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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하모니로 물들인 서진 지휘자의 데뷔 무대:경북도향과 세대 공감의 밤”

지난 26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숨결로 가득 찼다. 황명석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정경민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부위원장,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박찬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과 900여 명의 포항시민이 찾은 이곳에서, 제7대 상임지휘자 서진의 취임을 기념하는 연주회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세대 공감 Stage On’을 주제로 한 이번 공연은 음악의 보편적 언어로 시공을 초월한 교감을 이루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스트리아 모차르테움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쌓은 탄탄한 음악적 기반 위에, 서진(51)은 이날 무대에서 절묘한 균형과 드라마틱한 해석으로 경북도향을 이끌었다. 특히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은 러시아 민속 설화의 활력을 관현악의 웅장한 색채로 재현해냈으며, 청중들은 마치 키예프 평원을 누비는 듯한 생동감에 숨을 죽인 채 음악에 빠져들었다. 피아니스트 박종해(36)와의 협연은 이날 공연의 정점이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 그는, 작곡가의 내적 투쟁과 치유의 과정을 격정과 서정의 교차로 풀어냈다. 1악장의 격렬한 피아노 트릴과 오케스트라의 충돌은 고독한 사투를 연상시켰고, 2악장의 유려한 선율은 평온함 속에 깃든 강인함을 드러냈다. 마지막 3악장에서 펼쳐진 생동감 넘치는 리듬은 승리의 찬가를 외치며 관객들의 심장을 두드렸다. 두 차례의 커튼콜 끝에 쏟아진 환호는 그의 연주가 남긴 깊은 울림을 증명했다. 휴식 후 이어진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은 플라멩코의 열정과 집시의 자유로운 정신을 관현악의 다채로운 음색으로 표현해냈다. 타악기와 현악기가 빚어낸 리듬의 향연은 마치 스페인의 태양 아래 펼쳐진 축제를 연상시켰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는 고대 로마의 시간을 현재에 소환했다. 보르게세 공원의 아침 햇살부터 카타콤의 신비로운 어둠까지, 서진의 지휘 아래 경북도향은 음표로 그려낸 역사 속을 유유히 거닐었다. 관객들의 열띤 앙코르 요청에 답한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번' 선율은 이날의 여운을 영원히 각인시켰다. 이번 취임 연주회는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1995년 개관 이래 포항 지역 문화예술의 심장 역할을 해온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품격과 경북도향의 숙련된 연주가 만나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린 것이다. 서진 지휘자의 합류로 한층 농익은 음악적 역량을 선보인 경북도향은, 앞으로도 지역민과 함께하는 고품격 클래식 문화를 선도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황명석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이번 공연이 경북도향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앞으로도 경북도는 도립예술단이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넘어 도민의 삶과 일상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공공 예술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경민 경북도의원(문화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경북도향 신임 지휘자 취임 연주회는 경북도향이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며 “서진 지휘자와 단원들이 앞으로 만들어갈 음악적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는 밤이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27

‘순회 방과후학교’ 기지개... 섬마을 교육 격차 해소 앞장

울릉교육청 학교 지원센터가 도서 지역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기 위한 ‘2026 순회 방과후학교’의 본격적인 돛을 올렸다. 학교 지원센터는 지난 26일 센터 회의실에서 순회 방과후학교 전문 강사들을 대상으로 ‘2026학년도 오리엔테이션 및 청렴 서약식’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순회 방과후학교는 지리적 특성상 강사 수급이 어려운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청이 직접 강사를 채용해 각 학교로 파견하는 맞춤형 교육 서비스다. 올해는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 조사를 적극 반영해 교육의 질을 한층 높였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탁구, 배드민턴, 컴퓨터, 가야금, 피아노, 한자, 바이올린 등 체육·예술·생활 영역을 망라한 7개 분야가 편성됐다. 특히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컴퓨터 수업과 신체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을 보강해 학생들의 참여도와 만족도를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원활한 수업 운영을 위한 지침과 함께 학생 생활지도 방안, 안전사고 예방 수칙 등에 대한 교육이 진행됐다. 이어 진행된 청렴 서약식에서 강사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직무 수행을 다짐하고 책임감 있는 교육 활동을 약속했다. 울릉학교 지원센터는 단순히 강사를 매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채용부터 프로그램 관리, 수당 지급까지 운영 전반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또한 정기적인 수업 점검과 만족도 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의 내실을 기할 방침이다. 이동신 울릉 교육장은 “순회 방과후학교는 울릉도 학생들에게 도시 못지않은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핵심적인 교육 활동”이라며 “강사들의 전문성과 청렴한 자세를 바탕으로 울릉 교육의 질이 한 차원 더 도약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2-27

“독도의 어머니 땅 울릉도를 맨발로 밟다” 삼일절 앞둔 310명의 특별한 순례

제107주년 삼일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맨발학교 회원들이 민족의 섬 독도의 모도(母島)인 울릉도에서 맨발로 대지의 기운을 만끽했다. 27일 대한민국 맨발학교 등에 따르면 학교 회원 310명은 개교 13주년과 삼일절을 기념해 지난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울릉도를 방문해 민족의 얼과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방문은 영토 수호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추진됐다. 참가자들은 울릉도 유일의 평원이자 해발 650m에 위치한 화산 분화구 마을인 나리분지에서 맨발로 자연과 하나 되는 뜻깊은 체험을 했다. 특히 회원들은 나리분지 일대에서 ‘독도사랑 아리랑기공’ 공연을 펼치며 우리 전통 선도문화의 정수를 선보였다. 비교적 추운 날씨에도 참가자들은 맨발로 울릉도의 땅을 직접 밟으면서 나라 사랑의 의미를 실천했다. 지난 2013년 대구에서 처음 설립된 대한민국 맨발학교는 건물, 교사, 교재, 시험, 시간표가 없는 이른바 ‘5무(無) 학교’다. 회비나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땅속의 자연 전자를 만나 자연 치유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겸손한 맨발 걷기 문화 확산을 통해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맨발학교 회원들의 대규모 울릉도 방문은 경북도와 울릉군의 파격적인 관광객 유치 정책이 큰 동력이 됐다. 도와 군은 겨울철(1·2·12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총 14억 4000만 원(도비 60%, 군비 40%)의 사업비를 투입해 ‘여객선 운임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 같은 지원 정책은 남진복 경북도의원(울릉)이 대표 발의해 제정한 ‘경북도 도서 지역 여객선 운임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가 든든한 법적 토대가 됐다. 해당 조례는 기상 악화가 잦고 여객 수요가 급감하는 겨울철에 울릉도를 찾아 1박 이상 체류하는 모든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임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맨발학교 참가자들은 “울릉도 겨울철 운임 지원은 그저 방문객 수를 늘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섬 관광의 고질적 한계인 비수기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는 핵심 열쇠”라며 “조례에 근거한 안정적인 예산 증액과 지원 기간 확대를 통해 울릉도가 사계절 명품 관광 섬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입을 모았다. 학교장인 권택환 대구교대 부총장은 “이번 울릉도 방문은 우리 민족의 기상이 서린 독도의 관문에서 맨발로 땅의 기운을 느끼며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라며 “자연과 호흡하는 이 겸손한 발걸음이 울릉도의 겨울을 온기로 채우고, 나아가 전 국민이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를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부총장은 “앞으로도 맨발학교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우리 전통문화와 자연치유의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2-27

