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바가지요금, 이제는 그만

여수와 울릉도에서 관광객에 대한 불친절과 바가지요금 문제가 일어났다. 그전부터 언론에 바가지요금 문제가 오르더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휴가철이 되니 뉴스에 단골 메뉴처럼 오른다. 물건을 파는 사람도 바가지요금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 건데, 왜 이런 문제는 고쳐지지 않고 계속 일어날까. 속초에서도 오징어 두 마리를 5만6000원에 사고, 식당에서 추가 주문에 시달려야 했다는 게시글이 속초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라왔다. 이것은 어디 야수나 울릉도, 속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가지요금을 주고도 속으로만 삭이고 넘어간 관광객이 더 많을 것이다. 일 년을 별러 온 여름휴가인데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국인이 이러한 데 외국인은 어떠할까. 한국관광공사가 받은 2024년 관광 불편 신고를 보면 1위는 쇼핑(306건)이었고 2위는 택시(158건)였다. 택시 관련 불편 사항은 부당요금 징수와 운전사 불친절 등이 문제였다. 유명 유튜버 빠니보틀이 어느 나라건 택시 기사는 믿지 않는다는 말이 공연히 나온 말이 아니다. 서울역 인근 쉐라톤 호텔에서 크라운 파크 서울까지 택시를 이용한 한 외국인 관광객이 1.5km 구간을 이동한 요금으로 2만4000원을 지불했다. 택시 기사는 바가지요금을 받을 생각을 했는지 미터기도 켜지 않은 채 운행하며 8100원 정도의 정상적인 요금보다 세 배 정도의 바가지요금을 받았다. 지자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캠페인을 한다. 대전시는 ‘2025 대전 0시 축제’ 개막에 맞추어 바가지요금을 없애기 위한 민관합동 캠페인을 펼쳤다. 이는 대전시만 그러한 것은 아니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행사를 앞두고 사전에 지역민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행안부는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없애기 위해 ‘휴가철 물가안정 특별대책 기간‘을 정하고, 민관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에도 바가지요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어쩌면 한 철 장사라는 생각에 눈이 멀어 관광객과 불편한 마음을 감수하며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다. ’백 명의 사람이 한번 오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 번 오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요즈음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손님이 당한 억울한 마음은 금방 인터넷을 타고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퍼져나간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눈앞의 이득보다 적정한 이윤을 보며 오래도록 유지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선행을 베풀어 뜻하지 않은 대박을 낸 사장님들의 기사가 오른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사장도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행복한 이런 길을 왜 마다할까.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남들에게도 욕을 먹는 일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한 대가로 돈을 벌고 밥을 먹는데 그 입속으로 다른 사람의 원망이 섞여 들어간다면 기분이 어떨까. 자신과 자식의 입에 들어가는 밥이 손님들의 고마움이 함께하면 좋겠다. 인터넷을 달구진 않더라도 선한 영향력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장님이 되는 건 어떨까. 누구에게나 당당한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은가. /김규인 수필가

2025-08-17

누가 배터리를 바꿔줄까?

10년 전 아버지가 혼자 사실 때 가장 힘들어한 것이 대화 상대가 없는 것이었다. 파킨슨 병으로 14년 간 투병하시는 엄마 간병의 고통보다 대화 상대가 없는 외로움의 고통이 더 힘들다고 호소하셨다. 자식들이 자주 가고 요양보호사도 세 시간씩 방문하지만 24시간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도 자식들과 같이 사는 것은 한사코 거부하시다가 결국 엄마가 돌아가신 후 7개월만에 아버지도 엄마를 따라가셨다. 외로움은 노인의 심신 건강에 이렇게 치명적이다. 만약 그때 돌봄 로봇이 있었다면 아버지의 외로움은 줄어들었을까? 2024년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서 아기처럼 생긴 AI 로봇을 개발했다. 영상을 보니, 이 로봇이 독거노인과 함께 살면서노인들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내용이 나온다. 어떤 할머니는 효돌이 로봇에게 옷도 만들어 입히거나 장신구도 달아주고 안아준다. 효돌이는 할머니에게 약 먹을 시간도 알려주고 애교 있는 말도 해준다. 어떤 할머니는 민희라고 이름 붙인 AI 로봇 덕에 두 달 만에 우울증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2013년 제작된 ‘체인징 배터리’라는 5분짜리 애니메이션에도 돌봄 로봇이 나온다. 이 영상은 할머니 혼자 사는 집에 아들이 로봇 선물을 보내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할머니가 무언으로 로봇과 교감하면서 기쁨을 되찾았다. 그러던 어느날 로봇이 작동을 멈추자 배터리를 갈아주어 살린다. 시간이 지나 할머니가 눈을 뜨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로봇은 자기처럼 할머니를 살리기 위해 배터리를 가져오지만 소용이 없다. 그렇게 할머니가 먼저 죽고 로봇도 결국 배터리를 갈아줄 사람이 없어서 정지한다. 그때 할머니 영혼이 와서 로봇의 손을 잡고 하늘로 같이 간다. 슬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AI 로봇의 유용성과 필요성을 설득하는 영상이다. 그러나 효돌이든 애니메이션의 로봇이든 이들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외로움 극복에 실제 도움 될지 아직은 실감 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6월에 나온 뉴스를 보니 2029년이 되면 전 세계 돌봄 로봇 시장은 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1999년에 처음 개발된 돌봄 로봇이 2010년대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돌봄 로봇의 수요가 급성장한 것이다. 일본은 올해 3월 와세다대 연구진이 요양 환자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욕창을 예방하는 등 실제 돌봄 인력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돌봄 로봇 ‘AIREC’를 개발했고 보험 지원도 해준다고 한다. 우리나라 효돌이 판매를 검색해보니, 현재 9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이고 복지 혜택을 받으면 28만 원 정도다. 이렇게 돌봄이 기계로 대체되는 추세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이 최선일지는 의문이 든다. 올해 말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출시될 가정용 로봇 ‘볼리’와 ‘Q9’는 기계처럼 생겨서 효돌이만큼 교감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아버지가 생전에 효돌이가 있었다 해도 외로움은 해소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사람에게는 여러 사람과의 관계도 필요하고 약간의 갈등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영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2025-08-17

네거리의 순이(부분)

순이야, 누이야! 근로하는 청년, 용감한 사나이의 연인아! 생각해보아라, 오늘은 네 귀중한 청년인 용감한 사나이가 젊은 날을 싸움에 보내든 그 손으로 지금은 젊은 피로 벽돌담에다 달력을 그리겠구나! 그리고 이 추운 밤 가느다란 그 다리가 피아노줄 같이 떨리겠구나. 또 이거 봐라, 어서, 이 사나이도 네 커다란 오빠를···. 남은 것이라고는 때 묻은 넥타이 하나뿐이 아니냐! 오오 눈보라는 트럭처럼 길거리를 달아나는구나 자 좋다 바로 종로 네거리가 아니냐! 어서 너와 나는 번개같이 손을 잡고, 또 다음 일을 계획하러 또 남은 동무와 함께 검은 골목으로 들어가자 네 사나이를 찾고 또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인 용감한 청년을 찾으러···. 그리하여 끝나지 않은 새로운 용의와 계획으로 젊은 날을 보내라 … 임화 시인은 일제강점기 이름을 날린 저항적인 시인. 1929년에 발표된 위의 시는 당시 일제 권력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을 그려냈다. 화자와 그의 누이동생, 그녀의 애인, 세 명이 등장한다. 애인은 감옥에서 추위에 떨며 나갈 날을 기다리고, 오빠와 누이동생은 권력의 감시망을 피하며 검은 골목으로 들어가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이란 조선의 해방을 도모하는, 그리하여 애인을 되찾기 위한 계획일 것이다. <문학평론가>

