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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시민 위한 새로운 정책 제안 필요할 때

최근 신임 홍준표 대구 시장이 ‘파워풀(Powerful) 대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새로운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남도지사 시절 1조4천억 원의 부채를 갚은 경험을 앞세워 현재 대구시가 떠안고 있는 2조3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부채를 줄이겠다는 것과 대구시 공무원들의 오전 10시 출근, 오후 7시 퇴근이라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자율 시차 출퇴근제 참여를 현행 3%에서 2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새로운 정책들이 시민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지난 1일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3선에 성공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새로운 4년을 그리며 시민들에게 앞으로의 시정 방향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포항을 위한 새롭고 구체적인 정책은 부족해 보여 아쉽다는 평가다.포항시 남구 이동에 사는 직장인 조모(52·여) 씨는 “프리젠테이션에서 컨벤션센터 건립(2026년 예정)을 꼭 이루어 내겠다고 밝혔는데 개인적으로 반대다. 경북의 타 도시(구미, 경주)에서도 컨벤션센터 운영으로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 컨벤션센터는 이미 많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1년에 컨벤션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수요는 한계가 있어 보이는데 수익보장에 대한 충분한 계획과 대책이 없는 것 같다. 타 도시의 사례를 잘 살펴서 포항시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시민들의 혈세도 낭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기관 통폐합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구체적이고 혁신이 보이면 좋겠다”고 전했다.유치원 아이를 키우며 포항시 정책에 늘 관심을 두고 있다는 박모(41·여) 씨는 “지금 비수도권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인구소멸 문제가 심각하다. 포항시도 얼마 전 50만 명이 무너졌고 저출산 예산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파트타임으로 하고 있던 일을 아이들 방학이 다가오니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런 걸 보면 돈보다 포항이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말처럼 쉽지 않지만, 공공돌봄이 더 확대되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거주하는 아파트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노인정이나 커뮤니티 같은 공간에다 은퇴하신 분들로 구성해 돌봄과 학습의 공간을 만들면 여성들이 아이와 일과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이 줄어들고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포항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7-26

코로나 시대, 노인 정서적 돌봄 되살펴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리 사회는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노년층의 우울감 호소다.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족 간 교류가 줄어들고 사회적 활동(경로당, 복지회관 등)이 감소한 탓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느끼는 사회적 고립도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비해 5%로 증가해 가장 높았다고 한다. 해마다 증가한 독거노인은 작년에만 167만 가구까지 늘었고 코로나19로 사회적 고립도는 더 심해지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관계가 제한될수록 다른 연령대에 비해 우울감이나 고립감을 더 심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우울증은 노년기 환자에게 심한 고통을 초래할 뿐 아니라 삶의 질도 떨어뜨린다. 최근에 보고되는 연구 결과들을 보면 우울증이 심장질환 같은 신체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한 노인 상담사는 “팬데믹 이후 노인들의 분노와 망상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상담 사례도 33%에서 61%로 30% 가까이 증가했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단절되다 보니 노인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사는 60대 남성 독거인 이모 씨는““다른 사람들과 좀 교류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게없으니까 좀 많이 외로워요”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노인을 위한 다양한 돌봄 서비스와 사회 관계망을 넓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나서야 체계적이고 대응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노인 우울증 예방 프로그램에는 노인 우울 교육, 운동치료, 미술치료, 웃음치료 등이 있다. 사례를 보면 충남 예산군에서는 독거노인에게 반려식물을 지원하기도 하고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국가보조금 사업으로 미술심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강생들에게 반응이 좋다.포항시에서도 포항시 장기면 양포교회 김진동 목사는 한 노인의 고독사에 큰 충격을 받고 노인들도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교장을 맡아 대학교(4년 8학기) 형태의 ‘신중년사관학교’를 개설했다. 현재는 전국 곳곳에서 벤치마킹하기 을 위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 ‘AI 돌봄로봇’을 통한 ‘상시 안전 확인 서비스’를 제공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정서 지원으로 노인우울감도 완화할 예정이다.한 사회복지 전문가는 “어르신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노인복지 정책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7-26

인생은 칠십부터 아닐까요?

교복을 입은 어르신들 표정이 화사해졌다. 오랜만에 크게 웃으신다며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생기가 넘친다. 옷의 효과일까. 마음도 그때로 돌아간 듯 어린 학생들처럼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나와는 상관없다 여겨 지나쳤던 갤러리도 들러볼만 한 곳이 되었다. 6주차 현장학습은 시종일관 웃음의 연속이었다.2022 경북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웃사촌- 기획공모 ‘황남 골목에서 청춘을 만나다’ 는 경상북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며 경북창작미술협회가 운영하는 인생형·어르신 특화 프로그램(70세 이상)이다.이 지원사업은 지역의 문화적 환경과 문화자원을 고려해 지역의 문화예술단체가 지역민에게 적합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경주에 기반을 둔 경북창작미술협회는 1983년에 설립돼 경주, 포항, 영천, 영덕 등 경북 도내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작가로 구성돼 있다.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하는 지역의 대표적 비영리미술단체다.‘황남 골목에서 청춘을 만나다’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여러 표현활동을 통해 인생 회고를 경험하게 하며, 그 과정을 시각화함으로써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특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황남’이라는 장소성을 바탕으로 세대간 소통을 모색하는 프로그램.1기, 2기로 진행되는 수업은 각각 8회차 8명씩 진행된다. 8회차 수업이 종료되면 수업의 결과물들을 전시한다.수업 초반만 해도 학생과 강사 모두 긴장 어린 표정이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수십 년 전 학교 졸업과 함께 손 놓고 지냈던 미술 도구로 그림을 시작했다. 우려했던 첫 수업과 달리 회차가 거듭될수록 능숙함마저 느껴졌다.그리고 총 8회차 수업 중반쯤엔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연스런 시간이 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은 오랜 경력의 작가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하나둘 이야기가 풀어져 나오고 작품이 되었다. 소통, 특히 세대간 소통은 이 수업이 추구하는 목표 중 하나다.경주시는 2018년 인구소멸 위험도시에 포함됐다. 노령화지수도 세계평균치가 19.1%인데 비해 2021년 현재 경주의 노령화지수는 289%에 달한다. 노인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경주시 황남동은 산내면, 서면, 내남면에 이어 시내권에서는 만 65세 인구 비율이 제일 높은 지역이다. 도시근교 농업이 발달된 지역으로 경주의 관문인 톨게이트가 있고 주변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남산과 대릉원, 신라 건국의 설화를 간직한 나정 및 고분군 등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각종 건축 행위가 제한돼 경주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인이 대부분 거주하는 지역으로 세탁소, 선술집, 철학관 같은 업소가 즐비했었다.낙후된 골목 동네는 최근 5년 사이 카페와 각양각색의 소품점, 레스토랑 등이 늘어나면서 젊음의 거리로 변모하며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주말이면 몰려드는 청년들로 넘쳐나는 곳이 되었다. 한옥 지붕과 구조는 그대로 두고 현대적 감각을 살려 리모델링을 진행해 경주만의 독특한 감성을 내뿜고 있다.하지만 원주민들은 대체로 고령이 많다. 문화예술교육은 감각과 정서적인 기능을 활성화하여 활력을 유지할 수 있고 세대간 소통과 심리치료에 큰 효과를 보여준다. 농축된 인생의 맛을 아는 세대. 아직 충분히 빛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그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개발하려는 지역사회의 관심이 앞으로도 절실하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2-07-24

명품 숲에서 여름날 쉼표 하나 찍어보자

하늘이 내린 땅 봉화. 언제나 가슴 속 떨림으로 맞이하는 자연, 오래 바라보아도 물리지 않는 자연 속으로 떠나보자. 높다면 높은 산이지만 누구나 산책하듯 계곡 물 소리와 새 소리에 청신함을 느끼며 호젓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봉화 청옥산 명풍숲길이다.청옥산(1천277m)은 태백산 남쪽에 있는 산으로 울창한 숲이 좋다. 청옥산 숲은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숲으로 노루귀, 처녀치마, 바람꽃, 얼레지 등 희귀식물이 있다.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산림청에서 아름다운 숲으로, 2017년에는 명품숲으로 선정했다.청옥산의 매력은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200여 종이 넘게 자생하고 있다는 것과 탐방객이 관찰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곡의 시원한 물길 따라 걷는 청량함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계곡을 끼고 오르는 숲길은 명상쉼터를 만나고, 여기서 요가매트를 이용해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이어 단풍숲길, 활엽수숲길, 가래나무숲길, 잣나무숲길, 자작나무숲길 등의 아름다운 모습도 친구처럼 만날 수 있다. 자생하는 식물과 꽃에 명찰을 붙여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눈에 뛴다. 울창한 삼림과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어우러진 숲길에 박달나무, 신갈나무, 피나무, 고로쇠나무, 거제수나무 등이 즐비하다. 활엽수숲길의 잎사귀는 바람에 흔들리고 촉촉한 계곡 바람은 질감이 좋다. 뜨거운 태양과 하늘마저 그늘에 가려져 숲속 공기는 상쾌하기 그지없다.청옥산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 가도 좋다. 사시사철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품고 봄부터 흐드러지게 피는 야생화, 특히 지금은 산꿩의다리, 좁쌀풀, 산수국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선명한 산새 소리,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원시림 속에 푹 묻힌 하루를 즐길 수 있다. 금강소나무숲의 우아한 자태, 은빛처럼 빛나는 자작나무숲, 100년이 넘은 잣나무숲 그늘에서 인생의 쉼표 하나 찍어보면 어떨까?정상에 오르면 태백산, 장군봉, 소백산, 달바위봉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람에 초록의 싱싱한 내음이 날리고, 계곡의 비단 같은 물줄기는 심산유곡의 향내가 그윽하다.청옥산 또 하나의 명소 자연휴양림은 여름철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흘러 물놀이하기에 제격이고, 산림문화휴양관, 연립동, 캐빈, 야영장 등이 들어서 머물다 가기에 이만한 곳이 없지 싶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오토캠핑장만 106면, 야영장 24면, 노지 야영장과 캐빈까지 합치면 무려 200면에 가까운 캠핑 시설을 갖추고 있다. 휴양림 규모가 크기 때문에 오붓하게 지낼 수 있으며,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어 불편함이 없다. 또한, 이곳은 60년 이상 된 낙엽송의 그늘, 곧게 뻗어 장대한 금강소나무숲이 있는 한국 최고의 캠핑장으로 정평이 나있다. 여름 휴가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하기에 충분하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2-07-24

