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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간소화 바람

2000년대 초반, 주부 상대 여론조사에서 주부들이 겪는 명절 스트레스의 으뜸은 차례상 차리기였다. 음식장만부터 차례상 준비와 설거지에 이르기까지 온 종일 가사 일을 도맡아하는 주부들의 일 부담이 매우 컸다는 뜻이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가사 일을 남편이 도와주느냐”는 물음에 절반 이상은 아니라 답했으니 당시 주부들이 느낀 명절 스트레스 강도는 상중하 중 상위급이다. 우리나라 제사문화는 수천 년 역사를 갖지만 격식이 엄격해지고 상차림 음식이 많아진 것은 조선시대부터라고 한다. 조선시대 들어 왕족이 4대 봉제사를 지내면서 사대부 집안도 이를 따르게 되고 이후 서민 가정서도 4대 봉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생겨났다. 왕족의 예법이 일반 서민가정으로 전파되면서 더 많은 조상을 모시게 되고 예법도 까다로워진 것이다. 유교문화는 본래 화려함보다 간소하고 단촐함을 추구하는 사상이지만 격식을 중시하는 조선시대 양반문화가 제사문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말이다. 과일은 가장자리에 배치하고 밥과 국은 중앙에, 나물류는 왼쪽에, 생선이나 고기는 오른쪽에 둔다고 했다. 홍동백서, 조율이시, 좌포우혜 등의 말이 만들어진 것.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산하 한국예학센터는 설 명절을 앞두고 현대 사회의 변화를 포용하는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제안했다. 센터는 차례상 부담을 줄이고 가족 간 화합과 행복을 새기는 취지로 설 차례상의 음식은 떡국을 포함 4~6가지 품목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시대에 맞게 흐를 때 비로소 우리 곁에 머문다”는 말로 제사상 간소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세태가 달라졌다는 뜻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2-12

경북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 식약처 GCLP 인증 획득…임상 검체분석 역량 확보

안동을 거점으로 한 백신 임상시험 검체분석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가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검체분석 관리기준(GCLP) 인증을 획득했다. GCLP는 임상시험 검체분석기관의 시험 수행 능력과 품질관리 체계를 평가해 지정하는 제도로, 지정 기관만이 임상시험 검체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인증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된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 구축사업’의 결과다. 총사업비 24억 원(도비 11억 원, 안동시비 13억 원)이 투입됐으며,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가 참여해 고위험병원체 백신 임상시험 검체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GCLP 지정에 따라 센터는 임상시험 검체를 자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기관 운영 자립화는 물론 기업 지원과 연구 수요 창출, 감염병 위기 시 신속 대응까지 가능한 기반이 갖춰졌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국내에서 고위험병원체 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은 국립보건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 등 2곳에 불과했다. 이번 지정으로 관련 인프라는 총 4곳으로 확대됐다. 현재는 국립보건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화순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안동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가 해당 기능을 수행한다. 경북도는 앞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278억 원을 들여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를 구축했다. 효능평가와 수율개선 기술 지원, 비임상 단계 협력 연구, 생물안전 3등급 시설 조성 등을 통해 백신 개발 지원 체계를 단계적으로 마련해 왔다. 센터는 부지면적 9981㎡, 건축면적 4625.8㎡ 규모로 조성됐으며 효능평가 영역과 수율개선 영역, 기업지원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GCLP 지정 성과를 기존 백신 인프라와 연계해 감염병 대응 연구와 기업 지원 기능을 확대하고, 백신 산업 집적화를 통해 지역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시균 경북도 메타AI과학국장은 “도내에 구축된 다양한 백신 산업 기반시설과 연계해 감염병 대응과 기업 지원을 수행하는 공공 인프라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경북이 백신 산업 선도 지역으로 자리 잡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2-12

북적이는 화원전통시장⋯설 앞두고 활기 되찾아

설을 앞둔 11일, 달성군 화원 오일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제수용품과 명절 먹거리를 장만하려는 주민들이 몰리면서 시장 골목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난전은 대로변과 이면도로까지 길게 늘어섰고, 장바구니를 든 손님들의 발걸음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어물전과 떡집, 과일가게 등 제사음식 판매점마다 손님이 몰리며 오랜만에 명절 대목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시장 안 유명 순댓국집과 국수집 앞에는 “시장은 역시 먹는 재미”라며 차례를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섰다. 시장 한쪽에서는 추억의 뻥튀기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흰 김을 뿜어내며 명절 분위기를 더했다. 오일장의 옛 정취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에 지나던 어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미소 띤 얼굴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상인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한 어물전 상인은 “올해는 손님이 부쩍 늘어 쉴 틈이 없다”며 “장이 살아나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강정집 주인 역시 “명절 대목은 보름 남짓이라 분위기가 살아 있을 때 부지런히 벌어야 한다”며 분주히 손을 놀렸다.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의 표정도 밝았다. 조기를 고르던 한 주민은 “물가가 오르긴 했지만, 가족들과 함께할 설이라 넉넉히 장을 봤다”며 미소 지었다. 설을 앞둔 화원 전통시장은 사람 냄새가 가득한 가운데 손님들로 북적이며 상인들의 분주함과 기대가 함께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달성군은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열고 상인들과 함께했다. 최재훈 군수와 군청 직원들은 직접 장을 보며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장보기에 참여한 최재훈 군수는 “군민들이 전통시장에서 정을 나누며 풍성한 설을 보내길 바란다”며 “현장 목소리를 군정에 반영해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상공인이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달성군은 지난 10일 현풍도깨비시장에서도 장보기 행사를 열어 지역 상권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설을 앞둔 달성의 오일장은 화원시장이 오는 15일과 16일, 현풍시장은 15일 열린다. 글·사진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2-12

달성군 현풍 ‘만사현통’ 밑그림 공개

대구 달성군 현풍읍의 도시재생 사업 ‘만사현통’이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복합 행정공간으로 조성해 지역 중심 기능을 되살린다는 구상이다. 달성군은 11일 현풍읍 행정복지센터 건립 설계 공모 결과, 더미르 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총 7개 팀이 참여했다. ‘만사현통’은 단순 청사 신축을 넘어, 현풍의 역사·문화 자산을 주민 생활과 연결하는 도시재생 인정사업이다. 행정, 문화, 공동체 기능을 한 공간에 담아 주민이 머무르고 교류하는 중심 거점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당선작은 전통적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장식을 절제해 공간의 개방감과 연결성을 살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기존 보호수를 중심으로 마당을 배치해 지역 기억을 건축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사업은 현풍면 부리 현 청사 일원에 건축 연면적 3079㎡,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다. 건물에는 행정복지센터와 노인문화공간, 주민 커뮤니티 시설이 포함되며, 총사업비는 159억 원이다. 달성군은 이달 설계를 시작하고 2027년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만사현통은 현풍 정체성을 되살리고 주민 복지와 문화를 아우르는 핵심 사업”이라며 “설계 공모를 통해 방향이 정리된 만큼, 지역 상징성을 담은 공공건축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현풍은 오랜 역사와 전통시장을 품고 있지만 중심 기능 약화와 인프라 노후화가 과제로 지적돼 왔다. ‘만사현통’은 역사·문화 자산을 현대 생활과 연결해 도시 활력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2-12

