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오지여서 더 매력적인 승부역 가는 길

툭툭 불거진 바윗돌에 부딪혀 물길은 휘돌아 가고, 가공되지 않은 자연에 철길과 물길이 공존하며 나란히 함께 간다. 협곡과 오지의 깊은 골에 숨어 있는 봉화 승부역. 낯선 세상과 만남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세상으로 숨어 들어가기 위함이 아닐까? 느리게 걸을수록 아름다운 곳, 소박한 풍경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삶의 향기를 만나기 위해 승부역 가는 길을 찾는다.봉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13개 기차역을 보유하고 있다. 차로 갈 수 없는 오지와 협곡이 많아 기차역이 많다. 봉화에서 태백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기차역인 석포에서 승부역까지는 자동차나 기차로 갈 수도 있으나 오지 여행은 걷는 것이 제격이다.이 길은 외길이어서 이정표나 내비게이션이 필요 없이 갈 수 있으며, 도보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석포를 벗어나 걷다 보면 폭포 가는 길이 나오고 결둔 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문헌에 따르면 승부마을은 옛날 전쟁이 났을 때 이 마을에서 승부가 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결둔마을도 군이 주둔한 마을에서 비롯됐다고 하니, 삼국시대 군사 요충지였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좌측으로는 기찻길이 있고, 우측으로는 사람이 다니는 길, 중앙에는 물길이 승부역까지 계속 이어져 숲에서 들리는 새소리, 돌 사이를 흐르는 물소리, 운이 좋으면 협곡을 달리는 기차도 길동무가 되어 준다.흐르는 물소리와 자연 속에서 길은 삶의 발자취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다. 걷는 내내 고즈넉한 분위기에 절로 빠져든다. 민가나 주민이 많지 않고 내륙 깊숙한 지역에 높은 산이 에워싸고 있어 왕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산길과 강줄기 그리고 기찻길이 숨바꼭질 하듯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사이좋게 나란히 가고, 산골짜기에 누운 바위는 금세 일어나 뚜벅뚜벅 일어날 것만 같다.승부마을의 들판은 세속의 시간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그 모습을 덤덤하게 드러내고,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유월 햇살은 따갑지만, 이따금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은 더없이 시원하다.조용한 마을을 뒤로하고 주황색 현수교를 건너 승부역 앞에 도착하면 여행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하늘도 꽃밭도 세 평인 승부역이 환하게 다가오고, 사방으로 꽉 막힌 협곡은 색다른 매력으로 분위기를 압도한다.승부역 뒤편에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있다. 태백 지역 지하자원을 운송하기 위해 1949년 공사를 시작해 1955년에 완공했다. 백두대간 협곡을 통과하고 험준한 산을 통과해야 하는 힘든 공사였다.문화부는 2011년 ‘승부역 가는 길’을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했고, 이곳이 오지 여행 성지로 떠오르면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환상선 눈꽃열차와 백두대간 협곡열차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척박한 세상의 일들이 어쩌면 이곳에서는 산새 소리처럼 가볍게 날아 흘러갈 지도 모르는 일이다.오지의 고요함이 주는 사색과 아련한 삶의 체취가 느껴지는 소박한 풍경이 매력적인 곳 바로 승부역 가는 길이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2-06-26

탁구, 건전하고 좋은 취미 아닐까요

하루하루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여행, 독서, 공예, 스포츠 등 취미 생활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완화된 시점. 그 동안 미뤄졌던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주말마다 봇물 터지듯 개최되고 있다.지난 11~12일 영양에서는 일월산배 전국오픈 탁구대회가 열렸고, 23~25일에는 문경에서 경북협회장배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열렸다. 대구, 경북 각 지역에서 탁구를 치는 동호인은 본인의 탁구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로 타 지역의 동호인들과 실력을 겨루기 위해 대회에 참여한다.울진에서도 대회 참가를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짐을 꾸렸다. 꾸불꾸불한 길을 1시간 30분~2시간을 달려 대회장에 도착했다. 대구, 포항, 경주, 멀리는 부산에서까지. 다들 열정이 없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대회 참가자들은 한 동안 열리지 못한 대회에 참가하느라 설레는 마음이 앞선다고 한다. 보통 첫날에는 60대 이상 참가자들의 라지볼 경기가 열린다. 둘째 날에는 일반볼 개인단식과 2인단체전 또는 개인복식, 셋째 날에는 단체전 경기가 열린다.대회마다 요강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각 종목별에서 부수별로 나뉘어져 경쟁을 한다. 시합에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실력이 나오지 않을 경우 답답한 마음에 자신에게 화도 낸다.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혼잣말을 하고, 자신에게 화내며 자책하는 모습은 탁구를 치지 않는 사람들이 보면 낯선 모습일 것이다.게임에 지고 뒤돌아서 응원하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 때면 민망하기 짝이 없다. 탁구는 상대성이 큰 경기라 상대방과 어떤 전략으로 경기를 치르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된다. 다른 종목도 그렇겠지만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게임은 지게 되는 것이다.당시는 화가 나도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떤 식으로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깨우치게 된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게 되면 실력은 그 만큼 늘게 되는 것이다.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성과가 어디 있으랴.그렇게 시합장에서 많이 지다 보면 상황에 따라 이기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것이 쌓여 나중에는 입상과 함께 승급을 하는 영광을 얻게 되는 것이다. 구력이라는 것을 무시하지 못하는 법이니까.단식과 달리 단체전의 묘미를 아는가? 서로를 응원하고 의지하면서 게임을 이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고 있다가 역전을 하거나 말번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하는 그 기쁨 때문에 이 사람들은 새벽잠을 마다하고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7월 울진에서도 금강송배탁구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동호인들이 참여하여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는 경쟁의 장이 되길 바란다./사공은 시민기자

2022-06-26

경산 남매지서 더위 이기고 건강 지키고

경산의 여름 더위는 연일 수은주 수치를 경신하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지도 않았음에도 37도를 오르내려 벌써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름하여 ‘경프리카’의 더위를 시민들은 어떻게 극북하고 있을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많은 장소가 있지만 오늘은 경산의 심장에 있는 도심 속 피서지 ‘남매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경산시청과 경산고등학교 사이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대구 지하철 2호선 임당역에서 내려 10분 정도를 걷거나,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엔 무료주차시설이 준비돼 있다.도착과 동시에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과 만나게 되고 물 위를 덮은 연잎 향기가 찾아오는 손님을 반겨준다. 남매지라는 이름을 쓰게 된 유래에는 몇 가지 전설이 있는데, 그중 경산문화원에서 소개하는 전설은 아래와 같다.‘조선시대 경산현에 부모를 잃은 오누이가 살았다. 이들은 빚을 갚기 위해 종살이를 했다. 그 집의 주인은 누이에게 첩이 되길 강요했고, 동생은 한양에 가서 벼슬을 얻어 돈을 갚을 터이니 기다려 달라했다. 하지만, 동생이 돌아오기 전 누이는 몸을 더럽힐 수 없다며 저수지에 몸을 던져 자결했다. 늦게 돌아온 동생은 누이를 찾았으나 자결했다는 소식을 듣고 누이를 따라 못에 몸을 던졌다. 이후 오누이가 몸을 던진 저수지를 남매지라 하였다.’이런 슬픈 사연을 담고 지금까지 도시를 지켜온 남매지는 많은 시민들을 위한 위로의 장소가 되고 있다.수영장과 물놀이 시설, 샤워기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한여름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분수쇼로 더위 사냥에 들어간다. 야외의 크고 작은 공연장과 수상에 만들어 놓은 공연장도 흥겨움을 더한다. 바람 좋은 날에는 남매지를 달리는 수상보트도 만날 수 있다.약 2.4㎞의 둘레길은 가벼운 운동기구와 정자, 벤치도 놓여있어 편안함을 더한다. 행운이 주어지는 날도 있다. 야외 공연이 있는 날엔 음악과 함께 건강을 지키는 운동도 할 수 있는 것. 또한 자전거를 탈 수도 있고, 반려견과 산책을 할 수도 있다.남매지 중앙광장에는 느린 우체통도 있다. 사연을 써 넣으면 1년 6개월 뒤에나 배달되는 신기한 우체통이다. 여기선 속도의 시대에 느린 우체통이 주는 교훈을 되새겨보게 된다.남매지의 매력은 밤에도 빛을 발한다. 시민들을 위한 음악분수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접근이 편리하고 각종 시설이 잘 갖춰진 남매지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문화와 나눔 교류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곳은 경산시민들의 큰 자산이다.남매근린공원 앞 카페 ‘폰드(Fond)’에서는 시원한 커피를 즐길 수 있고, 길 건너 ‘남매포차’에선 고소한 깻잎전을 안주로 막걸리도 마실 수 있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6-26

