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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청량산박물관, 올해도 공립박물관 평가인증 획득

청량산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하는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올해 다시 인증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은 전국 공립박물관을 대상으로 3년마다 진행되는 법정 절차로, 설립 목적 달성도, 조직·인력·시설·재정의 관리 적정성, 자료 수집·관리 성과, 전시·교육 프로그램 운영 실적, 공적 책임 등 5개 분야 14개 지표를 종합 점검하는 제도다. 이번 평가는 서면조사와 현장검증, 심사위원회 심의 과정을 통해 최종 결정됐으며, 경상북도에서는 청량산박물관을 포함해 17개 공립박물관이 인증을 받았다. 청량산박물관은 전시시설 개편으로 관람환경을 개선한 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국립박물관과의 협력사업 수행 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도내에서 가장 적은 운영인력으로 지역에 수준 높은 전시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재개관 이후 지속해 온 노력이 이번 평가인증으로 결실을 맺었다”며 “지역주민들의 유물 기증·기탁과 프로그램 참여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평가 과정에서 드러난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겠다”며 “내년에는 더 충실한 기획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와 지역 정체성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12-01

김천시, 라오스와 계절근로 협력… 250명 선발 완료

김천시(시장 배낙호)가 내년도 공공형 계절근로센터 운영과 농가형 MOU 확대에 따른 인력 수급을 위해 라오스 노동사회복지부와 합동으로 현지 선발을 추진, 총 353명 면접을 통해 250명의 계절근로자를 최종 확정했다. 이번 선발은 농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와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한 국제 협력의 일환으로 주목된다. 김천시 대표단은 라오스 싸이타니구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했으며, 주라오스 한국대사관과의 업무협의, 라오스 노동사회복지부 간담회, 라오스 상공회의소와의 김천포도 수출 협의, 현지 농업 현장 방문 등 다각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업무협의에서 김천시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확대와 관련해 현지 의사소통도우미 추가 배정과 이탈 방지 대책을 요청했다. 라오스 노동사회복지부는 “김천시가 라오스 계절근로자에게 제공해온 복지와 배려에 감사한다”며 “근로자가 성실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지난해 김천시를 방문했던 라오스 상공회의소 분티앙 라타나봉 회장(딸랏라오 대표)은 대표단 숙소를 찾아 새김천농협의 신규 포도 수출처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이는 농업 인력 확보와 동시에 해외 판로 개척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병행하는 김천시의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김천시농업기술센터 정한열 소장은 “김천시 농업 현장은 인력 수급과 판로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5-12-01

㈜서한 임직원, 자발적 참여로 ‘사랑의 헌혈 캠페인’ 진행

㈜서한이 동절기 지역의 혈액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자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최근 진행했다. 대구·경북의 혈액 보유량은 적정 기준인 5일분 아래로 떨어지며 수급 비상이 걸렸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지역 혈액 보유량은 4.9일분으로 집계됐다. 혈액 보유량 5일 미만은 ‘관심’ 단계로 분류된다. 특히, 매년 겨울철에는 추위와 방학, 질병 확산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동절기 이전부터 부족 현상이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한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줄어든 헌혈 인구와 혈액 보유량 감소로 인한 혈액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의료기술의 발달과 고령환자 증가로 인해 늘어나는 혈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이날 대구 수성구 서한 본사 5층 그랜드홀에서 진행된 ‘사랑의 헌혈 캠페인’은 임직원 50여 명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행돼 나눔을 실천했으며, 임직원들이 모은 혈액은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전달되어 도움이 필요한 환우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월에 시작된 후 6번째 임직원 헌혈행사이다. 서한 김병준 전무이사는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헌혈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신 임직원들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헌혈 캠페인과 같은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동참하여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나눔을 실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30

대구 동인시영 LH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지방권 최초로 사업 완료

대구 중구 동인시영 아파트가 공공참여형 정비사업의 대표 성공 사례로 재탄생했다. LH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지난 29일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단지에서 해산총회를 열고 ‘대구 동인시영 LH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공식 완료를 선언했다. 이는 LH가 추진 중인 64개 가로주택정비사업 중 지방권 최초로 해산·청산까지 마무리한 사례다. 1969년 준공된 동인시영 아파트는 계단실이 없어 경사로로 이동해야 하는 등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했으나, 이번 사업을 통해 신천 조망의 신규 단지로 탈바꿈했다. 조합 설립부터 해산까지 8년 만에 사업을 마친 것은 통상 15년 가까이 걸리는 민간 정비사업과 비교해 공공참여 모델의 속도·안정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정비사업지에서 공사비 증액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동인시영 사업은 비례율 114%를 기록하며 높은 사업성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조합원 추가 부담금 없이 청산금 지급까지 가능하게 됐고, 조합원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또 최초 조합원 272명 중 229명이 재입주해 84%의 재정착률을 달성했다. 이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드물게 기존 주민의 원주거지 복귀가 이뤄진 사례로, 지속 가능한 정비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희구 LH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동인시영 사업은 빠른 추진, 사업성 확보, 높은 주민 재정착률을 모두 충족한 공공정비의 성공 모델”이라며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내 노후 주거지 개선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30

2026 고교선택, ‘학생 수’가 핵심 변수로⋯전국 일반고 절반 이상이 200명 미만

2026학년도 특목·자사고 및 일반고 입시가 오는 12월 3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고교 선택의 핵심 변수로 ‘학생 수’가 부상하고 있다. 내신 5등급제와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되면서 수강 인원이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고교별 학생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역·학교 간 경쟁력 격차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3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고1 학생 수 기준으로 200명 미만 일반고는 전국 884개교로 전체의 52.1%에 달한다. 이 중 100명 미만 학교가 277개교(16.3%), 100명대 학교는 607개교(35.8%)로 소규모 학교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300명 이상 일반고는 전국 236개교(13.9%)에 불과하다. 지역별 비율은 제주(31.8%), 경기(31.6%), 세종(29.4%), 충남(24.7%) 순으로 나타났다. 규모 자체로는 경기가 125개교로 가장 많고, 서울 30개교, 충남 19개교, 인천 15개교가 뒤를 이었다. 고교 진학 후 전출 비율도 고교유형별로 차이가 뚜렷하다. 2024년 기준 지역자사고 6.7%, 외고 3.6%, 전국자사고 2.7%, 국제고 2.7%, 일반고 2.3%, 과학고 1.6%, 영재학교 0.3%로 집계돼 학교 규모와 학업환경이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6학년도 입시는 대입제도 개편 2년차로 학생·학부모는 내신 부담, 학점제 유불리, 수능 대비, 학교 프로그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학생 규모에 따른 내신 경쟁 환경, 개설과목 다양성 등 구조적 차이가 커지며 학교 간 ‘학생 수 경쟁력’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입시 경쟁률을 고려할 때 특정 특목·자사고 쏠림보다는 규모·과목 다양성·학업 환경 등을 갖춘 학교로 지원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특목자사고가 없는 지역에서는 특화된 자공고(자율형 공립고) 등으로 관심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30

