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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송 객주문학관서 문향에 젖어보세요

길 위의 작가란 별칭으로 불리는 분이 있다. 소설 ‘객주’로 유명한 김주영 선생님이다. 객주를 쓰기 위해 전국의 장터를 손금 보듯 훑고 다니느라 한 달에 스무날은 길 위에 있었다고 한다. 1979년부터 약 5년 간 신문에 연재된 소설 ‘객주’는 KBS 드라마로 두 번이나 방영되기도 했다. 1984년 9권으로 묶어 출간되었고 30년 뒤인 2013년 마지막 10권이 완간되었다. 총 10만 질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꾸준히 개정판이 나와 지금껏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다. 객주에 쓰인 토속어를 정리한 책, ‘객주 재미나게 읽기’가 따로 있을 정도로 우리 언어의 보물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올해로 만 84세인 김주영 선생님은 여전히 집필 중이며 2020년엔 ‘만해 문예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광덕산 딱새 죽이기’란 소설을 발간했으며 고향인 청송 진보에는 선생님을 기념하는 문학관이 있다.객주문학관은 2014년 옛 진보제일고등학교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그 규모부터가 남다르다. 문학관 넓은 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봇짐장수와 등짐장수 조각상이 나란히 서서 방문객을 맞는다. 객주의 상징이기도 한 보부상이다. 김주영 선생님은 역사에서 사라진 조선 말기 보부상을 발로 뛰어 발굴하고 형상화했다. 그런 만큼 조각상이 내포하는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잔디마당 가운데엔 공연을 위한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어 여러 문학행사가 열린다. 갖가지 모양의 너럭바위와 장꾼들이 그려진 크고 작은 옹기들도 눈길을 끌고 키 큰 나무들이 편안하게 맞아주는 객주 마당에선 누구나 소풍 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문학관 내부는 총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3층 전시관은 김주영 선생님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곳이다. 세상이 궁금한 꼬마 주영이 버스정류장에서 호기심에 겨워하는 모습부터 발품을 팔며 취재를 했던 카메라와 철필, 저울추 등의 수집품, 선생님의 수많은 작품집과 상패들, 깨알같이 써 내려간 습작 노트는 볼수록 신기해서 몇 번이나 돌아보게 된다. 2층엔 소설 ‘객주’ 이야기가 펼쳐진다. 19세기 보부상의 생활상과 엄격한 규율을 가진 보부상단이 조선 후기 상업사회를 이끌었다는 걸 이곳을 둘러보며 유추할 수 있다. 1층은 소설 전문 도서관이다. 그동안 김주영 선생님이 모은 소설책이 빽빽이 전시되어 있다. 공기 중에 풍기는 책 냄새만으로도 해종일 머물고 싶은 곳이다. 1층 바깥 테라스엔 편안한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산책하기 좋은 솔숲은 덤이다.객주문학관 가까이 진보 장터와 이마를 마주한 곳에 객주문학마을을 조성해 놓았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아직 개장을 하지 않은 상태지만 누구나 마을을 둘러보는 건 가능하다. 마을 초입엔 김주영 선생님이 머무는 한옥이며 선생님이 가끔 들르는 카페도 있다. 가는 봄을 배웅하느라 천지에 꽃들이 난분분하다. 차분하게 마음을 다독이기엔 문학관 나들이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 같다. 문학의 향기 맡으러 이번 주말엔 청송으로 발걸음 하시길 권한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4-19

봄꽃 만개한 춘양구곡을 산책하다

운곡천과 백두대간 줄기에서 불어온 바람에 벚꽃이 활짝 피어나고, 따스한 봄볕에 만물이 소생하는 운곡천은 시원한 물줄기 따라 새로운 꿈들이 피어나고 있다. 계곡은 이리저리 굽이치며 삶이 어우러진 풍경을 따라 흐른다. 선비들의 숨결도 곳곳에 남아 아홉 굽이를 따라 생동하고 있다.아홉 굽이의 구곡원림은 자연환경의 배경뿐만 아니라 성리학의 공간이었으며, 구곡은 팔경과 함께 산수문화를 대표한다.춘양구곡은 경암 이한응(1778~ 1864)이 성리학의 원리를 연구하며 제자를 양성한 곳이다. 또한 덕이 높은 학자들이 은거하며 학문을 익히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으로 알려졌다.춘양구곡은 1곡 적연(笛淵) 어은정, 2곡 옥천(玉川) 사미정, 3곡 풍대(風臺) 옥계정, 4곡 연지(硯池), 5곡 창애(滄崖) 창애정, 6곡 쌍계(雙溪) 연주정, 7곡 서담(書潭), 8곡 한정(寒亭) 한수정, 9곡 도연(道淵) 도연서원으로 이뤄졌다.1곡 적연의 암벽은 옥순봉이라 했다. 운곡천의 물줄기가 옥순봉에 부딪히면서 소가 만들어지고 물고기를 잡으며 숨어 지낼 수 있는 곳이다.2곡 옥천은 옥천계곡이란 뜻으로 1곡 어은정에서 물줄기를 따라 굽이 언덕을 지나 1㎞ 정도에 조덕린(1658~1737)이 지은 사미정이 있다. 울창한 송림과 수천 년 몸을 닦아 빛을 내고 있는 너럭바위는 사미정 계곡의 걸출한 예술품이다.3곡 옥천에서 1㎞ 정도 거슬러 올라 풍대라는 바위에 어풍정이란 정자가 있었으며 풍대 맞은편에는 옥계정과 옥계종택이 있다. 옥계 김명흠(1696~1773)은 사미정을 지은 조덕린의 제자다.4곡 연지 풍대에서 800m쯤 오르면 옥천마을에서 보이는 개천으로 상류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연지벼랑에 부딪히며 잠시 숨을 고르는 지역이다. 연지는 벼루의 못이고 벼루에 파인부분을 일컫는 말로 벼랑 아래 소를 연지로 표현했을 것 같다. 지금은 농사용 보를 막아 물을 가두고 있다.5곡 창애엔 이중광(1709~1778)이 지은 창애정이 있다. 연지에서 운곡천 물길로 1㎞ 정도 거슬러 오르면 큰 바위 벼랑에서 굽어 돌아가는 물길이고, 맞은편 창랑정사와 마주하고 있다. 정자와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6곡 쌍계 창애에서 2㎞ 정도 오르면 장동교가 나오고, 오른쪽 둑길로 오르면 150m 지점에 귀여울 정도로 작은 산봉우리가 있는데 그게 삼척봉이다. 산봉우리에 명부대라는 정자가 있다. 정면에 남양 홍씨 정자 연주정이 있는데 홀로 외롭게 서있다고 독봉이라고도 부른다. 춘양읍내 둘레길로 살구꽃과 돌배꽃, 금낭화, 메발톱꽃, 금계국 꽃밭이 조성돼 있어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7곡 서담 연주정에서 1.2㎞ 상류지점엔 소로교가 있다. 다리 바로 앞 굽이의 소를 서담이라고 한다. 서당의 옛터라 그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천 정비로 풍경이 많이 달라졌지만, 주변 경관은 여전히 감탄을 부른다.8곡 한정은 고목과 와룡연이라는 연못이 어우러져 고풍스런 멋스러움을 더한다. 원래 이 자리에 충재 권벌(1478~1548)이 세운 거연현이란 정자가 있었는데, 소실된 후 권벌의 손자 권래가 다시 세운 정자가 한수정이다.9곡 도연 한수정에서 800m 정도 상류로 오르면 나북당 앞 운곡천 물길이 굽어 돌아가는 곳에 바위와 비녀소가 있고, 비녀소에서 배를 띄울만한 곳에 자라와 비슷한 바위가 있어 별암이라고 불렀다. 도연서원 터에는 현재 춘양중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춘양중학교 인근 삼층석탑(보물52호)은 동탑과 서탑으로 이뤄진 쌍탑으로 9세기경 건립된 탑으로 신라고찰 남화사의 터임을 말해 주고 있다.춘양구곡은 태백산에서 발원해 1곡에서 9곡까지 약 8.4㎞에 이르며, 운곡천이 춘양의 가운데를 지나며 운치와 선비문화를 느끼게 해준다. 그런 이유로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춘양은 외진 산골이지만 덕망 높은 학자들이 은거하며 학문을 닦고, 제자 양성에 힘을 쏟아 덕이 높은 선비가 많이 배출됐다.옛사람은 가고 없지만 오랜 세월이 깃든 풍경 속에 선비들의 문화가 살아있는 춘양 구곡으로의 봄 산책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춘양구곡은 자동차로도 갈 수 있으며,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기에 도심의 번잡함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공간이다./류중천 시민기자

