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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세 커플의 자발적 사랑… 현실 공감 로맨스

결혼을 기피하는 세태를 문학적으로 고찰한 ‘결혼하지 않는 도시’(마음서재)가 출간됐다.2007년 ‘슬롯’으로 제3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신경진의 네 번째 장편소설인 이 책은 로맨스 드라마이지만 단순 연애소설이 아닌 사회성에 방점을 두고 있는 미래지향형 소설에 가깝다. 스토리가 인물들의 러브라인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 갖는 시대상과 변화의 추이를 끊임없이 관찰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세 커플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결혼제도의 맹점을 들여다본다. 밖에서 볼 때는 단란한 가정이지만 공허함과 결핍을 느끼는 쇼윈도 부부, 사각 관계라는 위험한 실험을 시도하는 남녀, 새롭고 특별한 방식의 결합을 추구하는 커플이 등장한다. 선택적 결합으로 푸른 눈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큐레이터. 이성과 감성을 두루 갖춘 중국계 2세 출신의 성적소수자, 폴리아모리(비독점적 자유연애)를 꿈꾸는 대학원생, 서로 다른 인종과 나이 차를 극복한 커플. 저마다 편견에 시달리고 있지만 행복을 찾는 지점은 동일하다. 바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 어쩌면 그들은 법적인 효력보다 서로의 삶을 온전히 공유하는 순간에 만족하는 연인들인지도 모른다. 남녀 간 사랑과 결혼에는 정답이 없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반드시 결혼으로 귀착해야 하는지를 작가는 넌지시 묻는다. /윤희정기자

2021-07-15

평범한 시간 속에서 배우는 삶의 아름다움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 앉는 시간’(문학동네)은 괴테 전문가 전영애(70)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가 독일 문학 거장 괴테의 세계로 친절히 안내하는 책이다.전 교수는 독일 대문호 괴테(1749∼1832)의 시 770여 편을 15년에 걸쳐 완역하고 ‘파우스트’와 ‘데미안’ 등 주옥같은 괴테 전집을 번역해 괴테 전문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2015년 ‘시인의 집’을 통해 여러 시인들과 작가들을 향해 걷는 마음의 기록을 전한 바 있는 전 교수는 이번 책에서 다시 괴테로 돌아가 ‘파우스트’‘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서·동시집’등 거대한 작품들에 담긴 아름답고 시적인 격언들을 통해 고단한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눈물 젖은 빵’에 관한 이야기나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등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유명한 말들에는 괴테가 긴 생애 동안 끊임없이 꿈꾸고 사랑하며 체득한 빼어난 지혜가 담겨 있다. 전 교수가 이 모든 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그런 사람은 어떻게 자기를 키웠는지 알려주고 싶어서다. 그가 모델로 삼은 괴테는 살면서 위기나 시련을 겪으면 능동적인 사유와 연구, 창작으로 극복해낸 인물이다. 그는 괴테를 알게 된 것이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한다.‘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는 괴테의 작품세계가 워낙 방대해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독자들을 위해 차분히 이야기하는 말투로, 우리가 괴테에게 배울 수 있는 삶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찾아내어, 나지막이, 그러나 단호하게 희망에 대해서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5

한국에는 과학이 존재하는가?

신간 ‘과학의 자리’(김영사)는 과학의 사회적 의미와 과학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최초의 논의이자 현장 과학자의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치열한 고민이 담긴 역작이다.저자인 김우재 하얼빈공업대학교 교수는 한국 과학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과학자이자 패스파인더로 꼽힌다. 연구실이나 실험실에서 연구에만 매진하는 것이 과학자의 미덕이라 여겨지는 한국 사회에서 김우재 교수는 돌연변이 같은 존재다. 그는 인문학자들조차 압도하는 철학적, 역사적 지식으로 중무장한 채 다양한 사회적 논의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냄으로써 ‘지식인으로서의 과학자’라는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는 낯선 과학자다.김 교수는 이 책에서 “과학기술 시대, 왜 한국에는 과학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고, 우주로 인공위성을 쏘는 나라에 과학이 존재하지 않는다니 무슨 의미일까? 오늘날 한국 사회는 과학기술과 과학지식으로 가득한 공간이지만 ‘과학적 삶의 양식’과 ‘과학문화’가 정착되지 못했고, 그 결과 역설적으로 과학 부재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과학을 도구가 아닌 사유의 방식으로,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한국 사회는 현재의 과학 부재를 극복하고 ‘과학적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김우재 교수가 말하는 ‘과학적 삶의 양식’이 존재하는 사회는 과학자가 곧 철학자이기도 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과학자가 사회에서 지식인으로 인정되는 공간이다.김 교수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절대적 권위를 지니지만 이는 과학지식이 가지는 권위일 뿐, 과학 그 자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문화가 아니라 지식으로 통용되고, ‘과학자’는 지식인이 아니라 기술인으로 취급받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날 선 목소리로 과학을 산업발전과 권력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정치권력과 과학의 외피를 빌려 과학적 권위만을 전유하는 ‘인문 좌파’ 양쪽 모두에게 직격탄을 날린다.서구 사상사에서 과학과 인문학은 상호보완과 경쟁을 통해 진보해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극단적 이분법이 통용됐고, 인문학자가 모든 사회적 논의를 독점한다. 그 결과, 왜곡된 지형도 속에서 한국 학계 특유의 비판 부재와 외국 이론에 대한 종속성, 인문학자의 반과학적 태도라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김 교수는 과학의 사회적 역할과 의미를 증명하기 위해 근대과학-계몽주의-낭만주의-논리실증주의로 이어지는 서구 지성사의 상보적 계보를 치밀하게 탐구한다. 계몽주의로 뜨거웠던 17세기로 돌아가 볼테르, 칸트, 마르크스 등을 예로 들며 각자 자신의 과학의 성취를 철학적으로 변환하고자 하거나 자신의 사상을 ‘과학’으로 만들고자 했음을 설명한다. 당시 철학과 과학은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의 성과를 흡수하면서 발전해왔다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러한 ‘과정으로서의 과학’, ‘삶으로서의 과학’이 공허한 주장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이를 실행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과학기술정책과 거버넌스 구조를 제안한다. 한국의 상황과 제도적 맥락에 맞는 새로운 과학기술 체제에서부터 이를 이끌 리더십의 요건과 과학기술계 인사 검증 매뉴얼까지 구체적이고 상세한 대안을 보여준다. /윤희정기자

