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포항 효자아트홀서 韓·베트남·싱가포르 5개 극단 다양한 장르 연극의 본질 담아
포항의 대표 공연예술 축제인 ‘제25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26일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사단법인 포항바다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위원장 백진기)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30일까지 5일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베트남과 싱가포르, 한국 등 3개국 5개 극단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2001년 ‘순수연극축제’로 출발한 포항바다국제연극제는 매년 새로운 테마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지난 25년간 한국 연극계의 대표적인 국제 교류의 장으로 성장해왔다. 올해는 무대의 화려함 보다 연극 본연의 가치를 관객과 나누면서 진정한 연극의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첫날인 26일에는 울산의 극단 울산씨어터예술단이 기후위기와 인류 생존을 법정극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 ‘양팔저울’을 오후 2시, 4시 두 차례 공연한다. 인간 본성과 욕망이 맞부딪히는 극한 상황을 통해 관객들에게 “과연 나는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깊이 있는 성찰을 이끌어낸다.
이어 27일과 28일에는 싱가포르의 골든 마이크로폰 플레이하우스가 ‘몬스터의 숲속의 모험’을, 서울의 21세기 스테이지가 ‘강제 결혼’을 각각 오후 2시와 4시 두차례씩 공연한다.
'몬스터의 숲속의 모험’은 라마야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아동·청소년 오페라극으로 가족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모험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강제 결혼’은 프랑스 고전극의 대가 몰리에르의 희극을 원작으로 시대를 초월한 주제와 한국적 감성, 현대적 미학을 결합한 코미디 작품이다. 2020년 초연 이후 100여 회의 공연과 전국연극제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29일에는 서울의 극단 청천장단이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를, 베트남의 레응옥 씨어터가 ‘쥐의 딸을 시집보낸다’를 각각 오후 2시와 4시에 선보인다.
‘쥐의 딸 시집보낸다’는 해학과 풍자가 어우러진 우화극으로 과연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가라는 풍자적 질문을 던진다.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는 재일 조선인 가족의 운동회를 배경으로 정체성과 가족애를 풀어낸 작품으로 관객들은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레응옥 씨어터의 ‘쥐의 딸을 시집보낸다’가 오후 2시에, 극단 청천장단의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가 오후 4시에 공연되며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폐막식에서는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 예술가 추아 수퐁 박사에게 ‘국제연극예술교류대상’을 수여한다. 추아 박사는 오랫동안 아시아 각국의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연극 교류에 헌신해온 인물로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국제 연극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해외 참가단체들에게는 ‘국제연극교류상’이 수여될 예정이며, 예술을 통한 우정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백진기 집행위원장은 “포항바다국제연극제는 지난 25년 동안 수많은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연극이 가진 힘을 확인해온 무대였다”며 “이번 25주년은 바다와 연극이 만나는 국제예술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편 새로운 세대를 연결하고 세계와 대화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