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건강식` 인기

“처음 경험해 본 맛이었어요!”호미곶전통찰보리빵 권영숙 대표는 보리빵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첫 맛`에 대한 감탄을 먼저 표했다. 그는 “우연히 보리로 만든 빵이라고 해서 한 번 맛봤는데, 이게 뭔가 싶어 하나 집었다가 처음 맛본 맛에 홀라당 마음을 빼앗겼다. 밀가루로 만든 일반 빵과는 식감이 다르고 덜 달았다. 그 맛을 잊지 못해 보리빵에 관심을 갖게 됐고, 마침 가게가 하나 있다고 해서 무작정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보리빵 사랑`은 온전히 소비자 입장에서 시작된 것이다.◇가족도 찰보리빵 매력에 흠뻑평소 제과제빵 분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권 대표의 갑작스런 결정에 가족들도 처음엔 내키지 않았다. 어느새 10년이 흐른 지금, 가족 모두가 호미곶찰보리빵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권 대표는 “한순간에 보리빵에 매료돼 가족들 입장에서는 사실 돌발적인 선포나 다름없었다.(웃음) 다들 미심쩍어했지만, 포항의 특산품브랜드인 `영일만친구`를 획득하고 나서는 모두가 각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찰보리빵에 매달렸다”고 전했다.든든한 가족지원군을 얻기까지 권 대표는 오직 맛에 대한 연구에 공을 들였다. 경주빵 등 유사 경쟁제품이 유난히 많은 제품의 특성상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 찾기에 고심했다. 건강에 좋다는 클로렐라를 넣어보고 키토산 가루를 첨가하거나 영덕에서 들여 온 유기농 달걀로 반죽해 봤다. 여러 시도를 거듭했으나 뚜렷한 맛의 변화를 찾기가 어려웠다.결국, 권 대표는 수차례의 도전 끝에 `복분자`에서 답을 찾았다. 장기면 무(無)농약 산딸기로 직접 담근 복분자 효소를 사용해 빵의 단맛을 조절했다. 복분자 효소는 보릿가루 특유의 향과 달걀비린내 등을 한꺼번에 잡아주는 효자 노릇까지 했다.◇20~30대 젊은층도 즐겨 찾아호미곶전통찰보리빵의 진면목은 원재료에 그 답이 있다. 오직 100% 찰보리가루를 사용하는데 대보면 호미곶 일대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한 것이다. 밀가루가 아닌 보릿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빵의 모양이 많이 부풀지 않고 전병처럼 얇다. 대신 부드럽고 촉촉해 차진 맛이 특징이다.주로 연령대가 높은 고객이 단골일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대학생 등 20~30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도 건강 간식으로 통한다. 아몬드와 호두를 잘게 다져 넣은 견과류보리빵은 특별히 씹는 맛이 좋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다. 무방부제 식품으로 유통기간이 짧지만, 실온 보관 시 최대 유효기간은 10일 정도다. 냉장 보관하면 10일 정도로 늘어나는데 빵 맛이 더 촉촉하고 부드러워진다.권 대표는 “음식을 판매하는 입장이라 사람들이 `맛있다`고 칭찬할 때 가장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 한 번 맛본 사람들은 꼭 다시 찾아와 재구매율이 높다. 질리지 않는 심심한 맛에 은근히 맛이 좋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터미널이나 역에서 선물용으로 구매했다가 택배로 주문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호미곶전통찰보리빵의 권영숙 대표.◇포항 전역에 판매점 내고파그의 포부는 지역 내 곳곳에 찰보리빵 판매점을 내고 싶은 것이다. 최근엔 매장을 카페형식으로 운영하면서 커피와 음료 등을 주문하는 고객께 찰보리빵 1개를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 덕분에 10명 중의 7명은 찰보리빵을 구매하고자 지갑을 연다고.아무래도 경쟁업체가 많아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권 대표의 끈기가 묻어났다. 그는 “지난 10년간 자부심을 갖고 꿋꿋이 버텼다. 워낙 유사한 제품이 많다 보니 처음엔 사람들이 별 기대 없이 `다 똑같은 빵이네`하며 먹어본 후엔 다들 `어떻게 이런 맛이 나냐`며 놀랜다. 내가 처음 보리빵을 맛봤을 때의 반응처럼 말이다.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한 결과 다른 제품에 비해 차별성을 지닌 만큼 향후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데에도 자신 있다”고 확신했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3-03

구미 우수인재 육성이 미래자산, 지역발전 주춧돌 기대

정주여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교육여건 일 것이다. 그만큼 교육정주여건은 그 도시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구미시는 세계적인 디지털산업도시 위상에 걸맞은 교육명품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중심에 구미시장학재단이 있다. 2008년 5월 설립된 구미시장학재단은 2009년부터 1천억원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학기금 1계좌 갖기`시민운동 등을 펼쳐 설립 6년만인 2014년 2월 기금이 2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300억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또 2011년부터 시작된 인재육성 장학생 선발과 2014년 서울 `구미학숙` 개관 등 장학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오고 있다. 1인1계좌 갖기운동 정착… 7년여만에 300억 달성 눈앞 올해도 5월초 190명에 총 3억1천만원 장학금 지급키로□ 1천억 장학기금 조성 가속화구미시장학재단의 장학기금은 현재 개인 및 기업들의 1만8천667회의 참여로 292억원이 조성됐다.이 중에는 1억원 이상 고액기탁자가 19명(개인·단체 포함)이나 된다. 이들이 조성한 금액은 총 114억원에 달한다. 설립 7년여만에 3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이렇게 빠른 시기에 거금의 장학기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꾸준한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구미시장학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장학기금 1인 1계좌 갖기(CMS)`운동에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매달 597만5천원이 장학기금이 조성되고 있다.시민들은 매달 1만원에서 2만원정도를 장학기금으로 선뜻 기부하고 있다.특히, 시민 대부분이 10년에서 20년의 장기 기부를 하기로 체결해 장학기금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업들도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기금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 구미 인재의 요람 서울 `구미학숙`서울 `구미학숙`은 구미지역 출신으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4년 3월 27일 문을 열었다.구미시와 LG디스플레이가 공동으로 60억원을 들여 건축연면적 2천487㎡, 부지 608㎡로 지하2층, 지상6층 규모로 건립했다. 총 100명을 수용할 수 있다.입사기간은 1년으로 연 5만원의 입사료와 월 15만원의 사용료만 납부하면 된다.구미학숙은 그동안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지만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었던 구미지역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시설도 우수하다. 사실마다 침대, 책상, 옷장, 책장, 냉장고, 인터넷 전용회선이 완비되어 있고, 단체식당, 체력단련실, 독서실, 커뮤니티룸, 야외휴게공간이 설치돼 입사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또 입사생의 안전을 위해 첨단 CCTV와 지문인식 시스템을 갖췄으며, 시 소속 공무원 및 사감과 사무원을 배치해 학생들이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 장학생 749명에 14억2천200만원 지급(재)구미시장학재단은 매년 인재육성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장학생을 선발해오고 있다.장학재단은 2011년 109명 2억400만원, 2012년 152명 3억200만원, 2013년 151명 2억9천900만원, 2014년 160명 3억1천만원, 2015년 177명 3억700만원으로 2015년도까지 5회에 걸쳐 고등학생 263명, 대학생 486명 총 749명을 선발했다. 장학금 지급규모는 14억2천2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올해 선발 규모는 지난해 보다 13명 늘어난 190명으로 확대했으며, 점차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우수 인재양성을 위해 수혜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는 190명의 장학생에게 총 3억1천만원의 장학금을 5월 초에 지급할 예정이다.□ 지역인재가 미래 자산구미시장학재단의 1천억원 장학기금 조성은 남유진 구미시장의 `지역 우수인재 육성이 미래자산`이라는 인식이 낳은 결과물이다.1천억원 장학기금은 단순히 우수 학생들에게 장학금만 지급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우수한 지역인재들이 다시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이를 위해 구미시는 청년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특히 청년창업지원프로그램과 지역인재와 기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시장학재단의 장학사업의 도움을 받은 청년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전문가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들은 강을 거슬러 오르는 힘찬 연어처럼 고향에 돌아와 구미와 경북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장학금을 받은 수혜 학생들의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다.구미학숙 입사생 이태훈(홍익대 3년)씨는 “서울로 올라온 뒤 비싼 학비와 집세, 식대 등으로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장학금과 더불어 적은 비용으로 지역 출신 친구, 선후배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며 “지역민들의 소중한 돈으로 제가 지금 공부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고, 꼭 성공해 지역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남유진 시장“최고의 교육 인프라·명품 교육환경 만들고 싶었다”남유진 시장 인터뷰“지역인재 육성은 미래의 구미를 위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시장학재단의 필요성을 이와 같이 말했다.남 시장은 “구미는 본래 인재의 고향으로 불리울 만큼 많은 인재들을 배출한 곳”이라며 “지금은 시대가 변해 지역인재들이 공부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직시하고 지역인재 육성방안을 수없이 고민하고, 쉼없이 생각했다”고 말했다.그는 “made-in구미, 구미출신의 인재들을 훌륭히 키워내기 위해 최고의 교육 인프라와 명품 교육환경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며 “이런 나의 고민으로 만들어 진것이 구미시장학재단이고, 1천억원 장학기금 조성사업이다”고 설명했다.남 시장의 이런 고민으로 출발한 1천억원 장학기금 조성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남 시장이 2008년 1천억원 장학기금조성 목표액을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반신반의했다. 더욱이 남 시장 임기동안 저걸 어떻게 다 조성하느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남 시장은 “교육은 말 그대로 백년대계인데 어떻게 나의 시장 임기 동안만 생각하고 일을 추진할 수 있겠냐”고 반문한 뒤 “지역인재 육성 장학기금은 구미시의 미래를 위한 보험과 같은 것이다. 나의 시장 임기가 끝나고 다른 분이 구미시장이 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7년 동안 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관심으로 292억이라는 큰 기금이 조성됐다”며 “이는 시민들이 지역인재 육성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잣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구미시는 장학기금 조성과 더불어 지역인재들이 다시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남 시장은 “구미의 미래를 위해서는 장학금만 지급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며 “이제는 지역에서 키운 인재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현재 구미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시책들은 모두 장학사업과 관계가 있다”며 “구미공단 다각화, 도심공간 탈바꿈, 레저스포츠 저변 확대, 복지공동체 실현, 희망농촌 건설 등의 사업모두 지역인재가 필요한 사업이며, 지역인재를 다시 지역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사업이다”고 강조했다.또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처럼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그 인재들이 다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선순환 지속가능형 도시를 만들고 있다. 사업 하나하나만 보지말고 큰 그림을 그리고 진행하는 시책들인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구미시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남유진 시장은 “이제는 제법 구미의 교육토대가 단단해 졌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각오로 장학기금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 그동안 협조해 주신 장학재단 이사들과 동참해 준 시민들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6-03-02

“기생되려 하느냐” 멀고 힘들었던 전승의 길

송옥자 씨가 송영철 옹의 노래를 접한 것은 1997년도 여름의 일이었다. 문경문화원이 주최한 민요경창대회였다. 한 노인의 투박한 노래를 듣다가, 몇 년 전 시에서 제작해 마을회관마다 배포한 테이프에서 들은 소리를 기억해냈다.“4년 동안 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었어요. 그때 시에서 홍보용으로 제작된 테이프를 나눠주었는데 거기에 송영철 옹이 부르신 문경아리랑이 있었어요.” 그때까진 송 씨도 그저 민요를 좋아하던 마을 주민의 한 사람이었다.그러나 송 씨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민요를 듣는 남다른 귀가 있었다. 그런 끼를 타고난 경우였다. 송 씨는 어릴 적부터 민요를 배우고자 했지만 번번이 장애를 만나온 인생이었다. 이 좌절은 송 씨를 우울증까지 몰고 갔다. 병원에서는 송 씨에게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처방을 했다. 단연 민요였다. 그런데 송 씨가 해야 할 `좋아하는 일`은 취미 수준 이상이어야 했다.민요를 좋아해서 즐겨 듣고 부르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활동에 몸담기 시작했다. 주로 소리를 배우고자하는 노력이었다. 소리를 배울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처음엔 상주까지 시조를 배우러 다녔다. 그러다 부천역 근방에 있던 국악원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송옥자씨는 소리를 배우고자 했던 자신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직면해야했던 현실에 대해서 토로했다.“국악원을 등록해 놓고서도 수업에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었어요. 여자들 삶이 그렇잖아요. 게다가 제가 맏며느리여서 집안 제사도 많고 김장도 해야 하고...” 그런 와중에 그녀는 경기 국악대회에 참가해 예선을 통과했고 그것을 계기로 자신감을 갖게 된다.전수자 송옥자 씨, 스승과 운명의 만남어릴때부터 꿈꿔온 `소리의 길` 늦깎이로 시작1997년 송영철 옹의 소리 들으며 代 이을 결심시할머니의 문경 토속아라리 가락 영향도 받아실제로 그녀는 1995년부터 지역의 민요경창대회에 참가했고 상도 받았다. 그러다가 특별히 문경아리랑의 전승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가 1997년이었다. 3년간 송 씨는 문경아리랑을 경창대회에서 불렀고, 우수상을 받기까지 했다. 송 씨는 시할머니의 소리를 생활 속에서 늘 접하며 살아왔다.“시할머니가 소리를 참 잘했어요. 다듬이질을 하며, 물레를 돌리며 소리를 했는데 그게 다름 아닌 아리랑 후렴구가 없는 문경의 토속아라리였어요. 그런데 그땐 정말 그 소리가 청승맞게 느껴져서 듣기 싫었던 기억이 나요. 생활 속에서 근근이 불려지던 아라리를 이해하게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 거죠. 그런데 이만큼 살고 나니, 이젠 그 청승맞던 소리가 이해가 돼요.” 그러다 1997년 향토민요경창대회에서 문경아리랑으로 우수상을 받은 바로 그 해, 다른 대회서 자신의 아리랑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줄 스승을 만났다. 그가 바로 송영철 옹이었다. 송 옹의 목을 통해 나오는 문경아리랑은 삶의 질곡들을 고스란히 전해줄 듯 꺾은 음의 연속이었다. 반주 없이 부르는 아리랑은 노동을 하고 있는 듯 힘겹도록 음절마다 굽이쳤다. 고된 몸의 소리를 토로하기에 가장 알맞은 호흡이라 느껴졌다. 뱉는 숨이랄지 몰아쉬는 숨소리까지도 진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실제의 삶 자체에서는 박자를 맞추듯 맞춰지는 게 없었다. 아리랑의 진수가 송 옹의 소리에 있음을 깨달은 송 씨는 끊겨가는 아리랑의 맥을 잇겠다고 결심했다.소리를 하며 살아야겠다는 결심이야 이전부터 했지만, 불러야 할 소리가 무엇인지, 어떤 아리랑의 대를 이어야 하는지 정해진 것은 1997년 그 대회장에서였다.凡人의 생에 맡겨진 전수의 업 고된 몸의 소리 토로하는 힘겨운 음절 정제작업전문가 아닌 제한된 여건의 개인에겐 힘겨운 과제병마와 싸우면서까지도 채록 등 멈추지 않아문경아리랑은 음악적으로는 가다듬어지지 않은 노래였다. 송영철 옹과 송옥자 씨 모두 전문 국악인이나 유명인이 아닌 제한된 여건 속의 개인들이다. 그러다보니 음악적으로 정제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민요를 꾸준히 공부해왔던 송옥자 씨는 송영철 옹의 소리를 토대로 박자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2004년도에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을 하고 1년 뒤 남편이 뇌졸중으로 와병하게 되었을 때도, 병원에 입원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문경의 민요와 아리랑을 50여 수 노트에 채록하는 등 아리랑에 대한 집념이 상당했다. 송옥자 씨의 이러한 노력은 여러 경창대회에서 수상의 영예가 되어 돌아왔다. 연로한 문경아리랑의 전수자는 그렇게 해서 다행히 대를 잇게 된 것이다.문경 아리랑이 어떻게 대물림되었는지 들여다보면 파란만장한 두 인생이 아리랑 곡선을 그리며 교차하는 것이 보인다. 송옥자 씨가 태어나던 해인 1951년은 송영철 옹이 징용을 다녀온 지 6년이 지난 시점이다. 밭에서 일하다가 사할린 탄광으로 끌려가 태평양전쟁을 겪고 하와이와 중국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온 송 옹은 귀환할 때 바지 주머니에서 사할린 광산에서 밥그릇으로 사용한 조개껍데기와 물병으로 사용한 소라를 가지고 온 것을 꺼내어 보여주었다고 한다. 송 옹이 어째서 진정한 전승자인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가 바깥에서 불렀던 노래는 외국으로 떠나기 전 고향에서 익힌 노래다. 그의 노래가 그 누구의 노래와도 다른 이유는 고향을 강제로 떠났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리꾼의 삶을 생각하며 아리랑을 들으면 전통과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 굴곡의 차이도 들려온다. 가히 태평양을 반 바퀴 돌았다고 해도 될 만큼 파란만장을 살아온 송 옹과 같은 분들이 적지 않다. 징용으로 끌려간 이들에게 고향의 노래가 무슨 의미인지 더 물어서 무엇하랴. 이때 부르고 듣는 아리랑의 무게를 우리는 감히 짐작도 못한다. 그가 부르는 것은 끌려간 당시의 동포들이 들었던 바로 그 아리랑이다.그가 불렀을 아리랑은 지구상에서 아리랑을 가장 절절하게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의 바로 그 곡조다. 후대의 한국 영토 안에서 우리가 볼 수 없었던 그 아우라를 송 옹의 노래는 갖고 있었다.지역아동센터에서 10개월 동안 민요를 가르쳤던 이춘자(55) 씨는 “어른들도 잘 모르는 아리랑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아이들이 의외로 잘했다. 그런데 송영철 할아버지의 소리는 민요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조차 재미없다며 꺼려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송영철 옹의 화면을 방과 후 교실 한 벽면에 띄우는 순간, 아이들의 반응은 분명하다. 아이들은 그 노래를 좋아하지 않았다. 장송곡 같다는 것이 이유다.문경아리랑은 아이들이 알 수 없는 경험이 담겨 있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녹아 있는 문경의 소리였다. 아리랑의 곡조를 가르칠 수는 있지만 아리랑에 실린 경험과 상처까지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아이들의 반응은, 전통이 그냥 전달되는 것이 아님을 가르쳐준다. 전통이 소중한 줄을 아는 이들은 투박한 소리와 소박한 몸짓에서 의미를 찾아낼 줄도 알지만, 그런 맥락을 알 턱이 없는 어린 눈들의 감각에는 전문 소리꾼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탄복할 만한 것이 있어야 끌린다. 전통이 어린 재능을 알아보고 일찍부터 준비시키려면 전통 또한 기예로서 힘이 있어야 한다.우리사회가 함께 전수해야 할 아리랑징용 다녀온 송영철 옹 삶의 무게감이 실린 가락어린 전수자들에겐 낯선 감성으로 다가와 불편유산으로 남기려는 소수의 희생 값지게 평가해야송옥자 씨 회고담을 통해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열 살 때 그녀는 금동마을 장터에서 사당패 경기민요를 듣고 소리꾼처럼 살고 싶다는 욕심을 가진다.그때만 해도 민요는 이른바 민중의 노래라고 할 수 있었다. 볼거리 환경 자체가 지금처럼 요란하지 않았으리라 여기기 쉽지만, 근대화된 장터에 나타난 민속음악단에겐 아이의 흥미를 돋울만한 요소가 그만큼 있었다는 것이다.송영철 옹의 진솔한 아리랑을 기예로 다듬으려 노력한 송옥자 씨가 열다섯 살에 소리 공부를 하고 싶다고 대전의 아버지에게 편지했을 때, 그녀가 들은 것은 “기생이 되려고 하느냐”는 호통이었다. 아버지 세대의 이런 반응이 낯설지 않음을 우리는 안다. 아이가 아니라 성인으로서도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인생을 바치는 일이 명예롭다면, 그 명예는 결과로나 올 일이다. 가족에게나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을 일이었다.그런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기가 안 그래도 두려운 마당에 재능까지 갖추어야 한다면, 그런 사회에서 전통이 전승되기란 힘들 것이 당연하다. 아리랑은 요컨대 다수의 유산으로 남겨야 하는 만큼 소수의 재능을 필요로 한다. 소수의 재능이 필요한 사회가 소수의 희생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면 그 사회는 합의를 통해 뭔가를 마련해야 한다. 1970년대 직조공장 여공이었던 송옥자 씨가 문경 출신의 옆집 하숙생과 결혼했을 때, 송영철 옹이 살던 문경은 총각들이 결혼을 하려고 해도 배우자를 찾기 어려워 도시로 나가야 했을 시기였다. 1960~70년대에 전통문화의 대를 잇는다는 것은 당시 사회의 흐름과 반대방향을 택했음을 뜻했다. 이런 종류의 관심은 1980년대가 돼서야 하나둘씩 나타난다. 문경아리랑이 본격적으로 전수되기 시작한 1980년대는 민속문화에 대한 관심은 생겨나기 시작했으나, 민속문화를 남기려는 합의가 아직은 등장하지 못한 때였다.아리랑 전수는 발굴이 돼야 가능하다. 송영철 옹이 세상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송옥자 씨가 생활반경을 떠나 전파자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도 우선은 누군가 문경아리랑을 발굴하고 실체를 선언해주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문경엔 다행히 그런 사람이 하나 있었다.송옥자 프로필 (1951년생)1986 송영철 옹의 `문경새재아리랑`을 음반으로 접함1995 문경시 주최 제3회향토민요경창대회 장려상 수상1998 문경시 주최 제6회향토민요경창대회 장원 (문경새재아리랑)1998 경상북도 주최 제5회향토민요경창대회 우수상 수상(문경새재아리랑)1999 경상북도 주최 제7회향토민요경창대회 장려상 수상(문경새재아리랑)2000 제2회 전국향토민요경창대회 (상주)장려상 수상(문경새재아리랑)수상2001 제3회 전국향토민요경창대회(상주)장려상 수상(문경새재아리랑)수상문경새재아리랑보존회 결성2005 경북도주최 제11회향토민요경창대회 (상주)최우수상 (문경새재아리랑)2006 대구KBS 다큐 `영남의 민요` 3부작 출연2008 `문경의 민요와 아리랑을 찾아서` (문경시·2008년)에 자료제공제1회문경새재아리랑제 주관, 문경아리랑 108수 발표2010 제2차 한국구비문학대계 문경 편 문경아리랑 108수 제공강남진 기자/이소연 시인

