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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문장을 해독하는 중

정미영 수필가 딸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늘 소파 한쪽에 기대어 책을 읽었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반복해서 읽고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글자를 삐뚤빼뚤 따라 적는 모습도 앙증맞았다. 아이가 자라서 이제는 두꺼운 책도 제법 막힘없이 읽는다. 나는 그런 딸을 보면 흐뭇했다. 딸은 책 속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잘 이해했기에, 학교생활에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쉽게 헤아릴 수 있을 것만 같아 안심이 되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소통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학교가 아닌, 나와의 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나는 딸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 완전 짜증나는 일이 있었어.” “무슨 일인데?” “아, 말해도 몰라.” 딸의 대답은 짧았고, 표정은 쉽게 변했다. 웃다가도 갑자기 화를 냈고, 어떤 날은 하염없이 한숨을 쉬며 침묵을 지켰다. 엄마인 내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았지만, 딸은 나를 밀어내듯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마치 읽히기를 거부하는 책처럼. 나도 갱년기라는 변화무쌍한 강을 건너고 있는 중이었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났다.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게 나도 싫었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건 딸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전에는 딸의 마음이 또렷하게 읽혔다. 목소리를 듣거나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딸은 사춘기가 되었고, 나는 갱년기가 되었다. 우리의 대화는 암호문을 해독하는 것처럼 어려웠다. 딸의 말은 나에게 난해한 시처럼 다가와 해석되지 않았고, 나의 말은 딸에게 낡은 서체의 흐릿한 활자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다. “엄마, 왜 이렇게 예민해?” 딸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엄마인 나의 감정 문장이 고리타분한 글처럼 느껴졌는지 읽으려 하지 않았다. 내가 한숨을 쉬어도 딸은 그저 고개를 들어 나를 한번 쳐다볼 뿐이었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으로 다시 시선을 고정시켰다. 나는 나의 마음을 딸이 읽지 못하는 게 서운했다. 하지만 어쩌면, 나도 딸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은 특정한 서체를 사용하면 읽기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명조체를 고딕체로 바꾸면 문장이 선명해진단다. 한 글자 안에서 초성-중성-종성의 간격과 줄 간격, 글자 간의 간격이 모두 넓으면 읽기가 수월하다. 나도 딸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싶었다. 먼저 딸의 말에 쉼표를 두기로 했다. “왜 그래?” 하고 다그치듯 묻는 대신에 “괜찮아?” 하고 기다려 보았다. 질문의 형태를 조금 바꾸었을 뿐인데도 딸은 훨씬 덜 부담스러운 듯했다. 가끔 딸이 좋아하는 소설을 슬쩍 펼쳐 보았다. 어떤 문장에 밑줄이 그어져 있는지 살펴보며, 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헤아리기도 했다. 내가 변하기 시작하자 딸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몰라도 돼.”라고 말했던 아이가, “엄마, 내가 좀 예민한 거 같아.” 하고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나는 그럴 때 가만히 듣기만 했다. 활자의 간격을 넓히듯 딸의 말을 서두르지 않고 읽어 내려가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딸의 마음을 완벽히 읽지 못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딸의 마음을 읽고 싶어 노력한다는 점이다. 딸도 아직은 내 감정을 쉽게 해석하지 못한다. 그러나 가끔 내 옆에 앉아 “엄마, 오늘은 괜히 피곤해 보여.” 라고 말한다. 나는 그 말 속에서 딸이 나를 읽으려 애쓰는 모습을 엿본다. 오늘도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읽는 중이다. 어쩌면 우리의 글씨체는 평생 다를지 모른다. 하지만 조급해 하지 말고 활자의 간격을 넓혀 문맥을 살피리라.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두 사람의 마음을 또렷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같은 문장을, 같은 속도로, 읽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나는 희망한다. 그때까지 서로의 책장을 계속해서 넘길 것이다.

