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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고 기억하자

미국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경기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기억에 더 오래 남은 것은 경기 시작 전 펼쳐진 짧은 의식이었다. 제복을 입은 군인 한 사람이 가족과 함께 소개되었고, 관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어느 날은 소방관이었고, 또 어느 날은 경찰관이었으며, 때로는 지역사회의 자원봉사자였다. 정치인이 아니었고 유명인도 아니었다.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바친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미국의 작은 도시들을 다니다 보면 또 하나 인상적인 풍경을 만난다. 작은 동네에도 한국전 참전용사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공원 한 켠, 시청 앞 마당, 혹은 재향군인회 건물 앞에. 비석에는 지역 출신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어떤 이는 전사했고, 어떤 사람은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은 지역 공동체 속에 남아 있다.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넘었어도 그들을 기억한다. 한 사람 한 사람, 동네 사람들의 기억에 남긴다.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은 이념이나 구호가 아니다. 작은 기억과 진솔한 감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자신의 땀이 인정받을 때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느낀다. 반대로 자신의 희생과 노력이 잊혀진다면 공동체와 거리를 두게 된다. 감사는 사람을 연결하고, 기억은 공동체를 묶는다. 우리는 어떤가. 지방선거와 정치 현안을 둘러싸고 사회는 극심하게 갈라져 있다.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서로를 적으로 대하고, 같은 문제를 놓고도 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선거철에는 더욱 심하다.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공격하는 데 에너지를 쏟고, 공동체는 쪼개진다. 포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남겨진 상처와 앙금은 시민들 사이에 머문다.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결국 모두가 같은 도시의 시민이다. 누구를 지지했든, 어느 당을 좋아하든, 태풍이 오면 함께 피해를 입고 경제가 어려우면 함께 걱정한다. 포항이 발전하면 모두가 혜택을 누리고, 쇠퇴하면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결국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형태의 ‘감사와 기억의 문화’가 아닐까.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가 함께 지역의 숨은 공로자들을 찾아 정기적으로 감사하는 행사를 만들면 좋겠다. 태풍 힌남노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복구 현장을 지킨 시민들, 수십 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친 선생님들, 헌혈과 봉사를 꾸준히 실천한 사람들, 어려운 이웃을 돌본 사회복지사들, 지역경제를 묵묵히 지켜낸 소상공인들, 밤낮없이 시민의 안전을 지켜 온 소방관과 경찰관들을 시민 앞에 세우고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야구경기장에서도 좋고 시청광장에서도 좋다. 정치인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무대가 되어야 한다. 선거에서 이긴 사람보다 지역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 더 큰 박수를 받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공동체는 기억하지 않을 때 무너진다. 감사하지 못할 때 차가워진다. 비판하는 법은 배웠지만 감사하는 법은 잊고 산 게 아닐까. 잘못을 찾아내는 데는 능숙하지만, 수고를 인정하는 데는 인색한 게 아닐까. 시간이 지나면 모두 지나가는 순간에 불과하다. 누군가의 헌신을 기억하고 고맙다고 말하는 일은 오래 남는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6-06-03

무엇이 옳은지 잘 모른다

우리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그 행위 자체로 옳고 그름이 정해진다는 ‘의무론’이고, 다른 하나는 그 행위의 결과에 따라 옳고 그름이 결정된다는 ‘공리주의’이다. 의무론은, 거짓말은 그것이 아무리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하더라고 그 자체로 옳지 않다는 입장이고, 공리주의는 거짓말이라도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나는 최근 몇 년간 재건축조합의 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의무론적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 공리주의 입장도 많이 수용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조합원이 100세대 이하의 소규모 조합은 ‘도시정비법’이 아니라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별법’의 적용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민주주의 원칙과는 좀 다르게 운영되기도 한다. 소규모 조합에서 민주적 절차를 모두 갖추려면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서 임원 선거 등에서 일부 절차를 간소화하는 특별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일들은 일반적인 법 상식에는 맞지 않지만,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마련된 예외 조항이다. 이런 현실 앞에서 나는 예전보다 어떤 절차 자체의 옳고 그름보다 결과의 중요성을 더 크게 보게 되었다.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집을 나간 말이 튼튼한 말을 데리고 오고,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다리가 부러졌는데, 전쟁이 나서 군대에 안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는 재앙과 행복이 그 자체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어떤 법적 절차를 최상의 수준으로 지켜야 한다는 옳음을 주장하다가 사업 실패라는 큰 화를 당한다면, 그 옳음은 진정한 옳음이라 하기 어렵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화 속에 복이 있고, 복 속에 화가 있다”면서 “하늘이 싫어하는 것에 대해 누가 그 이유를 알겠는가? 그러니 성인조차도 그 이유를 모른다”는 말이 있다. 재앙과 행복, 옳고 그름은 서로 연관되어 있고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것이기도 하니, 어느 행위가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니 옳고 그름을 심하게 나누지 말고 ‘아주 심한 악’만 제거하자고 한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제9회 전국지방동시선거 사전 선거는 끝나고 본 선거만 남았다. 막바지에 접어드니 한층 더 후보들의 작은 실수와 흠결을 부각하며 인신공격이 극심해진다. 그러나 선거는 완벽한 도덕적 무결함을 겨루는 시험장이 아니라, 한정된 자원으로 공동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현실적인 선택의 장이다. 우리가 국회의원을 뽑고, 시장 등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고, 교육감을 뽑는 것은 현재와 미래세대의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잘살기 위해서다. 그러니 어떤 후보의 잘못은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로 판단해야 한다. 물론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니 어떤 후보를 쉽게 비난하고 악인으로 규정하기보다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바라보며 판단해야 한다. 아마도 그것이 노자가 말한 ‘누가 옳고 그른 까닭을 알겠는가‘라는 물음의 의미이다. /유영희 인문학자