경로당 학교에서 만나는 기쁨

“밭에 풀약 치로 갔다가 한글 공부하는 날인 거 생각나가 약통도 내삐리뿌고 안 쫓아왔나.” 느지막에 배우는 글공부가 어르신들은 그렇게 좋다고 하셨다. 생전 처음 책가방을 들어봤다는 어르신들이 ‘소망의 나무’를 펼쳐놓고 한글을 쓰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마찬가지로 처음 잡아본다는 색연필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런 어르신들이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인해 공부와 담을 쌓고 지냈다. 경로당 학교가 문을 닫으니 어쩔 수 없었다.“집에 앉아 내 혼자 해 볼라 카이 어예 안 되더라 카이끄네.”그동안 스스로 해 보려고 애를 썼던 흔적들이 여기저기 묻어있다. 때 묻은 가방 안에 공책을 꺼내자 삐뚤빼뚤 쓰인 일기장이 나온다. 받침이 엉망이라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젊은 선생 앞에서 부끄러운 학생이 된다. 또 다른 어르신은 스케치북을 꺼내 놓으신다. 할머니 그림을 눈여겨 본 외손주가 심심할 때 그리라며 값비싼 색연필이며 스케치북을 사다 주었단다. 꽃 그림 그리는 게 하도 좋아서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그렸다고 하신다. 온갖 화사한 꽃들이 춤을 추는 듯 신이 나 보인다.“인자 바라는 거 암것도 엄따. 그저 아아들 건강하고 내 몸 안 아프고 그라마 되제.”새로 문을 연 한글학교에 모인 어르신들 표정이 코로나 이전처럼 밝고 씩씩해서 다행이다.“학교에 안 오마 또 밭에 나가 일 할 낀데 여가 마 내 놀이터고 휴식처 인기라” 약통도 팽개치고 공부하러 오셨다던 올해 일흔 후반의 어르신 말씀이다. 평생 농사일하느라 두 무릎 관절을 수술한 어르신은 목욕탕 의자에 앉아 공부를 하시면서도 불편한 기색은커녕 행복에 겨운 모습이다.“공부 갈체 주제, 운동 씨기 주제, 묵을 껏도 주제, 이보다 더 고마븐데가 어딨노.”청송문화원 성인문해교실은 총 열 곳의 경로당을 찾아 한글과 그림 이외에 갖가지 취미교실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약 160여 명의 어르신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수업은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호평받고 있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6-21

“장보기 겁나면 편의점으로 오세요”

치솟는 물가에 ‘장포족(장보기를 포기한 사람들)’ 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장보기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얼마 전 오랜만에 마트에 간 주부 정 모 (41·포항시 북구 대잠동)씨는 “마트에서 몇 개만 담아도 손이 떨린다. 아이들이 셋이라 박스로 사야 할 때가 많아 담을 때는 몰랐는데 계산대 앞에서 20만 원이 훌쩍 넘으니 표정 관리가 안 된다. 공산품도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먹거리 물가가 대부분 10% 이상 올랐다”며 장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포항시 북구 양덕에 사는 직장인 이 모 (33·여) 씨는 “주말에 외식하지 않고 집에서 차려 먹을 재료만 담았는데도 6만 원 가까이 나왔다. 물가가 올라 직접 요리해서 먹어도 배달 음식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것과 지출 차이가 크지 않다. 더 써질 때도 있어 어쩔 수 없이 장 보는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이런 장포족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 업계가 가격을 낮춘 소용량 채소를 선보이거나 슈퍼마켓의 자체상표(PB) 상품 판매에 나서면서 고(高)물가 잡기에 동참하고 있다. 대형마트 보다 싼 가격의 상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려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편의점 업계에서는 1인 가구가 주로 식료품과 간편식을 구매하는데 아이디어를 얻어 초저가 상품을 출시 중이다. 한 업체는 마늘, 고추, 대파 등 자주 이용하는 채소를 한두 끼 양으로 소포장으로 판매한다. 농협유통센터와 직거래로 가격은 900원~4천500원으로 평균가 대비 30%나 저렴하다. 이 밖에도 돼지고기와 소고기 냉장육을 소용량으로 출시한다. 중소기업 상품을 시중가에 70~80% 저렴하게 판매하는 ‘리얼프라이스’를 취급하고 김밥, 계란, 쌀을 한정 판매하기도 한다.포항 북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외식 물가 인상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 본사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고객들에게도 반응이 좋다. 편의점이 1인 가구가 많은 원룸촌에 위치해 채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오천에 사는 주부 박 모(45) 씨는 “요즘은 편의점에서 소량으로 잘 나오기 때문에 필요할 때만 사는 게 더 절약된다. 앞으로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6-21

6·25전쟁 격전지 기계·안강지구 전투 전적비

포항시 북구 기계면 성계리 입구에 한국전쟁 격전지 전적비가 있다. 전적비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로 희생된 젊은이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고자 2016년 건립한 비석이다. ‘기계·안강지구 전투’는 1950년 8월 9일부터 9월 22일까지 벌어진 전투를 말한다. 기계·안강은 전략적 요충지였다. 동쪽으로 포항(13㎞), 서쪽으로 영천(24㎞), 남쪽으로 경주(14㎞), 북쪽으로 청하(17㎞)로 이어진다. 북한군은 포항을 점령한 후 연화봉·운제산을 거쳐 경주로 진출하거나, 양포·감포·울산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으로 남하할 계획이었다.기계·안강 지역이 북한군에게 점령되면 포항·경주·영천·대구가 매우 위험하였으며, 영일비행장이 있는 포항이 차단될 위기에 처해진다. 이에 우리 군은 최후 방어선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전력을 투입하였다.북한군 제12사단과 제766유격부대의 공격에 맞서 수도사단·제3사단과 독립기갑연대·2개 유격대대·해군육전대·민부대·학도병 등 동원가능한 모든 전력을 투입하여 필사적으로 항전하였다. 그 결과 고지의 주인이 열여섯 번이나 바뀌고, 국군 제17연대는 소대장·중대장, 3개 대대장이 전사와 부상으로 인해 지휘자가 하루에도 수차례 바뀌고, 나중에는 일등중사가 소대장 임무를 맡기도 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피비린내 나는 격전장이었다. 17연대는 격전지인 곤제봉 전투에서 최후의 승자는 되었지만 수많은 목숨을 잃었다.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이 되는 해이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쉬는‘휴전(休戰)’기간이다. 그날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同族相殘)으로 희생된 영웅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순영 시민기자

2022-06-21

포항지역 여성 청소년을 위한 자선바자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지역본부(본부장 문희영)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포항후원회(회장 김경탁)는 지난 19일 지역 여성 청소년을 돕기 위한 자선바자회를 개최하고 후원금 전달식을 가졌다.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공원에서 진행된 이번 자선바자회 대부분의 물품은 포항후원회 회원 및 어린이재단 후원자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통해 이뤄졌으며, 포항시학부모회장협의회 등 다양한 지역 기업 및 단체가 함께 준비하고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이번 자선바자회를 통한 수익금 전액은 지역 여성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1인 10만원 상당의 여성용품키트가 지원되며,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목표로 했던 2천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지역 내 취약계층 여학생에게 지원할 예정이다.김경탁 포항후원회 회장은 “아직도 생리대 한 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아동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우리 모두 함께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함께 하고, 돕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번 자선바자회를 계기로 전염병으로 얼어 있었던 나눔문화가 조금이나마 다시 살아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포항후원회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자 모임으로 현재 130여 명이 활동하며 지역 내 아동을 위한 기부와 의미 있는 행사들을 이어나가고 있다./윤정미 시민기자