트럼프 관세 환급권 거래 등장···중소기업 자금난에 ‘권리 매각’ 확산

미국 연방대법원이 위헌으로 판단한 이른바 ‘트럼프 관세’를 둘러싸고, 환급금을 받을 권리를 사고파는 거래가 등장했다. 환급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환급청구권을 할인된 가격에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환급권 1달러당 40센트 거래···판결 후 가격 급등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관세 환급금 1달러당 약 40센트 수준에서 청구권이 거래되고 있다. 최고 60% 할인된 가격이다. 미국 로펌 오릭 헤링턴 앤드 서트클리프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 이전에도 환급권 거래는 존재했지만 통상 액면가의 약 75% 수준이 일반적이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 등이 중개에 나서면서 환급권 가격은 판결 전 20센트 안팎에서 급등했지만, 정책 불확실성 탓에 여전히 정상 시세보다 낮은 상태다. 환급권 매각은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에게 즉각적인 현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고 측 중소기업들은 “1년 가까이 과도한 관세를 부담하며 재무적 타격이 심각하다”며 조속한 환급을 요구하고 있다. △30만개 기업 납부···환급 대상 1300억달러 넘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무효가 된 관세의 징수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1300억달러(약 186조2250억원)를 넘어섰다. 30만개 이상의 수입업체가 관세를 납부했으며, 수입 건수 기준으로는 3400만건 이상에 달한다. 이 중 약 1920만건은 아직 ‘가납(임시 납부)’ 상태다. 가납 상태의 관세는 환급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정산된 관세를 돌려받으려면 소송이 필요하다는 판례도 있어 기업들의 법적 대응이 확산되고 있다. WSJ는 최소 1800개 기업이 환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추산했다. 미 물류기업 페덱스는 23일 관세 환급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통관 대행업체들은 화주 대신 관세를 선납하는 경우가 많아 캐시플로 악화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환급 회피 검토···“5년 소송” 장기전 전망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가 위헌으로 판결될 경우 이자를 포함해 환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미국외교문제협의회(CFR)의 제니퍼 힐먼 선임연구원은 “세관의 환급 절차는 이미 확립돼 있어 납세자는 환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 조치를 근거로 기존 관세를 국고에 남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법정 다툼이 5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혀 장기 소송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환급 지연이 현실화될 경우 환급권 거래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소송을 통해 환급을 받거나, 할인된 가격에 권리를 매각하는 선택지 사이에서 대응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6-02-27

이 대통령 “투기용 1주택도 매각이 유리하게 정책 운용”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제재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투기용 1주택’에 대해서도 칼을 빼들었다. 주거용이 아니면 1주택이라도 당장 매각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책을 운용하겠다면서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밤늦게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면서 “실주거용 1주택을 기본으로 주거여부, 주택수, 주택가격 수준, 규제내역, 지역특성 등에 따라 세밀하게 가중치를 줘서 통상적 주거는 적극 보호하되 주택을 이용한 투자투기는 철저히 봉쇄되도록 (정책을)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일인) 5월 9일이 지나면 매물이 잠길 것이라거나 일부 다주택자들이 버텨보겠다고 한다는 말이 있다. 버티는 건 각자의 자유이지만 이 점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면서 정부가 물러서지 않을 이유를 열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권위는 신뢰와 일관성에서 나온다. 권위를 잃은 정부는 뒤뚱거리는 오리를 넘어 식물이 된다“며 “정부 정책의 권위와 신뢰를 위해 5월 9일 이전에 매각한 다주택자보다 버틴 다주택자가 유리하도록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매각한 것보다 버틴 것이 더 유리하게 되면 매각한 사람은 속았다고 대통령과 정부를 욕할 것이고, 버틴 사람은 비웃을 것이며, 부동산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려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래서 이 대통령은 “정부는 강력한 금융, 세제, 규제를 통해 ‘매각하는 것이 이익’, ‘버틴 것이 더 손해’인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다주택 매각을 재차 권장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규칙을 지키고 정부정책을 따른 사람이 손해 보지 않도록, 정부정책에 역행하고 규칙을 어긴 이가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잠긴 매물은 질식할 것이고 버티기는 더 큰 부담을 안길 것”이라면서 “이재명은 합니다. 말한 것은 지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27

쿠팡, 작년 매출·순이익 사상 최대지만 개인정보 유출 ‘4분기 이익’은 급감

한국 사업장에서 매출과 수익의 대부분을 올리는 쿠팡이 작년에 매출 49조원, 당기순이익 30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쿠팡의 대처가 국민 감정선을 건드리면서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나 줄어들었다. 실적이 급감하자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 김범석 의장이 급기야 ‘고객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직접 육성으로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쿠팡Inc가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약 49조1197억원(345억3400만 달러,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율 적용)으로 역대 최대이며, 전년(302억6800만 달러)보다 14%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4억7300만달러(약 6773억원)로 전년보다 3700만달러(약 530억원)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억800만달러(약 2978억원)를 달성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던 때로 돌아가면 사정이 좋지는 않다. 4분기 매출은 88억3500만달러(12조8103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800만달러(115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7%나 감소했다. 당기순손익도 적자(2600만달러, 377억원)를 기록했다. 쿠팡측은 개인고객 정보 유출 파장이 커지면서 매출성장률과 활성 고객 수, 와우 멤버십, 수익성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4분기 활성 고객 수는 2460만 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10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장은 작년 실적 발표를 위해 26일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이번 일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apologize)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 발생 후 사과 입장문을 공개한 적은 있으나, 공식 석상에서 육성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4분기 중 1억6200만 달러(약 59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연간 전체로는 2억43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2-27

뉴욕증시, 장 초반 상승 후 하락 전환

미국 뉴욕증시가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 급락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6일(현지시간) 오전 10시 20분 기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08.79달러(0.22%) 하락한 4만9373.36에 거래됐다. 장 초반 상승 출발했으나 반도체주 약세가 확산되며 하락 전환했다. 시장 약세의 직접적 요인은 엔비디아 주가 급락이다. 엔비디아는 장중 한때 5.1% 하락했다. 전날 발표한 2025년 11월~2026년 1월 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엔비디아가 다우 구성 종목은 아니지만, 브로드컴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주요 반도체 관련주도 동반 하락하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반면 소프트웨어 업종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세일즈포스는 실적 발표 이후 불확실성 해소 기대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했고,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우 구성 IT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경제 지표는 시장 하단을 지지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2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1만5000건)를 하회했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오며 낙폭 확대를 제한했다. 종목별로는 캐터필러의 하락이 두드러졌고, 머크·암젠·보잉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유나이티드헬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나이키 등은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거래일 만에 하락 출발했다. 테슬라와 알파벳이 약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2-27

