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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이재명 대권 묵과 않겠다… TK가 판 뒤집을 때”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예비후보는 9일 “이번 대선은 TK(대구경북)가 판을 뒤집어 엎을 때”라고 했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후 “이재명 대표가 대권을 거머쥐는 목전에 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이 상황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언제까지 TK가 매번 지지만 해주고 이렇게 결국 실망감만 얻는 그런 지역이 돼야하나”라며 “새로운 정치, 새로운 보수의 시작을 TK에서 일으켜 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홍 시장이 자신을 향해‘결국은 우리 쪽으로 오게 될 거다’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홍 시장과의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홍 시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긴밀하게 대화할 정도로 정치적으로 많은 상의를 한다”며 “홍 시장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책임감 있게 젊은 세대의 정치 문화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 예비후보는 대구국제공항 이전과 관련해 “10조 가까운 돈을 집어넣어야 될 상황인데 그것만이 능사겠느냐”라며 “부산의 젊은 세대도 가덕도신공항 대신 다른 걸 하면 오히려 우리가 잘 되지 않을까라는 얘기한다”고 말했다. /장은희 기자 jangeh@kbmaeil.com

2025-04-09

대권 도전 이철우 컷오프 장벽 뚫고 본 레이스 펼칠까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국민의힘 경선에 뛰어들었다. 경북지사가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김관용 전 경북지사에 이어 두번째다. 김관용 전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11.7%의 득표율을 얻어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 지사가 과거 김 전 지사의 성적표를 뛰어넘고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에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가 관전포인트다. 국민의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 민심을 얼마나 얻느냐가 대선 가도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을 살리는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경북도 정무부지사, 3선 국회의원(김천), 재선 경북지사 등의 경력이 말해주듯 그는 TK는 물론 지방을 누구보다 잘 아는 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는 출마 이유로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국가 균형발전을 제시했다. 이 지사가 이날 국민의힘 경선에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같은날 출마를 선언한 TK출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오는 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홍준표 대구시장 등과 TK표심을 얻기 위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이 지사가 TK표심을 얼마나 얻느냐에 따라 대선 혹은 대선 이후 정치적 입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다면 보수진영의 구심점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국민의힘 1차 경선에서 컷오프 된다면 ‘3선 경북도지사’도전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지사가 현재 상황에선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아 유의미한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TK에서의 지지도 상승 여부가 향후 확장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지사가 TK정치권의 좌장 등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TK를 넘어 영남 전체와 수도권까지 지지도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며 “단기간에 유권자들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이 지사만의 특화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4-09

‘6·3 조기 대선’ 맞춰 분주해진 여야 정치권

여야 정치권이 6·3 조기대선에 맞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5월 3일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한 국민의힘에서는 하나둘씩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이미 안철수 의원과 이정현 전 대표가 지난 8일 출마선언을 했고, 9일 대구·경북(TK) 출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 입당 절차를 마치고 “저에게 내려진 국민의 뜻을 받기로 했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이날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서 출마 선언을 한 후 국회를 방문해 출마를 선언했고, 유정복 인천시장도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14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TK출신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 선언 시점을 고심하고 있으며, 일부 현역의원들도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특히 당 안팎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 대행도 요즘 언론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그분을 선호하는 많은 의원이 계시고 지역구민도 그렇다”며 “아주 파렴치한 이재명 같은 사람 빼고는 모든 분이 후보 등록하는 것에 대찬성”이라고 말했다.다만,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출마러시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자칫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잡룡들의 경쟁’으로 희화화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은 두 차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대선 경선 후보자를 각각 4명, 2명 순으로 압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민주당도 6·3 대선 일정에 초점이 맞추면서 대선에 출마할 후보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TK출신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전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10일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두관 전 의원은 각각 9일, 7일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했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출마 선언도 임박했다. 이들이 이재명 대세론을 꺾고 의미있는 성적표를 낼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형남기자

2025-04-09

국토부, 맞춤형 특화주택 공모

정부에서 네가지 유형의 맞춤형 특화주택을 공모한다. 최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청년, 고령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특정 수요자에 맞춘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공공주택사업자(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등)를 대상으로 특화주택 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화주택은 거주공간과 함께 사회복지시설, 돌봄공간, 도서관, 공유오피스 등 다양한 지원시설도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모에 선정된 사업은 국가가 지원하는 주택도시기금 출·융자 등을 통해 지역 여건에 맞는 특화주택을 적재적소에 공급할 수 있다. 이번 특화주택 공모는 7일부터 6월 8일까지 약 60일간 진행한다. 이후 제안서 검토, 제안사업 현장조사(국토부·LH), 제안발표 및 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8월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모사업 유형은 △지역제안형 특화주택 △고령자 복지주택 △청년특화주택 △일자리연계형 지원주택이며, 유형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역제안형 특화주택은 지난해 하반기 공모부터 도입된 유형으로 지자체 등 사업시행자가 출산, 귀농·귀촌 장려 등을 위하여 지역 수요에 따라 입주자격, 선정방법, 거주기간 등을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 유형의 경우에는 지역 맞춤형 설계 및 주민 수요 반영, 정부 및 지자체 정책과 연계 용이성, 지역활성화 기여 등의 장점이 있다. 고령자 복지주택은 미닫이 욕실문, 안전손잡이 등 주거약자용 편의시설이 적용된 임대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을 함께 설치하여 주거와 복지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임대주택이며, 65세 이상 무주택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경로식당, 건강상담실, 교양강좌실 등 건강지원시설과 여가지원시설을 갖추고 있어 입주자 만족도가 높다. 청년특화주택은 도심 내 청년층 주거안정을 위해 역세권 등 우수입지에 청년 선호 평형, 붙박이(빌트인)가구 등을 반영한 주거공간과 특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대주택이며, 결혼하지 않은 청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일자리연계형 지원주택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주거비 경감 등을 위해 공유오피스, 창업센터 등 특화시설을 함께 제공하는 임대주택이며, 창업가, 중소기업 근로자, 산업단지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04-09

‘오송역 서한이다음 노블리스’ 사전점검 ‘호평’

