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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탈출속도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5-17 17:44 게재일 2026-05-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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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세계적인 발명가이자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1948~)이 2032년부터 노화 속도보다 노화의 치료와 복구 기술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 주장하여 화제(話題)다. 이것은 노화로 인한 손상의 누적보다 노화를 치료하는 기술 발전이 빨라짐으로써 시간이 갈수록 기대 건강수명이 계속 연장되는 상태를 뜻한다. 이것을 간단히 표현한 것이 ‘노화 탈출속도(LEV)’다.

커즈와일은 지금부터 3년 후인 2029년 ‘범용 인공지능(AGI)’이 일반화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범용 인공지능은 ‘컴퓨터로 사람과 같거나 그 이상의 지능을 구현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지구상의 모든 인간 80억 명의 지능을 능가하는 ‘초지능(ASI)’이 2040년 초에 등장하리라는 사실도 지적한 바 있다. 경이롭고도 전율할 만한 사건이 발생할 날이 가까운 것이다.

‘노화 탈출속도’가 구체적으로 실행되면, 인간은 지금처럼 1년을 살면, 수명이 1년 줄어드는 게 아니라, 1년 늘어나게 된다고 한다. 죽음이 필연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지가 된다는 얘기다. ‘노화 탈출속도’의 최초 수혜자는 부자들이 되겠지만, 신약(新藥)의 특성상 몇 년 지나지 않으면, 약값이 대폭 저렴해질 것이기에, 보편적인 수혜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나는 커즈와일의 미래 예측을 대중 강연에서 꺼내곤 하는데,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노화의 종말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생로병사가 생명체에 고유한 운명일진대, 그걸 피해갈 수 있겠는가, 또한 젊어진다는 게 긍정적인 결과인지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다. 반면에 회춘(回春)과 무병장수를 쌍수 들어 환영하는 사람도 적잖다.

언젠가 디지스트(DGIST)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다가 만난 학생 하나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뇌과학을 공부한다는 20대 초반의 그는 죽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밤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괴롭고, 500년은 살고 싶다고 토로했다. 내가 그에게 던진 말은 이것이다. “500년 인생 행로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생각해봤니?”

일론 머스크도 최소 120년에서 150년은 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어쩌면 그것이 근미래 호모사피엔스의 평균 수명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른바 100세 시대라는 현대에 적지 않은 고령자들이 병원과 요양원을 전전하면서 늘그막에 육신과 정신의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오래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닌 시대가 21세기의 본질이다.

낙상, 치매, 뇌졸중으로 요양원 침상에서 신음하는 고령 환자들을 생각해보면, 지금과 여기에서 우리가 준비할 사안을 숙고해야 할 것이다. 어떤 슬기로운 사람은 그것을 충분한 수면,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 술과 담배 절연, 하루 2시간 운동의 생활화 같은 철칙으로 요약한다. 그는 이렇게 단언한다. ‘오래 버티는 자가 미래 기술의 혜택을 입는다.’

영화 ‘황산벌’에서 김유신은 말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만약 독자 여러분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한다면, 실천할 수 있는 항목을 골라 즉시 실행에 옮기면 된다. 그것이야말로 오래 버티는 근본적인 힘이 될 것이므로!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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