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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근육을 키워 통증을 예방하자

우리는 디스크가 있으면 허리가 아프고 무릎 연골이 닳으면 통증이 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검사 결과에 디스크나 퇴행성 변화가 보이면 그 순간부터 몸을 더 쓰지 않으려 하고 운동을 피하며 아픈 부위를 보호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오랫동안 환자들을 보다 보면 이 생각이 반드시 맞지는 않다는 사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같은 디스크 소견이 있어도 어떤 사람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고 어떤 사람은 통증으로 고생한다. 무릎 관절이 꽤 닳아 있어도 등산을 다니는 사람이 있는 반면 경미한 소견에도 통증을 크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근육이다. 근육이 충분히 발달해 있으면 디스크나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분산된다. 허리 주변의 코어 근육과 둔근 다리 근육은 척추와 관절을 직접적으로 지탱하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구조적으로 약해진 부분이 있더라도 근육이 그 부담을 대신 받아주면 통증이 훨씬 줄어든다. 실제로 허리 통증이나 무릎 통증에 대한 여러 연구에서도 영상 소견 자체보다 근력과 기능 상태가 통증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근육이 단순히 힘만 담당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근육이 잘 작동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염증 물질이 빠르게 제거되며 손상된 조직의 회복도 개선된다. 근육이 약해지면 움직임이 줄어들고 관절은 더 경직되며 통증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진다. 가만히 쉬기만 하면 통증이 나아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서 허벅지 근력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허벅지 근육이 약하면 보행 시 무릎 관절에 직접적인 충격이 그대로 전달되어 통증이 쉽게 발생한다. 반대로 근력이 충분하면 관절이 닳아 있어도 움직임이 안정되고 통증은 덜 느껴진다. 디스크 역시 마찬가지다. 디스크가 튀어나와 있다는 사실보다 그 디스크를 둘러싼 근육과 신경이 어떤 상태인지가 통증을 좌우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영양 특히 단백질이다. 근육은 운동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근육은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쉽게 줄어든다. 특히 중년 이후나 만성 통증을 겪는 사람들은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량이 빠르게 감소하는데 이때 단백질 섭취까지 부족하면 통증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통증을 줄이기 위한 접근은 단순히 아픈 부위를 치료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디스크나 관절의 구조적 문제를 관리하는 것과 함께 몸을 지탱하는 근육을 회복시키고 유지하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적절한 근력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통증 치료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치료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통증은 단순한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기능 상태를 반영하는 신호다. 디스크가 있고 무릎이 닳아도 근육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면 통증은 덜할 수 있다. 통증을 관리한다는 것은 몸을 더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이 제대로 쓸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주는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1-07

검사에 이상 없다는 말이 왜 환자를 더 아프게 만들까

검사를 다 해봤는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안도하기보다 오히려 더 불안해진다. 분명히 아프고 불편한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은 통증 자체를 부정당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겁니다”라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증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 원인이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의 의료 검사는 매우 정교하다. MRI, CT, X-ray는 뼈와 디스크, 인대 같은 구조적 문제를 찾아내는 데 탁월하다. 디스크가 튀어나왔는지 골절이나 종양이 있는지는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의 모든 원인이 구조적인 이상에서만 비롯되지는 않는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환자들은 검사상 정상 판정을 받았음에도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한다. 이런 경우 통증의 원인은 구조가 아니라 기능에 있는 경우가 많다. 신경이 미세하게 압박을 받고 있거나 근육과 근막이 비정상적으로 긴장되어 있거나 혈류 순환이 떨어져 조직 회복이 지연된 상태일 수 있다.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져 통증 신호가 과도하게 증폭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들은 환자에게는 분명히 느껴지지만 일반적인 영상 검사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만성 통증 환자에게서 이런 양상이 흔하다. 처음에는 가벼운 통증이었지만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상이 반복되면서 통증이 고착화된다. 신경은 예민해지고 근육은 긴장된 상태로 굳어가며 몸은 통증을 하나의 패턴으로 기억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검사에 이상이 없어도 통증은 계속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몸 전체의 흐름과 균형의 문제로 본다. 통증 부위 하나만이 아니라 그 부위로 이어지는 신경과 근육, 혈류, 자율신경의 조절 상태를 함께 살핀다. 통증은 결과이지 항상 원인 그 자체는 아니다. 어깨 통증이 반드시 어깨 관절만의 문제는 아니고 허리 통증 역시 허리뼈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초음파로 살펴보면 MRI에서는 보이지 않던 미세 염증이나 신경 주변 압박 근육층 사이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들은 작고 미묘해 놓치기 쉽지만 통증과는 매우 밀접하다. 약을 먹고 쉬면 잠시 나아지는 듯해도 기능 이상이 남아 있으면 다시 아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율신경의 역할도 중요한데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몸은 회복 모드로 전환되지 못하고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이때 통증은 더 쉽게 더 강하게 느껴진다. 검사에서는 정상인데 통증이 계속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이런 상태를 함께 가지고 있다. 검사에 이상이 없다는 말은 아무 문제도 없다는 뜻이 아닐 수 있다. 단지 구조적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몸은 구조물의 집합이 아니라 신경과 혈류 긴장과 이완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그래서 반복되는 통증은 다른 관점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 같은 부위가 계속 아픈지 왜 쉬어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지를 차분히 풀어봐야 한다. 통증은 결코 상상이 아니다.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는 말에 실재하는 통증까지 지워질 필요는 없다. 보이지 않는 문제는 없는 문제가 아니라 아직 설명되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2-25

손목에서 생기는 신경포착

손목은 작은 공간 안에 여러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며 이 구조가 일상적인 사용이나 반복된 작업에 의해 쉽게 붓고 압박을 받게 된다. 이렇게 손목에서 신경이 눌리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터널 증후군과 가이온 터널 증후군이다. 모두 손저림과 통증을 일으키지만 눌리는 신경과 증상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감별이 중요하며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터널 증후군은 손목의 좁은 통로인 수근관 안에서 정중신경이 압박될 때 발생한다. 이 안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굵은 힘줄이 지나가는데 반복된 손목 사용과 과로로 힘줄 주변이 부어오르면 수근관 내부 압력이 올라가며 정중신경이 눌린다. 엄지, 검지, 중지 쪽의 저림이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며 밤이나 새벽에 저림이 심해 잠을 깨기도 한다. 오래 방치되면 엄지 쪽 근육이 위축돼 단추 채우기나 집는 동작이 서툴어질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오래 쥐는 습관, 키보드 작업, 설거지나 요리처럼 손목을 반복적으로 쓰는 행동이 주요 원인이다. 가이온 터널 증후군은 손바닥 새끼손가락 쪽에서 척골신경이 눌릴 때 발생한다. 가이온 관은 수근관과는 위치와 구조가 다른 또 하나의 좁은 통로로 자전거 핸들을 오래 잡거나 손바닥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지는 직업이나 운동 시 흔하게 발생한다. 저림은 약지와 새끼손가락 쪽에 집중되고 심해지면 손을 꽉 쥐는 힘이 약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손바닥 아래쪽 인대와 두꺼운 조직이 신경을 직접 누르는 형태라 압박이 해소되지 않으면 증상은 개선되지 않는다. 이처럼 신경 포착은 단순 압박이 아닌 손목의 반복적 스트레스, 조직 부종, 근육·인대 긴장 등이 누적되어 생기는 결과이다. 기혈 순환의 정체와 근육, 인대의 과긴장이 원인이라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해 주면 신경 압박은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는 편이다. 특히 초음파를 이용한 가이딩 치료는 정중신경과 척골신경의 실제 모양과 깊이를 보면서 시행되기 때문에 약침과 침 치료의 정확도를 높여 주변 부종을 줄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 저하를 개선시키면 압박이 빨리 개선되기 때문에 한약 복용이 효과적이며 경추와 어깨·팔꿈치까지 이어지는 상지 전체의 정렬을 바로잡으면 재발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처음에는 저리고 찌릿한 느낌 정도로 시작하지만 점차 감각이 무뎌지고 근력 약화로 이어지며 신경 전도 속도가 떨어지면 일상생활에 불편이 커진다. 저림이 밤에 심해지기 시작한 단계 그리고 손가락 감각이 예민하게 변하는 시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생활 관리도 빠질 수 없는데 손목을 구부린 채 스마트폰을 오래 들고 있는 습관, 힘을 주어 손바닥을 누르는 작업, 장시간의 타이핑은 모두 악화 요인이 된다. 손목 각도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도록 환경을 바꾸고 손바닥 압박이 많은 운동 시 보호 장비를 착용하며 온열 관리와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치료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손목에서 생기는 신경 포착은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환이다. 중요한 것은 초기에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경을 누르는 조직을 풀어주며 다시 눌리지 않도록 생활 패턴을 바로잡는 것이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손저림도 구조를 잘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가 더해지면 오래 앓을 필요가 없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2-17

