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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택령공 혜택불망비’를 아시나요?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의 마음은 애가 타고 있다. 겨울 가뭄으로 마늘, 양파 등 월동작물 출하 시기와 수확량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 행정기관과 농어촌공사에서는 평소보다 일찍 수리시설을 가동해 가뭄 극복에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오래전에도 가뭄 극복과 안정적 용수 공급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자 세운 비가 있었다.고령군 대가야읍 중화리에 위치한 ‘김택령공 혜택불망비’는 정강 김택령이 가뭄으로 농사에 어려운 겪는 주민들을 위해 사비로 2km의 보를 만들어 가뭄을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이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대가야읍 중화리 주민들이 1917년 비를 세웠다. 비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농사는 백성의 근본인데, 그 바탕은 물을 대는 관개에 있다 그런데 우리 마을의 들판에는 도랑이 없어 조그마한 가뭄에도 견디기 어렵다. 지금 옛날 김택령 공을 생각해보니 홀로 현명한 노력을 기울여 보를 만들어 하천의 물을 끌어당겨 흐르게 하고 산허리를 파서 도랑을 만드셨다. 이제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아도 그 혜택이 모두에게 미쳐 오랫동안 묵었던 여름 밭고랑과 어린 모종들은 더욱 번성해져 옛날 가을걷이가 없어 탄식하는 일이 없어지고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온 마을 사람들이 뜻을 모아 비석을 만들고 그 공덕을 새긴다.”고령군에서는 2016년도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주변정비 공사를 실시해 김택령 공의 높은 도덕성과 사회 지도층의 양심을 후대에 널리 알리고 있다./이경근 시민기자

2022-03-20

경주 새로운 명소 ‘갤러리 카페 공감’을 찾아서

경주 시내 중심 아동복 거리엔 조금은 낯선 가게가 있다. 바로 ‘갤러리 카페 공감’이다. 예술작품 전시를 통한 일반적인 볼거리 제공이 아닌 상점가 시장이라는 환경적 특징과 문화도시 경주의 이점을 살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 주목되는 곳이다.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흑임자라떼’는 꽤 유명하다. 이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이들은 상인연합회 소속 회원들로 이뤄진 6명의 조합원들. 그중 경주시 상가연합회 회장이자 중심상가연합회 회장인 정용하씨와 얼마 전 만났다. 그는 “지금 중심상가의 많은 상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의 장기화로 문 닫는 가게들이 속출할 정도로 상황이 힘들다. 예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던 시내 모습은 추억 속 풍경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하지만,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 정 회장을 포함한 회원들은 상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작년에는 신라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빈 점포를 활용한 아트페어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다.예술은 특별한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편견을 깨고, 쇼핑을 하면서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갤러리 카페 공감은 수익 창출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은 아니다. 시민들이 중심상가를 찾아 쇼핑을 하면서 편하게 예술을 접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 꼭 전문작가가 아니라도 전시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름처럼 서로 공감하고 공유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이외에도 상가 안쪽을 걷다보면 벽화를 이용한 거리 갤러리도 있다. 관광객들은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한다.상가연합회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으로 카페 공감 맞은편 공영주차타워 공사가 완료되면 접근성도 좋아진다.상가연합회 회원들은 향후 단순 쇼핑만이 아닌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어우러지는 축제, 공연 등을 통해 움직이는 상가문화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경주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과 애정을 기대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2-03-20

개학 후 급증하는 학생 확진자… 기본 방역 더 철저히

최근 개학 후 오미크론 소아·청소년 신규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 국민 3차 백신 접종률이 60%가 넘는 것에 비해 만 12~19세 접종률이 13.6%에 불과해 무엇보다 걱정스럽다. 3월 1일부터 시행된 방역 패스 잠정 중단으로 느슨해진 틈을 타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경북교육청 코로나 알림에서도 지난 8일 3천 명이 넘는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에서도 확진자 수의 절반이 학생 확진자다.이 상황을 지켜본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내비치며 학교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게 적용되는 현실에서 차라리 모두 원격수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쏟아내고 있다.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정모(49) 씨는 “아이 학교에서 6학년은 두 반만 등교했다가 아침에 확진자가 나와서 오전 10시에 다시 집으로 돌려보냈다. 학년 당 몇 반씩은 온라인 수업을 하는 상황인데 이럴 거면 차라리 모두 온라인 하는 게 낫지 않으냐”며 목소리를 높였다.환호동에 사는 학부모 박모(42) 씨는 “학생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온다기에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한 공간에 있고 급식도 함께 먹으니 더 늘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걱정스러워했다.중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김모(45) 씨도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등교를 시킨다. 확진자가 나와도 등교를 하는 게 맞는지, 또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하교하는 게 맞는지 헷갈린다”면서 “입학한 지 이 주일인데 딱 사 일 등교했다. 매번 신경이 쓰여서 가정학습을 신청했다”라고 말했다.이보다 어린 9세 이하의 소아를 둔 부모들은 백신 접종 대상자도 아니어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는 의사소통도 잘되지 않아서 부모들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 미리 증상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확진 후 2~3일째 증상이 가장 심한데 이후에는 대체로 빠르게 회복한다고 한다. 또 가정상비약으로 해열제를 구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방역 패스가 잠정 중단되고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이때 코로나 기본 방역 수칙을 더 잘 지켜야 한다. 우리 스스로 3밀(밀접·밀폐·밀집)을 피하며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며 거리두기를 잘 지키며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기본 방역에 더 철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3-15

“반려동물 야외 동행 시 배변 말끔히 처리합시다”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관광지 곳곳에 반려동물의 배변물이 그대로 노출,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광장 쉼터 주변 나무 아래 잔디 등이 동물들의 배변으로 인해 관광 명소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행객(30대)은 “나도 강아지를 예뻐하는데, 이렇게 강아지가 배설한 것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고 가는 사람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반드시 배변봉투를 들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처리를 해야지 그렇게 하지 않을 거면 강아지를 데리고 공원이나 관광지에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경기도에서 가족과 함께 온 여행객(73)은 “데리고 온 동물의 배변을 공원이나 관광지에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는 사람은 동물을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애완동물을 자식처럼 여기는데, 자식이 이런 곳에 변을 보면 그대로 두는 사람 있던가? 그런 사람이라면 부모가 아니지”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문화관광해설사 이모씨(60)는 “관광객들이 방치되어 있는 반려동물 배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안타깝다. 제발 배변봉투를 들고 다니면서 뒤처리를 깔끔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3-15

빙상 불모지 딛고 정상 오른 ‘포항엔젤스’

‘포항엔젤스’ 하키팀이 지난달 25~28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동계체전 초등부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이번 전국동계체전 초등부 아이스하키 경기는 서울 경기 등 전국에서 12개 시·도 대표팀이 참가했으며, 포항엔젤스팀은 단일팀으로 경상북도 대표로 출전했다.포항엔젤스는 예선 1차전에서 전통적인 강호로 평가받는 서울·경기·대구팀을 차례로 물리치고 경북 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우승한 것이다.이번 대회에서 여러 팀에서 선발해 6학년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 타 시·도와 달리 포항엔젤스팀은 단일 클럽팀이다. 클럽활동을 함께 해온 선수들이어서 훌륭한 팀워크를 발휘하여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공공 빙상장 하나 없는 동계 스포츠 불모지인 경상북도에서 전국체전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 주목받았다.이에 앞서 포항엔젤스는 지난해에는 2021년 부산광역시장배, 2021년 대구일보배, 제20회 인천협회장배 등 초등부 전국대회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포항엔젤스팀 학부모들은 “포항이 공공 빙상장이 없어서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훈련을 위해 원정 훈련을 해야만 했고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경기를 앞두고 ‘떠돌이 훈련’을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포항엔젤스의 선수와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공공 빙상장 마련이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윤정미 시민기자