2022-06-21

이웃 돕고, 지구도 살리고

경주 충효동에는 이름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이 있다. ‘선도愛기부나눔마켓’. 큰 길 우측 건물 2층에 위치한 이곳엔 많은 분들의 나눔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최근 이곳을 지키고 계신 봉사자 정의진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정의진 씨는 선도동 어린이합창단 지휘자,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주강사, 경주음악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정씨는 방문자들에게 ‘엄마’라 호칭하며 딸처럼 살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이곳은 정기기부자만 141명이다. 그리고 다양한 업체에서도 물품 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선도동행정복지센터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취약계층 등 기준에 해당하는 이용자들은 1주일에 한번 세 가지 물품을 선택해 가져갈 수 있다. 주 이용자의 수는 대략 25~30명 정도이다. 인기품목은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반찬이나 라면 같은 식품이다. 이렇듯 선호하는 물품이 정해져 있어서 기부 물품만으로는 제공 수량이 부족하다.그래서 기부 받은 물품을 일반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 수익으로 부족한 물품들을 채워나가고 있다. 책은 2천원, 구두는 3천원, 겨울 내의 5천원 등이다.새 제품이지만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이곳은 자원봉사센터에 등록이 되어 있어서 봉사자들이 봉사시간을 등록할 수 있다. 일정 시간 이상의 봉사시간을 채우면 공영주차장 주차비 할인 등 여러 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이 외에도 올해는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서 ‘안녕 아이스팩 챌린지’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민의식 재고를 위해 기획된 사업으로 깨끗한 아이스팩 3개를 가져다주면 10리터 쓰레기봉투로 교환해 준다. 그리고 아이스팩은 자원봉사센터와 근처 소규모 업체들에게 제공된다. 업체들의 반응도 좋다고 한다.그리고, 프리마켓과 우리 동네 플로깅 등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들도 함께하고 있다. 한 번쯤 들러서 우리 이웃을 위한 구매도 하고, 지구 살리기에도 동참하면 어떨까?/박선유 시민기자

2022-06-19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이웃에 스미고 싶어

경산시 자인면에 ‘자원봉사자의 전설’이 있다는 반가운 소식에 길을 나섰다.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자인면 옥천리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미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물어물어 찾아간 시골집.거기서 꽃을 가꾸고 있는 경산시 자원봉사자의 대모 천복숙(67)씨를 만날 수 있었다. 듣던 것처럼 위풍당당하고 단아해 보였다.면 소재지에서 옥천리로 이사를 위해 6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손수 자연 친화적인 조경을 가꾸었다는 천씨. 대문 앞 담장에는 100살을 훌쩍 넘긴 멋진 떡버들나무가 서 있었다.뿐 아니라 어름나무, 각종 야생화와 다육식물 등을 어찌나 예쁘게 가꾸었는지 집주인의 야무진 삶의 이야기들이 그대로 녹아들어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고 있었다.지역의 자원봉사 현장에서 스쳐간 인연으로 무턱대고 찾아간 내게 “우야꼬. 바쁜 사람이 시골까지 연락도 없이 어찌 왔을까?”라며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천 회장에게 “제가 회장님을 억수로 좋아한다 아닙니까. 적십자봉사단의 선배님이기도 하시고요. 옥천리에 비밀의 정원을 꾸미고 계신다기에 취재차 왔심더”라고 답했다.신문에 실린다고 하면 만남에 응해줄 사람이 아니기에 능청스런 너스레로 위기를 넘기며 취재를 시작했다.천복숙 씨는 30년 전쯤부터 봉사를 시작했다. 두 명의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인초등학교 운영위원, 교통심의의원 자인적십자봉사회장으로 10년을 활동하면서 ‘김장 나눔’, ‘밑반찬 나눔’, ‘독거노인 돌보기’, ‘연탄 나눔봉사’, ‘긴급 구호활동’, ‘위기가정 돕기’, ‘불우이웃 돕기 캠페인’ 등을 진행했다.또한, 봉사기금 마련을 위해 일일찻집과 바자회, 아나바다 등을 통한 모금활동을 전개해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을 위해 통 크게 기부하기도 했다. 그런 활동을 인정받아 3년 연속 경산시 대표로 적십자사 지사장 표창을 받았다.“제 삶에서 이웃과 함께 한 30여 년 봉사자로서의 추억만큼 소중한 게 또 있겠습니까”라고 말하는 천씨는 “지금처럼 경제사정이 윤택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저소득층에게 연탄 한 장, 김장 한 포기가 너무나 귀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자인만 해도 시골인데 주위에서 위기에 처한 가정이라며 독거어르신 댁을 소개해줘서 가보니 방안에 떠놓은 물이 얼음이 돼 있었어요. 회원들과 상의해 연탄 500장을 들여놨었죠”라는 추억도 떠올렸다. 연탄을 받은 노인은 연신 눈물을 닦으며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앞으로 어떤 나눔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물었다. 아래와 같은 답이 돌아왔다.“저도 칠십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도시생활을 접고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며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자비와 보시행을 실천하며, 형편에 맞게 고요한 강물처럼 이웃에게 스미고 싶습니다. 누구나 마음이 힘들 때 우리 집 정원으로 놀러 와서 힐링하고 가세요.”오랜 세월 지역을 위해 헌신한 봉사자 천복숙 씨의 모습은 대문 앞 떡버들나무의 의연함과 닮았다. 눈과 비바람 속에서도 하늘을 향해 허리를 곧추세우고 긴 세월을 살아내며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주는 떡버들나무 말이다.이웃과 함께 잔잔한 강물처럼 살고 싶다는 천복숙 씨의 희망이 그가 가꿔놓은 아름다운 정원처럼 세상 속으로 스며들기를 소망해본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06-19

다시 열린 길안 민속단오제

매년 음력 5월 5일은 수릿날, 흔히 ‘단오’라 부르는 우리 명절이다. 옛사람들은 모내기를 끝낸 늦봄, 창포물에 머리 감고, 그네 뛰고, 씨름하며 다가올 여름 농번기를 앞두고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한다. 잊혀져 가는 우리의 세시풍속 단오제를 안동시 길안면 단오회에서는 1985년 시작해 올해로 벌써 서른 번째 개최하고 있다.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두 해를 건너뛰고 다시 열린 길안 민속단오제는 2017년부터 안동시 보조금 없이 길안면의 자체 행사로 실시하고 있다.길안면은 면의 대부분이 높은 산지로 이루어졌고 길안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다. 여름이면 길안천에서 골부리를 잡거나 다리 아래서 더위를 식히는 인파로 북적였고, 장날에는 시내에서 면소재지까지 일부러 골부리국을 맛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최근 다시 열린 단오제는 주민들의 잔치로 자리 잡은 만큼 의전행사를 줄이고 배방리부터 천지3리까지 24개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했다. 줄다리기, 그네뛰기, 떡메치기, 씨름, 노래자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길안면 단오공원을 들썩이게 만들었다.고된 농사일에서 벗어난 길안면 주민들을 위해 지역 사업체, 출향인들이 선물과 경품도 푸짐하게 내놓았다.길안 골부리식당, 억수로 지하수개발, 호박다방 등등에서 기증한 경품이 길게 줄지어 섰고 ‘풍년농사를 기원한다’는 축하 현수막은 정겹기 그지없다.마을 대항 줄다리기에서는 막걸리 마시느라 출전시간을 놓친 주민들로 부전승이 속출하고, 체급과 나이가 다른 선수가 맞붙어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씨름경기가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오랜만에 왁자지껄한 하루를 보낸 주민들에겐 더없이 기뻤을 한마당 잔치였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06-19

