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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숨가빴던 산업혁명의 驛舍 박물관되어 시민들 품으로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간이역으로 문을 열어 101년 역사(歷史)를 끝으로 포항시민들과 작별을 고한 옛 포항역 역사(驛舍) 부지활용을 놓고 지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포항역은 구도심의 심장부에 위치해 시가지와 시너지효과를 내며 수십년간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으나 상권이동과 주변지역 낙후 등으로 점차 쇠퇴하면서 폐역 이전인 10여년 전부터 침체일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역사(驛舍)마저 수명을 다하면서 구도심 전체가 암울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같은 우려 속에 포항시는 지난해 4월 폐역한 옛 포항역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초 역사(驛舍)와 역부지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을 집창촌, 역전시장 등을 포함한 사유지로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해 현재 성사단계에 이르고 있다. 본지는 창간 26주년을 맞아 해외특별기획시리즈를 통해 해외에서는 영국 맨체스터, 국내에서는 충남 보령의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옛 포항역 개발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글 싣는 순서1. 영국 산업발전 견인차 `맨체스터 리버풀역`2. 영국 과학·산업 역사 한눈에 `맨체스터 MOSI`3. 시민의 발이 문화공간으로 `충남 보령문화의전당`4. 포항역의 역사(歷史)와 KTX시대5. 옛 포항역 부지가 지닌 가능성과 개발에 따른 기대효과영국 산업혁명의 발원지 `맨체스터 리버풀 역`철도개통 후 석탄·면직 등 화물운반으로 각광♠ 산업혁명의 발원지에 철도개설 필요성 대두영국의 북서부지방에 위치한 공업도시 맨체스터시는 18세기 산업혁명의 발원지이자 영국 면방직산업의 중심지였다.내륙도시인 맨체스터가 당시 방직공장 가동에 필요한 원재료인 면화를 미국으로부터 들이기 위해서는 약 56㎞ 떨어진 인접 항구도시인 리버풀시를 통한 경로가 가장 빨랐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1773년 영국의 토목기사 제임스 브린들리의 주도 아래 리버풀 맨체스터 운하(Liverpool Manchester Canal)가 개통됐다.브릿지워터 운하(Bridgewater Canal)로 불리기도 하는 이 운하의 개통은 영국 전체에 운하건설 붐을 촉발시켜 18세기 말 영국 전체에 건설된 운하의 총길이는 3천㎞에 달했다. 그러나 리버풀 맨체스터 운하는 평균 폭이 5m에 불과해 대형선박이 이동이 불가능한 구조라 불과 40여년 만에 화물 수요를 더이상 감당하기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에 철도건설의 필요성을 인지한 맨체스터의 면방직업자와 리버풀의 상인들은 합심해 맨체스터~리버풀철도사업위원회를 창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추진에 돌입했다.위원회는 철도사업의 첫단계로 철도노선 측량을 시작했으나 자금과 인력 등의 부족으로 사업초기 진행이 더뎌지면서 사업담당자가 세차례에 걸쳐 교체되는 홍역을 치렀다. 위원회는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들의 철도사업은 당시 주변 토지소유자, 농부, 운하사업자, 도로사업자 등으로부터 상당한 반발을 샀다. 이러한 저항에도 위원회는 철도사업을 위한 개별법안을 위한 청원서를 수차례 제출했고 1826년 2월 우여곡절 끝에 영국의회와 국왕의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맨체스터~리버풀 철도사업은 1826년 여름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철도공사는 14㎞의 제방과 21㎞의 토목공사, 63개의 교량공사를 포함하는 거대한 규모로 실행됐다. 1840년부터 역사 주변 대규모 개발 일어나현재 영국법 따라 철거없이 리모델링 재활용♠ 우여곡절 많았던 철도개통 과정 맨체스터~리버풀 철도개통을 11개월 앞둔 1829년 10월 맨체스터에서는 특별한 대회가 열렸다. 당시 열차운행을 맡은 LMR(Liverpool and Manchester Railway) Company는 증기기관의 성능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을 갖고, 증기기관 열차를 사용할 지 여부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는데 이를 검증하기 위해 당시 금액으로는 적지 않은 500파운드의 상금을 건 기관차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대회에는 열차제작업체인 로켓(Rocket), 노벨티(Novelty), 산스 페레일(Sans Pareil), 퍼서브런스(Perseverance)에서 내놓은 증기기관차, 말 2마리에 의해 움직이는 Cycloped, 사람 2명에 의해 움직이는 매뉴모티브 캐리지(Manumotive Carriage) 등 6팀이 출전했다. 각 기관차는 기관차 무게의 3배에 해당하는 짐을 싣고 113㎞의 거리를 시속 16㎞ 이상의 속도로 달려야만 했다. 대회 결과, 증기기관 열차인 Novelty가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 이벤트를 통해 LMR Company는 증기기관의 장단점을 명확히 판단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열차개통 과정에서는 예기치 못한 참극도 잇따랐다. 맨체스터 과학산업박물관(Museum of Science Industry, MOSI)의 모태이자 맨체스터~리버풀 노선의 종착역인 리버풀로드역(Liverpool Road Station)은 당초 계획에 존재하지 않았던 역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종착역은 샐포드(Salford)에 위치한 햄슨가(Hampson Street)에 건립될 예정이었지만 1830년 4월, 공사현장에 투입된 12명의 노동자들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사계획은 전면수정됐다.1830년 9월 15일에 열린 철도개통식에서는 행사에 참석한 영국 국무총리 웰링턴 공작과 잠시 대화하기 위해 열차에서 내렸던 리버풀의 의원 윌리엄 허스키슨이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기관차를 발견하지 못해 왼쪽다리가 열차에 깔리고 말았다. 허스킨슨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몇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 사고후 행사를 계속 진행해야 할 지 여부를 놓고 긴 토론이 이어졌고, 이 결과 행사를 계속 진행하되 허스킨슨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술을 더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산업의 중추적 역할수행허스킨슨의 죽음으로 시민들이 맨체스터~리버풀 노선을 통해 열차여행을 하는데 공포를 느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개통직후 이어진 어마어마한 예약숫자에 의해 말끔히 씻겨졌다. 개통한지 한 달 만에 하루평균 1천200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철도를 이용한 이동은 마차로 이동할 때와 비교해 두배 이상 빨랐으며 열차여행의 신기함은 승객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화물운송은 개통 이듬해인 1831년부터 시작됐고 철도는 면직물, 석탄 등 다양한 물품을 운반하는 통로로 활용됐다. 이 노선은 가축의 운송수단으로도 이용되기도 했는데 1833년 당시 하루 평균 1천500마리의 돼지들이 맨체스터로 옮겨졌지만 당시 농장주인들은 정해진 규정없이 가축을 열차에 실으며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 철도를 활용한 화물운송사업은 각광을 받으며 개통한지 8년 만에 화물운송료로만 12만파운드를 벌어들였다. 맨체스터~리버풀 노선이 헌츠뱅크역(Hunts Bank Station)까지 연장된 1844년부터 리버풀로드역은 오직 화물운송을 위한 역할만 담당하게 됐다. 화물차들은 물품을 내리기 위해 창고 안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2번 창고 앞 메인궤도에 위치한 `전차대(열차의 방향을 바꾸거는 장치)`로 인해 1, 3번 창고의 하차장으로 인도됐다.승객들을 위해 사용됐던 대합실은 화물역을 운영하는 철도회사의 사무실로 1층 규모의 작은 임시창고는 열차에서 내린 화물을 마차 수레에 싣는 장소로 사용됐다. 이와 관련, 맨체스터 과학산업박물관 홍보담당자 케이트 캠벨씨는 “리버풀로드역이 화물운송역으로 바뀐 1840년대 이후부터 약 30년간 역사 주변에 대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됐는데 이 때 역주변에 대형창고가 여럿 갖춰지면서 더욱 많은 물동량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건물을 함부로 철거할 수 없다는 영국법 따라 당시 역사(驛舍)와 주변창고들은 박물관과 영화관, 복합상가 등으로 리모델링 후 재탄생해 오늘날까지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6-06-23

26세 청년들의 꿈과 희망

▲ 청년 조각가 승희동 씨.청년실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태백과 7포 세대는 어느덧 일상용어가 된 지 이미 오래고 많은 청년들은 스스로를 `헬조선`이라는 단어 아래 가둬놓고 희망과 꿈을 포기한 안타까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청년들의 자세는 모든 이의 귀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본지는 창간 26주년을 맞아 이 시대를 살아가는 26세 청년들의 꿈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나만이 할수 있는 일 조각가의 꿈에 `뿌듯`승희동 조각가어릴때부터 손재주 뛰어난 동물 애호가 청년영남대 미술 전공… 군시절 창작대회 대상도순수예술인 삶 희망… 내년 첫 개인전도 기대승희동(26)씨는 청년 조각가이다. 정확히는 조각가를 꿈꾸고 있지만, 대학 졸업 이후 주변 선·후배들의 작품에 함께 참여하며 조각 기술을 배워가고 있다.“제 손으로 직접 만들어 내는 결과물을 보면 언제나 뿌듯합니다.”포항에서 태어나 포항예술고와 영남대학교 디자인 미술대학을 졸업한 승희동씨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 특히 손으로 직접 표현할 수 있는 조소에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술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됐다.“언제나 손에서 뭘 놓지 않았던 거 같아요. 살아있는 동물들의 움직임을 그림이나 지점토로 표현하는 것도 좋았습니다.”본격적으로 예술인의 길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집안의 종손이었던 승씨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을 위해 예술고로 진학했고, 이후 조소로 전공을 정해 2009년 당시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조소과에 입학했다.이후 해병대에 입대해서도 꾸준히 미술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았던 승씨는 군대에서도 연대장 표창을 받아 휴가를 나온 적도 있다며 자랑했다.“진중창작대회에서 대상을 탔었습니다. 그래서 포상휴가를 다녀온 적도 있죠.”승씨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었다. 또 승씨도 집안의 든든한 지원을 바란 것도 아니었다. 다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승씨는 설명했다.“솔직히 힘들고 배고플 때가 정말 많습니다. 어떨 땐 며칠을 꼬박 세워 작업할 때도 있고요. 그러나 편안하고 안전한 삶보다는 내가 하고 싶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전 이 길을 선택했어요.”승씨의 작품에는 유독 동물과 관련된 작품이 많았다. 미술을 하기 이전에는 꿈이 동물 사육사였을 정도로 동물을 사랑했던 승씨는 대학시절 길러보지 않은 동물이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대학시절 자취방에서 기르던 동물들이 너무 많아 부모님으로부터 혼나기도 했을 정도. “제 생일날 부모님이 미역국을 끓여 주시러 자취방에 오셨다가 집안을 점거하고 있던 개, 고양이, 앵무새, 거북이 패거리를 보고 매우 놀라셨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수업을 듣던 도중에 집으로 돌아와 꾸중을 들으면서 미역국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라며 웃으며 말했다.승씨는 앞으로도 계속 예술인의 삶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찾진 못했지만, 먼 훗날 자신이 존경하는 Nick bibby처럼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순수예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순수예술과 상업예술 사이에서 언제나 고민하곤 합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언제나 나만의 예술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내 작품의 가치를 알아봐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승씨는 내년도 생애 첫 개인전 준비를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포항남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관리계 김보영 순경.길 잃은 꼬마의 영웅 `경찰관` 꿈이 현실로김보영 포항남부경찰서 순경초등학생부터 장래희망은 언제나 `경찰`경찰행정학과 진학, 경찰공무원 꿈 이뤄안전한 교통 책임지는 `교통전문가` 목표자신의 직업을 천직(天職)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격무에 시달리다 직업과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거나, 반복되는 업무에 싫증을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 2014년 12월 12일 경찰에 임용된 포항남부경찰서 김보영(26·여) 순경은 자신의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는 눈치다. 사람이 꿈을 찾는 계기는 다양한데, 김 순경은 어릴 적 겪은 한 사건으로 경찰을 동경하게 됐다.“유치원 다닐 때 길을 잃은 적이 있어요. 울면서 길을 헤매고 있었는데, 어떤 경찰 아저씨가 저를 발견하고 부모님을 찾아주셨죠”길을 잃고 두려움에 떨던 김보영 어린이의 눈에는 그 경찰관이 슈퍼맨만큼이나 듬직하고 멋있는 영웅으로 보였을 법하다. 그때부터 김 순경의 꿈은 대한민국 경찰관이었다. 초등학교 다닐 적 여느 아이들처럼 변덕이 심했지만, 학기 초 희망직업을 적을 때는 진지했다고.“경찰관 임용시험 당시 초등학교 생활기록부를 제출했는데, 희망직업 적은 걸 보니 모두 경찰이었어요. 사실 저도 조금 놀랐죠(웃음)”경찰을 꿈꾸던 어린 소녀는 한 발짝씩 전진했고, 경찰행정학과로 대학에 진학했다.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한 김 순경은 1년 동안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꿈을 향한 간절함이 통했는지 단박에 합격했다.요즘은 많은 청년이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면서 `공무원 되기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런데 김 순경 가족은 겹경사를 맞았다. 함께 시험을 치른 그의 오빠(29)도 경찰관 배지를 달게 된 것이다. 현재 오빠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을, 동생은 포항을 지킨다.대구 토박이인 김 순경이 포항으로 온 동기는 좀 특이했다. 타향살이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바다가 좋아서 포항 근무를 원했다고 한다. 경산에서 신임순경 현장실습을 마친 그는 지난해 포항으로 발령받았다. 포항남부경찰서 효자파출소를 거쳐, 현재는 이 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관리계 홍보단속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여리고 앳된 모습처럼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 치맥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모습은 순수함이 배어나는 천상여자 그 자체였지만, 앞으로 어떤 경찰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사뭇 진지해졌다.먼저 교통안전 캠페인이나 강의 등을 할 때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경각심을 갖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만큼 기쁠 때가 없다며 자신의 업무를 자랑했다.“우선은 지금 맡은 교통관련 홍보단속업무에 집중하고 싶어요. 단속에 불만을 느낀 민원인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열심히 하는 만큼 현실적인 개선 효과도 뛰어나서 뿌듯할 때가 많아요”김 순경은 교통관리계 업무를 보면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새내기 때는 형사 등 많은 부서에 욕심을 냈지만, 지금은 교통전문가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오늘도 안전한 교통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길 잃은 꼬마에게 경찰의 꿈을 안겨준 경찰 아저씨처럼 벌써 영웅이 된 건 아닐까./안찬규기자ack@kbmaeil.com/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2016-06-23

지역·새누리 동일시 문제…고민하는 정치세력 키워야

20대 국회는 개원 벽두부터 시끌시끌하다. 원구성 협상도 드라마틱해졌다. 14년만에 야당에 국회의장직을 내주는 사태를 맞았다. 상임위원장 협상에서도 여당인 새누리당은 갑(甲)이 아닌 을(乙)의 자리를 감수해야만 했다. 10년간의 호남정권에 이어 다시 정권을 되찾아왔지만 4·13총선에서 여당이 야당에 참패하면서 정권재창출이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적지 않다. 3당체제와 여소야대란 정치환경에서 우리 정치사를 주도해온 대구·경북(TK) 정치권은 어떤 정치를 펼쳐야할까. 개헌론, TK정치력 복원, 당·청관계 등 정치현안에 대해 대구·경북 3선이상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짚어봤다.편집자주▼개헌론여야, 개헌은 필요…시기·범위는 이견4년중임 논의해볼만…내각제 시기상조박근혜 정부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정치권에서는 청와대나 박 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이란 걸 의식한 듯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개헌시기나 내용에 대해서는 제각각 다른 의견들을 내놓았다.당 지도부에 해당하는 정책위의장을 맡은 김광림 의원은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실제 추진은 너무 어렵고, 생각해야할 게 많다”면서 “개헌 이슈가 진행되면 다른 모든 이슈가 함몰되는 만큼 시기가 중요한 데, 그게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가 어려운 이 시기에 개헌 실행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풀이됐다.친박계인 이철우 의원과 조원진 의원도 개헌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지방분권을 내용으로 개헌해서 권력분권을 해야하며, 순수내각제는 통일될 때 까지는 어렵다”면서 “외교안보는 대통령이, 내치는 총리가 맡는 이원집정부제로 가야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면서 “다만 4년 중임제는 몰라도 선거구제도 등에 대한 부분은 좀더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일부 이견을 내놨다.비박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의원은 개헌에 적극 찬성했다. 강 의원은 “당연히 개헌해야 한다”면서 “개헌론에 의해 노동개혁 등 시급한 정치현안들이 모조리 빨려들어가는 블랙홀현상을 우려하는 측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영영 개헌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개헌 시기상조론`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4년 중임제는 논의해볼만 하지만 의원내각제는 다소 빠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이는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늦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일괄복당 결정으로 복당한 유승민 의원이나 복당을 앞둔 주호영 의원도 개헌에 적극 찬성하면서 개헌내용은 폭넓게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 의원은 최근`4년 중임제` 개헌 지지 의사와 함께 “30년 만에 시도하는 개헌인 만큼 권력구조뿐만 아니라 기본권, 국가 거버넌스, 경제 등을 포함하는 전면적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의원도 “개헌문제는 정권 초기에는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권력누수가 생긴다고 꺼리고, 정권 말기에는 정권 잡은 사람들이 바꿀려고 해도 새로운 대권주자들이 반대해서 늘 답보상태에 있다”고 지적한 뒤 “이제는 한번 (헌법을) 손봐야 하고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 개헌논의가 단순히 권력구조 개편이 아니라 87체제 이후 엄청나게 바뀐 시대상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심도있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 정치1번지인 수성갑에서 야당인 더민주당 교두보를 확보한 김부겸 의원도 개헌에 긍정적인 반응이다.김 의원은 “정치제도 자체가 대한민국 현실과 간격이 생겨 안맞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만큼 지금부터 논의해 내년 대선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앙권력이 너무 비대해 지방이 다 죽어간다”면서 “지방분권 문제라든가 남북관계 등을 포괄해서 세심하게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TK중진 의원들 가운데 새누리당 친박계나 비박계 의원은 물론 야당 의원까지도 모두 개헌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다만 개헌시기가 합당하냐, 또는 4년중임제나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구조와 그 이외 미비한 부분들을 일괄적으로 손을 보는 일괄개헌이냐, 아니면 권력구조에 국한한 원포인트 개헌이냐 등에 대한 견해는 엇갈리는 상황이다. 과연 20대 국회내에 개헌이 실현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TK 정권재창출 및 정치력 복원 해법친박패권주의 등 계파갈등 해소 필수뼈를 깎는 자성 통한 신뢰회복만이 살 길4·13총선에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계파갈등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모양새가 돼 정치력을 잃은 TK정치권이 향후 전대과정에서나 당 운영에서 어떻게 정치력을 복원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이 문자 그대로 환골탈태,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국민속으로, 청년속으로, 민생속으로, 일자리속으로 들어가서 실사구시적으로 이뤄내면서 돌아섰던 민심을 차곡차곡 회복해 나가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조원진 의원은 새누리당내 TK 정치권의 가볍지 않은 위상을 언급한 뒤 “대구 경북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중앙정치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TK정치권은) 총선 패배 후 자숙하는 분위기였을 뿐”이라고 향후 TK정치권의 주도적인 역할을 자신했다.전반기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은 이철우 의원은 “우리(TK)가 당의 심장부요 중심인데, 물갈이가 자주 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당대표나 국회직 중심에 서지 못하고 변방으로 밀려나는 꼴이 됐다”면서 “TK정치권이 자성하고 노력해서 다선의원을 많이 배출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강석호 의원은 TK 정치력 복원을 위해서는 계파갈등 해소가 중요하다는 해답을 내놨다. 그는“자기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쓰는 것이 계파갈등을 없애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인사가 만사란 말처럼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을 등용해 측근에 두고 쓴다면 저절로 반목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주호영 의원은 “대구·경북이 대구·경북만 외쳐서는 점점 고립될 수 밖에 없다”며 “열린 마음으로 국가 전체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TK출신 정치인이 공정하고 훌륭한 지도자라는 인식이 들 때 TK 정치력이 복원될 수 있으며, TK 정치권 전체는 단결하되 지역 이익만 챙기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최종호 정치평론가는 “대구를 새누리와 동일시하는 게 문제”라며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제는 시대정신을 담은 올바른 보수,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을 고민하는 정치세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 패권주의를 통해 정권 재창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에 관심을 갖는 TK 정치인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당·청관계수직적 당·청관계 국민지지 못받아`불통 청와대`에 민의전달 제대로 해야여소야대와 3당 체제로 특징지어지는 20대 국회에서 당청관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많다.TK 중진의원들 역시 과거 정부나 청와대가 주도해온 당청관계를 당 주도적인 관계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이 많았지만 강도는 제각각이었다.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옛날 당청관계는 정부에서 논의해온 것을 당에서 추인하는 게 보통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앞으로 당청관계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그는“지금은 우리가 직접 국민생활 현장에 가고,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있다. 얼마전에도 보육현장에 가서 토론회를 갖고, 현장에서 정부측 대책을 촉구했다”며 벌써부터 정부가 앞장서던 당정협의를 당이 주도적으로 하는 체제로 바꿔나가고 있다고 전했다.이철우 의원 역시 당청관계에 대한 기조는 “우리가 만든 대통령의 성공을 도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정부가 잘못하는 것은 과감히 질책하고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이 의원은 “당이 정부를 따라다니고 도와주기만 해서는 안되며, 정책을 선도하고 정부가 잘못하는 것을 질책하고 고쳐나가야 윈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정부도 성공하고, 당도 성공한다고 믿는다. 특히 이 의원은 민원이 많은 정책은 정부나 청와대보다는 당이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사례로 맞춤형 어린이집의 경우를 들며 “정책내용은 맞지만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니까 불만도 많고 시위까지 벌어진다”며 “이런 것도 민심을 아는 당이 정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했다.조원진 의원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조 의원은 “당청관계 변화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만 전제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당도 역할을 충분히 해야한다는 것”이라면서 “임기 말이라고 해서 개혁을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새누리당도 정권창출에 나설수 있다는 논리다.주호영 의원은 수직적 당청관계에 적지않은 불만을 토로했다. 주 의원은 “당청관계가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관계일 때에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권력은 민심과 이반되기 쉽고 유리되기 쉽기 때문에 민심에 가장 가까이 있는 당이 수평적 관계로 청와대와 소통하고 협력할 때만이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번 총선에도 문제가 드러났는데 아직 고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식전환이 없으면 안된다”고 비판했다.TK 중진의원들이 정의하는 당·청관계는 공통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한 듯 했다.이는 야당 중진인 김부겸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김 의원은 “정권 후반기인 만큼 청와대도 여당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지만 국민들의 회초리를 맞고 국민편에서 정책을 끌어나가는 것은 당의 역할”이라면서 “(청와대가) 여당이 정치할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국민과 직접 대면하는 당이 `불통`으로 정의되는 현재의 청와대에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이를 반영한 정책들을 펼쳐나갈 때 비로소 올바른 당청관계가 정립됐다 할 수 있을 것이다./김진호기자kjh@kbmaeil.com