2022-03-15

농업용 반사필름, 사용 규제 필요

지난달 영덕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원인이 충격을 주고 있다. 과수원 등지에서 과일의 색을 내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농업용 반사필름이 전신주에 닿은 후 불꽃을 일으킨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은 농가의 부주의로 오랫동안 키워온 소중한 산림을 훼손하였다는 결론이다. 심각한 바이러스의 원인이 지구 오염 때문이란 걸 알면서도 여전히 농업용 반사필름 사용을 줄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산불이 발생한 지 한참이나 지났지만 일부 과수원 바닥에는 아직도 수거되지 않은 반사필름이 그대로 널려있다.청송은 고지대에 위치한 까닭에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다. 추위에 견디는 일이 몸에 밴 사과는 그 달콤함을 안으로 농축해서 꿀사과란 별명을 얻었다. 동해 가까이에 위치한 덕분에 해양성 기후와 내륙성 기후가 교차하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었다. 과즙이 풍부하고 신선도는 오래가며 육질이 단단하므로 저장성 또한 뛰어나다. 단지 과일 밑동의 색깔을 내기 위해 은박지 까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면 농가는 생산비를 절약할 수 있고 소비자는 더 싼값에 사과를 먹을 수 있다.해마다 마을 어귀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은박지를 떠올리면 색이 탐스런 사과를 고집하는 건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이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하는 이들의 눈에는 야만인으로 비칠 수도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들여온 잘못된 문화를 이제는 버려야 할 때다. 농가 스스로 은박지 설치 작업을 그만둔다면 해결될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부에서 나서서 반사필름 사용규제를 해야 한다. 오염된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누군가는 나서야 할 때다. 때마침 청송에서는 은박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특별한 품종 하나를 찾았다. 황금사과가 그 주인공이다. 황금사과는 자연의 빛 그대로 두어도 충분한 빛깔과 맛을 낸다. 신화에서 황금사과의 이미지는 본래의 힘이다. 생명을 주고 병을 고치는 역할이다. 황금사과 한 알을 먹으면 당장이라도 젊어질 것 같은 위안이 든다.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산소 카페 청송만의 트렌드로 지역민이 다투어 수확하고 있다. 다만 사과는 붉은 빛깔이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이에겐 당해낼 재간이 없다. 어떤 빛깔의 사과를 먹을 것인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있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3-15

늦깎이 대학생들의 ‘인생2막’을 응원합니다

언제나 새로움이란 단어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최근 새봄에 새내기들이 새 학기를 맞아 첫 수업을 마친 대구한의대학교 캠퍼스를 찾아 김덕준, 김진양, 이윤희, 전영배, 지현성, 다섯 명의 늦깎이 대학생들을 만났다평균연령이 오십 살을 넘긴 이들의 신입생 입학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캠퍼스 한쪽에서 교수와 어울려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꿈 많은 대학생의 모습임이 분명해 보였다.청소년 지원 활동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는 지역 민간봉사단체 ‘커사랑(커피 한잔 값으로 사랑을 피워내는 사람들)’ 회원인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동기는 평생교육융합학부 학부장 김진숙 교수님의 강의로부터 시작됐다.김 교수는 “100세 시대를 넘어 이젠 120살까지 살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잘살기 위해서는 모두가 다시 공부를 해야 합니다”라며 “저는 성인학습자들에게 학위 취득만이 목적이 아닌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자기계발 등을 통해 배우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는 행복 전도사가 되고 싶어요”란 말을 평소 해왔다.이에 입학을 결정한 두 사람에게 소감을 물었다. 전영배(56)씨는 “사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을 포기했는데, 교수님이 용기를 주셨고 봉사단에서 만난 회원들께서 힘이 얻었습니다. 열심히 배워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결심을 밝혔다.또 지현성(52)씨는 “여러 형태의 봉사를 하다 보니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싶었습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도태되지 않으려면 배움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지요. 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뀝니다. 전문 지식을 익혀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씨앗이 되고 싶네요”라는 다짐을 전했다.대학 공부의 목적이 자기계발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 있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다. 지금 시대는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백 번 강조해도 과함이 없다 농경사회나 산업화에 머물던 시대가 아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인공지능 시대에 배우지 않으면 도태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프로그램만 입력하면 로봇이 승강기를 타고 거리로 나가 배달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세상은 급속하게 변화 중이다.‘도태될 것인가 함께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시대. 이런 상황에 발맞춰 국가는 평생교육을 권장하고 국가장학금으로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활짝 열어 놓고 있다.이에 발맞춰 대구한의대는 2015년 평생교육융합학부를 개설해 사람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전문적 학습을 통해 지역을 위한 더 많은 일들을 꿈꾸는 다섯 명의 새내기들. 그들의 꿈과 앞날을 응원한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3-13

봄날 여행은 역사 향기 그윽한 성주 ‘한주종택·회연서원’서

성주군 월항면 대산리 한개마을 끝에 있는 한주종택은 1963년 경상북도 민속문화재45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목조건축물이다.한주종택은 남향인 한개마을의 맨 뒤 북쪽, 산에 인접한 옛집으로 ‘동곽댁’으로도 불리는데 영조 43년(1767)에 이민검이 처음 짓고, 고종 3년(1866)에 성리학자인 한주 이진상 선생이 고쳐 지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진상은 성리학에 매진해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과 심즉리(心卽理)설을 주장한 사람으로 한주학파라 불린다.대문을 들어서 사랑채를 끼고 동쪽 뒤로 들어가면 사당이 있고, 협문을 들어서면 흙돌담으로 분리된 누각식 정자가 있는데 그곳이 한주정사다. 한주정사는 전면 4칸, 측면 3칸으로 오른쪽으로 누운 T자 형태고, 가운데 2칸은 대청마루로 서쪽과 북쪽 각 1칸은 방으로, 남쪽 1칸은 누마루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대청 앞 처마에 조운헌도제(祖雲憲陶齊)란 현판이 있는데 주자(雲은 운곡 즉, 주자)를 조설하고 퇴계(陶는 도산 즉, 퇴계)를 법으로 모시겠다는 결의를 다진 글로 유명하다.성주한개마을은 지난해 가을 ‘연모’라는 TV드라마 촬영으로 유명세를 탔다. 2회차 방송에서 아역 여주인공이 달려가다 넘어지면서 놓친 책이 연못에 빠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촬영지가 한주종택의 한주정사와 그 옆의 연못이었다.이 연못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고자 한다. 동양철학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가 나다’는 사상 즉, ‘천원지방(天圓地方)’사상이 있다. 우리나라의 정원은 자연 그대로를 보고 즐기며 사람이나 건축 모두가 자연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여기에다 풍수설이 널리 퍼지면서 한국만의 독특한 정원 형식이 발전하게 된다.바로 이 정원의 구성요소 중 하나가 연못이다. 못을 파 물을 가두어 연꽃을 심고 물고기를 키우며 연못 옆에는 정자를 지어 바라보며 즐겼다.조선의 연못 형식에 대해 알아보면 천원지방사상과 음양오행설, 풍수가 가미된 조선의 연못은 대개 ‘방지방도, 방지원도’의 두 가지 형식으로 나뉜다. 방지방도는 네모난 연못과 네모난 섬으로 꾸며진 연못으로 경복궁 경회루와 강릉 활래원, 그리고 보길도 세연정 등이 그런 형태다방지원도는 네모난 연못과 둥근 섬으로 꾸며진 연못으로 경복궁 향원정, 창덕궁 부용정, 창경궁 부용정 등이 대표적이다. 한주정사 동쪽에 있는 연못은 앞에서 말한 방지원도와 방지 두 개의 연못이 붙어 있는 형상인데 이런 걸 여택 또는 이택이라 한다. 고려, 고구려, 미사여구 등에 쓰이는 ‘아름다울 려’자를 사용하는데 연못을 이야기할 때는 ‘이택’이라 발음한다.한주정사의 동쪽 처마 이택 옆에는 일감헌(一鑑軒) 편액이 걸려 있다. 여기서 ‘일감’은 중국 명·청대의 시를 엮은 시집 ‘천가시’(千家詩)에 있는 성리학의 대가 주희의 ‘관서유감’(觀書有感)을 읽고 난 독후감의 첫 수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월부터는 성주 회연서원 백매원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에 역사적 향기까지 더해지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한개마을 한주정사에서 연못과 처마 밑에 걸린 현판을 보며 그 깊은 뜻을 헤아려보고, 매화 가득한 성주 회연서원의 정취도 즐겨보면 어떨까? 성주가 관광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정순오 시민기자