대구FC, 10년 만에 2부리그 재강등

대구FC가 10년 만에 K리그2로 강등됐다. 창단한 후 두 번째 강등이다. 대구FC는 30일 대구 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FC안양과 2대 2로 비겼다. 이 경기로 대구는 승점 1점을 추가하며 7승 18패 13무 승점 34점으로 최하위인 12위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 K리그2로 강등이 확정됐다. 같은 시각 11위인 제주SK(승점 39)는 울산HD를 1대 0으로 잡으며 승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이날 대구는 박대훈, 정치인, 지오바니, 김주공이 전방에서 안양의 골문을 노렸고 김정현, 황재원이 중원에서 발을 맞췄다. 정헌택, 김강산, 우주성, 김현준이 수비 라인을, 한태희가 골키퍼로 나서 골문을 지켰다. 벤치에는 박만호, 카이오, 홍정운, 이림, 라마스, 카를로스, 에드가, 세징야, 정재상이 대기했다. 대구는 경기 4분만에 안양에 두 골을 헌납하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전반 28분 외국인 공격수 에드가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공격을 강화한 대구는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안양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쳤다. 대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대훈 대신 세징야를 투입하며 승부를 뒤집기 위한 강수를 뒀다. 총공세를 퍼부운 후반 13분, 지오바니가 왼발로 정확하게 슈팅하며 대구의 추격골이 터졌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3분 에드가의 패스를 받은 세징야가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대구는 경기 종료 직전 안양의 골망을 다시 흔들었지만, VAR 판정 끝에 득점이 취소됐다. 경기는 2대2 무승부로 종료됐다. 한편, 대구는 2013년 12월 처음으로 2부 강등됐으며, 2016년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서 승격한 뒤 2017∼2025년까지 9시즌 동안 K리그1에 잔류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1-30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

<문>근로복지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에 대해 궁금합니다. <답> 네. 장기간 체계적인 직업훈련을 받는 근로자들이 생계 부담 없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본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청 대상은 포항시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총 140시간 이상의 대부대상 직업훈련 과정에 참여 중인 사람입니다. 또한, 전년도 기준 20세 이상 가구원 합산 연간 소득액이 가구별 기준 중위소득의 80% 이하인 비정규직 근로자, 전직 실업자, 무급 휴직자, 자영업자인 피보험자 중 대부대상 월의 훈련일수가 15일 이상인 경우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문> 운영기간 및 대부한도는 어떻게 되나요? <답> 2026년 5월 20일까지 운영합니다. 한도는 훈련 기간에 따라 결정되고 월 50~200만 원, 총 2000만 원 입니다. <문> 대부금리, 보증료 및 상환방법 등은 어떻게 되나요? <답> 대부금리는 연 1%이며, 신용보증료 연 1%는 선공제입니다. 상환방법은 1년거치 3년, 2년거치 4년, 3년거치 5년 분할 상환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문> 대부 신청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답> 훈련월의 다음달 1일~10일(휴일인 경우 평일인 익일) 접수 가능하며, 신청기한이 지난 훈련월은 소급 신청이 불가합니다. 대부신청은 근로복지넷에 로그인 후 ‘직업훈련생계비’에서 신청 또는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경영복지부(054-288-5252)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11-30

울릉도 역사와 문화 체험, 국가유공자 헌신 기리다…울릉군 보훈단체, 호국·안보 역사 되새기는 탐방 행사 개최

울릉군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문화 현장을 직접 탐방하는 행사를 했다. 이번 탐방을 통해 국가유공자들은 울릉도의 역사적 가치와 독도의 생태·환경을 체험하며 호국·안보의 의미를 다시 되새겼다. 울릉군은 28일 월남전참전자회, 6·25참전자회, 고엽제전우회 등 울릉군 보훈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울릉도·독도 역사 탐방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울릉도 주요 역사기념관과 독도 해양기지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독도 해양기지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독도의 생태와 환경, 해양영토로서의 의미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독도의 자연환경과 연구시설을 살펴보며 국가적 가치와 안보적 중요성을 체감했다.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관계자는 “울릉도와 독도는 우리나라의 자부심이자 해양영토의 상징이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들에게 이 가치를 직접 소개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유공자들은 “울릉도의 자연과 역사 유적지를 직접 보며 울릉도에 대한 친밀감이 더 깊어졌다”며 “국가를 위해 봉사한 우리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한권 군수는 “이번 탐방은 국가유공자들의 호국·안보 의식을 높이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며 “앞으로도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 지원 사업을 강화해 유공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11-30

조선시대 사람들이 남긴 ‘땅과 삶’에 대한 지혜

조선시대 대구부는 경상감영이 자리한 영남의 중심지로, 영남대로를 따라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교통의 요지이자 경상도 각 지역의 행정·문화 정보가 집약되는 거점이었다. 특히 1425년 편찬된 ‘경상도지리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도 단위 지리지로, 올해로 편찬 6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국립대구박물관은 조선시대 지리지와 지도의 정수를 집약한 대규모 기획특별전 ‘사람과 땅, 지리지에 담다’를 내년 2월 22일까지 기획전시실Ⅱ에서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대표 지리지와 지도를 총망라한 이번 전시는 조선이 땅을 통해 백성을 다스리고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구축한 체계적 기록 문화를 종합적으로 선보인다. ‘세종실록지리지’, ‘대동여지도’, ‘신증동국여지승람’, ‘경상도지리지(모사본)’, ‘대구달성도’, ‘대구부읍지’ 등 87건 198점의 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조선이 건국 초기부터 국가 운영을 위해 체계적으로 기록한 지리지는 단순한 지도가 아닌 종합적 데이터베이션이자 생활사·행정의 기록으로, 당시 사회의 경제적 규모와 백성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땅을 통해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 국가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지리지’라는 체계적 기록 양식으로 정리해 왔다. 지리지는 한 지역의 산천과 토지, 풍속과 특산물 등이 세밀하게 기록돼 있어 지리지를 통해 경제력과 거주민들의 삶의 규모가 어떠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국가 운영에 필요한 행정정보와 함께 백성들의 생활환경을 볼 수 있는 생활사 자료이기도 하다. 조선의 지리학 발전사와 지리지가 담아낸 삶의 흔적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총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인간과 땅의 관계를 탐구하는 첫 번째 섹션 ‘사람과 땅’에서는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지리지의 기원과 변천사를 소개한다. 문학과 지리가 결합된 기록물을 통해 조선인의 지리 인식과 공간 활용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 ‘숫자로 보는 국가’는 인구·토지·군사 등 통계 데이터를 통한 조선의 국가 운영 시스템을 조명한다. 각종 문헌과 지도를 통해 조선의 행정 체계와 사회 구조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세 번째 섹션 ‘지리지의 단짝, 지도’에서는 글로 기록된 지리지가 ‘시각적 매체(지도)’로 진화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제작 과정과 그가 체계화한 지리 정보 시스템이 핵심으로 다뤄진다. 마지막 네 번째 섹션 ‘사람과 삶의 흔적’은 지리지 속 문학적 세계와 지역 인물, 유적 기록을 통해 조선인들의 일상과 정신적 풍경을 재현한다. 시문, 인물, 고적 자료가 어우러져 지리지가 지닌 인문학적 가치를 전달한다. 전시 기간 중 12월 18일 ‘지리지의 나라, 조선’ 강연과 12월 10일, 2026년 1월 14일, 2월 11일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또한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촉각 체험물과 수어 해설 영상이 마련돼 있다. 조선 시대 사람들이 남긴 땅과 삶에 대한 지혜를 직접 체험해보는 특별한 기회가 될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세부 일정은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30