2016-06-23

지형·문화적 동질성 토대로 상생 위한 돌파구 새 역사

이달말 동해안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울산~포항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뻥뚫인 길을 끼고 울산과 포항, 경주가 해오름동맹의 연합체를 탄생시킨다. 포항은 세계적인 철강경기 위축으로, 울산은 조선경기불황으로 큰 위기에 봉착해 있고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철강산업과 화학조선업을 기반으로 한국의 산업근대화에 선도했던 두 도시는 직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느냐 쇠락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해오름동맹이란 돌파구를 찾아냈다. 자치단체가 무한 경쟁시대에서 상호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세 도시가 가진 장점공유해 도시간 협력기제를 새롭게 창출하고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낸다면 한국의 대표적인 메가시티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라의 수도 경주를 중심으로 울산과 포항은 삼국통일을 완성하고 찬란했던 신라 천년 문화를 이룩했던 중심 고장이다. 세 도시는 이제 역사를 뛰어 넘어 화려했던 신라의 융성시대를 재현하고자 다시 힘을 합쳤다.포항~울산 고속도 30일 완전개통 맞춰 출범동해안연구개발특구 지정 등 민·관·산·학 협력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가시티`로 발전 기대□ 울산~포항고속도로울산~포항 고속도로가 오는 30일 마침내 완전 개통된다.총 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울포고속도로는 지난 2009년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해 울산광역시 범서읍에서 포항시 오천읍 문덕리까지 총 연장 53.7km로 건설됐다. 분기점(JC) 1곳과 나들목(IC) 4곳, 휴게소 2곳, 터널 23곳(24.6km), 교량 52곳(9.5km)이 만들어졌다.한국도로공사 울산포항건설사업단은 고속도로 전체구간 중 울산JCT~남경주IC, 동경주IC~문덕IC(남포항)구간을 지난해 말 부분 개통했었다.난구간인 토함산 하부를 관통하는 동경주IC~남경주IC 구간의 양남터널 공사를 마무리하고 이날 완전 개통하는 것. 양남터널은 경주시 외동읍과 양북면을 잇는 연장 7.5㎞의 국내 3번째로 긴 장대터널이다. 이 구간은 퇴적암, 흑색셰일 등의 연약한 토질과 20여개의 단층대가 존재하고 있어 최대 난공사 구간으로 굴착에 어려움을 겪었다.울포고속도로는 기존 울산~포항 간 74.5km 거리를 53.7km로 20.8km 단축해 통행시간을 기존 60분에서 32분으로 28분 줄이게 된다.상습정체구역으로 악명높았던 7번 국도와 14번국도의 울산-경주구간, 31번국도 경주와 포항구간 상습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이 도로는 또 울산~경주~포항 간을 최단 거리로 연결해 산업물동량의 원활한 소통으로 연간 1천304억원의 물류비용 절감으로 산업경쟁력이 대폭 개선되는 등 두 지역간 경제와 문화, 교육, 관광 등 사회 전 분야에서 획기전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해오름 동맹울포고속도로가 개통하는 날 울산과 포항, 경주시는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한다. 세 도시간 연합체인 해오름동맹이 발족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앞서 3개 자치단체장들은 지난해 12월 울산~포항 고속도로 1차 개통 때 만나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3개 도시가 한층 가까워지면서 공동 발전을 이뤄 나가자고 의기투합했고 고속도로 완전 개통일에 맞춰 해오름동맹이 마침내 출발하게 된다. 울포고속도로가 해오름동맹을 발족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세 도시는 삼국시대 신라의 영토를 구성했던 지형적, 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있다. 신라의 뿌리라는 동질성과 함께 동해안을 끼고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라는 지형적 특징도 공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출 시각은 위도, 경도 및 고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진 채로 자전 및 공전하기 때문이다. 낮이 가장 긴 하지를 전후한 5, 6, 7, 8월에는 포항시 호미곶, 밤이 가장 긴 동지를 전후한 11, 12, 1, 2월은 울산 간절곶, 두 지역 사이에 있는 경주 문무왕릉은 3, 4, 9, 10월에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바로 해오름 동맹이란 이름이 생겨난 배경이다.해오름 동맹 협약에는 비전 설정과 공동연구용역, 회의 정례화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을 계획이다.3개 도시 간 상생협력을 위해 동해안 연구개발 특구 지정을 비롯해 대학간 협력, 산재모병원 건립 공동노력, 울산항 및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연계활용 방안, 중국 자매우호도시 산업연수와 경제교류 공동 추진 등 경제 산업 분야의 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대학간 교류 협력은 이미 구체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포스텍과 울산대학교는 지난달 25일 경주 현대호텔 컨벤션센터에서 `Univer+City`를 선포했다. 산·관·학 협력을 통해 포항과 울산 두 도시의 상호발전을 모색하고 더 나아가 국가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산업연계 프로그램은 포스텍이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공개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연구진을 직접 연결시켜주는 중개자 역할을 수행하며 이를 위해 포스텍이 수행한 모든 연구를 기업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보 포털을 오는 하반기부터 오픈할 예정이다.리서치 허브는 지역 내 유망 강소기업,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 혹은 잠재력과 역량을 갖춘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 내 융합공학동(C5)에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해 △연구장비 활용 △산학공동 연구 수행 △컨설팅 등의 지원을 받도록 해 지역 내 강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오름동맹은 이와 함께 울산~경주~포항 간 국도 31호선 확장·포장 조기 준공 등 사회간접자본(SOC)분야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활용방안 공동개발 추진 등 환경생태분야의 협력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고래축제(울산)와 국제불빛축제(포항), 벚꽃축제(경주) 등 대표 축제를 연계해 개최하는 방안과 스포츠 교류, 전통시장 간 상생교류 등도 추진한다. 나아가 연계 발전 종합계획 수립 용역과 바이오산업 신약개발연구소 유치, 수소차 및 연료전지클러스터 구축, 생명공학 분야 등의 발굴 사업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이들 3개 도시가 동맹을 하면 인구 200만 명, 수출액 844억 달러(지난해 기준), 올해 당초 예산 규모 5조5834억 원의 대형 도시연합체가 탄생하게 된다.포항과 울산의 산업기반과 천년고도 경주의 인문과 역사, 관광, 휴양 도시의 특성이 한데 어울어지고 세 도시가 공유하고 있는 해양자원을 이용한 해양관광, 환동해안 물류거점 도시 육성 등 무한한 시너지효과를 창출, 지역 상생발전의 모델로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6-06-23

도청 북상-행정수도 남하, 한반도 황금허리 `날갯짓`

경북도가 오랜 대구시대를 접고 안동·예천으로 이전한지 100일이 지났다.도청이전은 단순한 소재지의 변경을 넘어 경북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중차대한 일이었다. 우리나라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소재지와 관할구역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 도민의 자존을 회복하고 경북의 정체성을 바로 잡게 된 것이다.지역 발전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기존의 대구, 포항, 구미 중심의 발전축에서 안동권이 추가돼 지역전체의 성장 동력이 훨씬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른바 삼륜구동에서 사륜구동으로 지역성장의 바퀴를 하나 더 장착하게 된 셈이다.무엇보다 도청이 대구에서 북상하고, 국가의 행정수도가 서울에서 세종시로 남하해 북위 36도 상에 나란히 만났다. 이는 종전의 남북축 중심에서 탈피해 국토발전의 새로운 동서 성장축을 형성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환동해와 환황해를 잇고, 수도권과 남부경제권을 연결하는 `한반도 황금허리 경제권`이 만들어진 것이다.도청 중심 교통망 확충 급물살2020년엔 道전역 1시간30분대수도권은 1시간 대 진입 가능환동해권 중심 포항 영일만항해양물류 허브로 개발 `착착`울진~경주 마리나항 개발도□ 도청이전으로 북부권 활성화경북도는 본청이 대구에 있었을 당시에는 균형발전을 위해 북부권과 동남권 사무실을 갖추고 협치행정을 펼쳤다. 하지만 본청이 안동으로 이전하면서 북부권 사무소는 폐쇄했다. 북부권은 도청이전과 더불어 발전을 꾀하고, 대신 좀 더 멀어진 동남권 발전을 강화하기 위해 동해안발전본부를 신설키로 했다.즉 포항 일원에 환동해안을 준비하는 동해안발전본부를 설립, 향후 환동해권을 발판으로 하는 경북균형발전의 틀을 완성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경북의 준비는 시작됐다. 도청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광역교통망 재편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상주~안동~영덕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개통된다. 상주~영천 간 민자고속도로, 봉화~울진 간 국도도 내년이면 뚫린다. 경주~안동~도담을 잇는 중앙선 전철화 사업도 한창이다. 중부내륙 철도,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 안동~포항 간 국도 4차선 확장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이러한 사업들이 대부분 마무리되는 2020년이면 도내 전역에서 도청신도시까지 1시간 30분대, 수도권에서 1시간 대에 진입이 가능해 진다.황금허리 경제권 육성의 핵심기반이 되는 동서축 교통망 확충에도 발 벗고 나섰다. 세종시와 도청신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개설을 위해 충청남북도와 손을 잡았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정부에 건의를 해 둔 상태다. 장기적으로 충남 보령과 도청신도시, 포항을 연결하는 동서KTX 건설도 추진한다는 것이 경북도의 방침이다.산업적 역량강화를 위해서도 많은 사업들이 준비되고 있다. 국가 농생명·바이오산업벨트, 스포츠산업밸리, 첨단 문화산업 복합단지 등 충청권과 연계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도청이전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실례로 경상북도는 알루미늄 소재기반구축사업을 위해 `경량합금 융복합 기술센터`를 영주에 조성, 영주를 비롯한 경북 북부권의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한다.영주지역에 구축 예정인 `경량 알루미늄소재 기반구축사업`은 동양대학교 내에 `경량합금 융복합 기술센터`를 조성해 자동차, 항공기 부품소재의 시험생산과 생산된 제품을 평가할 수 있는 장비구축과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2020년까지 총 사업비 200억원(국비 100, 지방비 100)을 투자하는 국책사업이다. □ 동해안권과 남·서부권 시너지 효과도청이전은 동해안권과 남부권, 서부권에도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통일시대를 대비한 환동해 바다시대가 빠르게 구체화될 전망이다. 건설 중인 동해중남부선 철도, 동해안고속도로를 조기에 완공하고, 영일만항 확장, 울릉공항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더불어 올해 설계비를 확보한 영일만 국제여객선부두 건설이 완공되면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권의 해양관광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동해안과 일본, 중국 동북3성과 러시아 연해주를 잇는 동북아 크루즈 루트를 육성하고, 일본과 연해주 간 정기여객선 취항도 검토 중에 있다.그리고 울진 후포와 영덕 강구, 포항 두호와 양포, 경주를 잇는 마리나루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벌써 울진 후포와 포항 두호 마리나항 개발 사업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동해안권의 산업구조 재편작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의 창조경제 전략의 일환으로 지역의 신산업으로 선정된 `타이타늄` 신소재 집적단지 및 연구인프라 구축이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이는 철강을 능가할 수 있는 대단한 잠재력을 지닌 산업분야로 벌써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그동안 추진해 온 가속기클러스터, 원자력클러스터도 성과 도출의 단계로 올라섰고, 울산과 연계한 동해안연구개발특구 육성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역량이 뛰어난 서부권과 남부권에 대한 전략도 기대된다. 구미와 김천을 중심으로 한 서부권은 탄소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가 이미 국책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착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비롯한 스마트 기기산업 육성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영천과 경산을 비롯한 남부권은 창의지식서비스벨트로 육성된다. 영천의 항공·국방산업 클러스터, 경산의 차세대건설기계부품단지, 메디컬신소재 산업도 확산의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신도시의 조기 활성화를 위한 유관기관의 유치, 인근 도시의 공동화 방지는 풀어가야 할 숙제다. 아울러 경북의 광역협력의 틀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동남권 중심에서 과감히 탈피해 충청권과 강원권과의 연계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이와 관련 김관용 경북지사는 “도청이전을 계기로 권역별 발전전략을 구체화해서 경북이 다시 한 번, 국가발전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도민의 에너지를 모으고, 도정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동해안권 발전본부 큰 기대경북도청의 안동·예천으로 이전과 함께 동해안 및 동남권의 행정서비스지원을 위해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도 올초 포항시로 이전이 확정됐다.동해안발전본부 이전은 신도청시대에 포항 이전과 함께 동해안 발전 전략을 더욱 구체화하고 환동해안 바다시대를 준비해야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 받았다. 최근 동해안의 경제 상황은 세계적인 경기불황 여파로 철강 산업과 해양물류업도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수산업의 여건도 녹록지 않다. 기후변화와 해양환경 오염, FTA 등으로 어자원 감소와 어촌의 고령화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어려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기 속에서 기회는 있는 만큼 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시대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포항이 바로 환동해권의 중심에 있다. 전문가들은 동해안 해양정책 방향으로 경북도는 포항 영일만항을 환동해 해양물류 허브로 개발하고 해양관광개발, 수산업의 6차 산업화 유도, 포항의 신산업 구조재편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각종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포스코 철강산업의 약화로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난 1992년부터 환동해안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포항 영일만항을 계획대로 사업 마무리와 함께 인프라를 구축해 물동량 확보에 총력적 대응이 필요하다.장기적으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정책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북극항로는 기존 수에즈항로에 비해 거리는 7천400㎞(37%), 운항기간은 10일 정도 단축(33%)되는 지리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동해안발전본부의 출범으로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해양관광 활성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동해안은 경북의 미래이자 대한민국 4만달러 시대를 견인할 국가적 성장 엔진이다. 환동해경제권 시대를 주도하고 대양을 향한 글로벌 해양경북의 꿈을 앞당기는데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와 포항시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환동해발전본부 설치 서두를 터”김현기 행정부지사 인터뷰“경북도가 안동으로 행정수도를 옮긴만큼, 북부권과 서·남부권은 본청에서 담당하고, 거리가 떨어진 동부권은 기능을 보강해 전체적인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경북도 김현기사진 행정부지사는 “도청이전이 경북도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특히 낙후된 북부권을 발전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는 만큼, 당초 취지대로 북부권과 서남부권, 동해안권을 통합 발전하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이어 “환동해권은 포항을 중심으로 극동 러시아, 중국 동북3성, 일본 서해안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이 지역의 인구는 1억5천만 명, GDP규모가 1조 달러로 국제물류, 국제관광 등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지역이며 EU(유럽연합),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와 함께 세계 3대 경제권에 속하는 지역이다”고 그 중요성을 설명했다.이에 따라, 동해안발전본부가 포항으로 이전함과 동시에 환동해권시대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비롯, 다각적인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그는 또 “무엇보다 균형발전이 중요한 만큼, 동남권과 서부권의 행정편의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도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포항에 두기로 한 `환동해발전본부` 설치를 서둘러야 하고, 시군에 산재돼 있는 사업소 재편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 부지사는 “이전한지 100일밖에 안돼, 아직 전체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거시적인 틀을 세워놓은 만큼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향후 경북도 발전의 성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6-06-23

“신라시대서만 나타나는 적석목곽분을 주목하라”

▲ 경주의 고분과 유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 한정호 교수.경주 각처에 산재한 신라의 고분 속에서는 미려한 금관과 화려하게 장식된 말안장을 포함한 수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우리 선조의 축적된 정신적·문화적 기술로 빚어낸 이 유물들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무슨 말을 건네고 있을까? 또한, 고대 유물은 어떠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안고 불교미술을 전공한 고고학자 동국대 한정호(46) 교수를 만났다. 아래는 “유물과 유적의 발굴은 인류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행위”라고 말하는 한 교수와 나눈 이야기다. 거대한 적석목곽분은 도굴에 비교적 안전해 온전히 남아 있어비단벌레 형상화한 황남대총 출토 말안장 가리개 `옥충안교` 눈여겨 볼만`금제유물` 다량 출토는 북방 유목민과 밀접한 관계 추정 가능학계, 지나친 학문중심 사고 반성… 인력투자 등 정부지원 전환도 절실- 신라시대 고분에서는 적지 않은 유물이 발견됐다. 금관총에서만 1만1천500점 이상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것들 중에서 당신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어떤 것이고, 주목의 이유는 무엇인가?“내 전공은 불교미술이다. 하지만, 고분에도 관심이 없을 수 없다. 가장 큰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본 것은 황남대총에서 나온 `옥충안교`(말안장 가리개)다. 장식기법이 대단히 특이하다. 금속으로 된 유물인데 비단벌레를 형상화했다. 가까운 일본의 유물 중에도 비단벌레가 그려진 것이 있다. 비단벌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고, 찾아보기 힘든 곤충이다. 옥충안교는 비단벌레 그림을 바탕에 깔고, 금동으로 장식된 유물이다. 이건 일반 공개가 어렵다. 무덤 안에서 나온 것이라 외부에 노출되면 산화된다. 그런 이유로 출토 당시 그대로 글리세린 용액에 담아 보관 중이다. 옥충안교는 신라와 고구려, 그리고 일본과의 교류관계를 짐작케 해주는 유물이기도 하다.- 경주에서 발굴된 신라 고분 속 유물이 동일한 시기에 존재했던 타 지역(고구려·백제·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과 구분되는 점은?“삼국시대의 신라와 통일신라시대는 유물의 구성요소가 다르다. 신라의 고분과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지역의 고분은 거의 없다. 왜냐면 대부분 도굴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연구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신라의 유물이 더 소중한 것이다. 사실 통일신라시대 이후은 고분은 상당수가 도굴됐다. 온전히 남아있는 것은 적석목곽분의 형태를 취한 고분이다. 적석목곽분은 도굴로부터 비교적 안전했다. 워낙 규모가 크니까 몇 사람이 잠깐 동안 파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적석목곽분이 아닌 방의 형태로 만든 돌방무덤(石室墳)은 그 구조상 도굴이 용이했다. 적석목곽분은 신라 고분에서만 확인되는 독특한 양식이다. 그 형식이 금관과 금제 허리띠 등 주요 유물의 도굴을 방지할 수 있었다. - 경주에는 30기가 넘는 왕릉과 김유신 등 최고 귀족의 고분이 있다. 이 가운데 당신이 가장 눈여겨보는 고분은 무엇인지.“신라 고분의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거기 매장된 주인공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건 앞으로 밝혀가야 할 과제다. 고분 인근의 사찰을 알면 왕릉을 파악하기 쉬워진다. 신라에 불교가 들어온 후 능사(寺·왕릉 인근의 사찰)가 생겼다. 왕의 제사를 올리고, 능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 문무왕릉 인근 감은사가 대표적 능사의 하나다. 내 경우엔 파손된 고분에 더 관심이 간다. 경주 낭산 근처엔 황복사터가 있다. 그곳 탑에서 사리를 담는 함이 나왔는데, 거기에 “신문왕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다. 그것으로 추정할 때 주위에 있는 파손된 고분은 신문왕의 무덤으로 보인다.”- 신라는 `황금의 나라`로 불린다. 금으로 만든 출토유물이 다수라서 그렇다고 들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신라에 금제 유물이 많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사실 경주는 금이 흔한 지역이 아니다. 금광도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어떤 연구자는 신라의 금이 금광에서 캔 것이 아니라, 물 속 모래에서 채취한 사금이라고 주장한다.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금이 있었다고 해도 왜 그렇게 금으로 만든 유물이 많은지는 별개의 의문이다. 중국은 금보다는 옥(玉)을 선호했다. 반면 북방 유목민족은 금을 더 소중하게 여겼다. 출토 유물도 금으로 된 것이 많다. 문명교류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신라는 북방 유목민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접촉해왔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 아직까지 발굴의 과정의 거치지 못한 경주의 고분들이 여럿 있다. 왜 그러한 것인가?“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기술은 계속 진화한다는 건 대명제다. 그러니 올해 발굴하는 것보다 내년에 발굴하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10년 후면 더 많은 정보를 빼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엔 유적 발굴을 하다가 쥐똥이 나오면 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의 성분 분석만으로도 당시 사람들이 뭘 먹었고, 어떤 기생충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매장된 사람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성별은 물론 나이까지 알 수 있게 됐다. 지금도 유적 발굴기술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또 하나는 보존처리 기술이다. 이것 역시 후대로 갈수록 발전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 모든 걸 떠나서 유물은 `현재 상태`가 가장 안전한 상태다. 온전하게 보존돼 있는 것을 인간의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파내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는 진지하게 논의돼야 할 문제 아닌가?” - 고분을 `발굴-조사-연구-보존`할 경우 어떤 것에 가장 유의해야 할까?“유물을 그 자체로 손상시키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하려는 노력이 기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발굴하는 사람의 능력이다. 사실 고고학계에서는 `발굴=파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온전하게 존재하는 것을 인위적으로 건드리는 것이니까.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유적과 유물의 발굴 인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좋은 연구자가 있어야 놓치는 것 없이 꼼꼼하게 유물을 검증하고 분석할 수 있다. 요즘 세상이 원체 `속도전` 위주라 제대로 된 고고학적 연구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황당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실생활에 별 도움을 주지 않는 과거의 유물을 조사하고 보존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인간은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그렇다. 조금은 근본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지만 유물과 유적에 대한 연구는 인류의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사람의 생명에는 한계가 있다. 백 년 이상을 사는 인간은 드물다.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짧은 시간이 축적돼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인간은 시간 속에서 산다. 바로 그 시간의 총체가 유물이고 유적이다. 과거로부터 축적된 체험과 지혜는 우리의 존재기반이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를 사는 우리는 복어를 요리해 먹는다. 독을 가진 물고기인 복어를 먹을 수 있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독을 제거하고 이 생선을 요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이다. 인류가 시간을 거치며 쌓아온 빼어난 지식의 집합체가 유물이다.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을 통해 현재를 인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유물과 유적은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파편이 아니다.”- 현재까지 발굴된 신라의 고분 속 유물 중에서 고고학계 가장 주목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또 그 주목의 이유는 무엇인지.“학자들의 관점과 전공분야에 따라 다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금관이 가장 매력적인 유물일 것이다. 신라 금관은 독특한 디자인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재료가 귀한 순금이라는 것도 매혹적이다. 그런 이유로 경주시의 상징물도 금관을 이용해 제작한 것이 많다. 신라시대에도 금은 귀한 광물이었다. 지배층의 고분에서 금으로 제작된 관(冠)과 허리띠 등이 발굴되는 건 그것 때문이다. 금이 원체 귀하다보니 금동을 만들어냈다. 동에다가 금을 입히는 방식 말이다. 이것이 당시 금의 가치를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 고대의 수수께끼를 간직한 것이 적석목곽분이다. 이런 형태의 무덤은 신라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것이다. 다른 지역 어디에도 적석목곽분의 형태를 보이는 무덤은 없다. 유사한 것이 몇 개 있지만 신라만한 독창성은 발견하기 어렵다.” - 경주의 고분과 고분이 품고 있는 유물을 제대로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지나치게 학문중심으로 갔던 학계의 반성과 정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유물의 발굴과 보존은 문화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다. 사실 문화 없이도 먹고사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인간은 단순히 먹고 살아가는 것에서 만족을 느낄 수 없는 존재다.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역사학계와 고고학계, 정부는 대중들이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문화를 찾아내고 알려야 할 책무가 있다. 내가 특히 경계하는 건 복원위주의 문화 정책이다. 사실 생명력이 다한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그것의 원형을 알 수 없는 우리가 복원에만 집착하는 건 코미디가 아닐까. 앞으로는 정부의 지원이 `사람에 대한 투자`로 방향전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물과 유적에 관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투자함으로써 보다 풍요로운 문화를 일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06-23

