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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캄캄한 어둠이 지나면 새벽이 밝아옵니다”

(사)포항생명의전화(이사장 안인수)가 자살 예방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2021 UNTACT 생명사랑 밤길걷기 in_포항’(이하 생명사랑 밤길걷기)을 개최,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2020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연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1만3천799명으로 하루에 약 3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외부와 단절된 채 힘든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포항생명의전화는 이같은 자살예방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적극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38분마다 소중한 생명을 잃는 현실을 자각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자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희망을 찾아나가는 특별한 자살예방 캠페인으로 기획됐다.코로나19로 인해 삶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점에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도 기존 함께 모여 진행하는 방식에서 비대면인 ‘따로 또 함께’ 방법으로 장소나 지역 제한 없이 각자 원하는 곳에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그리운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나를 응원하기 위해’ 캠페인에 참여하는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된다.참가자들은 9월 한 달간 참가자들이 직접 제작한 생명사랑·자살예방 메시지를 담은 다솜판을 캠페인 티셔츠에 부착 후 자신이 직접 응원메시지를 담은 4행시보드를 들고 걸으며 지역사회 캠페인활동을 전개한다. 이어 별도의 집결장소 없이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해질무렵부터 포항 도심과 경북지역을 걷게 된다. 참가신청 시 본인이 선택한 코스(5.9km·11.3km)를 추천코스(철길숲길, 영일대 장미공원)나 자율코스(자유롭게 코스 지정한 장소)를 걷고 나서 다솜판과 4행시보드를 제작하는 모습의 사진과 완보메달을 걸고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포항생명의전화, #자살예방캠페인 #생명사랑밤길걷기 포항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 하고, 신청한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이때 사용하는 어플은 플레이스토어에서 걷기 앱을 다운로드한다. 추천장소는 철길숲 길, 영일대해수욕장 해변 길을 정해 자신이 신청한 거리를 걸으면 된다. 자율장소는 참가자가 포항이나 경북 또는 원하는 다양한 지역에서 본인이 자유롭게 장소를 지정해 수행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생명사랑 밤길걷기는 성인, 청소년 등 누구나 오는 9월 30일까지 인터넷(pohang.onesteponelife.com)을 통해 접수하고 참가비를 내고 신청하면 캠페인 키트가 지급된다. 캠페인 키트에는 4행시보드, 등번호, 티셔츠, 완보메달 등이 들어 있다. 참가신청에 대한 문의전화는 (054)252-9177, 6으로 하면 된다.안인수 포항생명의전화 이사장은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전후해 9월 한 달 동안 시민들과 함께 생명존중 사랑실천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자 합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올해 개소 28년을 맞는 포항생명의전화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신념과 가치로 365일 24시간 위기상담전화 및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의 가정폭력관련 상담, 아동·청소년 상담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설가정폭력상담소, 부설자살예방센터를 통해 자살예방교육, 캠페인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한 발전과 생명존중의식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0

올해는 ‘스크린 바캉스’ 어때요?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여름방학과 휴가를 맞아 예술의전당 우수 공연을 스크린을 통해 감상하는 ‘2021 스크린 바캉스’를 14일과 28일 가온홀에서 개최한다. 이번에 상영되는 뮤지컬 ‘웃는남자’와 무용 공연 ‘스윙’은 ‘예술의전당 영상화사업 SAC on Screen’ 공모에 선정돼 추진된 것으로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실황 영상을 지원받아 진행된다.14일 오후 3시에는 뮤지컬 ‘웃는남자’가 상영된다. ‘웃는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세태를 비판하고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최첨단 무대기술과 독창적 무대 디자인, 격정적인 서사와 서정적인 음악을 통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내는 EMK뮤지컬컴퍼니의 대표작으로 박강현, 양준모, 민경아, 신영숙 등 링시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28일 오후 3시에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스윙’이 상영된다. 스웨덴의 재즈밴드로서 정통 뉴올리언즈 핫 재즈 스타일의 스윙음악을 연주하는 6인조 밴드 젠틀맨 앤 갱스터즈의 음악과 뛰어난 테크닉과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국립현대무용단의 시즌 무용수들의 리드미컬하고 경쾌한 춤이 어우러진 공연이다.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8~2019년 예술의전당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다. 전석 무료. /윤희정기자

2021-08-09

국립경주박물관 ‘제68기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운영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제68기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입학생을 모집한다.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 속에서도 교육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지역 선각자들의 뜻이 모여 1954년 문을 열어 올해로 68년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강의 뿐만아니라 관련 체험교육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어린이들에게 호기심과 창의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오고 있다.‘제68기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9월 4일부터 12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14강좌로 이뤄지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낮 12시 국립경주박물관 수묵당과 전시관 등에서 진행된다.올해는 어린이들이 신라의 건국과 성장, 신라의 금관과 성덕대왕신종, 금속품 제작기법, 신라의 불교미술, 문화재 복원 등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13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http://gyeongju.museum.go.kr - 교육·행사 - 교육프로그램)에서 신청할 수 있다. 입학 정원(30명)을 초과할 때는 추첨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국립경주박물관 측은 “균형 있는 이론교육과 체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경주와 신라의 역사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9

청년 미술가 권군· 손위혁·오지은 초대

(재)포항문화재단은 지역의 신진작가를 발굴·지원하는 2021 청년작가전 ‘흔들리고 미끄러지는 떨림’ 전시를 오는 29일까지 포항 구룡포 과메기문화관 1층 전시실에서 연다.2021 청년작가전은 포항 지역의 청년 미술가를 선정·지원해 발표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차세대 지역 작가의 육성 및 미래지향적 문화예술생태계 조성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했다.이번 전시에는 포항 출신 청년 출향작가 권군, 손위혁, 오지은 3명의 작가가 ‘흔들리고 미끄러지는 떨림’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해와 달을 통해 되찾은 몸의 감각을 표현한 작가 권군(32)은 도예, 조각, 회화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생명력과 상호연결성을 일깨우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으며, 태양과 달을 오브제로 잃어버린 몸의 감각을 생생하게 회복하고, 생명체로서 겪는 ‘탄생-죽음-재탄생’의 순환을 다채로운 색과 상징, 패턴으로 담아내고 있다. 권군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토비아스 레베르거 클래스에서 수학했다.손위혁(32) 작가는 파도치는 인터넷 속 정보들의 일시적 자극이 만든 새로운 균열과 그 균열의 반복적이며 중독적인 현상을 회화 작품들로 선보인다. 손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대중, 일탈을 원함 - 매스미디어, 일탈을 보여줌’으로써 관계를 짓고 매체와 대중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탈적 형태를 조합하고 재구성 한다. 손위혁 작가는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지난해 첫 개인전 ‘멜로디랜드’를 시작으로 현재 서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지은(32) 작가는 ‘흔들리고 미끄러지며 떨리는 감각’을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회화들로 풀어낸다. 사적인 경험을 재현한 이미지로 ‘기억’과 ‘실제 사건’의 혼재 속에서 작업의 근간이 되는 기억을 왜곡된 형상으로 배치하며, 기억 속 이미지를 탈각하고 추가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구성하게 된다. 오지은 작가는 국민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9