우리 함께 지구를 사랑하며 살아요

얼마 전 아이가 학교로 가져간 방울토마토 모종이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정성으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방울토마토가 자라는 모습을 하루하루 관찰해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 3월 울진 지역에서는 역대 최대 산불이 발생하여 일주일이 넘어서야 진화되었고, 5월에 산불이 한 차례 더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했다. 산불로 인하여 많은 산림이 훼손되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잿물이 하천으로 유입되는 등 2차적인 피해도 발생했다. 인간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다. 최근 분석자료에 의하면 북극 온난화 속도가 지구 평균의 4배가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커피찌꺼기가 방향제로 재활용되는 리사이클링, 폐현수막을 잘라서 장바구니로 새롭게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공원이나 해안가를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줍깅, 실내 적정 온도 유지하기, 가까운 곳 걸어 다니기 등이 있다.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주변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여러분은 혹시 지구를 위한 기념일을 아시는지.4월 22일 ‘지구의 날’5월 22일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5월 31일 ‘바다의 날’6월 5일 ‘환경의 날’7월 3일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8월 22일 ‘에너지의 날’9월 6일 ‘자원 순환의 날’지구의 날에는 전국적으로 10분간 소등 행사를 진행한다. 전기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연간 소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많이 늘었다. 한국에서 1년간 사용하는 플라스틱 컵은 33억 개, 생수 페트병은 49억 개가 된다고 한다.비닐과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보전해야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해양생물들의 멸종을 막을 수 있다. 지구를 위한 기념일을 제정한 이유를 한 번쯤 생각해 보고 환경을 보전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노력한다면 지구의 온난화를 조금 더 늦출 수 있을 것이다. 버려진 고철을 재활용하여 다육이 화분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사공은 시민기자

2022-07-24

고물가에 식비 걱정하는 2030 세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3고(高) 시대, 끝없이 오르는 물가로 인해 경제위기에 취약한 2030 세대에 경고등이 켜졌다. 아르바이트, 과외 등을 하며 그렇지 않아도 빠듯하게 사는 이들의 주머니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점심 한 끼 해결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포항시 남구 대잠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29·여) 씨는 “점심으로 쭈꾸미 비빔밥 하나를 시켰는데 9천 원이라니 말이 되냐”면서 “올해부터 조금씩 밥값이 오르고 있는 건 알았지만, 8천 원대와 9천 원대는 체감상 너무 다른 것 같다. 커피도 2천 원대 저렴한 커피를 파는 집만 찾아 마셨는데 그곳도 결국 가격을 올려 점심에만 만원을 넘게 쓰고 있다. 한 달 식비 예산을 40만 원 가까이 올려 잡았고 약속 횟수도 줄이고 있다. 얼마나 더 오를지 무섭다”고 한숨지었다.고물가에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 런치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쓰이게 되면서 편의점 음식으로 한 끼를 때우거나, 도시락을 챙겨와 식대를 줄이려는 모습도 낯설지 않게 됐다.덕수동에서 자취를 하는 직장인 임모(32·여) 씨는 “요즘 물가가 비싸니 일주일에 한 번은 도시락을 싸 오는데 한 끼에 3천~5천 원은 절약할 수 있다”며 “주 2~3회씩 도시락을 가져와 ‘도시락 마스트’라고 불리는 동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점심 식사를 다 같이 모여서 하는 분위기인데 도시락을 직접 싸 오기가 쉽지 않은 직장에서는 편의점 도시락을 자주 이용하는데 건강이 걱정될 때도 있다.최근 편의점에서 자주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는 조모(34·남) 씨는 “도시락만 먹으니 나트륨도 걱정되고 영양적으로도 불균형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가만 내려간다면 다시는 편의점 도시락을 먹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정부는 당분간 고물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당초 4.5%에서 4.7%로 수정했다.대학생 박모(23·여) 씨는 “최근 휴대폰 요금제도 알뜰폰으로 바꿔 5만 원대에서 1만 원대로 줄였다. 월세도 비싼데다가 특히 식비가 전반적으로 올라 돈을 아끼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주 시켜 먹던 배달 음식도 안 시켜 먹고 아끼고 있다”면서 “영어·수학 과외를 하나씩 하고 있는데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영어 과외를 하나 더 늘려 총 3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얼마나 더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줄여가면서 어떻게든 버텨볼 것”이라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7-19

국내 유일한 노천탕 포항 흥해 참샘을 아시나요?

포항시 북구 흥해읍은 아주 먼 옛날 커다란 호수였다고 한다. 호수에 있던 물을 곡강(曲江) 어구를 통해 동해로 흘러 보내고 널찍한 농토를 만들어 사람이 살기 시작했으며 ‘흥해(興海)’라는 지명도 이런 연유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어느 풍수지리가가 말하기를 ‘이 지역은 농사는 잘 되겠지만 습기가 많아서 풍토병으로 사람이 살기 곤란할 것’이라고 하면서 ‘물기를 많이 흡수하는 회화나무를 곳곳에 심으면 마을이 번창할 것’이라고 하여 회화나무를 심은 후 실제로 풍토병을 앓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마을은 더욱 번창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그 흔적으로 현재 흥해 영일민속박물관에 수령 600년 회화나무를 비롯하여 곳곳에 수령이 많은 회화나무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흥해 들녘 곳곳에는 지금도 솟아나는 샘이 여러 곳 있다. 상수도가 설치되면서 곳곳에 있던 우물은 메워졌고, 도로 개설과 마을이 개발되면서 샘터도 사라졌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흥해읍에서 가까운 칠포해수욕장으로 모래 뜸질이나 물놀이 갔던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녘에서 솟아나는 샘물에 목욕도 하고, 여인들은 빨래를 했다고 한다.망천리 주택가에 있는 ‘연담’과 마을 한가운데 있는 ‘벌샘’에는 지금도 맑은 물이 샘솟는다. 벌샘의 물은 식수와 농업용수로 활용 될 뿐 아니라 마을신을 모시는 의식을 행할 때도 정화수(井華水)로 활용하기도 했다. 맑은 물이 항상 솟아나는 곳이라 주변에는 미나리 밭도 형성되어 있다. 특히 ‘새말리 참샘’은 흥해 들녘 한가운데 있으며 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수온이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원하여 여름에는 피서지로, 겨울에는 물이 얼지 않아 빨래터로, 농번기에는 농업용수로 활용되었다.‘새말리’라는 어원은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샘물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새로 형성된 마을’이라 하여 ‘새마을’을 줄여서 ‘새말’이라 불리었으며, ‘리’는 ‘마을’을 한자화 하면서 ‘리(里)’를 첨가하여 ‘새말리’라 칭한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은 마을과 가까운 들녘에 있다. 적당한 높이로 두 계단을 만들어 발을 물에 담그고 앉을 수 있도록 해 두었으며, 샘물이 솟아나는 바닥은 자갈을 깔아 깨끗하다. 마을 주민들은 ‘국내 유일한 노천탕이기에 항상 아끼고 깨끗하게 보존해야 할 우리고장의 자랑’으로 여긴다.흥해읍은 2017년 11월 발생한 지진으로 곳곳이 큰 상처를 입었다. 깊은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어 가는 중이다, 샘터와 가까운 곳에 오일장(장날 2·7일)이 열리는 재래시장도 있다. 새롭게 단장한 ‘흥해장’에서 시원한 냉국수도 맛보고 ‘흥해들’에 있는 ‘참샘’에 발이라도 담그면 멋진 피서가 될 것이다. /이순영 시민기자