2021-07-15

박상륭 작품 집대성… 타계 4주기 맞아 전집 출간

박상륭(1940∼2017) 소설가 타계 4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을 집대성한 전집(국수출판사)이 출간됐다. 국내 관념 소설의 대명사이자, 죽음을 통한 구원이란 주제를 철학적·종교적인 사유로 풀어내 우리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박 상륭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소설뿐 아니라 산문, 서문, 후기 등 박상륭이 공개적으로 쓴 모든 글을 포함했다.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2만3천875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국판 4권에 나눠 담았다. 현재 출간되는 평균적인 소설책으로 치면 20권 분량에 달한다. 책은 세트로만 판매한다. 중단편 소설, 장편소설-산문, 칠조어론, 주석과 바깥 글(서문/후기)로 구성됐다. 쪽수는 권마다 따로 매기지 않고 연번으로 1쪽에서 시작해 4천572쪽에서 끝난다. 1940년 전라북도 장수에서 태어난 박상륭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서 김동리(1913∼1995) 문하에서 수학했다. 1963년 ‘아겔다마’가 사상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1969년 간호사인 부인을 따라 1969년 캐나다로 이주해 작품 활동에 천착했다. 2017년 7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향년 77세로 별세했다. 대표작은 장편 ‘죽음의 한 연구’이다. 종교, 신화, 설화, 연금술 등 다양한 관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서른세 살의 화자가 도를 구하는 내용이다. 형이상학적이고 난해한 관념 소설로 유명하다. /윤희정기자

2021-07-15

“무더위에 지쳤다면, 포은중앙도서관으로 북캉스 떠나요”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천목원)이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테마도서 전시를 운영한다.먼저, 인문학을 쉽게 알려주는 ‘인문학 인 포항(In Pohang)’ 7월 초청명사는 오은 시인으로 강의 주제는 ‘마음의 발견과 일상의 재발견’이다.오은 시인은 지난해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창작활동 외에도 ‘예스책방 책읽아웃’에서 ‘오은의 옹기종기’ 코너를 맡기도 하며 대중적으로 친숙한 시인이다.주제도서 ‘마음의 일’은 청소년 시집으로 10대는 물론 20대, 30대 독자들까지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시집이다. 성장하는 이들의 마음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헤아리며 ‘자라는 일, 자라서 내가 되는 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오는 28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오은 시인을 만나볼 수 있으며 강연 신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아울러, 포은중앙도서관은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서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도서관 이용과 흥미를 높일 수 있는 테마도서 전시와 추천도서 전시를 매월 다르게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7월 운영되는 테마도서 전시에서는 ‘뉴베리상’ 역대 수상작 도서를 선보인다. 뉴베리상(Newbery Awards)은 해마다 미국 아동문학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작가에게 주는 아동문학상으로 미국의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이다. 추천도서 전시는 포항시립도서관의 전문 사서들이 선정한 도서로 12개 분야의 35권의 도서를 전시 중이다.테마도서 전시와 추천도서 전시는 도서관 운영시간 중 포은중앙도서관 로비에서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며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이밖에도 포은중앙도서관은 ‘2021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으로 7월 ‘랜선 북 테라피’, ‘유지은 동화나라 스티커약국’, ‘내 삶의 이야기책’ 등 3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랜선 북 테라피’는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익명으로 시민들의 고민을 신청받아 포근이로 변신한 상주작가가 책을 통해 위로를 건네는 프로그램이다. 작가가 시민의 고민에 책으로 응답하는 영상을 사서팀에서 자체 제작해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에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 업로드 된다.‘유지은 동화나라 스티커약국’은 29일부터 4주간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3~4학년)을 대상으로 유지은 작가의 동화책을 읽고 독후활동으로 글과 그림을 작성해 나만의 스티커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내 삶의 이야기책’은 60세 이상의 실버세대가 참여할 수 있으며 자신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해 삶을 돌아보며 글쓰기를 진행한다. 매달 업데이트되는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4

‘하나 되어 세계로 미래로!’ 대구·경북 상생음악회

대구시립교향악단과 경북도립교향악단이 연합해 희망적인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구 경북 상생 음악회’가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무료로 개최된다.대구 경북 한뿌리 상생위원회의 제안으로 대구와 경북이 의기투합한 이 음악회는 ‘하나 되어 세계로 미래로!’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다. ‘행정통합은 문화, 예술교류로부터’라는 희망적, 미래지향적 비전을 담고 준비된 이 음악회는 원래 한뿌리였던 대구·경북의 기원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날 연주회의 전반부는 대구시향이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1번 주피터’를 연주한다. 휴식 후 후반부에는 백진현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경북도향이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 오르간’을 들려줄 예정이다. 모차르트 최후의 교향곡인 ‘제41번 주피터’는 모차르트의 음악적 기술과 양식이 집약된 작품으로 그의 관현악곡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그리스 신화에서 모든 신들의 제왕이었던 주피터의 이름에 걸맞게 베토벤 이전에 작곡된 교향곡들 가운데 최대 규모의 교향곡으로 웅장하고 장대해 기악곡의 표현적 가능성의 정점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식 후 2부는 백진현 상임지휘자와 경북도향이 꾸민다. 이들이 들려줄 작품은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 오르간 교향곡’이다. 19세기 프랑스 교향곡 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이 곡은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오르간’이 제목에 전면 등장하는 만큼 겹겹이 쌓이는 화려한 선율을 자랑한다. 오르간의 야생성을 드러내는 자유롭고도 숭고한 표현방식에서는 거대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오르간 협연은 경북예고, 포항기독음대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 및 왕성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르가니스트 이명신이 맡는다.대구시향과 경북도향이 함께하는 ‘대구 경북 상생 음악회’는 전석 무료이다. 객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객석 운영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 대구시향 사무실(053-250-1475)을 통해 1인 2매까지 예약할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1-07-14