2016-02-29

보글보글 푹~ 끓인 `흑돼지 김치찌개`

김치찌개는 비교적 흔하고 평범한 음식이다. 김치만 있으면 누가 끓여도 평균 이상의 먹을 만한 맛을 낸다. 재료와 조리법이 간편해 요리하기 쉬운 것 같으면서도 깊은맛을 내기란 만만치 않다. 흔하고 평범한 음식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남구 대송면 송동리의 `고향토종흑돼지식육식당`은 포항공단 방면에서 대송면사무소를 지난 다음 삼거리에 있어 흔히 `삼거리식당`으로도 불린다. 흑돼지를 사용한 연탄양념불고기, 삼겹살·목살구이 등이 대표메뉴이지만 단골들만 아는 진짜 맛있는 요리는 따로 있다.그 주인공은 바로 흑돼지김치찌개. 주로 고깃집엔 저녁손님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지만, 대낮에도 이곳을 북적이게 하는 인기메뉴이다.이 집 흑돼지김치찌개는 된장찌개나 멸치촌국수 등 다른 식사메뉴처럼 `고기 드신 후`라는 전제조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덕분에 점심때에는 김치찌개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평범한 음식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비법을 일찍이 알아챈 이들이다.김치찌개는 먹는 사람이야 간편하지만, 만드는 처지에서는 그리 간단한 요리가 아니다. 실제로 흑돼지김치찌개 냄비 속을 들여다보면 이 집 만의 노력이 고스란히 보인다. 먼저 육수 끓이고 김치를 썰고 채소도 씻어 채 쳐야 한다. `흑돼지김치찌개`라는 이름에 맞춰 고기도 미리 듬성듬성 썰어둬야 한다. 콩나물과 두부 등 속재료들을 풍성하게 준비하다 보면 일은 배로 늘어난다. 고기와 채소 등 영양학적으로 부족함 없이 채운 다음에서야 마지막으로 라면사리를 더해 양적으로도 한 냄비 가득 메웠다. 일반적으로 김치가 주인공인 김치찌개와는 달리 이 집 김치찌개의 맛을 책임지는 일등공신은 흑돼지이다. 일명 `지레고기`를 썰어 넣는데 김천 지레면에서 키운 흑돼지를 말한다. 지리적으로 일교차가 커 육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결이 섬세하고 광택이 나며 비계 또한 투명하고 살이 탄탄해 고소하고 쫀득한 맛이 특징이다.살코기와 비계가 적당히 어우러져 쫄깃하고 단단해 씹는 맛이 좋다. 찌개 속 김치와 함께 건져 걸쳐 먹으면 또 다른 풍미를 전한다.국물까지 찌개의 특별함에 힘을 싣는다. 양념 맛이 강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콩나물을 넣어 깔끔한 뒷맛을 낸다. 얼큰하거나 맵지 않은 반면 감칠맛이 맴돌아 자꾸만 손이 간다. 돼지고기를 넣고 끓였는데 기름기 없이 담백한 맛을 내는 것도 인상적이다. 버너 위에 올려진 냄비 덕에 국물이 바짝 졸여질 때까지 뜨끈하게 맛볼 수 있다./김혜영기자hykim@kbmaeil.com

2016-02-29

언젠가는 다시 만날 아드리아의 바다여

크로아티아 내전이 남긴 상처를 눈앞에서 지켜봐야했던 아픈 경험을 뒤로 하고 두브로브니크와 작별할 날이 왔다. 여행은 인간에게 즐거움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때로는 슬픔도 여행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돼준다. 그런 즐거움과 슬픔의 체험을 통해 인간은 성장하는 것이고, 바로 그 `정신적 성장`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해 여행을 하는 게 아니겠는가. 아름다운 건축물 간직한 도시 `스플리트` 로마 황제 별궁에서 고대 낭만·매력 충만두브로브니크를 떠나던 날도 붉은 지붕 위 햇살은 눈부셨다. 머물렀던 사흘의 시간을 통해 정이 들었던 것일까. 이별의식이 길어졌다. 민박집 부부는 기자의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들이 미안할 이유는 없었다. 전쟁과 그로 인한 상처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으므로. “언젠가는 꼭 한 번 크로아티아에 다시 오세요. 그때도 당신을 위해 방을 비워둘게요“라는 작별인사가 따뜻하게 들렸다. 선량한 얼굴과 착한 마음을 가진 부부를 뒤로 하고 버스터미널을 향해 가파른 돌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이런 소원을 빌었던 것도 같다. “상처 입은 저 사내와 곁에서 그 상처를 어루만지며 살고 있는 여자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으로 상처를 이겨내고 행복에 이르렀으면.”스플리트를 향하는 버스가 두브로브니크를 출발했다. “또 다른 아드리아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스플리트 역시 짙푸른 바다와 고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 거기에 로마 황제의 별궁까지 들어서 있어 매력을 더한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아기자기한 광장엔 수백 명의 여행자들이 시끌벅적 몰려다니며 과일향 진한 아이스크림을 먹고, 주스를 마시고, 생선과 새우 바비큐를 안주로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모처럼의 휴가를 맞은 사람들의 표정은 더없이 환했고, 목소리 또한 경쾌한 고음으로 술렁였다. 그러나 기자는 보통의 관광객들처럼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가슴으로 들어온 비극의 정서가 표정을 무겁게 바꿔놓았다. 크로아티아 내전과 죽음의 이미지가 머릿속을 어지럽게 떠다녔다.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섬 여행`이었다. 스플리트 항구에서 조그만 배를 타고 아드리아해의 섬으로 가서 사흘을 보냈다. 조그만 섬이라 외출해봐야 볼거리가 별로 없으니,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숙소 발코니에 홀로 앉아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종교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날이 저물면 섬마을 성당으로 내려가 낡은 나무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와 벽화 속에 그려진 마리아를 올려다보곤 하던 날들이었다. 예기치 않은 경험은 지적 열망을 낳기도 한다. 발칸반도의 비극적 현대사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비단 크로아티아 내전만이 아닌, 보스니아 내전과 코소보 학살 등에도 관심이 갔다. 한국으로 돌아와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크로아티아 내전을 소재로 한 영화를 여러 편 관람한 것은 그 열망을 향한 나름의 실천이었는지도 모른다.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 두어 개의 섬을 떠돈 아드리아해 여행을 마치고 스플리트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로 향하는 티켓을 예매했다. 친절한 매표소 직원은 “버스는 밤 9시나 돼야 출발하니 어디 가서 저녁이라도 먹고 오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로마 황제의 별궁 인근에 늘어선 식당 중 한곳에 자리를 잡았다. 치렁치렁한 짙은 갈색 머리칼에 늘씬한 체형을 가진 여성 하나가 눈에 띄었다. 옆 테이블에서 샴페인을 마시던 그녀 역시 두브로브니크의 숙소 여주인처럼 새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갓 스물이나 됐을까? 동석한 친구들과 즐겁게 재잘거리던 그녀가 거리에 놓인 야외 스피커에서 탱고의 선율이 흘러나오자 일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함께 온 남자들 서너 명과 파트너를 바꿔가며 추는 춤의 맵시가 비전문가인 기자가 보기에도 보통의 수준은 넘어서고 있었다. 갓 태어난 병아리색의 노란 티셔츠에 분홍빛 미니스커트가 멋지게 어울리는 미인의 춤은 근처 레스토랑에 자리한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산책하던 동네 주민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그녀의 스텝에 따라 함성과 박수가 이어졌고, 댄스 파트너가 되겠다는 남자들이 이곳저곳에서 등장했다. 즐겁고 낭만적인 풍경이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기억될 인상적인 밤을 여러 사람에게 선물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다소간 마음이 누그러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자는 두브로브니크 민박집 주인사내에게서 확인해야 했던 내전의 고통, 그리고 발칸반도 비극의 역사에 관한 상심을 온전히 떨쳐내지 못했음에도 아래와 같은 바람을 조용히 읊조렸다.“해맑은 웃음의 저 청년들에겐 내전과 학살이라는 비극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종교와 인종의 다름을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패악이 이 땅에서 사라지기를. 춤추고 노래하는 행복한 날들을 몇몇 선택된 자들만이 아닌 인류 모두가 누리기를.”기자는 요즘도 가끔 꿈을 꾼다.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민박집 주인여자의 선량한 미소와 그녀 남편의 삶을 파괴한 전쟁. 그리고, 로마 황제의 별궁 앞 광장에서 정열적인 춤을 추던 스플리트 여자에 관한 꿈이다. 그 아름다움과 비극에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언젠가는 아드리아해로 떠날 배낭을 다시 꾸리게 될 것 같다. 유럽에선 디스카운트가 불가능하다?해외여행은 이미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아닌 일상이다. 몇몇의 사람들만이 아닌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한두 번쯤은 외국으로 휴가나 관광을 다녀온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그렇기에 해외여행을 둘러싼 여러 가지 풍문도 떠돈다. 그중 하나가 `동남아시아가 아닌 유럽에서는 기념품 가격이나 숙박비를 깎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그곳이 동남아건 유럽이건 풍속에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살이의 모습은 크게 다를 게 없다. 아래 `3가지 팁`만 기억해둔다면 크로아티아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에서도 어렵지 않게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성수기 피해 비수기를 노려라많은 사람들이 바캉스를 떠나는 한국의 8월과 마찬가지로 유럽에도 여행성수기가 있다. 구름처럼 사람이 모여 있고, 그들 모두가 호텔을 찾는 시즌엔 “가격을 깎아주세요”라고 요구하기가 힘들뿐더러, 식당과 숙소 주인들도 디스카운트를 해줄 이유가 없다.가능하면 사람들이 몰리는 성수기를 피해 여행비수기를 택해 휴가를 떠나보자. 한적한 해변과 호수를 독차지하는 색다른 경험과 함께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레스토랑과 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크로아티아 역시 성수기와 비수기의 숙박료가 크게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대접받는 여행`을 만끽하고 싶다면 남들이 가지 않을 때를 노려보자. ◆ 웃는 얼굴로 이야기하자“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건 한국만이 아닌 전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속담이다. 아무리 한적한 여행비수기라도 잔뜩 찌푸린 얼굴로 불만을 말하듯 디스카운트를 요구한다면 어떤 사람이 이를 좋게 받아들이겠는가. 웃음에는 비용이 필요 없다. 활짝 핀 웃음으로 “호텔비가 우리에겐 너무 비싸요. 조금만 깎아주시면 복 받으실 겁니다”라고 말하는 손님 앞에 야박하게 굴 숙소 주인이 있을까.특히나 크로아티아나 마케도니아 등의 동유럽 국가는 서유럽에 비해 아직 `자본의 때`가 덜 묻은 지역이라 미소를 `할인의 무기`로 이용해도 전혀 부끄러울 게 없다.◆ “고마워요”라는 말을 입버릇처럼오늘날 일본이 언필칭 `관광대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친절함이 있었다. 2008년 `아시아의 하와이`로 불리는 오키니와를 여행했다. 당시 만난 일본인들은 “실례합니다”와 “감사합니다”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입버릇처럼 사용했다.우리도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다. 상대방이 베푸는 작은 친절과 배려에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을 전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숙박비를 할인해주는 호텔 지배인, 식사비를 일정 부분을 디스카운트 해주는 레스토랑 주인에게 웃으며 “고맙습니다”라고 말해보자. 다음 날은 그 할인폭이 더 커질 게 분명하다.사진제공/류태규국장席 홍성식 기자/hss@kbmaeil.com

2016-02-26

불임부부 많이 찾는 건강보조식품 명성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졌다지만, 여전히 가족애(家族愛)는 살아있다. ㈜친정애부추농원(대표 이정훈) 인터넷홈페이지의 `구매후기`코너에는 간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 잦은 야근으로 피로한 남편, 손발이 찬 아내 등 가족을 위해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의 사연이 약 89페이지에 걸쳐 남겨져 있다. 친정애부추농원이 지닌 `가족력(家族力)`이다.“부추즙 먹고 임신했어요” 인터넷후기 수두룩41년 `부추농사 박사`로 통하는 부모 가업 계승무농약 친환경재배 `농산물우수관리` 인증받아가족의 힘은 포항시 북구 기계면 내단리에 뿌리 내린 부추에서부터 시작됐다.이정훈(32) 대표는 부추농사를 `오래` 지으신 부모님에 대한 소개로 운을 떼었다. 올해로 41년째, 이제는 지역 내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부추농사박사`로 통하는 부모를 따라 이 대표는 일찍이 가업(家業)을 잇기로 결심했다. 대학시절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부추를 이용해 `색다른 것`을 시도해야겠다는 꿈을 키웠다. 어느새 그는 6년차 전업농부다.“아직 젊어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다. 밭에서 부추농사를 짓는 게 가장 어렵긴 하다. 특히 추운 날씨에 고된 노동을 하다 보면 고통스럽다는 걸 느낀다. 투정을 부리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극심한 고통까지는 아니다.(웃음) 그보다 재미가 더 크다”듣고 보니, 이 대표가 부추농사를 어렵다고 말한 것은 그만큼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었다.우선 친정애부추는 경영철학이 비슷한 농가들이 모여 조성된 친환경 단지에서 재배된다. 여기다 농약 등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일반 농가들 사이에서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까지 받았다. 무(無)농약 부추재배 4년차로 내년엔 유기농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까지 비장하게 세웠다.부추가 마시는 물 한 방울에도 공을 들였다. 지하 100m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깨끗하고 맑은 물로 뿌리를 축인 부추는 유달리 싱싱하고 건강한 것이 특징이다.갖은 정성들여 재배한 친환경·무농약 부추는 생물로 공급하기도 하지만 부추즙, 부추환 등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매운 채소에 속하는 부추는 즙으로 만들면 양파나 흑마늘을 짠 것처럼 매운 향을 내는데 풀을 달이면 생기는 떫은맛까지 더해져 목 넘김이 쉽지 않다.이러한 점을 보완하고자 대추를 가미해 부추 특유의 향과 시고 매운맛까지 한 번에 잡았다. 가장 좋은 원재료로 만든다는 자부심 아래 설탕 등 어떠한 인공첨가물을 더하지 않고 최상의 제품을 완성한다.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야 몸에서도 효능을 발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주력상품인 부추즙의 효능은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부추는 동의보감에 `간(肝)의 채소`로 기록돼 있어 간 기능 강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로의 원인인 간을 회복시킴으로써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준다. 이러한 효능 덕분에 주로 불임부부들이 부추즙을 찾는다. 말(言)이나 글 대신 부추로 만든 건강보조식품이 가족애를 전하는 매개체가 된 가장 큰 이유다.이 대표는 “10살 차이 나는 큰 누나를 포함해 누나가 총 3명인데 모두 시집을 갔다. 누나들이 결혼 후 임신에 어려움을 겪자 어머니가 부추즙을 챙겨주는 모습을 보며 `친정엄마의 사랑`을 뜻하는 `친정애(愛)`를 붙여 상호를 지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실제로 `부추즙을 먹고 임신했다`는 인터넷후기가 많다. 굉장히 반응이 좋아 큰 보람을 느낀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이란 없는 것처럼 무조건 임신이 된다고 장담까진 못하지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부추즙의 인기에 힘입어 건빵과 초코크런치 등 남녀노소 누구나 부추를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선보였다.생산에서부터 가공, 판매까지 직접 맡아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 `농사는 일한 만큼만 벌 수 있다`고 여겨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줄이고 소비자가격으로 거래하기 위해서다.이 대표는 “아직 판매물량이 많은 편이 아닌데다 사업장 규모도 크지 않다. 앞으로는 또 하나의 가족인 주변 농가들의 제품을 활용해 식품종류를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2-25

낙동강·백두대간 중심축 삼아 생태·문화체험 랜드마크로

웅도 경북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갈 경북 신도청이 예천·안동에 새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예천은 경북의 변방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문화적 전통을 반영한 경북도청 신도시로 탈바꿈했다. 예천군은 이제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도시의 외연을 확장하고 도시기능의 변화와 시가지의 균형적 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도청 소재지의 품격에 걸 맞은 행정 도시로서 경북의 새로운 천년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4만여㎡ 500억 투자 군청사 신축생태자원 테마 삼강문화단지 조성농축산·임업 강화 경쟁력 제고`맛고을 문화거리` 조성 시장활성화□ 신도청시대 예천군청사 이전 신축예천군에서는 경북도청 이전에 따른 도청 소재지의 품격에 걸 맞은 행정 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해 가장 먼저 군청사 신축에 들어갔다.1993년 청사 이전을 위해 매입한 예천읍 대심리 353번지 일대 4만1천㎡에 군청사를 짓는다. 기본설계 현상공모와 실시설계를 거쳐 지난 연말 시공업체 선정을 완료하고 1월부터 터파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군 신청사는 지난 5월 설계공모에 의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친환경 에너지절감할 수 있는 아름답고 편리한 청사로 설계돼 지역의 상징성과 실용성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청사는 총 50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지며 2017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청은 1만5천781㎡, 의회청사가 1천623㎡, 주차대수는 300대 규모이나 추후 200대 정도 증축할 예정이다.현 예천군청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현 부지에 위치해 84년간 한곳에 있었고 1981년 신축해 35년이나 경과한 건축물이다. 특히, 일부 조립식 건물을 함께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무실 공간이 협소하고 부족해 업무에 큰 불편이 따랐다.특히, 주차 공간 부족으로 민원인들의 불편이 가중됐고 청사가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어 엄청난 소재지 교통 혼잡을 야기했다. 이면도로 불법주차가 상시적으로 이뤄져 인근에 살고 있는 군민들이 불편과 위험을 호소해 왔다. 신청사는 지역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도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주민에 대한 서비스의 향상과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예천군에서는 신도청시대를 맞아 인구가 늘어나고 지역을 방문하는 유동 인구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휴양과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해 낙동강과 백두대간을 축으로 하는 관광지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지난해 10월에 준공된 국립산림치유원에 산림치유문화센터를 추가 조성, 곤충생태원과 사과테마파크를 연계한 체험관광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강 문화와 생태자원을 테마로 하는 삼강문화단지 조성 사업을 벌인다. 이 사업은 2019년까지 21만㎡에 942억 원을 투자해 강 문화전시관, 보부상체험촌, 전통가옥체험장, 봇짐야영장, 생태공원 등을 설치, 회룡포와 더불어 새로운 생태·문화체험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또한, 명봉사 일원에 있는 조선시대 문종 태실과 사도세자 태실의 유존석물을 수습 복원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만들고, 충효테마공원은 지난 연말 박물관 등록을 완료해 올 하반기 `예천박물관`으로 개관한다. □ 농업 및 유통체계 구축예천군은 5년 연속 경북도 농정대상을 수상한 농업도시이다.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농업인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올해 전체 예산의 17%가 넘는 640여억 원을 농업분야에 투자하고 있다.신도청시대에 대비한 로컬푸드 체계를 갖추고 근교농업단지를 조성을 위해 내재해형 하우스, 이동식저온저장고, 다겹보온커튼 등을 지원한다. 상리 고항과 보문 산성지구에 내년까지 75㏊ 규모의 과실 전문 생산단지를 조성하는 곤충나라 사과테마파크 조성도 완료할 계획이다.예천농산물의 대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출하를 유도하고, 총 81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경북 최대 미곡종합처리장을 건설한다.이밖에도 6차 산업의 육성, 예천 참우의 명품화, 산림자원 보호 육성 등 지역산업의 근간인 농·축산·임업의 기반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맛고을 문화의 거리 조성예천읍 시가지 가운데 위치한 맛 고을 길에 음식특화거리인 맛 고을 문화의 거리를 조성한다. 이 사업은 62억 원의 사업비로 560m의 구간에 예천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먹거리를 개발해 신도시 주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 사업은 상징관문과 도시가스 배관, 전선·통신 지중화, 도로정비, 주차장 3개소, 간판개선, 경관가로등 설치, 문화공간 조성, 가로수를 심어 문화가 살아 숨쉬게 할 계획이다.또한, 예천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한천제방 사면에 2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40대 규모의 주차장을 설치, 절대 부족한 주차문제를 해결한다.이 사업이 완료되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신도시 주민들이 예천의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하고, 맛고을 문화의 거리에서 예천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먹거리를 즐기면서 각종 공연도 감상할 것이다.□ 한천 고향의 강 조성 사업예천군의 젖줄인 한천은 국토교통부의 고향의 강 공모 사업에 선정돼 223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이 예산으로 내성천과 만나는 경진교까지 9㎞ 구간에 역사와 문화가 흐르고, 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고향의 강 조성 사업이 2017년까지 추진된다. 예천읍 시가지 앞을 흐르는 대표 하천인 한천을 깨끗하고 아름다운 고향의 강으로 복원하는 것으로 친수공간인 청렴마당, 도효자마당, 약포광장, 돗자리 마당, 파크골프장, 자연 생태원, 주차장 등이 조성된다. 또한, 수경시설로 음악분수와 바닥분수, 자전거 도로 14㎞와 수세식 화장실, 데크쉼터 등 편의 시설도 갖춰 주민의 여가 공간으로 거듭난다.한천수계 도심하천 생태복원 사업은 예천읍 백전리 주거 밀집지역인 백전천변 360m 구간의 생태하천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 70억 원을 투입해 올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생태원, 여울 8개소, 각종 수목, 파고라, 경관조명시설 등이 설치돼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아늑한 여가공간을 제공한다. □ 2016 예천세계곤충엑스포 예천군은 올 7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17일간 `곤충의 미래가치`라는 주제로 세 번째 예천세계곤충엑스포를 개최한다.주행사장인 예천공설운동장에는 주제관과 곤충식품체험관, 곤충산업관 등 곤충산업위주로 전시하고, 곤충생태원에는 살아있는 곤충을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위주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곤충엑스포는 기간 중에 세계곤충식품페스티발을 부대행사로 개최해 미래의 먹거리인 곤충을 식품으로 발전시켜 예천을 곤충산업의 중심지역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예천군은 지난 연말까지 대구와 경북도내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홍보활동을 전개한 데 이어 지난달 입장권 판매대행사를 선정해 입장권 예매도 시작했다.또, 2월까지 행사의 전시와 운영을 위한 주관대행사를 선정하고, 3월 실행계획을 수립, 곤충엑스포가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정안진기자ajjung@kbmaeil.com