경제·문화·교육·관광·물류 등 엄청난 시너지효과 기대

울산~포항고속도로가 개통하는 오는 30일, 울산·경주·포항 3개 도시가 `해오름 동맹`을 맺는다.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자 대한민국 산업화를 일으킨 산업의 해오름 지역인 3개 도시가 연합체를 구성하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다.해오름동맹을 추진하고 있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이강덕 포항시장, 최양식 경주시장으로부터 향후 구상을 들어봤다.“이제는 융·복합 창조시대”이강덕 포항시장훌륭한 결실 맺도록최선의 노력 다할 터이강덕 포항시장은 취임 이후부터 평소 부서 간의 벽을 허물고 시민을 위한 협업을 강조해 왔다. 이후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지역과 지역을 연결해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방식의 행정을 통해 상생발전을 필요성을 역설하는 `소통`과 `협업`의 전도사로 통한다.인근 경주시와 손을 맞잡고 시작한 `형산강 프로젝트`는 이강덕 시장이 강조하는 상생협력의 의지를 보여준 첫 신호탄으로 두 도시가 공동으로 보유한 친수공간인 형산강의 자연자원을 활용해 관광인프라와 지역발전 창조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이와 함께 지난해 11월에는 포항시와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 등 경북 동해안지역 5개 시·군의 단체장들이 참여하는 `지역행복생활권행정협의회`를 발족시켰다.경북 동해안의 지역행복생활권 공동발전을 위한 행정·경제·복지 등 연계협력 사업 발굴과 동해안 관광문화상품 개발, KTX 연계 교통망 구축 등 대형 SOC 인프라 확충 등의 각종 현안 해결에 공동 노력하고 있다.이 시장은 “무한경쟁과 승자독식(勝者獨食)을 당연시했던 신자유주의 시대가 저물고, `상생`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신인본주의 시대를 맞았다”면서 “이제는 서로 다른 전문성과 강점, 장점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줄 아는 개인과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융·복합 창조시대`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같은 이강덕 시장의 행보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개통에 맞춰 울산시, 경주시와 함께하는 `해오름동맹`으로 확대됐다.이 시장은 고속도로를 통해 도시간 경제와 문화, 교육,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활발한 교류는 물론 연간 1천300억원의 물류비용 절감 등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와 관련해 이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철(鐵)을 생산하는 도시 포항과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철(鐵)을 소비하는 도시 울산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개통 효과는 두 도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근지역들이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 시장은 여기에 오는 2018년 12월 동해남부선의 복선전철화사업이 완공되고 국도 31호선의 확장사업도 끝나면 포항시와 울산시는 물론 경주시 등 3개 도시가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 되면서 이들 도시간의 `소통`과 `협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이 시장은 특히 지역별 경제규모를 바탕으로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개 도시가 함께하는 동해안연구개발특구와 국립산재모병원 유치를 비롯해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방안 공동개발추진, 동해안관광벨트 조성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계협력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이 시장은 “동해안 3개 도시의 협의체인 `해오름동맹`의 출범을 200만 지역민들과 함께 기뻐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 당초의 취지와 기대에 부합되고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도시경쟁력이 국가경쟁력”김기현 울산시장상생발전 방안 도출연구용역 동시 추진김기현 울산시장은 국내 정치 지도자 가운데 `소통`을 특히 강조하는 정치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평소 `소통`은 정치인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말하는 김 시장은 울산광역시장 취임식을 `소통`으로 시작했다. 틀에 박힌 취임식 대신 `시민과의 아름다운 만남`으로 첫 업무를 시작해 김 시장의 정치신념을 엿볼 수 있다.김 시장의 `소통`은 울산과 포항, 경주와 상생협력 연합체인 해오름동맹을 발족시키는 결실로 이어졌다. 김 시장은 해오름동맹을 발족하게 된 동기를 국제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는 지금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이끌어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인구 1천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가 국가 생산과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미국의 경우만 해도 10대 대도시권이 전 국토의 12%에 불과지만 GDP의 75%, 고용의 68%, 인구의 65%를 점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시장은 이어 대한민국은 1962년 경제개발 5개년계획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다가 최근 들어 대내외 악재로 성장이 멈추고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해 “일본은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구조조정을 감행한 후 기업경쟁력이 높아져 세계 경제강국으로 부상했고, 중국은 기술수준이 급도로 향상되고 넓은 내수시장을 통해 급속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은 이 두 국가에 끼인 넛 크래커 현상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시장은 특히 울산과 포항은 기존 산업시스템에 한계에 봉착했다고 주장했다.철강산업은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리고 조선산업은 수주감소와 중국 조선산업의 저가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또 석유화학은 유가하락과 중국의 자급률 확대, 수요 감소 등으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자동차 산업은 환율하락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는 한편 엔저 현상으로 일본 자동차와의 경쟁력이 하락된 것을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이같은 위기상황의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새로운 거버넌스의 구축을 꼽았고 그 모델이 해오름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울산과 포항, 경주는 역사적·공간적으로 밀접한 생활권을 유지해 왔고 산업적으로도 소재-부품-최종재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 3개 도시가 가진 강점을 공유하고 실질적 협력을 통해 주민 삶의 질을 높여 나가고자 동해남부권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해오름동맹의 추진방향에 대해 산업과 RD, 도시 인프라, 문화 등 각 분야의 교류사업을 통해 상생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구체적 상생발전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김 시장은 특히 “UNIST, 울산대학교의 연구 인프라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산업 등 완성품 공장을 보유한 울산과 포스텍, 한동대학교, 철강산업의 포항, 경주의 역사문화자원, 부품산업을 연결하면 큰 형태의 클러스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시장은 마지막으로 울산·포항·경주의 IoT, 인공지능 기반을 연결해 다른 산업과의 융합으로 4차산업을 선도해 나가자고 제안하며 “동남권 3개 도시가 공동으로 노력해 실질적 산업공동체, 경제공동체 시너지 효과를 키워나가자”고 말했다.“도시발전 새로운 롤모델”최양식 경주시장경제규모 95조원대메가시티 도약 가능“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와 첨단산업의 메카 포항, 조선과 화학 공업도시 울산 등 동해남부권 3개 도시가 오는 30일 포항~울산 고속도로 완전개통을 시작으로 초 광역권 동반성장을 길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동해남부권 협력 프로젝트가 하루빨리 본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해오름동맹은 광역과 기초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 3개 도시가 가진 강점을 공유·협력하고 상호 지원해 주민 삶의 질의 향상시키는 초 광역권의 상생발전을 이끌겠다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이어 3개 도시가 갖는 지역 특성에 대해 역사적으로는 신라문화권, 공간적으로는 국도7호선을 통해 1시간대 생활권을 구축해 왔고 산업적으로 포항은 소재, 경주는 부품, 울산은 최종재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생태계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창조경제를 위해 신산업 육성과 울산의 서비스산업 활성, 포항의 철강중심 산업구조 개편, 경주는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등 산업간 융합에 대해 공통적 수요를 갖고 있다며 이들 지역 장점을 공유해 트라이앵글 산업벨트를 구축한다면 경제발전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최 시장은 해오름동맹에 대해 3개 도시의 공동 발전을 위해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령 동해안 연구개발 특구지정과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방안, 동해안 관광벨트 조성, 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 울산항과 포항영일만항의 연계 활용, 울산-경주-포항 간 동해안 31번 국도 확장, 산재모 병원(울산),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포항)을 꼽았다. 경주시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발굴과 복원 특별법 제정(경주)을 협업 대상 사업으로 제시했다.최 시장은 특히 신라 왕경의 역사유적과 보문단지내 최고급 숙박시설과 다양한 위락시설, 대규모 국제회의장 등의 관광인프라는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경주시만의 특화된 장점이라고 소개한 뒤 이 인프라를 세 도시가 서로 공유하는 것도 상생발전의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최 시장은 이와 함께 3개 도시간 협력 사업은 울산~경주~포항간 스포츠 교류, 울산의 고래축제, 포항의 국제불빛 축제, 경주의 벚꽃 축제 등 지역 대표축제의 연계 추진, 체육·관광자원을 연계한 융복합 관광 육성, 바이오산업 신약개발연구소 유치, 수소차 및 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 생명공학 분야 등으로 대폭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최 시장은 “3개 도시는 삼국시대 신라의 영토로 중공업, 역사문화, 첨단산업 등 그간 눈부신 발전을 해 왔으나 행정구역이 달라 사실 가깝고도 먼 이웃이 돼 있었다”며 “해오름동맹을 계기로 도시의 강점과 어려운 점을 함께 공유하고 행정권을 초월해 상생발전을 도모하기로 뜻을 모을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최 시장은 이어 “울산의 조선업, 경주의 자동차부품과 문화관광, 포항의 철강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적의 안을 도출해 3개 도시 상생발전의 롤모델을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16-06-23

창조농업 `융합` 활동으로 변화·도약의 꿈 도전

`창조도시` 포항의 신(新) 성장모델로 6차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국정과제로 채택된 6차 산업은 활력을 잃은 지역경제에 생기를 불어넣을 원동력으로 평가받았다.1960년대 이후 `철강 산업의 메카`로 불린 포항은 최근 지속된 국내외 철강경기 침체로 성장한계에 부딪힌 가운데6차 산업인 `창조농업`을 통한 변화와 도약을 꾀하고 있다.경북매일신문은 창간 26년을 맞아 지역 내 6차 산업 운영현황과 발전 가능성을 조명하고 4회에 걸쳐 농촌체험 현장을 소개한다.큰 일교차·넓은 농작물 재배면적자연환경 장점 제대로 활용농촌체험마을·체험농장 등관광·민박시설 총 47곳 운영도내 최초 스토리텔링 기법 적용역사·문화·음식·놀이 소개하는`마을해설사 양성과정` 시도□ `생산×가공×체험` 융합이 대세농업경제학자인 일본 도쿄대 이마무리 나라오미 교수는 지난 1996년 미래농업의 키워드로 `6차 산업`을 제시했다. 그는 “1차 산업에만 머무르지 말고 2차, 3차 산업까지 영역을 확장해 농촌의 가치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6차 산업은 1차 산업인 농·축·수산물 생산과 2차 산업인 제조·가공업, 3차 산업인 유통·관광서비스업을 융합해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활동이다.예를 들어, 단순히 쌀을 생산하는 1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이를 가공해 떡, 국수, 음료 등을 만드는 2차 산업에 이어 3차 산업으로 농촌마을체험까지 아우르는 것이 6차 산업에 속한다. 합침 또는 물리적 통합을 넘어 유기적인 결합, 즉 `융합`이 6차 산업의 핵심 수단이자 목적으로 이를 통해 기존에 없던 가치를 창출한다.특히 6차 산업은 농촌지역의 경제성장을 위한 핵심과제로 각광받고 있다. 농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특성을 살려 부가가치를 생산해 농업의 변화를 이끄는 긍정적인 효과를 지녔다. 국내외 경제상황이나 기후변화,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여러 불안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농가소득 증가를 통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한다. 이 과정에서 농촌 주민의 아이디어를 2, 3차 산업과 잘 어우러지도록 연결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정부는 올해부터 지역단위 6차 산업 시스템을 구축해 시너지 창출을 도모할 계획이다.기존에는 농가 또는 마을별 추진 성격이 강해 2, 3차 산업과의 연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1차 산업을 근간으로 각 경영체와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경북, 농업에서 희망 찾기경북도는 6차 산업을 통해 `창조농업의 메카`로 부상하고자 한다. `경북6차산업`센터를 개소해 6차 산업 인증제를 시행하고, 우수 경영체를 대상으로 행정,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농업인의 취약점인 홍보 마케팅과 판로 확보를 도와 농업·농촌의 가치혁신을 도모한다.지난해 6차 산업 선도모델 88개소가 인증받았으며 현재 경북도 내 총 96개소가 운영 중이다. 문경 오미자밸리, 영천 와인사업단, 칠곡 송광매원, 영주 미소머금고, 예천 초산정 등이 우수사례로 꼽힌다.이 가운데 청송시는 특산품인 사과로 지역 6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1만6천528㎡ 규모의 사과밭에서 재배한 사과를 한과, 조청으로 가공하고 100㎡의 한과체험장까지 조성했다. 지난 2009년 당시 약 1천만원이었던 연매출은 지난해 20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영천시는 포도 수확부터 잼, 와인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가공 고급기술까지 갖춰 국제대회에서 다수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경북도는 향후 6차 산업 선도모델 250개소를 발굴하고 개소별 5~10명씩 총 2천여명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농업경영 다각화와 융합을 통한 부가가치는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경북6차산업센터 관계자는 “6차 산업은 농촌 주민 주도로 지역 자원을 활용해 2, 3차 산업과의 연계로 얻은 수익이 결국 농촌과 지역으로 환원된다”며 “고부가가치 창출이 지역 농가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어 향후 기대효과가 더 크다”고 전망했다.□ 포항, 창조농업에서 미래를 보다포항시 내에서도 창조농업을 위한 융합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대표적인 지역 6차 산업 모델로는 호미곶태양동물농원, 산또래, 봉좌마을, 하은농장이 있다.포항시 농촌지원과에 따르면, 지역 농업 경지면적은 1만4천605㏊로 쌀 재배가 50%를 차지한다. 사과 외 8종을 포함한 생산량은 28만3천t, 소득액은 1천600억원이다. 이를 토대로 지역 농·특산물 가공생산에 이어 3차 산업의 일환으로 농촌체험마을 4곳, 체험농장 32곳 등 관광 및 민박시설 총 47개소가 운영 중이다. 큰 일교차와 넓은 농작물 재배면적 등 자연환경 장점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도시` 실현을 꿈꾼다. 특히 포항은 올해 경북 최초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6차 산업에 적용해 `마을해설사 양성과정`을 시도, 진행하고 있다. 체험행사의 일환으로 마을해설사들이 투어과정에서 관광객들에게 포항의 역사와 문화, 음식, 놀이 등을 소개하는 것이다.김진근 농촌지원과장은 “6차 산업은 농촌과 도시 소비자들의 만남을 위한 연결고리이며, 마을해설사는 농촌 문화를 전달하는 교량(橋梁) 역할을 한다”며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투어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6차 산업을 통한 수익극대화 전략을 세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해설사` 김순옥 교육생“마을사람들과 소통하는 `창조농업` 리더 되고파”`마을해설사` 김순옥 교육생지난 2월 포항시는 6차 산업 마을해설사 양성과정에 참여할 교육생 40명을 모집했다. 경북도내 처음 시도한 사업으로 지역 농업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문가를 발굴, 양성하기 위해서다. 예상과는 달리 신청자가 많아 6월 현재 교육생 80여명이 예비 마을해설사로서 양성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총 6회 교육이 진행된 가운데 `결석 한 번 하지 않은 열혈 교육생` 김순옥(60·여·사진)씨를 만났다.-모범 교육생으로 뽑힌 비결이 있다면.△이전부터 농사, 귀농·귀촌 등 농업전반에 관심이 많았다. 취미처럼 배우다보니 결석하는 교육생이 있는가하면 내용을 소화하지 못해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어떤 일이든 애정을 갖고 임하면 결과가 달라진다고 믿는다.-6차 산업이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을 텐데 마을해설사까지 지원한 동기는.△어렸을 적 시골에 살면서 시집가기 전까지 농사를 지었다. 주로 콩을 심었고 벼농사도 해봤다. 결혼 전까지 청춘을 농사에 바친 셈이다. 이후 국화 등 꽃 재배에 관심이 생겨 나름 작은 텃밭을 가꾸며 귀농생활을 고민했다. 마침 친구가 마을해설사를 모집한다고 알려와 신청하게 됐다. 생각외로 참가자가 많았다. 대부분 시골사람들이라 반가웠다.-지금까지 마을해설사 교육에 참여해 본 소감은.△6차 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체험하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시골 농가체험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농민들이 도시사람 못지않게 SNS활동에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재배부터 가공 과정 등을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주문, 판매하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정보화시대에 발맞춰 농촌 구석구석도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론 그동안 막연했던 귀농생활 꿈을 2, 3차 산업과 연관 짓고자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된 계기였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웃음).-농사일을 해본 이로써 우리 지역농업의 현실은.△과거에 비해 농기계가 발전하고 농사짓기는 훨씬 수월해졌지만 소득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 요즘엔 과일이 특출하게 크기가 크고 맛도 좋아야 잘 팔린다. 여기다 수입산 공세로 종류도 다양해졌다. 품질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인가구까지 늘면서 쌀, 과일 등의 소비량도 크게 줄었다.-시민들이 지역농가 발전에 기울일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지역민들이 로컬푸드를 애용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수입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좋은데 우리 지역, 내가 살고 있는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생산한 것을 자주 찾지 않아 아쉽다.-예비 마을해설사로서 포부는.△농촌생활의 근본은 `공유`경제다. 마을해설사는 창조농업을 이끄는 리더(Leader)로서 농민들과 공감하고 소통해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시골에 전원주택을 짓고 농사, 마을해설사 일을 하며 주민들과 어울려 살고 싶다. 강연을 통해 6차산업의 장점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도 싶다. 지역농가뿐만 아니라 내 삶도 풍요로워 질 것으로 기대된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6-23

검은돌장어와 푸른 바다 `쫄깃함과 낭만의 조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해상누각 앞 광장에서 열린 `제3회 포항 영일만 검은돌장어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축제는 오는 30일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을 앞둔 시점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영일만 검은돌장어를 비롯한 포항지역 특산물에 대한 주변도시 관광객들의 기대감을 반증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축제 행사 시작도 전에…○…이날 행사장은 오후 7시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테이블과 의자를 차지하려는 이들끼리 눈치싸움이 치열.지난해 행사장을 방문했다는 한 시민은 미리 돗자리 펴고 한 자리를 차지해 축제를 즐기기도.시민 김석희(41·북구 창포동)씨는 “작년 영일만검은돌장어축제 때 행사장을 찾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바닥에 앉아서 음식을 먹었었다”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둘러앉아 멋진 공연을 보면서 돌장어요리를 먹으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에 기대○…이번 축제는 타지역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며 영일만 검은돌장어의 전국적인 인기를 실감.특히 포항~울산고속도로 부분개통으로 부산, 경남, 울산지역 관광객 숫자가 늘었다는 후문. 축제 관계자들은 오는 30일 완전개통이 이뤄지면 내년부터는 포항이 아닌 경북 동해안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박재홍(63·경남 양산시)씨는 “가족들과 나들이할 겸 포항을 찾았는데 우연히 검은돌장어 축제가 열리는 것을 보고 행사장을 들렀다”며 “검은돌장어는 다른 장어보다 식감이 쫄깃해 맛이 좋았고, 무엇보다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돌장어 화장품 신기하네○…이날 창조경제 수산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부상하는 `영일만 검은돌장어`를 원료로 만든 천연 화장품도 등장해 여성들의 이목을 끌기도. 포항지역 예비사회적기업 `더 해피트리`는 이날 직접 제조한 에센스, 선크림, 아이크림 등 영일만 검은돌장어로 만든 화장품 견본제품을 방문자에게 나눠주고, 검은돌장어 원료 피부테스트를 제공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주목.시민 이유경(31·남구 상대동)씨는 “화장품에 장어가 들어간다 생각하니 생소하지만, 추출액을 직접 발라보니 촉촉하고 비린내도 없어서 신기했다”며 “포항 특산품인 검은돌장어가 음식뿐만이 아닌 다른 사업분야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리 동네 노래실력 `내가 최고`○…17일 개막식 본 공연이 끝난 후 열린 시민노래자랑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열정이 가득한 노래 실력 겨루기가 이어져 초여름 저녁 영일대해수욕장으로 산책을 나왔던 주민들의 큰 호응.신나는 노래, 분위기 있는 노래 등 장르 구분할 것 없는 참가자들의 노랫소리가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울려 퍼지자 관람객들은 손뼉을 치며 함께 음악을 흥얼거리는 등 여름밤의 정취를 만끽.이민석(50·북구 장성동)씨는 “노래를 좋아해도 용기가 없어서 이런 곳에 못 나가는데 앞에서 노래하는 분들이 멋지다”며 “함께 노래 따라부르는 걸로 만족한다”며 웃었다.사진/이용선기자/고세리·안찬규·김혜영·이바름기자

2016-06-20

`정부3.0` 알리려 방방곡곡 누볐더니… 공공데이터 개방 등 다양한 성과 냈죠

▲ 포항 출신의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지막 보루는 공직자”라며 “국민이 주인되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모든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6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행정자치부 김성렬 차관 집무실을 찾았다. 초여름 햇살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을 한 그는 `스탠드 원형 테이블`에서 기자를 맞았다. 간단한 보고는 `서서 하자`는 회의용 테이블이다. 회의나 보고를 서서하게 되면 신속하게 진행되다보니 업무 효율이 높단다. 통상 응접 소파를 상상했던 기자는 선 채로 30여분간 그와 얼굴을 맞대고 인터뷰를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화의 속도가 빨랐고 집중됐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과제로서 국민중심의 새로운 정부 운영 패러다임인 `정부 3.0`의 `전도사`란 그의 별칭을 이해할 수 있었다.서서 진행하는 `스탠딩 회의` 시행 일 효율 제고·건강 챙겨 일석이조포항, 동남권발전 주도역할 기대지자체간 상생발전 협력 꼭 필요- 스탠딩 회의를 도입하게 된 배경이 있었는가요.“유럽 출장 중 스탠딩 테이블에서 보고와 회의가 이뤄지는 것을 봤지요. 응접 소파에서 등을 기대고 느긋하게 회의를 하는 동양적인 문화와는 스피드가 달랐지요. 제 방에서 시작된 스탠딩 회의는 정부 각 부처로 확산됐어요. 일의 효율을 높이고 건강까지 챙기려는 `오피스 신풍속도`의 바람은 민간에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요.”- `김성렬 차관`하면 `정부 3.0의 전도사`란 별칭이 붙어있던데요.“행정자치부 창조정부조직 실장을 지내면서 정부3.0 비전 선포, 공공데이터법 제정 등 정부3.0 기반 구축을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공직 33년중 가장 열정을 쏟았다고 자부합니다. 현재는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정부3.0의 성과를 더욱 알리고 국민들이 손쉽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3.0 생활화`에 매진하고 있어요. 덕분에 `정부3.0 전도사`란 별명이 생긴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로는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정부3.0 추진 4년차를 맞아 국민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공공데이터 개방, 기관 협업 등 다양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요. 특히 정부 최초로 디지털 행정협업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업무자료를 클라우드에 저장하여 어느 자리에서나 자료를 열어보고 PC 영상회의로 일하는 업무환경이 마련됐습니다. 공공부문에 공간혁신도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칸막이로 나뉜 공간을 넓게 트고, 일터 안에서 학습·휴식까지 가능한 `스마트 오피스`를 여러 기관에 확산 중이죠. 앞으로도 `정부3.0 전도사`로서 전국 어디든 달려가 정부3.0 성과가 국민생활 곳곳에 파급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는 차관 취임과 동시에 차관 부재시 차관실을 직원 회의실로 개방하고 있다.- 지방재정개혁과 관련하여 경기도 일부 지자체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개혁에 앞서 지방소비세 확대 등 지방재정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그동안 정부는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2013년 `중앙-지방 재원조정`을 통해 연간 4조원 이상의 지방재정을 확충하였고 그 결과 2013년 53.8조원 규모의 지방세가 불과 2년만인 2015년에는 71조원으로 20조원 가까이 신장하는 등 지방재정 여건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재정의 총규모는 크게 증가한 반면, 세원 불균형으로 인해 자치단체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요. 자치단체 간 재정자립도 차이가 최대 64.6%p이며, 전국 243개 자치단체 중 절반이 넘는 124개 단체가 자체 지방세로 소속 직원의 인건비 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지요. 특히 법인지방소득세는 2015년 세수가 1.3조원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나 특정 시·군에 편중되고 세수 격차도 확대됐고요.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없이 국세의 지방세 이양 등 지방재정 확충 추진은 자치단체 간 재정불균형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결국, 재정 확충 효과가 전국에 고르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재정형평화 정책 선행도 반드시 필요한거죠. 정부는 지방재정 확충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금까지 그러한 기조 하에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다만,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자치단체 간 극심한 재정격차를 줄여나가는 노력 또한 중요한 과제이므로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시민사회의 행정참여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와 관련한 주요정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죠.“참여 활성화를 위해 취임 직후 `국민참여정책과`를 신설했어요.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정책 수립, 집행, 환류까지 망라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기제를 마련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모바일 시대에 맞게 국민들의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모바일 기기로 모을 수 있는 `국민생각함` 구축,`정부3.0 국민디자인단`운영을 통한 전국 330여개 지역별 현안해결 추진,`십시일반`이라는 재능기부 희망·수요간 매칭 시스템 구축 등이 대표적이죠.”- 지방행정실장, 창조정부조직실장 등을 역임하셨는데, 우리나라 행정조직(공공기관 등)의 현주소 및 향후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지난 3월현재 공무원정원은 102만2천690명이죠. 행정부공무원이 99만7천여명으로 97.5%를 차지하고 1월 기준 지방공무원은 30만2천여명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고용대비 공공부문 고용비율이 7.6%로 조사대상 OECD국가(26개국) 중 최저 수준입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저성장 추세와 복잡해진 행정환경에 따라 공공 행정조직의 기능효율화 및 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지요. 향후 과제로는 기능쇠퇴 분야를 발굴해 규제 등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복지·치안 등 국민에게 꼭 필요한 분야는 선제적으로 인력을 보강하고 있습니다. 또 지방자치 시행 이래 조직운영의 자율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행정환경의 변화와 행정수요 변화에 따른 자율적인 체질개선 노력은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제는 지자체의 특성과 여건, 그리고 환경변화에 맞게 조직 책임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탄력성과 현장성을 제고할 때죠.”- 국내외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행자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 해법과 그 기대효과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현장중심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방점을 두고 각종 정책과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지방규제 혁신 분야에선 기업·주민건의를 상향식으로 조사, 맞춤형 규제개혁 과제 288건을 선정해 부처 간 협업으로 즉시 개선 추진하고 있어요. 지방공기업의 불합리한 내규들을 8월까지 일괄 정비하고 행태규제 개혁에 박차를 가해 법령에 근거 없는 주민동의서 근절, 대대적 교육으로 적극행정을 현장에 착근시키고 있어요. 지역 일자리 창출 노력으로는 마을기업은 이미 전국에 1천300개가 넘게 설립되어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으며 전통시장 야시장조성, 골목경제 활성화, 마을공방 사업도 추진하고 있고요. 지자체의 창조경제 활성화 지원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차관님의 국내외적인 왕성한 활동에 고향 포항시민들의 기대치도 높은 것 같습니다. 포항은 어떤 방향의 발전을 지향해야 한다고 보는지, 그리고 포항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포항시는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를 이끈 주력산업인 철강 외에도 차세대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침체(Depression)속에서 주력인 철강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만큼 동해안 발전시대를 포항이 열어 가야하는 과제가 있는 것 같아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21세기 해양의 시대`를 맞아 해양과 관광 산업 활성화 △살고 싶고 활력 넘치는 도시 공간 조성 등을 대 전제로 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강력 추진되길 희망합니다. 철강 등 기존 산업과 통신 등 신산업을 접목한 융복합 산업 발전 추진, 친환경적인 도시 공간 조성(특히 남구), 교육·문화 등 도시의 소프트웨어 강화를 위한 투자 활성화, 지자체 간 상생 협력 추진(경주, 울진, 영덕, 울산 등) 등이 필요할 것 같아요. 특히 경북도청 이전으로 동남권 발전을 포항이 주도할 수 있는 협업이 절대 필요합니다. 저 또한 행정자치부 차관 이전에 포항에서 나고 자란 고향사람으로서 항상 응원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행정자치부 차관직을 수행하시면서 느낀 소회와 다짐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저는 오천초등(38회)을 다니다, 포항초등(52회)에서 졸업을 했지만 초등 모교는 2개교이죠. 당시 오천읍장으로 재임하시던 아버지를 보면서 어린시절부터 공직자를 꿈꿨습니다.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면서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마음가짐으로 국민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행정의 시작과 끝은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요. `자(자랑)·즐(즐거움)·보(보람)`를 바탕으로 생활하고 `3정(정확·정직·정성)`을 바탕으로 일하자는 것이 항상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저의 2가지 신조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지막 보루는 공직자라고 생각하면서 국민이 주인되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모든 정성을 다할 생각입니다.”/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2016-06-20