공은 이제 민주당으로…송언석 원내대표 “與에 법사위 개최 요구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이 26일 당 지도부에 TK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를 요구하기로 했다. TK의원들의 결정에 따라 송언석(김천)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개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제 TK행정통합 특별법이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될 수 있을 지는 민주당의 결정에 달렸다. 지방선거를 겨냥해 민주당 지도부가 27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TK행정통합 특별법 처리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TK행정통합은 국민의힘 내부 입장이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리 절차가 중단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TK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구·경북별로 각각 회의를 열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대구 의원 지역 모임에서는 별도 투표 없이 개별 의견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만장일치’ 찬성 입장을 정리했다.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이미 모두 찬성 입장이었기 때문에 기표소를 설치하지 않고 의견을 확인했다”며 “대구 의원들은 TK행정통합 특별법을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과 함께 이번 회기에 같이 통과시켜달라고 (지도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북 의원들은 찬반 투표를 거쳤으며 반대표가 5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TK행정통합은 결코 하나의 정책 실험이 아니다”며 “지금은 밀어붙일 때가 아니라 치열하게 묻고 따지며 검증할 때”라고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당위원장인 구자근 의원은 “경북 북부권 의원 일부가 강하게 반대했지만 결과적으로 (경북 의원들도) 찬성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도) 사전에 (투표) 결과에 대해 수긍하기로 했었다”고 했다. TK의원들의 의견이 찬성으로 정리되면서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법사위를 개최해달라고 요청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전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TK의원들이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민주당 원내수석에게 전달했고, 법사위를 개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사위 개최 일정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TK지역 한 의원은 “이제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며 “TK의원들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민주당이 TK행정통합 특별법을 통과시켜주지 않는다면,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만 통과시키겠다는 속셈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27일 대구를 방문하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TK행정통합 특별법 처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TK행정통합에 힘을 실어주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현정 대변인은 “TK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해 국민의힘이 입장을 바꿔 합의 처리하기로 결정하면 다음달 2일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과 함께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대구시의회에서 반대 결의안을 채택해 그 내용을 소화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이 상정되는 3월 1일 일괄 표결할 가능성도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TK지역은 전남·광주와 마찬가지로 통합특별시장과 특별시 교육감을 선출하게 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26

한동훈, 27일 ‘보수 심장’ 서문시장 방문⋯세 과시 여부 주목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구 방문 사흘째인 27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서문시장을 찾는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서문시장에서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은 지난 2025년 5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7일 낮 12시, 대구 서문시장. 윤어게인 집단에 맞서 보수의 ‘진짜 민심’을 보여줍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서문시장은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 내에서도 가장 상징성 있는 장소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정치권 입문 이후 여러 차례 서문시장을 찾았다. 대다수의 보수 정치인이 집토끼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이곳을 찾는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서문시장을 찾았지만, 현장 분위기가 냉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전 대표의 방문에는 서문시장 상인들과 대구시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대구에서의 체급과 동원력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향후 행보의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 대표는 26일에는 대구삼성창조캠퍼스를 찾아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 동상을 둘러본 뒤 시민들과 사진 촬영을 했다. 그 후 북구 제3공단으로 이동해 안경 제조업체 두 곳을 방문,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여러 개의 안경을 직접 써본 뒤 검정 뿔테 안경을 구매했다. 동행한 우재준(대구 북갑) 의원에게는 선글라스를 선물했다. 한 전 대표는 현장에서 “전국 안경테의 90% 이상이 대구에서 생산될 만큼 안경은 대구의 대표적 뿌리 산업”이라며 “삼성전자나 AI 산업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 바로 도움이 되는 산업을 키우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26

국힘 중진·재선 “윤석열과 절연”···장동혁 한목소리 압박

국민의힘이 지지율 17%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당내 중진과 재선 의원들이 일제히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노선 수정을 요구하며 거세게 압박했다. 조경태·주호영(대구 수성갑)·권영세 등 4선 이상 중진 의원 17명은 26일 국회에서 장동혁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노선 변화를 촉구했다. 권영세 의원은 “계엄으로 인한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잘못된 과거와 단절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최다선 6선 조경태 의원은 “내란수괴 윤석열과의 절연을 통해 국민에게 다시 사랑받도록 하자”며 장 대표의 ‘절윤 세력과의 절연’ 발언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윤상현 의원은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빌미를 제공한 것은 우리들 스스로의 책임인데 남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며 “확실하게 속죄하는 세리머니로 국민께 용서를 구하고 빨리 선거 체제로 돌입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헌승 의원은 면담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2·3 비상계엄이라는 참사를 사전에 알지도, 막지도, 수습도 못 했다”며 반성과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같은 날, 별도 모임을 한 재선 의원들도 지도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엄태영 의원은 전국지표조사(NBS·23~25일) 결과 당 지지율이 17%에 그친 것을 두고 “(당 지지율이) 바닥이 아니고 지하로 내려간 느낌”이라며 “17% 중에도 윤 전 대통령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70%가 된다고 하니, 우리 당원들이 국민의 사랑을 받기에는 아직 먼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기사중 여론조사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성권 의원은 “절윤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심이 우리 당에 준엄한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은희 의원 역시 “의원총회를 열어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당의 노선과 현안을 빨리 마무리 짓자”고 제안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26

임미애 “무능한 국힘, 행정통합을 정치적 알리바이로 삼나” 강력 규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인 임미애 의원이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무산과 관련, 국민의힘을 향해 “무책임하고 무능하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임 의원은 행정통합이 대구·경북의 미래가 아닌 특정 정당의 내부 권력 투쟁 도구로 전락했다며 전면적인 정치 개혁을 촉구했다. 임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통과가 무산된 직후부터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에 빠졌고 사태를 수습할 리더십도, 책임지는 이도 보이지 않는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능력도, 머리도, 생각할 능력도 없음을 국민의힘 스스로 증명했다”고 맹비난했다. 임 의원은 “행정통합은 2019년부터 논의해온 지역의 숙원”이라며 “그동안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던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의 지역 주도 성장 전략과 인센티브가 제시되자 태도를 바꾼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대구시의회를 향해서는 “의석수 불비례가 문제였다면 통합시의회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들고 협의에 나섰어야 했다”며 “무책임한 구호만 외치고 뒤늦게 책임은 남에게 돌리는 모습은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와 공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TK지역 의원들에게는 “뒤늦게 서로 책임 추궁하기 바쁘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급기야 행정통합 찬반투표를 한다”며 “대구·경북의 미래를 그저 내부 권력 투쟁의 도구로 삼는 행태를 중단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26

김형동 “위헌적 절차, 백년대계 실험 말라” 정면 반발

경북 지역 의원들이 26일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해 ‘찬성’으로 입장을 정리한 가운데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이 특별법의 성급한 처리에 반대하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통합은 결코 하나의 정책 실험이 아니라 향후 백년대계를 좌우할 역사적 사안”이라며 “법적·절차적 정당성과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지방자치법’ 제5조를 근거로 들며 “지방자치단체를 폐지·설치하거나 분할·합병할 경우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주민투표를 실시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주민 참여와 민주적 정당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의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통합 추진 과정이 이러한 취지에 충실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안동·예천을 비롯한 경북 북부 시·군의회와 최근 대구시의회까지 잇따라 반대 입장을 밝힌 점을 언급했다. 그는 “지방의회들이 명확한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음에도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절차적 의무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현재 논의 중인 통합특별법 수정안에서 핵심 특례 조항이 삭제되거나 임의 규정으로 완화됐다고 비판했다. 초안에 포함됐던 ‘지역거점 국립의과대학 설치 특례’, ‘국가 첨단 바이오백신 슈퍼클러스터 조성 특례’ 등이 빠지면서 경북 북부권 발전의 제도적 담보가 약화했다는 주장이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TK 의원들은 논의와 투표 끝에 통합 특별법 ‘찬성’ 입장을 정리했지만, 의원들의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26