2025-08-17

무궁화 꽃의 품격

국민 대다수가 무궁화 꽃을 우리나라의 국화인 줄로 알고 있지만 이것이 법적으로 공인된 근거는 없다. 국민정서상 무궁화를 국민 모두가 국화(國花)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무궁화가 우리나라에서 자생해온 것은 기록상으로 2000년이 넘는다. 옛 기록에 의하면 고조선 시대 이전부터 하늘의 꽃으로 불리며 귀하게 여겨져 왔으며, 신라 때는 무궁화 나라라는 뜻의 근화향(槿花鄕)이라 불렀다고 한다. 무궁화를 국화로 하기 위한 법 제정 작업은 19대 국회부터 20대, 21대에 걸쳐 여러 번 시도가 있었지만 법 제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해 부르고 있지만 이는 민간단체에 의해 제정된 날이지 국가 지정 기념일은 아니다. 무궁화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식적인 국화 지정이 안 된 때문이라는 분석도 한다. 애국가는 안익태 선생님이 작곡했다. 그러나 애국가 가사 말의 작사자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안익태는 일제 강점기 때 애국가 가사 말이 스코틀랜드 민요 곡에 붙여 불려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작곡을 했다고 한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노랫말이 곡에 붙여 널리 불리게 되자 무궁화는 우리 민족의 꽃으로 더욱 공고히 자리를 잡게 됐다. 무궁화 꽃은 법적 지위가 없음에도 공무원의 임명장과 국회의원 배지, 사법부의 법복, 우리나라 최고훈장(무궁화대훈장)에도 쓰이는 등 국가 업무와 관련된 분야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민족의 꽃이란 상징성만으로도 충분히 우리 민족의 꽃인 줄 알지만 늦었지만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후속조치가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가 딱 어울린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8-17

균형성장 대응 TK팀, 현안 해결 마중물 되길

대구시와 경북도가 이재명 정부의 국가균형성장 기조에 발맞춰 공동협력 TF팀을 가동하기로 결정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가 5극 3특의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대구와 경북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협력기구를 만든 것은 시의적절한 결정으로 보인다. 대구시 별도, 경북도 별도 보다는 두 지역의 현안이나 특성으로 보아 공동협력팀 구성이 바람직해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5극 3특 전략은 5개의 메가시티(5극)와 3개의 특별자치도(3특)를 중심으로 국가 운영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다. 국가 운영 시스템을 다극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자치분권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정부의 구상안에 포함된 대구와 경북(대경권)은 오히려 원팀 구성이 더 적절한 측면이 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5극 3특을 핵심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은 권역마다 지역에 유리한 전략안 마련에 모두가 고심하고 있다. 지역의 생존을 다투는 문제라는 생각으로 정부 정책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데구시와 경북도의 공동협력팀도 첫 모임에서 초광역 SOC, 미래전략산업, 문화.관광권 개발, 사회·환경분야의 핵심 과제를 우선 과제로 논의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대구경북 순환철도와 AI·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포스트 APEC 등 모두 21개 과제가 우선 과제로 선택됐다고 한다. 지역 발전에 필수적인 현안들을 정부 상대로 설득해 국정과제에 포함되게 하거나 국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공동협력팀에서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쉽지 않겠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전략팀이란 자부심으로 더 많은 노력이 있길 바란다. 당장 풀어야 할 현안인 TK신공항 사업은 정부의 명쾌한 대답이 없어 시도민 모두가 답답해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나 대통령의 가덕도 신공항 유지 발언 등과 비교하면 대구경북민에게는 실망스런 일이다. 새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가 모처럼 한팀이 된 만큼 현안 해결의 마중물 역할에 진력해 주었으면 한다.

2025-08-17

정국 급랭… 李가 직접 협치 리더십 보여주길

특검의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과 조국·윤미향 전 의원 특별사면을 계기로 여야 대치정국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양옆에 나란히 앉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서로 “사람이 아니다”라며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할 때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했다. 안 의원은 행사 담당자의 제지에도 이 대통령이 연설을 마칠 때까지 서 있었다. 광복절 행사 후 오후에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광역단체장, 보수 야당 출신 전직 대통령들도 모두 불참했다. 당연히 민주당의 독설이 이어졌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도 윤석열·김건희의 꼭두각시로 ‘윤 어게인’ 외치기에 바쁜 국민의힘의 행태는 일제에 부역했던 친일파들의 발버둥이나 마찬가지로 보일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살얼음판 정국을 예고하는 장면들이다. 8월 임시국회에는 여야 합의가 불가능한 쟁점 법안들이 무더기로 상정된다. 이달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방송3법 중 아직 처리되지 못한 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노란봉투법과 집중투표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도 경영계의 반발에도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여기에다 야당과의 협의 없이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추석 전까지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기세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제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통령 연설내용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행동하고 있다. 국민의힘과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정청래 대표는 여전히 야당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이러한 강성 캐릭터가 바뀌려면 이 대통령이 먼저 야당과 대화하는 ‘협치의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2025-08-17

‘광복 80주년’을 맞으며

찌는 듯한 무더위와 날 선 칼날처럼 쏟아지는 폭우가 반복되는 대단한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의미의 장마는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 같다. 이런 여름이 앞으로도 계속되고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형편이다. 살아있는 거대 유기체 지구가 내지르는 고통의 소리를 더욱 확대하는 최악의 생명체가 인류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하기 어렵다. 2025년 8월 15일 아침도 매우 무덥고 습하다. 하지만 기꺼운 마음으로 태극기를 들고 나가 대문에 게양한다. 산들바람에 가볍게 날리는 태극기가 산뜻한 얼굴로 나를 보며 웃는다. 나는 태극기 게양에 인색하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대참사’와 1980년 5월 18일 ‘광주 학살’을 기억하면서 아픈 마음의 조기(弔旗)를 다는 것에 한정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 오전 빛나는 태양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내걸린 태극기는 얼마나 아름답고 당당한가?! 국기에 담긴 함의는 크게 두 가지다.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과 가슴 아픈 날을 온 국민이 함께 돌아보고 같이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 소중한 작업을 통해서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 운명체의 구성원이란 명징한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현대사에는 행복한 기억보다는 불행과 슬픔과 절망으로 점철된 사건이 훨씬 많았다. 해마다 4월과 5월이면 교정을 물들이던 최루탄의 하얀 비말(飛沫)과 눈물로 범벅된 선후배들의 얼굴이 오늘도 삼삼하게 떠오른다. 유난히 행복하고 건강해야 할 20대의 10년 세월을 한숨과 탄식, 절망과 우울로 보내야 했던 세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직도 내게 남아있다. 이런 정황은 최근 몇 년 동안 달라진다. 세계적으로 불기 시작한 한국 문화의 힘이 바탕이 되어 자랑스러운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새로 태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와 춤, 드라마와 노래에서 시작된 한국 문화의 정점을 찍은 것은 2024년 12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다. 이거야말로 우리가 진정 축하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일대 사변(事變)이라 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언제부턴가 나는 ‘국뽕’에 취하기 시작했다. 나이 서른에 서독일로 유학 나갔다가 경험한 쓰라린 통증이 시나브로 해소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명시적이고 암묵적인 혐오와 멸시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셈이다. 무엇인가 많이 부족하고, 창피하고, 당당하지 못한 한국 사회가 어느 날 문득 선진 사회로 진입했다는 뿌듯한 감동! 나의 ‘국뽕’을 완전히 날려버린 참혹한 비상계엄과 엄중한 내란 사태가 조금씩 진정되면서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80주년 광복절을 맞이하고 있다. 내란 세력의 근본적이고 조속한 척결과 건강하고 행복한 민주사회 건설을 위한 국민의 열망이 합쳐지고 있다. 하나둘씩 밝혀지는 계엄과 내란의 본질을 확인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미래를 생각한다. 이승만의 부당한 ‘반민특위’ 해체로 흐려진 민족정기를 이참에 완벽하게 다시 세움으로써 우리와 우리 어린것들의 미래를 광명으로 빛나게 해야 할 일이다. 이 땅에 더는 계엄과 내란이 없는, 자유-평등-형제애가 넘치는 대한민국 건설이 광복 80주년의 가슴 벅찬 교훈일 것이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5-08-17

