를 촉진, 새로운 사진 담론 생성에 기여하고자 함이다.‘2024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DAC EP 2024 NEW STREAM)이 오는 26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린다.‘노 시그널’(No Signal)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는 기슬기, 녹음(문소현, 휴 키이스), 안준, 이순희, 서동신, 조성연 등 7명의 작가가 사진, 영상 및 설치 등 1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노 시그널’은 사진 이론가 존 버거의 ‘사진의 진짜 내용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경구에서 가져왔다. 동시대 현대 사진의 주요 경향인 본다는 것과 보(이)고 있는 대상이 맺고 있는 복합적인 관계의 의미 차이를 돌아보는 전시다. ‘노 시그널’은 모니터의 영상 신호가 끊어진 상태를 뜻하지만, 이 전시에서는 ‘(인공)신호 없음(차단)’과 매체의 매개(signal) 없음 혹은 ‘정해진 뜻, 사진의 기본적인 속성으로부터 탈주’라는 복합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전시는 작가 두 명의 작업이 한 전시실에서 서로 호응하도록 구성한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눠 6명 작가의 약 120여 점의 사진과 영상작품, 조경 설치 등으로 구성된다.참여 작가들은 익숙한 대상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그 순간을 담는다. 그리고 예리한 관찰과 창의적인 해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관객에게 전달한다.섹션1은 인공의 소음을 멀리하고 자연의 비물질적 요소(빛, 그림자, 소리, 기)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보여주는 녹음(문소현, 휴키이스)의 영상과 조경 설치, 계림의 나무와 당산나무를 찍은 이순희의 흑백사진 등은 사물의 본질과 가까워질 수 있는 사유와 명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섹션2는 서동신과 조성연은 비사진적이고 비지시적인 이미지를 중첩해 이미지 간의 충돌과 상호작용을 상승시키면서 사진의 새로운 미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서동신은 이미지를 서로 중첩하고 색을 제거하거나 교차 반복하는 방법으로 이미지의 구체성을 소거해가면서 사진 추상에 이르고, 조성연은 우연히 마주친 별것 아닌 풍경과 채집한 사물을 일시적인 균형 상태에 도달하도록 사진 프레임 안에 재배열한다. 섹션3에서 안준과 기슬기는 인공지능(AI)과 포스트 인터넷 시대에 예술의 생산과 수용 방식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탐색한다. 안준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사진 이미지로 시각화하는지를, 기슬기는 사진의 물성이 전시 공간에서 전시될 때 파생되는 일루전(액자 유리에 반사된 관람객과 전시장 조명과 그림자 등) 사이의 관계를 탐색한다.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2025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전년도에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이 신진 작가를 발견하고 지지하며 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보다 의미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4-04-24

‘인현왕후 묘현례’로 들여다 본 조선 왕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오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7일간 종묘 일원(서울 종로구)에서 ‘2024년 종묘 묘현례’ 행사를 개최한다.‘묘현례(廟見禮)’는 왕비나 세자빈이 혼례를 마친 뒤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 신주가 있는 종묘를 알현한 의례로, 조선 국가의례 중 여성이 참여한 유일한 행사다.‘2024년 종묘 묘현례’에서는 숙종 29년(1703년) 열린 인원왕후의 묘현례를 주제로 뮤지컬과 재현의식을 결합한 창작 공연극 ‘묘현, 왕후의 기록’을 오는 27일부터 5월 1일까지 1일 2회씩 총 10회에 걸쳐 종묘 영녕전에서 무료로 선보인다.인원왕후와 아버지 김주신, 숙종의 관계를 중심으로 당시 역사적 상황과 왕실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뮤지컬로, 특히 공연 중간에 펼쳐지는 묘현례 재현을 통해 당시의 의례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전달한다. 회차당 150석씩 사전 예약을 받지만, 현장 접수도 회차당 150석까지 가능하다.이와 함께, 종묘 내 악공청(樂工廳)에서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5월 3일까지 진행된다. 정전 악공청에서는 각종 천연재료를 활용해 미안수와 분, 동백기름 등 조선 시대 화장품을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전통 화장품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다. 영녕전 악공청에서는 조선 왕실 여성 문화를 주제로, 옛 가구와 공예품 전시를 관람하고 대수머리 및 세자빈 대례복을 착용해볼 수 있는 ‘세자빈이 되어 사진 찍어보기’거 진행된다. 매일 선착순 200명에게는 즉석 인화사진 촬영 기회도 제공된다.공연극 관람과 전통 화장품 만들기 체험의 사전 예약은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3

예술작품, 진입장벽 높아 구매 포기 한 적 있나요?

