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통증은 거기서 오지 않는다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다들 아픈 부위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어깨가 아프면 어깨가, 허리가 아프면 허리에 문제가 있다고 단순하게 연결 짓는다. 그런데 실제로 초음파로 근육과 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통증 부위는 신호가 집결된 위치일 뿐, 실제 문제는 먼 곳에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예를 들어 회전근개 통증 환자의 어깨를 초음파로 보면 건이 약간 두꺼워져 있거나 미세하게 찢어진 흔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작 원인은 어깨 바로 옆이 아니다. 날개뼈를 잡아주는 근육이 약해져 있거나 목 주변 근막이 굳어 있어서, 그 여파가 어깨에 쏟아지는 식이다. 환자들은 어깨만 아픈데 왜 목이나 견갑골을 치료하느냐고 묻지, 초음파로 구조를 보여주면 그제야 이해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곳에 실제로는 지방이 스며든 듯 흐릿하게 변한 근육이 보이거나, 건의 모양이 분명하지 않게 일그러져 있는 모습이 잡힌다. 이런 변화들은 MRI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초음파만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고 통증의 진짜 뿌리를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곳보다 더 아픈 곳이 초음파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만성 허리 통증 환자는 본인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지만 초음파를 보면 둔근이나 측면의 장요근 라인에 더 심한 문제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허리 주변의 건들이 이미 두꺼워지고 활액막이 부어 있는데도 환자는 그곳이 아프다고 느끼지 않는다. 실제 통증은 허리에서 느끼지만 문제를 유발하는 힘의 불균형은 완전히 다른 구조에서 출발한다. 이런 원리 때문에 단순히 아픈 곳만 침 맞고 약침만 맞으면 좋아지는 기간이 짧고, 근본적으로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구조의 원인을 정확히 보지 않으면 통증은 반복된다는 뜻이다. 초음파 진단이 좋은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환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의사가 아무리 설명해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이해시키기가 어렵다. 그런데 초음파에서 건이 두꺼워진 모습, 미세 파열처럼 검게 갈라진 부분 지방이 껴서 흐릿하게 보이는 근육을 직접 보여주면 환자 입장에서는 말이 필요 없다. 통증의 원인을 본인이 직접 보고 나면 치료에 대한 신뢰도가 훨씬 높아지고 생활관리도 더 잘 따른다. 통증은 결국 기능의 문제이고 기능은 구조가 만든다. 구조를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왜 전신 치료와 근막 라인 치료가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통증 환자에게 초음파를 거의 기본처럼 사용한다. 단순히 염증이 있네 없네를 보는 게 아니라 근막의 방향성 건의 탄성 근육의 밀도 그리고 힘이 전달되는 체인의 불균형을 잡아낸다. 이후 치료는 아픈 곳만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만드는 곳까지 포함해 약침을 가이딩으로 정확히 넣고 필요하면 추나로 구조를 맞추고 매선으로 약해진 조직을 단단하게 받쳐준다. 이런 식으로 통증을 부위별 치료가 아니라 구조 단위 치료로 접근해야 진짜 효과가 난다. 통증은 늘 구조의 결과로 나타난다. 아픈 곳만을 보지 말고 몸 전체의 흐름을 보는 것이 진짜 치료의 시작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1-19

테니스 엘보는 팔을 쉬게 해야 낫는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즉 외측상과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운동선수에게 생기는 병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일상생활에서 팔을 반복적으로 쓰는 모든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다. 컴퓨터 작업, 스마트폰 사용, 요리·설거지, 빨래, 아이 돌보기 등 팔 근육과 힘줄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동작이 원인이다. 이 부위의 근육이 반복적으로 수축·이완되며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 염증과 부분 파열이 발생해 통증이 지속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팔을 들거나 문을 여는 동작에서도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테니스 엘보 치료의 첫 번째 원칙은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다.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계속 팔을 쓰면 염증이 가라앉을 틈이 없다. 팔꿈치뿐 아니라 어깨, 목, 등까지 근육이 연쇄적으로 긴장하며 통증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단순히 팔꿈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적인 근육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이다. 우선 치료는 약침을 위주로 해서 치료를 한다. 특히 태반약침은 손상된 힘줄의 재생을 촉진하고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며 세포의 회복 능력을 높여준다. 태반과 초음파 가이드를 이용하면 염증이 생긴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어 주입할 수 있으므로 통증이 빨리 잡히고 재생 효과도 높아진다. 필요할 경우 추나 요법으로 경추와 어깨, 견갑골의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목이나 어깨의 불균형은 팔꿈치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어 회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목 어깨 긴장이나 자세 불균형이 동반되어 있다. 이런 상부 체형을 교정해주면 팔꿈치에 가는 힘이 줄어들고 회복이 훨씬 빨라진다. 한약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며 힘줄과 인대를 튼튼하게 하는 약재들로 구성한다. 한약을 약침 치료와 병행하면 관절 주변의 혈류를 개선하면서 손상된 조직의 재생이 촉진되고 통증이 빨리 완화한다. 초기에 붓기와 열감이 심한 경우엔 열을 내리고 순환을 돕는 방향으로 오래된 만성 통증이라면 근육의 깊은 긴장을 풀어주고 기혈 순환을 강화하는 쪽으로 처방을 하면 손상된 힘줄의 회복이 더욱 확실하게 된다. 통증이 줄었다고 안심하고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 팔을 순간적으로 강하게 사용하는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 바로 재발한다. 이런 운동들은 팔꿈치의 힘줄에 순간적인 폭발적 긴장을 주기 때문에 회복 중인 조직에 치명적이다. 팔을 쉬게 하고 필요하면 손목 보호대나 팔꿈치 밴드를 착용해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는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손목을 꺾지 말고 가능한 한 양손을 고르게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팔꿈치는 생각보다 섬세한 구조로 되어 있다. 작은 손상이라도 반복되면 회복이 늦어지고 통증이 오래 남는다. 그러나 반대로 적절한 치료와 충분한 휴식만 지켜준다면 대부분은 2~3개월 내에 정상 기능으로 회복된다. 테니스 엘보는 단순한 팔꿈치 통증이 아니라 내 몸이 무리하고 있다는 경고다. 무리하지 말고 치료받고 쉬는 것 그것이 결국 가장 빠른 회복의 길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1-12