(주)서한이 역외사업으로 진행한 ‘오송역 서한이다음 노블리스’의 사전점검에서 입주예정자들의 높은 만족도가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신축 아파트의 하자 문제로 입주민 불만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거둔 성과라 더욱 주목된다. (주)서한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진행된 ‘오송역 서한이다음 노블리스’의 입주예정자 사전점검을 진행했다. 당시 전체 1113세대 중 99%에 해당하는 1105세대가 점검에 참여, 높은 방문율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방문한 소비자들은 “크게 하자가 없어서 만족한다”, “대단지의 차별화된 조경과 수영장 등의 커뮤니티가 너무 좋은 것 같다”, “대형평면이라 공간도 품격이 있고 작은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애쓴 흔적들이 보여서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입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송역 서한이다음 노블리스는 충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봉산리 1530번지 일원에 위치하며, 지하 1층∼지상 25층, 전용 101∼182㎡ 총 1113세대 규모로 조성됐다. 오송 지역 내 최고급이자 최대 규모의 단지로 지난 2022년 정당계약 기간에 100% 계약을 달성한 바 있다. 모든 세대를 남향으로 배치해 자연 채광과 탁 트인 조망을 극대화했으며, 주변 단지에서 보기 힘든 수영장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과 테마가 있는 고급 조경을 갖춰 ‘서한이다음’ 브랜드가 전국 프리미엄 아파트 시장에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주)서한의 김병준 전무는 “입주자 사전점검을 성공적으로 마쳐 기쁘다”며 “입주민 여러분께서 만족하실 때 비로소 우리의 노력도 의미를 가지는 만큼 앞으로도 모든 직원이 ‘오직 좋은집’이라는 이념아래 품질 최우선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한편 (주)서한이 입주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점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0월 입주한 ‘대봉 서한이다음’과 12월 사전 점검을 실시한 ‘두류역 서한포레스트’ 역시 뛰어난 시공 품질로 입주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으며, 현재까지도 큰 불만이나 민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04-09

대구경북 생산은 늘었지만 소비는 ‘뚝’

2월 대구와 경북지역의 건축착공을 제외한 주요 경제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9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구·경북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지역의 주요 실물경제지표는 제조업 생산과 소비자물가 등 몇몇 지표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경기가 감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지역의 2월중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 증가하고 출하는 2.9%, 재고는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이 제조업 생산도 5.3% 증가하고, 제조업 출하는 6.7%, 재고는 0.2% 증가했다. 지역의 소비를 나타내는 대형소매점의 2월 판매는 대구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7% 감소했으며, 경북에서는 27.0%이 감소율을 보였다. 설비투자지표인 기계류 수입(승용차 제외)은 대구가 36.7% 증가한 반면 경북은 -14.8%였고, 건설투자지표인 건축착공면적도 대구는 248.9% 증가한 반면, 경북은 81.8%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투자수요는 대구가 아직은 경기가 나쁘지 않은 것에 비해 경북지역은 주력인 포항의 철강, 경주의 자동차부품, 구미의 반도체 모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기업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지역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4% 감소하고 수입은 15.7% 증가했으며, 경북에서는 수출은 +6.0%, 수입은 1.7%증가했다. 3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대구는 2.0%로 전달(1.9%)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반면, 경북은 1.9%로 전월(2.0%)보다 상승폭이 미세하게 축소된 모습이다. 2월중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에 비해 0.4% 하락하고 경북은 0.3% 하락해 여전히 부동산경기는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4-09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가르침을 전해주다

지난 3월 22일 토요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화된 산불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인근 지역, 안동, 청송, 영양, 영덕으로 빠르게 번져 수만 헥타르의 산림을 태웠고, 30명의 사망자와 수천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특히, 영양 답곡리 만지송 등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고운사, 국가유산, 주택, 농업 시설물 등 큰 피해를 보았다. 산불 진화에는 헬기와 인력이 총동원하여 가까스로 진화되었다. 피해 주민들이 일상생활로 되돌아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인간의 실수로 재앙을 입었기에 사람은 고통을 참고 견딘다고 하지만, 자연에 살아가는 뭇 생명체는 무슨 죄라고 삶의 터전을 잃고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다. 노거수를 찾아다니며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즐거움을 나누는 나에게는 방송을 통한 현장 모습을 보고는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아직도 산불 진화만큼은 자연의 도움이 필요한데 오히려 비 대신 바람이 불 때면 속수무책이다. 산불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김천 대덕면 조룡리 섬계서원 경내 뒤뜰에 천연기념물 300호로 지정된 유주(乳柱)가 발달한 은행나무가 살아가고 있다. 섬계서원(剡溪書院)에 모신 백촌 김문기 선생이 돌아가신 1400년경에 심은 것으로 보아 나이는 600살, 키 28m, 몸 둘레 12m이다. 그의 앞에 서면 오래되고 거대함에 놀라 저절로 경외심이 발동한다. 그 모습은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스승으로, 친구로 내게 다가온다. 겨울에는 그 무성한 잎을 떨군 채 발가벗겨진 몸에 앙상한 나뭇가지는 바람에 손짓을 보낸다. 겨울은 은행나무의 삶의 쉼표란 생각이 든다. 봄에 작고 연한 잎을 틔워서 여름에 무성한 잎으로 자라 펼치며, 가을에 노란 단풍잎으로 노래한다. 이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은 겨울이다. 스스로 그동안 축적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운다. 어쩌면 이것이 삶의 이치일지도 모른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겨울은 결코 끝이 아니다. 내려놓음 또한 소멸이 아니다. 빈 가지 끝에는 이미 다음 생명을 잉태하는 눈들이 기다리고 있다. 나무가 잎을 떨굴 때, 그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다. 우리도 살아가며 많은 것을 쥐었다가, 때가 되면 놓아야 할 순간이 온다. 그 과정이 허무가 아닌 이유는 내려놓음 속에 또 다른 시작이 있기 때문이다. 겨울 은행나무는 말없이 그 진리를 가르쳐 준다. 황혼의 내 삶에 서원 뒤뜰 묵묵히 살아가는 은행나무는 가지려고만 하고 내려놓지 않으려고 하는 나의 욕심에 또 하나의 교훈을 주었다. 겨울 가지 끝에 잉태한 연둣빛 아기는 잔잔한 바람에 고개를 내민다. 희망의 새싹은 이내 몸을 감싸고 왕성한 식욕으로 몸집을 불리겠지. 지금의 알몸에서 세월의 깊이를 느낀다. 굵고 거친 몸은 마치 오랜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노인의 손등 같다. 삶의 흔적이 새겨진 주름과도 같은 나이테를 가슴에 품고, 수많은 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면서 몸은 더욱더 단단한 근육질로 변했다. 지난여름 푸른 잎들이 생명의 싱그러움을 노래하는 모습이 보인다. 가을 노란 단풍잎이 갈 바람에 춤추는 모습이 보인다. 계절 따라 성장하고 변하는 은행나무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특히, 유주(乳株)는 마치 나무가 흘린 눈물처럼 보인다. 긴 세월을 살아오며 품은 이야기들이 방울방울 맺혀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듯하다. 그것은 자연의 신비이자 생명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수백 년을 살아온 생명의 조각이자, 세월을 꿋꿋이 견뎌낸 존재이다. 한 그루의 나무가 품고 있는 깊은 이야기가, 바라보는 나의 마음을 조용히 감싸준다. 은행나무는 누가 심었는지를 둘러싼 역사적 논쟁이 있는 나무로 유명하다. 가까운 마을에 살고 있는 김녕김씨와 서산정씨 간의 은행나무 노거수의 식재 주체에 대한 서로 자신의 조상이 심었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여 법정 다툼까지 하였다고 한다. 은행나무를 김녕김씨 조상이 심었든, 서산정씨 조상이 심었든,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잘 가꾸고 보호하는가이다. 조선 순조 1802년에 섬계서원을 세울 때 이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터를 잡아 강당과 사당 건물을 배치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나무 밑동에 불이 붙었는데, 지나가던 할머니가 호미로 긁어 불을 껐다는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다. 그리고 왜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서원을 세웠을까? 하는 물음을 던지고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서원은 조선 시대 유학 교육과 성리학 이념을 실천하는 공간이다. 특히, 섬계서원과 같은 지방 서원들은 향촌 사회의 인재를 양성하는 사설 교육기관이다. 학문을 연마하고 유교적 도덕성을 함양하는 공간이다. 은행나무는 그 자체로 교육의 상징일 수 있을 것이다. 뿌리를 깊게 내리고 수백 년을 살아가는 모습은 학문 탐구의 지속성과 연륜을 상징하며, 서원의 강학 활동과도 맞닿아 있지 않을까. 선비들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독서하거나 토론을 벌이며 사색에 잠겼을 수도 있으며, 이는 자연과 조화롭게 학문을 연마하는 유교적 태도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은행나무는 교육교재는 물론 나무 아래 그늘은 교육 장소로 안성맞춤일 것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서원의 높은 뒤뜰에 심어놓은 은행나무는 유생들 뿐만 아니라 마을을 드나드는 주민들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주었을 것이다.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서원의 정원에 자리한 은행나무는 단순한 조경 요소를 넘어 유생들의 학문과 인격 수양에 중요한 교육적 역할을 했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사계절 변화 속에서 성장하는 은행나무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하며, 강한 생명력과 절개를 지닌 모습은 유학에서 강조하는 군자의 덕목과 일맥상통한다. 세월이 변하여 그때 영광은 어디 가고 은행나무는 홀로 서원을 지키며 가끔 찾아오는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섬계서원(剡溪書院)은… 김천시 대덕면 조룡리 445-1에 위치했다. 1802년(순조 2년)에 지방 사림들이 주동이 되어 각도 사림들과 힘을 모아 김충의공 백촌 김문기 선생(金忠義公白村金文起先生)의 거룩한 충절을 추모하여 후학들로 하여금 선생의 충절과 학문을 현양하고 배우게 하고자 창건하였다. 상량문은 성균관 대사성 이노춘(李魯春)이 지었다. 세충사(世忠祠)에는 사육신의 영도자로 1456년 단종(端宗) 복위 모의를 하고 순절하신 공조판서 충정공 백촌 김문기(金文起)를 주향으로 봉안하고 같이 순절하신 맏아들 영월군수 여병제공 김현석(呂甁齊公金玄錫)을 배향으로 모시고 있다. 서원 경내 동별묘에는 영남의 삼현으로 불리우는 반곡(盤谷) 장지도(張志道) 선생과 절효(節孝) 윤은보(尹殷保) 선생, 남계(南溪) 서즐(徐騭) 선생을 추배하였다. 1866년(고종 5년)에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당했다가 1899년에 강당을 다시 세우고, 1961년에 세충사를 복원하고 도·시비 1억7천만 원을 지원받아 보수하고 동별묘를 복원하였다. 도기념물로 지정(2007.12.28.)됐고, 매년 음력 3월 중정일에 유림 행사를 봉행하고 있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5-04-09