기본소득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순환경제와 공동체의 힘

최근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로 고심해온 영양군이 전환의 기로에 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영양군이 최종 선정되면서 군은 매월 1인당 20만원(정부 15만원 + 군 자체 5만원)을 2년간 지급하기로 했다. 이 같은 대응은 단지 복지정책의 확대가 아니라 ‘지역이 스스로 일어서는’ 새로운 농촌 모델의 출발점이다. 이번 사업은 군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영양,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향한 실질적 첫걸음이다. 영양군이 처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산이 깊고 들이 넓은 만큼 자연은 풍요롭지만 사람이 점차 줄어드는 현실이 이어졌다. 학교 문이 닫히고 마을엔 예전 같지 않은 기운이 돌았다. 그렇다고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었다. 주민 모두가 ‘살고 싶은 농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군정의 방향을 새로 세웠다. 그 변화의 첫걸음이 이번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다. 정부가 농어촌 주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추진한 이 사업에 경북에서 유일하게 영양군이 최종 선정됐다. 군은 자체 재원을 더해 월 2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단순히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해 소비가 지역 안에서 돌도록 설계했다. 우리 가게, 우리 농가, 우리 상권에서 돈이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군민이 중심이 되는 지역경제의 새로운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 몇 해 동안 영양은 느리지만 분명한 변화를 겪어왔다. 양수발전소 유치와 국도 31호선 선형개량사업 확정으로 지역의 기반 시설이 확실히 강화됐다. 농촌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계절근로자 제도 도입, 귀농·귀촌 지원정책 확대, 지역농산물 가공·유통체계 정비 등은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기반을 활용한 미래형 산업 육성, 예산 효율화, 원자력비상계획구역 편입으로 인한 지역자원시설세 확보 등은 영양군이 스스로 재정을 확충하며 자립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이런 변화는 어느 한 사람의 성과가 아니라 영양군민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묵묵히 현장에서 땀 흘려온 농민과 상인, 그리고 변화를 믿고 함께한 군민 모두의 몫이다. 지역이 살아야 사람이 남는다. 기본소득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누구나 최소한의 생활을 지킬 수 있어야 공동체가 유지된다. 둘째, 지역화폐로 지급된 돈이 다시 지역 안에서 돌 때 진짜 지역경제가 된다. 셋째, 영양군은 에너지와 자원 잠재력이 있는 고장이기에 복지를 넘어 자립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영양’을 위한 제도적 실험이다. 군은 이번 사업에 군비 부담을 대폭 높였다. 지급 대상은 주민등록을 둔 모든 군민으로 열었고 나이·소득·직업의 구분도 두지 않았다. 이는 행정이 먼저 신뢰를 주고 군민이 그 신뢰를 지역 안에서 순환시켜 주기를 바라는 약속이기도 하다. 이제 군민이 해야 할 일도 분명하다. 우리 가게·우리 농가를 먼저 이용하고 이웃이 만든 제품을 더 자주 찾는 것. 지역 안에서 돈이 돌고 삶이 연결될 때 영양군은 다시 살아난다. 나는 우리 영양군민 모두에게 약속한다. 이번 기본소득 사업을 단발성 지원으로 끝내지 않겠다. 형평성과 투명성 위에서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시키겠다. 외부의 도움에만 기대지 않고 우리 힘으로 서는 자립형 영양군을 만들겠다. 우리의 기본소득은 ‘돈’이 아니라 ‘기회’다. 군민이 이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이 뒷받침할 것이다. 지금 영양군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그러나 그 숨은 멈춘 것이 아니라 다시 내쉬기 위한 준비다. 이번 기본소득은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니다. 우리의 삶, 우리의 미래,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영양의 희망이다. 기다려서 바뀌는 것은 없다. 우리가 손잡고 걸어서 함께 만들어야 한다. 영양군이라는 이름이 행정구역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 숨 쉬는 공동체의 이름이 되도록. 지금이 바로 그 전환점이다. 우리 함께 걸어가며 우리 함께 만들어가자. 지금의 우리, 그리고 앞으로의 우리를 위해.

2025-11-30

명함

한때는 두툼한 명함 지갑을 들고 다니며, 주는 맛, 받는 맛에 취해 살았건만, 정년퇴직과 함께 그 모든 영광은 서랍 깊숙한 곳으로 퇴역했다. 명함도 수명이라는 게 있어, 직책이 끝나면 그 즉시 효력이 정지된다. 마치 유통기한 지난 우유처럼 말이다. 퇴직 후 처음 참석한 사회단체 모임에서 누군가 명함을 슬며시 내밀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모르게 주머니를 더듬었으나, 있을 리가 있나. “저는···. 명함이 없습니다.” 그 순간, 식탁 위의 물 잔보다 내가 더 투명해지는 기분이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 뭐라도 하나 만들어야지.’ 처음엔 이름 석 자에 전화번호만 새겨 넣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그건 또 너무 밋밋하다. ‘퇴직자 주제에 뭘 그리 거창하게···.’ 할까 싶어 조심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내가 누구인지, 아직 세상에 나를 알려야 하지 않겠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M신문 시민기자’로 위촉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거다!” 바로 인쇄소로 달려갔다. 요즘은 명함에 얼굴사진을 넣는 게 대세라며 권해 사진? “까짓 거 넣지 뭐” 앞면에 M신문 시민기자라 새기고 얼굴 사진도 넣고 뒷면엔 ‘수필가 방종현’에 등단 문학단체까지 야무지게 박아 넣었다. 막상 명함을 손에 쥐니,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마치 60에 능참봉 벼슬을 제수받은 기분이랄까. 능참봉! 이 얼마나 운치 있는 벼슬이던가. 왕릉 주변이나 지키던 미관말직일망정 임금님으로부터 교지(敎旨)를 받고 ‘임명’된 자리라니 격조가 다르다. 비록 관복 자락이 짧았을지언정, 죽어서 ‘학생부군’ 대신 ‘능참봉 아무개’라 묘비에 새겨지는 순간, 체면 하나는 건지는 법이다. 요즘 말로 하면 ‘퇴직 후 명예직’쯤 되는 셈이다. 문득 류성룡 선생이 떠올랐다. 지인의 묘비를 짓고 말미에 지은이 소개에 자기가 받은 관직을 줄줄이 열거했다. ‘수충익모광국공신, 대광보국숭록대부, 영의정, 홍문관, 춘추관, 세자일사···.’ 이쯤 되면 묘비가 아니라 일종의 명함 대리점이다. 이름 앞에 붙은 그 벼슬들이 꼭 훈장처럼 느껴졌다. 아니, 무협지라면 ‘절대고수’라는 표식일 수도 있겠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 영구직은 드물다. 대통령도 임기 끝나면 ‘전직’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문학인은 다르다. 시인은 죽어도 시인, 소설가는 백발이 되어도 소설가다. 누가 “전직 시인 아무개”라고 부르던가? 그 누추한 명함 속에 ‘수필가’ 석자 새겨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아직 세상에 할 말이 있고, 글을 쓸 의지가 있다는 증거가 되었다. 어느 날, 지인의 명함을 받았다. 초등학교 동창회장, 고등학교 총무, 향우회 감사, 종친회 이사, 자문위원, 무슨 군의원 출마, 문화센터 수료증 번호까지···. 도무지 이분의 이름은 어디에 있는지 숨은 그림찾기를 해야 했다. 명함이라기 보단 이력서와 족보, 전단지가 뒤섞인 종합선물세트였다. 그에 비해 내 명함은 심플하다. 앞면엔 ‘M신문 시민기자 방종현’, 뒷면엔 ‘수필가’, 얼굴 사진까지. 간결하지만 확실하다. 나는 이 명함 한 장을 들고 또 하나의 인생 2막을 열었다. 늙은이라도 이름 석 자 또렷한 명함 하나 들고 웃으며 걸어갈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관직이고, 인생의 훈장 아닐까? 지금, 이 순간을 성실히 살아내려는 나의 다짐, 그게 바로 명함의 진짜 값어치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11-30