몸의 구조가 무너지면 몸 전체가 아프다

사람의 몸은 뼈와 근육이 단순히 연결된 형태가 아니라 정교하게 짜인 균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균형은 마치 건물의 기둥과 같아서 어느 한쪽이라도 기울면 다른 부위까지 영향을 주며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허리가 틀어지면 어깨가 뻣뻣해지고 골반이 기울면 무릎이 아프며 목의 긴장이 심해지면 두통이나 어지럼 불면이 따라온다. 결국 통증이란 아픈 곳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 구조의 불균형이 만든 결과물이다. 현대인은 대부분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한다. 컴퓨터, 스마트폰, 운전 등의 구부정한 자세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생활패턴은 근육의 균형을 깨뜨리고 특정 근육은 계속 긴장된 채로 굳어버리며 반대로 다른 근육은 점점 약해져 제 기능을 잃는다. 시간이 지나면 뼈의 정렬이 틀어지고 관절은 비정상적인 압력을 받아 근막이 서로 끌어당겨 몸이 틀어지고 전신의 통증이 시작된다. 특히 목·어깨·허리·골반은 몸의 중심축으로 이 네 부위가 무너지면 나머지 근육들이 보상작용을 하며 몸 전체가 뒤틀린다. 통증의 원인은 약해진 근육과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이 공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허리 근육이 강해서가 아니라 복부나 엉덩이 근육이 약해 허리만 혼자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허리를 아무리 마사지하거나 약을 먹어도 구조가 바르지 않으면 근본적인 회복은 어렵다. 몸을 바로 세우려면 단순히 근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길이와 긴장도를 함께 조절하는 운동과 스트레칭이 병행되어야 한다. 근육이 뭉치면 기혈이 통하지 못하고 통하지 않으면 통증이 생긴다. 침 치료나 약침 추나치료는 바로 이 막힌 길을 뚫어 기혈 순환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매선요법은 근막층에 특수실을 넣어 약해진 근육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시간이 지나면서 근육의 긴장과 구조를 보강해준다. 초음파 가이딩 약침은 손상된 조직 부위에 정확히 약침을 주입하여 염증을 가라앉히고 회복과 재생을 촉진한다. 이런 치료들은 단순히 통증 완화에 그치지 않고 몸의 구조적 회복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몸의 구조가 바로 서면 통증은 저절로 줄어든다. 하지만 그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의 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의자에 앉을 때 허리를 곧게 세우고 스마트폰은 눈높이에 맞추며 30분 이상 같은 자세로 있지 않는다.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어깨, 허리, 골반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혈류가 개선된다. 근육 강화 운동은 주 2~3회 꾸준히 특히 복부·허리·엉덩이의 코어 근육을 중심으로 하면 몸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면과 안정된 호흡도 중요하다. 몸의 구조가 틀어지면 자율신경 역시 불안정해지고 그 결과 피로, 불면, 불안, 소화장애 등이 따라온다. 통증을 줄이는 것은 곧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과도 같다. 한방치료는 근육·혈류·신경의 흐름을 함께 조절하기 때문에 구조적 안정과 심리적 안정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결국 통증은 단순히 근육이 아픈 게 아니라 몸 전체가 보내는 구조의 경고음이다. 구조를 바로 세우면 통증은 줄어들고 기혈이 순환되고 몸은 본래의 리듬과 에너지를 되찾는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1-05

통증 치료의 새로운 접근 매선치료

통증의 근본은 근육과 근막이 오랜 시간 굳고 말라붙은 결과다. 근육은 반복된 긴장, 잘못된 자세, 스트레스, 혈류 저하 등으로 유연성을 잃고 내부 수분이 빠져 탄력을 상실한다. 이때 유착과 혈류 장애로 신경이 자극받아 만성 통증이 된다. 매선치료는 이러한 근막층의 문제를 지속적인 자극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다. 녹는 성분의 특수 실을 근막층에 삽입해 바늘을 뺀 후에도 실이 남아 꾸준히 작용하도록 만든다. 실은 서서히 녹으면서 그 부위에 미세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그 반응이 새로운 혈류를 불러들이며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유도한다. 마치 오랜 가뭄 끝에 메마른 땅에 물길이 다시 트이듯 매선은 말라붙은 근육에 물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근막층 속에 실이 자리를 잡으면 그 주변으로 미세한 혈관이 새로 자라나고 조직 내 수분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말라붙었던 근육은 다시 부드러워지고 탄력을 되찾는다. 동시에 세포 대사가 활성화되면서 지방세포의 부피도 줄어든다. 매선은 단순히 통증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근육을 살리고 지방을 줄이는 재생형 치료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침치료처럼 보이지만, 원리는 다르다. 침은 순간 자극을 주고 빠지지만 매선은 실이 남아있기 때문에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지속적인 자극이 이어진다. 근육이 회복되는 동안 실이 서서히 흡수되며 그 자리에는 단단한 섬유조직이 새롭게 형성되어 구조적 안정성이 강화된다. 이 효과를 쉽게 비유하자면 매선은 속에 붙이는 테이핑이다. 겉에 테이프를 붙여 근육을 지지하듯이 매선은 근육 속에서 구조를 잡아주며 지속적으로 지탱한다. 시술 후에는 근육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자세가 안정되며 움직일 때의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한 부위에는 보통 30~50개의 실이 들어가며 전신 시술 시에는 한 번에 약 100~150개의 실을 사용한다. 실의 개수와 위치는 통증 부위 근막의 두께 체형에 따라 달라진다. 목·어깨·허리·무릎 같은 부위는 특히 효과가 좋으며 반복적인 통증이나 근육 위축이 심한 경우 매선과 약침 초음파 가이딩 치료를 병행하면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시술 후 초기에는 약간의 뻐근함이 느껴질 수 있으나 며칠이 지나면 근육의 피로감이 줄고 몸의 중심이 안정되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실이 녹아 없어질 때쯤이면 근육은 이전보다 훨씬 유연하고 단단한 상태로 회복된다. 매선은 단순히 통증을 눌러주는 치료가 아니라 근육의 생명력을 되살리고 몸의 구조를 새롭게 세우는 치료다. 매선치료의 핵심은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속적인 자극을 통해 혈류와 산소 공급이 증가하면 근육은 다시 숨을 쉬고 생기를 되찾는다. 겉으로는 작은 바늘자국만 남지만 그 속에서는 수많은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며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고, 통증의 뿌리가 사라진다. 결국 매선치료는 통증을 단순히 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몸속의 흐름을 되살리고 구조를 재정렬하는 근본적 회복법이다. 근막 속 테이핑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근육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매선의 힘은 만성통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회복의 길을 열어준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0-28

스트레스가 위를 망친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장기는 위장이다. 입맛이 떨어지고 밥을 먹으면 잘 체하고 항상 속이 답답하고 트림이 자주 나오거나 속이 쓰린 느낌이 생긴다.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을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기능적 장애로 위의 운동과 분비를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불균형해진 것이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스트레스가 심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위의 움직임이 억제되고 혈류 공급이 줄어든다.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되기도 하고 반대로 위의 연동이 떨어져 음식이 오래 머물면서 더부룩함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 느껴지는 속의 답답함은 단순히 소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의 긴장 반응이 위를 조이고 있는 상태다. 하루 세 끼를 꼬박 챙겨 먹어도 마음이 불안하면 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불면, 어깨 결림, 손발 냉증, 두통 같은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봐야 한다. 교감신경은 몸을 싸움 모드로 부교감신경은 휴식 모드로 만든다. 스트레스 상황이 반복되면 몸은 항상 ‘전투 태세’를 유지한 채로 살게 된다. 혈압이 오르고 위산이 과다해지며 위 점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긴다. 심지어 심한 경우는 위벽이 예민해져서 음식만 들어가도 통증을 느끼거나 공복에도 쓰린 증상이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단순한 위장병이 아니라 간과 비위장의 복합 문제로 본다. 간은 기운의 흐름을 조절하는 장기인데 스트레스에 즉각 반응하는 것으로 본다. 스트레스로 간의 기운이 막히면 위장의 소화력도 함께 떨어진다. 기가 울체되면 명치가 답답하고 트림이 나며 배가 더부룩하며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비위가 약해져 입맛이 떨어지고 체중이 줄거나 대변이 묽어지는 등 전신적인 허증으로 번진다.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위를 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 약침, 한약 등을 통해 교감신경의 긴장을 풀고 부교감신경의 회복을 돕는다. 특히 성상신경절 부위나 복부 자율신경총 주변의 약침은 스트레스에 긴장된 신경을 안정시켜 위장의 운동성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한약은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비위장의 소화기와 간 기능을 조절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약재들이 쓰인다. 시호, 향부자, 백출, 감초, 반하 같은 약재들이 대표적이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천천히, 조용한 환경에서 하는 것이 좋다. 과식이나 늦은 야식은 자율신경의 회복을 방해한다. 커피, 에너지음료, 자극적인 음식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므로 피하는 게 좋다. 잠을 충분히 자고 짧은 명상이나 심호흡으로 신경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몸이 이완되면 위도 자연스럽게 따뜻해지고 소화력이 살아난다. 결국 위장은 마음의 거울이다. 마음이 긴장하면 위도 움츠러들고 마음이 편안하면 위도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래서 위장병을 치료할 때는 스트레스를 함께 다스려야 한다. 위를 치료한다는 건 단지 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과 감정 몸의 전체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다. 위를 편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약은 결국 이완된 마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0-22