2022-04-17

어르신들은 외국어 간판이 어렵다

지금 한국은 선진국에 들어갈 정도로 성장한 나라가 됐다. 외국과의 교류도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는 기회도 생겼다.하지만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다. 특히 노년층이 그렇다. 최근 한국어보다는 외래어, 외국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심지어 한국 가게임에도 외국어 간판만 붙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어느 날 버스를 타고 일을 보러 가는 도중 경험한 안타까운 사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버스가 경산 성암산 월드컵대로를 지나는 중 신호에 걸렸는데, 그 사이 두 어르신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맨 인 더 치킨 저건 뭔고? 커피집인가.”“응? 치킨을 커피집에서도 파는가?”“글쎄? 나도 처음 보네.”“아, 잠시만요 형님 치킨이 아니고 키친이네.”“아이고 키친은 뭔고.”“부엌 아닌가요? 참 나 원.”“아하 그럼, 맨은 남자니까 부엌의 남자네.”대화를 들으며 소리 없이 웃었다. ‘남자의 부엌’을 영어로 써놓았으니 해석이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필자 또한 나이를 먹으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50대 이상의 중장년과 노년층은 아이들 말로 ‘꼰대’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면, 시대에 적응할 것인가? 현실은 예상 외로 심각하다.우리는 일상 속에서 너무나 많은 외래어와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말로 대체할 수도 있는 것들까지.‘아파트’나 ‘컴퓨터’처럼 한국어로 대체하기 어려운 것들은 할 수 없지만 바꿔서 충분히 쓸 수 있는 외래어나 외국어는 우리말로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외국 문화를 기피하자는 말은 아니다. 글로벌시대엔 더불어 살아가야 하니까. 하지만 언어라는 우리 고유의 특성까지 무너뜨리는 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민향심 시민기자

2022-04-17

‘집박쥐’를 보신 적 있으세요?

얼마 전 비가 세차게 오고 난 다음 날. 방충망 끝부분에 시커먼 무언가가 붙어있다. 우리 집 뒤쪽 발코니 바깥에는 논이 있다. 4월이 되면 모내기 할 준비로 땅을 갈고 서서히 날이 더워지면서 작은 벌레들이 엄청나게 많다. 지나가던 벌레가 붙었나보다 예사롭게 지나쳤는데 남편이 보더니 박쥐같다고 한다. ‘박쥐는 동굴 같은 어두운 곳에 사는 동물이 아닌가’하며 웃었는데, 자세히 보니 박쥐의 모양새와 비슷하다.자료를 찾아보니 몸길이는 4~5㎝ 정도로 천장 아래, 또는 오래된 건물 지붕 안쪽에 매달려 사는 집박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집박쥐는 애기박쥐과에 속하는 종으로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많이 분포한다. 등은 어두운 갈색이고 배에는 잿빛을 띤 털을 가지고 있다. 해가 진 이후 강가나 저수지 주변, 논이나 밭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주택가 근처에서 활동을 한다.집박쥐는 체온 유지를 위해 건물의 벽 틈이나 지붕, 처마 틈 사이, 갈라진 시멘트 공간을 서식지로 이용한다. 특이하게 집박쥐는 해충을 먹고 살아가는데 박쥐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농경지 내에 사는 집박쥐는 벼 해충을 잡아먹어 친환경 농업을 가능하게 해준다. 집박쥐는 11월부터 3월까지 동면을 취하고 6월 중순에는 새끼를 출산하기도 한다. 번식기인 여름철에 새끼를 돌보는 소리에 사람들은 가끔 다른 동물로 착각하고 구조 전화를 하기도 한다.새끼는 태어나서 10일이 지나기 전에 눈을 뜨고 3주가 지나면 스스로 먹이 활동을 시작하며 8월 말이 되면 어미와 비슷한 크기로 성장한다.산업이 발달하면서 주거환경의 변화로 서식지가 점차 사라져 우리 집까지 날아온 것은 아닐까? 방충망에 붙어있는 야생생물인 집박쥐를 억지로 떼어내거나 충격을 가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 구조센터에 연락해서 안전하게 떼어내는 것이 좋을 듯하다./사공은 시민기자

2022-04-17

청송 목계솔밭에서 ‘파크골프’ 즐겨요

실버세대 스포츠의 꽃은 단연 파크골프다. 어르신들의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한지도 꽤 되었다. 경치 좋은 공원마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청송 목계솔밭을 추천한다. 200여 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져있는 목계솔밭은 오래전부터 군민들이 즐겨 찾는 쉼터였다. 그곳에 약 2년 전 파크골프장이 조성되었다. 9홀(하프)로 이루어진 목계 파크골프장은 60대에서 80대 후반의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한다. 일반 골프처럼 4명이 한 조를 이루어 공을 치지만 2명 혹은 혼자서 치기도 한다. 오비는 원래 2타를 가산하는 페널티를 부여하지만 이곳에선 아예 없앴다. 동호회에 가입해서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독자노선을 구축하는 분들도 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이곳에선 남들이 공치는 걸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미 소문이 났는지 부러 원정 온 어르신들도 눈에 띈다.박영수 어르신은 거의 매일 공을 치러 나온다고 한다. 파크골프를 하니 어떤 점이 좋으냐고 여쭈었다. 몸의 균형 감각은 물론 근력이 향상되어 건강에도 좋을뿐더러 사람들과 화합하고 소통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이만한 여가가 없다고 한다. 골프채도 대부분 부모 운동하라고 자식들이 장만해 준단다. 즐겁게 운동하는 덕분인지 척 보기에도 나이보다 젊어 보이신다. 동료나 취미가 없는 노년을 보내고 있다면 파크골프를 권하고 싶다.파크골프는 경제적 부담이 덜하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골프를 치다가 그만두고 갈아타는 분들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골프만큼 격식을 차릴 필요도 없으니 노년의 우울증 예방에도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동호회끼리 모여 분기별로 시합도 갖는다니 스릴마저 느껴진다. 솔밭에 조성된 이곳 파크골프장에선 공이 나무에 맞고 튕겨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 기술보단 운이 많이 작용한다니 더욱 매력적인 곳으로 보인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4-12

흥해 역사·문화 해설 서비스 있었으면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유서깊은 역사와 문화에 관한 해설 서비스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역사 문화재에 대한 역사체험과 현장 교육의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흥해읍에는 선사시대 유적지를 비롯하여 곳곳에 인문학적인 이야기가 산재되어 있다. 칠포리 곤륜산 자락의 암각화군, 신라시대 쌓은 남미질부성터·북미질부성터가 있으며 포항시를 대표하는 문화재 국보 중성리신라비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고려·조선 때에는 흥해군·장기현·연일현·청하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지역이었으며, 중설위인 향교가 설립된 곳이다. 와우산 이팝나무 군락지에 있는 향교는 최근까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하여 중단되었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운영할 것으로 전해진다. 더우기 최근에는 포항이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로 인기를 끌면서 주요 관광지인 흥해를 찾는 여행객들이 부쩍 늘어났다.이중 흥해읍 한동로51에 있는 영일민속박물관은 포항 관내 유일 민속박물관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93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민속박물관으로 지정받은 이곳은 포항의 국보인 냉수리신라비·중성리신라비 복제품과 척화비, 한말의병 항왜혈전 기념비, 충비갑연비 등 전시실 내외에 1천500여 점의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시민 박모 씨(62· 포항시 북구 흥해읍)는 “보경사나 오어사에 가서 해설을 들은 적이 있는데, 흥해에서도 해설사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박물관으로 지정된 곳에 해설사가 없으니 지인들과 이곳에 자주 오지만 그때마다 아쉽다”고 했다.경주에서 온 70대 초반의 한 여행자는 “이렇게 가치 있고 많은 전시물이 있는데,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없으니 안타깝다”며 “흥해는 역사가 깊고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해설을 들으면 더 유익한 여행이 될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4-12

에너지 이어 농산물까지… 물가 ‘빨간불’

연일 물가가 치솟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22년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나 상승했다. 또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5.0%나 올랐다. 작년 하반기부터 물가 오름 조짐이 보인 가운데 새해 들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름값이 크게 올랐고 이 여파로 지난달 포항에서도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2천 원이 넘는 곳도 볼 수 있었다. 밀가루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외식물가는 물론 농산물, 가공식품, 배달 식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져 주부들의 밥상 물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사는 주부 안모 씨(36) 씨는 “기름값, 식용유 가격, 식비가 너무 올랐다. 돈 쓰는 게 두려워 외식도 거의 하지 않고 배달 음식도 시켜 먹지 않는데도 갈수록 살림이 팍팍해진다. 그만 좀 올랐으면 좋겠다”며 한탄했다.이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41·여) 씨는 “아이 없이 둘이 사는데도 어제 하루 장본 게 10만 원이 넘는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 코로나19 전보다 물가가 올랐다는 게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포항시 북구 창포동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한유정(37·여) 씨는 “오늘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다. 별로 산 게 없는 것 같은데 18만 원이나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막상 반찬 하려면 또 할 게 없는 것 같다. 장 보는 게 겁날 정도다”고 토로했다. 주부들의 밥상 물가 비명에도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유가 기조가 유지되는 한 2분기 수입 곡물 가격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국제 곡물 4월호’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식용 밀의 수입단가가 1월 t당 300달러에서 t당 448달러로 10.6%로 올랐고, 해상운임도 상승해 앞으로 대대적인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여기에 4월부터 전기세, 가스비 등 에너지 가격도 오르고 코로나19로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했던 서비스·레저 물가까지 오를 채비를 갖추고 있어 생활물가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정부에서도 “향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4-12