난계 박연 선생을 찾아 떠나는 가을기행

대구예술대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는 최근 11월 현장학습으로 충청북도 영동군 일대를 다녀왔다. 이번에 현장학습 테마는 난계 박연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른 아침 7시가 넘자 시니어들은 약속 장소로 속속 모여들었다. 마음은 벌써 영동군에 가 있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처음에 들른 곳은 난계국악박물관이다. 외부는 그리 커 보이지 않고 아담했다. 시니어 학생들은 입구에 마련된 장구치기를 체험하고 내부로 들어갔다. 중앙홀에 각종 타악기가 진열돼 있고 국악사실, 악기전시실, 고문헌실, 명인실, 죽헌실이 연이어 설치돼 있었다. 학생들은 우리나라 국악의 전모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입을 모았다. 박물관을 나와 난계 동상이 있고 그 위로 펼쳐진 잔디밭을 한참 걸어가니 난계사가 있었다. 이곳은 박연 선생을 모신 사당이었다. 학생들은 유명한 사찰처럼 깨끗하게 마련된 건물을 세세히 둘러보고 우리나라 3대 악성의 한 명인 선생의 업적을 기렸다. 다음에 발길이 닿은 곳은 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영동문학관이었다. 마침 ‘양성규 화가 화단 활동 40주년 기념 미술작품전’이 열리고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에 그의 40년 화가 인생의 족적이 쌓여있으며 시인으로도 등단하여 그가 낸 시집도 전시되었다. 초대 작품으로 운천 김민지 화가의 금강경이 새겨진 병풍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시간이 부족해 계획했던 세덕사, 쌍효각, 호서루 등을 관람하지 못해 아쉬웠다. 특히 난계사 옆에 있는 영동국악체험촌은 사전학습 부족으로 꼭 체험해야 할 세계 최대 북인 ‘천고’를 보지 못하고 온 것이 몹시 아쉬웠다. 북의 지름이 5.5m, 길이 6m, 무게가 7t이며 소 40마리의 가죽과 수령 150년 이상된 소나무로 제작되었다니 어마어마하다. 오후엔 황간에 있는 월류봉으로 향했다. 달도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은 소문대로 산과 물, 정자가 어울린 한 폭의 산수화 자체였다. 차에서 내린 학생들은 우르르 포트존으로 몰려 서로 먼저 사진 찍기 경쟁을 벌였다. 포토존에서 바라보는 월류봉은 맑은 강을 베개로 한 바위병풍을 품고 유유히 사바세계를 바라보는 신선 같았다. 앙증맞게 놓여진 돌다리며 나무다리로 조성된 둘레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은 박연 선생의 업적을 살펴보고 풍광이 아름다운 청정지역 월류봉 둘레길을 마음껏 걸어보고자 했으나 예기치 않았던 관광차 고장으로 시간을 빼앗겨 모두가 아쉬워했다. 하행길에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와 역사자료관을 돌아보았다. 학생들은 그분의 업적을 기리며 지금의 대한민국이 슬기롭게 잘 성장하기를 기원했다. 이재희 수요반 학생회장은 “이번 현장학습이 난계 박연 선생의 업적을 다시한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박연 선생의 호와 달도 머물고 간다는 월류봉의 모습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 산수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뜻깊은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5-11-30

여성의 내면과 시대 숨결을 잇는 ‘문학의 향연’

제7회 영남가사문학 어울마당이 지난달 20일 용학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영남내방가사연구회(회장 장향규), 대경가사연구회(회장 이홍자), 내방가사문학회(회장 권숙희)가 공동으로 주최해, 영남 지역 여성문학의 정수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내방’이라 불리는 안채에서 여성들이 직접 쓰고 노래하던 내방가사는 사대부·중인·부유층 여성들의 일상과 감정, 자애와 근심, 신앙과 교훈을 담아 조선 후기 여성들의 삶을 생생히 드러낸다. 특히 경상도 지역의 내방가사는 실용적이고 생활 밀착형 주제를 중심으로, 부덕·효·교훈 등 유교적 가치와 도덕적 색채를 강하게 띠며, 지역 특유의 억양과 어휘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성의 내면을 꾸밈없이 노래한 표현에서는 억눌림과 희망이 교차하며, 남성 중심 문단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기표현의 문학’으로 평가된다. 이날 어울마당은 회원들의 자작 가사 낭독으로 진행되어 과거의 전통이 현재의 언어로 되살아나는 순간들을 연출했다. 유경화 선생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안자숙 낭송가의 개회 시 낭독, 정숙 시인의 축시(처용가), 권영숙 시인의 축가가 이어지며 품격 있게 막을 올렸다. 대경가사연구회는 이홍자 회장의 ‘안동 색시 예찬가’를 비롯해 △정순모 ‘안동 고향 사랑가’ △김숙자 ‘이별 애도가’ △김귀자 ‘나의 인생 여정가’ △김귀자 작·윤순연 낭독 ‘신천동로 예찬가’ △권지을 ‘고모 소회가’ △박순임 ‘한밤마을 남천고택 탐방가’, ‘어머니 유월 그날’ 등을 낭독하며 지역 정서와 삶의 울림을 전했다. 영남내방가사회는 장향규 회장의 ‘구순축수연가’를 통해 90세를 맞은 청곡 김동기 선생의 문학적 여정을 기렸다. 이 작품은 2025년 장향규 회장이 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의미를 더했다. 이어 조경자 ‘잠설가’(작자 미상), 이기문 ‘칠석가’(작자 미상), 조명자 ‘봄청유가’(작자 미상) 등이 낭독됐다. 내방가사 문학회는 이방익의 ‘표해가’를 회원이 필사 후 교독하며 필사 전통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참여 회원은 최순자, 유정자, 이순오, 곽남숙, 최옥분, 김영옥, 김윤숙, 박송애, 김경옥, 오인경, 홍영주, 김은주, 조애숙, 김복숙, 이윤지 등이다. ‘표해가’는 제주 출신 이방익이 이조년의 후손으로 정조의 호위무사로 봉직했을 때 우도에 있는 모친 산소 이장을 위해 다녀오다가 일행 7명과 함께 풍랑을 만났다. 대만과 복건성 산동성 북경을 거쳐 만주 압록강을 건너 한양까지, 10개월이 걸린 만 이천사백 리에 이르는 험난한 여정을 한글로 직접 쓴 장편 기행 가사다. 특히 제주 이방익 장군 기념사업회 황요범 대표 외 7명과 대구문인협회 방종현 부회장의 참석은 지역 간 문학 교류를 확대하며 이번 행사의 위상을 높였다. 이번 어울마당은 내방가사가 단순한 옛 노래가 아닌, 여성의 언어로 기록된 소중한 문학 유산임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대구가 지닌 이 전통은 시대를 넘어 울림과 공감으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문학의 뿌리이자, 지역 문화의 품격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11-30