가을철 관절과 순환

가을이 되면 공기가 건조해지고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고 누적이 되면 근육이 점점 굳기 시작한다. 여름 동안 땀을 많이 흘리며 열이 많던 몸은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관절과 주변의 근육이 조금씩 아프기 시작한다.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허리가 묵직하고 오래 앉아 있다 일어날 때 삐걱대는 느낌이 든다. 멀쩡하던 계단 오르내리기가 어느새 힘들고 밤이면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다. 찬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이 시기의 관절통은 단순한 일시적 냉증이 아니라 몸 전체 순환의 경고음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가을철 통증을 한습(寒濕)으로 인한 기혈순환 장애로 본다. 찬 기운이 몸속 깊이 들어오면 혈관이 수축하고 근육이 긴장하면서 통증이 생긴다. 여기에 습기나 노폐물이 더해지면 관절 주위에 딱 달라붙듯 뭉치며 통증이 깊어진다. 특히 허리와 무릎처럼 체중을 많이 받는 부위는 냉기에 취약해 조금만 찬바람이 불어도 뻣뻣하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 관절 안의 윤활이 떨어지고 염증이 반복되면서 퇴행성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통증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고 치료하지 않으면 계절이 바뀌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만성 상태가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일시적인 진통제가 아니라 순환을 되살리는 근본 치료다. 한의학에서는 몸의 기와 혈이 원활히 돌아야 통증이 풀린다고 본다. 가을철에는 체온이 떨어지면서 기혈의 흐름이 약해지기 때문에 따뜻한 약재를 이용해 해당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순환을 시켜주는 약재를 추가하면 도움이 된다. 육계로 따뜻하게 해주고 작약으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 강활 독활로 관절에 쌓인 습기를 추가로 제거할 수 있다. 이런 약재들을 적절히 배합해서 복용하면 잘 낫지 않는 관절통이 서서히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생활관리도 치료만큼 중요하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관절을 덮는 게 첫 번째다. 얇은 옷 여러 겹을 겹쳐 입고 무릎이나 허리에 핫팩을 붙이는 것도 좋다. 찬바닥에 오래 앉거나 무리하게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아침 운동은 조심해야 한다. 밤새 식은 몸은 근육이 수축돼 있기 때문에 바로 운동을 시작하면 관절에 무리가 간다. 몸을 충분히 데운 후 스트레칭을 하고 걷기나 가벼운 근력운동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저녁에는 따뜻한 물로 반신욕을 하거나 무릎 주변을 온찜질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관절이 뻣뻣해지는 건 단순히 노화의 신호가 아니라 몸이 균형을 잃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가을의 관절 관리는 따뜻하게 하고 소통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면 혈류가 살아나고 기운이 원활해지며 통증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결국 관절 건강은 계절의 흐름과 함께 가야 한다. 찬바람이 불 때마다 무릎과 허리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제때 풀어주는 습관을 들이면 겨울에도 몸은 부드럽고 따뜻하게 유지된다. 한 번 굳은 관절은 풀기 어렵지만 꾸준히 순환을 지켜주면 다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 가을의 냉기가 시작될 때 그걸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따뜻하게, 부드럽게, 느리게 돌보는 일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0-15

환절기 면역 관리

가을이 되면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낮엔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면서 우리 몸은 큰 일교차에 적응해야 한다. 이렇게 기온 차가 크고 습도가 달라지는 시기엔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워 감기나 기관지염 알레르기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잦아지고 만성 피로나 잔병치레가 늘어난다. 한의학에선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몸의 기운도 달라진다고 본다. 특히 환절기에는 신체의 리듬이 날씨 변화에 적응을 못해 자율신경이 불안정해지고 면역 체계가 약화되면서 평소보다 더 쉽게 호흡기 질환에 걸리고 면역력이 떨어져 피로도 심해진다. 우리 몸의 면역력은 단순히 외부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기와 혈이 잘 돌고 장부의 조화가 이루어져 있을 때 몸은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갖게 된다. 그래서 환절기에는 먼저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운이 약한 사람은 쉽게 피로를 느끼고 혈이 부족하거나 정체된 사람은 두통이나 손발 차가움 근육통 등을 자주 겪게 된다. 운동을 통해 기본적인 기혈 순환을 돕는 것이 첫 번째다. 가벼운 걷기를 매 식사 후 하면 좋고 욕심이 나면 조금 더 힘든 근력운동 혹은 사이클을 타도 좋고 혹은 근육 운동을 해줘도 좋다. 그리고 환절기에는 호흡기 관리가 많이 중요하다. 건조한 공기와 찬 바람에 노출되면 폐의 기운이 약해지고 그로 인해 기침, 가래, 인후통, 비염에 걸리거나 악화된다. 한방에서는 폐가 허약해지면 외부의 사기가 쉽게 침입한다고 보며 이를 막기 위해 폐의 기운을 보하고 체내 수분을 고르게 하는 치료를 한다. 도라지, 맥문동, 오미자 같은 약재는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하고 면역 반응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기나 비염이 심해지는 환자들에게는 이런 한약과 함께 면역을 높이는 자율신경약침을 병행해주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생활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환절기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불면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자율신경이 흔들리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면역력은 더 빠르게 떨어진다. 늦게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기보다는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이고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땀을 적당히 내어주는 것이 기혈순환과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이다. 특히 아침저녁 기온이 낮으니 체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과 발목을 따뜻하게 하고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은 한층 강화된다. 결국 가을철 환절기의 건강 관리는 몸의 면역을 올리고 기혈 순환을 강화 시키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바로 잡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단순히 병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몸이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작은 감기나 피로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남들보다 건강하게 환절기를 지나갈 수 있다. 한방 치료와 더불어 올바른 생활 습관을 지켜나간다면 가을철의 큰 일교차도 두려움이 아닌 활력을 주는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10-09