시골마을 ‘무인판매 상점’을 보며

언택트 시대에는 판매 전략도 진화한다. 시골길에 소박하게 펼쳐진 무인판매 상점은 아날로그적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안동댐에서 와룡면으로 가는 구불구불한 언덕길, 용정산 동쪽 중턱엔 동악골이 있다. 이곳에 언젠가부터 가림막 하나 펼쳐 놓고 “토종콩, 청국장을 2천 원에 판매한다”는 안내판과 나무 금고가 놓여 있다.계절 따라 품목이 바뀌어 더러는 토마토, 부추(정구지), 파, 나물 한 단이 1천 원에서 2천 원의 가격표를 달고 팔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운탕집이 즐비한 동악골의 식사 손님을 상대로 하는 것인데, 그마저도 경사가 급한 길에 일부러 차를 세우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갈 위치에 홀로 서 있다.그곳에서 물건을 파는 사연이 궁금했는데, 안내판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하니, 60대 주인장이 강아지 몽실이를 대동하고 나타났다.“그냥 내가 농사짓는 거 우예로 남아 파는 걸시더.”자두 농사 지으면 남는 자두 내놓고, 메주 쑤느라 60말이나 받아놓은 콩이 남아 소분해서 파는 것인데 이렇게 난전을 편 것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고 한다.“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내내 지키고 앉아 팔 수 없으니 차려놓은 것”이라고, 주인장은 별게 다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때로는 그냥 들고 가는 사람은 없느냐”고 물어보니, “아주 가끔은 그러기도 한다”면서도 그것 또한 별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이다.“그냥저냥 차 기름값이나 한다고 전 펴놨니더.”자신은 됐으니 무인점포나 찍고 가라는 주인장이 몽실이를 데리고 총총 사라진다. 얼마 전 시내 밀키트 무인점포에 다녀왔는데, 그곳이나 이곳이나 간편하고 저렴하긴 마찬가지 아닌가. 무인판매 상점이 있는 시골마을의 봄 풍경이 무척이나 평화로워 보인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04-10

“자두꽃 활짝 핀 경산 와촌으로 오세요”

음양리, 강학리, 대동1리 넓은 지역에 걸쳐 꽃길이 펼쳐진 경산시 와촌면은 자연 재해가 없고 일교차가 커서 모든 과일들이 맛 좋기로 알려진 곳이다.복숭아, 자두, 사과, 배, 매실 등 유명한 과일들은 열매를 맺기 전 구석구석 꽃으로 피어나 꽃대궐을 이루고, 그 향기가 천리를 뒤덮을 정도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행지이기도 하다.꽃구경을 위한 코스는 대구 관광객의 경우 능성동에서 시작해 고속도로를 타고 청통·와촌IC로 진입하면 된다. 대구와 경산의 경계 동구 능성동이 끝나면 능성동 고개를 넘어 팔공로를 따라 달리면서 꽃이 만드어내는 눈부신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후무사, 대석, 정상, 왕자두 등 이름도 가지각색인 꽃 모양이 조금씩 다른 듯 보이지만 초보자가 꽃만으로 자두의 종류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차도를 벗어나 음양리 마을에 들어서니 꿀을 찾아 날아드는 벌들의 분주한 날갯짓 소리와 자두꽃 향기에 취해 몽환적 세계로 빠져든다.셔터를 누르는 곳마다 화보가 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나니 와촌의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갓바위가 궁금했다.“있는 소원은 물론 없는 소원까지 들어준다”는 갓바위를 향해 10분 정도 올라가 주차장 직원의 친절한 안내로 차를 세우니 파릇하게 돋아나는 나뭇잎들이 꽃처럼 예쁘다.갓바위까지는 초보자의 느린 걸음으로는 40여 분, 잽싼 걸음으론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갓바위에 도착해 새겨진 부처 앞에서 코로나19의 종식과 모두의 편안함을 기원하고 내려오니 허기가 진다.포털사이트를 검색해 ‘맛집’으로 자리 잡은 솔매기식당을 찾았다. 호박전과 해물파전이 유명한데, 특히 호박전은 늙은 호박으로 구워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이다. 동동주와 곁들여 먹으니 맛집으로 소문난 이유가 충분히 짐작됐다.식사 후엔 커피가 맛있다는 카페 도화지(桃花地)로 자리를 옮겼다. 2층으로 된 넓고 정갈한 베이커리 카페로 넓은 창으로 보이는 시골 풍경이 정겹다.삼남매가 직접 굽는 맛있는 빵의 비결은 발효 원료로 청도복숭아연구소에서 개발한 효모를 사용하는 것. 펜션과 캠핑장도 겸하고 있는 베이커리 카페 도화지를 알게 된 것은 뜻밖의 수확이었다.돌아오는 길에선 벚꽃과 어우러진 진분홍색 복숭아꽃과 만났다. 경산의 특산품인 자두를 형상화한 조형물도 볼 수 있었다. 팔공산 자락의 맑은 공기와 큰 일교차, 풍부한 일조량으로 맛 좋기로 유명한 명품 경산자두가 출하될 6월에 다시 찾을 것을 다짐하면서 이호우 시인의 시 한 편을 떠올렸다.살구꽃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 지고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후략)꿈결 같았던 하루를 정리하며 더 늦기 전에, 꽃이 지기 전에 봄이 절정으로 치닫는 와촌의 절경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길 소망해봤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04-10

환경 보존… 경주 ‘오릉’의 재발견

평소엔 적막한 느낌마저 드는 경주 오릉에 사람들이 찾아드는 시기가 있다. 새하얀 목련이 피어날 때다. 전통 기와 담장의 아름다운 선과 목련 나무가 잘 어우러진 곳이 흔하지 않다 보니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다.이 무렵이면 예비부부들은 웨딩 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고, 대포 카메라를 챙겨 든 사진작가들은 여기저기에서 작품 사진을 찍고 있다. 그리고 간혹 모습을 드러내는 고라니들은 아이들에게 신나는 경험이다.다만 임산부나 유아들은 갑작스런 고라니의 출연에 놀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담장 근처와 대나무 숲길이 고라니들의 주 서식지이므로 참고하기 바란다.그런데 최근 들어 달라진 점이 생겼다. 이전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산책을 목적으로 오릉을 많이 찾았다면 최근엔 오릉 바깥에서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젊은이들이 늘었다는 점이다.몇 년 전 심어진 벚꽃 나무가 보기 좋게 자라 담장 너머 넘어온 수양버들 나무, 그리고 오래된 소나무와 멋진 궁합을 보여준다. 그리고 길 건너 풍년떡집과 별다른 간판이 없이 이발소라는 것 만 알 수 있는 이발소가 인기 장소가 되었다.필자가 방문한 날도 카메라를 챙겨 든 청년들이 열심히 촬영 중이었다. 몇 년 전부터 유행 중인 레트로 열풍의 영향일 것이다.풍년떡집은 3대에 걸쳐 운영 중인데 지금은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자 최원규(28)씨가 가업을 잇고 있다. 싹싹함이 몸에 배어 보이는 젊은 사장님은 예고 없는 방문과 질문에도 밝게 맞아주셨다.떡집은 최원규 씨가 태어난 해 즈음 할머니께서 시작하셨고 아버지께서는 울산에서 운영 중이시다. 그리고 그 옆집 김정식(80)씨가 운영 중인 이발소는 자리 잡은 지 45년이 훌쩍 넘었다. 가구의 나무 재질이 오랜 시간이 지났음을 보여주고 있다.이날도 손님이 한 분 계셨다.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필자의 질문을 손님께서 대신 전달해주신다. 코흘리개 시절 그곳에서 머리를 깎던 꼬마들은 이제 오십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었다. 포토존이 된 바깥세상의 변화는 아직 체감하고 계시지 못한 듯했다.일부러 꾸미지 않은 삶, 그대로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준다. 오릉의 재발견은 새로 정비하고 짓는 것보다 기존의 환경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관광도시로 유명한 경주에서는 깊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박선유 시민기자