포항시 여성 서기관 비율 턱없이 낮아… 20% 안돼

정부가 지정한 여성친화도시인 포항시의 4급(서기관) 이상 관리직 여성 간부 공무원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포항시 전체 공무원 수 중에서 남성 공무원은 1천203명이고 여성 공무원은 991명으로 여성이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2년 현재 4급 이상 간부 공무원 17명 중 여성은 4급(서기관) 3명뿐으로 전체의 20%가 채 되지 않는다. 여성 고위공무원 발탁 인사가 부족한 것은 새 정부에 들어서도 이슈화가 된 문제다.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한 외신 기자가 새 정부 내각의 ‘남성 편중’ 현상을 지적했다. “대선 기간 남녀평등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한국 같은 곳에서 여성 대표성 증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나”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은 남은 2개 부처 장관 후보를 여성으로 채웠다. 전체 후보자 16명 중 3명(18.75%)이다.지난 3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 4년간 추진성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 정부에서도 여성 고위공무원은 4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0명에 1명꼴이었다. 과장급은 24%대로 늘었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엔 크게 못 미치고 있다.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사는 한 모(52·여) 씨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를 보니 17개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자가 전부 남자다. 아직 양성평등은 멀어 보이고 여러 이유로 여성의 지위도 취약하다. 유럽 정치인들은 이것을 보고 이상한 나라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일 년 전부터 수도권과 부산 등 대도시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전체 여성 공무원의 수가 남성 공무원의 수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신규 공무원 채용에서 여성 합격자가 두드러진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방인사통계통합시스템 분석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부산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공무원 수가 54%에 가까운 비율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1월에는 울산에서 처음으로 2급(이사관) 여성 간부 공무원이 탄생했다.포항시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한 여성 공무원은 “남성 공무원과 비교했을 때 여성 공무원이 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금 세 분의 여성 서기관들만 봐도 그렇다. 앞으로도 포항에서 4급(서기관) 이상 여성 간부 공무원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6-14

청송 주왕산 관광단지 개양귀비 만개

우미인초 꽃이 풍성하게 피었다. 주왕산 가는 길 초입의 주왕산 관광단지에 붉은 물결이 일렁인다. 넓은 둔덕에 조성된 개양귀비 밭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그 앞을 지나는 차들도 하나같이 속도를 늦춘다. 초나라 항우가 사랑했던 우미인의 혼이 스며든 탓인가, 그녀의 춤사위가 저리도 눈부셨던가,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실핏줄 같은 잎맥이 그대로 드러나는 얇은 꽃잎들 초록 줄기 위에서 처연하다. 우미인의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속을 누비는 사람들 몸짓, 하나같이 흔연하니 꽃이 주는 위안인가 보다.양귀비와 개양귀비는 모두 슬픈 설화를 가지고 있다. 아편이나 앵속이라 불리기도 하는 양귀비는 사람을 현혹하는 꽃이다. 당 현종이 자신의 며느리인 양옥환을 사랑해 비로 맞으면서 비극적인 양귀비는 탄생한다. 양귀비의 미색에 빠져 나라를 망친 현종은 안사의 난을 피해 도망가다 아리따운 양귀비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개양귀비 역시 항우의 애첩인 우미인의 사연을 담은 꽃이다. 항우가 유방의 군대에 포위되자 술자리에 함께 있던 우미인은 항우가 읊는 해하가에 맞추어 노래를 부른 뒤 자결한다. 후일 그녀의 무덤가에 핀 꽃을 중국에선 우미인초라 불렀다.우미인초란 이름과는 대조적으로 개양귀비는 유럽이 원산이다. 그러고 보면 우미인초는 우리 산야에 흔히 피는 두메양귀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떻든 붉은 개양귀비를 보면 클로드 모네의 작품 양귀비 들판이 떠오른다. 양산을 눕혀 든 여인과 양귀비꽃을 든 아이, 춤추는 듯한 나무와 붉은 꽃에서 기쁨에 들뜬 모네가 연상된다. 그가 사랑했던 아내 카미유와 아들 장이 양귀비 꽃 속에서 한없이 평화롭다. 아르장퇴유 언덕에 머무는 가족의 단란함은 양귀비꽃으로 연유한다는 걸 깨닫게 되는 그림이다. 붉은 개양귀비 꽃의 꽃말은 위안과 위로라고 한다. 개양귀비 핀 둔덕을 누구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돌아오는 주말 주왕산 관광단지에 핀 개양귀비 꽃을 보며 일상에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관광단지 내에는 수석 꽃돌 박물관과 청송 백자 체험 전시관, 그리고 청송 백자를 일본에 전승시킨 심수관 도예전시관이 있어 한 바퀴 둘러보는 재미도 만만찮다. 그곳 한옥 민예촌이나 인접한 소노벨 청송에서 1박을 한다면 일몰 무렵 개양귀비의 요염한 자태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6-14

미래의 꿈을 만들어가는 포항청소년연극제

올해로 18회가 되는 포항 청소년 연극제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번 ‘제18회 포항 청소년 연극제’에는 동해초등학교를 비롯해 동지여중, 포항여중, 세명고, 포항여고, 포항여자전자고, 경북세무고 등 7개 팀이 참여했다.참가 학생들은 학교 수업시간 이외 방과후 시간을 이용하여 지도강사의 지도 하에 틈틈이 갈고 닦은 실력을 한껏 펼쳐보였다.청소년 연극제이다보니 전체적인 흐름은 교육연극 형식에 가까웠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겪는 학교문제, 친구문제, 나아가 사회문제 등을 다루며 연극을 통해 우리가 가진 현실의 이면을 보여주었다.12일 경북세무고의 연극을 마지막으로 시상식도 열렸는데, 최우수연기상은 포항시장상으로 세명고 장주원 학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무대기술상은 포항여중 김지원·세명고 김도연 학생이, 우수연기상은 동지여중 김민서·포항여중 유수연·포항여고 김다은·포항여자전자고 이보미·경북세무고 이지유 학생이 수상하였다. 지도교사상에는 포항여중 정해순 교사가, 지도강사상에는 경북세무고 김용화 강사가 수상하였다. 특별상에는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상으로 동해초등교가 수상하였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6-14

포항문화재단, 별이 빛나는 포항 ‘정밀아×재주소년×종코’ 성료

(재)포항문화재단이 2022년 포항시민의 날을 기념해 개최한 ‘별이 빛나는 포항 정밀아×재주소년×종코’ 콘서트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10일 오후 8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별이 빛나는 포항 정밀아×재주소년×종코’ 콘서트는 300여 명의 시민들이 오랜만에 탁 트인 야외에서 연인 친구 동료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했다.연중 총 4회차 시리즈로 기획한 ‘별이 빛나는 포항’의 첫 프로그램이었던 이날 공연에는 한국 포크 음악의 대표 음악가로 자리매김한 정밀아를 비롯해 다수의 음반 발매 및 프로듀서와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재주소년, 그리고 포항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종코가 출연해 열정의 무대를 선사했다. 또한 이번 공연은 기존 야외공연장 무대 시설이 아닌 인근 해도공원 소나무 숲의 경치를 활용한 오픈 무대를 설치해 초여름 밤 포크 음악이 전하는 감성의 무대를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선보여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관람을 왔다는 이승희(51·포항시 북구 용흥동) 씨는 “포항과 인연이 있는 연주자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그동안 코로나19로 지쳤던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윤정미 시민기자

2022-06-14

오염된 한천체육공원 주변을 보며

예천의 지명은 단술 예(醴) 샘 천(泉)에서 유래했다. 물이 맑고, 달아 술을 담그기 좋은 물이라고 하였다. 그만큼 깨끗하고 좋은 물이라는 뜻이다. 예천 시가지를 관통해 흐르는 한천이라는 하천이 있다. 이 주변으로 공원을 조성해 주차장 및 문화체육시설로 만들어 많은 주민과 방문객들이 활용하고 있다. 또한 각종 행사도 이 공원에서 개최하고 있다.코로나19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날씨도 좋은 날이 이어지다 보니 한천체육공원을 찾는 주민들이 많아졌다.겨울철과 봄비 온 뒤에는 별문제가 없었는데, 최근 기온이 높아지고 비가 오지 않으니 한천 물에 문제가 생겼다.한천체육공원은 몇 개의 보와 수문이 있는데 수문을 닫으면 고여 있어 물이 오염되고, 열어놓아도 비가 오지 않으면 보가 물길을 막으면서 고이는 현상이 벌어졌다.최근엔 물에 정체 모를 이끼류가 뒤덮여 있어 가까이 가면 악취가 나고 미관상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돼버렸다.특히 육상실내훈련장 앞이 심각한 상황이다. 국제대회 등을 유치하고 개최하는 입장에서 경기장 바로 옆 하천이 더러워져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어린 시절 냇가에서 물놀이하다가 그 물을 먹기도 했었는데 불과 20~30년 사이에 이런 형편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한천 오염의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이 무엇인지를 찾으려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서 시민기자