이강덕 “TK 행정통합 반대⋯시·도민 동의 절차 거쳐야”

이강덕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자가 12일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행정기구만 통합한다고 산업과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며 “자칫하면 대구로의 재집중만 초래하고, 경북 외곽 지역의 소멸을 더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예비후보는 행정통합 논의가 필요하다면 충분한 주민 동의와 권한 이양 방안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예비후보는 “속도전에만 열을 올리면서 경북도민 동의를 얻는 절차는 모두 생략했다”며 “통합 특별법 부처 검토 의견을 보면 중앙정부가 실질 권한을 지방에 넘기지 않겠다는 것이 자명하다. 335개 조항 중에 무려 137건이 수용 불가 판정받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행정통합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 권력의 분산”이라며 “세제 혜택과 법률 개정 등을 통해 기업 권력을 지방으로 넘기는 실질적 조치가 병행돼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국회의원 수가 이미 전체의 50%를 넘었고, 다음 총선 이후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이 아니면 지방으로의 권한 이양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시장 경제에 다 맡겨놓고 정부가 방관한다면 정부가 왜 존재하느냐”며 “수도권 집중으로 시장이 왜곡되고 독과점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 개입해 제도와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은 분당·판교 이남으로 내려오려 하지 않고, 대전·충남 이남으로도 확장하지 않는다”며 “지방으로 내려오는 것이 더 이익이 되도록 세제·입지·규제 체계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본사와 R&D 연구소가 오고, 젊은 일자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예비후보는 과거 포스코 지주사 서울 이전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벌였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 분권과 수도권 집중의 문제였다”며 “정부가 지방분권을 약속해 놓고 대기업 지주사들이 서울로 이전하는 것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의 지주사 전환과 수도권 이전 사례를 거론하며 “R&D 기능이 모두 서울과 판교로 집중되면서 지역의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예비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언급하며 “그린벨트 지정과 고속도로 건설 등을 통해 서울의 무분별한 팽창을 막고, 구미·포항 등지에 산업 기반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그와 같은 균형발전의 국가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향후 산업 전략과 관련해 그는 “AI와 로봇 산업이 5년 내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라며 “제조업 기반이 강한 대구·경북이 이를 선점하지 못하면 국제 경쟁력을 잃고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제조업에 AI·로봇 기술을 접목해 산업의 밑바닥을 다시 깔아야 한다”며 “그래야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예비후보는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별한 연대는 없다”며 “각자의 철학과 정책으로 경쟁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12

김재원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행정통합, 권한 이양 없으면 실패⋯경북 배려 전제돼야”

김재원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자가 12일 “행정통합 자체는 장점이 많은 사안”이라면서도 “권한 이양과 재정 자율성 보장이 없는 통합은 지역 갈등만 키우는 실패한 통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과 기회의 땅, 경북’을 비전으로 한 7대 핵심 공약을 발표하며,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논의 중인 대구·경북 특별법과 관련해 “통합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통합 이후 대구 시민과 경북 도민 모두가 더 잘 살고,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받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특히 경북 지역의 우려를 짚으며 “대구는 군 공항 이전, 도심 군사기지 이전, 산업용지 부족, 신공항 건설 등 오랜 숙제가 통합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며 “반면 경북은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고 했다. 또 “지위만 높아지고 권한이 없다면 중앙정부의 출장소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경북의 재정자립도가 25%에 못 미친다. 실질적인 재정권과 교육·산업·국책사업 유치 권한이 함께 이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만을 밀어붙이고 권한 이양이 빠진다면 가장 나쁜 방식의 통합이 될 수 있다”며 “경북 도민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20대 공약 중 1차로 7대 공약을 발표했다. 핵심은 ‘4대 권역 전략 육성’과 ‘통합신공항 중심 산업벨트 구축’이다. 그는 “안동을 바이오·백신 산업 중심도시로, 구미를 AI 기반 제조업 허브로, 포항을 수소에너지 수도로, 경산을 지식기반 창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며 “이들 권역의 중심축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건설해 산업벨트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통합신공항 건설 방식과 관련해 “현재의 기부대양여 방식은 현실성이 없다”며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으로 전환해야 조기 완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통합신공항 명칭에 대해 “박정희 공항으로 정하는 데 찬성한다”며 “지사가 되면 이를 관철하기 위해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청년정책으로는 ‘경북형 청년 인재뱅크’ 설립을 제시했다. 김 예비후보는 “인재뱅크는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의 고용·교육·배치를 책임지고, 기업과 함께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라며 “아울러 충북의 ‘도시농부’ 모델을 도입해 장년층의 농촌 일자리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12