2022-04-10

늘어나는 사이버폭력, 어른들 역할은

“언어폭력도 폭력이다.”“코로나 전에도 놀이터에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아이들이 하는 말이 욕뿐이어서 깜짝 놀랐다. 특히 요즘은 아이들 단톡이나 개인톡으로 절교나 왕따를 시키는 일 때문에 휴대폰 일찍 사 주지 말라는 소리까지 나온다.”포항시 북구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정모 씨(여·38)의 말이다.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의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사이버폭력도 더 가까이 다가왔다는 지적이다. 특히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 내의 폭력은 줄었으나 교육 현장에서는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학생들의 SNS 사용연령은 낮아지는 추세이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폭력이 현실 공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도 불분명해져서 이에 대한 위험성과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2021년 경북교육청 학교 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해 학교 폭력은 10.8%로 감소했지만 사이버폭력은 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장소도 학교 밖이나 사이버 공간에서의 폭력이 늘어나고 있다.사이버폭력이란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타인에게 가해지는 괴롭힘으로 악플, 허위사실 유포, 성적 묘사 및 비하 등을 담은 글, 동영상, 개인정보 유출, 채팅방 내 따돌림 등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직접적인 신체적 폭력은 없으나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이 학생들 간의 언어폭력과 사이버불링(사이버 집단따돌림)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져 학부모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아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교육부에서는 지난달 24일 학교폭력대책위원에서 가해 학생 전학기록을 졸업 후 2년간 보존하도록 했다. 경북교육청에서도 지난해 10월 사이버폭력을 위한 조례제정으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강화와 사안 발생 시 수사기관에 협조 요청과 전수 조사를 하도록 했다.디지털 시대의 도래도 미래 교육계에는 학생들의 정보통신기기 사용 증가와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함께 사이버폭력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경북의 한 초등학교 사이버폭력 담당교사는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은 지금의 일방적인 전달방식이 아닌 교과수업에서 소규모 토론식 수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사안 발생 시 공정한 처리를 통한 교육적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4-05

물가자미 한 상에 빠지다

영덕 앞바다는 물가자미를 풍성하게 내어준다. 강구에서 축산항에 이르는 길에 물가자미 식당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창포리 해맞이공원 바로 아래 영덕 물가자미 전문점은 그중 으뜸으로 꼽히는 집이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 기행을 보고 왔다는 손님도 꽤 있다. 멀리서도 기를 쓰고 찾아오는 통에 주말엔 줄을 서서 먹어야 한다. 물가자미 정식이 이 집의 특별 메뉴다. 정식을 시키면 딸려 나오는 것들이 푸짐하다. 초장만 두르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물가자미 무침회는 기본이다. 얼큰한 물가자미 찌개에 바삭한 물가자미 구이, 발그스름한 물가자미 밥식해가 식욕을 돋운다.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의 물가자미 한 상을 받고 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창밖으로 보이는 동해 봄바다는 덤이다.물가자미 껍질엔 콜라겐이 많아 세포막을 튼튼히 하고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물가자미는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해 뇌를 활성화하고 시력보호에 효과적이다. 칼슘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에 좋으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물가자미 회는 소화가 잘 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가격마저 순하니 이만하면 최상의 음식이다.영덕 토박이 김경옥(54·여) 씨는 어릴 때부터 즐겨먹던 물가자미 무침회 맛을 잊지 못해 아예 물가자미 예찬론자가 되었다. 물가자미는 아무리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 음식이라고 동네 할머니들이 수시로 말씀하셨단다. 이 지역에선 제상에 물가자미 전과 꾸덕꾸덕하게 말린 물가자미 찜이 빠지지 않고 올라간다며 영양이 듬뿍 담긴 물가자미 홍보에 열을 올린다.요즘 영덕엔 물가자미가 제철이다. 축산항에선 코로나 이전까지 매년 4월 말 혹은 5월 초에 물가자미 축제도 열렸다. 축산항 해역은 모래와 펄이 좋아 다른 지역보다 물가자미 맛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따스한 봄날 블루로드를 따라 걷다가 물가자미 한 상 받아보는 행운을 누려보길 권한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4-05

맨발로 포항을 달리다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중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만큼 온몸으로 맞이해야 할 환대인 것이다. 봄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지난 3일 맨발로 달리기를 하는 권정무(55·포항시 북구 법원로 40번길 74·사진) 씨를 만났다.- ‘맨달’(맨발로 달리기)을 하게 된 계기는.△우연찮은 기회로 카네기 독서포럼 독서 나눔에 맨발걷기 교장 권택환 교수를 모시고 와서 강연 을 듣게 된 이후 20년 동안 마라톤 한 경험으로 맨발에 마라톤에 연결해보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맨발로 달리면서 달라진 점은.△첫 번째, 자신감이다. 맨발로 10㎞를 달리면 새로운 힘이 생겨 활력을 가지게 된다. 포항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알게 되고 여남동에서 여남 구항 방파제 길을 많이 뛰고 있다. 아침에 뜨는 해를 바라보고,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난다. 이를 통해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다. 맨달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제가 우직한 면이 있어서 참고 참고 또 참는다. 여름에는 화상을 입고 겨울에는 동상도 입었지만 그런 것을 극복해야 달릴 수 있다.- 맨달을 하는 이유는.△제가 가고자 하는 길은 60살에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맨발로 완수하는 것이고, 이는 나만의 경기이고 나만의 승부이다.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 최근 특별한 맨달을 했다는데.△스페이스 워크를 맨발로 걸어 올라간 최초의 시민이 되었다. 완수하고 아스팔트를 밟았는데 양탄자를 밟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인생길을 비교하게 되었다.- 인생에서 살아오면서 제일 힘든 때는 언제였나.△어렸을 때 겨울에 나무 장사를 했다. 산에 가서 엄마, 형, 나, 동생이 나무를 하는데 나는 지게와 어깨에 메고 오며 나무를 몰래 팔았다. 그리고 대학을 가려는데 학비가 없어서 못 갔을 때, 직장에서 짤릴 때, 작은 애가 아플 때 등 힘든 때가 생각이 난다.- 문학에 관심이 많던데.△어릴 때부터 역사책을 열심히 읽으면서 저만의 책을 정리하는 기술이 있다. 독서 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이런 훌륭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니 좋은 책을 만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오늘 제가 살아가는 길이 누군가에게도 길이 되고 싶다. 살아가는 삶이 여유 있고. 평범하게 만들기 위해 독서 공부도 하고 있다. 논어 공부를 2년 했는데 이젠 조금은 알 것 같다. 차후에 한국사에 대한 재미있는 책을 쓰고 싶고 한자로 쓰인 역사책을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삶에서 제일 길잡이가 된 책은.△위인전, 이순신 장군 등 나라를 지키신 분의 이야기와 김훈의 ‘칼의 노래’를 10번 정도 읽었다. 그리고 이덕일의 역사책 등 역사가 과거의 일이지만 현재와 미래의 일이기도 하다. 현재 논어를 집중적으로 읽고 있다. 시경의 시 300편에 ‘생각에 삿됨이 없다’라는 구절이 생각이 난다.- 본인을 한마디로 말한다면.△‘대책없는 긍정형 인간’이다. 경험상 머리를 짜내고 안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니 해결된 것 같다. 맨발로 달리기를 할 때도 마음을 담아 달린다. 맨발로 뛰다가도 멈춤에 기도가 되었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맨발 달리기를 일주일 30~40㎞ 달리는 것과 책 많이 읽고, 기업 운영을 잘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 문화 사업에도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하는데 안되겠나.맨달의 권정무 씨를 만나면서 ‘무너지지 않아야 바로 설 수 있다’라는 교훈이 계속 맴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무작정 달려온 것이 아니라 본인의 삶을 문화로 옷을 입혔기에 가능하였으리라. 사람이 자산이고 사람이 문화임을 기억하는 날이다. /서종숙 시민기자