겨울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이유

겨울이 되면 평소보다 통증을 더 크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기온이 떨어지면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가 단단하게 굳으며 허리, 무릎, 손목 같은 관절까지도 예민해지는데 이를 단순히 날씨 탓이라고만 넘기기에는 그 안에 많은 생리학적 기전이 숨어 있다. 핵심적인 요소는 혈류와 근막이다. 우리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 유지를 위해 말초 혈관부터 빠르게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과 관절 주변으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줄어들고 산소 공급이 떨어지며 노폐물 배출도 지연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은 빠르게 굳는다. 굳은 근육은 스스로 풀리지 못해 더 단단해지고 그 긴장 자체가 통증 수용체를 자극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평소 같으면 별문제 없이 지나가던 작은 자극도 겨울에는 훨씬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근막의 변화는 더욱더 상황을 악화시킨다. 근막은 근육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이 아니라 온몸을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연결하는 연부조직이다. 근막은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기온이 떨어지면 섬유가 수축하면서 그 안에 있던 작은 긴장이 전체 근육군으로 확대된다. 결국 움직임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근육의 미세한 긴장까지도 증폭되어 통증으로 이어진다. 특히 목과 어깨 등은 근막이 넓고 민감하게 퍼져 있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겨울에 목과 어깨 통증이 증가하는 이유가 바로 근막의 온도 반응 때문이다. 자율신경계의 변화도 통증을 증가시킨다. 추위는 교감신경을 자동으로 활성화시킨다. 교감신경이 항진하면 혈관이 더 수축하고 근육 긴장은 더 높아진다. 혈류는 줄어들고 조직의 움직임은 더 제한되고 통증 수용체는 예민해진다. 추위가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이로 인해 혈관 수축, 근육과 근막 긴장으로 인해 통증 증가라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겨울 통증 치료의 핵심은 단순하다. 굳은 조직을 풀고 막힌 곳의 혈액순환을 잘되게 하고 항진된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근육층이나 힘줄을 정확히 찾아 침과 부항 약침으로 치료하면 즉시 혈류가 회복되고 근육의 긴장이 빠르게 풀린다. 매선은 수축된 근막을 직접적으로 이완시키며 반복된 긴장으로 틀어진 정렬까지도 잡아줄 수 있어 겨울철 통증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어느 한 부위를 풀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니라 근막 네트워크 전체가 유연성을 되찾으면서 통증이 가라앉는 것이다. 치료 후 환자들이 몸이 따뜻해졌다거나 가벼워졌다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히 체온 때문이 아니라 조직의 기능이 회복된 결과다. 샤워 후 찬 공기 맞으며 오래 서 있는 행동은 혈관이 수축되어 통증이 악화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근막이 긴장되므로 주기적으로 목 어깨를 가볍게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하루에 1~2분만 움직여도 혈류가 크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겨울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도 아니고 몸이 갑자기 나빠져서도 아니다. 우리 몸이 추위에 반응하는 아주 정상적인 생리 과정이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겨울철 통증 관리가 훨씬 명확해진다. 결국 겨울 통증은 기온 변화 → 혈류 감소 → 근막 수축 → 자율신경 항진이라는 연결 고리에서 시작되고 이를 반대로 풀어주면 치료가 된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2-10

왜 운동과 치료를 해도 괜찮다가 다시 나빠질까

통증이 생기면 사람들은 운동을 하거나 약을 먹고 병원·한의원 치료를 받아 일단은 편해지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똑같은 통증이 올라오고 좋아졌다가 나빠졌다를 반복한다. 마치 몸 안에 보이지 않는 스위치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는 것처럼 움직인다. 이것이 단순한 근육의 문제라면 반복될 이유가 없지만 몸의 더 깊은 층위에는 늘 같은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존재한다. 그 힘의 정체가 바로 자율신경의 긴장 패턴과 무너진 체형 구조다. 스트레스, 과로, 수면 부족이 반복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몸은 싸우거나 도망가야 하는 모드에 들어간다. 이 상태에서는 어깨와 목, 뒷목, 허리 근막이 미세하게 수축한 채로 유지된다. 이 긴장은 겉으로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계속 근육과 근막을 조이고 커다란 고무줄을 팽팽하게 당겨놓은 것처럼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침 치료나 마사지, 스트레칭, 운동을 하면 일시적으로 개선되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고무줄이 잠깐 느슨해졌다가도 이내 다시 원래의 팽팽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문제는 통증이 오래될수록 체형과 움직임도 함께 변한다는 점이다. 사람은 아프면 아픈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보상 자세를 만든다. 허리가 아프면 골반을 틀고 목이 아프면 턱을 당기고 어깨가 아프면 팔을 덜 쓰는 식이다. 이런 보상 패턴은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여주지만 결국 또 다른 부위에 부담을 주고 그 부담이 다시 통증을 만들며 악순환을 완성한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운동이나 한 부위만 푸는 치료로는 이 보상 구조를 되돌릴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몸이 이미 이렇게 긴장된 상태가 정상이라고 기억해버렸다는 것이다. 자율신경은 몸의 전체적인 톤을 조절하는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이 긴장 상태로 세팅되어 있으면 잠깐 이완시켜도 다시 긴장 쪽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래서 운동을 잘해도 치료를 아무리 받아도 몸은 다시 원래의 불편한 패턴을 반복한다. 결국 재발의 핵심은 통증 자체가 아니라 통증을 만들어내는 배경 패턴이 유지되고 있어서이다. 이 패턴을 바꾸는 과정은 단순히 아픈 부위를 손보는 것과 다르다. 자율신경의 과흥분을 낮추고 근막의 전체적인 긴장도를 줄이며 잘못 굳어진 구조와 움직임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성상신경절이나 익구개신경절을 다루는 치료는 높아진 자율신경의 신경 흥분을 끌어내리고 몸의 톤을 이완 방향으로 다시 설정한다. 초음파 가이딩 약침은 긴장된 근육·근막을 정밀하게 풀어주며 매선은 약해진 구조를 장기적으로 안정시키고 다시 긴장으로 돌아가는 속도를 늦춘다. 한약은 늘 경계 상태에 머물러 있던 몸의 회복력을 끌어올려 부교감신경을 활성화 시켜 이 패턴 전환을 더 빠르게 만든다. 결국 잠깐 좋아지고 다시 나빠지는 몸은 아픈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몸 전체가 긴장을 기본값으로 저장한 채 그 방향으로 되돌아가려는 성질 때문이다. 자율신경, 근막, 구조, 호흡, 움직임이 함께 조율될 때만 비로소 몸은 새로운 패턴을 학습한다. 치료 효과가 길게 유지되고 재발이 줄어드는 몸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2-03

굴 먹고 걸리는 노로바이러스 왜 이렇게 심할까?