2025-02-26

검정고무신-오천초등학교 가을운동회

신새벽 찬물 한 그릇 마시고 안개를 뚫고 어제 씻어 놓은 찹쌀떡처럼 찰진 검정고무신을 신고 양철대문을 밀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직도 걷고 있습니다 식구들에게 여러 모로 미안스럽지만 결코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뻔뻔하기도 하고 많이 닳았지요 때는 덜 타지만 도무지 멋대가리 없는 검정고무신이 아직도 신작로를 걷고 있습니다. 이슬에 미끄러지는 것이 약점이고 빗물에 강한 것이 장점이지만 어정쩡한 위상(位相)과 얕잡아 보는 시선에는 속수무책이었지요 난들 왜 기차표 운동화이고 싶지 않았겠어요 단지 질기다는 경제적 이유로 발바닥과 열을 낸 나날들 그렇게 소모되어도 따뜻한 것이 되고 싶었지요 가끔 송사리를 가두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했음이 너무 기특했어요 아직 걷고 있음이 사양하고픈 축복이지만 그렇지만 날이 저물어도 우리는 가야 해요 열심히 달리면 공짜로 공책과 연필도 생기는 그 화려한 축제는 가을 하늘에 고스란히 남아 아직도 가슴을 뛰게 해요. 소풍과 더불어 운동회는 김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다.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둘러앉아 음식을 나눈다. 알싸한 사이다는 왜 그리도 달콤한지, 세상을 다 얻은 듯 했다. 펄럭이는 만국기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뛰었다.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 꿈이 얼마나 원대한 것인지 절실히 느껴진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5-02-26

