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문경시, 글로벌 스포츠 중심도시 `비상` 위해 정조준

스포츠 도시 경북 문경이 문경시통합체육회 출범과 함께 새로운 비상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국내 최고의 스포츠그룹인 국군체육부대와 상호 협력을 다지며 명실상부한 스포츠 도시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고윤환사진 문경시장도 앞장서 스포츠 분야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향후 스포츠를 통해 열어갈 문경의 건강한 미래가 주목된다. 관광·축제와 연계해 `스포츠ICT 융복합 산업도시`로 육성 박차국군체육부대와 마케팅 협력…국제·전국대회, 전지훈련지 각광◇문경시통합체육회 출범지난해 3월 29일 문경의 선진 체육을 이끌 통합 문경시체육회가 문경실내체육관에서 초대 회장인 고윤환 시장 주관 하에 창립총회를 열고 새롭게 출발했다. 문경시체육회와 문경시생활체육회는 지난해 `문경시체육단체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자율적인 통합을 추진했고, 그 결과 42개 연맹·연합회가 통합되는 성과를 거뒀다. 문경시통합체육회가 출범한 것이다. 고윤환 시장은 “2015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글로벌 스포츠 중심도시로 발돋움한 문경이 이제는 국군체육부대와 상호 협력해 경제활성화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국단위 대회 유치로 지역경제 살려야문경은 지난해 총 42개의 전국 및 시도 단위 대회를 유치해 약 4만6천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전지훈련으로 문경을 다녀간 팀은 총 325개팀 25개 종목 3만7천여명으로 약 25억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거뒀다. 올해는 연초부터 전지훈련팀이 몰려들어 20% 이상 증가 추세다. 특히 경북체육회 하키팀이 국토의 중심지이자 최고의 체육시설 인프라를 가진 문경으로 숙소를 옮겨와 국군체육부대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16년 말에는 대만 하키팀이 문경을 방문해 국제하키대회 개최도시로서의 타당성 및 국가대표 전지훈련지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향후 이를 기반으로 하키국제대회 유치활동을 펼칠 계획이다.올해도 장애인 체육 활성화 및 장애인 체육 역량강화를 위해 코리아오픈 국제 장애인 탁구대회를 유치하고, 대통령배 정구대회를 비롯해 전국단위 38개 대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협의체 구성 문경시는 국군체육부대를 활용한 스포츠마케팅을 위해 지난해 12월 21일 `스포츠 발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상호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김재광 문경부시장과 박현식 국군체육부대참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상설협의회를 구성했고, 정기적 협의 및 수시회의를 개최해 인적, 물적 자원을 제공·지원하고 인적 네트워크 및 노하우를 활용할 계획이다. 업무협약을 통해 국군체육부대의 시설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우수한 경기 시설을 이용해 각종 스포츠 포럼을 통한 정보 교류와 스포츠 정책개발, 산학연 구성을 통한 스포츠발전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또한 문경시는 `스포츠 ICT 융·복합 산업 도시`육성을 위해 관련 전문기관에 의뢰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1추진전략인 스포츠도시 구축을 위한 주요 과제로 생애주기별 스포츠활동 진흥, 시설을 활용한 스포츠이벤트 발굴 및 유치, 국군체육부대를 활용한 전지훈련 메카 육성사업을 진행한다. 또, 제2추진전략인 스포츠 정보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스포츠 어드벤처 조성, 스마트 스포츠 정보서비스 공급, 지역 관광·이벤트 정보 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 중이다.지난해 11월 18일에는 문경새재 유스호스텔에서 ICT 융·복합 스포츠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여기선 영국 셰필드의 스포츠산업 정책사례 소개와 경험 공유, 문경시(경북도)의 추진전략과 국제교류 방안 등이 논의됐다. ◇스포츠와 관광이 융합하는 축제도시문경시는 관광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문경새재, 문경 8경 등 관광명소와 주목받는 축제인 문경전통찻사발축제, 문경사과축제, 오미자축제, 한우축제 등 다양한 축제들을 개최하고 있다.스포츠·관광의 융복합은 스포츠와 관광이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함으로써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양한 국내외 스포츠이벤트 개최를 통해 외부 관광객들이 문경지역으로 유입·체류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이벤트 참가자들이 지역의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경지역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사람들이 지역에서 스포츠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또, 교통, 음식점, 특산물 등 관광정보와 지역축제 정보, 스포츠이벤트 정보, 스포츠시설 정보를 IOT플렛폼, 모바일앱 등 스마트 정보플렛폼으로 구축해 사용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런 정책의 시행으로 기대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 유발효과 204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74억7천만원, 취업 유발효과 153명으로 분석됐다. ICT 융·복합 스포츠산업 육성으로 취업(고용) 유발효과도 높게 나타났으며, 경제적 가치 또한 3천608억원으로 분석돼 스포츠산업이 지역의 신성장 동력임을 알려줬다. ◇각종 스포츠인프라 갖춰 전지훈련지로 각광문경이 전지훈련장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문경국제정구장, 신축 배드민턴전용경기장, 신축 국궁장, 장애인체육관 등 우수한 스포츠인프라와 국군체육부대의 뛰어난 체육시설 및 국가대표 선수와의 파트너훈련, 선수단 숙소와 전지훈련장간 순환버스 운행 등이다.