2022-06-12

상주, 다시 동시의 마을로

1960년과 70년대 상주에 있는 청동초, 외남초, 상주초등학교 세 학교 어린이들의 글이 전국에 이름을 떨치자 언론에서 상주글짓기교육 현장을 취재해 신년특집으로 ‘동시 꽃피는 마을’이라 소개했다. 이후 다른 언론에서 ‘어린 문사의 고장’이란 제목으로 연재했으며, 1959년 ‘새싹회’ 주관으로 서울중앙공보관에서 ‘어린이 문학촌’이라는 이름의 시화전을 열었고, ‘동시의 마을’이라는 이름은 윤석중 선생이 ‘동시 꽃 피는 마을’을 고쳐 부른 것이다. 1963년 상주 어린이 글쓰기 대회 당선 작품집이 ‘동시의 마을’로 나오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낙동강문학관(관장 박찬선)에서는 동심에 가득 찬 상주를 되살리기 위해 최근 ‘동시의 마을 잔치’를 펼쳤다.지난 5월 27일와 30일에는 동시 마크라메(인형 만들기), 동시화로 꾸미는 방패연, 그리고 동시화를 수놓은 감성천, 동시 책갈피 만들기, 석고에 동시 그리기, 전통 놀이마당 등의 체험 부스와 ‘꼬깜꼬가미’ 인형극, 복화술, 동화구연으로 구성된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또한 ‘강’, ‘5월’, ‘낙동강문학관 오는 길’을 주제로 한 동시 쓰기와 그림그리기 대회도 함께 운영했다. 이 기간 동안 300 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였으며 그동안 코로나로 움츠렸던 동심의 기지개를 활짝 폈쳤다.잔치에 참가한 화령초등학교 4학년 학생은 “사람의 입에서 얼마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지 놀랐어요”라며 복화술 공연을 관람 한 후 소감을 말해 주었고 또 다른 학생은 “신현득 선생님의 문구멍이란 동시가 기억에 남아요”라며 동시를 낭독했다.5월 30일 저녁에는 Breeze Quintet 실내악단이 들려주는 인연, 걱정말아요 그대, 옛사랑, 섬집아기 등 저녁 노을에 어울리는 음악 선물과 박찬선 시인의 시 ‘물의 집’외 3편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다.특히 안도현 시인을 초청해 ‘동시 이야기’란 주제로 강연이 있었다. 안 시인은 “우리는 그동안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세계가 동심의 고향인 것처럼 왜곡을 일삼았다”고 진단하고 “남들이 늘 하던 방식 그대로 행과 연을 배치하는 것에 의구심을 가지고, 현실을 뒤집고 튕겨내고 해체하는 상상력이 없이는 동시를 동시라고 말하기 곤란하다”며 향후 동시문학이 나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상주가 동시의 마을을 노래하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다. 동시는 동심으로, 동심은 순수로 이어져 있다. 얼마 전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정당의 이름을 ‘르네상스(Renaissance)’로 변경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르네상스는 본질로의 추구이고, 그 바탕에는 순수함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상주도 다시 한 번 ‘동시의 마을’로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싶다. /김동수 시민기자

2022-06-12

대자연의 숨결이 살아있는 오지마을 봉화 관창리를 가다

‘봉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오지’라고 말들 한다. 물론 옛날 같은 오지는 아니지만, 앞으로는 30여 개의 봉우리와 수려한 산세를 가진 청량산과 발아래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앞마당 삼아 담담하게 오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곳 관창리.관창리는 만리산(792m) 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며 화전민이 이주하여 살기 시작한 마을이다. 오염과는 거리가 먼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 병풍처럼 펼쳐진 청량산과 문명산이 강줄기와 어울린 전경에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이곳에는 숨은 듯 시원한 물줄기 떨어지는 관창폭포가 있으며, 만리산 정상 부근에 신생대 화산으로 생긴 늘못과 향적사라는 사찰이 있다.강줄기에서 폭포와 관창리, 오지마을, 그리고 늘못, 향적사를 이은 ‘만리산 촌로’(20km)라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트래킹을 하거나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도록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다.봉화군 명호면 소재지에서 안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관창2교가 나오고 계곡 길 따라 관창폭포 주차장에 주차하면, 계곡을 낀 완만한 경사로 산책하듯 오솔길이 보이는데 그게 바로 폭포 가는 길이다.한낮인데도 짙어지는 산그늘 아래 폭포 가는 길은 산새 소리가 뒤따라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렇게 길동무 삼아 호젓하게 걷다 보면 쉬어갈 수 있는 정자와 테크길이 폭포로 안내한다. 관창폭포라 쓰인 표지석 뒷면에는 퇴계 선생의 네 수의 시가 새겨져 있다.높고 큰 벼랑을 그 언제 깎았던고성난 듯 쏟아지는 천길 비단 폭이 걸렸구나.진동 소리 산을 울려 산도깨비 다 달아나니오롯한 한 폭 경치가 신선의 세계로구나.세차게 떨어지는 물소리와 함께 시원한 폭포수, 거대한 암석 사이를 수천 년 갈고 닦으며 쏟아지는 물줄기는 장쾌하게 산을 흔들고 있다. 병풍처럼 두른 기암괴석과 우렁우렁 쏟아지는 물길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오랜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위용은 덜하지만 태곳적 자연 계곡과 소의 물빛은 멋을 더하며 퇴계 선생의 시처럼 신선의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다.폭포에서 나와 늘못생태공원으로 향한다. 신생대 화산 폭발로 인해 생긴 연못으로 가는 길은 자동차도 힘들어한다. 쉽사리 찾아가기 힘든 자연, 높은 곳으로 고갯길을 굽이굽이 돌기를 수차례. 여기저기 듬성듬성 흩어진 집들이 보인다.길은 산허리 이리저리 굽이친다. 잠시 쉬어가도 좋을 확 트인 시야에는 청량산과 문명산 봉우리가 파도처럼 이어진다. 만리산이란 지명은 정상에서 만 리가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하늘 아래 조용히 앉은 산의 능선들이 자연이 그린 한 폭의 수채화다.다시 산허리를 돌고 오르면 만리산 정상부 늘못이다.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고 오른 터라 정상에서 보는 늘못은 더없이 반갑다.이 늘못엔 이무기가 살았으며, 인근에 매어둔 황소를 잡아먹고 고삐만 물에 떠다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기도 한다.늘못에서 지척인 작은 사찰 향적사는 요란하지 않게 부처님을 전하는 사찰이라는 뜻으로 법당 창건을 위해 기둥을 세우고 상량을 하려는데, 부처님이 나타나 “천년 앞을 보아야 하는데, 그 기둥으로 지탱하겠느냐”는 말을 들려줘 공사를 중단했었다는 일화가 있다.대자연의 숨결이 살아있고 관창리 사람들의 삶이 어우러진 만리산 촌로 길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겸손을 담는다.산이 에워싸고 강물이 가로막아 아무나 갈 수 없는 오지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봉화. 만리산 관창리는 오래 머물고 싶은 풍경이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2-06-12

“요즘 전세 구하기 어려워요”

월간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지난달 4월 전국 단위의 정부 통계에서 전·월세 총거래량(25만8천318건) 중 월세 거래량(13만295건)이 전세(12만8천23건)를 앞지른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덕분에 전세 구하기는 어려워졌고 전세대란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포항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전세매물보다 대부분 매매나 월세 안내문이 붙은 것이 눈에 띈다.부산에서 포항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강모(42·여) 씨는 “주말부부를 하다가 6월에 포항으로 이사를 하기로 하여 장성동이나 창포동 쪽 아파트 전세를 찾고 있다. 전세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부동산 앱을 보고 있어도 직접 발품을 팔아도 전세는 잘 구해지지 않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에 사는 주부 박모(40) 씨는 “요즘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 제 지인 가족도 어쩔 수 없이 매매를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전세가 귀하니 실제 거주를 하는 목적이라면 지금 전세보다 매매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사는 이모(32·여) 씨는 “곧 집이 계약 만료라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데 2년 전보다 1억이 올랐다. 전세가가 매매랑 거의 차이가 없다. 임대차법 영향이 큰 것 같다. 사는 게 나을 것 같지만 그것 또한 많이 오른 상태다. 8월에 나가야 하는데 고민이다. 월세는 2년 전보다 많이 올랐음에도 지금 잘 나간다고 한다. 전세를 연장하는 것도 집주인 때문에 쉽지 않다”고 걱정했다.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세보다 월세 비중이 늘어난 것은 복합적인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매물이 줄었고 집주인은 4년 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려받으려고 해 전셋값의 급등과 높은 전세 대출 이자로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세입자들은 8월 전세 이동을 위해 한두 달 전인 6~7월에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정부의 전세 자금 대출 금리 우대, 대출 규제 완화 등의 대책이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6-07