목 어깨 통증과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생활 습관이 되었다. 그러나 고개를 숙이고 작은 화면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자세는 목과 어깨에 큰 부담을 준다. 목뼈가 앞으로 밀려 일자목이 되고 어깨는 안쪽으로 말리면서 척추의 균형이 서서히 무너진다. 단순히 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뭉치는 걸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서 두통, 어지럼, 안구 피로, 손저림,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뒤따른다. 몸이 한쪽으로 틀어지면 다른 부위가 이를 보상하려고 힘을 쓰게 되고 결국 등과 허리 골반까지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틀어진 자세와 불균형에서 비롯된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추나 치료다. 추나는 단순히 뼈를 교정한다는 개념보다 틀어져서 긴장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고 막힌 흐름을 열어주는 치료에 가깝다. 목과 어깨가 제 위치에서 벗어나면 그 주변의 신경이 눌리고 혈액순환이 정체된다. 추나로 이런 압박을 완화시키고 순환을 회복시켜 주면 답답했던 목은 시원해지고 어깨는 한결 가벼워진다. 신경 눌림이 줄면서 손끝의 저림이 줄고 차갑던 손발에 따뜻함이 돌기도 한다.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틀어짐 때문에 생긴 온갖 불편을 덜어내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현대인에게 흔한 거북목이나 일자목은 대표적인 구조의 변화다. 목의 구조가 틀어지면 머리 무게를 견디기 위해 어깨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이 긴장은 다시 등과 허리에 부담을 준다. 실제로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상당수는 허리와 골반까지 함께 치료해야 증상이 개선된다. 한 부위의 불편함이 다른 부위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추나는 이러한 연관성을 함께 고려하여 목과 어깨뿐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다루기 때문에 근본적인 불편함 해소가 가능하다. 추나 치료를 받은 뒤 환자들이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몸이 가벼워졌다는 느낌이다. 오랫동안 눌려 있던 긴장이 풀리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이 잘 되며 오래 앉아 있어도 예전처럼 아픈 것이 덜하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함이 다르고 밤에 누웠을 때 호흡이 편해지는 변화도 자주 경험한다. 추나는 통증 그 자체만이 아니라 틀어진 구조가 만들어낸 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큰 장점을 가진다. 물론 한번 틀어진 자세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오래 쓰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반복하면 같은 문제가 다시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추나로 쌓인 긴장을 풀어내고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며 흐름을 회복한다면 불편함은 훨씬 덜해지고 몸은 점점 편안해진다. 치료가 생활 속에 이어질 때 통증으로 움츠렸던 몸이 다시 숨을 쉬게 된다. 목과 어깨 통증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내 몸이 틀어져 힘들어한다는 신호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작은 뻐근함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고 일상의 활력까지 빼앗아 가게 된다. 추나는 바로 그 신호에 귀 기울여 몸을 풀어주고 불편함을 덜어내어 삶의 질을 회복하게 만드는 든든한 방법이다. 스마트폰 생활이 필수가 된 현대인에게 추나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몸이 다시 균형을 되찾고 편안함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되어준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9-30

움직이기 힘든 허리통증

허리 통증은 많은 사람들이 일생 동안 한 번쯤은 겪게 되는 흔한 증상이다. 단순히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일시적 통증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경막성 통증이나 추간판 탈출증 즉 흔히 말하는 디스크 쪽 질환이 근본 원인인 경우가 많다. 경막은 척수를 감싸고 있는 얇고 단단한 막으로 이곳이 자극을 받으면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까지 뻗치는 방사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디스크 또한 신경 뿌리를 압박하거나 자극하면서 허리 통증의 주요 원인이 된다. 허리 통증은 단순히 허리 근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과 구조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갑작스럽게 통증이 발생하면서 허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는 근육의 문제보단 허리 척추 쪽 즉 경막성 통증이 원인이다. 이곳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미세 손상이 발생하고 염증이 발생하며 신생혈관이 자란다. 허리가 아팠다 안 아팠다 반복하다가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의 움직임이 전혀 되지 않고 골반이 빠진 것처럼 몸이 비스듬하게 틀어진다. 이런 경우는 단순한 치료로는 빠른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다. 처음부터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허리 골반 꼬리뼈를 바로 잡고 초음파 가이딩 약침으로 직접 경막에 약침을 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천장관절의 불균형을 추나요법을 통해 교정하면 허리 주변의 근육 긴장과 통증이 빨리 개선되고 허리가 빨리 제 기능을 찾는다. 초음파 가이딩 약침 치료는 허리 속을 직접 보면서 허리에서 나오는 신경이나 경막 혹은 경막 안쪽까지 약침을 뿌려줄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거나 다리가 저린 디스크엔 초음파 약침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또 장요근이나 요방형근과 같은 깊은 근육 그리고 천장관절 주위까지 정확하게 약침을 주입할 수 있기 때문에 허리가 틀어진 경우에도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침을 그 부위에 직접 놓으면 염증과 긴장이 완화되고 혈액순환이 개선되면서 통증 감소와 회복 속도가 뚜렷하게 좋아진다. 순간적인 효과는 스테로이드에 비해 떨어지나 지속 효과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낫다. 한약 치료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허리를 강화하고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하여 허리 부위의 혈액 공급을 돕는 한약을 함께 복용하면 추나와 약침 치료만으로 닿지 않는 부위까지 혈액순환이 되고 염증이 가라 앉아 더 완벽하게 허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은 단순히 아픈 부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전반의 균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추나, 약침, 한약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허리 통증 치료의 핵심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경막성 통증과 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단순한 휴식이나 파스 진통제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그러나 추나로 구조를 바로잡고 초음파 가이딩 약침으로 신경과 근육을 정확히 치료하며 허리를 강화하는 한약을 병행하면 빠르게 허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허리가 아플 때는 절대 운동을 하지 말고 충분히 쉬는 것이 중요하며 치료와 회복 후에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지름길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9-17

커피와 에너지 음료, 왜 두근거림과 불면을 부를까

카페인은 현대인의 생활과 뗄 수 없는 기호 성분이다.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 시험이나 야근 때 찾는 에너지 음료 심지어 초콜릿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맑게 하고 피로를 덜어주는 듯한 효과를 주지만 본질적으로는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화기(火氣) 성질의 물질이다. 한방에서는 이런 성질을 가진 음식이나 약물을 화기 식품이라 부르는데 이런 식품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힘이 나는 거 같지만 이를 장기간 섭취하면 몸의 균형이 깨지고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교감신경은 긴장과 각성을 담당한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아데노신 수용체가 차단되어 뇌가 피곤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교감신경이 항진된다. 그 결과 심장이 빨리 뛰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이 잘 오지 않고 불안이 심해진다. 특히 갱년기나 화병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원래부터 체내의 열과 긴장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카페인 섭취 시 증상이 훨씬 심해진다. 얼굴이 붉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치밀며 가슴 답답함과 불면이 악화되기 쉽다. 카페인과 에너지 음료는 순간적인 힘을 주는 대신 장기적으로 자율신경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런 경우 한약 치료가 도움이 된다. 황련, 시호, 치자, 석고 같은 약재는 가슴의 울체된 열을 꺼주고 흥분된 교감신경을 진정시킨다. 황련은 심장의 열을 내려 불안을 가라앉히고, 시호는 간울을 풀어 가슴 답답함을 덜어준다. 치자는 화기를 내리고 불면과 초조를 진정시키며 석고는 강한 열을 식혀 두근거림과 상열감을 줄인다. 이러한 약재들이 배합된 한약을 복용하면 교감신경 항진 상태가 안정되고 부교감신경 기능이 회복되어 수면의 질과 자율신경 균형이 개선된다. 직접 시술로는 자율신경 약침 치료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성상신경절과 미주신경 자리에 약침을 시술하면 교감신경 흥분이 줄어들고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강화된다. 교감신경이 조절되면 불안, 불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개선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신이 안정되고 소화 기능과 수면 그리고 몸의 회복이 좋아진다. 초음파를 활용한 정밀 시술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으며 한약 복용과 병행할 때 치료 효과가 배가된다. 실제 임상에서도 카페인 과민이나 갱년기 불면 화병으로 인한 가슴 답답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약침 치료 후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생활 관리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카페인과 에너지 음료를 찾는 습관을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가벼운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교감신경 항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오래 누워 있어도 몸이 쉬지 못하지만 자율신경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함께 이루어지면 몸은 본래의 리듬을 되찾는다. 카페인과 같은 화기 식품은 순간적으로 힘을 주는 듯 하지만 결국 교감신경 항진과 불안 불면을 불러온다. 생활관리와 함께 가슴의 열을 꺼주고 신경의 균형을 바로잡는 한약과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직접 조절하는 약침 치료가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자율신경은 안정되고 몸은 진정한 회복을 향해 나아간다. 결국 건강은 순간적인 자극이 아니라 균형과 안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9-03