‘상생’인가 ‘특혜’인가… 베일에 싸인 상생공원 조성사업의 실체

포항시 남구 대잠동 일원에서 추진 중인 ‘상생공원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공공성 훼손과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 휴식 공간 확충이라는 취지와 달리,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위한 수익 사업이 본질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라는 제도를 활용했지만, 그 운영 방식과 정보 비공개로 인해 사업의 정당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 사라진 공공성, 콘크리트로 채워진 공간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공원 부지 전체를 매입해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 범위에서 비공원시설을 설치해 사업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장기 미집행 공원을 해소하고 녹지를 보전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상생공원 대상지는 도심 인접 개발 가능 부지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어, 순수한 녹지 보전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원 조성 과정에서 대규모 토목 공사가 병행되면서 생태 훼손과 도시 열섬 완화 기능 약화 우려도 제기된다. 공원이 주(主)인지, 아파트가 주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 ‘영업비밀’에 가린 협약… 투명성의 실종 논란의 핵심은 포항시와 민간 사업자 간 협약서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비 산정 근거, 예상 수익률, 초과 이익 환수 장치 등 핵심 내용이 비공개 상태다. 포항시는 ‘민간 업자의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공 자산이 포함된 개발 사업에서 수익 구조와 이익 배분 기준을 시민에게 설명하지 않는 것은 행정 신뢰를 훼손할 소지가 크다. 협약 내용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밀실 협약’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 공공성과 직결된 사업일수록 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 수익 환수 장치, 왜 포항만 비공개인가 최근 고금리와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사업성이 유지되는 배경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부족하다. 분양가 책정 기준과 예상 수익률, 위험 분담 구조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특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타 지자체 사례와 비교하면 포항시의 태도는 더욱 도드라진다. 광주광역시는 사업자 수익률을 약 6%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는 이익은 전액 공공에 환수하도록 협약서에 명문화했다. 인천광역시는 초과 이익 발생 시 공공 귀속 또는 공원 시설 재투자 강제, 관련 정보 투명 공개토록 했다. 익산시는 수익률을 고정하고 추가 이익은 공원 개발에 재투입하도록 설계해 공공성 확보했다. 이처럼 다른 지자체들은 수익률 상한 설정과 초과 이익 환수 장치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하고, 이를 시민에게 공개함으로써 공공성 논란을 최소화하고 있다. 반면 포항시는 수익 환수 방식과 이익 배분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 ‘상생’의 이름을 지키려면 상생공원 조성사업이 진정한 시민 공원 확충 사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공공 자산이 투입되고, 도시의 미래 공간 구조를 바꾸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협약 내용이 비공개로 남아 있는 현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상생’이라는 이름을 내건 사업이라면, 그 상생의 구조와 이익 배분의 기준 또한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수익률 상한은 존재하는지, 초과 이익은 어떻게 환수되는지, 분양가 산정은 어떤 근거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이제 포항시는 협약서 전문과 수익 구조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초과 이익 환수 장치의 유무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행정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다. 공개가 곧 불신을 잠재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상생’은 퇴색되고 ‘특혜’라는 의혹만 짙어질 뿐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2-26

이정현 “자기 팔 잘라내는 헌신 필요”… 영남권 현역 용퇴론 ‘정조준’

국민의힘 이정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 당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 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을 향해 사실상 ‘용퇴’를 권고하며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자, 텃밭에서의 혁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26일 오전 페이스북에 ‘드리는 말씀’이라는 게시물을 올리고 “당은 지금 위기다. 국민의 기대는 높아졌고, 정치를 바라보는 눈은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하다”라며 “공천 심사 이전, 새로운 인재와 시대를 위해 스스로 길을 열어주는 결단이야말로 가장 큰 책임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등 당세가 강한 지역을 정조준했다. 이 위원장은 “당의 기반이 되어준 지역일수록 ‘왜 변화하지 않는가’라는 시민들의 질문이 빗발친다”며 “우리당의 기반이 되어주신 지역의 주민들께서 보내고 계신 ‘이제는 새로운 숨결이필요하다’는 그 마음을 우리는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천 심사가 시작되기 전 현역 단체장들의 자진 불출마를 유도해 대대적인 인적 교체 명분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앞서 전날에도 “살기 위해 스스로를 버려야 한다”며 고강도 쇄신안을 제시했다. 그는 혁신 공천의 본질을 ‘가진 것 내려놓기’로 규정하고 △아성 지역 돌아보기 △불출마 권고 △중량급 인사 험지 배치 △청년·전문가 전면 배치 등을 핵심 방안으로 꼽았다. 당 공관위 ‘인적 쇄신’의 가늠자가 될 실무 작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내달 1일 후보자 공모 공고를 내고, 5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11일부터 심사에 착수한다. 심사 단계에서는 현지 여론과 후보 역량 등 다각적인 검증 자료를 토대로 단수·경선·우선 추천 지역을 분류할 계획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위원장의 ‘불출마 권고’가 공천 심사 과정에서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의 강력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26

TK, 행정통합 무산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

민주당 내부에서 행정통합 특별법 무산위기에 처한 대구·경북(TK) 몫 인센티브를 전남·광주에 배정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TK와 대전·충남 지역의 행정통합 입법 절차가 지연되는 사이 ‘통합 특별시 인센티브’를 호남이 독차지하겠다는 발상이다. 민주당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 통과 시 4년간 총 30조 원 규모의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당초 통합 특별시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20조 원(4년간)에서 10조 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정 의원은 재정지원 확대의 근거로 TK와 대전·충남 지역의 통합 보류를 꼽았다. 그는 “타 지역 통합이 보류되면서 통합 인센티브로 편성할 예정이었던 10조 원 중 5조 원씩 전남·광주에 추가 배분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법안 처리가 보류된 TK와 충청권 몫을 호남에 몰아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호남지역은 현재 ‘인센티브 독점’을 기정사실화 하고, 공개적으로 재원 활용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안 그래도 민주당이 핵심 텃밭인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만 통과시킨 것은 다분히 정략적 계산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만약 TK 행정통합이 끝내 무산되면 이러한 일은 다반사로 일어날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정부가 ‘통합특별시 공공기관 우선 이전’ 기조를 유지할 경우, TK지역이 2차 공공기관 배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TK와 호남지역이 유치대상으로 지목한 공공기관 중에는 중복되는 곳이 많다. TK지역의 우선 유치대상인 농협중앙회나 한국마사회 등은 호남권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올해 내로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실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만큼, 사실상 올해가 유치기관 선점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TK특별법은 2월 임시회기 중 법사위에 재상정되지 않으면 사실상 무산된다. 그렇게 되면 TK는 정부 재정지원이나 공공기관 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2026-02-26