2026-06-03

여름철 냉방병보다 무서운 냉방 통증

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냉방병을 걱정한다. 에어컨이 강한 실내에 오래 있으면 두통이 생기고 몸이 나른해지며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냉방병보다 더 자주 만나는 문제가 있다. 바로 냉방으로 인해 악화되는 관절통과 근육통이다. 특히 여성 환자들은 에어컨 바람을 쐬면 무릎이 시리고 손목과 손가락 관절이 아프거나 여름인데도 양말을 신고 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남들은 덥다고 하는데 자신만 추위를 심하게 느끼고 몸이 아프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은 적절한 체온이 유지될 때 근육과 관절이 가장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러나 차가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이 떨어지게 되고 이에 근육은 긴장하고 관절 주변 조직은 뻣뻣해진다.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가 있던 사람은 통증이 심해질 수 있고 평소 무릎이 좋지 않던 사람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말초혈관이 예민한 경우가 많아 손발이 차고 냉기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차며 쉽게 피곤해지는 사람들은 냉방 환경에서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평소에는 참고 지내던 통증이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출산 후 관절 통증을 오래 겪은 산후풍 환자들은 냉방에 특히 민감하다. 산후에는 인대와 관절이 약해진 상태여서 찬 기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손목, 손가락, 무릎, 발목 등의 통증이 심해지거나 온몸이 쑤시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몸이 차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순환을 돕는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계지와 황기 같은 약재를 조합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처방을 사용하면 산후풍과 관절통에 효과적이다. 몸이 차고 쉽게 피로하며 땀이 많거나 기운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약재를 활용한 처방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잘 붓거나 체중 증가와 함께 관절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피부와 근육 사이에 정체된 수분이 순환을 방해한다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마황과 계지 백출 등의 조합을 활용하여 체표의 순환을 촉진하고 정체된 수분을 배출시키는 처방을 한다. 몸의 순환이 개선되면서 부종이 감소하고 관절 주변 조직의 부담이 줄어들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를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처방은 통증과 함께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냉방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에어컨 바람이 목, 어깨, 무릎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나 가볍게 움직이고 햇볕을 쬐며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평소 손발이 차거나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여름에도 몸을 따뜻하게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여름이라고 해서 무조건 시원하게만 지내는 것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여성이나 산후풍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과도한 냉방이 냉방병보다 더 무서운 관절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름철에도 몸의 온기와 순환을 지키는 것이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6-03

형산강변을 황금빛으로 물들인 큰금계국의 두 얼굴

포항 형산강변을 따라 펼쳐진 노란 꽃물결이 올해도 초여름을 화사하게 맞이하고 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황금색의 군락은 마치 누군가 정성껏 꾸며놓은 정원처럼 아름답다. 도로변, 하천변, 공원과 산책길까지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이는 이 꽃들은 어느새 우리나라 초여름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오월의 햇살과 어우러져 황금빛을 띠며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내는 금계국의 무리 속에는 신기하게도 다른 식물들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참 화사하다”고 감탄만 하기에는 주변을 점령하듯 영역을 넓혀 가는 모습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많은 사람이 이 꽃들을 금계국으로 부르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생태계에 위해(危害) 우려가 있는 외래식물 ‘큰금계국‘이다. 큰금계국은 씨앗뿐 아니라 뿌리로도 번식하기 때문에 한번 자리 잡으면 제거가 쉽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큰금계국을 토종 식물의 서식 공간을 잠식할 우려가 있는 외래식물로 지적한다. 결국 자생식물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생태계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외래식물을 이야기할 때 흔히 생태계교란종을 떠올린다. 단순히 외국에서 들여와서가 아니라 외래생물 가운데 토착 생태계를 위협하거나 균형을 무너뜨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종을 말한다. 큰금계국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다. 꽃이 크고 화려하며 관리가 쉽다는 이유로 과거 전국 곳곳에 대규모로 심어졌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변 경관 조성이나 하천 정비 사업에 경쟁적으로 활용하면서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별다른 관리 없이도 번식하니 행정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식물로 여겨졌을 것이다. 실제로 고속도로와 강변을 따라 펼쳐지는 노란 꽃물결은 장관이다. 그러나 특정 식물이 지나치게 우세한 환경이 되면 벌과 나비가 특정 꽃에 집중되면서 인근에 자생하는 토종 식물의 수분 기회가 줄어든다. 이는 결국 자생식물의 감소로 이어지고, 곤충과 새, 작은 동물들 역시 기존의 먹이와 서식지를 잃게 된다. 눈에 띄지 않을 뿐, 생태계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어릴 적, 가을이면 등굣길 양쪽으로 코스모스가 무리지어 한들거렸다. 친구들과 씨앗을 훑으며 재잘거리던 추억속의 코스모스는 다양한 들꽃들과 어우러져 나름의 색들로 물들어 가는 가을 들녘 풍경을 만들었다. 지금처럼 한 종이 넓은 공간을 독차지하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렇다고 큰금계국 자체를 미워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무분별한 확산과 관리 부족에 있다. 경관 조성을 위해 식물을 활용하더라도 토종 식물과의 균형을 고려하여 번식 범위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일상 속 관심도 중요하다. 생태계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외래식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고, 대규모 군락이 확산되는 지역은 지자체 관리 여부를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꽃씨가 옷이나 신발에 붙어 다른 지역으로 퍼지지 않도록 털어내는 작은 행동 또한 생태계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작은 관심이 자연환경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황금빛으로 물든 강변은 분명 아름답다. 그러나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한 종의 독주가 아니라 다양한 생명이 함께 어우러질 때 완성된다. 황금빛 초여름 풍경이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그 뒤에 숨은 생물다양성의 가치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6-03