특히 2021년에는 중부내륙철도가 개통될 예정으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구축되고, 금년 말 진천으로 태릉선수촌이 이전되면 국가대표 선수들의 전지훈련지로 인기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또 문경시는 매년 대규모 전국단위 씨름대회를 개최해 씨름의 도시로 알려진만큼 씨름에 대한 체험, 전시, 관람, 전지훈련 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전지훈련장 조성 등을 위해 2017~2018년에는 총사업비 35억원을 들여 폐교를 활용한 씨름전용 전지훈련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백두대간의 중심인 문경지역에 산악관광 붐 조성과 산악스포츠 저변확대를 위해 흥덕동 영강체육공원에 인공암벽장을 건립하고, 영순면 천마문화센터 앞 천마체육광장 조성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20년 된 실내정구장을 리모델링해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체육시설을 구비하는 등 스포츠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윤환 문경시장은 “이러한 시설들이 완공되면 문경은 완벽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해 엘리트체육의 전지훈련은 물론, 각 종목의 대회 개최지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세계대회를 치러낸 경험을 바탕으로 숙박, 관광 등의 분야와 접목된 ICT스포츠 융복합산업 육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문경/강남진기자

2017-03-10

김천시 `출산 정책` 새 판 짰더니… 아기 울음소리 늘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김천시의 출산정책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40만6천300명으로 1970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적었다. 합계출산율도 1.17명으로 2009년(1.149명)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지난 10년간 8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국책연구기관 선임연구위원이 인구포럼에서 `저출산은 고학력·고소득 여성 탓`, `낮은 혼인율은 여성들의 눈높이 탓`으로 돌리면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결국 보건사회연구원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발제자인 연구위원은 인구영향평가센터장에서 자진해 물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천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행복도시 김천만들기`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본지는 김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출산정책과 이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알아봤다.각 부서별 저출산 대책 하나로 묶어임신·출산·육아까지 지속적으로 지원출산장려금 지급·건강관리사 확대 등 추진출생아 수·합계출산율 증가 등 성과로`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한발 앞으로□ 저출산 문제 전담부서를 만들다김천시도 처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했지만,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출생아 수가 2010년 1천119명에서 2015년 1천30명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이에 박보생 김천시장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낳고 키우기 좋은 행복도시 김천만들기`를 공약사업으로 선정한다. 그리고 2016년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전담부서 `저출산대책계`를 신설해 효율성의 극대화를 도모했다.이는 각 부서에서 별도로 추진하고 있던 저출산 대책들을 하나로 묶어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임신에서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도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효과는 금방 드러났다. 매년 감소하던 출생아 수가 늘기 시작한 것이다.2016년 출생아 수가 1천111명을 기록하면서 전년도 1천30명보다 81명이나 증가했다. 또 현재 인구 증가율을 가늠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도 2014년 1.384명에서 2015년 1.419명으로 0.035명 증가했다. 이는 2016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1.17명, 경북 합계출산율 1.40명보다 높은 수치다. 김천시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6년 경상북도 저출산 극복사업 평가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일과 가정의 양립정책 추진김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저출산 대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일과 가정의 양립정책`이다. 