2022-04-05

일상의 피로 치유하는 고령 우륵공원으로

고령군 대가야읍 중화리에 소재한 우륵공원의 우륵둘레길은 총 길이가 5㎞ 정도로 1시간 30분쯤 산책하기에 최고인 장소다. 우륵둘레길을 걸어본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완연한 봄 날씨 속에 공원을 감싸고 있는 산에는 진달래꽃과 벚꽃이 흐드러져 아름다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또한 이 길에서 만나는 저수지엔 깨끗한 물이 잔물결을 일으키며 마음을 상쾌하게 해준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걷다보면 일상생활의 피로가 사라지고 몸도 건강해지는 듯하다.우륵둘레길 옆에는 생태공원이 조성돼 다양한 나무와 식물들이 자란다. 아이들은 놀이시설 등도 즐기며 코로나19 시대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우륵공원은 대구 근교에 위치해 있어 자동차로 4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주변 관광지로는 대가야박물관, 우륵박물관, 대가야생활촌, 미숭산자연휴양림 등이 여행자들의 눈길을 끈다. ‘팔만대장경’을 낙동강 개경포를 거쳐 합천 해인사로 옮기는 이운순례길도 탐방길 중 일부 구간이다.우륵공원의 본래 명칭은 중화저수지(속칭 낫질못)였다. 1962년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만든 저수지로 2018년 중화권역사업으로 우륵둘레길을 조성했다.이후 중화저수지 생태공원 조성사업으로 9만777㎡에 우륵정, 습지원, 산벚나무동산, 오동나무숲, 숲속쉼터, 잔디마당, 단풍나무숲, 암석원, 조화원, 이운순례길 쉼터, 생태관찰탐방, 바람소리쉼터 등을 조성했고, 지난해 말 완공해 우륵공원으로 부르고 있다. /이경근 시민기자

2022-04-03

코로나 절망 이겨내며나눔 실천하는 사람들

2020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불청객 코로나19는 가족, 친척 그리고 이웃들과의 교류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우리의 삶을 절망의 늪으로 빠뜨렸다.‘생명 지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모든 것들이 제한됐던 그때가 정지된 그림처럼 잊혀지지 않을 기억으로 남았다.하지만, 어둠은 영원한 게 아니라 새벽 빛을 잉태하고 있듯, 절망을 이겨내려는 움직임들은 아픔 속에서도 분주히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희망 만들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경산시 던킨도너츠 꿈나무점 대표 박경미(39)씨도 그 중 하나다. 운영자가 된 지 5년째인 그녀는 소상공인으로서의 어려움을 묻자 “매장의 매출 감소보다 더 힘들었던 건 익숙하지 않은 방역수칙에 관해 고객들과 마찰이 있었을 때”라고 답했다. “처음 당하는 일이라 많이 힘들었다”고. 이제 그런 문제들은 해결되는 과정에 있다. 박 대표도 더불어 코로나19 극복과 새로운 시작에 힘을 쏟고 있다.사회적 이슈가 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속에서도 3년째 나눔을 실천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지난 2020년 2월 경산시에 갑작스럽게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했을 때 매장에 도넛을 구입하러 온 봉사자와 만나게 됐다. ‘나누는 게 나누는 겁니다’라는 자발적 나눔 운동가들이었다. 그들이 건네준 종이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기관이 아닌 소외된 이웃을 챙깁니다누구나 따라 하셔도 됩니다.누구나 참여 하셔도 됩니다.혼자가 힘드신가요? 그럼 함께도 가능합니다많이 나누는 게 나누는 게 아니니 적다고 망설이지 마세요.”박경미 대표는 천으로 손수 만든 마스크, 과일, 양말, 우유 등의 음료와 각종 식료품, 단체급식을 위해 준비해뒀던 김치가 봉사자의 정성과 수고로 꼭 필요한 곳으로 전달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이후 자신도 도넛을 보내기 시작했고, 그게 벌써 3년째다.“오래 전부터 나눔을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도 유년시절엔 여유롭게 살지 못했거든요.”어려운 환경이지만 친정 어머니가 늘 봉사와 나눔을 실천했고, 지인이 젊은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걸 보며 건강하게 태어난 것에 감사하면서 언젠가는 자신도 나눔을 시작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10대 때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출산과 육아로 바빴던 시절을 빼고는 계속 일을 해왔다는 박 대표는 던킨도너츠 매장을 운영하게 되면서 나눔의 작은 실천으로 빵 기부를 시작했다.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시 멈칫했는데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매장 방문을 계기로 자신도 봉사를 이어가게 됐다며 웃었다.박 대표는 말한다. “사실 사회공헌이라고 할 만큼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저도 아이 키우는 부모이기에 제 아이들이 이런 활동을 보고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 크니까 지속적으로 나눔을 실천할 계획입니다.”박 대표는 친정어머니를 통해 나눔을 배웠고, 나눔의 실천을 아이들에게 전하려 하고 있다. 달콤한 도넛 하나를 먹는 순간만큼은 코로나19가 드리운 어두운 그늘이 걷히길 바라는 박 대표의 마음에서 2022년 봄이 전하는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4-03

‘이현세 만화거리’로 초대합니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날.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아이와 함께 울진군 매화면 ‘이현세 만화거리’를 찾았다.이현세 만화거리는 1980~1990년대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작가로 유명한 이현세 작가의 만화를 벽화로 그려 놓은 곳이다.매화마을 골목길에선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해 ‘창전수호지’, ‘남벌’, ‘아마게돈’ 등 여러 작품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여기 벽화거리가 조성된 건 이현세 작가의 아버지 고향이 매화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화면사무소 앞에 이현세 만화거리 마을 안내도가 있어 어디를 구경할 건지 미리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이현세 작가의 작품은 마을 곳곳 담장에 만화 속 대사와 함께 생동감 있게 꾸며져 있다. 낮은 담장을 따라 골목을 걸으면 만화 속 주요 장면의 스토리를 만날 수 있어 어릴 적 느꼈던 진한 감동을 다시 느끼게 된다.매화면 복지회관엔 작은 도서관과 만화방이 있다. 만화방에는 이현세 작가가 증정한 책과 도서관에서 구입한 다양한 만화들이 있다. 만화를 좋아한다면 벽화 감상과 더불어 만화방에서 책을 읽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마을을 한 바퀴 돌다보면 열차를 개조한 ‘남벌열차’ 카페가 있다. 음료와 먹을거리가 있어 쉬어갈 수 있으며 내부와 외부가 모두 이현세 작가의 만화로 구성돼 있어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아직도 벽화 작업이 진행 중인지 화가 한 분이 우리 모녀를 부른다. 광장 바닥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티라노사우루스와 프테라노돈이 그려져 있다. 아이는 담장에 그려진 만화를 볼 때는 지루해하더니 광장 바닥에 생동감 있게 그려진 바다와 돌고래, 공룡,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한 다리 위에서는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그 작가는 “바닥의 그림이 얼마 전 완성되었다”며 아이에게 소개하고는 작업 중인 벽화를 그리기 위해 홀연히 사라졌다.매화꽃이 만발할 때 봄을 느끼며 추억을 되새겨보는 ‘힐링 여행지’로 매화마을을 추천해본다. /사공은 시민기자

2022-04-03

구룡포, 여행객들 다니는 길목 쓰레기더미 방치

포항의 주요 관광지인 남구 구룡포읍 일본인가옥거리 일원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인가옥거리 주변은 시민들이 모아둔 각종 쓰레기가 곳곳에 쌓이고 방치돼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일본인가옥거리 주변은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갯마을 차차차’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아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최근 이곳 주민들 등에 따르면 봄철을 맞아 주말이면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시민 윤모(61) 씨는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이니 구룡포 주민들이 버려둔 것 같다. 경기도에 사는 지인을 모시고 왔는데 아주 불결해 했다”면서 “꼭 이 장소에 쓰레기를 모아야 된다면 적당한 공간의 쓰레기 보관소를 설치해서 말끔하게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울 지역에서 온 관광객 박모(65) 씨는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쓰레기가 쌓여 있으니 보기에 흉하다. 다른 곳에 쓰레기를 모아 둘 수는 없느냐?”고 하면서 “외국인들이 이런 모습을 볼까봐 창피스럽다. 날씨가 더워지면 악취도 날 텐데….”라며 빠른 개선을 촉구했다.시민 김모(61) 씨는 “산책을 하다보면 일본인가옥거리 주변으로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쓰레기는 늘어만 가는데다 누군가 박스 등 일반 폐기물까지 버리고 가 문제가 심각하다”며 “더 늦기 전에 빠른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3-29

탐매의 계절, ‘눌인 매화 숲’을 아세요?

