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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조정한 TK는 빼고, 호남만 더 배려”… 주호영, 군공항 지원 ‘형평성’ 제기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가칭) 논의 과정에서 군공항 이전지 주변 지원 조항이 광주 관련 법안에는 포함된 반면 대구·경북 법안에는 빠져 있는 점을 지적하며 지역 간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주 부의장은 12일 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에서 군공항 이전 지원 조항에 대해 “광주 법안에는 군공항 이전 주변 지원이 들어가 있는데 대구·경북 법안에는 빠져 있다”며 “공통적으로 적용할 것들은 모두 공통 적용한다고 했는데 왜 예외가 생기느냐”고 따져 물었다. 정부 측은 광주·전남의 경우 이전지 확정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원 사항이 마련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주 부의장은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며 “대구·경북은 여러 절차를 거쳐 수년간 논의 끝에 장소를 확정했는데 오히려 대접을 못 받고, 조정이 안 된 광주·전남은 추가 배려를 한다면 누가 열심히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주 부의장은 “정부에서 한쪽은 지원하고 다른 한쪽은 내용을 뺐다면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실수로 빠졌다고 믿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측은 광주·전남 법안에 무안공항을 중심으로 항공 네트워크 기반 산업 생태계 조성 추진 내용이 담겼다고 해명했으나, 주 부의장은 “열심히 조정해 놓은 데는 안 주고 민원을 제기한 데는 더 배려하면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거진다”며 형평성 논란 확산을 경고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큰 틀에 대한 긍정 평가와 함께 시행 이후 단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확인됐다. 주 부의장은 “부족한 점이 있어도 큰일을 해냈다”면서도 “공통 적용이 전제된 사안은 지역별 차별 없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2-13

"세월에 휩쓸리며 살아가는 서로를 위로하는 맛" ···시집 '안단테로 읽는 시 SI-ZIP'

대구의 중진 스토리텔링작가 박필우 작가, 중견 소설가 서웅교, 시인이자 사진작가 차승진이 의기투합해 펴낸 시집 ‘안단테로 읽는 시 SI-ZIP’(홍익출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균 나이 70세를 넘긴 세 작가는 각자의 삶과 예술 세계를 녹여낸 글과 이미지, 사진을 통해 세월이 빚어낸 성찰과 위로를 담아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인생관을 가진 이들이 10여 년간 우정을 쌓으며 낙서처럼 써내려간 글들을 모아 완성한 이번 시집은 “실패의 쓴맛도, 부끄러운 과거도, 기쁨의 순간마저도 세월에 의해 평준화되는 경이로움”을 공유한다.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세월에 휩쓸리며 살아가는 서로를 위로하는 맛”으로, 독자들에게 공감과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서웅교 소설가가 직접 그린 그림, 차승진 작가가 그동안 담아 왔던 사진작품세계, 박필우 작가의 펜화가 시와 조화를 이루며 시각적 양넘 역할을 한다. 본문 내용을 보면, 세상에 내던져 진 후, 흔적 없이 살다가 가는 미덕도 필요하지만, 분장하지 않은 민낯 그대로, 소박한 바람을 내칠 수 없어 시집이라는 허영의 감각을 빌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고 한다. 제각각 삶의 과정을 사실의 토대 위에 감성을 버무려 진실의 속살을 드러내고자 했으며, 무엇보다 작가들이 직접 그린 삽화와 사진을 시집 곳곳에서 글과 어우러지게 시각적 양념을 더하면서 시각적 시점을 더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작가 박필우는 2026 경남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강약중강약’이 당선됐다. 제1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당선(논픽션), 제6회 경북문화체험수필대전 대상, 제4회 이해조문학상 최우수상(소설), 제23회 대구수필문학회 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 ‘나한전 문살에 넋을 놓다’, ‘추억의 편린 낱장의 행복’ 등이 있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서웅교 작가는 1992 울산공단문학상을 시작으로, 2011년 아시아문예에 시와 소설로 등단했으며, 포항문학상대상(2012년, 소설), 농촌문학상(2014년, 소설), 웅진문학상 대상(2014년, 소설)을 받았다. 단편소설집으로 ‘미디어파사드’가 있으며 고향 대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시인이면서 사진작가이자 소설가인 차승진 작가는 ‘코로나 korea 한국 문인 100인 작가’ 선정, 세종문화예술대상(시) 신인상, 단편소설 ‘10분간의 휴식’, 한국신춘문예 ‘모란이 모란으로’ 외 3편이 있다. ‘아름다운 한국 유사’, 시집 ‘아내의 꽃밭', 장편소설 ‘숨겨둔 이브에게’, 사진집 ‘스마트폰으로 떠나는 시와 사진여행’을 출간한 중견작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13

행안위, 대구경북·광주전남·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법 통과…핵심 특례 요구 대거 빠져

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충남의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12일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제 이달 안에 있을 예정인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역사적인 ‘대구경북 통합’이 법률적으로 현실화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 전남광주·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은 합의 통과시키고 충남대전 특별법은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단독 처리했다. 법안에는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서울시와 비슷한 지위를 부여하고, 향후 특별시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 특례 등을 담았다. 또 지방자치단체에 통합특별시를 추가하고, 조직 및 행정, 재정 등 특례 근거를 마련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통합특별시의 부시장은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며 차관급으로 격상된다. 지방채 초과 발행 허용, 통합특별시 내 균형발전기금 설치·운영, 개발사업 추진 시 지방세 감면 등에 대한 근거 조항이 마련됐다.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엔 원자력·소형모듈원자로 클러스터와 세계문화예술 수도 조성 등이,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엔 조선산업 중점 지원과 민주시민교육 진흥 특례 등이 포함됐다.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엔 간선 급행버스 교통수단 이용광고물의 표시 방법을 조례로 자율화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국방 클러스터 조성 및 입주기업 등에 대한 특례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통합 대상 광역시도가 요구한 핵심 특례가 수용되지 않고 통합법안이 만들어지면서 우려와 반발도 불거지고 있다. 대구경북특별법안에는 애초 포함됐던 특례가 대거 수용되지 않았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합의해 만든 ‘낙후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지역거점 국립의과대학 설치’, ‘군공항 이전 주변 지역 지원’ 등 특례 조항이 반영되지 않았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3

대구경북통합특별법 교육재정 지원 빠져⋯대구교육청 “지방교육세 보장해야”

대구시교육청이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에서 교육재정 지원 대책이 빠진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지방교육 재원의 핵심인 지방교육세를 지방세 세율 조정 대상에서 제외해 목적세 성격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한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과 관련해 교육재정 지원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소위원회 통과 법안에는 교육청이 요구해 온 특별교육교부금 등 국가 차원의 교육재정 지원 대책이 반영되지 않았다. 또 지방세 세율 조정 특례 조항에 특별시세 세율을 100분의 100 범위에서 가감 조정할 수 있도록 명시되면서 지방교육 재정 감소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교육청은 해당 조항이 적용될 경우 지자체 전입금이 최대 7000억 원가량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방교육세는 지방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별도로 부과되는 목적세로, 교육자치의 자주성을 보장하는 핵심 재원인 만큼 지방세 세율 조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은 대구경북 통합 이후 교육재정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합특별시 면적이 서울의 32배를 넘는 광역 생활권으로 확대되면서 도시·농촌 간 교육격차 해소, 교육복지 상향 평준화, 광역 교육 인프라 구축·운영 등에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은희 교육감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복지 확대, 광역 교육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연간 1조 원 이상의 추가 재정 투입이 예상된다”며 “국가 재정 지원이 법에 명문화되지 않을 경우 통합 이후 오히려 교육의 질이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교육재정 지원 대책 명문화와 지방교육세 목적세 성격 유지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2-12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만나는 신라 고도의 겨울