겨울만 되면 굴이나 해산물을 먹고 갑자기 구토와 설사를 하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이 노로바이러스 때문인데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걸리면 너무 갑작스럽게 그리고 너무 심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노로는 굉장히 작은 바이러스지만 감염력이 강해서 아주 소량만 들어와도 감염되고 잠복기가 짧기 때문에 먹은 지 몇 시간 만에도 토하고 설사하는 급성 장염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열이 거의 없거나 미열만 있어서 감기와 비슷하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조개류 특히 굴에서 자주 검출된다. 굴은 바닷속에서 많은 양의 물을 여과해 먹으면서 자라는데 그 과정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농축되어 껍데기 안에 쌓이기도 한다. 문제는 굴을 살짝 익히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다. 노로바이러스는 100도씨에서 1~3분 끓여야만 사멸하는데 겉만 익히고 속이 덜 익은 상태에서는 바이러스가 그대로 남을 수 있다. 증상이 시작되면 구토·설사·복통이 갑자기 몰아치고 하루 이틀 동안 거의 아무것도 못 먹으며 탈수 상태가 되기 쉽다. 특히 노로는 장 점막을 강하게 자극해서 장이 단시간에 예민해지고 설사가 멈춰도 며칠 동안 속이 더부룩하거나 찬 음식만 먹어도 배가 아플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하루 아프고 끝이 아니라 이후 회복 과정까지 관리를 해줘야 재발이 적다. 한방에서는 노로 감염 후 나타나는 급성 위장염을 습열과 외부에서 들어온 사기의 문제로 본다. 바이러스 자체의 자극은 외부에서 들어온 자극으로 보고 설사와 구토로 몸의 수분·전해질·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은 습열의 상태로 본다. 그래서 한약 처방에서는 수액대사를 조절하고 열을 내려 장 점막을 진정시키고 동시에 잃어버린 기력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급성기엔 보통 오령산 류의 처방을 써 장을 안정시킨다. 장이 민감해져 찬 음식만 들어가도 다시 통증이 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설사가 멈추고 나면 배는 따뜻하게 해주는 처방을 며칠 복용한다. 급성기에는 당연히 아무것도 먹기 어렵지만 조금 나아지면 따뜻한 흰죽·미음·계란찜·삶은 감자 정도로 부드럽고 소화 잘되는 음식 위주 먹고 우유, 커피, 기름진 음식, 생야채, 과일 같은 자극되는 음식은 며칠 동안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굴·회·초밥·해산물·차가운 음식은 회복기에 먹으면 장이 다시 예민해져 증상이 재발하기 쉬우므로 최소 1~2주는 조심해야 한다. 노로 바이러스는 특별한 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 면역이 바이러스를 밀어내는 과정을 기다려야 회복된다. 그래서 한약·침·약침 치료는 이 면역 회복 과정에서 배탈·설사·구토를 완화시키고 장 기능을 빨리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치료를 받으면 소화가 금방 회복되고 복통이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에 회복이 훨씬 수월하다. 겨울철 굴이나 해산물은 맛있고 영양도 좋지만 노로바이러스 위험이 높은 시기에는 항상 충분히 익혀 먹고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만약 구토와 설사가 갑자기 심하게 시작되었다면 노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을 조금씩 자주 보충하고 필요하면 한의원에서 장을 진정시키는 치료를 받아 회복을 앞당기는 것이 좋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1-27

통증은 거기서 오지 않는다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다들 아픈 부위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어깨가 아프면 어깨가, 허리가 아프면 허리에 문제가 있다고 단순하게 연결 짓는다. 그런데 실제로 초음파로 근육과 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통증 부위는 신호가 집결된 위치일 뿐, 실제 문제는 먼 곳에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예를 들어 회전근개 통증 환자의 어깨를 초음파로 보면 건이 약간 두꺼워져 있거나 미세하게 찢어진 흔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작 원인은 어깨 바로 옆이 아니다. 날개뼈를 잡아주는 근육이 약해져 있거나 목 주변 근막이 굳어 있어서, 그 여파가 어깨에 쏟아지는 식이다. 환자들은 어깨만 아픈데 왜 목이나 견갑골을 치료하느냐고 묻지, 초음파로 구조를 보여주면 그제야 이해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곳에 실제로는 지방이 스며든 듯 흐릿하게 변한 근육이 보이거나, 건의 모양이 분명하지 않게 일그러져 있는 모습이 잡힌다. 이런 변화들은 MRI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초음파만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고 통증의 진짜 뿌리를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곳보다 더 아픈 곳이 초음파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만성 허리 통증 환자는 본인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지만 초음파를 보면 둔근이나 측면의 장요근 라인에 더 심한 문제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허리 주변의 건들이 이미 두꺼워지고 활액막이 부어 있는데도 환자는 그곳이 아프다고 느끼지 않는다. 실제 통증은 허리에서 느끼지만 문제를 유발하는 힘의 불균형은 완전히 다른 구조에서 출발한다. 이런 원리 때문에 단순히 아픈 곳만 침 맞고 약침만 맞으면 좋아지는 기간이 짧고, 근본적으로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구조의 원인을 정확히 보지 않으면 통증은 반복된다는 뜻이다. 초음파 진단이 좋은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환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의사가 아무리 설명해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이해시키기가 어렵다. 그런데 초음파에서 건이 두꺼워진 모습, 미세 파열처럼 검게 갈라진 부분 지방이 껴서 흐릿하게 보이는 근육을 직접 보여주면 환자 입장에서는 말이 필요 없다. 통증의 원인을 본인이 직접 보고 나면 치료에 대한 신뢰도가 훨씬 높아지고 생활관리도 더 잘 따른다. 통증은 결국 기능의 문제이고 기능은 구조가 만든다. 구조를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왜 전신 치료와 근막 라인 치료가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통증 환자에게 초음파를 거의 기본처럼 사용한다. 단순히 염증이 있네 없네를 보는 게 아니라 근막의 방향성 건의 탄성 근육의 밀도 그리고 힘이 전달되는 체인의 불균형을 잡아낸다. 이후 치료는 아픈 곳만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만드는 곳까지 포함해 약침을 가이딩으로 정확히 넣고 필요하면 추나로 구조를 맞추고 매선으로 약해진 조직을 단단하게 받쳐준다. 이런 식으로 통증을 부위별 치료가 아니라 구조 단위 치료로 접근해야 진짜 효과가 난다. 통증은 늘 구조의 결과로 나타난다. 아픈 곳만을 보지 말고 몸 전체의 흐름을 보는 것이 진짜 치료의 시작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1-19