“선물처럼 나에게 다가 온 때수건 긍정적 삶 신나게 얘기하고 싶어”

“삶이 곧 행복이란 걸 많은 분과 함께 공감하고 싶었다고 할까요.”경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수미(51) 작가가 최근 즐겨 작업하는 작품의 소재는 때수건이다. 오랫동안 한국 고유의 매체인 한지를 이용한 오브제 작업을 통해 자유로운 선율과 응축된 에너지를 표현해오던 작가는, 올해 ‘경주미술인상’ 수상전시에서 때수건으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인의 생활 정서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때수건은 인생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상징적 의미와 화려한 색감의 일상 속 오브제로써 독특한 존재 가치를 부여한다. 때수건의 거친 표면, 올이 풀린 실오라기, 시그니처인 검은 선을 활용해 박음질과 손바느질로 콜라주 작업한 사람 표정, 입체적 추상의 설치작품과 sewing drawing 으로 명명한 바늘땀으로 그린 작품들을 제작했다.지난 7일 경주시 소티마을에 있는 박 작가와 만나 나눈 그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정리한다.-‘때수건’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한지 오브제 작업을 하느라고 붓과 물감보다 풀과 가위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고 견고한 화면을 오랫동안 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색과 드로잉에 대한 갈증이 많았던 것 같다. 어느 장날에 시장을 돌아보다 리어카에 매달린 때수건이 그늘 하나 없는 화려한 색으로 펄럭이는 모습을 보고 그 찬란함에 가슴이 뛰었고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천이라고 생각했다. 2021 경주미술인상 수상전시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그 과정은 무척 설레고 신나는 작업이었다.-작품 제작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때수건은 일상의 노곤함을 위로하는 상징성과 보편성이 공존하는 매체로써 색과 마티에르, 섬유의 조직 등이 현재의 우리를 표현하기에 꽤 매력 있는 작업재료다. 천을 찢어 마치 물감이 물에 풀어져 종이 결을 따라 흐르는 느낌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얇은 조각을 겹쳐 색을 중화시키기도 한다. 얇은 평면의 천을 좀 더 견고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일일이 주름을 잡아 박음질하고 그것을 또 이어붙여 큰 설치작품으로 제작한다. 늘 봐왔던 일상 속 소품이 다른 시각으로 구현될 때 얼마나 큰 에너지로 생경하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살면서 오직 한 가지만을 추구하는 것은 ‘절대 고독한 일’이 아닐까.△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고독한 일’이 아니다. 우선 ‘오직 한 가지’가 무엇인지 평생 찾는 과정이 예술이다. 그래서 외로우면서도 분주하고 늘 깨어있어야 발견할 수 있으니 절대 고독으로는 작업을 이어갈 수 없다. 사유에서 대화에서 여행에서 무료함에서 일상에서 어디서든 작업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안테나로 구성된 유기체로서 삶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을 때 작업으로 표현해 오랜 시간을 집중할 수 있는 바쁘고 행복한 사람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작업을 계속할수록 자신을 객관화하는 연습이 되어서 자아에 매몰되지 않고 또 적확함을 찾아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욕심에서 벗어나 좀 더 자연스러운 인간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은 결코 삶과 분리되지 않는다. 결국 나에게 작업은 현실을 평정하게 바라보기 위한 삶의 루틴이다.-‘때창’ 연작을 발표하는 이유는.△흔히 다짐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삶’처럼 삶과 행복이 독립된 개념이라면 삶은 늘 행복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고달픈 일상의 연속일 뿐 행복은 늘 멀기만 하다. 이는 행복을 목적지로 둔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경주에서 출토된 신라토우를 보며 당시의 일상을 꾸밈없이 즐겼던 그들의 삶의 태도에 깊이 공감하여 3년 전 ‘삶을 추다’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때창’은 이와 같은 맥락으로 현재의 긍정적 삶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한다. 때수건 작업은 이제 시작 단계이고 여러 표현방법을 연구 중이다. 또 이 재료가 어디까지 표현될 수 있을까 기대되기도 한다. 선물처럼 나에게 다가온 때수건으로 긍정적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표현하고 싶다.- 올해 경주미술인상을 수상했는데 그림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오랫동안 함께 작업하며 지내던 동료작가들이 주는 상이기에 가장 고맙고 가치 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작가는 늘 불안하고 지치기 마련이다. 잘 가고 있는지 맞는 길인지 항상 혼자 고민하고 방황하기 일쑤인데 이 상은 그대로 걸어가는 것을 응원한다는 위로처럼 느껴져 뭉클하기까지 했다. 우리끼리 주고받는 상이라지만 2021 경주미술인상 수상은 분명 내 작품활동에 큰 변곡점이 되리라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언제나 좋은 작품으로 좋은 전시를 만나는 것이다. 하나의 전시가 다른 기회로 확장되고 다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8월 한 달 동안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문화공간 황남정미소에서 때창 전시를 할 예정이고 그 후 영천과 대구 등지에서 그룹전이 계획되어 있다. 앞으로 해외전시와 아트페어 등 다양한 관람객을 만나 소통할 기회도 만들어야 하고 머지않은 날 작업공간과 소장공간, 주거공간이 분리된 참한 작업실에서 마음껏 어질러놓고 작업하는 꿈도 가져본다. 나와 주위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8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바다의 위대함’