2022-03-13

취미활동에 후원까지 “탁구가 즐거워”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문턱에 들어섰다. 아직 가끔은 매서운 바람이 불지만 울진엔 건강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생활체육 탁구반 회원들이 있다. 벌써 3년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구에서 방역 패스와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다.탁구는 전신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으로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 다이어트에 제격이다. 공의 움직임과 상대의 위치까지 파악하며 공격하기 때문에 집중력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탁구공이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초 마스크를 쓰고 운동할 때는 숨이 차서 복식 경기를 주로 하며 움직임을 줄이기도 했다.울진군체육회에서는 기수별로 회원들을 모집해 심신 단련과 탁구 기술을 지도하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시간대에 회원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전에는 라지볼, 오후에는 일반볼로 분리해 운영 중이다.수업을 담당하는 탁구 지도자는 “하루 빨리 바이러스가 종식돼 마스크를 벗고 땀 흘리며 운동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 동호인들이 지역적 특성상 외부로 시합을 다니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여러 가지 경기 방식을 도입해 경기력을 향상시켰다.탁구를 치는 동호인들 중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후원대회도 열었다. 이 대회를 준비하는 탁구 동호인 모두는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참가비의 일부를 후원금으로 모았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동호인들의 후원금이 늘어났다. 탁구동호인들의 뜻을 모아 지도자 김씨는 울진군을 대표해 참가하는 학교 대표팀에게 물품과 경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 이후엔 대회가 중지됐다.하루 빨리 대회가 재개돼 탁구동호인들의 단합과 의미 있는 봉사활동이 함께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사공은 시민기자

2022-03-13

캠핑촌 둔갑 형산강 고수부지 이대로 두려나

낚시·취사·야영(캠핑) 금지구역으로 지정된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 고수부지 공영주차장이 무질서한 캠핑촌으로 바뀌어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음에도 행정당국은 단속의 손을 놓고 있다. 이 주차장 공간은 최근 캠핑족들의 점령으로 인해 무분별한 취사·음주 행위로 악취·쓰레기 투기·소음 발생 등 주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코로나19로 답답함을 해소하는 대안으로 급부상해 유행하는 캠핑문화를 즐기는 것은 건전한 일이다. 포항시가 형산강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시공한 ‘부조장터 숲길’과 고수부지 ‘부조장터 축제장’의 공영주차장은 강변 나들이 나온 시민 누구나 이용해야 할 시설이다. 그러나 캠핑 유행 바람을 타고 찾아온 카라반, 캠핑카, 70여 대와 소유주들이 타고 온 차량, 그들이 설치한 텐트로 주차장 전체를 꽉 메워 매일같이 불법 캠핑이 벌어지고 있다. 야간엔 음주 가무 등 소음공해로 인근 주민들이 생활 불편을 겪고 있으며 캠프장 내 사소한 도난, 시비 소란이 발생하고 심지어 강 건너 직선거리 500여 미터 떨어진 풍림아이원 아파트 주민들마저도 소음을 호소하며 경찰관서에 신고하는 등 새로운 치안 사각지대로 등장했다.형산강 고수부지는 하천법 제98조 제2항에 의거 낚시·취사·야영(캠핑)이 허락되지 않으며, 위반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된 엄연한 금지구역이다.그러나 이를 지도하고 단속해야 할 당국인 시는 캠핑 금지구역이라는 입간판 하나 달랑 세워놓고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실정이다.인근 주민 손모 씨(45)는 “차라리 일정한 장소에 캠핑 허가를 해주고 철저히 관리 감독을 하든가, 아니면 형산강 미관훼손, 오염방지를 위해 강력한 단속을 해야 한다”면서 “많은 사람이 몰려오는 여름철이 더 걱정스럽다, 시급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송준규 시민기자

2022-03-08

우리의 양성평등은 지금 어디쯤일까?

3월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장에서의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궐기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1911년 전 세계로 확산됐다. 당시 여성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는데 빵은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한다. 얼마 전 방송된 20대 대통령 선거 토론을 지켜본 이들은 후보들의 저출생에 대한 공약이 부실한 것을 두고 ‘여성이 일터에서 출산 전후 겪는 경력 단절 불이익 및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가 심각한 저출생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사회구조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코로나19 3년째를 맞는 지금 ‘돌봄’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갑작스런 돌봄 공백은 여성들의 삶을 힘겹게 하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여성들은 육아와 가사를 껴안을 수밖에 없다는 푸념도 들린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달전에 사는 워킹맘 곽모(36) 씨는 “정말 워킹맘은 힘들다.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나와 아이를 데리고 며칠 있어야 해서 출근을 못 하고 있다. 다음 주 출근해야 하는데 큰아이 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돌봄교실도 며칠 뒤에 시작한다고 한다. 월요일에 출근은 해야 하고 아이는 혼자 집에 둘 수도 없고…. 정말 머리 아프다. 직장을 쉴 수가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도 답이 없다”라고 힘겨움을 토로했다.포항시에서도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직장맘sos서비스나 아이돌보미를 시행하고 있지만 필요할 때는 정작 잘 연결이 안 되고 매번 돌봄 교사가 바뀌고 휴무일 때는 불가능해 이용자들이 불만이 많다.포항시 남구 이동에 사는 이모(34·여) 씨는 “복직하고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려는데 선생님이 안 구해졌다. 긴급돌봄에 아무리 연락해도 묵묵부답이고 이게 직장을 가진 엄마를 위한 정책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일주 전에 아이 데리고 출근했다”라고 성토했다.여성들이 ‘경력 단절’이 ‘경력 이음’으로 가기 위해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양성평등과 여성친화도시를 향해 가는 포항에서도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고 공공 보육을 위한 정책들이 계획에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몸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는 여론이 많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3-08

포항 대전리 ‘만세촌’을 아시나요?

지난 3월 1일 제103주년 삼일절 기념식이 대전리 마을회관 앞에서 대전리 14인 유족대표 및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포항시 북구 송라면 대전1리, 독립만세운동을 펼친 마을이라 하여 ‘만세촌’이라고도 한다. 이곳에 ‘3·1의거 기념관’이 있다.대전리 3·1의거 기념관은 2001년 건립되었으며, 1919년 3월 22일 청하장터 3·1만세운동의 중심이 되었던 송라면 대전리 출신 14인을 기리고, 의사들이 남긴 유품과 판결문 등을 전시하고, 영정들을 모시는 곳이다.포항은 경상북도에서 가장 먼저 독립운동을 전개했으며 포항장날인 3월 11일, 장터에 수백 명이 운집하여 만세를 외쳤다.이어서 3월 22일 대전리 출신 14인과 청하 출신 9인이 중심이 되어 청하장터에서 만세운동을 펼쳤으나 무자비한 무력탄압으로 23인이 투옥되고 옥사를 당하기도 하였다.대전리 사람들이 체포되자 마을사람들은 마을 앞 ‘두곡 숲’에서 독립만세를 외쳤다. 이후 옥고를 치르고 마을로 돌아온 의사들은 청년회를 조직하여 항일운동을 이어갔으며, 어린아이들도 골목에서 만세놀이를 했다고 전해진다.당시 태극기를 제작했던 장소에 ‘기념관’이 건립되었으며, 기념관 옆 복원한 이준석 의사의 생가에는 당시 대전교회의 종탑과 태극기 만들던 장면도 재현되어 있으며, 마을 안에는 1913년 3월 2일 설립되어 만세운동의 구심점이 되었던 ‘대전교회’도 있다.김경연 3·1의거 기념관 주무관은 “포항시민보다 타 지역에서 방문하는 분들이 더 많다”면서 “특히 학생들이 많이 와서 보고 독립의사들을 기리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삼일절이 아닌 다른 날에도 많은 방문을 기다린다”고 전했다.안시호 대전리 14인 유족회장은 “해마다 이곳에서 포항시 삼일절 기념행사를 하지만 이곳에 삼일의거 기념관이 있는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포항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3-08