테니스 엘보는 팔을 쉬게 해야 낫는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즉 외측상과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운동선수에게 생기는 병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일상생활에서 팔을 반복적으로 쓰는 모든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다. 컴퓨터 작업, 스마트폰 사용, 요리·설거지, 빨래, 아이 돌보기 등 팔 근육과 힘줄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동작이 원인이다. 이 부위의 근육이 반복적으로 수축·이완되며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 염증과 부분 파열이 발생해 통증이 지속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팔을 들거나 문을 여는 동작에서도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테니스 엘보 치료의 첫 번째 원칙은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다.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계속 팔을 쓰면 염증이 가라앉을 틈이 없다. 팔꿈치뿐 아니라 어깨, 목, 등까지 근육이 연쇄적으로 긴장하며 통증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단순히 팔꿈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적인 근육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이다. 우선 치료는 약침을 위주로 해서 치료를 한다. 특히 태반약침은 손상된 힘줄의 재생을 촉진하고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며 세포의 회복 능력을 높여준다. 태반과 초음파 가이드를 이용하면 염증이 생긴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어 주입할 수 있으므로 통증이 빨리 잡히고 재생 효과도 높아진다. 필요할 경우 추나 요법으로 경추와 어깨, 견갑골의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목이나 어깨의 불균형은 팔꿈치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어 회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목 어깨 긴장이나 자세 불균형이 동반되어 있다. 이런 상부 체형을 교정해주면 팔꿈치에 가는 힘이 줄어들고 회복이 훨씬 빨라진다. 한약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며 힘줄과 인대를 튼튼하게 하는 약재들로 구성한다. 한약을 약침 치료와 병행하면 관절 주변의 혈류를 개선하면서 손상된 조직의 재생이 촉진되고 통증이 빨리 완화한다. 초기에 붓기와 열감이 심한 경우엔 열을 내리고 순환을 돕는 방향으로 오래된 만성 통증이라면 근육의 깊은 긴장을 풀어주고 기혈 순환을 강화하는 쪽으로 처방을 하면 손상된 힘줄의 회복이 더욱 확실하게 된다. 통증이 줄었다고 안심하고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 팔을 순간적으로 강하게 사용하는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 바로 재발한다. 이런 운동들은 팔꿈치의 힘줄에 순간적인 폭발적 긴장을 주기 때문에 회복 중인 조직에 치명적이다. 팔을 쉬게 하고 필요하면 손목 보호대나 팔꿈치 밴드를 착용해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는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손목을 꺾지 말고 가능한 한 양손을 고르게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팔꿈치는 생각보다 섬세한 구조로 되어 있다. 작은 손상이라도 반복되면 회복이 늦어지고 통증이 오래 남는다. 그러나 반대로 적절한 치료와 충분한 휴식만 지켜준다면 대부분은 2~3개월 내에 정상 기능으로 회복된다. 테니스 엘보는 단순한 팔꿈치 통증이 아니라 내 몸이 무리하고 있다는 경고다. 무리하지 말고 치료받고 쉬는 것 그것이 결국 가장 빠른 회복의 길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1-12

몸의 구조가 무너지면 몸 전체가 아프다

사람의 몸은 뼈와 근육이 단순히 연결된 형태가 아니라 정교하게 짜인 균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균형은 마치 건물의 기둥과 같아서 어느 한쪽이라도 기울면 다른 부위까지 영향을 주며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허리가 틀어지면 어깨가 뻣뻣해지고 골반이 기울면 무릎이 아프며 목의 긴장이 심해지면 두통이나 어지럼 불면이 따라온다. 결국 통증이란 아픈 곳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 구조의 불균형이 만든 결과물이다. 현대인은 대부분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한다. 컴퓨터, 스마트폰, 운전 등의 구부정한 자세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생활패턴은 근육의 균형을 깨뜨리고 특정 근육은 계속 긴장된 채로 굳어버리며 반대로 다른 근육은 점점 약해져 제 기능을 잃는다. 시간이 지나면 뼈의 정렬이 틀어지고 관절은 비정상적인 압력을 받아 근막이 서로 끌어당겨 몸이 틀어지고 전신의 통증이 시작된다. 특히 목·어깨·허리·골반은 몸의 중심축으로 이 네 부위가 무너지면 나머지 근육들이 보상작용을 하며 몸 전체가 뒤틀린다. 통증의 원인은 약해진 근육과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이 공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허리 근육이 강해서가 아니라 복부나 엉덩이 근육이 약해 허리만 혼자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허리를 아무리 마사지하거나 약을 먹어도 구조가 바르지 않으면 근본적인 회복은 어렵다. 몸을 바로 세우려면 단순히 근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길이와 긴장도를 함께 조절하는 운동과 스트레칭이 병행되어야 한다. 근육이 뭉치면 기혈이 통하지 못하고 통하지 않으면 통증이 생긴다. 침 치료나 약침 추나치료는 바로 이 막힌 길을 뚫어 기혈 순환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매선요법은 근막층에 특수실을 넣어 약해진 근육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시간이 지나면서 근육의 긴장과 구조를 보강해준다. 초음파 가이딩 약침은 손상된 조직 부위에 정확히 약침을 주입하여 염증을 가라앉히고 회복과 재생을 촉진한다. 이런 치료들은 단순히 통증 완화에 그치지 않고 몸의 구조적 회복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몸의 구조가 바로 서면 통증은 저절로 줄어든다. 하지만 그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의 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의자에 앉을 때 허리를 곧게 세우고 스마트폰은 눈높이에 맞추며 30분 이상 같은 자세로 있지 않는다.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어깨, 허리, 골반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혈류가 개선된다. 근육 강화 운동은 주 2~3회 꾸준히 특히 복부·허리·엉덩이의 코어 근육을 중심으로 하면 몸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면과 안정된 호흡도 중요하다. 몸의 구조가 틀어지면 자율신경 역시 불안정해지고 그 결과 피로, 불면, 불안, 소화장애 등이 따라온다. 통증을 줄이는 것은 곧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과도 같다. 한방치료는 근육·혈류·신경의 흐름을 함께 조절하기 때문에 구조적 안정과 심리적 안정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결국 통증은 단순히 근육이 아픈 게 아니라 몸 전체가 보내는 구조의 경고음이다. 구조를 바로 세우면 통증은 줄어들고 기혈이 순환되고 몸은 본래의 리듬과 에너지를 되찾는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1-05

통증 치료의 새로운 접근 매선치료

통증의 근본은 근육과 근막이 오랜 시간 굳고 말라붙은 결과다. 근육은 반복된 긴장, 잘못된 자세, 스트레스, 혈류 저하 등으로 유연성을 잃고 내부 수분이 빠져 탄력을 상실한다. 이때 유착과 혈류 장애로 신경이 자극받아 만성 통증이 된다. 매선치료는 이러한 근막층의 문제를 지속적인 자극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다. 녹는 성분의 특수 실을 근막층에 삽입해 바늘을 뺀 후에도 실이 남아 꾸준히 작용하도록 만든다. 실은 서서히 녹으면서 그 부위에 미세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그 반응이 새로운 혈류를 불러들이며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유도한다. 마치 오랜 가뭄 끝에 메마른 땅에 물길이 다시 트이듯 매선은 말라붙은 근육에 물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근막층 속에 실이 자리를 잡으면 그 주변으로 미세한 혈관이 새로 자라나고 조직 내 수분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말라붙었던 근육은 다시 부드러워지고 탄력을 되찾는다. 동시에 세포 대사가 활성화되면서 지방세포의 부피도 줄어든다. 매선은 단순히 통증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근육을 살리고 지방을 줄이는 재생형 치료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침치료처럼 보이지만, 원리는 다르다. 침은 순간 자극을 주고 빠지지만 매선은 실이 남아있기 때문에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지속적인 자극이 이어진다. 근육이 회복되는 동안 실이 서서히 흡수되며 그 자리에는 단단한 섬유조직이 새롭게 형성되어 구조적 안정성이 강화된다. 이 효과를 쉽게 비유하자면 매선은 속에 붙이는 테이핑이다. 겉에 테이프를 붙여 근육을 지지하듯이 매선은 근육 속에서 구조를 잡아주며 지속적으로 지탱한다. 시술 후에는 근육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자세가 안정되며 움직일 때의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한 부위에는 보통 30~50개의 실이 들어가며 전신 시술 시에는 한 번에 약 100~150개의 실을 사용한다. 실의 개수와 위치는 통증 부위 근막의 두께 체형에 따라 달라진다. 목·어깨·허리·무릎 같은 부위는 특히 효과가 좋으며 반복적인 통증이나 근육 위축이 심한 경우 매선과 약침 초음파 가이딩 치료를 병행하면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시술 후 초기에는 약간의 뻐근함이 느껴질 수 있으나 며칠이 지나면 근육의 피로감이 줄고 몸의 중심이 안정되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실이 녹아 없어질 때쯤이면 근육은 이전보다 훨씬 유연하고 단단한 상태로 회복된다. 매선은 단순히 통증을 눌러주는 치료가 아니라 근육의 생명력을 되살리고 몸의 구조를 새롭게 세우는 치료다. 매선치료의 핵심은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속적인 자극을 통해 혈류와 산소 공급이 증가하면 근육은 다시 숨을 쉬고 생기를 되찾는다. 겉으로는 작은 바늘자국만 남지만 그 속에서는 수많은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며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고, 통증의 뿌리가 사라진다. 결국 매선치료는 통증을 단순히 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몸속의 흐름을 되살리고 구조를 재정렬하는 근본적 회복법이다. 근막 속 테이핑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근육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매선의 힘은 만성통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회복의 길을 열어준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0-28