1만4900명 일하는 지역경제 근간… 폐업 공장 흉물 방치

스틸데일리는 지난 7월 포항철강산업단지 입주 기업과 관계 기관을 찾아, 지역 철강업계가 직면한 현안과 포항시·정부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청취했다. 관리공단과 포항시청, 그리고 스크랩·봉형강·판재·스테인리스·강관 등 다양한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가동률 하락·유휴부지 방치 심각 수십억대 환경 관리 투자비 부담 철강 부진 인근 상권 침체로 직결 공단 전체 국가산단 승격 필요성 통상 공동 대응·수출 시장 다변화 △ 포항철강산단, 347개 공장 및 1.5만 명 근로자 근무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이사장 전익현, 이하 ‘철강공단’)은 산업 단지의 효율적인 관리·운영과 입주 기업체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업무 수행으로 국가와 지방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포항철강산업단지(이하 ‘철강산단’)의 총 면적은 약 1318만㎡(약 400만 평)로, 347개 공장과 1만4900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심장’이다. 철강공단 운영에는 포항시의 철강 대기업·관련 업체가 참여한다. 현재 17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를 두고 있으며, 당연직 이사 3명(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포항시 부시장·포스코 포항제철소)을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14명의 비상임이사가 참여한다. 감사는 성진철강과 조선내화가 맡고 있다. 단지는 1~4단지와 청림지구로 구성되며, 2단지가 4005천㎡(104개 사 입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어 1단지(3930천㎡, 74개 사), 3단지(2612천㎡, 75개 사), 4단지(2047천㎡, 98개 사), 청림지구(589천㎡, 4개 사) 순이다. △ 가동률 저하·유휴 부지 확산…환경·법적 제약까지 최근 철강산단은 철강 경기 둔화, 환경 규제, 통상 리스크 등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했다. 철강산단은 반세기 동안 지역 경제의 근간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가동률 저하와 업체 폐업 등 구조적 어려움이 가시화되고 있다. 먼저, 가동률 하락과 유휴 부지 확산이 심각한 상태다. 단지 내 철강 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은 60~7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폐업이나 휴업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대형 부지마저 장기간 비어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여파는 협력업체를 비롯해 물류·서비스업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환경 관리 부담도 크다. 오염 저감 설비, 오염수 재활용, 완충 조류 설치 등의 개선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초기 투자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개별 중소·중견기업이 자체적으로 설비 투자와 인력 확충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다음은 국가산업단지 지위의 불균형 문제다. 일부 단지만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돼 세제 혜택과 각종 지원을 받고 있지만, 나머지 단지는 일반 산업단지로 분류돼 지원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단지를 국가산단으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스마트화 참여의 장벽도 존재한다. 철강산단에서는 스마트 물류 플랫폼, 에너지 관리 시스템, 안전 모니터링 등이 일부 추진되고 있지만, 영세 기업은 초기 투자 부담으로 참여율이 낮은 상태다. 현장에서는 공동 물류창고, 스팀·압축공기 공동 공급 등 기반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철강산단 입주 기업들의 외침 “교통·주거·통상…현실적 지원 절실” 철강산단 입주 기업과 상권 관계자들은 교통·주거 인프라, 통상 대응, 설비 투자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교통·주거 인프라 개선 요구가 나왔다. 강관 제조업체 A사는 산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현재 버스 노선과 정거장 확대, 직원들의 포항 거주 유도를 위한 6개월~1년 단위 주거 지원 혜택 도입을 요청했다. A사 관계자는 “교통과 주거가 개선되어야 인력 확보가 수월해지고 현장 안정성이 높아진다”라고 힘주어 설명했다. 통상 대응력 강화도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강관 제조업체 B사는 미국의 50% 고율 철강 관세로 미국으로의 강관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율 관세가 사실상 미국 내 생산을 강제해 국내 제조업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정부의 대미 협상력이 불충분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B사 관계자는 “강관 수출의 경우 하반기에 집중되는 업계 특성상 주 52시간 제도의 유연성 확대 없이는 수출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호소했다. 철 스크랩 업체 C사 관계자는 “포항 철강 업계는 포스코 중심으로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제조업 가동률 하락·스크랩 발생량 급감·건설 수요 부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 중”이라며 “업종을 막론하고 포항 내 산업 분위기 반전이 예상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D사 관계자는 “외국산 고효율 설비를 도입할 때 정부의 R&D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있어 개선될 필요가 있으며, 국내 개발 장비만 지원 대상이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탄소중립 목표와 연계해 전력 절감, 탄소 저감 설비 도입 등은 기업만의 책임이 아닌 정부와의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 철강 업계의 어려움이 장기화되면서, 포항시 소재 소상공인의 매출 타격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철강산단의 침체가 인근 상권 침체로 곧장 연결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철강공단내 한 카페 운영자는 “최근 1년 새 매출이 약 30% 감소했으며, 철강사 직원들의 회식과 미팅이 감소하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은 포항시가 철강 대기업과 협력 업체뿐만 아니라, 2·3차 공급망과 자영자들까지 모두를 살리는 정책을 정부·지자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 포항시 “철강·2차전지 동반 성장, 산업 다변화 추진” 포항시는 철강과 2차전지 산업의 동반 침체로 지역 경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지난 7월 ‘철강산업 선제 위기대응 지역’ 지정 신청을 완료했고, 9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산업 다변화 전략으로 ‘3+1’ 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기존 철강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3+1 전략으로써 우선적으로 ‘2차전지, 바이오, 수소’를 육성하고, 그 외 마이스(MICE) 산업을 발전시킬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포항시는 전시·컨벤션센터 1단계 공사를 진행 중(북구 영일대 인근, 2027년 초 준공 목표)으로, 향후 다보스포럼처럼 탄소중립·녹색성장 중심의 세계적 행사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또 탄소 중립 및 녹색 성장 목표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수소·2차전지·철강 산업의 연결 구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발맞춰 포항시 차원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포항시는 바이오산업과 관련된 인프라는 시 차원에서 갖춰져 있는 반면에 임상·의사 및 과학자 숫자가 부족해 추후에는 대형 제약사와의 협업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로써 포항을 ‘수소 시대의 선도 도시’, ‘녹색 성장 중심지’, ‘철강 기술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 포항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삼각축’ 포항 철강산업의 회복을 위해 철강업계는 다섯 가지 우선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포항철강산업단지의 국가산단 승격이다. 포항철강산업단지 전 구역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 세제·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 경쟁력과 지역 일자리 창출 기회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둘째, 환경 인프라에 대한 국비 지원이다. 폐수 처리, 오염 저감, 재활용 설비 등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안정적인 국가 예산을 투입해 기업들의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공동 물류·에너지 인프라 구축이다. 물류창고, 스팀·압축공기 공급망 등 공동 인프라를 마련해 영세 철강기업들의 스마트화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넷째, 통상 공동 대응 채널 운영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 등 통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업계·협회가 함께하는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 시장 다변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탄력 근무제 도입 논의다. 계절별 수요 변동과 수출 집중 시기에 맞춰 노사 간 탄력적 근무제를 도입해 생산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다. 철강업계는 이러한 법·재정·민관 협력의 삼각축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포항이 다시 ‘대한민국 철강의 심장’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항시가 처한 현재의 복합 위기는 구조 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정부·지자체·기업이 속도감 있게 협력할 때 지역 산업 생태계는 회복 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화에서는 포항철강산단의 현실 진단을 바탕으로, 포항 내 철강사들이 어떤 전략과 청사진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스틸데일리 이명화 기자(lmh@steelnsteel.co.kr)·곽단야 기자(ykd230614@steelnsteel.co.kr)