김천시는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가 출산과 양육에 있어 직장에서 배려를 받지 못하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했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여성 10명중 7명은 출산과 양육에 있어 전혀 배려를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이에 김천시청 직장어린이집 설립, 육아휴직제의 실질적인 운영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방안을 강구·시행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출산휴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등 일과 가정의 양립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천시는 일과 가정의 양립제도를 추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임산부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여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임산부교실`은 임산부에게 필요한 요가 및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시행되고 있다. 또 지원대상이 극히 일부로 제한되어 있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사업`의 지원 대상을 크게 확대했다. 출산 후 10~20일간 지원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사업`은 경북에서 가장 많은 시비를 확보해 지원대상 범위를 고령산모, 둘째아 이상 출산가정으로 확대·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출산에 대한 가치관의 올바른 확립과 환경조성을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결혼·가족관 확립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양육자의 경제 부담을 줄이다김천시는 누구나 임신과 출산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임신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 최소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저출산 대책 사업에 39억9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행복한 임신과 출산 △즐거운 육아 △경제적 부담경감의 3개 부문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이미 추진하고 있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신혼부부 건강검진,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지원 사업의 적극적인 활용과 더불어 올해 신규사업으로 시행될 `임산부 태아 기형아 검사비`에 7천700만원의 시비를 확보해 1천여명에게 본인부담금을 지원할 계획이다.또 육아에 사용되는 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비 9억7천400만원을 확보해, 출생 시 첫째아이는 80만원(출산 50만원, 첫돌 30만원), 둘째아이는 340만원(출산 100만원, 매월 10만원씩 2년), 셋째아이는 680만원(출산 200만원, 매월 10만원씩 4년), 넷째 이상 아이는 900만원(출산 300만원, 매월 10만원씩 5년)의 출산장려금을 각각 인상 지급한다.출산장려금은 2016년 한 해 동안 총 17억원(1천549명)을 지급했을 만큼 활용도가 가장 높은 시책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행될 `로타바이러스(장염) 예방접종비 지원사업`은 김천시가 경상북도 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사업이다. 평소 고가의 접종비 때문에 예방접종이 어려웠던 가정에 비용 전액을 지원함으로써 부가적인 육아 경제비용을 보전해주는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그 외 셋째아이 이상 가족진료비 지원, 셋째 이상 출생아 건강보험료 지급, 5만원 상당의 출산용품(기저귀) 지원, 미숙아 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 및 환아 진료비 지원, 영양플러스 사업, 출산 및 육아용품 무료대여 등 다양한 사업으로 경제비용을 낮춰주고 주고 있다.김천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혜택을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행복도시 김천` 리플릿을 보건소에서 직접 제작해 동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보건소 등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에 비치하고 `해피맘 스마트 앱`을 활용해 각종 모자보건 및 출산장려 사업들을 홍보해 임산부 등록이나 출산장려금 지원 등을 누구나 손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김천시는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형 출산장려 지원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행복도시 김천`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이와 관련해 박보생 김천시장은 “앞으로도 타 시·군보다 앞장서 출생아, 임산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강구하고,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을 발굴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출산장려 사업의 선도 지역으로 거듭나겠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행복도시 김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김천/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03-10