성덕댐에서 즐기는 볼거리·즐길거리

오랜 가뭄 탓에 댐 수위가 턱없이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다목적댐 중 가장 높은 곳(396m)에 위치한 성덕댐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은 원래 무계마을과 수락마을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며 살아가던 하늘 아래 첫 동네였다. 수락이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물이 흔한 곳이어서 2015년 꼬박 8년에 걸친 공사가 끝나고 댐이 들어섰다. 댐 위를 14개의 다리가 지나는데 낮별이 발 담근 물빛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이 이곳 물줄기의 기원인 때문이다. 이 아름다운 호수에 봄 가뭄이 찾아와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이럴 때 만나는 귀한 절경이 있다. 수락 2교에서 바라보는 수락리 주상절리다. 잘생긴 돌기둥이 사열하듯 서 있는 광경을 온전히 보게 되었다. 평소엔 수위가 높은 탓에 세계 지질유산에 등재된 이곳 절리를 절반 정도도 볼 수 없었다. 1억 년 전 시간이 그대로 간직된 돌기둥은 화산재가 쌓여서 굳어진 용결 응회암이다. 뜨거운 화산재가 쌓이는 동안 높은 열과 압력으로 인해 엉겨 붙었다가 식으면서, 몸피는 줄어들고 다각형의 돌기둥이 된 흔치 않은 절리다. 그런 까닭에 돌기둥에 새겨진 섬세한 무늬는 볼 수 없지만 미끈한 다릿발 모양이 켜켜이 포개진 형상이 볼만하다.성덕댐을 끼고 면봉산 칼데라 지형이 지나는데 백악기 함몰 칼데라에 속한다. 칼데라는 화산이 분출하고 난 뒤 지하의 빈 공간이 내려앉아 만들어진 분지 지형을 말한다. 면봉산 칼데라는 지름이 약 10㎞에 이른다. 하지만 세월의 풍화를 거치면서 지금은 화구가 어디였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수락리 주상절리가 칼데라의 중심이었다는 건 확실하다고 알려져 있다.솥단지 모양이라는 칼데라 안에서 쭉 뻗은 절리 구경에 한창인데 물 위를 나는 듯 걷는 새가 눈길을 끈다. 잠수에 능한 민물가마우지다. 요즘은 해안가가 아니라 내륙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다. 수면 아래를 가만히 지켜보니 바쁘게 헤엄치는 메기도 눈에 띈다. 이곳 호수가 가마우지의 놀이터 겸 먹이 공급처 역할을 하나보다. 부리를 디밀고 물속에 들어간 가마우지 한 쌍이 한참을 기다려도 나올 기미가 없다. 언제쯤 물 밖으로 나올지 지켜보느라 어느새 주상절리도 뒷전이다. 그러고 보면 가마우지의 자맥질이 세계 지질유산을 이긴 셈인가.성덕댐은 주상절리 외에도 댐 아래 오토캠핑장을 갖추고 있다. 주변 개울에 수달이 여럿 놀아서 캠핑장 이름도 수달 캠핑장이다. 가족단위 손님이 많아 주말엔 예약을 해야 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넓은 축구장과 아담한 카페도 갖추고 있어 이미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영천을 거쳐 현서면 사촌리로 들어오는 길과 안덕으로 해서 오는 길, 두 갈래가 있다. 어느 곳이든 경관이 아름답고 한적해서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6-07

‘좋은 환경예술가’를 실천하고 있는 청소년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단 하나뿐인 지구를 보전하기 위해 1972년 UN에서 매년 6월 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지정하고 이를 기념해 오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96년 ‘환경의 날’을 지정해 올해 27회를 맞고 있다.이처럼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 등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 환경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실천하는 청소년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포항 대도중학교 좋은환경활동예술가 동아리 학생들이 그들이다.1,2학년 10여 명으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조향미 담당 교사의 지도 아래 자연을 지키고 미래환경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공부하고 있다.주요 활동은 줍깅과 정크아트.학생들은 학교 주변과 동네 주변에서 ‘줍깅’(산책이나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통해 주운 페트병 등 쓰레기를 예술작품으로 업사이클링화 시킨 정크아트로 창작활동을 해보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어떻게 악영향을 끼치는 지에 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폐 페트병으로 정크아트 작품을 완성한 한 학생은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와 무지한 행동으로 자연이 병들어 가는지 스스로 체험하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됐다”며 “동아리 뿐 아니라 학교 교육에서도 자연과 환경에 대해 깊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조향미 교사는 “좋은환경활동예술가 동아리는 환경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 구성되었으며 기후 위기 시대에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학생 중심 환경 탐구 프로젝트와 생태계와의 공존을 위한 활동을 연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허지은 시민기자

2022-06-07

“안 오른 게 없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안 오른 게 없을 정도로 급격한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주부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끼치며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대구·경북의 소비심리지수는 102.4로 지난달에 비해 1.6포인트나 낮아졌다. 전국소비심리지수(102.6)와 비교해도 0.2가 더 낮다. 특히 생활 형편 지수가 지난달보다 4포인트나 낮은 수치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지역 봉쇄와 같은 물가 상승요인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생활 물가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포항시 북구 초곡에 사는 장 모(39·여) 씨는 “계란 값이 많이 올랐다. 계란 한판에 비싼 게 3천 원 하던 시절이 그립다. 지금은 8천 원이 넘는다. 특별한 걸 사는 게 아니라 평소대로 장을 보는데도 물가 오름을 실감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두 번 갈 거 한 번으로 줄여 쇼핑 횟수를 줄이고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을까 해서 필요한 거 있을 때만 작은 마트에서 사거나 온라인으로 조금씩 사는데도 만만치 않다”며 한숨지었다.장성동에 사는 전업주부 이 모(42) 씨는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기본 식자재값도 너무 많이 올랐고 아파트 관리비며 가스비도 마찬가지다. 장을 보러 가서도 오른 가격표를 한참 들여다보며 고민할 때가 많다. 자주 먹는 치킨도 배달앱으로 확인하니 한 달 전 가격보다 2천 원이나 올랐다. 아이 성적이랑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이제 맞벌이가 기본인가 싶다”고 푸념했다.직장인 최 모(41) 씨는 “요즘 회식할 때도 소주 한 병값이 5천 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데 그것만 봐도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고물가 속에 소비자들은 앞으로의 생활 형편마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나라 밖의 악재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까지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정한 새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민생안정 대책에서 무엇보다 국민에게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외식, 주거·교육비 등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5-31