최근 인류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해양오염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세계적인 해양생물학자 프라우케 바구쉐 박사의 ‘바다 생물 콘서트’(흐름출판)가 나왔다. 저자는 책을 통해 바닷속 놀라운 세계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체와 가장 거대한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는 바다의 공존공생 법칙부터 우리가 해안가를 걸으면 맡게 되는 오묘한 바다 냄새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인지, 그리고 밤이 되면 수면 위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발광현상은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지 등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또한 바다에 가면 인간의 감정이 요동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인간의 감정뿐 아니라, 인간의 운명과 생존, 더 나아가 지구의 생존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바다의 위대함에 대해 전하기도 한다.이 책에 소개된 바다에 대한 설명은 책에서 배운 것뿐만이 아니다. 저자가 바다 위에서 혹은 속에서 생활하며 체험하고 직접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해양생태계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들과 과학적 탐사의 결과들 그리고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어우러져 바다와 바닷속 동물들, 해양생태계 전반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가장 완벽하면서도 흥미로운 책이라는 평가다.“어디에 있건, 우리는 바다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숨 쉬고 생활하는 모든 일상이 바다로 향하고 바다로부터 온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서로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하며, 우리가 왜 바다를 사랑하고 지켜야 하는지 그 분명한 이유 를 알려준다.이 책의 핵심 가치는 세네갈 출신의 환경 운동가 바바 디오움이 1968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총회에서 연설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인간들은 오직 우리가 사랑하는 것만을 보호한다. 우리는 오직 우리 자신이 이해하는 것만을 사랑하며, 우리가 배운 것만을 이해한다.” 저자 바구쉐 박사는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낀 바다에 대한 사랑과 이 유일무이한 세계를 보호하려는 소망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속에서도 일깨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서문에 적었다. 이 책은 더 많은 사람이 바다에 대해 알게 될수록 인간이 바다의 재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다음 세대가 살아갈 이 땅을 위해 지금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도록 돕기 위해 출간됐다.‘바다 생물 콘서트’에서 저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동물인 플랑크톤에서부터 바다거북, 해달, 펭귄, 대왕고래, 심해 문어 그리고 각종 해조류와 산호에 이르기까지 바닷속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주요 생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해양생물에 대한 최신의 데이터가 담겨 있는 책답게 한국어로는 명칭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낯선 생물들도 다수 등장한다. 또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해양생물에 대한 정보까지 다채롭게 담겨 있다.평생을 바다에서 살아오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서 바다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싶어하는 저자의 집필 의도에 걸맞게 조금도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게 해양생태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는 게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5

우리 삶에 꼭 필요한 힘과 태도 ‘사랑’

태어나고 떠날 때까지, 우리는 참 많은 일들을 겪는다. 이 많은 일들 속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노력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힘과 태도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고찬근 신부는 우리가 건강한 사회에서 서로 사랑하며 평화롭게 살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 끊임없이 깨닫고자 한다. 온유함이 가득한 세상을 바라며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그 단상을 ‘우리의 사랑은 온유한가’(달)에 묶었다.겸손의 진정한 의미, 고통과 행복을 받아들이는 방법, 미움보다 용서가 좋은 이유, 배려의 기쁨, 타인을 챙기는 지혜로움, 타인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깨달음, 그렇게 타인과 자신을 사랑하는 일들에 대해 적었다.이 책에서 고 신부는 삶의 여정에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고 강조한다. 힘, 건강, 지식, 돈, 권력…. 이 모든 것들이 ‘사랑과 평화를 위한 도구’임을 알아야 한다고 전한다. 사랑의 힘, 진리를 섬기는 힘이 있을 때에 사회에 물과 공기와 햇빛이 차고 넘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온갖 어려움이 가득한 시대에 그래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을 상기시켜준다. 고 신부는 사랑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랑만이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그리하여, 자신을 알아가는 기쁨과 권리를 누릴 필요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는 곧 오늘 하루를 평화롭게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려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견디는 힘, 슬픔의 크기를 작게 하는 힘, 용감히 반대할 줄 아는 힘, 타인을 용서하는 힘을 기른다면 오늘 하루는 자신을 사랑하며 평화로이 지낼 수 있게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5

지진·코로나 극복 전시연계 교육 프로그램 ‘숨의 기록’ 운영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12, 13일 양일간 시민을 대상으로 예술을 통해 포항지진·코로나19 팬데믹 등 재난 상황을 회복하고 위안을 전하고자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숨의 기록’을 운영한다.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와 함께 진행하는 이 교육은 시민들에게 현재 개최되고 있는 제16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전 ‘기억의 파동’의 전시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교육적 감상과 탐구 기회를 제공한다.‘기억의 파동’전은 제16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김은솔의 개인전으로 포항 흥해 출신의 작가가 직접 마주한 포항 지진과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을 미디어 매체를 통해 재난의 이미지를 작품으로 선보인다.출품작 중 ‘알파와 오메가’는 작가가 포항 지진을 겪고 서울로 돌아가 두 도시에서 감각하는 지진의 심각성과 불안감의 차이를 몸소 경험하고 제작한 작품이다. 포항과 서울의 지진 데이터를 수집해 빛과 소리로 새로운 형태의 지진을 제시한다.시민들은 1차교육 ‘미술관 산책’을 통해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작가와 함께 ‘알파와 오메가’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 제작 과정을 이해한 후, 미술관 곳곳의 소리를 녹음해 소리 나는 캔버스 작품을 제작한다. 이어 2차 교육 ‘숨의 합주’는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교육실에서 명상을 통해 자신의 몸과 숨을 관찰하고 색, 속도, 온도 등으로 기록해 본다. 숨의 기록을 바탕으로 전도성 잉크로 드로잉 한 후 전자 악기로 제작해 합주해 보도록 했다.교육 신청은 11일까지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www.pohang.go.kr/phtrauma) 또는 전화(054-270-4747)로 할 수 있으며, 선착순 10명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1, 2차 교육을 모두 참석할 수 있어야 신청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1-08-04