지역관광 대도약은 지방공항 활성화부터다

2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의 핵심은 서울에 쏠리는 외국인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 유도하는 전략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있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역대 최고치인 1893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으나 80%가 서울에 머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외국인 관광객의 80%가 서울에 집중되면 관광산업 성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관광산업 성장과 기회를 전국 골목상권 그리고 지역 소상공인이 함께 누릴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지역관광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정책이 바로 ‘지방공항의 인바운드 거점화’ 전략이다. 여기에는 지방공항 취항 국제노선의 대폭 확대, 인천공항 입국 인바운드 관광객의 지방공항 연결, 지방공항과 목적지 간 편리한 교통서비스 제공 등이 제시돼 있다. 지방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도하는 것은 한국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 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할 핵심 과제다. 정부가 제시한 지방공항의 인바운드 거점화 정책도 올바른 방향이다. 다만 여기에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구체적 정책을 펼칠 수 있느냐에 개선 여지가 달려 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 집중되는 것은 다양한 국제노선을 가진 인천공항을 통해 대부분 입국하고 있으며 K-드라마, K-팝 등 K-콘텐츠의 배경이 되는 곳이 서울이다. 또 쇼핑이나 관광의 편의성 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의 지방공항 상당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항공 교통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국 대부분의 지방공항 하루 하늘길 이용 대수는 100대도 안 된다. 지방공항의 직항노선을 대폭 늘리고 전용 운수권 부여와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 등의 파격적 특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대구국제공항은 전국 10개 지방공항 중 이용객 수가 7번째에 그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병행해 지방 정부도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각종 관광 인프라 조성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2026-02-26

보수의 품격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혐의에 대해 1심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우리 헌정사의 뼈아픈 기록으로 남을 것이 자명하다. 세부적인 판결문의 내용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중형 선고는 다수 국민들이 이미 예상했던 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책임 있는 공당의 당대표는 1심 판결일 뿐이라고 판결을 폄하하고, 윤 전 대통령 측은 법원의 선고에 대해 법치 파괴라고 주장한다. 보수 정권의 대통령과 보수 정당의 대표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현실은 기묘하다. 법치란 내가 이길 때뿐 아니라 질 때도 작동하는 일관된 시스템이다. 제도 안에서 다투되, 결과를 부정하지 않는 것, 그것이 법치다. 법치주의는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뼈대다. 법치를 부정하니 보수도 분열하는 모양새다. 어떤 조직이든 존재 이유와 철학을 부정하면 그 집단은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근본적으로 묻고 싶다. 한국 보수 정치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표면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 등을 외치지만, 실상은 반공주의와 발전국가 담론이 한국 보수주의의 중심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지난 수 십년간 보수 집회에서 나온 구호들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90년대 말부터 등장한 새로운 보수주의 - 일명 뉴라이트가 보수의 혁신을 시도했지만, 참여민주주의와 평등을 불신하는 엘리트주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맹신으로 변질되었다. 결과적으로 뉴라이트는 보수 진영에서도 버림받은 이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민주당 정권동안 한국의 보수주의는 철학적 사유를 잃어버린 채 적대적이고 자극적인 언어에 압도되었다. 영국의 보수 정치철학자 로저 스크루턴은 보수주의를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것을 붙들고, 그것을 훼손과 폭력으로부터 지키려는 성향’으로 정의한다. 그러한 보수주의의 실천은 구호가 아니라 사회에 대한 책임으로 나타나며, 그 책임은 법과 제도에 대한 존중으로 표현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영국의 보수 정치인들이 자발적으로 자녀들을 군대에 보내고 해외 파병까지 자원하는 것은 보수적 가치의 표현이다. 이러한 보수주의 정치철학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해관계와 관련해 ‘법치 파괴’라는 말을 함부로 내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보수의 품격은 ‘우리 편 무죄’를 외치는 것이 아니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고, 판결을 존중하며, 제도 안에서 책임지는 태도다. 상대를 빨갱이라는 언어로 규정하는 쉬운 길 대신, 우리 사회의 일자리·교육·돌봄·산업 전환 같은 어려운 의제와 관련해서 어떤 정책이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것인지 고민하고 길을 제시하는 자세다. 보수가 진짜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인물이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와 제도의 권위다.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보수를 ‘극우’라 부른다.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2025년 윤석열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점거 폭동의 공통점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극우주의 집단의 반민주적·반사회적 폭력행위였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보수 진영의 철학과 문법을 바꿔야 할 때다. 보수는 품격이 있을 때 가치를 인정받는다. /주재원 한동대 교수

2026-02-26

“대감집 노비가 낫다”

SK 하이닉스의 성과급이 억대가 넘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떠올린 우리 속담이 하나 있다. “노비도 기왕이면 대감집 노비가 낫다”는 속담이다. 같은 노비 신세일지라도 권세 있고 부자 대감집에서 노비 생활을 하면 얻어걸리는 것이 더 있다는 말이다. 많은 직장인에게는 같은 직장인이라도 어느 기업에 속해 일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로 해석이 된다. SK 하익닉스와 같은 성과급 대박 사건이 쉽지는 않지만 중소기업에겐 ‘그림의 떡’ 같은 이야기다. SK 하이닉스의 성과급 잔치는 중소 직장인에게 로망과 같은 이야기로 시중에 회자됐다. 양극화는 중산층이 사라지고 하위계층이 극단으로 몰리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가속화다. 글로벌화와 기술의 발전, 고용구조의 변화 등이 우리사회의 양극화를 양산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직후부터 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평가가 있다. 엄격히 말해 잘사는 사람은 제자리인데 못사는 사람이 더 추락한 사회가 됐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얘기는 이젠 쑥 들어갔다. 2000년대 들어 도시근로자 최상위 그룹과 최하위 그룹 간 소득 격차가 10배 이상 벌어졌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계층 간 소득 격차가 가장 심하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더 커진다고 한다. 대기업의 평균 임금(613만원)이 중소기업 그것(307만원)의 두배나 된다는 것이다. 경영자총협회는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일본보다 41%가 많다고 한다. “대감집 노비가 낫다”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2-26

‘히트펌프’

대구·경북의 겨울 난방은 항상 ‘연료비’와 ‘불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대구 도심은 주택용 도시가스 보급률이 98%에 달해 스위치 하나로 따뜻함을 쉽게 누린다. 반면, 경북의 수많은 면 단위 농어촌 지역은 아직도 도시가스 혜택에서 소외된 채 등유나 LPG 같은 비싼 개별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매서운 추위가 찾아올 때마다 급등하는 난방비와 눈길 속 연료 수급 걱정에 지역민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최근 정부가 2035년까지 350만 대 보급을 선언하며 ‘히트펌프(Heat Pump)’를 열에너지 탈탄소화의 핵심 구원투수로 지목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히트펌프’란 과연 무엇일까? 공기나 물, 혹은 땅속에 존재하는 자연의 열을 끌어와 전기를 이용해 실내로 옮겨 쓰는 방식이다. 에어컨을 거꾸로 돌려 뜨거운 바람을 안으로 불어넣는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히트펌프’의 가장 큰 무기는 화석연료를 직접 태우지 않아 집 안에서 이산화탄소나 유해 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동일한 열을 만들 때 에너지를 훨씬 덜 쓰는 ‘압도적인 효율’이 백미다. 투입한 전기 에너지보다 무려 3~4배나 많은 열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일반 가스보일러에 비해 초기 설치비가 상당히 비싸고, 누진제가 촘촘하게 적용되는 국내 주택용 전기요금 체계 아래에서는 겨울철 운영비 변동에 극도로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미 주요 해외 선진국들은 막대한 보조금과 과감한 규제 완화 패키지를 동원해 ‘히트펌프’를 난방의 새로운 표준으로 굳혀가고 있다. 대구·경북이 이러한 혜택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 고밀도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대구는 실외기 설치 공간 확보, 소음, 하중 문제를 해결할 ‘공동주택 맞춤형 표준 설계모델’ 마련이 시급하다. 동시에 산간 지대가 넓은 경북은 혹한의 날씨에도 난방 효율이 급감하지 않도록 철저한 ‘저온 성능 실측 및 검증’ 체계가 필수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교한 단계적 확산 로드맵을 짜야 한다. 1단계로 태양광이 기설치된 경북의 비도시가스 단독주택과 마을회관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2단계로 요양원 등 에너지 다소비 시설과 소상공인, 마지막 3단계로 대구의 일반 공동주택까지 점진적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히트펌프’의 도입은 기후위기 적응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미래를 열어갈 중대한 뼈대이자 도전과제다. 지자체 차원의 과감한 ‘핀셋 재정지원조례’를 제정하고, ‘분산에너지특구’ 지정을 발판 삼아 ‘지역별 차등전기요금제’를 쟁취해 내는 등 굵직한 정책적 뒷받침이 실행되어야만 초기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넘을 수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 자립도’와 탄탄한 ‘냉동공조 제조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대구·경북은 ‘히트펌프 경제’를 선도할 최적 무대다. 이제 지역민, 지자체, 그리고 산업계가 하나로 뭉쳐 거대한 열에너지 대전환에 선제적이면서 영리하게 대응해야 한다. 화석연료가 뿜어내던 매연의 시대를 넘어, 경제적이고 깨끗한 열에너지를 동력 삼아 대구·경북의 지속 가능하고 따뜻한 내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6-02-26