2016-02-25

도청신도시 1천만㎡ 조성, 경북 미래 이끌 지도 바꾼다

웅도 경북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갈 신도청시대가 개막했다. 경북도청이 이전하는 2016년은 예천군에 있어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1981년 대구시가 경북도에서 분리됐지만 경북도청사는 대구시의 한복판에 위치했다. 1990년대 후반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경북도민들은 도청사가 타자치단체에 위치하는 것에 대한 불합리성과 도민을 위해 일하는 도청직원들이 경북도에 거주하지 않고 대구시에 거주하면서 각종 세금을 납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지적하면서 도청이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그리고 35년만인 지난 22일 경북도청은 예천·안동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이로써 경북도청 소재지인 예천군은 경북의 3대 개발축의 하나로 급부상했다. 경북도의 중심지로 웅비하는 예천군의 현주소와 미래 발전 전략을 2회로 나눠 살펴본다. 신도시~예천읍 직통도로 하반기 완공철도이설 부지에 먹거리타운 등 조성제2농공단지 분양중… 3단지도 추진□ 경북도청 이전의 주역, 이현준 군수김관용 도지사는 경북도청 이전을 도지사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도청이전을 위한 법적·제도적 근거가 되는 조례 제정에 착수했다. 현재 이현준 예천군수는 당시 경상북도의회 기획제정위원장으로 있었고 조례 제정작업을 주도했다. 이 군수는 17인의 도청 이전추진위원 중 한 사람으로 가장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여 도청 이전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경북의 경우 70년대 국가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불균형 발전전략으로 인해 포항, 구미 등 동남·중부권역은 다양한 국책사업의 유치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이때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블랙홀처럼 강한 흡수력을 자랑하는 서울은 물론, 전자산업을 기반으로 한 구미와 제철산업을 뿌리로 하는 포항에는 일자리가 넘쳐나면서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반면,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경북 북부지역은 극심한 이농현상으로 매년 인구감소라는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경북의 23개 시·군 중 12개 자치단체가 도청유치를 신청한 가운데 이현준 군수는 경북북부지역 주민들에게 있어서 도청유치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로 깊이 인식하고 유치 전략도 경상북도의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춰 성장을 주장하는 동남권 위원들과의 논쟁에서 명분의 우위를 점했다.이현준 군수는 다른 신도시 벤치마킹을 위해 전남 남악신도시, 충남 내포 신도시는 물론, 해외 선진 신도시를 수회 방문, 사례별 철저한 분석을 통해 경북 북부지역의 자연·환경적 요소, 전통·문화적 요소, 개발 발전축의 문제 등을 논리정연하게 피력했다.당시 경북도청이 예천-안동지역으로 이전되는데 이 군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200쪽이 넘는 회의록 곳곳에 흔적으로 남아있다. 신도청 이전과 관련 TV토론에 연 6회나 참석해 토론을 벌이는 등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한 위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또한 도청이전지가 결정되고 성공적인 신도시 조성을 위한 도청이전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당초 계획된 신도시의 규모를 타이전지의 사례를 참고해 현재의 990만㎡ 규모로 확정 짓고 경북의 새로운 천년을 기약하는 터전을 마련했다. □ 대규모 공동주택건축, 50년 만에 인구 늘어나도청신도시 1단계에는 총 8천200여 세대의 공동주택이 신축될 예정으로 임대주택을 제외한 모든 아파트의 부지는 매각이 완료돼 2013년부터 건립공사를 시작했다.지난해 연말 처음으로 489세대의 아파트가 이달말까지 입주하고 3월 2단지 798세대 입주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1천287세대가 입주를 완료한다. 내년 말까지 5천239세대의 아파트가 추가 입주될 예정이다.올해까지 1천287세대의 입주가 완료되면 3천명 이상의 인구가 증가하고 1단계 아파트가 모두 입주되는 내년 말까지는 1만5천명 이상의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예천군의 인구는 1965년도 16만 명을 넘어선 이후 지난 50년 동안 매년 감소해 왔으나 올해부터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제2의 예천 중흥의 발판을 마련했다.또한, 신도시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신도시와 예천읍을 연결하는 버스 노선을 1일 6회 이상 운행할 계획이다. 또한, 상수도는 안동 용산정수장의 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상하수도 사용료, 쓰레기 처리비용 등은 신도시 내에서는 동일하게 징수해 입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준다. □ 도청신도시 직통도로 개설 및 주변 개발 예천군은 신도시와 예천읍 주민 간 소통의 장이 될 8.5㎞ 직통도로 건설을 하반기까지 완공해 접근성을 높이고, 주변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예천읍 철도이설 주변 2만㎡의 부지에 중단기적으로 먹거리 타운 등 특화거리를 조성해 신도시 주민을 유치하고, 개심사지 오층석탑 공원화 사업과 한천 문화명소화 사업도 추진해 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왕신리·종산리 일원에는 도시민 교육농장과 도시근교형 체험농장을 조성해 신도시 주민들의 여가 생활을 가지도록 하고, 형호리 일원에는 군립 숲 어린이집 조성, 관광단지 조성, 전원주택단지 조성, 특화작물 생산 및 휴양시설 조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제2농공단지 분양 및 산업단지 조성예천군은 또 35년 만에 보문면 신월리 일원에 제2농공단지 조성사업을 지난해말 완공하고 현재 분양을 하고 있다. 제2농공단지 조성 사업은 259억 원의 사업비로 25필지 18만6천㎡를 조성해 9개사 12필지가 분양됐고 우수 중소기업 유치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도청신도시 배후지역으로서 투자여건 기반을 확충해 일자리 창출에도 전력을 기울인다. 식음료로 특화한 제3농공단지를 승인받아 제2농공단지 인근에 286억 원을 투자, 28만4천㎡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행정 절차를 거쳐 2019년까지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제3특화농공단지는 도청이전에 따른 신도청 시대를 맞아 예천지역에 늘어나는 산업시설용지 수요에 적극 대처해 낙후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사람과 자본이 몰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예천군은 공단이 반드시 조성되어야만 신도시의 조기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신도시 인근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전력을 쏟고 있다. □ 상수도 취정수장 통폐합으로 지역개발예천군에서는 그동안 상수도 취정수장이 7개소가 여러 지역에 산재해 운영되고 있어 지역개발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었으나 2개소로 통폐합해 운영하는 내용의 수도정비기본계획이 변경되어 지역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되었다.경북도청 이전에 따른 도청신도시 배후도시로서 지역개발 여건이 변화되어 군 전체 면적의 45.3%인 299.61㎢에 달하는 상수원 보호구역을 해제하여 각종 산업단지와 관광개발 여건을 조성으로 지역발전을 가속화할 계획이다.변경계획은 총사업비 1천667억 원이 소요되며, 1단계 사업은 도청 신도시에 공급하고 남는 상수도 여유량을 개포, 지보, 용궁, 호명 배수지에 공급하고, 2단계는 예천취수장을 확장해 용문, 감천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이 상업이 완료되면 상수원 보호구역 및 공장설립 제한 지역이 해제되어 신도청 시대를 맞아 예천군에서 역점 추진하고 있는 산업단지 및 공장설립이 가능해져 기업의 투자유치로 일자리와 사람이 몰리게 된다.예천/정안진기자ajjung@kbmaeil.com

2016-02-24

말 못할 심정 담은 희로애락 덩어리

문경까지 가는 길은 아리랑의 뿌리를 찾는 일 만큼이나 멀었다. 아침 7시에 포항역에서 출발해 문경 시내에 위치한 점촌역까지 4시간이 넘게 걸렸다. 버스와 기차를 여러 번 갈아타야했다. 아리랑의 기원을 찾는 일 또한, 갈아타기의 연속이었다.어떤 이들은 문경아리랑이 경복궁 중수를 계기로 생겨나서 퍼졌다는 것으로 그 기원을 설명하려 한다. 그러나 헐버트가 채보한 서양식 악보에서 문경새재 대표 사설 한 구절을 확인한 것만으로, 그것이 곧 문경아리랑이라 쉽게 단정 지을 수 없고, 경복궁 중수라는 하나의 사건만으로 문경아리랑의 기원을 설명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연못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네가 잃어버린 도끼가 금도끼냐? 은도끼냐?” 물어올 때, “금도끼가 바로 제 도끼입니다”하고 싶은 마음이 누군들 없겠는가. 하지만 진짜 잃어버린 도끼가 무엇인지 안다면, 도끼 두 자루를 모두 얻을 수도 있다.`아리랑`의 어원도 마찬가지다. 경복궁 중건 때 부역꾼으로 끌려가는 낭군을 향해 `아리랑`(我離郞)이라고 한탄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 원납전을 가혹하게 거둬들이자 백성들이 원망하며 `아이롱`이라 노래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왕비 알영(閼英)을 찬미하며 부른 것이라는 설 등 모두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다.민속학을 전공한 문경시 옛길박물관 안태현 박사는 위와 같은 다양한 어원에 대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수긍했지만, “설은 설일 뿐, 문헌자료의 부족 등으로 확증할 수는 없다”며 아리랑의 어원으로 아리랑의 근원을 설명하려는 시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안 박사의 생각은 `아리랑`이란 단어에 집착하면 각 지역에 산재하는 다양한 아리랑의 정체성을 규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문경새재 영남대로 `길의 경험`안동서도 청송서도 울산서 마저도 한양 천리길 관문새재와 이어진 모든 길에서 비롯된 공감이 노래로문경아리랑, `박달나무민요`에 후렴구 아리랑 붙어1929년도 여름 두 달 동안, 경성제대 법문학부의 한 남학생이 영남의 큰길과 샛길을 다니며 서른 개 군의 민요를 조사했다. 그는 이 논문으로 졸업하고, 훗날 한국민요사의 최초 연구자(이재욱)로 기억된다. 그가 남긴 표를 보면, 경상도 민요의 태반에 문경새재가 들어간다. 안동, 의성, 청송, 영주의 민요 제목이 아예 `문경아 새재야`인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그 먼 울산에서도 그렇다.청도 사람들은 문경새재 대신에 `뒷동산 산천`이라 노래한다. 청도를 지나는 길을 생각하면 그럴싸하다. 창원에서는 문경새재가 아니라 거제봉산이 등장한다. 민요의 이 다양성이 말해주는 바는 하나다. 이 노래들은 지역을 오가는 길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당신이 조선시대에 떨어졌다면, 당신이 위험한 이방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아리랑을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 중에서도 문경아리랑의 대표 사설을 부르는 게 최고의 선택이다. 조선사람 태반에게 문경새재는 어떤 공간보다도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바꿔 말해, 그 시기란 모두가 천리 길의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는 것이다. 문경새재의 영남대로는 조선시대, 각 지역에서 서울로 가는 9개의 주요 도로 중 가장 대표적이었다. 이 길을 끝까지 걸어가면 채 보름이 안 걸렸다고 한다. 영남 좌로가 15일, 영남 우로가 16일이 걸렸다고 하니, 그중 가장 빠른 길이었던 셈이다. 최단 거리를 자랑하는 길이자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뜻을 가진 문경의 영남대로는 과거길에 오른 선비들이 특히 선호하던 길이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산 넘고 물 건너 이문(利文)을 좇아 팔도강산을 다녔던 보부상들도 이 길을 걸었다.보름간, 영남대로의 길은 저녁마다 어두워진다. 어둠 속에서는 산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더 가까이서 들려온다. 아무리 익숙한 길이라도 두렵다. 호환이 두려운 일행의 누군가 소리를 시작할 때, 모두가 지나온 문경을 떠올린다. 최근에 드라마로 볼 수 있다는 김주영의 `객주`에는 이런 경험이 생생히 담겼다. 봉삼이란 사내가 문경새재를 넘는 도입부에 박달나무숲을 헤치고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다.우리 세대에도 길을 담은 노래가 있다. `남행열차`의 비 내리는 호남선과, 흐르는 강물 위의 `제3한강교`가 그것이다. 젊은 세대가 아무리 분위기를 살려 부른다 해도, 그 길에 대한 기억을 가진 이들의 감흥에 비할 수 없다.영남대로를 걸어보지 않은 사람도 아리랑에서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천리길 경험의 보편성이 영남대로와 이어진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이 보편성이 우리가 찾고자 하는 `문경아리랑`의 기원이다. 가까운 의성에서 먼 울산까지. 사람들이 굳이 문경새재를 입에 올리는 이유를 전부 알 길이야 없겠으나, 천리길에 걸친 노동요의 응집성이 느껴지는 것은 분명하다. 울산의 촌부가 불렀을 `문경아 새재야` 소리에서 그 험난한 길을 넘은 자들의 의지와 긍지를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울산 촌부의 이 노래를 문경아리랑이라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안태현 박사는 “어느 지역의 아리랑이건 그것의 기원은 토속민요라고 할 수 있다”며,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 즐겨 부르던 민요에 아리랑 후렴구가 따라 붙은 것”이라 설명했다. 민요란, 전국 방방곡곡에서 저마다 달리 생겨난 노래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라는 공통된 후렴구가 각 지역의 민요 뒤에 붙어 특색 있는 다양한 아리랑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문경아리랑 또한 문경의 대표적인 민요인 `박달나무 민요`에서 시작된다. 송영철 옹이 문경아리랑을 “나무하러 가서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든가 일제강점기, 문경새재의 풍물을 소개하면서 언론에 `박달나무 민요`로 소개된 점을 보아서도 아리랑의 기원이 민요에서 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아리랑`이란 우리 민요 중에서도 그와 같은 후렴이 들어간 노래들의 주요 특징을 꼬집어 통칭하는 이름이었을 것이다. `아리랑 아리랑`하고 후렴을 부르다 보면 사설로는 미처 말하지 못한 심정들이 실린다. 특정한 경험을 드러내지 않는 후렴구야말로 모두를 통합하기 좋은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아리랑은 말로 다 못할 심정을 담은 희로애락의 덩어리가 된다. 그렇게 `아리랑`이란 후렴구는 민요 뒤에 붙어 민요를 살려 놓았다. 경부선 철길과 새로 닦인 도로의 등장`임자없는 나룻배에 임자가 없는 것`은 철교 때문이듯새로난 길은 고개 넘는 고통을 잊게 했고 가사도 잊어라디오에서 흐르는 유행가 민요 밀어내고 대중 속으로후렴구인 `아리랑`만 남고 가사의 다른 내용이 우리와 결별하게 된 것은 철길과 도로의 시대가 오면서부터다. 경부선 철길과 도로가 생겨나면서 새재를 넘는 경험이 전승될 수 없음은 당연했다. 걷지 않으면 고개를 넘는 고통을 모른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토속 아리랑의 정서에 공감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하는 것이다. 문경새재가 어째서 각 지방의 아리랑에 등장하는지 이해되지 않을 만큼 격차는 컸다. 사설과 가사와 곡조를 단서로 발원지를 찾아나서야 할 만큼 우리의 일상에서 문경새재 옛길은 까마득히 멀어졌다.영화 `임자 없는 나룻배`가 만들어졌을 때, 나룻배에 임자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라면 설명이 달리 필요 없었다. 기차가 다닐 철교가 놓이는데 강을 오가던 나룻배의 임자가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아리랑은 임자 없는 나룻배 신세였다. 우리가 아는 아리랑은 어떤 아리랑인가? 민족적 저항과 인내의 상징이자, 결집과 정체의 상징이다. 아리랑은 아이러니하다. 민족적 상징이 강해지는 동안, 우리는 아리랑에 공감하지 못할 민족이 되어왔기 때문이다.나운규의 `아리랑`은 우리 민요의 공통후렴구를 더 강하게 호명했다.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었던 아리랑이라는 단어에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나운규 이후의 사람들은 민족적 저항의 상징을 그 말에 심었다. 우리가 아리랑을 기억하게 된 가장 강한 동력장치가 이때 장착된 셈이다. 철도와 도로를 대체한 것은 라디오와 유성기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1927년도 처음으로 라디오가 개국했을 당시 초대 청취자 세대는 1440호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 라디오로 들은 음악이 유행하면서 천리길을 직접 걸었던 민요의 전승자들은 매체에 귀 기울이는 대중이 되었다. 나이든 세대들이 주로 전통 음악을 선호하는 데 반해 젊은 세대들은 전통가요를 낡은 것으로 여기고 신식 유행가를 더 듣고 싶어 하였다. 또한 같은 세대라 해도 서로 자기 고향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아우성치던 때였다. 같은 아리랑이라도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 세대마다 선호가 갈렸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내는 원리에 따라, 누군가의 아리랑은 조용해지고 누군가의 아리랑은 확산된다.문경아리랑은 철도와 도로와 라디오와 음반이라는 새 시대의 매체 옆에서 소리 없는 민요가 되어갔다. 천리길의 중간기점으로서 떨치던 명성은 관광지의 명성이 되었다. 그 사이 문경의 민요를 부르던 사람들은 탄광으로 내려가거나, 대도시로 떠났다.문경아리랑의 기원을 묻는 일은 이처럼 갈아타야 할 일이 많았다. 아리랑은 정선이 먼저냐 문경이 먼저냐 하는 식이라든가, 문경새재의 부역 경험이 경복궁 중수를 통해 전국에 퍼졌을 것이라든가 하는 기원에 대한 상상력은 비역사적이다. 우리가 얻은 답은 첫째가 먼 옛날의 경상도 아리랑이 한 줄기 천리길로 묶인다는 것이다. 문경아리랑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두 번째 답은 그 길이 낳은 민요 중 하나라는 것이다.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우리가 옛날 아리랑를 부르던 조상들과는 성격이 다른 전승자라는 사실이다. 특히 후렴구 아리랑을 중심으로 민요 아리랑을 `우리`의 것으로 자각하고 소중히 하려고 노력한 것은 근대를 겪으면서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바로 이 이유로 아리랑의 기원을 혼동한다. 그럴 만도 하다. 역사의 고개를 여러 번 넘으며 아리랑은 하나의 기원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졌다. 분명한 것은, 세계문화유산의 위상을 얻은 시점에서 아리랑으로 통합된 이 겹겹의 기원을 단순화하고 지역화하려는 욕망이야말로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철로가 비껴간 문경새재는 오늘날 영남대로 옛길을 고스란히 지켜냈다. 처음 옛길박물관에서 접한 책자의 제목이 이제서야 묵직하게 다가온다. `길 위의 노래, 고개의 소리, 아리랑`. 이 세 구절의 온전한 의미를 알게 되기까지 걸은 걸음을 세어보니, 문경을 찾아가기가 힘들다고 느꼈던 일이 머쓱하게 느껴진다.강남진기자/이소연시인

2016-02-22

중부내륙 철도 완공땐 수도권 1시간대 `오지가 중심으로`

경북도는 안동 신도청 시대를 맞아, 도내 어디서나 1시간 30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간선도로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특히 안동에서 신도청에 바로 연결되는 34번국도와 예천에서 신도청으로 연결되는 도로망 확충에 총력을 쏟아, 34번국도는 완공됐다.도내 어디서든 90분내 접근안동·예천~신도청 직통연결간선도로망 구축사업 활발동서4축 고속도로 연말 준공상주-영천간 내년 완공 계획보령-울진 예타 조사 신청도안동방면(34번국도~신도시)는 안동시 풍산읍 괴정리~신도시~풍천면 가곡리를 연결하는 5.9km로 지난 2013년 2월 착공해 완공됐고, 800억원이 투입됐다.예천군에서 신도시로 연결되는 도로(예천군 호명면 산합리~예천읍 남본리) 8.5km는 1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올 8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특히, 안동방면 진입도로가 개통되면서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신도청까지 7~8분으로 단축돼, 신도청을 방문하는 도민들뿐 아니라 하회마을 관광객과 예천지역 방문객에 따른 교통불편이 크게 해소됐다.그동안 신도청으로 연결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고속도로, 국도건설사업도 이미 추진된 도로망과 연계돼 공사가 진행중이다.고속도로 3개 노선에 총 8조3천여억원이 투입돼 동서남북에서 접근성을 강화시키고 있다.먼저 동서4축(상주~영덕) 고속도로(107.7㎞)는 2조7천억원이 투입돼 올 12월 준공 예정이다.상주-영천간 민자고속도로는 93.9㎞에 2조1천억원으로, 올해 5천522억원이 투입돼 내년 준공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특히 신도청에서 세종시간의 직결도로인 보령~울진(세종시~신도청)간 고속도로는 대안마련을 위한 기본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기본조사 결과가 나오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중부내륙 고속철도는 4조3천420억원의 예산으로 수도권과 경북내륙지역을 연결하는 철도망으로 올해 1천512억원이 투입돼 이천~충주가 착공되며, 충주~문경은 기본 및 실시설계중으로 올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중부내륙선(이천~충주~문경) 연장노선인 문경~신도청~안동~의성~군위 동대구 구간은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건의 중에 있다. 향후 중부내륙 철도가 완료되면 신도청에서 수도권까지 1시간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국도 건설에는 8개지구 1조 2천482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며, 경북 서부권에서 신도청간 주요진입도로인 다인~비안1, 2공구, 포항권역 주진입 도로인 기계~안동4가 구간이 준공을 위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실시설계중인 포항~안동2지구에 올해 처음으로 공사비 6억원이 반영됐고, 일괄예타 및 타당성검토중인 3지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도내 어디에서나 신도청 접근성이 강화돼, 신도청시대의 새로운 도로망이 갖춰지게 된다.아울러 최대 현안사업인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서의성IC~신도청간 진입로(지방도912,927호) 4차로 건설은 28.7㎞에 2천500억원이 소요된다. 이는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인해 국가기원지방도 승격지구로 선정돼, 국가지원지방도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으로 경북 서부권, 동해안권에서 상주~영덕간 고속도로의 서의성IC에서 신도청까지 바로 진입이 가능, 교통편익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지방도사업 장기계획으로 상주~신도청간 지방도916호선, 남안동IC~신도청간 914호선도 시설개량해, 명실상부한 사통팔달 교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경상북도 최대진 지역균형건설국장은 “경북의 SOC예산이 복지비 부담이 늘어나는 어려운 국가 재정에도 불구하고 경북 신도청 이전에 따른 간선도로망 구축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합리적으로 설득했기에 가능했다”며, 특히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신도청 주변 교통망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창훈기자myway@kbmaeil.com

2016-02-22

경북도청 후적지 공동화 불가피

경북도청이 안동·예천 신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대구시는 경북도청 이전부지에 대구 발전을 위해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특히, 도청 이전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경북도청 후적지 개발계획은 아직 밑그림조차 확정되지 않아 도청 인근의 상권이 위축되면서 동네가 쇠락하는 등 공동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경북도청 이전이 마무리되고 경북도교육청, 경북지방경찰청 또는 산하기관 51개소도 차례로 안동·예천 신도시로 옮겨가게 되면 경북도청 후적지 일대는 상권침체 등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동안 대구시는 경북도청 이전을 앞두고 도청 이전부지 개발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해왔다. 2011년 대구·경북연구원이 수행한 연구용역 결과에는 인류학·자연사박물관과 산업·기술·문화공간 조성 등이 방안으로 제기됐으나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했으며, 지난해에 국토연구원을 통해 ICT 기반 창업보육 인재양성의 거점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옛 제일모직 터에 조성되는 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와 기능이 중복돼 사실상 백지화됐다.최근에는 행정타운을 만들자는 안과 지식기반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등을 중심축으로 하는 창조파크 또는 창조벤처ICT파크를 조성해 첨단산업 거점으로 만들자는 안과 일자리컨트롤타워와 창업직업학교 및 창업실험 공간, 예술인 육성 공간 등 3대 기능으로 활용하자는 안, 청년 창업과 취업활성화센터 및 문화역량 확대공간으로 육성하자는 방안 등도 제시되고 있다.그러나 대구시가 기대하고 있던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이 지지부진해 대구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려고 했던 도청 후적지 개발이 난항에 부딪쳤다.경북도청 후적지 개발은 국가가 부지매입비용을 부담하고 장기개발 방안에 대한 용역도 하도록 되어 있어 대구시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예산지원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개정안 역시 3개월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경북도청 후적지 개발은 당장 사업을 시작한다 해도 2020년은 돼야 완성될 것으로 보여 도청 이전과 후적지 개발 완료 때까지의 시차 때문에 주변지역 상권침체 등 후유증이 불가피하다.이에 대구시는 단기적으로 도 청사에는 시청 통합별관으로 임시 활용하기 위한 임시이전비용 30억원을 확보했고 교육청 청사에는 국가 및 지자체 출연 RD센터 등을 유치했으며, 시설물 안전진단 및 사무실 공간 재조정 등을 통해 6월 중 별관부서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대구시는 동화빌딩과 호수빌딩 등 4곳으로 흩어져 있는 부서들을 한 곳으로 모음으로써 직원 간 소통 및 협업을 통해 행정 효율화는 물론 도청 후적지의 장기간 공백에 따른 주변지역의 슬럼화 예방 등 도시기능 관리 측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 대구시는 도청 이전부지를 향후 대구 발전의 핵심적인 한 축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개발방안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거나 대구시가 원하는 개발 방향으로 나가도록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대구시 도청이전터개발추진단 심재균 단장은 “경북도청 이전부지의 활용방안과 관련해 올해 5월 이후부터 시민원탁회의,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 전문가, 시의회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수렴된 의견을 정부용역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곤영기자lgy1964@kbmaeil.com