‘악성문자 사전 차단’ 스미싱 불안 줄인다

앞으로 결제사기(스미싱) 문자 등의 발송이 사전 차단되어 조금은 안전해질 전망이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디지털 민생 안전을 위해 수립한 ‘불법 쓰레기 편지(스팸) 방지 종합 대책’추진의 일환으로 문자결제사기(스미싱) 등 악성문자를 발송단계부터 차단할 수 있는 ‘악성문자 사전차단(X-ray) 서비스’를 9일 오전 9시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악성문자 사전차단 서비스(X-ray)는 결제사기 문자를 발송단계에서 사전 탐지해 발송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국민들이 악성문자를 수신하면서 겪는 불편과 재산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금까지는 국민들이 문자결제사기(스미싱) 등 악성문자를 수신했을 경우 카카오톡 보호나라 채널 등을 통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하면 신속하게 악성 여부를 판단해 국민들이 악성코드를 내려받거나 사기 사이트를 접속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발신번호와 인터넷주소(URL)를 차단하는 대응체계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대량의 악성문자가 발송된 상태인데다 이를 수신한 국민들이 신고, 판단, 조치 등 일련의 대응절차를 직접 해야만 하는 불편에 더하여 일부 국민들은 실수로 악성문자를 클릭해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재산적 피해를 보게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일종의 사후약방문 처럼 효과적이고도 즉각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시범운영되는 서비스는 그동안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문자결제사기(스미싱) 확인서비스’운영으로 얻은 경험과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악성 문자 사전 차단(X-ray) 서비스’로서 문자판매사인 (주)에스엠티엔티에서 이를 우선적으로 도입·적용하게 됐다. 구체적인 이 서비스(X-Ray)의 개념도를 통한 처리는 ① 문자발송 이용자가 문자판매사에 문자 발송 요청, ②문자판매사는 KISA에 스미싱여부 확인요청 ③KISA는 스미싱 검사 ④문자판매사에 스미싱여부 회신을 거쳐 ⑤ 문자판매사가 문자결제사기(스미싱) 여부 확인 후 정상문자만 발송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과기정통부 최우혁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악성문자 사전 차단(X-ray) 서비스 시범 운영은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디지털 범죄에 대응하는 좋은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면서, “국민들이 문자결제사기(스미싱) 등 악성문자로 인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악성문자 사전 차단 서비스(X-ray)의 확산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디지털 민생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2025-04-09

“年 이자 원금 초과하면 무효화” 불법사금융 척결 대책 마련

불법사금융을 근본적으로 척결하기 위한 대부업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가 마련됐다. 8일 금융감독원은 오는 7월 22일부터 시행예정인 대부업법 개정안(2024년 12월 27일 국회 본의의 통과)의 하부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마련해 입법예고를 8일부터 5월 19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으로는 △대부업 등록요건 강화 △대부업 등록취소 예외요건 정비 △반사회적 초고금리 수준 △불법대부 신고절차 마련 △정책서민금융 오인광고 기준 정비 등 모두 5개로 요약된다. 먼저 대부업 등록요건을 강화한다. 지자체 대부업의 등록요건을 현행 개인 1천만원에서 개정후 1억원, 법인(5천만원 → 3억원), 대부중개업(미도입 → 온라인 1억원 / 오프라인 3천만원) 등의 자본금 요건을 상향하고, 온라인 대부중개업의 전산인력·전산시스템 요건 등도 갖추도록 했다. 대부업자가 시장상황 등에 따른 일시적 경영애로에 빠져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된 경우 6개월 내에 등록요건을 다시 갖추면 등록취소의 예외로 정하는 요건도 정비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개정안에서 주목할 내용으로는 다른 반사회적 대부계약 무효사유와의 형평성, 민법상 법리, 해외 유사사례(일본, 109.5%) 등을 고려해 연 이자가 원금을 초과하는 경우(年100%)를 반사회적 대부계약으로서 무효화 사유인 초고금리 기준으로 정한 부분이다. 또 불법사금융 영업행위(최고금리 위반, 불법추심 등) 또는 불법대부 전화번호는 법정 서식에 따른 서면 제출 또는 전화·구술 등으로도 신고할 수 있고, 전화번호 이용중지 요청기관(금감원, 시·도지사, 검찰·경찰, 서금원)은 전화번호 신고접수 또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정보 제공 등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과기정통부에 전화번호 이용중지 요청을 하도록 하며, 금감원에 불법사금융 영업행위가 신고된 경우 조사·분석을 위해 신고인에게 관련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절차상 근거를 마련했다. 여기에 길거리, 전봇대 등 골목 등을 포함해 대부업자등의 정책서민금융상품 오인광고 금지 대상에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이 포함되도록 명확화했다. 현재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햇살론, 바꿔드림론,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새희망힐링론, 징검다리론 등이 대부업자의 정책서민금융상품 오인광고 금지대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 22일 개정 대부업법의 시행에 맞춰 대부업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이 실시될수있도록 입법예고 기간을 포함해 대부업자등의 준수 필요사항 등을 지도·점검하면서, 대부업계가 대부이용자 보호를 위해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4-09