스트레스와 만성피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누적되면 우리는 피곤함을 느낀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원인이면 잠을 못 자거나 일이 많아서 생기는 피로와 달리 아무리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다. 늘 몸이 무겁고 머리가 맑지 않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단순히 과로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스트레스로 인한 몸의 피로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결과론적으로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져 몸의 긴장과 이완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경망이다. 교감신경이 주로 흥분과 긴장을 담당한다면 부교감신경은 안정과 회복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대인처럼 지속적인 스트레스 속에 살다 보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부교감신경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잠이 깊지 않고 자주 깨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피로가 누적되고 심해지며 체력이 떨어져 결국 만성피로라는 이름의 고질적인 불편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기혈의 순환이 막히고 장부의 균형이 깨진 것으로 본다. 특히 간과 심장은 스트레스와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어 간과 심장의 기운이 울체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쉽게 화가 나며 소화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장의 기능이 불안정해지면 불면과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생기고 이에 비위가 약해지면 음식에서 얻는 에너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니 몸은 늘 지치게 된다. 스트레스라는 자극이 전신의 자율신경과 장부의 조화를 무너뜨리고 이로 인해 회복되지 않는 만성피로가 심화되는 것이다. 치료의 핵심은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시 세우는 데 있다. 약침 치료는 교감신경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강화하여 심리적 안정을 돕는다. 특히 자율신경 조절에 효과적인 혈 자리에 약침을 활용하면 긴장이 풀리면서 수면의 질이 개선되고 심장의 두근거림과 가슴 답답함도 차츰 완화된다. 한약은 소모된 에너지를 보강하면서도 가슴의 열을 내려주고 막힌걸 풀어주는 방향으로 처방할 수 있다. 심장의 열을 내리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약재와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를 적절히 배합하면 전신의 에너지 균형이 회복된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의 조정도 중요하다. 불규칙한 생활은 자율신경의 균형을 더욱 무너뜨리므로 일정한 수면과 식사 리듬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카페인 과다 섭취는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 홍삼 에너지음료 등 힘이 나는 식품들은 교감신경을 항진 시키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이나 명상과 호흡법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회복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내가 지금 너무 지쳐 있다’는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만성피로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스트레스가 불러온 피로를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로만 여기면 회복은 더디다. 자율신경의 균형 회복을 목표로 한방치료와 생활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때 몸은 다시 제 리듬을 찾고 깊은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피곤함이 일상이 되어 버린 지금 만성피로를 단순한 피곤이 아닌 자율신경의 신호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8-26

노화 방지를 위한 한의학적 생활 관리

노화는 인체의 모든 조직과 기능이 서서히 약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하지만 그 속도와 양상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생활 습관과 체질 관리에 따라 상당 부분 조절이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노화를 단순히 피부의 주름이나 머리카락의 변화로만 보지 않고 오장육부의 기능 저하와 기·혈·정의 소모라는 전신적인 관점에서 이해한다. 한의학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는 신은 선천의 근본이라고 하였고 신장의 정을 노화와 직결된 핵심 요소로 보았다. 정은 생명 에너지를 저장하고 성장, 발육, 생식, 회복을 담당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또 간은 혈을 저장해 눈과 피부의 윤택을 유지하고 비위는 영양을 전신에 공급해 근육과 피부를 튼튼하게 한다. 결국 신, 간, 비의 균형과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노화 방지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음식은 한의학에서 약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신장을 보하는 검은콩, 흑임자, 검은깨, 검은쌀 같은 흑색 식품은 기와 정을 보강해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간과 혈을 보하는 대추, 구기자, 당근, 시금치 등은 피부의 윤기를 회복시키고 눈의 피로를 줄인다.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현미, 기장, 고구마, 호박은 소화력을 높여 영양 흡수를 돕는다. 반대로 지나치게 기름지고 단 음식 과도한 음주는 습열과 담을 쌓이게 하여 피부 노화를 촉진하므로 멀리하는 편이 좋다. 노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수면이 필수다. 특히 밤은 음이 충만해지고 정과 혈이 회복되는 시간인데 현대인들처럼 늦게 자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신장과 간의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노화가 빨라진다. 가능하면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7시간 내외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정한 생활 리듬은 자율신경계 안정에도 도움이 되어 피부 탄력과 면역력 유지에 유리하다. 이와 함께 계절에 맞춘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여름에는 땀을 어느 정도는 흘려야 면역력이 올라가고 겨울에도 적당하게 산책을 해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좋다. 너무 덥거나 춥다고 에어컨 바람만 쐬거나 따뜻한 집에만 있으면 면역력이 더 떨어지게 된다. 기혈 순환이 원활해야 피부와 모발이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하루 30분 이상 가볍게 땀이 나는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 기공, 태극권처럼 완만한 움직임을 꾸준히 하면 기와 혈이 잘 순환된다. 목과 어깨, 등 근육이 굳어 있으면 얼굴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안색이 칙칙해지므로, 평소 자세를 바르게 하고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마음가짐 역시 노화 속도에 영향을 준다. 한의학에서는 희로애락 같은 감정 변화가 오장육부의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본다. 특히 스트레스는 간기울결을 일으켜 혈류 흐름을 막고 피부 트러블이나 탈모, 노화를 촉진한다. 명상과 복식호흡, 취미 활동을 통한 정서 안정은 신체 회복력과 피부 건강을 함께 높여준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한의학적 생활 관리로 그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신, 간, 비의 균형을 유지하고 올바른 음식과 수면 규칙적인 운동 마음의 안정을 실천한다면 외형뿐 아니라 내면까지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를 더해갈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8-20

명상과 침치료 뇌파를 바꾼다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인한 불면, 불안, 두근거림, 소화 장애 같은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는 분명히 이상하다. 병원 검사를 해도 별다른 문제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들 대부분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이 자율신경의 흐름과 장부의 기능 정서의 상태까지 함께 고려해서 접근하고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교감신경은 긴장, 각성, 활동을 담당하고 부교감신경은 이완, 회복, 수면, 소화 등을 담당한다. 이 둘이 균형을 이룰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현대인들은 일상에서 계속되는 자극과 정보 속에 살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늘 흥분된 상태에 놓이기 쉽다. 이 상태가 길어지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 불안, 집중력 저하 같은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명상이다. 명상은 단순히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뇌파를 긴장 상태인 베타파에서 이완 상태인 알파파나 세타파로 유도해주는 강력한 도구다. 호흡을 천천히 고르게 하면서 감각을 내면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신경계는 반응하기 시작한다. 심박수와 혈압이 낮아지고 몸 전체가 회복 모드로 전환된다. 뇌에서는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변연계의 흥분이 줄어들고 전두엽의 조절 기능이 살아나면서 감정이 안정된다. 하지만 명상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몸에 긴장이 가득한 상태에서는 명상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렵다. 앉아 있으려 해도 초조하고, 잡념이 끊이지 않는다. 이럴 때 한방치료 특히 자율신경에 직접 자극을 하는 약침치료가 자율신경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성상신경이나 미주신경 익구개 신경절에 있는 혈자리를 약침으로 자극하면 뇌와 장기 사이의 긴장된 신경 회로가 부드럽게 풀리기 시작한다. 약침을 맞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거나 긴장된 게 풀리면서 잠이 스르륵 오기도 한다. 이건 부교감신경이 서서히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여기에 더해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한약을 병행하면 치료의 지속성과 깊이가 달라진다. 대표적인 처방들에 들어가는 약재들은 복령, 시호, 치자, 황련 등이 있고, 이들 한약은 심장과 간 신장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몸 안의 기혈 흐름을 부드럽게 하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높여준다. 단순히 불안함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원인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명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훌륭한 자기치유법이지만 몸과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명상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이럴 땐 억지로 혼자 해보려 애쓰기보다 우선 간단한 걷기나 운동 혹은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이완시킨 후 명상에 드는 것이 좋다. 5분 10분 천천히 명상의 시간을 늘려 나가면 된다. 만약 안정이 안된다면 한약과 약침으로 몸의 긴장을 먼저 풀어주는 게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명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깊은 이완과 집중의 상태는 한방치료와 함께할 때 더 안정적으로 더 깊게 접근할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8-13