예샵 1차 웹포스터.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예술발전소는 만권당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 작가의 예술작품과 브랜드 공예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트숍 ‘예샵’을 오는 30일부터 본격 운영한다.아트숍 예삽은 예술작품 구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관람객에게 예술에 대한 이상적 소비와 작품을 소유해 보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구예술발전소는 이러한 소비와 경험을 통해 관람객 스스로 예술적 자아와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장르의 예술작품과 브랜드를 제안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순수예술 형태의 작품만을 판매했던 지난해와 달리 지역에서 활발히 확장돼 가는 창작자 중심의 여러 브랜드를 함께 소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채롭게 진화한 아트숍의 구성과 작품이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아트숍 예샵은 대구예술발전소의 1층 로비 공간과 2층 만권당에서 연간 상시 운영된다.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청년 작가 △황주승 △정이수 △임은지 △안수현 △김도경 △김상덕 △강시오와 각자만의 철학과 창조성을 선보이는 공예 브랜드 △재재 프로젝트 △윌로우 가죽공방 △물비늘 △스런 △실상 △에코핸즈 스튜디오의 작품을 잇달아 만나볼 수 있다.한편, 이번 아트숍 예삽은 만권당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대구예술발전소 2층에 자리한 북카페 만권이라는 공간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교류하며 새로운 문화와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마련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3

“감상하는 예술에서 이젠 사는 예술로”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포항문화예술지구 꿈틀로에 예술상품을 판매하는 ‘꿈틀상회’가 지난 22일 개소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꿈틀상회는 꿈틀로작가연합회로 구성된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이 포스코 제강설비부와 협업해 조성한 아트숍으로, 꿈틀로 입주작가들이 자체 제작한 예술상품을 상시 전시·판매한다.포항문화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포스코 제강설비부가 지정기부한 1500만원의 예산을 바탕으로 30년 넘게 분식집 ‘할매떡볶이’로 운영돼오던 공간을 꿈틀로 입주작가들이 직접 리모델링해 꿈틀로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꿈틀상회에서 전시·판매되는 상품은 한국화, 도자 그릇·인형,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품, 마그네틱·엽서 등 문구류, 압화다이어리, 수경식물 및 꽃다발, 키링, 캔들, 로스팅커피팩 등 꿈틀로 입주작가 27명의 창작활동을 토대로 개발한 30여 종의 예술상품이 전시 판매된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 된다. 편하게 공간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상품을 키오스크를 이용해 셀프 결재로 구매할 수 있다.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은 앞으로 더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해 꿈틀상회의 가치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또 오프라인 상점에서 향후 온라인으로 플랫폼으로도 확장해 아트상품 외에도 원데이클라스 등 상품 및 체험프로그램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갈 예정이다.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 이진희 대표는 “포스코 제강설비부와 포항문화재단 등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으로 작가들이 꿈꿔왔던 아트상품 판매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꿈틀상회 브랜드를 발전시켜 포항을 방문하면 꼭 들러서 사갈 수 있는 예술상점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3

오늘 ‘세계 책의 날’ 국민 소통 행사 다양

23일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다양한 공간에서 독서 문화행사와 캠페인을 개최한다. 국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국민들과 소통하며 책의 가치와 독서의 재미를 알린다는 계획이다.올해 주제는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다. 더 많은 책과 함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자는 의미다.먼저 서울시가 야외도서관으로 재단장한 광화문 ‘해치마당’에서는 국민들에게 책과 장미를 선물하는 행사가 열린다.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의 세종라운지에서는 책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정부와 공공기관, 출판계, 문학계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책 선물 행사와 낭독회, 북토크를 열어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되새긴다.이 행사에서는 유인촌 장관과 배우 황정민이 책의 날이 제정된 배경을 고려해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를 함께 낭독한다. 장강명·김민영 작가는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를 주제로 독서에 대한 북토크를 이어간다.온라인에서도 책의 날을 기념한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다. 문체부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작가, 유튜브 창작자와 함께 ‘나의 인생 책, 추천하기’를 진행한다. 참여자는 책을 소개한 후 지인 3명이 챌린지를 이어가도록 지목하면 된다.또한 교보문고, 예스24와 함께 온라인 캠페인 ‘책은 또 하나의 세계, 책을 선물하세요’도 진행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2