2022-07-19

포항 반려해변 첫 입양 주인공 동해중 학생들

우리가 상상하는 바다는 어떤 모습일까? 여름날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낭만의 바다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바다는 플라스틱으로 가득한 모습이다. 죽은 물고기 뱃속에는 대부분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고 물 위에 떠다니고 지나가는 뱃사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이뤄진 도시, 포항에서도 도보나 차를 타고 조금만 가도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양도시이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임에도 해안가에 쓰레기가 넘쳐 악취를 풍기고 있다. 지난 17일 포항 죽천해수욕장 백사장에는 밍크고래 사체가 오래 방치되어 부패상태가 심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아무렇지 않게 옆에서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해양환경 파괴로 인해 인류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될 먼훗날 우리의 슬픔을 떠올리게 되었다.바다에 인접한 도시 포항, 해양환경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 필요한 도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해양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해양수산붑와 해양환경공단이 진행하는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동해중학교 학생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반려해변 프로그램은 1986년 미국 텍사스(TEXAS)에서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대응 수단으로써 개발한 해변 입양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국내에 적합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써 특정 해변을 기업 또는 단체, 학교가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사)생태교육허브봄(대표 박성배) 이 진행하는 반려해변 프로그램 시범사업 포항지역 첫 번째 활동으로 지난 14일 동해중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동해중학교 3학년 학생 77명이 침여했다.학생들은 박성배 대표의 안내로 해양환경의 현실과 함께 반려해변의 필요성 해안 정화 활동 방법에 대한 강의를 시작으로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 위치한 해병대 수색대 앞 도구해변에서 해수욕장까지 해안정화활동을 펼쳤다. 앞으로 학생들은 반려해변으로 입양한 이곳에서 해안정화 활동을 하게된다.양성경(동해중 3년) 학생은 “스티로폼 알갱이가 해안가에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도구해변에 버려지는 쓰레기의 종류와 양을 분류하며 반려해변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지은 시민기자

2022-07-19

제대로 된 지역일꾼을 뽑기 위해서는…

지난 6월 제8대 지방동시선거 당선자들이 7월 1일부터 새로운 각오와 비전으로 일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선거기간 중 정당과 출마자의 선거운동의 행태를 보면서 주요한 문제점을 몇 가지 발견해 지적하고자 한다.첫째, 지방화시대임에도 유권자보자 당 공천에 집중하고 있어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둘째, 기초자치단체인 군 단위는 인구 감소로 인적자원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공무원 출신들의 선출직을 기피하는 원인중 하나인 연금 수령 제한을 폐지하여야 한다고 본다.지난 1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지방의회의원으로 선출되면 재직하는 동안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바 있다.셋째, 출마자들은 정당별 합동선거를 하면서 정책은 상실되고, 정당만 강조하며 중앙당과의 연결성을 중요시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앞으로는 정당선거보다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지방선거에 맞는 정책토론회를 활성화해 출마자의 정책에 대한 비전과 실천의지, 공약의 정밀성 등을 유권자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령군 대가야 주민 S씨는 여러 번 선거에 참여했다. 그는 “선거에서 공약을 보고 정책 방향을 알 수 있어야 하는데, 당선만 되면 정책을 전혀 다르게 해도 유권자가 알 수 없고 여론화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선거기간 중에 재선에 도전하는 후보는 공약실천 평가, 초선 후보자는 공약의 실천 의지를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토론회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이를 위해 지역방송, 유튜브 등의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후보자 선택과 판단에 도움을 주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이경근 시민기자

2022-07-17

자인면 서부리에 피어나는 우정의 꽃

경산시 자인면 서부리에는 흐르는 세월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조그만 상점들이 올망졸망 모여있다. 항상 변함없이 고향의 역사와 함께하는 사람들. 그들은 자인에서 태어나 자라고 대를 이어 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애향심과 자부심이 대단하다.그곳엔 따스한 정을 나누며 사는 주민들이 있다. 각기 다른 업종의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주인이 없으면 아무나 대리 업무가 가능한 전천후 상점 대표들은 “한국에 이런 도시가 또 있겠냐”며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불러주기를 기다린다고 한다.이런 탓에 통닭집, 국수집, 슈퍼마켓, 세탁소 등의 점포마다 정해진 주인은 있지만 손님들은 주인이 누구인지 구분을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콩국수와 칼국수의 유명맛집 금성식당과 우진세탁소 두 대표들의 경우가 그렇다.점심에 손님이 몰리면 우진세탁소 대표 내외는 바로 식당으로 달려가 능숙한 솜씨로 주방일과 손님 응대에 나선다. 얼마나 재빠르게 일을 치러내는지 손님들은 주인을 구별해내지 못할 정도다.친구들이 모여 이웃이 되고, 동네 사람들이 형제나 친척보다 가깝게 되기까지는 그 중심에 우진세탁소 주인 우영식(69)씨가 있었다.취재를 위해 찾아간 날 첫 대면에도 그랬다. 우진세탁소는 외관부터 몇십 년은 넘게 그곳을 지켜온 흔적이 역력했다. 불러도 인기척이 없어 들어가 보니 ‘자리에 없으면 전화 주이소’라고 붙여놓은 안내문 한 장이 전부였다.상점과 주택을 개방해놓고 지내지 않는 시대에 보기 드문 일이었고, 도심의 세탁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손때 묻은 세탁집기류들이 역사를 뽐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적혀있는 번호로 호출을 하니 주인이 나타났다. “어서 오이소. 뭘 도와드릴까예?” 손님인 줄 알았는지 반갑게 맞아준다.“자인면 서부리에 우애 좋기로 유명한 우진세탁소 대표가 있다기에 찾아왔습니다. 근데 문을 이렇게 활짝 열어놓고 어디를 다니십니까?”라고 물었다.“제가 세탁소 한 지가 35년 가까이 되지만 문 열어 놓고 다닌다고 도둑이 든 적은 없습니다”라며 우 대표가 웃었다.“저 앞 금성식당에 있었어요. 친구 집인데 점심시간에 손님이 몰려 바쁘잖아요. 그래서 집사람이랑 도와주러 갔어요. 며칠씩 집을 비울 일이 없는 한 세탁소 문은 24시간 개방입니다. 손님이 찾아주는 것도 고마운데 오셨다가 문이 닫혔으면 낭패잖아요.”드문 영업방침이다, 손님을 위해 365일 24시간 완전 개방이라니. 최신식 시설과 기술에 밀려 갈수록 세탁소 운영이 어렵다더니 우 대표의 씩씩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줄어 힘들지만 저만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이제 칠십이 낼모레입니다. 세탁업 해서 자식들 가르치고 잘 살았잖아요. 어렵다고 문을 닫으면 손님들이 불편하니 절대 닫을 수 없지요.”우 대표는 예전에 세탁기가 드물 때는 공단에서 일하는 사람들 속옷을 손으로 깨끗하게 삶아 빨아주기도 했다고 한다. 상견례 가야 하는데 옷이 없다고 하면 양복 맡긴 손님에게 대신 사정을 말하고 옷을 빌려주기도 했다. “그래도 그 시절이 참 좋았다”며 미소 짓는 우영식 씨.자신이 세탁소를 그만두면 지역민들이 불편할 것 같아 문을 닫지 못한다는 우 대표에서 새로운 세탁기기를 권해보았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그게 무슨 소립니까? 제 아이롱 다리미는 전국 최고의 성능을 가졌어요. 주름이 쫘악 펴지죠. 새 것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닙니다. 때론 손에 익은 옛것이 훨씬 좋은 경우도 많아요.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고요.”손때 묻은 다리미의 성능을 증명시켜 주려는 듯 연신 다림질을 하는 모습이 아이같이 맑고 곱다.취재 도중에도 마음은 친구 집 금성식당으로 향하는 우진세탁소 대표에게서 이웃끼리 가족처럼 오순도순 화목하게 살아가는 서부리 주민들의 애틋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몇십 년 된 아이롱 다리미로 칼날 같이 옷 주름을 잡아주는 우 대표가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덧붙였다. “한여름 더위쯤은 금성식당 콩국수 한 그릇이면 날려버릴 수 있어요.”/민향심 시민기자

2022-07-17

안동역의 100년 역사가 궁금하세요?

1930년 안동시 운흥동에 문을 연 안동역은 원도심의 랜드마크이자 근현대 안동의 대표적인 교통기관이었다. 안동역은 철도 중심의 신문화와 다양한 풍속이 들어오는 통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지역사회 여러 영역에 끼친 영향이 매우 컸다. 그러다 2020년 12월 송현동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구 안동역사는 문화플랫폼 ‘모디684’라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특히 구 안동역 광장 서편에 있던 경북종합관광안내소는 안동역 기록전시관으로 변모했다. (사)경북기록문화연구원은 2021년 ‘안동역에서’에 이어 올해 ‘역전풍경’ 전시에도 안동역 콘텐츠를 제공해, 사라진 안동역을 추억하는 사람들의 아쉬움을 달래는 문화공간으로 변모시켰다.구 안동역이 교통의 중심지로서 지역의 행정기관과 금융, 교육, 상권에 끼친 영향이 큰 공간이었던 만큼 안동역 기록전시관 ‘역전풍경’에는 지역의 생활사가 생생하게 전개되던 원도심 ‘역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안동 최초의 ‘금강사진관’과 DJ가 있던 음악다방 ‘이층에서 본 거리’, 폭탄 테러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화극장’, 만남의 장소였던 서점 ‘교학사’, 지금은 전국구 빵집이 된 ‘맘모스제과’, 졸업 때면 빈 자리가 없던 중국집 ‘아서원’ 등 근현대 원도심 주요공간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일러스트와 기록사진으로 재현했다.또, 안동역 연표와 기차표 살 돈이 없어 무임승차가 다반사였던 그 시절의 기록, 매진된 매표소를 재현하고 일제강점기 때부터 안동역에 있었던 일본 사또회사의 금고를 전시해 옛 안동역의 추억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영상기록관에는 2020년 12월 16일, 이전을 하루 앞둔 구 안동역의 마지막 모습을 스케치한 ‘굿바이, 안동역’을 상영해 안동역의 지나온 세월을 복기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는 상설전시로 내년 상반기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길고 긴 안동역의 역사에 궁금증을 가진 이들이라면 한 번쯤 돌아볼 가치가 충분하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07-17