APEC 이후의 불국사·석굴암 ‘“공유되는 세계문화유산’ 등극 야경 대표 첨성대·동궁과 월지 조명·별빛 겹쳐진 또다른 얼굴 설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천년 고도 경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겨울의 고요 속에서 역사와 문화, 휴식과 체험이 어우러진 경주는 세대가 함께 시간을 걷는 특별한 여행지가 된다. ‘설 연휴 경주로 떠나는 가족여행 코스’를 8개 테마로 나누어 소개한다. 겨울의 경주는 조용하다. 그러나 그 고요함 속에서 천년의 시간이 또렷이 살아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유적이지만, 그 안에는 시대를 건너온 기억과 이야기가 겹겹이 쌓여 있다. 경주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시간 위에 세워진 하나의 거대한 문화 공간이다. 불국사와 석굴암, 대릉원과 첨성대, 동궁과 월지에 이르기까지 경주의 문화유산은 ‘보존된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대화하는 역사’로 존재한다. 특히 겨울밤, 조명 아래 드러나는 고도의 풍경은 낮보다 더 깊은 사유를 불러온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빛나는 유산은 천년 전 신라인의 정신과 오늘의 도시가 만나는 접점이 된다. 유산의 풍경에 스민 젊은 감각 황리단길서 맛과 멋 즐겨 볼 만 □ 세계가 다시 바라본 유산, 경주의 시간성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이 도시의 위상을 새롭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국제회의라는 현대 정치의 무대가 천년 고도의 공간 위에 놓이면서, 경주는 과거의 도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함께 품은 역사 도시임을 증명했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그 상징이다. 불국사는 불국토를 현실 공간에 구현한 신라 불교 미학의 정점이며, 석굴암은 우주 질서를 하나의 조형물 안에 담아낸 세계적인 걸작이다. 이곳에서 마주하는 본존불의 미소는 특정 시대의 종교를 넘어 인간 보편의 사유를 담고 있다.   APEC 이후 불국사와 석굴암은 ‘익숙한 관광지’가 아니라 ‘공유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다시 읽히고 있다. 문화유산은 더 이상 머무는 대상이 아니라, 세계와 소통하는 언어가 됐다.   □ 별빛 아래 드러나는 왕도의 기억 대릉원과 첨성대, 월성 일대는 신라 왕도의 정치와 과학, 생활이 응축된 공간이다. 거대한 고분은 권력의 흔적이자 죽음을 넘어 영원을 향한 신라인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첨성대는 단순한 천문 관측소가 아니라, 자연 질서를 국가 운영과 연결했던 고대 과학의 상징이다.   밤이 되면 이 일대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조명과 별빛이 겹쳐진 풍경 속에서 유적은 박제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도시의 일부가 된다. ‘별빛의 도시 경주’라는 이름은 단순한 관광 브랜드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이 겹쳐지는 문화적 은유에 가깝다.   □ 황리단길, 현재의 경주가 숨 쉬는 공간   경주의 변화는 유적지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릉원과 첨성대를 지나 이어지는 황리단길은 고도(古都)와 일상(現在)이 만나는 접점이다. 한옥과 근대 건축 사이로 들어선 카페와 공방, 작은 상점들은 경주가 더 이상 ‘과거만 있는 도시’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 거리는 젊은 세대의 감각이 유산의 풍경과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실험 공간이다. 황리단길은 경주가 ‘보는 도시’에서 ‘머무는 문화도시’로 전환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 빛과 물, 그리고 신라의 낭만   동궁과 월지와 월정교는 경주의 야경을 대표하는 문화 경관이다. 연못 위에 비친 누각과 조명은 신라 왕실의 연회를 오늘의 감각으로 재현한다. 월정교의 목조 구조는 단절된 역사를 복원한 현대 건축의 결과물이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상징적 다리다.   교촌마을은 전통 생활문화가 남아 있는 공간이다. 전통혼례 재현과 풍물 공연은 ‘보여주는 전통’이 아니라 ‘살아 있는 전통’에 가깝다. 이 일대는 유산·생활·관광이 하나의 문화 지형으로 결합된 사례다.   □ 사라진 탑, 남은 정신 : 황룡사와 분황사   황룡사터는 신라 최대 사찰이자 9층 목탑이 서 있던 자리다. 지금은 터만 남았지만, 그 빈 공간은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한다. 존재하지 않는 건축물이 기억 속에서 더 크게 살아난다.   분황사의 모전석탑은 신라인들이 돌로 벽돌을 만들며 새로운 미학을 창조했던 흔적이다. 이곳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종교와 기술, 예술이 하나로 결합된 신라 정신의 증거다. 국립경주박물관이 특별히 준비한 어린이 체험관·해설프로그램 등 신라문화 정수 느껴볼 좋은 기회   □ 박물관, 시간을 보관하는 또 하나의 도시   국립경주박물관은 경주 전체를 압축한 공간이다. 금관과 불상, 토기와 장신구는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신라 사회의 구조와 미감을 말해주는 언어다. 이곳은 유물을 보는 장소가 아니라, 시간을 해석하는 공간이다.   어린이 체험관과 해설 프로그램은 과거를 다음 세대의 언어로 번역하는 문화 장치다. 박물관은 경주 문화의 현재형이다.   □ 겨울 경주가 문화도시인 이유   보문호와 보문관광단지, 경주월드는 휴식과 체험을 통해 경주의 문화 지형을 확장한다. 역사유산 중심의 도시가 자연과 놀이, 체류형 관광으로 스펙트럼을 넓히는 과정이다.   경주는 이제 ‘유적의 도시’를 넘어 ‘문화가 축적되는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세계유산, 청년문화, 야경, 박물관, 체험 공간이 하나의 서사로 엮이면서 도시 자체가 거대한 문화 텍스트가 된다.   □ 겨울, 경주는 시간을 걷는 도시다   겨울의 경주는 빠르지 않다. 그러나 그 느림 속에서 우리는 천년의 시간을 걷는다. 불국사와 석굴암에서는 정신을 만나고, 대릉원과 첨성대에서는 권력을 보고, 황리단길에서는 현재를 읽는다. 동궁과 월지의 야경은 과거를 빛으로 번역한다. 경주는 과거를 보존하는 도시가 아니라, 시간을 현재로 살아내는 도시다. 이번 겨울, 여행이 아닌 문화로서의 경주를 만나는 일은 곧 시간과 대화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2-12

장동혁 “불참” 통보에 李 대통령-여야 대표 오찬 불발

이재명 대통령(가운데)과 여야 대표. /연합뉴스 12일 청와대에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오찬 회동이 당일 무산됐다. 장 대표가 오찬 회동 1시간을 앞두고 불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박준대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 불참하기로 결정했고, 이 사안을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말미에 “여러 최고위원이 제게 재고를 요청했기에 이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하고 최종 결정하겠다”며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 대표는 “사실 오늘 오찬 회동은 어제 대구, 전남 나주 현장 방문 중 급작스럽게 연락받았고, 혹시 대통령 만날 기회가 있으면 살기 힘들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는 말씀이 제게 무겁게 남아 오찬에 응했다”며 “그런데 그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일이 또 한 번 벌어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을 지칭한 것이다. 법사위는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국민의힘 반발 속에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봐야 ‘협치 쇼’에 이용당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청와대는 여당의 사법개편안 처리를 이유로 국민의힘이 오찬 불참을 결정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비서관은 “청와대 입장에서는 (장 대표가) 국회 상황과 연계해 대통령과 약속된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국민의힘이 국회 상황을 대통령실과 연계해서 설명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2

국민의힘, 포항시 등 ‘50만 이상 도시’ 중앙당이 공천한다… 당헌 개정안 ARS 투표 가결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의 기초자치단체장 공천권을 시·도당이 아닌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행사하도록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대구 달서구·포항시를 비롯한 대도시 시장 선거와 서울 강남·송파 등 핵심 지역구 구청장 공천에 중앙당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작용하게 되면서, 지방선거 판도에 거센 후폭풍이 예고된다.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제19차 전국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열고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진행된 투표에는 전국위원 831명 중 609명(투표율 73.3%)이 참여했으며, 이 중 481명이 찬성표를 던져 78.9%의 높은 찬성률로 안건이 가결됐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공천권의 중앙 이관’이다. 개정된 당헌에 따라 앞으로 인구 50만 명 이상의 도시 또는 최고위원회가 의결한 자치구·시·군의 기초단체장 및 비례대표 시·도의원 후보자 추천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담하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친한(친한동훈)계 힘 빼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중앙당이 공천권을 쥐게 될 지역에 배현진(송파을)·박정훈(송파갑) 의원 등 친한계 핵심 인사들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구와, 한동훈 전 위원장이 영입한 고동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구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지역구 의원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중앙당 주류가 원하는 인물을 내려보내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최고위원들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대거 사퇴하더라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기존에는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와해된 것으로 보고 비대위를 꾸려야 했으나, 개정안은 ‘선거 출마로 인한 궐위 시 비대위를 설치하지 않고 보궐선거를 실시한다’는 예외 규정을 신설했다. 이는 현 지도부 내에서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재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신동욱(서울시장), 양향자(경기 평택을 재보선) 최고위원 등이 잇따라 출마를 저울질하는 상황을 고려한 ‘지도부 붕괴 방지용’ 조치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12

민주당 주도 ‘TK 통합법’ 소위 의결… 국힘 불참에 특례 반영 ‘안갯속’

대구·경북(TK)의 백년대계가 걸린 ‘행정통합 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첫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되면서, 지역 숙원 사업인 핵심 특례들이 제대로 반영됐는지조차 알 수 없는 ‘깜깜이 통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12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통합 논의를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략법”이라 규정하며 표결을 거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TK 지역민들이 염원해 온 법안을 정작 지역을 텃밭으로 둔 국민의힘이 외면하고, 상대 당인 민주당이 처리해 준 셈이다. 법안 통과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통합시장’을 선출하겠다는 로드맵에는 파란불이 켜졌지만, 대구시와 경북도의 표정은 복잡하다. 당초 양 시·도가 요구했던 △신공항 건설 지원 △국립의대 신설 △글로벌미래특구 조성 등 쟁점 특례들이 소위 심사 과정에서 여야 합의 없이 정부 원안대로 축소되거나 삭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소위에서 특례 조항이 어느 정도 포함됐는지, 혹은 정부 원안대로만 통과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당혹스런 입장이다. 당초 정부 수용률이 70~8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남은 쟁점들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채워 넣으려던 지자체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지역 정가에서 “지역 국회의원들이 회의장에 남아 마지막까지 실리를 챙겼어야 했다”는 탄식이 쏟아지는 이유다. 전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를 찾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동대구역에서 긴급하게 만난 바 있다. 이 도지사는 “통합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고 절박하게 설득했고 지도부로부터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이후 이 도지사는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행안위 법안소위의 경과와 정부의 법안 수용 가능성에 대해 “특별법안에 담긴 재정ㆍ권한을 하나라도 더 반영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하루 만에 국민의힘이 법안 심사를 거부하고 퇴장하면서, 이 도지사의 ‘총력전’은 허공 속의 외침이 되고 말았다. 겉으로는 ‘찬성’을 외치고 뒤로는 ‘퇴장’을 선택한 국민의힘의 이중적 행태에 지역민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라며 “우롱당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남은 절차는 행안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그리고 본회의 통과다. 이후 보완 입법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축소된 특례들을 얼마나 복원하고 담아내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협상의 핵심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TK가 실질적인 자치권과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의 치밀한 전략과 초당적 합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12

경북도 설 연휴 도민 안전·민생 안정 종합대책 점검

경북도가 12일 이철우 도지사 주재로 ‘시·군 부단체장 영상회의’를 열고, 설 명절 연휴 기간 도민 안전과 민생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도 본청 실·국장과 시·군 부단체장이 영상으로 참석해 △재난·안전사고 예방 대책 △교통·의료 대응체계 △물가 안정 및 민생 지원 △취약계층 보호 방안 △연휴 기간 비상근무체계 운영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경북도는 설 연휴 기간 중 화재구조구급반, 응급의료대책반, 교통수송대책반, 환경관리반 등 11개반 5698명으로 구성된 종합상황실을 운영해 각종 사건·사고에 신속히 대응한다. 또한 산불방지 특별대책본부를 구성·운영해 건조 특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산불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산불 발생 시 대형 산불로 확산되지 않도록 재난 대응체계를 확고히 구축한다. 아울러 재난안전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전 소방관서에 대한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해 화재·한파·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여기에 귀성객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과 응급 상황에 대비해 교통상황 관리와 응급의료 지원체계를 점검하고, 연휴 기간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직 의료기관 및 응급의료기관 운영 현황도 재확인했다. 특히 명절 기간 체감도가 높은 물가 문제와 관련해 전통시장 및 주요 성수품 물가 동향을 면밀히 관리하고, 불공정 상행위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해 도민과 귀성객의 부담을 최소화한다. 또한 독거노인·저소득층 등 취약계층과 지난해 초대형 산불로 아직도 복귀하지 못한 이재민들이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안부 확인과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한파 등 기상 악화에 대비한 보호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설 연휴 귀성객과 도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와 경북 관광 활성화에도 나선다. 도내 지역 박물관에서는 전통놀이 체험 등 설 명절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설맞이 지역 행사와 자연휴양림 체험 등을 통해 지역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철우 지사는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것”이라며 “어디서든 재난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명절이라고 해서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시·군은 현장 중심의 대응과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작은 위험 신호도 놓치지 말고, 어떤 긴급 상황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해 달라”며 “도민들이 안심하고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총동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2-12