같은 명절, 다른 마음⋯ 전통의 의무 VS 개인의 선택

전통·가족 공동체 중시하는 ‘기성 세대’ 차례상·세배 등 전통의례에 가치 부여 고향방문·가족의 결속이 가장 큰 의미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은 오랜 세월 동안 가족과 공동체를 잇는 끈이었다. 차례와 성묘, 세배와 덕담, 떡국과 만두는 세대를 넘어 이어져 내려온 풍속이다. 하지만 사회 구조와 생활 방식이 급격히 변하면서 명절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세대별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기성세대에게 설은 전통과 의무의 무게가 강하게 남아 있는 반면, MZ세대에게는 휴식과 선택의 의미가 더 크게 자리 잡는다. 같은 명절을 맞이하면서도 서로 다른 풍경을 그려내는 두 세대의 인식 차이를 들여다보면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기성세대에게 설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 이어온 가문의 전통을 지키고, 가족 공동체를 결속하는 중요한 의례다. 부모 세대는 차례상을 정성껏 차리고 조상을 기리는 절차를 중시한다. 이는 가족의 뿌리를 잊지 않는다는 정신적 의미를 담고 있다. 고향을 찾는 길은 고단하지만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책임감이 우선한다. 특히, 기성세대는 설날에 고향을 찾지 못하면 큰 결례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어른으로서 자녀와 손주에게 덕담을 건네고 세뱃돈을 주는 행위는 가족을 이끄는 역할을 상징한다. 이들에게 명절은 개인의 휴식보다 공동체의 결속을 우선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명절 준비 과정에서 오는 노동과 부담도 감내해야 할 의무로 받아들인다. 휴식·개인 삶 먼저 생각하는 ‘MZ 세대’ 온라인 추모 등 ‘형식보다 마음’ 중요시 성 역할 부담⋯ 모두 공평한 명절 기대 반면 MZ세대는 명절을 전통적 의무보다 개인의 삶과 균형을 중시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복잡한 제사 절차보다 간단한 헌화나 온라인 추모 서비스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형식보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들은 긴 귀성길 대신 해외여행이나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아 명절을 나만의 휴식으로 활용한다. 세뱃돈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현금 대신 모바일 송금이나 기프티콘으로 세뱃돈을 주고받는 풍경은 디지털 세대의 특징을 보여준다. 가족 간 갈등이나 성 역할 부담을 피하기 위해 명절 불참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개인의 행복이 공동체의 의무보다 우선한다는 가치관을 반영한다. MZ세대에게 명절은 더 이상 지켜야 할 전통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문화다. 그들은 명절을 통해 가족과 연결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며 자율성을 중시한다. 특히, 장시간의 이동, 친척들의 질문, 성 역할에 따른 노동 분담은 젊은 세대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온다. 두 세대의 시선 차이는 단순한 개인적 취향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다. 대가족에서 핵가족, 1인 가구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가족 공동체 중심의 명절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명절 선물, 차례상 준비, 교통비 등은 기성세대에게는 감당해야 할 비용이지만 MZ세대에게는 불필요한 지출로 인식되기도 한다. 다문화 가정, 해외 거주 교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늘면서 명절의 의미는 더 이상 획일적이지 않다. 모바일 송금, 온라인 제사, SNS 덕담 등은 명절 풍속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명절이 단순히 전통의 재현이 아니라 시대의 거울임을 보여준다. 문제는 명절의 의미를 두고 세대 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데 있다. 부모 세대는 자녀가 귀성하지 않거나 차례를 생략하는 것을 불효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반면 자녀 세대는 부모가 전통을 강요하는 것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느낀다. 이런 갈등은 단순히 명절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 가치관 차이를 드러내는 사회적 현상이다. 또한 명절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세대별로 다른 의미를 지닌다. 기성세대는 설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차례상을 차리는 데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이는 가족과 공동체를 위한 투자로 인식된다. 반면 MZ세대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한다. 전통적인 선물세트 대신 건강식품이나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거나 아예 선물을 생략하기도 한다.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명절 소비 패턴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인식 차이는 세대별 가치관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문화적 다양성도 명절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다문화 가정은 한국의 전통 명절을 자신들의 문화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즐기기도 한다. 해외 거주 교포들은 현지에서 설을 맞으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기회로 삼는다. 이런 다양성은 명절을 더 이상 획일적인 전통 행사로만 볼 수 없게 만든다. MZ세대는 이러한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명절을 글로벌 문화의 일부로 인식하기도 한다. 심리적 측면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기성세대는 명절을 통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며 안정감을 느낀다. 반면 MZ세대는 명절을 의무로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한다. ‘명절 증후군’이라는 표현은 주로 젊은 세대가 겪는 심리적 부담을 설명한다. 여기에 더해 사회학적 연구들은 명절을 바라보는 세대별 태도가 한국 사회의 가치관 변화를 잘 드러낸다고 분석한다. 기성세대는 집단주의적 가치관 속에서 성장했으며, 가족과 공동체를 우선하는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했지만 MZ세대는 개인주의적 가치관 속에서 성장했고, 자기 결정권과 자율성을 중시한다. 대가족 → 1인 가구까지 사회적 구조 변화 전통과 개인 행복 동시에 보장 방식 필요 따라서 명절을 바라보는 태도는 단순한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는 20~30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명절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개인의 휴식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50대 이상은 ‘가족과 전통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수치는 세대별 인식 차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증명하듯 안동에 거주하는 60대 김 모씨는 “설은 단순한 휴일이 아닙니다. 조상을 기리고 가족이 모여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날이지요. 아무리 힘들어도 그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명절을 통해 가족이 하나로 모이고, 세대 간 유대가 강화된다고 믿는다. 반면 20대 대학생 이서연 씨는 “명절은 솔직히 피곤한 부분이 많아요. 특히 어머니나 여성들이 차례 준비와 음식 장만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이제는 이런 성 역할 부담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며 “차라리 여행을 가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봐요”라고 답해 세대별 인식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사이에 끼인 40대 공무원 김성현 씨는 “저는 부모님 세대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우리 세대는 조금 더 실용적으로 명절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차례를 간소화하고 가족이 모여 식사만 해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형식보다 마음이니까요”라고 답해 중도적인 성향을 보였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수치로 드러난다. 50대 이상 응답자의 70%가 ‘명절은 가족과 전통을 지키는 날’이라고 답한 반면, 20~30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명절은 개인의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한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 사회의 변화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가족이 모여 식사를 나누는 전통이 있지만, 최근에는 여행이나 자율적인 활동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본의 오본(お盆) 역시 조상을 기리는 전통 행사지만 젊은 세대는 이를 간소화하거나 여행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설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통을 중시하는 세대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세대가 공존하면서 명절의 의미가 다층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적 변주도 흥미롭다. 최근에는 ‘비건 떡국’, ‘퓨전 만두’ 등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음식의 변화가 아니라 명절을 바라보는 세대의 태도를 보여준다. 기성세대는 전통 음식을 통해 조상의 의미를 되새기지만, MZ세대는 새로운 레시피를 통해 명절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즐긴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명절 챌린지’나 ‘세뱃돈 송금 이벤트’가 열리며 디지털 세대의 명절 풍속을 만들어내고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명절은 세대별로 다른 정서적 경험을 제공한다. 기성세대는 명절을 통해 가족과 함께하는 안정감을 느끼며, 이는 사회적 지지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MZ세대는 명절을 의무로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친척들의 결혼·취업·출산 관련 질문은 젊은 세대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동시에 명절은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명절은 스트레스와 치유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심리적 장이다. 사회학자들은 명절을 ‘사회적 의례’로 정의한다. 의례는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기능을 하지만, 동시에 개인에게는 부담을 줄 수 있다. 기성세대는 의례의 기능을 중시하지만, MZ세대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한다. 따라서 명절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은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다. 앞으로 명절의 의미는 어떻게 변할까. 전문가들은 명절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형태로 재구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차례는 간소화되지만 그 정신은 유지되고, 귀성은 줄어들지만 가족과의 연결은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을 통해 세배를 하거나, 가족 단톡방에서 덕담을 나누는 방식이 보편화될 수 있다. 또한 명절을 가족뿐 아니라 친구, 동료와 함께 보내는 문화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설은 시대와 세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기성세대가 지켜온 전통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지만, MZ세대가 중시하는 자유와 자율성도 무시할 수 없다. 명절의 의미는 세대 간 대화와 이해를 통해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명절을 재구성할 때, 설은 진정한 의미에서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2-12

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 시행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가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을 시행한다. 대책기간 동안 대구경북 관내 고속도로의 일평균 교통량은 약 50만 3000대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9.1% 증가한 수치다. 짧은 연휴 기간으로 인해 차량 이동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설 당일인 17일에는 귀경 차량과 성묘 차량이 혼재되면서 최대 교통량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교통량은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약 64만 1000대로 예상돼 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로공사는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주요 정체 예상 구간에 갓길차로제와 임시차선을 운영한다. 갓길차로제는 경부선 금호분기점~북대구나들목(부산방향)과 중부내륙선 김천분기점 진출부(창원방향) 등 2개소에서 시행된다. 임시차선은 중앙선 칠곡IC 춘천방향 진출부와 다부IC 양방향 진출부 등 총 3개소에서 운영된다. 또 도로전광판(VMS)을 통해 전방 교통상황과 우회정보를 제공하고, 폭설·도로살얼음 등 설해 대비 비상근무태세도 강화한다. 포트홀 보수와 잡물 수거를 위한 긴급대응팀도 운영할 예정이다. 휴게소 이용객 편의를 위해 주요 혼잡 휴게소에서는 직원 화장실 개방, 서비스 인력 증원, 시설 확충 등을 시행하며, 주요 거점 휴게소와 주유소에서는 안전운전 캠페인과 민속놀이 체험, 생수 증정 행사도 진행된다. 오는 15일 0시부터 18일 자정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은 통행료 면제 혜택을 받는다. 해당 기간 운전자들은 평소와 동일한 방식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유호식 본부장은 “출발 전 차량점검을 철저히 하고, 장시간 운전 시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사고나 고장으로 차량이 멈출 경우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탑승자 모두 도로 밖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뒤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로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2-12