떠안는 빚 ‘상속포기’·‘한정승인’ 골든타임 ‘사망 후 3개월’ 지켜라

최근 상속세를 둘러싼 논쟁이 시끄럽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상속’에는 ’돈’만 상속되지 않고 ‘빚’도 있다는 것에는 주목해야만 한다. 혹시라도 친족이 사망해 자신이 고인의 상속인이 되었다면, 최소한 상속되는 재산이 플러스일지 마이너스일지 정도는 확실하게 알고 대처하는 것도 일종의 재테크다. ① 자신이 상속인이 되는 순간부터 빠르게 체크 해야할 일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장례식을 경험하는 횟수도 늘어난다. 때론 자신이 유족의 자리에 서기도 한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큰일을 겪는 경황중에 자신도 모르게 때론 상속 분쟁에 얽혀드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요즈음은 스마트폰 시대라 부모-자식, 남편-아내,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법통계에 따르면 법원에 접수되는 상속관련 사건이 2019년에는 4만3799건이었지만 계속 증가추세를 보여 2023년에는 불과 4년만에 1.3배인 5만7567건까지 증가했다. 현행법상 피상속인(사망자)의 재산은 특별한 유증이 없다면 상속 순위와 법정배분비율에 따라 상속된다. 흔히 상속을 받는다면 뭔가 큰 돈이 들어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 게다가 점차 한국사회가 고령화되고 있고 심지어 젊은 청년층에서는 각종 코인 등과 같은 ’일확천금’을 노리다 빚더미에 빠져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에 이르는 사람도 허다하다. 우리가 상속을 생각할때 주목해야할 핵심이 바로 거기에 있다. 상속재산에는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이 있고 상속은 이 두개를 모두 물려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극재산이란 건물, 토지 등 부동산부터 예금, 보험금, 연금 등 금융자산 다시말해 ’돈’이 되는 재산을 말한다. 반면 소극재산은 은행 등에서 받은 각종 대출(신용대출, 카드론, 보험약관대출, 주택담보대출 등)부터 고인이 사망직전까지 사용한 신용카드 미결제대금, 친척 등 개인에게 빌린 차용금이나 보증채무까지 모두 포함하는 마이너스재산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빚’이다. 슬픔 속에서 장례를 허겁지겁 치루는 동안 법적인 기한(사망후 3개월 이내)을 넘겨서야 자신이 빚(적극재산소극재산)만 상속받게 된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사례는 정말 많다. 생전 고인과의 친밀도, 추억 등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상속인 자신의 노후 생존과 재무상황과 직결되는 문제다. 자신이 ‘빚’만을 책임지게 될지, 10원이라도 재산에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될지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반드시 확인해야만 한다. 일단 자신이 고인(피상속인)의 상속인 신분이 되었다면, 당장은 장례에 집중하더라도 반드시 주의해야할 사항, 그리고 절대 고인의 재산상황을 확인하기 이전까진 하지 말아야 할 행동/행위를 기억해두자 이것도 크게 보면 자신의 재테크 영역이라고도 할수있다. 법정시한을 넘기거나 빚이 더 많은 것을 알게돼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신청하고 싶어도 이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모두(빚까지 포함) 상속받겠다는 의사표시(단순승인)가 이루어진 것으로 법적인 판단이 내려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② 빚이 많을지(적극재산소극재산) 모를 때 상속인이 하면 안될 행동/행위 △ 고인의 재산(물건)을 매각/처분하는 행위 △ 고인 예금을 인출하거나 급여/퇴직금 등을 받는 행위 △ 고인 명의 전세금, 임대차보증금 등의 수령 △ 보험수익자가 본인(피상속인)인 보험금의 수령 △ 피상속인 명의 카드를 사용하거나 고인이 빌려준 돈을 대신 받아 쓰는 행위 △ 각종 피상속인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이나 합의금의 수령 △ 부동산의 상속등기, 고인명의 자동차 등의 이전등록 △ 마지막으로 자신도 잘 아는 정말 고마웠던 피상속인의 지인에게 빌렸던 돈을 고인 대신 갚는 행위(매우 중요) 등이다. 이상의 행위나 행동을 하는 순간 이후 빚이 더 많음을 확인하고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하고 싶어도 이 행동/행위들로 인해 이미 ‘단순승인(모두 상속)’했다고 법원이나 채권자들이 판단/주장하는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가장 발생하기 쉬운 실수로는 예기치 않은 장례로 피상속인 소유 자동차를 사용(피상속인 재산의 사용수익)하거나 손에 잡힌 고인의 신용카드(직불카드 등도 포함)를 생각없이 필요한 물품 대금의 결제에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③ 사망신고시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를 반드시 신청 고인의 상속재산을 파악할 최고 좋은 수단은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다. 직접 시·군·구·읍·면·동 주민센터(동사무소, 구청 등)를 방문해 사망신고시 같이 신청하거나, 온라인으로 정부24에서 ‘안심상속 통합처리’를 신청할수도 있다. 이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2015년 6월 첫 서비스가 시작되어 아직 잘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고인 재산의 대부분은 이것으로 거의 파악할 수 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이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150만명에 이른다. 고인(피상속인)의 금융 재산은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서비스’를 신청해도 된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하면 자동으로 가입 처리되어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1~2주 정도 지나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 이때 신청자의 금융인증서(공동인증서 등)와 ‘접수번호’는 반드시 필요하다. 금융기관 성격에 따라 저축은행연합회 산하 기관의 경우에는 20일이 지나야 조회되기도 한다. 이 서비스에는 피상속인 명의(조회신청일 기준)의 모든 금융채권(각종 예금, 보험계약, 예탁증권, 공제 등), 채무(대출, 신용카드대금, 지급보증 등 우발채무 및 특수채권, CB사가 보유한 비금융상거래채무정보 등) 및 피상속인 명의의 국민주, 미반환주식, 대여금고 및 보호예수물, 보관어음 등 정보가 있는 금융회사와 각종 세금 과태료 4대보험료와 임금 체납여부 등 공공정보 및 상조회사 가입여부까지 나온다. 다만,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는 금융회사의 계좌 존재 유무 또는 예금액·채무액만 통지된다. 더 자세한 내역을 알려면 해당 조회서비스에 기록된 기관별 연락처 등을 통해 금융기관별로 조회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④ 마지막으로 피상속인의 순재산이 마이너스(적극재산소극재산)라면 법률전문가를 찾자 금융감독원의 서비스 조회화면을 통해 고인의 금융자산/부채가 파악되고, 각 구청 등에서 부동산 정보(자동차 포함)까지 보내오면 대략적인 윤곽을 알수있게된다. 만약 빚이 더 많다고 확인되는 순간 이때부터는 변호사/법무사 등 법률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상속포기/한정승인/상속파산 등을 홀로 진행할수있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채권자 종류(은행, 보험, 대부업체, 개인 등)가 많을 수록 대응하면서 배당/청산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단순승인’이 아닌 ‘한정승인’, ‘상속포기’ 등으로 진행되야한다면 피상속인 사망 후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만 하는 법적 제한시간이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만 한다. /김진홍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2-26