대구 시민사회 단체, ‘2·18기념공원’ 병기 촉구

대구지하철참사 23주년을 앞두고 희생자대책위원회 등 지역 19개 시민사회단체는 12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 ‘2·18기념공원’ 병기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사회 단체는 “2.18대구지하철참사는 현대 도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사회적 재난으로, 192명의 소중한 생명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며 “그러나 참사를 추모할 공원과 위령비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현실은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시의원이 참사와 1960년 2·28민주운동을 혼동하거나 상인 반대를 이유로 명칭 병기를 거부한 데 대해 “대구시민을 가르치려 드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기념’ 대신 ‘추모’라는 표현 사용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도 “회피이자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시민사회단체는 △2·18 추모식에 시장 직무대행 또는 정무부시장의 참석과 공식 사과 △2·18기념공원(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명칭 병기를 위한 조례 개정 재추진 △희생자 영정 사진 안치 및 유품 전시실 운영 △수목장 안치 문제의 행정적 해결 △중앙로역 추모벽 개선과 사회적 참사 표지물 설치 추진 등을 요구했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23년이 지났지만 참사 희생자와 시민의 아픔을 온전히 기념하지 못하는 것은 대구시의 부끄러운 현실이다”며 “추모와 안전사회 구축이라는 남은 과제를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의회는 지난 3일 ‘대구시 시민안전테마파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 대해 ‘유보’ 결정을 내렸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2-12

국힘 포항시장 공천, 독보적 후보 없는 ‘무주공산’ 속 변수만 수두룩

포항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전국적 관심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던 것도 그중 하나였다. 또, 당시 경북도당위원장이었던 김정재 의원이 기초단체장 경쟁력 조사를 근거로 3선에 도전한 이강덕 포항시장을 컷 오프 했으나 중앙당 재심을 통해 기사회생하는 등 극심한 공천 파동을 겪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보다 구도가 더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으려는 예비후보만 무려 11명에 달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할 수 없게 되면서 도전이 줄을 잇고 있는 것. 경쟁자가 많다는 것은 유력한 후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런 상태에서 후보 간 우열을 가린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경북매일신문이 설 연휴를 앞두고 차기 포항시장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두드러진 선두 주자는 보이지 않았다. 15%를 받은 예비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10%를 넘는 후보도 3명에 그치는 등 오차범위 내에서 후보들 간 접전 양상이었다. 이는 언제든지 국민의힘 포항시장 공천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선거 분위기도 혼탁해지고 있다. 서로 약점을 공공연하게 거론하는 등 한껏 달아올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금도를 넘는 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포항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후보마다 다들 약점이 있다 보니 각 진영들은 자신만 빼고 ‘일부 특정 후보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을 하고 다니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공천 경쟁이 시작되면 수면 아래에 있던 네거티브전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중앙당이 인구 50만 명 이상의 자치단체장 공천권을 가져가기로 함에 따라 예비후보자 입장에선 큰 변수로 등장했다. 도내에서는 포항이 유일하게 여기에 해당된다. 공천권을 중앙당이 행사하면 여러 면에서 달라진다. 경북도당에서 할 때와는 판이하다. 도당 경우 인맥 등 인적 인연 등이 작용, 사소한 문제 등은 심사 등을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일부나마 있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김도 크게 먹혀 자신이 미는 후보를 경선 대열에 꽂아 넣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당에서는 그런 사적 영향력이 차단된다. 특히 포항처럼 후보자가 11명이나 되면 1차 심사 과정에서 공천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잡음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중앙당이 내놓을 공천 기준이 ‘살생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리는 그래서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공천 방침과 관련해 성범죄, 아동·청소년 관련 범죄 혐의자 원천 배제, 뇌물을 비롯한 비리 전력이 있는 인물은 공천 자격 원천 박탈 등의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12일 국힘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이정현 전 대표를 임용한 만큼 조만간 그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장 공천에 지역구 현역 의원이 영향이 줄어들고 당 지도부와 공관위의 의사가 많이 반영되면 예상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전략공천 지정은 그중 하나다. 혁신 공천 차원에서 영입인사를 통한 공천도 충분히 검토 대상에 올릴 수 있다. 아직 출마 뜻을 내지는 않았지만, 보수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몇 명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앙당 공천에 대한 도내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금은 50만 명 이상 공천권을 가져가겠다고 밝혔지만, 도내 몇몇 국회의원들은 그 폭을 인구가 아니라 수로 확대, 자신들의 자치단체에도 적용해 달라는 민원을 중앙당에 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건상 후보자를 지역 정치인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을 바에는 차라리 중앙당이 일 잘하는 사람을 선택해 공천해 달라는 것이다. 포항에 지역구를 둔 김정재∙이상휘 국회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상당수 예비후보가 선거 때마다 도움을 준 데다 자칫 스쳐 가는 말도 평지풍파를 일으킬 수 있어 현실적으로 공천방식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쉽잖다. 인재영입을 배제하고 현 후보 중에서 경선이 진행된다면 11명 가운데 심사를 통해 절반 정도, 이후 예비경선을 통해 또 절반 탈락시킨 후 최종 경선에는 2~3명으로 압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유력후보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 예비후보 중 상당수는 정치 베테랑 급 반열에 있다. 이들은 경선에 대비, 이미 지난해부터 지인들을 대거 당원으로 입당시키는 등 준비를 착착 진행해 왔다. 2월 현재 책임당원은 남구 9000여 명, 북구 1만 명 정도로 지난해 초보다 많이 증가했다. 이번 조사를 분석해 보면 지지율 15.8%로 선두에 오른 김병욱 전 의원은 지역 경제의 허리인 30~60대에서 강한 지지층이 형성돼 있음이 확인됐다.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출신으로 젊은 감각과 입법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는 30대(18.5%)부터 60대(14.9%)까지 경제 활동 인구 전반에서 1위를 달렸다. 과거의 영광보다는 ‘미래의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회의원 당시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던 소통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지지율을 견인해 주고 있다는 평가다. 김 전 의원에 불과 0.9%p 뒤진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전통적 지지층인 70대(23.4%)뿐만 아니라, 가시적 성과를 중시하는 18-29세(17.3%)에서도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재임 시절 추진한 KTX 포항 유치, 영일대해수욕장 정비, 포항운하 건설 등 현재 포항의 랜드마크가 된 주요 사업들을 성공시킨 추진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민들 속을 파고 든 전력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조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0~15%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이번에도 10.9%를 받아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12년 전 시장공천 경선에서 1위를 달리다 막판 낙마한 그는 이번에는 설욕을 벼르고 있다. 포항시의회 의장과 경북관광공사 사장 등을 역임, ‘준비된 행정가’라는 평가 속에 포항11·15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지역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도 앞장선 공로 등이 ‘4강 구도’를 지탱하는데 원천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용선 경북도의원(10.5%)은 이번 조사에서 크게 올랐다. 경북도의회 부의장을 역임하며 정치적 체급을 키운 그는 바닥부터 다져온 ‘풀뿌리 조직력’이 최대 강점으로, 4050 허리층(각 14.8%, 12.8%)에서 탄탄한 지지를 받았다. 포스코 출신으로, 차별화된 ‘현장형 일꾼’임을 강조하며 표밭을 갈고 있다.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6.4%)의 지지세도 꾸준함이 확인됐다. ‘자족도시 건설’을 기치로 내건 그는 영일만항 물동량 확대와 호미곶 국가 거점 육성 등 구체적인 공약으로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포항 북구 흥해읍 토박이인 이칠구 경북도의원(6.5%) 또한 견고한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의원 3선(의장 2회)과 재선 도의원을 지낸 ‘지방자치 산증인’인 그는 정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읽는 것으로 정평 나 있다. 그런 그가 11일 경북도의원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며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사실상의 수 계산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정도 치고 올라갈지가 관심이다.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2.4%)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주변에서는 그의 정치 여정을 안타까워하는 층이 꽤 많다. 한때는 지역구당원협의회장까지 오르며 국회의원 목전까지 다다랐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경북도 정무실장 등을 거친 ‘실물 경제·행정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호소하고 있다. 기존 정치 문법과는 다른 전문성을 내세운 후보들도 비교적 선전했다. 안승대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6.6%)은 정치권 진입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지지율로 볼 때 비교적 안정되게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세종시를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검증된 행정력 등을 호소한 부분 등이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상승이 지속된다면 다크호스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 연세대·위스콘신대 화학 박사 출신의 과학자이자 CEO인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3.9%)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했던 글로벌 감각과 일신상선 대표로서의 경영 능력을 결합해 ‘경제 시장’으로서의 차별성을 부각한 점이, 내무부·대통령 직속 위원회 전문위원 출신인 모성은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의장(3.2%)은 포항 지진 이후 시민단체를 결성해 손해배상 소송을 주도해 온 ‘행동하는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한 부분 등이 현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후보 중 가장 젊은 48세의 박대기 전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 직무대리(2.2%)는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포항 출신으로 국회 보좌관과 대통령실 행정관을 거치며 국정 운영 전반을 경험한 그는 “중앙과 통하는 젊은 일꾼”을 강조하며 세대 교체론에 불을 지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여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희정 포항시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 포항 남·울릉 지역위원장이자 재선 시의원(8·9대)으로, 포항지방의정연구소 사무국장을 역임한 정책통이다. 보수 색채가 짙은 포항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여당 후보로서 경쟁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중앙당의 입김으로 지역 민심과 전혀 다른 공천 결과가 나온다면 박 의원이 반사이익을 통해 최초의 진보 계열 포항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조사는 경북매일신문이 (주)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8일 양일간에 걸쳐 포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 RDD(유선 20%),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무선 8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4.3%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형남·배준수·고세리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2

