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지방선거 역시 나라의 중요한 행사로서 여기에서 분출되는 민심의 향배는 향후 국정운영의 방향을 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관해서 큰 이론이 없었다.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경북 한 곳만 제외하고서는 민주당이 ‘싹쓸이’할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기는 고공행진이었고, 주식은 활황의 날개를 타고 올랐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내부 분쟁으로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민주당의 정청래 대표는 “전국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여 승리하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러나 4, 5월을 거치며 판세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국민의 눈에 ‘공소취소특검법안’을 필두로 한 여권의 독주 현상이 차차 부각되었다. 반면에 지긋지긋한 국민의힘 내분은 선거가 다가오며 진정세로 접어들어 더 이상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았다.
우리 국민은 오만한 권력에는 반드시 철퇴를 내린다. 비근한 예로는, 2017년의 소위 ‘조국사태’ 이후 ‘내로남불’의 문재인 정권이 몰락했고, 그보다 조금 전에 허구한 날 친박논쟁으로 소모한 박근혜 정권에 국민이 차갑게 돌아섰다. 가히 우리 현대의 역사적 전통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우리 국민은 오만해진 권력을 절대로 그대로 놔두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전장터인 서울의 판세가 선거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이상하게 민주당 측에 유리하게 바뀌어 갔다. 그리고 서울이 하나의 진원지가 되어 파동이 전국으로 퍼졌다. 서울이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원래 오세훈 시장은 한동훈 전 대표 그리고 배현진 의원과 함을 합쳐 국민의힘 내에 도당(徒黨)을 만들었다. 이 도당은 줄기차게 국민의힘 집행부를 내부 공격했다. 이러면서 경북 한 곳 이외에는 여권이 압도적으로 석권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선거일이 가까워지며 그 도당의 공격이 약해지는 사이 야권의 힘이 좀 회복되었는데, 그 사이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그 도당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을 무시하고 서울시의 공천을 전횡했다는 말이 서서히 퍼져나갔다. 이는 한국의 정치사에서 아주 보기 드문, 어쩌면 전무후무한 일일지 모른다. 실제로 서울시 비례대표의 선거공보를 보면, 뜬금없이 배현진 의원이 이번 서울 지방선거의 주인공인 양 전신사진으로 한 면을 완전히 차지하며 부각되었다. 이로써 그나 도당이 공천을 좌지우지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반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성치 않은 몸으로 눈물겨운 투혼을 발휘하였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어느 정도 자신의 몫을 하였다.
이런 면들을 종합한다면, 야당으로서는 서울의 실패가 너무나 뼈아플 것이나 대구, 경북을 비롯한 영남의 상당 지역과 충청권의 일부를 야당이 가져가지 않을까 본다. 장기간에 걸친 몇 겹의 ‘내란특검’이나 각종의 일방적인 입법을 통해 야당을 박살 내고 치른 이번 선거의 결과가 이와 같이 된다면 이는 어쩌면 야당의 판정승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신평 변호사·(사)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