조선의 충비 단량 이야기 ‘금줄을 걸어라’ 공연

조선시대 전설적인 충비(忠婢) 단량(丹良)의 이야기가 지역 예술단의 창작 마당극으로 무대에 오른다.포항향토무형유산원과 예심국악소리(대표 장임순)는 오는 14일 오후 5시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단량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는 마당극 ‘금줄을 걸어라’를 공연한다. 마당극 ‘금줄을 걸어라’는 현대를 살아가는 영일만 여인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그려가며 그 속에서 생명의 존귀함을 알고 끝내 지켜낸 노비 단량의 이야기를 연기, 춤, 노래가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마당극으로 그려낸다. 예심국악소리 마당극 ‘금줄을 걸어라’ 포스터. /예심국악소리 제공 1452년 수양대군이 정권을 잡기 위해 계유정난을 일으키자 영의정 황보인도 첫째와 둘째 아들, 두 손자와 함께 죽음을 맞게 됐다. 이렇게 황보 씨의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하자 계집종 단량은 젖먹이였던 황보인의 어린 손자 황보단을 물동이에 숨겨 피신했다. 그렇게 서울에서 포항 구룡포까지 천 리 가까이 도망친 이들은 구룡포에 터를 잡고 살게 된다. 이렇게 황보 일가는 단량의 목숨을 건 희생을 시작으로 근 300년간 몸을 낮추고 간신히 맥을 이어갔다. 정조 때가 되어 누명이 풀리고 나서야 황보 씨 가문은 다시 살아났고 단량의 고마움을 기려 비석을 세웠다. 예심국악소리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충비 단량 공연을 통해 주인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노비 단량의 희생정신과 생명 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리 뇌성산 기슭에 자리한 광남서원에 세워진 단량비를 널리 알리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 10여 명의 출연·스태프 진은 섬기던 주인의 대가 끊기지 않도록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헌신했던 단량의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오랜 연습을 거쳤다. 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 예심국악소리 대표 장임순 씨가 대본을 쓰고 박지명 씨가 작곡을 맡았으며 7명의 어린이들이 연기를 맡아 포항의 소리와 포항의 이야기를 전통 마당극 기법으로 살려 해학적이고 감동 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는 “예로부터 금줄은 악귀를 몰아내는 경계의 의미와 신성한 곳을 상징하는 벽사진경(辟邪進慶)의 의미를 담고 있다. 생명의 존귀함을 담고 있는 금줄을 통해 뜻하지 않은 일상의 어려움을 잠재우고 새 생명의 탄생과 생명의 존귀함을 몸속까지 품고 있는 영일만 여인들의 모성애를 통해 다시 일어서는 영일만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한편, 포항 토속민요 전승의 선구자로 불리는 장임순 대표는 2014년 포항에서는 최초로 포항 토속민요 공연을 시작해 화제를 모았으며 2019년 마당극 ‘석곡뎐’에 이어 두 번째 포항역사 인물로 단량의 이야기를 마당극으로 선보여 포항역사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4

8월에 눈이 내린다고요?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이 한여름밤을 시원하게 하는 ‘8월에 눈내리는 예술의 전당’ 프로그램을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오후 7시30분 경주예술의전당 야외공연장인 어울마당 무대에 올린다.‘8월에 눈 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2021’은 경주예술의전당의 대표 여름 레퍼토리 공연으로 매년 여름밤에 눈을 내리는 특수 효과를 통해 선보이는 이색 문화바캉스 프로그램으로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기획 제작 사업에 공모해 당선된 민간 우수 사업이다.올해는 경주의 공연 예술 단체의 실연 기회를 확장하고 지역민에게 경주예술의전당의 문턱을 낮추고 문화 예술의 접근성을 높이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고자 제작됐으며 전 연령 관람 가능한 무료 공연으로 진행한다. 경주문화재단의 지역예술인지원사업 등을 통해 발굴된 EL팝스오케스트라, 혼성중창단 솔라즈, 계림국악예술원, 소울일렉밴드, 플로리스트 윤시윤, 클래식 기타리스트 곽진규 등 총 13팀의 70여 명이 출연할 예정이다. 팝페라 콘서트, 국악 콘서트, 클래식의 밤, 포크 콘서트를 주제로 열리며 특히 마지막 날은 4일간의 공연을 갈무리하는 각 공연 별 하이라이트 레퍼토리를 통해 ‘8월에 눈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시리즈의 화려한 막을 내린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안심 방역 체계로 운영한다.안심콜 체크인과 좌석간 거리두기를 진행하며 문진표 발열체크를 완료한 관객들에 한해 입장팔찌를 배부한다.관람 문의는 경주예술의전당 전화(1588-4925)와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3

국립정동극장 창작뮤지컬 ‘용화향도’ 특별 프로모션

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가 여름방학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두 가지의 특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1+1 특별할인’ 프로모션은 17일부터 9월 4일까지이며, ‘경주 특정 문화관광지 할인’프로모션은 9월 30일까지 진행되며, 기간 내 50% 할인된 전석 1만원에 관람할 수 있다.‘경주 특정 문화관광지 할인’ 프로모션은 경주의 대표 문화관광지인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에 방문 후 입장권 혹은 방문 인증사진을 지참할 경우 ‘용화향도’ 공연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예매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2011년부터 지역의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지역브랜드 공연을 선보인 국립정동극장이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창작뮤지컬 ‘용화향도’는 뮤지컬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창작진들과 신예 뮤지컬 배우, 내공 있는 한국무용수들의 출연, 깊이 있는 서사와 메시지를 담고 감각적인 음악, 신라 시대 전쟁터를 구현한 웅장한 무대장치, 의상 등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며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창작뮤지컬 ‘용화향도’는 신라 진평왕 시절 화랑 김유신과 김춘추 등의 역사적 인물과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는 ‘낭비성전투’를 재조명해 김유신과 그가 이끌었던 ‘용화향도(龍華香徒)’의 활약상과 감동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는 3월 3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일, 월요일을 제외한 주 5회 공연으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상설 공연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3