영덕 주민 86% 원전 유치 찬성··· 영덕군, 의회에 동의안 제출 예정

영덕군민 대다수가 원자력발전소 유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군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와 리서치웰에 의뢰해 군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민 86.18%가 원전 유치를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당초 지난 9일 시작해 13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목표한 표본 수인 1천400명이 일찍 채워져 이틀 만에 마무리됐다. 리얼미터가 7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5%가, 리서치웰이 704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6.9%가 각각 찬성했다. 원전 유치 찬성 이유로는 '인구 유입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두 기관에서 각각 56.6%와 58.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청년층 등 지역 일자리 창출', '특별지원금·지방재정 확충 등 재정적 이익', '인공지능(AI)·반도체 등 국가 에너지정책 차원' 순이다. 유치 반대 이유로는 '환경과 건강상의 우려'가 두 기관 여론조사에서 각각 43.5%와 42.7%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과 '정부 정책의 신뢰성 부족', '지역 내 주민 갈등' 순으로 나타났다. 영덕군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군의회에 신규 원전 유치에 관한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의회 동의를 얻으면 한국수력원자력에 원전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영덕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주민을 대상으로 유선 100% 무작위 생성 표집 틀을 활용한 임의 전화걸기(RDD)와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리얼미터 27.1%, 리서치웰 25.6%였다. 표본오차는 양사 모두 95% 신뢰수준에 ±3.7% 포인트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6-02-12

홍석준 전 의원 “대구가 어렵기에 출마했다⋯대기업 유치·민생펀드 10조·청년문화도시로 돌파”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석준 전 국회의원은 지난 11일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가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울수록 지역을 잘 알고 정책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는 대구시 공무원 24년, 국회의원 4년 경력을 내세우며 R&D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사업을 다수 기획·통과시킨 경험이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석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대구가 경제적으로 잘 돌아가고 태평성대라면 저 말고도 시장을 할 분들이 많다. 그런데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어려울수록 대구를 잘 알고 대구에서 구체적인 일을 해봤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책 아이디어와 솔루션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나온 분들 중에는 죄송하지만 그 정도로 대구를 알고 일을 해본 분이 없다고 판단했다. 저는 출마 선언을 경상감영에서 했다. 대구가 영남의 중심 도시라는 상징성을 되살리고, 역사·문화·경제를 뿌리부터 종합적으로 이해한 사람이 대구를 다시 영남의 중심 도시로 세워야 한다는 취지였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 경제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제가 대구시장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은. △행정통합에 대해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현재 방식은 졸속이다. 원칙적으로 광역행정 체제는 국가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통합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원칙·기준·절차를 세워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방식은 “돈 줄 테니 통합해라” 식으로 보인다. 또 재정 지원 논리도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예컨대 특정 지역에 5조 원을 준다는 식이면 대구·경북은 인구와 면적 등을 고려할 때 역차별이 될 수 있다. 대전이 144만, 충남이 213만 합쳐서 357만명이고, 광주가 139만, 전남이 178만이라서 모두 317만명이다. 지금 대구·경북은 535만명 정도 되고 면적도 다른 2개 자치단체보다 월등히 더 큰데 똑같이 접근하는 게 맞는지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국회에서 충분한 토론과 제도 설계가 필요한데, 그 역할이 부족하다.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통합의 원칙·기준·절차를 정하고, 그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핵심은 권한과 예산이다. 권한 이양은 제주특별자치도처럼 특별법 등을 통해 규제 개선과 행정권한을 실질적으로 내려주는 방식이 참고가 될 수 있다. 재정 지원은 인구와 면적 등 객관 기준을 반영한 교부세 지원 원칙이 필요하다. -핵심 공약 3가지를 꼽는다면. △첫 번째로는 대기업 유치와 중소기업 AX(AI 전환) 지원을 묶어 ‘경제 활력’을 만들겠다. 대기업 유치는 ‘대기업이 실제 투자 계획이 있는 분야’ 중 대구가 강점 있는 영역을 골라 집중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배터리, 로봇, 시스템반도체 같은 분야다. 이 분야는 전기·용수·인력·인프라가 핵심인데, 대구는 비교우위가 있다. 중소기업 AX는 산업군별 로드맵이 필요하다. 다음은 민생펀드 10조 원을 조성해 소상공인에 숨통을 틔우고 미분양을 조기 해소하겠다. 민생펀드 10조 원은 대구시와 민간이 4년간 함께 조성하고, 신용보증재단·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보증을 발급해 소상공인이 대출로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미분양 해소는 정책사업과 규제개혁을 병행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을 동일한 부동산 정책 틀로 묶는 것은 문제다. 양도세, 1가구 2주택, 주택 관련 규정 등 완화가 필요하다. 또 청년 주택을 정책사업으로 공급해 청년이 주거비 부담 없이 정착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미분양도 흡수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역사·문화 자긍심을 바탕으로 ‘청년 도시’로 만들겠다. 청년 도시는 역사·문화를 관광자원화하는 동시에, 청년이 선호하는 직업·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콘텐츠, 웹툰, 크리에이터 산업 등 청년 친화 분야를 시가 지원해야 한다. -시장에 도전한 현역 의원이 5명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1995년 민선 자치단체장 선거 이후 이렇게 대규모로 현역 국회의원들이 나온 적이 없다. 12명의 TK 의원 중 5명이 대거 출마하는 것은 당에 치명적이다. 우리는 106석 소수 야당이다. 상임위 숫자도 부족한데, 견제해야 할 현역들이 자리를 비우는 것이다. 대구에도 손해인 게 대구시장과 국회의원은 ‘술의 양 바퀴’처럼 함께 굴러가야 한다. 큰 사업일수록 법·제도·국비가 필요하니 국회의 역할이 크다. 그런데 공군이 폭격하고 육군이 진격해야 하는데, 공군 역할을 해야 할 의원들이 선거하느라 빠지면 대구시가 피해를 본다. 1년 반 전 총선에서 시민들에게 “국회의원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그 약속을 저버리는 태도가 가장 큰 문제다. 사과 한마디 없이 출마하는 것은 유권자를 가볍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역 의원들과 비교해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저는 그분들보다 대구를 더 잘 알고, 대구에서 정책 사업을 더 많이 했다. 특히 세계적 기술 트렌드 속에서 대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 아이디어와 솔루션이 있다. 정치는 결국 성과로 평가받는다. 500억 원 이상 사업은 예타를 받는데, SOC 예타와 R&D 예타가 있다. R&D 예타는 특히 어려운데 공무원 재임 중 R&D 예타를 수 십 여 개 제안했고, 그중 10여 개가 통과했다. 자동차 주행시험장, 로봇산업진흥원, 의료 인프라 등이다. 지금 대구의 핵심 경제·산업 인프라가 된 사업들이다. 저 이전이나 이후에도 그렇게 R&D 예타를 통과시킨 사례가 흔치 않다. 경제·산업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해 온 경험이 제 경쟁력이다. -만약 시장이 된다면, 중앙정부·여당과 협력은 가능한가. △야당일 때는 확실히 어렵다. 더 열심히 뛰고, 행정적으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야 돌파할 수 있다. 저는 공무원 출신으로 중앙부처 인맥과 경험이 있고, 무엇보다 정책을 디테일하게 설계하고 실행해 본 경험이 있다. 야당일수록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중요하다. -당이 어려운 상황인데 당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공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당 지도부부터 낙하산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공정한 평가에 기반한 공개 경쟁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신상필벌 기준과 지표가 필요한데 예를 들어 의정활동, 지역활동, 국민소통 같은 항목을 세분화해 객관 지표로 평가해야 한다. 다선·고연령에 대한 합리적 페널티, 청년·여성에 대한 가점 등도 논쟁이 있겠지만, 제도화하지 않으면 혁신이 어렵다. -마지막으로 대구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구를 더 잘 살게 하려면 대구시장을 잘 뽑아야 한다. “국회의원 몇 번 했나”보다 “대구를 위해 무엇을 했나”를 봐주셨으면 한다. 후보가 대구에 기반을 두고, 대구의 일상을 알고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는지도 살펴봐 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1년 반 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출마하는 것이 정당한지도 유권자들이 엄정하게 평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홍석준 전 국회의원 주요 약력 △경북 성주 출생 △서도초, 평리중, 달성고 졸업 △계명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1회 지방고등고시 합격 △대구시 미래산업추진본부장 △대구시 경제국장 △계명대 특임교수 △제21대 국회의원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12