포항 바다휴양지, 보릿돌교·장길리 복합낚시공원

포항 구룡포항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소요되는,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동해안로 4376-28 일대에 위치한 보릿돌교. 육지에서 바다 위로 시원스레 뻗은 다리이다. 길이가 무려 170m나 된다. 예부터 이곳에 있는 갯바위의 모양이 보리를 닮아서 ‘보리암(麥岩)’ 또는 ‘보릿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식량이 부족하던 ‘보릿고개’ 시절이 있었다. 그때마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해안에 있는 보리를 닮은 바위 아래에서 미역이 많이 나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끼니로 삼았다는 말이다.보릿돌교 위를 거닐면 마치 배를 타고 바다 위에 있는 것 같다. 온몸으로 스며드는 바닷바람이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한 순간에 날려버린다. 다리를 건너 갯바위에 서서 먼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바다 멀리 왼쪽에는 구룡포항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꽃받침 모양의 빨간색 등대가 눈길을 끈다. 장길리 낚시공원이다.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부력식 낚시공원이다. 바닷가에만 와도 시원한데, 바다 위에 앉아서 낚시를 즐기면 그 시원함은 배가 된다. 낚시공원이 조성될 만큼 이 지역에 다양한 어종의 고기가 서식하는 곳이다. 낚시를 하지 않아도 좋다. 부근에 전망 좋은 카페와 숙소가 있어 여름 여행지로 인기가 매우 높아 가족이나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하얀색 알처럼 보이는 부력식 방갈로와 빨간색 등대가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낚시공원, 바다 위를 거닐며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보릿돌교. 해질녁 노을이 바다에 물들면 더 아름다운 곳, 여름날의 시원한 추억을 만들기에 딱 좋은 곳이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7-12

백로 사는 친환경 용기리 마을 ‘농경문화 소득화 모델’ 된다

포항시 기북면 용기리 마을이 둠벙을 특화한 농어촌체험 휴양마을로 가꾸어질 전망이다. 용기리 마을 내에 있는 둠벙 두 곳에 체험장을 마련해 다양한 생태 체험을 비롯해 농경문화전시관 건립 등 농경문화속화 사업을 통해 마을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12일 포항시 두렁마을연구회(대표 이원미)에 따르면 용기리 마을은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2022년 농경문화 소득화 모델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돼 기북마을의 농경문화자원 발굴과 함께 지역정체성을 가지는 농경문화전시관, 체험 프로그램 개발, 농경문화 관광 기반 조성 등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간다.이는 농업·농촌의 가치를 높이는 농경문화자원에 대한 실질적 활용을 통하여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지역 공동체 활성을 촉진하는데 의미가 있다.두렁마을연구회는 기북이 고향인 젊은 청년과 중년세대가 귀농·귀촌하면서 마을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이 사업을 통해 기북마을의 농경문화자원인 ‘둠벙’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기북마을만의 정체성을 가진 농경문화를 알릴 계획이다.기북면 용기리는 벼농사 위주로 되어 있는 마을로 기북장터 옆 오래된 고택 양조장이 큰 저수지를 가지고 있는 마을이라 물이 풍부하다. 지금은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쌀 재배로 논에 미꾸라지가 많아 이를 먹으러 백로, 외가리가 서식하고 있는 친환경 마을이다.기북면 용기리 마을의 큰도랑을 따라가다 보면 길가 고인돌이 버티고 있고 마을에는 오래된 담배건조장이 몇 채 보전되어 있으며 둠벙으로 가는 길에는 다랑이논이 있다. 이곳 주민들이 중점으로 가지는 농경문화자원은 둠벙으로, 둠벙은 우리 선조들이 농사를 위해 물을 저장해두는 수리시설로 미꾸라지, 우렁이, 장구애비 등 각종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이원미 두렁마을연구회 대표는 “이 사업을 통해 기북만의 정취를 느끼고 농경문화자원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 개발과 농경문화 알리기를 통해 많은 관광객들이 스토리있는 기북의 두렁길을 걸어가는 상상을 한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또 “이처럼 주민이 주도가 되어 농경문화자원을 발굴하여 보전과 활용으로 지역정체성을 강화한다면 지역공동체가 강화되고 마을의 자원을 보전하는 그 이상의 농촌문화관광의 새로운 명소 조성이라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7-12

고물가 시대 눈물겨운 전기 절약

지금 우리는 고물가 시대를 살고 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은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서민경제와 직결된 외식물가 상승률은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예비율도 줄어들고 있는데 1일부터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됐다.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씩 인상돼 4인 가족 기준(월평균 사용량 307kwh) 월 1천535원가량 추가 부담이 생겼다.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메가줄(M)당 1.11원 인상해 시행 중이다. 여기에 날씨까지 한몫을 하니 요금을 한 푼이라도 더 아껴보고자 시민들은 절약에 절약을 더하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포항시 북구 창포동에서 13개월 아기를 키우는 주부 이모(36) 씨는 “13개월 된 아이가 있어 이른 더위가 시작된 지난 5월부터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에어컨은 처음 켤 때 소비전력이 높아서 처음엔 18도나 20도로 세게 틀어 집안 온도를 낮춘 뒤 유지하는 게 좋다고 해서 그 방법을 따르고 있다”며 “세탁기를 쓸 때도 아기 빨랫감이 생길 때마다 자주 빨래를 했었는데 세탁기 소비전력이 장난이 아니라고 해서 모아서 한꺼번에 세탁기를 돌리고 있다”고 했다.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시원한 곳’으로 ‘피신’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대학생 김모(22) 씨는 기말고사가 끝난 7월이지만 매일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과 토익 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종일 있기도 눈치 보이고 집에서 종일 에어컨을 켤 수도 없어 도서관에 있는 게 생활비를 아끼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포항시 북구 우현동에 사는 장모(40) 씨는 “최근 전기효율이 높은 엘이디(LED)로 교체한 거실 등은 4개 중 1~2개만 켜고 멀티탭은 절전형으로 모두 교체했다”며 “여름이라 누진제가 적용되면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 같아 벌써 걱정”이라고 덧붙였다.에너지를 비롯해 안 오른 게 없는 고물가 시대 절약과 알뜰 소비는 필수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요금과 아파트 관리비를 함께 10%씩 할인해 주는 신용카드도 등장했다. 주부들은 “어차피 쓰는 카드라서 할인 혜택이 있는 카드로 갈아타려고 신청했다”고 말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4일부터 에너지 캐시백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한다”며 “세종, 나주, 진천에서 시범 실시된 이 사업으로 전기차 니로 1만2천200여 대를 완충할 수 있는 779MW의 전기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7-12

성주 가야산오토캠핑장으로 ‘힐링 피서’를

성주군 가천면 신계리 796번지 일원에 3만1천673㎡ 규모로 조성된 가야산오토캠핑장이 이달부터 가오픈 중이다. 시범운영단은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성주군민을 대상으로 캠핑 무료체험을 실시하고 있다.이 시설은 옛 용계초등학교 부지 등을 활용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가야산오토캠핑장 조성사업(1단계), 2021년 3월 가야산 모험레저파크 조성사업(2단계)을 거쳐, 2022년 6월 캠핑사이트 및 물놀이장 등 시설공사를 완공한 후 앞서 언급한대로 올 7월 3주간 무료시설체험단을 운영한 뒤 8월 캠핑장을 정식 개장해 운영할 계획이다.총 사업비 76억 원을 들인 가야산오토캠핑장은 오토 21면, 데크 9면, 일반 20면 등 캠핑사이트 50면과 어린이 물놀이장 1곳, 주차장 50면, 화장실, 샤워장 각 3곳, 파고라, 취사장, 개수대, 생태연못 메타스콰이어숲, 두충나무숲 산책로 각 1곳 등 편의시설이 잘 조성돼 있다.캠핑장은 가야산에서 발원해 대가천까지 이어지는 여름철 피서지 포천계곡 상부에 위치하고 있다.조선 후기 성주 한개 출신으로 공조판서와 판의금 부사 등을 지낸 이원조가 말년을 보낸 이 지역은 포천구곡의 제9곡 만귀정과 만산일폭루가 인근에 있어 매력적인 힐링 명소로 각광 받을 가능성이 높다.한편 성주군은 컨슈머 인사이트(데이터융복합 소비자리서치 연구기관)가 주관한 ‘2021 여행자, 현지인의 국내여행지 추천 조사’(전국 20세 이상 대상)에서 산과 계곡, 등산, 캠핑과 야영 3개 분야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2019년부터 3년간 이어진 설문조사 결과 캠핑과 야영 부문에서 경기 연천군과 포천시에 이어 전국 3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성주의 산과 계곡, 자연경관이 힐링을 추구하는 도시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성주군에는 개장을 앞둔 가야산오토캠핑장을 비롯해 가야경오토캠핑장, 성주자연오토캠핑장, 별고을오토캠핑장, 성주선바위캠핑장, 아라야영장, 별고을테마파크, 가야산국립공원백운동야영장, 청파관광농원, 미루밸리관광농원 등 각종 체험시설과 야영장이 가야산을 중심으로 산재해 있다./정순오 시민기자