토요시민콘서트, 뮤지컬 명곡으로 시민들과 호흡

지난달 30일,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대구시립예술단의 토요시민콘서트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대구시립극단이 무대에 올라 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선보이며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주말을 맞이하여 동성로를 방문한 시민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했다. 대구시립예술단은 대구광역시가 운영하는 공공 예술 단체로, 교향악단, 합창단, 국악단, 극단, 무용단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단체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체는 공연과 창작 활동을 통해 대구 시민들에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참여하는 토요시민콘서트는 야외 상설공연으로 그 장소를 찾은 시민 누구나 수준 무료로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날 공연은 대구시립극단이 준비한 뮤지컬 명곡들로 꾸며졌다. 공연의 시작은 프랭크 와일드혼의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 수록곡 ‘내일로 가는 계단’이 장식했다. 희망찬 선율로 막을 열어 관객들에게 앞으로 펼쳐질 공연을 더욱 기대하도록 했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조너선 라슨의 뮤지컬 ‘렌트’ 대표곡 ‘날 받아들여 아님 떠나’가 공연되며 강렬한 에너지와 감성을 선보였다. 배우들의 풍부한 표현력과 가창력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또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작 뮤지컬 ‘캣츠’의 대표곡 ‘메모리’가 울려 퍼지며 공연장의 분위기는 한층 깊어졌다. 많은 관객들에게 친숙한 곡인 만큼 무대가 끝난 뒤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역사적 의미를 담은 창작 뮤지컬 곡들도 함께 선보였다. 삼일절 기념공연 ‘다시 찾은 봄’의 수록곡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광복절 기념공연 ‘그날이 오면’의 ‘광복 그리고 내일로’가 무대에 오르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정신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공연 후반부에는 뮤지컬 ‘올슉업’의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네요’와 뮤지컬 ‘킹키부츠’의 ‘네가 힘들 때’가 이어지며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했다. 특히 친숙한 멜로디와 배우들의 열정적인 무대는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공연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에게 직접 찾아가 안내 책자를 나눠주기도 하고, 배우들은 곡이 마칠 때마다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전하고 소통을 하며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보다 가깝게 느껴지게 하였다. 때문에 관객들은 보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대구시립극단은 1998년 창단되어 고전, 현대극과 창작극까지 다양하게 지역주민들에게 선보이며 지역 공연예술 발전에 기여해 왔다. 이번 토요시민콘서트에서도 뮤지컬이라는 대중적인 장르를 통해 시민들과 더욱 가까이 호흡하여 시민들이 보다 쉽게 공연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 토요시민콘서트는 상반기 4월부터 이어져왔고 7월 4일까지 수성못 수상무대, 2·28기념공원, 반계근린공원, 28아트스퀘어, 사문진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하반기 9월 5일부터 10월 17일까지 동대구역 광장, 28아트스퀘어, 대구도서관, 수성못 수상무대, 2·28기념중앙공원에서 공연 예정이다. 시민들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6-03

길을 돌아서니 생명이 보였다···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을 다녀와서

경북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은 찾을 때마다 가슴 한구석에 묵직한 울림을 준다. 월항면 선석산 자락 태봉 정상에는 세종대왕의 왕자 18명과 손자 단종의 태가 19기의 석물 아래 잠들어 있다. 생명을 점지한 최고의 명당이라 불리는 이곳을 벌써 네 번째 찾았다. 그동안은 늘 태실이 있는 봉우리만 올랐다. 탁 트인 능선 위에 호위하듯 놓인 태실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곳에 온 목적을 다한 줄 알았다. 산 아래 태실을 관리하던 사찰 선석사가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둘러볼 생각조차 못 했다. 이번 네 번째 여정에서 뜻밖의 우회로로 진입해 마주한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태실 옆에 호젓하게 자리 잡은 주차장 앞으로 ‘생명문화공원’과 그 품에 안긴 ‘태실문화관’이 있었다. 그 규모에 동행한 이들 모두 “이곳에 이런 공간이 있었나?”라며 눈을 크게 떴다. 부끄럽게도 네 번을 올 동안 나 역시 까맣게 몰랐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해설사의 설명은 더욱 인상 깊었다. 조선 왕실이 아기의 태를 얼마나 신성하게 여겼는지, 왜 성주가 태실의 명당으로 선택되었는지, 그리고 일제강점기 시절 겪은 수난 등 서사가 가슴에 와닿았다. 아기가 태어나면 그 탯줄을 100번 씻어 항아리에 담고 봉안했던 왕실의 의례는 단순한 풍습이 아니라 생명을 향한 깊은 존중의 표현이었다. 이야기는 서늘한 역사의 그늘로도 이어졌다. 단종을 지키려다 무너진 다섯 왕자의 태실은 세조의 왕위 찬탈 이후 석물이 파괴되어 산 아래로 내던져졌다. 훗날 가봉된 세조의 태실 앞에는 거대한 거북 좌대의 비석이 세워졌다. 같은 공간에 남겨진 두 흔적은 인간의 영욕과 권력의 무상함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해설사는 최근에 흥행했던 ‘왕과 사는 남자’의 영향으로 태실을 찾는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해설사의 웅숭깊은 설명을 마음에 채우고 다시 올라간 태실은 이전 세 번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는 만큼 보이고 들은 만큼 느껴진다고 했던가. 우람한 소나무 사이 늘어선 19기의 태실은 더는 차가운 화강암 덩어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600년 전에 울음을 터뜨렸던 아기 왕자들의 숨결이었고, 생명을 귀하게 여겼던 선조들의 따스한 체온이었다. 동행자들 역시 “이야기를 듣고 나니 돌 하나, 풀 한 포기도 예사롭지 않다”라며 연신 깊은 감탄을 쏟아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 한구석에 자그마한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처럼 태실의 계단만을 헐떡이며 오르는 수많은 이들이 스쳤기 때문이다. 태실의 초입이나 계단 입구에 ‘태실에 오르기 전 생명문화공원과 태실문화관을 먼저 만나보세요’라는 작은 안내판 하나만 다정하게 서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 친절한 문장 한 줄이 있었다면 더 많은 방문자가 이 풍성하고 고귀한 생명의 이야기를 온전히 가슴에 담아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오지랖 같은 아쉬움이 스쳤다. 그 아쉬움 끝에 성주가 왜 스스로 ‘생명문화도시’라 부르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인간 삶의 시작을 품은 태실, 삶의 흔적을 간직한 한개마을, 그리고 삶의 마지막을 기리는 선석사까지. 성주는 단순히 참외의 고장이 아닌 인간의 일생을 품은 생명의 고장이었다. 문화관을 거쳐 올라간 네 번째 걸음에서야 나는 비로소 성주가 품은 세계관을 읽어냈다. 다음에 이곳을 찾는 누군가가 있다면 태실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보다 먼저 생명문화공원의 우회로를 걸어보라고 권한다. 그 길 끝에서 성주는 오래된 유적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생명의 고장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6-03