대구 예술계 허리를 만나다

대구 지역 예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대구문화예술회관 2021 올해의 중견작가전’이 다음달 14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에서 열린다.이 전시에는 김건예(54), 손파(55), 신상욱(53), 이지영(54), 정태경(67)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6회째를 맞는 올해의 중견작가전은 대구 미술계 중견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작가로서 재도약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구문화예술회관이 2016년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이다.‘그리드의 작가’로 알려진 김건예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특유의 기법을 사용하면서 매 전시마다 현대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작품의 주요 소재로 등장해 온 여성 이미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연작과 산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연작 등 대형 작업을 선보인다.손파는 회화에서부터 조각, 설치 작업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통해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본격적으로 전업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2000년대 중반의 고무 작업에서부터 최근의 한방 침 작업에 이르기까지 평면, 입체를 망라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출품한다.신상욱은 작업 초기부터 오브제 설치, 돌조각, 원시조각 등 다양한 조각의 가능성을 모색해 오고 있는 작가로, 올해 제작한 대작 위주의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표현’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높은 층고(層高)를 지닌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 공간을 이용해 새로운 공간 해석과 그 조형적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지영 작가는 회화에서 시작해 현재는 주로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 등을 통해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발견된 작은 우주’라는 주제로 일상 속에 있는 풍경과 장면들의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아름다움에 주목한다.정태경 작가는 오랜 시간 일관되게 ‘나의 집은 어디인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의 연작들을 통해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업을 이어 오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중견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전시실 벽면을 가득 채우는 90점의 드로잉과 최근에 제작한 대형 캔버스 작업을 펼쳐 보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3

‘사람, 사회, 자연 그리고 의도된 자연’展

(재)포항문화재단이 예술문화 매칭 프로젝트 연구원인 부산의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몽상과 협력해 소개하는 ‘슬기로운 탐구생활’전시를 다음 달 10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연다.‘사람, 사회, 자연 그리고 의도된 자연’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코로나 시대 인간의 삶과 생명, 그리고 예술의 관계를 고정된 장르가 아닌 다양한 예술적 사고와 과학이 융합되면 어떻게 표현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전시공간을 하나의 가상공간으로 연출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가족단위 관람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험형 미술 전시를 표방하고 있다.이번 전시는 김민송, 김인지, 양현준, 김태인, 고(故) 박순민, 김종선, 이지훈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력파 신진 작가 김민송은 몽환적인 풍경 속 이국적이며 신비로운 식물들로 삶의 기억과 추억을 소환하는 회화와 VR작품을 선보인다. 서양화가 김인지는 사회의 규칙과 타인의 기대에 의해 반복적이고 수동적인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양한 오브제로 표현했다. 한국화 중견 작가인 양현준은 어머니의 어릴 적 얼굴을 조합해 ‘어덜트 차일드’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평생 희생과 양보만 해왔던 어머니를 애틋한 고마움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조각가 김태인은 스틸 조각작품과 미디어파사드의 만남으로 상생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고(故) 박순민 작가는 우연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들을 통해 현대인의 사회를 그렸다. 조각가 김종선은 토끼로 형상화된 가장 평범하면서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꿈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서양화가 이지훈은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반복된 삶의 면면을 관찰한다.‘슬기로운 탐구생활’전은 다채로운 작품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24일에는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김인지 작가와 함께 식물도감 드로잉 클래스를 운영한다. 또한 VR 장비를 활용해 김민송 작가의 작품 ‘망각의 정원’ 속에서 들어가 가상현실에서 그려보는 드로잉 체험도 마련해 전시기간 중 상시운영할 예정이다.한편, 이번 전시를 지원하는 ‘2021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후원하는 사업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 프로그램을 지역으로 확산해 지역 유휴 전시공간의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민의 시각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3

새천년기념관, 포항시가 직접 운영해야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에 소재한 새천년기념관이 관람객 저조 등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어 포항시가 이를 인수해 직영하는 방안 등 운영난 해소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새천년기념관은 지난 2000년 포항시가 개최한 새천년 국가지정 일출 행사를 기념하고 민족화합을 통한 통일 조국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고자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호미곶에 개관한 기념관이다.이 기념관에서는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창조도시 포항’의 변천사를 다양한 영상과 사진패널, 모형 디오라마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의 희귀 화석 2천여 점을 만날 수 있는 포항바다화석박물관과 다양하고 신비로운 형태의 수석들뿐만 아니라 수석 관련 석보, 기념품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한국수석포항박물관도 2, 3층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이밖에도 동해안 최고의 전망대로 손꼽히고 있는 5층 옥상전망대는 호미곶의 장엄한 일출과 탁 트인 동해바다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지하 VR체험관은 포항시 주요 관광지 및 지진 관련 체험을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을 통해 직접 체험 또는 학습할 수 있는 시설이다.특히 지난 2009년 12월 개관한 2층 포항바다화석박물관은 국내 화석박물관 중 유일한 생물체화석 박물관으로서 세계 바다생물체화석 1천300여 점이 전시돼 있다.그러나 홍보 부족과 유료 관람,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인해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운영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엔 한 달 수입이 50여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관리 운영을 맡고 있는 포항바다화석박물관과 포항시가 수익을 반으로 나누게 돼 있는 구조에서 직원 월급조차 나오지 않는 형편이다. 시가 시민의 정서함양을 위한 목적으로 건립한 건물임에도 기념관 홍보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전문 학예사나 특별 프로그램 운영 등도 전무한 실정이다.새천년기념관 관계자는 “포항을 대표할 만한 이런 박물관을 시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운영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탓으로 다른 박물관들 또한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줄 알지만 포항시만의 특별한 대책이 하루빨리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시민 황모(71·남구 동해면) 씨는 “시가 사립 박물관인 바다화석박물관을 인수해 기념관 전체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게 되면 관광객들의 편의성 제고 및 지역 활성화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긍심과 자부심 고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2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개막 2주 만에 1만명 찾아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 개막 2주 만에 관람객 1만777명(사전예약 1만2천554명)이 입장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미술관에 따르면 삼성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 21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웰컴 홈: 향연’을 지난달 29일 전격 공개해 전시 첫날부터 미술관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이 줄을 섰을 뿐만 아니라, 주말 하루 1천500명 입장권도 2주째 매진되는 등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이와 함께 ‘웰컴 홈: 향연’의 작가 및 작업 세계를 소개하는 영상 3편을 시리즈로 제작해 공식 채널과 누리집 내 디지털 미술관에 게재해 8천회 이상 조회됐다.전시 준비기부터 순차적으로 게재하고 있는 영상 ‘웰컴 홈: 향연’은 총 3편으로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이 출연해 1편 이인성과 이쾌대, 2편 서동진, 서진달, 변종하, 3편 김종영, 유영국, 문학진을 주제로 작가 소개 및 작업 세계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전달해 특별전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최은주 관장은 “젊은 세대들이 부모와 함께 미술관을 찾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삼성 창업과 성장 토대가 된 대구 제일모직, 삼성라이온즈 등 삼성과 관련된 추억을 상기하며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2