2022-07-10

백리숲길과 계곡으로 부는 시원한 바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인 봉화군 구마계곡은 태백산에서 발원한 계곡 중 가장 길어 100리에 이르며, 풍부한 수량과 울창한 숲, 기암괴석 절벽은 태백산 계곡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이다.구마계곡 상류는 열목어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함과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31번 국도에서 구마계곡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소박한 산골 ‘잔대미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몇 가구 안 되는 집들과 계곡 옆으로 도로가 이어지는 풍경이다.유명세와 달리 계곡 길은 그다지 넓지 않고 예부터 주민들이 다니던 길을 포장하고 군데군데 차량이 비켜갈 수 있는 장소가 눈에 들어올 뿐이다.요즘 들어서는 편리성를 위해 계곡과 산을 훼손해가며 도로를 확장하고 테크길을 만들어 자연이 자연답지 않은 피서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곳 구마계곡은 자연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더욱 가치가 커 보인다. 아늑한 휴식과 피서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수년 전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하려고 하였으나 계곡과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됐다.그랬기에 자연이 살아있는, 말 그대로 청정지역으로 유지될 수 있었고, 지금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숲과 물줄기를 즐길 수 있는 으뜸의 여름 휴양지가 됐다.구마계곡은 계곡 따라 길이 이어지고 500m쯤 가다보면 주변에 펜션, 민박, 캠핑장 등 20여 곳의 숙박시설이 있어 여행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계곡 양 옆으로 군데군데 깨끗한 자갈밭이 있어 텐트를 치고 오붓한 피서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라는 게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다.무더운 여름날 숲과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 한줄기, 그 청량한 감촉이 신선하다. 구마계곡 어느 곳이든 울창한 숲과 맑은 물줄기가 있어 “이야~”라는 탄성의 소리가 저절로 나오게 된다.자연 냉장고와 자연 에어컨이 선물하는 청량함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여름 여행지가 바로 구마계곡이다.외길로 나란히 이어지는 계곡은 굽이굽이 백리장천이다. 민족의 영산 태백산답게 아름다운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계곡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짙은 숲이 이어지고 그늘 아래 흐르는 물줄기는 길게 굽이치고, 휘어지면서 곳곳에 소와 암반을 만나 시원함을 더해준다. 이러니 가장 먼저 눈이 호강을 하게 되는 여행지다.여름이면 자갈밭에 텐트를 치고 그물로 피라미를 잡는 아이들과 즐거운 가족들의 모습이 구마계곡의 색다른 여름 풍경으로 다가온다.구마계곡은 고선계곡으로도 불린다. 입구 잔대미 마을 등 중미, 소현, 마방, 노루목, 큰터, 간기, 도화동 등 자그마한 오지마을들과 마주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이곳은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아홉 필의 말이 한 기둥에 매여 있는 ‘구마일주’의 명당이라고 전한다. ‘구마’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며 마방, 죽통골, 굴레골 등 말과 관련된 지명이 아직도 남아 있다.백리길을 쉼 없이 달려온 물길은 굽이치고, 계곡의 언저리를 따라 그 흐름의 숨결을 고르면서 섬세하고도 부드럽게도 흐른다.계곡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청아하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 여기에 이 나무, 저 나무로 날아가는 새의 지저귐은 구마계곡이 주는 큰 즐거움이다.태백산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절경을 일구어 놓아 구마계곡의 경치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부른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물고기를 잡으며 놀 수 있는 시원한 계곡이 있고, 100리 인근 곳곳이 비경이니 자연의 품 안에 안겨도 좋을 피서지다.계곡물은 한여름에도 발을 담그기 쉽지 않을 정도로 차갑고, 기암절벽과 반 석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길이 잠시 쉬어가는 소는 이 계곡의 매력이다.올해는 6월 초부터 폭염이 이어지면서 무더위가 심상치 않을 기세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여름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더위에 지쳤다는 생각이 든다면 봉화 구마계곡은 어떨까?많은 인파가 몰리는 도시 인근의 계곡보다 평온하고 인위적 토목공사를 하지 않은 자연계곡이기에 더 매력적이다,척박한 세상의 일들이 어쩌면 이곳에서는 숲이 부는 휘파람 소리처럼 가볍게 날아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빽빽하고 울창한 숲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이 모든 소리는 구마계곡이 주는 여름날 선물이다.한여름의 구마계곡은 피서 뿐 아니라 삶의 무게와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신선한 재충전의 시간을 선사하며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류중천 시민기자

2022-07-10

시민들의 삶의 질을 우선하는 포항시정 되길

대구·경북 민선 8기 당선인들이 새로운 4년을 약속하며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당면하고 있는 인구감소가 지방소멸로 이어지는 급박한 현실문제는 4년의 임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3선에 성공한 포항시장에게 도시의 가치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행정력이 요구되고 있다.첫 번째가 환경문제다. 그동안 철강 산업이 이끄는 괄목할 경제 성장으로 포항시는 도시의 성장에 비례하는 심각한 환경문제에 직면해 있다. 포항이 탄소 배출 문제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환경이 곧 삶이고 경제인데 철강산업단지의 공해, 비산먼지와 SRF, 매립장 그리고 환경 관련 업체들에 나타난 문제들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게 없다.포항 토박이로 4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주부 박모(45·포항시 북구 양덕동) 씨는 “영일만산단에 포항의 미래먹거리(이차 전지 배터리 등)로 내세우는 산업이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어 심각하다. 말로만 강조하는 친환경 도시 포항이 부끄럽다. 계속 이런 일에 맞닥뜨리면 포항을 떠날 것”이라면서 “환경문제를 다음으로 미루면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주민들에게 오염 수치의 투명한 공개는 물론 강력한 환경관리시스템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또 하나는 주민참여예산 제도의 확대다. 최근 몇 년 동안 포항에서는 ‘A센터’, ‘B센터’ 등 센터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센터 왕국’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 센터들은 자칫하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꼼꼼한 검토 없이 짓고 보자는 식의 행정은 중단하고 예산이 필요한 곳에 알맞게 쓰일 수 있도록 예산 편성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주민참여예산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사례를 보면 전북 완주군에서는 중학생들의 제안으로 청소년들이 방과 후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공간과 카페·몰을 스스로 운영해 민주시민의식을 기를 수 있게 했다. 대구 달서구는 직장인 제안으로 학교 앞 횡단보도 바닥과 벽면에 옐로카펫을 설치하여 아동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 수반되지 않는 지역발전은 ‘명제(命題)만 있는 허울’에 불과하다. 4년의 임기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가려면 시민들과 조금 더 함께하고 체감할 수 있는 시정이 필요해 보인다. /허명화시민기자

2022-07-05

포항 서늘한 숲, 경북도수목원에서 여름나기

경상북도수목원은 포항시 북구 죽장면 수목원로 647 해발 650m에 있다. 자연학습장·전시구역·보존구역 등이 있는 다목적 수목원으로 2001년 개관했다.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자생식물들을 보존증식하고 있으며, 높은 산과 동해안의 지리적 여건을 활용하여 고산식물과 울릉도 자생식물 단지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을 관찰하기에도 매우 좋다. 또한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하게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거기다가 자연생태체험과 휴식공간이 있어 평소에도 방문객들이 많은 편이다.입구 주차장 맞은편 ‘숲 해설 전시관’ 1층에서는 숲과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과 그 기능에 관해 알 수 있으며, 2층 야생화·곤충·식물종자 표본전시실에서는 표본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과 다양한 식물·곤충·씨앗들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실 내부에는 에어컨을 켜지 않았는데도 시원하다. 산 위 숲속에 있는 건물이라 에어컨이 필요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곳은 기온이 도심보다 약 4~5℃ 낮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과연 ‘하늘과 산이 맞닿는’수목원답다. 짙은 그늘과 산에서 부는 바람이 마치 초가을 같다. 전망대에서 푸른 바다와 끝없이 이어지는 산들을 바라보면 서늘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이정표를 따라가면 숲속갤러리·도서관이 있다. 숲속갤러리에는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poe)으로 씨앗과 꽃가루, 식물특유의 아름다움에 색을 입혀서 촬영한 신기한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 통나무로 된 작은 갤러리에서 언덕을 올라가면 숲속 도서관이 있는데, 아담한 공간이다. 시원한 숲속에서 책을 읽으며 순수하고 해맑은 어린아이가 되어 마음이 환해지는 곳이다.연못 ‘삼미담’ 속에 축소된 독도의 모습과 널찍한 잔디광장도 펼쳐진다. 우거진 숲과 짙은 그늘이 있어 수목원 관람은 시원하게 할 수 있다. 숲 속에 마련되어 있는 식사광장에서 음식을 먹은 후, 명상의 숲 평상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햇살과 파란하늘이 초록빛 나뭇잎과 함께 반짝이며 눈이 부신다. 짙은 숲 그늘과 서늘한 바람이 있는 경상북도수목원에서 장마와 무더위로 지친 심신을 달래보는 것이 어떨까.주차료·입장료는 무료이며 숲 프로그램은 (054)260-6100로 문의하면 된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7-05

반려해변을 아시나요?