미국 IRA에 비추어, 포항과 경북의 산업을 어떻게 전환해야 하는가

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과 산불은 이미 우리 삶과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국가 목표로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최근의 탄소중립은 단순한 환경정책을 넘어 경제정책이자 산업정책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이다. 많은 사람들은 IRA를 기후위기 대응 정책으로 이해한다. 전기차를 지원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며 수소산업을 육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IRA를 설명하기 어렵다. 미국이 IRA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자동차와 배터리, 반도체, 수소산업, 핵심 광물과 첨단 제조업의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이 그 안에 담겨 있다. 다시 말해 IRA는 환경정책인 동시에 산업정책이다. 탄소중립을 추진하면서 제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인 것이다. 미국은 단순히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머물지 않는다. 국가가 방향을 정하고 정부가 투자하며 기업이 그 위에서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탄소중립을 산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통해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새로운 무역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얼마나 적은 탄소를 배출하며 생산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한민국에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제조업으로 성장한 나라다. 자동차와 조선, 기계와 전자산업은 모두 제조업 기반 위에서 발전해 왔다. 그리고 그 제조업의 출발점에는 철강산업이 있다. 철강은 단순한 하나의 산업이 아니다. 자동차 산업의 재료이고 조선산업의 골격이며 기계산업의 기반이다. 철강이 흔들리면 제조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 철강산업의 중심에 포항이 있다. 포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철강산업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지금 포항은 또 한 번의 전환점 앞에 서 있다. 탄소중립경제 시대가 철강산업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적은 탄소를 배출하며 생산하느냐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철강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 중심에 수소환원제철이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미래 철강산업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과 일본, 중국도 이미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을 단순한 기술개발 사업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철강회사의 투자 문제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국가 산업 기반의 문제에 가깝다. 수소환원제철에는 막대한 양의 청정수소가 필요하다. 동시에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 수소를 수입하고 저장할 항만과 저장시설이 필요하며 산업단지와 연결되는 배관망도 필요하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망 역시 필수적이다. 결국 수소환원제철의 성공 여부는 개별 기업의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국가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수소 공급망과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속도로를 기업이 건설하지 않듯이 철도망을 기업이 구축하지 않듯이 수소 공급망과 에너지 공급망 역시 국가가 책임지고 구축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미국 IRA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국가는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분담하며 미래 산업의 기반시설을 구축한다. 그 위에서 기업은 투자와 혁신을 추진한다. 포항과 경북은 이러한 변화에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포항은 철강과 조선, 자동차 산업을 연결하는 국가 제조업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며, 영일만항을 통해 청정수소 공급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경북 역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산업단지와 항만을 바탕으로 전력과 수소를 연계한 산업 전환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단순한 설비 교체가 아니라 에너지·물류·인력양성이 결합된 국가 차원의 산업 전환 사업이다. 따라서 포항과 경북의 산업 전환은 특정 기업의 투자 계획이 아니라 국가 전략사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탄소중립 선언이 아니다. 국가 차원의 산업전환 전략이다. 우선 수소환원제철을 국가전략기술로 육성해야 한다. 미래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핵심 기술인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포항을 저탄소철강특구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철강산업 전환에 필요한 연구개발과 실증사업, 규제혁신과 세제지원이 집중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포항 저탄소철강특구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미래를 시험하는 국가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 포항은 산업화를 상징했던 도시에서 산업 대전환을 상징하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 셋째,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과 공급 기능을 갖춘 국가 수소허브 조성이 필요하다. 넷째, 동해안을 중심으로 한 전력망과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다. 수소환원제철은 결국 수소와 전기가 있어야 작동한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청정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고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면 상용화는 어렵다. 따라서 동해안을 중심으로 한 국가 전력망 확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수소 생산기지를 연계하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과거 고속도로와 철도가 국가 성장의 기반이었다면 앞으로는 수소 공급망과 전력망이 산업 성장의 핵심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산업 전환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환 원칙이 구현되어야 한다. 탄소중립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는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는 만큼 기존 산업의 변화도 함께 나타난다. 따라서 노동자와 협력업체, 지역사회가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충분한 지원과 재교육,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환경정책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산업정책이며 에너지정책이고 국가경쟁력의 문제다. 오늘날 세계는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 자체가 새로운 성장전략이 되고 있다. 미국 IRA가 보여 주듯이 탄소중립은 규제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 질서를 만드는 과정이다. 누가 먼저 기술을 확보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미래 산업의 주도권이 결정된다. 포항과 경북은 탄소중립을 새로운 산업 질서를 선도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철강산업의 전환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포항과 경북은 대한민국 산업 전환의 시험장이자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과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동해안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수 있다. 결국 수소환원제철은 철강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 인프라의 문제이며, 결국 국가 산업정책의 문제다. /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2026-06-03

