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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88세 일기로 선종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4-21 18:50 게재일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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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오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쯤 하느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일생을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교황을 기렸다. 또한 교황청은 “교황은 신앙과 용기, 그리고 보편적 사랑을 바탕으로 복음의 가치를 실천하라고 가르쳤으며,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지하는데 힘썼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14일 기관지염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교황은 병세가 악화돼 양측 폐렴 진단을 받았다. 38일 간의 입원 후, 3월 23일 교황청으로 돌아온 뒤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교황은 전날까지도 부활절을 맞아 깜짝 등장해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축복과 메시지를 전했으며,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만나기도 했다.

 

2013년부터 12년간 재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의 구심점이었다. 그의 장례는 생전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그는 여러 차례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는 성요셉 신학교에서 공부해 사제 서품을 받았고,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됐다. 그는 2005~2011년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을 지냈으며,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이는 1282년 만의 비유럽권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으로서, 예수회 출신 최초의 교황이다.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즉위 이후 그는 가톨릭교회가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더 포용적으로 바꾸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진보적 개혁을 추진했다. 이러한 행보는 가톨릭 내 보수 진영과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한 결정은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 사회에서 강한 반발을 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종교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으며, 2017년에는 미얀마의 로힝야족 추방 사건에 대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2021년에는 가톨릭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무장 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교황은 평화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냈으며, 2023년 10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었던 그는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으며, 당시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2027년 서울 세계 청년 대회 개최로 그의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이제 그 역할은 차기 교황에게 넘어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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