‘댁 한 바퀴’ 그 때 그 시절로의 도심여행 함께 떠나 보아요

대구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대구시티 투어는 처음 경험했다. 지난달 9일 일행과 함께 대구시티에 올랐다. 오전 10시30분 우리 일행은 청라역에 만나서 버스를 탔고, 일부 승객은 동대구역 앞 시티투어 정류장에서 오전 11시에 합류했다. 대형 투어버스 비용은 6000원이다. 대전과 부산에서도 몇 분 오셨고, 대부분이 대구에 계신 분이었다. 신청자는 모두 18명이었다. 대구시 관광협회에서 대구시로부터 위임받아 운영하는 시티투어는 가이드의 간단한 투어 코스 설명이 있고, 맨처음 하중도로 향했다. 하중도는 매년 대구정원 박람회가 열리는 곳이다. 10월 달에 열리는 대구정원박람회는 대구의 대표적인 가을 꽃축제장이다. 올해도 4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화려한 꽃축제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며칠 전까지 꽃축제 행사가 열렸으나 이날은 거의 철수해버려 설렁한 분위기속에 하중도의 전경을 둘러보았다. 다음 코스로 구 제일모직으로 이동하였다. 고 이병철 회장이 대구에서 섬유산업을 시작했던 곳이다. 오늘날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킨 창업주다. 이병철 회장의 동상 앞에서 모두 사진을 찍었다. “이 회장 동상의 발등을 만지면 행운이 있다”는 말에 우리 일행은 동상 발등을 만지면서 사진도 찍었다. 다음 코스는 금호강이 있는 동촌으로 갔다. 금호강 개발사업으로 진행 중인 카누장이 내년 개장을 앞두고 한창 준비 중이었다. 아직 개장을 하지 않아 무료 카누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관계자는 내년 봄부터는 새롭게 단장해 개장을 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마지막 코스로 고모역 복합문화 공간으로 이동하였다. 해설가의 설명으로 고모역에 얽힌 얘기를 전해들었다. 고모역은 1925년 경부선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여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역사 깊은 역이다. 1949년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1957년에 현재의 역사를 복원했다. 2006년 기차역 운영이 종료되고 2018년부터는 고모역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전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모역은 1970년대엔 연간 이용객이 5만4000명에 달할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교통수단의 발달로 이용객이 점차 줄어들면서 결국 2006년에 폐역되었다. 고모의 지명은 돌아볼 ‘고(顧)’와 어미 ‘모(母)’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인근 만촌동에 있는 ‘고모령(顧母嶺)’과 관련이 있고, 특히 가요 ‘비내리는 고모령’에 얽힌 설화로 유명하다. 현인과 함께 콤비를 이루었던 작사가 유호와 작곡가 박시춘의 작품이다. ‘비 내리는 고모령’ 에 등장한 고모령은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끌려가는 아들과 어머니가 생이별하던 장소다. 당시 증기기관차가 경사진 고모령을 한 번에 오르지 못하고 더디게 넘어갈 때 아들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 모여든 어머니들로 이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비내리는 고모령’을 작곡한 박시춘 선생님은 3000여 곡을 만드신 우리나라 가요계의 거목이다. 특히 6·25 전쟁 시기에는 대구의 오리엔트 레코드사에서 활동한 적이 있으며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 음반도 이 시기에 녹음했다. 영화 ‘비나리는 고모령’은 1969년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이 영화로 인해 고모령은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여행객 모두는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대구에 있는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알게 된 것에 대해 흐뭇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참가자들은 대구시티투어와 함께한 시간에 만족해하며 귀가 길에 올랐다. 시티투어버스는 역순으로 돌면서 승차한 자리로 되돌아왔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5-11-30

정삼일 시인, 2025 영동예술상 수상

지난달 27일 열린 제6회 영동예술제에서 정삼일 시인이 2025 영동예술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행사는 영동예술인연합회(회장 김명동) 주최, 영동군 후원으로 영동 아모르아트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이날 예술제는 지역 예술인들의 열정을 담은 공연으로 시작됐다. 시 낭송, 대금 연주, 가요 무대에 이어 풍물놀이, 전자해금, 색소폰, 트럼펫 연주 등 폭넓은 장르가 어우러진 축하 공연이 마련돼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영동예술상을 수상한 정삼일 시인은 시낭송가로도 유명하다. 대한민국 제3호 공식 낭송인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그동안 문학과 낭송 예술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그는 ▲한국농민문학상 ▲다산문학상 대상 ▲한국예초문학상 대상 ▲불교문학상 대상 ▲송강문학예술상 본상 ▲매헌 윤봉길 문학상 대상 ▲제22회 대구펜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예계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지역 문학인 발굴과 예술 홍보에도 앞장서 왔으며, 현재 국제펜 대구지역위원회 회장을 역임하며 창작과 낭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시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조용한 다리입니다. 제가 걸어온 길이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위로로 닿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영동에서 받은 이 상은 제 문학 인생에 큰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 발전과 후배 예술인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또 그는 “농촌에서 시작된 제 삶이 시로 이어졌고, 낭송으로 확장되며 더 많은 사람들과 호흡하게 되었다”며, “예술은 삶을 밝혀주는 등불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남은 생도 예술인으로 살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영동예술인연합회 김명동 회장은 “정삼일 시인은 창작 활동은 물론 지역과 전국을 무대로 시낭송의 저변을 넓힌 예술인”이라며 “이번 수상이 영동 예술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11-30