고고한 향과 웅장한 수형… 그 신성함에 홀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비 심리가 변화하면서 그중에도 여가 비용 상승이 증가하고 있다. 제한됐던 사회적 활동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작용한 탓일까 ‘지금 제대로 즐기자’라는 태도로 높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특히 현장성을 중시하는 공연과 스포츠 이벤트의 인기가 급증하며 2024년 프로야구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기록했다. 또한, 젊은 세대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을 중시하며 고가의 소비를 망설이지 않는다. 이는 특별관 영화, 팝업스토어, 체험형 전시 등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으며, 여행 또한 단순한 휴식이 아닌 개성과 가치를 반영한 경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나즐로(나 홀로 즐거운) 명품 노거수와 숲 탐방 체험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작은 여가 비용으로 큰 즐거움의 개성과 가치를 반영한 체험을 하고 있으니 일찍부터 트렌드 변화의 감을 잡은 탓일까. 오늘도 경북 울진군 죽변면 화성리 산 190번지 천연기념물 향나무 노거수와 마주하고 서 있다. 향긋한 향기가 몸을 감싸면서 혈류를 타고 나의 가쁜 숨소리를 잠재운다. 경사진 산자락을 타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니 숨이 찼다. 심호흡으로 숨 차는 것이 진정되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기분도 또한 상쾌했다. 웅장한 향나무를 톺아보았다. 거대함과 묘한 줄기의 뒤틀림에서 나오는 곡선의 아름다운 미가 눈을 사로잡고 무한한 즐거움에 감정선이 미세하게 떨렸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흥이 일어나 몸에 저절로 소름이 돋는다. 웬만한 아름다움에도 쫓기는 일상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나친 일들이 부지기수인데 이렇게 고요한 나무 아래에서 나 홀로 흥분하고 있으니 이 또한 무슨 괴이한 일인가. 공활한 푸른 가을 하늘처럼 내 마음 또한 그같이 한량없다. 화성리 마을 뒷산 자락 중턱에 살아가고 있는 향나무는 나이가 약 500살로 추정되며, 키는 14m, 가슴 높이 둘레 4.5m의 우산 모형의 수형이다. 외과 수술을 하였지만, 아직도 건강한 모습이다. 향나무는 측백나뭇과에 속하는 상록 침엽 교목으로, 노송나무라고도 불린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세로로 얇게 갈라지며, 꽃은 4-5월에 피며 열매는 9-10월에 자흑색으로 익는 나무이다. 주로 정원수나 관상용으로 가꾸며, 목재는 특유의 향기가 좋아 귀중한 가구재나 약재로 사용된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과 울릉도에 주로 자생하며, 중국, 일본 등에도 분포한다. 향나무는 전국에 골고루 분포하고 널리 심었던 자원식물이다. 한반도 동해안의 나무이고, 한국인의 나무라는 것을 노거수 탐방으로 알 수 있었다. 향나무 자생 개체군은 오랫동안 남획되었다. 일상에서 흔히 보는 향나무는 모두 심은 것으로 유래 되는데, 이는 민속 생활 문화와 무관하지 않은 결과이다. 고급 향의 재료로 향나무를 주목했던, 유교문화가 창성한 조선시대에 더욱 성행했다. 향교, 서원, 사찰, 무덤, 우물가 등 사람이 관리하는 장소에서 흔히 보는 크고 작은 향나무는 그런 맥락의 문화적 소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식물생태보감에 김종원 교수는 “일본열도에서 향나무 자생지라고 알려진 사례는 여태껏 없다. 오히려 식재 기원이라는 방증만 차고 넘친다. 모두 6세기 백제에서 전래된 불교문화가 크게 번창했던 곳이다”라고 기술하여 향나무는 동해안의 나무이고 한국인의 나무임을 말하고 있다. 가이즈카(Kaizuka) 향나무를 일본 나무로 알고 배척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이는 잘못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 얼마나 맺힌 원한이 많으면 그럴까 싶다. 향나무 노거수가 무슨 요술을 부리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 고요한 수림 속에 향나무와 마주하며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 데 왜 이렇게 기분이 상쾌하고 좋을까? 나무가 뿜어내는 향기를 내가 들이마시고 사람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를 나무가 받아 마시며 교호 작용하는 탓일까? 그 동안 도시의 혼탁한 공기 속의 양이온에 몸의 균형은 깨어지고 찌들어 그로 받은 스트레스는 일상의 생활을 그리 유쾌하지 못하게 했다. 양이온 과다 흡수로 우리 몸의 신경전달 물질의 일종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과다 촉진되어 자극에 대한 반응을 무디게 만들었다. 신체에서 보내는 여러 가지 정보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니 늘 몸이 무겁고 마음도 개운하지 못했다. 세로토닌의 생성을 막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에서 지내는 것이 최상이 아닐까 싶다. 음이온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숲에 많고 특히 향나무,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림에 더 많다고 한다. 향나무에서 나는 향기는 우리의 심장과 신경, 근육 등 자율 신경을 진정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이는 세포의 장기 기능을 강화하여 혈액을 정화하고 혈액 순환도 잘 되어 혈색까지 좋아지니 즐기면서 건강도 챙기는 이보다 더 좋은 여가 체험이 있을까 싶다. 우람한 줄기의 거친 질감에서 세월의 흔적과 강인함을 느끼고, 독특하게 휘거나 꼬이거나 구부러진 모습에서 곡선의 아름다운 미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중앙 원 줄기에는 갈라진 틈이나 옹이가 오랜 세월 동안 자라면서 형성된 특징적인 무늬 또한 특별했다.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가지가 땅으로 처져 있었다. 그러나 일부 가지는 그와 반대로 하늘 높이 쭉 뻗어 자란 모습에서 자유 분망함과 힘찬 삶의 생기를 느꼈다. 처진 가지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받들어주기 위하여 지지대를 무려 10개나 세워 놓았다. 주변에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고 천연기념물이라는 안내 표시판도 설치해 놓았다. 주민들의 나무사랑 자연관을 엿볼 수 있었다. 동해안에는 향나무 노거수가 많다. 보호수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돌보는 노거수가 부지기수다. 서해안과 남해안 마을과는 색다른 풍광이다. 동해안 마을공동체는 뜻을 모아 특정 공간에 향나무를 심어 기르며 마을 안녕과 평화,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신성한 곳을 지켜 내는 일을 향나무에 의탁한 셈이다. 이는 매향(埋香) 문화의 시발점 혹은,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 울진 화성리 천연기념물 향나무 노거수 줄기는 상록 교목성으로 곧게 자란다. 잎의 조건에 따라 둥치에서 구분되기도 한다. 약간 적갈색이고, 세로로 잘게 갈라지면서 떨어지는 껍질 질이 발달한다. 굵고 늙으면 속이 빈다. 잎은 길이 약 1.5mm. 비늘잎은 묵은 가지에서 나고, 긴 원통형으로 빼곡하게 모여 달린다. 길이 약 1cm 비늘잎은 보통 2~3개씩 돌려나면서 달리고, 닿으면 다칠 정도로 날카롭다. 비늘잎은 어린줄기나 상처를 심하게 입은 줄기 또는 가지에서 주로 나고 협한 생육 조건일수록 많다. 노간주나뭇잎은 길이 2cm 정도로 예리한 비늘잎이 있다. 측백나뭇잎은 비늘잎이 붙어서 납작하고 부챗살처럼 펼쳐진다. 꽃은 4~5월에 피고, 암수딴꽃이지만 암수한몸도 흔하다. 비늘잎이 변형된 묵은 가지에 피며 암꽃은 짧은 비늘 잎줄기 끝에, 수꽃은 눈에 띌 정도로 긴 비늘 잎줄기 끝에 달린다. 열매는 방울열매로 씨가 2, 3개 들어 있고, 겉이 흰 가루 같은 것으로 덮인다. 서식처는 해안단구 및 해식애 절벽 바위, 내륙 하식애 석회암 등이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5-02-26