‘글로벌 혁신’ 이름 아래···'개발-보존 균형' 원칙 무너지나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원에서 추진 중인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지방 성장거점 육성 정책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 결과를 보면, 이 사업이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까지 넘어야 할 환경·사회적 과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전체 면적 72만4374㎡에 국제학교, 공동주택, 연구·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을 집적하는 대규모 개발이다. 포항시는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 유치와 정주여건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제시된 여러 조사 결과에 대한 주민 의견은 사업계획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로 수렴된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따르면, 김영길그레이스스쿨과 제2행복기숙사가 한동대학교와 공간적으로 단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사업지구 서쪽에 남북으로 계획된 도로를 공동주택(A3)과 국제학교, 김영길그레이스스쿨 서쪽으로 우회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단순한 도로 선형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시설 간 연계성과 보행 안전, 캠퍼스 기능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지구 남측에는 비학지맥이 지나고 있다. 비학지맥은 지역 생태계의 핵심 축 역할을 하는 산줄기로, 동식물 이동과 서식의 통로 기능을 수행한다. 주민들은 비학지맥을 원형으로 보존하고, 주요 서식지 주변 지역을 함께 보호할 수 있도록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개발과 보전의 균형이라는 원칙을 사업 초기 단계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사업지구 내에는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 2088㎡가 포함돼 있다. 생태·자연도 1등급은 전국적으로도 보전 가치가 가장 높은 지역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해당 구역이 개발 대상지에 포함된 것은 환경정책의 기본 원칙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들은 해당 면적을 원형으로 보존할 것을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 식생보전등급 III등급 지역과 급경사지가 중첩되는 구역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이러한 지역은 토사 유출과 산사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도 사토량이 과다하게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민들은 절성토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부지조성계획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규모 절토·성토 위주의 개발 방식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안전 문제와 유지관리 비용 증가라는 또 다른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더 심각한 문제는 건강위해도 평가 결과다.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 사업부지 일대는 포름알데히드, 카드뮴 등 발암성 물질이 발암위해도 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향후 입주민과 이용자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주민들은 이러한 노출 지역을 사업 대상지에서 제척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초안에서는 구체적인 제척 방안이나 대체 부지에 대한 검토 내용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조류 서식지에 대한 영향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제기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포항-영덕 구간 조사에 따르면, 조류 동시센서스 지역이 사업부지 64만8939㎡ 가운데 33만1635㎡에 달한다. 사업부지 절반이 넘는 면적이 조류의 주요 활동 공간이라는 의미다. 이는 개발 과정에서 서식지 단절, 먹이원 감소, 번식지 훼손 등 다양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주민들은 이러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토지이용계획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마곡습지 문제는 이번 환경영향평가 초안 논란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천마곡습지는 내륙습지로서 생물다양성이 높고,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불릴 만큼 보전 가치가 크다. 그렇지만 2만145㎡가 사업 대상지에 포함돼 주거복합용지로 계획된 것은 생태적 관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천마곡습지를 원형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명확히 제시했다. 운영 단계에서의 소음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환경보전 목표기준을 초과하는 국제학교 인근에 대해 교통소음 저감계획(안)이 제시됐지만, 방음벽 높이가 6m, 설치구간이 170m에 달한다. 이는 인접 토지를 기능적으로 분리시키고, 경관 훼손과 생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주민들은 방음벽의 높이를 낮추고 설치 구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의견들은 지난해 12월 4일 흥해읍 종합복지문화센터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의견 제출자 34명 가운데 33명이 공청회 요구 의견을 냈다는 사실은 주민 다수가 사업 추진 과정과 내용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소수 민원이 아니라, 집단적 우려가 표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의견들이 향후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반영될지 여부다. 과거 대규모 개발사업 사례를 보면, 초안 단계에서 제기된 의견이 형식적으로만 반영되거나, 일부 문구 수정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사업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는다면, 본안 검토 단계에서 또 다른 미반영 논란과 주민 반발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개발사업일수록 초기 단계에서 환경적 리스크를 충분히 줄이지 않으면, 향후 사업 지연, 추가 비용 발생, 법적 분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습지, 산줄기와 같은 핵심 생태자산이 훼손될 경우, 복원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은 개발로 얻는 경제적 이익을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가 진정으로 ‘혁신’을 표방하려면, 단순히 건물과 시설을 새로 짓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공존하는 개발 모델을 제시하고, 주민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사업은 지역 성장을 이끄는 거점이 아니라, 또 하나의 갈등과 논란의 상징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환경영향평가 본안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초안 단계에서 제기된 수많은 경고음에 대해 사업시행자와 행정기관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의 미래와 지역사회의 신뢰가 동시에 결정될 것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2-12

[국힘 포항시장 지지도 조사] 김병욱 15.8% 박승호 14.9% 공원식 10.9% 박용선 10.5%

오는 6∙3 지방선거에 출마할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 경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북매일신문이 설 연휴를 앞두고 출마예정자 지지도 조사를 한 결과,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경쟁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 국민의힘이 12일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의 경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를 공천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 여기에 포함된 포항은 변수가 더 커지게 됐다. 국민의힘 포항시장 출마예정자는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김병욱 전 국회의원,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모성은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의장,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박대기 전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 직무대리, 박승호 전 포항시장, 박용선 경북도의원, 안승대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 이칠구 경북도의원(가나다순) 등 모두 11명에 이른다. 이들은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이강덕 전 포항시장이 경북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하자, 일찌감치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며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출마예정자는 앞으로 1~2명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매일신문이 지난 주말 (주)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국민의힘 포항시장 출마예정자 전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2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예비후보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치열한 승부전을 펼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예비후보는 김병욱 전 의원(15.8%)과 박승호 전 시장(14.9%), 공원식 전 부지사(10.9%), 박용선 도의원(10.5%) 등 4명에 불과했다. 그 다음은 안승대 전 부시장 6.6%, 이칠구 경북도의원 6.5%, 김일만 시의회 의장 6.4%, 문충운 원장 3.9%, 모성은 의장 3.2%, 김순견 전 부지사 2.4%, 박대기 전 비서관 직무대리 2.2% 순이었다. 기타 후보는 1.5%, ‘지지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2%였다.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김병욱 전 의원이 17.6%로 선두를 지켰고, 박승호 전 시장 15.3%, 공원식 전 부지사 13.2%, 박용선 도의원 12%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이칠구 도의원은 7.4%, 김일만 시의회 의장은 7.2%, 안승대 전 부시장은 6.3%, 문충운 원장은 4.6%, 박대기 전 비서관 직무대리는 2.8%, 모성은 의장은 2.3%, 김순견 전 부지사는 1.6%로 나왔다. 이번 조사를 맡은 (주)에브리리서치 김종원 대표이사는 “독보적 유력 후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출마예정자가 없는 데다 후보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면접 심사 등을 거쳐 1차 컷오프 결과가 나와 봐야 다소 우열이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중앙당의 공천기준이 확정되면 후보군이 압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관계자는 “현재 중앙당에서 거론되는 공천기준을 적용하면 포항시장 출마예정자 중 절반은 탈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65.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 민주당 19%, 개혁신당 2.6%, 진보당 0.9%, 조국혁신당 0.8% 순으로 집계됐다. 기타 정당은 1.9%, ‘지지정당 없음’은 7.7%, ‘잘 모르겠다’ 1.7%였다. 이번 조사는 경북매일신문이 (주)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포항시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8일 유·무선(유선전화 RDD 20%, 휴대전화 가상번호 80% 활용)을 혼용한 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4.3%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형남·고세리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2