2016-02-22

신도시, 2027년까지 10만명 행정중심 복합자족도시로 건설

경북도청이 마침내 경북 안동시와 예천군 호명면 일대에 신청사를 완료하고, 신도청시대를 열었다. 경북도는 21일까지 모든 이사를 마무리하고 22일부터 신도청에서 역사적인 업무에 들어갔다.경북도는 그동안 수년간에 걸쳐 공무원,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 팀을 꾸려 수차례의 현장답사와 토론 등을 거치며, 신도시 청사진을 만들고 작업에 들어갔다.후일 역사에 길이남는 인구 10만명의 자족도시를 만들어 낙후된 북부권을 살리고, 국토균형개발에도 발맞춰 명실상부한 북부권의 최고도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본격적인 포문을 연 것이다.안동시 풍천면·예천군 호명면 일대 1천96만6천㎡2조2천억 투입 문화·생태·행정지식산업도시로 개발해양·에너지·생명·관광·ICT·창의지식산업 육성 등경북 東西南北 균형발전 기여 경제활성화 중심 역할□ 인구 10만의 자족도시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 1천96만6천㎡에는 2027년까지 도청이전 신도시로 인구 10만명의 행정중심 복합형 자족도시로 건설된다. 다양한 주민편의 시설을 갖춘 경북 최고의 명품 도시가 탄생되는 것이다. 1단계 태동기인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4.77㎢의 부지에 인구 2만 5천명 규모로 도청, 도의회 등이 들어설 행정타운, 주거시설, 한옥호텔 등이 조성됐다. 이미 도청과 도의회 등 공공건물은 100% 완료됐고, 나머지 주거시설도 거의 마무리 단계로 입주민을 불러들이고 있는 중이다.2단계인 올해부터 2020년까지는 3.39㎢의 부지에 인구 4만 4천명 규모로 주거와 상업시설, 종합병원, 테마파크 등이 조성된다. 마지막 3단계 확산기인 2021~2027년에는 2.9㎢의 부지에 인구 3만 1천명 규모로 주거용지와 산업단지, 대학 등 도시자족시설이 갖춰짐으로써 경북의 중심으로서 신성장을 이끌어 나갈 도청이전신도시가 완성된다는 로드맵이다.총면적 1천96만6천㎡ 부지 중 주거용지는 285만㎡(26%), 상업업무용지는 82만2천㎡(7.5%), 지원시설 14만8천㎡(1.3%), 기반시설용지 685만㎡(62.5%), 유보지 29만6천㎡(2.7%)로 조성된다. 인구 및 주택은 4만 세대 10만명 규모로 단독주택 2천92가구, 공동주택 3만7천908가구가 공급된다.신도시 건설에는 2027년까지 총 2조 2천억원이 투입된다. 기존 도시설계인 방사형이나 부채꼴 형태의 도시건설을 탈피하고 신도시 조성지역의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려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도시, 전원형 생태도시, 행정 지식산업도시 등 세 가지 방향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신도시의 행정타운은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안동지역에 제1행정타운과 예천지역에 제2행정타운을 각각 배치했다. 이와 함께 안동지역은 하회마을과 연계한 문화·관광·휴양레저 기능을, 예천지역은 산업·연구시설·대학을 중심으로한 자족·지원 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전통과 역사가 살아있는 문화도시신도시는 유교문화를 토대로 전통적 가치관과 고유문화를 존중한 문화도시와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도시로 조성된다.도는 신도시를 문화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전통 한옥마을을 조성하고, 하회마을과 연계한 문화·관광·휴양레저기능을 가진 한옥호텔, 테마파크 등을 건립한다. 또한 관광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관광·문화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도시로 조성한다.아울러 낙동강 물을 끌어들인 폭 50m의 송평천을 도시의 동서를 가로지르도록 해 물 순환형 수변도시를 조성하고, 남북을 잇는 문수지맥을 복원, 도시민들에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탄소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압축형 토지이용계획과 대중교통, 보행 및 자전거 중심의 편리한 교통망을 구축해 전원형 생태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도는 도청이전신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설·통신의 기술을 융합한 지능화된 유비쿼터스도시 `U-City`를 건설한다.이를 통해 도로, 교량, 학교, 병원 등 도시기반시설에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행정·교통·보건의료복지 등 각종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제공하는 도시로 만들 예정이다.또 신도시는 대중교통 정보제공, 실시간 교통제어, 공공지역 안전감시, U-자전거, 상수도시설관리, 공동구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첨단 IT기술을 응용한 스마트도시로 건립된다.□ 신도시 명품화 위한 3대 개발전략경북도는 신도시 명품화를 위한 3대 개발전략을 추진한다.도는 명품행정 지식산업도시로서 행정타운, RD센터 등을 건립하고, 전원형 생태도시로서 녹지비율 30.7%의 자연친화적 도시, 오랜 역사적·문화적 전통도시에 접목한 도시로 개발한다.도청이전 신도시 조성에 따른 파급효과는 건설단계에서 전체 생산유발 21조1천799억원, 부가가치유발 7조7천758억원 등 28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유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유발은 13만6천여명 정도로 추정된다.또한 공공기관이전, 교육기능 및 지식산업, 레저·비즈니스 등에 의한 고용 및 인구 유발효과는 신도시의 목표인구인 10만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구와 구미 포항 등 도내 남부지역에 편중된 경북권역의 발전 축에 도청이전신도시 조성으로 북부지역에 새로운 발전축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를 통해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의 경제 활성화로 지역 간 균형 발전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도청이전 파급효과 극대화도청이전과 발맞춰 안동과 영주, 문경, 의성, 예천, 봉화, 청송 등 경북 북부 시·군들은 도청이전과 신도시 건설을 지역발전의 호기로 삼고 있다.안동시는 일직면 일대에 `남부권 신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영주시는 교육과 주거환경을 자랑하며 도청의 베드타운을 자처하고 있다.세계군인체육대회를 개최한 문경시는 스포츠 및 문화관광에 역량을 쏟아붓고, 의성군은 경북 농업의 중심축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신도시 내 민간 아파트들이 대거 건립 중인 예천군은 도 산하유관기관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봉화군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 관광자원을, 청송군은 슬로시티의 문화콘텐츠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또 발달된 도로망으로 인해 서울 등 수도권과의 거리가 단축되면서 수도권의 수많은 기업들의 이전이 예상되며, 정부의 행정타운인 세종시와 같은 36도 위도선상과 고속도로개설로 국가의 양대 행정타운으로의 육성 또한 기대된다.□ 경북 균형발전 중심경북도는 신도시 조성과 함께 경북 북부권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경북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걸고있다. 당초 신도청이 안동으로 온 것도 지역균형발전의 측면이 가장 컸다.이에 따라 도는 경북 균형발전을 위해 권역별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북부권은 신도청거점으로 백신클러스트(안동), 바이오 그린밸리 등 생명산업 육성과 고택종택, 실경뮤지컬, 백두대간 협곡열차 등 전통과 자연에 기반한 문화관광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한다.동해안권은 원자력클러스트, 가속기클러스트, 국가자원개발클러스트 등 첨단과학 에너지 벨트 조성과 영일항만, 북극항로 개척으로 유라시아를 대비하는 항만물류 거점을 육성해 해양 신산업벨트로 조성한다.서부권은 탄소성형 클러스트, 3D 융합산업, 웨어러블디바이스 등 ICT 융합신산업벨트 조성과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기업과 협력해 제조업의 혁신을 불러오는 등 스마트 융복합 벨트 육성을 가속화 한다.남부권은 경산에 지식산업밸리, 기계부품단지를 조성하고 영천에는 항공산업특화단지(보잉사 MRO 아시아 전진기지) 등 창의지식 서비스 벨트로 조성할 방침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6-02-22

크로아티아를 붉게 물들인 상처와 만난 새벽

오렌지색 가로등이 어두운 거리의 가파른 계단을 비추던 자정 무렵. 숙소로 돌아갔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두브로브니크는 활기 넘치는 낮과 달리 고요한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민박집 문을 여니 낮에 본 사내가 거실에 혼자 앉아 포도주를 마시고 있다. 한국이었으면 “함께 한잔 할까요”라고 청했을 테지만, 붉어진 그의 눈동자와 어두운 표정을 마주 보기 어색했다. 가벼운 인사만을 남기고 방에 들어가 깊은 잠에 들었다. 무엇인지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지만 남자의 가슴에 새겨진 지울 수 없는 생채기가 짐작되던 밤이었다.그리고, 아침. 귀가한 여주인이 레몬차를 만들어줬다. 한국식 해장국만은 못했지만, 윙윙거리는 두통이 멀리로 물러나는 기분이었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의 배려와 마음씀씀이가 따뜻하다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남편은 어젯밤의 과음 때문인지 해가 중천에 떠오르도록 기척이 없었다.두브로브니크에서 보낸 둘째 날도 즐거웠다. 고적하고 조용한 해변을 찾아나서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낯설지만 아름다운 풍경들은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피크닉 온 현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들의 점심식사 자리에 차려진 크로아티아식 샐러드를 한 접시 얻어먹기도 했다. 파도 잔잔한 바다에서 헤엄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애정 어린 눈빛은 크로아티아와 한국이 다르지 않았다.항구에서 배를 타면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섬 `로크룸`에서 보낸 오후도 기억에 남는다. 어떤 동화책에서 힌트를 얻은 것일까? 그 섬엔 공작새 수백 마리를 풀어놓고 기르고 있었다. 찰랑거리는 금발머리의 꼬마들이 신기해하며 공작의 예쁘장한 꼬리 깃털을 뽑으려 종종거렸다.아름다움은 두브로브니크 곳곳에 산재해있었다. 깨끗한 바다와 고풍스런 건축물, 멋들어진 중세 성곽과 낭만 가득한 주위의 섬들. 그러나, 아름다움 곁에는 언제나 잠복한 슬픔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지 않았던가.올드타운으로 돌아와선 대를 이어온 유서 깊은 식당에서 독특한 향과 맛을 가진 `앤초비 피자`를 먹고, 숙소 근처 언덕에 올라 석양을 바라봤다. 붉은 지붕과 붉은 태양,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천상의 풍경이었다. 딱딱한 경상도 사내의 성정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이었다.낯선 도시를 헤매 다닌 피로감 탓일까. 그날은 일찍 잠들었다. 곤한 잠에서 깨어난 건 남자의 취기 어린 목소리와 여자의 울음소리 때문이었다. 주인 사내와 아내였다. 크로아티아 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만 상황은 충분히 짐작됐다. 새벽 4시에 남자가 언성을 높인다거나 여성이 눈물을 보인다는 건 부부싸움이 분명했다. 한참을 이어지던 남자의 성난 목소리와 여자의 소리 죽인 울음은 동이 터올 무렵이 돼서야 잦아들었다. 부부싸움의 이유를 알려준 건 여자였다. 오래된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그녀는 기자의 얼굴에서 궁금증을 읽어낸 듯했다. 빨갛게 충혈된 눈동자로 이런 말을 전했다. “잠을 깨워 미안해요. 남편은 착한 사람인데, 가끔 술에 취하면 못 견디게 힘들어지나 봐요. 젊은 시절 전쟁에 나갔었는데... 그 상처 때문일 거예요.”그랬다. 전쟁이 준 정신적 상처 탓이었다. 이른바 `크로아티아 내전`. 1990년대 초반 종교와 인종이 달랐던 유고슬라비아 연방국들은 갈등의 불길에 휩싸였다. 그 불길은 전쟁으로 옮겨 붙었고, 크로아티아 역시 그 화마를 피해가지 못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원치 않는 죽음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내전은 몇 년에 걸쳐 나라를 바꿔가며 계속됐다. 발칸반도가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던 시절이었다.세르비아정교도들은 수만 명의 가톨릭교도와 이슬람교도를 무자비하게 학살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입에 담기에 끔찍한 여성학대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히틀러의 유대인학살만큼 잔혹한 제노사이드(genocide)였다. 크로아티아 또한 1년이 넘는 시간을 그 지옥불 속에서 견뎌야했다.민박집 주인 사내가 터지는 포탄과 피 묻은 칼, 증오와 보복살인이 넘쳐나던 크로아티아 내전에 군인으로 동원됐을 때 그의 나이는 겨우 20대 초반.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얼마나 잔인한 광경을 많이 봐야했을까.전쟁은 상대를 죽이거나 무력으로 제압해야만 자신이 살아날 수 있는 극단적 상황으로 인간을 내몬다. 장기간에 걸쳐 계속되는 비인간적인 공포는 사람의 내면을 황무지로 만들어버리기에 충분하다. 그게 부정할 수 없는 전쟁의 본질이다. 크로아티아 내전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민박집 주인 남자는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세르비아 군인들을 죽였거나, 함께 참전한 전우가 자신의 눈앞에서 전사하는 걸 지켜봐야했던 게 아닐까. 아니, 꼭 그렇게 극단적인 입장에 처하지 않았더라도 전쟁은 인간을 완벽히 다른 성격의 존재로 바꿔버리고도 남을 악마적인 힘을 지녔다. 발칸반도의 비극적인 과거가 한 인간을 철저히 파괴해버린 것이다. 측은하고 마음 아팠다.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내전의 시기에 크로아티아에 있었다면 기자 역시 유사한 전쟁체험을 했을 것이다. 전쟁이란 개인의 의지만으로 피해지는 것이 아니므로. 방에서 잠들어 있는 주인 사내를 깨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그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연민의 감정이었다.아름다운 크로아티아 땅 도처에 잠복한 역사의 상처. 대체 무엇이 있어 전쟁의 기억으로 고통 받는 개인을 온전히 치료해줄 것인가. 아드리아해의 아름다움에 가려진 크로아티아 사람들의 생채기를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천근만근 무겁다.두브로브니크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바닷가 언덕에 올라 생소한 이름의 위스키를 마셨다. 민박집 주인 남자와 여자를 생각하니 마신 술의 취기는 즐거움이 아닌 우울함을 불렀다. 그러나, 여행자가 마냥 슬픔에만 빠져있을 수는 없는 일. 또 다른 `아드리아해의 보석` 스플리트가 멀리서 손짓하고 있었다. 발칸반도에선 가능하면 종교 이야기는…발칸반도에 속한 나라들, 즉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코소보 등은 1990년대 초반 혹독한 내전을 겪었다.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붕괴하면서 각각의 국가들은 분리·독립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어제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어울리던 이웃사람들이 서로에게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다.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발칸반도 내에는 다양한 종교가 존재한다. 세르비아정교, 가톨릭, 이슬람교 등. 내전 시기엔 정교회 신자들이 무슬림과 가톨릭교도를 무자비하게 학살했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 이슬람이 권력을 거머쥐었던 시대엔 무슬림이 타 종교를 가진 이들을 학대하기도 했다.이러한 `발칸반도 내전`의 불씨가 사그라진 건 불과 20년도 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인종청소`라는 이름으로 학살을 주도한 정치인은 국제전범재판소에 의해 기소되기도 했다. 그들의 재판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여행을 하다보면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교류하게 된다.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과는 급속도로 친해지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친절하게 자신을 대한다고 해서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 논쟁을 하다가는 낭패를 겪기 쉽다. 어느 시대 할 것 없이 종교는 평화와 사랑의 이념이기도 했지만, 갈등과 분열의 이유가 될 수도 있는 법.종교와 인종 관련 화제 외에도 여행자들의 이야깃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독특한 문화와 음식, 전통음악과 영화 등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눠도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겐 매우 심각한 주제가 될 수도 있는 종교와 인종에 관한 논쟁은 피하는 게 발칸반도를 즐겁게 여행하기 위한 노하우다.사진제공/류태규국장席 홍성식 기자/hss@kbmaeil.com

2016-02-19

천지원전 힘찬 엔진, 지역발전 이끌어 국가경제 원동력으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영덕지역에 건설예정인 천지원자력발전소가 용지보상 업무를 시작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달 6일 사업용지 감정평가를 위한 3개 법인(도지사, 토지소유자, 한수원)을 선정한데 이어 영덕군과 토지출입허가 승인을 비롯한 보상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용지보상 업무에 들어갔다. 원전 건설에 가장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보상 업무는 현재 영덕군이 정부와 지원 규모 등을 놓고 협의중에 있어 천지원전 사업예정지의 보상절차가 조만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안정적 전력 공급, 국가 에너지 안보·경제활성화 기여지역민 우선계약·고용 혜택…하루 4천명 고용창출 효과법정지원금 총 1조5천여억 달해… 지역 세수증대 도움□ 천지원전 지역발전의 호기한수원은 본격 보상에 앞서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8일까지 `천지원전 건설부지 보상계획 공고·열람`을 시행하고 이의신청을 접수받았다. 이의 민원이 제기된 물건 등에 대한 현장확인에 이은 감정평가 시행 등 후속업무가 추진되고 있다.영덕천지원전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7월 2015년부터 2029년까지의 전력수요전망과 발전설비계획을 담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 공고하며 사업이 결정됐고 오는 2029년까지 신규원전 2기(총 300만㎾ 규모)를 영덕에 건설할 계획이다.천지 1·2호기 사업이 마무리되면 추가로 2기가 더 건설될 계획이어서 최대 4기의 신규원전이 영덕에 들어설 전망이다.한수원은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주민들의 반대와 관련해 원자력발전소(원전)의 필요성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신규 원전이 들어서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뿐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고용창출 효과 등 국가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신규 원전,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한수원은 신규 원전이 들어서면 전력의 안정적 공급 및 국가 에너지 안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특히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과 국가 경제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또 원전의 경우 석유공급불안이나 고유가시대 등 석유파동 또는 에너지 무기화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국가의 에너지 안보에 필수란 것을 주민들에게 알리며 홍보하고 있다. 원전은 발전단가가 저렴해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고, 원전건설은 대규모 플랜트 사업으로 건설 투자와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며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국내 원전 건설를 위해 지난해 기준 총 1조9812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신월성 1·2호기 977억원, 신고리 3·4호기 3천72억원, 신한울1·2호기 1조2천626억원, 신고리 5·6호기 3천137억원 등이다. 또 하루 4천여명, 연인원 120만명 수준의 고용창출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에너지연구원 또한 원전 2기의 연간 발전량을 2천238만8000㎽h로 가정했을 때 2020년 온실가스 국가 배출전망치 7억8250만t-CO2 대비 2.3%, 2030년 8억5060만t-CO2 대비 2.2%가량의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용창출 및 지역 경제활성화정부와 한수원은 원전이 들어서면 주변 지역은 지원금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지역주민 고용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실제 지금까지 원전지역에는 다양한 지원이 이뤄져 왔다. 지역기업 우대제도에 따라 일정금액 이하의 공사, 용역, 구매 계약 시 발전소 주변 지역 기업에 우선 계약권을 부여한다.신규건설 발전소의 경우 발전소 반경 5㎞이내의 읍ㆍ면ㆍ동 지역에 거주한 주민들에게 고용 우대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전원개발사업예정구역 지정ㆍ고시일을 포함해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본인은 10%, 자녀는 5%의 채용가점을 받도록 해 지역민들의 고용창출 기회를 확대했다.또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금액 이하의 공사와 용역, 구매계약시 지역기업을 우선해 계약이 가능하다. 인접한 한울원전의 경우 2013년기준 총 계약금액 2천182억원 중 지역업체 계약금액은 965억원으로 전체 계약금액의 약 44.2%에 달하고 있다.지역주민 고용을 위해 선발인원의 20% 수준의 채용할당제를 비롯해 원전건설업체의 공사계약서에 지역민 고용을 반영하고 있어 지역인재가 머무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중 하나이다.신고리 2건설소의 경우 한수원 및 협력회사 직원 1천453명 중 지역주민 채용은 842명으로 전체의 58%에 해당된다.한울원전에 따르면 현재 한울원전에서 근무하는 지역출신(울진) 직원들은 총 77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은 한울원전 정규직원으로 298명, 한전KPS 등 상주협력사에 481명이 각각 근무하고 있어 한울원전 전체직원의 15%, 협력사는 20%를 차지할 만큼 지역출신 고용이 크다.한울원전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고용창출효과가 상당하다. 이들은 정기 모임을 갖는 등 지역출신이란 자부심도 강하다”고 전했다. □ 법정지원금과 안정적인 세수기반 신규원전 2기를 기준으로 건설부터 운영기간동안 총 1조5천여억원의 법정지원금이 지원된다.법정지원금은 유치지원금(380억원)과 특별지원금(1천141억원), 기본 및 사업자지원금(각각 3천696억원), 지역자원시설세(6천720억원) 등이다.특히 올해 1월부터 지역자원시설세율이 종전 kWh당 0.5원에서 1원으로 2배 인상됨에 따라 영덕군 세수증대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최근 영덕군이 정부에 요구한 각종 대형사업들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한수원 관계자는 “영덕지역에 건설 예정인 천지원자력발전소 사업추진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를 위한 고용창출 특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에 따른 인구 증가와 함께 경제 활성화등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지역으로 변모시킨다. 원전 건설 및 운영에 따른 인프라 확충으로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등 영덕지역을 획기전을 발전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6-02-18

과메기로 만든 천연비누…피부미용 탁월

어떤 일이든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공감하기 어려운 법이다. `스킨세이브` 김근자 대표는 어릴 적부터 여드름 등 각종 피부병을 앓으며 누구보다 건강한 피부를 꿈꿨다. 출산 후엔 고통이 더해졌다. 아토피가 심해져 피부는 늘 건조했다. 비싼 제품을 사다 바르고 좋다는 것을 수소문해 발라봤지만 오히려 피부가 뒤집히고 증상은 악화됐다. 영양성분 풍부해 아토피·여드름치료에도 효과과일껍질서 추출한 향 첨가 아동·군인도 좋아해17일 포항시 북구 죽도동의 스킨세이브 매장에서 만난 김근자 대표의 얼굴에는 18년간 고통에 시달린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창가의 햇빛에 반사된 김 대표의 피부는 모공마다 수분을 머금은 듯 촉촉함을 빛냈다.그는 “예전엔 사람들과 마주 앉아 있으면 제 못난 피부만 보는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이고 눈동자만 가끔 빼꼼이 들었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집 밖에도 안 나갔고 늘 집에 머무르며 살림살이가 전부였는데, 어느 날 우연히 `전래민간요법`이란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답을 찾았다”며 사연을 풀어놨다.책에서 알려준 해답은 `자연`에 있었다. 김 대표는 각종 전문서적을 섭렵하며 연구를 시작해 직접 천연재료로 비누를 만들어 사용했다. 하루가 다르게 피부가 개선되자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먼저 그 효능을 알아챘다. 남편의 적극적인 권유로 지난 2006년 천연비누 매장까지 열었지만, 이미 포항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천연비누 열풍이 일어 반응이 좋지 않았다. 특별한 무언가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두려움이 닥쳤다.“가게 문을 닫아야 하나 싶어 고민이 많았다. 그 때가 겨울이었는데, 마침 남편과 과메기를 안주삼아 술 한 잔씩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남편이 `과메기`를 아이템으로 던져줬다”고 회상했다. 당시 “과메기는 비린내가 나서 안 된다”며 펄쩍 뛰었던 김 대표는 막상 과메기의 효능을 찾아보고서야 실제로 피부에 유용한 성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마음을 바꿨다. 과메기 오일 추출물을 천연비누 제조 과정에 더하는 시도가 이어졌다. 역시나 비린내가 문제였다. 각종 약초와 허브 등을 찾아 연구하며 밤을 지새우는 날이 이어졌다.시작과 마찬가지로 자연에서 `비법`을 구한 김 대표는 노력의 결실로 `과메기비누`를 탄생시켰다. 좀 더 세련된 명칭을 붙이고 싶었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과메기비누로 해야 한다`는 남편 말을 따랐다. 공들여 만들었으니 `대박` 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각종 행사장에서는 사람들이 `비린내가 날 것 같다`며 멀리 피해 돌아가는 모습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도리어 `최소 10년은 버텨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아 제품 개선에 몰입했다. 과메기비누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반응을 귀담아 듣고 유명한 천연비누들을 직접 구매해 사용하며 비교도 해봤다.그 중에서도 김 대표는 천연비누의 가장 취약점인 형태 유지에 사활을 걸었다. 경화제 등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천연비누의 특성상 물에 닿으면 금세 녹아 제품을 끝까지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2년간 수차례 도전을 거듭하면서 이 때 버린 제품만 트럭 한 대에 달했다.직접 고통을 경험해 봤기에 더욱 간절히 연구에 몰두한 결과 완벽한 제품이 만들어졌다. 딸기와 오렌지, 사과 등 과일껍질에서 추출한 향을 더해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비누를 완성했다. 거품을 더 풍성하게 하고 첫 모양 그대로 단단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촉촉한 비누였다.가장 큰 특징인 오메가3 함량이 높고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칼슘 등 영양성분이 풍부해 아토피와 여드름 등을 개선하고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능은 유지했다. 덕분에 주 고객은 여성들이지만 최근엔 아이들과 군인들에게까지 인기를 얻었다.과메기비누의 탄생에서부터 완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김 대표의 곁엔 늘 남편이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정한 특산물이라고 강조하던 남편은 김 대표보다 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자신이 끌고 다니던 트럭에 과메기비누를 붙여 여기저기 다니고, 현수막도 자주 바꿔 달았다. 별도로 비누 홍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였다. 각종 행사에도 함께 했던 `조력자` 남편은 지난달 하늘로 먼저 떠났다.최근엔 불경기까지 겹쳐 힘든 상황이 이어졌지만 김 대표는 단골들이 있어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제가 이 일을 관두면 그 분들은 어떻게 할까 싶어 걱정부터 앞선다. 믿고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예의라고 생각해 실망시키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더 연구해 천연화장품을 만드는 일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2-18