“더욱 풍성” 꿈틀로 체험마켓 298놀장

포항문화재단과 꿈틀로작가연합회는 2024년 첫 ‘체험마켓 298 놀장’을 오는 27일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서 개최한다.‘체험마켓 298 놀장’은 2019년부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꿈틀로가 자리한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에서 ‘아트 마켓’을 컨셉으로 펼치며 예술가와 시민을 잇는 거리 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능동적인 문화예술 경험과 활동적인 참여에 비중을 실어 ‘체험마켓 298 놀장’으로 새롭게 선보인다.‘체험마켓 298 놀장’은 참가 공모를 통해 꿈틀로 작가 외에도 외부 셀러, 일반시민까지 참여를 확대해 총 50여 개의 예술체험 및 마켓 부스와 부대행사가 펼쳐진다.올해 첫 마켓인 4월 ‘298 놀장’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가족 간 주고받는 사랑의 선물의 의미를 담아 ‘핑크빛 선물’이라는 부제로 가족단위 프로그램 중심으로 꾸며진다.꿈틀로 일원을 수놓을 체험 아트마켓 거리에서는 ‘카네이션 액자 만들기’, ‘포항풍경 컬러링 체험’, ‘유채꽃 키링’, 다양한 수제 먹거리 등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봄날 감성 콘텐츠 위주로 준비했다.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는 체험객들을 위한 문화쉼터가 마련되고 청년작가편집숍에서는 청년작가 굿즈를 전시, 판매, 체험할 수 있는 ‘빈점포 굿즈전’을 만날 수 있다.꿈틀로 내 어린이도서관 앞 골목에서는 목공예 이영철 작가가 직접 설계·제작한 무동력 친환경 ‘팝업 목공 놀이터’가 아이들에게 신나는 놀이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가족단위 프로그램에 집중되는 만큼 꿈틀로 주요 문화공간을 ‘웰컴 키즈 존(welcome kids zone)’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꿈틀로 문화공판장에서는 어린이 줄넘기, 댄스, 마술쇼, 풍선아트 등 다양한 끼와 재능을 지닌 시민들의 공연무대가 선보일 예정이며, ‘298 놀장’을 애용하는 만큼 혜택을 누리는 ‘미식 쿠폰 이벤트’ 등 다양한 즐길 거리들이 준비돼 있다.행사기간 내 꿈틀로 대안공간 SPACE 298에서는 포항여성작가 2인의 시선으로 포항의 풍경을 재해석한 지역작가 초대전 ‘포항풍경스케치’가 열린다.한편, ‘체험마켓 298 놀장’ 이용객은 꿈틀로 안내데스크에서 1인 1매에 한해 주차권을 받을 수 있다. 주차권을 받은 이용객은 행사 당일 꿈틀로 내 지정된 주차장(애린주차장, 북경주차장, 포항주차장)에서 1시간까지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4-04-22

경복궁 야경 즐기며 봄을 더 가까이 느껴요

“조선 왕조의 법궁(法宮·임금이 사는 궁궐)이었던 경복궁의 밤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행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는 5월 8일부터 6월 2일까지 ‘2024 상반기 경복궁 야간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경복궁 야간관람은 매년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궁궐 활용 프로그램으로, 지난해에는 27만여 명이 경복궁의 야경을 즐겼다. 경복궁의 남문인 광화문을 비롯해 흥례문, 근정전,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 아미산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불빛 아래 빛나는 궁궐을 볼 수 있다.왕실의 화려한 잔치가 열렸던 경회루, 왕비가 머무르던 교태전과 그 뒤에 조성한 작은 동산인 아미산 권역 등도 둘러볼 만하다.관람 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다. 입장은 오후 8시 30분에 마감한다.다만, 매주 월·화요일과 5월 17∼19일에는 야간 관람이 열리지 않는다.입장권은 인터파크 티켓(https://tickets.interpark.com)에서 살 수 있다. 한복 착용자와 국가유공자 본인과 배우자, 중증 장애인과 동반자 1명, 경증 장애인, 국가유족증 소지자, 만 6세 이하 어린이, 만 65세 이상 어르신 등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2

伊 피아니스트 ‘쥬세피나 토레’가 들려주는 뉴에이지 선율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8일 오후 5시 비슬홀에서 기획공연 ‘쥬세피나 토레 피아노 리사이틀’을 개최한다.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이해 대구문예회관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마련한 이번 피아노 리사이틀에는 이탈리아 출신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쥬세피나 토레가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뉴에이지 선율을 선보인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빅토리아에서 태어난 쥬세피나 토레는 칼타니세타 벨리니 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 졸업 후 거장 주세페 컬트레라와 프란체스코 니콜로시 교수를 사사했으며, 2000년부터 다양한 극장에서의 공연을 통해 그녀의 고향인 시칠리아 섬을 알리는데 기여했다.그녀는 특히 2014년 이탈리아 공영 방송인 ‘Rai 1’에서 주현절 기념 콘서트에 출연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연주를, 그리고 2017년 바티칸에서 로렌조 발디세리 추기경을 위한 연주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9년에는 글로벌 팝페라 그룹 일 볼로(Il Volo) 콘서트의 개막 공연 연주자로도 참여했다.이번 리사이틀에서는‘Dove Sei’, ‘Never Look Back’ 등 쥬세피나 토레가 직접 작곡한 곡들과 더불어 한국 관객들만을 위한 깜짝 선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4-04-22