라스트 댄스 김연경, 18년 만의 통합 MVP 예약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마친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은퇴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도전한다. 김연경은 8일 열린 정관장과 2024-2025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소속팀의 우승을 확정하고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챔프전 MVP로 뽑혔다. V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통산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블로킹 7개를 잡아내며 올 시즌 역시 최다인 34점을 뽑은 뒤에 얻은 값진 선물이었다. 김연경의 챔프전 MVP는 데뷔 첫해였던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2008-2009시즌에 이어 네 번째다. 챔프전 MVP로 마지막 경기의 주인공이 된 김연경은 정규리그 MVP도 넘본다. 오는 14일 V리그 시상식 때 공개될 정규리그 MVP를 뽑는 기자단 투표는 지난달 마쳤다. 김연경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득점 7위(585점), 공격 종합 2위(46.03%), 서브 8위(세트당 0.230), 리시브 효율 2위(41.22%)에 오르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아웃사이드 히터이면서 득점은 국내 선수 중 1위이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소속팀의 정규리그 1위에 앞장섰다. 2년 연속 1천 득점을 돌파하며 득점왕을 2연패 한 괴물 공격수 지젤 실바(GS칼텍스·등록명 실바)와 챔프전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메가왓티 퍼티위(정관장·등록명 메가)가 대항마로 꼽히지만, 김연경의 정규리그 MVP 수상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부터 2007-2008시즌까지 3년 연속 소속팀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고 MVP도 3연패 했다. 또 해외 무대에서 복귀한 첫해였던 2020-2021시즌에 이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2022-2023시즌과 현대건설에 1위를 내줬던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은퇴’와 맞물려 동정표가 몰렸을 수 있다. 김연경이 정규리그 MVP마저 차지한다면 챔프전 MVP를 포함해 통합 MVP가 되는 건 2006-2007시즌 이후 18년 만이다. 남자부 정규리그 MVP 경쟁은 3파전 양상이다.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 위업을 달성한 현대캐피탈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 (등록명 레오)와 허수봉의 ‘집안싸움’에 득점왕에 오른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KB손해보험)가 도전하는 모양새다. 레오는 정규리그에서 득점 2위(682점), 공격 종합 4위(52.95%)에 올랐고, 허수봉은 득점 4위(574점), 공격 종합 3위(54.13%)를 차지했다. 특히 레오는 올 시즌 막판 역대 득점 부문에서 박철우(은퇴·6천623점)를 제치고 1위(6천661점)에 오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레오는 삼성화재 소속으로 3번(2012-2013, 2013-2014, 2014-2015), OK저축은행에서 1번(2023-2024) MVP로 뽑혀 통산 5번째 MVP 수상을 노린다. 첫 MVP에 도전하는 허수봉도 화끈한 공격으로 소속팀의 트레블 달성을 주도했다. 챔프전 MVP를 차지한 레오는 “정규리그 MVP는 (허)수봉이가 받아도 괜찮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비예나도 각종 공격 지표에서 빼어난 성적을 내 무시할 수 없는 후보다. 비예나는 득점왕(846점)을 차지한 건 물론 공격 종합 2위(성공률 54.84%), 퀵오픈 1위(성공률 65.42%) 등으로 활약하며 KB손보의 정규리그 2위에 일등 공신 역할을했다. /연합뉴스

2025-04-09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팬클럽 ‘후리건스’ 등장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신시내티 레즈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중계 화면에는 불꽃 모양 가발을 쓴 팬들이 계속 잡혔다. 가슴에 ‘HOO LEE GANS’(후리건스)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단체로 입은 이들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슬라이딩 캐치 호수비를 펼치자 율동과 함께 단체 응원 구호를 외쳤다. 이들의 정체는 이정후를 응원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현지 팬이 조직한 팬클럽이다. 이정후의 이름 영어 철자를 활용해 축구 광팬을 의미하는 훌리건을 합성한 말인‘후리건스’를 팬클럽 이름으로 정한 이들은 이정후 등번호인 51번에 맞춰 이날 경기에 정확히 51명이 갔다. ‘후리건스’의 열정적인 응원은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중계 카메라는 이정후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이들을 함께 잡아서 보여줬고, 경기 후에는 이들의 정체를 묻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쏟아졌다. 팬클럽 대표인 카일 스밀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원래 지난해 이정후의 경기에 맞춰서 경기장을 찾으려 했지만, 부상 때문에 시즌을 일찍 마감하면서 이제야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5∼7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외야 142번 구역을 ‘이정후 존’으로 정했고, 이 구역 티켓을 산 관람객에게 ‘정후 크루’ 티셔츠를 증정했다. 구단에서 마련한 공식 행사가 끝나기 무섭게, 팬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팬클럽이 등장한 것이다. /연합뉴스

2025-04-09

‘1이닝 5실점’ 오승환 2군 두번째 경기도 부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투수 오승환(42)이 퓨처스리그(2군) 두 번째 등판 경기에서도 부진했다. 오승환은 5일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kt wiz와 홈 경기 1-5로 뒤진 5회초 팀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1탈삼진 5실점 했다. 투구 수는 28개였다.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한 퓨처스리그 첫 등판 경기에서 1이닝 5피안타 1탈삼진 4실점 했던 오승환은 두 경기 연속 대량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오승환은 선두 타자 이호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김건형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 김준태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루에서 김병준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안현민, 윤준혁, 안치영에게 3연속 안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안치영은 좌익선상 적시 2루타를 친 뒤 3루로 뛰다가 아웃됐고, 오승환은 후속 타자 이승현을 삼진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427세이브)를 올린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현역 최고령 선수인 오승환은 2024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계약기간 2년, 총액 22억원에 계약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계약은 만료된다. 오승환은 2025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달 모친이 세상을 떠나는 큰 아픔을 겪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지난달 27일 2군에 복귀해 훈련에 전념했다. /연합뉴스