“작가로서의 여정과 철학 오롯이 담아냈죠”

한국화가 권정찬(전 경북도립대학 교수·문경시)은 대구·경북은 물론 한국 화단에서도 손꼽히는 걸출한 예술인 중 한 명이다.무위자연의 도가(道家) 사상을 연구하기도 한 그는 활달하고 호방한 기운의 선화적 수묵 세계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는다. 특히 색과 먹이 조화된 무겁고 맑은 채색화 작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 미술관이나 국가원수 등에 소장되는 등 독창적 예술 정신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서양화로 시작해 수묵화, 채색화,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를 개척해 화단의 인정을 받아온 그는 기고를 통해 시대비평과 미술 이론은 물론 시와 풍수, 기감(氣感) 등 문학과 기공 분야에서도 탁월한 식견을 보여주고 있다.최근엔 작가의 예술관과 경험을 펼쳐낸 책 ‘기운생동의 미학-깨달음의 순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조윤커뮤니케이션)를 펴내 눈길을 끈다. 지난 10일 권 작가를 만났다.-‘기운생동의 미학, 깨달음의 순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소개해 달라.△그동안 틈틈이 메모를 하거나 칼럼을 통해 알려진 글, 아침, 저녁으로 쓴 일기, 하루 중 걷는 시간을 통한 사유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한 글들을 모아본 것이다. 특히 화가로서의 예술관과 화단의 변천 속에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경험들을 담았다. 우선 무위자연에 빠져 도가 사상을 접하고 이를 통한 깨달음과 통찰의 이야기, 화가로서 지나온 여정과 철학, 미술계의 문제와 화가의 자존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또 현대사회의 인연을 통한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인성과 기운의 나쁨과 좋음, 시대적 혼돈의 세태와 운명의 진실, 보완과 치유 등의 내용도 간단간단하게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중국의 역사 속 화가와 저를 혼합한 SF 단편소설을 실었다.-“자연의 흐름을 보고, 기를 읽을 줄 알고, 깨달음에 이르러야만 통찰과 치유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불교의 향기가 있는 도가의 집안에 태어났다. 사찰과 산을 오르내리며 선방 생활도 해보고 산에서 공부도 했다. 그리고 나름 무언가를 얻고 받았다. 혹자들은 도(道)라고 하고, 기(氣)라고도 하더라. 그래서 스님으로부터 화두를 받아 답을 제시하기도 하고 문자나 문장을 계시받기도 했다. 도인과 기공인, 풍수가들을 스승으로 모신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답을 얻었다. 하늘과 땅, 인간의 기운을 읽는 법을 열어가는 과정이다. 소위 박사나 전문교수들은 기를 부정하거나 미신 내지는 과학의 아류로 보지만 그렇지 않다. 기는 우주를 형성하는 도이고 존재이다. 그것으로 인간과 생명체는 살아간다. 좋으면 잘되거나 건강하고 모자라면 삶이 고달프고 건강도 무너진다. 그래서 방에 걸어 둔 그림 한 점도, 주거지나 조상 터도 중요한 것들이다. 서양에서도 동양의 4차원 세계를 연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의 경지에 오르면 눈과 마음으로 기의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인간관계나 마음도 들여다볼 수가 있다. 그리고 치유할 수가 있다. 우려하는 것은 과학으로도 못 푸는 세계, 그러한 능력의 소유자가 과연 내 주위에 있느냐는 것이다.-그동안 작가로서의 여정과 철학을 돌아본다면.△대학 시절 전공을 서양화에서 동양화로 바꿀 때는 주위에서 꾸지람도 많이 했다. 동양화도 인물에서 수묵으로 그리고 채색으로 하고 싶은 대로 바뀌었다. 청년 시절에는 하루 3∼4시간만 자고 작품에 매달렸다. 수묵 운동의 중심에서 중앙의 정예작가들과 같이했고, 채색관 관련해 ‘일본화’라는 욕을 먹기도 했는데 선구자적 행동은 확실히 했다고 자부한다. 지금은 혼합재료와 다시 유화를 만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 우물을 판 작가들과 비교하면서 나무라는 사람들도 있다. 잘 팔리는 작가의 시절도 아니지만 대중에 기생하는 그림을 다시 그리기도 싫다. 마음대로 낙서 같은(?) 표현을 하고 있어도 찾아주는 분들이 있어서 행복하다.-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화인민공화국 문화부가 주최한 ‘2008 동아시아 예술시각전’의 초대작품 선정 등 수많은 국내외 초대전과 개인전을 거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아트페어를 제외하고 국내외적으로 50여 회나 주요화랑과 미술관초대를 받아본 작가는 드물 것이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수묵화도 채색화도 인물화도 오브제도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직 만나지를 못했다. 대중을 인식하고 팔린 작품에 시선이 가고, 칭찬에 마음이 약한 것이 화가일까? 그런 의미에서 나만을 위한 그림을 그리겠다고 다짐을 한 이후의 작업인 지금의 화풍에 친해지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마침 아틀리에 벽면에 걸려 있는 ‘도기상(道其常)’이라는 작품에 시선이 간다.-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소개해 달라.△기운을 그린다. 존재의 흐름이나 자연의 순리와 맥을 짚어본다. 찰나를 표현한다. 자연을 보고 마음에 담으면 즉시 시행한다. 그림 속의 문장이나 시도 즉흥적으로 표현을 한다. 찰나의 마음이 가장 때 묻지 않은 진솔함을 가지고 있다. 절륜(絶倫·매우 두드러지게 뛰어남)의 무예가가 무아의 경지에서 초식을 다루듯, 학이 춤을 추고 맹수가 포효하듯 물고기가 이리저리 노니며 유영을 하듯 그렇게 나아가려고 한다. ‘동도서기(東道西器·동양의 도와 서양의 기술)를 존중한다.-앞으로의 계획은.△무위자연과 벗하며 천지인의 기운을 읽고 담으니 그 공부가 참 행복하다. 하나씩 내려놓고 벗어 던지면 세상을 더 맑고 밝게 통찰하고 치유하는 예술에 다가가지 않을까. 착한 행동에는 항상 운명을 좋게 바꿀 유전자가 있다. 그러함에 보태는 예술을 하고 싶다. 사물을 통찰하고 치유하는 예술을 추구하고 싶다. 그리고 국제예술인협회를 통한 K-art의 격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11