서울 병원 갑니다

접시꽃 잘 핀 길가 화단을 가꾸며 포항에 와서 집필실이라 칭하는 빌려 사는 건물 아래층 식당에 일주일이 멀다 하고 입구에 네임팬으로 서울 병원 갑니다, 쓰여 있어 그 글귀가 수상하여 물었다 남편이 암이라, 서울로 가라고 했단다 짤 눈물 없는 얼굴에서 흐르는 또 다른 절망 죽을 때 죽더라도 최선을 다하자고 평생 번 돈, 치료비 혹은 교통비로 KTX는 너무 비싸 새벽 첫 고속버스 탄다고 그렇게 진료받고 병원 변두리에서 하루 자야 한다고 문제는 살 수 있는 건강이라면 감당하겠지만 끝이 없는 길, 포기할 수 없는 사랑, 혹은 목숨 저 칠십 평생의 저물어가는 삶, 돈으로 지탱이 된다면야 빚이라도 내겠지만 가망 없는 것에 기대는 희망이라는 절대적 이율배반과 무능함 포항의 그 많은 병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정치적인 문제는 아니었을까 지방분권의 의지는 있는가, 에라, 나도 그 암에 걸려보자고 핑계로 낮술에 젖는다 천망회회라도 이익과 능력과 이기주의 앞에서는 말짱 도루묵이다, 이런 사실을 모른 척하며 외면하는 나쁜 전문가들, 책임을 회피하고 이익은 공유하는 집단을 반드시 제거해야겠다는 의협심에 젖어가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희망 담을 용도를 상실한 접시꽃이 서울로 길을 나선다. ………. 글 그대로다. 무식한 전문가의 결탁과 외면이 두렵고 무섭다. 명예와 주지도 않았지만, 금전과 생색을 내기 위한 메뉴판에 등장하는 대가로 챙기는 실력은, 도무지 검증할 수 없는, 이런 것들이 난무하지만, 그래서 서울로 간다. 팔아 조지고, 찾아 조지고, 불려다니며 조지고, 기타 등등. 정을병 선생의 ‘육조지’란 소설이 생각난다. 그럼에도 주판알을 튕기는 유력한 정치가들의 생계형 직업에 희생당하고 유린되는 국민은, 바로 내 앞에, 내 사무실 아래에 있다. 벌어봤자 본전도 못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가 없다. 이것을 두고 대략난감이라 해야 하나, 우리 삶이 그렇다. 6억이 성과금이라는 현실에서 본전은 고사하고 까먹을 돈도 없는 우리는 오늘도 서울이라는 병원으로 간다. /이우근 시인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6-03

최선을 다하는 삶이기를

찾아오는 제자가 많은 한 여교사의 이야기가 나를 부끄럽게 한다. 선생과 함께한 동아리 활동을 기억하는 학생들이 졸업 후에 스승을 찾는다. 나의 학교생활도 23년이 흘렀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스쳐 간 제자도 많지만, 나를 기억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몸으로 부딪치며 함께한 여교사의 헌신적인 사랑이 마음을 움직인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방법에서 직접 체험하는 형태로 문화와 교육에 대한 인식의 틀이 바뀌고 있다. 몸으로 체득하는 활동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때문이다. 경제 여건이 크게 개선된 지금 상황에서 보면 당연한 변화이다. 몸에 체득한 것은 신체의 기억으로 남으며,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기에 스승과 가까이 지내며 체험한 시간이 길면 마음 이전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우리 사회는 너무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생산성과 실적이 사람을 평가하는데,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어느 면에서는 인간다움보다는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관점에 따라 더 좋게 평가받기도 한다. 어쩌면 일의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시하는 사회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속에서도 나를 바로 세우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 삶은 단순하게 보면 하고, 하지 않는 것의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결과에 따라 인생의 방향과 질이 결정된다. 지금은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 또한 현재의 선택에 의존한다. 인생의 가치도 결과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나는 오늘도 보다 나은 선택을 찾아 하루를 보낸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의 갈림길에서 서성인다. 돌아보면 선택은 신념과 철학의 소산이 아니라 단순히 살아가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획일화된 사회 구조 속에서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남과 다른 무엇을 해야 하지만, 온전한 자기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내 삶의 주인으로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으나, 원하지 않는 그 무엇을 강요받는다. 우리는 타협하고 순종하며 이 사회에 길든다. 사람들의 불행은 대개 자신을 잃는 데 있다. 자기 생각대로 행하지 않고,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서 누구나 같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공장에서 생산된 공산품처럼 같은 얼굴을 하고 같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상품화된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것처럼, 어제와 오늘의 모습이 똑같다. 자신이 주인이 된 행동이 줄어든다. 상품화된 삶의 모습이 싫다. 같은 모습을 한 삶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인생은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발전하고 성장한다. 언제나 그러하듯 삶의 한복판에 서 있으면서도 주변부 사람처럼 혼자 서성이는 나를 본다. 복잡함과 고단함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꾸 한 발을 빼려고 한다. 돌이켜보면 항상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지는 않았는지 나를 반성한다. 매끼 식사를 하고,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일한다. 인생에 변화를 줄 한 줄의 글을 만나기 위해 책을 읽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과 멋진 풍경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더욱 원만한 세상살이를 위하여 사람과의 만남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소중한 이와 시간을 가진다.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더욱 의미 있는 생활을 찾는다. 도로 가장자리에서 피어난 잡초가 묵묵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철이 지나 앙상한 줄기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는 모습에서 구도자의 그 무엇을 느낀다. 자신의 길을 떠난 씨앗은 다시 자리를 잡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숙연함을 느낀다. 햇빛만 계속되는 인생은 행복할까?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된다면 사막처럼 삭막한 삶이 되리라. 선택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이, 궂은 날과 밝은 날의 조화가 중요하다. 행복은 특별한 곳에 있지 않다. 일상에서 항상 우리와 함께한다. 사람과 만남에서 인생의 즐거움과 따스함을 함께 하고자 나는 다시 마음을 다진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싶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웃고 살아도 부족한데 찡그리고 사는 날이 더 많은 게 우리 삶이다. 최고가 아니어도 주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남은 삶을 살고 싶다. /김규인 수필가