꽃 중의 으뜸으로 불리는 꽃은 매화다.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매화는 선비의 꽃으로도 불린다. 찬 서리 속 마른 가지 뚫고 꽃눈을 내미는 매화는 용기와 강단을 주는 꽃으로, 혹은 지적인 함의를 품은 꽃으로도 알려져 있다. 청송군 현동면 눌인리 산 99번지(안유시내 길 114)에는 십만 평이 넘는 임야에 약 7만 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심겨있다. 고고학을 전공하고 영남대 박물관에서 학예연구원을 지낸 양도영(70) 씨가 숲의 주인이다. 2005년부터 10여 년 넘게 가꾸고 있는데 아직도 미완성이다. 민속학 연구를 위해 해외에 갈 때마다 명매의 가지를 구해 접목하여 길러냈다고 한다. 우리나라 고매(古梅) 정매(庭梅)의 후계목은 물론 중국, 일본, 베트남, 대만의 명매도 수만 그루다.양도영 씨의 매화 사랑은 유난하다. 2020년 출간한 그의 저서 ‘매화 찾아 세계로, 중국의 탐매 명소 1’에는 중국의 매화 정원 70여 곳 중 11곳을 선정하여 실었다. 세계 근대회화사의 위대한 화가이며 20세기 중국 회화사의 영혼불멸의 인재, 중국에서 국보로 불리는 화가 장대천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이쯤 되면 탐매를 넘어 혹매가(惑梅家)라 불러도 무방하다.부산 출신으로 대구에서 공부를 하고 활동한 그가 청송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눌인리에 매화 숲을 조성한 이유가 재미있다. 순전히 눌인(訥仁)이란 이름 때문이란다. 어눌하지만 어진이란 뜻을 가진 눌인은 작고 수수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없는 매화와도 잘 어울린다. 스스로를 낮추려는 양도영 씨의 철학이 돋보이는 이름이기도 하다.워낙 지대가 높은 탓에 아직 눈뜬 매화는 많지 않다. 고목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명매뿐 아니라 세계의 명매가 모인 눌인 매화 숲은 머지않아 전국적인 탐매 명소가 되리라 기대한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3-29

연일 강변도로 늑장공사 언제까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형산강 효자1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일환으로 발주해 시공 중인 연일 강변도로공사가 설정된 공사 기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늑장 공사 중이어서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이 공사현장은 포항시 남구 연일읍 중명교차로를 지나는 시작점에서 약 1㎞를 왕복 2차로로 개선, 경주시 양남면-보문단지-천북-강동면으로 이어지는 945번 지방도와 연결하는 도로다.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 형산을 깎아 도로를 개설해야 하는 난공사로서 공사 기간은 지난 2016년 12월26일부터 2021년 11월 29일까지로 돼 있다.공사 구간 안쪽에 있는 포항시와 경주시 경계를 접한 마을은 한동네처럼 보이나 동네 중앙을 흐르는 작은 개울을 경계로 동쪽 편은 포항시 남구 연일읍 중명1리이고, 서쪽 편은 경주시 강동면 국당1리다. 200여 가구의 농촌 전원촌인 이 마을 주민들은 마을 진입도로 개선으로 전보다 편리한 생활과 함께 지가 상승 효과를 기대하여 수년간 불편을 감수하며 버텨 오고 있는 실정이다.중명1리 주민 권모(55) 씨는 “비 오는 날은 비포장 요철에 진흙탕 길이고, 맑은 날은 또 비산하는 흙먼지와 그 먼지를 잡는다고 뿌리는 살수차 물로 인해 수년 동안 자동차 세차 한번 못하고 엉망진창으로 지내는 형편”이라면서 “특히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어르신들은 늘 사고위험을 안고 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62) 씨는 “참다못해 시공사(성진종합건설 주 등 2개사)에 전화를 걸어보면 매번 불통이고, 우선 마을진입로까지라도 포장해달라고 현장 관계자에게 요구하지만 ‘광주 아이파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후 안전관리가 까다로워져 공사가 늦어지고 있고 저희도 적자공사를 하고 있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이 지역 주민들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완공이 늦어지는 이유를 시원하게 밝히고 언제 완공할 것인지 등의 안내판을 붙이고, 우선 마을진입로까지만이라도 신속하게 포장해줄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송준규 시민기자

2022-03-29

건조한 봄철, 수분 보충으로 1년 건강 챙기자

겨울이 물러나고 일교차가 심한 봄이 찾아오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건강이다. 이때 우리 몸은 바뀐 날씨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고 자칫하면 건강을 잃기도 한다. 산책이나 휴식, 제철 음식, 수면, 겉옷 챙기기 등으로 환절기 건강관리를 하게 되는데 제일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수분 보충이다. 봄철 수분이 부족하면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이렇다.봄이 되면 우리 몸속은 수분부족으로 만성 탈수가 일어나는데 겉으로는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심하면 관절에도 이상을 일으킨다. 마른기침도 자주 나오고 장기, 바이러스도 침투하게 된다. 또 큰 일교차와 미세먼지, 황사는 안구건조증을 일으켜 노안이 오게 하고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지 못해서 만성피로도 겪는다.이 모든 증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하루 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다. 하루 8잔의 물은 여성건강 뿐 아니라 면역력 활성화, 영양공급, 노폐물 배출로 봄철 건강은 물론 일 년 동안의 건강을 지켜주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2년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사계절 중 봄철이 하루 물 권장량 1.5 리터 중에서 821 ml로 가장 적다고 한다.단 1%의 물만 부족해도 우리 몸에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고 우리 몸의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그렇다면 하루 8잔의 물을 어떻게 마셔야 할까?첫째, 하루 8잔의 물 중에서 첫 잔은 일어나서 공복 상태에서 마신다. 밤사이 배출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둘째, 생수를 마셔야 하지만 물 대신 곡류차(현미차, 보리차, 옥수수 차)는 미네랄이 풍부해서 마셔도 상관없다. 녹차나 탄산음료는 카페인이 이뇨 작용을 일으켜 수분을 배출하므로 물 대신 마시지 않는다.셋째, 식사 도중에는 위 팽창과 역류성 식도염을 방지하기 위해 과다한 물 섭취는 피한다.넷째, 자기 전에 마시는 물은 나이가 들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가급적 마시지 않는다.다섯째,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지 않는다. 소화효소 방해로 체하기도 해서 천천히 꼭꼭 씹고 나누어서 마신다.여섯째, 땀을 많이 흘린 후에 마시는 물은 약간의 소금을 넣어서 마신다.일곱째, 술을 마실 때는 술 양의 1.5배 이상의 물을 마셔 이뇨 작용으로 빠진 수분을 보충한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3-29

마당놀이로 탄생한 보부상 이야기

봉화행상단, 봉화상무사라는 단체는 경북 봉화 울진지역을 관할하며 십이령길을 넘나들던 봉화 보부상의 단체 명칭이다.봉화군과 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는 잊혀져가는 보부상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이를 봉화의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봉화 보부상 연구학술용역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봉화 울진지역엔 아직도 보부상과 관련된 자료와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울진 소광리 조령 성황사, 두천리 내성행상 불망비, 봉화 물야면 오전리 보부상촌과 합동위령비 등이 그것이다.특히 조령 성황사에는 1868년 제작된 16개의 현판에 봉화 보부상의 조직, 직책이 잘 드러나 있고, 봉화 상무사엔 1903년 차정서가 남아 봉화 울진장시를 관할한 역사를 전하고 있다.봉화 오전리에는 보부상 합동위령비가 있으며, 매년 음력 9월 말에는 추모 제사를 올리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는 봉화보부상 한마당 축제도 열리고 있다.조선 보부상의 고유한 의식과 풍속은 그들의 옷차림, 인사법, 엄격한 직업윤리, 한국의 고유한 상인문화를 보여준다.봉화 보부상은 봉화 울진간 십이령을 오가며 울진에서 나오는 소금 생선, 미역 등 어물을 봉화장, 춘양장, 소천장, 후평장 등에 팔고, 봉화에서 생산된 콩, 담배, 대마 등 곡물을 울진 흥부장, 매화장, 울진장 등에서 장사했다. 봉화군과 울진군 두 개 군의 장시를 관리한 것이다.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는 2015년 결성돼 십이령 행상길 답사, 보부상 마당놀이, 전국 보부상 관련 견학, 방송 촬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통의 보존과 계승의 노력을 하고 있다.특히 봉화 보부상 마당놀이는 60여 회 공연을 통해 잊혀져가는 봉화 보부상의 고유 전통문화를 알리고 계승해왔다. 50여 명의 회원과 20여명의 마당놀이 단원들은 열정에 가득 차있다.봉화 보부상 마당놀이는 다섯 마당으로 짜인 공연이다. 거리 행렬과 열두 고개(십이령)를 힘들게 넘어야 했던 삶과 애환이 담긴 신세타령, 시장에서 사람을 모으기 위해 불렀던 장타령, 각설이 타령 등 시장 이야기를 재미난 익살과 해학으로 엮었다.평생 지게를 지고 살아야 했던 보부상들이기에 지게로 만든 상여로 지게상여놀이를 구성진 상여소리로 풀어낸다.보부상들의 안식처 같은 주막의 풍경, 주모의 입담과 홀아비로 늙어가는 보부상들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와 타령이 이어지고,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놀이로 마무리된다.무거운 짐보다 더 무거운 삶의 무게를 젊어지고 살았던 보부상의 애환과 험준한 십이령을 넘으며 살았던 이들의 삶은 마당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보부상은 나라가 위급할 땐 전쟁터로 달려갔고, 동료가 병들면 치료해주었으며, 규율을 어기면 엄히 다스렸다. 또한 죽으면 장례를 치러주는 보부상들의 특별한 문화는 소설이나 드라마의 주제로 이용됐다. 하지만, 이제 그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이에 봉화군과 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는 ‘봉화 보부상 마당놀이’를 통해 보부상 문화를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봉화군은 앞으로도 보부상 문화를 군의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해 21세기에 어울리는 콘텐츠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류중천 시민기자