박상진 의사의 애국심을 기억하며

얼마 전은 103주년 3.1절이었다. 작년 광복절에 이어 다시 한 번 박상진 의사의 묘를 찾았다. 큰길에 의사의 묘로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다. 간략히 요약하면 대한 광복회 총사령관인 고헌 박상진 의사는 1884년 울산 송정에서 태어나 경주 외동면 녹동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허위 선생 문하에서 수학 후 양정의숙을 졸업, 이후 판사 시험에 합격한다.그러나 일제에 국권이 침탈당하자 판사 부임을 거부하고 만주로 건너간다. 귀국 후 대구에 상덕태상회를 설립해 정보 연락, 재원조달 등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만든다. 그리고 1915년 대한광복회를 결성해 총사령관에 추대됐다.독립군 지원 및 독립군 양성에 힘쓰면서 일제의 세금 강탈에 저항하고, 친일부호와 조선총독 암살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1918년 체포돼 옥고 끝에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정부에서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으나, 이후 의사의 묘는 제대로 관리조차 되지 않았다.울산에서 먼저 의사의 업적을 재조명하기 시작했고, 묘역이 있는 경주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저평가된 의사의 업적은 그간 묘역 관리에서도 드러났다. 다행히 작년에 시에서 의사의 묘를 재정비하고 출입로도 확보해 지금은 쉽게 찾아갈 수 있다.박 의사의 묘를 찾아간 날 태극기와 깃발 하나가 함께 놓여있었는데 ‘겨레 하나’라는 단체의 깃발이었다. 겨레 하나 회원들은 최근 의사의 업적이 조명되기 이전부터 묘를 찾아 많은 이들에게 의사의 업적을 알리고 있다.가는 길에 구입한 하얀 카네이션 한 송이를 올리고 아들과 함께 절을 했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아직은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조용한 묘소를 아이들과 함께 찾아가 보기를 권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2-03-06

‘물의 집’ 상주 낙동강문학관을 가다

상주 IC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낙동강문학관(관장 박찬선)으로 가는 길은 매력적이다. 도남서원 앞 공원주차장에서 내리면 범월교, 경천섬, 낙강교로 이어지는 두 개의 다리를 건너야 갈 수 있는 서쪽 길이 있다. 상주 자전거 박물관 앞을 지나가는 길도 있다. 한 차로만 허락돼 있어 신호에 맞추어 교대로 통행해야 갈 수 있는 북쪽 길이다. 가끔은 고라니, 다람쥐, 나비, 새들이 마중을 나오는 길이기도 하다.그리고 마지막 길은 굽이치는 고개를 넘어야 하는 동쪽 길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물을 닮은 길이다. 이렇듯 문학관 가는 길은 조금의 수고로움을 관람료로 미리 지불해야 갈 수 있는 곳이다.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상주시 중동면 갱다불길 100번지에는 낙동강을 닮은 ‘ㄱ’자 한옥의 낙동강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영남인들 삶의 기록이자 생명이고 미래인 낙동강을 곁에 두고 낙동강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간직하며 내일의 문학을 열어가고자 하는 상주 문인들의 염원이 담긴 곳이다.대지 2천552㎡ 건평 405㎡의 규모로 지난해 가을에 개관했다. 아담한 문학관 중앙홀에는 영호루, 관수루, 영남루, 낙동강 3대 루의 시문을 동영상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제1실 ‘낙동강과 상주문학’에는 16명의 역대 상주 문인과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경유의 시평집인 ‘창해시안(滄海詩眼)’과 최초의 한글 소설로 평가받는 ‘설공찬전’을 지은 채수 선생에 대한 소개가 있다.제2실 낙강시회실에는 700년 시(詩)놀이 낙강시회를 잇는 낙강시제가 소개돼 있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1196년 이규보의 시회(詩會)로부터 1862년 류주목의 시회까지 666년 동안 51회의 시회 중에서 대표적인 시회를 담았다.1622년 임술년에 기록한 한시첩 ‘낙강범월록(洛江泛月錄)’의 시 정신을 이어받아 2002년에 재현한 낙강시제와 이후 매년 발간한 시선집 ‘낙동강’을 통해 시(詩) 공간의 확대와 심화를 볼 수 있다. 그리고 1862년 낙강시회의 시문과 풍경을 그린 합강선유록(22.47m)이 옛일을 되살리고 있다.제3실에는 ‘동시의 마을 상주’를 일군 신현득, 김종상 시인을 비롯해 22명 상주 아동문학가의 약력과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근현대 상주문학의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문학관 앞뜰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황홀하다. 노음산에서 내려오는 저녁 햇살이 낙동강에 부딪혀 하늘로 올라가는 풍경은 ‘불멍’과 ‘물멍’이 함께 가능한 곳이다. 경천섬을 비롯해 수상 둘레길, 학전망대, 청룡사 등 느리게 걸을 수 있는 품격을 갖춘 상주의 관광명소이기도 하다.시 한 편 읽으며 걷기에 좋은 봄이다. 박찬선 관장은 “물의 집에는 모두가 산다. 사람, 풀, 나무, 새들도 산다. 저물녘 강가의 사랑도 외로움도 산다. 풀지 못한 삶의 의미도, 가슴에 담긴 꽃길의 슬픔도 애틋하게 생각한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구름의 집에는 설계가 없다. 물의 집은 자유롭다”는 말로 낙동강문학관을 안내해줬다./김동수 시민기자

2022-03-06

봄이 오는 봉화- 조선의 유토피아 춘양 십승지

봉화 춘양 감동골에는 430년 된 겸암 류운룡 선생의 구국 치성을 드린 석단이 남아 있다. 류운룡 선생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형으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두 번의 왜적 침입으로 여든 노모와 100여 명의 식솔을 데리고 거기서 살았다.1592년 임진왜란 때 피난을 왔다 돌아갔으나, 1598년 정유재란으로 다시 봉화 감동골로 피난을 왔다. 류성룡 선생이 영의정에서 파직되고 형 운룡과 감동골에서 반 년을 기거하며 ‘징비록’(국보132호) 집필을 시작한 장소이기도 하다.봉화군 춘양면 도심1리 감동골에는 겸암 류운룡 선생이 나라를 위해 기도했던 기도단이 사과밭 가운데 430년 동안 초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돌을 모아 약간의 높이로 기단을 쌓고 크지 않은 돌을 세웠다. 너무나 볼품없는 기도단이다.비만 많이 와도 금방 흔적이 사라질 것 같은 단이 400년이 넘도록 보존이 된 것은 밭주인과 감동골의 주민들이 노력을 한 결과다. 류운룡 선생은 이곳에서 왜적의 침입으로 어려운 나라을 위해 기도를 하고 학문을 익혔다. 비가 오지 않아 단에서 기우제를 지내니 하늘이 감동해 비가 내렸다고도 한다. 그래서 이곳을 감동골 이라고 부른다.류운룡 선생이 심은 감나무와 식수로 사용했던 샘터가 남아 있고 후손들이 감동골 입구 도로변에 겸암 류운룡 유적비(文敬公謙菴柳先生道心村遺蹟碑)를 세워 역사를 알리고 있다.춘양은 십승지 중의 한 곳으로 류운룡 선생이 난을 피해 왔던 곳이고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태백산 사고지가 있던 곳이다.춘양은 태백산, 옥석산, 문수산등 1천m 이상의 높은 산들에 쌓인 평지가 있고 운곡천이 흘러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다. 가상의 무릉도원으로 가는 관문인 석문동(石門洞天)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류운룡 선생은 퇴계의 문하에서 공부하신 분으로 주역과 풍수지리학에 정통해 뛰어난 통찰력과 혜안을 가지고 있었다. 다가 인품과 학문이 빼어나 의금부도사, 한성판관, 안동현감, 풍기군수, 원주목사 등을 지냈다.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동생인 영의정 류성룡이 선조에게 형 류운룡을 해직시켜 노모를 모시도록 건의하고 이 청이 받아들여져 가솔들을 무사하게 춘양 감동골로 피난시킬 수 있었다.400년이 넘도록 겸암 선생의 기도단이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단이 위치한 사과밭 관리를 위해서는 방제차도 다녀야 하고, 예초관리기도 다녀야 하는데 불편함을을 감수하고 지켜준 밭주인이 고마울 따름이다.국립 백두대간수목원 가는 도로변에 겸암 유적비가 있고, 구국일념으로 치성을 드렸던 기도단은 유적비에서 감동골로 300m 정도 들어가 사과밭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춘양 십승지의 이정표 같은 기도단을 지자체가 정비해 문화유산으로 관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430년 동안 불편을 참고 지켜온 소중한 역사자료이고, 또 조선의 유토피아 춘양 십승지의 표상 같은 곳이기에.봉화 춘양 십승지를 찾는 기행자들은 꼭 이곳을 들렸다 간다. 태백산 사고지와 함께 지역 역사 콘텐츠 활용과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통한 살기 좋은 봉화 홍보에 활용하기를 기대한다./류중천 시민기자