멘델스존·차이콥스키 명곡의 울림 속으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이 멘델스존과 차이콥스키 곡으로 최고의 감동과 여운을 남길 무대를 선사한다.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06회 정기연주회 ‘암흑에서 광명으로’를 펼친다.이번 공연은 예술감독 차웅의 지휘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의 협연으로 멘델스존, 차이콥스키 작품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곡들이 연주된다.첫 무대는 러시아가 낳은 후기 낭만주의의 거장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로 시작한다. 네 명의 남녀관계에서 보여주는 사랑과 증오, 후회와 배신 등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살펴볼 수 있는 오페라 3막에서 연주되는 ‘폴로네이즈’는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기분 좋은 곡이다.이어서 19세기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op.64’를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의 협연으로 들려준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은 독일 낭만주의 거장인 멘델스존의 인생 말년에 완성된 곡이다. 부드럽고 낭만적인 정서와 균형 잡힌 형식미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김덕우(중앙대 교수)는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 예비학교 학·석사를 졸업했으며 삼성문화재단상, 찰스 피트첵상, 워싱턴 도로시 판헴 포이어 콩쿠르, 버지니아주 콩쿠르 등 다수의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다. 또 세계적인 지휘자 데이비드 진맨과 아스펜 국제 음악제 오케스트라, 세인트폴 앙상블, 줄리어드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성남시향교향악단 등 수많은 단체와 협연하기도 했다. 콰르텟 크네히트의 멤버이자, 클래시칸 앙상블의 악장 그리고 클럽M의 맴버로 활발히 앙상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부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과 함께 가장 널리 연주되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마단조’로 꾸민다. 비극과 숙명을 말하는 이 작품은 지난날을 회고하며 우울에 잠겨있지만 끝내 희망을 암시한다.차웅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에 대해 “서양음악에서 ‘고통을 통한 환희’는 주로 단조로 시작하지만, 끝은 장조로 마무리하는 작곡 기법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베토벤 ‘교향곡 5번’이 그 대표작품인데, 낭만 시대에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또한 시작은 암울하게 e단조로 시작하여 장대하고, 기쁜 E 장조로 끝나는 대표작품이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도 같은 방식이다. 이 두 가지 명작을 통해 특별히 힘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은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 찰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2

지역 초·중·고 문화예술 영재들 집중 훈련

포항예술고(교장 김민규)는 최근 2024학년도 경상북도교육청 예술영재 포항교육원 제6회 입학식 및 경북뮤지컬 예술학급 개학식을 개최했다. 사진경상북도교육청 예술영재 포항교육원은 미래 문화예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경상북도교육청과 포항예술고가 매년 45여 명의 초·중등학교 예술인재들을 양성하는 프로젝트다.올해는 클래식, 국악 등 음악영재 30명, 미술·애니메이션 영재 15명이 선발돼 교수진 및 강사진 약 30여 명이 진행하는 집중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다.하계 방학 중 캠프와 마스터클래스 및 특강 수업을 진행하며, 수료연주회 및 수료전시회도 개최된다.경북뮤지컬 예술학급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경북지역 중·고등 학생들에게 매주 토요일 뮤지컬 전문 강사들을 초빙해 뮤지컬 연기, 안무, 노래 등을 지도하며 뮤지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교육한다. 하계 캠프와 뮤지컬 관람 프로그램과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 창작뮤지컬을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에서 12월 중 공연도 개최한다.포항예술고 김민규 교장은 인사말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예술적 재능들을 발굴해 나가는데 있어 지역사회와 더불어 포항예술고등학교가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경상북도교육청 예술영재 포항교육원과 경북뮤지컬 예술학급은 지금까지 300여 명의 지역 예술 인재들을 발굴해 냈으며 참가비는 전액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21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 경북의 ‘봄밤’ 적신다

