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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싱가포르 세계적 예술가 추아 수퐁 박사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8-31 18:10 게재일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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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제1회 국제연극예술교류대상 수상 영광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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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 폐막식에서 제1회 국제연극예술교류대상을 수상한 추아 수퐁 박사. /포항바다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 제공

지난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포항 효자아트홀에서는 ‘제25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 행사에서 싱가포르의 세계적 예술가 추아 수퐁 박사가 포항바다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가 수여하는 첫 번째 국제연극예술교류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오랫동안 아시아 각국의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연극 교류에 헌신해온 추아 수퐁 박사는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국제 연극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이번 연극제에서 공연된 오페라극 ‘몬스터의 숲속의 모험’의 원작으로 참여했으며, 싱가포르 극단 골든 마이크로폰 플레이하우스와 함께 포항을 방문했다. 31일 그를 만나 예술적 여정과 철학, 그리고 아시아 공연예술의 미래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었다. 

-연출가·학자·교육자로서 박사님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예술 철학은 무엇인가.

△저는 평생을 공연예술과 함께 살아왔다. 나에게 예술은 단순히 무대 위의 표현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다리다. 연출가로서는 관객과의 진실한 소통을, 학자로서는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교육자로서는 다음 세대에 예술의 씨앗을 심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아시아 예술은 공동체와 조화를 중시하는 정신이 강하다. 나는 이러한 가치를 세계 무대에 알리는 것이 내 소명이라 믿어왔다. 예술은 화려한 무대 장식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1년을 계기로 포항과 인연을 맺으셨다. 지난 25년 간 보신 포항과 연극제의 변화는 어떤 모습인가?

△처음 포항에 왔을 때 나는 바닷바람과 함께 펼쳐진 무대에 큰 감동을 받다. 바다와 예술이 만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독창성이 있었다. 지난 25년간 포항바다국제연극제는 꾸준히 성장하며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 초기에는 국내 중심의 무대가 많았지만, 점차 해외 단체들이 적극 참여하면서 문화 교류의 장으로 발전했다. 나는 이 연극제를 통해 한국 연극인들의 열정을 직접 보았고, 포항 시민들의 따뜻한 환영도 잊을 수 없다. 작은 지역축제가 이제는 세계와 호흡하는 축제로 변모했다는 사실은 매우 인상 깊다.

-아시아 공연예술의 강점과 세계적 가능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시아 공연예술의 가장 큰 강점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노(能)나 가부키, 중국의 경극, 한국의 판소리와 탈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인형극과 무용극 등은 수백 년의 역사와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동시에 젊은 세대 예술가들은 이러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융합이야말로 아시아 예술이 세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다. 오늘날 세계는 다양성과 문화적 독창성을 찾고 있다. 아시아 예술은 그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다.

-앞으로 아시아 연극 교류에서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포항바다국제연극제는 단순히 작품을 소개하는 무대를 넘어, 아시아 예술가들이 서로 만나고 배우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가교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예술은 국경을 초월한 언어다. 포항이 아시아 예술가들의 교류 허브가 된다면, 단순한 축제를 넘어 국제적 예술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의 젊은 연극인들이 포항에서 만나 협업하고, 새로운 창작을 시도하는 장면을 기대한다.

-오랫동안 교류해온 포항바다국제연극제 백진기 집행위원장에 대해서는 어떤 인상을 갖고 있나?

△나는 백진기 집행위원장을 처음 만난 이후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늘 존경의 마음을 가져왔다. 그는 연극인으로서 무대 위의 예술적 진정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축제를 이끄는 행정가로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왔다. 무엇보다도 포항이라는 도시와 지역 연극인들을 위해 헌신해온 그의 열정은 매우 인상 깊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제 교류를 멈추지 않고, 해외 예술인들에게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진정한 문화외교관이라 부를 만다. 나는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오늘날 아시아 무대에서 주목받는 데에는 백진기 집행위원장의 꾸준한 노력과 비전이 크게 기여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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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아 수퐁 박사가 배우에게 직접 분장을 해주고 있다. /포항바다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 제공

 -예술가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나의 남은 시간은 후학을 위한 것입니다. 나는 지금도 학생들과 함께 전통예술을 연구하고, 새로운 공연을 실험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명성과 성공보다는, 무대 위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뿌리에서 출발해 세계와 대화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예술은 길고 험한 여정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나는 앞으로도 아시아 예술의 가능성을 믿으며, 이를 세계와 나누는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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