2022-03-06

오천 5터널은 노래하는 도로!

남포항IC를 지나 오천5터널에 진입하면 동요 ‘아빠 힘내세요’ 멜로디가 나온다.이 멜로디 로드(노래하는 도로)는 도로에 홈을 파내서 소리를 만드는 럼블 스트립을 응용한 것으로 차량이 지나갈 때 바퀴의 마찰을 특정 주파수 영역대가 되도록 유도하여 음악이 되도록 만든 것이다. 운전자를 위한 졸음운전방지용으로 효과적이다.이 럼블 스트립은 덴마크의 조각가 스틴 크라럽 젠슨이 세계 최초로 고안하여 1995년 10월 질링(Gylling)이라는 도시에서 처음 적용되었다.국내에서는 2007년 10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도리JC 판교방향에 설치된 것이 최초이나 야간에 귀신 소리가 들린다는 주변 주민들이 민원이 많아 2010년 10월 폐지되었다. 당진영덕고속도로 가장교도 비슷한 시기에 민원으로 폐지되었으나 2014년 9월부터 재설치되었다.포항 오천5터널은 2019년 3월 29일 오전 10시 39분께 시멘트를 싣고 가던 레미콘 차량이 앞서가던 대형 화물차를 들이받고 사고로 레미콘 차량 운전자가 숨지고 차 앞부분이 모두 불탄 아픈 기억이 있는 터널이다. 그래서 ‘아빠 힘내세요’ 가사가 더 마음을 아린다. 오천5터널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더욱 세심한 안전운전하길 바래본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3-01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전국대회 관중 없이 치러져

빙벽등반은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불린다. 하얀 빙벽을 배경으로 크램폰을 장착하고 양손에 아이스 툴을 든 선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막상 등반이 시작되면 빙벽을 타는 이들은 물론 아래에서 숨죽이고 지켜보는 이들도 아찔하긴 마찬가지다. 올해 아이스클라이밍 전국대회가 청송 얼음골에 위치한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되었다. 지난달 19일과 20일 양일간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20일 일요일, 경기장 부근은 구경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얼음골 빙벽 구경을 왔던 이들도 아이스클라이밍 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에 신기한 듯 모여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멀리서만 지켜봐야 했다. 경기장을 마주한 건물에는 선수들을 위한 편의시설뿐 아니라 관람객을 위한 볼거리며 놀거리, 관람석이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개방되지 않았다. 팬데믹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가장 먼저 앗아간 것이다.경기장 옆 카페 유리 너머로 선수들을 지켜보았다. 1년에 한 번뿐인 경기를 놓치기 싫은 마음은 누구나 같은 모양인 듯했다. 유리에 붙어선 이들이 꽤 있었다. 몇 해 전, 가까이에서 세계대회를 지켜본 일이 있다. 선수들의 거친 호흡마저 들릴 것 같은 관람석에서 사람들은 함께 걱정하고 함께 환호했다. 폐막식이 열리던 날은 세계인의 축제였다. 그들은 돌아가서도 대한민국과 청송을 잊지 않겠노라 말했었다.내년부터 청송에서는 아이스클라이밍 세계대회가 재개된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얼음골에서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진다니 생각만으로도 신명 나는 일이다. 가마솥에선 고깃국이 끓어 넘치고 꽁꽁 언 개울에서는 앉은뱅이 썰매를 즐기는 아이들로 부산하겠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물러가고 세계 곳곳의 청년들이 빙벽을 타기 위해 이곳 청송 골짜기를 찾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3-01

남의 일 같지 않은 우크라 사태 흐트러진 안보의식 바로잡아야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이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러시아가 결국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해 전 세계가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다. 일상을 잃어버린 우크라이나 국민은 인접국으로 가기 위한 탈출행렬에 나섰고 도로는 마비 상태이다. 위로 북한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볼 때 남의 나라 일 같지 않고 우리의 안보 의식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러시아로부터 공격을 계속 받는 상황에서 아빠와 어린 딸의 생이별 영상이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적셨다. 우크라이나는 전시상태가 되면 18세부터 60세 남성 시민들을 예비군으로 징집하기 때문이다. 영상에서는 아버지와 어린 딸이 버스 앞에서 결국은 눈물을 터트리고 작별 인사를 나눈다.이 장면을 본 대학생 아들을 둔 조모(51·여) 씨는 “눈물이 난다. 아들이 3월이면 군대 입대를 하는데 걱정이 된다. 우리나라도 우크라이나랑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 북한이 쳐들어오면 무엇으로 막을 건지…. 매번 도발하는 북한이 있고 휴전 중이니 언제라도 당할 수 있고 늘 긴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포항시 북구 환호동에 사는 홍지영(39·여) 씨는 “21세기에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 가족들 두고 나라 지키러 가는 가장들 생각만 해도 눈물 나고, 보내야 할 아들까지 있다면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 죄 없는 사람들이 죽고 싸우고 군대에 징집되는 게 슬프고 안타깝다”고 전했다.우크라이나의 상황이 한국의 상황과도 유사해 우리의 역사 안보 의식을 다시 들여다보고 키워야 할 때다. 그 첫 번째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일회성 교육이 아닌 교과목을 통한 꾸준한 교육이다.그중 하나가 ‘독도 교육’이다. 시·도 교육청에서도 삼일절을 즈음해 ‘독도체험관’을 속속 관람하고 있고 경북교육청에서도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에 대한 영토주권 의식과 국제법적으로 독도를 수호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는 ‘사이버 독도학교’를 운영한다. 이번에 새롭게 개설된 ‘독도 교실 고급과정’은 고등학교 독도 교육 내용 체계를 바탕으로 제작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에 적합한 영토관과 역사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했다.이런 노력이 학교 현장에서 좀 더 확장되기를 바라며,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확실한 안보 의식들이 자리를 잡아 든든한 국방력의 원천이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3-01