스트레스가 위를 망친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장기는 위장이다. 입맛이 떨어지고 밥을 먹으면 잘 체하고 항상 속이 답답하고 트림이 자주 나오거나 속이 쓰린 느낌이 생긴다.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을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기능적 장애로 위의 운동과 분비를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불균형해진 것이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스트레스가 심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위의 움직임이 억제되고 혈류 공급이 줄어든다.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되기도 하고 반대로 위의 연동이 떨어져 음식이 오래 머물면서 더부룩함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 느껴지는 속의 답답함은 단순히 소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의 긴장 반응이 위를 조이고 있는 상태다. 하루 세 끼를 꼬박 챙겨 먹어도 마음이 불안하면 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불면, 어깨 결림, 손발 냉증, 두통 같은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봐야 한다. 교감신경은 몸을 싸움 모드로 부교감신경은 휴식 모드로 만든다. 스트레스 상황이 반복되면 몸은 항상 ‘전투 태세’를 유지한 채로 살게 된다. 혈압이 오르고 위산이 과다해지며 위 점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긴다. 심지어 심한 경우는 위벽이 예민해져서 음식만 들어가도 통증을 느끼거나 공복에도 쓰린 증상이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단순한 위장병이 아니라 간과 비위장의 복합 문제로 본다. 간은 기운의 흐름을 조절하는 장기인데 스트레스에 즉각 반응하는 것으로 본다. 스트레스로 간의 기운이 막히면 위장의 소화력도 함께 떨어진다. 기가 울체되면 명치가 답답하고 트림이 나며 배가 더부룩하며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비위가 약해져 입맛이 떨어지고 체중이 줄거나 대변이 묽어지는 등 전신적인 허증으로 번진다.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위를 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 약침, 한약 등을 통해 교감신경의 긴장을 풀고 부교감신경의 회복을 돕는다. 특히 성상신경절 부위나 복부 자율신경총 주변의 약침은 스트레스에 긴장된 신경을 안정시켜 위장의 운동성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한약은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비위장의 소화기와 간 기능을 조절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약재들이 쓰인다. 시호, 향부자, 백출, 감초, 반하 같은 약재들이 대표적이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천천히, 조용한 환경에서 하는 것이 좋다. 과식이나 늦은 야식은 자율신경의 회복을 방해한다. 커피, 에너지음료, 자극적인 음식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므로 피하는 게 좋다. 잠을 충분히 자고 짧은 명상이나 심호흡으로 신경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몸이 이완되면 위도 자연스럽게 따뜻해지고 소화력이 살아난다. 결국 위장은 마음의 거울이다. 마음이 긴장하면 위도 움츠러들고 마음이 편안하면 위도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래서 위장병을 치료할 때는 스트레스를 함께 다스려야 한다. 위를 치료한다는 건 단지 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과 감정 몸의 전체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다. 위를 편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약은 결국 이완된 마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0-22

가을철 관절과 순환

가을이 되면 공기가 건조해지고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고 누적이 되면 근육이 점점 굳기 시작한다. 여름 동안 땀을 많이 흘리며 열이 많던 몸은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관절과 주변의 근육이 조금씩 아프기 시작한다.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허리가 묵직하고 오래 앉아 있다 일어날 때 삐걱대는 느낌이 든다. 멀쩡하던 계단 오르내리기가 어느새 힘들고 밤이면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다. 찬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이 시기의 관절통은 단순한 일시적 냉증이 아니라 몸 전체 순환의 경고음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가을철 통증을 한습(寒濕)으로 인한 기혈순환 장애로 본다. 찬 기운이 몸속 깊이 들어오면 혈관이 수축하고 근육이 긴장하면서 통증이 생긴다. 여기에 습기나 노폐물이 더해지면 관절 주위에 딱 달라붙듯 뭉치며 통증이 깊어진다. 특히 허리와 무릎처럼 체중을 많이 받는 부위는 냉기에 취약해 조금만 찬바람이 불어도 뻣뻣하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관절 안의 윤활이 떨어지고 염증이 반복되면서 퇴행성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통증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고 치료하지 않으면 계절이 바뀌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만성 상태가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일시적인 진통제가 아니라 순환을 되살리는 근본 치료다. 한의학에서는 몸의 기와 혈이 원활히 돌아야 통증이 풀린다고 본다. 가을철에는 체온이 떨어지면서 기혈의 흐름이 약해지기 때문에 따뜻한 약재를 이용해 해당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순환을 시켜주는 약재를 추가하면 도움이 된다. 육계로 따뜻하게 해주고 작약으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 강활 독활로 관절에 쌓인 습기를 추가로 제거할 수 있다. 이런 약재들을 적절히 배합해서 복용하면 잘 낫지 않는 관절통이 서서히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생활관리도 치료만큼 중요하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관절을 덮는 게 첫 번째다. 얇은 옷 여러 겹을 겹쳐 입고 무릎이나 허리에 핫팩을 붙이는 것도 좋다. 찬바닥에 오래 앉거나 무리하게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아침 운동은 조심해야 한다. 밤새 식은 몸은 근육이 수축돼 있기 때문에 바로 운동을 시작하면 관절에 무리가 간다. 몸을 충분히 데운 후 스트레칭을 하고 걷기나 가벼운 근력운동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저녁에는 따뜻한 물로 반신욕을 하거나 무릎 주변을 온찜질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관절이 뻣뻣해지는 건 단순히 노화의 신호가 아니라 몸이 균형을 잃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가을의 관절 관리는 따뜻하게 하고 소통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면 혈류가 살아나고 기운이 원활해지며 통증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결국 관절 건강은 계절의 흐름과 함께 가야 한다. 찬바람이 불 때마다 무릎과 허리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제때 풀어주는 습관을 들이면 겨울에도 몸은 부드럽고 따뜻하게 유지된다. 한 번 굳은 관절은 풀기 어렵지만 꾸준히 순환을 지켜주면 다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 가을의 냉기가 시작될 때 그걸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따뜻하게, 부드럽게, 느리게 돌보는 일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0-15