2025-08-17

철강 도시 포항, 지난 10년간 생산·고용·수출 모두 ‘역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강경 관세 정책이 재개되면서 한국 철강산업의 심장인 포항이 정면 충격을 받고 있다. 철강 일변도의 산업 구조에 글로벌 무역 질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장기 침체에 빠진 포항 경제의 ‘시계’가 멈춰가고 있다. 이번 특집은 경북매일신문과 철강전문지 스틸데일리가 공동으로 철강산업의 심장, 포항의 현재를 진단하고 희망과 미래를 조망해보기 위해 3회에 걸친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1편 ‘포항의 현실을 직시하다’에서는 철강 침체가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2편 ‘돌파구를 찾는 사람들’에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기업과 정책을 조명한다. 마지막 3편 ‘희망과 비전을 말하다’에서는 지역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포항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전한다. <편집자 주> 1970년대 발전 이끈 ‘산업의 쌀’ 美 관세·中 경쟁 등 외부에 ‘취약’ 포항 산단, 10년 새 12.8% ‘생산 ↓’ 지역 유일 ‘석유화학’만 성장 기록 산업침체 따른 인구감소 변화 심화 철강 외 산업 육성·구조 전환 필요 △10년 역성장···‘철강 중심’의 구조적 취약성 노출 1970년대 고도성장기, ‘산업의 쌀’이라 불린 철강을 공급하며 한국 제조업을 이끌어온 포항은 지난 10년간 생산·고용·수출 모든 분야에서 역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올해 들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보다 더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시행하면서 타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번 관세 조치는 특정 품목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제품에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포항 지역 기업들은 수출 단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내 판매마저 저가 중국산 철강재 공세로 잠식되고 있어 ‘내수·수출 이중 압박’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조강 생산량은 2014년 1640만t에서 2024년 1339만6000t으로 18.3% 감소했다. 연평균 감소율 -1.8%다. 설비 노후화와 재해(2022년 태풍 힌남노),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 등 구조적 요인에 더해, 중국산 제품의 글로벌 시장 잠식이 생산 위축을 가속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산업 경쟁력의 체질적 약화를 시사한다. △산업단지 전반 침체···유일한 예외 ‘석유화학’ 포항철강산업단지 총생산액은 같은 기간 17조590억원에서 14조8810억원으로 12.8% 감소했다. 1차금속(-10.5%), 조립금속(-24.4%), 비철금속(-40.3%), 기타업종(-27.5%) 모두 줄었고, 석유화학만 45.2% 늘었다. 하지만 석유화학의 규모는 전체 산업단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회복 모멘텀을 만들기엔 역부족이다. 이 같은 업종별 편차는 포항 산업구조가 특정 품목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신호다. 1차금속의 부진이 곧바로 전체 생산 감소로 이어지는 ‘원-포인트 취약성’이 드러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구조를 방치할 경우, 향후 글로벌 경기 변동이나 무역 규제 강화 시 포항 경제가 더욱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출 부진···시장 점유율 하락 가속 산업단지 수출액은 2014년 43억9900만달러에서 2024년 33억5000만달러로 23.8% 감소했다. 주력 품목인 1차금속이 24.8%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 수출은 같은 기간 97% 늘었지만 절대규모가 작아 전체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포항시 전체 수출액 역시 114억2100만달러에서 92억3300만달러로 19.2% 줄었다. 반면 수입은 4.1% 증가에 그쳤다. 이는 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동시에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철강제품의 대체재가 늘고,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포항산 철강재의 가격·품질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고용·소비 위축···인구 구조 악화 산업 침체는 곧바로 지역 고용·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포항의 주택 매매 건수는 2014년 1만2057건에서 2024년 7350건으로 연평균 4.4% 감소했다. 내수 기반이 약화하면서 지역 상권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지역내 내수 기반이 취약하더라도 외부로부터의 관광 등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다소 이를 보완 내지는 완충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포항 도심지의 핫플레이스로 초기에 관심이 컸던 포항운하 방문객수는 2014년 연간 43만1459명이 방문했었으나 2024년에는 89.1%가 감소한 7만7958명으로 쪼그라들었다. 포항운하크루즈의 탑승객수 역시 2014년 13만5052명이었으나 10년이 지나는 동안 55.9%가 줄어든 5만9596명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역 관광산업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이를 통한 여타 관광유관산업으로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구 감소세는 뚜렷하다. 2014년 52만4276명이던 포항 인구는 2024년 49만9352명으로 2만4924명 줄었다. 내국인 인구는 2만7787명 감소했고, 외국인 인구가 2863명 증가해 일부 감소폭을 상쇄했다. 지역별로 보면, 남구는 10년간 2만5704명이 줄었고 북구는 780명 늘었다. 북구의 경우 인구 변동이 거의 없었던 이유는 남구를 포함한 동지역 등에서 그동안 흥해읍과 장량동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분양이 이루어지면서 지역내 인구이동이 일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구의 경우에도 흥해·장량동 등 신규 주거지 개발로 해당 지역 인구는 늘어났지만 중앙동, 죽도동, 용흥동과 같은 도심의 ‘동’ 지역은 모두 인구가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결과적으로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이나 중앙상가와 같은 도심 상권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실제 부동산통계정보(R-One)에 따르면 포항 중앙동의 2024년 3분기 집합상가 공실률은 32.45%에서 올해 2분기 39.08%로, 소규모상가도 같은 기간 16.32%에서 18.95%로 심각한 상태로 빈 점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남구의 인구 유출은 철강산업 위축에 따른 타지역 전출이 주된 원인으로 해석된다. 이는 단순한 인구통계 변화가 아니라 지역 소비·교육·의료 인프라 전반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철강만으론 생존 불가···산업 다변화 시급” 전문가들은 포항이 철강 의존도를 줄이고 2차전지 소재, 고부가 기계부품 등 신성장 산업으로 수출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산업 다변화 과정에서 기존 철강 생태계와의 연계, 인력 재교육, 투자 유치 등 상당한 과제가 뒤따른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장기 로드맵과 재정·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인구 유출 억제와 생활 인프라 확충, 고급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년층 정착 유도도 병행돼야 한다. 산업과 도시 구조를 동시에 개편하지 않으면, 철강산업 회복만으로는 포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경고다. 포항은 지금, 철강산업 재도약과 신성장 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선택의 순간에 서 있다. 이를 놓친다면 포항의 미래 성장곡선은 다시 반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음화에서는 이러한 포항경제의 현실 진단을 기반으로 지역내 각 경제주체가 어떠한 방향으로 새로운 미래 포항 경제를 가꾸어 나갈 것인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8-17

경북도 프리미엄 포도 신품종으로 산업 지형 바꾼다

우리나라 포도 산업의 중심지인 경북도가 ‘샤인머스켓 일색’의 시장 구조를 탈피하고, 소비자 기호 변화에 발맞춘 신품종 개발로 산업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은 전국 포도 재배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생산량과 수출량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재배면적의 60% 가까이가 샤인머스켓에 집중돼, 품종 편중에 따른 시장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경북농업기술원은 지난 10여 년간 자체 품종 개발에 매진해 왔으며, 최근에는 색상·당도·식감·저장성 등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8종의 신품종을 선보였다. 특히 ‘레드클라렛’, ‘골드스위트’, ‘글로리스타’는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간편함과 독특한 외관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 품종은 지난 8월 수도권 현대백화점에서 열린 ‘진짜 프리미엄 경북 포도’ 행사에서 첫선을 보였다. 행사 기간 동안 시식회, 품종 설명, 라이브 커머스 방송 등 다양한 마케팅이 펼쳐졌으며, MZ세대와 프리미엄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이 돋보였다. 수출 시장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첫 해외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7개국에 4개 품종이 수출되었으며, 2024년 수출량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샤인머스켓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포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북도는 2030년까지 신품종 재배면적을 500ha로 확대하고, 품종별 재배기술 매뉴얼 보급과 현장 컨설팅을 통해 고품질 생산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영숙 기술원장은 “경북이 육성한 포도 신품종은 단순한 품종 개발을 넘어, 산업 구조를 혁신하고 농가 소득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국내외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력과 품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7

경북도 MWC 2026 참가 기업 모집

경북도가 도내 ICT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경북도는 오는 2026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에 참가할 기업을 25일까지 모집한다. MWC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관하는 국제 행사로,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가상현실(AR/VR), 확장현실(XR), 클라우드, 콘텐츠 등 첨단 기술이 총집결하는 자리다. 매년 200여 개국에서 2700여 개 기업과 10만 명 이상의 참관객이 몰리는 이 행사는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교류는 물론, 수출 판로 개척과 투자 유치의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MWC 2026에 단독 전시관을 마련해 도내 ICT 기업 10곳을 선발·지원할 계획이다. 전시관은 Hall 7의 부스 번호 7A69에 위치하며, 약 132㎡ 규모로 구성된다. 참가 기업에게는 부스 임차 및 시공, 전시물 장치 임차, 해외 운송, 항공료 일부 지원, 바이어 상담 주선, 영문 홍보물 제작, 네트워킹 프로그램 운영 등 전시회 전 과정에 걸친 종합적인 지원이 제공된다. 특히, 전시회 참가 전에는 구미전자정보기술원에서 사전 설명회를 열어 해외 전시 운영과 바이어 상담 전략에 대한 실무 교육을 진행하며, 전시 기간에는 현지 구매자와의 1:1 매칭 상담, 글로벌 미디어 홍보, 네트워킹 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회 종료 후에는 참가 성과 분석과 사후 관리까지 이어져 단순한 전시 참가를 넘어 실질적인 해외 진출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경북도는 지난 MWC 2025에서도 도내 9개 기업을 파견해 총 459만 달러(한화 약 60억3000만 원)의 계약 성과를 거두며, 2024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북 ICT 기업의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김강욱 AI데이터과장은 “MWC는 단순한 기술 전시회가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전략적 무대”라며 “경북의 ICT 강소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이번 모집을 통해 지역 내 유망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산업의 글로벌화와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7