고령군 ‘그린바이오 산업 원료·소재 거점도시’로 거듭난다

[고령] 고령군(군수 이남철)에 미래 농업을 선도적으로 주도할 첨단 농업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미래에 대응하고 농업의 산업화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바이오 산업’의 기반이 될 ‘그린바이오 소재 산업화시설’이 고령군 개진면 양전리 일원에 구축될 예정인 것. ‘그린바이오 산업’은 농업생명자원에 생명공학 기술 등을 접목해 농업을 포함한 전후방 산업 전반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이다. 정부는 농식품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낼 동력이 되고,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타 산업과의 연계도 가능한 미래형융합산업, 그린바이오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적극적으로 육성 정책을 추진 중이다. 2026년까지 총 98억 원이 투입되는 ‘그린바이오 소재 산업화시설’은 식품 또는 공산품의 원료가 되는 작물을 표준화된 재배기술로 대량 재배해 그린바이오 산업계에 공급하는 첨단농업시설이다. 시설은 8~10단의 수직배지 형태의 농장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여기에 대량 재배공간 뿐만 아니라 기업실증 협업공간과 작물재배 선행연구 공간 등도 운영해 앞으로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작물을 추가적으로 연구·재배·실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군은 그린바이오 소재 산업화시설을 기점으로 ‘그린바이오 산업 원료·소재의 거점도시’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관련 부서들과 함께 사업추진단을 구성했다. 향후 그린바이오 소재 관련 기업 투자유치 및 각종 기업 지원사업 등을 추진할 고령군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농업 첨단 미래산업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고령군 관계자는 “2025년 내에 산업화 시설 설계를 완료해 착공할 예정이고, 올 상반기에 계획돼 있는 농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공모사업에도 선정되기 위해 경북도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농업을 기업 중심의 융합산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그린바이오 산업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신산업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이를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5-02-26