집 밖에서 맛보는 집밥 `돌솥콩나물밥`

매끼 `집밥`을 먹기란 어려운 일이다. 최근 채널마다 셰프들이 등장해 일반 가정에서는 흔하지 않은 도구나 식재료 없이도 간편하고 쉬운 요리법을 선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직장인은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다반사다.누구나 집밥을 그리워하지만 항상 먹을 순 없다는 점을 이용해 `우리가 진짜 밥집`이라고 내건 음식점도 많아졌다.포항에도 가정식을 내세운 식당들이 꽤 있지만 남구 해도동의 `민들레식당`은 익숙한 듯 낯선 메뉴인 돌솥콩나물밥으로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향한 허기를 채워준다.좁은 골목 한 편에 자리 잡은 이 식당은 내부구조 또한 일반 가정집처럼 돼 있어 분리된 공간마다 오붓하게 식사시간을 보낼 수 있다.민들레식당의 대표 인기메뉴인 돌솥콩나물밥은 이름 그대로 돌솥에 콩나물을 수북이 얹어 지어낸 밥이다. 먼저 콩나물밥을 커다란 대접에 덜어내고 솥에 물을 부어 뚜껑을 덮어두면 후식까지 준비한 셈이다.돌솥의 잔열로 미처 떼어내지 못한 밥알이 불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비빔밥이 채운다. 이때 행동대장은 숟가락이다.보슬보슬하게 지어진 콩나물밥에 양념장을 한 스푼 넣고 비벼 먹으면, 어릴 적 어머니가 반찬투정하는 자식을 위해 종종 해먹이던 `콩나물밥 추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밑반찬 또한 어머니가 아들 혹은 딸에게 차려줄 것 같은 재료들로 구성했다. 시금치나물과 무생채, 버섯볶음, 감자조림, 꽈리고추볶음 등 조물조물 손맛이 묻은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모여 무지개를 이룬다. 양념이나 간이 세지 않고 재료 그대로 본연의 맛과 향을 헤치지 않도록 조리한 것이 특징이다. 취향에 맞춰 콩나물밥에 각종 나물이나 반찬을 더해 청국장까지 부어 서걱서걱 비벼먹으면 더욱 푸짐한 비빔밥 한 그릇이 완성된다. 이따금 곁들어 먹는 제육불고기는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입맛을 돋우는 별미다. 한동안 바삐 움직이던 숟가락도 돌솥에 우려낸 숭늉 앞에선 쉬엄쉬엄 한다. 불은 밥알을 긁어낸 다음 온기가 살짝 감도는 숭늉을 떠먹다 보면 가슴 한구석에서부터 뜨끈한 묵직함이 채워진다. 비빔밥으로 시작해 숭늉으로 마무리하기까지 입이 텁텁하거나 속이 더부룩한 느낌 없이 온전히 든든함만이 남는다.`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집밥`이라고 깨닫는 찰나, 부모와 연인 등 아끼는 사람을 데리고 와 배불리 먹이고 싶다는 생각마저 스친다.인근 공단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47·북구 장성동)씨는 “가게 안에 들어올 때부터 자욱한 된장찌개 냄새가 코를 자극해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콩나물밥 덕분에 집밥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덩달아 숭늉으로 속풀이까지 제대로 한다”고 말했다./김혜영기자hykim@kbmaeil.com

2016-02-15

고난한 부역의 역사 고스란히 담아내다

2012년 12월 5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되면서부터 아리랑과 관련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보다 뜨거워졌다. 지역 사회의 아리랑 주도권싸움 또한 심화됐다. 그러나, 그로 인해 다양해야 할 아리랑의 저변이 축소되고 획일화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본지는 서양식 악보로 가장 먼저 세계인들에게 대표 사설 일부가 소개된 아리랑임에도 불구, 다른 지역 아리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경아리랑`의 가치를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한다.“문경아리랑?”문경에서 태어나 청년시절을 보낸 이 들이 “문경아리랑을 아느냐”는 질문에 보인 반응이다. 갑작스러운 물음을 접한 이들은 하나 같이 “웬 아리랑 얘기냐”는 표정을 지었다. 아리랑은 분명히 둘도 없는 한국의 상징이건만, 그 뿌리를 근처에서 찾고자 하면 오리무중이다.정선아리랑학교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리랑은 아리랑 또는 이와 유사한 음성이 후렴에 들어있는 민요의 총칭”이며, 남북을 통틀어 약 60여 종 3천6백여 수가 전해온다고 한다. 평안도 하면 서도아리랑, 강원도는 강원도아리랑과 정선아리랑, 함경도에는 함경도아리랑과 단천아리랑, 어랑타령, 경상도에는 밀양아리랑, 전라도에는 진도아리랑, 경기도에는 긴아리랑이라는 식으로 숱한 아리랑들은 지역 분류에 따라 이름을 얻었다.지자체 입장에서는 이들 아리랑이 곧 지역의 얼굴이다. 꼼꼼히 거두어 대를 물려나가야 할 상징으로 아리랑만한 것이 없다. 국내에서는 지역을 대표하고, 세계 속에서는 한국적인 상징으로 알려진 아리랑. 발리우드 영화의 춤사위는 인도를 떠올리게 하고, 가부키 분장을 보는 순간 일본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아리랑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1865년 시작된 경복궁 중수 공사 전국 아리랑 유행시킨 계기 마련문경새재 오가는 영남 일꾼들부역꾼 노동요로 재탄생 시켜그렇다면 경상도의 아리랑은 어떤가? 현재로선 밀양아리랑 하나뿐이다. 남천강이 영남루를 지나고, 밤에는 아랑각을 비춘다는 사실이 밀양아리랑 속에는 들어 있다. 순식간에 밀양 인근의 전경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 그것이 이름을 얻은 아리랑의 힘이다.경상도에는 아직 이름을 각인시키지 못한 아리랑이 많다. 노래로 능히 보존할 수 있음에도 기억 속에서 사라진 역사가 많다는 뜻이다.문경새재 물박달나무 홍두깨방망이로 다 나가네홍두깨방망이는 팔자가 좋아 큰애기 손질로 놀아나네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요 아리아리랑 고개로 날 반겨주소지금은 고인이 된 송영철 옹이 부른 문경아리랑의 일부다. 1980년대 문경 사람들은 문화원을 주축으로 문경아리랑의 발굴과 보전을 위해 아리랑을 채보하고 주민의 육성을 녹음했다. 뿐만이 아니었다. 비석도 세우고, 한글 서예로 일만 수 아리랑을 남기기도 했다. 문경에 박물관을 세우고 아리랑도시 선포식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문경아리랑의 전초기지는 이제야 생겨났다. 그러나 아직도 문경아리랑은 찬밥을 먹고 있다. 학계에서는 그 존재를 의심받고 세간에서는 굳이 알 필요가 없는 아리랑으로 인식돼 왔다. 문경 옛길박물관 여운황 학예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문경아리랑의 인지도가 낮은 이유를 “문경이 탄광도시였고 먹고 사는 문제로 바빴기 때문에 아리랑 연구가 미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문경아리랑의 약세는 안타까운 일이다. 비단 문경 사람이나 경북도민만이 아닌, 한국인으로서의 아쉬움이다. 문경아리랑이 아리랑 전체의 탄생배경을 캡슐처럼 품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아리랑의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경복궁과 한국의 아리랑이 어떤 관계인지 안다. 1865년부터 7년간 진행된 경복궁 중수는 다른 지역의 아리랑을 한양에 유행시키는 계기가 됐다. 강원과 경상에 유행하던 민요가 경복궁 중수라는 사건 덕분에 한군데 모였고, 한양 사람들은 이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아리랑 곡조를 듣게 됐다.경북대 김기현 교수는 `문경새재 소리 아리랑의 아리랑사적 위상`을 통해 경복궁 중수공사 상황과 관련 지어 아리랑의 통속화를 설명한다. 문경의 토속민요였던 문경아리랑이 경복궁 중수 공사를 통해 전혀 다른 차원의 문화 즉, 통속 아리랑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중화되었다는 이야기다. 경복궁에서 함께 부역하며 만나지 않았다면 몰랐을 노래가, 요즘말로 `대세`가 되어 수십 년이 지난 1930년대에 이르면 서울의 본조아리랑에 모습을 드러낸다. 북한 명창 김관보의 창을 기준으로 보면 1950년대까지도 불린다. 경복궁 중수 공사가 일종의 방송망이 된 셈이다. 문경새재는 지리적으로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험한 고개였다. 동시에 영남 사람들이 한양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통로이기도 했다. 영남의 일꾼들은 경복궁에 댈 물자를 짐으로 지고 왔다. 공사 자재를 문경에 가져다 놓으면, 그걸 또 충주나루까지 날라야 했다. 삼남에서 온 부역꾼들이 한양 내 거주하는 사내의 4배였다.여운황 학예사는 “실제로 `경복궁 중수` 시기에 문경새재의 박달나무로 공사 현장에서 사용된 연장의 손잡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설 마지막에 `다나간다`는 표현은 문경새재의 나무들이 대량으로 베어져 헐값에 팔려나가는 상황에 대한 현지 사람들의 반감과 상실감이 표현된 것이다.토목공사에 쓸 삽과 망치자루를 만드느라 문경의 박달나무들은 씨가 다 마를 지경이 됐다. 하루치 노동이 끝난 뒤를 상상해본다.고단한 몸을 놀리며 부역꾼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때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일꾼들이 서로 어디서 왔는지 묻는다. 문경새재를 넘어온 사람들은 저마다 고달픔을 털어놓는다. 한창 땀 흘리던 낮에 들은 재미난 민요 소리를 누군가 다시 청한다. “문경새재 물박달나무 홍두깨방망이로 다 나가네”.문경 고갯길의 고생담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다음날의 부역에서 이 노동요에 공감하는 이들이 더 늘어난다. 문경아리랑은 전국에서 강제 동원된 부역꾼들에게 동병상련의 공감을 얻어 다른 지역의 아리랑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진다. 요약하면 `경복궁 중수`는 동원된 일꾼들의 고향 민요가 다양하게 불리던 현장이라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문경아리랑은 부역의 앞뒤 맥락을 가장 직접적으로 담은 덕분에 일꾼들의 마음을 묶는 끈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최초 서양식 채보 아리랑 남긴미국인 선교사 헐버트논문서 대표사설 그대로 실어대중화된 문경아리랑 가치 인증이처럼 널리 불리게 된 문경아리랑이 통속화된 현장을 찍은 사람이 있다. 그 사진은 필름이 아닌 한 장의 악보다. 1896년 미국인 선교사 H.B 헐버트의 논문 마지막 단원에 `코리아 보컬 뮤직`(Korea vocal music)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악보는 최초의 서양식 채보 아리랑이다.어느 지역의 아리랑도 최초의 아리랑이라고 함부로 명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경아리랑을 언급할 때 최초라는 꾸밈말이 고집스럽게 따라붙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헐버트 박사가 채보해 외국에 소개한 서양식 악보에 문경아리랑의 대표 사설 일부가 그대로 실려 있기 때문이다. 영문으로 기록된 사설을 우리말로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아라릉 아라릉 아라리오/아라릉 얼사 배 띠어라문경새재 박달나무/홍두깨 방망이 다나간다문경 주민들과 일부 학자들은 문경아리랑이 헐버트 박사의 채보 기록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여긴다. `~이 ~으로 다나간다`는 패턴은 문경아리랑 대표 사설의 특징적인 부분으로, 즉흥적으로 모방해 차용하기 좋은 구조를 취하고 있기에 확산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선교사였던 헐버트가 문경아리랑의 대표 사설 한 구절을 남겼다면, 그로부터 30년 뒤에는 신문들이 문경아리랑의 원형인 박달나무 민요를 전한다. 외국인이 듣고, 신문이 기록할만큼 이 노래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이와 관련 안태현 학예사는 “1925년 3월 16일자 동아일보 지면을 포함한 다수의 매체에서 문경아리랑 원형 네 구절을 확인한 바 있다”며 “그보다 이른 시기의 다른 매체에서도 문경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며 문경아리랑을 함께 실었다”고 덧붙였다.그밖에도 문경아리랑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사료로는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여행기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rs·1898), `신찬속곡집`(1923), `조선속곡집`(1929), 일제강점기 때의 엽서 등이 존재한다.문경아리랑은 역사의 지난한 고갯길을 넘어왔다. 낡고 빛바랜 표지의 오래된 문헌들 속에서 기어이 살아남은 문경아리랑의 존재가 고맙게 느껴진다. 힘겹게 과거를 살아낸 문경아리랑은 다른 어떤 것보다 생명력이 질긴 노래다.강남진 기자/이소연 시인

2016-02-15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를 보다

전쟁과 테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다수 전쟁과 테러의 원인이 `종교와 인종의 다름`에 있었다는 것 역시 명백하다. 1990년대 초반.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에 이어 유고슬라비아 연방도 몇 개의 나라로 분리·독립했다. 바로 그 즈음, 크로아티아는 혹독한 내전을 겪었다. 독립을 막으려는 세르비아계와의 전투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그들 중 한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여행. 그러나, 세상사 어떤 일도 자신의 뜻대로만 되는 건 없다.아름다운 아드리아해를 피로 물들인 내전의 상처를 안고 사는 중년의 사내. 그와의 만남은 크로아티아 방문 첫날 이뤄졌다. 두브로브니크 국제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여자가 대우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운전해 데려간 민박집은 수백 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야 하는 도시 외곽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푸른 하늘 아래 붉은 기와지붕이 줄줄이 늘어서 장관을 이루는 올드타운과 관광객들이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는 해변과는 다소 떨어진 거리였다. 여행자가 머물 숙소로 입지조건이 그다지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녀를 따라나서겠다는 관광객이 없었던 게 이해가 됐다.그러나, 숙소의 조그만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는 두브로브니크의 풍경은 교통의 불편함을 상쇄해주고도 남았다. 여자가 시원한 레몬차를 내왔다. 여전히 푸른 눈동자에 웃음을 담은 채. 적당하게 새콤하고, 알맞게 달콤한 레몬차가 여행자의 피로를 녹여줬다. 향 가득한 홍차와 빛나는 바다… `엽서사진` 같은 두브로브니크병원에서 야간 간호사로 일한다는 40대 초반 여자의 친절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메모지와 볼펜을 가져와서는 현지인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른바 `두브로브니크 맛집`과 근사한 향을 자랑하는 홍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 해변에서 올드타운을 거쳐 숙소를 오가는 시내버스의 번호까지를 알려준 것이다. 그 성의와 친절이 따스했기에 감동스러웠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내일 새벽이 돼야 퇴근할 터이니, 숙소로 들어올 때 사용하라며 작은 열쇠를 건네주는 것으로 그녀의 `방문객 브리핑`이 끝났다.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요”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시원한 레몬차 3잔을 거푸 들이켜며 들은 설명만으로도 처음 방문한 도시가 어쩐지 익숙하게 느껴졌다.그때다. 그녀가 출근을 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거실을 정리하고 있을 때 조용하던 건너편 방의 문이 열렸고,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하나가 나타났다. 남편인 듯 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 가벼운 눈인사만을 전했다.사내 역시 친절한 미소를 보였지만, 얼굴 한 구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가 지닌 그림자 뒤편 지워지지 않은 깊은 상처를 기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확인하게 된 건 두브로브니크를 떠나던 날 새벽이었다.여자는 출근하고, 남자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후, 지갑과 디지털카메라만을 챙겨 두브로브니크 시내로 나갔다. 눈부신 햇살 아래 더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의 빛깔.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는 새빨간 지붕과 짙푸른 아드리아해. 누가 찍어도 세칭 `엽서사진`으로 손색이 없을 풍경이 도시 전체에 펼쳐지고 있었다.작품에 가까운 옛 건축물들, 크로아티아인 미적감각 짐작케 해때는 한여름. 한국과 마찬가지로 철부지 아이들은 윗도리를 벗고 두브로브니크 고성 인근 바닷가에서 저마다의 포즈로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13세기 축조된 성벽 아래 사파이어빛으로 출렁이는 아드리아 바다는 그 다이빙에 깜짝깜짝 놀라며 새하얀 포말을 제 가슴 깊숙한 곳에서 뿜어내기 바빴다.백사장에선 병아리처럼 노오란 색깔의 머리칼을 가진 아기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엄마의 뒤를 쫓아다녔다. 동화책에서 보던 그림 같은 모습이었다. 올드타운으로 들어서자 단순히 주거시설이라기 보단 작품에 가까운 건축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로아티아인들의 미적 감각을 짐작할 수 있는 집들이었다. 예스럽고 미려했다.이쯤 되니 앞서 크로아티아를 여행한 사람들이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를 연발하는 게 절반은 이해가 됐다. 파도가 바로 눈앞까지 밀려드는 식당 야외좌석에 자리를 잡고 생선 바비큐와 맥주를 먹고 마셨다. 풍광과 분위기에 취해 맥주를 여러 병 마셨다. 거기에다 옆 테이블 사람들과 웃음을 주고받으며 마신 칵테일 두어 잔이 더해지니 이국의 꽃향기가 어디선가 밀려왔다.아마도 취기 탓이었을 것이다. 동유럽 어느 전설처럼 아드리아해에 손발이 닿아 몸 전체가 새파란 보석으로 변한 사람의 환영을 본 것은.청옥빛 파도가 심장까지 밀려들어와 울렁이는 밤. 푸른색 바다를 배경화면 삼아 붉은 빛을 토하며 사라진 태양이 곤한 잠에 빠져들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름다운 풍광과 우울한 감상의 교차는 다음 날 새벽 기자가 겪게 될 일을 예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크로아티아의 속살 엿보려면…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자그레브-플리트비체-스플리트-두브로브니크`의 경로를 선택해 남하하거나, 같은 도시를 역순으로 북상하며 크로아티아를 돌아본다.휴가 기간이 비교적 짧은 이들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 코스는 크로아티아의 핵심 관광지를 모두 돌아보는 비교적 합리적인 경로로 알려졌다. 그러나, 2~3주 이상의 여유로운 일정으로 크로아티아를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아래 방법을 통해 보다 달콤한 여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유명 관광지 인근 소규모 해변 방문하기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들 중 하나다. 하지만, 거기엔 언제나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그 시끌벅적함을 피해 보다 조용한 곳에서 아드리아해를 즐기고 싶다면, 시내버스를 타고 외곽으로 나가 유명 해변 인근 조그만 바닷가를 산책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인적 드문 바닷가의 조용한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즐기는 여유로움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당연지사 음식 값과 음료수 가격도 도심보다 훨씬 저렴하다.■ 배를 타고 평화로운 섬 찾아가기아드리아 바다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섬들이 가득하다. 당일치기로 두브로브니크 인근 로크룸섬에 다녀오거나, 스플리트 근처 흐바르섬에서 2~3일 묵어보는 것은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로크룸섬 나무그늘 아래 편안하게 누워있으면 공작새의 아름다운 깃털이 당신의 얼굴을 간질일 수도 있고, 저물녘 흐바르섬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며 번잡했던 마음속 잡념을 떨칠 수도 있다. 크로아티아 주위에 점점이 박힌 섬들은 유유자적과 안빈낙도가 무엇인가를 풍경으로 설명해준다.■ 렌터카 혹은, 기차 이용하기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입국한 여행자라면 렌터카를 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바닷가 해변도로를 달리다가 아름다운 풍광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차를 멈추고 순간순간 운치를 즐길 수 있는 렌터카 여행은 신혼부부들에게 인기다. 스플리트와 자그레브 구간을 기차로 달려보는 것 역시 크로아티아의 속살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방법이다.서유럽이나 일본의 기차처럼 빠른 속도와 세련된 서비스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발칸반도에서 기차를 타보는 흔치 않은 경험이라 의미가 작지 않다. 게다가, 기차여행에선 마주 보는 좌석에 앉았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자끼리 인종과 국적을 넘어서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이 또한 여행이 주는 기쁨이 아닐까.사진제공/류태규국장席 기자/hss@kbmaeil.com