2025-04-09

‘상상이 현실’ iM금융오픈 우승컵 눈길

iM금융그룹이 주최하는 KLPGA 정규투어 ‘iM금융오픈 2025’우승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iM금융그룹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첫 대회 ‘iM금융오픈 2025’ 개최를 기념해 색다른 컨셉으로 우승 트로피를 제작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우승 트로피는 2018년 평창올림픽 메달 디자이너로 명성이 높은 SWNA 이석우 대표와 콜라보해 제작됐다. 트로피는 ‘Momentum of imagination’이라는 컨셉으로 iM금융그룹이 지향하는 ‘상상’이라는 키워드에서 확장해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형상화했다. 특히 완벽한 원과 유연한 곡선으로 금융의 끊임없는 순환과 연결을 나타냈으며, 매끈하고 흠 없는 정밀도를 표현해 금융의 안정성과 대회의 투명성을 상징하도록 했다. 홀 컵 속 골프공은 iM금융그룹 대표 컬러인 ‘민트’를 적용해 상상력과 승리의 순간을 담은 결정체를 표현했다. 향후 승리 선수의 이름을 민트 컬러 구체로 각인해 단 하나뿐인 트로피로 선사할 예정이다. 트로피를 디자인한 SWNA 이석우 대표는 “골프공이 홀에 들어가기 직전을 주시하는 순간과 금융의 목표에 다다르기 직전의 순간 모두 도전과 성공을 상상하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디자인을 착안했다”며 “중력을 거스르며 정지한 듯 공중에 뜬 공은 골프공이 홀에 들어가기 직전 승리의 순간과 금융이 떠올린 상상력의 액기스 한 방울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우 대표는 2018년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201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디자인 부문을 수상한 바 있으며, 평창올림픽 메달 디자인으로 런던 디자인 박물관의 ‘올해의 디자인 2018’에 노미네이션되기도 했다.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경북 구미시 소재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개최되는 KLPGA 투어 ‘iM금융오픈 2025’에서 초대 챔피언으로 트로피를 가져갈 선수는 누가 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4-09

국내 장악한 ‘지브리’ 저작권 보호 괜찮을까

일반 사진을 애니메이션 풍으로 변환하는 이미지 놀이가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오픈 AI가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이미지를 변환·생성하는 서비스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핫 이슈로 등극했다. 나이를 불문하고 사진을 챗GPT(어플)를 활용해 변환 후 본인의 메신저 프로필로 등록하는 등의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직장인 김 모(41·대구 달서구)씨는 “항상 출퇴근을 함께하며 가족같이 지내는 직장 생활이지만, 딱딱한 일상에 신선한 즐거움이 되고 있다”며 “직급 상관없이 서로 변환된 이미지를 보고 웃고,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하는 등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문화 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바로 저작권 문제이다.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장르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지브리스튜디오의 특색을 활용한 이미지이며, 이와 함께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을 기초로 한 이미지 변환도 늘어나고 있다. 오픈 AI는 애초 유명인이나 회사 이름·로고 등과 함께 독특한 스타일을 사용한 이미지 생성을 금지했으나, 최근 이 규정을 완화하면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과 같이 독특한 작가의 작품 모방이 가능해졌다. 오픈 AI 측은 “생존 작가 스타일의 이미지 생성은 금지하지만, 개인이 아닌 스튜디오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과 관련해 지브리 측은 아직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반면 몇몇 작가들은 독특한 스타일을 AI가 쉽게 차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IT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김덕진 소장은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스타일’이라고 하는 것은 저작권과 관련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저작권의 줄타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볼 것 같다”면서 “이와 관련된 소송이나 여러 이야기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2025-04-09

“후임 교육 마무리 하려다… 고귀한 희생 잊지 않을게요”

“형님 이제 그만하이소 하니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한다캤는데... 이래 될지 몰랐지예.” 9일 오전 대구 북구 무태조야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고(故) 정궁호(74) 기장의 분향소에서 만난 박춘석(65) 씨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 정 기장과 친형제처럼 지냈다는 박 씨는 “참 호탕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며 “너무 안타깝고 잘 보내주고 싶은 마음에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후임 헬기 조종사의 교육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사고를 당했다”면서 “편안히 쉬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6일 대구 북구 서변동에서 발생한 산불을 헬기로 진화하다 헬기가 추락해 사망한 고(故) 정 조종사 추모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고인의 영정사진 앞에서 국화를 올리고, 조용히 묵념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정장을 곱게 차려 입고 활짝 웃고 있는 희생자의 영정 사진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조문을 마친 배광식 북구청장은 “고인은 경찰관으로 봉직할 당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퇴직 후에도 각종 재난이나 위기 극복에 앞장서 온 모범적인 사람”이라며 “그의 희생을 잊지 않고, 더욱 안전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헬기가 소속된 동구청에도 분향소가 마련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동구청 4층 대강당에 마련된 분향소를 방문해 고인의 희생을 기렸다. 감색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멘 홍 시장은 시종 굳은 표정으로 헌화하고 묵념을 한 후 자리를 떠났다. 고 정 기장은 1986년 7월 경찰 항공대에 입직해 2011년 6월 정년 퇴직했다. 그는 퇴직 후에도 각종 재난 현장에서 헬기 조종사로서 활동하며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헌신했다. 동구와 북구에서 운영하는 분향소는 9일부터 1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각각 운영된다. 한편, ‘직무 소홀’ 비판을 받고 있는 윤석준 동구청장은 이날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홍 시장과 김정기 행정부시장 조문 시 정의관 동구부구청장만이 동석했다. 윤 구청장은 병가를 내고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무·장은희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4-09

‘뚜비X더현대 POP-UP’ 팝업스토어 성황

더현대 대구 5층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뚜비X더현대 POP-UP’현장 모습. /대구 수성구청 제공 현대백화점 더현대 대구 5층 오픈스튜디오에서 최근 진행된 ‘뚜비X더현대 POP-UP’팝업스토어가 대구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뚜비와 함께 플로깅! 지구를 지켜라!’라는 슬로건 아래,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아이들이 환경보호를 위한 소중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성구 대표 케릭터 ‘뚜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비건 가죽 파우치, 카드지갑, 인형, 양단 에코백 등 한정판 친환경 굿즈를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즐겼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뚜비 색칠놀이, 뚜비 스탬프 엽서 만들기 등 여러 체험형 콘텐츠는 어린이에게 ‘뚜비’라는 캐릭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에는 뚜비가 팝업스토어를 깜짝 방문해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스탬프 이벤트, 즉석사진기와 포토존을 이용한 뚜비와의 사진 촬영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현장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궜다”고 설명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지역을 넘어 더현대 대구에서 운영된 뚜비 팝업스토어가 어린이 고객층 유입에 큰 도움이 됐으며, 브랜드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면서 “앞으로도 뚜비 세계관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성구청은 팬들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한 굿즈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상반기 중에 진행할 예정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4-09

입암서원(立巖書院)