포항 새 관문 기대 ‘복합환승센터’ 건립, 끝내 없던 일로…

지난 16일 오후 포항시 남구 상도동 시외버스터미널은 주말임에도 한산했다. 35도가 넘는 폭염에도 대형 선풍기만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이용객들의 이마와 목덜미에는 굵은 땀이 흘러내렸고, 연신 손부채질만 했다. 일부 승객은 휴식을 취할 의자가 부족해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심지어 낡고 오래된 화장실은 입구에서부터 퀴퀴한 냄새를 풍겼고, 지저분한 변기와 세면대는 이용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서울을 비롯한 광주, 부산 등으로 향하는 길목이라 많은 사람이 거쳐 간 곳이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10명에 불과했다. 좁은 공간에 들어선 편의시설은 매점 1곳과 화장실이 전부여서 이용객들은 멍하니 앉아 버스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포항을 처음 방문한 이지민씨(22)는 “최신식 KTX 역사와 달리 초라한 모습 터미널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면서 “화장실 너무 지저분해 두 번 다시 터미널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낡은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을 대신할 새로운 포항의 관문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무산됐다. 노후화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포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이용객의 불편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막대한 사업비, 사업자 간 입장 차이 때문에 실질적인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은 1985년과 1972년도에 지어졌는데, 시설 노후화로 이용객 불편이 계속되자 포항시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계획했다. 2016년 5월 (주)포항터미널이 사업 제안서를 경북도에 제출해 관련 사업이 본격 추진됐고, 이듬해 3월 경북도와 포항시가 제3자 사업자 공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포항시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KTX포항역 쪽으로 묶어 이전하기로 정하고 일방적으로 이전 부지를 밀어붙여 터미널 운영 사업자와 시민의 비난을 샀다. 거센 반발을 이기지 못한 시는 2017년 사업비 3341억 원을 투입해 남구 상도동 2만4925㎡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의 환승센터를 짓기로 계획을 바꿨다.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포항시는 터미널 운영 사업자와 여러 차례 간담회도 했지만, ‘도심 환승센터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신설 터미널을 지을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다’라는 입장만 들어야 했다. 결국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물 건너 가버렸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7

영덕군산림조합, 공무원에 고액 명절 선물 ‘논란’

영덕군산림조합이 매년 명절 때 150여 명에게 1500여만 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설과 추석 등 연 2회의 명절과 송이 수매 기간에도 선물이 가는 점으로 미뤄 영덕군산림조합의 연간 선물 예산은 5000여만 원 선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선물 수수자 중에는 영덕군 등 직무 관련 기관 공무원들이 상당수여서 파장이 일 전망이다. 본지가 확보한 영덕군산림조합 명절 선물 배부 내역에 따르면 조합은 2024년 추석을 앞두고 선물비용으로 1500여만 원을 집행했다. 대부분은 김영란법이 규정한 선물 제한 아래 수준이지만 영덕군 간부 B씨를 포함한 다수 공무원에게는 20만 원 전후 상당의 선물이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덕군산림조합의 A씨는 “조합은 매년 설과 추석 때 관행적으로 선물을 하고 있는데, 다만 직무 관련 공무원들에게는 김영란법에 규정된 금액을 넘어가는 고가의 상품 등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공직자윤리법 등 관련 법규는 공직자가 직무 관련자에게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공직사회에서 일부 관행처럼 자리 잡아온 금품 수수 문제를 다시금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이번 사건은 공직사회 내 금품 수수 관행과 법 적용 사이의 간극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는 점에서 향후 처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08-17

“우리 같은 지방 촌사람들도 먹고 살 수 있는 나라 됐으면”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 정하성 이장이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대통령 국민임명식에 특별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묵묵히 헌신해온 행사에는 의료계의 이국종 교수, 다산 가정의 부모, 산불 피해 동물들을 돌본 수의사 등 민간인 80여 명이 초청됐다. 정 이장 역시 지난 3월 안동 산불 당시 주민 대피를 이끈 공로로 이름을 올렸다. 정 이장은 “그날은 정말 정신이 없었죠. 24일 저녁부터 불이 번지기 시작했고, 주민들을 체육관으로 대피시키는 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불길을 막기도 했고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 이장은 “불길이 바람을 타고 번질 때는 정말 막막했지만, 주민들이 서로 도우며 잘 버텨주셨습니다. 그게 가장 고마웠죠”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임명식 참석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걸 실감했다”면서 “각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분들과 함께한 자리라 더 뜻깊었다”고 밝혔다. 행사 당일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많아 정신이 없었지만, 외교부 건물 안에서 함께 움직이며 통제된 동선 속에서도 질서 있게 진행됐다. 국민이 직접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전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고 전했다.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도 솔직하게 전했다. 정 이장은 “요즘 농업은 너무 외면받는다"면서 "산불로 생계가 무너진 산촌 주민들이 많은 만큼 재난 대응이 생계 중심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너무 강하면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고, 생산성도 떨어질 수 있다. 약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며 경제 구조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정 이장은 정부의 인사 정책에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인재를 등용할 때는 골고루 했으면 좋겠어요. 특정 성향에 치우치지 말고, 참신한 인재를 발굴해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해달라”며 “현실적으로 모든 걸 만족시키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이장은 “우리 같은 촌사람도 먹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농업이든 임업이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7

기업 활동·민간 투자 전국 ‘최하위권’ ‘경북 바이오클러스터’ 체질개선 필요

경북 바이오클러스터가 우수한 연구인프라에도 기업 활동과 민간 투자 부문에서 전국 최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생태계 전반의 전략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북연구원 김병태 박사는 지난 13일 발표한 ‘CEO Briefing 제730호’에서 “경북 바이오클러스터는 평균 20점으로 서울(75점), 경기(62점) 등 주요 지역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특히 기업 규모, 투자, 인력, 민간펀딩 등에서 취약한 점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경북은 포항과 안동을 중심으로 백신과 바이오소재 분야에 특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포항은 방사광가속기와 극저온전자현미경 등 대형 연구장비를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안동은 백신 상용화를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해 산업 전주기를 지원하고 있다. 북부권은 천연물 기반 그린바이오 특구, 남부권은 의료기기와 뷰티산업 융합, 서부권은 산업용 헴프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 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권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 생태계와 투자 기반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특히 기업 인력(2점), 민간펀딩(2점), 기업투자(5점) 등은 전국 7개 바이오클러스터 중 최하위권이어서 민간 자본 유입과 기업 활동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 박사는 △앵커기업 및 기업부설연구소 유치, G-star 펀드 활용 등 기업 생태계 강화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확장 및 랩센트럴 플랫폼 구축 △정부 정책과의 연계 강화 △도농복합형 선도모델 구축을 통해 경북만의 차별화된 바이오클러스터로 육성 등 경북 바이오클러스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4대 전략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경북은 이미 대학과 연구기관, 입지 여건 등에서 우수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이제는 민간 투자와 기업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 중인 제5차 첨단의료복합단지 종합계획과 제4차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에 경북의 정책 방향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17