팝·재즈·탱고·영화 OST까지… 포항시립합창단이 선사하는 잊지못할 ‘여름밤의 추억여행’

포항시립합창단은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12회 정기연주회 ‘여름밤의 추억여행’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장윤정 포항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반도네온,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들과 함께 새로운 호흡으로 관객들과 만난다.공연 전반부는 ‘걱정 말아요 그대’, ‘꿈을 꾼다’, ‘여름 메들리’,‘안녕 내 사랑, 지금은 떠나야 할 때에요’, ‘볼과 볼을 맞대며’, ‘듀크의 장소’, ‘사랑해요/얼마나 멋진 세상인가’등 가요와 팝, 재즈 음악으로 꾸며진다.후반부는 반도네온(김국주), 바이올린(김현수, 김소정), 비올라(배은진), 첼로(박성찬), 콘트라베이스(나장균)의 앙상블로 피아졸라의 ‘망각’·‘자유의 탱고’,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OST ‘내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 영화 ‘라라 랜드’ OST ‘새로운 태양이 떠오를 거야’, 뮤지컬 맘마미아 OST ‘춤의 여왕’등이 연주된다.장윤정 포항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는 “올해 두 번째 맞는 정기연주회로 한 여름밤의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추억으로의 여행을 떠나 잠시나마 코로나19의 위기에 지친 마음의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7-11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 성찰과 인상의 기록

불문학자인 정명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180개의 성찰과 인상의 기록인 ‘프루스트를 읽다’(현대문학)를 출간했다. 90대 노학자인 정 교수는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독하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해 2016년 초부터 무려 5년 넘게 프루스트가 남긴 방대한 저작을 꼼꼼히 살펴 180개의 단상으로 남기는 투혼을 보였다.이 책은 작중 화자 마르셀과 작가 마르셀을 때로는 분리하고 때로는 동일시하며, 소설 속에 드러난 프루스트의 예술관과 사생관, 인간관과 세계관 및 종교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프루스트의 예리한 관찰력과 깊은 통찰력,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섬세한 묘사, 해박한 지식, 감성과 지성의 관계성 등에 대한 분석은 물론 프루스트의 한계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아울러 프루스트와 여러 작가들, 특히 도스토옙스키, 에밀 졸라, 보들레르, 앙드레 말로 등과의 비교분석, 프루스트와 저자 본인의 문학적 지향에 있어서의 차이 등도 만나볼 수 있다.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사랑을 알게 되고, 예술을 향유하며 한 시대를 살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 내면과 삶의 총체적 모습을 드러내는, 전대미문의 기념비적 대하소설이라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8

감정이 풍부해지면 판단이 정확해진다?

“너의 삶을 놓치지 말고 경험하라. 매 순간을 따스하고 친근한 감정으로 느끼고 기억하라. 그것이 네가 살아서 지상에서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재산이다.”‘감정 연구’(글항아리)는 문학평론가이자 영문학자 권택영이 인간 감정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한 기념비적 시도다. 오랜 세월 문학과 심리학, 현상학을 통해 의식과 감정을 연구해온 그는 문학과 정신분석학, 뇌과학에 기반해 ‘따뜻함’과 ‘친근함’의 힘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이 책은 사랑, 기억(회상), 감정, 느낌을 핵심적으로 다루며 문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연구를 섭렵한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감정을 저장하는 편도체, 기억을 입력하고 출력하는 해마를 중심으로 점점 회상에 잠기게 된다.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에 따르면, 인간의 감정은 70퍼센트의 부정적 감흥과 30퍼센트의 긍정적 감흥으로 나뉜다고 한다. 즉 인간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소외, 분노, 절망 등 부정적 감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인지’와 ‘감정’이 끊임없이 협조하도록 독려함으로써 ‘따스함’과 ‘친근함’으로 우리 삶의 서사를 써나가자고 주장한다.노년에 이르면 지나온 기억이 온통 삶을 지배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나와 타인의 뇌를 궁금해하고, 자의식도 더 파고들게 된다. 저자는 삶을 가장 충실하고도 기름지게 만들어줄 유일한 감정으로 ‘사랑’을 꼽으면서 이것이 어떻게 미학적 감상의 대상이 되는지 추적한다. 이 책은 삶의 필요들을 충족시키는 데 직선 코스로 가지 말고 에둘러 갈 것을 청하면서, 문학작품을 통해 우회적인 답변들을 찾기를 시도하고 있다.동물이면서 다른 동물과는 구별되게 진화된 기억력은 오로지 인지 기능이라기보다 ‘감정’에 의해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게 저자의 강조점이다.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내가 자전거에서 떨어졌을 때 다정하게 내 손을 잡아주었던 그 사람, 아플 때마다 배려해주던 다정한 마음, 눈 오는 날 들른 카페에서 그가 했던 어떤 말…. 단순히 고마웠던 일이라면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란 이유로 반복해서 떠오른다. 감정과 기억의 아이러니다.이런 기억은 상처가 깊어지는 것이라 때로 잔인하지만, 출구는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퇴색되고 변형이 일어나며 결국 경험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만이 가진 삽화적 혹은 서사적 기억이다. 감정이 사적일수록,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일수록 깊이 각인되고 시간에 의해 변형된다.저자는 베르그송, 윌리엄 제임스, 프로이트 등을 통해 이 기억의 문제에 천착해 들어가며, 특히 제임스에 주목한다. 제임스는 의식이 나와 타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흐른다고 말했다. 타자가 내 기억과 생각의 일부인 것은 그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이를 인간에게만 있는 ‘이차적 기억’(삽화적 기억)이라 부른다. 이차적 기억은 내 사적 저장소에 저장됨으로써 내 감정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중 ‘따스함’과 ‘친근감’이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걸 제임스는 강조한다.여기서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기억은 마음의 재산인 까닭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끼는 사람은 결국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는 혹은 세속적으로는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괴로운 날들이 지나면 두고두고 꺼내 보는 풍성한 일기장이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저자는 조지프 르두, 안토니오 다마지오 등의 연구를 좇으면서 이 책의 주제인 ‘감정’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핵심적인 부분임을 밝혀나간다.“사랑은 자의식이고 기억하는 모든 것이다. 감정을 저장하는 편도체와 기억을 입력하고 출력하는 해마는 서로 연결되어 붙어 있기 때문에 사랑과 기억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스하고 친밀한 감정으로 경험한 일은 오래도록 자세히 떠오른다. 감정에 깊은 상처를 남긴 말과 폭력은 트라우마가 되어 강박적, 반복적으로 떠오른다. 습관과 회상을 빼면 우리는 하등 동물조차 될 수 없을 것이요 감각과 느낌을 제거하면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_14쪽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8