하롱베이 바다에서 상상력의 날개를 펴다

남부 사이공에서 출발한 베트남 기차여행. 종단열차의 북부 종착역인 하노이에 내렸을 때는 새벽이었다.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쓰나미와 일본을 뒤흔든 지진으로 세계가 시끄러웠던 시기. 기상이변이 이어졌다. 하노이 날씨가 한국의 초겨울처럼 추웠다. “이런 날씨를 겪기는 처음”이라며 고개를 흔드는 현지인들.그때 기자가 가진 옷이라곤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가 전부. 시장으로 가서 실로 뜬 점퍼를 15달러에 샀다. 그걸 껴입고, 긴 바지를 사 입었는데도 춥다. 하노이에 도착하기 전 여행했던 나라는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영상 30도 이상의 지역에 있다가, 궂은비 추적대는 날씨를 버티려니 죽을 맛이었다.현지에서 먹는 베트남 쌀국수, 가격 싸고 맛도 일품하롱베이 근사한 기암괴석 사이를 오가는 배에서호주·헝가리·인도·스위스 등서 온 관광객들과 유유자적목욕탕에 비치된 것과 비슷한 플라스틱 의자가 줄줄이 놓인 노천식당에서 500원짜리 쌀국수 한 그릇을 주문해 국물을 마셨다. 떨어진 체온이 돌아오는 느낌. 내처 한 그릇을 더 시켰다. 속이 든든해지니 마음에도 훈풍이 불었다.숙소를 잡아두고 산책에 나섰다. 나라가 멸망 위기에 처했을 때 칼이 솟았다는, 국권을 회복한 후에는 거북이가 나타나 칼을 돌려받고 사라졌다는 전설이 떠도는 호안끼엠 호수. 호안끼엠의 한자 표기는 `還劒(환검)`이다. 칼을 돌려준다는 뜻. 많은 사람들이 호수 주변을 어슬렁거리거나, 카페에서 베트남 커피를 즐기고 있었다.개인의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베트남 음식은 인근 국가인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음식에 비해 조금 더 맛있다.바게트의 가운데를 갈라 채소와 소시지 등을 넣어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베트남 샌드위치는 가격 대비 풍미가 그만이다. 한국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베트남 쌀국수도 면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일품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가격도 싸다. 샌드위치는 500~1000원. 쌀국수 역시 깔끔하고 인테리어가 잘 된 식당에서도 3000원 이상을 받지 않았다.아마 사이공에서였을 것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베트남식 요리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거리를 걷다 숯불에 굽는 양념한 돼지고기 냄새에 멈춰 섰다.그 냄새를 따라 가니 대나무로 울타리를 친 식당이 나타났다. 주인도 종업원도 영어를 못한다.그러나, 그게 무슨 걱정이랴. 손가락으로 익어가는 고기를 가리키며 “저것 먹고 싶어(I Want that)”라고 했다. 구운 돼지고기와 다양한 허브, 몇 가지 양념 종지. 거기에 라이스페이퍼(쌀종이)까지가 상 위에 등장했다.이걸 어떻게 먹어야 하지? 의문을 해결해줄 사람이 나타났다. 20대 초반으로 짐작되는 여성 종업원. 라이스페이퍼를 펼치고, 그 위에 고기와 허브를 놓은 후 몇 종류의 양념을 뿌린다. 그리고, 재빠르게 도르르 말아 접시 위에 놓아준다. 보기엔 어렵지 않은데 직접 해보니 잘 안 된다. 고기나 채소를 너무 많이 넣어 예쁘게 말리지가 않았다. 그 모습이 우스운지 깔깔거리던 종업원은 식사가 끝날 때까지 옆에서 라이스페이퍼를 말아줬다. 맛있는(?) 추억이다.하노이에 갔으니, 하롱베이를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오르던 용이 추락하며 만들어졌다는 기암과 괴석. 근사한 동양화처럼 펼쳐진 드라마틱하고 멋들어진 바다 풍광.용을 본떠 만들었다는 `드래곤 보트`를 타고, 1박2일을 바다 위에서 먹고 자는 여행객 대상 관광상품이 많았다. 그중 하나를 예약했다. 식사와 음료수 제공, 배 안에 마련된 싱글룸에서 숙박, 숙소에서 하롱베이까지 픽업을 포함 60달러. 출발 당일. `하롱베이 드래곤 보트 투어` 동행자들과 만났다. 호주에서 온 가족, 미국에 산다는 인도인 부부, 나이 지긋한 헝가리 노부부, 스위스에서 온 커플, 그리고 갓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는 폴란드 아가씨가 4명. 동행이 없는 기자에겐 더없이 멋진 여행 친구들이었다.세상 모든 형상을 빚어놓은 듯한 기묘한 바위섬 사이를 가르며, 큰바다로 나가는 배 위에 올라 유유자적하는 하루.폴란드 아가씨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차가운 백포도주를 마셨다. 목구멍을 뜨겁게 만드는 알코올 함량 40%의 `하노이 보드카`도 달콤하게 느껴졌다. 물론, 폴란드 아가씨들에게도 권했다. 추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꽤 많은 술을 마신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됐다. 러시아와 몽골 사람들이 그랬고, 폴란드인들도 그랬다. 러시아와 몽골의 추운 날씨는 이미 유명하고, 폴란드 역시 겨울 평균기온이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의 국가다. 저녁을 먹고, 2층 갑판에 각국 사람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호주에 사는 아저씨는 집에 수영장과 테니스장이 있단다. 스위스에서 온 서른한 살 사내는 6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했다.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거기에 제 나라 말까지. 인도인 부부는 채식주의자라 배에서 제공되는 음식을 먹지 못해 배가 고프다고 했다.그 부부는 해산물과 육류 위주로 구성된 요리가 차려진 저녁 식탁에서 내내 감자튀김만 먹었다. 그것도 “식물성 기름으로 튀긴 것이냐?”를 수차례 물어보며. 세계의 채식주의자 중 절반이 인도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산다는 퇴직한 수학 교사는 “한국 시인 중에 김춘수라는 사람이 있고, 그가 쓴 시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이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흥미를 보이며 묻는다. “어떤 내용인가요? 슬픈 겁니까?” 놀란 표정의 퇴직교사를 바라보며 우아하게 나이든 그의 아내가 조용히 웃었다.이윽고 밤은 깊어 자정이 가까워왔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잠을 청하며 침대에 누운 시간. 배 안에 마련된 조그만 방을 나와 난간에 기대 어둠에 물든 바다를 바라봤다.주위는 고요했고 일렁이는 물결 소리만이 귓전을 간질였다.기자는 호치민과 보 티 사우, 이념과 전쟁,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차별과 평등, 사이공의 빌딩숲과 하롱베이 바다 밑을 헤엄치는 거대한 물고기를 떠올렸다. 그 복잡한 단어와 문장들이 불면의 밤을 예고하고 있었다.사진제공/류태규/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06-17

반세기 훌쩍 넘는 세월 `희로애락` 함께한 동반자

`고난과 불행이 찾아올 때 비로소 친구가 친구임을 안다.`중국의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남긴 친구에 관한 소회다.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마주했을 때 곁에서 어깨를 내어주는 친구가 진실한 우정이었다는 깨달음이다. `영원한 친구`포항시와 해병대의 인연은 한국전쟁 당시 포항비행장을 방호하던 미 해병대에 한국 해병대 1개 중대가 합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서로의 어깨를 내어주며 희로애락(喜哀)을 함께했다. 본지는 특별기획시리즈를 통해 반세기 넘게 운명을 함께한 포항시와 해병대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21세기 민·군 협력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려 한다.한국전쟁 당시 美 해병대 전비단에韓 해병대 1개중대 합류로 첫 인연1959년 3월 `포항시대` 본격 개막`포항시·포특사 발전협의회` 결성대민 지원·부대 주변환경정비 등공동발전사항 논의 꾸준히 이어가산불·수해·폭설 등 재난수습도 앞장악재극복 발벗고 나선 든든한 지원군□ 군부대의 포항주둔 역사포항시가 지난 2014년 발간한 `포항시사(浦港市史)`에 의하면 포항지역에 주둔한 군부대의 역사는 신라시대 수군진 설치에서 비롯돼 고려·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지속되고 있다.현재 해병대 제1사단이 주둔하고 있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 일원은 조선 태종·세종 때 새로운 군사제도 마련에 따라 설치한 수군진이 위치한 곳으로 천혜의 요새였다. `세조실록`과 `경상도속찬지리지` 기록에 따르면 `경상도 4진 중 하나인 영일진은 임곡포(林谷浦·현재의 임곡항)로부터 6리 20보(2.5㎞) 지점`이라고 정확히 기술돼 있다. 영일진은 중익(中翼)으로서 좌익(左翼)을 장기(현 장기면)로, 우익(右翼)을 흥해(현 흥해읍)로 삼았다고 한다.일제시대에는 1941년 2월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따른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동남아에 국한됐던 전쟁이 태평양 전체로 확대되면서 포항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일본 본토에 대한 미국의 점령을 우려했던 일제는 1943년부터 포항, 여수, 목포, 제주도에 비행장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고 포항지역에는 영일군 오천면(현 포항시 오천읍) 일월동 일대에 비행장 건설작업을 실시했다.일제는 1943년 5월부터 포항 유지들에게 군용비행기 할당을 강제해 패전때까지 비행기를 계속 헌납받았다. 비행기 완공후에는 가미가제용 비행기 2대를 대기시켜 기초훈련을 실시했으며 불과 몇년만에 광복을 맞게 되면서 1945년 10월 3일 포항비행장에 대한 무장이 해제됐다.□ 해병대와 포항의 인연해병대는 한국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던 1952년 8월 1일 미 해병대 제1전투비행단의 포항비행장 외곽경계를 지원하기 위해 1개 중대가 주둔하면서부터 포항시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 부대는 같은해 10월 1일 해병대 포항경비부대로 개편된 이후 1개 중대를 증편해 평택파견대를 운용했으며, 1953년 3월 17일에는 포항막사로 개편됐다.1955년 7월 21일 포항막사와 평택막사를 통합해 포항부대로 증편한 해병대는 이듬해 7월 1일 미 해병대 제3비행사단이 철수함에 따라 포항기지를 창설했다. 해병대는 포항비행장을 인수하고 주둔지 경계 및 교육훈련시설을 관리·유지하면서 포항기지에 예비역 교육대를 설치해 예비역 해병 입영근무 소집을 실시하면서 1958년 4월 15일 마침내 해병대 포항기지로 개편됐다.장단·사천강지구 전투를 수행 중이던 해병대 제1전투단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서명과 동시에 수도권 방어임무를 위해 경기도 파주군 문산읍에 전투단 본부를 설치했다.1954년 2월 1일 제1전투단을 기간으로 해병 제1여단이 금촌면에서 증·창설됐으며 3월 17일 미 해병 제1사단이 본국으로 철수함에 따라 작전권을 환수했다. 1955년 1월 15일 제1여단을 기간으로 상륙작전을 주임무로 하는 해병대 제1상륙사단을 창설해 상륙작전부대로서 체제를 정비해갔다.이같은 상황 속에 1959년 당시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 해병대 제3비행사단이 주둔하던 포항기지를 한국 해병대가 인수해야 한다는 미 해병대사령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서부전선에 있던 해병대 제1상륙사단은 1959년 3월 28일 포항으로 이전하며 본격적인 해병대 포항시대가 개막했다. □ 경제효과 연간 2천억원㈔세계한민족미래재단 부설 포항환동해미래연구원은 지난 2014년 `해병대와 포항지역발전`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당시 세미나에서는 전병훈(전 해병대 제1사단장) 박사, 전명종 포항환동해미래연구원 소속 연구원, 이종판 한국미래문제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서상문 포항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 등 군관련 전문가 4명이 차례로 등장해 해병대와 포항시의 관계에 대해 주제발표를 진행했다.이 자리에서 전명종 연구원은 해병대가 포항시에 주둔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2010년 기준 1천846억원으로 지역 총생산의 1.05%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이같은 규모는 해병대 가족투어가 실시된 2012년 초부터 더욱 늘어나 오늘날 연간 2천억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소비집단으로만 여겨졌던 해병대가 주둔 지역의 사회·문화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상생협력 첫걸음 `포항시·포특사 발전협의회`포항지역 주변 영토와 해안을 방어하는 해군과 해병대의 합동지역 사령부인 포항특정경비지역사령부(이하 포특사)는 포항시와 정기적인 회의를 실시하면서 정책협의적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이는 2004년 12월 해병대가 현안문제 협의체 구성을 포항시에 제안해 시행된 것으로 2005년 5월 18일 첫 회의 개최 이후 현재까지 `포항시·포특사 발전협의회`라는 명칭으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포항시와 해병대는 회의를 통해 군부대의 대민지원, 지자체의 부대 주변환경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하고 양측의 각종 현안사항과 공동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특히 군부대의 물리적 개방뿐만 아니라 군 부대원이 지역사회에 대해 가지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개방성을 확보해주기 위한 다양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지역사회 구성원이 군의 폐쇄적 성향에 대해 가지는 편견을 깨는 노력이 이 협의체에서부터 시작돼 사회·문화적 영향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지역사회가 제기하는 다양한 민원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면서 포항시와 해병대는 동반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대형사고 수습에도 앞장춘삼월 봄기운이 움트던 지난 2013년 3월 9일 포항시 북구 용흥동의 한 야산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최고 초속 15.9m의 강풍을 타고 도심 속 야산 3개를 타고 넘었다. 불과 1시간여 만에 직선거리 2㎞, 인근 4개 동을 휩쓸었다.이 산불에 의해 1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당했고 주택 58채가 불에 타 120여명이 갈 곳을 잃었으며 재산피해만 29억6천만원에 달했다. 당시 경찰조사결과 철없는 중학생의 불장난이 거대한 화마로 이어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은 배가 됐다.시름에 빠져있던 주민들을 위해 나섰던 이들은 다름 아닌 해병대.해병대 제1사단은 사고 당일인 9일 포항시로부터 긴급지원요청을 받아 즉시 포특사 위기조치반을 소집해 산불진화부대 병력 700여명과 소방차 2대, 헬기 2대를 산불 현장으로 급파했다.해병대는 이날부터 10일 새벽 1시께까지 포항시 북구 용흥동과 연일읍 일대에서 유관기관 인력과 함께 지역별 방화선을 구축하고 군사작전에 준하는 산불진화작전을 수행했다.복구작업에도 힘을 아끼지 않았다.화재현장에 투입된 해병대 장병 500여명은 산불 발화지점에서 날아온 불씨가 옮겨 붙어 피해를 입은 수도산과 포항고, 포항여고, 영흥초 등에서 화재 복구작업을 실시했다.이렇듯 해병대는 화재발생 이후 사흘간 총 2천200여명의 장병을 투입해 화재진압과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고, 이같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원은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해병대는 이처럼 포항의 크고 작은 재난(산불, 수해, 폭설, 영농지원 등)에 발벗고 나서며 포항시민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6-06-16

입원환자 개인공간 확대 목표 증축 환자 중심 의료복합시설 면모 갖춰

포항 세명기독병원(원장 한동선)은 멈춤이 없다. 경북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정형외과 수술 최다 기록을 세웠다. 각종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차지하며 명성도 쌓았다. 현 위상(位相)에 오르기까지 지난 66년간 쉼 없이 달려온 셈이다. 가히 지역 의료계를 대표하는 에너자이저(Energizer)다.영양관리실 배치 등 본관 재정비기존 175병실서 221병실로 늘려지역유일 간호관리 우수등급 받아지난해 내원환자 58만7천명 기록정형외과 수술 1만건 국내 최상위□ 증축 본관 이달 본격 가동의료법인한성재단 세명기독병원은 지난 13일 본관 증축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병실을 보완하고 입원환자용 영양관리실을 배치했다. 본관은 내원환자가 가장 먼저 발을 들이는 곳이자 입원 땐 일정기간 머무르는 공간인 만큼 꾸준한 시설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뜻에서다. 특히 이번 증축공사를 통해 입원환자 개인공간을 확대했다. 전체 625개 병상 운영은 유지하면서 기존 175병실에서 221병실로 늘렸다. 지역 내 KTX 개통, 공항 재개항 등 교통접근성이 개선된 가운데 환자 중심 의료복합시설로서의 면모를 강화했다. 세명기독병원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의료계에는 만성적자에 허덕이다 결국 폐업하는 병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포항도 대도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지역민들의 의료관광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고수한 것은 지역 의료 수준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우리 병원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실제로 세명기독병원은 첨단장비를 갖추고 의료진을 영입하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속적인 재투자가 성장 원동력인 셈이다. 그 결과, 6월 현재 전문의 94명을 포함한 총 1천270명 직원이 31개 진료과에서 환자를 돌보며 동해안권 최대 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이자 `관절전문병원`이라는 이름표도 달았다. 매년 응급의료기관평가는 물론 급성심근경색증, 폐렴, 뇌졸중, 혈액투석 등 중증질환 적정성 평가에서 연속 1등급을 획득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 확대 의료기관은 다양한 일자리를 다량(多量) 창출할 수 있는 복합시설이다. 세명기독병원은 총 866명의 간호 인력을 자랑한다. 건강심사평가원 평가 결과 간호 관리 1등급도 받았다. 평가기준상 간호사 1인당 환자 2명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1등급이 부여되는데, 세명기독은 환자 1.5명당 간호사 1명을 배치했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간호관리 우수등급을 받은 비결이다. 세명기독병원은 지난 2013년 25억여원을 들여 간호사 기숙사를 짓고 타지역 우수 간호 인력 확보 및 유지를 위해 정성을 쏟았다. 간호관리 1등급 타이틀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가점으로도 작용했다. 지난해 7월에는 지역 최초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3개 병동, 91개 병상을 대상으로 운영했지만 올해 4월부터는 11개 병동, 327개 병상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원활한 간호서비스 제공을 위해 병동 내 병상을 조정하고 간호사 206명, 간호조무사 54명 등 인력 재배치를 통해 업무효율을 높였다. □ 미래가 기대되는 병원 지난해 세명기독병원 내원환자는 58만7천71명을 기록했다. 53만 포항시민 모두가 한 번씩은 다녀간 셈이다. `최고의 의술로 신뢰받는 병원`이 되기 위한 비전 아래 정형성형병원, 심장센터, 뇌신경센터, 응급의료센터, 소화기내시경센터 등 5대 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지난해 수술건수는 총 1만3천944건으로 이 가운데 정형성형병원이 1만1천338건을 차지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16명을 포함, 총 30명의 의료진이 관절센터, 척추센터, 성형재건센터로 나눠 전문분야별 진료를 지원한 결과다. 정형외과 단일분야 `국내 최상위 수준`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센터 간 협진시스템을 통해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논문 발표 등 국내외 학회 활동과 전국 규모의 심포지엄 개최 등 학문적인 연구수행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오직 환자를 위한 사명감 때문이다. 여기다 원스톱스피드(one-stop speed)를 자랑하는 종합건강증진센터와 인공신장기기 37개를 갖춘 인공신장실을 비롯해 유방갑상선, 치매파킨슨, 폐암조기진단클리닉, 통증, 당뇨 등 전문클리닉을 운영하며 환자중심 의료서비스를 실천한다. 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원장은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병원을 믿고 찾아준 시민들의 사랑이 가장 컸다”며 “앞으로도 첨단장비와 시설을 갖추는데 투자하고 우수한 의료진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더 좋은 병원으로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병원의 핵심가치인 `앞선 의술, 더 큰 사랑의 실천`을 위한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6-15

“우리 모두의 일” 두 도시 공조 형산강 프로젝트 성공 장밋빛

형산강의 환경은 오랜 세월동안 많은 오염원으로 인해 몸살에 시달려왔다. 1960년대 이후 전통적인 오염 원인으로 꼽히는 축산폐수와 함께 지난 1980년대 도시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생활 하수와 산업폐수는 형산강 수질을 더럽히는 주요 원인이 됐다. 최근 들어 환경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수질개선을 위한 시설이 대대적으로 확충되면서 형산강의 수질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잘못된 의식과 환경 훼손 실태에 못 미치는 행정의 사각지대가 방치되면서 형산강의 수질환경은 여전히 위험에 처해있다.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형산강 물 관리 문제에 대한 경주시와 포항시의 공조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전례없는 대협력의 시대를 맞아 형산강의 수질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고질적 축산폐수 문제 해결 경주시 `발빠른 대처` 고무적침전조 철저한 관리도 약속매년 3∼4회 발생하던 적조, 올해는 全無포항시 대대적 하수관거 정비사업 `한몫`□희망농원 문제 공동화두 떠올라포항과 경주는 수계를 나누는 밀접한 관계다. 물이라는 중요한 자원을 공유하기 때문에 그동안 크고 작은 갈등도 잦았다. 형산강을 상수원으로 하는 포항시는 경주시의 형산강 관리에 볼멘소리를 냈고 이를 월권으로 받아들인 경주시와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경북도가 미래 전략과제로 `형산강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두 지자체는 형산강을 매개체로 상생협력 및 공동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형산강의 대표적인 오염원인 희망농원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주시가 대대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희망농원은 도내 가금류 집단지역 4곳 중 하나로 분류되는 대규모 양계단지로, 23개 양계농가가 모여 60만여 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다. 이 곳은 형산강 지류인 신당천을 끼고 있어 형산강의 오랜 골칫거리로 지목돼 왔다. 지난 1979년에 조성돼 치외법권 지대처럼 운영되는 음성 나환자(한센인) 정착촌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담당 지자체인 경주시도 함부로 행정력의 잣대를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형산강 오염원 개선위해 즉각 대처경주시는 희망농원 축산폐수로 인한 신당천 오염이 가속하고 민원이 빗발치자 1998년 경주시에코물센터(당시 수질환경사업소)와 두 곳을 연결하는 300㎜ 오수관을 설치해 개선을 꾀했다. 그러나 비가 내리면 부유물로 오수관이 막히는 등 축산폐수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이같은 문제는 본지의 지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고, 포항시는 희망농원을 방문해 침전조 청소현장을 둘러보고 형산강 관리에 대한 경주시의 더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최양식 경주시장은 에코물센터 등 관련부서의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경주시는 장비를 동원해 야외 침전조를 청소했으며, 침전조로 닭 사채 등의 부유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스크린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희망농원까지 연결된 300㎜ 오수관로 점검을 마치고, 부유물로 오수관이 막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위센서를 설치했다.경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는 축산과가 침전조 준설 및 부유물질 청소 등을 담당하고 환경과는 강력한 단속을 펼치는 등 역할을 확실히 구분했다”면서 “앞으로 희망농원 축산폐수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희망농원복지협동회 대표도 “그동안 축산폐수가 형산강으로 흘러든 문제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는 침전조를 철저히 관리, 경주와 포항시민들이 우려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형산강 오염원 개선에 경주시가 즉각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두도시가 김관용 경북지사를 중심으로 공조하고 있는 형산강 프로젝트의 성공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형산강 수질개선사업 효과 `톡톡`포항시의 형산강 수질개선사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최근 5년 동안 연평균 매년 3~4회씩 발생하던 적조가 올해까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것. 이는 지난해 9월 준공된 형산생태유수지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형산생태유수지는 평소 양학동, 대이동, 효자동에서 나오는 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비가 오면 초기우수 5㎜ 약 3만t을 유수지 내로 유입한다. 기존 형산강으로 여과 없이 흘러들던 이 물은 24시간 침전 후 형산강으로 방류된다. 최근에는 영양 염류가 많이 포함된 물이 유입되면서 유수지 내에 녹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성분은 99% 가까이 처리돼 형산강으로 방류된다.형산강 일원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으로 도시폐수나 산업폐수에 의한 해수의 부영양화로 플랑크톤이 급격하게 이상 증식해 물이 적갈색을 띠는 현상인 적조가 매년 3~4회씩 발생해왔다. 그러나 형산생태유수지가 준공돼 현재까지 360만t을 처리하면서 올해까지 단 한 번의 적조도 발생하지 않는 효과를 거뒀다.포항시가 대대적으로 실시한 하수관거정비사업도 형산강 수질 개선에 한몫했다는 평가다.그동안 포항시 하수시설은 합류식으로 만들어져 비가 오면 생활오수가 빗물에 섞여 형산강으로 유입돼 오염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2006년부터 생활오수와 빗물을 분리하는 하수관거정비사업을 추진, 178㎞에 이르는 하수관을 정비했다.이번 사업으로 영양 염류를 많이 포함한 생활오수 23만2천㎥가 매일 포항하수저리장을 통해 처리되고 있으며, 정화된 오수 중 10만㎥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거쳐 공업용수로 공급된다. 나머지 13만2천㎥는 형산강으로 방류된다. 이 사업은 오는 2018년까지 죽도, 상대, 해도, 효곡동 등 101㎞를 추가 정비할 계획이며, 사업이 완료되면 형산강 수질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포항철강공단유수지를 활용해 공단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을 제거하고, 사고 시 발생하는 화학 오염물질을 처리하고자 `포항 철강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으로 환경부에 160억 사업비를 신청했다.포항시 관계자는 “생태유수지 조성사업과 하수관거정비사업 등을 통해 형산강 수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형산강지킴이, 한국재난구조단 포항지회 등 민간환경단체들과 힘을 모아 형산강의 깨끗한 환경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안찬규기자