‘우리는 가라앉지 않는다’ 2021 신진작가 공모 3인 초대전

대구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는 차세대 미술계를 이끌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2021 신진작가 공모·초대전’을 11일부터 9월 11일까지 한 달간 달서갤러리에서 연다.이 전시는 ‘우리는 가라앉지 않는다’를 주제로 어려운 사회상황 속 예술에 대한 의지를 지닌 청년 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마음을 담고 있다.지난 5월 심사를 통해 엄선된 3명의 신진작가는 차례로 9일간씩 전시를 선보인다.이요한 작가는 평면 페인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프린팅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개인이 느끼는 결핍의 감정을 시각적 재구성을 통해 여러 공간에 형상화 시킨다. 종이로 분할된 작품들은 영화의 프레임처럼 상호 유기적 관계를 맺으면서 결핍의 감정이 축적되고 시간이라는 필터를 거쳐 기억들이 주관적으로 변형돼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는 11일부터 19일까지.임지혜 작가는 매일 배달되는 신문을 가위로 오려 풀로 붙이는 콜라주를 만든다. 동시대 가장 교과서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신문을 작가적 시각으로 해석하고 위트를 담아 재조합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비판과 풍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뉴스 콜라주와 일상 속 즐거운 상상을 콜라주로 풀어내 동화 같은 풍경 속으로 초대하는 작업 두 가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23일부터 31일까지.미소 작가는 타인의 상실에 대한 애도를 작업으로 나타낸다. 전시장에는 사라진 시간, 공간, 존재까지 세 부류의 상실이 각기 어울리는 매체로 등장한다. 인터뷰 요청을 통해 사람들이 풀어내지 못한 상실과 그 사람의 일생을 회화와 영상으로 제작해 작가 스스로에게는 애도를, 보는 이에게는 타자의 상실에 대한 공감과 자기 삶의 위로, 그리고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과 불안으로부터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전시는 9월 3일부터 11일까지./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3

대구시향 마티네 콘서트“북유럽 정취 만끽하세요”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 속에 음악으로 청량감을 더해 줄 대구시립교향악단 ‘마티네 콘서트 Ⅱ : 북유럽 클래식’이 오는 5일 오전 11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서늘한 북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노르웨이의 그리그,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작품을 대구시향 류명우 부지휘자의 지휘와 해설로 만난다.먼저 우리에게 친숙한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중 4곡을 발췌 연주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페르귄트 모음곡’의 총 8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아침의 기분’을 비롯해 ‘아니트라의 춤’, 모두에게 친숙한 ‘솔베이그의 노래’와 ‘산속 마왕의 궁전에서’를 연주한다. ‘페르귄트 모음곡’은 노르웨이의 민속 설화를 소재로 쓴 희곡으로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페르 귄트의 “인생의 방황과 기다림의 여정”을 곡으로 표현한다.이어 ‘북유럽의 쇼팽’이라 불리었던 그리그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중 제1악장을 들려준다. 정상급 피아니스트 정나영의 협연으로 선보이는 이 곡은 북유럽적인 서정성으로 가득 찬, 따스하고 밝으면서도 장중하고 민족적인 명곡이다. 암석이 많은 산악, 그것과 맞물린 해안, 안개에 젖은 짙은 조수의 내음, 그리그가 사랑했던 노르웨이의 정경과 민요풍 선율이 어우러진 매우 아름다운 곡이다.마지막 무대는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로 칭송받는 시벨리우스의 ‘카렐리아 모음곡’이 장식한다.핀란드의 동남부 카렐리아 지방은 호수와 삼림이 가득하고, 풍부한 전설과 수많은 설화가 있었던 곳으로, 시벨리우스가 신혼여행지로 삼을 만큼 애착을 가졌던 곳이다. 러시아로부터 되찾아야 하는 빼앗긴 땅 카렐리아의 역사를 묘사하는 이 작품은 밝고 낭만적인 선율을 지니고 있어 오늘날 시벨리우스의 작품 가운데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작품 중 하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2

“포항 팝업전서 문화권리 행사하세요”