공기재난시대, 호흡공동체 위한 과학·정치 제안

미세먼지, 코로나19, 폭염. 이 세가지 공기재난이 한국사회를 숨막히게 하고 있다. 당연한 삶의 배경이던 공기는 공들여 관리해야 할 삶의 조건이 됐다. ‘호흡공동체: 미세먼지, 코로나19, 폭염에 응답하는 과학과 정치’(창비)는 한국사회를 ‘호흡공동체’라는 개념으로 바라보며 이 공동체의 삶을 조율하고 회복하기 위한 공공의 과학과 정치를 제안한다.전치형 카이스트 교수를 비롯한 김성은·김희원·강미량 등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 소속의 신진 연구자들인 저자들은 방대한 데이터와 자료를 바탕으로 공기재난에 맞서는 한국사회를 과학의 눈으로 해설한다.저자들은 중층의 공기재난에 휩싸인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기업과 소비자가 추구하는 각자도생의 길 대신 과학과 정치가 협력해 공동체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피난의 공동체’를 만들고 ‘피난민 되기’와 ‘피난민 맞이하기’를 연습하자고 말한다.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이 책은 시민의 공기연대를 통해 공기복지, 공기정의, 공기인권을 실현해야 할 당위를 설파한다. 공공과학의 참신한 스토리텔링이자, 들숨 날숨의 정치를 역설하는 예리한 사회비평서”라고 평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8

‘칠곡 가산바위’ 국가 명승으로 지정 예고

대구 산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칠곡 가산바위’가 명승지로 지정된다.문화재청은 최고 높이 902m인 칠곡군 가산면 가산에 솟은 칠곡 가산바위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칠곡 가산바위는 대구시 전경은 물론 영남 지역과 서울을 잇는 옛길인 영남대로 주변 산세를 굽어볼 수 있는 곳으로, 조선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가산에 산성을 축조하기 전부터 천연 망루 역할을 한 곳이다. 17세기에 산성을 쌓을 때 이 바위를 이어 성을 쌓았기 때문에 지금도 가장 높은 망루다.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이 평평한 반석 형태로 돌출돼 있으며, 정상부 넓이는 약 270㎡이다. 넓고 평탄한 층리(層理, 암석층에 따라 생기는 결)는 국내에 많은 화강암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알려졌다.가산바위에는 통일신라시대 고승인 도선에 얽힌 이야기가 전한다. 도선이 바위 가운데에 있는 큰 구멍에 쇠로 만든 소와 말 형상을 넣어 지기(地氣, 땅의 정기)를 눌렀는데, 조선시대 관찰사 이명웅이 성을 만들 때 없앴다고 한다.조선시대 후기에 펴낸 읍지인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가산바위에서 내려다보는 탁월한 전망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1899년 간행된 ‘칠곡부읍지’는 가산바위를 “칠곡의 3대 형승(形勝, 지세나 풍경이 뛰어난 곳)으로 바위 크기가 천여 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어 사방 경관과 봉우리와 별들이 펼쳐져 있다”고 묘사했다.가산바위는 지난 2019년 방송된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칠곡 가산바위의 명승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칠곡/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1-07-07

‘2021 대구플루트뮤직페어’ 9일부터 3일간 수성아트피아서

‘2021 대구플루트뮤직페어’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개최된다.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대구플루트뮤직페어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플루트 전문연주단체들과 아마추어 연주단체 등이 참여해 다양한 콘서트와 행사가 진행되는 국내 유일 전국 최대 규모의 플루트 음악축제다.올해 행사에서는 나눔콘서트, 행복콘서트, 비르투오조연주회, 앙상블의 밤, 영아티스트콘서트, 신인음악회, 마스터클래스 등 플루트에 관한 모든 분야를 만나볼 수 있다.오는 9일 플루티스트 조성현의 독주회로 축제 개막을 알린다. 조성현은 2018년 쾰른필하모닉(귀르체니히)오케스트라 종신 수석으로 임명돼 음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최연소 조교수에 이어 예술의전당교향악축제 등 각종 음악제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플루트앙상블 전문연주자단체 무대인 ‘나눔콘서트’, 플루트를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단체의 ‘행복콘서트’ 등이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지역 중견 연주자들이 펼치는 ‘앙상블의 밤’, 전국 신인 플루티스트들의 데뷔 무대인 ‘신인음악회’, 지역 예비 플루티스트들의 연주로 꾸며지는 ‘영아티스트 콘서트’ 등이 예정돼 있다.청주시립교향악단 수석 우영욱과 김천시립교향악단 수석 조현의 ‘비르투오조연주회’ 등 다양한 플루트 공연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조성현 교수의 ‘마스터클래스’, ‘프린지 공연’등이 예정돼 있다.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공연은 대구플루트뮤직페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예매는 티켓링크에서 하면 된다. 공연 관련 자세한 사항은 대구플루트뮤직페어 조직위원회(053-655-2871)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1-07-07