2016-06-13

베트남, 자존심과 바가지 상혼의 불안한 동거

누구나 한 번쯤은 읽었을 중국의 고전 삼국지. 거기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칠금맹획(七擒孟獲)의 고사(故事)다. 이는 `맹획이란 장수를 일곱 번 사로잡다`쯤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그 에피소드를 요약하면 이렇다. 촉나라 승상 제갈공명이 `남쪽 오랑캐`(남만·南蠻)`를 정벌한다는 이유로 지금의 베트남 일대를 침략한다. 당시 남만의 지배자는 맹획. 무시무시한 완력과 배짱으로 이름 높았던 장수다. 제갈공명의 군대에게 일곱 번 사로잡혀 일곱 번의 고초를 겪었음에도 맹획은 “항복하겠다”란 말을 하지 않았다.이 이야기를 통해 중국은 제갈공명의 아량과 상대를 압도하는 전략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불리한 전쟁에서 생포된 장수가 일곱 번을 다시 목숨 걸어 싸우고, 또 싸우는 게 쉬운 일인가?맹획은 굴복을 모르는 자존심덩어리였다. 바로 그런 베트남의 기질이 초강대국 미국과 프랑스의 군대를 자기 땅에서 몰아낼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이었을 것이다.현지 젊은이들 배려로 찾은작고 소박한 게스트하우스친절하고 저렴해 감동이름난 관광지에선10배 넘는 바가지 상혼독립의 자존심과 상반 `씁쓸`나트랑을 출발한 베트남 종단열차는 힘겹게 달렸다. 지친 철마가 숨을 고르며 멈춘 곳은 후에(Hue). 불과 7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다. 새벽 2시. 도시 전체가 깊은 잠에 빠져 사위가 캄캄절벽이었다. 가로등도 없고, 달빛도 졸고 있다. 왕조의 화려한 중심지였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숙소부터 구해야했다. 기자가 알고 있던 후에의 숙소 이름은 딱 하나였다. `민꽝 게스트하우스`. 하지만, 늦은 밤에 처음으로 도착한 도시인지라 도무지 찾을 자신이 없었다. 그때, 기차에 동승했던 청년 서너 명이 다가와 묻는다. “도와줄까요?”그들은 20대 초반의 베트남 젊은이들. 고교 동창 야유회를 떠났다가 기자와 같은 기차에 오른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도움으로 숙소를 쉽게 찾았다. 고마움에 맥주라도 한 병씩 마시라며 5달러짜리 지폐를 내밀었지만 결국엔 받지 않았다. 여행자에게 베푼 친절을 몇 푼의 돈으로 계산 받고 싶지 않다는 자존심이었을 것이다.민꽝 게스트하우스는 가족이 운영하는 작고 소박한 숙소. 꽃나무 흐드러진 정원에 앉아 마시는 달콤한 커피가 좋았다. 베트남 커피에선 초콜릿 향기가 났다. 사람 좋아 보이는 주인 아주머니와 10대 후반의 아들은 커피는 물론,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을 무시로 가져다줬다. 로비에 앉기만 하면 그것들을 내왔다. 과일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니지만 성의가 고마웠다.후에를 떠나던 날. 예상한 금액보다 적은 숙박료를 받겠다고 해서 한 번 더 놀랐다. “사흘을 묵었는데, 왜 이틀치만 계산한 건가요”라고 물었다. 아주머니를 대신해 아들이 답했다. “첫날은 새벽에 왔잖아요, 그건 계산에 포함 안 시켰어요.”대신 커피와 과일값을 지불하겠다는 기자와 “그건 모든 손님에게 무료로 드리는 것이니 따로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주인 모자와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제갈공명과 맹획의 피 튀기는 싸움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유쾌한 다툼이었다.위의 두 가지 추억은 후에를 즐거운 기억으로 남게 했다. 그러나, 스트레스와 짜증을 불렀던 사건도 없지 않았다.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는 법이니까. 자금성을 본떠 만들었다는 후에의 왕궁을 구경 갔던 날이다. 왕이 머물던 시절에는 왕과 처첩, 측근만이 드나들 수 있었다는 내밀한 구역이 이채로웠다. 사라진 왕조의 궁전은 쓸쓸한 감상을 불렀다. 흥망과 성쇠, 그리고 부침.여행자에겐 좋을 게 없는 우울한 잡념을 떨치려 궁전 안에서 코끼리를 탔다. 차광막 드리운 거대한 짐승의 등에 올라 왕이 살았던 공간을 여유롭게 어슬렁거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문제는 코끼리에서 내려 마른 목을 축이려 들렀던 노천카페에서 일어났다.후에의 특산품 중 하나인 `후다 맥주(Fuda beer)`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술 중 하나다. 구멍가게에선 30센트(36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3달러(3600원)를 내란다. 어쩔 수 있나. 낼 수밖에. 유명 관광지에서 흔히 접하는 바가지 상혼이라 생각키로 했다.그런데, 옆 테이블에 앉은 유럽 여성에게는 똑같은 맥주를 7천200원 받고 있었다. 가만히 보고 있기가 뭣해서 조용히 주인을 불러 물었다. “맥주 한 병에 7200원이라니 너무 비싼 것 아닌가?” 돌아온 대답에 더는 할 말이 없었다. “너희들은 부자 나라에서 왔잖아. 그리고 저 여자에게 얼마를 받든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인데.” 짜증이 솟았다. 그 가게를 나와 찻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근데, 이건 또 뭔가? 커피를 가져다주며 3달러를 선불하란다. 베트남 커피 한 잔의 평균 가격은 30센트에 불과하다. 그곳에선 맥주도 커피도 10배의 폭리를 취하고 있었던 것. 불볕더위에 화까지 내면 불쾌지수만 높아질 터였다. 커피를 마시는 둥 마는 둥 자리를 떴다. 갑작스레 피곤이 몰려왔고, 숙소로 돌아가 쉬고 싶었다. 궁전 밖으로 나오니 베트남 전통 교통수단인 시클로(자전거 택시)가 줄을 지어 서있다.무더위에 땀 흘리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의자에 앉으며 요금을 물었다. 그런데…. 30달러란다. 왕궁에서 민꽝 게스트하우스까지는 1km가 채 안 된다. 그럼에도 3만6천원을 달라고 하는 거다. 연이은 바가지였다. 시클로 타기를 포기하고 터벅터벅 걸어 숙소를 향하는 길. 생각이 복잡해졌다.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폭탄요금 바가지를 씌운다는 일부 택시기사에 관한 언론보도가 떠올랐고, 일본인에겐 한국인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다고 당당히 말하는 서울 명동의 노점상 인터뷰도 기억났다. 남을 통해 우리의 맨얼굴을 돌아보는 마음은 참담했다.베트남은 자존심으로 독립에 이른 나라다. 일곱 번 사로잡히면서도 항복을 입에 담지 않았던 맹획의 자존심, 해방의 원했던 국민들의 힘을 모아낸 호치민의 자존심, 마주선 총구 앞에서도 당당했던 열일곱 소녀 `보 티 사우`의 자존심이 세운 나라가 베트남인데….돈 앞에 자존심을 버리고, 여행자를 상처 입히는 일부 베트남 장사꾼을 도대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 `민족적 자존심`과 `바가지 상혼`의 불안한 동거. 어울리는 않는 이 두 단어는 그 나라를 떠나는 날까지 기자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맴돌았다. 베트남 기차여행을 위한 TIP사이공에서 하노이까지 해안선을 따라 철로가 이어지는 베트남은 기차로 여행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한국의 기차보다 속도가 느리고, 정시 출발과 도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낭만`을 찾는 배낭여행자들에겐 인기다.보다 즐거운 베트남 기차여행을 위해 아래 사항을 미리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기차표는 직접 구입하자주요 관광지마다 수없이 많은 여행사 간판이 걸려있는 베트남. 여행사는 비행기 티켓은 물론, 버스표와 기차표 구입을 대행해준다.하지만, 달랑 기차표 한 장 대신 사주고 터무니없는 커미션을 요구하는 곳도 없지 않다.티켓 가격 절반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업체를 본 적도 있다.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기차표는 직접 역에 가서 예매하는 것이 좋다.베트남 역무원 대부분은 영어를 할 줄 안다. 기본적인 회화만 가능하다면 기차표 사는 걸 굳이 남에게 맡길 이유가 없다. ▲ 식당칸을 적극 이용하자베트남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의 상당수는 기차의 침대칸을 이용한다.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이동거리가 길어 하룻밤을 기차 안에서 보내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낮에는 침대칸에 멍하니 누워있을 필요가 없다. 식당칸으로 옮겨 창밖으로 펼쳐지는 동양화 같은 풍경을 감상하며, 시원한 음료수나 맥주를 마시는 건 기차여행이 주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독특한 향신료가 들어간 베트남식 볶음밥에 따끈한 국물을 곁들여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현지인·여행자와 말동무가 돼보자짧게는 6~7시간, 길게는 30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말벗이 간절해진다.그때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함께 탑승한 현지인이나 관광객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자. 거기서 의외의 친구를 얻을 수도 있다. 웃으며 건네는 인사에 화를 낼 사람은 없다. 과자나 과일 등 군것질거리를 슬쩍 나눠주는 것도 짧은 시간에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영어와 베트남어를 잘 하지 못하면 또 어떤가.미소와 보디랭귀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친해질 수 있는 게 여행자들이다.사진제공/류태규/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06-10

상주시, 농특산물 수출 3천만불 시대 향해 힘찬 걸음

상주는 예나 지금이나 농업의 요람이자 우리나라 농업의 살아 있는 역사 현장이다. 낙동강 유역의 넓은 평야와 삼한시대 축조된 공검지 등을 중심으로 수도작이 발달하면서 찬란한 농경문화를 꽃피웠다. 상주는 경지 면적뿐만 아니라 농가 수와 농업인구, 농기계 보유 대수 등이 타 지역에 비해 단연 앞서고 농업 규모와 생산량 역시 전국 상위 수준이다. 여기에다 근래에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구축되면서 전국 어디든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한 교통 결절지역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등에 업고 상주는 이제 농산물 수출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면서 수년 내에 농특산물 3천만불 수출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키워가고 있다.지역내 농가 등 47개소 `민간수출유통사업단` 발족아자개쌀·곶감·배·조미김 등 올해 수출 4천t 목표대한민국 최초 농산물 중국 수출… 홍콩과도 MOU체계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상주시는 전국 기초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3년 초 국제통상 TF팀을 설치하고 지역 내 수출단지·업체·농가 47개소가 민간수출유통사업단을 발족했다.2015년 1월 조직개편으로 유통마케팅 부서를 신설하고 그해 8월 수출 전문요원 채용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진용을 갖추었다.시는 올해 초 상주농식품 수출마케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난해 수출했던 3천872t(218억원)의 수출물량을 올해 4천t(250억원)으로 늘이기 위해 뛰고 있다.한중 FTA에 대응한 중국 수출 확대를 위해 권역별·시장별 특성에 따른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진행하고 있다.지난해 3월 5일 `한-UAE 할랄식품 MOU 체결`을 계기로 상주시도 주요 할랄시장 현황 및 유망품목 등 심층정보 조사와 더불어 수출업체 할랄 인증을 계획하고 있다.또 가공식품 위주의 수출로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것에 주목해 조미김을 위시해 지역 대표 전통식품 육성 및 6차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 신선농산물 수출 1등 도시상주시는 지난해 경상북도에서 실시한 농식품 수출정책 우수 시·군 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는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해 상사업비 1억원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경북도내 23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평가는 수출액, 수출신장률, 수출단지 운영 및 관리성과, 해외시장 개척활동 등 13개 분야에 대한 평가를 했다.상주시는 수출신장률, 가공식품 수출확대, 해외시장 개척 노력,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기반조성을 위한 신규사업 추진 등 성과를 인정받아 대상을 수상했다. 세계를 누비는 상주 농특산품상주시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로 쌀 수출 물꼬를 텃다. 지난 3월 선적한 상주 쌀은 지역에서도 밥맛 좋기로 소문난 아자개쌀 36t(5천여만원 상당)으로 수출업체 경북통상을 통해 캐나다 토론토 현지 유통업체인 갤러리아 마켓의 욕밀점 및 쏜힐점 등에서 판매된다.미국에는 롯데프라자 마켓을 통해 버지니아, 메릴랜드의 주요 도시 5개소에서 소비자들에게 그 맛을 선보이게 된다.이번 수출은 상주시의 우수한 프리미엄 쌀을 수출해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다.상주곶감은 한류열풍을 타고 미주와 동남아 등지로 진출하고 있는데, 지난 한 해 45t, 약 6억 규모의 곶감을 미국, 캐나다, 홍콩, 베트남 등으로 수출했고 올해는 2월 현재 이미 21t, 약 4억원어치를 수출했다.상주시 함창농공단지 내 조미김 가공 공장인 한미래식품은 2014년 7월 30일 공장 준공과 더불어 중국으로 첫 수출 선적식을 가졌다.2015년 12월 중국 상해에서 해양수산부와 상주시가 함께 참여해 중국 내 89개소 매장을 가지고 있는 `Metro`와 수출 계약을 맺어 13억 중국시장에 대한 포인트를 잡았으며, 앞으로 중국시장에서만 최소 1천만불 이상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상주시 사벌면 친환경참배수출법인은 2014년 호주로부터 배 수출 단지로 지정받아 상주배 53t(1억 7천상당)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국에서 호주로 배를 수출하는 지자체는 상주시와 경남 하동군 뿐이다.상주시 모동면 서상주농협은 작년 농림축산식품검역본부로부터 중국수출단지로 지정받아 국내 포도로는 최초로 중국 수출 선적식을 갖고 캠벨포도 6t을 수출했다. 1차 농산물로는 대한민국 최초로 중국 수출을 시작했고, 거대 중국시장의 문을 열어젖혔다는데서 그 의미가 크다. MOU 통한 수출 교두보 확보상주시는 지난 5.17~22일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중국과 홍콩을 방문해 1천만불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복건성의 주도인 복주에서 개최된 복주국제식품박람회 참관, 현지 유력 바이어들과 MOU 체결 및 상담 등을 통해 현지시장 수출확대 기반을 굳혔다.복주구맹진출구무역유한공사(자본금 50억원)는 유럽과 국제무역을 20년간 해온 전문업체로 이번 상담에서 조미김, 포도, 유자차, 감말랭이 등을 연말까지 200만불 정도 수입키로 계약했다.초대전구흘집단은 홍콩, 심천, 상해에 각기 상장돼 중국내 2천800개 유통 대리점과 온라인사업을 운영하는 대형 식품기업이다. 중국 재계서열 81위의 이 기업은 중국 내 식품부문의 `알리바바`로 불리고 있으며 이번 상담으로 연말까지 700~800만불의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홍콩의 삼농집단과 진행된 상담에서는 상주가 추진하고자 하는 다품목 소량시장의 최적지로 판단하고 향후 삼농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키로 했다.삼농집단은 중국에서 신선농산물을 직접 재배·생산하면서 홍콩으로 수출해 웰컴, 파크앤삽 등 주요 상점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별도 브랜드인 `코리아팜`을 오픈, 한국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이정백 상주시장은 “최근 FTA에 따른 농산물 시장개방 가속화와 무역환경의 급변으로 해외시장 정보와 세일즈 판촉 홍보활동이 강하게 요구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신선농산물에서 가공식품 수출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조미김이 수출에 청신호를 켜줬다. 상주시의 경우 전략적으로 다품목 소량시장을 공략해야 할 교두보 확보가 절실했는데, 이번 홍콩 방문을 통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농가소득 증대 및 국내 농산물의 가격안정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상주/곽인규기자

2016-06-10

저렴하고 깨끗한 원자력, 에너지산업 밑거름으로

원자력 하면 사람들은 흔히 `히로시마, 나가사키, 체르노빌, 후쿠시마`와 같은 단어들을 떠올리며, 아울러 방사능 물질이 발산하는 흰 빛 같은 것을 상상하게 된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에게 있어서 원자력 발전은 실제로 그것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는 별개로 일반인들에게 일종의 공포와 거북스러움을 주고 있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이유로 원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신규 원전 건설이나 방폐장 건설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원자력 발전소의 필요성과 적정 전력예비율 등에 관해 검토·점검해보았다.한국, 에너지 수입의존도 97%… 장기적 대책 절실적정 전력예비율 22% 불과해 `전력 고립상황` 우려프랑스·핀란드 등 원자력 적극 이용, 자원부족 채워저렴한 원자력 바탕 다양한 에너지원 생산이 합리적▲ 원자력발전소의 필요성`핵`이라는 단어에 가장 민감한 일본인들도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대한 방안으로 원전을 무시 못하고, 한국도 전력 40% 가량을 담당하는 원자력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모순적으로 느껴지는지 생각해봐야 할 상황이다.최근 환경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경유값 인상 또한 거시적 경제원리로 살펴보면 국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고 세계 10위권대의 무역국인 우리나라의 보다 나은 삶의 질과 더 나은 경제여건을 위해서라는 대목에 이르면 장기적 에너지 정책의 문제로 이를 성정해 보다 깊은 고민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선진국의 경우 원자력 발전을 포기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이 시점에서 우리는 세계 각국들이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실체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먼저, 미국은 지난 20년간 전력수요보다 공급규모가 커 원자력발전소를 새로 건설할 필요가 없었고, 1990년대 이후 눈부신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급증하는 전력수요는 원전의 출력을 증강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한편 풍부한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이탈리아는 원자력 산업을 지난 1980년대 초 국제경쟁력이 없다고 접어버린 후 지금은 이웃나라인 프랑스 등으로부터 전기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게는 풍부한 천연가스도 없고, 이웃나라로부터 전기를 수입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프랑스는 에너지 자원 부족을 첨단 원자력 발전기술로 해결했고 수력자원이 풍부한 핀란드는 환경보전을 위해 원전을 신규로 건설하기로 하고 부지를 선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몇년 전 유럽의회는 유럽연합(EU)의 헌법조약 초안에 원자력 기술의 추가 개발을 계속 요구하는 의미 있는 조항을 검토했다.이는 태양광과 풍력 등 대체에너지 자원을 개발해도 원자력 기술을 대신할 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됐기 때문이다. 각국이 대체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이것이 실현되기에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독일과 스위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원전감소`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을 운영 중이던 31개 국가 중 25개국(약81%)이 원전유지 또는 확대정책을 고수하고, 신규 16개국에서는 도입을 추진하는 등 이미 여러 나라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적극 이용하고 새롭게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처럼 우리나라도 1982년부터 2014년까지 물가는 271%가 상승했지만, 전기요금은 49% 수준으로 인상된 것은 원자력 발전으로 대용량의 전력을 발전소가 공급했기 때문에 가능 했다. 이것만 봐도 신재생 발전과 천연자원만으로 충분한 에너지원을 만들기에는 한계에 있어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원자력 발전은 우리나라 에너지 발전원 중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이기에 지속적인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 우리나라의 전력 적정 예비율은 얼마일까전력계통 적정예비율은 산업통산부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발표한 적정 설비 예비율상 전력예비율 22%를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이는 전력 계통의 기술적인 특성을 고려한 최소 예비율 15%에 수요와 공급 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안전 여유도 7%를 더한 수치로 볼 수 있다.그런데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공표되자 22%라는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OECD 주요국가의 예비율 수준이 30%를 상회하고 있고, 독일처럼 100%가 넘는 국가도 있는 게 현실인데 말이다. 물론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예비율 수준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주요 국가의 예비율 수치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예비율이 결코 여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니 "적정예비율이 너무 높다"는 일부의 견해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것에서 나온 속단일 가능성도 있다.여기에 일본이나 호주와 같은 섬나라를 제외한 대다수의 국가는 전력망이 인접 국가와 연결되어 있어 수시로 전력을 융통할 수 있는데, 한국의 현실에서는 그것마저도 불가능한 `전력 고립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주요 국가의 전력예비율(2012년 기준·신재생 포함)을 보면 독일 108%, 이탈리아 121%, 영국 50%, 스페인 144%, 미국 31.8%, 일본 48.3%, 호주 40% 등으로 통상 한국보다 높은 수치다.실상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도 현실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바탕으로 여러 에너지원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판단된다.이미 세계 각국은 자국의 자연조건에 맞는 에너지원을 선택해 활용하고 있다. 합리성과 보편성이 기반한 에너지정책은 다수 국가가 지향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이다.우리나라도 수력, 풍력, 태양광 등 다양한 차세대 발전시설을 운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산이 많고 물이 적다는 자연적 한계 탓에 현재의 신·재생 발전이 원자력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에너지원을 믹스(Mix)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원자력 발전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 삼아 사고를 철저히 예방하고, 각종 기반시설을 적시에 점검하는 발전소의 올바른 운영시스템을 안착시켜야 할 때다.이를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정책을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6-06-09

여왕은 풀꽃과 나비로 환생한 것일까?

초여름답지 않은 뜨거운 햇살이 푸른 눈동자의 외국인 관광객 하얀 얼굴로 쏟아져 내렸다. 주위는 고요했고 어디선가 이름 모를 산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에 자리한 진덕여왕릉(사적 24호)으로 가는 길은 평화로웠다.미국 혹은, 유럽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기자를 앞질러 능에 이른 백인 여행자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진덕여왕릉 위에 피어난 보라색 풀꽃과 그 위를 소리 없이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를 본 것이었다. 예기치 않은 선물처럼 아름다운 풍경.재위기간 7년, 짧은 통치로 끝난 진덕여왕김춘추·김유신 사이서 허수아비 삶 살아십이지신상 두른 무덤 만큼은 누구보다 화려생전 “도리천에 묻어달라” 지목한 선덕여왕인본주의 펼친 비범한 女王… 삶은 가시밭길산꼭대기 깎아 만든 무덤·돌출된 호석 독특선덕여왕의 능으로 가는 길이 짙푸른 소나무가 뿜어내는 향기로 가득했다면, 진덕여왕릉은 이름 모를 풀꽃이 풍겨내는 미묘한 향취가 호위병인양 무덤 주위를 휘감고 있었다. 어디선가 환청처럼 신라인의 노랫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았다.죽음 이후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 속에 누웠지만, 살아생전 진덕여왕의 삶은 그다지 행복했다고 볼 수 없다. 그녀가 왕으로 있던 때는 7세기 중반. 고구려·백제와의 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기였고, 신라의 권력은 진덕여왕이 아닌 김유신과 김춘추에게 기울어 있었다.역사학자 김기흥 씨는 그의 책 `천년의 왕국 신라`에서 성골(聖骨)이었던 진덕여왕과 그 아래 골품인 진골(眞骨) 출신 김춘추의 당시 권력관계를 아래와 같이 쓰고 있다.“김유신은 김춘추의 처남이며 두 영웅은 의기투합하고 있었으므로, 김유신의 득세는 곧 김춘추의 득세였다. 김유신보다 상대적으로 좀 더 전통적인 진골귀족에 해당하며 왕실의 일원이기도 한 김춘추는 처남의 절대적인 후원 속에서 실질적인 집권자의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어찌 보면 허울뿐인 왕. 진덕여왕의 재위 기간은 7년으로 비교적 짧았고, 그 시간 동안도 `제대로 된 통치권`을 행사하기 힘들었다. 선왕이었던 선덕여왕과 비교해 `성골 출신 공주`라는 프라이드도 가지기 힘들었던 것으로 짐작된다.다수의 역사학자들은 진덕여왕을 탁월한 지략을 지닌 대신(김춘추)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맹한 장수(김유신) 사이에서 허수아비의 삶을 살았다고 추정한다. 그녀가 지닐 수 있는 자긍심이라고는 “나는 신으로부터 성스러운 혈통을 부여받아 왕이 될 몸으로 태어났다”는 것 정도가 전부였다.그러한 생에 대한 보상심리였을까. `삼국사기`에 “경주 남산 서쪽 사량부(沙梁部)에 있다”고 전하는 진덕여왕의 능은 아름다운 풍광에 둘러싸여있고, 14.2m 달하는 봉분의 직경이 일반인의 무덤을 압도한다. 거기에 탱석에 새겨진 십이지신상의 위용 또한 천년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함없이 늠름하다. 죽음 이후의 집은 누구의 것보다 화려한 것이다.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부처의 풍모를 닮아 팔이 무릎까지 내려오고, 풍만한 몸에 자비로운 미소를 지녔다는 진덕여왕. 어쩌면 그녀는 권력지향의 정치가보다는 풀꽃과 나비를 사랑하는 낭만적 여인으로 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진덕여왕의 유택은 그런 상상을 나래를 펼치게 한다. 진덕여왕의 앞서 신라 27대 왕을 지낸 선덕여왕은 탤런트 이요원(선덕여왕 역), 고현정(미실 역), 엄태웅(김유신 역) 등이 출연한 드라마로 대중들에게 보다 가까워졌다. 인기리에 방영된 이 드라마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선덕여왕을 포함한 신라의 역사와 인물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경주의 주요관광지엔 선덕여왕 역으로 열연한 이요원의 사진이 걸려 관광객들을 반긴다.사적 182호인 선덕여왕릉은 경주시 보문동의 야트막한 산 정상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산길을 산책하듯 10분쯤 오르면 황룡사 9층 목탑을 축조하고, 첨성대를 세운 1400여 년 전 왕과 알현하게 된다.능으로 오르는 길에는 청록색 계절의 기운을 받은 소나무가 저마다의 높이를 과시하며 울울창창 기세를 겨룬다. 만인의 위에 군림하면서도 인본주의를 잊지 않았던 선덕여왕. 늘어선 소나무들은 그녀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신라 사내의 부활처럼 느껴진다.산꼭대기 남쪽을 깎아 조성한 선덕여왕릉은 6.8m 높이로 우뚝하고, 봉분 둘레만도 73m가 넘는다. 능을 보호하기 쌓은 호석(護石)이 돌출돼 있는 독특한 모습이기도 하다. 또한, 입구와 봉분 주위가 잘 정비돼있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둘러보는 명소로 자리했다.선덕여왕의 삶과 죽음은 드라마로 만들어질 만큼 부침이 컸다. 여성의 몸으로 최고 통치권자가 된 선덕여왕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야했다. 642년 백제와 벌인 대야성 전투는 그 위기의 정점이었다. 상대는 백제의 의자왕이었고, 이 싸움에서 김춘추의 사위였던 품석이 죽는다. 마음이 급해진 선덕여왕은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도와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 하지만, 당나라 왕의 반응은 냉담했다. `여자와는 중요한 정책을 논하거나, 군사적 교류를 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심지어 “백제가 신라를 업신여기는 것은 여왕이 통치하는 국가라서 그렇다. 그러니, 내 친척 중 한 명을 신라로 보내 왕으로 삼고 당나라 군대를 파견하겠다”는 모욕까지 일삼았다. 약소국이 겪어야 할 아픔을 가녀린 몸으로 견뎌내야 했던 것이다.지난했던 삶과 마찬가지로 선덕여왕의 죽음 역시 비극적이었다. 신뢰했던 비담(毗曇)을 신라 최고의 벼슬인 상대등에 앉혔으나, 비담은 “정치를 형편없이 한다”는 이유로 반란을 일으켰고, 그 난리통에 선덕여왕은 목숨을 잃었다.여러 면에서 비범했던 그녀였지만, 가시밭길의 삶과 갑작스런 죽음은 피해갈 수 없었다. 선덕여왕은 살아있을 당시에 이미 자신이 죽으면 묻힐 곳을 신하들에게 일러줬다. 신라 왕릉을 연구했던 역사학자 이근직은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자신의 책에 썼다.“선덕여왕은 도리천을 사후 매장지로 지목했다. 신하들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도리천은 하늘에 있는 산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여왕은 낭산 산정이 도리천이라 알려줬다. 이후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선덕여왕릉 아래 사천왕사(四天王寺)를 건립했다. 그때서야 사람들은 선덕여왕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천왕을 모신 사천왕사 위에 도리천이 있으므로, 낭산 꼭대기가 바로 도리천이었다는 것을”.선덕여왕과 진덕여왕의 능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꿈인 듯 현실인 듯 소나무숲을 떠다니는 두 마리의 노란 나비를 보았다. 그 미려함이 마치 부활한 여왕들 같았다.▲ 선덕여왕의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삼국유사`속 선덕여왕의 지혜와 예지력관대한 성품에 어질고 총명하기까지…後代의 사가·당대 백성에 두루 사랑받아서기 632년부터 647년까지 신라를 통치한 선덕여왕. 그녀는 후대의 사가(史家·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와 당대의 백성들에게 두루 사랑받았던 보기 드문 왕으로 추정된다.신라의 역사를 기록한 책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는 공히 선덕여왕의 지혜와 영험, 풍모와 인품을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짤막하고도 강렬한 어법으로 여왕을 묘사한다. “선덕여왕은 성품이 관대하며 어질고 총명했다”. 개인에 관한 구체적인 칭송을 가능한 자제하는 역사학자들의 태도를 감안하면 이는 최상급의 찬사다.일연의 `삼국유사`는 보다 구체적인 기록으로 선덕여왕의 지혜와 예지를 칭송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선덕여왕이 `덕만공주`로 불렸던 어린 시절, 당나라가 모란꽃 그림을 신라왕실에 선물했다.공주가 가진 지혜의 깊이를 알아보고 싶었던 왕이 묻는다. “이 그림을 보면 너는 어떤 생각이 드느냐?” 덕만공주는 망설임 없이 답한다. “아름답지만 향기는 없을 것입니다.” 그림 속 모란 주위에 벌과 나비가 몰려들지 않았다는 것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이를 자연스레 향기와 연관시킨 어린 소녀의 지혜. 명민했던 선덕여왕은 일찍부터 인간세상의 본질과 핵심을 꿰뚫어 보고 있었던 듯하다.`삼국유사`에는 선덕여왕의 신비스런 예지력을 보여주는 일화도 등장한다. 그녀의 집권시기는 백제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르던 때. 화창한 늦봄 어느 날. 왕궁 근처 사찰의 연못에 수천 마리의 개구리가 몰려와 시끄럽게 울어댔다. 그 소식을 들은 선덕여왕은 측근 장수에게 명을 내린다. “지금 당장 병사들을 이끌고 여근곡(女根谷)으로 가보라.”갑작스런 출병 지시에 의구심이 일었지만 왕의 명령이니 어쩔 수 없이 그 곳으로 간 장군과 병사들은 깜짝 놀란다. 거기엔 백제 병사 수백 명이 몸을 숨긴 채 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선덕여왕의 예지가 백제의 기습적인 침탈을 미리 막아낸 것이다. 궁으로 돌아온 알천(閼川) 장군이 묻는다. “왕이시여, 어떻게 개구리 울음소리만을 듣고 적군이 매복했다는 걸 아셨습니까?”웃음 띤 얼굴로 선덕여왕이 말했다. “개구리는 성난 모습의 병사 형상이고, 여근곡은 여성의 기운이 서린 곳이니 음(陰)이 아니냐. 음은 흰색이고, 흰색은 서쪽 방향을 의미하기에 백제 병사가 거기 숨었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물론, 옛이야기에는 다소간의 과장이 섞이기 마련이다. 선덕여왕과 관련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의 기록에도 과장이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해 보인다. 역사책과 옛이야기 속 선덕여왕은 그 아름다움과 지혜가 현대의 `스타 여배우`를 뛰어넘고 있다는 것./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06-09