깊어가는 봄 날씨 속에 경북지역에서는 프랑스·일본·아르헨티나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이 잇따라 열려 화제다. 일상 속 지친 뭄과 마음을 치유할 아름다운 선율에 빠져볼 좋은 기회다.△레볼루시오나리오 퀸텟(Quinteto Revolucionario) 내한 공연2019 라틴그래미어워드 대상을 수상하고 2020년 아스토르 피아졸라 재단의 공식 앙상블로 발탁된 세계 유일 탱고 앙상블 레볼루시오나리오 퀸텟(Quinteto Revolucionario)이 오는 28일 오후 5시 김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김천시가 주최하는 제3회 김천국제음악제에 초청된 레볼루시오나리아 퀸텟은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사라테, 바이올리니스트 세바스티안 프루삭, 반도네오니스트 파브리치오 콜롬보, 콘트라베이시스트 세르지오 리바스, 기타리스트 에스테반 팔라벨라가 성악가 이응광과 함께 ‘천사의 밀롱가’, 퀸텟을 위한 협주곡, ‘망각’, ‘아디오스 노니노’ 등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널리 알려진 명곡들을 야심 차게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스 메츠 브라스 앙상블 내한 공연프랑스 메츠 브라스 앙상블이 5월 3일 오후 7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고 금관앙상블의 진수를 선보인다. 프랑스 메츠 브라스 앙상블은 유네스코 음악 도시로 지정된 프랑스 메츠의 국립 오케스트라 금관 파트 단원 9명으로 구성됐다.메츠 브라스 앙상블은 국립 오케스트라 타악기 수석 플로리안 이조르슈와 트럼펫 연주자 4명, 트럼본 연주자 3명, 튜바 연주자 1명으로 꾸려져 프랑스 특유의 시원함과 색채감 있는 브라스 앙상블의 연주를 선사한다. 영화 ‘어벤져스’ OST, ‘인크레더블’ OST, ‘오! 샹젤리제’, ‘사랑의 찬가’ ‘엘리제를 위하여’(베토벤), ‘보헤미안 랩소디’(퀸), 패스트타임 파라다이스(스티비 원더), 빌리버(이매진 드래곤스) 등 클래식 음악과 영화음악,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으로 클래식 음악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내한 25주년 기념 콘서트일본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내한 25주년 기념 콘서트가 오는 5월 31일 오후 7시 30분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 타이틀은 ‘Gentle Mind’로 ‘Piano Affection’ 앨범에 수록된 곡 ‘Everlasting Gentle Thought’에서 차용했다. 공연에서는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로망스(Romance)’, ‘메디테이션(Meditation)’ 등의 히트곡과 콰르텟(바이올린 김지윤, 첼로 이윤하, 플루트 한지은, 클라리넷 강신일)과 함께 봄날의 아름다운 무대를 선물할 예정이다.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은 따뜻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회상과 추억에 잠기게 하기도 하고, 위로를 주기도 하고, 은은한 사랑을 느끼게도 해준다. 유키 구라모토는 1986년 첫 피아노 솔로 앨범 수록곡 중 ‘레이크 루이즈’가 크게 히트하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한국에선 1999년 첫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매년 서울 공연에서 전석 매진의 흥행을 이어갔다. /윤희정기자

2024-04-21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기념 鎭山 사계절·스토리 화폭에

‘팔공산을 기억하고 기록하다II’ 포스터. 팔공산 국립공원 기슭에 있는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이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기념해 어반스케처스 대구 작가들과 함께 팔공산의 사계절을 담은 기획전시 ‘팔공산을 기억하고 기록하다II’를 열고 있다. 전시는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7월 14일까지 펼쳐진다.대구·경북 지역의 유서 깊은 진산(鎭山)인 팔공산(八公山)은 해발 1천192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대구시 동구와 군위군, 경북 경산시와 영천시 그리고 칠곡군에 넓게 걸쳐 있다. 지난해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1967년 국내 첫 국립공원 지정인 지리산국립공원 이후 23번째이고 2016년 태백산이 지정된 뒤 7년 만에 새로 생긴 국립공원이다.이번 전시는 2023년 ‘팔공산을 기억하고 기록하다Ⅰ’에 이은 두 번째 전시로서 팔공산의 사계절을 담았다. 앞의 전시가 작가들의 관점으로 살펴본 팔공산의 주요 장소, 주변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기획전시는 팔공산의 사계절을 겪으며 작가들이 스케치 도구를 챙겨 현장에서 매직, 수채화 물감 등으로 시간의 흐름을 종이에 기록한 기록화라고 할 수 있다.대구방짜유기박물관은 전국 유일의 방짜유기 전문박물관으로 방짜유기를 상설 전시하고 있지만, 국립공원 팔공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시민과 관광객에게 팔공산 역사문화를 널리 소개하기 위해 어반스케처스 대구 작가들과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팔공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팔공산은 신라 때부터 공산(公山)·중악(中岳) 등으로 불렸으며, 조선시대부터 팔공산으로 불리게 됐다. 김유신 장군이 수행했던 곳이며,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 견훤 군대가 큰 전투를 벌였던 역사적 장소다. 임진왜란·정유재란 때에는 의병들의 활동 근거지였다.팔공산은 태백산맥과 낙동강을 잇는 우리나라의 핵심 생태 축으로서 붉은박쥐, 매, 수달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야생생물 5천30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寶庫)다. 또 국보 2점과 보물 25점을 포함해 총 92점의 문화자원이 분포하고 있고, 조계종 교구본사인 동화사와 은해사가 자리하는 등 국내 불교 역사·문화의 중추적 거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팔공산은 우수한 자연생태와 지역의 문화·종교, 역사가 어우러진 문화의 다양성이 내포된 곳으로서 보전 가치가 매우 높고, 그만큼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윤희정기자

