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시내 목성산 자락에 자리한 목성동성당이 1949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고, 성당 가는 길 입구에 있는 역사관 건물은 1950년대 세워진 붉은색 2층 벽돌 건물이다. 목성동 51-4번지(현 서동문로 147)에 자리해 파리외방전교회 대목구였다가 첫 안동교구청, 최근까지는 성 바오로딸 서원과 카페 에스포와가 있었다. 시내 중심가에 자리해 근현대사의 물결에 동참하고 불의에 맞서 앞장서고 지역민의 따뜻한 아랫목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역사관은 옛 건물을 고쳐 외관은 소박하나 전시물의 내용은 그렇지 않다. 교구 설정 전후의 역사와 기록을 담아 확장된 안동교구의 역사를 보여준다. 1, 2층 각 방마다 주제관을 마련해 집중력을 높였다. 1층에는 한국 천주교회가 창립되기 이전에 이미 교리를 받아들여 신앙생활을 시작한 안동교구 신앙의 뿌리인 농은 홍유한을 시작으로 순교역사의 시작, 한국 천주교회 창립, 경북북부지역 본당 설정 등 천주교 역사를 톺아볼 수 있게 했다.
2층에는 안동교구 50년사, 교구 사제단, 선교사제와 수도회,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의 역사를 전시했고 특히 첫 안동교구청 2층 교구장 침실이 있던 방에 마련한 두봉 주교의 방이 눈길을 끌었다. 또 검정색 보스톤백과 돌무더기가 전시된 사연이 특별했다. 젊은 나이에 외국인 신분으로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이 된 두봉 주교가 전통 유교 사회 속 척박한 농촌 지역의 산책 기도 중 지역 강변에서 주운 돌에 직접 지역명을 새겨 넣은 것이다.
돌에는 안동, 진보, 예천, 다인, 영덕 등이 새겨져 있다. 젊은 외국인 교구장은 젊은 사제들과 강가를 거닐며 어떤 생각과 고민, 번뇌를 가졌을까. 자신의 보물 1호인 돌을 역사관에 기증한 전 안동문화회관 이진구 관장은 “걱정거리가 있거든 이 돌의 의미를 새기며 인내와 겸손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길 바라셨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돌은 두봉 주교가 첫 안동교구장의 임무를 다하고 떠나기 전 이진구 관장에게 선물한 것이다.
역사관 앞 비석에는 교구 사명 선언문인 ‘기쁘고 떳떳하게’가 새겨져 있다. 두봉 주교의 삶의 모토이다. 안동교구 역사관은 근현대 시기 불의를 참지 않고 지역민과 함께한 안동교구의 지역밀착형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관람 시간은 매주 수~일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30분.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