잠을 자도 피곤한 진짜 이유

잠을 자도 피로하다는 말은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다. 수면시간이 충분한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하루 종일 머리가 맑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검사에선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지만 몸 상태는 분명 정상과는 거리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거나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라 넘겨버리기도 한다. 이 문제의 핵심은 잠의 양이 아니라 질에 있다. 우리 몸의 휴식은 자율신경이 조절한다. 낮에 활동할 때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가고 근육이 긴장하며 몸은 활동 모드에 들어간다. 반대로 밤이 되면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지면서 심박이 안정되고 호흡이 깊어지며 근육이 이완된다. 이때 뇌는 낮 동안 쌓인 피로와 정보를 정리하고 몸은 손상된 조직을 회복한다. 우리가 잠을 자는 이유는 의식을 가라앉히고 회복을 위해서다. 현대인의 몸은 밤이 되어도 이 전환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사용, 늦은 업무, 지속적인 긴장 상태, 만성 통증, 불안감 등으로 교감신경이 밤에도 계속 활성화되어 겉으로는 잠이 든 것처럼 보이는데 몸은 여전히 경계 상태를 유지한다. 수면은 하고 있지만 회복이 되지 않는 상태다. 잠을 자는 시간이 길어져도 피로는 쌓이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잠드는 데는 큰 문제는 없지만 새벽에 자주 깨고 다시 깊이 잠들지 못한다. 꿈을 많이 꾸거나 자는 동안 이를 악무는 경우도 있다. 아침엔 몸이 무겁고 머리가 맑지 않으며 낮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예민해진다. 두통, 어지럼, 소화불량, 목과 어깨의 만성 긴장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이는 각각의 증상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 균형이 무너졌다는 하나의 신호로 볼 수 있다. 한방은 이러한 상태를 몸의 회복 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본다.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긴장이 지속되면 밤에도 몸이 충분히 이완되지 못한다.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잠드는 것을 돕는 것이 아니라 몸이 자연스럽게 깊은 휴식 상태로 들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보통 경추와 어깨 주변 근육이 지속적으로 긴장되어 있는데 이는 자율신경에도 영향을 주어 몸이 계속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긴장을 풀어주고 자율신경 균형을 안정시키는 치료를 병행하면 수면 시간이 크게 늘지 않아도 수면의 깊이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약침치료와 상부경추를 풀어주는 추나 그리고 체질에 맞춘 한약 치료 등을 통해 과도하게 항진된 신경계를 안정시키면 피로감이 줄어들고 낮 동안의 집중력도 회복된다.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습관은 뇌를 각성 상태로 유지시킨다. 늦은 시간의 과식이나 카페인 섭취 역시 자율신경 전환을 방해한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잠들기 전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호흡만으로도 수면의 질은 생각보다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잠은 몸과 마음을 재생시키는 과정이다. 충분히 잤는데도 계속 피곤하다면 그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몸이 피로하다는 소리다. 피로가 오래 갈수록 회복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진다. 깊이 쉬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몸의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2-26