국내 최대 규모 ‘청량대운도’ 구경 오세요

그림 하나를 전시하기 위해 건물을 따로 지은 경우가 있다. 한국화가 야송 이원좌 선생의 청량산 실경 산수화를 담은 청량대운도 전시관이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 정도 600년 야송화전에서 ‘청량대운도’를 첫선을 보인 후 청송 야송미술관에 기증했다.하지만 가로 46미터 세로 6.7미터에 이르는 대작은 전시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었다.그림을 보려고 찾는 이들이 줄을 이으면서 군에서는 달기 약수탕과 야송미술관, 신촌 약수탕을 잇는 관광벨트 조성을 위해 2013년 청량대운도 전시관을 개관했다.‘청량대운도’는 1992년 4월부터 시작해 그 해 10월에 완성되었다. 야송 선생은 대운도를 위해 1989년부터 청량산 구석구석을 답사하느라 헤매 다녔다. 실제로는 6개월이 아니라 4년이 소요된 것이다.붓을 손에 든 뒤로는 끼니를 거르는 건 예사였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밤낮없이 작업을 강행했으므로 건강을 돌볼 여력조차 없었다.전지 400매 분량이 쓰였을 정도로 그림에 들인 정성은 대단하다. 검고 윤기가 흘렀던 숱 많은 머리는 작품이 완성될 때쯤 하얗게 세어 백발이 되어있었다고 한다.작품을 하는 동안 꾸준히 기록으로 남긴 야송 선생의 일기에서도 그 열정을 찾아볼 수 있다.선생의 분신과도 같은 ‘청량대운도’는 한국화의 상징으로 손꼽힌다.전시관에 들어서면 2층 높이의 기다란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과 마주한다. 처음 본 이는 누구나 그 규모에서 풍기는 위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건물 전체가 수장고인 셈이어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기계장치 소리가 만만치 않은데도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 또한 엄청나다는 걸 느낄 수 있다.구름 위에 뜬 청량산이 다만 그림으로만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청량대운도에서 몇 해 전 작고하신 야송 선생이 하얀 머리를 묶고 푸른 두루마기 펄럭이며 걸어 나올 것만 같다.청량대운도 관람을 마치면 바로 옆 야송미술관이 기다린다. 두 개의 전시관에 국전 심사위원을 지냈던 야송 선생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청송의 산수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그런 후엔 눈앞에 보이는 신촌 약수탕에 들러 탄산수처럼 톡 쏘는 약수 한 컵 들이켠다면 여행의 피로는 씻은 듯이 날아갈 것이다.신촌 약수로 푹 고운 닭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더위를 대비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약 300미터에 걸쳐 있는 약수백숙집 어디든 약수가 철철 흘러넘치는 광경은 여행의 또 다른 묘미를 줄 것이다. 동청송 IC에서 내리면 지척에 모여 있어 길을 헤맬 필요도 없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5-31

‘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의 묵묵한 활동

이름 없이 산화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단체가 있다.포항 (사)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는 지난 2012년 6월 산남의진 제3대 의병대장으로 활동하다 순국한 최세윤 의병대장과 그 가족이 이룬 천하삼절(天下三絶 : 忠·孝·㤠)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지역민들에게 애국심과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자 창립되었다. 산남의진(山南義陣)은 구한말인 1906년부터 1910년까지 경북 영일과 영천, 청송 , 경주 일대의 백성들이 산남(문경새제 이남이란 뜻으로 영남 또는 교남과 같은 말이다)에서 일으킨 민간 항일저항운동 조직의 하나다.고(故) 배용일 초대회장에 이어 제2대 박이득 회장의 뒤를 이어 제3대 회장에 취임한 이상준 회장은 “산남의진에 참여하여 투쟁하다 순국한 의병들의 행적과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선양하는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그동안 각종 학술강연회를 비롯해 천하삼절 정신구현 추모축제, 미(未) 서훈 의병지사 포상 상신, 의병의 날 행사, ‘포항의 독립운동사’발간, 호국관련 한시 백일장 등을 개최하며 일제에 항거한 선조들의 의병정신을 기려왔다. 올해 3·1절에는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자료를 찾아 국가보훈처에 유공자 포상을 신청한 결과 3인의 독립유공자가 정부포상을 받게 되었다. 국가보훈처로부터 1906년 의병항쟁 병오(丙午)창의(倡義)에 가장 먼저 참여하여 참모로 활동하다 순국한 흥해 출신 정래의 선생은 ‘건국포장’, 산남의진 포영장(砲領將)의 임무를 수행한 죽장 출신 김순도 선생은 ‘애국장’, 청송서부지역 수호 전투를 이끌던 청송 출신 소모장(召募將) 남석구 선생은 ‘애국장’ 추서 결정을 통보받았다. 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는 또한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에서 산남의진 제2대 정환직 의병대장이 체포 되던 날, 일본군에 의해 처참하게 희생된, 이름을 알 수 없는 의병 3명의 합장묘에 매년 6월 6일 추모식을 올리기도 한다.최기출 사무국장은 “선조들의 추서 소식을 알리고자 하나 후손들을 찾지 못해 알릴 길이 없어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조국광복을 위해 희생한 의병들의 자료를 찾아 영예를 되찾는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호국의 달을 맞아 이름 없이 산화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의 귀감이 되는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 /이순영 시민기자

2022-05-31

경주체리의 새콤함에 빠져 볼까요?

체리를 수확하는 꼬마 농부의 손길이 바쁘다. 문화관광도시 이미지가 강한 경주에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바로 체리 따기 체험이다. 경주는 전국 최대 국산 체리 주산지다. 국내 공급량의 40~50%를 차지하고 있다. 경주체리는 6월 한 달간 맛볼 수 있는 시즌 한정 과일이다.경주 특산물인 경주체리는 예상외로 100여 년의 긴 재배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은 경주 전역으로 재배지가 넓어졌으나 초기엔 화천지역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그곳으로 가면 경주체리 최초 재배자인 홍순원 옹의 사진이 벽화로 남아있다.1936년 일제 강점기에 심어진 체리나무를 1944년 홍순원 옹이 일본인으로부터 매입해 재배한 것이 시작점이었다. 20여년 전만 해도 고급 음식이나 장식용으로 주로 사용되다보니 색이 붉은 종이 비싸게 팔렸다. 그러다 입소문이 나고 일반 구매자층이 넓어지면서 새콤달콤하며 과즙이 풍부한 중만생종 좌등금도 인기다.껍질이 두껍고 단맛이 강한 수입 체리와 비교해 새콤한 맛이 추가되어 질리지 않고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수정 이후 농약을 살포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과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최근엔 10여 종에 달하는 품종 도입으로 시기별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맛뿐만 아니라 항산화작용, 염증완화, 불면증 해소, 당뇨와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몸에 좋은 것은 맛이 없다’라는 편견을 깨는 과일이다.체리 농장은 경주 전역에 퍼져 있지만 신경주역 근처에도 많기 때문에 KTX를 이용한 도보 여행을 할 때도 예약 후 체험이 가능하다. 6월 경주를 여행할 예정이라면 체리 따기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박선유 시민기자

2022-05-29

따끈한 국수 나누는 우리 동네 의순씨네 집

나눔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온 이의순 씨.언뜻 제목만 보면 국수집을 소개하는 글로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국수를 만드는 이의순(70) 전 지체 장애인 회장이 오늘의 주인공이다.이의순 씨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으며 체육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소아마비로 인해 장애를 가지게 되었고, 불편함을 안고 살고 있다.강원도 출신인 이의순 씨는 결혼을 하면서 경산으로 내려왔고 하양에서 볼링장을 운영한 경력도 있다. 살아가면서 주변에 장애인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눈길이 갔고, 본인보다 불편하고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어 장애인들을 위한 일에는 언제나 솔선수범을 해왔다.지체장애인을 돕는 일을 하다 보니 경산시지체장애인협회 사무국장이 됐다. 그러던 중 김종호 회장이 사망하면서 회장직을 맡았다.많은 사람들이 지체장애인들은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날 문득 과격하지 않고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는 파크골프에 눈이 갔다. 이곳저곳과 연계해 마음을 모았고 사비를 털어 ‘장애인 골프클럽’을 만들었다.이씨가 만든 경산 장애인 파크골프클럽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지금은 경산시 체육회에서 약간의 보조금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전엔 임원진과 회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비용을 부담했다. 차량 지원도 없어 뜻있는 분들과 이의순 씨 차로 움직였다.장애인들도 체육활동을 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즐거워하는 장애인들을 보며 행복했다.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지만 그 시절이 지금보다 행복했다고 말한다.기쁨과 슬픔이 교차했던 역사를 뒤로 하고 이제 이의순 씨는 분신 같던 지체장애인협회의 모든 일들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왔다.“장애인들을 위해 아직 할 일이 많을 텐테 물러서 계시면 어쩌냐”는 질문에 이씨는 “일선에서 물러나니 할 일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직책이 없다고 약자들을 위한 일을 그만 두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요. 오죽하면 우리 집이 ‘의순 씨의 국수맛집’이 되었겠어요”라며 웃었다.“저는 소아마비라는 장애로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장애를 핑계로 누군가의 도움만 받는 삶은 싫어합니다. 장애인이 뭡니까?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장애인이잖아요. 어차피 나이 들면 거의가 장애인이 되는데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존재는 아니거든요”라고 말하는 이의순 씨.여기에 덧붙여 “이웃들에게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며 “그것들을 성의껏 돌려주고 나누며 살고 싶다”고 했다.일주일에 4번 이상은 이씨 집에 모여 직접 음식을 해서 나누며 재미있게 살고 있는 장애인들. “혹시라도 국수 드시고 싶으면 언제라도 오세요”라고 청하는 이의순 씨의 말투가 정겹다.어느새 일흔 살이 됐지만, 스스로는 그걸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자녀들이 칠순이라며 용돈을 주는 바람에 나이를 자각하게 됐다는 이씨.장애를 넘어 무엇인가를 나누고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삶을 당당히 살아가고 싶다는 이의순 씨는 마지막 꿈이 하나 있다.“우리 집은 놀이공간이자 식당입니다. 복지정책이 너무 좋아졌어요. 그러나 꼭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자유롭게 어울려 놀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마을 단위 시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장애인 복지관이 있기는 하지만 차량 이동부터 불편한 게 많으니, 마을 단위의 쉼터를 만들어 장애인 그리고,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이의순 씨의 말을 들으며 ‘현장의 소리’가 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차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근접거리에 있는 마을쉼터는 ‘당신들의 천국’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천국’이 될 수 있을 것 같다.소리 없이 숨어서 소외된 이웃과 함께 행복을 빚어내는 ‘의순 씨표 쉼터’가 필요한 곳마다 만들어져 따뜻하고 맛난 삶을 살아가는 따뜻한 경산이 되었으면 좋겠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05-29