신탁 전세사기 LH 매입 첫 사례 ‘대구’서 나왔다

지난해 개정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으로 뒤늦게 법적 지원 대상이 된 신탁 전세사기와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첫 피해 주택 매입 사례가 대구에서 나왔다. 17일 국회와 LH 등에 따르면 LH는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16세대를 매입하는 계약을 오는 19일 해당 건물 신탁사 및 우선수익권자 측과 체결할 예정이다. 특히 피해자들이 떼일 뻔한 보증금은 감정평가액에서 매입 가격을 뺀 차익을 활용해 일부 반환되며, 신탁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첫 매입 사례로 기록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시행된 개정 전세사기 특별법에 신탁 전세사기가 지원 대상으로 추가된 뒤 LH가 신탁사 등 주택 처분권자와 접촉해 매입 관련 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해당 주택을 임차해 거주하는 피해자들은 신탁사 측이 제기한 명도소송 패소에 따른 강제 퇴거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매입 절차는 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매입이 결정된 대구 다세대주택 역시 신탁사 측에서 임차인들을 상대로 퇴거를 요구하는 명도소송을 냈고 임차인들이 패소했다. 판결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임차인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쫓겨날 가능성에 더해 패소 확정 시 소송비용 부담 우려로 마음을 졸이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11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따라 LH가 신탁사기 피해주택 매입 추진을 시작했지만, 공적자금을 투입해 매입사업을 해야 하는 LH가 매입 대상 주택의 세금 체납 여부 등 구체적 조건을 확인할 권한이 없어 무턱대고 매수를 진행하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H는 신탁 전세사기 주택의 매입 가격 상한을 높여 대상을 확대하고, LH가 신탁사 및 우선수익권자와 직접 접촉해 매수를 협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마련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3년간 세입자들이 눈물과 호소로 만들어낸 신탁 전세사기 주택 매입 첫 사례가 신탁 전세사기 문제 해결 출발점이 돼 더 많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7

도내 두 번째 애견 해수욕장, 문제투성이네

포항시 남구 동해면 흥환 간이해수욕장 옆 해변 108m 구간에 개장한 ‘흥환 애견동반 해수욕장’을 지난 16일 찾은 A씨(37·여)는 ‘멍 때리는 해변’이라는 문구가 적힌 해수욕장 입구를 보면서 마음이 설렜다. 지난해 7월 울진군이 운영을 시작한 구산해수욕장 휴양 펫비치 이후 경북에서 두 번째 애견동반 해수욕장이 생겨서다. 하지만 소형 반려견과 30분간 해수욕을 즐긴 A씨는 2000원을 지불하고 찾은 반려견 샤워장에서 기분을 망쳤다. 애견전용 샴푸나 수건은 아예 없었고, 대형 건조기 대신 일반 드라이어 4~5개 전부였기 때문이다. 소형견은 샤워장 요금이 1000원이지만, 실제로는 2000원을 내야 했다. 정확한 요금표도 보지 못했고, 2000원을 왜 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다행히 수건 2장을 미리 챙겨온 A씨는 샤워를 마친 반려견을 닦은 뒤 작은 드라이어로 털을 대충 말리고 해수욕장을 떠나야 했다. 대형견과 해수욕을 마친 다른 피서객은 수건이나 샴푸를 준비하지 못해 간단한 샤워만 했고, 털 말리기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애견 동반 해수욕장은 7월 12일 포항지역 해수욕장과 함께 개장하려다 시설 보완 공사를 거쳐 지난 15일 문을 열었다. 이곳은 경북도의 ‘동해안 반려동물 친화 공간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포항시가 시설을 갖췄지만 ‘멍 때리는 해변’은 햇빛을 막아줄 그늘이 부족해 별도 비용을 내고 파라솔이나 평상을 빌려야 한다. 카페테리아도 아직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 인근 편의점 등지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흥환 애견동반 해수욕장’은 9월 27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한국 포항시 해양관광시설팀장은 “대형견도 샤워할 수 있도록 건조기 2대를 샤워장에 배치하는 등 미비한 시설을 곧바로 보완하겠다”라면서 “올해는 시범운영 개념이어서 시행착오가 많지만, 내년에는 유료 입장객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17

장사가 안된다… ‘영일만친구 야시장’ 원도심 상권 회복 ‘역부족’

주말인 지난 16일 저녁 ‘영일만친구 야시장’이 열린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 실개천 거리는 음악과 불빛으로 채워졌고, 가족 단위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렸다. 2019년 7월 시작한 6년 경력의 야시장이 다시 불을 밝혔지만, 이 공간에 머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눈으로 구경하거나 군것질 정도만 하고 떠났다. 일부 음식 판매대에서 줄 서서 기다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판매대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사람은 많은데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이다. 야시장을 둘러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야시장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상황실에는 안내 리플렛은 고사하고 안내원 조차 없다. 음식으로 사람들을 끌어야 할 입구에는 프리마켓존이 입점해 야시장의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하지 못했다. 일부 판매대는 개장 시간인 오후 6시가 훌쩍 지나서야 영업을 시작했고, 메뉴도 과일주스, 닭강정, 호떡 등 평범한 것들이었다. 대구에서 자녀들과 찾은 김대승씨(51)는 “야시장이라고 해서 기대감을 안고 왔는데, 거리도 짧고 메뉴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들 뿐이어서 실망스러웠다”라면서 “대구에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올 이유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서효진씨(38·여)는 “많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야시장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영일만친구 야시장은 매년 규모가 작아지는 느낌”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야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실제 영일만친구 야시장은 2019년 첫 개장 당시 40개의 판매대로 시작했으나 매년 줄어들어 올해는 12개 업체가 19개 판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야시장 운영 기간 판매대가 줄어드는 현상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상인들도 불만이다. 한 상인은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했고, 다른 상인은 “다른 지역에서는 야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컨설팅도 해주고 메뉴 개발을 위한 지원도 해 준다던데 포항시는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포항시와 달리 구미시는 야시장과 푸드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해 지역 대학을 활용해 참여 업체에 대한 메뉴 개발, 친절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구미푸드페스티벌에서는 스타 셰프 정호영씨와 협업해 축제 메뉴 맞춤형 컨설팅도 했다. 덕분에 최근 2년간 구미라면축제, 푸드페스티벌, 낭만 야시장 등으로 약 80만 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임동현 중앙상가 상인회장은 “작년보다 올해가 훨씬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의 부담을 덜기 위해 룰렛 이벤트를 마련해 무료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인 만큼 시민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시 경제노동정책과 관계자는 “운영 과정에서 나온 아쉬운 부분은 즉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7

iM뱅크 “텐텐통장과 함께 자녀 자산 관리 첫걸음을”

iM뱅크가 은행 계좌에서 곧바로 자녀 명의의 해외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신개념 모바일 통장 ‘텐텐통장’을 출시했다. ‘텐텐통장’은 ‘10년에 10억 만들기’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처럼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목표로 설계됐다. iM뱅크 관계자는 “아이에게 용돈 이상의 든든한 미래를 주고 싶은 부모들을 위한 획기적인 금융 솔루션의 일환으로 기획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텐텐통장’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증권사 앱을 실행할 필요 없이, iM뱅크 앱 내에서 터치 몇 번만으로 증권 계좌 개설부터 해외 우량주 매수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자녀에게 경제 관념 형성과 함께 실질적인 부를 물려주고픈 부모 세대, 해외주식에 관심은 많지만 시작이 어려웠던 MZ세대 투자 입문자, 복잡한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상품이다. ‘텐텐통장’은 매일 최종 잔액 중 100만원 이상 3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연 0.70%p, 그리고 전월 당행 또는 타 금융기관으로 계좌 간 자동이체 출금 실적이 있는 경우 연 0.30%p, 총 연 1.00%p의 우대이자율을 지원한다. iM뱅크 앱 메뉴인 ‘iM투자라운지’를 통해 iM증권에 회원 가입을 할 경우, 미국주식 온라인 수수료 1년간 0%, 미국주식 거래 시 환율 97% 우대 1년, 그리고 국내주식 온라인 수수료 0.01% 등의 수수료 혜택이 제공된다. iM뱅크는 ‘텐텐통장’ 상품 출시를 기념해 오는 10월 31일까지 선착순 1만명 ‘텐텐통장’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부자되는 5가지 레슨’ 이벤트를 실시한다. 가입자 전원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100% 증정하고, 이벤트 기간 중 50만 원 이상 잔액 유지 시 ‘캐리비안 베이 가족 패키지(4인 기준)’를 추첨을 통해 3000명에게 증정한다. 또 ‘친구 초대 이벤트’를 실시해 친구 초대 시 1명당 5000원 CU편의점 이용권(최대 2만 5000원)을 제공하며, 최다 초청 고객 10명에게는 골드바 1돈을 증정한다. iM증권도 실제 해외주식 모으기 서비스 주문금액에 따른 1인당 최대 5만원의 현금 리워드 및 미성년자 계좌 1건당 자녀 명의 1만원 기부가 진행한다. iM뱅크 관계자는 “이번 ‘텐텐통장’ 출시를 통해 자녀와 함께 장기적인 자산 관리의 첫걸음을 내딛는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iM금융그룹은 앞으로도 든든한 금융 파트너로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2025-08-17