2016-02-12

영덕대게 젓갈 개발…`최초` 타이틀 획득

유명 셰프만큼이나 일반 주부들도 식재료의 선택에 까다로운 편이다. 기본 20~30년의 주방경력을 자랑하는 주부들은 웬만해선 요리가 `맛있다`고 칭찬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베테랑 주부들 사이에서 긍정의 입소문을 타기란 어려운 법이다.이 가운데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액젓식품기업인 `꽃젓갈`의 제품은 주부들이 먼저 나서서 “꼭 맛을 보라”고 추천한다.입맛 까다로운 주부들이 “꼭 맛 보라”고 추천인기 좋아도 품질관리 위해 소량만 판매 고집`꽃젓갈`이성자 대표는 5년 전 젓갈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모친이 20년째 젓갈장사를 하다 보니 어깨 너머로 보고 배웠다. 일을 시작한지는 5년째이지만,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한 건 3년 됐다”고 말했다.꽃젓갈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 대표가 만든 젓갈은 어머니의 손맛과는 다른 과정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보통 제품을 4~5개월 정도 숙성시켜 출하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이 대표는 2년간의 숙성기간을 거친다. 일반 제품은 맑은 액젓이라도 요리에 바로 사용하지 못하는 반면 꽃젓갈은 개봉 후 바로 찬물에 떨어뜨려 먹어도 비린 맛이 나지 않는 비결이다. 이 대표는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든다고 믿는다. 따라서 멸치 등 생선의 경우 반드시 내장이 터지지 않은 것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젓갈은 생선의 머리가 떨어지거나 내장이 터진 제품을 사용하기 쉬운데 이 대표는 오직 완제품만 고집한다. 간장 빛이 도는 일반 액젓과는 달리 꽃젓갈은 와인색을 띄는 이유다. 소금은 2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만 사용한다. 저온에 숙성시킨 젓갈이 천연조미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소금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염도도 낮은 편이다. 여기다 2년간의 숙성기간 동안 서서히 시간을 두고 깊은 맛이 우러나올 수 있도록 최고 14~18℃의 온도를 유지한다. 숙성실을 마련한 흥해읍 금장리는 삼면(三面)이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소음이 거의 없다. 이 대표는 숙성실에 24시간 음악을 틀어놓는다고 설명했다. 미생물이 살아있기 때문에 항상 좋은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위생`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젓갈 제조과정이 청결하지 않다고 여겨 구입해 먹기를 꺼려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언제, 누가 숙성실을 찾더라도 항상 개방할 수 있도록 위생관리에 철저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오랜 시간을 거친 뒤 젓갈을 첫 개봉하면, 된장 위에 곰팡이가 피듯 젓갈 표면 위에 마치 꽃 모양의 결정체가 맺힌다. 이러한 의미에서 붙여진 `꽃젓갈`이라는 상호는 인고(忍苦)의 시간을 견딘 젓갈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이름이다. 최근 꽃젓갈은 영덕대게와 멸치를 액젓으로 담근 제품을 `우리나라 최초`로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영덕대게의 가격이 비싸 젓갈로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이 대표는 `도전`을 통해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념을 깨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주위에서는 `유사제품이 나올 수 있다`며 특허신청까지 말렸다고 했다. 꽃젓갈을 맛본 사람들은 어떤 음식에 곁들여도 맛이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꽃젓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갓 지은 뜨거운 밥에 젓갈을 서너 방울 떨어뜨려 주먹밥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김 바르는 솔로 재료에 살짝 발라 굽거나 튀겨 조리하면 소금의 짠맛이 아닌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는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까지 잡아주고, 불고기양념 등 어떤 요리에 넣어도 잘 어울리는 것이 꽃젓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지금의 꽃젓갈 인기를 이어가기 위한 나름의 사업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50통의 제품만 팔기로 정했다. 물론 앞으로 판매량을 조금 늘리겠지만, 억지로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기계화 공정으로 만들지 않고 처음 계획한 소량 그대로 맛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2-11

숲에서… 바다에서… 충만한 오감만족 “명절 피로 안녕~”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누는 설 명절. 그만큼 고향가는 길은 설레고 즐겁다. 그러나 고향집에서만 뒹굴기에는 먼 길 넘어온 것이 어쩐지 아쉽다.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여행지로 떠나보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만큼 지난 일 년간의 후회를 털어내고 새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즐거움도 클 테다. 한국관광공사의 추천을 받아 설 연휴동안 가볼만한 영덕 블루로드와 강원도 태백 검룡소, 충남 태안 만대항 3곳을 소개한다./윤희정기자집에만 있기 아쉽다?황금연휴 가볼만한 곳태백·영덕·태안 어때요■ 개울물 소리·울창한 숲길의 한강 발원지태백 검룡소강원도 태백 검룡소는 강의 발원지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장장 514km를 굽이치고 달려 서해안으로 흘러든다. 우리 민족이 한강을 중심으로 역사를 만들어 왔다면 검룡소는 그 역사를 있게 한 시발점인 셈이다. 한강 발원지라고 해서 깊은 산 속에 꼭꼭 숨어 있다는 것이 아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평탄한 비포장길을 20여분 걸어가면 닿는다. 피나무, 물푸레나무, 생강나무 등이 울창한 이 길은 아이 손을 잡고 산책삼아 다녀오기에도 좋다. 맑은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이라 지루하지도 않다. 주차장에서 10여 분을 걸으면 세심교다. 세심교를 건너 왼쪽길을 따라 10분 남짓 더 걸으면 검룡소에 닿는다. 검룡소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샘이다. 이곳에서 하루 2~3천t 가량의 지하수가 석회암반을 뚫고 솟는다. 검룡소의 물은 골지천~임계천~조양강을 거쳐 정선 가수리에서 동남천을 만나 동강을 이룬다. 그 뒤에 영월에서 서강과 합류해 남한강이 되고 이후 충주호를 거친 다음,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 된다. 태백 시내에는 낙동강의 발원지도 있다. 태백은 여느 산악도시에 견줘 맛집이 많다. 가장 많이 보이는것이 고깃집이다. 태성실비, 경성실비, 시장실비, 현대실비 등 식당이름에 대부분 `실비`가 들어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물닭갈비도 별미다. 볶음식으로 유명한 춘천 닭갈비와 달리 갖은 식재료를 쇠판에 넣고 육수를 부어 끓여낸다. 검정콩 수제비는 최근 들어 태백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메뉴다. 들깨 가루를 듬뿍 넣고 검정콩을 간 분말로 반죽한 수제비를 한 숟가락 떠먹다 보면 차가워진 몸이 어느새 따뜻해진다. 당일 여행 코스검룡소→황지연못→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검룡소→황지연못→태백석탄박물관둘째 날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철암역두→매봉산풍력발전단지 울창하고 조용한 숲길드넓고 탁 트인 바닷길싱싱함 살아있는 항구■ 쪽빛 바다와 함께 걷는 명품 트레킹 영덕블루로드영덕 블루로드는 짙푸른 동해바다의 희망찬 기운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688km의 해파랑길 가운데 영덕 구간을 블루로드라고 부른다. 영덕의 가장 남쪽인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항,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도보여행을 위한 약 64.6km의 해안길이다.블루로드는 모두 4개 코스가 있는데 빛과 바람의 길(A코스)은 강구터미널에서 강구항을 거쳐 산길을 따라 고불봉을 넘어 풍력발전단지를 지나 해맞이공원에 이르는 17.5km로 대부분이 산길이다. 푸른대게의 길(B코스)은 해맞이공원을 지나 석리마을, 대게원조마을, 블루로드다리를 건너 죽도산전망대를 지나 축산항의 영양남씨발상지까지 가는 15km 구간으로 내내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라 풍광이 수려하다. 목은사색의 길(C코스)은 영양남씨발상지를 출발해 대소산봉수대, 목은이색기념관, 괴시리전통마을, 대진해수욕장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17.5km 구간으로 산길, 바닷길이 반씩 섞여 걷는 재미가 있다. 쪽빛파도의 길(D코스)은 대게누리공원에서 장사해수욕장을 지나 삼사해상공원,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을 거쳐 강구터미널까지 이어진 14.1km 구간으로 7번국도와 나란히 걷는다.블루로드의 출발점인 강구항은 영덕 대게의 집산지다. 대게철을 맞아 항구가 여느 때보다 한층 북적인다. 항구에 마련된 어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당일 경매 받은 대게와 활어, 해산물이 최고로 싱싱한 상태로 거래된다. 대게는 그대로 아이스박스에 넣어 가거나 바로 쪄서 가져갈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블루로드 A코스 / 강구항→해맞이등산로 입구→고불봉→풍력발전단지→해맞이공원블루로드 B코스 / 해맞이공원→석리마을→대게원조마을→블루로드다리→축산항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강구항→해안도로→에너지전시관→풍력발전단지→해맞이캠핑장(숙박)둘째 날 / 블루로드 B코스 걷기(해맞이공원→석리마을→대게원조마을→블루로드다리→축산항) 눈 씻고 마음 씻고가족끼리, 연인끼리여유·힐링시간 만끽을■ 솔향기 길에 새기는 `희망 발자국` 태안 만대항충남 태안군에 자리한 만대항은 태안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포구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시작하는 상념에 젖기에는 이원면 만대항 일대가 호젓해서 좋다.만대항에서의 새해 설계는 솔향기길이 어우러져 분위기를 더한다. 만대항은 태안 솔향기길 1코스의 출발점이다.만대항을 기점으로 반도 서쪽으로 내려서는 솔향기길 1코스의 저녁노을 트레킹은 `명품`의 반열에 올라 있다. 이 길은 위안의 길이고, 사색의 시간 길이다. 만대항을 기점으로 태안반도의 끝자락에는 상념을 부추기는 조연들이 길목마다 모습을 드러낸다. 삼형제바위, 새막금쉼터, 당봉전망대 등은 만대마을을 에워싸고 절경을 만들어낸다. 삼형제 바위는 일출을 맞기에 좋으며, 해넘이는 새막금쉼터 인근이 최적의 포인트다. 만대마을에서 하룻밤을 청한다면 당봉 전망대에 올라 반도의 동서쪽 바다에서 펼쳐지는 태양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만대항의 겨울은 굴이 푸짐하게 쏟아질 때다. 물이 빠지면 종패를 매단 굴 밭이 포구 앞으로 드넓게 도열한다. 올해는 작황이 예전같지 않지만 푸짐한 인심만은 그대로다. 만대항에는 횟집이 세곳. 횟감들도 풍성해 만대항의 주말을 들썩이게 만든다. 가로림만 일대는 태안 인근 바다중에서도 어족의 산란장으로 유명하다. 우럭, 노래미, 농어 등이 쏠쏠하게 나온다. 굴과 함께 박속밀국낙지탕은 태안 북부 여행의 겨울별미로도 손색이 없다. 박속밀국낙지탕은 통째로 넣은 낙지와 박이 어우러진 시원한 육수에 칼국수, 수제비를 넣어 먹는 맛이 독특하다. 원북, 이원 일대에서 박속밀국낙지를 맛볼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만대항→삼형제바위→용난굴→꾸지나무골 해변→신두리해안사구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만대항→삼형제바위→용난굴→꾸지나무골 해변→신두리해안사구둘째 날 / 사목 해변→마애삼존불→태안 서부시장/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2016-02-05

가족·친지와 더불어 `영화의 향기`에 풍덩 빠져볼까

유난스런 한파와 폭설로 몸은 물론 마음까지 움츠러들었던 2016년 겨울. 오랜만에 모여 앉아 식구들과 훈훈한 정담을 나눌 수 있는 설 연휴가 목전이다. 이번 설날엔 객지에서 외롭게 맞서야했던 추위와 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경제적 상황을 잠시나마 잊고 혈육의 따스함에 기대보면 어떨까.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각자의 일정에 쫓기는 현대인의 특성상 가족·친구와 함께 영화 한 편 보기가 힘든 시대. 모처럼 맞이한 긴 연휴에 부모님과 자녀, 또는 연인과 더불어 `영화의 향기`에 빠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명절 즐기기`의 한 방법이 될 듯하다. 아래 그에 어울리는 영화 4편을 추천한다.부모님 힘든 시절 추억할 `오빠생각`아이들 공부스트레스 날릴`쿵푸팬더 3`연애시절 사랑 되짚어보는`캐롤`즐겁고 마음편히 시간보낼`검사외전` □ 부모님에게 추억을 돌려드릴 `오빠 생각` 인간의 삶을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면 그 첫 번째 단계는 미래를 꿈꾸는 시절일 것이다. 두 번째 단계가 생존을 위해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는 시기라면 마지막은 지난날을 그리워하는 노스탤지어의 단계가 아닐까.꿈 많던 소년·소녀시절을 지나,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자식들을 키우며 이제는 늙어버린 부모님께 과거의 향수를 돌려드리는 것도 현금봉투를 건네는 것만큼이나 세련된 선물이 될 듯하다. 그에 어울리는 영화가 이한 감독이 연출한 `오빠 생각`이다. 누구 할 것 없이 가난했고, 힘겨웠던 1950년대. 같은 민족의 가슴에 총구를 겨눠야했던 불행한 역사 한국전쟁은 사람들의 삶을 더욱 힘겹게 했다.그러나 그 속에서도 희망은 싹트고 있었다. 난리통에 부모를 잃은 전쟁고아들과 함께 미래의 희망을 노래하려는 한상렬(임시완 분)과 박주미(고아성 분)의 모습은 우리의 부모세대가 지나온 과거 모두가 슬픔과 절망만은 아니었음을, 그 안에서 웃음과 생의 의미를 찾아가고자 했던 몸부림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소재로 제작된 `오빠 생각`은 화제의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 역을 맡았던 임시완과 영화 `괴물`과 `설국열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고아성의 빼어난 연기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영화가 사실적으로 구현해낸 1950년대 과거 모습에서 부모님은 고무신을 신고 단발머리 찰랑이던 그들의 어린 시절과 만날지도 모른다. □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쿵푸팬더 3` 초등학교 저학년들까지 4~5개의 학원을 다니며 바쁘게 살아가는 시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사라진 21세기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기 싫지만 또래의 이웃집 아이들을 보면 자신의 아들과 딸만 뒤처질 것 같은 걱정에 또 아이를 다그치고 된다.1년에 몇번 없는 명절 때만이라도 공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건 어느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할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여기에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영화를 보러가는 즐거움까지 보너스로 준다면 아이의 미소는 더 크고 환해질 듯하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영화계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여인영 감독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3`는 귀여운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눈길까지 사로잡는다. 그런 까닭에 전작 `쿵푸팬더` 1편과 2편은 각각 500만 명 안팎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애니메이션의 특징이라 할 아름답고 환상적인 배경과 다이내믹한 캐릭터들의 몸짓은 이번 3편에서도 여전하다.평화로운 팬더 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주인공 `포`, 평소에는 먹을 것만 좋아하고 한없이 덜렁대던 포가 마을을 위협하는 악당 `카이`를 막아낼 쿵푸 달인들을 길러내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최고의 쿵푸마스터가 된다는 동화적 설정이 재미있다.한편, 포의 목소리를 연기한 잭 블랙은 최근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특유의 익살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 연인과 사랑의 의미 되짚어볼 `캐롤`인간이 사랑이라는 마법에 빠지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매혹의 순간은 찰나다. 영화 `아비정전`에서 장국영은 장만옥이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오는 그 짧은 순간에 사랑에 빠진다. 일시에 타올랐다 순식간에 꺼지는 불꽃. 사랑이란 이름의 불꽃에 휩싸인 사람들은 행복하면서 동시에 불행하고, 빛나면서 동시에 어둡다.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비단 배우만이 아닌 카메라가 포착한 모든 사물의 숨소리를 들려주는 미시적인 연출로 일가를 이룬 토드 헤인즈 감독의 신작 `캐롤`은 바로 이 불꽃처럼 숨가쁜 사랑에 밀착해 들어간다.여기서 사랑이란 비단 이성간의 감정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동성간의 사랑도 얼마든지 뜨겁게 타오르는 화염일 수 있다.`동성애`라는 단어가 지금보다 훨씬 더 금기에 가까웠던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에서 점원과 손님으로 처음 만난 테레즈(루니 마라 분)와 캐롤(케이트 블란쳇 분)은 단숨에 서로에게 매료당했음을 느낀다.이혼 소송 중인 유부녀와 남자친구의 사랑에 확신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의 만남.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이성과 견딜 수 없는 끌림이란 감정 속에서 둘은 어떤 길을 찾을 수 있을까.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온 연인은 처음 사랑을 시작하던 때의 설렘을 쉽게 잊는다. 그러니, 연애가 시들해지고 상대방에 대한 관심도 옅어진다.`캐롤`은 그의 사소한 손짓 하나에 영혼의 흔들림을 느끼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아주 오래된 연인들`에게 어울리는 영화다. □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린 아내와 함께 `검사외전`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명절 준비의 많은 부분은 여자들, 그중에서도 며느리의 몫인 경우가 아직은 많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풀어줄 방법을 고민하는 남편들이라면 황정민과 강동원이 주연한 `검사외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사(황정민 분)와 사기꾼(강동원 분)이 짝을 이뤄 우리 사회의 암적 존재인 조직폭력배와 부패한 정치인을 심판한다는 설정 자체도 그렇고, 경찰의 수사를 지휘해 기소권을 독점하는 검사가 그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어처구니없는 누명을 쓰고 징역 15년을 선고받는다는 것이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영화란 즐거운 허구일 수도 있는 법. 시간 때우기용으론 `검사외전`만한 게 없을 것 같다. 이는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로도 제격이란 이야기.`국제시장`에서 시작해 `베테랑`을 거쳐 `히말라야`까지 3회 연속 메가 히트를 치고 있는 황정민의 질주가 이번 영화에서도 이어질지 점쳐 보는 것은 `검사외전`의 또 다른 재미다.여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키 크고 잘생긴 배우` 강동원과의 만남은 명절 준비에 육체와 정신 모두가 피곤했던 아내의 힘겨움을 적지 않은 부분 위로해 주지 않을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02-05

어머니 전통 제조방식으로 5년간 연구 끝 결실

▲ 이미연 연담한과 대표“우리 한과 인기요? 아유~폭발적이죠! 호호호”지난 2013년 8월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 사업장을 마련한 `연담한과` 이미연 대표의 웃음소리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농촌여성 기업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물씬 묻어났다.그는 “명절을 맞는 것도 어느새 3년차네요. 보통 처음 5년간은 재료도 많이 버리고 실패를 거듭한다고들 하던데, 사업초기 3천만원으로 시작해서 꾸준히 매출이 늘어 지금은 웬만한 업체에 버금갈만큼 탄탄해졌어요”라고 말했다.설탕·방부제 사용 안한 특별한 조청이 비결입 안서 살살 녹는 맛, 소비자 마음 사로잡아올해 강정·약과 등 품질좋은 제품 생산 계획연담한과가 `실패 없는 성공`에 이르기까지 팔할(八割)이 `어머니`였다. 이미연 대표는 자신의 어머니가 한과를 만들던 방식 그대로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직접 농사지은 쌀부터 한과를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는 지역에서 생산한 것으로 버무린다. 설탕처럼 인위적인 당분을 사용하지 않고 방부제 등 옛 것이 아닌 것은 섞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특별한 맛을 내는 비결은 조청이 쥐고 있다.이 대표는 “연담한과의 조청은 물과 쌀, 엿 질금 세 가지 재료를 배합해 만든 천연당분입니다. 세상엔 다양한 한과가 있지만, 제조과정마다 손길을 거친 제품은 모양과 색, 맛 모두 다를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연담한과는 단순히 어머니의 방식을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엄마의 마음`으로 더 나은 먹을거리를 위한 연구를 거듭해 완성됐다.남들은 몇 십년씩 걸린다는 한과를 만드는데 불과 3년이라는 단기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연구`덕분이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한지 3년이 됐지만, 이 대표는 지난 5년간 끊임없이 공부했다고 털어놨다.사업 초기엔 완제품을 만들기까지 성공률이 60%에 불과했다. 수차례의 고민과 고심 끝에 지난해에는 생산과정 체계를 잡아 성공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의 이 대표는 앞으로 모양이나 색감 등을 보완하면 100%의 성공률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 같은 엄마의 땀방울은 소비자들의 입안에 녹아들어 마음까지 감쌌다. `너무 맛있어 하나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연담한과는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과자처럼 딱딱하지 않고 연한데다 끝맛은 담백하기까지 하다. 이(齒)에 달라붙지 않는 조청의 매력은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다. 애초 `연담`은 연꽃 연(蓮)에 못 담(潭) 자를 써서 `작은 연못에 연꽃이 피었다`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막상 한과를 만들고 보니 그 맛이 연하고 담백해 연담과 잘 어울리는 제품이 완성됐다.이 대표는 “지난해 특히 제품이 잘 만들어져서 유난히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요. 초기엔 맛도 모양도 많이 부족했을 텐데 그동안 믿고 찾아준 소비자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한과 판매의 80~90% 가량이 지역 내에서 소비되고 있어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라고 말했다.향후 비전에 대한 물음에 이 대표는 “아직 초기라 거창한 계획은 없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직은 제품에 대한 연구에 몰두할 때라는 것이다. 그동안은 한과를 만드는 데 집중했지만 올해는 강정과 약과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아이들 체험장`얘기가 나오자 그의 말이 빨라졌다. 초창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사업장에서 한과체험을 시도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더 나은 시설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아이들에게 한과를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고 싶다는 것이다.이 대표는 “한 가지를 먹더라고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질의 제품을 완성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소박한 이 대표의 비전에 엄마의 마음이 선했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2-04

국립수목원 활용가치 높여 새 산림생태휴양 메카로 키운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본격적인 신도청시대의 개막과 함께 경북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봉화에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올해 개원 예정에 있어 도청이전 효과와 맞물린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수목원 활용가치를 높여 새로운 산림생태휴양의 메카로 만들어 대한민국 대표 산림휴양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군수는 “지난해는 국내경제가 어려운 가운데도 군민과 소통하고 화합하며 열정적으로 군정을 추진해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수확을 거둔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박 군수는 “2016년은 봉화가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산림휴양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는 해로 봉화만의 장점을 십분 살린 다양한 미래성장동력 사업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올해 군정 구상을 밝혔다. 자연휴양림 조성·체류형 숙박시설 조기 확충에 힘써백두대간 친환경농업단지·농산물인증센터도 활성화□ 성과와 비전봉화군은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서도 채무제로화 시대를 열었고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이 7년여간 대역사 끝에 지난해 12월 완공돼 개원을 앞두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사업비 2천515억원(국비), 아시아 최대 규모(5천179ha)로 조성되어 기후변화에 대비한 지표식물원과 고산식물원을 비롯한 31개의 주제 전시원 및 방문객 편의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세계최대 규모의 씨드볼트(종자저장시설)와 호랑이 숲(5ha)이 조성될 예정으로 산림생태휴양이 복합된 새로운 차원의 수목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봉화은어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2년 연속 우수축제로 선정돼 대한민국 대표 여름축제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며 천혜의 비경을 따라 달리는 백두대간협곡열차(한국관광 100선)와 인기만점의 산타마을은 많은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봉화를 철도관광의 대표명소로 만들고 있다.농산물 안전성분석센터는 4년 연속 우수시험기관에 선정되었고 백두대간친환경농업단지가 완공돼 순환농업과 친환경 과학영농 확산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됐다. 모범적인 귀농·귀촌사업으로 도시민 농촌유치 지원사업에 또다시 선정되며 3년간 6억원을 지원받게 됐고 특히 봉화사과는 FTA기금 과수분야 7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청정봉화 농산물의 명성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널리 알렸다. 이러한 모든 노력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도내 1위, 한국 지방자치 경영대상, 대한민국 관광정책 대상,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인 혁신정책대상을 비롯해 총 54회의 대외수상으로 656억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쾌거로 이어졌다. □ 산림휴양도시 기반 확충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성공적인 개원을 위해 산림청과 긴밀히 협조해 추진하고 국립청소년산림생태체험센터(320억) 건립과 자연휴양림(94억) 조성, 그리고 수목원 주변 부족한 체류형 숙박시설의 조기 확충에도 힘써 늘어나는 산림휴양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도내 최초 목재문화체험장 운영을 더욱 활성화하고 지난해 지역특성화 산림환경교육 업무협약(경상북도 환경연수원)과 취업역량 우수 특성화 학교에 선정된 한국산림과학고등학교를 활용해 산림분야를 이끌어갈 훌륭한 인재발굴에도 적극 노력한다. 또한, 산림소득 생산기반 시설의 현대화와 규모화를 촉진하고 조림과 육림을 병행하여 소득창출과 산림의 부가가치를 높여나간다.□ 친환경과학영농으로 부자농촌백두대간 광역 친환경농업단지와 친환경 농산물 인증센터를 활성화하고 사계절 농산물 전시체험 나눔장터 운영과 기능성 특수채소 클러스터 조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국내외 선진기술 벤치마킹에도 적극 나서 농업의 6차 산업화 실현을 통한 농촌의 활력을 도모한다. 100억원 규모의 농축산물가격안정기금의 성실한 적립과 농촌일자리 창출지원, 농기계 임대사업장 운영·확대, 농업융자금 이자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영농기반을 확충하고 봉화시장개척단과 직거래장터 운영, TV홈쇼핑 판매로 농가소득 향상과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여 안정적인 판로개척에 더욱 노력한다. □ 지역특화 문화관광 자원 개발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백두대간 협곡열차의 운영에 내실을 기하고, 분천역 산타마을과 주요 간이역사의 환경정비를 통해 사계절 활력 넘치는 철도관광의 대표명소로 발전시켜 나간다. 문화체육관광부 2년 연속 우수축제로 선정된 은어축제를 품격에 걸맞게 더욱 차별화해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또한 웅장한 골격이 잡혀가고 있는 995억원의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 조성사업과 누정휴 문화누리조성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조선왕조실록 태백산 사고 복원(500억원)과 구한말 금석주 대장을 중심으로 한 봉화의병일기 연구·발간에도 힘써 봉화만의 특화된 문화관광 자원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따뜻한 행복공동체 조성군 전체인구의 31%인 노인 인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봉화군노인복지회관 운영을 활성화하고 행복목욕탕과 행복택시 운영을 더욱 내실화한다. 장애인복지센터 건립을 위한 추가예산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저소득층,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을 비롯해 어려운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맞춤형 복지서비스 지원을 확대한다. 또 10개국 200여가구의 다문화가정을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적극 지원하는 등 사회취약계층의 복지수준 향상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쾌적한 정주환경 조성봉화를 가로지르는 국도 31·36호선을 비롯한 주변도로의 확포장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위험도로 선형개량, 군도 및 농어촌도로 정비,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을 추진해 군민 편리와 농산물의 원활한 수송을 돕는다. 또한 최근 심각해지는 가뭄에 대비해 전국 최초 기초지자체 직접시행인 봉화댐 건설, 노후 저수지와 수리시설 정비, 내성·토일지구 하천재해예방사업, 봉화하수도 중점관리지역정비,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을 지속 추진해 항구적인 가뭄과 재해예방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지역경제 활성화 기반 조성봉화·춘양 전통시장의 환경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춘양전통시장에는 문화와 관광을 가미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유곡농공단지의 조기분양을 위해 접근성과 각종 감면혜택을 집중 부각해 부가가치가 높은 유망 중소기업 유치에 적극 나선다. 또한 봉화·춘양 총 190호 마을연계형 소규모 공공임대주택 조성과 봉화군 국민체육센터 건립에도 박차를 가하여 군민 모두가 다함께 행복한 봉화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봉화/박종화기자