◇영남대

▷대학본부 △기획조정처 부처장(전략평가팀장·융합통합지원팀장 겸직) 손판규 △총무처부처장 전상형 △총무처 부처장(개인정보보호책임관·총부정보보호팀장 겸직) 전용하 △AI스마트교육센터 부센터장(스마트교육기획팀장 겸직) 김종찬 △사회공헌지원팀장(ESG운영팀장 겸직) 권혜중 △혁신사업팀장 김종호 △미래차부품사업단 운영관리팀장(기획확산팀장 겸직) 배재완 △비서팀장 천종률 △유학생입학팀장 강이욱 △홍보팀장 권오상 △구매팀장 권오원 △산학협력기획팀장 김만석 △지방대학활성화사업단 사업운영팀장 김재만 △국제개발사업팀 팀장(산학연구처 팀장·글로벌사업팀장 겸직) 김정우 △장학팀장(건강관리센터 행정실장 겸직) 서예림 △재무팀장 이승우 △교원인사팀장 이우원 △국제협력팀장 이정춘 △스마트교육콘텐츠팀장 강보영 △예산팀장 고인석 △시설운영팀장(산학협력단 팀장 겸직) 김찬호 △기획조정팀장(자산정책팀장 겸직) 김효관 △진로취업지원팀장(현장실습지원팀장 겸직) 노경윤 △학생지원팀장(학생상담센터·장애학생지원센터 팀장 겸직) 유시섭 △유학생지원팀장 조민정 ▷대학 및 대학원 △박정희새마을대학원 행정실장(부장급) 도준홍 △경영대학 행정실장(부장급)최종은 △글로벌인재대학 행정실장 신승환 △인문대학 행정실장 이혜영 △대학원국제팀장 송보경 ▷부속기관 △한국어교육원 행정실장 손대형 △언론출판문화원 행정실장(박물관 학예팀장겸직) 이원영 △생활관 행정실장(고시원 행정실장 겸직) 주용출

2025-02-26

신진교 계명대 교수 ‘우수경영학자상’

계명대학교 신진교사진 교수 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69기 한국경영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제11회 우수경영학자상을 수상했다. 우수경영학자상은 한국경영학회의 운영 공헌과 산·학·연 협력을 통한 경영학 발전에 기여한 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신 교수는 학술적 연구성과와 함께 산업계와의 실질적 협력을 통해 경영학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모교인 계명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대외협력처장, 경영대학장, 정책대학원장, 타불라라사 대학 학장, CK-1 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는 대구전략산업기획단장, 대구 테크노파크 정책기획 자문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대외 활동을 펼치며 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신 교수는 “이번 수상은 함께 연구하고 협력해 온 동료 학자들과 산업계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한국 경영학 발전과 산·학·연 협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신 교수는 계명대 대구경북사회혁신지원단 단장, 실크로드연구원 원장과 사단법인 산학연구원장을 맡아 지역사회 발전과 학문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영학의 실용적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한국경영학회는 매년 동계학술대회에서 연구 업적과 산업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경영학자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2-26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에 전기차 완충”

포스텍 연구팀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인 3분 만에 전기차를 초고속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원배사진 포스텍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교수와 강송규 박사 연구팀은 ‘망간(Mn)-철(Fe) 산화물’ 음극재에 고극성의 불소화 계면층을 도입해 고용량과 안정성을 갖춘 혁신적인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공학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앞표지 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음극재는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금속 산화물이 나노 크기의 강자성 금속으로 변환되며 일반 음극재에 비해 더 많은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다. 또 전극 내 이온과 전자 전달을 촉진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며, 부피 변화로 인한 변형력도 효과적으로 완화했다. 그 결과 약 3분 이내의 급속 충전 조건에서도 상용화 음극재 대비 최소 140% 이상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300번의 급속 충·방전 사이클 후에도 92% 이상의 용량 유지율을 기록하며 안정성도 확보했다. 김 교수는 “고극성 계면 제어 기술을 통해 고에너지밀도 음극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내구성, 충전 속도를 모두 향상시킬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2-26