“문화도시 사업은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문화로 삶이 변화하는 포항시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팝업전시를 준비했습니다.”(재)포항문화재단이 법정 문화도시 사업 2년 차를 맞아 그간 추진과정을 시민과 공유하고 소통을 위한 ‘문화도시 포항 팝업전시 문화시민청’을 오는 8일까지 꿈틀로 대안공안 298에서 운영하고 있다.이번 전시는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총 5년간 200억원 규모의 문화생태 구축사업으로서 다양한 정책사업을 펼치는 가운데, 추진과정에서 시민과 보다 밀접한 문화적 관계를 형성하고 시민사회의 이슈에 맞는 문화적 솔루션을 찾는 과정에서 시민과 소통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문화도시 포항 팝업전시 문화시민청’은 예비사업 과정을 거쳐 법정 문화도시 지정 이후 2년 간 추진해온 사업 중심의 ‘아카이브 전시’와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높이고 문화시민 성장을 통해 삶의 전환을 위한 ‘나의 문화권리 찾기’, ‘문화청원’으로 구성돼 있다.특히 ‘나의 문화권리 찾기’는 셀프 사진촬영 체험 형식으로 일상생활에서 침해되거나 포기한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생각해 보고 스스로 적극적인 문화권리 행사를 유도하고 있다.‘문화청원’은 ‘국민청원’에 착안해 시민들이 원하는 문화적 요구사항이나 희망하는 문화프로그램, 원하는 문화적 환경 개선 등을 언제든지 요청할 수 있는 소통채널이다. 이번 전시과정에서 수렴된 내용을 바탕으로 별도의 온라인 소통플랫폼을 구축해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2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을 수 있을까?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명봉은 기획전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을 오는 9월 11일까지 연다.이번 전시는 ‘코끼리를 어떻게 냉장고에 넣을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작된다.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 질문은 사람들에게 있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도, 다양한 수학, 물리학적으로 접근해 다양한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 이러한 답들은 ‘정답’을 떠나 각자의 시선에서의 사고 전환이 전제돼 있다.청년 작가들의 생각과 작업 방법 또한 이 답들과 유사하다. 류현민, 변카카, 신명준, 이승희, 홍희령 5명의 청년작가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유연한 사고로 실험적인 시각을 작품에 반영했다.류현민은 이상과 실재의 간극 속에서 불완전한 주체의 실패와 상실에 주목해 작업한다. 작품 ‘다른 어딘가(Somewhere else)’는 수평선 너머를 응시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이 사진을 가리고 있는 야자수 패턴의 패브릭, 선풍기로 구성돼 있다.신명준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치된 사물을 수집해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재공간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Object Room’, ‘Green Object’, ‘Green Screen’은 녹색 오브제들의 파편들을 작가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배치하고,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했다. 변카카作 이승희의 ‘집(Zip)’은 바퀴 달린 나무배와 길게 뻗어있는 집 구조물, 도시의 풍경을 담은 영상으로 표현된다. 관람객은 밧줄을 통해 집 내부로 들어가 영상을 볼 수 있다.변카카는 크레용과 파라핀 왁스를 활용해 만든 인간 형태의 조각 ‘통제(Restraint)’를 통해 삶과 죽음을 표현한다. 벽에 기댄 조각은 흔적을 남기며 닳아 없어지는 모습을 표현했다.홍희령의 ‘여기가 지상낙원 Ep2’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진정한 지상낙원이 어디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관람자는 전시장에 놓인 빈백(Beanbag) 의자에 앉아 전시장을 떠돌아다니며 공중에 매달린 액자 속 숫자를 망원경으로 볼 수 있다. 액자 속 숫자는 세계 각 유명 휴양지의 좌표를 의미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2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향연’‘RM 효과’ 개막 한 달 만에 2만 명 발길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향연’이 개막 한 달 만에 2만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며 온·오프라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대구미술관 ‘웰컴 홈: 향연’은 이건희 컬렉션 중 대구에 기증된 21점을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지난 6월 29일 공개했다. 첫날부터 매진된 특별전은 여름방학 및 휴가철에도 연일 매진돼 전시 종료일인 오는 29일까지 약 4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이와 함께 지난 주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RM 인증샷’이 화제를 모아 대구미술관 특별전에 대한 온·오프라인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대구미술관 인스타그램의 관련 포스팅에는 ‘가야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네’, ‘헐… 이게 머선일인강니’, ‘서울아니고여?? 대박’, ‘방탄이 우리랑 같은 작품을 보고 간건가!’, ‘나의 전시욕구를 일의켜주는 주니님 대구까지 어떻게 가지’, ‘If I happen to visit Korea, I will directly visit here.(한국을 방문한다면, 여길 직접 가봐야지)’와 같이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외국어 댓글이 하룻밤 사이 250여 개 올라왔다.대구미술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RM 방문 소식을 확인한 관람객들은 버킷햇 등 RM과 비슷한 의상과 포즈로 동일한 장소에서 인증샷을 남기기도 하고 사진 속 작품인 유영국 ‘산’(1970’s) 시리즈를 더욱 관심 있게 관람하기도 했다. 전시 관람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 ‘RM 오마주’는 전시 종료까지 진풍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SNS에 RM 방문 소식이 올라간 다음 날부터 모자를 쓰고 사진 찍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그 자체로도 남녀노소 관심을 가졌지만 RM 방문 이후 전시를 흥미롭게 감상하고, 즐기는 분들이 더욱 많아졌다”고 말했다.이번 특별전에서는 이인성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과 이쾌대 ‘항구’, 서동진 ‘자화상’, 서진달 ‘나부입상’, 문학진 ‘달, 여인, 의자’, ‘변종하 ‘오리가 있는 풍경’, 유영국 ‘산’ 시리즈, 김종영 ‘작품 67-4’등 이건희 컬렉션 21점과 대구미술관 소장품 및 대여 작품 20여 점도 함께 전시해 대구미술관 기증 작품의 가치를 더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1

“마음을 풍요롭게 바꾸어 놓는 미술의 힘”

“미술은 단순히 여가활동이나 치료의 일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바꾸어 놓는 힘이 있습니다.”지역에서 몇 안 되는 미술치료사인 김윤희 맘꽃놀자아트테라피체험농장 대표의 말이다.김 대표는 평소 야외 활동이 어려운 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연(연꽃) 농장에서의 체험을 통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하는 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그의 미술 프로그램은 기존 회화 방식이 아니다. 연잎을 활용하는 체험, 연자방 공예, 주위 나뭇가지, 꽃 등 다양한 자연 매체를 활용해 표현 방식과 소통 구조를 탐색하는 활동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31일 포항시 북구 매산리 그의 체험농장에서 농산물과 미술, 미술과 자연 그리고 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어떻게 접목 시킬 수 있는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미술치료란 무엇인가.△현재는 임상미술상담이라고 명칭이 바뀌었으나 통상 미술치료라 쓰고 있다. 여러 정서적 신체적 문제 활동의 보완 대체요법의 한 분야이며, 의학적 치료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준다. 다양한 미술 매체를 사용해 내담자가 감정이나 내면세계를 표현하여 기분이 이완되도록 하여 스트레스를 줄인다.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누는데, 스스로 작품에 몰입하면서 내면의 불안감과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 두 번째는 내담자가 자신의 욕구나 스트레스를 작품에 표현하는 방법으로 치료사가 상징적인 요소를 파악하면서 상담하고 치료를 진행한다.-맘꽃놀자아트테라피체험농장을 개원하게 된 계기는.△대구에서 미술치료사로 활동을 하다가 포항 굿네이버스에서 근무를 잠깐 하게 되었다. 시원한 포항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작은 조개껍질을 줍고, 예쁘게 생긴 아기 주먹만 한 돌을 주우면서 내가 힐링이 되는 것을 느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자연과 가까이 키워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3년의 긴 귀농 준비를 마치고 2017년에 귀농하여 이제 5년차 농부가 되었다. 오랜 고민 끝에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蓮)을 선택했다. 연은 은은한 향이 있으며(코), 푸른 잎과 꽃이 편안함을 주고(눈), 연잎차, 연잎밥. 연자, 연근 등 버릴 것 없이 모두 건강한 먹거리(입), 만들기 재료(촉감)로도 충분하다. ‘맘꽃놀자’의 맘은 마음과 엄마를 뜻한다. 꽃은 자연과 아이의 뜻을 품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마음껏 놀자’의 의미도 있다. 맘꽃농장에 오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농장 이름을 짓게 되었다.-체험농장을 열기까지 대표님이 쌓아온 이력은.△미대를 졸업하고 학원에서 그림을 가르치면서 정말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심리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해 ‘재활심리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내담자 부모교육도 중요했기에 감정코칭 강사,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전문자격, 연근 수확을 위해 포크레인 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식물에 대해 더 알아야 했으므로 복지원예사 자격증까지 땄다.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시청에서 매년 개설하는 농업 관련 수업에 늘 참석하고 있다.-체험농장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주요 활동은 연을 활용한 체험들이다. 연자방을 활용한 만들기, 연잎 차 만들기, 연밥 만들기, 원예 활동, 장애 아동을 위한 미술 활동, 자연 매체 탐색 후 활용 미술, 연밭 둘레길 산책, 집단미술 활동, 미술치료, 부모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자연과 미술을 결합한 맘꽃놀자아트테라피체험농장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물론이다. 대부분 사람에겐 자연 귀소본능이란 것이 있다. 우리가 자연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이다. 미술치료의 효과는 검증이 되어있으니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사실 원예치료에서도 자연에서 살아있는 식물이 주는 치료 효과에 대해 효과를 검증하는 논문들이 수도 없이 많이 나와 있다. 자연 매체를 다루어 활동하는 미술은 말할 것도 없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미술 치료사로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미술이라고 하여 꼭 미술 도구를 들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술은 마음이 투사되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마음 표현을 자연스럽게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모든 색에도 파장이 있다. 적외선 치료는 붉은색 파장으로 물리 치료를 한다. 이처럼 한 가지 색도 자체에서 나오는 파장이 나에게 영향을 준다. 모든 매체도 그렇다. 움직이지도 않고 크지도 않다고 영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작은 자연 매체에도 큰 자연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지금 이 자리에 제대로 갖춰진 교육농장과 치료농장을 짓고 싶다. 아이가 변화하려면 집에 오래 함께 있는 부모에게 먼저 변화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아이, 성인 미술치료 활동도 하겠지만, 부모교육을 많이 다루고 싶다. 마음이 편안한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마음도 몸도 건강하다. 아이들이 맘꽃농장에서 자연을 제대로 접하며 입만 벌리고 웃는 가면 웃음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웃음으로 아픈 마음 힘든 마음이 눈 녹듯 사라져버리길 바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1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 15일까지 2차 단원모집