해양수산부 반려해변 사업 홍보물.“우리의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사랑합시다.” 정부가 매년 해양쓰레기 수거 예산을 대폭 늘리며 수거 활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개인과 기업이 해변을 선택해 책임감을 가지고 가꾸는 ‘반려해변’ 사업이 자연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으로 떠오르고 있다.반려해변은 반려동물을 보살피듯 특정해변을 정해 내 가족처럼 여기고 책임감있게 보호하는 활동으로 198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한 ‘해변입양’프로그램을 2020년부터 우리나라에 맞게 재해석한 해안보전활동 프로그램이다. 반려해변은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이 2021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기존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해안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이다.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시민 인식을 제고하고 일상쓰레기 줄이기와 더불어 발생원인별 접근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함이 그 목적이다.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일정 구간의 해변을 입양하고 민간이 책임지고 관리하는 민간협력방식을 통해 행정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거한 쓰레기를 종류와 수량 등을 기록하여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게 된다.(사)생태문화교육허브봄과 (주)문화밥은 포항지역을 대상으로 반려해변 프로그램 시범사업을 협업하여 진행중에 있다. 이에 포항시청 해양산업과도 최근 포항지역의 해안관리와 정화활동을 위해 이 두 단체의 반려해변 시범프로그램 진행에 향후 협력할 것을 협의하였다.(주)문화밥 관계자는 “해양보전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참여해 지역 해변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경관을 개선하는 등 해변을 가꿔나감으로써 지구의 바다를 지키고 건강한 해양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전했다. /서종숙 시민기자

2022-07-05

좋은 일에 앞장서는 경주 ‘식모회’

경주에 재밌는 이름의 단체가 생겼다. ‘식모회’라고 한다. 무엇을 하는 곳일까? ‘경주 식당인들의 모임’의 줄임말인 식모회는 최근 결성된 단체다. 코로나로 경주 역시 여러모로 타격이 컸다. 특히 주류판매를 겸하는 음식업종은 거리 두기,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손해가 막심했다.“과부 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서로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던 비슷한 업종 대표들이 뭉쳤다. 평소 경주 현지인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이 대부분이다. 모임 때마다 서로의 매장을 방문해 팔아주기 시작해 한 달 만에 회원 모두의 매장 방문을 완료했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예전만큼 사정이 좋아지진 않았음에도 이웃을 위한 좋은 일을 기획했다.‘행복 공유 냉장고’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유 냉장고로 한국외식업중앙회 경주시 지부와 함께 하고 있다. 행복 공유 냉장고는 과일, 채소, 곡물류, 건조식품 등의 식재료, 라면, 국수, 통조림 등의 완제품 등으로 채워져 있다.나눔을 통해 음식 자원 낭비도 막고 이웃도 도와 환경과 사람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7월 1일 시작된 1호점은 황성동 행정복지센터 입구에 설치되어 있다. 누구나 물품을 넣을 수 있고 가져갈 수도 있다. 이용자는 1인 1일 1가지씩 가져갈 수 있다. 2호점, 3호점은 시 인사이동으로 잠시 보류 중이나 곧 생겨날 예정이다.모임의 회장인 김은정 대표의 페이스북에 알림글이 올라온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1호점이 생겨 운영 중이니 엄청난 추진력이다. 말보다 행동, 그리고 나눔은 가진 것만이 아니라 마음에서 오는 것이란 걸 보여준다.현재 회원으로는 김은정 집밥까페, 새파란 보스족발, 운수대통닭갈비, 마라향, 교동 집밥, 궁 한정식, 한스델리, 큰 기와, 김경진 라이브뽕닭, SH 광고기획 등이 소속되어 있다.번개처럼 빠르고 불도저 같은 추진력,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슈퍼맨 대표들’의 앞날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2-07-03

경산의 심장, 남천강의 매력 속으로

경산에는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큰내(大川)가 있다. 시민들은 그곳을 남천강이라 부른다.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강’이라는 이름이 애매모호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담하지만, 규모와 관계없이 남천강은 경산시민에게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자랑 중에 자랑이다남천(南川)의 발원지는 남천면 용각산(龍角山) 하도리 하도 저수지다. 남천강은 남천면을 지나면서 강폭도 넓어지고 수량도 풍부해진다. 경흥사 골짜기에서 흘러온 물과 산전리 뒷산 계곡에서 흘러온 물이 합쳐지면서 비로소 강다운 면모를 갖춰 22.5㎞의 물길이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나누게 된다.시민의식이 높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현대사회에서 실내가 아닌 실외 강변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시민들에게 주어지는 선물 같은 환경이다. 남천강을 이용한 운동은 여러 가지가 있다. 속보(빠른 걸음)는 그중 제1의 운동으로 꼽을 수 있다. 전문가의 자세와 복장을 갖춘 시민부터 편안한 복장의 시민까지 각양각색인데 속보 기준 칼로리 소모량을 살펴보면 4.4km(약 168kcal)가 표준이다. 시민들의 속보는 경산도축장-영대교-공원교-보도교-경산교-서옥교-백옥교-종점 월드메르디앙 건너편으로 이어진다. 거리를 줄일 수도 있고, 얼마든지 늘릴 수도 있다. 거리를 늘리려면 수성구 욱수천 쪽으로 향하는 코스와 반야월로 갈라져 금호강 쪽으로 접어드는 코스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걷기는 머리부터 시작해서 온몸 구석구석 어디든 건강해진다는 안내문이 군데군데 붙어있는 게 눈에 띈다.남천강 한쪽엔 파크골프장, 그라운드 골프장, 게이트볼장 등을 갖춰놓았다. 시작은 시니어들을 위한 운동시설이었으나 이제 특정 연령층에 제한되지 않고 모든 연령으로 확대돼 이욘한다. 어느새 이용객이 부쩍 늘어 지금은 시설 확장이 시급한 실정이다.경산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접근성도 좋으니 인기가 나날이 상승 중인 것 같다. 그밖에도 각종 운동기구 비치로 취향별 개인 운동을 즐길 수 있고, 초보자를 위한 자전거 무료교습을 통해 기능을 습득하고, 전용도로를 이용한 자전거 타기를 즐길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과 함께하는 ‘건강 백세 운동 교실’도 열린다, 농구대도 있어 청소년들이 경기를 즐기는 것도 볼 수 있다.이제 몸의 건강과 함께 마음의 건강을 챙겨주는 이야기를 해보자. 오염되고 훼손돼 볼품없던 남천강이 보석처럼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을 들여 개발에 힘썼기 때문이다.백천동부터 대평동까지 잘 가꿔 놓은 잔디밭 수변공원 군데군데 놓인 정자에는 한적한 시골마당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멍석이나 평상에 마을주민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며 마른 풀에 불을 붙여 연기로 모기를 쫓고, 부채질로 더위를 잊던 추억이 옛날과 같은 모습으로 재현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겐 수변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노래 공연과 색소폰, 통기타 연주 등 음악 감상의 행운까지 덤으로 주어진다. 자연석으로 강둑을 쌓고, 꽃창포와 부레옥잠, 부들 같은 수생식물을 심어 수질이 좋아지자 청둥오리와 왜가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밤에 나가면 수달도 만날 수 있다.큰 키를 자랑하며 물풀들이 숲을 이룬 곳에서는 새들이 둥지를 틀고 지저귀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생명이 속살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시름도 잊고 시간도 잊는다. 쉽게 훼손시키고 어렵게 되살린 이곳 남천강은 많은 교훈을 준다. 인간은 자연 없이 살아갈 수 없다. 도심을 가로지르며 무더위를 식혀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남천강이 있는 아름다운 경산시로 놀러 오시길. /민향심 시민기자

2022-07-03

안동민속박물관서 ‘한여름 밤의 꿈’을

안동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휴식공간은 시내에서 접근성이 좋은 안동댐이다. 안동댐은 원이엄마의 사랑이 깃든 달빛 교교한 월영교와 육사 시비가 있는 안동민속촌을 거니는 낭만이 있는 곳으로 특히 밤에 운치가 더 있다.거기에 더해 이제 올여름 밤부터는 안동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미디어 파사드’란 건축물 외면의 가장 중심을 가리키는 ‘파사드(Facade)’와 ‘미디어(Media)’의 합성어다. 건물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LED 조명으로 영상을 투사하는 것으로, 화려한 조명과 영상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감상할 수 있다.안동민속박물관이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조성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해 진행한 미디어 파사드쇼는 올드한 이미지의 민속박물관을 미래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박물관으로 변모시키고 있다.안동의 전통문화를 모티브로 허 도령 전설과 선어대 전설을 창작 설화로 만든 ‘상상설화뎐’과 전통색채를 통해 우리의 흥과 에너지를 표현한 ‘풍요의 색’, 퇴계 이황 선생의 도산 12곡에서 영감을 얻어 안동의 사계를 예찬한 ‘사시가흥(四時嘉興)’, 전통 풍물놀이를 담은 ‘염원의 춤’을 콘텐츠로 선보였다.서사 전달이 부족한 면이 다소 아쉬웠지만 다채롭고 아름다운 영상은 시민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특히 ‘달걀불 놀이’ 체험에는 가족의 건강과 시험 합격, 취업, 로또 당첨 등의 소원을 비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즐거움을 더했다.안동민속박물관 마당에 자유롭게 앉아 감상할 수 있으며 돗자리를 챙겨간다면 더욱 편안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한여름 밤 색채의 향연에 빠져들 수 있는 미디어 파사드쇼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부터 40분간 10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07-03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민선 8기 되기를