신 경제성장 중추도시, 첨단·혁신의 거점 `경북드림밸리`

□ `경북드림밸리` 김천지역 발전에 큰 기대경북드림밸리로 불리는 김천혁신도시는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방침에 따라 2005년 경상북도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김천시로 선정해 조성됐다.경북드림밸리라는 명칭은 실리콘밸리처럼 첨단연구단지를 꿈꾸는 도시, 혁신의 꿈을 실현하는 미래 지향적인 도시라는 뜻이다.김천시 율곡동 일원에 조성되는 경북김천혁신도시는 총사업비 8천676억원, 조성면적 381만2천㎡(115만평)에 인구 2만6천명의 신도시 조성을 목표로 2007년 착공해 8년에 걸친 대공사 끝에 2015년 말 기반조성공사를 마무리했으며, 올해 4월 12개 공공기관 이전을 완료했다.`김천혁신도시` 안정적 정착완료첨단시설·천혜자연 조화된 입지공공기관 입주로 인구 대량 유입도시내 전국 최초·최대 규모산학연 유치지원센터 운영혁신도시 컨트롤타워 역할□ 뛰어난 지리적 입지요건경북김천혁신도시의 가장 큰 경쟁력은 교통여건으로 전국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KTX역을 갖추고 있으며, 경부고속도로와 혁신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동김천IC와 국도대체우회도로가 있어 사통팔달 최적의 교통여건을 자랑한다.서울 240km, 대구 50km, 구미국가산업단지가 20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대한민국 중심부로 볼 수 있다. 서울 부산은 물론 광주까지 전국의 웬만한 도시와 1시간대로 연결돼 있어 혁신도시가 미래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드림밸리는 운남산, 율곡천 등 맑고 쾌적한 터에 자리해, 천혜의 자연요소를 활용한 환경 친화적인 생태도시로서 근린공원(4개소), 어린이공원(6개소), 완충녹지(6개소), 공공공지 등 바람통로를 연계한 토지이용 구상 및 하천을 따라 바람길 확보, 생태자연도 2급지의 녹지축 보전 등 주변 자연경관을 활용한 저탄소 녹색도시이다.□ 신도시 건설로 인한 지역경제 유발효과한국도로공사 등 도로교통기능군 3개 기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농업기술지원군 3개 기관, 한국전력기술 등 에너지 및 기타 기능군 6개 기관 등 12개 기관 5천여명의 직원들이 이전하게 된다. 이에 따른 군소 업체이전과 지역상권 활성화는 지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경상북도에서는 이주 임직원 이사비 지원, KTX 이용요금 지원 등 56개 이전지원과제를 마련해 의료, 복지, 문화, 주거안정, 여가활용에 부족함이 없도록 행정ㆍ재정적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했다.LH 공공주택 660세대가 2013년 11월 첫 입주를 시작했으며 전체 분양계획 14단지 9천281세대에 대하여 사업승인을 완료해 올해 5월까지 7단지 4천799세대가 입주를 완료한 상태이며, 그 외 단지도 아파트 공사가 추진중이다.상업시설 내 호텔(416실) 및 오피스텔(872실)이 건립되고 상업용지와 KTX 김천역사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교육시설과 관련해 율곡초등학교, 용전중학교, 율곡고등학교, 율곡유치원 등이 개교했으며, 차후 유치원 2개교, 초등 2개교, 중등 1개교, 고등 1개교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의료시설 및 생활편의 시설도 분양 활성화에 따라 점차 조성될 것으로 기대되며 혁신도시 내 종합병원, 우수대학 유치도 노력중이다.행정지원시설인 율곡동 주민센터 건립이 완료돼 개청했으며, 경찰서 부지도 혁신도시내 클러스터 부지 매입 및 설계를 완료했다. 대중교통 이용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버스 및 KTX 증차 등도 협의 중이다.기후변화관, 그린에너지관, 4D영상관, 전시실 등을 갖추고 청소년들에게 기초과학의 이해와 미래의 녹색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녹색미래관도 2014년 9월 준공돼 운영중이다. □ 공공기관 이전 완료 경북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이전 현황은 2013년 4개 기관, 2014년 4개 기관, 2015년 1개 기관, 2016년도에 3개 기관이 이전 완료했다.특히, 한국전력기술은 2014년 8월 14일 이전을 완료하고, 17일부터 본격적인 업무개시에 들어갔으며, 이전 인원 2천494명으로 경북혁신도시 이전기관 중 최대 규모이며, 김천 신사옥은 대지면적 12만1천919㎡ 위에 시설면적 14만5천864㎡의 지상28층, 지하2층 규모로 건립돼 경북혁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한국전력기술은 우리나라 발전소 설계를 위해 1975년 설립된 이래 원자력, 화력, 수력 및 복합화력 발전소 설계와 관련 기술개발 및 가동중인 발전소의 기술지원업무 등을 수행함으로써 국내 발전사업의 핵심업무를 담당해오고 있다.□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경북혁신도시는 1단계(2007~2015) 기반시설 및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었으며, 2단계(2016~2020)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혁신도시 내 8개 산학연 클러스터에는 그린에너지, RD, IT융합, 첨단교통, 교육 및 의료시설, 농생명산업 등 이전 공공기관과 연계된 클러스터를 구축 중에 있으며, 용지 공급가격이 혁신도시 내 다른 용도의 토지에 비해 저렴하고(39만원/㎡), 위치도 이전 공공기관 옆에 입지해 업무효율성을 배가시켰다.또한 타 시도의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 문제점을 반영하고, 이전기관 및 협력업체, 연구소, 대학교, 지역 연관업체 등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최초, 최대 규모 산학연 유치지원센터 운영전국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최초로 24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지면적 6천749㎡, 지하1층, 지상5층, 연면적 1만1천328㎡ 규모의 산학연 유치지원센터를 2015년 12월 준공했다. 올해 2월부터 산학연 유치지원센터가 운영 중에 있으며, 센터 조직은 경북도청, 김천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학연 유치지원센터의 주요기능은 이전 공공기관 조기정착 지원, 이전기관 협력업체 등 산학연 유치, 이전기관 및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산학연 클러스트 구축 등 혁신도시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예정으로 타 혁신도시와는 차별화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대효과올 상반기 모든 공공기관이 이전을 완료하고 이전기관 임직원 및 가족, 연관업체들까지 동반 이전해 오면 혁신도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일자리 창출 1만500개, 유입인구 2만6천명, 이전기관 업무방문객 45만6천명 등으로 경제효과 1조원 및 지방세수 100억원 증대가 예상되고 있어 경북의 새로운 도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또한, 경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됨에 따라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 지방세수 증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도 기대된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6-06-08

총살당한 17세 소녀 `베트남의 아픈 역사`

인도차이나반도를 떠도는 배낭여행자에게 호치민과 메콩강의 나라 베트남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다. 비행기를 타고 태국 방콕에 도착해 구절양장 비포장길을 달려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쳐 통통거리는 쪽배를 타고 국경을 넘었다. 마침내 도착한 베트남의 한적한 시골 마을 쩌우독. 햇살이 눈부신 봄날이었다. 거기서 다시 버스와 배를 타고 베트남의 경제중심지 사이공까지 가는 데는 한나절이 더 걸렸다.취향의 문제겠지만, 기자는 버스보다는 배, 배보다는 기차를 통한 여행을 선호해왔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만큼이나 유명한 베트남 종단열차를 타고 남부 사이공에서 북부 종착지 하노이까지 달려보고 싶었다.야간·전세버스 관광 인프라 편리호텔·게스트하우스 가격도 저렴남중국해 푸른 파도 바라보며맥주 마시는 기차여행 `낭만`총연장 1726km, 평균 시속 50km, 사이공에서 하노이까지 소요 예정시간 33시간 30분. 비교적 여유로운 일정이었기에 그 코스를 3번에 나누어 베트남 땅을 거슬러 오르기로 했다. 사이공-나트랑, 나트랑-후에, 후에-하노이의 스케줄이었다.여행자를 위한 베트남의 관광인프라는 처음 그곳을 찾았던 2003년보다 훨씬 좋아져 있었다. 야간버스와 전세버스가 거미줄처럼 촘촘한 망을 이뤄 유명 관광지를 이어놓았고, 가격 또한 저렴했다.그 버스가 여행사와 제휴된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앞에 내려주니 숙소를 구한다고 무거운 가방을 든 채 헤맬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동일한 구간을 이동할 경우 기차티켓 가격이 20달러라면 버스비는 10달러에 불과했다. 10달러라면 우리 돈으로 대략 1만2천 원. 형편이 넉넉지 않은 여행자에겐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그 차이는 “바깥 풍경 한 번 보지 못하고 밤을 새워 달리는 야간버스보다 넘실대는 남중국해의 푸른 파도를 끼고 달리는 기차가 훨씬 낭만적”이라는 취향을 바꾸지 못했다. 기자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한국의 대도시처럼 시끌벅적하고 매연이 코를 찌르는 사이공은 매력이 크지 않은 도시. 밤거리 풍경도 서울이나 대구의 번화가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이틀을 그곳에서 지낸 뒤 멋진 해변과 맛있는 해산물이 유혹하는 나트랑을 향해 기차에 올랐다.사이공에서 나트랑까지는 8~10시간쯤 기차를 타야한다. 도착시간이 들쭉날쭉이다. 왜 그러냐고? 외국에 나가보면 한국의 KTX와 새마을호 기차가 얼마나 깨끗하게 정비·관리되고, 시간을 지켜 정확하게 운행되는지 알게 된다.기자는 인도와 태국, 베트남과 터키, 이란과 알바니아,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와 세르비아, 헝가리와 보스니아 등에서 기차를 타봤다. 그중 어떤 기차도 한국의 기차만큼 깨끗하지 않았다.`연착`과 출발지연에 관해선 말을 하고 싶지도 않다. 인도의 기차는 목적지에 멈추는 시간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3~4시간 연착은 기본이니, 승객들 중 누구도 30~40분 늦는 것에는 화를 내지 않는다. 이건 본론이 아니니 세계 각국 기차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베트남 종단철도의 사이공-나트랑 구간은 듣던 대로 아름다웠다. 식당칸에 앉아 쌀을 주정으로 빚은 독특한 풍미의 맥주 `333`을 마셨다. 나트랑-후에 구간은 사파이어처럼 푸르게 반짝이는 남중국해를 기차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 달린다.사이공을 출발해 나트랑까지 가는 기차에서도 그것 이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창밖으로 펼쳐지는 베트남의 진짜 시골풍경을 눈에 담는 호사가 바로 그것. 맥주 안주가 따로 필요 없다. 풍광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윽고 느린 기차가 여유를 부리며 도착한 나트랑. 거기서 나흘을 머물렀다. 길이가 4km에 달하는 해변에 사람이 열 명도 보이지 않는 폭우 직후의 한적함이 더없이 좋았다. 커피나 홍차를 마시며 하루종일 바다와 파도, 갈매기만을 바라보던 날도 있었다. 모처럼 맞은 휴식의 시간이 달콤했다. 날이 개여 태양이 뜨거웠던 날엔 8천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나트랑 보트 여행`을 다녀왔다. 조그만 목선에 몸을 싣고, 국적과 인종이 다른 젊은이들과 점심을 먹고 포도주를 마셨다. 적당히 술기운이 오른 이들은 수영복 차림으로 푸른 바다를 떠다녔다. 낭만적인 풍경이었다. 그러나, 세상과 삶은 낭만만으로 이뤄져있지 않았다.보트 여행 다음 날. 칼국수를 먹으러간 현지 한국식당에서 쉽게 잊을 수 없는 이름 하나를 발견했다. 그곳 교민을 상대로 발행되는 신문에서였다. 17세에 총살당한 베트남 소녀 `보 티 사우(Vo Thi Sau)`.그녀는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하던 시절 태어났다. 자신의 조국을 배반하고 친프랑스 정책으로 일관하던 고위관료에게 폭탄을 던진 소녀 보 티 사우. 그 사건으로 20여 명의 프랑스 군인들도 크게 다쳤다. 베트남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녀는 이봉창이나 안중근과도 비교될 수 있는 인물.하지만, 당시 베트남을 식민통치하던 프랑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이 보기에 보 티 사우는 테러리스트였다. 프랑스인들이 주도한 법정은 겨우 열일곱 소녀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프랑스식 관용`이 그녀에겐 적용되지 못했다. 그런데, 죽음 앞에 선 이 소녀의 태도가 베트남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전설 하나를 만들었다. 사형이 집행되던 날. 수천 명의 베트남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검은 천에 눈이 가려진 보 티 사우가 끌려나왔다. 열일곱, 아직은 아이의 티를 벗지 못한 소녀에게 사형집행인이 물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이 질문에 보 티 사우는 두려움 하나 없는 의연한 말투로 이렇게 답했다. “눈가리개를 풀어라. 조국의 산천을 보며 당당하게 죽겠다.”사실 베트남은 보 티 사우 같은 사람들의 힘으로 건설된 나라다. 프랑스의 지배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부터, 미국과의 전쟁 시기까지 베트남 여성들은 남성들 못지않은 용기와 열정으로 국가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졌다.모두가 알다시피 이제 베트남은 프랑스와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당당한 주권국으로 일어섰다. 폐허의 도시에 새롭게 건물을 세우고, `이념`이 아닌 `경제`로 눈길을 돌린 21세기 베트남. 오랜 수난 끝에 얻은 오늘을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베트남은…공식명칭은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Socialist Republic of Vietnam). 인도차이나반도 동부에 위치해 있다.지정학적 요충지라 외세의 침략과 지배를 오랜 기간 겪어야했다. 1884년 이후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1960~70년대엔 미국의 침략을 겪었다.북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라오스·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동쪽 해안은 통킹만, 남중국해, 보르네오해, 시암만과 인접해있고, 남북의 해안선이 3천444Km로 매우 길다. 면적은 한반도의 1.5배 크기인 33만958㎢. 북부는 아열대기후, 남부는 열대몬순기후를 나타낸다.행정구역은 하노이, 사이공, 다낭, 하이퐁, 껀터의 5개 직할시와 59개의 성(省)으로 이뤄져있다.인구는 약 8천800만 명으로 70%에 가까운 사람들은 농촌에 거주한다. 비엣족이 85.7%로 거주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타이족과 화교, 크메르족 등 50여 개의 소수민족이 함께 살고 있다.공용어는 베트남어.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지식인들도 적지 않다. 종교는 불교(43%)와 가톨릭(36%)이 주류를 이루고 일부에선 까오다이교를 믿기도 한다.화폐단위는 베트남 동(VND). 1만 VND은 약 530원이다. 1954년 북베트남 정권이 프랑스 지배세력을 몰아낸 뒤 북위 17도선을 경계로 남북으로 분단됐던 슬픔의 역사도 가졌다. 이후 남북의 정권은 20여 년에 걸친 전쟁을 치른다. 이 전쟁에서 미국과 한국, 필리핀과 호주 등이 남베트남을 지원했고, 소련연방과 중국은 북베트남을 지지했다. 사이공이 북베트남 군대에 의해 함락되면서 전쟁이 끝난 것은 1975년. 종전 이후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던 한국과 베트남 정부는 1992년 국교를 정상화함으로써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텄다. 현재는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여행과 사업을 위해 베트남을 찾고 있고,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선 `한류열풍`이 불고 있기도 하다.주요관광지는 `경제수도`라 불리는 사이공과 나트랑 해변, 고풍스런 멋이 있는 도시 후에와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감탄을 자아내는 하롱베이 등이다.사진제공/류태규/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6-06-03

공연문화도시 음악창의도시 대구, 다시 태어난다

지난 4월28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음악분야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대구시는 다양한 음악 창작 활성화 및 공연시장 활성화를 통해 국가를 대표하는 진정한 음악 창의도시로 성장을 꿈꾸고 있다.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예술가 단체 등 공공 및 민간분야의 참여와 신청 도시의 문화유산과 창의자산을 통한 도시개발 사업계획, 창의도시로의 역할 수행, 국제적 차원의 주도권 확보, 회원도시간의 교류와 협력 능력 등 전체 네트워크의 목표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따라서 대구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를 기반형성 시기로 설정하고 기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들과 국제교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2018년 이후부터는 음악창의도시 사업의 세부적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등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음악관련 공공시설 65개민간 37개 소극장 보유DIOF·DIMF등 국제행사로 공연문화 도시조성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음악분야 가입 시음악역사와 유·무형 자산국제사회에 홍보·공유지역 문화자산 자긍심 고취도시브랜드 업그레이드◇ 음악 창의분야 지속가능한 발전과 역할한국콘텐츠진흥원(2015)의 문화산업 관련업종 중 입지계수(location quotient: LQ)에 따르면 대구는 전국에서도 특화도(LQ 1.16)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구 음악산업은 지역 내 다양한 관련 협회와 업체들 뿐만 아니라 음악 축제·행사와 관련해 관광산업 등 도시발전은 물론 연관사업의 부가가치 확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동안 대구는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콘서트하우스, 8개 구·군 문화예술회관 등 음악관련 공공시설이 65개, 민간 37개의 소극장 등에서 한국예총 산하 음악 예술인이 1천979명과 생활예술 음악동호회(227개)에서 연중 지역 곳곳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또 2013년부터 인재 양성프로그램인 `차세대 문화예술기획자 양성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된 20명을 대상으로 한국 대표 강사를 초빙해 문화예술 관련법, 기획자의 예술행정실무, 미래 문화마케팅 비즈니스 등 160시간의 교육 및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 음악 창의분야 전문가 육성에 나서고 있다.2009년부터 매년 15~18개 대구-해외간 예술술단체 교류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예술인들이 세계에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고 2014년부터 해외 문화도시와의 협약을 통해 매년 6명의 작가를 파견하고 파견도시의 작가 4명을 초청하는 국제 문화교류사업을 실시하는 등 음악을 통한 도시발전과 국제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국제 협력 이니셔티브 형성 대구시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공연문화도시 조성 국제심포지엄 등 국제행사를 통해 다양한 국가들과 교류,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DIOF는 한국적 오페라 생산과 국제적 위상 강화에 초점을 맞춘`오페라도시 대구`를 위해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 독일 비스바덴극장, 이탈리아 살레르노국립극장, 폴란드 브로츠와프국립극장 등과 음악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다양한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2015년까지 13년간 총 164건의 오페라를 313회 공연하면서 46만7천700명의 관객이 참여했으며, 이탈리아와 독일, 러시아 등 160개 오페라극장 및 단체가 참여하는 등 국제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DIMF는 2009년 미국의 뉴욕뮤지컬시어터페스티벌(NYMF)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우수한 창작지원작품을 상호 교환 공연해 국내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를 구축했다.지난 9년간 총 197편의 공연에 총 125만4천명의 관객이 참여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09년 뉴욕뮤지컬페스티벌과 교류 협약을 체결에 이어 중국 대표 문화기업인 송레이 그룹과 `송레이상`을 제정하는 등 해 세계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2015년 12월에는 유럽연합(EU) 산하 유럽문화센터네트워크와 함께 `공연문화도시 조성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국내 전문가 등 유럽과 아시아권 대표 문화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 세계화 시대 공연문화 및 생활예술 경향을 공유했다.민간에서는 1994년 한국 최초로 `공간울림`이 2009년부터 클래식 음악 페스티발인 `Music Festival In Daegu`를 기획, 그동안 공연 27회, 예술인 913명(외국인 38명)을 포함 총 3만6천631명이 참여했고 향후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창의도시 지정에 따른 장기적 사업계획경쟁력 있는 무형 자산인 문화예술 DNA와 성숙한 시민의식, 풍부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구시는 전국 지자체 유일의 `공연문화도시` 비전을 선포하고 차별화된 축제, 우수한 전문예술법인·단체, 예술가를 끌어들여 2000년대 중반부터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공연문화도시 조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또 DIOF와 DIMF, 아시아 오케스트라 심포지엄 등 아시아 대표 공연문화 상품을 탄생시켜 공연예술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창출하는 문화산업으로 재창조함으로써 공연의 생산·유통·소비·재창조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연문화도시로 나아가고 있으며, 2010년에는 공연문화도시 조성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신청서에 제시된 실행계획에 소요되는 연간 예산은 120억 달러로 이 가운데 기본 운영을 위한 사업비가 약 40%,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무국에서 기획, 정보관리,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관련한 사업비가 약 60%를 차지한다. 따라서 대구시는 음악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확보와 역량 강화, 음악 전문시설·단체의 역량 강화, 전문인력의 양성과 저변 확대, 브랜드 강화, 해외교류 지원 등을 체계적이고 종합적 발전시키기 위해 예산을 편성해 추진하고, 민간과 공공부문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각종 지원을 확대해 제공함으로써 민간자본을 효과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예산 운용의 효율성을 증가시킬 방침이다.특히,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무국과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사업총괄 책임자를 지정해 창의도시 사업실행 및 추진상의 사업방향 설정, 추진위원회 운영 등을 책임 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 `랜드마크 아닌 퓨처마크`로 승화대구시가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에 가입하면 음악 역사와 유·무형적 자산을 국제사회와 관련 경험과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세계 창의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고 이를 통해 도시매력을 높이고 시민과 예술가들의 자긍심 고취, 창의인재 양성, 음악자산의 집대성과 확산은 물론 음악 관련 조직과 제도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먼저, `문화예술과 도시의 결합`이라는 준비 과정에서 지역 문화자산이 가지는 고유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과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고 대구의 문화역량을 높여 창의 인력을 모으고 대구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다.또 창의도시들 간의 교류를 통해 관련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고 유네스코 주관의 문화발전 의제를 지역적·국제적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유네스코 협력망을 통한 도시 홍보 등 도시환경, 관광 등 유관분야에 대한 기여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수 수 있고 공공·민간부문 및 시민사회를 포함한 지역적·국제적 동반을 확대해 창의도시 가치 강화가 가능하다.특히, 이 사업은 장기적으로 `공연문화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의 문화 정책방향과 부합한다.창의도시 간 교류 확대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월드 오케스트라 심포지엄 등 대구시 문화이벤트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그 정체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 사업을 계기로 각 장르의 하나 된 노력과 응원이 지역 문화예술계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문화·공간·산업·제도 등 도시 전 부문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문화도시 플랫폼 구축에 목표를 두고 있는 대구시는 이 프로젝트를 대구의 랜드마크(Landmark)를 넘어 퓨처마크(Futuremark)로서 승화시키기 위해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시민 인식과 공감대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2016-06-03