2024-04-21

‘사람과 관계’ 화두, 인문학적 성찰

‘인간의 품격’, ‘두 번째 산’ 등의 저서를 펴내며 전 세계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올린 데이비드 브룩스의 신작 ‘사람을 안다는 것’(웅진지식하우스)이 번역 출간됐다.미국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저명한 자유기고가·작가로서 이름을 알린 ‘보보스’와 ‘소셜 애니멀’에서 해학과 풍자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날카롭게 포착하던 브룩스의 글쓰기는 언제부터인가 달라졌다. 인간성과 공동체의 회복에 대해 타인과 연결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작가가 꾸준히 탐구한 ‘사람과 관계’라는 화두가 이 책으로 훌륭하게 완결됐다.이 책은 어떻게 하면 우리 삶에서 관계로 인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사람을 아주 깊숙이 알아가는 일이 상대방과 나 자신의 세계를 어떻게 넓혀가는지에 대한 경험과 연구, 사례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심리학, 철학, 문학, 신경과학을 넘나들며 길어낸 통찰은 한 가지 주제에 깊게 몰두한 저자의 저력을 보여준다.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한다.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일수록 서로의 마음을 읽는 정확도가 떨어지고, 그들은 상대방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에 점점 무지해진다. 이 책은 그동안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던, 혹은 회피해왔던 나의 인간관계 경험과 그 경험을 만들었던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끔 한다. “한 사람을 알기 위해 진정으로 노력해본 적이 있는가?” 브룩스가 책 전체를 관통해 던지는 이 질문은 다른 사람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일에 관해 한층 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브룩스는 이 책을 통해 도덕성의 의미를 새롭게 구축한다. 철학자 아이리스 머독은 “도덕성이란 추상적인 보편 원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도덕적 행위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정의롭고 사랑스러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고 비도덕적 행위란 다른 사람을 정확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심은 사소한 행위의 누적으로 점차 위대해진다.브룩스의 전작들과 차별화되는 이 책의 백미는 ‘사람을 아는 것’에 관한 방법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된다는 점에 있다. 상대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정치적 성향과 의견이 다른 사람과는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려면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 이 책의 궁극적 목적은 다른 사람을 올바르게 바라봄으로써, 그 사람이 자신을 소중한 존재라고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능숙하게 구사하도록 돕는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18

‘1인가구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방식 소개

‘솔로 에이저(Solo Agers)’는 기꺼이 혼자이기를 선택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이러한 삶의 형태는 대한민국에서도 주류가 됐다.인생 2막 설계 전문가인 저자 사라 제프 게버의 신간 ‘솔로 에이저-혼자 살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는가’(천년의상상)는 우리가 언젠가 직면하게 될 삶의 단계를 준비하고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혼자의 시대’를 살고 있는 솔로 에이저들의 삶을 진솔하고 명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솔로 에이저’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나이들 수 있도록 큰 방향과 다양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세세한 실천 목록을 제안하고 있어 자립적인 삶에 가까이 다가서는 데 많은 통찰력을 준다.2023년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이 40%를 넘었다. 이 중 여성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달한다. 결혼했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들도 늘고 있다. 비혼 인구의 증가, 감소하는 출산율, 증가하는 이혼율…. 혼자 영화 보고, 혼자 콘서트 가고, 혼자 삼겹살 먹어도 전혀 ‘뻘쭘’하지 않는 시대다.‘혼자가 익숙한 시대’는 앞으로의 노년 풍경도 바꿀 것이다. 혼자 살든, 둘이 살든, 자식이 있든 없든, 전적으로 가족에게만 의지해 나이들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설령 자식이 있더라도, 내가 부모에게 했듯이, 자식이 나를 돌봐 준다는 보장은 없다. ‘혼자라는 미래’는 누군가에게는 이미 와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아직 오지 않았을 뿐이다.하지만 ‘홀로 나이 들어갈’ 솔로 에이저들은 점차 다가오는 노후를 막연하게 불안해할 뿐,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외면하고 있다.저자 사라 제프 게버는 ‘솔로 에이저’에서 자신의 상황, 능력, 욕망, 의지를 자세히 성찰하는 ‘가치 설계’를 시작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주거 설계’ 그리고 주도적으로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돕는 ‘돌봄 설계’, 이렇게 세 축을 중심으로 미래의 삶을 설계하라고 제안한다. 그에 따라 ‘가능한 모든 선택지에 대한 장단점과 적용 가능성’을 상세히 설명해 준다. 또한 옮긴이 배상윤은 부록으로 ‘한국의 솔로 에이저를 위한 제도와 법규, 참고 자료와 사이트’를 실어 현실 적합성을 더욱 높였다. 여기에다 적절한 경험 사례들을 추가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두 번씩이나 큰 재정적 타격을 입은 후 트레일러 주택을 구매해 멕시코 바하 반도에 정착해 예전보다 적은 수입으로도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부부 이야기, 30년 결혼생활을 끝내고 고향 프랑스로 재이주를 한 전문 그래픽 아티스트가 자신의 결심을 현실화했던 과정들을 보여준다. /윤희정기자