글로벌 로봇 인재들 ‘축제의 장’ 성료

‘FIRA 로보월드컵 앤 써밋 2025’가 지난 15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는 17개국 928명의 로봇 인재가 참가해 치열한 경연을 펼쳤다. 199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시작된 세계 최초의 로봇축구대회 ‘FIRA 로보월드컵 앤 써밋’은 이제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드론, 청소년 창의리그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세계 로봇 인재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30주년을 맞아 ‘AI로봇 수도’ 대구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자율형 이족보행 로봇 ‘스포츠 리그’ △자율주행 자동차 등 ‘챌린지 리그’ △드론 활용 ‘에어 리그’ △‘청소년 리그’ 등 총 4개 리그, 46개 종목에서 국가대표급 참가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과 창의적인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과 농구, 역도, 양궁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결합한 ‘휴로컵’ 종목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5일간의 열전 끝에 △ICHIRO-Adult(인도네시아) △TKU(대만) △Roboparks-LU(캐나다) 팀이 휴로컵 종합우승의 영예를 안았으며, 한국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노네임’ 팀도 청소년 리그에서 수상했다. 지난 14일 개최된 ‘써밋(SUMMIT)’에는 국내외 로봇 연구자와 학생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한로봇스포츠협회 김진욱 이사, ㈜ARGOON 차승현 팀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지능형 로봇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설계, HRI, 자율주행 시스템 및 경로 계획 등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폐막식에서는 시상식과 함께 차기 개최지에 대회기를 전달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캐나다를 대표해 대회기를 전달받은 아만다 영 콜루치 마크햄 시의원은 차기 개최 도시를 소개하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폐막 공연에서는 부산의 ‘무혼’ 태권도 시범단이 절도 있는 품새와 화려한 격파 시범을 선보이며 외국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이번 행사는 국내외적으로 AI로봇 선도도시 대구의 위상을 한층 높인 국제적 로봇대회였다”며 “참가 선수들이 대회 기간 현장에서 체험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이 향후 로봇산업 인재 양성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쿠오 양 투 FIRA 회장은 “FIRA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로봇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이라며 “대구에서의 경험이 차기 대회에도 이어져, 더 큰 도전과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8-17

독립운동가 담긴 화폐로 그들의 삶과 정신 배워요

“지갑에서 독립운동가 얼굴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와 질문이 시작돼요.” 광복절을 맞아 교내 교육용 화폐를 제작해 독립운동가의 삶과 정신을 학생들이 일상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교육 현장이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한울안중학교. 한울안중은 학교 이름의 가운데 글자인 ‘울(UL)’을 따와 화폐를 만들었고, 실물 교환권 형태로 교내 전용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특별한 화폐는 2023년 경제금융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시작돼 학생과 학부모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됐다. 특히 25년 경력의 화폐 수집가이자 국어 교사인 심규성 교사가 학생들과 디자인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교사는 “UL 화폐는 주요 권종별로 한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인물들을 담고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며 “최고액권인 500UL에는 안중근, 윤봉길, 김구 선생의 사진과 친필이 앞면에, 3·1운동에 참여한 10대 독립투사들의 초상과 태극기가 뒷면에 새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폐와 같이 500UL외에도 250UL, 100UL, 50UL, 25UL 등 다양한 가치의 화폐를 만들었다. 심 교사는 “많은 나라가 독립운동가를 자국 화폐에 새겨 역사적 기억을 일상에서 공유한다”며 “우리 학생들도 돈을 통해 역사와 만나고, 사는 법(경제)과 사는 뜻(역사·가치)을 함께 배우기를 바래 제작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학생들은 학생 자치 활동과 연계해 ‘월급’ 또는 ‘아르바이트 수당’ 형태로 이 화폐를 지급 받는다. 이를 통해 교내 매점에서 와플, 음료, 문구류 등을 구매해 경제 활동을 직접 체험한다. 또한, 학생들은 예산 기획, 세금 처리 같은 실무를 익히고, 합리적인 소비, 저축, 그리고 기부까지 경험하며 경제 공동체 운영을 통해 실질적인 금융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울안중 변흔갑 교장은 “앞으로도 교과 수업과 학생 자치를 잇는 융합형 프로젝트를 지속해 추진해 역사적 가치와 금융 역량을 동시에 함양하는 교육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울안중은 대구교육청 경제금융중점학교에 2년 연속 선정돼 학생자치회 6개 부서와 연계한 다양한 경제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부서별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월급과 세금 정산 절차를 경험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경제 및 문화와도 연계하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7

“조합장의 비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영덕군 산림조합 대의원회가 조합장의 반복적인 비위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조합장 보궐선거 당시부터 불거진 조합장과 대의원회 간의 내홍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대의원회는 최근 조합장 해임에 들어가는 당위성을 담은 안내문을 조합원 2500명에게 발송하고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산림조합 내부의 도덕적 책임을 외면한 지도자를 더 이상 두고 불 수 없다는 것이다. 대의원회는 안내문에서 조합장이 결산총회 승인 없이 회기를 8회 연장하고, 참석 임원 전원에게 4255만 원 상당의 수당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또 총회 결의 없이 약 3억 900만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2025년 예산 외 5000만 원을 산불 피해 성금으로 임의 집행했다는 것이다. 또 조합장이 개인 변호사비 등 약 3758만 원을 조합 공금으로 사적 용도에 사용했다고 했다. 자신의 사업을 가족 명의로 운영해 겸업관계를 회피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대의원회는 일부 수사 대상 직원을 다른 조합으로 전출시켜 증거 은폐 의혹까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대의원회 관계자는 “조합장의 부당한 행위가 문제 돼 현재 내부 통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며 “해임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합원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대의원회의 주장한 부분의 사실 여부에 적잖은 관심을 보였다. 축산면의 A 조합원은 “영덕군산림조합장과 대의원회 간의 다툼과 분쟁이 일어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지 않고 있는 사법당국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조속한 결론을 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실상 조합을 지탱하는 두 축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피멍이 든 것은 조합원”이라면서 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영덕군산림조합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산림조합법 제43조는 조합원과 대의원이 선출한 임원의 해임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조합원은 전체 조합원의 5분의 1 이상 동의로 총회에 임원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 총회에서는 조합원 과반수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해임 여부를 결정한다. 대의원회에서 선출된 임원 역시 해임이 가능하다.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대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임원의 해임은 절차를 엄격히 지켜야 하며, 정관이나 법을 무시한 해임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08-17

“경품이 송아지 3마리” 잔칫날처럼 흥겨웠던 광복 80주년

지난 15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포항시 북구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제72회 광복기념 축구대회 및 민속경기’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막을 올렸다. 풍물패의 북소리와 꽹과리 가락으로 개막을 알렸고, 선수단이 차례로 입장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광복애국지사 후손 장학금 전달과 신광초등학교 신축 준공 기념 축구 골대 기증도 이어졌다. 손바닥에 빨간색과 파란색을 묻혀 펼친 핸드프린팅 퍼포먼스가 흰 천 위에 남겨질 때 “만세!” 삼창이 울려 퍼지며 운동장은 80년 전 해방의 환희를 되살린 듯 술렁였다. 올해 경품으로 내건 송아지 3마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관심거리였다. 추첨이 시작되자 운동장은 숨소리조차 삼킨 듯 조용해졌다가 당첨자가 호명되는 순간 박수와 탄식이 뒤섞여 터졌다. 신광면 주민 김모씨는 “이런 경품은 처음 본다. 그냥 구경만 해도 흥이 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축구대회에는 마을별 대표 25개 팀이 출전해 사흘간 예선과 본선을 치렀다. 그라운드를 내달리는 선수들에게 “잘한다”는 응원이 터져 나왔고, 죽성 1리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팔씨름 대회와 윷놀이, 광복기념 과녁 오자미 던지기에서는 순간순간 탄성과 웃음이 뒤섞였다. 마을 어르신은 “광복절에 이렇게 마을이 한마음으로 모이니 옛 잔치 같아 좋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체험장은 아이들 차지였다. 태극 문양 안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나만의 태극기 만들기’ 부스에서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붓을 움직이며 “우리나라 태극기”라고 자랑했다. 17일 폐회식에서는 종목별 시상식이 열렸고, 한마음 대축제 무대가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노래자랑과 초대 가수 공연이 펼쳐지자 관중석은 작은 콘서트장처럼 환호와 박수로 들썩였다. 이웃과 어깨동무를 하고 춤추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광복 80년의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성훈 신광면 체육회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대회로 선열들의 희생을 기리고, 주민 모두가 화합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은 “이번 행사는 광복의 의미를 재조명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7