차수환 대구시당부위원장, 동구청장 출마 선언

차수환 국민의힘 대구시당 부위원장이 12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청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차 부위원장은 이날 “동구의회에서 4선, 16년간 의정활동을 하며 정책은 반드시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며 “단기 성과에 매달리는 행정이 아니라 동구의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행정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말이 아니라 성과로, 계획이 아니라 실행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차 부위원장은 대구 동구의회에서 5대부터 8대까지 16년 동안 의정활동을 이어왔으며, 7·8대 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또 대구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현재는 국민의힘 대구시당 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차 부위원장은 주요 공약으로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을 통한 첨단산업 허브도시 구축 △도시 및 주거환경 재정비사업 추진 △교통환경 개선사업 효율화 △팔공산·금호강·안심 연결 체류형 관광벨트 조성 △주민 일상참여형 공동체 구축 등 5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K-2 후적지 개발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고, 율하도시 첨단산업단지에 IT·BT 기반의 메타버스, 로봇, IoT 등 4차 산업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동대구로 중심상업지역에는 유통산업과 MICE 산업 활성화를 통해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관광 분야에서는 팔공산 구름다리·케이블카 조성, 금호강 동촌유원지 재정비 등 지역 명소화사업을 추진하고, 구청장 직속 투자유치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도시철도 4호선 건설방식 변경과 지하철 3호선 혁신도시 연장사업, 군공항 후적지와 해안동·불로·봉무동을 잇는 도시철도 5호선(순환선) 노선 확정을 대구시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차 부위원장은 “여론조사 조례를 통한 주요정책 여론조사 정례화, 공약이행평가 주민배심원단 위촉, 정책자문위원단 구성 등을 통해 주민 참여행정을 구현하겠다”며 “주민과 소통하는 더 나은 동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2-12

이상민 전 장관 징역 7년, “내란행위 가담 죄책 가볍지 않아”…12·3 불법계엄 ‘형법상 내란’ 규정

12·3 불법계엄 당시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MBC, JTBC, 뉴스공장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지시를 내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12일 이 전 장관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선고 공판에서 우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선포가 형법상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4년 12월3일 당시 국회와 야당 당사, 언론사 등을 물리적으로 봉쇄해 마비시키거나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려고 했다”며 “이는 민주주의 기본 질서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은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다수가 결합해서 한 지방을 해하는 위력을 행사해 내란 행위라고 판단한다”고 규정했다. 이런 대전제 하에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사태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기관 봉쇄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이를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에게 전달해 이행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내란의 위험성은 국가 전체에 미친다. 피고인을 비롯한 윤석열, 김용현 등의 행위는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와 기능을 마비시키려 하는 것이므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정부 고위 공직자로서 자유 민주주의 질서를 수호해야 할 사람으로서 헌법적 의무가 있는데도 내란 행위에 가담했으므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사전에 모의하고,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일 오후 11시37분쯤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경향신문 등 언론사들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지시와 관련해 수사기관과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위증한 혐의도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2-12

예천군, 설 명절 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예천군은 설 명절을 맞아 12일 예천읍 상설시장과 중앙시장 일원에서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 상인들을 격려하고, 명절 대목을 맞아 지역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되었다. 행사 당일 예천군 새마을회, 한국자유총연맹 예천군지회, 바르게살기운동 예천군협의회, 예천군 여성단체협의회 및 석송회 등 지역 내 주요 유관단체 회원들은 미리 준비한 온누리 상품권으로 제수용품과 생필품을 구매하며 전통시장 이용 촉진 홍보 활동을 펼쳤다. 김학동 군수는 이날 시장 곳곳을 돌며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명절 물가 동향을 살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김 군수는 “전통시장은 지역 경제의 뿌리이자 우리 이웃들의 삶의 터전”이라며, “상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행정을 지속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과 다양한 정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예천군은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인조직 재정비, 맥주 페스티벌 등 전통시장 특화 콘텐츠 발굴 및 육성,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확대, 전통시장 화재공제 지원사업 추진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신도시 지역에는 골목형 상점가를 지정·육성하여 원도심과 신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 발전 모델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6-02-12

청와대, 장동혁 대표의 대통령 오찬 약속 취소에 “매우 유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 1시간 전에 불참을 결정한데 대해 홍익표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은 12일 “국회 상황과 연계해 대통령과 약속된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홍 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예정됐던 여야 정당 대표 오찬 회동이 장 대표의 갑작스러운 불참 의사 전달로 취소됐다”며 “그럼에도 청와대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며 “그런 점에서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는 상호 존중으로 협치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장 대표를 향해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라며 “국민의힘, 정말 노답”라고 했다. 홍 수석은 ‘장 대표가 언제 어떻게 어떤 사유로 못 온다고 전달이 왔나’라는 물음에 “오늘 오전에 비서실장을 통해서 연락이 왔다”며 “국회 상황과 관련해, 어제 아마 법제사법위원회 상황과 연계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문제를 이유로 오늘 청와대 오찬 회동이 어렵다라는 뜻을 전달해 왔다”고 했다. 이어 “특히 국민의힘이 국회 상황을 대통령실과 연계해서 설명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국회 일정과 상임위 운영은 여당이 알아서 하는 일로,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떠한 형태의 관여나 개입을 한 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대표와의 오찬을 그대로 진행하지 않고 아예 취소한 데 대해선 “오늘 오찬 회동의 취지가 여당과 야당의 대표를 모시고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었기에 장 대표가 불참한 상황에서 자리를 갖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오찬 예정 시간을 1시간 앞두고 불참 결정을 알리면서 언론을 향해서도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여당 주도로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통과된 것을 언급한 바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 대표를 향해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라며 “국민의힘, 정말 노답”라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2

홍성주, 달서구청장 출마 선언⋯“달서 가치 두 배, 경제구청장 되겠다”

홍성주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12일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와 달서구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달서구청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전 부시장은 이날 “달서의 가치를 두 배로, 일할 줄 아는 경제구청장”을 슬로건으로 제시하며, 달서구를 대구·경북 통합 시대 중심 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곳은 달서의 미래이자 대구·경북 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도시 중심축이 재편되는 역사적 공간”이라며 “경제부시장으로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달서구를 서부권 성장을 주도하는 전략적 경제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부시장은 특히 화려한 구호보다 구민 생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실무형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와 관련, ‘신청사 달서, 대경 메가권역의 새 중심도시’를 비전으로 △경제 △랜드마크 △생태 △생활복지 △교통 △돌봄 △미래행정 등 7대 분야 공약을 담은 ‘구민 행복 7대 프로젝트’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성서산단 AX(인공지능)·GX(그린) 전환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신청사 조기 건립과 두류공원 정원형 국가공원화, 청룡산~와룡산 녹색 힐링축 조성, 생활권 10분 문화·건강 인프라 구축, 월배~성서 교통축 개선, 스마트 경로당 확대, 주민 참여형 스마트 행정도시 도입 등을 약속했다. 홍 전 부시장은 “도시의 큰 그림은 ‘빅 아이(Big Eye)’로 그리고, 구민의 일상은 ‘스몰 아이(Small Eye)’로 세밀하게 챙기겠다”며 “국비 확보 능력과 정책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달서의 자부심과 구민 행복 지수를 두 배로 높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홍 전 부시장은 30여 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정책기획관, 수성구·달서구 부구청장, 재난안전실장 등을 거친 행정 전문가로 평가된다. 2025년 4월부터는 대구시 경제부시장으로 재직하며 지역 경제정책을 총괄했다. 앞서 그는 11일 퇴임식을 갖고 30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으며,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2-12