칼국수 이어 냉면도 소비자들 폭발적 반응

`마트에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먹어 봤지만 맛이 영 별로였어요. 비학산은 이미 칼국수로 워낙 유명하다 보니 냉면도 믿고 구매합니다` `양념장, 무절임 등 모든 재료가 포장돼 있어 라면 끓이는 것보다 더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어요` `쌀로 만들어 면이 질기지 않고 꿩육수를 사용해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별미입니다`입소문 타고 오프라인 주문자만 3천명 넘어“쌀국수·떡볶이 등 한국의 맛 해외수출 확대”비학산푸드㈜가 최근 출시한 신제품 냉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비학산칼국수를 통해 `검증` 받아 냉면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박춘석 대표는 “말 그대로 폭발적인 인기다. 이전에 우리 제품을 맛본 소비자들은 신제품이 나와도 망설이지 않고 믿고 구매한다. 냉면 세트도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따로 홍보할 필요가 없다”며 호탕하게 웃었다.박 대표는 `믿고 구매하는` 고객에 대한 애정부터 남달랐다. 오프라인 주문자만 3천여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1천여명의 고객번호를 휴대전화에 저장해뒀다. 인근 지역 내 단골들이다. 올해부터 인터넷판매까지 시작하면서 주문량은 더 늘었다. 이전보다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데 시간을 더 할애한다.이처럼 탄탄한 고객층은 가업(家業)으로 쌓았다.비학산푸드의 `아버지`는 사실 박 대표의 아버지다. 창업주였던 그는 지난 1993년 칼국수, 만두 등을 생산하는 쌀 가공 전문제조업체인 ㈜청학식품을 세웠다. 이후 `비학산칼국수`브랜드를 만들어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전국 200여개 점포를 열어 인기몰이했다.이후 지난 2010년 지금의 `비학산푸드`로 상호를 정하고 공장을 늘려 체계를 갖췄다. 신광면에 가공공장이 들어서자 지역 내 쌀 소비촉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창업주의 고향이기도 했지만, 주변 농가의 일손을 끌어 모아 인력창출에 이바지하고픈 마음이 더 컸다고.애초 칼국수에 집중하던 것을 `푸드`로 명칭을 바꾸면서 제품 종류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지역 생산품을 토대로 완제품을 만드는 기본원칙은 그대로 지킨다. 주로 떡국과 떡볶이에 들어가는 떡이나 쌀국수, 쌀냉면 등 면류를 만든다.경쟁력 또한 소비자를 우선시하는 마음에서부터 다져졌다. 특히 유통수수료를 줄여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인터넷판매를 시작으로 이달부터는 홈쇼핑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패키지상품이나 소포장제품 등 트렌드를 반영한 맞춤형 제작도 눈에 띈다. 박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식당을 운영하면서 쌀냉면 등 제품에 대한 고객반응을 즉각 살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지녔다고.박 대표는 “대기업에서 만드는 쌀국수, 냉면 등 일반 냉장식품은 면은 면대로, 육수는 육수대로, 여기다 양념장도 각각 다른 공장에서 만들어 구매한 다음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한다. 우리는 한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한 공장에서 모두 직접 만든다. 이렇게 줄인 유통마진 이익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비학산푸드㈜ 박춘석 대표지난 20여년간 두터운 단골층을 확보한 비학산푸드는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의 비상(飛上)을 준비 중이다. 현재 캐나다 등 해외 진출해 있는 제품들이 있지만 향후 3년간 판매량을 늘리는데 단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앞서 오는 12일에는 `포항시민의 날`을 맞아 최근 출시한 신제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박 대표는 “쌀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유통경로로 제공하고 싶다”면서 “한류 덕분에 한국음식을 있는 그대로 접하려는 외국인들에게 떡볶이, 칼국수 등 우리 제품의 독특한 맛을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6-06-02

“청정자연, Hot 한 문화 어우러진 `名品 영양` 지향”

“자연과 인간이 갈등 없이 조화롭게 융합하는 영양을 지향해 나가겠습니다.”권영택(54) 영양군수가 취임 10주년을 맞았다.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인구와 더딘 발전 속도 탓에 `경북의 오지(奧地)`로 불렸던 영양. 권 군수는 지난 10년간의 군정을 돌아보며 2016년을 “자연친화적인 농업환경을 구축하고, 생태환경과 불협화음을 일으키지 않는 생활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이에 덧붙여 자신의 임기가 마무리되기 전 영양군을 `친환경녹색산업 융복합 도시` `한국적 전통문화 도시` `최고의 명품교육 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약속했다. 이를 위해 △산채산업 육성을 위한 클러스터 조성 △국립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건립 △녹색산업과 그린에너지 육성 △국제밤하늘공원의 자원화 △한우 개량사업소 연계사업 발굴 △산촌문화누림터 조성 △영양댐 건설 △연료비 절감을 위한 LPG 저장탱크 및 배관망 설치 등 `새로운 영양을 위한 10대 핵심사업`도 함께 발표했다.오지 영양 발전핵심은 `자연·문화`… 관광·웰빙영양 정착위해 분투도시 브랜드가치 높이고 `머무는 관광지` 도약… 군민과 이뤄낸 쾌거▲낙후된 영양 도약에 온 힘 쏟아그렇다면 이처럼 미래지향적인 군의 비전을 내놓을 때까지 그동안 영양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권영택 군수가 “활기찬 도약 살맛나는 영양”이라는 슬로건 아래 민선4기 군수에 취임한 것은 2006년 7월 3일.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다.권 군수는 영양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출향, 대구에서 대학을 다녔다. 이후 사업가로 활동하던 그는 영양여중·고교 설립자인 아버지의 사망 이후 학교법인의 이사장을 맡았다.대구와 고향을 오가며 영양군의 낙후한 모습을 확인한 그는 자신의 태어난 곳을 위해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고민 끝에 44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뛰어들어 영양군수에 당선된다.취임 이후 향후 영양군 발전의 핵심은 `자연과 문화`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권 군수는 2007년을 `영양군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관광영양·웰빙영양의 주춧돌을 놓고자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HOT 페스티벌`.영양고추문화축제를 전국적 축제로 진화시킨 `HOT 페스티벌`은 영양 고추의 맛과 품질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알린 유의미한 행사였다.축제의 개최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영양군 공무원의 30%가 동원됐고, 지역 농민들도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군민과 군청이 힘을 합쳐 이뤄낸 쾌거”였다고 `HOT 페스티벌`을 자평하는 권 군수. 그 역시 서울광장 사용권을 얻어내는 등 행사의 성공을 위해 여러 차례 서울과 영양을 오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꿈을 현실로 이루고자 함께 뛰었던 군민들의 노력으로 `영양군 인재육성 장학회 설립` `동서4축 영양나들목 설치 확정` `영양군 종합복지관 준공` 등의 성과를 이뤄낸 민선 4기. 재선에 성공한 권 군수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행복한 영양”을 민선 5기 군정의 주요 추진사항으로 설정했다.지난 임기에 닦아놓은 각종 기반을 토대로 생활밀착형 군정을 추진한 권 군수는 교육을 통한 장기적 영양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군 자체의 자원과 재원만으로는 진행이 힘든 사업에 민간투자를 유치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였다. 국가사업을 적극적으로 가져오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도 이즈음이다.문화와 관광을 통해 영양군이 가진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도 민선 5기가 이뤄낸 성과 중 하나다. 산촌문화누림터와 삼지연꽃테마파크가 첫걸음을 내디딘 것. 이를 통해 영양은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무는 관광지`로의 변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지역만의 특색을 살린 각종 축제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빛깔찬 영양 김장축제` `대한민국 산채박람회` `전국 산악자전거대회` 등은 군민은 물론, 영양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새로운 영양` 완성 꿈꾸는 민선 6기민선 6기가 시작된 2014년 이후로도 영양군 발전을 위한 군민과 군청의 발걸음은 계속됐다. 영양을 산간벽지에서 `희망이 있는 고장`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맞춤형 보건복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군의 행정체계도 공유, 협력, 소통이 용이하도록 대폭 개선했다.“이제 기존에 유치하고 조성을 시작한 각종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남았다.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하는 권영택 군수. 그는 “군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서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조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자연과 인간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영양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더불어 전했다.이와 관련 현재 영양군은 국책사업과 민자사업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립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건립과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조성, KAIST 과학문화공원 건설 추진 등이 그 사례다. 올해 말 상주-영덕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지역으로의 접근성도 좋아질 전망. 이것도 영양군으로서는 호재다.감소 일변도에 있는 인구(2015년 조사기준 1만7천898명)를 늘이는 것도 영양군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다. 적지 않은 군민들이 2005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행한 `신생아 양육비 지원사업`과 `교육환경 개선사업`의 효율성을 보다 높여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이제 권 군수의 임기는 2년이 남았다. “중앙정부에 예속된 지방정부가 아니라 독립적이면서 자족기능을 갖춘 지자체”를 지향하며, “영양군만의 특색 있는 사업과 관광상품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해온 권 군수. 그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권 군수의 행보를 눈여겨 지켜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영양/장유수기자jang7775@kbmaeil.com

2016-06-01

울진 한국원자력 마이스터高 `100% 취업` 신화 창조

경북 울진의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졸업생 전원이 공무원, 공기업과 대기업 등에 전원 취업되면서 지역 명문고로 우뚝 섰다. 올해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이하 원자력고)는 원전산업기계과 원전전기제어과 2개 학과로 전문계고 특성을 살린 학과 운영으로 고졸 맞춤형 전문인력을 생산, 설립취지와 더불어 전원취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한수원·삼성·포스코 등 대기업 취업50여개 기업과 약정…취업발판 든든원자력 관련기관 방문 현장중심 교육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에도 열성□ 폐교 위기에서 마이스터 명문고로 재탄생한국원자력고의 전신인 평해공업고는 1968년 개교 이래 농어촌지역 학령(學齡) 인구감소로 폐교 위기까지 갔었다. 하지만 2011년 2월 경상북도가 동해안원자력클러스터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앞으로 원자력분야 현장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 같은 해 11월 교육부 제5·6차 마이스터고에 신청해 선정됐고 2013년 3월 개교하면서 출발했다.이후 학교 경쟁력 제고와 마이스터고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교장을 개방형 직위 공모제로 운영했고, 교육과정 개발과 기숙사 신축, 건물 리모델링, 실습기자재 전면 재구성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원자력 전문기술인 양성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신입생 선발 시 모집인원 미달이였던 평해공업고등학교가 마이스터고로 전환한 이후 전국 각지에 학생들이 지원, 경쟁률이 2013년도 2.6대1, 2014, 2015년도 각 1.8대 1을 기록했고 입학 내신 평균성적도 상위 25%가 될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게 되었다.이러한 내용들이 학부모와 학생들간 입소문이 나면서 2016학년도에 더욱 두드러져 전체 80명 모집에 212명의 학생이 응시해여경쟁률이 2.7대1에 이르렀고, 내신 평균성적도 100점 만점에 평균 94점이라는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 졸업생 79명 전원 취업2013년 마이스터고로 전환한 이후 선생님들의 열성적인 지도와 학생들의 노력으로 졸업 첫 해부터 100% 취업을 달성했다.서울시공무원 3명, 원자력발전사업을 대표하는 한국수력원자력(주)에 17명을 포함 한국전력공사, 한전KPS, 서부발전, 중부발전, 지역난방공사,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 공기업에 26명이 합격했다.이어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효성중공업, 포스코그룹 계열회사인 ㈜포뉴텍, 고려아연 등 대기업에 26명, 우리기술, 금화PSC 등 우량 중견기업에 24명이 취업이 확정돼 1회 졸업생 전원이 100% 취업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여기에 각종 기능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4년도 용접분야 경북지방기능경기대회 금·은메달, 전국기능경기대회 은메달, 2015년도 용접분야 경북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 산업로봇분야동메달, 용접분야 뿌리기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동메달을 수상하는 등 마이스터 학교답게 기능분야에도 높은 성과를 이루어 냈다.□ 취업약정으로 졸업생 100% 취업 가능원자력 전문기능인을 양성하고 있는 한국원자력고는 취업의 양적·질적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취업약정 체결(MOU)과 맞춤형 교육이다.2011년부터 맺기 시작한 취업약정은 현재까지 (주)포뉴텍, 우리기술(주), 세안기술(주) 등 50여개 기업과 체결, 졸업생의 100%가 취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협약체결 이후에는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으로 연결하기 위해 기업체와 공동으로 직무분석과 교재 개발, 전문강사 지원, 기자재 운용관련 기술지원 등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 영마이스터 키워내는 원동력 `인성교육`한국원자력고는 성실·창의·협동이라는 교훈 아래 인간다운 인재육성이라는 큰 목표를 세우고 학교교육을 진행하고 있다.학교 내 각종 문제해결을 위한 △3무(학교 내 폭력, 음주, 흡연)운동, 참다운 나 되기, 직장예절, 직업윤리 △국토사랑 및 극기·호연지기 △선비정신체험 △국토순례 등도 운영되고 있으며, 긍정마인드 제고를 위한 실천사항으로 △감사노트 쓰기 △시상과 기숙사 점호 △조·종례 시 공수법 인사 등으로 참된 인성을 갖춘 인재를 키워가고 있다.□ 최첨단장비 직접 실습, 현장중심 교육한국원자력고의 교육방법은 현장성 있는 체험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 한울원자력본부, 한전KPS, 경희대 등 원자력 관련 산학기관을 방문해 원전관련 최첨단 장비나 설비들을 직접 실습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현장 감각교육 중 가장 큰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은 멘토-멘티 활동이다.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현장 근무자와 한국원마고 학생 간 결연을 맺어,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멘토를 통하여 원자력 관련 지식과 현장 정보 습득뿐만 아니라 자신의 꿈의 발현을 위한 도움을 받고 있다.한국원자력고는 한국수력원자력(주) 등 다양한 기관에 교육기부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기제어과 실습동 신축시 그동안 한수원 한울본부, 월성본부, 남부발전, 영남화력에서 기부 받은 500여점의 기자재를 활용, 원자력 발전설비 체험학습실과 기자재 전시실을 구축해 좀 더 현장성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UAE 원전 건설현장 10명 파견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제1외국어로 영어,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채택해 교과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수업결과를 평가하기 위해 전원 토익시험에 응시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결과에 따라 보충수업을 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영어 학습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교내 글로벌 영어발표대회를 매학기 2회 운영하고 있다.이러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점차 해외취업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원전 계측설비정비 전문업체인 ㈜포뉴텍 간의 취업약정 협약체결(MOU)에 따라 UAE 원전 건설현장에 10명이 파견 근무하고 있으며, 경상북도교육청 주관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아진산업 소속으로 1명이 미국으로 파견됐다. □ 세계 속의 원자력 강국 도약 디딤돌 세계 원자력계가 신규 원전건설과 함께 안전과 환경, 사용후 핵연료 사후관리 기술의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추세에서 글로벌 경쟁력은 매우 치열하다.이러한 외부 환경에도 글로벌 리더로서 세계 속의 원자력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 개발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원자력고 관계자는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이렇게 빠른 시일내 큰 발전을 이룬 저변에 원자력이 있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며 “향후 더욱 내실있는 기술개발과 더불어 한번 더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원자력고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해안원자력클러스터 조성사업 일자리 창출경상북도 박성수 창조경제산업실장은 “국내 원전의 50%(24기 중 12기)를 차지하고 있는 경북 동해안이 이제 발전을 넘어 산업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할 뿐 아니라 유관기관과 협력해 한국원마고가 국내 최고의 마이스터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북도는 2016년도 도정의 최우선 과제를 청년일자리 창출에 두고 있으며 지난 1월 22일 청년취업 전담부서인 `청년취업과`를 신설하고 `일·취·월·장`(일찍 취직해서 월급 받아 장가·시집 가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6-05-31

콩국부터 면발까지… 色다른 콩국수

콩국수는 여름을 대표하는 계절메뉴다. 콩국이 사르르 묻어난 쫄깃한 면발은 단연 여름철 별미로 꼽힌다. 각종 비타민과 단백질, 지방, 무기질이 풍부하고 소화도 잘돼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불린다.식당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콩국수 개시`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거나 메뉴판을 바꾼다. 여름 한 철이 끝나면 이듬해까지 또 `개시`를 기다려야 한다.콩국수를 여름메뉴로 선보이는 식당과 대표메뉴로 판매하는 전문점의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남구 해도동의 `유림콩국수`는 사시사철 콩국수를 만든다. 국내산 콩으로 만든 콩국수를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자랑거리다.유림콩국수는 대접에다 탱글탱글하게 삶은 면발을 담고 콩물을 부어 손님상에 올린다.일반적인 콩국수와는 달리 국물 색이 짙은 편인데, 검은콩이 들어갔음을 짐작하게 한다. 일단 콩국물을 한 모금 마시면 단맛이 먼저 느껴진다.이어 고소한 풍미가 감돌고 끝에는 쌉싸래하면서 텁텁한 땅콩 맛이 남는다. 걸쭉하지 않고 묽은 콩국으로 목 넘김이 부드럽다. 입자가 고와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시민 석모(42·북구 죽도동)씨는 “외식 메뉴를 정할 때 아버지는 무조건 콩국수를 택할 정도로 좋아한다.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이곳에 들르는데 여름엔 더 자주 온다”면서 “두유처럼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국물 맛이 어른들의 입맛을 돋우는 셈”이라고 말했다.콩국 조리법에 대해 물어보자 주인은 “검은콩이랑 이것저것 섞어서 만든다”라며 비법을 감췄다. 이 `비법` 콩국물은 추가 시 요금을 더 받는다. 콩국에 대한 자부심이다. 유림콩국수는 칼국수 면을 사용해 면발이 굵은 것도 특징이다. 넓은 면발은 차가운 콩국과 만나 쫄깃함은 배가 되고 오래간다.특이한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테이블마다 빨간색 뚜껑의 반찬 통을 하나씩 올려준다. 열어보면 손수 담근 김치가 담겼다. 빨간 양념을 버무린 것이 아니라 백김치인데, 물김치라고 하기엔 국물이 적은 편이다. 국내산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는 간이 강하지 않고 맛깔스러워 담백한 콩국수와 잘 어울린다.이외에도 콩을 곱게 갈아 노릇하게 부쳐낸 콩빈대떡도 포장손님이 많아 콩국수만큼이나 이 집의 인기메뉴다./김혜영기자hykim@kbmaeil.com

2016-05-31

대가야 문화유산·농촌자원 결합 `관광활성화`에 답이 있다

본지는 지난 5회에 걸친 기사 연재를 통해 고령군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했다. 이번 기획기사의 마지막 회는 곽용환사진 고령군수 인터뷰. 곽 군수는 향후 고령이 그려갈 미래의 청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2년 연속 우수축제 뽑힌 `대가야체험축제`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 등 쾌거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시스템 만들기 집중산업인력 확보에 유리한 지리적 특성 살려주조·기계·금속산업 클러스터 구축 총력희망·문화·행복·공존·감동·소통 6대전략중점 추진사업 달성에 군민 협조 부탁-반갑습니다.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령군은 도농복합지역인데요, 그간 농촌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사업들을 진행해왔고, 앞으론 무엇을 준비하고 계신지요?◆ 고령의 농업인 비율은 30% 정도입니다만, 농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50% 이상입니다. 그동안은 농촌생활의 만족도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면 소재지에 대한 종합정비사업과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을 펼쳤습니다. 이를 통해 주거, 도로, 상하수도 등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생활환경이 정비됐습니다.지역 주민의 여가선용과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대가야문화누리관`을 건립해 공연과 강좌 등 문화행사를 열어왔습니다. 이는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고령군이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대가야의 문화유산과 농촌의 자원을 결합시킨 관광활성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딸기와 감자, 수박과 멜론 등은 고령을 대표하는 특산물입니다. 이런 농산물의 홍보와 판로개척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신지요? ◆ 농업인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지역농협이 유통을 책임지는 구조를 정착시킬 것입니다. 유통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산지 수집과 선별이 가능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했고, 고령군 농협조합공동법인을 만들어 딸기를 비롯한 지역 특산물의 판매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약 170억 원의 판매실적을 올렸습니다.아이스딸기 등의 가공시설을 지원해 산지가격 안정과 생산기간 연장에도 도움을 주려합니다. 고령의 체험 전문농장은 해마다 10만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됩니다. 향후 SNS 교육과 홈페이지를 통한 지원으로 직거래시스템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 증대와 식품안정성 강화도 군이 관심을 쏟고 있는 부분입니다.-고령은 대가야 고분과 각종 역사문화유적이 산재한 `문화관광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고령을 명실상부한 전국적 관광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요?◆ 지난해 고령군은 강원도 강릉시, 광주광역시 남구와 함께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됐습니다. 관광산업 발전에 또 다른 계기가 마련된 것입니다.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은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 대상으로 선정됐고, 대가야문화누리 개관으로 이탈리아 크레모나市와 함께 `동서양 뮤직페스티벌`도 열었습니다.서울시 국악한마당 축제에선 고령군의 대표적 문화콘텐츠인 뮤지컬 `가야금`과 `금의 향연`이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매년 3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대가야체험축제는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됐습니다. 앞으로도 농촌체험관광과 지역을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관광 활성화사업을 통해 주민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취임 이후 고령군 공무원사회에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30여 년의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직원과의 소통, 일하는 분위기 조성, 업무능률 향상을 위해 나름의 정성을 쏟았습니다. 한마음으로 저를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그간 대가야문화누리관 완공, 고령 교육청 이전, 대가야읍으로의 명칭 변경, 군립 가야금연주단 창단, 전선 지중화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런 성과는 군민과 공무원의 믿음과 자신감 속에서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열심히 일하는 공직자에게 승진의 기회를 주고, 건전한 직장분위기 조성과 복지향상을 위해서는 `고령군청공무원직장협의회`가 역할을 다하려 하고 있습니다. 화합을 통한 군정의 발전은 변함없는 저의 업무추진 원칙 중 하나입니다. -고령에는 적지 않은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를 활성화하고 발전시킬 방안을 설명해주세요.◆ 고령군은 대구시와 인접해있어 산업인력 확보가 용이합니다. 여기에 중부내륙고속도로, 구마고속도로, 광대고속도로 등이 지나고 있어 교통인프라도 좋습니다. 동고령·월성·열뫼일반산업단지는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 토지보상과 착공을 준비 중입니다. 송곡일반산업단지와 득성물류유통단지 조성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8년 완공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낙동강을 축으로 하는 주조, 기계, 금속산업의 클러스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체계적인 산업단지 조성 업무지원을 위해 2014년부터 산업단지 조성 전담부서도 신설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무분별한 공장 난립과 난개발에 유의하면서 3~4개의 산업단지 조성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고령이 탄탄한 생산기반과 높은 생산력을 갖춘 공업도시로도 발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이탈리아 크레모나시, 서울시 등과의 교류도 활발히 추진해 온 것으로 들었습니다.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크레모나시와는 문화교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를 위해 크레모나 시장과 박물관장 등이 고령을 방문했고, 연주회와 악기전시회 등도 열렸습니다. `동서양 문화교류 기념 특별연주회` 등을 통해 이탈리아 음악애호가들에게 한국의 전통음악을 알리는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음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좋은 매개체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연주회 등을 통해 크레모나시와 우호적 관계를 이어갈 것입니다. 문화교류를 통한 상호발전의 좋은 사례가 됐으면 합니다.서울시와는 안정적인 농산물 판로개척과 문화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우호교류협약을 맺었습니다. 고령의 특산물 홍보를 위한 협력, 귀농·귀촌인에 대한 지원, 특화된 문화관광자원 교류, 청소년 역사·농촌체험 활성화 등이 협약의 주요 골자입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농·특산물 판촉행사는 서울시민에겐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고령군민들에겐 판로를 확보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올해는 대가야체험축제의 성공을 위해 서울시가 간행물과 전광판을 통한 오프라인 홍보,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홍보까지 협조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2016년도 상반기가 거의 다 지나고 있습니다. 올해 고령군이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는 `6대 전략프로젝트`가 있다고 하던데 진행상황이 어떻습니까?◆ 희망, 문화, 행복, 공존, 감동, 소통을 위한 각종 사업이 전략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군민소득 4만 달러와 군 인구 4만명 달성을 위한 `건강한 고령경제 4040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지역맞춤형 지원을 강화 중입니다. 대가야문화누리를 거점으로 한 문화·예술공연과 평생학습 프로그램도 늘려가고 있습니다.도시가스 공급시설을 확충하는 것과 `다산 행정복합타운`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주여건 개선사업을 통해 `살기 좋은 고령군`에 한 발 더 다가가려 합니다. FTA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농업생산을 전문화·자동화하고 노인과 장애인을 배려하는 `희망플러스 사업`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삶의 현장에서 군민들과 자주 만나고 그 분들의 애로사항을 귀담아 들어 이를 군정에 반영하려는 노력 또한 지속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고령군민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말해주시죠.◆ “2015년까지가 민선 6기의 주요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그 사업들을 구체화시켜 성과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국정·도정의 방향과 연계해 고령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행정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서민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쏟겠습니다. `희망찬 고령, 행복한 군민`이라는 군정의 최종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전병휴·홍성식기자끝