2024-04-18

‘불공정 사회’에 시달리는 청년들 분노·무력감 고발

소설가 성혜령(35)의 첫 소설집 ‘버섯 농장’(창비)이 출간됐다. 성혜령 소설가는 지난 2021년 창비신인소설상에 단편 ‘윤 소 정’으로 등단했다.성 소설가는 능수능란하게 펼쳐지는 서사적 긴장감, 분열과 고립의 현대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데뷔 당시부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소설집 ‘버섯 농장’에는 특유의 서스펜스와 독보적인 스타일의 힘을 보여준 2021년 창비신인소설상 수상작이자 등단작 ‘윤 소 정’과 “이 시대의 하드보일드 소설”(정이현, 심사평)이라는 찬사를 받은 2023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이자 표제작 ‘버섯 농장’, 2024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간병인’을 비롯한 여덟편의 단편이 수록됐다.성혜령의 작품들은 범상한 인물과 사건들을 통해 고강도의 긴장을 선사하는 독특한 스릴러 문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건조하게 직시하며 묘한 카타르시스와 묵직한 고민거리를 제시하기도 한다.‘윤 소 정’은 세명의 단짝 ‘윤’ ‘소’ ‘정’의 이야기다. 셋은 유럽여행을 가기 위해 계를 통해 돈을 모았지만 통장관리를 맡은 정이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여행경비를 모두 날린다. 윤과 소는 정을 탓하지 않지만 정은 계속 심하게 자책하더니 급기야 잠적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5년이 흐른 뒤 정이 대뜸 연락해 윤과 소를 집에 초대하고, 둘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정의 집에서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의 정과 수상하기 짝이 없는 그의 남자친구를 만난다. 작품의 제목이자 나란히 적힌 세 친구의 이름은 하나의 이름처럼 단숨에 읽히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완고한 띄어쓰기가 비극적으로 자리해 있다.이처럼 서로의 지근거리에 있을 뿐 완전한 이해에 육박하지 못하는 셋의 모습은 현대인이 절감하는 단절과 고립감을 떠올리게 만드는 동시에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강도 높은 긴장감을 유지”(창비신인소설상 심사평)하며 독자를 사로잡는다.창비 측은 “대체로 청년서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젊은이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집에서 우리는 한없이 부당한 사회에 시달리는 오늘날 청년들의 분노와 무력감을 목격한다. 이러한 원한의 감정은 절제된 묘사와 개성적인 리듬을 만나 눈을 뗄 수 없는 성혜령식 하드보일드 소설로 승화된다”고 전했다.성 작가는 “저는 지금까지 저에게 왜 소설을 쓰게 되었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왔다. 열일곱살 때 다리에 암이 생겼고 그후로 열시간이 넘는 수술을 세 번을 받았다. 뼈를 잘라내고 누워 있는 동안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소설 속 이야기를 굶주린 사람처럼 탐구했다. 그 이야기에 빠져서 잠시 제 고통은 잊고 숨을 쉴 수 있었다”고 적었다. /윤희정기자

2024-04-18

미국 ‘경제 봉쇄’에도 미소·여유 잃지 않는 쿠바인들의 삶

‘쿠바에서는 사랑을 구걸하지 않는다’(마음의숲)는 냉전 시대 미국을 압박하는 소련의 전초기지였고 북한의 ‘형제국’ 지위를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쿠바가 지난달 한국과 전격 수교한 것을 계기로 쿠바 사회를 소개한 책이다.쿠바에서 미술관 해설자와 여행 가이드로 활동하는 저자 장희주씨는 1960년대부터 이어진 미국의 경제 봉쇄에도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는 쿠바인들의 가치관을 여러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지금 쿠바는 최악의 시기를 관통하고 있다. 미국이 쿠바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막고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한 정책으로 인해 점점 사람들의 형편이 어려워지고 많은 사람이 쿠바를 떠나고 있지만 그럴수록 살아있는 쿠바의 모습을 찾아내며 타자인 쿠바인들의 삶이 아니라 오히려 저자 본인의 삶이 돼 쿠바 친구들과 이웃들과 함께 씩씩하고 건강하게 오늘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특히 저자는 미술사학 전공자답게 미술과 역사를 통해 독자들의 시각을 넓히고 이해를 돕는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쿠바의 대표적 미술작가 요안 카포테의 그림 ‘바다’를 설명하며 바다를 통해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삶과 기약 없는 미래, 좌절, 분노를 이야기한다.쿠바라는 섬의 지형적 특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섬에 사는 사람들의 고립감, 바다를 바라보고 살아야 하며 때로는 바다를 넘어서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그들의 숙명적 삶의 원형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또 다른 시각에서 쿠바를 바라보게 한다. /윤희정기자