몸이 차가우면 감정도 차가워진다

‘마음이 시리다’는 말은 단순한 표현 같지만 실제 몸이 차가워지면 감정도 함께 차가워지고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처럼 스트레스가 많고 식습관이 불규칙하며 냉음료를 자주 먹는 환경에서는 속까지 냉해진 사람들이 꽤 많다. 겉은 멀쩡한데 손발이 차다, 가슴이 답답하다,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눈물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 중 많은 경우가 바로 몸이 차고 혈액순환이 안되는 것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단순히 몸이 찬 체질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오장육부가 약해지고 균형이 맞지 않으면 몸의 중심과 에너지를 담당하는 장부가 허약해지고 냉해졌을 때 기혈이 제대로 돌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내 몸의 오장육부에서 말초 혈관까지 순환이 떨어지고 몸의 대사가 전체적으로 느려진다. 이런 상태가 오래되면 몸이 계속 긴장된 상태로 유지되고 자율신경계는 점점 균형을 잃게 된다. 결국 교감신경은 계속 흥분돼 있고 부교감신경은 제 역할을 못 하게 된다. 이게 바로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서 감정 기복이 심하게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의학에서도 이런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체온이 낮으면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기분 조절 물질의 생성이 줄어든다. 또 위장 운동이 느려지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그래서 몸이 많이 차가운 사람들은 소화도 잘 안 되고 장도 예민하고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계절마다 감기에 걸리고 몸살이 온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감정이 자꾸 가라앉고 불안해지기 쉽다. 실제로 몸이 차갑고 가슴이 답답한 여성 환자들 중에는 불면· 불안장애·공황장애까지 겪는 경우도 꽤 많다. 이럴 때는 단순히 마음을 다스리는 상담이나 정신과 약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은 육체가 좋아지면 안정된다. 즉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감정도 안정된다. 한방에서는 속을 데우는 약재들과 함께 기혈 순환을 돕는 치료를 병행한다. 예를 들면 건강, 육계, 황기 같은 따뜻한 성질의 약재들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몸의 활력이 살아나고 기분도 같이 살아난다. 여기에 복부 찜질, 좌훈, 뜸 같은 물리적인 자극을 함께 하면 더 효과가 좋다. 몸이 많이 찬 사람일수록 치료는 일정 기간 꾸준히 받아야 하고 생활 습관도 함께 교정해줘야 한다. 음식도 매우 중요하다. 몸이 찬데도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자주 복용하고 찬 샐러드나 생과일을 자주 먹는 식습관은 냉증을 더 심하게 만든다. 이런 사람들은 따뜻한 생강차나 계피차를 커피 대신 마시고 익힌 채소와 따끈한 국물 요리처럼 몸을 데워주는 음식 위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식사량은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단백질 위주로 먹는 것이 좋고 식후 간단하게 30분 정도의 동네 산책과 함께 잠을 자는 시간은 규칙적으로 맞춰야 한다. 감정이 흔들릴 때 무조건 ‘내 멘탈이 약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하기 전에 몸 상태를 먼저 점검해보는 게 좋다. 몸이 아프고 찬 상태면 마음도 자연스럽게 시들해지고 감정 기복도 심해진다. 반대로 몸을 따뜻하게 돌보고 순환을 살려주면 마음도 다시 온기를 되찾는다. 몸과 마음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몸을 돌보는 게 곧 감정을 돌보는 길이고 내 삶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8-06

더운 날인데도 손발이 차요

손발은 늘 차갑고 가슴은 뜨겁고 답답하다. 누워도 잠이 오지 않고 소화도 잘 되지 않으며 조그마한 일에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병원에서 많은 검사를 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본인은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숨이 막히는 것 같다. 이런 증상은 단순히 피로 누적이나 체질 문제로 보기보다는 화병과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이로 인한 체내 열 분포의 비정상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화병은 억눌린 감정이 해소되지 못하고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아 신체 증상으로 드러나는 상태다. 화병이 있는 사람은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오르는데 그 열이 체표로 발산되지 못하고 흉곽 내부에만 정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일러가 지나가는 관이 막히면 한쪽은 뜨겁고 다른 쪽은 냉골이 되는 것처럼 가슴은 답답하고 열이 나지만 손발은 늘 차갑고 시리다. 이런 열의 정체는 교감신경계를 과도하게 항진시켜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위장관 운동과 수면 리듬까지 무너뜨린다. 전신적으로는 자율신경 실조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단순한 냉증이나 열증이 아닌 속에 울체된 열과 이로 인해 말초로 흐르지 못하는 기혈의 정체로 본다. 심화가 흉중에 치밀고 스트레스로 인한 간열이 기혈순환을 막으면 몸속의 열은 위로 뜨고 기운은 아래로 가지 못한다. 그래서 가슴은 뜨겁고 답답하며 손발은 차가워지고 소화는 더디며 마음은 불안하고 잠은 깊이 들지 못한다. 이는 마음과 몸 내장과 신경이 서로 얽혀있는 복합적인 불균형 상태이며 반드시 전신적인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치료는 단순히 열을 내리거나 기를 보하거나 몸을 따뜻하게만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응어리진 감정을 풀어주고 기혈순환을 원활히 하며 자율신경의 교란을 바로잡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억울함과 분노가 중심이 된 화병에는 가미소요산이나 소시호탕 등 시호가 포함된 계열 처방들이 쓰이고 두근거림과 불면이 동반되면 감맥대조탕 천왕보심단 같은 심신안정 처방의 합방을 고려할 수 있다. 속열과 말초냉증이 동시에 있는 경우에는 가슴의 열을 내리는 황련이나 피부를 따뜻하게 하는 육계 등을 상황에 따라 병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복합 증상에 한약 처방과 더불어 약침이나 자율신경 조절 치료도 병행된다. 성상신경절 익구개신경절 대후두신경 같은 부위에 초음파 가이딩으로 정밀하게 약침을 시술하면 교감신경의 긴장을 낮추고 말초 혈류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약과 더불어 시술하면 심장의 두근거림이나 가슴의 압박감을 줄이고 불면을 완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증상은 단순한 스트레스나 예민함 때문이 아니라 이는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가 실제로 깨지고 있다는 신호이며 전문적인 조절이 필요하다. 손발이 차가운 것도 가슴이 뜨거운 것도 잠을 못 자는 것도 모두 따로 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축으로 연결된 흐름이다. 몸은 복잡한 듯 보이지만 흐름을 읽고 조율하면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다. 화를 억누른 채 살아온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이제는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한약과 약침 그리고 자율신경의 회복은 그 흐름을 되돌리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7-23