가사천 물소리 맑으니 과연 세거(世居)할 만한 곳이다 안과 밖으로 닦아 문장(文章)과 산남의진(山南義陣)이 이렇게 교차하는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향나무 냄새 쑥떡보다 깊다 우리가 불천위(不遷位)를 바라는가 망연한 불후(不朽)를 꿈꾸지 않고 오직 실용적으로 살자고 다짐한다 형식적인 솟음이 아니라 의지의 표상으로 뜻을 세움이라 헛것에 들썩이지 말고 오직 정좌(正坐)하여 정진하며 읽고 또 읽으리라 뼈에 새겨 각고라 했으니 성리(性理)가 사람의 길에 삐끗한다면 새로이 갈아치울 기개를 배우고 시대에 동참하는 열린 생각을 배우는 것이 학문의 길이 아니겠는가 귀 기울여 듣고 마음 낮추고 후세를 두려워하여 오늘을 직시하는 선비가 되는 것이 눈 밝은 조상의 가르침인 것을, 헌 신짝처럼 신념을 개량할 수 있는 것도 교조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길일 것이다 그리하여 동천(洞天)에 머물고자, 그래서 입암(立巖)이다 그래서 선비는 위태로운 사람이다. 어느 들판에서 쓰러지리라. 그 들판이 되어 벌떡 다시 일어나리라. 입신양명은 당대의 것이 아님을 명심하여 후세를 두려워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이 중요하다. 오늘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님을 진력을 다해야 한다. 보조 지눌이 말했다. 땅으로 쓰러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선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5-04-09

언제나 최소한의 품위

정미영 수필가 며칠 전, 길을 가다가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한 중형차와 오토바이가 부딪힌 사고였다. 다행히 큰 부상자는 없는 듯했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는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차량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거칠게 소리를 질렀다.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앉아 있었기에, 주변에서 누군가가 구급차를 부르는 듯했다. 그런데도 차량 운전자는 여전히 얼굴을 붉히며 고함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최소한의 품위’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종종 품위를 ‘고상함’이나 ‘우아함’이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품위라는 것이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사고가 난 상황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다친 사람의 상태를 확인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운전자는 자신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채 피해자를 몰아세우고만 있었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사고를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조차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려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분명 차량 운전자도 놀라고 화가 났겠지만, 그 감정을 무작정 쏟아내며 피해자를 윽박지르는 모습은 나의 마음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박노해 시인의 ‘걷는 독서’에서 ‘어떤 처지에서도 인간의 위엄과 기품을 잃지 않기를’이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사고라는 극단적 상황에서도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야 말로 품위라고 생각한다.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리어 주변 사람들에게도 불편함과 불쾌감을 주며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무례함은 순간의 감정에서 비롯되지만, 그 흔적은 오래도록 남는다. 내가 아무리 억울하고 답답하더라도 최소한의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교통사고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다스리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성숙해지는 길일 것이다. 그 운전자가 아무리 감정이 북받쳐도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히 상황을 정리했다면, 피해자에게도 덜 상처를 주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불쾌감을 주지 않았을 것 같다. 그날의 장면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나는 과연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 감정의 민낯이 자주 떠올라 부끄러웠다. 사회생활에서는 그럭저럭 감정을 절제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은데, 가정생활에서는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기 힘든 나날이 많았다. 나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내 자녀에게는 엄격했다. 자녀를 키우면서 욕심이 앞선 탓에 아이들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킨 적이 많았다. 감정이 격해지면 쉽게 표정을 찡그렸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참다운 어른으로서의 태도나 부모로서의 품위를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품위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상황이 불편하더라도 감정을 억누르는 등의 사소한 행동들이 모여 사람다움을 만드는 것이리라. 품위와 배려,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김용균 감독의 영화 ‘소풍(2024년)’이 떠올랐다. 삶보다 죽음이 가까운 나이에 병이 든 몸이지만, 끝까지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고 주인공들은 노력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배우의 내면 연기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두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그 당시에도 죽음을 앞둔 인간으로서의 품위란 무엇인가에 대해 나 자신에게 물었었다. 거친 갈등보다는 조용한 방식으로 인간의 따뜻함과 배려의 가치를 탐구하는 작품인 것 같아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우리네 삶은 생각보다 짧고 예측 불가능하다. 그런 삶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많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나와 타인을 존중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아닐까. 나 스스로에게 언제나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라고, 야무지게 당부해 본다.