천년의 인연으로···중국에 경주의 역사를 알리다

‘POST APEC 경주시민세계홍보단’이 2025 APEC 경주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며 지난 1월 중국 츠저우·양저우·난징을 방문해 경주를 세계에 알렸다. 신라 김교각 스님과 최치원 선생의 유적을 탐방하며 한중 교류 역사를 체험하고, 현지에서 문화교류 행사를 열었다. 양저우 최치원기념관에 한글 번역시를 증정했으며, 난징대학살기념관 방문으로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APEC 성공 개최 후 경주의 국제적 위상 강화가 돋보인다. 이번 여행에 참가한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의 여행기를 싣는다. /편집자 주 POST APEC 경주시민세계홍보단 결성 POST APEC 경주시민세계홍보단(단장 이원식 전 경주시장)은 국제어머니회(회장 한정희·부단장)가 주관하고 국제교류활동가, 경주시 외국어문화관광해설사, 경주유림회원과 선덕여왕경모회원 등 32명이 의기투합했다.90세 노령의 이 원식 단장부터 중학생과 10세 어린이까지 3대를 아울렀다. '천년 고도 경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지난 1월 26일부터 30일까지, 4박5일 동안 중국에서 야심찬 홍보행사를 했다. 특히 1300년 전 신라와 당나라 간의 교류사가 있는 츠저우(池州)와 양저우(揚州)는 신라시대 김교각(697~794) 스님, 최치원(857~908 이후) 선생의 흔적을 훑으면서 천년을 넘어 이어진 한중 교류의 현장을 체험했다. 10살 손자에게 역사 현장 체험은 더없이 좋은 공부였다. 츠저우, 김교각 스님의 큰 족적이 만든 도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난징공항에 도착한 첫날, 4시간 넘게 달려간 안후이성 츠저우시도 흐리고 습했다. 양쯔강 가까이 있어 연중 200일 이상이 흐리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다. 츠저우는 중국의 4대 불교 명산인 지우화산(九華山)이 있는 불교 성지로 유명한 도시다. 열반 후 지장보살로 추앙된 신라의 김교각 스님 덕분이다. 경주시와 2023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문화, 관광 분야의 전방위적 협력을 모색하고자 했던 터라 경주 시민 홍보단의 첫 방문지가 된 이유이기도 했다. 둘째 날 ‘경주와 츠저우 문화관광 우호교류회의’가 있었다. 이원식 단장의 경주시장 친서 전달과 인사말, 양 도시 간의 선물 전달 및 홍보영상 상영 등을 행사를 통해 두 도시 간의 교류회의가 엄숙하되 화기애애하게 이뤄졌다. 어김없이 김교각 스님이 언급되었다. 김교각 스님은 신라 성덕왕의 아들로 알려졌다. 714년 당나라로 건너가 지우화산에서 불법을 베풀었고, 794년 99세로 입적했다. 3년 뒤 등신불로 조성된 후 지장보살의 현신으로 추존되었고, 천년 넘게 중국에서 현신불로 존숭받고 있다. 지우화산에서 확인된 스님의 어마어마한 흔적들은 역사적 사실에 불교적 신화까지 덧입혀져 더욱 경이로웠다. 신화는 문자 이전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시대의 필요에 의해 각색되기도 하지만 진실한 신념의 소산이기도 하기에 역사의 또 다른 언술로도 이해된다. 현재 중국에서 김교각 스님은 역사적 인물인 동시에 불교적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지우화산을 배경으로 조성된 우뚝한 높이 99미터의 지장보살상의 규모만으로도 스님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었다. 곳곳의 한글 안내판은 스님의 나라말을 존중하고 한국인을 위한 중국인의 배려리라. 커다란 동상은 멀리서도 가까이에서도 깊은 외경심을 불렀으며 금빛 동상에 올라 발에 머리를 묻는 의식을 절로 하게 되었다. 지우화산은 신화의 배경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빼어나고 아름다운 산이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서 본 경관은 운무 속에서 더욱 신비로웠다. 숲에 우거진 나무들과 깎아지른 기암괴석은 선경이 바로 여기다 싶은 찬탄을 불렀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눈 쌓인 계단에서 내려보는 발 아래 펼쳐진 절경, 고개 들어 보이는 봉우리에 깎아지른 암벽에 두 개의 기이한 형상의 바위가 형형해서 어떤 이는 보살과 부처의 형상이라고도 했다. 그 아래 평평한 너른 바닥에 조성된 ‘고배경대’에서 스님은 바위에 발자국을 새길 정도로 수행했단다. 손자는 스님의 발자국에 발을 맞춰본다. 거기서 또 1400개의 계단을 올라야 볼 수 있는 천태사는 내게는 무리였다. 오르기를 포기한 할머니에 비해 손주는 날다람쥐였다. 손자와 함께 천태봉까지 오른 건각의 10명은 눈을 가리는 운무 덕에 오히려 신비로운 풍경이었다며 득의양양한 사진을 전했다. 후에 손자는 천태사를 오른 것이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오르지 못한 심사를 이백의 시를 달랬다. 김교각 스님의 등신불이 있는 육신보전, 지우화산 불교의 중심인 화성사, 스님 이후 120살을 넘게 살아 등신불로 조성된 무협 스님의 백세궁 등 99개 사찰이 있다는 츠저우에서 스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내내 흔연한 마음이 컸다. 양저우, 최치원 선생을 기리는 도시 츠저우에서 2시간 넘어 달려 장쑤성 양저우에 갔다. 예전 KBS 역사스페셜에서 “천재시인 최치원은 조기유학생이었다”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한다. 최치원 선생은 12살에 당시 선진지인 당나라에 유학해 6년만에 빈공과에 급제 후 난징 율수현에서 관리로 임명되었고, 양저우에서도 대활약을 했다. 양저우에는 2007년 중국 중앙정부가 허가한 최초의 외국인기념관으로 개관한 최치원기념관이 있다. 정작 그의 고향인 경주에는 없는 기념관을 조성한 중국에 대해 부러움과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양저우시는 2008년 경주시와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하고 최치원기념관에는 해마다 경주최씨 종친회가 참배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양저우에서도 두 도시 간의 훈훈한 우호협력과 관광홍보를 겸한 회의와 조촐한 토론회도 가졌다. 특히 이번 홍보단에 동참한 최민경(한국한글서예협회장) 서예가가 선생의 시 ‘범해(泛海)’의 한글번역시 ‘바다에 배 띄우며’를 기념관 측에 증정하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최 회장은 최치원 선생의 34세손이라며 각별한 감회를 부여했다. 손자는 미리 그림책으로 공부한 최치원 선생의 이력에 대해 조잘조잘 얘기하면서 기념관을 샅샅이 훑고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큰 공부를 한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난징대학살기념관에서 평화를 생각하다 도착한 날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다. 난징공항으로 가기 전 난징대학살기념관에 갔다. 1937년 말,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30만 명의 시민대학살의 비극을 추모하는 공간은 규모가 엄청나다. 추적추적 오는 비를 아랑곳않고 참배하는 많은 시민들 또한 놀라웠다. 입구에서 기부금을 내고 얻은 국화 세 송이를 들고 들어온 전시관 안은 컴컴했다. 참배대에 헌화하고 고개 숙여 깊은 묵념을 하면서 중국판 아우슈비츠가 아닐까 잠시 생각했다. 말없이 따르던 손자가 악몽을 꿀 것 같다며 불편해해서 서둘러 나왔다. 제 아빠와 엄마를 위한 기념품을 여기서 사면 기부가 되겠지? 기특한 말을 한다. 어두운 전시장을 나오니 평화의 탑이 보였다. 언제나 이 지구에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올까. 누군가 하늘이 나 대신 울어주는가 보다며 말하며 슬픈 하늘을 쳐다보았다. POST APEC 경주시민세계홍보단의 계획 홍보단의 자발적인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POST APEC 경주시민세계홍보단은 이번 중국 방문의 성과를 발판으로 올 하반기에는 또 다른 해외 자매도시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이다. 천년 고도 경주의 자부심을 품고 세계로 나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계속되는 한 경주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할머니 손을 잡고 역사문화교류의 현장을 씩씩하게 누볐던 내 손주가 살아갈 미래의 세상도, 경주가 맺은 소중한 인연들로 인해 더 평화롭고 따뜻해지기를 소망해 본다. 글·사진/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6-02-26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5극3특 시대 지방분권 강화’ 정부와 국회 등에 건의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26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민선8기 4차년도 공동회장단회의를 열고, ‘5극3특 시대 자치분권 강화 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조재구 대표회장은 “수도권 집중을 극복하고 지역 주도 국가발전을 이루기 위해 기초지방정부 권한과 재정 확충이 필요하다”며, 전남·광주 행정통합이 자치분권 모델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의문에는 △기초지방정부 권한 강화 △지방교부세 확충 및 자치구 직접 교부 △국가균형성장 정책 수립 시 기초지방정부 협의 의무화 등이 포함됐다. 협의회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기초지방정부 대표성이 강화된 것은 지방자치 발전의 큰 성과이며, 지역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초지방정부는 국민통합위원회를 포함한 12개 정부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어, 국가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과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협의회는 범정부 재정분권 TF를 통해 지방소비세율 인상, 국세·지방세 비율 7대3 확대, 지방교부세 19.24%에서 22%로 인상 등 재정분권 과제 실현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로 제10회를 맞은 ‘지방자치 대상’ 시상식에서는 지방행정 부문 신성범, 지방분권 부문 최근열, 특별상에 최희송 전 협의회 사무총장이 수상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2-26