경북 공인중개사 합격자 225명…전년 대비 151명 줄어

경북도는 30일 제36회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도내 최종 합격자 225명이 자격증 교부 대상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올해 합격자는 지난해 376명에서 크게 줄었으며, 장기화된 부동산 거래 침체가 시험 응시 규모 감소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1차 시험에는 2096명이 응시해 425명이 합격했고, 2차 시험에는 804명이 응시해 최종 225명이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1차 응시자 2651명, 2차 응시자 1336명과 비교하면 올해는 두 시험 모두 응시 인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최종 합격자의 평균연령은 47.7세로 지난해보다 소폭 높아졌고, 최고령은 1955년생 70세, 최연소는 2004년생 21세였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8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58명, 60대 31명, 30대 30명 순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의 응시 비중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는 흐름이 올해도 이어진 셈이다. 성별로는 여성 118명, 남성 107명이 합격해 여성 비율이 조금 더 높았다. 자격증 교부는 다음 달 15일부터 17일까지 경북도청 본관과 환동해지역본부에서 진행된다. 차은미 경북도 토지정보과장은 “부동산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데 공인중개사 역할이 중요하다”며 “투명한 거래 질서 정착에 함께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1-30

대구·경북 30일 낮 기온 13~19도⋯주 중반부터 강력 추위

대구·경북은 이번 주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주 중반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올겨울 들어 가장 강한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30일 낮 최고기온은 13~19도의 분포를 보인다고 예보했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안팎으로 커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동해안은 대기가 건조한 가운데, 경북 북동 산지와 북부 동해안은 초속 2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강풍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있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3.0m,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먼바다에서는 1.0~3.0m 높게 일겠다. 대구·경북은 화요일까지 평년보다 기온이 다소 높게 나타나겠지만, 목요일부터 큰 폭의 기온 하강이 나타나겠다. 월요일인 1일은 가끔 구름이 많고, 아침 최저기온 2~10도, 낮 최고기온 9~14도로 비교적 포근하겠다. 2일은 구름 많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3~4도, 낮 최고기온 5~10도로 떨어지겠다. 3일은 아침 최저 영하 8~영하 2도, 낮 최고 영하 2~4도로 기온이 급격히 낮아져 한파 수준의 강추위가 예상된다. 울릉도·독도는 대체로 흐리고 정오부터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4일은 북쪽에서 유입되는 찬 공기의 영향이 강화되며 추위가 더 심해지겠다.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침 기온은 영하 7~영하 2도, 낮 기온은 5~8도로 평년(최저 영하 5~2도, 최고 6~10도)보다 낮겠다. 5일과 6일 아침 기온은 영하 5~3도, 낮 기온은 5~13도로 평년과 비슷하나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동해 남부 해상은 4~5일 파고 1.0~3.0m의 높은 물결이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주 중반부터 경북 북부는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까지 떨어져 올겨울 가장 강력한 추위가 될 것”이라며 “낮에도 기온이 한 자릿수에 머물며 추운 날씨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니 건강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30

김장 시장을 보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김장철이다. 마트에 가면 절인 배추 예약 받는다는 문구와 함께 부재료인 무, 갓, 젓갈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지인이 김장을 했다며 김치를 가져다주었다. 이미 십여 년 전부터 김장을 하지 않았기에 고마운 마음에 덥석 받았다. 부재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시원하고 담백한 김치를 나는 좋아한다. 지인의 것을 꺼내 맛을 보았다. 젓갈 향이 강한 김치가 입안을 톡 쏜다. 문득 고등학교 때 생각이 났다. 점심시간이면 자연스럽게 여러 명이 둘러앉아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함께 먹었다. 다른 친구가 싸 온 반찬도 맛볼 수 있고, 수다도 떨 수 있어서 참 소중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엄마의 음식에만 익숙해서 나는 다른 집 음식을 잘 먹지 않았다. 그 날도 싸 온 반찬만을 먹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집어갔다. 할 수 없이 옆자리에 앉은 친구의 김치를 집어 들었다. 김치가 입에 들어간 순간 확 치밀어오르는 구토감에 당황한 나는 삼키지도 씹지도 못하고 굳어 있었다. 친구네 김치는 젓갈을 많이 넣은 것이었다. 강한 젓갈 냄새가 나를 자극한 것이다. 눈치를 보며 억지로 김치를 삼켰다. 그 이후 다른 친구의 반찬에는 손을 아예 대지 못했다. 누군가에게는 맛있었을지도 모르는 그 음식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도 있었을 일이 내게는 오래도록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얼마 전 아주 오랜 만에 서울에서 놀러 온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뭘 먹고 싶은지를 이야기하다가 쉽게 결정을 못해 서로 싫은 음식을 제해보기로 했다. 바닷가에 사니 회를 먹자는 한 친구의 말에 선뜻 가자는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조심스레 나는 기억 속에 있던 횟집의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고등학교 방학 때 이모집을 방문하였다. 모처럼 놀러온 조카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며 데리고 간 곳은 횟집이었다. 잠깐 화장실을 갔다 오다가 본 광경에 말을 잊고 서 있었다. 벽에 못이 박혀 있었는데, 주인이 살아 있는 붕장어의 머리를 못에다 박은 후 산 채로 껍질을 벗기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속살을 드러낸 붕장어가 꿈틀거리는 모습과 주인의 거침없는 손을 보면서 나는 식욕을 잃었다. 접시에 올라온 붕장어회를 이모의 눈을 피하며 한 점도 먹지 않았다. 이후로 횟집에 가면 그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라 젓가락이 멈칫했다. 내 얘기를 들은 친구들은 대번에 트라우마구나 했다. 김치나 회에 대한 기억은 거부할 수도 사라지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머리에 각인된 그 풍경은 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음식의 선택을 바꾸게 한 것일 수도 있다. 마음이 상처를 입고 회복하는 것에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것을 트라우마라는 단어로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친 의미 확대가 아닌가 싶었다. 트라우마를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은 그 용어가 너무 폭넓게 강하게 쓰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대신에 ‘감정상처’’마음 부상’‘심리적 충격’ 등의 말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두 사건을 생각하며 의외로 음식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이런 심리적 거부감이나 감정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 상처는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었을지. 익숙한 것은 쉽고 마음에 여유를 주기에 우리는 낯섦보다는 익숙함에 젖기를 즐긴다. 불편함이 덜하고 신경을 덜 써도 되기 때문이다. 반면, 낯섦은 긴장을 촉진시킨다. 낯설다는 것 속에는 두려움이란 감정이 감춰져 있다. 마음을 완화시키지 못하고 긴장으로 온 몸을 팽팽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득 공기가 찬 풍선이 매듭이 조금 풀리면 예측 못한 방향으로 날아올라가는 것처럼 그 마음이 방향을 잃으며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았다. 아직도 내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을 그 풍경을 그려본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만든 개인적인 경험에 감성적인 예민함이 덧대어져 편견이나 선입견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마음의 작은 부상들이 치유되어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음식이나 사람들을 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북적이는 김장 시장이 새삼 정겨워 보인다. /전영숙 시조시인