영진전문대, 8년 연속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영진전문대학교가 법무부·교육부가 시행하는 ‘2024년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QAS) 평가에서 8년 연속 인증대학에 선정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전문대학 중 유일하게 학위과정과 어학연수과정 두 개 분야에서 동시에 인증을 획득했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는 법무부와 교육부가 외국인 유학생의 불법 체류를 방지하고, 대학의 국제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이다. 영진전문대는 국제교류협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한 결과, 2025학년도에는 25개국에서 총 65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학업을 이어가게 됐다. 국가별로는 중국, 일본, 몽골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지역과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튀르키예(유럽)까지 폭넓게 확대됐다. 영진전문대는 IEQAS 평가 인증과 함께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는 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GKS) 사업에도 선정됐다. 이 사업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학비 및 생활비 지원해 한국에서 안정적인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정부 주관의 장학 프로그램이다. 현재, 영진전문대에는 GKS 사업을 통해 15개국 출신 외국인 유학생 4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올해에는 27명이 새롭게 선발돼 다문화 캠퍼스 환경이 더욱 활성화될 예정이다. 외국인 유학생과 내국인 학생 간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데이’, ‘한국문화체험’, ‘한국어 숏폼 경진대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으로, 이를 통해 다문화 환경 속에서 글로벌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상표 국제교류원장은 “이번 IEQAS 평가 인증을 통해 영진전문대가 글로벌 대학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2-26

혁신적 장학 제도로 미래인재 육성 앞장

계명문화대학교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과 자기주도적 역량 개발을 위한 다양한 장학제도로 교육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계명문화대는 지난 14일 학위수여식에서 KMCU 통합마일리지 장학금과 KMCU-CAP 인증제 장학금으로 총 1억원을 지급하고 우수 학생들에게는 KMCU-CAP 인증서를 수여했다. KMCU-CAP 인증서를 받은 학생 수는 지난해 17명에서 올해 87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학생들이 학점 외에도 자기주도적 성장과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교과 외 활동을 통한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된 KMCU 통합마일리지 장학제도는 올해 총 866명의 학생에게 혜택을 제공해 대학 내 비교과 프로그램 참여율을 크게 높였다. 이러한 제도는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 협업 및 리더십을 배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의 혁신 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계명문화대의 장학제도 운영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지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박승호 총장은 “계명문화대는 학생들이 학업 이외의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장학 제도를 마련해왔다”며 “KMCU 마일리지 제도와 KMCU-CAP 인증제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줌으로써 미래 사회의 핵심 인재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계명문화대학교는 이번 장학금 지급과 인증제 운영을 토대로 앞으로도 비교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2-26

임직원 200여명 참여 2025 경영비전·전략 방향 공유

2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이동렬)는 본사 대회의장에서 임직원 간의 상호 공감대 형성을 위한 ’2025년 상반기 타운홀미팅’을 개최했다. 이번 타운홀미팅에서는 이동렬 포항제철소장과 다양한 부서와 직급의 일반직원 200여 명이 참석해 회사의 경영철학과 실행전략을 공유하며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인기 TV 프로그램(유 퀴즈 온 더 블럭) 형식의 토크쇼를 접목하고 모바일 실시간 투표 시스템을 도입해 높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에 따르면 이 행사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진행해 아쉽게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직원들도 함께 행사를 즐겼다고 한다. 임직원 간 서로의 생각을 알아보는 밸런스 게임을 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된 행사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이 소장은 사전 설문조사로 조사된 직원들의 궁금사항과 건의 사항을 듣고 자신이 직접 성심성의껏 답변하며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이 소장이 자신의 경영 비전과 올해 실행 목표를 발표했다. 직원들은 이 소장의 철학에 공감하는는 한편, 궁금한 사항은 즉석에서 질문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행사에 참여했다. 이번 타운홀미팅에 참여한 한 직원은 “신임 소장님의 비전과 생각이 궁금했는데 직접 설명 듣고 궁금한 점을 소통할 수 있어 유익했다”며 “사무실에 돌아가면 오늘 들은 회사의 경영전략 달성을 위해 나는 현업에서 무얼 해야 할지 고민해야겠다”고 전했다. 한편,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선 현장에서부터 직원 고충을 경청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지속하여 안전하고 행복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02-26