2016-02-01

우연인 듯 `아드리아해의 보석`과 만나다

`크로아티아`라는 나라가 한국인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온 시기는 2013년 쯤이다. 방송 tvN은 `꽃보다 누나`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개했다. `꽃보다 누나`가 방영된 후엔 “여름휴가 때 크로아티아에 가면 외국인보다 한국인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는 과장 섞인 풍문이 떠돌 정도로 이제는 익숙한 여행지가 된 크로아티아.기자의 경우엔 이탈리아 남부에서 1년쯤 생활하며 요리를 공부한 친구에게 크로아티아란 국가가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녔는지 이야기 들었다. 친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연어샐러드에 포도주를 마시며 나눈 대화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보자.“네가 살던 이탈리아 남부쪽 사람들은 휴가 때 주로 어딜 가냐?”“아드리아해를 건너면 크로아티아가 있어. 거길 많이 가더라고.”“거기서면 프랑스 남부 해변도 가까울 텐데...”“이탈리아 애들 말로는 크로아티아 해변이 더 아름답고 멋지데.”친구의 말에 의하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구 위 어느 곳이 로마와 나폴리, 베네치아와 시칠리아, 피렌체처럼 멋지겠나.그런데, 바로 그 이탈리아인들이 “아름답고 낭만적인 휴양지”라고 입을 모으는 크로아티아는 얼마나 근사한 나라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궁금증을 가슴에 안고 찾은 곳이 푸른 바다와 붉은 지붕이 하모니를 이루는 크로아티아 최고의 휴양도시 두브로브니크였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탈리아 사람들의 극찬은 과장이 아니었다. 크로아티아는 소문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도 쉽게 지울 수 없는 생채기는 있었다. 그 상처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루자. 아드리아해를 만나는 기대에 5시간 여정에도 지루할 틈 없어기자가 선택한 크로아티아 입국 방법은 몬테네그로 코토르에서 두브로브니크까지 운행하는 국제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약 5시간이 걸리는 여정. 한국에서라면 스마트폰과 책을 챙겼을 테고 지겹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기자에겐 그것들이 없었다. 5시간이 지겨울 수도 있겠다고 지레 걱정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낡은 버스가 코토르에서 두브로브니크까지 달리는 내내 아드라아해의 빛나는 풍경과 만날 수 있었고, 그런 까닭에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체감시간이 불과 10분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아드리아해의 아름다움과 그 바다의 색채를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온전하게 전달이 가능할까. 직접 보고 왔는데도 설명하기가 어렵다. “필설로는 형용이 불가능하다”는 수사는 이럴 때 사용돼야 한다.무솔리니가 주도했던 파시즘을 비판적 시각으로 성찰하고, 이와 함께 1930년대 전투기 조종사들의 낭만을 보여줌으로써 `명작 애니메이션`의 반열에 오른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라는 작품이 있다. 그 애니메이션의 공간적 배경이 바로 2차대전을 목전에 둔 아드리아해의 작은 섬이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낭만주의시대, 작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필기구인 만년필. 그 펜촉에서 흘러나오는 네이비블루 잉크 또는, 영롱하게 빛나는 청색 사파이어로 아드리아해의 바다 색깔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게 아니면, 눈 덮인 산에서 바라보는 더 이상 높아질 수 없는 하늘의 색감을 아드리아 바다의 빛깔과 비교할 수 있을까.30분 전 본 바다와 모래밭이 최고로 아름답겠거니 하면, 10분 후 더 근사한 해변이 뽐내듯 그 모습을 드러내고, 5분 후엔 신이 모든 정성을 다해 깎았다고 느낄만큼 매혹적인 절벽 아래서 푸른색 물보라가 영화 속 한 장면인양 튀어올랐다. 그야말로 절경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인간의 감정에 의해 빠르게 느껴질 수도,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걸 그날 알게 됐다. 그리고, 버스는 예정된 시간에 `아드리아해에 접한 동유럽 도시 중 가장 아름답다`는 두브로브니크에 기자를 내려놓았다. 여행 성수기땐 빈방을 싸게 민박 형태로 빌려주는 현지인 많아시내 외곽의 국제버스터미널 대합실. 각국에서 몰려든 여행객으로 안팎이 시끌벅적했다. 배낭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럴 때는 그냥 `이 도시에 관해 아무 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으면 자연스레 숙소가 해결된다. 어느 도시건 역이나 버스터미널에는 인근 숙소의 호객꾼들이 몰려있기 마련이다. 기자가 두브로브니크를 여행한 시기는 서유럽 사람들의 여름휴가가 절정을 이루던 7월. 유럽 전역이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여행 성수기를 맞고 있었다. 여기서도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자본의 논리가 현실화된다. 해마다 그 시기가 되면 자기 집 빈방을 민박 형태로 빌려주는 현지인들이 많아지는 것. 두브로브니크 역시 빈 방 사진을 여행자에게 보여주며 숙박료를 흥정하는 호객꾼들이 적지 않았다.그들 중 여성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다른 호객꾼들처럼 야단스럽게 자기 숙소를 홍보하거나, 대폭 할인된 가격에 머물게 해주겠다고 큰소리 치지 않는 조용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먼저 다가가 그녀에게 물었다. “숙소는 어디쯤이죠? 얼마를 주면 사흘쯤 머물 수 있나요?” 예상했던 가격과 거의 일치하는 숙박료가 답으로 돌아왔다. 긴 흥정은 여행자를 지치게 하는 법이다. 게다가 성수기엔 큰 폭의 할인을 받는 게 어려운 일. 웃음으로 동의의 뜻을 전하고 뒤를 따라나섰다. 대우에서 생산된 소형차가 버스터미널 인근에 주차돼 있다. 그녀의 것이었다. “이게 당신 나라에서 만든 차일 거예요. 타세요.” 가는 길에 그녀의 단골집이라는 빵가게에 들렀다.기자에게 따끈한 베이글 한 개를 건네며 여자가 웃었다. 눈동자가 아드리아해처럼 맑고 푸르렀다. 크로아티아는…전유럽 연결하는 국제버스 이용인접국 국경도 넘나들수 있어한국인 무비자 90일간 여행가능유럽 아드리아해 동부에 위치한 나라다.지역에 따라 지중해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가 나타나며, 면적은 5만6천594㎢. 인구는 약 450만 명으로 수도인 자그레브에 110만 명 이상이 거주한다.크로아티아인(90%)과 세르비아인(5%)이 다수를 이루며, 소수의 슬라브계 회교도, 헝가리인, 슬로베니아인, 이탈리아인도 살고 있다. 공식 언어는 크로아티아어. 가톨릭 신자가 전체인구의 88%에 이르며, 적은 수의 세르비아정교(4%) 신자가 있다. 화폐 단위는 쿠나(kn)로 1쿠나는 현재 한화로 약 171원. 매혹적인 꽃 아이리스가 국화다. 북서쪽으로는 슬로베니아, 북쪽으로는 헝가리, 동쪽으로는 세르비아, 남쪽으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서쪽엔 `동유럽의 보석`으로 불리는 아드리아해가 빛난다. 자그레브를 가로질러 흐르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경계를 이루는 사바 강과 헝가리 국경으로 흐르는 드라바 강, 세르비아와의 경계가 되는 도나우 강의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한국의 한 케이블TV 인기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 등의 휴양지는 사파이어빛 바다와 고대 건축물이 조화를 이뤄 동양인은 물론 유럽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아름다운 폭포와 울창한 산림이 동화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역시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동유럽과 서유럽 어느 나라에서도 항공편을 이용해 수도인 자그레브와 주요 관광지로 갈 수 있고, 유럽 전 지역을 연결하는 국제버스를 통해서도 인접국의 국경을 넘나들 수 있다. 한국인은 여행이 목적이라면 비자 없이 90일간 머물 수 있다. 현지인들은 오징어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리그네`, 생선을 토마토와 함께 끓여낸 `브로데트`, 쇠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갈아 만든 크로아티아식 떡갈비 `체밥치치` 등을 즐겨 먹는다. 바다와 인접한 국가라 싱싱한 해산물 요리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해변 야외레스토랑에선 큼직한 생선 바비큐와 풍미 좋은 유럽 맥주를 즐기는 여행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사진제공/류태규국장席 기자/hss@kbmaeil.com

2016-01-29

엘리자베스 여왕·오바마 대통령도 반한 안동한우

명절 선물로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것은 뭐니해도 한우 선물세트가 으뜸이다. 그러나 모처럼 가족들의 건강과 지인들에게 흡족한 마음을 전달할 쇠고기를 구입하자니 선뜻 지갑을 열 수 없다. 한우 사육두수 감소로 가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값도 싸면서 질 좋고 믿을 만한 한우고기가 안동에 있다. 바로 명절 선물용으로 제격인 `안동한우`가 그 주인공이다.4년연속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 선정, 신뢰받는 품질 입증안동봉화축협 운영 `하나로마트`서 20~30% 싼값에 구매대한민국 최고의 한우브랜드, 안동한우가 설 명절을 앞두고 최고의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소비자가 뽑은 `2016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 인증식에서 축산물 한우 부문 1위를 수상했다. 지난 2013년 이후 4년 연속 최고의 브랜드로 각인한 것이다.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여성소비자가 뽑은 프리미엄브랜드 대상 수상에 이은 이번 수상으로 이제 안동한우의 품질은 소비자가 더 잘 알고 있다.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는 대한민국의 소비자 특성을 살려 각 산업별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따른 실질적인 만족도를 나타내는 소비자만족도 지수로써, 소비자가 각 분야별 상품 및 서비스 만족도를 직접 평가하는 지표로 신뢰성을 더해 주고 있다.이처럼 안동한우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비결은 안동·임하호의 풍부한 수자원과 적당한 일교차 등 한우 맛을 좌우하는 천혜의 입지 여건에 있다. 여기에다 친환경 조사료와 농가들의 정성까지 더해져 무엇보다 안전을 자랑한다. 또 번식에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체계적 기반을 갖추고 최고육질 생산을 지향하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안동한우의 육질은 공인인증기관 발표에서도 최고임이 확인됐다. 지난 2014년 출하된 한우를 대상으로 지난해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육질등급비율에 따르면, 안동한우는 1등급이상 비율이 79.5%에 이르러 전국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플러스(1+)와 투-플러스(1++) 등급도 각각 28.9%와 14.9%로 경북도내 1위다. 육질등급은 한우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과학적 기준에 따라 판정 업무를 맡고 있다.고기의 품질을 나타내는 육질 등급은 고기의 상태를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구매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즉, 안동한우의 고기 맛이 전국에서 최고임을 반증하는 통계수치라 볼 수 있다.현재 안동한우는 생후 30개월, 750kg 이상 완숙된 소만 출하하기 때문에 고기 맛이 감칠맛이 돌면서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안동지역은 예로부터 소를 팔고 사는 집산지로 한우와 밀접한 인연을 맺고 있는 전통의 고장이다. 한우는 1999년 4월 19일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방한 때 생일상에 올랐고, 2009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에도 청와대 만찬 식탁에 올라 그 명성을 알렸다. 한번 맛본 사람은 다시 찾고 주변에 권한다는 안동한우 맛에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설 선물용으로 폭발적 주문에 이어 도심 가운데 위치한 갈비골목과 풍산불고기타운 등 한우 소매점에서도 대도시 지역 반값의 가격으로 한우를 맛볼 수 있다.또 대형마트를 통해 수도권 식탁도 점령하고 있다. 이마트 서울 성수동 본점을 비롯해 마포공덕점명일점, 인천 계양점, 연수점, 경기 용인점, 중동점, 양주점, 의정부점, 진접점과 충남 천안서북점 및 이마트 안동점 등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규모 면에서 안동지역 최고의 한우고기판매장은 단연 안동봉화축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다.4년 전 2011년 9월 개점한 안동봉화축협 하나로마트는 안동시 송현동 시외버스터미널 입구에 20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포함해 1만2천㎡ 규모로 지어졌다. 이곳 2층에 230석이 마련된 `한우명품관`의 경우 싸고 질 좋은 여러 부위의 한우고기를 단체로 맛볼 수 있다.한우 육가공을 위한 모든 공정은 안전한 먹거리제조공정 시스템인 위해요소중점관리(HACCP)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안동한우는 유통단계를 확 줄이는 한편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파는 박리다매 영업 덕분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일반 식육점보다 부위와 등급에 따라 20~30% 싸게 구매할 수 있다.설이나 추석 명절 때마다 한우선물세트 택배 주문도 크게 늘어나는 등 해마다 매출액이 17~20% 늘어나고 있다.안동봉화축협하나로마트 김경화 장장은 “지난해 추석 대목 당시 주문전화가 폭주할 정도로 고기가 동이나기도 했다” 며 “물건을 보지 않고 믿음으로 거래하는 것이 택배인 만큼 항상 최상의 고기만을 엄선해 배정한다” 고 말했다.고기는 등바구니에 모양 좋게 담아 진공(산소)포장해 배송한다.구입문의 = (054)840-7700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6-01-29

해외 유명 셰프들도 반한 `명품 된장`

함께 하는 시간이 길수록 닮아가기 마련이다. 부부가 세월 따라 서로를 닮아가듯, 사물도 그것을 만들고 곁에 오래둔 이를 닮는다.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사리에 위치한 `죽장연`의 정연태 대표는 전통장 만큼이나 부드럽고 넉넉한 첫 인상을 전했다. 오랜 기간 정성들여 만든 전통장처럼 정 대표의 호흡과 말(言)의 속도는 묵직하고 일정했다. 지난 10여년을 함께 하며 그가 전통장을 닮은 것인지, 전통장이 그를 따른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큰 일교차·청정지역서 재배한 콩 사용1000일의 기다림과 지혜로 빚은 `전통장`“지구촌 사람들에게 `진짜 장맛` 알리고 싶어”죽장연의 전통장이 세상에 알려지는데 나눔의 공(功)이 컸다. 죽장연의 모기업인 영일기업은 지난 1999년 죽장면 상사리마을과 1사1촌 자매결연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수확 철 일손 돕기부터 농기계 수리, 독거노인 의료봉사 등 각별히 마을을 챙긴 공(功)에 감동한 마을 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였다.당시 주민들은 농번기가 끝나는 10월말이면 가장 마지막으로 수확하는 작물인 콩으로 장을 담가 나눠먹었는데, 감사의 표시로 장을 선물한 것이다. 상사리마을의 특별한 장맛을 알리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후 2005년부터 마을 주민 30여명이 모여 본격적으로 장을 담그기 시작해 2010년 11월에는 `죽장연`이란 이름으로 소비자들의 식탁을 찾아갔다.`죽장연`의 `죽장`은 마을이름에서 땄다. 신라 말 무렵 고려로 복속되기를 거부한 귀족들이 숨어살았던 마을로 죽장(竹長), 즉 `곧은 절개`라는 뜻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연(然)`자를 더해 죽장연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옛 조상들의 지혜를 본받아 전통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모두 자연에서 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덕분에 군더더기 없이 깊고 깔끔한 맛이 최고의 장점이다.전통장을 만드는 과정은 우선 200일간 재배한 콩을 수확해 하루 보관 후 또 다시 24시간 불리는 작업을 거친다. 불린 콩은 무쇠가마솥에 참나무장작으로 삶고 뜸을 들여 메주로 만든다. 완성된 메주를 매달아 50일간 건조하고 20일간 발효과정을 밟는다. 간수 뺀 천일염에 넣어 50일간 장 가르기 시간도 필요하다. 장독대의 배치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일조량을 최우선으로 설계해 햇볕을 고루 잘 받게 하고자 동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나열해 보관한다. 최소 2년 이상 옹기에 익힌 다음에야 세상의 빛을 보는 것이 바로 죽장연의 전통장이다. 정성 담긴 각 과정에서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작용해 명품된장을 만드는 것이다.정 대표는 “무려 1000일을 기다려 만든 장이다. 처음 3년간은 특별한 수익 없이 장이 완성되길 기다리면서 제대로 된 장맛이 나올까 싶어 걱정이 많았다. 빨리 만들려고 했다면 지금의 장맛을 절대 내지 못했다. 기다림 끝에 얻은 최상의 맛이다”라고 말했다.이 같은 장맛의 비결은 죽장면이 지닌 특별한 기후조건 덕분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청정지역인데다 고랭지라는 지리적 특성상 일교차가 심하고 일명 `돌바람`이 많이 불어 콩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정 대표는 `장은 좀 거칠게 다뤄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 장맛이 깊어지기 어렵다는 뜻이다.특히 죽장연 전통장은 `빈티지`로 표시해 관리한다. 와인처럼 숙성정도에 따라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2년 묵은 된장과 3년 익힌 된장의 맛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연도별로 장맛의 특징도 뚜렷하다. 예를 들어, 2011년에 담근 장은 찌개보다는 국에 더 잘 어울리고 2012년 제품은 적갈색으로 색이 좀 더 진한데 찌개로 끓였을 때 더 풍미가 좋다. 각 요리마다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장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 정연태 죽장연 대표정 대표는 “모든 음식의 맛은 장맛이 좌우한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 요리하더라도 공장에서 만든 장으로는 최고의 맛을 내기 어렵다. 국내·외 유명 셰프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도 자신들이 원하는 맛을 구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장을 찾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최고의 장맛을 내는 것만큼이나 정 대표가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장맛을 알리는 일이다. 그는 사람들이 체험을 통해 향수(鄕愁)를 느끼고 느림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시·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비전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게스트 하우스를 세우고 내년에는 죽장초등학교 상사분교에 된장학교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그는 “전통장은 지혜의 산물이다. 지금은 드문 풍경이지만, 예전엔 집에서 장을 담가 먹어 집집마다 장독대가 꼭 있었다. 이러한 전통문화유산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진짜` 장맛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1-28

동서4축 고속도로 발판 삼아 매력 넘치는 관광영덕 도약

이희진 영덕군수는 2016년을 `변화와 혁신의 해`로 선언하며 4만 군민과 600여명 공직자들과 함께 소통하며 `새로운 물결, 신성장 동력으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군수는 아직 넉넉지 않은 군 재정이지만 그동안 크고 작은 일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군민들의 질적 삶도 높여가고 있으며 무한한 자원을 품은 영덕에 대한 희망과 청사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이 군수는 “지난해 민선 6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군민과 본격 소통했고, 영덕군 공무원들과 함께 `깨끗한 변화, 활기찬 영덕만들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한 보람있는 한해였다”고 설명했다.이 군수는 특히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으로 공직자국민권익위 청렴도 측정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던 점을 언급하며 전 공무원에 대한 청렴의식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 군수는 2016년은 영덕으로서 특히 역사적인 여러가지 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해로 지역 발전의 디딤돌이 되는 교통망 확충을 비롯한 중장기 영덕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변화와 혁신의 해` 선언광역교통망 개통으로교통복지환경 개선대게축제 전문성 강화체류형 관광콘텐츠 개발 등문화혁신 시스템 도입도□ 교통오지 탈출 2016년은 영덕으로서 특히 역사적인 여러가지 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신도청 개막과 함께 광역교통망이 개통되는 등 지역 발전의 디딤돌이 되는 교통망이 크게 개선되며 신성장 도시로 비상을 시작한다.경북 신도청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올 연말 동서4축 고속도로가 완공되고 동해중부선 철도공사와 포항~영덕 남북 7축 고속도로 공사구간 가속화 등 교통인프라 구축이 속도를 낸다. 이와 함께 국지도 20호선(축산~도곡 25.9㎞ 구간) 확장 공사와 국도 34호선(안동~영덕)의 선형 개량사업을 통해 교통오지 탈출에 서막을 알린다.이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시행된 농어촌 버스요금 단일제와 올해 초 도입된 1천200원 행복택시 운영 등 선거때 공약으로 내걸은 열악한 교통복지환경이 크게 개선된다.영덕군은 이같은 꾸준한 정주여건환경 개선사업이 성과를 내며 지난해 35개 분야에서 정부와 경북도 각종 기관단체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영덕의 위상을 드높였다.이희진 군수는 경북의 새로운 천년을 이어갈 2월 신도청 안동 이전, 연말이면 동서4축 고속도로의 완공으로 영덕군도 선진 지자체로서의 확고한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 스포츠 관광 도시 도약 영덕대게 축제는 영덕을 대표하는 축제이자 대표 먹거리이다.그동안 영덕대게축제는 전문성을 강화하며 `총감독제`를 새롭게 도입하는 등 발전을 거듭해 왔다.이같은 변화의 혁신의 노력으로 영덕축제는 지역 사상 처음으로 국가지정 `문화관광유망축제`로 승격됐고 강구대게거리는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는 등 겹경사을 안았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관광문화 콘텐츠 개발과 문화혁신 시스템을 도입해 나가는 등 우리나라 최고 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최근 앙코르 공연중인 `천하잡보 방학중`은 지역 군민이 배우로 직접 참여해 마당극으로 연출하는 등 영덕의 대표 문화 콘텐츠로 육성 시키고 있다.이 군수는 “사통팔달 교통망 확보로 지역에 많은 관광객들이 유입되면 체류형 관광을 위한 관광문화 콘텐츠 개발과 새로운 놀이문화 개발 등 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품격 높은 문화예술 향유기회도 늘리며 매력 있는 관광지 조성을 통해 영덕의 위상을 제고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올해 영덕대게축제도 국가지정 문화관광 유망축제로 선정된 만큼 알찬 내용과 특색있는 축제를 열어 한 단계 성숙된 우수축제에도 도전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정크트릭아트박물관 조성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특히 문화체육센터와 예주문화예술회관에는 군민들이 언제나 자유롭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무형문화제 전수기념관 건립, 지역문화 예술인들의 연습공간도 확보하는 등 지역 문화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기울인다. □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희진 군수는 올해 군정방침으로 가장 강조한 것은 지역 경제활성화였다. 소통과 화합으로 지역을 안정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거듭 밝혔다.신도청 및 광역교통망 시대에 걸맞게 중장기발전 종합계획을 수정하고 지속발전 가능한 미래 영덕 청사진을 다시 그렸다. 영덕로하스특화농공단지를 조속히 가동하고 청정에너지사업 등 기업을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또 안전하고 쾌적한 군민 정주여건 마련과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신성장 도시로 만들고 오십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을 완료해 생활쓰레기 및 재활용품 수거 시스템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로하스 인정 10년째를 맞아 자연친화적인 지역관리와 안정적인 맑은 물을 공급해 군민들 삶의 질을 높여나갈 방침이다.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농산어촌 개발사업을 통한 소득증대 기반조성과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해풍단지 조성 등 소득 작목개발 보급,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지원사업, 농업의 6차산업화로 농업의 자생력을 키우고 안정적인 식량작물 생산과 친환경 농업으로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한다.영덕군은 특히 지역 경제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군수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속에 진행중인 천지원전 건설에 대해 “주민간의 양자대립으로 다소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지난해 말 구성된 영덕발전소통위원회를 통해 원전 건설에 대한 갈등 해결에도 힘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영덕발전소통위원회를 통해 지역 각계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반영해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것. 군민들과 합심해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 영덕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겠고 언급했다.□ 맞춤형 복지와 소외계층 생활 안정화군민 건강한 맞춤형 복지와 아름답고 밝은 지역경관을 가꿔 살기좋은 복지영덕을 건설한다는 방침도 내세웠다.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적극 지원해 생활을 안정시키고 어려움에 처한 가정에는 긴급 지원으로 복지사각지대가 없도록 한다.또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지원과 함께 어르신 일자리 제공, 여성 일자리 교육프로그램 운영, 응급의료체계 유지와 양질의 의료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6-01-28