한국 근현대미술의 큰 뿌리를 만나다

경북 현대미술의 시원이 된 작품과 자료가 한자리에 모였다. 1946년 해방 이후 경주에 설립된 남한 최초의 예술전문학교 경주예술학교 교수와 출신 작가들의 작품과 아카이브들이다.25명에 달하는 전시 참여 작가 명단에는 김준식, 손일봉, 손수택, 김만술, 박봉수, 윤경렬, 최현주, 이응노, 김영기, 김창억, 최기석, 최현태, 박일훈 등의 이름이 섞여 있다.(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은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경주예술학교를 조명하는 2021년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특별기획전 ‘1946, 경주예술학교 : 모든 날들의 기록’을 오는 8월 29일까지 갤러리해에서 개최한다.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밀양시립박물관, 통도사성보박물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백선교문화재단의 기관 소장작품 및 유족, 개인 소장자들의 작품 100여 점과 사진, 당시 입학요강 등 아카이브 자료가 출품됐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경주예술학교 교수진과 졸업생들의 작품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전시는 일제강점기 한강 이남에서 최초의 대학교 버금가는 예술학교인 경주예술학교의 한국 근대미술사에서의 위치를 재조명하려는 시도로 마련됐다. 해방 이후 지방에서는 최초로 문교부로부터 승인받은 예술전문 교육기관인 경주예술학교 교수진과 졸업생들의 활동과 업적을 돌아봄으로써 경주예술학교가 한국 근현대미술에 미친 영향과 의미는 무엇인지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21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공모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경주문화재단은 2015년부터 매년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공모에 선정됐으며, 최근 2년 연속 최고 금액을 지원받았다.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8시까지 연장운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7

한층 깊어진 사운드… ‘베르디 베스트 컬렉션’ 앙코르 공연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는 오는 9일 오후 7시30분 청룡홀에서 2016년 오페라 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베르디 베스트 컬렉션’공연을 갖는다. 지역 출신으로 국내외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활동하는 성악가 9명을 초청, 베르디의 오페라 주요 아리아 및 중창을 연주하는 무대다.‘앙코르’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CM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서찬영)의 반주가 곁들여져 전보다 더욱 깊이 있고 화려해졌다.화려한 음색과 다양한 표현력을 자랑하는 소프라노 김상은과 조지영 윤성회, 메조소프라노 박소진, 테너 최요섭·석정엽·오영민, 바리톤 제상철·서정혁이 출연해 베르디 주요 오페라 아리아 독창 및 중창을 선보인다.‘베르디 베스트 컬렉션’은 베르디의 주요 오페라 5편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미모의 화류계 여성 비올레타와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라 트라비아타’를 비롯해 스페인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왕 펠리페 2세와 아들 돈 카를로스 왕자 사이의 갈등을 이야기하는 ‘돈 카를로’, 어두운 중세 스페인을 역동적으로 표현해낸 작품 ‘일 트로바토레’, 정치적 암투, 우정, 사랑과 배신 등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정열적인 음악으로 사랑받는 ‘가면 무도회’, 광대 리골레토의 절망적인 운명과 비극적 최후를 다룬 베르디 오페라 중 가장 드라마틱한 작품인 ‘리골레토’까지 망라돼 있다.이성욱 웃는얼굴아트센터 관장은 “정상급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가 5년 만에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사운드를 선보이는 만큼 베르디 오페라 애호가들의 많은 관람을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7-07

‘국악 아이돌’ 소리꾼 전태원·김준수 포항에

(재)포항문화재단이 오는 10일 오후 5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포항 출신 또는 포항과 인연이 있는 아티스트들을 초청하는 기획 공연 ‘별이 빛나는 포항’시리즈 세 번째 순서로 ‘전태원×김준수’편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국악계 아이돌로 꼽히는 소리꾼 전태원과 김준수의 솔로와 듀오 무대로 꾸며진다.국악계의 실력파 아이돌 소리꾼 전태원과 김준수의 판소리 춘향가의 주요 눈대목인 중 ‘사랑가’ ‘이별가’ ‘적성가’ ‘어사출도’, 판소리 수궁가 중 토끼 잡아들이는 대목 ‘좌우나졸’, 남도민요 ‘흥타령’ 등이 공연될 예정이며 기타, 거문고, 전자드럼이 반주를 맡아 판소리의 백미를 선사한다.포항 출신의 전태원은 어린 시절 성악으로 음악을 시작해 판소리로 전향한 후 중앙대 국악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재치 있고 소리의 폭넓은 감정표현이 특징이다. 제32회 온나라국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으며 JTBC ‘히든싱어3’, ‘팬텀싱어2’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또 다른 소리꾼 김준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판소리를 불러 화제가 된 국악인이다. 22살이던 2013년 역대 최연소로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화제가 됐으며 최근에는 창극뿐 아니라 KBS ‘불후의 명곡’을 비롯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국악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1-07-07

