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높고 험한 산세와 내륙에 위치한 탓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지만 불편한 교통환경으로 문경시는 말 그대로 `고립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문경도 수도권과 경북, 충청권까지를 아우르는 교통의 요지가 되면서 관광명소로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됐다. 현재의 문경은 관광뿐만 아니라 갖가지 농·특산물과 더불어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문경시가 추진 중인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귀농귀촌인을 위한 정책을 점검해보기로 한다.소백산맥 중앙부 지역
옛부터 약재·과실로 유명
오미자·감홍사과 등 `효자`
특산물 집중적 홍보와 함께
귀농 정착 위한 다양한 교육
작물 발굴 지원사업 등 진행
□ 문경의 자연환경
문경시는 서쪽과 북쪽에 위치한 태백산맥에서 뻗어나온 소백산맥의 중앙부에 속하는 지역으로 산세가 험준하고 고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영순면과 산양면 지역으로 들어서면 띠모양의 길고 좁은 소규모의 평야지대가 존재한다. 문경 도심지 남쪽에서 이안천(利安川)과 합류하는 낙동강은 영순면 남쪽에서 흘러든다.
험난한 산세와 평지, 그리고 강물이 함께 하면서 문경은 옛부터 약재와 과실들이 유명했다.
특히, 지역대륙성기후의 성격이 강해 한서의 차가 큰 편이고, 연평균기온 12.0℃, 1월 평균기온 -2.0℃, 8월 평균기온 23.6℃, 연강수량은 1천505.3㎜로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다.
□ 대표 농산물 오미자와 사과
문경의 오미자는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등에 수록이 되어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문경의 대표적인 특산물이었다.
넓은 백두대간의 산간지대를 보유하고 있는 문경시는 말 그대로 오미자가 자라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현재도 1천100여 농가가 전국 생산량의 40%인 연간 4천여t을 생산하고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오미자는 신맛(간을 보호), 쓴맛(심장 보호), 단맛(비위를 좋게함), 매운맛(폐를 보호), 짠맛(신장과 방광을 좋게함)으로 몸을 이롭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오미자의 이러한 효능은 현대 과학으로도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다.
동아대, 부산대, 경북대 등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오미자는 면역기능 활성화에 탁월하며 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다.
특히, 오미자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은 동맥경화나 뇌·심장혈관계 장애개선, 노화·발암억제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경사과는 1930년대 선교사가 처음 재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특성상 밤낮의 일교차가 매우 크고, 비옥한 토질과 기후 덕분에 문경사과는 육질이 단단하며 향이 짙고 당도가 높아 `꿀사과`라는 별칭까지 있을 정도다.
특히, 사과의 한 종류인 `감홍`은 고두병 등으로 재배가 어렵고 저장기간이 짧아 다른 지역에서는 재배를 기피하고 있는 종이지만, 문경에서만큼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경의 자연환경에 적합한 `감홍`은 평균 당도 18브릭스를 자랑하며 매년 열리고 있는 `문경사과축제`의 안방마님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문경사과는 1980년대 재배면적이 454㏊에서 1995년 1천428㏊로 급증했다. 현재는 2천16㏊의 면적에 1천867농가가 연간 4만4천500t의 사과를 생산하며 전국 사과주산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 특산물 홍보를 위한 시의 노력
“천혜의 환경”이라는 말만으로 우수한 농특산물을 알리는 시대는 이미 끝났음을 문경시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어느 시·군보다도 전략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로 농특산물의 홍보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문경시는 오미자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오미자연구소, 기공지원센터, 55곳의 가공공장, 종합유통센터, 체험관광마을과 손잡고 역동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2013년 전국규모 단일법인 (사)문경오미자생산자협의회를 조직해 침체된 소비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처해 오미자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문경시의 이러한 노력으로 문경오미자는 2008년부터 9년 연속 친환경농산물 부문 대표브랜드로 선정됐으며, `2013 지역경제 활성화 최우수 사례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5세계물포럼 만찬주에 선정되기도 했다.
문경사과 역시 1993년 집하장, 선별장, 저온창고, 출하장 등의 시설을 갖춘 문경농협 유통센터 준공을 시작으로, 2008년 문경거점산지유통센터 준공, 2009년 문경사과연구소를 설치하고, 2012년부터 매년 고품질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문경사과와 사과주스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농협하나로마트 등의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 귀농·귀촌정책
문경시는 도시민들의 귀농 초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귀농인의 집 리모델링과 무상임대, 소득지원사업, 귀농정착지원사업, 빈집수리비지원사업, 주민초청 집들이행사 지원, 한계농지 개간지원, 귀농창업 및 주택구입지원사업, 농업현대화사업, 농기계임대센터 운영, 멘토·멘티 운영, 귀농코디네이터 운영, 소득작물 발굴지원 등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또 귀농인과정, 초급기술교육과정 등 교육 기회를 확대해 귀농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귀농귀촌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매년 상·하반기 귀농귀촌 상식과 정보, 귀농귀촌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등을 실은 `귀농귀촌 소식지`를 발간하고, 600여 문경시 귀농귀촌연합회 회원들을 통해 지역민들과 화합 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대표 농특산물인 문경사과, 오미자 수확철 등 일손이 부족한 시기에 귀농귀촌인들로 구성된 일손지원단을 운영해 지역 농가에는 적기에 일손을 지원하고, 귀농귀촌인에게는 농업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지역발전 방안과 관광 활성화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건의받아 시정에 반영하는 등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 농·특산물과 귀농귀촌
귀농귀촌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과 지역 농특산물이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문경시는 귀농을 희망하는 예비 귀농인과 초보 귀농인에게 농지와 주택을 알선하고, 성공적인 농촌생활 정착 등을 도와줄 귀농귀촌 코디네이터를 각 읍면별로 1명씩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오미자, 사과 등 소득작물에 대한 전문적인 재배기술을 전수해줌으로써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조기 정착과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문경시는 지역 농특산물에 대한 기반조성과 유통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귀농인들이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경은 올해 오미자 생산에 있어 친환경자재·생산기자재 등에 20억원, 문경사과의 품종 갱신 및 생산기자재 등에 101억6천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대표상품의 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농촌개발과 지역활성화를 위해서는 귀농귀촌인이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신소득 특화작목 개발과 6차산업화를 적극 지원해 문경을 부자농촌, 명품 귀농귀촌 1번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