안방 1열에서 마주하는 ‘별들의 전쟁’⋯2026 설 연휴 OTT 신작 가이드

민족의 큰 명절 설날이지만, 우리가 명절을 즐기는 방식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부단히 변모해 왔다. 온 가족이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방송사가 편성한 ‘특선 영화’ 시간을 확인하며 신문 하단의 편성표에 동그라미를 치던 시절은 이제 아득한 추억이 됐다. 2026년 오늘, 명절 거실의 주도권은 지상파의 편성표가 아니라 손바닥 위 스마트폰과 TV 화면 속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앱들이 쥐고 있다. 시청자가 콘텐츠를 ‘기다리는’ 시대에서 취향에 따라 직접 ‘선택하는’ 시대로의 완전한 전환이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닷새라는 넉넉한 시간이 허락됐다. 극장가의 대작들 못지않은 막대한 자본과 톱스타급 배우들을 앞세운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 주요 플랫폼들은 이 ‘설 대목’을 겨냥해 야심작들을 쏟아내고 있다. 화려한 캐스팅은 기본이요 기존 문법을 파괴하는 파격적인 소재와 압도적인 스케일로 무장한 작품들이 시청자의 리모컨 끝을 유혹한다. 귀성길 정체를 뚫고 도착한 고향 집에서 혹은 분주한 명절 행사가 잦아든 고요한 밤 안방 극장의 불을 밝힐 ‘실패 없는’ 정주행 리스트 4선을 엄선했다. ◇ ‘레이디 두아(Lady Boudoir)’ : 가짜가 빚어낸 진짜의 미학 이번 설 연휴, 가장 뜨거운 화제작은 단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다. 연휴 시작 직전인 13일 금요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는 이 작품은 배우 신혜선과 이준혁이 드라마 ‘비밀의 숲(2017)’ 이후 9년 만에 한 작품에서 재회한다는 소식만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드라마는 홀연히 나타나 사교계를 사로잡은 미스터리한 여인 ‘사라 킴(신혜선 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녀는 프랑스 하이엔드 브랜드 ‘부두아(Boudoir)’의 한국 지사장이라는 완벽한 가면을 쓰고 사교계의 아이콘으로 부상하지만, 그 실상은 타인의 인생을 치밀하게 훔쳐 조작된 삶을 사는 가짜 인생의 설계자다. 형사 ‘무경(이준혁 분)’이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의문의 사체 유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피해자의 소지품에서 그녀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숨 막히는 추격전으로 치닫는다. ‘인간수업’, ‘마이 네임’을 통해 파격적이고 속도감 넘치는 연출을 선보였던 김진민 감독은 이번에도 특유의 미학적 액션과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파고드는 심리 묘사를 결합했다. “가짜가 진짜보다 더 완벽하다면 그것을 가짜라 부를 수 있는가?”라는 서늘한 질문을 던지는 이 미스터리 스릴러는 총 8부작으로 구성돼 연휴 기간 ‘완결까지 달리기’에 최적인 선택지다. ◇ ‘블러디 플라워(Bloody Flower)’ : 구원인가, 살인인가 장르물의 명가로 거듭난 디즈니+는 지난 4일 수요일 전격 공개된 ‘블러디 플라워’로 승부수를 띄웠다. 웹툰과 소설을 넘나들며 사랑받은 이동건 작가의 미스터리 소설 ‘죽음의 꽃’을 원작으로 한 이 시리즈는 “세상을 구할 치료제가 연쇄살인마의 손에서 태어난다면?”이라는 파격적인 윤리적 화두를 던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의대 자퇴생 출신의 연쇄살인범 ‘이우겸(려운 분)’이 있다. 그는 수많은 이를 인체실험이라는 명목으로 희생시킨 끝에 모든 불치병을 정복할 수 있는 신의 기술을 손에 넣은 인물이다. 법의 이름으로 그를 사형대에 세우려는 원칙주의 검사 ‘차이연(금새록 분)’과 희귀병을 앓는 딸을 살리기 위해 살인마의 ‘유일한 구원’이 필요한 변호사 ‘박한준(성동일 분)’의 첨예한 대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지독한 딜레마를 선사한다. 관전 포인트는 단연 배우 성동일의 파격적인 변신이다. 자식을 살리고 싶은 아버지의 절절한 심정과 피폐한 심리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10kg 이상을 감량하며 웃음기를 완전히 지운 그의 열연은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자극적인 연출보다 인물 간의 치밀한 심리 싸움에 집중한 이 8부작 스릴러는 매주 수요일 2화씩 공개되는 호흡을 따라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정의와 생명’의 가치를 곱씹어볼 의미 있는 대안이 된다. ◇ ‘판사 이한영’ : 명절 스트레스를 날릴 ‘법정 사이다’ 안방극장의 스테디셀러인 ‘인생 2회차’ 회귀물과 법정 드라마가 만났다.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해 티빙과 MBC에서 방영 중인 ‘판사 이한영’은 거대 로펌의 사냥개로 살다 토사구팽당한 판사가 10년 전, 정의감이 살아있던 초임 판사 시절로 돌아가 사법부의 거대 악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의 백미는 주인공 ‘이한영(지성 분)’이 구사하는 치밀한 ‘수 싸움’에 있다. 10년 뒤 벌어질 정·재계의 비리와 판결문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그는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소위 ‘유권무죄’ 권력자들을 그들이 만든 법 논리로 응징하며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특히 이한영을 감시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패를 던지는 의문의 조력자 ‘강신진(박희순 분)’과의 팽팽한 대립은 극의 서스펜스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배우 지성은 과거의 순수함과 미래의 노련함을 동시에 지닌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권력과 타협했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법복의 무게를 다시 세우는 그의 고군분투는 명절 기간 가사 노동과 가족 간의 갈등으로 지친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같은 위로를 건넨다.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정의 구현의 서사는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명절 밤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 ‘이 사랑 통역 되나요?’ :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진심 장르물의 홍수 속에서 포근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겐 지난달 16일 공개돼 여전히 인기 순위 상단에 있는 ‘이 사랑 통역 되나요?’가 정답이다. ‘주군의 태양’, ‘환혼’ 등을 집필한 스타 작가 홍자매의 신작으로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 분)이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고윤정 분)의 전담 통역을 맡으며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황금빛 포도밭과 캐나다의 설경 등 전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상미는 마치 한 편의 여행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대리 만족을 선사한다. 단순히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이 ‘진심’이라는 공용어를 통해 소통해 나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김선호의 다정다감한 눈빛과 고윤정의 화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케미스트리는 연휴의 피로를 잊게 하는 강력한 ‘힐링’ 요소다. 복잡한 추리나 잔인한 묘사 없이 그저 인물들의 대화와 풍경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경험을 선사한다. 12부작 전 회차가 공개돼 있어 긴 연휴 동안 따뜻한 감성에 푹 젖어들고 싶은 연인이나 가족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2-12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대구시장 출마 선언⋯ "위풍당당 대구 시대 열겠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12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위원장은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이자 대한민국 산업화 정신의 뿌리인 대구의 위풍당당한 부활을 선언한다”며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과 추진력으로 대구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는 지난 30년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자존심은 높지만 경제는 위축된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대구 부활을 위한 3대 전략으로는 △에너지 기반 미래산업 대전환 △방위산업 중심도시 도약 △교육 혁명과 청년 유입 도시 실현을 제시했다. 이 전 위원장은 “기업이 전기를 찾아오는 도시,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이를 토대로 AI·데이터·로봇·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집적화해 ‘대구형 산업혁명’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의 기계·금속·소재 산업은 방산과 결합할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후방 제조산업과 전방 수출·물류·서비스 산업을 연결해 방산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판교 테크노밸리를 뛰어넘는 혁신 집적지를 조성해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을 다시 대구에서 뛰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 분야와 관련해서 이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든 힘은 교육이었다. 과거 대구는 교육의 중심지였다”며 “청년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전국과 세계에서 유학 오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구시당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간담회를 연 이 전 위원장은 “대구시장은 행정 능력과 확장성이 중요하다”면서 “30년 넘게 언론인으로 현장을 지켜봤고, 경영진과 정부 기관장으로 조직을 운영해봤다. 말이 아닌 결과로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정부 성향과 시장의 성향이 다르면 국비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같은 진영 정부·시장 구조에서도 대구 GRDP가 개선되지 못했다”며 “대구 문제는 대구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와의 소통과 국비 확보는 기본”이라며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력해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성 보수 이미지에 대한 우려에는 “대한민국에 극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폭력을 사용하거나 선동한 적이 없다. 권력 앞에서 해야 할 말을 한 것이지, 그것이 극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에 맞춰 방송통신위원장 재직 당시 자동 면직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12

경북도 조류독감 비상, 선제 대응으로 막아라

설 명절을 앞둔 가운데 경북에서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잇따라 발생해 방역당국이 비상이다. 지난 7일 경북 봉화의 대규모 산란계 농장에서 H5형 조류 인플루엔자의 항원이 검출된 데 이어 11일 성주 육용 오리농장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사육중인 오리 1만5000마리에 대해 긴급 살처분을 실시하고, 인근지역에 대한 방역 예방조치에 들어갔다. 당국은 봉화에서도 산란계 농장의 닭 39만 마리를 살처분하고 도내 닭농장과 관련 축산시설 및 차량에 대해서 일시 이동 중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올 동절기 들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는 전국적으로 확산세를 뻗쳐가는 추세다. 경기, 충청, 경남, 전라 등을 휩쓸면서 경북 봉화에서도 처음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됐다. 이날 성주에서 확인된 조류인플루엔자는 전국 발생 43번째다. 경북은 전국적으로 산란계 사육수가 두 번째로 많고, 가금류 밀집사육단지 12개소 중 4개소가 집중돼 있는 곳이다.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서 계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장관 주재 회의를 열고 특별 방역에 나서고 있다. 특히 H5N1형 바이러스는 예년에 비해 감염력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돼 과거 어느 때보다 추가 발생 위험이 높은 엄중한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중수본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장에 대해 출입을 통제하고 전국 일제 소독기간을 정해 만반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당국의 노력만으로 바이러스 전염을 온전히 막을 수는 없다. 가금농장의 경각심과 자율방역체제 구축도 병행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가금류는 잘 먹지 못하고 설사나 산란률이 급감하는 증세를 보인다. 치사율마저 높아 사육농장의 피해도 크다. 과거에도 조류인플루엔자로 계란이나 닭, 오리 등의 생산이 급감해 관련물가가 폭등한 사례도 있다. 선제 대응으로 피해를 줄여야 한다.

2026-02-12

이상휘 의원 대표발의한 연근해어업의 구조개선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본회의 통과

이상휘 국회의원(국민의힘·포항 남·울릉)은 감척대상자에게 지급하는 폐업지원금 지급기준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연근해어업의 구조개선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개정안(대안)은 이상휘 의원 대표발의안을 포함한 관련 개정안 2건을 병합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된 것이다. 현행 감척사업은 수산자원 회복이라는 정책 목적과 함께, 경영 악화로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어업인의 생활 안정 지원 성격도 함께 갖고 있다. 현장에서는 폐업지원금의 지급 기준 자체가 낮아 감척 신청을 고려하더라도 최종적으로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감척사업이 제도의 취지에 맞게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보완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개정안은 해양수산부령으로 연근해어업 종류별·규모별 폐업지원금 기준액을 정하도록 하고, 감척 대상자가 실제로 받는 폐업지원금이 기준액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 시행 때 폐업지원금이 현실화되면서 어업인 지원이 강화되고, 감척 참여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져 감척사업의 정책 효과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휘 의원은 “감척은 수산자원을 회복하고 연근해어업의 지속 가능한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이지만, 실제 지원 수준이 낮아 참여를 망설이게 만드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개정으로 기준액 미달분을 보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하위법령 정비와 예산 반영까지 꼼꼼히 챙겨 현장에서 체감되는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2-12

대구행복진흥원,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지역상생 온기 나눔

대구행복진흥원이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통해 지역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대구행복진흥원은 지난 11일 대구 평화시장에서 배기철 이사장과 임직원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상인을 격려하고 지역 내 소비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제수용품과 명절 선물을 직접 구매하며 실질적인 소비 진작에 힘을 보탰다. 또 시장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경기 체감 상황과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현장 소통도 함께 진행했다. 대구행복진흥원의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는 매년 명절마다 이어지고 있는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다. 단순 물품 구매를 넘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자금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경제 선순환 구조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온누리상품권과 지역 화폐를 활용하고 시장 내 식당 이용도 병행하면서 유통과 서비스 분야 전반에 경제 효과를 확산시키는 공공기관 상생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배기철 이사장은 “이번 장보기 행사가 위축된 소비 심리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 활동을 지속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2-12

대구시, 국산 AI 반도체 ‘실증부터 상용화까지’ 협력 생태계 구축

대구시가 국산 AI 반도체의 산업 현장 적용과 상용화를 위한 협력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시는 12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대학, 공공기관, 팹리스 기업과 함께 ‘국산 AI 반도체 실증 및 상용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반도체는 대규모 연산을 고속·저전력으로 처리하는 시스템반도체로, 국가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반도체가 양산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요 기반의 실증과 적용 사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 역시 자동차, 가전, 로봇 등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기업 요구를 반영한 국산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며 국내 팹리스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지역 주력산업과 팹리스 기업이 설계한 국산 AI 반도체를 연계해 실증과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협약에는 팹리스 지원센터를 운영 중인 경북대학교를 비롯해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 전문기관과 AI 반도체 개발 기업들이 참여했다. 엣지에이아이㈜, 수퍼게이트㈜, ㈜휴컨, ㈜스카이칩스, ㈜워프솔루션 등 팹리스 기업은 자사의 AI 반도체를 지역 산업 현장에 적용·실증할 계획이다. 국내 유일 TSMC 협력 디자인하우스 기업인 ㈜에이직랜드는 실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 해결에 협력할 예정이다. 전문기관들은 지역 내 AI 반도체 적용 수요기업을 발굴하고 팹리스 기업과의 협력을 지원한다. 경북대학교는 기술자문, 실증 지원, 기업 맞춤형 인력 양성 등을 통해 협력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대구시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국산 AI 반도체가 설계·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수요 발굴-실증-레퍼런스 확보-시장진출’로 이어지는 전주기 실증 구조를 지역에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지능형반도체개발지원센터, 고신뢰반도체검증지원센터, 수성알파시티 SW·AI 기업 등 지역 산업 기반과 연계해 실증과 상용화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협약식에 참석한 ㈜휴컨 강대근 대표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산 AI 반도체 협력 생태계가 마련된 점은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에이직랜드 이종민 대표는 “산업 현장 적용과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정의관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이번 협약은 대구가 국산 AI 반도체 실증 거점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며 “로봇, 모빌리티 등 지역 주력산업과 첨단 기술이 결합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2-12