‘18일간의 열정’ 제15회 DIMF 위드 코로나 속 성황리 폐막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5일 폐막행사인 뮤지컬 갈라콘서트 ‘제15회 DIMF 폐막콘서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6일 DIMF에 따르면 DIMF는 매년 폐막행사를 국내·외 축제 참가작에 대한 글로벌 시상과 축하무대로 채워 왔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 공연팀의 참여가 힘들어지고 전체 작품수가 감소함에 따라 시상 부문을 축소하고 축하무대를 확대한 뮤지컬 갈라콘서트 형태로 방향을 전환했다.‘폐막콘서트’에서 진행된 주요부문 시상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창작뮤지컬 상’은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과 ‘스페셜5’가 DIMF 15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 수상했다.높은 완성도를 선보인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은 뮤지컬 신동 설가은(말리 역)의 독보적인 열연을 중심으로 촘촘한 구성, 인형과 사물을 활용한 무대적 측면의 높은 완성도와 따뜻한 감동까지 더해 호평받았다. 2012년부터 개발된 대극장 뮤지컬 ‘스페셜5’는 해외 제작진의 투입과 획기적인 영상활용, 세련된 뮤지컬 넘버 등으로 마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두 작품은 내년 DIMF 공식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르는 주인공이 됐다.올해 경연이 아닌 초청의 형태로 진행된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연수의 기회를 누리게 될 두명의 주인공으로 ‘미스 사이공(경성대)’주인공 킴 역의 고은아(3년)와 ‘꽃피는 바리(중앙대)’학생연출 ‘김상훈(2년)’을 선정했다.DIMF의 초대 집행위원장인 고(故) 이필동 선생의 호를 딴 ‘아성(雅聲) 크리에이터 상’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투란도트’의 유희성 연출(서울예술단 이사장)에게 수여됐다.한편, ‘제15회 DIMF’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지난 18일 동안 총 3개의 온라인 작품과 18개의 오프라인 뮤지컬 작품, 80회의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오프라인 공연장은 객석 점유율 87.8%를 기록했으며 총 18만여 명의 랜선 관객이 온라인을 통해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DIMF를 즐겼다. 이처럼 위축된 도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으며 문화예술계 회복의 신호탄이 된 ‘제15회 DIMF’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동력을 바탕으로 한 ‘하이브리드 형’ 축제로서 모범답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6

포항문화재단, 2021년 상반기 국·도비 공모사업 20건 선정

‘백조의 호수’ 포스터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이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어려운 지역상황 속에서도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공연·전시·축제·예술 동호회 등 문화 예술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재단은 6월 말 현재까지 총 20건의 국·도비 공모사업에 선정돼 10억3천여 만 원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26건, 15억여 원의 절반을 훨씬 뛰어넘은 금액이다.먼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주최하는 ‘2021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의 국공립 및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 공동제작·배급 프로그램, 기획·제작 공연, 기획·제작 전시 분야에서 총 2억3천여 만 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된다.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은 지역 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문화예술회관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후원하는 사업으로 재단은 이 중 5개 분야에 최종 선정돼 다양한 우수공연 및 전시 등을 지역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에는 소방관으로 변신한 마임맨들이 좌충우돌 안전 이야기로 마임, 저글링, 마술 등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있는 학습방식의 에듀테인먼트식 공연 ‘출동! 마임소방관’이,‘민간단체 우수공연’에는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스릴러, 코미디, 드라마 사이를 오가며 라이브 연주가 돋보이는 뮤지컬 ‘미드나잇:액터뮤지션’, 차이콥스키의 음악으로 유명한 유니버셜발레단의 해설이 함께하는 ‘백조의 호수’, 현대인의 일상을 소리로 만들어 연주한 넌버벌 퍼포먼스 ‘사운드팩토리-일상을 연주하라’ 등 총 5개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공동제작·배급 프로그램은 춘천문화재단, 고양문화재단, 천안문화재단과 함께 이날치밴드와 협업으로 유명해진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신작 ‘얼이 섞다’를 공동으로 제작해 배급할 예정이며 기획·제작 공연 분야는 포항지역 출신 또는 포항과 인연이 있는 우수 아티스트 5명을 소개하는 ‘별이 빛나는 포항’시리즈를 선보인다. 지난 5월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첫번째 시리즈는 세계적 권위의 이탈리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국내 최연소 결선 진출자 최이삭군과 경북도립교향악단의 합동공연으로 조기에 전석 매진되는 등 관람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또 6월 24일에는 TV 프로그램 너목보, 슈퍼밴드 출연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포항 출신 싱어송라이터 홍이삭의 공연이 팬들의 뜨거운 호응속에 개최됐다. 뒤를 이어 ‘팬텀싱어2’에 출연한 전태원과 국악인 김준수의 합동공연,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정밀아, 세계적인 바리톤 우주호와 ‘팬텀싱어3’ 우승팀 라포엠의 멤버인 유채훈의 합동공연이 계획돼 있다.기획·제작 전시 분야는 진경산수의 의미를 다양한 현대적 기법으로 표현한 ‘겸재가 사랑한 산천, 포항 : 2021 신(新) 진경’전이 개최될 예정이다.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문화관광축제 및 경쟁력 강화 과제 지원사업에 선정돼 1억6천100만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하는 2021년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 5천900만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2021년 아르코 공공예술 공모사업,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에도 선정돼 5천만원, 4천만원을 각각 지원받는다. 그 외 지역의 생활문화동호회의 체계적 관리와 역량을 강화하는 예술동호회 지원사업 1천800만원,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사업 2천400만원,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 1억4천만원, 공연장 상주단체육성지원 사업 7천만원, 공연예술연습공간 운영사업에서도 6천500만원의 국·도비를 확보했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각종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 관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2021년 하반기에도 국·도비 확보를 통해 문화예술로 더 풍요로운 포항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6

포항시립도서관 연장 운영 다시 활짝 열린 ‘문화의 문’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천목원)은 7월 1일부터 2주간 적용되는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에 따라 관내 시립도서관 소독과 방역을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하고, 6일부터 야간 연장 운영을 재개하고 좌석수와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도서관에 따르면 기존 코로나19로 인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단축 운영을 해왔던 포은중앙· 대잠·영암·오천·연일도서관은 6일부터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자료실을 확대 개방하고, 영암· 오천·동해석곡도서관의 열람실은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다만, 토·일요일은 기존 운영시간과 동일하다.또한, 관내 열람 좌석수를 50% 이내에서 70%까지 늘리고 성인 한정으로 운영했던 대면 프로그램을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확대해 운영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작은도서관의 운영시간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좌석수가 70%까지 늘어나고 대면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게 되면서 시민 친화적인 문화공간이 될 전망이다.도서관은 도서관 확대 운영에 따른 변동사항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상시 방역체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천목원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온전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책으로 위로받고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phlib.pohang.go.kr/) 와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포은중앙도서관(270-4600)과 대잠도서관(270-5680) 등에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