쉼표 없는 나눔경영, 지역사회 사랑의 마중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김학동)의 사회공헌활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상생(相生)하자는 취지의 사회공헌활동은 포스코패밀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사회 전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눔활동이 펼쳐치고 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익 창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화합하며 지역성장을 함께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 포스코가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때 지역주민의 관심과 사랑은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반세기동안 포항제철소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포항시민들의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있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패밀리社 등 임직원 매달 급여1% 기부 포스코빌리지·청소년 쉼터 등 조성매월 셋째주 `나눔의 토요일` 정해348개 다양한 봉사그룹 활동 펼쳐□포스코패밀리봉사단 `나눔의 토요일`포항제철소를 비롯해 포스코 계열사, 외주파트너사, 포스코 인증 우수공급사의 임직원과 가족들로 구성된 포스코패밀리봉사단은 2004년부터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을 `나눔의 토요일`로 정하고 봉사활동을 실시해 오고 있다.또 일반봉사와 전문봉사그룹 등 총 348개의 다양한 봉사그룹을 자율적으로 결성해 복지시설, 자매마을 등 소외된 이웃이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에 따뜻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더해 포스코패밀리봉사단은 앞으로 각 회사 및 봉사자가 가진 전문 역량을 기부하는 `전문봉사` 역량을 더욱 발전시키고 확대시켜 봉사의 규모 뿐 아니라 활동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한다.□마을, 단체들과의 자매결연활동포스코의 대표적인 지역사랑 활동은 1991년부터 시작된 자매결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포항지역 마을 및 단체와 맺은 자매결연은 총 130여 곳에 달하며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기쁨과 행복의 소통을 이뤄가고 있다. 매년 자매결연마을의 행사지원, 봉사활동 지원 등 교류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현재 결연인구가 42만 8천명으로 이는 포항시 전체 인구의 약 82%에 해당한다. 포스코는 지난 반세기의 역사가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의 반세기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기업, 세계로부터 존경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가고 있다. □바다청소 파수꾼 포스코클린오션봉사단클린오션봉사단이 창단의 깃발을 올린 것은 2009년 11월. 사내 스킨스쿠버 동호회활동을 해오던 포스코패밀리 직원들은 단순한 취미활동을 떠나 수중 환경정화에 나섰다. 80여 명의 스쿠버동호인으로 출발한 포스코클린오션봉사단은 창단 이후 포항제철소 인근 흥환리, 입암리, 발산리 등에서 수중정화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포항제철소 인근 영일만 해역과 형산강의 수중정화를 담당하고 있는 포항지역 클린오션 봉사단은 현재 450여명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형산강을 비롯한 흥환리, 입암리, 발산리 등 포항제철소 인근 해안에서 폐그물, 생활폐기물 등의 수중 쓰레기는 물론 수산자원 황폐화의 주범인 불가사리 수거에 앞장서며 해양 환경정화 활동을 활발히 펼쳐 왔다. 뿐만 아니라 매주 자체 수중정화를 실시하고 있으며 연 2회 이상 대규모 민관군 합동 연합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홀몸 어르신 돕는 멘토링 전문봉사단포항제철소는 고독, 가난, 무위에 시달리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홀몸 어르신들에게 생활용품지원, 정서안정 상담 등 진정한 관심과 사랑이 담긴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포스코패밀리직원들로 구성된 `포스코 섬김이 봉사단` 40여 명은 매주 포항제철소 인근지역 홀몸 어르신들에게 말벗봉사, 애로사항 청취와 해소, 가사 지원을 펼쳐오고 있다.2009년부터 포항제철소 각 부서 및 패밀리사별로 운영해 오던 홀몸어르신 섬김 봉사는 2013년 연합해 `섬김이 봉사단`으로 공식 발족했으며 어르신들이 필요한 물품을 회사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섬김의 자세, 노인들의 심리와 특성, 관계형성 기법 등의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에는 기쁨의 복지재단, 포스코1%나눔재단과 함께 어르신들의 정서, 문화지원을 위해 가을나들이를 실시했다.□서민들의 희망 사랑의 집 고쳐주기포항제철소는 2006년 10월 사랑의 집 고쳐주기 LOVE-1호를 시작으로 해도동, 송도동, 청림동, 인덕동, 제철동 등 제철소 인근지역의 어려운 세대를 대상으로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이 사업에는 포스코 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등 여러 계열사와 외주파트너사가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뜻에 동참해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오고 있다. 이들은 소재를 공급하거나 노력봉사에도 참여해 더욱 의미있는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 사업은 낡고 취약해진 슬레이트 지붕 교체하기, 오래된 도배·장판 새단장, 낡고 오래된 싱크대·창문틀·방문 교체 등 쾌적한 주거환경에 필수적인 작업들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2014년에는 포스코 및 외주파트너사 직원 350여 명이 `집 고쳐주기 전문연합봉사단`을 구성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단체시설 6곳, 단독주택 35곳 등 총 41곳의 노후시설을 아늑한 보금자리로 변신시켰다. □무료급식소 `나눔의 집` 운영지난 2004년 5월 10일 포항시 남구 해도동에 무료급식소 `포스코 나눔의 집`을 개소했다. 포스코는 사회공헌활동과 지역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포항과 광양지역에 각 1개소씩 무료급식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데 생활이 어렵거나 만 65세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점심을 무료 급식하며 매주 월요일~금요일까지 주 5일 운영하고 있다. 매일 평균 식사인원이 280여명으로, 연간 약 7만여 명에 이르는 적지 않은 시민들이 `포스코 나눔의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다.급식소에서 음식 조리와 배식, 식사 후 식기청소 등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는 포스코 및 패밀리사 직원 부인들과 지역주민 부녀회 600여 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3년 11월 부터는 포항 해도동에 이어 송도동에도 포스코 나눔의 집을 개설해 매일 200여명의 소외계층 어른신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포스코패밀리 1% 나눔사업2013년 11월 설립된 `포스코1%나눔재단`은 포스코 봉사활동의 새로운 중심축이다. 재단에서는 포스코 및 출자사, 외주파트너사 임직원 및 소속 회사로부터 매달 급여의 1%를 기부받아(매칭그랜트 방식) 소외계층 지원과 글로벌 지역사회 역량강화, 전통 문화유산 계승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재단은 출범 첫해에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로 45억원의 기금을 조성했으며 2015년 기금조성은 약 86억원으로 더욱 늘어났다.재단에서 올 한해동안 중점 추진할 나눔사업은 포스코 임직원과 자녀들이 직접 참여해 베트남 빈민지역 집 짓기 프로젝트인 포스코빌리지 조성, 에티오피아 빈민층의 자립을 도울 상수도 건설 등을 병행해 해외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는 것이다. 아울러 소외계층 지원사업으로 스틸하우스를 활용해 청소년 쉼터를 건립하는 활동을 꼽을 수 있으며, 이혼 등 사유로 해체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지원도 주요 사업이다./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2016-01-27

새해 복 `안동 명품특산물`로 많이 받으세요

민족의 최대 명절, 설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슬슬 선물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어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훈훈한 정(情)을 담아 전달할 만한 선물은 없을까. 가격대나 품질면에서 이 같은 고민을 충족시켜 줄만한 선물이 안동지역에 가득하다. 바로 안동소주나 안동간고등어 등 안동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이나 그 가공품들이 그것이다. 전국민적 인지도나 신뢰도 면에서 설 선물용으로 제격인 안동 농·특산품에는 전통적으로 안동사과와 안동산약, 안동소주, 안동간고등어가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동문어, 풍산김치, 안동식혜, 수정과, 고구마, 잡곡세트(친정나들이), 참마보리빵, 참마국수, 하회탈 초콜릿, 우슬엿, 하회탈빵, 흑마, 우엉차, 마죽, 국화차, 상황버섯과 곶감 등도 합세하면서 이제 인기품목도 30여 가지에 이르고 있다.안동 소주·간고등어 등지역특산물만 30여가지가격·품질 만족 인기최고냉장포장 안동찜닭·마 등가공·완성제품도 주문쇄도사이버안동장터(www.andongjang.com)서 특판행사□ 세계인 입맛 잡은 안동소주 인기몰이최고의 전통명주로 각광받고 있는 안동소주는 안동지방 고지대 지하 암반 270m에서 뽑아낸 천연암반수에다 오랜 기간 숙성 등으로 쌀누룩 냄새를 잡아낸 순곡 증류주로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추석이나 설 명절을 전·후 판매량이 연간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안동소주. 우리 쌀로 빚은 전통의 향과 맛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술은 19도·22도·35도·40도·45도 등 도수에 따른 제품도 다양하다.`민속주 안동소주`의 경우 경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기능보유자가 전통방식으로 제조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명인 안동소주`는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6호로 인정받아 2014년 몽드셀렉션 그랜드 골드 수상과 2013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 더블골드 수상,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최근 17년산 프리미엄 로얄 안동소주를 출시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로얄 안동소주`는 2015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한편 벨기에 몽드셀렉션 국제주류품평회에서도 금메달을 수상해 세계적인 명주로 인정받았다.이 제품은 앞서 2014년 2년 연속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인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 □ 전국 최초 2회연속 대통령상 안동사과아삭거림과 당도가 일품인 안동사과는 지속적인 명품 브랜드화 육성으로 2007년과 2013년 2년 연속 농식품파워브랜드 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특히 청와대 납품에 이어 프리미엄브랜드 대상, 대한민국대표브랜드 4년 연속 대상 수상, 4년 연속 소비자가 뽑은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 2010 지리적 표시단체표장 등록(특허청), FTA기금 과수 고품질 시설현대화사업 평가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이번 설을 맞아 안동사과는 국내 최대 유통조직인 이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 대규모 납품이 진행되고 있다.이에 따라 기업체 및 금융기관, 공공기관의 설 선물용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5만3천세트가 판매돼 22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밤과 낮의 온도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안동사과와 나주배를 혼합한 7㎏ 사과배 제수용 및 선물용 세트가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스마트폰을 통해 1만8천 세트가 판매되면서 안동사과의 명성을 이어 나가고 있다. □ 안동간고등어 등 가공식품 주문쇄도안동의 대표 먹거리이자, 등푸른 생선의 대표 안동간고등어는 명절마다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주문이 쇄도하는 등 설 선물용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안동시 지리적표시단체표장으로 등록된 안동간고등어는 지난 2010년 단일품목 전국 최초로 위해요소중점관리(HACCP) 인증을 받은 후 판로개척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완전 무결점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한 가공제품들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와룡농협에서 생산한 잡곡세트인 `친정나들이`의 경우 1㎏, 2㎏ 등의 15곡 혼합세트와 3종, 6종의 종합선물세트 등으로 판매되면서 도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또 와룡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를 5㎏, 10㎏들이로 포장한 `속 깊은 고구마`도 주문이 꾸준히 쇄도하는 등 웰빙시대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밖에 남안동농협에서 생산되는 i-고춧가루와 청어람 참기름, 된장과 고추장세트도 지역 농산물만을 사용해 3~10만원대 선물세트로 출시돼 TV홈쇼핑과 인터넷을 통한 주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 지역 쌀·마·김치·찜닭도 인기안동지역 대표 쌀인 서안동농협의 `안동양반쌀`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브랜드 개발로 탄생한 `안동미인`, `안동양반잡곡` 등도 최근 하나로마트에 5만포가 납품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또 지역김치를 선도하는 `풍산김치`와 `학가산김치`, `예안촌 김치` 역시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안동산약(마)은 최근 건강방송 프로그램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고향이 좋다`, `한국인의 밥상` 등을 통해 건강음식으로 소개됐다.마를 원료로 북안동농협에서 생산되는 마분말, 액상차 등도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또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살린 참마보리빵과 하회탈빵도 1~2만원 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이밖에 독특한 소스를 계량화하고 냉장 포장기법을 개발한 2만원대 안동찜닭, 상황버섯을 이용해 만든 건강식품 상황차와 버섯차, 마를 활용한 흑마와 마차, 우엉차에다 참기름·산양삼·생들기름·꿀타래·우슬엿 등도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안동 농·특산물은 설맞이 특판 행사로 진행되는 `사이버안동장터(www.andongjang.com)`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안동특산물 구입 및 문의처▲ 안동시청 유통특작과 김필상054-840-6271▲ 안동간고등어 철우054-853-0545▲ 능금농협 안동유통센터 김용근054-859-1447▲ 동안동농협 유통센터 이재경054-822-5501▲ 안동농협 더햇식품사업소 정오윤054-823-0008▲ 서안동농협 경제사업장 박영동054-858-7104▲ 와룡농협(농산물산지유통센터)권순용 054-855-0763▲ 남안동농협 가공사업소 임효선054-858-8085▲ 북안동농협 산약가공사업소 이재탁054-859-3774▲ 안동봉화축협 하나로마트 박천동054-840-7700▲ 서안동농협 풍산김치공장 류덕희054-858-8232▲ 학가산김치 우국한054-856-8787▲ 예안촌김치 김대식054-858-5828▲ 민속주 안동소주 조옥화054-858-4541▲ 명인안동소주 박찬관054-856-6903▲ 양반안동소주 서주현054-841-3378▲ 안동국화차(가을신선)김재현054-841-9003▲ 참마보리빵 탁상훈054-857-4466▲ 류충현 약용버섯 류충현054-822-7535▲ 안동마 부용농산 유화성054-853-2003▲ 안동 착하농장(꿀) 이은열010-9479-0492▲ 안동식혜 김유조054-823-0117▲ 약선푸드(마죽) 김태은054-822-3340▲ 안동흑마(마액기스) 조병태054-821-1007▲ 안동로컬푸드 김병진054-843-6622▲ 힐링푸드(꿀타래) 제진호054-823-1004▲ 서흥물산(우슬엿) 강신선054-855-2988▲ 오선당곶감 김태식054-841-2465▲ e방앗간(들기름) 이민주054-843-3917▲ 우슬 엿 강성안054-855-2988▲ 안동인 안동찜닭 이태규054-843-9700▲ 대흥식품(물엿) 류호성054-854-5134안동/권기웅기자gskwon@kbmaeil.com

2016-01-26

“활력 넘치는 생태문화 관광도시 조성 초석 다진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생태문화관광 도시 울진건설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챙겨 온 사업들이 하나하나 가시적인 성과로 내고 있다며 올해는 어려운 재정여건 가운데도 일자리 창출과 관광 인프라 구축을 통한 주민 복지증대에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임 군수는 이어 가까운 장래에 우리주변의 교통 여건들이 몰라보게 달라져 지역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철도, 고속도로, 내륙연결 국도, 여객선 운항 등 광역교통망의 확충으로 관광객 증가, 경기 활성화로 활력 넘치는 생태문화 관광도시 울진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그때를 대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맨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각오로 600여 동료 공직자들은 군민을 섬기고 소통하는 자세로 `군민 모두가 행복한 울진`을 만들어 갈 것을 약속했다.국립해양과학교육관 설립·후포 마리나항만 개발 등 환동해 해양과학·레저스포츠 중심도시 육성 박차국도36호선 확장·경북순환철도 조기건설에도 역량 집중□ 미래형 프로젝트 사업 추진환동해의 중심지인 울진군에 국가적인 연구와 체험, 교육 기능이 결합된 국립해양과학교육관 설립을 비롯해 국제 마리나의 중간 기착지로서 가장 좋은 위치로 평가 받는 후포 마리나항만 개발, 죽변항 이용고도화사업, 오산항 주변 해양·레저시설을 계획대로 추진해 환동해 해양과학·레져스포츠 중심도시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아울러, 에너지와 원자력 RD관련 시설, 항공 MRO사업, 해양안전 관련 행정기관 등의 유치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현 정부의 국정 최우선 과제인 만큼 지역에서 시공 중인 동해선 철도건설, 국도36호선 직선화, 신한울원전1·2호기 건설 등 지역의 대형 국책사업을 통한 일자리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생태·문화·관광 도시 건설울진군은 민선5기 취임 이후부터 지역의 자연자원을 잘 활용한 생태문화관광 프로젝트를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왕피천 고향의 강 정비와 수상 레져시설 및 스카이 버드카 설치, 왕피천대교 건설 등이다. 왕피천 주변의 기존 관광지와 연계해 왕피천을 종합관광지로 조성한다. 후포 등대지구는 경관 조명에 이어 유물 전시관과 스카이 워크를 설치하고 죽변 등대지구는 스카이 바이크 설치해 기존의 항구에 덧붙어 관광지로 개발한다. 모바일 스탬프 투어, 우수 모객 여행사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공공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영화상영, 연극·뮤지컬 공연 등으로 문화·예술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삶이 풍요로운 농산어촌 건설지역농업의 경쟁력을 높혀 나가기 위해 특색 있는 지역농업 시책추진으로 농촌의 자생력을 길러 돈 버는 마을을 만들나갈 계획이다. 생산 위주의 농업에서 벗어나 6차 산업화를 위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개발과 가공시설을 적극 지원한다. 현재 건립 중인 농산물가공 창업지원센터 또한 농업인 소득증대와 직결될 수 있도록 운영한다.울진대게 자망어선에 생분해성 어망·어구의 보급과 고효율 어선유류 절감장비와 안전장비 지원, 다목적 어업 지도선 운항으로 어로 안전확보 등 어업소득 증대를 위한 지원사업을 더욱 강화한다. 아울러, 어항 기반기설인 방파제와 물양장을 확충으로 금음·월송·산포·봉평지구의 연안정비로 아름다운 해안선을 유지·보존한다. 산림재해 예방과 아름다운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한 산림의 관광 자원화 기반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 교통망 확충과 사람중심의 도시개발동서5축인 국도36호선 소천~울진 구간은 공정률 50%로 2017년 준공될 예정이다. 평해~온정 구간의 국도88호선 선형개량은 내년에 착공하고 매화~외선미간 국지도69호선과 동해선 철도도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인다. 울진지역 발전의 분수령이 될 36호선 4차선 확장과 동해안고속도로 건설, 중앙선과 동해선을 잇는 울진~봉화간 경북순환철도 조기건설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울진읍 중앙로의 전선 지중화 사업을 마무리하고 매화~오산간 도로 등 농어촌 도로 15개소를 정비해 도시환경을 대폭 정비해 주민 편의를 증진시킨다. 올해 공모사업에 선정된 죽변 등대지구의 새뜰마을 조성사업과 매화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근남·온정·죽변·후포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추진해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울진읍 등 4개 읍·면을 대상으로 실시한 군관리계획 재정비는 내년 상반기 마무리 하고 평해·근남·온정면을 정비하여 주변환경 변화에 따른 사람 중심의 도시개발에 박차를 가한다.울진·근남·매화·북면·죽변면 지역까지 안정적인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울진지방상수도 확장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평해지방상수도의 급수구역을 내년 하반기까지 기성면 황보·척산·정명·사동·망양리까지 확장해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평해공공하수 처리시설을 완공과 울진공공하수처리 시설을 증설해 하수처리 구역의 지속 확대로 쾌적한 생활환경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 재해와 사고로부터 군민 안전성 확보 우리 군민들의 안전한 삶을 위해 기관·부서·기능별로 분산 운영 중인 CCTV를 종합 관리하는 통합 관제센터를 구축하여 재난 및 사건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전국 최초로 국민안전처로부터 해일피해 지역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 받아 2017년부터 해일피해에 대한 항구대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울진에는 가동중인 원전 6기와 4기의 신규원전이 건설중이거나 건설예정에 있어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정부차원의 안전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원전민간 환경 감시기구와 원전소재 행정협의회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한 원전의 안전성 구축을 강화해 군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 스포츠 마케팅 강화와 인재 육성울진이 환동해 해양스포츠 중심지임을 알리기 위해 두 번째로 유치한 제11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의 성공적 개최를 비롯해 스포츠 종목별 전국 및 도단위 대회와 전지훈련을 관광 비수기에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삶는다. 지역민의 건강증진과 스포츠 마케팅의 기반이 되는 울진읍 생활체육공원과 국민체육센터, 울진스포츠센터, 백암다목적운동장 마무리, 흥부생활체육공원 조성도 차질 없이 추진토록했다.지역인재 육성은 울진의 미래를 위해 관내 초·중·고교생 전원에게 무상급식 및 친환경농산물 급식지원, 학자금 및 대학생 장학금 지급은 계속 추진한다. 오랫동안 추진해 오던 재경 학사관을 건립해 군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 주고 국내 유일한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에 교직원 사택 건립과 더불어 실습장비와 환경개선 지원으로 지역산업 전문기술 인력 양성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따뜻한 복지로 더불어 행복한 울진 복지 사각지대의 위기가정은 민관으로 구성된 사회보장협의체 등 지역사회와 연계를 통한 신속한 발굴과 지원으로 탄탄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한다. 생활이 어려운 취약계층은 기초생활보장과 의료급여 수급에 철저를 기하고 자활근로 사업으로 자립을 유도한다.방과후 아동돌봄, 여성 취미·취업 강좌 확대, 결혼 이민여성 취업지원 등 아동·여성·다문화 가정에 대한 맞춤 시책을 강화한다. 취약계층의 의료 지원을 위한 방문 건강관리사업과 찾아가는 건강보건소를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한다. 울진군 의료원을 증축하고 의료진도 보강하여 각종 질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 체계도 갖춰 군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군민 복지시책을 세심하게 추진키로 했다. 울진/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

201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