민선 8기 공식 임기가 7월 1일부터 시작을 앞두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지난 22일 오후 시의회에서 제9대 시의원 당선인을 대상으로 의정 설명을 개최하고 당선인들은 지역의 발전과 시민복리증진을 위해 서로 소통과 협치로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소망은 환경과 교육, 복지, 일자리 등 미래를 내다보면서 삶의 질도 함께 살펴달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과 시의원들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시민들과의 공감의 소통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4년간의 쉽지 않은 여정을 잘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민선 7기의 임기 종료 앞에서 지난 의정활동을 돌아보면 주민들과의 소통의 아쉬운 부분이 많다. 아침, 저녁으로 걷기 운동을 한다는 최 모(53·여·포항시 남구 효자동) 씨는 “송도 솔숲에 수십억 들여 인위적으로 가꿔놓은 길은 진짜 세금 낭비라 생각한다. 여름엔 눈이 부셔 걷기 힘들고 겨울엔 횅하니 차갑다. 자연 그대로를 살리면 그게 또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며 “시의원은 주민들이 주는 돈으로 일하는 동네 일꾼인데 시의원이라는 걸 내세우기보다 주민들과 먼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6월 선거 때 동네 시의원 공약을 처음 살펴봤다는 김 모 (36·여·포항시 남구 유강읍) 씨는 “한 시의원의 빈집 철거와 그곳에 주차장을 건립하고 텃밭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이 마음에 들었다. 시의원 힘으로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게 학교 앞에서 아이들의 교통안전지도를 하는 시의원보다 주민들의 요구를 정확히 알고 말보다 행동하는 생활밀착형 의정활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시민들은 무엇보다 새로 출범하는 민선 8기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소통의 역량을 키우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때론 시정의 감시자이면서 때론 든든한 응원군도 되어준다.또 경북 최대 도시인 포항은 도시의 하드웨어를 보완하고 삶의 품격을 높이는 문화인프라를 더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한 역사가는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문화인프라는 과거로부터의 누적물인데 포항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포항역사박물관도 하루빨리 건립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6-28

담배꽃 피었습니다

청송 진보 도로변에 담배꽃이 피었다. 기다란 꽃잎이 담뱃대를 연상시키는 꽃이다. 나팔꽃을 닮은 분홍 테두리가 멀리서도 선명하다. 담배 농가가 줄면서 요즘은 보기 드문 풍경이다. 저 꽃에서도 향기 대신 담배 냄새가 날까 문득 궁금하다. 밭주인은 이미 반 너머 꽃을 따 낸 모양이다. 튼실한 담배 잎을 위해선 필요치 않은 까닭이다. 활짝 피지도 못하고 모가지가 댕강 잘릴 걸 아는지 모르는지 남은 꽃은 꽃이라서 마냥 예쁘다.동네에서 만난 어르신 한 분에게 담배 농사 짓던 이야길 전해 듣는다.“토악질이 나고 어지러바서 못 전디겠더라 카이끄네. 낮에 멀쩡히 잎사구 따고 엮고 저녁 잘 차리 묵꼬 잘라꼬 눕았는데 갑재기 담배 멀미가 나가 죽을 고생을 했다 아이가. 우리 영감은 담배를 마이 피아가 그런가 똑같이 밭 일 해도 담배 멀미 거튼 거 안 하대. 희안채.” 울렁거리는 속을 비우려고 문지방을 넘다가 그대로 엎어진 적도 있었단다. 담배 멀미 때문에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을 다녀온 이튿날도 밭에 나가 담배 잎을 땄단다. 지난한 이야길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 자그마한 어르신이 오래 보존되어야 할 문화재처럼 위대해 보인다.도시에 사는 누군가는 잎이 커다란 담배 밭을 지나며 배추농사가 잘 되었다고 했다는 우스개가 있다. 그건 담배가 어렸을 때 보아서 하는 말이다. 담배는 키도 잎도 큰 식물이다. 한 여름, 사람 키만 한 담배 고랑에 들어가면 숨이 턱턱 막힌단다. 습기와 더위를 참으며 담배 잎을 따면 잎 끝에서 진액이 흘러내려 손이나 옷에 묻어서는 아무리 빡빡 문질러 씻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단다. 독한 니코틴 냄새를 맡으며 오래 일을 하니 매스꺼움과 어지럼증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이 지방에선 담배 멀미 한 두 번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옛날엔 집집마다 담배농사를 지었단다. 대부분의 농가가 담배 농사를 접은 이유도 담배 멀미 때문이라니 얼마나 지독했을지 짐작조차 어렵다. 요즘은 몇 남은 담배 농가마저 품 구하기가 어려워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들을 쓴단다. 다른 농사에 비해 곱절의 품값을 주어야 한다니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제 곧 담배마저 국산은 사라질지 모르겠다.“담배 농사 안 지마 죽는 줄 알고 죽자 사자 했디만도, 인자 마 담배 농사 안 지도 안 죽데. 그란 줄 모리고 여태까지 안 했나. 해도 표 안 나고 안 해도 표도 안 나는데 뭐 할라꼬 담배 멀미까정 해 가민서 그러침 쌔가 빠지게 했는동 몰따.”담배 농사 안 지어도 사는 세상이 되어 좋다는 어르신의 주름진 얼굴이 어린아이처럼 환하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6-28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맹목의 눈, 통찰의 눈’ 특강

경주 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한동철)에서 운영하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손진은)은 지난 25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문학평론가인 허상문사진 영남대 영문학과 교수를 초청하여 ‘맹목의 눈, 통찰의 눈’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이날 특강에서 허상문 교수는 자신의 근원으로부터 추방되어 영원히 방랑의 길을 걷도록 운명 지워진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통해 작가란 오랜 타성이 되어 있는 현상에 눈이 멀어질 때 새로운 눈이 떠지는 역설적인 존재이며, 이 때 획득되는 것이 통찰력이라고 정의하였다.어둠을 모르면서 환한 감동의 씨앗과 뿌리 열매가 달린 작품을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작가의 운명인데, 어둠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기존의 발견을 전복하고자 하는 창작 행위를 수행한다는 지론을 폈다. 즉, 오이디푸스가 그랬듯이 텍스트의 목소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목소리를 위해 혹은 반대의 목소리를 향해 해체되거나 전복될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허 교수는 또 “현상의 외면만을 살피거나 삶의 본질적 차이와 모순을 은폐하거나 미화하는 작품은 대중적인 인기 영합은 될지라도 좋은 문학이 아니다. 오히려 삶과 세상의 모순과 불의 속에서 그에 맞서 대립하며 분노하여 그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진정한 문학”이라고 역설하였다.이어 그는 “어둠 속에서 좌절하지 않으면서 이 세상과 인간에게 참된 빛을 가져오기를 갈구하는 힘을 보여주는 데서 문학의 위대한 힘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고 “결국 오이디푸스가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헤매던 길은 바로 우리네 인생길이자 문학의 길이며, 은폐된 것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작가는 조금씩 삶의 운명과 세상의 운명을 해독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하였다.허 교수는 마지막으로 “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눈을 선물해주었다. 하나는 눈앞의 현상을 보는 눈이고, 다른 하나는 통찰력을 갖고 현상 너머의 실제를 보는 눈. 그 두 개의 눈으로 작품을 쓰는 작가라야만 진정한 작가”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문학의 기능과 역할, 문학인의 자세, 문학의 운명과 미래, 삶과 인간을 생각하는 문학에 대해 강의한 이날 강의에는 문학인이나 문학에 관심이 있는 시민, 독자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더욱 큰 호응을 얻었다. /서종숙 시민기자

2022-06-28

일상회복 응원 ‘CTS포항방송 여성합창단 정기연주회’

‘아름다운 만남으로! 어두움에서 밝은 빛으로!’.다시 일상 회복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준비한 ‘CTS포항방송 여성합창단 제5회 정기연주회’가 열린다.7월 2일 오후 5시 포항성결교회에서 열리며 지휘 김승희, 안서련 반주로 사랑, 위로, 희망, 다시 일상으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찬송가 9곡이 연주될 예정이다.이번 정기연주회는 이전 정기연주회와는 달리 코로나19로 인해 2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낸 우리들에게 무엇보다도 평범했던 일상이 주는 행복을 다시 회복하는 회복의 시간을 갖고자 마련했다고 한다.행복은 우리 각자의 마음에서도, 자연에서도, 환경과 생각에서도 찾을 수 있다. 무더운 이번 여름 우리 모두의 일상으로 회복되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안고 사랑과, 위로, 희망을 담은 CTS 여성합창단의 정기연주회 공연을 가족과 연인과 동료들과 함께하며 위로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포항CTS 여성합창단은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따스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내일의 희망을 전하고자 2014년에 창단된 여성합창단이다. 그동안 헌신예배 연주와 각종 합창제 등을 통해 CTS의 사역을 알리고 찬양으로 복음을 전하는 섬김을 이어오고 있다./윤정미 시민기자

