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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냉방병보다 무서운 냉방 통증

등록일 2026-06-03 20:26 게재일 2026-06-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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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냉방병을 걱정한다. 에어컨이 강한 실내에 오래 있으면 두통이 생기고 몸이 나른해지며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냉방병보다 더 자주 만나는 문제가 있다. 바로 냉방으로 인해 악화되는 관절통과 근육통이다. 특히 여성 환자들은 에어컨 바람을 쐬면 무릎이 시리고 손목과 손가락 관절이 아프거나 여름인데도 양말을 신고 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남들은 덥다고 하는데 자신만 추위를 심하게 느끼고 몸이 아프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은 적절한 체온이 유지될 때 근육과 관절이 가장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러나 차가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이 떨어지게 되고 이에 근육은 긴장하고 관절 주변 조직은 뻣뻣해진다.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가 있던 사람은 통증이 심해질 수 있고 평소 무릎이 좋지 않던 사람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말초혈관이 예민한 경우가 많아 손발이 차고 냉기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차며 쉽게 피곤해지는 사람들은 냉방 환경에서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평소에는 참고 지내던 통증이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출산 후 관절 통증을 오래 겪은 산후풍 환자들은 냉방에 특히 민감하다. 산후에는 인대와 관절이 약해진 상태여서 찬 기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손목, 손가락, 무릎, 발목 등의 통증이 심해지거나 온몸이 쑤시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몸이 차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순환을 돕는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계지와 황기 같은 약재를 조합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처방을 사용하면 산후풍과 관절통에 효과적이다. 몸이 차고 쉽게 피로하며 땀이 많거나 기운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약재를 활용한 처방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잘 붓거나 체중 증가와 함께 관절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피부와 근육 사이에 정체된 수분이 순환을 방해한다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마황과 계지 백출 등의 조합을 활용하여 체표의 순환을 촉진하고 정체된 수분을 배출시키는 처방을 한다. 몸의 순환이 개선되면서 부종이 감소하고 관절 주변 조직의 부담이 줄어들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를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처방은 통증과 함께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냉방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에어컨 바람이 목, 어깨, 무릎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나 가볍게 움직이고 햇볕을 쬐며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평소 손발이 차거나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여름에도 몸을 따뜻하게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여름이라고 해서 무조건 시원하게만 지내는 것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여성이나 산후풍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과도한 냉방이 냉방병보다 더 무서운 관절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름철에도 몸의 온기와 순환을 지키는 것이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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