김산봉 지휘자 행복한 합창단을 추구하는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합창단)가 15일까지 단원을 모집한다. 지난 6월에 창단된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는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의‘천마아트센터 예술단 아카데미’상주단체로 매주 수요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 만 50세(40대도 가능) 이상 여성으로 노래를 좋아하는 마음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는 탁월한 해석력과 음악성으로 대구·경북 아마추어 여성 합창단을 이끄는 김산봉 지휘자가 이끌고 있다. 현재 장현숙 단장 등 20여 명의 단원이 활동 중인 그레이스 코러스는 35명을 목표로 2차 단원을 모집 중이다(월회비 5만원). 모두가 행복한 합창단, 모두에게 행복한 합창단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 중인 그레이스 코러스는 오는 12월 연합 송년 음악회를 시작으로 찾아가는 음악회, 봉사음악회, 특별연주회, 초청연주회 등으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김산봉 지휘자는 계명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영남대 합창 지휘 음악학 박사를 수료, 고령군소년소녀합창단, 대구레이디스 코러스, 대구중구청여성합창단 지휘자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천마 그레이스 코러스와 영남일보·대백여성·수성문화재단·구미새마을여성·고령군문화원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다. 또 대구 합창연합회 부회장, 가야 합창연합회 회장, 음악이 흐르는 도시 대표(TBC 합창 페스티벌 음악감독)으로 지역의 합창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단원 신청은 천마아트센터 홈페이지(www.cmac.ac.kr)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 후 caruso30@naver.com으로 접수하면 된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1-08-01

“뇌를 알면 나를 안다?” 뇌에 관해 궁금하다면…

왜 뇌는 당신의 뇌처럼 진화했을까? 누가 봐도 확실한 답은 ‘생각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흔히 뇌가 일종의 ‘상향 진보’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추정한다. 말하자면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로 진화해서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는 어떤 동물들보다도 더 정교하게 설계된 ‘생각하는 뇌’인 인간의 뇌가 있다는 식으로 가정한다. 리사 펠드먼 배럿 미국 하버드대 법·뇌·행동센터의 수석과학책임자는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더퀘스트)에서 우리 뇌가 생각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발상은 인간 본성에 대한 엄청난 오해들의 근원이 돼왔다고 주장한다.저자는 “일반적으로 뇌는 사고를 위한 기관으로 여겨지지만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뇌는 몸에서 뭔가 필요할 때 충족시킬 수 있도록 자동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인 ‘알로스타시스’(Alllostasis·변화를 통해 몸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능력)를 해내는 기관이라고 말한다. 에너지가 필요하기 전에 그 필요를 예측하고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면서 생존을 위해 신체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작은 벌레에서 진화해 아주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9

재미와 감동의 시집 ‘마주보기’… 국내 첫 완역판 출간

“슬픔은 금방 사라진다./슬픔은 쉽게 찾아오지만 매번 또 사라진다./이렇게 우리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영혼은 점점 길들여진다.”- 에리히 케스트너 ‘누구나 아는 슬픔’ 중독일 작가 에리히 케스트너(1899~1974)의 대표 시집 ‘마주보기’(이화북스출판사)는 1980년대 후반 서정윤 ‘홀로서기’, 도종환 ‘접시꽃 당신’과 함께 국내 시집 붐을 일으켰던 베스트셀러 시집이다.이화북스출판사가 2004년에 다른 출판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정식 계약판으로 출판됐다가 절판된 ‘마주보기’를 국내 최초 완역판으로 최근 출간했다.캐스트너가 1936년 발표한 이 시집의 원제는 ‘에리히 캐스트너 박사가 시로 쓴 가정상비약’이다. 삶에 지치거나 감정이 메마를 때, 사랑이 떠나갈 때, 결혼 생활이 위기에 빠질 때, 나이 드는 게 슬플 때 등 여러 상황과 감정에 맞춘 처방전 같은 시들을 선사한다.‘호주머니가 텅텅 비었을 때’, ‘정치에 식상했을 때’, ‘사랑을 잃었을 때’ 등등의 경우에 맞춤형의 짧고 쉬운 시를 통해 올곧고 순수한 인간의 마음을 노래하며 병든 인간혼을 교정하고 정화하고 치료한다.시인 캐스트너 역시 문학은 동시대의 아픔을 담아 가장 쉬운 말로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문학관을 바탕으로 이 시집을 썼다고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9

우리가 몰랐던 조선시대 여성들은 어땠을까?