2022-06-28

오지여서 더 매력적인 승부역 가는 길

툭툭 불거진 바윗돌에 부딪혀 물길은 휘돌아 가고, 가공되지 않은 자연에 철길과 물길이 공존하며 나란히 함께 간다. 협곡과 오지의 깊은 골에 숨어 있는 봉화 승부역. 낯선 세상과 만남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세상으로 숨어 들어가기 위함이 아닐까? 느리게 걸을수록 아름다운 곳, 소박한 풍경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삶의 향기를 만나기 위해 승부역 가는 길을 찾는다.봉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13개 기차역을 보유하고 있다. 차로 갈 수 없는 오지와 협곡이 많아 기차역이 많다. 봉화에서 태백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기차역인 석포에서 승부역까지는 자동차나 기차로 갈 수도 있으나 오지 여행은 걷는 것이 제격이다.이 길은 외길이어서 이정표나 내비게이션이 필요 없이 갈 수 있으며, 도보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석포를 벗어나 걷다 보면 폭포 가는 길이 나오고 결둔 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문헌에 따르면 승부마을은 옛날 전쟁이 났을 때 이 마을에서 승부가 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결둔마을도 군이 주둔한 마을에서 비롯됐다고 하니, 삼국시대 군사 요충지였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좌측으로는 기찻길이 있고, 우측으로는 사람이 다니는 길, 중앙에는 물길이 승부역까지 계속 이어져 숲에서 들리는 새소리, 돌 사이를 흐르는 물소리, 운이 좋으면 협곡을 달리는 기차도 길동무가 되어 준다.흐르는 물소리와 자연 속에서 길은 삶의 발자취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다. 걷는 내내 고즈넉한 분위기에 절로 빠져든다. 민가나 주민이 많지 않고 내륙 깊숙한 지역에 높은 산이 에워싸고 있어 왕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산길과 강줄기 그리고 기찻길이 숨바꼭질 하듯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사이좋게 나란히 가고, 산골짜기에 누운 바위는 금세 일어나 뚜벅뚜벅 일어날 것만 같다.승부마을의 들판은 세속의 시간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그 모습을 덤덤하게 드러내고,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유월 햇살은 따갑지만, 이따금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은 더없이 시원하다.조용한 마을을 뒤로하고 주황색 현수교를 건너 승부역 앞에 도착하면 여행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하늘도 꽃밭도 세 평인 승부역이 환하게 다가오고, 사방으로 꽉 막힌 협곡은 색다른 매력으로 분위기를 압도한다.승부역 뒤편에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있다. 태백 지역 지하자원을 운송하기 위해 1949년 공사를 시작해 1955년에 완공했다. 백두대간 협곡을 통과하고 험준한 산을 통과해야 하는 힘든 공사였다.문화부는 2011년 ‘승부역 가는 길’을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했고, 이곳이 오지 여행 성지로 떠오르면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환상선 눈꽃열차와 백두대간 협곡열차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척박한 세상의 일들이 어쩌면 이곳에서는 산새 소리처럼 가볍게 날아 흘러갈 지도 모르는 일이다.오지의 고요함이 주는 사색과 아련한 삶의 체취가 느껴지는 소박한 풍경이 매력적인 곳 바로 승부역 가는 길이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2-06-26

탁구, 건전하고 좋은 취미 아닐까요

하루하루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여행, 독서, 공예, 스포츠 등 취미 생활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완화된 시점. 그 동안 미뤄졌던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주말마다 봇물 터지듯 개최되고 있다.지난 11~12일 영양에서는 일월산배 전국오픈 탁구대회가 열렸고, 23~25일에는 문경에서 경북협회장배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열렸다. 대구, 경북 각 지역에서 탁구를 치는 동호인은 본인의 탁구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로 타 지역의 동호인들과 실력을 겨루기 위해 대회에 참여한다.울진에서도 대회 참가를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짐을 꾸렸다. 꾸불꾸불한 길을 1시간 30분~2시간을 달려 대회장에 도착했다. 대구, 포항, 경주, 멀리는 부산에서까지. 다들 열정이 없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대회 참가자들은 한 동안 열리지 못한 대회에 참가하느라 설레는 마음이 앞선다고 한다. 보통 첫날에는 60대 이상 참가자들의 라지볼 경기가 열린다. 둘째 날에는 일반볼 개인단식과 2인단체전 또는 개인복식, 셋째 날에는 단체전 경기가 열린다.대회마다 요강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각 종목별에서 부수별로 나뉘어져 경쟁을 한다. 시합에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실력이 나오지 않을 경우 답답한 마음에 자신에게 화도 낸다.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혼잣말을 하고, 자신에게 화내며 자책하는 모습은 탁구를 치지 않는 사람들이 보면 낯선 모습일 것이다.게임에 지고 뒤돌아서 응원하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 때면 민망하기 짝이 없다. 탁구는 상대성이 큰 경기라 상대방과 어떤 전략으로 경기를 치르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된다. 다른 종목도 그렇겠지만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게임은 지게 되는 것이다.당시는 화가 나도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떤 식으로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깨우치게 된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게 되면 실력은 그 만큼 늘게 되는 것이다.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성과가 어디 있으랴.그렇게 시합장에서 많이 지다 보면 상황에 따라 이기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것이 쌓여 나중에는 입상과 함께 승급을 하는 영광을 얻게 되는 것이다. 구력이라는 것을 무시하지 못하는 법이니까.단식과 달리 단체전의 묘미를 아는가? 서로를 응원하고 의지하면서 게임을 이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고 있다가 역전을 하거나 말번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하는 그 기쁨 때문에 이 사람들은 새벽잠을 마다하고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7월 울진에서도 금강송배탁구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동호인들이 참여하여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는 경쟁의 장이 되길 바란다./사공은 시민기자

2022-06-26

경산 남매지서 더위 이기고 건강 지키고

경산의 여름 더위는 연일 수은주 수치를 경신하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지도 않았음에도 37도를 오르내려 벌써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름하여 ‘경프리카’의 더위를 시민들은 어떻게 극북하고 있을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많은 장소가 있지만 오늘은 경산의 심장에 있는 도심 속 피서지 ‘남매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경산시청과 경산고등학교 사이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대구 지하철 2호선 임당역에서 내려 10분 정도를 걷거나,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엔 무료주차시설이 준비돼 있다.도착과 동시에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과 만나게 되고 물 위를 덮은 연잎 향기가 찾아오는 손님을 반겨준다. 남매지라는 이름을 쓰게 된 유래에는 몇 가지 전설이 있는데, 그중 경산문화원에서 소개하는 전설은 아래와 같다.‘조선시대 경산현에 부모를 잃은 오누이가 살았다. 이들은 빚을 갚기 위해 종살이를 했다. 그 집의 주인은 누이에게 첩이 되길 강요했고, 동생은 한양에 가서 벼슬을 얻어 돈을 갚을 터이니 기다려 달라했다. 하지만, 동생이 돌아오기 전 누이는 몸을 더럽힐 수 없다며 저수지에 몸을 던져 자결했다. 늦게 돌아온 동생은 누이를 찾았으나 자결했다는 소식을 듣고 누이를 따라 못에 몸을 던졌다. 이후 오누이가 몸을 던진 저수지를 남매지라 하였다.’이런 슬픈 사연을 담고 지금까지 도시를 지켜온 남매지는 많은 시민들을 위한 위로의 장소가 되고 있다.수영장과 물놀이 시설, 샤워기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한여름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분수쇼로 더위 사냥에 들어간다. 야외의 크고 작은 공연장과 수상에 만들어 놓은 공연장도 흥겨움을 더한다. 바람 좋은 날에는 남매지를 달리는 수상보트도 만날 수 있다.약 2.4㎞의 둘레길은 가벼운 운동기구와 정자, 벤치도 놓여있어 편안함을 더한다. 행운이 주어지는 날도 있다. 야외 공연이 있는 날엔 음악과 함께 건강을 지키는 운동도 할 수 있는 것. 또한 자전거를 탈 수도 있고, 반려견과 산책을 할 수도 있다.남매지 중앙광장에는 느린 우체통도 있다. 사연을 써 넣으면 1년 6개월 뒤에나 배달되는 신기한 우체통이다. 여기선 속도의 시대에 느린 우체통이 주는 교훈을 되새겨보게 된다.남매지의 매력은 밤에도 빛을 발한다. 시민들을 위한 음악분수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접근이 편리하고 각종 시설이 잘 갖춰진 남매지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문화와 나눔 교류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곳은 경산시민들의 큰 자산이다.남매근린공원 앞 카페 ‘폰드(Fond)’에서는 시원한 커피를 즐길 수 있고, 길 건너 ‘남매포차’에선 고소한 깻잎전을 안주로 막걸리도 마실 수 있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