설 연휴, 대구에서 즐기는 문화 나들이

예술의 흐름과 한국 미술 정수 한눈에 뮤지컬·클레식 등 다채로운 공연 무대 전통문화 체험과 프로농구 경기도 열려 설 연휴를 맞아 대구 곳곳에서 시민과 귀성객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마련된다. 지역 대표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는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전통문화의 깊이를 함께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지고,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아동극과 설맞이 체험행사도 곳곳에서 펼쳐진다. 전시·공연·체험이 어우러진 이번 시즌은 대구가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 대구미술관,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읽다 대구미술관에서는 연휴 기간 수준 높은 기획전이 이어진다. ‘제2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허윤희)’을 비롯해 이강소 작가의 전시 ‘곡수지유’, 그리고 새롭게 소장한 작품을 소개하는 ‘2025 신소장품 보고전’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제2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으로 마련된 허윤희 작가의 개인전 ‘가득찬 빔(Beams of Emptiness)’은 ‘채움과 비움’, ‘생성과 소멸’이라는 상반된 개념이 순환하는 세계를 작품 속에 담아내며,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예술관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또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이강소 작가의 전시 ‘곡수지유’는 철학적 개념과 작가의 ‘실험정신’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구성돼, 이강소가 구축해온 독자적 예술세계를 조망한다. 또 대구미술관이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2025 신소장품 보고전은 올해 새롭게 수집한 작품 71점 가운데 28점을 공개하며, 공공미술관으로서 소장품 수집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한다. □ 대구간송미술관 한국 전통미술 정수 선봬 전통문화예술을 만날 수 있는 대구간송미술관도 풍성한 전시를 준비했다.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에서는 호랑이·봉황·매 등 상서로운 동물을 그린 회화와 신윤복·김홍도·이인문 등 조선 후기 대가들의 인물·풍속화, 조선과 청나라 문인들의 교류를 보여주는 서예 작품, 고려부터 조선까지의 도자 명품 등을 전시한다. 길상동물 회화는 새해 안녕을 기원하는 세화(歲畵) 작품들을 소개한다. 유숙의 ‘심곡쌍호’, ‘포유양호’, 심사정의 ‘노응탐치’ 등 호랑이와 매를 묘사한 작품이 대표적이다. 인물·풍속화는 이인문의 ‘모춘야흥’, 김홍도의 ‘송단아회’, 신윤복의 ‘혜원전신첩’ 수록작 ‘홍루대주’, ‘주사거배’ 등 5건, 8점을 전시한다. 서예 작품은 자하 신위의 글씨를 중심으로 추사 김정희와 청나라 문인들의 교류 흔적을 담은 5건 9점을 선보인다. 신위의 ‘천벽소홍’, ‘청부홍점’ 등이 대표작이다. 도자 전시는 청자·분청사기·백자 등 14건, 15점을 선보이며, 명품전시는 오원 장승업의 ‘삼인문년’을 소개한다. 세 노인이 나이를 자랑하는 장면을 그린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섬세한 인물 묘사로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박물관과 문학관, 대구를 말하다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역사적 기록과 지역 정체성을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경상도지리지’ 편찬 6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사람과 땅, 지리지에 담다’ 전시는 지리지 자료 87건, 총 198점이 전시돼 조선시대 지역 인식과 행정 체계, 사람과 땅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대구근대역사관에서는 ‘근대 대구 電氣 이야기’를 마련해 1913년 1월 1일 대구에 처음 전기가 들어온 역사적 순간을 출발점으로, 근대 도시로 변화해가는 대구의 모습을 전기라는 주제로 풀어낸다. 대구문학관에서는 대중문학과 지역 문학 인물을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진다. 보이는 수장고에서 열리는 ‘매혹의 이야기책, 육전소설’은 ‘딱지본 소설’로 불리며 활자본 고소설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육전소설을 소개해, 한국 출판문화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이오덕·박주일 탄생 100주년 특별전에서는 두 문학인의 삶과 업적을 기념한다. 이밖에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기증한 서화, 수채화 등 60여 점을 소개하는 ‘기증作 특별전’이 2월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리며, 달서아트센터에서는 지역 원로 작가 초대전 ‘존재의 미학展’이 오는 26일까지 개최된다. □ 공연계도 활발…뮤지컬·클래식·퍼포먼스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뮤지컬 ‘위키드’가 공연된다. 서울 부산에 이어 대구를 찾은 뮤지컬 ‘위키드’는 미국 작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초록색 피부의 엘파바와 금발 마녀 글린다가 마법사의 초대를 받아 에메랄드 시티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대구에서 내한 공연이 이뤄지는 건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위키드’는 350여 벌의 황홀한 의상, 12.4m의 타임 드래곤 세트, 엘파바의 플라잉, 글린다의 버블 머신 슬라이딩 등 거대한 무대 메커니즘, 쿼드러플 플래티넘을 공인받은 스티븐 슈왈츠의 수려하면서도 중독적인 음악으로 전 세계 유수의 어워즈에서 100여 개 부문을 휩쓴 작품이다.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는 ‘2026 DCH 앙상블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독일 하노버와 대구의 대표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DCH-하노버 앙상블’ 공연이 12일에 개최된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8월 대구콘서트하우스가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주요 문화예술기관과 체결한 업무 협약의 실질적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대구와 하노버를 대표하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DCH-하노버 앙상블’이 한 무대에 오르는 이날 공연의 지휘는 하노버 국립음대 교수이자 하노버챔버오케스트라 회장인 한스 크리스티안 오일러(Hans-Christian Euler)가 맡으며, 대구를 대표하는 연주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오은정·송다은, 비올리스트 경희설, 첼리스트 김영환, 콘트라베이시스트 정에스더, 그리고 한국 전통악기 연주자인 가야금 최진, 대금 박상훈이 함께 오른다. 수성아트피아에서는 이은결의 신작 공연 ‘META’가 13일부터 16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첨단기술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공연으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그의 새로운 시도를 담았다. □ 설 연휴 체험행사, 가족 나들이 명소로 설 연휴 기간인 2월 14일부터 18일까지는 박물관과 역사관에서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대구근대역사관에서는 나무팽이 만들기와 전통딱지 만들기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방짜유기박물관에서는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민속놀이 체험이 진행된다.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카드형 마패 만들기, 자개 갓 키링 제작 체험이 준비돼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다. 근대골목 일대에서는 방문객맞이 이벤트와 골목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돼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전망이다. 이밖에도 한국가스공사 프로농구 홈경기가 2월 10일과 15일, 17일, 19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려 스포츠 팬들에게도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설 명절 연휴 동안 폭넓은 전시와 공연,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민들과 귀성객들이 대구 곳곳에서 풍성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가족과 함께 전시관, 박물관, 공연장을 방문해 즐거운 설 연휴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설 연휴 문화행사는 기관별로 운영 시간과 사전 예약 여부가 다르므로 방문 전에 관련 사이트를 확인해야 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2-12

“잘 만든 게임보다 오래 머무는 게임”… AI 시대, 한국 게임산업의 길

“이제 게임은 얼마나 잘 만들었느냐보다, 얼마나 지속적으로 참여를 이끌어내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 ‘글로벌경제 미래전략포럼’ ‘AI 시대,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현장에서 유정우 글로벌경제미래전략연구원장이 던진 이 한마디는, 급변하는 게임 산업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포럼은 AI 시대를 맞아 급격히 재편되는 글로벌 게임산업 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등급제 운영 등 주요 국가의 규제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합리적 제도 개선 방향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다변화에 걸맞은 법·제도 보완의 초석을 다지자는 취지다. 행사는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박정하 문체위 야당 간사,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환영사와 축사로 문을 열었고, 이어 산업·법률·정책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국회 문체위 소속 의원들과 학계·산업계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AI 시대 게임산업의 방향성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김교흥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게임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이자 문화 영토를 넓히는 핵심 콘텐츠”라며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 게임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선 국회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균형 잡힌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의 균형을 주문했다. 박정하 야당 간사 역시 축사를 통해 “게임산업은 창의성과 기술력을 바탕을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중요한 한축을 담담했다”며 글로벌 경쟁 환경을 감안한 정책 정합성을 언급하며 여야 협력을 강조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인공지능(AI)은 게임의 제작방식부터 이용자 경험에 이르기까지 산업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경쟁 환경과 발전전략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며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제도와 정책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창작과 혁신이 지속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쓰겠다” 고 말했다. 1부 발제에서 유정우 원장은 글로벌 게임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짚었다. 그는 “콘텐츠의 생산 주체가 개발자에서 이용자, 크리에이터로 확장되며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기반 플랫폼 구조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게임은 단순한 완성품이 아니라, 참여와 재창작,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유 원장은 “게임 산업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성장 산업”이라며 “규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산업·기술·문화가 융합된 관점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클라우드·메타버스 등 기술 전략과 함께, 글로벌 시장 변화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과 법리 정비가 시급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특히 AI 기반 콘텐츠 생성, 데이터 활용, 알고리즘 추천 체계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한 법적 기준 정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안준규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국내 게임산업의 현실과 법적 보완점을 짚었다. 안 변호사는 게임 등급 분류 제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 플랫폼 책임 범위 등 현행 제도의 쟁점을 언급하며 “산업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한국 게임산에 대한 규제가 타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고 법제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임산업이 규제보다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이며 원칙적으로는 (규제를) 풀어주되 사후적으로 엄격하게 규제하는 방식이 보다 적합하다 ”며,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갖춘 규제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국장은 게임 시장의 글로벌 경쟁 구도를 언급하며 선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최 국장은 “K 컬처 300조 달성을 위해서는 게임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게임제작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모태펀드 ‘게임계정’을 신설하는 등 전략적인 투자확대와 세제개편을 제안했다. 또 △유연한 근로 환경 조성 △ 수출 지원 기구 설치 등의 적극적인 수출지원 △ 중소·인디 게임사 등의 AI 게임산업의 전환 지원 등을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소성렬 전자신문 본부장이 좌장을 맡은 종합 토론에서는 “게임을 사행성 논란 중심으로만 볼 것인지, 문화·기술 산업으로 재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AI가 게임 제작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콘텐츠 범람과 품질 관리라는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글로벌 플랫폼 종속 문제와 국내 기업의 IP 경쟁력 강화 필요성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산업 현안 점검을 넘어, 게임을 바라보는 국가적 시각을 재정립하는 자리였다. AI 시대의 게임은 더 이상 한 편의 완결된 콘텐츠가 아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이용자 참여와 커뮤니티가 얽혀 돌아가는 거대한 생태계다. 규제와 진흥, 보호와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 그것이 한국 게임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이다. 국회에서 시작된 이날의 논의가 법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질지, 그리고 그것이 한국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주목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2-12