나는 왜 쉬어도 피곤할까

요즘처럼 과로하지 않아도 분명히 쉬었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잠을 자도 개운치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무기력함은 단순한 피로를 넘어선 신체 전반의 조절 이상일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런 상태를 기가 허하다 또는 진액이 부족하다라고 설명을 했고 최근 과학은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본다. 현대인의 생활은 겉보기에는 편해졌지만 내면의 긴장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알림, 업무 압박, 대인관계의 부담은 교감신경을 항상 깨어 있게 만드는데 이는 반대로 부교감신경의 회복 시스템을 억제한다. 부교감신경은 우리 몸이 재생하고 회복하며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잠을 자는 동안, 식후에 쉬는 동안, 혹은 명상이나 호흡을 할 때 이 신경이 작동을 하는데 늘 긴장 상태에 놓인 사람의 경우 이 회복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지치는 상태를 정기가 약해진 상태 혹은 진액이 고갈된 상태로 보고 약을 썼다. 특히 여름철 무더위와 과도한 발한, 식사 불균형, 야간 활동의 증가 등은 체내 수분과 기운을 빠르게 소모시키고, 비위장의 소화 및 흡수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럴 때는 충분히 쉬더라도 회복을 위한 에너지가 없기에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환자한텐 진액을 보충하고 기를 채워주는 처방을 활용한다. 맥문동이나 당귀 숙지황 같은 약재들로 진액과 기를 동시에 보충해준다. 비위가 허약하여 기운이 오르지 않고 항상 나른한 경우에는 인삼과 황기 같은 약재를 사용해 비위를 보하면서 기를 끌어올리는 약을 사용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심화가 위로 치솟아 잠을 방해하고 심신을 피로하게 만드는 경우에는 산조인 복령 등 안신 작용을 가진 약재를 활용해 뇌와 신경계의 흥분을 가라앉힌다. 일상에서는 기계처럼 쉬는 것이 아니라 회복되는 휴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기, 가벼운 산책과 복식호흡, 땀을 너무 많이 흘리지 않도록 체온 조절하기, 단 음식이나 인공 감미료 섭취 줄이기 등이 모두 부교감신경을 되살리는 실질적 행동이다. 명상이 가능하면 명상을 하루에 30분 가량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명상은 교감신경을 낮추고 부교감 신경을 올리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명상이 힘들다면 걷기나 천천히 달리기 같은 육체 운동을 꾸준히 해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한방치료가 병행된다면, 단순한 휴식보다 훨씬 깊고 근본적인 회복이 가능해진다. 쉬어도 피곤한 사람은 이미 몸의 회복 회로가 마모된 상태다. 단순히 잠자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에너지를 쌓을 수 있는 몸의 조건을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한의학 치료가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디. 한의학의 처방들은 수천 년간 이런 쪽의 회복에 효과적인 것이 검증되어 왔다. 기혈진액의 밸런스를 조절하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춰주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피로는 단순의지력 부족의 문제로 보지 말고 몸이 도와달라고 보내는 구조신호로 보고 적극적인 치료와 휴식으로 부교감신경의 회복 능력을 올려 보자.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7-16

감정성 통증의 이해와 한방 접근

사람은 단지 근육과 뼈, 신경만으로 이뤄진 기계가 아니다. 몸에 느껴지는 통증은 물리적인 자극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종종 감정이라는 보이지 않는 뿌리가 숨어 있다. 특히 분노, 억울함, 외로움 같은 감정은 몸의 기운을 울체시키고 혈류를 막아 결국 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70%는 신체증상을 겸하고 있으며 신체증상과 감정의 문제는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또 임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환자들이, 통증의 발단이 특정 사건이나 스트레스, 억눌린 감정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한의학에서 분노와 화는 간과 심장의 기운을 상하게 한다. 한의학에서 간은 소통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 기운을 매끄럽게 소통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화를 참거나, 표현하지 못한 분노가 누적되면 이 간기의 흐름이 막히고, 기운의 흐름이 막히면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긴다. 이때 아픈 통증의 대표적인 예가 옆구리의 당기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 늑간신경통, 편두통이다. 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화가 나면 꼭 어딘가가 아파요.” 이럴 때는 단순한 근골격 치료 뿐만 아니라 감정의 근원이 되는 간이나 심장의 화를 식히는 약을 같이 복용 시키면 더 빨리 그리고 확실히 치료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억울함이나 서운함 같은 감정은 더 깊은 체내 울체를 만들어낸다.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담과 어혈의 형태로 체내에 머무를 수 있다. 특히 목과 어깨의 긴장, 명치의 뻐근함, 그리고 생리통과 같은 하복부 통증도 이런 억눌린 감정과의 연결성을 의심할 수 있다. 실제로 억울한 상황을 겪은 후 찾아오는 만성 통증 환자들은 “원인을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이야기를 나눠보면 속에 쌓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실제로 밥먹다가 안좋은 말을 듣고 체해서 오는 경우도 이런 경우다. 감정의 무게가 몸의 통증으로 옮겨간 것이다. 외로움과 상실감은 부교감신경을 약화시키고, 교감신경을 만성적으로 항진시킨다. 이런 상태에서는 근육이 풀리지 않고, 수면의 질이 나빠지며, 통증 민감도가 올라간다. 똑같은 자극에도 더 아프고, 더 예민해진다. 이런 환자들은 혈액순환과 기혈 순환이 모두 약화되기 쉬우며, 맥이 약하고 설태가 끼는 경우도 흔하다. 신경을 쓰면 더 아프고, 혼자 있으면 통증이 더 부각된다. 몸의 통증은 결국, 감정과 환경의 반영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감정의 문제에서 한약과 침술을 사용해서 같이 치료한다. 대부분은 화를 풀어 주는 시호나 황련 그리고 억울 된 감정을 풀어주는 치자 같은 약재들을 적절하게 섞어서 처방한다. 감정과 신체를 분리하지 않는다. 침술로는 자율신경을 조절할 수 있는 혈 자리에 약침을 놓는 것으로 화가 난 감정이나 억눌린 감정을 치료한다. 실제로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을 조절 할 수 있는 곳에 약침을 꾸준히 맞으면 수면 가슴 두근거림 소화 불량 등의 감정으로 인한 증상들이 개선된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한의학의 본질이다. 통증은 단순한 말초 신경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가 보내는 신호다. 이를 그냥 보내지 말고 몸의 치료와 함께 마음의 치료를 같이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7-09

만성 통증, 교감신경의 비명

몸이 아플 때 우리는 흔히 근육이 뭉쳤다, 염증이 있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특히 어깨, 목, 허리, 무릎 등 일상에서 자주 겪는 만성 통증은 ‘자세 탓’, ‘노화’, ‘디스크 때문’이라며 넘기기 쉽다. 그러나 자세를 고치고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계속되고 재발한다면 단순한 구조 문제가 아닌 더 깊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바로 교감신경의 항진이라는 자율신경계의 이상 신호다. 우리 몸은 자율신경계를 통해 내장, 혈류, 호흡, 체온, 호르몬을 조절한다. 이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며, 교감신경은 긴장과 활동을, 부교감신경은 회복과 안정을 담당한다. 현대인은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로, 정신적 긴장 속에서 거의 24시간 교감신경 항진 상태에 놓여 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근육이 긴장하며 심박수는 증가하고, 위장 기능은 억제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으로의 혈류 공급이 나빠지고 노폐물과 젖산이 쌓이면서 만성적인 통증이 유발된다. 목과 어깨가 결리고 허리가 뻐근하고 턱이 뭉치고 머리가 조이듯 아픈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나아가 교감신경의 과도한 항진은 수면장애, 소화불량, 안절부절 못함, 가슴 답답함, 안면홍조, 잦은 소변 등 다양한 자율신경 실조 증상을 함께 동반한다. 결국 통증은 단순한 국소 문제라기보다는 교감신경의 비명이자 몸 전체가 보내는 구조신호인 셈이다. 한의학은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전신 상태를 기울, 간기울결, 담음, 어혈 같은 개념으로 설명해왔다. 스트레스로 기가 정체되면 간의 소통 기능이 저하되고 열이 위로 치받으며 혈류가 막히고 담음이 쌓인다. 자율신경의 교란이 말초에 미치는 영향을 풀어낸 한의학적 표현이다. 치료의 핵심은 통증 부위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다. 침 치료는 경혈을 통해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초음파 가이딩 약침을 활용한 자율신경 치료는 성상신경절과 미주신경 등에 작용하여 교감신경의 과흥분을 진정시키는 데 탁월하다. 몸의 전신적인 자율신경만 조절 가능한 것이 아니라 비염이나 턱관절 두통 요통 등 몸의 각 부분의 문제와 통증도 그 부위의 자율신경을 자극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약 역시 중요한 치료축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간기울결에는 소시호탕에 치자를, 울화가 열로 변한 경우 황련이 들어가는 처방을, 불면과 심계에는 산조인탕이나 천왕보심단을, 담음과 어혈이 얽힌 통증에는 반하백출천마탕, 계지복령환 등을 체질과 증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진통이 아닌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방식의 접근이다. 우리는 종종 통증을 참고 넘긴다. 그러나 지속적인 통증은 교감신경의 과흥분이라는 경고일 수 있다. 통증을 단순히 불편한 증상이 아니라 몸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한의학은 신체와 정신, 구조와 에너지, 자율신경까지 통합적으로 바라보며 균형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교감신경의 비명을 듣고 제대로 응답할 때 통증은 비로소 가라앉는다.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도움을 받는 것이 몸을 살리는 길이다. 오늘 당신의 통증도 자율신경의 언어일지 모른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7-02