청송 대형 산불 피해 주민, 화합 한마당 잔치로 재기 다짐

청송군은 ‘2025년 현서면 화합한마당 야시장 행사’가 최근 현서화목시장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대형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면민 간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며 지역 자생단체 간 협력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현서면문화체육회와 현서면청년연합회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현서면 내 20개 자생단체 중 12개 팀이 참여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500여 명의 주민들이 함께한 가운데 야시장 형식의 먹거리 부스, 문화공연, 주민노래자랑 등이 펼쳐져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야시장 행사는 지역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며 공동체의 따뜻한 연대와 희망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이대성 현서면문화체육회장은 “대형산불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를 극복하고 모두가 함께 웃고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고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많은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고 즐기며 화합하는 모습이 큰 힘이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이번 행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소중한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지역공동체가 함께 성장하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5-08-17

포항 ‘흥환 애견동반 해수욕장’ 시설은 ‘굿’, 운영은 ‘글쎄요’

포항시 남구 동해면 흥환 간이해수욕장 옆 해변 108m 구간에 개장한 ‘흥환 애견동반 해수욕장’을 지난 16일 찾은 A씨(37·여)는 ‘멍 때리는 해변’이라는 문구가 적힌 해수욕장 입구를 보면서 마음이 설렜다. 지난해 7월 울진군이 운영을 시작한 구산해수욕장 휴양 펫비치 이후 경북 두 번째 애견동반 해수욕장이 생겨서다. 소형 반려견과 30분간 해수욕을 즐긴 A씨는 2000원을 지불하고 찾은 반려견 샤워장에서 기분을 망쳤다. 애견전용 샴푸나 수건은 아예 없었고, 대형 건조기 대신 일반 드라이어 4~5개 전부였기 때문이다. 소형견은 샤워장 요금이 1000원이지만, 실제로는 2000원을 내야 했다. 정확한 요금표도 보지 못했고, 2000원을 왜 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다행히 수건 2장을 미리 챙겨온 A씨는 샤워를 마친 반려견을 닦인 뒤 작은 드라이어로 털을 대충 말리고 해수욕장을 떠나야 했다. 대형견과 해수욕을 마친 다른 피서객은 수건이나 샴푸를 준비하지 못해 간단한 샤워만 했고, 털 말리기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A씨는 “애견동반 해수욕장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좋은 수준의 편의시설을 갖추고도 운영이 너무 미숙한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12일 포항지역 해수욕장과 함께 개장하려다 시설 보완 공사를 거쳐 15일 문을 연 ‘흥환 애견동반 해수욕장’이 반려견을 제대로 배려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상북도의 ‘동해안 반려동물 친화 공간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포항시가 시설을 갖췄고, 흥환마을협동조합이 위탁·운영하는데 애견동반 해수욕장은 처음이어서 운영의 묘를 발휘하지 못하는 셈이다. ‘멍 때리는 해변’은 햇빛을 막아줄 그늘 공간이 부족해 별도 비용을 내고 파라솔이나 평상을 빌려야 하고, 카페테리아도 아직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서 인근 편의점 등지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구매해야 하는 사정이다. ‘흥환 애견동반 해수욕장’은 9월 27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한국 포항시 해양관광시설팀장은 “대형견도 샤워할 수 있도록 건조기 2대를 샤워장에 배치하는 등 미비한 시설을 곧바로 보완하겠다”라면서 “올해는 시범운영 개념이어서 시행착오가 많지만, 내년에는 유료 입장객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17

문경시 지역아동센터 아동화합한마당 열어

문경시는 14일 문경실내체육관에서 관내 9개 지역아동센터 아동과 종사자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아동센터 아동화합한마당’을 개최했다. 아이들은 웃음과 즐거움 속에서 건강한 신체활동을 즐기고, 센터 간 화합을 다지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행사는 모범 종사자 표창패 수여, 레크리에이션, 장기자랑 등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자신감을 높이고, 센터 종사자들은 사기를 진작시키며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었다.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내 아동에게 방과 후 보호, 학습지도, 문화 체험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동복지시설로, 안전한 성장 환경 조성과 복지 증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선희 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은 “아이들이 밝게 웃으며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번 행사가 아이들뿐 아니라 종사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유대감을 깊게 하는 계기가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아이들의 곁에서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아이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문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8-17

세계유산축전, 예산배정 문제로 또 도마에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2025 세계유산축전-경주역사유적지구’가 특혜·지역 외면·밀실 행정 등 각종 논란<본지 11일·12일·13일자 5면 보도>에 이어 이번에는 인건비·관리비 배정 문제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행사 대행 기관인 재단법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에는 국비와 도비·시비 등 총예산 30억 원 중 15%에 해당하는 4억5000만 원이 인건비와 관리비 명목으로 배정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실제 프로그램 집행 보다 대행 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의 인건비 등이 과다하게 배분된 점에서 공공 예산 사용의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원측은 “인건비 3억 원과 관리비 1억5000만 원은 단순 급여가 아니라 학술용역에 따른 기관 전체 운영비에 포함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간접비는 행안부 규정에 따라 직접 인건비와 경비 합산액의 6% 이내로 책정했고, 직급별 단가와 투입 인원·일수 기준으로 산정했다”며 “30억 원 규모 사업이라 총액이 커 보일 뿐 비율상 법정 범위 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기관 운영비를 공공사업 예산에서 전용하는 구조가 정당화될 수 없다”며 “투명성 확보와 구체적인 사업 집행 내역 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업의 전체 예산 대비 인건비와 관리비 비율은 다른 유사 문화사업 보다 높은 수준으로 프로그램 집행보다는 기관 운영에 상당 부분이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황성호 기자 hsh@kbmaeil.com

2025-08-17

칠곡군, 캠프캐롤 6병기대대와 한미합동 추모행사

6·25전쟁 초기 북한군에 의해 학살당한 미군 포로 41명을 기리는 한미합동 추모행사가 칠곡군에서 열렸다. 자유와 평화를 위한 희생을 되새기며 한미동맹의 굳건한 결의를 다지는 뜻깊은 자리였다. 칠곡군은 지난 14일 왜관읍 아곡리 한미우정의 공원에서 ‘303고지 학살 사건’을 기리는 한미합동 추모행사를 공동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재욱 칠곡군수, 러쎌 캠프캐롤 6병기대대장, 대구지방보훈청장,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 등 7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303고지 학살 사건은 1950년 8월 17일 북한군이 미군 포로 41명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칠곡군은 이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2017년 아곡리에 한미 우정의 공원을 조성했고, 2021년부터는 캠프캐롤 6병기대대와 함께 매년 합동 추모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추념사에서 “그들의 희생이 한반도의 자유와 대한민국의 오늘을 가능케 한 희망의 씨앗이 되었다”며 깊은 애도와 존경을 표했다. 러쎌 대대장 역시 “41명의 영웅이 보여준 용기와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며 한미동맹의 강화와 발전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러쎌 대대장이 김재욱 군수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며, 희생자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뜻을 전했다. 칠곡군은 앞으로도 매년 추모행사를 이어가며 6·25전쟁의 희생을 기리고,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한미동맹의 가치를 되새긴다는 계획이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