2025-11-30

K-스틸법 통과, 후속조치도 신속히 마련돼야

위기에 몰린 국내 철강산업을 지원할 이른바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발의 후 116일 만이다. 미국발 고관세 부과와 글로벌 공급 과잉 등으로 침체일로 놓인 철강업계가 간절히 바라던 법이 통과되자 철강도시 포항의 각 분야에서 환영의 입장을 쏟아냈다. 특히 사상 유례없는 철강산업의 위기에 대해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만들어짐에 따라 이번 법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공세, 탄소규제 등 복합적 위기에 빠진 철강산업은 그동안 수요 감소를 견디지 못한 일부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고, 일부는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포항철강공단 생산액을 살펴보면 2022년 12조2400억원이던 생산액이 올해는 10조4900억원으로 급감했다. 아는 바와 같이 철강산업은 국가 제조업의 근간을 이룬다. 철강산업의 붕괴는 국가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준다. 이번 K-스틸법은 이런 배경 때문에 여야 국회의원 245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여야의 극한 대립 중에도 철강산업에 대한 위기감과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정치적 공감대가 높게 형성된 탓이다. 문제는 법 제정에 따른 실질적 효과를 어떻게 잘 이끌어 내느냐 하는 것이다. 일단 큰불은 껐지만 철강산업의 회복에 실질적 영향이 미칠 수 있게 후속조치를 빠르고 정교하게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시와 산업계는 지역현장의 의견과 요구를 반영한 구체적인 지역철강산업 지원 근거를 반드시 시행령에 반영해 줄 것을 주장한다. 저탄소철강특구 지정과 국가전력망·용수·수소공급망의 국가재정 전액 지원 등 다수의 요구를 내걸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 전용 요금제를 한시적으로 시행령에 넣어 줄 것도 산업계는 요구한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법 제정이 다시 도약할 기회가 돼야 한다. 정부는 시행령 마련에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법 제정의 실효성을 최대한 높여야 할 것이다.

2025-11-30

연말정국 최대변수된 ‘추경호 영장’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심사가 2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추 의원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꿔 공지함으로써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를 받고 있다. 조은석 특검팀은 추 의원이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22분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에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표결에 동참하는 것을 방해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야 한다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요청에도 ‘중진 의원들이 당사로 올 테니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며 의총 장소를 거듭 변경했다는 것이 특검 판단이다. 반면 추 의원은 “장소 변경은 경찰의 국회 봉쇄로 불가피한 상황 때문이었으며, 공모 의혹 역시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주 국회 신상 발언에서 “특검의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 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 몰이 정치공작”이라고 항변했다. 추 의원 영장 발부 여부는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은 정국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영장이 기각되면 국민의힘은 여권을 향한 역공 기회를 얻는 동시에 중도 외연 확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특검이 추 의원을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커 선고가 나올 때까지 사법 리스크 여진은 계속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당 존립 위기에 직면한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계엄 해제 표결 방해에 나섰다는 법적 판단이 일차적으로 내려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사가 다른 의원들을 향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추 의원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 의원 구속영장이 기각되든 발부되든 연말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025-11-30

내란의 시간

이틀 지나면 2024년 12월 3일 ‘내란의 밤’ 1주년이다. 다수 국민은 세월 참 빠르네, 할 것이지만 나는 다르다. 내란은 현재 진행형이고, 그 중심지지 세력은 내가 살고 활동하는 대구-경북이기 때문이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어쩌다가 천하의 술주정뱅이 망나니에게 바짓가랑이를 붙잡혀 1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인간 말종의 하수인으로 지내고 있단 말인가?! 소맥 폭탄주로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는 자는 “파렴치한 종북좌파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외쳤다. 겨울 초입에 다수 시민이 안온한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시각에 난데없는 칼잡이처럼 대갈일성(大喝一聲)으로 ‘파렴치한 종북좌파 세력!’ 타령. 누가 진정 ‘파렴치한’ 종자(種子)인지 이제야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 안팎이 닮아도 너무도 쏙 빼닮은 탐욕의 ‘비계덩어리’가 암수한몸 되어 합작한 굴욕과 수치의 내란이 어느새 1년에 가깝다. 우리가 애면글면 기대하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이 지목되어 많은 국민이 기뻐하던 그 시각에 그자들은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사적인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파렴치한’ 내란을 획책하여 지구촌 전체를 경악시키는 쿠데타를 감행한 것이다. 21세기 20년대 대한민국에 종북좌파 세력이 있다는 확신범이 일국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지난 세기 7~80년대, 군부독재의 화신 박정희-전두환의 철권통치 시기에 난무했던 종북좌파 책동을 4~50년이 지난 시점에 재활용하는 자의 정신과 뇌 상태가 심히 의심스러운 것이다. 그런 자를 아직도 맹종하는 인간들의 심신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터. 작년 12월 4일, 그러니까 내란의 밤 다음 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나는 청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강의 문학세계와 우리의 삶’을 주제로 2시간 강연했다. 강연 준비를 위해 전날 늦은 밤까지 자료를 만들다가 마주한 ‘파렴치한 종북좌파 타령’에 아연실색(啞然失色)하고 말았다. 아, 정녕 이것이 나의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란 말인가!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다가 한강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했다고 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한강이 내린 결론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1980년 5월 참혹한 광주학살을 경험하고 교육받은 세대가 한마음 한뜻으로 잔인무도한 비상계엄을 막아냈으니 말이다. 참으로 놀라운 통찰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파렴치하고’ 참람(僭濫)한 내란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내란 수괴를 비롯한 다수 잔당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두 눈을 희번덕거린다. 영장 전담 판사들은 이런저런 구실로 구속영장을 각하하는 몰염치하고 반역사적인 행태를 거듭하고 있다. 내란의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흐르면서 국민의 가슴에 뜨거운 울화(鬱火)를 선사하며 염장을 지르고 있는 형편이다. 매우 보수적인 인간 공자는 논어에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음이 잘못”이라고 말한다. 크나큰 과오(過誤)를 저질렀지만, 여전히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방 탓을 해대는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지난 1년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것이 못내 궁금한 시점이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5-11-30

중국과 대나무 비계

중국에 있어 대나무는 전통적 가치의 상징물이다. 수천 년 전부터 중국은 음식이나 교통수단, 주택, 책, 무기. 악기 등에는 대나무를 많이 사용했다. 서양이 파피루스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면 중국에서는 대나무에 글씨를 썼다. 대나무는 매화와 난초, 국화와 더불어 사군자(四君子)라 부른다. 품격 있는 식물로 인식한다. 한때 해외에 대해 배타적 정책을 쓴 중국을 가리켜 ‘죽의 장막’이라 부른 것도 대나무가 중국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홍콩 타이포 구역 초고층 주거단지에서 불이나 수백 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깝고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화재가 초기 진압되지 못하고 희생자가 크게 늘어났다. 그 원인으로 건물공사를 위해 설치한 대나무 비계가 지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빌딩이 많은 홍콩을 여행하다 보면 공사 중인 빌딩 외벽에 대나무 비계를 설치한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비계는 높은 곳에서 작업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임시 가설물이다. 대개의 나라에선 비계 재료로 강관 파이프를 사용하고 있지만 홍콩은 전통방식인 대나무를 사용한다. 친환경적인 데다 비용이 적게 들고 설치도 용이해 홍콩의 빌딩에는 대나무 비계를 설치하고 공사를 하는 곳이 많다. 북송 시대 유명작품 ‘청명상하도’에도 그려져 있을 정도라 하니 이 방식이 천년은 넘었다. 그러나 이번 화재가 커진 이유로 대나무 비계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비판 여론에 대나무 비계 사용을 철폐하자는 여론도 강하게 나온다. 홍콩에서는 공사용 대나무 비계를 만들기 위해 매년 7m 길이의 대나무 막대 500만개를 생산한다고 한다. 이번 화재의 충격으로 대나무 비계가 사라질까 관심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11-30