2022-03-27

예천군민 대상 문학창작교실 성황

최근 봄비가 내리는 저녁 예천 공공도서관을 찾았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문학창작교실이 개설돼 첫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시를 마주하는 밤’이라는 강좌명으로 예천 공공도서관(관장 김정연)이 주관하고 권오휘(대창중 교감) 교사의 강의로 강좌가 개설됐다.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하루 수백 명씩 발생하는 상황에서 강좌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무사히 강의를 열수 있었다.문학의 영역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시를 택한 이유는 다른 영역보다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강좌를 개설했다는 것이 주관측의 설명.어떻게 시를 읽으면 조금 더 재미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쉽게 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강의는 시작됐다.시(詩)라는 한자를 좌우로 파획하면 말씀 언(言)과 절 사(寺)의 단어로 분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절에서 쓰여지는 모든 말, 행위, 풍경들 혹은, 묵언도 시가 될 수 있다.또한, 자연의 말도 시가 된다는 설명으로 강의는 이어졌다. 수강생 12명 중 대부분이 30~50대로 여성과 남성이 고루 참여하고 있었다.수강자들은 강좌 개설 소식을 듣고 처음엔 망설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문학 수업이 모두 취소되는 상황에서 올해 처음 열리는 강좌라 참여했다고 입을 모았다.한 수강자는 “학생 때 외에는 시라는 장르를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글들을 일고 감동을 받았으니 남은 강좌에 전부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지난 17일 시작된 강좌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15주 동안 열릴 예정이다./박정서 시민기자

2022-03-27

방치된 금상첨화 길, 누구의 잘못일까

“영하 10도가 넘게 내려간 날씨에 용접봉 들고 불꽃 튀기며 작업했는데…”함창 ‘마을미술프로젝트’ 금상첨화 길에 참가한 작가의 말끝에서 아쉬움이 섞인 허무함이 느껴졌다. 최근 다시 찾은 함창역은 쓸쓸하다. 입구에 설치됐던 함창역의 또 다른 이름인 ‘함창 커뮤니센터’란 간판은 보이질 않는다.내부에 전시되었던 작품들도 그 자리에서 버티지 못하고 철거됐고 아스팔트에 그려진 명주실을 형상화한 하얀 선만이 실타래를 찾아가고 있다.함창은 고대 고령 가야국의 도읍지로 1980년 함창읍으로 승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3천400여 세대에 6천500여 명이 살고 있다. 전 고령가야왕릉을 비롯하여 2개의 보물을 갖고 있는 용화사 등 많은 문화 유적이 사람들과 함께 가까이서 살아가고 있다.이곳에서 2014년과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2014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와 상주시가 주관한 ‘생활공간 공공미술로 가꾸기 사업’이 2년간 이루어졌다.지역 예술인들이 열정으로 참여하여 ‘금상첨화 길’이 만들어지고 2016년 ‘함창 마을 미술 아트로드 퍼레이드’를 계기로 마을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가 마련되었다.하지만 그 이후로 금상첨화 길과 축제를 돌보는 일은 하늘의 몫이었다. 막대한 공적자금을 들여 마련한 ‘예술의 길’과 어렵게 마련된 축제의 장을 제대로 활용할 계획을 상주시는 준비하지 못했다.함창전통시장으로 명주실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걸었다. 누에고치를 형상화한 작품은 여전히 시장 천장 높이 매달려 있다.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던 건물 벽에는 ‘함창협동예술조합’이란 간판과 ‘2016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박람회 우수 마을’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함께 눈에 들어왔다. 다만 지금은 갤러리로서의 용도는 잃어버리고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낡아가는 세창도가. 전통시장에서 명주실은 세창도가로 이어져 있다. 몇 년 전까지 세창도가 입구에는 ‘미술관 세창 酒遊所(주유소)’라는 입간판이 커다랗게 서 있었으나 역시 보이질 않고 철창문만 굳게 잠겨 있다.술도가인 공간을 미술관으로 디자인한 곳으로 이색적일 뿐만 아니라 작품성 또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금상첨화의 핵심적인 공간 중 하나다. 이제 이곳은 술을 빚지도 못하고, 예술을 빚지도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장소가 돼있다.함창이라는 마을은 아름답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대적 예술로 금상첨화인 곳이다. 또한 사람들 역시 오랜 지역성을 근간으로 생활해 오고 있어 결집력 또한 뛰어나다.이제 누군가는 엉킨 명주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함창을 걸으면서 행복을 가꿀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 아마도 시작은 ‘금상첨화 길’의 복원과 보완 그리고 내실 있는 운영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동수 시민기자

2022-03-27

새봄, 세발나물 먹고 바이러스 면역력 길러볼까?

바야흐로 봄을 알리는 3월 중반을 넘었다. 봄 기운 가득한 제철요리 밥상으로 건강을 챙겨보면 어떨까. 봄나물은 면역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맛은 물론 영양까지 풍부하다. 제철나물이기도 하고 이맘때 먹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나물이 있다.바로 세발나물. 바닷가의 염분을 먹고 자라는 식물이어서 갯나물이라고도 한다.식감은 아삭아삭하고 맛은 바닷맛이 슬쩍 난다.세발나물의 효능은 매우 다양하다.1. 시금치보다 칼슘이 20배 많다.2. 각종 미네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3. 당뇨 예방, 개선에 도움을 준다.4. 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5.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과 노폐물의 배출을 돕는다.6. 활성산소를 제거해준다.7. 변비를 예방해준다.8.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 바이러스로부터 면역력을 높여준다.9. 콜린, 베타카로틴, 비테인 성분이 피부건강에 도움을 준다.10. 혈액순환, 빈혈을 예방한다.11,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더욱이 하우스 재배로 흔하게 많이 나오고 가격도 저렴해 봄 한철 거뜬히 책임질 수 있다.그냥 먹어도 맛나지만 따뜻한 밥과 비벼서 먹으면 꿀맛인 비빔밥 레시피를 소개한다.△세발나물 비빔밥재료 세발나물, 양파, 달래 조금, 통깨 조금, 양조간장 조금, 설탕 2/1숟갈, 참기름, 고춧가루 조금, 식초 취향껏, 태양초 고추창만드는 방법모든 양념을 세발나물에 넣고 조물조물 무친 다음 밥과 참기름을 넣어 쓰윽쓱 비벼 먹는다./허지은 시민기자

2022-03-22

힐링 명소, ‘내연산 치유의 숲’

포항시 북구 송라면 내연산은 포항 제2경으로 전국에 알려진 명소이다. 내연산이 품고 있는 깊은 계곡과 12폭포, 사계절의 아름다움으로 인기가 높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보경사도 신라시대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주차장에서 보경사로 가는 길목 왼쪽 보경3교를 지나 포장된 길을 올라가면 ‘내연산 치유의 숲’이 있다. 내연산 치유의 숲은 2021년 건립된 숲 치유센터이다. 이곳은 숲이 인간에게 미치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숲속에서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치유센터’와 ‘치유의 숲’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치유센터’는 지상2층, 지하1층으로 건물 내에는 건강검진실·열 치유실·편백 족욕실·다목적강당 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치유의 숲’ 둘레는 약 2km이다. 힐링코스 0.46km·건강코스 0.66km·치유코스 0.83km로 구분되어 있으나 모두 연결된다. 치유광장을 시작으로 천령정·치유숲 데크로드·천연족욕장·명상쉼터·여울광장·음이온 풍욕장·숲속 쉼터·솔숲 산림욕장·치유목교를 지나 별바라기 마당·숲카페·대왕참나무길·숲내음 쉼터·장수거북바위에서 치유광장으로 이어진다.프로그램은 일반인·가족·성인 직장인·실버·청소년으로 나누어 오감산책명상·별바라기·건강 체조·향기요법·춤 테라피·웃음치유·숲 속 스트레칭·큰 산 내 품에 품어보기·마음치유 만다라 등 다양한 내용으로 대상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되며 소요시간은 2시간30분 정도이다.운영시간은 1일 2회이며 오전(오전 10시~낮 12시)·오후(2시~4시30분)로 나누어 진행된다.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및 추석연휴는 휴무일이다. 만 7세 이상 개인이나 단체로 이용 가능하며, 체험료는 일반 1인 1만원, 단체 8천원이다. 반드시 예약 후에 체험을 할 수 있다.춘분도 지났으니 곧 연둣빛 새싹들과 병아리빛 개나리로 산천이 환해질 것이다. 내연산 치유 숲에서 숲길을 거닐며 코로나19로 우울하고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새 기운으로 봄을 맞이하면 어떨까./이순영 시민기자