환절기 면역 관리

가을이 되면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낮엔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면서 우리 몸은 큰 일교차에 적응해야 한다. 이렇게 기온 차가 크고 습도가 달라지는 시기엔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워 감기나 기관지염 알레르기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잦아지고 만성 피로나 잔병치레가 늘어난다. 한의학에선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몸의 기운도 달라진다고 본다. 특히 환절기에는 신체의 리듬이 날씨 변화에 적응을 못해 자율신경이 불안정해지고 면역 체계가 약화되면서 평소보다 더 쉽게 호흡기 질환에 걸리고 면역력이 떨어져 피로도 심해진다. 우리 몸의 면역력은 단순히 외부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기와 혈이 잘 돌고 장부의 조화가 이루어져 있을 때 몸은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갖게 된다. 그래서 환절기에는 먼저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운이 약한 사람은 쉽게 피로를 느끼고 혈이 부족하거나 정체된 사람은 두통이나 손발 차가움 근육통 등을 자주 겪게 된다. 운동을 통해 기본적인 기혈 순환을 돕는 것이 첫 번째다. 가벼운 걷기를 매 식사 후 하면 좋고 욕심이 나면 조금 더 힘든 근력운동 혹은 사이클을 타도 좋고 혹은 근육 운동을 해줘도 좋다. 그리고 환절기에는 호흡기 관리가 많이 중요하다. 건조한 공기와 찬 바람에 노출되면 폐의 기운이 약해지고 그로 인해 기침, 가래, 인후통, 비염에 걸리거나 악화된다. 한방에서는 폐가 허약해지면 외부의 사기가 쉽게 침입한다고 보며 이를 막기 위해 폐의 기운을 보하고 체내 수분을 고르게 하는 치료를 한다. 도라지, 맥문동, 오미자 같은 약재는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하고 면역 반응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기나 비염이 심해지는 환자들에게는 이런 한약과 함께 면역을 높이는 자율신경약침을 병행해주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생활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환절기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불면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자율신경이 흔들리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면역력은 더 빠르게 떨어진다. 늦게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기보다는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이고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땀을 적당히 내어주는 것이 기혈순환과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이다. 특히 아침저녁 기온이 낮으니 체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과 발목을 따뜻하게 하고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은 한층 강화된다. 결국 가을철 환절기의 건강 관리는 몸의 면역을 올리고 기혈 순환을 강화 시키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바로 잡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단순히 병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몸이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작은 감기나 피로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남들보다 건강하게 환절기를 지나갈 수 있다. 한방 치료와 더불어 올바른 생활 습관을 지켜나간다면 가을철의 큰 일교차도 두려움이 아닌 활력을 주는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0-09

목 어깨 통증과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생활 습관이 되었다. 그러나 고개를 숙이고 작은 화면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자세는 목과 어깨에 큰 부담을 준다. 목뼈가 앞으로 밀려 일자목이 되고 어깨는 안쪽으로 말리면서 척추의 균형이 서서히 무너진다. 단순히 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뭉치는 걸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서 두통, 어지럼, 안구 피로, 손저림,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뒤따른다. 몸이 한쪽으로 틀어지면 다른 부위가 이를 보상하려고 힘을 쓰게 되고 결국 등과 허리 골반까지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틀어진 자세와 불균형에서 비롯된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추나 치료다. 추나는 단순히 뼈를 교정한다는 개념보다 틀어져서 긴장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고 막힌 흐름을 열어주는 치료에 가깝다. 목과 어깨가 제 위치에서 벗어나면 그 주변의 신경이 눌리고 혈액순환이 정체된다. 추나로 이런 압박을 완화시키고 순환을 회복시켜 주면 답답했던 목은 시원해지고 어깨는 한결 가벼워진다. 신경 눌림이 줄면서 손끝의 저림이 줄고 차갑던 손발에 따뜻함이 돌기도 한다.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틀어짐 때문에 생긴 온갖 불편을 덜어내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현대인에게 흔한 거북목이나 일자목은 대표적인 구조의 변화다. 목의 구조가 틀어지면 머리 무게를 견디기 위해 어깨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이 긴장은 다시 등과 허리에 부담을 준다. 실제로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상당수는 허리와 골반까지 함께 치료해야 증상이 개선된다. 한 부위의 불편함이 다른 부위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추나는 이러한 연관성을 함께 고려하여 목과 어깨뿐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다루기 때문에 근본적인 불편함 해소가 가능하다. 추나 치료를 받은 뒤 환자들이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몸이 가벼워졌다는 느낌이다. 오랫동안 눌려 있던 긴장이 풀리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이 잘 되며 오래 앉아 있어도 예전처럼 아픈 것이 덜하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함이 다르고 밤에 누웠을 때 호흡이 편해지는 변화도 자주 경험한다. 추나는 통증 그 자체만이 아니라 틀어진 구조가 만들어낸 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큰 장점을 가진다. 물론 한번 틀어진 자세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오래 쓰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반복하면 같은 문제가 다시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추나로 쌓인 긴장을 풀어내고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며 흐름을 회복한다면 불편함은 훨씬 덜해지고 몸은 점점 편안해진다. 치료가 생활 속에 이어질 때 통증으로 움츠렸던 몸이 다시 숨을 쉬게 된다. 목과 어깨 통증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내 몸이 틀어져 힘들어한다는 신호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작은 뻐근함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고 일상의 활력까지 빼앗아 가게 된다. 추나는 바로 그 신호에 귀 기울여 몸을 풀어주고 불편함을 덜어내어 삶의 질을 회복하게 만드는 든든한 방법이다. 스마트폰 생활이 필수가 된 현대인에게 추나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몸이 다시 균형을 되찾고 편안함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되어준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9-30

움직이기 힘든 허리통증

허리 통증은 많은 사람들이 일생 동안 한 번쯤은 겪게 되는 흔한 증상이다. 단순히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일시적 통증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경막성 통증이나 추간판 탈출증 즉 흔히 말하는 디스크 쪽 질환이 근본 원인인 경우가 많다. 경막은 척수를 감싸고 있는 얇고 단단한 막으로 이곳이 자극을 받으면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까지 뻗치는 방사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디스크 또한 신경 뿌리를 압박하거나 자극하면서 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이 된다. 허리 통증은 단순히 허리 근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과 구조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갑작스럽게 통증이 발생하면서 허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는 근육의 문제보단 허리 척추 쪽 즉 경막성 통증이 원인이다. 이곳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미세 손상이 발생하고 염증이 발생하며 신생혈관이 자란다. 허리가 아팠다 안 아팠다 반복하다가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의 움직임이 전혀 되지 않고 골반이 빠진 것처럼 몸이 비스듬하게 틀어진다. 이런 경우는 단순한 치료로는 빠른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다. 처음부터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허리 골반 꼬리뼈를 바로 잡고 초음파 가이딩 약침으로 직접 경막에 약침을 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천장관절의 불균형을 추나요법을 통해 교정하면 허리 주변의 근육 긴장과 통증이 빨리 개선되고 허리가 빨리 제 기능을 찾는다. 초음파 가이딩 약침 치료는 허리 속을 직접 보면서 허리에서 나오는 신경이나 경막 혹은 경막 안쪽까지 약침을 뿌려줄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거나 다리가 저린 디스크엔 초음파 약침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또 장요근이나 요방형근과 같은 깊은 근육 그리고 천장관절 주위까지 정확하게 약침을 주입할 수 있기 때문에 허리가 틀어진 경우에도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침을 그 부위에 직접 놓으면 염증과 긴장이 완화되고 혈액순환이 개선되면서 통증 감소와 회복 속도가 뚜렷하게 좋아진다. 순간적인 효과는 스테로이드에 비해 떨어지나 지속 효과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낫다. 한약 치료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허리를 강화하고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하여 허리 부위의 혈액 공급을 돕는 한약을 함께 복용하면 추나와 약침 치료만으로 닿지 않는 부위까지 혈액순환이 되고 염증이 가라 앉아 더 완벽하게 허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은 단순히 아픈 부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전반의 균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추나, 약침, 한약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허리 통증 치료의 핵심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경막성 통증과 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단순한 휴식이나 파스 진통제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그러나 추나로 구조를 바로잡고 초음파 가이딩 약침으로 신경과 근육을 정확히 치료하며 허리를 강화하는 한약을 병행하면 빠르게 허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허리가 아플 때는 절대 운동을 하지 말고 충분히 쉬는 것이 중요하며 치료와 회복 후에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지름길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9-17