2025-04-09

봉분 없는 서봉총… 잃어버린 역사와 아픔의 흔적

□ 황금 유물이 쏟아진 대릉원 고분들 신라 고분이 펼쳐진 대릉원 일대는 무한한 이야기의 터다. 대릉원 일대는 신라 왕경이 펼쳐졌던 주 무대였다. 그러기에 죽은 후에도 쉬이 떠나지 못했다. 대릉원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죽은 자의 터가 산 자를 불러들이는 부활의 땅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른 봄, 대릉원의 아침은 눈부시다. 나는 이른 시각부터 대릉원을 바삐 오가며 무엇을 찾고 있었다. “어데 찾능교?” 잔디밭에 플라스틱 의자를 놓고 햇볕을 쬐는 세 어른 중 한 어른이 내게 말을 걸었다. 나는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 걸 예상하며 스치듯 말했다. “서봉총이요.” 어른이 답했다. “구스타~프!” 나는 놀라 어른을 바라봤다. “여~ 아잉교~” 어른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여~ 뒤에.” 어른이 다시 등 뒤 잔디밭을 가리켰다. 그제야 이 휑한 곳이 봉분 없는 서봉총이라는 걸 알았다. □ 고분을 헐어 흙과 자갈을 쓰다 일제강점기 경주의 고분은 파면 팔수록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경주에 고분 발굴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일제는 고분에 집착했다. 1926년 5월 중순부터 11월까지 50여 기의 고분에 손을 댔다. 이번엔 웅장한 고분(서봉총)이었다. 고분 발굴 책임자 고이즈미 아키오와 조선총독박물관 경주분관 관장 대리직을 맡고 있던 모로가 히사오는 고분 발굴에 건설업자를 끌어들였다. 자금을 후원받는 대신 고분의 흙과 자갈을 파 쓰게 했다. 당시 경주역 기관차 차고 신축·확장 공사에 많은 흙이 필요했으므로 발굴과 건설 모두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 중장비에 의해 흙과 자갈이 제거되고, 목관 내부가 순식간에 드러났다. □ 세 번째 신라 금관, 서봉총금관(瑞鳳塚金冠, 보물 제339호) 발굴한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 6세 아돌프 이 무렵, 스웨덴 구스타프 6세 아돌프(스웨덴 베르나도테 왕조 제6대 국왕), 황태자 부부가 일본에 와 있었다. 고고학을 공부한 황태자는 동양 고고학에 관심이 많았다. 일제는 자신들이 식민 지배하는 조선과 경주를 소개하고 방문을 권했다. 황태자의 환심을 사 스웨덴과 우호를 다질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또한 자국의 고고학적 수준을 세계에 알릴 기회이기도 했다. 황태자가 서봉총 발굴 현장에 도착하자 일제는 직접 발굴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황태자에 의해 금제 허리띠와 드림장식, 금관이 나왔다. 일제는 한술 더 떠 무덤 이름을 스웨덴의 이름을 따 ‘서전관’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당시 스웨덴을 한자식으로 ‘서전(瑞典)’이라고 했다. 황태자는 정중히 거절했다. 신라 왕의 무덤에 서양의 이름을 붙이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금관에 장식된 새 세 마리가 있으니 ‘봉황총(鳳凰塚)’이라고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일제는 이미 봉황대가 있어 스웨덴의 한자식 표기 ‘서전(瑞典)’의 ‘서(瑞)’자와 황태자가 발굴한 금관에 봉황이 있으니 ‘봉(鳳)’ 자를 따 서봉총(瑞鳳塚) 이라 했다. □ 금관 모독 사건 -황금 유물로 치장한 평양 기생 차릉파가 신라 제57대 왕이라고. 서봉총의 발굴 책임자 고이즈미 아키오는 공(功)을 인정받아 1935년 평양부립박물관장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서봉총의 유물을 평양에서도 전시할 것을 요청했다. 전시를 마치고 일본 고관대작들과 연회를 열었다. 술에 취한 고이즈미는 서봉총 유물을 여자에게 씌우고자 했다. 사진을 찍어 나중에 책에 쓰겠다고 했지만, 일종의 과시욕이 발동했던 것이었다. 고이즈미는 연회에 동원된 5명의 기생 중 한 명을 지목했다. 22살 평양 기성권번(기생양성소) 출신 차릉파(車綾波)였다. 금관은 물론 서봉총에서 출토된 금제 허리띠와 금제 드리개, 금제 목걸이,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에 이르기까지 차릉파가 몸에 걸친 순금 유물의 무게는 무려 2관 800돈(10.5㎏)에 달했다. 일본 고관대작들은 황금 관을 쓴 차릉파를 가운데 두고 마구 웃고 희롱했다. 역대 3명의 여왕이 있던 신라, 술에 취한 그들은 신라 마지막 왕(경순왕, 제56대) 이후 천년 만에 부활한 57대 여왕이 차릉파라며 농락했다. 다음날, 연회에 참석했던 고이즈미와 일본 고관대작들은 신라 왕의 혼이 서린 국보급 유물을 가지고 논 것에 대해 입단속했다. 그러나 금관을 쓰고 갖은 유물을 몸에 걸친 차릉파의 사진이 평양 시내에 나돌면서 9개월 만에 언론 기사화되었다. 국보급 유물을 기생의 액세서리로 전락시킨 사건이었다. 스웨덴 황태자를 모셔 기획 쇼까지 해가며 발굴한 유물에 먹칠을 한 셈이었다. 천인공노할 짓거리에 조선 사람들은 물론 일본인의 분노도 치솟았다. 그러나 차릉파는 ‘왕관을 쓴 기생’이라는 별칭으로 오히려 유명해졌다. 고이즈미 관장은 총독부로부터 재발 방지를 위한 견책성 시말서만 썼을 뿐, 평양박물관장직은 유지되었다. □ 고분 사이에 살았어 여든넷, 나이를 언급하는 어른은 평생 경주를 떠나본 적 없다고 했다. 고분과 고분 사이에 사람이 살았다. “요기, 바로 요, 요 젙에(여기 곁에) 우리 집이 있었어.” 집들이 옹기종기 들어앉아 고분은 죽은 사람을 묻은 무덤이 아닌 뒤란, 마당 앞에 있는 하나의 언덕이나 구릉처럼 인식되던 때였다. 서봉총을 바라보는 어른의 얼굴에 아득한 세월이 묻어났다. “어릴 적엔 여기서 뛰놀았어. 저 우에도(위에) 올라가고” 어른이 봉황대를 가리켰다. “그때는 고물상들이 많이 돌아 댕깄어. 기와 조각 같은 걸 갖다주면 돈을 줬어.”. “한 10만 원씩 줬어요. 그때 돈으로도 꽤 큰 돈이었어요. 그러니 아들부터 어른까지 뭐라도 더 주우러 다녔지.” “그게 문화재인지도 몰랐어. 못 먹고 없이 살 때라 문화재 생각할 겨를이 어딨노. 그런 거 볼 줄도 몰랐다.” 어른들의 기억 속에서 경주의 과거가 조각조각 살아났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기억의 편린이 되살아나 이어지는 듯했다. “뒷산 어디 가면 그릇이 그치럼(그렇게) 많이 나왔어. 고물쟁이한테 이야기하니 며칠 뒤 트럭을 끌고 와서 싹 다 파갔어. 싹 다.” 어른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 무겁게 가라앉은 눈빛 속에는 씁쓸한 기억이 묻어 있었다. 오래전 경주의 고분들은 보호받지 못했다. 무덤 속 유물들이 조용히 사라졌다. 봉분도 없는 서봉총을 바라본다. 켜켜이 쌓였을 수많은 시간과 그 시간 속에 사라진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낯선 객과의 대화를 잇다 말고 어른은 한참 허공을 바라본다. 어쩌면 어른들에게 고분은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자신의 어린 시절과 맞닿아 있는 잃어버린 공간인지도 모른다. 서봉총을 둘러보며 단순한 유적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와 마주했다. 신라 왕족의 찬란한 황금문화가 깃든 곳이자, 일제강점기 일본의 탐욕스러운 손길이 닿았던 곳. 문화재 약탈의 중심이 되었던 경주의 처참한 역사가 고스란히 서려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봄날의 대릉원에서 어른들의 기억을 통해 또 다른 경주의 상처를 들었다. 뒷산 어딘가에서 사라졌을 그릇들, 기와 조각을 모아 고물상에 팔던 아이들, 그리고 서봉총 앞에서 지나간 시간을 바라보던 84세의 어른까지. 수탈의 흔적은 단순히 유물의 행방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도 깊이 새겨져 있었다. 서봉총은 단지 과거를 기념하는 장소가 아니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터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곳에서, 나는 묵묵히 서봉총을 바라본다.