2016-05-30

한수원, 경주와 체온 나누는 사회공헌 `아름다운 동행`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이 경주시민들이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체감형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주목을 받고 있다.최근 `New Clear 에너지실크로드` 구현을 위해 경주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한 한수원은 10대 체감형사업 계획을 내놓았으며 그중에서 지역의 복지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한수원은 지난 12일 경주시 양북면사무소에서 지역주민의 안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기 위한 무료 눈 검진을 시행하고 백내장, 녹내장, 망막질환 등으로 수술이 필요한 저소득층 환자들의 개안수술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개시했다.안전 귀가 돕는 안심가로등 경주전역에 설치안심가로등은 어두운 골목길이나 취약계층 거주지 등 방법 취약지역에 태양광을 이용한 LED 가로등을 설치해 국민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것으로 지난해 11월 경주지역에 66개를 설치하고 점등식을 가졌다.또 한수원은 올해 경주의 방범 취약지역 2곳에 태양광 안심가로등을 설치하고 앞으로 경주 전역에 설치범위를 늘려 경주지역 주민들이 밤에도 안심하고 골목길을 다닐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지난 2014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태양광 안심가로등 37개를 설치를 시작한 한수원은 2015년 사회공동모금회,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시민들에게 안전한 귀갓길을 조성해 사회안전망 구축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이후 본사이전 지역인 경주(66개), 영덕(69개), 전북 고창군(48개), 부산시 서구(36개), 서울시 금천구(25개) 등 전국에 총 280여개의 안심가로등을 놓았다.경주전역 자동제세동기 3천대 설치경주시민들의 심장마비 예방을 위한 자동제세동기는 앞으로 매년 1천대씩 3년간 3천대가 경주전역에 설치된다.응급처치용 자동제세동기 설치로 경주지역 어르신을 비롯한 주민들의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도 응급의료 설비 구축으로 불시에 찾아오는 심장마비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아동센터에 도서관 설치, 이동차량 제공한수원은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지역아동센터의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쾌적한 학습공간인 희망도서관을 조성하고, 안전한 귀가와 문화체험 등에 사용할 차량을 지원하는 사업도 경주지역에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경주의 25개 아동센터는 희망도서관과 이동용 차량을 지원받아 지역 취약계층 어린의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2015년까지 4회 실시했으며 그동안 전국 아동센터에 150대의 차량을 전달하고, 92곳의 지역아동센터에 맞춤형 도서관을 만들었다. 한국실명예방재단과 개안수술 지원 활동 시작한수원은 개안사업비 지원을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실명예방재단과 협약을 체결했으며 시력검사, 안압검사, 굴절검사, 각막곡률 검사 및 안과의사의 정밀검사 등 무료 눈 검진을 실시한 뒤 개안수술이 필요한 저소득층 환자들을 지원한다.앞으로 3년간 총 10억원을 들여 한수원 사업소 지역 주민 약 1천600명을 대상으로 눈 검진을 한 뒤 개안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받은 저소득층 환자들이 원하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다.송삼숙 한수원 사회공헌팀장은 “경주시 양북면에서 실시한 첫 무료 눈 검진은 150명을 예상했는데 2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찾아와 검진을 받았다”면서 “정밀 눈 검진을 통해 안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실명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수술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또다른 체감형 사회공헌활동은 안심가로등과 심장자동제세동기 설치이다. 어려운 이웃·복지시설에 집수리한수원은 경주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복지시설의 주거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행복나래 집수리사업`으로 이름지은 이 사업은 주거환경이 취약한 가정 25세대와 복지시설 4곳을 대상으로 화장실 설치, 지붕보강, 도배 등 집수리를 통해 주거환경의 질을 높여 행복의 날개를 달아준다는 취지로 진행한다.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아인슈타인 클래스`아인슈타인 클래스는 국내 명문대 학생들을 멘토로 선발해 겨울방학동안 원전주변 지역 초중고생들에게 학습지도와 진로상담을 해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앞으로 경주지역 청소년들도 혜택을 보게 된다.지난 5년간 총 2천300여명의 멘티(초중고생)가 대학생 멘토들로부터 학습과 진로에 관한 멘토링을 받았고, 멘토들은 사회봉사를 하면서 장학금을 지원받는 혜택을 받아 한수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조석 한수원 사장은 “경주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경주와 더욱 가까워지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경주시민의 사랑을 받는 경주기업이 되기 위해 경주의 복지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피고 복지수준을 높이는 상생활동을 지속적으로 펴겠다”고 밝혔다.경주/황성호기자hsh@kbmaeil.com

2016-05-30

대구, 세계의 예술 품는 `글로벌 컬처 플랫폼` 향한 도약

대구시가 지난 4월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을 신청하며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를 통해 사람·문화·공간·산업·제도 등 도시 전 부문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문화도시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대구시는 지난 2월4일과 3월7일 예술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창의도시 지정 신청` 분야 선정 관련 회의에서 대구경북연구원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전문예술 법인 및 단체 현황, 예술가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무용, 연극, 문학, 미술, 공예 등의 분야 중에서 음악 분야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대구시는 4월28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음악분야 UCCN 가입신청서를 제출, 2018년 초까지 유네스코로부터 `창의도시 네트워크 지정`을 받는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가입 활동에 본격 나섰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디자인), 이천(민속예술), 전주(음식), 광주(미디어아트), 부산(영화), 통영(음악) 등 6개 도시가 가입되어 있다.유네스코 음악분야 UCCN 가입 신청`창의도시 네트워크 지정` 추진위 결성지역 문화·예술단체와 협력 확대키로지역 음악역사로 세계적 브랜드 창출전 세계 네트워크 상호교류 통해국제적 명성·문화산업 발전 기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2004년 10월 문화다양성을 위한 국제 연대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성에 기초한 문화산업 육성, 도시간 협력과 발전경험을 공유해 회원국 도시들의 경제·사회·문화적 발전을 장려해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문화다양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되면 문화·창의자산 확보와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교류로 국제적 명성을 얻을 수 있으며, 국제협력을 통해 지역 문화산업을 발전시켜 고용은 물론 경제적인 부가가치도 확대할 수 있다.유네스코는 문학, 영화, 음악, 공예 및 민속예술, 디자인, 미디어예술, 음식 등 7개 분야 중 뛰어난 창조성으로 인류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도시를 선정하고 있으며, 2015년 현재 54개국 116개의 도시가 가입해 세계 각국의 도시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고 있다. □ 대구시,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 배경은 대구시는 고유의 음악 역사와 문화자산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은 물론 도시개발, 음악축제·행사와 관련한 관광산업을 비롯해 전 부문에 부가가치 확대가 가능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대구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등 음악 관련 축제가 매년 열리고 현제명을 비롯한 뛰어난 음악가, 풍부한 인프라, 우수 인재 육성, 창작과 비지니스 및 음악산업 육성 프로그램 등 음악관련 자산과 창의성이 풍부하다. 한국전쟁 당시 국내는 물론 외국 음악가들이 지역에서 음악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대구는 오늘날 대한민국 대표 오페라도시로 성장하는 기반을 다졌다. 1951년 현제명의 창작오페라 `춘향전` 공연 이후 1960~1970년대에는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1971년 대구오페라협회가 출범과 1973년 `토스카`를 시작으로 오페라운동이 본격화됐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는 2015년까지 총 164건의 오페라를 313회 공연으로 46만7천700명이 찾았고 이탈리아와 독일, 러시아 등 160개 오페라극장 및 단체가 참여하는 등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오페라축제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도 지난 9년간 총 197편의 공연에 125만4천명이 관람했으며, 2009년 뉴욕뮤지컬페스티벌과 교류 협약체결, 중국 대표 문화기업인 송레이 그룹과 `송레이 상`을 제정하는 등 세계로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을 비롯해 대구국제재즈축제와 대구포크페스티벌, 대구국악제, 대구인디뮤직페스티벌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축제가 연중 이루어지고 있다.음악계에는 `뜸북새` 등을 작곡한 한국합창운동의 선구자 박태준과 `고향생각` 등을 작곡한 현제명 등 뛰어난 예술가들이 배출됐고 지역 대학에서는 매년 1천여명에 음악산업 인력을 육성해 아마추어 성악콩쿠르, 가곡 및 합창교실, 가곡제, 신인성악가 오디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 등 13개의 문화예술단체 중 음악부문이 1천979명으로 전체 예술인의 24%를 차지하고 있고 생활예술동호회 374개 중 음악 관련 동호회가 227개(61%)에 이르는 등 아마추어 음악인들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문화시설은 오페라 전용홀, 콘서트 전용홀 등 총 156개소 중 관련시설이 65개소로 41%를 차지하고 있고 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 등 관련 시립예술단체에서 317명의 전문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37개의 민간 소극장에서도 소규모 공연들이 끊임없이 열리고 있다.음악 창의분야 관련 연구센터 및 프로그램 부문에서는 음악산업을 키우기 위한 시설인 대구음악창작소는 기획에서 소비까지 등 원스톱으로 지원해 음악 산업의 거점역할을 하고 있고 대구예술발전소는 지역 고유의 음악자산을 모아 시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이밖에 지역 빈곤층이나 사회취약계층 대상으로 문화생활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수업, 전통노래 부르기, 악기 제작과 연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음악과 함께 하는 세계여행`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고령자, 다문화가족 등을 위한 문화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추진 준비 2010년 뛰어난 대구 음악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 필요성이 제기되며 본격적으로 검토에 들어갔고 이에 대구시는 문화도시 이미지 구축, 대구 문화자원을 중심으로 한 국제협력망 확대방안을 찾기 위해 대구경북연구원(2010년)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대구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 방안 연구용역을 수행했다.이 과정에서 예술가, 민간 예술단체, 문화 관련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간담회를 수차례 실시했고,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된 해외도시 사례 분석과 국내에서 추진경험이 있는 지자체 담당자와 인터뷰 등을 통해 가장 발전가능성을 높은 음악 분야를 가입키로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을 시작했다.따라서 대구시는 지역 공립 문화시설단체 대표, 기획 책임자 등을 중심으로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매주 회의를 열어 가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사업 추진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했으며,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무국 구성을 통해 창의도시 사업실행 및 사업방향 설정, 추진위원회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재)대구오페하우스를 중심으로 추진위원단을 운영하고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한국예총 대구광역시연합회, 대구음악협회, 대구성악가협회, 예술소비운동본부, 대구문화재단,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조직위원회,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대구문화재단 등 지역 기관, 단체, 시설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지역 예술가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민간 문화포럼을 운영해 연계하고 시민들의 힘을 모아 창의도시를 만들어 가도록 하며, 유네스코 네트워크 사업의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해 대구를 국가대표 음악 창의도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이곤영기자lgy1964@kbmaeil.com

2016-05-27

캄보디아에서 체 게바라를 떠올리다

한국이라면 아직 쌀쌀함이 남아있을 3월 초순. 캄보디아의 한낮 기온은 섭씨 40도를 오르내린다.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숨이 턱턱 막혀오는 날씨.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가 많지 않은 나라지만, 흙길 역시 햇볕에 달궈져 프라이팬처럼 뜨겁다. 포장된 대낮의 아스팔트길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맨살이 닿으면 화상을 입는다.크메르어로 웅얼거리는 주문같은 축원“신의 은혜로 행복 누리길”… 경건함 느껴그 길 위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맨발로 걷는 캄보디아의 어린 스님들. 소승불교 전통의 캄보디아에선 시주를 청하러 다니는 수도승들이 많다. 인접국이며 비슷한 종교양식을 지닌 라오스의 `새벽 탁발`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외국인이 시주에 참여하기도 한다. 라오스 서북부에 자리한 조용한 마을 루앙프라방의 탁발은 이젠 일종의 관광상품이다.1개월 가량 캄보디아를 여행했던 몇 해 전. 수도인 프놈펜과 앙코르와트가 위치한 시엠립, 원시의 해변풍경이 펼쳐지는 시아누크빌 등을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지치면 뜨겁게 이글대는 태양을 피해 카페나 식당의 차광막 아래서 과일주스를 마시곤 했다. 눈앞에서 거리를 오가는 적지 않은 숫자의 동승들.오렌지빛 선명한 승복을 입고,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총총히 길을 재촉하는 어린 스님들.누군가가 자신 앞에 나타나 무릎을 꿇고 시주를 건네면 들릴 듯 말듯 작은 목소리로 축복의 말을 전했다.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으면, 정확하게 표현하긴 힘들지만 발원지를 알 수 없는 경견함이 전해져왔다.무릎 꿇는 걸 비굴한 행위라 생각해왔던 기자가 그들 앞에 꿇어 앉아 머리를 숙인 게 언제가 처음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유는 단순했다. 많아야 열서너 살로 밖에 보이지 않는 동승들의 피곤한 발걸음을 잠시 쉬게 하고, 음료수나 과일 혹은, 빵을 그네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였다. 어린 스님의 고단한 발길을 멈추게 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다. 그랬다. 시작은 캄보디아 동승을 향한 연민이었다. 그러나, 그들 앞에 무릎 꿇는 게 거듭될수록 기이한 마음상태에 이르게 됐다. 주스 병이나 바나나를 가방에 넣어주면, 동승의 축원이 머리 숙인 기자 앞에서 진행됐다. 단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는 크메르어. 그 주문 같은 웅얼거림에 마음이 한없이 편해졌다.그 편안함을 얻으려고 어떤 날은 각기 다른 수도승 앞에서 10번 넘게 고개 숙여 무릎을 꺾었다.그들이 읊조리는 말의 내용이 “신의 은혜가 당신에게 전해져 건강과 행복을 누리기를 바랍니다”라는 건 한참이 지난 후 영어를 할 줄 아는 캄보디아인을 통해 들었다.펄펄 끓는 아스팔트나 지저분한 흙길에 꿇어앉아 목덜미로 굵은 땀을 흘리면서도 마음으로 와닿는 그 평화로운 느낌이 좋았다.지금 짐작해보면 그 편안함의 이유는 아마도 불교에서 말하는 하심(下心)을 어렴풋이나마 체험한 때문이 아니었을까. 스스로를 낮추고 상대를 떠받드는 행위.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는 단순한 행동이 사람의 마음상태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날 평화로웠던 마음의 상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잠시 캄보디아와는 천리만리 떨어진 먼 공간 남아메리카 이야기를 해보자. 1967년. 볼리비아에서 체 게바라가 체포된다. `20세기 최고의 혁명가`를 산 채로 붙잡았지만, 볼리비아 정부군은 쇠사슬에 묶인 게바라를 앞에 두고 벌벌 떨었다.20대에 쿠바 혁명을 주도하고, 30대 초반 나이에 미국의 백악관과 소련의 크렘린 앞에서도 기죽는 법이 없었던 불요불굴의 사나이 체 게바라. 그의 당당함과 유명세에 기가 질린 탓이었다.모두가 `혁명의 사령관`을 심문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미국 CIA로부터 특수훈련을 받은 볼리비아 장교 하나가 겨우 나서 몇 가지를 묻고 답을 들었다. 그 장교는 개인적 호기심을 더해 이런 질문을 덧붙였다고 한다. “당신도 신을 믿는가?”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명료하게 게바라가 답했다.“아니. 나는 인간을 믿는다.”기자가 신의 존재에 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 건 다소간의 드라마틱한 과장이 섞였을 수도 있는 이 일화의 영향이 컸다. 소설가 김용만은 일흔을 넘긴 나이임에도 종교와 신의 곁에 가기 거부했던 이유를 “내게는 문학이라는 또 다른 종교(신)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자는?신이라는 절대자, 절대자를 신뢰하는 종교에 기대려면 `인간은 약한 존재`라는 깨달음이 먼저 와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어떤 것에 의존하지 않아도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 수 있는 인간`으로 스스로를 과대평가 또는, 과신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하지만, 아직은 그 착각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다. 종교를 가질 생각이 현재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신을 믿는 사람을 마음속으로부터 경원하던 태도는 달라졌다. 이는 캄보디아 어린 스님들에게서 받은 감흥과 감동 때문이다. 무작정 떠난 배낭여행에서 마흔여섯 `무신론자`가 세상을 달리 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캄보디아 여행에서 돌아온 지 수 년이 흘렀다. `집이 아닌 길 위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배웠을까`를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한다.신과 신을 믿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절대자와 종교에 관해 열린 시각을 가지려 하는 태도변화. 이건 여행을 통해 얻어낸 작지 않은 선물이다. 외롭고, 자신의 힘만으론 이겨내기 힘든 고통에 직면했을 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는 것.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지 않을까.신을 믿는다는 게 아직까진 기자와 무관한 일이다. 그러나, 그 이성적 결심과는 별개로 캄보디아 동승 앞에서 잠시잠깐 맛봤던 `설명하기 힘든` 평화로움이 자꾸 그리워진다. 이게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한계일까. 앙코르와트, 보석보다 빛나는 돌의 나라아이들은 일 년 내내맨발로 크메르의 역사를 밟고 다닌다자야바르만과 수르야바르만을발음하지 않더라도 빛나는 땅강위력한 왕조는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신왕(神王)을 만들고백만 마리 코끼리와 천만 신민의 믿음돌을 쪼아 보석으로 빛나게 했다앙코르와트, 지구 위 가장 아름다운 석조물누가 있다면 나서봐라, 이 말을 부정할 자밥을 굶는 가난과이백만 명을 학살한 이데올로기로도궤멸시키지 못한 지난 세기의 광영해자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은지상에서 천상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비추고압사라 여신의 도드라진 가슴천 년 세월에 깎이고도 고혹 잃지 않았다프놈 바켕과 앙코르 톰 그늘마다 들어찬 목소리슬픔과 환희, 눈물과 웃음은 대극이 아님을깨달은 자는 사원에서 진실을 읽고 간다갈라진 돌 틈마다 들어찬 간절한 사연들누구는 세상 무너지는 통곡을다른 누구는 가장 빛나는 고백을왕과 신의 거처에 남기고 돌아갔다인종과 나이를 뛰어넘은 장엄이서쪽 하늘 아래 석양으로 붉게 타오를 때캄보디아가, 아니 아시아가, 아니 전 세계가동시에 고개를 조아리는 숨가쁜 풍경크메르의 역사는 이미 몰락을 넘어섰다고통과 피 흘림 속에서 마침내 완성된 신성바닥을 구르는 자갈 하나까지 해탈에 이른 땅눈부신 일출이 사원 꼭대기에 걸릴 때현재와 미래가 어쩌지 못할 과거는 존재를 드러내고이끼마저 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월신성한 호수에 몸을 씻는 코끼리의 울음소리역사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건 행일까, 불행일까영과 욕, 부침을 말없이 지켜봤을 거대한 나무들만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건기의 하늘을 지키고 섰다끝나지 않을 부연으로도 해명되지 못할 비밀과 감탄캄보디아 시엠립 정글 속 크메르의 사원들앙코르와트,인류가 끝끝내 가닿지 못할 멀고 먼 피안의 나라.* 위 시는 캄보디아 시엠립의 앙코르와트가 선사한 감동을 운문 형식으로 표현해본 것이다.사진제공/구창웅/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6-05-27

낙동강 도시 상주 녹색 레포츠 관광 중심지로 재탄생

대한민국 국토의 정중앙에 위치한 상주는 전국 대부분을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한 사통팔달의 육상 교통결절지다.중부내륙고속도와 상주-청원간 고속도로가 이미 개통돼 있고 상주-영덕간, 상주- 영천간 고속도로도 곧 개통 예정이다.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상주를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4차선 국도3호선과 25호선이 준 고속도로 수준으로 내달리고 있어 전국 동서남북축이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 이런 기반을 등에 업고 낙동강 본류의 출발점인 상주를 중심으로 1조원대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신낙동강시대의 여명이 서서히 밝아 오고 있다. 여기다 상주시는 낙동강시대 관광 중심도시로서의 도약을 위해 낙동강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전국 어디서나 2시간대 접근 가능 `사통팔달` 교통국제승마장·낙동강생물자원관 등 전국 관광객 북적올해 6월부터 `상주보 수상레저센터`도 본격 운영△ 낙동강의 관광명소상주시 사벌면과 도남동 일원에는 낙동강 700리중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경천대를 비롯해 이미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상주박물관, 상주국제승마장, 상주자전거박물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등이 자리잡고 있어 여유로운 관광과 함께 낙동강의 생태자원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승마와 자전거 라이딩, 패러글라이딩, 수상레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관광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상주시는 낙동강 경천섬 일원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하늘과 땅과 강을 함께 즐길 대한민국 제일의 명품 관광지 조성을 위해 지난해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중앙부처와 협의해 개발에 제한이 있는 낙동강변의 보전.복원지구 일부를 개발이 가능하도록 친수지구로 변경했다. △낙동강변 일원의 주요사업먼저 사벌면 삼덕리 일대 국제승마장 주변에 조성되는 `낙동강 자전거이야기촌`은 낙동강 주변의 생태·문화자원을 이용한 자전거 관광인프라 구축으로 상주의 지역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이 사업은 2017년 12월 준공예정이며 자전거를 테마로 한 문화, 관광, 레포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천대 관광지 내에 조성되는 `밀리터리 테마파크`는 팀워크와 도전정신을 기를 수 있는 체험시설로서 올 하반기에 오픈 할 예정인데 모험심을 즐기는 청소년들과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 된다.도남동에 위치한 `상주보 수상레저센터`는 이미 준공이 된 상태이며 당분간 시범가동을 거쳐 올해 6월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카누, 카약, 수상자전거, 패들보드 등 다양한 무동력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낙동강을 느끼고 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올해 6월 준공되는 낙동면 낙동리의 낙단보 수상레저센터 역시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바나나보트, 빅마블, 플라이피쉬, 제트스키 등 동력을 이용한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관광과 문화가 함께하는 낙동강전국의 오토캠핑 마니아는 물론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낙동강 캠핑장 조성사업`이 올해 12월 준공돼 내년 3월부터 개장된다.이 시설은 상주보 수상레저센터 앞 송악공원에 조성되며 오토캠핑장, 일반캠핑장, 카라반 등 최고의 편의시설을 갖춰 이용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함께 아름다운 낙동강의 비경을 보여 줄 계획이다. 상주보 수상레저센터 맞은편 중동면 회상리에 조성되는 `낙동강 회상나루 관광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옛 선비들의 시회(詩會)의 공간이었던 도남서원과 낙동강 옛길에 있었던 역원, 주막 등에서 착안해 개발한 것이다.주막촌과 객주촌, 낙동강 문학관을 조성하고 낙동강 회상나루의 새로운 해석과 재현을 통해 낙동강변 레저관광의 명소로 우뚝 설 전망이다.여기에다 경천섬과 회상나루관광지를 연결하는 보도현수교 설치는 낙동강의 랜드 마크로 자리매김 함은 물론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345m로 설계 중인 이 보도교는 전국 최장의 보도교다. △그 밖의 낙동강 개발사업상주보에서 회상나루관광지로 연결되는 약 1.3km 구간의 상주보 수상탐방로 조성사업은 수상폰툰길로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비경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짧게는 상주자전거박물관~상주보~경천섬, 길게는 상주자전거박물관~상주보~회상나루관광지~경천교~자전거박물관을 연결하는 명품 둘레길로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경천섬 일원을 방문하는 방문객을 위해 올해 중으로 약 6천㎡규모의 `낙동강 강변 물놀이장`을 송악공원 내 낙동강 캠핑장 옆에 설치할 예정이고 인접한 곳에 먹거리촌도 개발할 계획이다. 사벌면 매협제에서 부터 경천대 관광지 일원에 조성되는 `낙동강 강바람길 탐방로` 또한 올해 중으로 준공을 기다리고 있다.경천대 일원의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한 강변 산책로로 국민 여가수요에 부응하고 신도청시대 배후관광지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역관광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보인다.이정백 상주시장“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경천대와 상주보 일대를 新낙동강시대를 열어갈 품격 있는 녹색 문화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고 하늘과 땅, 강 모두를 아우러는 레저·휴양 문화관광벨트로 조성할 것”“낙동강 주변의 상주박물관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전문 연구·전시·교육 기능이 함께하는 전국 제일의 생태휴양도시로 세종특별자치시와 신도청을 연결하는 관광의 메카로 만들어 갈 계획”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1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