엄격한 유교 사회였던 조선시대에서 여성들은 순종과 인내를 미덕으로 살아갔다. 황진이, 허난설헌, 신사임당 같은 상황적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했던 뛰어난 여성들이 있었는가 하면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그늘과 같은 존재로 여성으로서의 억압된 삶을 살아야 했던 많은 여성이 있었다.‘또 하나의 조선’(한겨레출판)은 신분상으로는 밑바닥 여종에서 왕비까지, 지역으로는 남녘 산골 촌부에서 한양 마님까지, 나이로는 10대 소녀에서 여든 할머니까지, 정사(正史)라고 하는 실록이나 양반 남성의 문집으로 구성되는 조선 ‘너머’의 조선 이야기를 담았다.‘우리가 몰랐던 조선시대 여성들 이야기’를 주제로 그늘에 가려져 있던 주변적 여성 52명의 삶을 조명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조차 버거웠던 시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취를 남긴 여성들이다.책은 장희빈, 대장금, 황진이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들을 비롯해 ‘음란하고 아름다웠던’ 낙안 김씨, 당대에선 드물게 여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담긴 성장기의 주인공 숙희, 마을을 돌며 근심을 위로했던 무녀(巫女) 추월, 상속받은 액수의 세 배로 재산을 불린 ‘자산 관리의 달인’ 화순 최씨 등 시대의 한계와 인간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여성들의 다채로운 서사를 담았다.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저자 이숙인은 이번 책에 대해 “자료가 남아있어도 주목되지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사소한 기록 하나 없이 자신의 삶을 살아내었을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이 책은 짧게나마 기록에 남은 자들을 통해, 소외되었던 여자들을 기억하려는 시도이다”라고 말한다.이 책의 1부 ‘구체적으로 살고 입체적으로 존재하다’는 자신의 운명 안에서 나름대로 개성 있게 살았으나 ‘시대가 주목하지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사소하게 여겨진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일례로 경북 칠곡 지역에서 칠십여 생을 살다 간 신천 강씨는 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점잖게 박제된’ 양반가 여성의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첩을 들인 남편에 대한 울분을 토로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강씨의 목소리는 500년 전을 살던 한 여성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날것 그대로 전한다. 이렇게 역사 속 인물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은 2부 ‘성녀와 마녀의 프레임을 넘어’에서도 돋보인다. 허난설헌, 대장금, 논개 등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여성들도 낯선 맥락 속에 배치될 때 기존의 도식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난다.황진이는 남성의 시각으로 재단돼온 ‘사랑의 화신’이나 ‘성녀(聖女)’ 같은 상징을 벗고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거듭난다. 저자는 또한 우리에게 폐비 윤씨로 더 잘 알려진 제헌왕후가 ‘현숙한 왕비’에서 도저히 중전 자리에 둘 수 없는 악녀가 되는 데 걸린 고작 7개월의 시간을 따라가며, ‘구성된 죄’의 전후를 살핀다. 장희빈에게서 300년 넘은 ‘악녀’ 꼬리표를 떼어낸 뒤, 그녀가 냉엄한 역사 현장에서 겨우 열 살 남짓한 아들의 미래를 기원했던 평범한 여자였음을 설명하기도 한다.책은 ‘공식적인’ 가부장제 사회에 각자의 방식으로 균열을 시도했던 여성들의 상처와 성취를 동시에 들여다보기도 한다. 3부 ‘닫힌 운명에 균열을 내다’에서는 주로 그 치열한 분투를, 4부 ‘시대의 틈에서 나를 꽃피우다’에서는 크고 작은 성취를 볼 수 있다. 성범죄 가해자를 직접 응징하고 자수한 김은애, 20세에 과부가 돼 늙고 가난한 시부모를 부양하던 중 ‘음란하다’는 헛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씨 부인, ‘열녀’가 당사자의 뜻이라기보다 다양한 시선에 의해 주문되고 제작됨을 보여주는 배천 조씨 등은 지금의 우리가 과연 그들로부터 얼마나 나아갔는지, 또는 얼마나 겹쳐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시대의 한계와 운명에 기꺼이 도전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가슴 벅찬 울림을 준다. 여자들의 외출이 엄격히 규제됐던 사회에서 ‘여행’에 승부를 건 두 여성, 남의유당과 김금원이 만들어낸 풍경들은 호쾌하고 통쾌하다. ‘밥이나 하고 옷이나 만들던’ 여자들의 일을 지식의 영역으로 체계화한 이빙허각, 당시 일반적이던 도피로서의 여성 불교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불교의 힘을 보여준 이예순, 글과 시로 고통을 치유하고 존엄을 회복한 김호연재와 김삼의당 등은 강하고 명민한 여성들의 아름다운 성취를 보여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7-29

제임스 홀리스가 탐험한 인생의 지혜를 말하다

“지금 삶이 힘든 건 결국, 아직 나를 모르기 때문이다.”‘나를 숙고하는 삶’(마인드빌딩)은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나는 이제 나와 이별하기로 했다’의 저자이자 저명한 융 심리학 전문가인 제임스 홀리스가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제임스 홀리스는 ‘나를 숙고하는 삶’을 통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가장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지혜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저자는 시인과 소설가, 철학자, 심리학자들의 문장에서 얻은 깨달음과 상담자들과의 다양한 면담 사례, 도스토옙스키, 융, 니체, 러셀 등 여러 예술·철학자들의 작품을 인용하며 그가 탐험한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쯤, 결국 자기 내면과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며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숙고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이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인간의 마음은 탐색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인간의 잘못을 탐색하는 마음, 실패를 탐색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인간의 마음은 인간의 잘못을 탐색할 때 비로소 인간의 마음이다.”(335쪽)/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