박승호 전 포항시장 “시민 불편·불안부터 줄이는 생활형 AI로 ‘AI 친화도시’ 조성”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포항시장 출마예정자인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12일 ‘AI(인공지능) 친화 도시 포항’ 구축을 위한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이 매일 겪는 불편과 불안을 먼저 줄이는 생활형 AI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구 감소와 고령화, 재난 위험의 증가, 행정 수요의 확대는 결국 ‘시간과 효율’의 싸움”이라며 “AI를 도시 운영의 기본 도구로 삼아 교통과 안전, 복지, 행정의 현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이 ‘AI 친화 도시 포항’을 위한 4대 추진 방향은 △AI 기반 지능형 교통과 주차·행정 서비스 △시민 체감형 안전과 돌봄, 재난과 환경 조기 예보 △AI 인재 양성과 청년 창업 거점 조성 △데이터 접근성 기반과 AI 실증 환경 확충이다. 그는 우선 교통과 주차, 행정 분야에서는 상습 정체 교차로의 차량 흐름 분석을 통한 신호 실시간 대응 운영, 공공주차장 빈자리 안내와 간편결제, 24시간 민원 안내와 예약 시스템 고도화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출퇴근 정체와 주차 탐색, 민원 대기 등 생활 속 시간 낭비를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재난과 안전, 돌봄 분야에서는 사고 후 ‘대응’에서 사고 전 ‘예방’으로 전환을 핵심으로 지진과 침수, 환경 위험을 조기 예측과 알림을 통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한편, 홀몸 노인은 동의 기반의 생활 패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생활 지원과 응급 대응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AI 인재 양성과 청년 창업을 위해 포스텍과 한동대 등 지역 대학과 기업과 연계한 ‘AI 인재와 창업 거점’을 조성하고, 구도심 유휴공간을 AI 체험과 교육, 창업 공간으로 재생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프로젝트형 교육과 인턴십, 테스트베드, 멘토링과 판로 연계를 묶어 청년이 포항에서 배우고 일하고 창업해 정착하는 경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데이터 접근성 기반과 AI 실증 환경을 도시 인프라로 확충하기 위해 행정과 교통, 복지, 재난 데이터를 표준화해 기관 간 칸막이를 줄이고, 공공데이터는 안전하게 개방해 민간 서비스가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광케이블과 클라우드 등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로봇과 드론, 스마트팩토리 등 신산업 분야 실증 과제와 규제 개선 패키지를 추진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박 전 시장은 “AI는 기술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바꾸는 도구”라며 “행정은 곧 구상과 실행력의 완성이다. 첫날부터 능숙하게 실행 체계를 가동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2-12

울릉 저동초, 눈밭 위 ‘늘 봄 교실’ 화제... “체험·돌봄 다 잡았다”

‘눈의 고장’ 울릉도에서 아이들이 안전권과 놀 권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에 지역 교육계와 마을 주민들이 아이들을 위해 직접 ‘눈의 나라’를 선물하고 나서 본보기가 된 것(본지 1월 26일·29일 자 연속보도)과 관련, 이번에는 어른들에게 치워야 할 ‘걱정거리’인 눈을 최고의 ‘놀이터’이자 ‘배움터’로 변신시킨 울릉 저동초등학교의 체험형 늘 봄 교실이 화제다. 저동초는 겨울방학 기간 아이들에게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역 특성상 맞벌이 가정 비율이 90%가 넘는 점을 고려해 방학 중 돌봄 공백을 해소함과 함께 울릉도만의 지리적 이점을 교육과 접목한 것이다. 이번 늘 봄 교실의 백미는 나리분지 현장 학습이다. 학생들은 해발 650m의 나리분지 설원에서 울릉도 전통 겨울 장비인 ‘설피’와 ‘대나무 스키’를 직접 체험했다. 아이들은 눈 위를 걸으면서 선조들의 지혜를 몸소 체험하고 울릉도의 자연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학생들은 그간 정성껏 갈고 닦은 오카리나 연주 실력을 뽐내며 설원 위의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하얀 눈밭에 울려 퍼진 맑은 오카리나 선율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정서적 안정을 돕는 ‘1일 가족 맺기’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교직원과 학생이 1대1로 짝을 이뤄 하루 동안 부모와 자녀가 되는 방식이다. 행정실 주무관부터 보건교사, 늘 봄 실무사까지 모든 교직원이 합심해 직접 슬로프를 조성하고 안전을 챙기면서 부모의 마음으로 돌봄에 전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썰매와 스키를 마음껏 탈 수 있어 즐겁다”라며 “선생님을 아빠, 엄마라고 부르며 함께 보낸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점숙 돌봄전담사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부대끼며 회복 탄력성을 배우길 바란다”라며 “교직원들의 세심하게 준비한 덕분에 아이들이 마음껏 웃을 수 있었고 훗날 따뜻한 유년의 추억으로 남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남정현 학부모 운영위원장은 “맞벌이 가정이 많아 방학이면 늘 아이들 걱정이 앞서는 실정이었다. 학교 측의 배려와 교직원들의 헌신 덕분에 부모들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폭설이라는 자연환경을 교육과 놀이, 정서적 교감이 어우러진 특별한 커리큘럼으로 녹여낸 저동초의 시도는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더는 것을 넘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유년의 기억을 선물했다. 이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창의적 기획이 더해진다면 농어촌 돌봄 서비스가 얼마나 풍성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2-12

칠곡경찰, 장바구니 수레 끌며 전통시장 범죄예방 홍보

설 명절을 앞두고 경북 칠곡의 전통시장에 경찰이 ‘장바구니 수레’를 끌고 등장했다. 단속이나 계도 중심의 일방적 활동이 아니라, 시장 골목을 돌며 주민과 눈을 맞추는 현장형 치안 서비스였다. 칠곡경찰서는 11일 오전 왜관 전통시장에서 ‘찾아가는 치안드림센터’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경찰과 군청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설을 맞아 시장을 찾은 군민들을 대상으로 범죄 예방 홍보와 민원 상담 등 다양한 대민 서비스를 제공했다. 경찰은 장바구니 수레에 범죄 예방 홍보물과 전단을 싣고 시장 곳곳을 돌며 보이스피싱, 노쇼 사기, 빈집 털이 등 명절 기간 증가가 우려되는 생활 범죄에 대해 안내했다. 특히 고령층을 겨냥한 금융사기 수법과 예방법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어르신 보행자 교통안전 수칙을 홍보하고, 화재 예방을 위한 시장 안전 점검도 병행했다. 부서별 민원 상담 창구도 현장에서 운영해 주민들이 평소 궁금했던 사항을 직접 묻고 답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상인과 군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한 상인은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공무원들이 사무실이 아닌 시장을 직접 찾아와 친절하게 설명해주니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며 “범죄 예방 정보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미 칠곡경찰서장은 “앞으로도 골목과 시장 등 일상의 현장 속으로 먼저 찾아가는 치안 활동을 확대해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칠곡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6-02-12