커피와 에너지 음료, 왜 두근거림과 불면을 부를까

카페인은 현대인의 생활과 뗄 수 없는 기호 성분이다.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 시험이나 야근 때 찾는 에너지 음료 심지어 초콜릿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덜어주는 듯한 효과를 주지만 본질적으로는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화기(火氣) 성질의 물질이다. 한방에서는 이런 성질을 가진 음식이나 약물을 화기 식품이라 부르는데 이런 식품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힘이 나는 거 같지만 이를 장기간 섭취하면 몸의 균형이 깨지고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교감신경은 긴장과 각성을 담당한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아데노신 수용체가 차단되어 뇌가 피곤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교감신경이 항진된다. 그 결과 심장이 빨리 뛰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이 잘 오지 않고 불안이 심해진다. 특히 갱년기나 화병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원래부터 체내의 열과 긴장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카페인 섭취 시 증상이 훨씬 심해진다. 얼굴이 붉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치밀며 가슴 답답함과 불면이 악화되기 쉽다. 카페인과 에너지 음료는 순간적인 힘을 주는 대신 장기적으로 자율신경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런 경우 한약 치료가 도움이 된다. 황련, 시호, 치자, 석고 같은 약재는 가슴의 울체된 열을 꺼주고 흥분된 교감신경을 진정시킨다. 황련은 심장의 열을 내려 불안을 가라앉히고, 시호는 간울을 풀어 가슴 답답함을 덜어준다. 치자는 화기를 내리고 불면과 초조를 진정시키며 석고는 강한 열을 식혀 두근거림과 상열감을 줄인다. 이러한 약재들이 배합된 한약을 복용하면 교감신경 항진 상태가 안정되고 부교감신경 기능이 회복되어 수면의 질과 자율신경 균형이 개선된다. 직접 시술로는 자율신경 약침 치료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성상신경절과 미주신경 자리에 약침을 시술하면 교감신경 흥분이 줄어들고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강화된다. 교감신경이 조절되면 불안, 불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개선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신이 안정되고 소화 기능과 수면 그리고 몸의 회복이 좋아진다. 초음파를 활용한 정밀 시술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으며 한약 복용과 병행할 때 치료 효과가 배가된다. 실제 임상에서도 카페인 과민이나 갱년기 불면 화병으로 인한 가슴 답답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약침 치료 후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생활 관리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카페인과 에너지 음료를 찾는 습관을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가벼운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교감신경 항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오래 누워 있어도 몸이 쉬지 못하지만 자율신경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함께 이루어지면 몸은 본래의 리듬을 되찾는다. 카페인과 같은 화기 식품은 순간적으로 힘을 주는 듯 하지만 결국 교감신경 항진과 불안 불면을 불러온다. 생활관리와 함께 가슴의 열을 꺼주고 신경의 균형을 바로잡는 한약과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직접 조절하는 약침 치료가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자율신경은 안정되고 몸은 진정한 회복을 향해 나아간다. 결국 건강은 순간적인 자극이 아니라 균형과 안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9-03

스트레스와 만성피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누적되면 우리는 피곤함을 느낀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원인이면 잠을 못 자거나 일이 많아서 생기는 피로와 달리 아무리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다. 늘 몸이 무겁고 머리가 맑지 않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단순히 과로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스트레스로 인한 몸의 피로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결과론적으로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져 몸의 긴장과 이완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경망이다. 교감신경이 주로 흥분과 긴장을 담당한다면 부교감신경은 안정과 회복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대인처럼 지속적인 스트레스 속에 살다 보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부교감신경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잠이 깊지 않고 자주 깨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피로가 누적되고 심해지며 체력이 떨어져 결국 만성피로라는 이름의 고질적인 불편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기혈의 순환이 막히고 장부의 균형이 깨진 것으로 본다. 특히 간과 심장은 스트레스와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어 간과 심장의 기운이 울체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쉽게 화가 나며 소화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장의 기능이 불안정해지면 불면과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생기고 이에 비위가 약해지면 음식에서 얻는 에너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니 몸은 늘 지치게 된다. 스트레스라는 자극이 전신의 자율신경과 장부의 조화를 무너뜨리고 이로 인해 회복되지 않는 만성피로가 심화되는 것이다. 치료의 핵심은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시 세우는 데 있다. 약침 치료는 교감신경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강화하여 심리적 안정을 돕는다. 특히 자율신경 조절에 효과적인 혈 자리에 약침을 활용하면 긴장이 풀리면서 수면의 질이 개선되고 심장의 두근거림과 가슴 답답함도 차츰 완화된다. 한약은 소모된 에너지를 보강하면서도 가슴의 열을 내려주고 막힌걸 풀어주는 방향으로 처방할 수 있다. 심장의 열을 내리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약재와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를 적절히 배합하면 전신의 에너지 균형이 회복된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의 조정도 중요하다. 불규칙한 생활은 자율신경의 균형을 더욱 무너뜨리므로 일정한 수면과 식사 리듬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카페인 과다 섭취는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 홍삼 에너지음료 등 힘이 나는 식품들은 교감신경을 항진 시키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이나 명상과 호흡법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회복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내가 지금 너무 지쳐 있다’는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만성피로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스트레스가 불러온 피로를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로만 여기면 회복은 더디다. 자율신경의 균형 회복을 목표로 한방치료와 생활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때 몸은 다시 제 리듬을 찾고 깊은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피곤함이 일상이 되어 버린 지금 만성피로를 단순한 피곤이 아닌 자율신경의 신호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8-26