2025-04-09

태양광 활용 ‘얼룩말 줄무늬 증발기’ 개발

전상민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와 토시프 와니 박사 연구팀이 태양광을 이용해 바닷물을 증발시키면서 식수와 전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얼룩말 줄무늬 증발기’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얼룩말의 검은색 줄무늬는 햇빛을 흡수해 온도를 높이고 흰색 줄무늬는 빛을 반사해 온도를 낮춰 체온이 조절된다는 이론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에 셀룰로스 박막에 빛을 흡수해 열로 전환하는 특성이 우수한 폴리피롤을 입혀 검은색의 SSG 박막을 제작하고, 일정 간격의 줄무늬(검은색 80%, 투과 공간 20%) 형태로 절단했다. 그 아래 태양전지를 배치해 수분 증발과 전력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단순한 평면이 아닌 지그재그 형태의 3차원 줄무늬 SSG를 제작해 담수 생산량과 전기 생산량을 보다 향상시키는 성과를 냈다. 전 교수는 “얼룩말 줄무늬 3D 태양열 증발기는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형화에 유리하며, 전기와 담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전력과 식수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해수 담수화 연구 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해수 담수화’에 온라인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4-09

대구대, 야생동물 관리연구 전문인력 양성 교육

대구대학교가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2025년 야생동물 관리연구 전문인력 양성교육(Wildlife Management Training)’을 운영한다. 2021년 처음 시작된 이 교육은 야생동물의 생태 기초자료를 현장에서 직접 조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됐으며, 조영석 생물교육과 교수가 연구책임자을 맡아 오는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이론 수업, 실습, 현장 수업을 진행한다. 조영석 교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7호인 산양의 전국 분포 지도를 완성하고, 독도 집쥐 연구 등으로 주목받는 저명한 연구자다. 이번 교육은 전액 무료로 진행되며, 이론 수업에서는 △포유동물학 개론 △포유류 조사방법 이론 △야생동물 관리학 △야생포유동물 관련 법규 △법정관리 대상 동물 △야생동물 질병 △포유류 유전자 연구 활용 등이 다뤄진다. 실습 및 현장 수업에서는 △서식지별 흔적 조사법 △포유류 밀도 조사법 △포유류 행동 연구 △포획 및 표본 제작 △비침습적 조사법 △유전자 데이터 활용법 △자료 분석 및 보고서 작성 등이 진행된다.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적외선 드론을 활용한 최신 조사기법 관련 교육과정을 새롭게 신설해, 전염병 관리 교육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모집 기간은 오는 21일 오후 6시까지이며, 모집 대상은 생물학 관련 대학 및 대학원 재학생은 물론, 야생동물 조사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조영석 대구대 교수는 “이번 교육과정은 현장 중심의 실무 능력뿐 아니라 최신 조사기법까지 아우르며, 차세대 야생동물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4-09

계명대 동산도서관, 최첨단 스마트 학습공간 탈바꿈

계명대 동산도서관이 AI와 실감미디어 기술을 접목해 최첨단 스마트 학습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지난 7일 개관식을 가진 도서관은 공간 개편을 통해 교수와 학생들에게 향상된 학습 환경과 혁신적인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 새롭게 조성된 디지털 학습공간(Digital Learning Commons, DLC)은 최신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지식 탐구와 프로젝트 수행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한다. 도서관 2층에는 △데이터 분석과 고급 정보 검색이 가능한 연구공간(Research Commons, RC) △전자자료 기반의 디지털 교육이 가능한 학습공간(Learning Commons, LC) △창의적 프로젝트 수행과 협업이 가능한 프로젝트 공간(Project Playground, PP) △실감미디어 기반의 디지털 리얼리티 체험과 몰입형 강연을 제공하는 코스모스 X(Keimyung Omni Space for Media Open Sensory eXperience, KOSMOS X)가 새롭게 조성됐다. 3층에는 △가변형 가구로 자유로운 그룹 활동이 가능한 모듈형 학습 라운지(Modular Learning Lounge, MLL) △멀티미디어 콘텐츠 및 OTT 열람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허브(Multimedia Hub, MH) △도서관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힐링 공간 블로썸 라운지(Blossom Lounge) △공연·세미나·영화 감상이 가능한 복합문화 공간인 리베르홀(Liber Hall)이 마련됐다. 특히, KOSMOS X는 대학 도서관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인터랙티브 솔루션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이미지를 미디어월에 송출하고 자신만의 창작물을 구현하는 혁신적인 경험이 가능한 이 공간은 아르떼뮤지엄을 연상시키는 몰입형 미디어 환경을 제공하며, 4면의 미디어월과 조명 효과로 마치 다른 차원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계명대는 DLC 개관을 기념해 다양한 오픈 프로그램과 초청 강연, 체험형 전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오동근 동산도서관장은 “이번 리모델링은 단순한 공간 개편이 아닌, 학습과 연구, 창작과 협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미래형 학습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 중심의 스마트 도서관으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4-09

경북대 퇴계연구소, 인문한국 3.0 사업 선정

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가 교육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인문한국(HK) 3.0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퇴계연구소는 연간 8억원씩 최대 6년간 48억원을 지원받아 글로컬 시대에 맞는 지역 연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된다. ‘인문한국(HK) 3.0 지원사업’은 인문한국(HK) 사업과 인문한국 플러스(HK+) 사업을 이은 3단계 사업으로, 경북대 퇴계연구소는 ‘지역 연구의 뉴노멀: 전환기의 생활세계-구조·공간·소통’이라는 연구과제로 선정됐다. 이 연구과제는 학제적 연구를 기반으로 조선후기부터 근대전환기와 이후 근현대시기 영남 지역 생활세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연구의 새로운 모델을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지역 관련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및 아카이브 구축, 지역 전문가 및 연구자 양성, 인문 리빙랩 운영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특히, 지역 전문가 양성을 위해 일반대학원 융합과정으로 ‘지역융합디자인학과’를 설치할 예정이다. 연구책임자인 정병호 교수는 “지역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생활세계의 구조를 체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통의 시각에서 생활세계의 실상을 입체적으로 해석할 예정”이라며 “이번 연구는 경북대의 글로컬대학 사업과 연계해 지역 연구를 확대하고 심화하는 한편, 재생산 가능한 인문학 모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4-09

포항시, 소상공인 금융지원 확대로 지역경제 활력 UP

포항시가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대규모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하며 전국 최대 규모의 특례보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자금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이강덕 포항시장, 황병우 iM뱅크 은행장, 김중권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동행 특례보증재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iM뱅크는 45억 원을 출연하고, 포항시는 동일한 금액을 매칭 출연해 총 100억 원의 특례보증재원을 공동으로 조성하게 된다. 경북신용보증재단은 이 출연금의 12배를 보증해 상반기에만 약 1500억 원의 자금조달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7개 금융기관이 올해 초 출연한 14억 8천만 원과 포항시의 매칭 출연금 14억 8천만 원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확보된 출연금은 총 129억 6천만 원에 달한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500억 원 규모의 특례보증재원을 추가로 확보해 연내 총 2000억 원 규모의 재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지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례보증 지원 대상은 포항시에 사업장을 둔 소상공인으로, 일반 소상공인은 최대 5천만 원, 청년 창업자와 다자녀 소상공인은 최대 1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상환 방식은 2년 만기 일시상환 또는 2년 거치 후 3년간 원금 균등분할 상환 중 선택할 수 있다. 포항시는 2년간 연 3% 이내의 이자 지원과 우대금리 적용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특히 구룡포 수산업, APEC 정상회의 대비 숙박업 소상공인 지원에 이어 냉천교 재해복구지역, 철강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청림동 지역 소상공인을 우대 지원하는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강덕 시장은 “이번 협약은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위한 포항시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정책으로, 우리 시가 선도적으로 추진해 온 민생 금융지원의 성과를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실효성 있는 금융지원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