칠곡군, 국내외 여행사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

경북 칠곡군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체류형 관광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6년부터 국내·외 여행사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지원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별도의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정책을 운영하지 않았던 군은 이번 제도 도입을 계기로 6·25 격전지와 천주교 성지순례 코스, 팔공산 등 지역의 역사·생태 관광자원을 적극 알리고, 단순 경유형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 내 소비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등록된 여행업체로, 칠곡군에 단체관광객을 유치하고 당일 관광상품이 아닌 체험 프로그램과 숙박 등을 포함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여행상품을 운영할 경우 지원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여행사는 여행 7일 전까지 사전계획서를 군에 제출해야 하며, 여행 종료 후 15일 이내에 인센티브 지급 신청서와 함께 관광지·음식점 영수증, 숙박시설 이용 확인서, 유료 체험프로그램 이용 확인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인센티브 지원 정책을 통해 칠곡군에서 먹고 자고 즐기는 체류형 관광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칠곡형 관광콘텐츠 개발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칠곡군 누리집 고시공고(제2026-201호)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문화관광과(054-979-6088)로 하면 된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6-02-12

칠곡소방서, 해빙기 맞아 ‘현장 중심 안전관리’ 강화

경북 칠곡소방서(서장 장해동)가 해빙기를 맞아 붕괴·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현장 중심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칠곡소방서는 입춘 이후 기온이 오르며 겨울철 얼어 있던 지반이 녹는 해빙기에 접어듦에 따라 지반 침하와 옹벽·축대 붕괴, 낙석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가 인접 지역과 공사장 주변은 지반 약화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방서는 관내 붕괴 우려 지역과 주요 공사장을 중심으로 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현장 안전지도를 통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점검·안내하고 있다. 지반 침하로 인한 건축물 균열 여부와 배수시설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한편, 건조한 날씨 속 공사장 내 용접·용단 작업 시 안전수칙 준수 여부도 집중 지도하고 있다. 아울러 군민을 대상으로 해빙기 안전수칙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노후 담장·축대의 균열 및 배부름 현상 수시 확인 △공사장·절개지 주변 통행 시 지반 침하 및 낙석 위험 주의 △산행 시 낙석 위험 구간 회피 및 지정 등산로 이용 △강·저수지 얼음판 진입 금지 등이다. 장해동 서장은 “기온이 오르며 경각심이 느슨해질 수 있는 시기일수록 사전 점검과 예방이 중요하다”며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해 군민들이 안심하고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6-02-12

박용선 경북도의원 “포항 청림동 해안 신규 스마트 산단···수출입 기업 전용항만도 건설”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포항시장 출마예정자인 박용선 경북도의원은 12일 기업 친화형 첨단산업 스마트 벨리 조성 공약을 발표했다. 박용선 도의원은 “국가 균형발전 기조 속에서 10대 그룹이 향후 5년간 270조 원 규모의 지방 투자를 약속한 만큼, 이제는 ‘어느 지역이 기업이 바로 들어올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느냐가 승부”라며 “포항이 선제적 제안과 실행으로 첨단산업 투자 유치의 중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 밸리 조성의 핵심을 △신규 스마트 산업단지 부지 확보 △안정적 에너지 공급 환경 △기업 전용 스마트 항만 △규제 특례·패스트트랙 중심의 행정 혁신으로 제시했다. 특히 청림동 해안 일대 매립을 통해 약 661만1570㎡(약 200만 평) 규모의 신규 스마트 산단 부지를 조성하는 구상을 제안하고, 첨단소재와 이차전지, AI 로봇, 수소에너지 등 전략산업을 집적하는 ‘거점형 스마트 산단’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첨단산업 시대의 전력은 생존의 문제”라고 제시한 박 도의원은 동해안 에너지 벨트 중심 입지를 활용해 LNG와 SMR(소형모듈원전), 수소 등 에너지 전환 유연성을 갖춘 에너지 자립형 산업 밸리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에너지 인프라 확보는 투자의 신뢰성을 결정짓는 핵심”이라며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력 리스크를 포항이 해결하는 도시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 도의원은 원료 수입과 완제품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업 전용 스마트 항만 조성 방안을 함께 약속했으며, 물류비 절감과 항만 기반 에너지 공급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규제 특례와 원스톱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산단 조성과 공장 설립 속도를 높여 ‘기업이 체감하는 행정’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도의원은 “포항이 그저 숨만 쉬는 도시로 남지 않도록 투자와 일자리의 조건을 먼저 갖춘 ‘기업 친화형 첨단산업 도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2-12

행정통합, 속도보다 방향이다

행정통합이라는 태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재정 지원과 각종 특례를 약속하자,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인들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대구·경북 역시 예외가 아니다. 무리하게 과속 페달을 밟는 듯 하다. 행정통합은 속도전이 되어서는 안된다.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는커녕, 새로운 갈등과 지역 간 양극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행정통합은 단순히 광역단체의 외형을 키우는 문제가 아니다. 행정 권한의 재배분, 재정 구조의 변화, 지역 공공서비스의 재편 등 주민의 일상과 직결된 사안이다. 한 번 추진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인 만큼, 그 파급 효과는 장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현재 논의는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때 서둘러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합의 실질적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냉정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경북 내 여론이 단일하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북의 여러 지역에서는 통합 이후 대구 중심의 행정 집중화, 경북 북부 지역의 소외, 재정 배분의 불균형, 지역 정체성 약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러한 우려는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 이후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경고를 내포한다. 공론화 과정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을 밀어붙인다면, 이는 지방자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재정 지원과 특례 보장은 분명 매력적인 유인책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한시적일 수 밖에 없다. 통합 이후 재정 부담을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행정 효율이 실제로 개선되는지에 대한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준비되지 않은 통합은 불필요한 비용 증가, 행정 혼선, 조직 비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대했던 시너지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그 책임과 부담은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현재의 행정통합 논의가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 정치적 일정에 맞춰 졸속으로 진행될 위험에 놓여있는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경우 대구시장의 부재로 이철우 도지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행정통합은 선거용 구호로 소비될 사안이 아니다.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결정이 정치적 계산에 좌우된다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담보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세밀한 설계다. 통합의 필요성, 단계별 추진 방안,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까지 투명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충분한 정보 공개와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명분을 얻기 어렵다. 발묘조장(拔苗助長). 급한 마음에 식물의 싹을 억지로 잡아당겨 말라죽게 한다는 의미로 성급함이 일을 그르치게 한다는 고사성어다. 이미 국회로 넘어간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는 지금이라도 속도를 늦추고, 차분히 절차와 내용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신중하지 못한 통합은 오히려 지역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재원 한동대 교수