울진 곳곳에 자리한 ‘작은도서관’들

울진군에는 면 단위로 울진, 근남, 매화, 기성, 평해, 온정, 가장 최근에 개관한 흥부작은도서관까지 7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일과 육아에 지쳐 도서관을 찾은 지가 언제인지 잊고 지낼 무렵. 아이의 손에 이끌려 근남면에 위치한 근남작은도서관을 찾았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근처에 있어 선생님과 친구들이 자주 방문한 탓인지 책을 찾아가는 모습이 친구 집에 놀러 가듯 편안해 보인다.도서관에 어린아이가 볼 수 있는 책과 장난감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아이들이 노래책을 틀어 따라 부르고 떠들어도 사서 선생님은 웃으며 아이들이 노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살펴봐 주신다.조용히 책을 읽는 여느 도서관과 다른 분위기다. 퇴근 후 방문하는 작은도서관은 아이의 친구들이 모여 있는 놀이터이며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최근에는 ‘양순이네 떡집’ 책 표지를 보고 틀린 곳 5곳 찾기 독서이벤트를 진행해 정답자에게 선착순으로 상품도 지급했다.얼마 전 매화면에 위치한 매화작은도서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부부를 위한 도서관으로 부부 특강, 어른을 위한 도서관으로 복을 불러들이는 주머니 만들기, 아이를 위한 도서관으로 나만의 독서대 만들기, 모두를 위한 도서관으로 떡 나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어린이날 100주년 행사로 맛있는 쿠키 만들기, 우리 가족 그림 그리기, 포켓몬 마스크 배부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작은도서관 연합 개관 10주년 기념 작가 초정 강연회가 근남작은도서관에서 열리기도 했다.평해작은도서관은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책 읽는 유령 크니기’를 통하여 나만의 스카프 마리오네트 만들기도 진행하였다. 온정작은도서관은 매주 ‘다문화엄마를 위한 행복한 그림책 읽기’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한다.울진군과 북스타트코리아가 함께 펼치는 지역사회 문화운동인 ‘북스타트’ 사업을 통해 책놀이 시연, 인형극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며 울진군에 주소를 둔 영유아들에게 북스타트 책 꾸러미도 연령별로 배부하기도 했다.이렇듯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독서를 통한 삶의 여유를 가져 보길 바란다./사공은 시민기자

2022-05-29

보리누름 즐기러 산소카페 청송 정원으로

입하와 망종 사이 소만을 지나고 있다. 보리가 누렇게 익는다는 보리누름 철이다. “보리누름에 햇 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생겨날 만큼 기온 변화가 큰 계절이기도 하다. 어떻든 도시보다 기온이 낮은 청송군에선 아직 푸른빛의 보리를 만날 수 있다. 산소카페 청송 정원, 천국의 계단 전망대에 올라 청보리 물결을 내려다본다. 4만여 평의 끝 간데 없이 너른 정원에 청보리 물결 일렁인다. 고요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가 저 안에 살 것 같다. 강렬한 원색의 조형물들이 보리밭 사이에서 눈길을 끈다. 높은 키의 의자며 사과 모양 벤치는 동화나라를 연상케 한다. 그 속을 노란 양산을 받쳐 쓴 하얀 옷의 여인이 걷고 있다. 청송 정원 안내소에서 빌려 쓴 모양이다. 정원을 찾는 이는 누구나 신분증 혹은 자동차 키를 맡기면 색이 고운 양산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청보리 사이로 노란 양산이 점처럼 멀어진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아마도 평화라는 이름을 가진 대지가 있다면 저곳이지 싶다.누구나 풍덩 빠져들고 싶은 청보리 정원은 9월이면 백일홍 꽃밭으로 변신한다. 삼백만 송이 백일홍이 온갖 색으로 피어 방문객을 맞는다. 주말마다 정원에선 음악회가 펼쳐지고 가을의 낭만이 그 안에서 피어난다. 정원 건너에는 세계 지질문화유산에 등재된 송강리 습곡구조가 있다. 이곳 주민들이 주름 바위라 칭하는 곳이다. 용전천 물가 비탈진 면에 자리한 습곡은 바위 전체에 깊고 촘촘한 주름을 가득 펼쳐놓고 있어 수억 년 전 돌림노래처럼 거듭되었던 땅의 용틀임을 살펴볼 수 있다. 정원에서 누리는 또 다른 볼거리다.망종 무렵이면 청송 정원에서도 누렇게 익은 보리를 수확하느라 분주하겠다. 그러고 나면 텅 빈 정원엔 백일홍 꽃씨를 파종할 테고 주민들은 날마다 그 꽃 필 날을 또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백일홍 꽃이 무더기무더기 피어나면 사람들은 또 그렇게 꿈결 같은 시간을 이어가느라 행복에 겨울 것이다. 청송 IC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신기리에선 언제든 청송 정원이 건네는 따뜻한 인사와 마주할 수 있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5-24

“학부모 의견 귀 기울이는 교육감 후보 뽑을래요”

6·1 전국지방동시선거가 머지않았다. 동시에 시·도 교육감 선거도 치른다. 경북에서도 후보 등록을 마친 3명의 출마자들은 자신이 경북교육을 책임질 적임자라며 선거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지난 19일부터 공식선거 운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교육감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잘 뽑아야 한다. 하지만 같이 치르는 정치선거와는 다르게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가장 적고 뽑을 때도 공약과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때로는 후보조차 누구인지 몰라 매번 깜깜이 선거라 불리고 있어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비교분석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교육감은 ‘지방 교육 자치기관의 장’으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예산과 인사권을 가지며 공교육기관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이런 막강한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게 하려면 사회적 이슈나 외적 요인이 아닌 각 후보의 역량이나 교육정책에 대한 본질적 문제를 잘 살펴서 올바른 후보를 뽑아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고민과 어떻게 하면 ‘내 아이 교육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있다.예를 들면 교육비 부담의 정도, 학생들의 건강과 관련된 급식메뉴 정하기, 사교육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돌봄 문제, 시험의 평가방식과 빈도를 결정해 교육의 질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포항시 북구 장성동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이를 둔 이 모(45) 씨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부터는 시장이나 도지사 뽑는 것보다 교육감을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교육감 선거 때는 관련된 기사를 다 훑어보았다”면서 “우리 아이들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니 잘 살펴보고 후보자 이름도 잘 알고 투표해야 한다. 똑똑한 후보들이 바른 마음으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주어야 할 텐데 이번에는 그게 어느 후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워킹맘인 신모(42) 씨는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후보가 교육감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학원 정보보다 교육감 선거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막상 선거 때는 누구를 뽑을지 고민되는데 후보들에게 의무적으로 공개정책토론을 몇 차례 하게 하면 좋겠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그래야 후보자들을 비교해서 꼼꼼히 살필 수 있고 선택하기에도 더 쉬울 것 같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