유영하 “이제는 제 정치로 평가받겠다⋯반도체·의료로 대구 판 바꿀 것”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유영하(대구 달서갑) 의원은 이번 선거를 “정치인 유영하로서 홀로 서는 출발점”이라고 규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인연은 인정하면서도 “이제는 제 이름으로 평가받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홀로서기가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정치적 인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은퇴한 전직 대통령을 정치의 전면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삼성 반도체 공장 일부 이전과 삼성병원 분원 유치를 양대 축으로 대구 산업 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장 선거 재도전 이유는. △이번 도전은 과거를 반복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멈춰 선 도시를 앞으로 움직이기 위한 결단이다. 지난 몇 년간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인구는 줄고, 산업은 정체돼 있고, 청년은 떠난다는 위기의식이었다. 국회에서 예산 한 푼을 더 가져오는 방식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대구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 이대로 가면 서서히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지난 도전이 문제 제기였다면, 이번에는 해법을 준비해 책임 있게 나서는 것이다. 대구의 생존을 걸고 산업 구조를 바꾸는 일, 그 역할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 가능성이 높은데, 본인의 경쟁력과 강점은 무엇인가. △정치는 약속을 설계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행으로 완성돼야 한다. 저는 말이 아니라 실행 계획을 준비해왔다. 반도체 공장 유치, 의료 인프라 확충, 산업 전환 전략 모두 재원·입지·행정 절차까지 검토한 사안들이다. 공약을 발표하기 전 충분한 분석과 현실 점검을 거쳤다. 시민들께서 저를 ‘신뢰의 정치인’이라고 불러주는 이유도 그 점이라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정치의 기본은 신의’라는 점을 배웠다. 정치적 유불리보다 약속의 무게를 먼저 생각해왔다. 저는 약속을 내세우는 정치인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싶다. 그것이 저의 강점이다.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은. △행정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수도권 일극 체제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대구와 경북이 따로 움직여선 경쟁력이 없다. 통합은 인구 500만 규모의 경제권을 형성해 국가 정책과 예산 구조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전략적 결단이다. 다만 조직을 합치는 데서 그쳐선 안 된다. 산업·교통·의료·교육 체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실질적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초대 특별시장은 상징적 자리가 아니라 통합의 성패를 좌우하는 책임의 자리다. 갈등을 조정하고 중앙정부와 협의해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저는 통합을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성장 전략으로 완성시키겠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있다. -삼성 반도체 공장 2개 팹을 대구로 유치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실성 있나. △용인 국가산단에 예정된 삼성 반도체 6개 팹 가운데 최소 2개를 대구로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기업 투자는 어디까지나 기업의 자율적 판단이다. 기업이 스스로 오고 싶어지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은 입지, 전력, 용수가 갖춰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이를 위해 저는 ‘삼성의 모태는 대구’라는 상징성과 대구경북신공항이 가져올 물류 혁신을 결합해, 대구의 전략적 가치를 논리적으로 설계하겠다. 반도체 산업은 초정밀 장비와 인력, 부품이 전 세계를 오가는 산업인 만큼 공항·항만·육로를 연계한 종합 물류 체계가 핵심이다. 대구경북신공항과 대구권 광역철도, 산업단지를 연계한 ‘반도체 물류 특화 벨트’를 구축해, 삼성전자에 가장 효율적인 입지를 제시하겠다. 또 대구를 반도체 특화 규제특구로 지정해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함께 산단 내 기숙사·주거·문화시설을 한 번에 해결하는 패키지를 마련하겠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필요한 부분은 중앙정부와 협의해 법·제도 개선을 병행하겠다. -삼성병원 분원 유치를 약속했다. 인센티브와 제도적 지원 방안은 무엇인가. △삼성병원 분원 유치는 병원 하나를 들여오는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공장 유치와 연계해 대구의 산업 구조를 바꾸는 전략이다. 첨단산업 인력과 고급 의료 수요를 함께 끌어들이는 ‘산업-의료 패키지’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 서울의 대형 상급종합병원, 이른바 ‘빅5’ 병원 환자 중 약 20% 이상이 비수도권에서 원정 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증 질환이나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결국 서울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저는 대구 시민들이 KTX를 타고 치료받으러 가는 도시가 아니라, 내 집 앞에서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반도체 공장 유치 수준의 파격적인 인센티브 패키지를 마련하겠다. 비수도권 의료 수요는 충분하고, 지역 대학병원과의 협력 모델을 제시한다면 병원 측에서도 충분히 검토할 여지가 있다. -대구와의 연고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고의 기준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태어나고 자란 기간이 전부인가, 아니면 그 도시를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는지가 더 중요한가. 저는 어린 시절을 대구에서 보냈고, 제 뿌리는 분명 이곳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의 선택과 각오다. 대구의 산업 구조, 재정 구조, 인구 구조를 분석하며 미래 전략을 고민해왔다. 단순히 거주 이력이 아니라 도시의 방향을 설계할 수 있는 준비와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연고는 과거의 시간으로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이 도시와 함께할 책임의 무게로 판단받고 싶다. -신천·금호강 개발 구상은 무엇인가. △도시 경쟁력은 산업과 함께 삶의 질에서 나온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신천과 금호강은 대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토목 개발뿐 만이 아니라, 시민 참여형 녹지 공간으로 재정비하겠다. 숲길을 조성하고, 나무를 심고, 걷고 싶은 수변 공간을 만들겠다. 가능하다면 시민들이 직접 나무를 기부하고 가꾸는 방식도 도입할 수 있다. 자기 도시를 스스로 가꾸는 과정에서 공동체 의식도 살아난다. 저는 대구를 산업적으로도 강한 도시, 동시에 품격 있는 녹색 도시로 만들고 싶다. 산업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다. -‘보수’라는 대구의 정체성을 어떻게 생각하나. △대구는 ‘대한민국 보수의 심장’이다. 심장이 멈추면 몸이 움직일 수 없듯, 대구가 살아나야 보수도 다시 도약할 수 있다. 저는 이 정체성을 과거 회귀가 아니라 미래 전략의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는 정신은 지금 대구에 필요한 대담한 산업정책과 인프라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국가적 반대 속에서도 중화학공업과 고속도로를 밀어붙였던 결단처럼, 저는 반도체와 의료라는 메가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추진하겠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경험하며 배운 원칙과 신뢰의 정치 철학은 시정 운영의 기준이 될 것이다. 공정한 인사, 투명한 행정, 약속을 지키는 시정을 통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대구 발전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 ◆유영하 국회의원 주요 약력 △군포초, 안양중, 수성고 졸업 △연세대학교 행정학 학사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유영하법률사무소 대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법무법인 하우림 소속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제22대 국회의원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26

대구시·경북도, 대구경북 행정통합 막판 ‘총력’

국민의힘 TK 의원들이 26일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에 만장일치로 찬성 입장을 정리함에 따라 대구시와 경북도가 특별법안이 임시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총력전에 들어갔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 처리가 다시 한번 힘을 받는 분위기인 만큼 한시라도 빨리 국회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도 원안에 있었던 특례조항 등이 법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과 함께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이 처리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국회와 정부에 재차 설명하고 협의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이 전남·광주 특별법과 동시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지역적·정치적 갈등과 혼란,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통합의 방향과 내용이 그대로 진행돼야 하고 전남·광주 특별법과 내용상으로나 시기적으로 형평성 있게 같이 처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도 이러한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다. 대구시장 출마예정자인 추경호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와 민주당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을 2월 임시회 본회에서 처리하라”며 “법사위는 보류 결정을 철회하고 즉각 특별법 처리를 위한 논의를 재개하라”고 했다. 대구시장 출마자인 주호영 의원도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통화해 TK 의원들의 반대 여론이 줄고 찬성이 압도적이라면 (이번 국회 회기 내) 법안을 처리해주겠다는 답을 받았다”고밝혔다. /김락현·피현진기자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