2026-06-03

대구·경북, 전국 평균 웃도는 투표 참여…대구 역대 최고 수준 투표율 기록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3일 오후 6시 마감된 가운데 대구와 경북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높은 정치 참여 열기를 나타냈다. 특히 대구는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전국 평균 투표율은 60.9%로 집계됐다. 대구는 64.2%, 경북은 60.8%를 기록해 모두 전국 평균에 근접하거나 웃도는 수준을 보였다. 대구는 이번 선거에서 전국 평균보다 3.3%포인트 높은 64.2%를 기록하며 전국 상위권 투표율을 나타냈다. 역대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대구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제8회 43.2%, 제7회 57.3%, 제6회 52.3%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8회 지방선거보다 무려 21%포인트 높아졌고, 제7회 지방선거와 비교해도 6.9%포인트 상승했다. 경북 역시 전국 평균을 웃도는 60.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역대 기록과 비교하면 제7회 지방선거(64.7%)보다는 다소 낮지만, 제8회 지방선거(52.7%)보다는 8.1%포인트 높아져 높은 참여 열기를 이어갔다. 제6회 지방선거의 59.8%와 비교해서도 소폭 상승했다. 시·도별 투표율을 보면 강원이 64.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경남 64.4%, 대구·울산 각 64.2%, 서울 63.3%, 전북 62.7%, 세종 62.5%, 부산 62.1% 순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60.8%로 광주·전남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에 근접했다. 반면 제주가 56.4%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으며 인천 57.7%, 경기 58.3%, 충남 58.8%, 충북 59.6%, 대전 59.7% 등이 뒤를 이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6-03

대구·경북 지방선거 투표소 소란 등 112신고 38건 접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치러진 3일 대구와 경북에서 투표소 소란 등 선거 관련 112신고가 총 38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접수된 선거 관련 112신고는 모두 29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투표방해 및 소란 11건, 교통 불편 1건, 기타 17건이다. 주요 사례로는 이날 오전 8시 44분쯤 대구 남구 한 투표소에서 한 할머니가 투표와 관련한 불만을 제기하며 고성을 질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확인 결과 투표 진행에는 문제가 없었고, 투표를 방해하려는 고의성도 없는 것으로 판단돼 현장 계도 조치 후 종결됐다. 오후 1시 44분쯤에는 북구 한 투표소에서 50대 남성이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해당 남성은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생한 오해로 확인됐으며,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뒤 상황이 정리돼 현장에서 마무리됐다. 경북지역에서는 이날 선거 관련 112신고 9건이 접수됐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신고 유형은 현수막 훼손 1건, 단순 소란 3건, 오인 신고 등 5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포항시 북구 한 투표소에서는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현장에서는 50대 남성이 술에 취한 상태로 투표 방법을 큰 소리로 묻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계도 조치했으며 투표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접수된 신고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장은희·이도훈기자

2026-06-03

경북 지방선거 투표율 60.8%… 4년 전보다 8.1%p 상승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북지역 최종 투표율이 60.8%를 기록하며 제8회 지방선거(52.7%)보다 8.1%포인트 상승했다. 4년 전보다 높아진 참여율 속에 시·군별 투표 열기에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시·군별로는 울릉군이 82.7%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영양군 80.2%, 청송군 76.5%, 봉화군 74.7%, 의성군 74.5%, 성주군 74.1%, 울진군 73.5%, 청도군 72.6% 순으로 나타났다. 영덕군은 71.5%, 문경시는 71.4%, 예천군은 70.3%를 기록하며 70%를 넘겼다. 상주시는 68.6%, 고령군 66.8%, 영주시 66.2%, 안동시 65.4%, 영천시 64.7%, 김천시 63.5%로 집계됐다. 경북 평균에 미치지 못한 지역은 포항북구 57.1%, 경주시 56.8%, 포항남구 55.5%, 경산시 54.8%, 구미시 53.7% 등이었다. 칠곡군은 52.8%로 도내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울릉군과 영양군 등 군 단위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참여율이 나타난 반면 구미시와 경산시, 포항지역 등 도시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울릉군과 칠곡군의 투표율 격차는 29.9%포인트에 달했다. 경북지역 최종 투표율은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52.7%보다 8.1%포인트 상승하며 60%대를 넘어섰다. 지역별 편차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4년 전보다 높은 투표 참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6-03

서울 송파 등 투표 부족 초유의 사태 발생…野 “결과 좌시하지 않을 것”

6·3 지방선거 중 서울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결과 좌시하지 않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정희용(성주·고령·칠곡) 선거대책본부장은 3일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2026년 대한민국의 투표 현장에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투표율이 높아지자 긴장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관리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임에도 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께서 투표하지 못하는 사태를 발생시킨 건 단순한 선거 준비 부족을 넘어 책무를 저버린 처참한 수준이라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들에 대해 반드시 투표가 가능하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이번 사태 원인에 대해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송언석(김천) 공동선대위원장도 “선거가 끝나는 대로 곧장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을 추진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고,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단순 실수 차원이 아니라 선거 관리 기본 시스템이 무너진 걸 방증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자체 파악한 결과 이날 오후 6시 기준 송파구 문정1동 제4투표소, 문정2동 제2투표소, 잠실2동 제6투표소, 잠실7동 제2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가락2동 제3·7투표소, 위례동 제5투표소,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 개포2동 제2투표소, 광진구 구의3동 제6투표소, 동작구 노량진1동 제7투표소 등 총 12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6-03