지난해 신용카드 해외사용 31조 ‘사상최고’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금액이 217억2100만달러(약31조1000억원 상당)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4년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신용카드(체크카드 포함) 해외사용 금액은 모두 217억2100만달러(약 31조원 상당)로 집계됐다. 종전 최고기록이었던 2023년(192.2억달러)보다 13.0%가 늘어나며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1장당 평균 사용액은 300달러인데 반해, 해외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사용한 실적은 214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총사용실적에서도 국내 거주자의 해외 사용액(217억2100만달러)에 비해 해외의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사용한 사용액은 절반수준(54.8%)인 119억 9000만달러에 그쳤다. 또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전년대비 5.4%증)보다 체크카드(전년대비 37.8%증) 사용액이 크게 증가했지만 절대 규모에서는 총 카드사용액(217억2100만달러)가운데 71.3%에 해당하는 154억8700만달러가 신용카드를 이용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수는 2023년 2272만명에서 지난해에는 26.3%가 증가한 2869만명에 달한다. 또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해외 직집구매액은 같은 기간 51.1억달러에서 58.3억달러로 전년대비 14.0%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은 “ 해외여행수요 증대에 따른 내국인 출국자 수의 증가, 온라인쇼핑을 통한 해외 직접구매 증가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2-26

정몽규, 축구협회장 4연임...85% 득표로 재입성...투데이 핫 클릭!

28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선임됐다. 회장 선거 승리가 연속 4번째다. 이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정몽규 현 회장은 신문선 명지대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등 경쟁자를 압도하며 회장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유표투표수 182표 중 156표를 얻은 정 회장은 복잡한 결선 투표 과정 없이 4연임 축구협회장으로 결정됐다. 득표율은 85.7%. 함께 선거에 나선 허정무 후보는 15표, 신문선 후보는 11표를 받는 것에 그쳤다. 지난 2013년 축구협회장으로 첫 당선된 정 회장은 이후 3차례 연임을 이어가며 오는 2029년까지 2천억 원의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축구협회를 이끌게 됐다. 그간 ‘장기 집권’에 따른 비판과 불협화음이 없지 않았으나,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 표 차이로 다시 회장에 오른 정몽규는 임기를 채운다고 가정할 때 역대 최장인 16년간 축구협회를 주도한 인물이 된다. 한편, 소식을 접한 축구팬들은 인터넷 댓글과 SNS 등에서 정 회장의 4연임을 두고 “정 회장의 과도한 욕심이 걱정스럽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등 찬반양론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26

탈북작가 공동 창작집 ‘사람이 운다’ 출간

탈북작가 공동 창작집 ‘사람이 운다’(예옥)가 출간됐다. 이 책은 북한 현실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넓히고, 탈북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자 서울대 국문과 방민호 교수가 2016년부터 추진한‘남북 작가 공동 창작집’, ‘탈북작가 공동 창작집’ 출간 작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이번 창작집은 (재)통일과 나눔의 후원을 받아 기획됐으며,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김정애, 김유경, 도명학, 설송아, 송시연, 위영금, 이지명 작가 등 7명이 참여해 소설 7편, 시 10편 등 총 17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작품들은 탈북 이전 북한에서의 삶과 탈북 과정, 그리고 한국 정착 이후의 생활 전반을 다루며, 보편적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들은 사랑과 배신, 체제와 예술, 자유와 억압이 교차하는 인간의 갈등과 선택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김정애 작가의 ‘나비’는 고난의 행군 시기, 극심한 기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비와 곤충을 먹으며 연명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다. 도명학 작가의 ‘여행자 집결소’는 길주군의 악명 높은 집결소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와 강제노동,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리얼하게 묘사한다. 송시연 작가의 ‘사람이 운다’는 북한의 정치적 숙청과 연좌제로 인해 한 가정이 겪는 비극을 조명하며, 이지명 작가의 ‘배신’은 세 남녀의 얽힌 인연을 통해 사랑과 배신, 기다림과 현실, 그리고 인간관계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김유경 작가의 ‘마지막 쇼’는 예술을 향한 갈망을 끝까지 놓지 않은 성악가가 마지막 공연에서 최후를 맞이하기까지의 비극적인 운명을 조망한다. 설송아 작가의 ‘내 사랑은 강남스타일’에서는 학생들에게 한국 춤을 가르치다 체포당한 한 여인이 자신을 심문하는 공안조사관이 된 과거 연인과 재회하여 겪은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젊은 세대가 겪는 문화적 갈망과 체제의 억압, 그리고 사랑과 자유를 향한 용기 있는 선택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위영금 시인의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에는 분단으로 인해 생이별을 겪은 이들의 슬픔과 재회에 대한 간절한 바람과 같은 길고도 복잡한 마음이, 간명하게 압축된 시어들을 통해 제시되는 독특한 미학이 드러난다. 예옥 관계자는 “탈북작가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보다 입체적인 ‘탈북민’이라는 존재를 만날 수 있다. 또한, 탈북작가들의 언어적 자원을 통해 변화하는 북한 사회의 현재적 상황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며 “그들의 서사는 보편적인 인간의 삶과 가치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