여름철 배앓이와 설사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설사와 복통이다. 갑작스레 배를 싸매며 화장실을 찾게 되는 날들이 늘어나고 식사는 잘했는데도 금세 더부룩하거나 설사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된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단순히 장이 약하거나 혹은 음식을 잘못 먹어서라고 생각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이 시기 반복되는 복부 이상을 단순한 장기 문제가 아니라 자연환경의 습기와 인체 내부의 수습(水濕)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본다. 특히 장마철처럼 공기 중 습도가 높고 체표 양기가 약해지기 쉬운 환경에서는 몸속 수습의 흐름이 정체되며 장 기능이 무너지기 쉽다. 현대 의학적으로도 장마철은 급성 장염 발생률이 높아지는 시기다. 높은 온도와 습도로 인해 음식물이 상하기 쉬우며 식중독균이나 바이러스가 급격히 증식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복통, 발열, 설사, 구토를 동반하는 장염 환자가 늘어나고 특히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장염에 더 취약하다. 실제로 장마철 소아 장염 환자 중 상당수가 설사와 함께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며 밤새 울거나 보채는 경우가 흔하다. 아이들은 복부에 찬 기운이 쉽게 침투되기 때문에 평소에도 잘 때는 배를 따뜻하게 덮어주는 것이 중요하고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찜질이나 합곡 같은 손부위 마사지를 활용하면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장마철 복부 이상을 ‘습(濕)’이라는 병리적 요인으로 설명한다. 습은 물처럼 무겁고 끈적이며 흐름을 막는다. 이것이 장 안에 머물면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수분 재흡수가 이뤄지지 않아 설사로 이어진다. 여기에 냉방과 찬 음식 섭취가 겹치면 비위 기능이 약해지면서 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 대해 한의학은 습을 제거하고 비위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오령산, 향사평위산, 반하사심탕 등이 있다. 사람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후박, 진피, 의이인, 복령, 백출 같은 약재들을 가감해서 처방을 구성할 수 있다. 아이들은 체질과 연령을 고려해 순한 약재 위주로 쓰고, 뜸이나 복부 찜질 등 순한 처치도 병행한다. 이 시기에는 생활습관 관리도 무척 중요하다. 음식은 반드시 끓여 먹고, 조리 후 오래 방치된 음식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찬 음료나 얼음 아이스크림처럼 몸을 차게 만드는 음식은 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삼가고 평소 따뜻한 차나 소화를 도와주는 음식(매실차, 생강차, 미음 등)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냉방기기 사용 시 직접 몸에 찬 바람이 닿지 않도록 하고 아침 기온이 낮은 날엔 복부를 가볍게 덮는 습관도 체온 유지에 효과적이다. 결국 장마철의 복통과 설사는 단순히 장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인체 수습 균형이 맞지 않아 장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 특히 아이들은 면역력과 장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에 배앓이를 자주 하기에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 음식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적 접근으로 습을 제거하고 비위를 돕는 치료를 병행하면서 생활습관을 조금만 조절하면 장마철도 건강하게 지나갈 수 있다. 내 몸 안의 습기를 다스리는 것 그것이 여름철 장 건강의 시작이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6-25

다한증과 자율신경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땀을 흘린다. 이는 체온을 조절하고 몸 안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생리적 반응이다. 하지만 평소보다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리거나, 더운 상황이 아님에도 땀이 멈추지 않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한 체질이 아니라 다한증이나 자율신경실조 같은 병적 상태로 볼 수도 있다. 여름철에는 이러한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특히 더위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이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몸의 기운이 부족해 땀구멍을 조절하는 기능이 약해져 발생하는 기허형 다한증과 열이 많은 체질이 더욱 과항진 되어 땀이 나는 열독형 다한증 그리고 갱년기나 화병처럼 스트레스를 받아 열이 훅 오르면서 땀이 나는 음허형 다한증이 있다. 기허형은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고 땀이 나며 땀을 많이 흘린 후엔 머리가 어지럽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호소한다. 열독형은 평소에도 땀이 많긴 하지만 열이 과항진 되면 시도 때도 없이 땀이 나서 일상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이다. 밥을 먹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체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갱년기나 화병으로 인한 다한증은 열이 순간 오르면서 땀이 훅 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의 경중에 따라 하루 수차례에서 수십 차례 발생하고 이런 경우는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모두 자율신경실조증으로 귀결되며 치료는 각 증에 맞게 자율신경을 회복하는 한약과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약침을 쓰면 해결할 수 있다. 기운이 허한 사람은 황기나 인삼같은 약재를 써 기력을 보충하고 빠져나간 땀을 보충할 진액을 생성한다. 열이 많은 사람은 석고나 황련을 써서 처방을 해 몸의 열을 식히고 심장의 열을 식힐 수가 있다. 화병 같은 스트레스 관련은 치자나 시호를 이용해서 처방을 하면 불면과 가슴 두근거림 열이 훅 뜨면서 땀이 나는 증상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약침요법도 병행할 수 있다. 우리 척추는 오장육부와 대응이 되는데 실제 흉추에서 나오는 신경은 오장육부와 연결되어 이 신경에 약침을 놓으면 오장육부의 상태를 개선시킬 수가 있다. 이와 함께 경동맥 밑에 있는 성상신경과 근처의 부교감 신경에 약침을 놓아 자율신경을 조절할 수도 있다. 생활 관리도 치료만큼 중요하다. 덥다고 차가운 음료나 냉방을 과도하게 이용하면 오히려 면역력이 약해져 체온조절과 열 배출에 어려움을 겪어 다한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실내 온도는 외부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하고 반신욕이나 족욕을 통해 체온을 안정시키고 하루 30분 가량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통해 몸의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좋다. 여름은 단순히 더운 계절이 아니다. 몸 안의 열과 수분, 기혈의 균형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다. 땀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율신경이 예민한 사람일수록 이 계절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의학은 그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고유한 치료의 원리가 있다. 기와 음을 보하며 교감과 부교감의 리듬을 되찾아주는 섬세한 한방적 접근이야말로 여름철 다한증과 자율신경실조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진정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