2022-03-22

주왕산 국립공원 진입로 개선 대책 없나

주말이면 주왕산을 찾는 사람들이 넘친다. 탐방객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 봄가을 성수기엔 평일에도 길이 비좁다. 지역민들이 토끼굴이라 부르는 좁은 통로는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한다. 길 한쪽엔 식당이며 상가가 밀집해 있어 거기로 가려는 자동차도 끼어든다.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진입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청송은 2017년 5월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특히 주왕산엔 기암 단애를 비롯해 주방천 페퍼라이트, 연화굴, 용추 협곡, 용연 폭포, 급수대 주상절리 등 지질 명소가 산재해 있는 곳이다. 1976년 3월 30일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지정된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7천만 년 전의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은 용결 응회암의 특색 있는 경관은 수려해서 대한민국 3대 바위산중 하나로 손꼽힌다.주왕산의 랜드마크인 기암을 배경으로 서 있는 대전사는 빼놓을 수 없는 포토존이다. 주왕산을 찾는 이는 누구나 이곳에서 인증숏을 남긴다. 은해사의 말사에 속하는 대전사 경내에는 보물 제1570호로 지정된 보광전이 있다. 조선 중기 이후의 목조건축양식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내부 단청과 벽화는 회화성이 돋보이는 빼어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왕산 산행을 위해 이곳을 통과하는 이들은 정작 보물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약 10여 년 전, 청송군에서 대전사를 우회하는 도로 개설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주왕산 탐방객들이 대전사 입장료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 주원인이었으나 상가번영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SNS상에는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받는 입장료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지만 ‘거대’ 사찰에서는 꿈쩍도 않는다. 대전사는 오히려 올해 입장료를 더 올렸다.비 내리는 평일 한산한 대전사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식당 아주머니 한 분이 “잘 다녀오셨어요” 인사를 한다. “입장료가 너무 비싸요” 하니 “안 그래도 몇 팀 기분 나쁘다고 안 올라가고 돌아갔어요”라고 한다. 지역 주민 임 모 씨(67· 여)는 “절 구경도 안 하고 뒤로 돌아서 산에 가는데도 입장료를 내는 건 억울합니다. 대전사 주지가 주왕산 주인도 아니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청송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주왕산 국립공원 진입로 개선은 시급하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3-22

“먹다 남은 약,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안 돼요”

몸이 아프면 꼭 먹어야 하는 게 약이다. 하지만 복용 기간 내에 다 먹지 못하고 남은 약이나 영양제는 어떻게 버려야 할까? 환경오염방지와 폐의약품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약국이나 보건소, 관공서에 비치된 수거함에 갖다 넣는 게 정답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국민권익위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은 일반쓰레기처럼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고 있으며 약국이나 보건소를 이용하는 경우는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포항시에서도 2009년 수거제도가 시행된 이후로 2021년에는 읍면동사무소에 수거함 29개를 설치해 가정 내 폐의약품 회수로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홍보 부족으로 인해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실천이 잘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사는 전모(34) 씨는 “비상약 정리하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몰랐다. 그냥 종량제 봉투에 버리려고 하다가 잘못하는 것 같아 검색해보니 환경오염방지 차원에서 약국에 가져다줘야 한다는 걸 알았다”며 “잘못 버려진 약으로 물이 오염되고 다시 우리 입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끔찍한데 나뿐만 아니라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흥해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박모(54) 씨는 “약국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비치해 놓고 있어도 수거함을 이용하는 사람은 한 달에 몇 명뿐”이라며 “환경오염방지와 폐의약품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수거가 제대로 되어야 하지만 정착되려면 더 많은 홍보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코로나19 팬데믹 시대 가정에서도 구비해둔 상비약이 많다. 각종 소독제와 연고제, 해열제, 감기약은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이런 상비약들은 필요할 때마다 구입하는 게 아니어서 쓰지 않고도 사용기한이 지나는 경우가 많아 건강은 물론 환경을 위해서도 잘 사용하고 잘 버리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코로나19의 유행 등의 이유로 유독 약과 가까이 하고있는 요즘 포항시에서는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시민들의 인식 제고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수거함을 더 늘리고 캠페인과 SNS 등을 통해 지속적이고 강화된 홍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3-22

사랑의 향기 싣고 광주 간 경산 미나리

미나리는 경산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해주는 건강식품으로 예로부터 임금께 진상된 기록이 있을 만큼 귀한 식품.한재 미나리에 이어 경산 용성면과 남천면 두 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경산 미나리는 어느새 특산품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농가의 소득원으로도 자리매김했다.이렇게 귀한 경산 미나리가 지리산을 넘어 전남 광주로 가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그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경산에 거주하는 와상 장애인(21세 하경민)의 어머니(김소점 회장)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지 못해 엉덩이가 짓무르는 등 고생하는 아들의 상황을 SNS를 통해 알렸다.도움을 요청하는 사연을 접한 엄미현(광주 광산구청 노인장애인과) 과장은 이들의 딱한 사연을 알게됐고, 와상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거즈를 많은 양 구매해 김소점 씨에게 보냈다.지역을 넘나든 귀한 사랑의 실천에 대한 화답으로 지역 봉사단체 행복나누기가족봉사단은 경산의 특산품 미나리를 보냈다. 이런 미담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올해는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윤사랑봉사단(중방성당 신자모임)에서 ‘서로 사랑실천 릴레이’를 이어받았다.웃음 띤 얼굴로 광주로 보낼 미나리를 회원들과 함께 포장하던 윤경식 회장은 “동서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사랑의 나눔에 우리 봉사단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이에 덧붙여 “앞으로도 이런 민간 활동이 이어져 지역의 갈등과 벽을 허물고 상생과 화합의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 내년에도 교류가 이어지기를 바라고,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빛고을 광주로의 방문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미나리를 받은 엄미현 광주 광산구청 노인장애인과장은 “경산의 미나리는 봄꽃 향기보다 더한 우애와 사랑이다. 누구나 삶에는 굴곡이 있지만, 사랑은 이런 고통을 이기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뜻을 표했다.“푸르고 단단한 경산 미나리 먹고 광주시민들도 힘을 내겠다”는 인사말도 잊지 않았다.아름다움을 간직한 것은 모두 꽃이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주변의 오염된 하천을 정화시키는 정화식물로 알려진 미나리. 붉은 대궁에서 뿜어내는 향이 일품인 경산 맥반석 미나리꽃이 지리산 산수유꽃과 만나 지역주의의 편견을 허물고 있다. 사랑과 우애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는 2022년. 동서 화합의 봄이 성큼 다가왔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3-20

1985∼1991 ‘임하댐에 잠긴 세월’ 이야기

김복영의 사진집 ‘임하댐에 잠긴 세월’.안동은 1976년 준공된 안동댐과 1992년 준공된 임하댐, 2개의 댐이 있는 도시다. 다목적 수자원 개발사업에 의해 건설됐지만 개발이란 미명 아래 고향을 떠나야 하는 많은 수몰민이 생겼다.임하댐은 안동의 3개면 41개 자연 부락과 475만여 평의 토지를 침수시켰다. 1천459가구 7천866명의 수몰민이 정든 마을을 떠나야 했다.안동시 임하면 천전리가 고향인 사진작가 김복영(76)씨는 임하댐에 잠긴 마을과 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사)경북기록문화연구원은 댐 공사가 시작되던 1985년부터 수몰지구 정리가 끝난 1991년까지의 기록을 담은 김복영 다큐사진집 ‘임하댐에 담긴 세월’을 세상에 내놨다.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과 집, 사람과 동네 풍경은 흑백 필름 속에서 고스란히 살아났다.TV와 밥상, 이불이 널려있는 안방, 괘종시계와 졸업앨범이 흩어져 있는 마당, 솥단지와 석유곤로가 있는 부엌, 낙서가 있는 무너진 담벼락, 수몰지의 최장수 노인, 죽은 전처의 택호를 이어받은 후처, 북적였던 임동장과 마령동제와 별신굿, 동네의 마지막 설날 풍경 등 미처 챙겨가지 못한 세간과 1980~1990년대 시골 풍경에는 우리의 풍습과 생활사가 담겨있다. 한편의 다큐멘터리와 같은 사진은 우리 지역 현대 생활문화사를 축약하고 있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