2024-04-18

DIMF 아카데미, 뮤지컬 인재 양성 ‘요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뮤지컬아카데미 제10기 교육생 48명을 선발하고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간다.17일 DIMF에 따르면 제10기 아카데미는 심층 면접 및 오디션을 통해 창작자과정 24명, 뮤지컬 배우과정 24명으로 총 48명의 교육생을 선발했다. 이들은 오는 22일부터 약 9개월 간의 뮤지컬 전문 인재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다.창작자과정은 오세혁 작가와 다미로 작곡가가 입문과정을 담당해 극작과 작곡의 기초부터 작품 분석법, 창작법 등을 교육한다. 오미영 작가와 신경미 작곡가는 전문과정을 담당해 실제 작품 창작과 협업, 실습 등의 심층적인 커리큘럼을 진행한다.창작자과정 교육생은 강사진의 지도 아래 창작 실습을 거쳐 작품을 직접 개발하고, 극작·작곡 각 분야 교육생이 한 팀을 이뤄 12월 최종 성과발표회 ‘리딩공연’에서 예비 창작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다.뮤지컬 배우과정은 조광화 연출가, 박소영 연출가, 구소영 음악감독, 박재현 음악감독, 신선호 안무감독 등이 연기, 보컬, 안무 등 뮤지컬의 핵심 요소 훈련과 무대 실전 경험을 익힐 수 있는 강의를 제공한다.한편, ‘DIMF 뮤지컬아카데미’는 지난 9년간 총 92개의 예비 창작뮤지컬을 개발하고 380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뮤지컬 전문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그 성과로 표상국 배우, 김지식 작가, 임민홍 작곡가 등 수많은 아카데미 출신 인재들이 프로 뮤지컬 무대에서 활발한 창작 및 작품활동을 펼치며 아카데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4-04-17

“쇼팽 발라드를 시·소설로 노래한 문학작품 만나보세요”

포항 지역 출판사인 도서출판 득수는 최근 쇼팽의 ‘발라드’를 소재로 8명의 작가가 쓴 엔솔로지 작품집 ‘쇼팽을 읽다’사진를 출간했다.‘쇼팽을 읽다’는 출판사 득수의 ‘득수 읽다’ 시리즈의 첫 책으로 ‘득수 읽다’는 음악을 듣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내 소설과 시로 탄생시키는 시리즈다.‘쇼팽을 읽다’는 4명의 소설가와 4명의 시인이 쇼팽 ‘발라드’ 1~4번에서 찾아낸 이야기를 담아낸다.유희란, 김강, 권정현, 채윤 소설가가 각 발라드 1번부터 4번까지를 맡아 그 곡에서 건져 올린 느낌과 감상, 스토리를 작품으로 재해석한 소설을 창작해 선보인다.유종인, 문성해, 이소연, 최라라 시인은 쇼팽 ‘발라드’ 4곡을 모두 듣고 느낀 감정을 담아낸 시를 발라드 1곡당 시 1편씩 담아냈다.또한 책에는 최정호 포항시립교향악단 사무장이 쇼팽의 ‘발라드’를 해설한 곡 해설도 담겨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쇼팽의 ‘발라드’는 폴란드의 시인 아담 미키에비츠의 애국 서사시 ‘윌리스의 호수’를 읽고 탄생했다.최정호 사무장은 책에서 “낭만주의 음악의 가장 구심점 역할을 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이었던 쇼팽은 기악작품에 발라드라는 문학의 장르명칭을 사용한 첫 작곡가로서 19세기 폴란드의 애국시인 아담 미키에비츠의 서사시에 담겨있는 아름다움과 열정을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했다”며 “슈만은 ‘발라드’ 1번에 대해 ‘쇼팽의 가장 거칠고 가장 독창적인 작품으로 그의 천재성을 잘 드러낸 곡’이라고 찬사를 보냈다”고 말했다.‘쇼팽을 읽다’를 기획한 도서출판 최미경 편집장은 “쇼팽이 ‘발라드’를 통해 낭만주의 예술정신을 고취시켰고이후 리스트, 브람스, 포레 등 작곡가들이 그 전통을 이어받아 탐미적 예술성을 꽃피우는데 이르렀듯 ‘쇼팽을 읽다’또한 많은 예술가들의 예술정신을 고취시키고 독자들에게 책 읽는 기쁨을 선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한편, 도서출판 득수는 ‘쇼팽을 읽다’ 출간을 기념해 쇼팽의 발라드를 들어보는 음악회 ‘영감’을 오는 28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