설 연휴 ‘가심비’ 1순위⋯올겨울 마지막 눈꽃 열차에 올라라

기나긴 겨울의 끝자락, 설 연휴(2월 14일~18일)가 찾아왔다. 올해는 유난히 변덕스러운 기온 탓에 인제와 안동 등 일부 얼음 축제들이 아쉬운 취소 소식을 전했지만, 그렇다고 실내에만 머물기엔 은빛 설원이 주는 유혹이 너무도 강렬하다. 명절 음식으로 무거워진 몸을 깨우고 스마트폰에 갇힌 아이들의 시선을 광활한 대자연으로 돌릴 기회다. 강원도의 칼바람을 뚫고 즐기는 대관령의 눈꽃부터 남도 지리산의 수려한 설경까지 지금 이 시각에도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전국의 ‘진짜’ 겨울 액티비티 명소 5곳을 지면에 담았다. 단순한 구경을 넘어 몸으로 부딪치며 즐기는 이 축제들은 연휴 끝에 찾아올 일상의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 강원 평창 대관령눈꽃축제 : 30년 역사 위에서 펼쳐지는 ‘눈동이 미니 올림픽’ 대한민국 겨울 축제의 자존심이자 원조인 ‘대관령눈꽃축제’가 13일(금)부터 22일(일)까지 열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1993년 대관령 청년들이 지역 화합을 위해 시작한 이 축제는 어느덧 30여 년의 역사를 쌓아 올리며 이번 설 연휴 기간 흥행의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올해는 ‘동계 꿈나무 눈동이의 국가대표 성장기’라는 테마 아래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2018 평창 올림픽을 보고 꿈을 키운 마스코트 ‘눈동이’가 2026 밀라노 올림픽 국가대표로 거듭나는 여정을 초대형 눈 조각과 얼음조각으로 생생하게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관람 중심에서 벗어나 몸으로 부딪치는 체험형 콘텐츠도 대폭 보강됐다. 특히 ‘눈동이 동계 훈련소’에서는 건초 빨리 옮기기, 주전자를 이용한 ‘이색 컬볼링’, 빗자루 하키 등 대관령의 향토색이 짙게 배어난 코믹 액티비티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은빛 설원을 배경으로 대관령 황태와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야외 구이터’는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고 하늘목장의 양들을 직접 만나는 체험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독보적인 매력을 선사한다. 대관령 IC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은 물론 KTX 진부역과 연계된 셔틀버스 덕분에 귀성길 정체를 피해 설원의 낭만을 만끽하기에도 최적이다. ◇ 경기 포천 백운계곡동장군축제 : 설원 위에서 즐기는 환상의 겨울 정원 포천 백운계곡에서는 ‘제21회 동장군 축제’가 오는 22일(일)까지 겨울의 정취를 발산한다. “하얀 설렘의 시작”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축제는 백운계곡 상인협동조합이 주관해 주민들의 정성이 곳곳에 스며있다. 웅장한 규모의 얼음기둥과 귀여운 캐릭터 ‘장군이·동동이·설동이’가 배치된 포토존은 방문객들에게 겨울 동화 속 한 장면을 선물한다. 축제의 핵심인 체험 프로그램은 동심을 자극하는 액티비티로 가득하다. 계곡의 자연 지형을 영리하게 활용한 80m 길이의 튜브 눈썰매와 회전 썰매, 그리고 전통의 멋을 살린 앉은뱅이 썰매와 팽이치기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겨울 낚시 애호가들을 위한 배려도 깊다. 매서운 추위 속 송어 얼음낚시는 물론,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손맛을 볼 수 있는 실내 송어·빙어 낚시터를 병행 운영해 만족도를 높였다. 낚시 후 즐기는 싱싱한 송어회와 구이, 소머리 국밥 같은 든든한 먹거리는 차가워진 몸을 녹여주는 완벽한 마무리가 된다. ◇ 전북 남원 지리산 바래봉 눈썰매 축제 : 지리산 설원이 선사하는 ‘은빛 질주’ 지리산 허브밸리 일대에서 펼쳐지는 ‘제12회 지리산 남원 바래봉 눈썰매 축제’는 설 연휴가 끝나는 18일(수)까지 방문객을 맞이한다. “겨울, 눈꽃 그리고 동심으로의 여행”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해발 고도가 높은 지리산 바래봉의 지리적 특성 덕분에 눈이 잘 녹지 않아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최상의 설질을 자랑한다. 웅장한 지리산 능선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뻗은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은 슬로프를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시각적 해방감을 선사한다. 올해는 아이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마련된 눈사람 만들기 체험과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따스한 온기를 나누는 모닥불 체험이 정겨운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축제 주관사인 (사)운봉애향회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운영하는 먹거리 장터는 지리산의 칼바람 속에서 맛보는 뜨끈한 어묵과 붕어빵을 통해 겨울 축제만의 낭만을 완성한다. 고원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즐기는 은빛 질주는 명절의 분주함과 일상의 스트레스를 씻어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 경기 양평 빙송어축제 : ‘수미마을’ 부교 위에서 즐기는 안전한 손맛 물 맑은 양평의 대표 체험 마을인 수미마을에서 열리는 ‘양평 빙송어축제’는 오는 3월 2일까지 이어지는 긴 호흡으로 관람객을 여유롭게 맞이한다. 농촌관광 전 등급 1위인 ‘으뜸촌’에 선정되고 대통령상을 수상한 마을답게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세심한 서비스와 전문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기분 좋은 신뢰를 준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온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 수상 부교 낚시터다. 얼음판 두께에 의존하지 않고 수심 깊은 곳에 부교를 설치해 빙질 상태와 관계없이 연휴 내내 안전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투명한 물속을 노니는 빙어와 송어를 낚아 올리는 팽팽한 손맛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자연 학습이 되며 직접 잡은 빙어 튀김을 맛보는 과정은 미각의 즐거움까지 더한다. 낚시가 정적인 재미를 준다면 마을의 수려한 풍광을 가르며 달리는 사륜 오토바이(ATV)와 수제 피자 만들기, 찐빵 체험 등 다채로운 실내 프로그램은 추위를 피해 온 가족이 화합하며 특별한 추억을 쌓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 충남 청양 칠갑산얼음분수축제 : ‘K-겨울왕국’에서 즐기는 90개의 은빛 설렘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청양 알프스마을의 ‘제18회 칠갑산얼음분수축제’는 오는 22일(일)까지 은빛 장관을 이어간다. 2008년 주민들의 소박한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축제는 올해 마을 주민 수 90명을 상징하는 90개의 웅장한 얼음 분수를 세우며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든 압도적인 풍경을 완성했다. 축제장에 들어서면 엘사가 선물한 듯한 정교한 눈 조각과 10m 높이의 거대한 얼음기둥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최신 캐릭터 눈 조각들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포토존이 돼준다. 스릴 넘치는 얼음 봅슬레이와 튜브 눈썰매는 기본이며 이양기 썰매나 깡통 열차처럼 농촌의 정취를 가득 담은 이색 즐길 거리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군밤과 군고구마를 모닥불에 구워 먹는 재미는 겨울 여행의 백미를 장식하고 화려한 LED 조명이 수놓는 야간 개장까지 더해져 겨울밤의 낭만을 즐기기에 가장 완벽한 마침표가 된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2-12

장동혁은 ‘서문시장 민심’ 어떻게 읽었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1일 설 연휴를 이틀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보수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문시장은 역대 보수정당 대표 대부분이 설 연휴 때마다 민심을 살피기 위해 방문했었다. 장 대표가 서문시장을 찾은 건 지난해 8월 전당대회 기간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장 대표는 이날 서문시장 방문 전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설립했던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스타트업 대표들과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가졌다. 장 대표는 이날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상인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명절이 코앞인데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물가만 계속 오르고 있어서 전통시장 상인을 뵙기가 너무 죄송하다“면서 여권이 현재 추진중인 대형마트 영업규제 해제조치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언론보도를 보면, 장 대표 일정에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최은석 의원과 이인선·김승수·우재준 의원 등 국민의힘 대구 현역의원들이 대거 함께했지만, 상인들의 반응은 비교적 냉정했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 보수정당 대선후보와 유력 정치인이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통행조차 힘들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조된다. 이날 서문시장 분위기는 대규모 청중이나 뜨거운 응원 목소리가 없이 차분했다고 한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윤 어게인’ 주장을 하는 것 외에는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지지자도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대신 “반대파의 쓴소리도 듣고, 뭉쳐야 한다”,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 때 대구 빼고는 다 진다”는 충고가 주류를 이뤘다는 보도도 있다. 이게 바로 국민의힘 당내 갈등을 매일이다시피 대해야 하는 대구시민들의 걱정스런 마음인 것이다. 장 대표는 이번 서문시장 방문에서 ‘텃밭 민심’을 잘 파악했을 것이다. 민심에 기반하지 않은 권력은 모래성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반대파 숙청을 위한 ‘징계정치’가 계속될 경우, TK지역 지방선거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서문시장 상인들이 깨우쳐 준 것이다.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