2026-02-12

기후위기 취약계층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명이 익숙해진 대구의 여름은 이제 극심한 폭염을 넘어 기후재난의 위협에 직면했다. 최근 기록적 폭염부터 갑작스러운 호우, 한파까지 다양한 재난이 잦아지며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고통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방어력과 회복력이 약한 계층에게 가장 먼저, 가장 깊숙이 파고든다.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선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누가 ‘기후위기 취약계층’일까?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연구원이 발간한 ‘기후위기 취약계층 실태조사 안내서’에 따르면, 이들은 크게 세 가지 특성으로 분류된다. 첫째, 사회·생물학적 특성으로, 신체적 조절 능력이 약한 65세 이상 어르신, 영유아, 장애인 등이 해당한다. 둘째, 경제적 특성으로, 냉난방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다. 셋째, 주거환경적 특성으로, 쪽방이나 고시원,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 그리고 침수 위험이 높은 반지하에 거주하는 분들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개념은 ‘중점관리지역(Hot Spot)’이다. 이는 기후위험 노출도가 높으면서 동시에 취약계층이 밀집해 있고 주거 환경마저 열악한 세 가지 악조건이 겹치는 지역을 말한다. 분지 지형으로 열이 갇히기 쉬운 대구의 특성상, 성서산업단지 주변이나 구도심의 노후 주택가는 대표적인 핫스팟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여름철 쪽방촌의 실내 온도가 40도를 넘나든다는 조사 결과는 우리 지역 취약계층이 겪는 생존의 위협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국내·외 선진 사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단순히 물품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안부 확인 콜 서비스’, ‘쿨루프(지붕 차열 도색) 시공’, ‘사물인터넷(IoT) 기반 돌봄’ 등 맞춤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구 역시 ‘쿨링포그’ 설치나 ‘안심하이소’ 앱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우선, 우리 지역 곳곳에 숨겨진 취약계층을 찾아내는 ‘정밀한 실태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안내서를 활용하여 대구·경북의 지역적 특성에 맞는 자체 조사를 기획해야 한다. 단순히 소득 수준으로만 대상을 한정하지 말고, 폭염에 노출된 야외 노동자나 환기조차 어려운 주거지에 사는 이들을 찾아내야 한다. 또한, 찾아낸 이들에게는 획일적인 지원이 아닌, 주거 환경 개선이나 심리 상담, 커뮤니티 기반의 돌봄 등 실질적인 적응 사업을 연결해야 한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민의 특성을 고려할 때, 디지털 기기 활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마을 방송이나 통·반장을 통한 정보 전달 체계를 강화하는 세심한 배려도 필수적이다. 기후위기 적응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오늘 우리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가장 약한 고리가 끊어질 때 사슬 전체가 끊어진다”라는 말처럼 우리 사회 가장 취약한 곳을 튼튼히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발전이다. 올 겨울,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하고 안전한 대구·경북을 꿈꿔본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6-02-12

나잇값 하기

병원에선 나이를 만으로 쓰라고 한다. 어린 나이에 이런 것은 짜증 나는 일이었다. 특히 머리가 나빠 수(數) 계산에 약한 터라 더욱 그랬다. 그래서 한참을 생각하고 대충 나이를 적는다. 지금 내 나이에서 한 살을 빼야 하는지 두 살을 빼야 하는지 잘 몰라서다. 옆 친구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무조건 한 살 빼란다. 친하긴 하지만 머리 쓰는 쪽으로는 별로 믿음이 안 가는 친구라 똑똑한 반장에게 물어본다. 생일이 안 지났으면 두 살 빼고 지났으면 한 살 빼란다. 어렵다. 그래서 나도 친구 따라 무조건 한 살 빼는 것을 택했다. 복잡한 건 무조건 싫어하니깐. 남자라는 족속들은 족보 따먹기에 민감한 시절을 거친다. 특히 고등학교 때 유독 심하다. 중학교까지는 같이 다니다가 아파서 한 학년 쉬다가 들어와 밑에 학년이 되는 경우가 있다. 동네에선 같은 친구지만 학교에선 학년이다. 나이와는 관계없다. 무조건 학년이다. “빠른 몇 년생이다.” 같은 학년이지만 나이가 한 살 적은 경우가 있다. 1월부터 3월생들이다. 우린 이런 애들을 ‘빠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이야기한다. 이들은 나이는 같지만, 학년은 높아 밑에 후배들에게 나이를 한 살 속이기도 한다. 혹자는 돌아가신 애먼 할아버지 핑계를 댄다. 언제 죽을지 몰라 일 년 뒤에 신고했다고. 어떤 이들은 어른들이 애들 출생신고를 한꺼번에 모아서 가는 바람에 몇 년 늦었다고 하기도 한다. 실제 그런 일이 있기도 한 시절이라 그냥 넘어간다. 그놈의 나이가 뭐라고. 복(福) 많이 받으라는 인사 시즌이다. 신정 때 한번 하고 구정 때 또 한 번 해야 한다. 참으로 희한한 나라다. 그래서 어릴 적엔 신정 때 한 살 먹고 구정 때도 한 살 더 먹는 줄 알았다. 나중에야 음력이란 걸 알았고 생일이 왜 매년 달력과 다른지도 알게 되었다. 생일이 언제인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으면 “음력”이란 말을 꼭 붙인다. 요즘도 업체에선 내 생일도 아닌데 축하 메시지를 보내와 당황스럽다. 음력 생일을 양력 생일 날짜에 맞춰 문자를 발송해서 생긴 일이리라. “붉은 말의 해” 뭐 때문에 ‘붉은’ 말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만, 그렇게 부른다. 누가 내게 붉은 부적 한 장을 들이민다. 올해 삼재(三災)란다. 불교에선 삼재란 말이 없다. 정통 명리학에도 삼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단다. 그럼에도 삼재니 뭐니 하면서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을 쥐어짜서 한푼 벌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것도 부족해 들삼재, 눌삼재, 날삼재라고 세분화한다. 12개 띠 중에 9개 띠가 항상 삼재에 걸리게 만들어 놓고선, ‘삼재팔난’ 운운해 가면서 난리다. 양력에 나이를 먹든지 음력에 나이를 먹든지 먹었으면 나잇값이나 하고 살아야 할 텐데 사리 판단 제대로 못 하고 엉뚱한 행동하는 사람이 자꾸 보인다. 신년 되었다고 점집 찾아 토정비결이나 보고 다니면 젊은 애들에게 욕먹는다. 그리고 나이 들어 미신 찾으면 굉장히 추해진다. ‘만 나이’ 헤아리고 ‘학년’ 따지고 ‘빠른 나이’ 따지는 시절 다 지나가고 이젠 한 살이라도 줄여보려고 애쓴다. 더는 나이 계산할 나이가 아닌 모양이다. 나잇값을 해야 하는 나이다. /노병철 수필가

2026-02-12

더 어색해지는 ‘명절용 덕담’ 말고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로 자연스레 말문 여세요