보경사 입구 ‘3·1의거 기념비’ 안내문 필요

포항시 북구 송라면 중산리 내연산 보경사 입구에 건립되어있는 ‘기미삼일독립의거기념비(己未三一獨立義擧紀念碑)’에 안내문이 설치돼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포항 제2경, 내연산을 찾아 전국에서 오는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다니는 길목에 세워져 있는 이 비석은 포항지역에 첫 번째로 건립된 3·1의거 기념비임에도 아무런 설명이 없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보경사 입구의 비석은 경북에서 3·1만세운동을 선도한 포항지역에 기념물이 없음을 애석하게 여긴 3·1동지회와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이 모은 성금으로 지난 1970년 3월 22일 건립하였다. 비문에는 포항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출신 의사를 포함하여 35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3·1동지회는 3·1만세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출옥한 26명의 의사들이 송라면 조사리 교회에 모여 3·1운동과 항일투쟁의 결속을 다지는 취지로 1920년 4월 20일에 결성한 비밀단체다. 1929년 일제의 끊임없는 감시와 탄압으로 해산하였다가 광복 후 다시 결성하면서 청하·송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동지들도 참여했다.시민 박모 씨(61)는 “내연산 등산과 보경사에 수도 없이 다녔지만, 여기에 이런 비석이 있는 줄 몰랐다”며 “안내문을 설치하여 많은 사람이 기념비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문화관광해설사 한모 씨(50)는 “비석을 보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해설을 해 드리려고 하면 부담스러운지 그냥 가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안내문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3-01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제도 개선했으면…

지난해 12월 23일 소상공인·소기업의 피해회복 및 방역지원을 위한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지원계획이 발표됐다. 2021년 12월 18일 이후 영업시간 제한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소기업들은 심각한 피해가 예상됐고, 이에 제한조치를 매출 감소로 간주해 지원을 결정한 것.1차 지급은 지난해 12월 27일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소기업 중 사전에 시설 확인이 가능한 사업체가 대상이었고, 사업자 등록번호 끝자리를 기준으로 홀짝제 지급했다.2차는 일반 업종의 소상공인과 소기업, 3차는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소기업 중 지자체를 통해 영업시간 제한 행정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확인된 사업체에 지급했다. 이후 4차 와 5차도 증빙서류를 확인해 지급 중이다.고령군 대가야읍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의 발생 이후 매출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2021년 월 매출이 수 십만 원가량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그 후 지난해 12월 23일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지원계획에 영업시간 제한조치 업종은 매출 감소와 관계없이 지원한다고 공고를 봤으나, 자신은 기존에 지원 받은 명단에 없어 1차 지급에서 누락됐다고 설명했다.3차 지급에서는 행정명령이행확인서를 늦게 받아 누락돼 애로사항을 관련 기관에 문의했고, 지난 10일 행정명령이행확인서을 첨부해 방역지원금을 인터넷으로 신청했으나 현재까지도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A씨는 “영업시간 제한업종 전체에 방역지원금을 줄 때는 일선 행정기관에서 전국단위로 취합해 동시에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보 접근이 어려운 농촌과 노령의 소상공인은 이를 몰라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경근 시민기자

2022-02-27

시골마을 어르신들 뮤직비디오 만들다

최근 예천군 지보면 한 마을에서 제작한 동영상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마을 어르신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가사로 만들었고, 여기에 어르신들이 직접 분장까지 하고 영상에 출연한 것.동영상에 등장하는 노래의 제목은 ‘난 아니라고 봐, 되고마고지’다. 가사의 내용은 이렇다.“들에 가 일하고 집에 왔디만 밥차리라카네/난 아이라고 봐!밥 먹고나이 내한테 설거지까지 하라고카네/난 아이라고 봐!논밭일은 같이 하만서 밥은 맨날 내만하네/난 아이라카이(...)중략농사일에 남자여자 따로 있나/되고마고라 카이집안일에 여자남자 따로 있나/되고마고라 그러도살고지고 짜증나도 웃으면서 함께 가세/되고마고라 카이...”앞부분이 우리 어머니들의 지나온 삶을 말한 것이라면, 뒷부분은 그분들의 간절한 바람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을 참으며 살아온 어미니들의 삶에 가슴이 찡해진다. 이제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예천 어르신들 멋지네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이번 영상은 경북문화재단의 ‘마을 노래 만들기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2편 ‘꼬두밥 찌는 날’ 3편 ‘피룡바우’도 만들어졌다./박정서 시민기자

2022-02-27

스스로 당당히 설 수 있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지난주 ‘긴 터널을 지나 사랑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알려진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경산지회 최계순(69) 회장을 만났다. 최 회장과의 인연은 장애인 활동봉사를 통해서 맺어졌다. “어, 오늘은 치마를 입었네요. 어쩜 더 예뻐졌어요”라는 이야기를 전하는 최 회장의 모습은 시각 중증장애인으로 믿기지 않을 정도다.명랑, 쾌활, 긍정의 아이콘인 그는 13세 때 후천척으로 시각장애인이 됐다. 고향 강원도에서 대구로 공부를 하러 왔던 게 계기가 돼 경산에 정착해 결혼을 하고 가정도 꾸렸다 장애로 인해 불편한 것은 없는지 물었다.“빛이 없는 어둠속에 살아보셨나요?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평범한 외모를 보고 우리의 장애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과도하게 꺼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도 보통 사람들처럼 스스로 서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릴 혼자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고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최 회장은 독거 시각장애 어르신이 밥상을 받아놓고 파리 떼를 감당하지 못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경산지회장직 수락을 결심했다.하지만 취임해 보니 상황은 열악했다. 자본금은 8만원이 전부. 그때부터 최 회장은 잔 다르크라도 된 듯 개척자의 길을 걷게 됐고, 이웃들에게 호소해 모든 돈으로 쉼터를 만들었다.사람들이 모이자 먹을거리가 필요해 마트를 찾아다니며 유효기간이 일주일쯤 남은 음식들을 얻어다 식사도 제공했다. 부끄러움도 몰랐고 망설임도 없었다. 이런 최 회장의 활동에 감동한 이웃들은 십시일반 사랑을 나눠줬다.무급인 회장직이 어느새 15년. 이제는 복지제도가 진화됐고, 예전처럼 모임 장소나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은 줄었다.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또 하나의 간절한 소망이 생겨났다. 자신이 회장에서 물러나기 전에 1천300명 회원들에게 등급별로 각자가 스스로 설 수 있는 교육제도를 마련하는 게 바로 그것. 최 회장은 “이제는 복지에 대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장애인도 일반인처럼 삶의 목표를 세워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신념이다.이런 연장선에서 최 회장은 경산에 ‘힐링안마’와 ‘복손안마’로 불리는 시각장애인 자립 활동시설을 만들어 안마교육을 시켰다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이제 걸음마에 불과하지만 대기업 두 군데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은 것.대구에 있는 LG지사와 백화점에서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일하는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간단한 안마를 해주는 일은 비록 작은 금액이지만 장애인들이 일을 하고 대가를 지급받는 것이니 그 의미가 크다. 이는 ‘상생복지’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최 회장은 곧 일흔 살이 된다. 그전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안마센터의 바우처 등록과 직업교육을 통한 취업으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은 것이다.구호복지에서 자활복지로의 전환을 꿈꾸는 최 회장은 오늘도 세상을 향해 외친다. “국가와 기관의 보조를 받는 삶이 아닌, 자활교육과 사회동참 기회의 확대로 당당한 생활인으로 서고 싶다”고. 그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2-27