대구시장 선거 출구조사 초접전…김부겸 49.1%·추경호 49.9%

3일 실시된 대구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 후보는 49.9%, 김 후보는 49.1%를 각각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0.8%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 치러진 만큼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대구는 오랫동안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우세를 보여온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여야 후보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갔다. 선거 초반에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공천 배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당내 내홍이 이어졌다. 여기에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 하락이 겹치며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김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후보가 추 후보로 확정된 이후 보수층 결집이 이뤄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개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지지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추 후보가 김 후보를 앞서는 결과도 나타났다. 김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인공지능(AI) 로봇 수도 대구’ 조성을 내세웠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과 AI 로봇 관련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 지원, 정부 펀드 15조 원 유치 및 1조 원 규모 대구성장펀드 조성 등을 통해 2035년까지 신규 일자리 10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추 후보는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시장 직속 투자유치단을 구성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생산거점을 유치하고, 반도체 특화 규제특구 지정과 전문인력 정주 기반 조성을 통해 2034년까지 ‘대구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경기 군포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지역주의 극복을 내세워 대구 정치에 도전해 왔다. 2012년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으나 2016년 총선에서 수성갑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다. 추 후보는 대구 달성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22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아 원내 협상을 이끌었다. 한편 이번 출구조사는 전국 615개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를 마친 유권자 10만872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시·도별 ±1.7~4.1%포인트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3

[방송3사 출구조사]민주당 11곳·국민의힘 1곳 우세, 대구·부산·전북·강원은 접전

6·3 지방선거의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대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1곳, 국민의힘은 1곳에서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부산·전북·강원의 경우 접전 양상을 보였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3일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이 같은 결과를 보도했다. 민주당은 서울(정원오), 인천(박찬대), 경기(추미애), 울산(김상욱), 경남(김경수), 대전(허태정), 세종(조상호), 충남(박수현), 충북(신용한), 전남광주(민형배), 제주(위성곤)에서 앞선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의힘은 경북(이철우)에서만 앞섰다. 경북의 경우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가 69.7%로 민주당 오중기 후보(30.3%)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시장의 경우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 49.9%, 민주당 김부겸 후보 49.1%로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초경합지역으로 분류됐다. 한편, JTBC 출구조사는 민주당 10곳, 국민의힘 1곳 승리를 예상했다. 대구, 충북, 충남, 전북, 경남 등 5곳을 접전 지역으로 꼽았다. 경북지사는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 63.6%, 민주당 오중기 후보가 36.4%로, 이 후보가 오 후보를 27.2%포인트 앞섰다. 대구의 경우 방송3사 결과와 달리 민주당 김부겸 후보(49.7%)가 국민의힘 추경호(49.2%)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0.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6-03

지선 투표율 오후 4시 기준 대구 56.6%·경북 55.2%…전국 54.6%보다 높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일 오전 6시부터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오후 4시 기준 투표율이 대구 56.6%, 경북 55.2%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54.6%보다 높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낮 4시 현재 전국 최고 투표율은 강원으로 59.7%를 기록했다. 이어 전북·경남 58.3%, 울산 56.7%, 대구 56.6%, 전남광주 56.5%, 서울·세종 56.0%, 경북 55.2%, 부산 54.9%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와 경북 모두 전국 평균을 웃돌며 높은 투표 참여율을 보였다. 반면 제주가 51.7%로 가장 낮았으며, 경기 51.8%, 인천 52.0%, 대전 53.4%, 충남 53.5%, 충북 54.0%가 뒤를 이었다. 역대 지방선거투표율이 대구는 8회 43.2%, 7회 57.3%, 52.3%로 현재 4시 기준 투표율이 기존 투표율을 넘어섰다. 경북은 8회 52.7%, 7회 64.7%, 6회 59.8%로 높은 투표율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전국은 8회 50.9%, 7회 60.2%, 6회 56.8%, 5회 54.5%, 4회 51.6%로 현재 투표율이 최종 투표율을 상회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날 투표는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신분증을 지참한 뒤 주민등록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으며, 지역구 의회의원 선거에서는 같은 정당 후보가 여러 명일 수 있는 만큼 반드시 한 명의 후보에게만 기표해야 한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6-03

대구교대-대구직업능력개발원, 장애인 교원 양성 지원 맞손

대구교육대학교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과 손잡고 장애인 예비교원의 역량 강화와 공직 진출 지원에 나선다. 대구교육대학교는 지난 2일 대학 본관에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과 장애인 교원 양성 교육지원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산하 직업능력개발원과 교원양성대학 간 최초로 체결된 업무협약으로, 장애인 직업능력개발 분야 전문기관과 교원양성대학이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 기관은 장애인 교원 자격 소지자와 취득 예정자의 임용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협력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주요 협약 내용은 △장애인 교원 임용 지원 프로그램 공동 기획 및 운영 △임용시험 합격률 제고를 위한 정보 공유 △교육자원 및 시설·장비 공동 활용 △교원자격 소지자 대상 홍보 및 선발 협력 △기타 장애인 교원 양성을 위한 협력사업 추진 등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대구교육대학교의 교원 양성 인프라와 대구직업능력개발원의 장애인 직업능력개발 전문성이 결합돼 장애인 예비교원을 위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상식 대구교육대 총장은 “이번 협약은 장애를 가진 예비 교원들이 꿈을 펼치고 교육 현장으로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대구직업능력개발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고용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 기관은 앞으로 세부 프로그램 운영 방안과 시설 공동 활용 계획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지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3

대구 달서구, 의병의 날 기념 향사례 성료…의병정신 계승 의미 되새겨

대구 달서구는 지난 1일 의병의 날을 맞아 월곡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한 ‘2026 의병의 날 기념 향사례(鄕射禮)’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전통 활쏘기 의례인 향사례를 재현하고 주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의병정신과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한 월곡 우배선 장군의 업적을 재조명하며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행사는 활쏘기 대회 예선을 시작으로 국악 공연과 취타대 행렬, 전통문화 체험부스 운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어 의병의 날 기념 의식과 죽궁 진상식 재현, 활쏘기 시연 등이 펼쳐지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활쏘기 대회는 큰 호응을 얻었으며, 왕의 도장인 어보 찍기 체험과 활쏘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우리 역사와 문화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달서구는 이번 행사가 의병정신 계승은 물론 지역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을 증진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향사례 재현과 의병의 날 기념 의식은 청소년들에게 역사와 전통문화를 현장에서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됐으며, 지역 문화자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향사례 행사가 구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 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6-03