명절에 친척이 모여 조카나 손자에게 덕담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질문을 한다. SNS에 인기 있는 잔소리 메뉴판이 있어 살펴보니 재밌다. 공부는 하니? 라고 물으면 5만 원, 담배는 언제 끊냐는 15만 원, 취업은 했냐고 물으려면 35만 원, 결혼은 언제 하니 40만 원, 여자가 이래서야 되겠니? 라고 잔소리하려면 100만 원을 봉투에 넣어 줘야 한다니, 이번 설에는 잔소리는 줄이는 게 좋겠다. 왜 그런 불필요한 질문을 하느냐고 하니,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잔소리 말고 서로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로 말문을 터보는 게 어떨까? △'만약에 우리'(김도영 감독) 가장 초라했던 그때, 가장 눈부시던 우리, 영화의 시작은 비행기 안, 비즈니스석에 짐을 머리 위 선반에 올리려는 남자 주인공, 그 옆을 지나 이코노미석으로 가는 여주인공이 스친다. 흘깃 봐도 첫사랑은 눈에 들어오는 법이다. 자리에 앉은 둘은 서로 돌아보며 확인하고 웃는다. 영화를 본 사람들 후기가 손수건이 필요하다, 남편이나 남친과 보지 말아라, 첫사랑 생각나서 펑펑 울게 될 테니까 였다. 이상순의 라디오에 두 주인공이 나와서 영화 이야기를 하는데 여자 주인공 문가영의 선곡이 마음에 들어서('종로에서'/미유, 무슨 노래인가 했는데 첫 소절에서 아는 노래였다.) 영화를 보러 가야지하고 지인에게 전화하니 시간이 맞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다들 만류하던 남편과 낮 2시에 영화관에 갔다. 낮이라 사람이 없겠지 했는데 연인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개봉하고 벌써 200만이 넘었다니. 고향 가는 고속버스에 올라탄 은호(구교환)와 휴학 후 어디론가 떠날 결심을 한 정원(문가영), 나란히 앉게 된 두 사람은 뜻밖의 인연을 맺는다. 수줍어서 말도 못하는 은호에게는 든든한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의 권유로 정원은 함께 은호네 가게로 향한다. 정원은 돌아갈 집이 없는 여자,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의지하던 두 사람은 어느새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절친으로 지내다 연인으로 발전하는 데까지 오래 걸린다. 영화의 첫 장면은 둘이 인연이 끊겼다가 10년이 지난 후, 다시 마주한 순간 은호는 정원에게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한마디를 꺼낸다. ‘만약에 우리’ 원작 제목은 ‘먼 훗날 우리’이며, 중국 영화로, 2018년 4월 28일 개봉했고 주연은 정백연과 주동우이다. 두 남녀가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재회해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10년 전 춘절, 고향으로 가는 기차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되고, 한국판은 고속버스 귀경길 등 한국적 정서를 반영해 재해석했다. 한국 리메이크와의 차이는 한국판은 원작의 쓸쓸함보다 따뜻하고 몽글한 감성을 더했다는 평가다. △'귀여운 여인'(게리 마샬 감독) 동탁의 손녀, 김유정, 선운사, 라 트라비아타, 귀여운 여인, 다섯 개의 힌트에서 떠오르는 낱말은 무엇일까? 정답은 동백이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알렉산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동백아가씨(La Dame aux Camlias)’를 원작으로 여주인공이 동백꽃을 가슴에 달고 다녀 ‘동백꽃 여인’으로 불린다. 오페라 제목 ‘라 트라비아타’는 ‘바른길을 벗어난 여자’라는 뜻으로 매춘부를 완곡하게 표현한 말이다. 일본에서는 ‘춘희(椿姬)’로 번역해서 우리나라에도 그렇게 알려졌다. 귀여운 여인은 대놓고 ‘라 트라비아타’ 스토리를 따라 했고, 심지어 영화 속에 리차드 기어가 줄리아 로버츠를 데리고 이 오페라를 보러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다. ‘귀여운 여인’은 모든 걸 계획하는 남자 에드워드,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하는 여자 비비안의 러브스토리다. 에드워드는 대단한 부자이다. 에드워드는 딴 여자 생겨 위자료 한 푼도 안 주고 엄마와 이혼해 버린 아버지가 미워서 아버지 회사를 사들여 조각 내 팔아버린다. 비비안은 빨강 머리 가발을 쓰고 일을 한다. 빨강 머리, 주근깨는 자주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한 여자를 나타낸다. 예수를 판 유다가 빨간 머리였다는 속설도 있다. 종교재판에서 빨간 머리는 마녀 화형당하기도 했다. 그와 다르게 금발은 성적 매력 신분을 상징(태양, 황금, 정숙)한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어릴 적부터 좋아한 게임이 벽돌쌓기였다. 무엇을 정성스럽게 쌓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친구로 나오는 변호사는 부루마블을 좋아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어 아직도 팔리는 스테디셀러 게임이다. 이 게임은 도시를 사고파는 게 특징이다.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 인용문이 나오고, 에드워드와 비비안이 풀밭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때 손에 든 책도 셰익스피어 책이다. 그들이 묵는 펜트하우스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느낌이 난다. 비비안이 룸메이트 친구와 대화에서 에드워드와의 이런 관계로 잘 된 케이스가 있나 하고 할 때 신데렐라라고 대답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에드워드가 왕자처럼 흰말이 아니라 하얀 리무진을 타고 우산을 검처럼 들고 비비안 공주를 구하러 온다. 해피엔딩으로 영화와 동화는 끝나지만 과연 신분의 격차가 심한 신데렐라와 비비안은 결혼 후 행복했을까? △​'페르시아어 수업'(바딤 피얼먼 감독)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단편소설 ‘언어의 발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다. 나치에 의해 홀로코스트가 자행되던 잔인한 시대적 배경, 죽음 직전에 샌드위치 반 조각과 바꾼 페르시아어 책 한 권이 주인공을 살린다. 죽음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페르시아인이라고 말하며 책을 내민 덕에 죽음은 면했으나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거짓말이 시작되었다. 페르시아어를 전혀 모르는 그가 매일 언어를 창조해야 하는 묵직한 짐이 억누른다. 하루 4개의 낱말을 가르치는 것에서 시작해 날이 쌓일수록 늘어난 언어를 기억해야 하고 또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 어느 날 그 중압감에 포기하고 도망치려 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바로 그 순간 자신이 정리하던 수용자들의 장부를 보며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이름의 한 부분으로 새로운 말을 만들고 뜻은 이름 주인들의 특징을 연상하여 정했다. 성격이 급한 사람의 이름에는 ‘인내심’을, 모든 것을 포기한 자의 이름은 ‘희망’이라는 말로 번역하니 외우기도 쉽다. 많은 수용자의 수만큼 끊임없이 가짜 페르시아어가 만들어졌다. 아울러 유대인 질은 뼛속까지 페르시아인 레자로 바뀌어 간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자신이 만든 페르시아어로 잠꼬대하는 장면은 사람이 살고자 하는 욕망이 무의식까지 지배하는구나 싶어 감동과 서글픔이 교차한다. 완전히 묻혀버렸을 유대인 희생자 2840명의 이름은 주인공의 입을 통해 하나하나 불리워진다. 조사하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주인공에게로 몰려온다.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속 인형의 이름 비바는 이탈리아어로 만세라고 한다. 우리나라 3·1절이 생각난다. 만세 부르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던 일본군의 광기가 독일군과 다르지 않다. 낱말 2840개면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 2840명의 사람이면 세상 하나가 만들어지는 것.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김순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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