겉만 번지르르… 오어사 화장실 불만 토로 잇따라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어사 공동화장실이 불결하여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철저한 청결 관리는 물론이고, 일부 낡은 시설은 하루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다.운제산 자락에 있는 오어사는 1천400여 년 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신라 4대 고승인 원효·혜공·자장·의상대사가 머물렀으며,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 스님도 머물렀던 곳이다. 유물전시관에는 목비(木碑)와 보물로 지정된 동종, 고승들의 영정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2007년 조성된 오어지 둘레길과 사계절이 아름다운 사찰 주변은 풍광을 찾아오는 등산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다.이처럼 이용객이 많은 명소임에도 불구하고 공동화장실이 심히 불결하게 관리돼 잦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시민 강모 씨(50)는 “절에서 기도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렀는데, 악취가 심하고 지저분해서 한순간에 좋은 마음이 사라졌다. 도대체 화장실은 누가 관리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문화관광해설사 장모 씨(55)는 “특히 주말에는 화장실 민원이 많다. 포항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오어지 둘레길과 오어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포항시의 이미지가 손상될까 봐 염려스럽다”면서 “화장실을 청결하게 관리해서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비치된 공중화장실 점검표, 점검 체크리스트 등에도 아무런 표시가 없었으며, 점검자 성명과 연락처도 적혀있지 않았다. 배수구가 막힌 세면기, 휴지가 비치되지 않은 휴지걸이, 파손된 수건걸이도 보였다.관광객 박모 씨(67)는 “변기가 문제다. 요즘 공용화장실에 화변기를 설치한 데가 어디 있느냐. 다리가 불편하거나 쭈그려 앉을 수 없는 사람은 이런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할 수 없다. 지저분할 수밖에 없다”면서 “좌변기로 바꾸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2-22

정확도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 3월 개학이 두렵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며칠째 10만 명대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바뀐 코로나 검사체계에 사용하는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3월 개학을 앞두고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감염이 크게 확산하는 가운데 교육부도 21일 당초 발표한 ‘정상 등교’ 원칙을 바꿔 “학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원격수업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북교육청도 원활한 교육활동을 위해 학교별 학사 운영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학교에 자가진단키트를 예정대로 배부하기로 했다.하지만 자가진단 검사 결과 여러 차례 음성이 나왔지만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고위험군을 제외하고 신속항원검사로 1차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검사 정확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의료진에게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지 않고 개인이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할 경우엔 정확도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심각하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에 사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정모 씨는 “면봉에 표시된 줄까지 깊숙이 찔러야 하는데 넣다가 뇌에 균이 들어갈 수도 있어 위험하기도 하고 아이는 코도 작아서 발버둥 치고, 스스로 검사하면서도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의심만 한가득”이라고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장성동에 사는 40대 학부모 이모 씨도 “딸아이가 자가진단키트 검사로는 음성인데 PCR은 양성이 나왔다. 가격이 싼 편도 아닌데 이런 걸 아이들에게 계속 사용하겠다니 방역 정책도 뭐가 뭔지 헷갈린다. 우리 같은 비전문가들은 불안감만 커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 권모 씨도 “신속 항원 설명서를 보면 제품만으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없고 18세 미만은 사용 권장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면서 “비강 검사의 임상적 성능이 충분하지 않다고 들었다. 이런 검사가 세금 낭비,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코로나19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달 중순에는 확진자가 30만 명 가까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정상적인 등교를 누구보다 바라지만 그에 앞서 안전한 학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2-22

제철 송어회 맛집 가보니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리니 어딘가 허전하다. 헛헛한 속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이럴 땐 추워야 제 맛이라는 송어회가 제격이다. 소노벨 청송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청송 송어장 횟집’이 있다. 23년 전통을 자랑하는 소문난 맛집이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지붕이 나지막한 식당 건물로 향한다. 유명 방송 텔레비전에 출연한 사진이 한옥 벽에 그득하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큐알코드를 체크하고 안으로 들어선다. 주인이 양식을 시작한 지 50년이나 되었다니 햇 송어든 묵은 송어든 믿을만한 맛이겠다. 앉은뱅이 상 앞에 앉아 송어회를 기다린다. 입 안에 침이 고이고 남의 상으로 눈길이 간다. 껍질째 볶은 땅콩을 먹으며 솟구치는 식욕을 누른다. 푸짐한 상이 차려지고 두꺼운 옥돌 위에 발그스름한 송어회가 가지런하다. 양념된장에 폭 찍어 서둘러 한 입 먹는다. 쫄깃하고 탄력 있는 육질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힌다. 고소하고 담백한 속에 향긋함마저 숨어있다. 부지런히 젓가락을 움직인다.송어회는 무침회로 먹어도 기차게 어울린다. 싱싱한 채소와 다진 마늘, 콩가루에 참기름을 두르고 초장에 쓱쓱 비빈다. 콩가루 덕분에 고소함이 배가된다. 한 번 비벼서는 양에 차지 않는다. 두어 번 비며 먹으니 그제야 흡족한 탄성이 새어 나온다. 옆 테이블을 넘겨다보니 모두 셰프가 된 듯하다. 취향에 맞게 비비느라 손들이 바쁘다. 충분히 음미한 후 딸려 나오는 송어 매운탕과 밥을 먹는다. 비로소 속이 든든하다.송어는 DHA 성분이 풍부해서 두뇌발달이며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인지 노부모를 모신 이들도 자주 찾는 곳이란다.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도 좋다. 송어에 포함된 칼슘은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또한 비타민 A와 B가 들어있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고 기관지 점막을 튼튼히 한다고 알려져 있다.소나무 마디의 색과 비슷해서 이름 붙였다는 송어는 차고 깨끗한 1급수의 민물에서만 서식한다. 바다를 헤엄치는 연어와 비슷한 살빛을 가졌으나 연어에 비해 지방과 칼로리 함량이 낮다. 연어보다 섬세한 맛과 풍미를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깊은 산골 청송에서 자란 송어회 맛보러 이 번 주말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면 좋겠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2-22

‘생활 속 작은 실천’ 재활용품 분리 배출

얼마 전. 동네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설 명절을 보내면서 선물 포장에 사용된 플라스틱 같은 일회용품이 많이 버려진 것을 보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과 장기화로 배달 문화가 대중화되고, 캠핑 문화가 정착되면서 도시락 용기의 사용도 크게 늘었다.이렇듯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하고 있긴 하지만 정확하지 않아 실제로 재활용률은 떨어진다. 페트병 같은 경우 내용물을 비운 후 그냥 배출하는 경우가 많다. 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한 후 찌그러트려 뚜껑을 닫은 후 투명과 유색을 분리해 지정된 배출함에 넣어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요즘 생수는 라벨 없이 생산되는 것도 많다.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쓰레기 분리 배출법 몇 가지를 알아보자. 종이팩은 일반 종이류와 구분해 전용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우유팩 같은 경우는 물로 씻은 다음 말려서 접어 배출하고, 물티슈의 캡은 플라스틱으로 분리해 배출한다.알루미늄캔의 경우 내용물을 제거한 후 압착한 다음 플라스틱 뚜껑은 분리 배출한다. 종이박스는 테이프를 분리한 후 접어서 배출한다. 이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종이, 컵라면 용기 음식물이 남아 있는 케첩, 마요네즈 통 양념통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배출해야 한다.과일망, 과일포장재, 깨진 병, 보온·보냉팩, 거울, 화장품 용기 등은 오해하기 쉬운 분리 배출 품목으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놓아야 한다.재활용품의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알고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도록 모두가 노력한다면 재활용률을 높이는데 동참할 뿐만 아니라, 재분리 하는데 드는 시간과 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사공은 시민기자