美, 한국·일본에 최대 12.5% 추가관세 추진…강제노동 규제 압박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를 위헌으로 판단한 이후 새로운 무역 압박 수단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일(현지시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한 60개 경제권에 대해 통상법 301조에 따른 제재 조치를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USTR는 한국, 일본, 영국, 호주, 브라질,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54개 경제권에 대해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금지 제도를 충분히 도입·집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유럽연합(EU), 멕시코, 인도네시아, 캐나다 등 6개 경제권은 제도는 갖추고 있으나 집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USTR는 조사 대상 경제권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제노동 제품 수입금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거나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에서 관련 조치를 약속한 국가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나머지 국가에는 1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최고 세율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반도체 등 이미 품목별 관세가 적용 중인 제품과 상당수 식품은 이번 조치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대신 섬유·의류 제품에 대해서는 일정 물량까지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별도 메커니즘도 검토되고 있다. USTR는 이번 조치의 근거로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패널 원재료와 면화, 미얀마산 쌀, 브라질산 쇠고기 등을 강제노동 관련 사례로 제시했다. 또 일부 국가를 경유한 우회 수출이 미국의 기존 강제노동 수입금지 정책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미국 노동자들이 강제노동을 활용한 저가 제품과 경쟁하도록 방치할 수 없다”며 “무역이 강제노동을 조장하는 구조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12일 USTR가 직권으로 개시한 60건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USTR는 오는 22일까지 이해관계자 의견서를 접수하고 7월 7일 공청회를 연 뒤 최종 관세 부과 여부와 세율을 확정할 예정이다. 무역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대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린 상호관세 정책을 우회하기 위한 대체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통상법 122조에 근거한 10% 임시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번 301조 조치가 이를 대체할 장기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명시적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만큼 향후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강제노동 관련 수입 규제 강화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섬유·생활소비재·화학제품 등 일부 제조업 분야는 새로운 비관세 장벽과 추가 비용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6-03

고령군 마늘 농가, 수확철 인력난에 ‘비·폭염’까지 3중고

고령군의 대표 밭작물 중 하나인 마늘 재배농가들이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잦은 비와 낮 기온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확을 앞둔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령군에 따르면 지역 내 마늘 재배면적은 약 500여㏊ 규모로 개진면과 우곡면, 성산면 등을 중심으로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농촌 고령화와 외국인 근로자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확철 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개진면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A씨(56)는 “인력 공급업체와 미리 약속까지 해놓고 수확 준비를 모두 마쳤는데 창녕지역에서 일당을 더 준다는 소식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두 그쪽으로 가버렸다”며 “수확 시기를 놓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마늘 재배농가 B씨(우곡면 50)도 “올해 일당 15만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7만원을 준다고 해도 사람이 없다”며 “비를 맞은 마늘이 밭에서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어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가들은 수확한 마늘을 밭에서 건조해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수거 작업이 늦어지면서 비와 강한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는 인근 공단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까지 추가 수입을 위해 들판으로 나오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은 “지금은 돈보다 사람이 더 귀한 시대”라며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업인들은 단기적인 일손 지원뿐 아니라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대와 농작업 기계화 지원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농민은 “마늘은 수확 시기를 놓치면 상품성과 저장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농촌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만큼 행정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령군 관계자는 “농번기 인력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영과 농촌 일손돕기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 수요가 워낙 많아 어려움이 있다”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병휴기자 kr5835@kbmaeil.com

2026-06-03

“교육감 투표용지입니다” 기표소 안에서 깨진 비밀

“교육감 투표용지입니다”, “경북도지사 투표용지입니다” 지방선거 당일인 3일 오전, 포항시 남구 오천읍 제2투표소 기표소 천막 안에서 투표관리관의 안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철저히 비밀이 보장돼야 할 독립된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시각장애인 유권자 김영희 씨(78)와 그의 양팔을 붙잡은 투표소 직원 두 명이 함께 서 있었다. 김 씨의 투표길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시작됐다. 권현숙·정미분 이동편의지원사가 포항시시각장애인생활지원센터에서 차량으로 출발해 오천읍 김 씨 자택으로 이동했고 집을 나선 김 씨는 김정희 장애인활동지원사와 함께 차량에 탑승해 투표소로 향했다. 투표소에 도착한 김 씨는 투표관리관에게 시각장애인임을 알렸다. 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가방에서 신분증을 꺼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지장을 찍었다. 투표관리관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점자 투표용지를 준비해왔을 때까지만 해도 참정권 행사는 순조로워 보였다. 문제는 기표소 장막을 들추는 순간부터 발생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은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해 투표 보조를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투표소 측은 평소 김 씨의 신체 상태를 잘 아는 활동지원사의 동행을 제한했다. 대신 직원 두 명이 김 씨의 양팔을 붙잡고 기표소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헌법상 보장돼야 할 비밀투표의 권리는 완전히 무너졌다. 김 씨가 숫자 점자를 읽는 과정에서 낯선 직원들과 몇 번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 소리를 내어 서로 묻고 답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김 씨는 낯선 이들의 손길과 목소리에 의지해 간신히 투표를 마쳤다. 투표소를 나온 김 씨는 “포항시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면서도 “나를 잘 아는 활동지원사가 함께 들어갔다면 수월했을 텐데 낯선 사람들과 내 투표 내용을 소리 내어 이야기하며 투표를 하려니 내 상태를 전혀 몰라 서로 헤맬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쏟아냈다. 포항시남구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정한 선거를 하려는 취지였으나 현장에서 장애인 투표 보조 규정 안내가 잘못됐음을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등록 장애인은 약 260만 명이며 이 가운데 선거권이 없는 미성년자를 제외한 장애인 유권자는 250만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투표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들의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황장환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포항지회장은 “현장 요원들의 보조 절차 숙지가 미숙해 혼선이 잦고 뒷사람이 기표 결과를 유추할 수 있는 등 비밀투표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 환경”이라며 “선거 행정 전반의 디테일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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