프랑스 여자만 80세에도 사랑하랴

며칠 전 60대 이상의 남녀를 매칭시켜 주는 방송을 보았다. 출연자들의 평균 연령이 68.5세라고 한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미혼 남녀를 연결해주는 ‘나는 솔로’가 4년째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고, 이혼한 젊은 남녀를 연결해주는 ‘돌싱글즈’라는 프로그램도 방영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도 아니고 일회성 이벤트 성격이 강하지만, 그래도 이런 방송은 앞으로 더 나올 것 같다. 남자 셋이 먼저 앉아 있고 나중에 여자 셋이 들어와 각자 마음에 드는 남자 옆에 앉는다. 중간에 남자가 여자를 선택하는 시간이 있으니 처음에 여자가 먼저 남자를 선택하는 것이 불공평한 것은 아니다. 두 여성은 딸이 신청해서 나오게 되었다는데 그렇다고 전혀 소극적이지 않았다. 여성들은 9년에서 20여 년 전에 사별한 것 같은데, 자녀들을 키우느라 지금까지 남자 친구를 사귈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여자로서 남자 친구도 사귀고 손도 잡고 뽀뽀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이 방송을 보자니, 몇 년 전 읽은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2018년 번역)라는 책이 생각난다. 이 책은 일본 출신 기자 노구치 마사코가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여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이웃에 사는 프랑스 여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느낀 것을 쓴 것이다. 그 책에 나온 프랑스 여자들이 모든 프랑스 여자를 대변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웃에 사는 프랑스 여자들의 삶을 보고 느낀 바를 쓴 것이니 어느 정도 보편성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80세에 사랑이라니, 제목만 봐서는 좀 철없어 보여서 큰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독서 모임 교재라 반쯤은 억지로 읽게 되었는데, 의외로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나는 책이다. 자유롭고 인생을 즐기는 프랑스 여자들의 삶의 철학은 소소한 에피소드에서 잘 드러난다. 그중에서도 두 가지가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데, 하나는 80세 할머니가 빨간 코트를 입고 등을 펴고 걷는 사진이다. 책을 읽을 당시에는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몰랐지만, 이제는 이 할머니가 존경스럽다. 다른 하나는, 어느 할머니가 저자에게 그날 만날 수도 있는 사랑을 위해 항상 속옷을 섹시하게 갖춰 입는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속옷 할머니 이야기에서는 여전히 문화적 차이가 많이 느껴지지만, 이제 우리도 60대 이상의 남녀를 연결하는 방송이 나왔다는 것은 우리 사회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물론 일부 수위가 센 발언은 조회 수를 위해 연출이 가미된 것이겠지만, 그래도 남자와 손잡고 농사도 같이 짓고 싶다는 한 여성의 소망은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서 황혼 이혼을 하거나 사별해서 노년에 혼자 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1인 가구는 800만3000 가구인데, 이 중 60세 이상 1인 가구가 300만 가구에 육박한다. 이들이 모두 남은 생을 무색무취한 무성의 인간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우아하고 독립적이면서도 섹시함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노년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유영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2025-11-30

서울 지하철 느낌, 찜찜

서울역에 도착했다. 1년 만이다. 명동에서 열리는 문학 행사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다. 작년에 여기 온 것도 이달, 곧 11월이다. 지난해는 인천에 법정 교육을 받으러 가는 경유지로 왔었다. 올해와 지난해의 나들이가 같은 점은,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에 간다는 거다. 다른 점은 작년엔 동행이 하나 있었고, 금년엔 혼자 왔다는 사실이다. 또 지난해엔 제법 긴 시간 지하철을 탔고, 올핸 작년의 반도 못 되는 시간을 탄 점이다. 하지만, 지하철을 탄 시간대가 비슷하여 느낌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업무적인 일이 없다면, 일부러 서울에 와야 하기에 서울행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젊은 날 서울에서 2년을 공부하며 살았고, 88 서울올림픽의 해에는 본사 파견근무를 하였다. 반년가량을 주중에는 서울, 주말에는 포항에서 머무는 주말 가족으로 살았었다. 이런 과거 연유 때문인지 아니면, 한국인이어서인지 나의 서울에 대한 관념은 뭐라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없이 복잡미묘하다. 굳이 말하자면, ‘가깝고도 먼 곳’이거나, ‘가까이할 수 없는 당신’ 또는. ‘미워도 다시 한번’ 혹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 같은 존재다. 나만이 느끼는 서울에 대한 마음인지, 서울에 살지 않는 한국인이 비슷하게 느끼는 정서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그런 서울역에 만 1년 만에 KTX를 타고 와서 우선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후 1시경이어선지 식당가가 무척 붐볐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1년 전엔 없던 중국어 간판이 붙은 식당이 있다는 변화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에 따른 업주의 마케팅 전략의 하나일 터. 생각보다 비싼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와 더위를 식힌 후 지하철 전동차에 올랐다. 한낮인데도 복잡했다. 명동역에 내려 휴대폰 지도와 길 묻기로 목적지에 도착, 행사에 참석했다. 돌아오는 길은 고속버스 타기를 택했다. 늦게 포항 도착하면 걸어서 집에 갈 수 있고 또, 그 옛날 매주 고속버스로 서울을 오가던 추억이 한 몫 보탰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대에 복잡한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1시간 정도 후에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옛 추억을 곱씹는 고속버스 여행 끝에 자정 가까이 포항터미널에 내렸다. 십 여분 집으로 걸어오며 이런 생각이 났다. 1년 전 탔던 지하철과 오늘의 분위기가 어딘가 달라졌는데, 그게 뭘까. 곰곰이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 보았다. 정전기가 피부에 닿듯이 찌릿한 느낌이 들며 ‘맞아. 바로 그거, 웃음을 못 본 거야!’하고 속말이 나왔다. 그랬다. 지난해는 서울 지하철에서 젊은이들의 웃음을 더러 보았었다. 한데, 올해는 못 보았다. 우리 사회에서 웃음이 사라져가는 단면일까. 그렇다면, 원인은 사회의 총체적 변화에 있을 테지만 정치, 경제적인 급변이 가장 클 것이다. 짧은 시간의 지하철 전동차 분위기가 서울의 그것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거다. 하지만, 작년보다 올해의 지하철 분위기가 웃음이 사라졌다고 내 마음이 느끼는 게 못내 찜찜하다. 나만의 느낌일까. 부디, 우리나라 지하철에서 다시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빈다. /강길수 수필가

202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