2022-02-20

기차 타고 떠나는 봉화 협곡여행

봉화군에는 1천m 이상 되는 산이 13개가 있고, 순수 우리 기술로 1955년 영암선(영주~철암) 철도가 개통되면서 봉화 사람들의 손발이 돼준 기찻길에 13개의 기차역이 있다. 기차여행은 말만 들어도 설레고 행복해진다. 코로나19로 피로해진 심신에 봄기운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 타고 여행을 떠나보자.봉화 분천역에서 철암역까지(분천역~비동승강장~양원역~승부역~석포역~철암역) 약 28㎞ 백두대간 협곡구간으로 낙동강 최상류 물길을 따라 이어진 기찻길에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시속 30㎞ 느린 속도로 운행되고 있다.기차가 아니면 갈 수 없었던 첩첩산중. 구비구비 강줄기 따라 비경이 펼쳐지는 기찻길과 간이역 하면 떠오르는 소소한 추억의 풍경들을 느낄 수 있도록, 오지 간이역에서 쉬었다 가는 감성 열차여행이 사람들을 유혹한다.수려한 풍경도 좋지만 감동적인 영화 ‘기적’의 실제 배경인 양원역을 경유하고, 환상 눈꽃과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승부역도 경유한다. 시발역인 분천역 일대는 산타마을이다. 그래서 가족여행, 연인여행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협곡열차 내부는 사방이 확 트인 개방형 통유리로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고, 겨울에는 히터 대신 난로를 피우고, 여름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돌리는 감성 아날로그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터널을 지날 때는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를 이용한 조명이 밤하늘 별빛처럼 황홀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백두대간 협곡열차 백호 무늬의 외곽 디자인은 백두대간 호랑이의 기상을 표현한 것이며, 백호기관차와 진홍색 객차가 눈에 확 들어온다.영화 ‘기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양원역은 최초의 민자역이며 세상에서 가장 작고 아름다운역이다.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원곡마을과 울진군 서면 전곡리 원곡마을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원곡마을은 물길로 인해 기차가 아니면 학교를 가거나 춘양장에 갈 수 없던 오지로 원곡마을에서 분천역까지는 기찻길로 6.2㎞, 승부역까지는 3.7㎞를 걸어가야 했었다. 터널을 지나고 철교를 건너고 기차를 피할 수 없는 곳에서는 목숨을 내어놓고 다녀야 했던 안타까움을 지닌 섬 같은 오지 주민들. 철길로 걸어다니다 미처 기차를 피하지 못해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다친 사람도 부지기수. 철교에서 강물로 빠진 사람도 있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전해온다.춘양장을 보고 돌아올 때는 기차가 마을 앞을 지날 때 무거운 보따리는 기차 밖으로 던져 놓고 사람은 승부역에서 걸어서 내려왔다고 한다. 1988년 역을 만들어 달라고 눈물로 쓴 탄원서가 대통령께 전달이 되고 마침내 간이역 허가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철도청에서는 역을 못 만들어 준다고 하니 마을 주민들이 삽과 괭이를 들고 나와 역사를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의 양원역이다. 양원역이라는 이름은 원곡이 강 양쪽에 있으니 양원역으로 정했다고 한다.양원역은 시멘트로 만든 약 3평의 건물로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이고, 역사에는 긴 나무의자와 시계, 열차시간표와 거울이 걸려 있는 게 전부다. 산이 에워싸고 강물이 가로막아 아무나 갈 수 없었던 오지 중 오지 협곡. 그곳에 가면 우리가 잊고 있던 계절 본연의 얼굴을 맞이할 수 있다.얼었던 강물도 봄을 준비하기 위해 서서히 녹아 맑은 물소리가 들리고, 산길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서 만나는 자연,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협곡의 비경은 경이롭다.산길, 물길, 기찻길이 함께 하는 낙동강 최상류, 태곳적부터 자연이 미리 약속해둔 강을 따라 얼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기찻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낙동강 물길은 가파른 협곡을 휘감으며 나아간다.봄을 맞으러 떠나는 기차여행. 봉화 백두대간 협곡열차 여행으로 삶의 무게도, 코로나19로 지친 심신도 잠시 위로받으면 어떨까?깊고 깊은 산골짜기에도 봄이 찾아오고 물소리가 가득한 그곳. 경북 봉화 산타마을 분천역,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 승부역, 영화 ‘기적’의 이야기를 간직한 양원역을 찾아 느린 여행을 떠나보자. /류중천 시민기자

2022-02-20

경산 자인시장 찾았더니 장바구니에 봄이 한가득

지난주 경산시 자인면에서 5일 간격(3일과 8일)으로 열리는 ‘자인장’을 찾았다. 자인장은 시골의 작은 시장임에도 돔배기와 간갈치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전통시장이다.입춘을 지나 우수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떡 하니 버티고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는 동장군의 기세가 무색하게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전통가요 가락에 맞춰 장터가 들썩들썩 따뜻한 봄기운이 넘쳐난다.이른 시간이니 손님들이 별로 없으려니 생각하고 어물전부터 가봤는데, 오늘도 간 갈치와 돔배기를 진열한 상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계량의 법칙은 주인의 손과 마음에 달렸다. 잡히는 만큼 잘라주는데도 신기하게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다. 그저 묵묵히 순서를 기다릴 뿐. 한참 만에 갈치를 사 들고 노점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영춘화, 설중매, 대추나무, 동백꽃, 영산홍 등 봉오리를 머금은 묘목들과 꽃이 활짝 핀 화분들, 그 옆으로는 자연 바람과 햇빛 아래서 자란 냉이, 동초, 딸기, 전통방식으로 띄운 메주, 나물 등이 골목 안에 가득이다.냉이 한 소쿠리. 도라지 그리고 당장 필요 없는데도 “젊은이, 이것도 사세요”라는 말을 뿌리칠 수 없어 주섬주섬 사고 또 사니 굽은 등을 겨우 펴 물건을 건네주는 어르신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고맙고메이.”“복 많이 받그라.”그 모습에 문득 그리운 어머니가 떠올라 가슴이 뭉클했다.복잡한 시장을 돌아 나오다가 깜짝 놀랄 만큼 큰 버섯을 발견했다. 길이가 30㎝가 넘는 버섯은 생전 처음이라 신기해 이것저것 질문하고 관심을 보이자 입담 좋은 아저씨는 신이 났는지 손님들에게 두세 개씩 덤을 마구 넣어주시며 맛과 효능에 대해 자랑이 흐드러졌다.갈치와 돔배기 뿐 아니라 왕느타리버섯 파는 아저씨까지 자인시장 명품으로 등극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시간 가는 줄도 몰랐는데 어느새 두 시간을 훌쩍 넘겨 점심시간. 욕심껏 구입한 물건이 양손 가득이다.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을 한쪽에 밀어 놓고 자인전통시장의 먹을거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수구레국밥집에서 국밥 한 수저로 얼었던 몸을 녹인다.편리함을 갖춘 대형마트에 밀려 존재가치가 희미해져가는 전통 5일장은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가득한 삶의 터전이다. 막걸리 한잔, 칼국수 한 그릇에 아픔도 사랑도 녹여내는 전통시장이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화합과 치유의 장으로 역할하길 바란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2-20

포항역 주차난 이대로 둘건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 KTX 포항역 주변이 열차 이용객 차량들의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KTX 포항역은 공영주차장 405대, 코레일 주차장 455대 등 유료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주말이나 휴가철, 명절이면 이용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주차장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KTX 포항역에서는 포항∼서울 KTX 1일 상행선 16회, 하행선 14회, 대구선 무궁화호 왕복 4회, 동해선 무궁화호 왕복 7회, 동해남부선 무궁화호 왕복 2회 등 56회가 운행되고 있다.연말연시와 명절 연휴를 맞아 포항을 찾는 이용객들이 증가하면서 역에서 시내 방면 출구도로(렌터카 사무실 쪽)에 불법 주차 차량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어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지각없는 사람들은 도로 가운데 설치해 둔 차선 표시 봉을 철거하고 장기간 얌체 주차를 해놓아 이용객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이용객들은 이 같은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해 포항시와 경찰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포항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시민 김모(32) 씨는 “얼마 전에는 도로 가운데에 봉을 설치해서 도로 양쪽에 주차된 자동차가 없어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설치된 봉을 철거하고 양쪽 길에 주차를 해두는 바람에 차 한 대도 겨우 지나갈 정도”라면서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난감한 상황에 처하곤 한다”고 지적했다.박모(59) 씨는 “교행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짝이 없다. 봉을 망가뜨리고 땅에 볼트가 그대로 박혀있어서 다닐 때마다 사고가 날까 봐 아슬아슬하다”면서 “다시 봉을 단단하게 설치해서 차량 통행을 원활하게 하든지, 주차타워를 만들든지 근본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채모(67) 씨는 “공영주차장이나 코레일 주차장에 주차할 장소가 있는데도 좁은 도로를 점령하고 불법 주차하는 사람들이 있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곳에 주차하는 차는 모조리 견인하든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