노화 방지를 위한 한의학적 생활 관리

노화는 인체의 모든 조직과 기능이 서서히 약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하지만 그 속도와 양상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생활 습관과 체질 관리에 따라 상당 부분 조절이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노화를 단순히 피부의 주름이나 머리카락의 변화로만 보지 않고 오장육부의 기능 저하와 기·혈·정의 소모라는 전신적인 관점에서 이해한다. 한의학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는 신은 선천의 근본이라고 하였고 신장의 정을 노화와 직결된 핵심 요소로 보았다. 정은 생명 에너지를 저장하고 성장, 발육, 생식, 회복을 담당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또 간은 혈을 저장해 눈과 피부의 윤택을 유지하고 비위는 영양을 전신에 공급해 근육과 피부를 튼튼하게 한다. 결국 신, 간, 비의 균형과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노화 방지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음식은 한의학에서 약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신장을 보하는 검은콩, 흑임자, 검은깨, 검은쌀 같은 흑색 식품은 기와 정을 보강해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간과 혈을 보하는 대추, 구기자, 당근, 시금치 등은 피부의 윤기를 회복시키고 눈의 피로를 줄인다.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현미, 기장, 고구마, 호박은 소화력을 높여 영양 흡수를 돕는다. 반대로 지나치게 기름지고 단 음식 과도한 음주는 습열과 담을 쌓이게 하여 피부 노화를 촉진하므로 멀리하는 편이 좋다. 노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수면이 필수다. 특히 밤은 음이 충만해지고 정과 혈이 회복되는 시간인데 현대인들처럼 늦게 자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신장과 간의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노화가 빨라진다. 가능하면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7시간 내외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정한 생활 리듬은 자율신경계 안정에도 도움이 되어 피부 탄력과 면역력 유지에 유리하다. 이와 함께 계절에 맞춘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여름에는 땀을 어느 정도는 흘려야 면역력이 올라가고 겨울에도 적당하게 산책을 해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좋다. 너무 덥거나 춥다고 에어컨 바람만 쐬거나 따뜻한 집에만 있으면 면역력이 더 떨어지게 된다. 기혈 순환이 원활해야 피부와 모발이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하루 30분 이상 가볍게 땀이 나는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 기공, 태극권처럼 완만한 움직임을 꾸준히 하면 기와 혈이 잘 순환된다. 목과 어깨, 등 근육이 굳어 있으면 얼굴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안색이 칙칙해지므로, 평소 자세를 바르게 하고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마음가짐 역시 노화 속도에 영향을 준다. 한의학에서는 희로애락 같은 감정 변화가 오장육부의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본다. 특히 스트레스는 간기울결을 일으켜 혈류 흐름을 막고 피부 트러블이나 탈모, 노화를 촉진한다. 명상과 복식호흡, 취미 활동을 통한 정서 안정은 신체 회복력과 피부 건강을 함께 높여준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한의학적 생활 관리로 그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신, 간, 비의 균형을 유지하고 올바른 음식과 수면 규칙적인 운동 마음의 안정을 실천한다면 외형뿐 아니라 내면까지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를 더해갈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8-20

명상과 침치료 뇌파를 바꾼다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인한 불면, 불안, 두근거림, 소화 장애 같은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는 분명히 이상하다. 병원 검사를 해도 별다른 문제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들 대부분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이 자율신경의 흐름과 장부의 기능 정서의 상태까지 함께 고려해서 접근하고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교감신경은 긴장, 각성, 활동을 담당하고 부교감신경은 이완, 회복, 수면, 소화 등을 담당한다. 이 둘이 균형을 이룰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현대인들은 일상에서 계속되는 자극과 정보 속에 살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늘 흥분된 상태에 놓이기 쉽다. 이 상태가 길어지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 불안, 집중력 저하 같은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명상이다. 명상은 단순히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뇌파를 긴장 상태인 베타파에서 이완 상태인 알파파나 세타파로 유도해주는 강력한 도구다. 호흡을 천천히 고르게 하면서 감각을 내면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신경계는 반응하기 시작한다. 심박수와 혈압이 낮아지고 몸 전체가 회복 모드로 전환된다. 뇌에서는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변연계의 흥분이 줄어들고 전두엽의 조절 기능이 살아나면서 감정이 안정된다. 하지만 명상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몸에 긴장이 가득한 상태에서는 명상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렵다. 앉아 있으려 해도 초조하고, 잡념이 끊이지 않는다. 이럴 때 한방치료 특히 자율신경에 직접 자극을 하는 약침치료가 자율신경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성상신경이나 미주신경 익구개 신경절에 있는 혈자리를 약침으로 자극하면 뇌와 장기 사이의 긴장된 신경 회로가 부드럽게 풀리기 시작한다. 약침을 맞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거나 긴장된 게 풀리면서 잠이 스르륵 오기도 한다. 이건 부교감신경이 서서히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여기에 더해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한약을 병행하면 치료의 지속성과 깊이가 달라진다. 대표적인 처방들에 들어가는 약재들은 복령, 시호, 치자, 황련 등이 있고, 이들 한약은 심장과 간 신장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몸 안의 기혈 흐름을 부드럽게 하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높여준다. 단순히 불안함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원인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명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훌륭한 자기치유법이지만 몸과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명상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이럴 땐 억지로 혼자 해보려 애쓰기보다 우선 간단한 걷기나 운동 혹은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이완시킨 후 명상에 드는 것이 좋다. 5분 10분 천천히 명상의 시간을 늘려 나가면 된다. 만약 안정이 안된다면 한약과 약침으로 몸의 긴장을 먼저 풀어주는 게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명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깊은 이완과 집중의 상태는 한방치료와 함께할 때 더 안정적으로 더 깊게 접근할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8-13

몸이 차가우면 감정도 차가워진다

‘마음이 시리다’는 말은 단순한 표현 같지만 실제 몸이 차가워지면 감정도 함께 차가워지고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처럼 스트레스가 많고 식습관이 불규칙하며 냉음료를 자주 먹는 환경에서는 속까지 냉해진 사람들이 꽤 많다. 겉은 멀쩡한데 손발이 차다, 가슴이 답답하다,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눈물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 중 많은 경우가 바로 몸이 차고 혈액순환이 안되는 것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단순히 몸이 찬 체질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오장육부가 약해지고 균형이 맞지 않으면 몸의 중심과 에너지를 담당하는 장부가 허약해지고 냉해졌을 때 기혈이 제대로 돌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내 몸의 오장육부에서 말초 혈관까지 순환이 떨어지고 몸의 대사가 전체적으로 느려진다. 이런 상태가 오래되면 몸이 계속 긴장된 상태로 유지되고 자율신경계는 점점 균형을 잃게 된다. 결국 교감신경은 계속 흥분돼 있고 부교감신경은 제 역할을 못 하게 된다. 이게 바로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서 감정 기복이 심하게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의학에서도 이런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체온이 낮으면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기분 조절 물질의 생성이 줄어든다. 또 위장 운동이 느려지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그래서 몸이 많이 차가운 사람들은 소화도 잘 안 되고 장도 예민하고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계절마다 감기에 걸리고 몸살이 온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감정이 자꾸 가라앉고 불안해지기 쉽다. 실제로 몸이 차갑고 가슴이 답답한 여성 환자들 중에는 불면· 불안장애·공황장애까지 겪는 경우도 꽤 많다. 이럴 때는 단순히 마음을 다스리는 상담이나 정신과 약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은 육체가 좋아지면 안정된다. 즉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감정도 안정된다. 한방에서는 속을 데우는 약재들과 함께 기혈 순환을 돕는 치료를 병행한다. 예를 들면 건강, 육계, 황기 같은 따뜻한 성질의 약재들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몸의 활력이 살아나고 기분도 같이 살아난다. 여기에 복부 찜질, 좌훈, 뜸 같은 물리적인 자극을 함께 하면 더 효과가 좋다. 몸이 많이 찬 사람일수록 치료는 일정 기간 꾸준히 받아야 하고 생활 습관도 함께 교정해줘야 한다. 음식도 매우 중요하다. 몸이 찬데도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자주 복용하고 찬 샐러드나 생과일을 자주 먹는 식습관은 냉증을 더 심하게 만든다. 이런 사람들은 따뜻한 생강차나 계피차를 커피 대신 마시고 익힌 채소와 따끈한 국물 요리처럼 몸을 데워주는 음식 위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식사량은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단백질 위주로 먹는 것이 좋고 식후 간단하게 30분 정도의 동네 산책과 함께 잠을 자는 시간은 규칙적으로 맞춰야 한다. 감정이 흔들릴 때 무조건 ‘내 멘탈이 약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하기 전에 몸 상태를 먼저 점검해보는 게 좋다. 몸이 아프고 찬 상태면 마음도 자연스럽게 시들해지고 감정 기복도 심해진다. 반대로 몸을 따뜻하게 돌보고 순환을 살려주면 마음도 다시 온기를 되찾는다. 몸과 마음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몸을 돌보는 게 곧 감정을 돌보는 길이고 내 삶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