무신론자, 정교회성당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다

`모스크와 케밥(kebab)의 도시`로 불리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밤 11시에 출발하는 야간 국제열차를 타고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를 향했다. 야식으로 챙긴 소시지와 샌드위치를 안주 삼아 마신 포도주 한 병에 기차여행의 즐거움은 배가됐다.그러나, 여행자가 늘 즐거울 수만은 없는 법. 갑작스런 2번의 여권 검사 탓에 좋았던 기분을 망쳤다.터키-불가리아 국경을 넘은 건 안개 낀 새벽이었다. 불가리아 국경경찰인지 세관원인지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제복 입은 여성이 잠든 기자를 조심성 없이 툭툭 쳤다. 억지로 눈을 뜨니 웃음기 하나 없는 무심한 표정으로 묻는다.“어디 가세요?”“저요? 이거 불가리아행 열차잖아요. 소피아에 갑니다.”“왜요(Why)?”아니, `왜요`라니.이런 불친절한 검문 방식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했다. 바로 며칠 전까지 이란과 터키 국경에서 환하게 미소 짓던 친절한 경찰과 세관원을 만나온 터라 더 기분이 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긴 내 나라가 아닌 외국.화를 내서 좋을 게 없다. 상황만 악화될 뿐이다. 발끈하는 감정을 얼굴에서 숨기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점잖게 대꾸했다.“소피아가 멋진 도시라고 해서 놀러 가는데요.”기자의 대답엔 일언반구의 응대도 없이, 쌀쌀한 표정으로 여권을 돌려주며 제 볼일 다 봤다는 식으로 휙 돌아 기차 침대칸을 빠져나가는 불가리아 경찰(또는 세관원).3시간 후쯤엔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반복됐다. 막 동이 틀 무렵이었고, 또 억지로 잠에서 깨어야 했다.이번엔 제복 입은 남성이었다. 그 역시 기계로 만든 로봇처럼 표정이 전혀 없었고, 던진 질문 역시 앞 상황과 맞추기라도 한 듯 똑같았다.“어디 가세요?”“왜요?”제2차 세계대전 이후 권위적인 사회주의 독재 속에서 오래 살아온 탓인지, 불가리아 사람들의 첫인상은 차갑고 사무적이며 시니컬했다. 친절과 따스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길을 물으면 관광객의 손목을 끌고 목적지까지 바래다주는 터키와 이란 사람들 같은 호의적인 태도를 소피아에선 기대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한국에서 본 TV 광고처럼 요구르트가 맛있지도 않았다.입국 때부터 기분이 상해있어서였을 것이다. 소피아에서의 보낸 3박 4일은 기대만큼 즐겁지 못했다.도심 한가운데 칼로 두부를 자른 듯 직각으로 서 있는 웅장한 건물들까지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대부분 독재정권 시절 축조된 관공서로 짐작되는 것들이기에 그랬다.소피아 중심가를 피해 사람들의 표정에 웃음이 조금은 녹아있는 재래시장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 1kg에 1유로(약 1천200원)도 하지 않는 크고 달콤한 분홍빛 체리가 우중충한 기자의 기분을 아주 조금 달래주곤 했다.▲ 조그만 정교회성당에서 홀로 들은 노래그러던 그 나흘 중 어떤 하루였다. 소피아 변두리를 어슬렁거리던 기자는 무슨 마음에선지 불가리아 정교회성당엘 들어가게 됐다.시내 중심가에 지어진 이름난 성당에 비하면, 작고 낡고 보잘 것 없는 곳이었다. 실내는 어둡고 눅눅해 어디선가 곰팡이 냄새가 풍겨올 것만 같았다.그 흔한 성화(聖畵) 한 점 걸려있지 않은 소박한 성당.뭘 해야 할지 모를 어색하고 복잡한 감정이었다. 그때, 신부인지 수사인지 모를 한 사내가 온몸을 휘감은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났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서 흔들리는 조그만 향갑(香匣)이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그게 불가리아 정교회의 성가(聖歌)였는지, 일종의 기도양식이었는지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웅얼거림에 가까웠던 음률은 어제 들은 듯 귓가에 선명하다.노래는 장엄하면서도 평화로웠다.신부 혹은, 수사의 노래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긴 나무 의자에 얌전히 앉아 귀와 마음을 동시에 열었다.당시의 평안했던 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웅얼거리는 노래가 끝난 후 그가 보일 듯 말듯 한 작은 미소를 보냈다. 그 잔잔한 웃음에 어찌할 바를 몰라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모았다.기도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기자는 40년 넘게 무신론자로 살아온 사람인데.▲`소피아 여신상`을 지나 `알렉산더 네프스키 성당`으로아주 드물게 겪은 종교적 공간에서의 체험은 불가리아 사람들의 종교에 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영향권 아래 있었던 소피아엔 이슬람 성당이 적지 않다. 또한, 불가리아 사람들 대부분이 믿는 정교회의 교당도 많다. 거기에 적은 수지만 가톨릭교회도 있다.꽤 긴 시간 종교를 의도적으로 부정하는 사회주의국가에서 살아온 불가리아 사람들. 그들에게 신(神)과 종교는 어떤 의미였을까?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때 기자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 소피아 여신상이었다.1990년대 초반. 여신상이 서있던 자리엔 러시아의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1870~1924)의 동상이 자리했었다.사회주의가 몰락한 자리에 들어선 신의 형상. 무언가 의미하는 바가 커보였다.결국 인간이 마지막에 기댈 곳은 사상이 아니라 신이라는 뜻일까?무신론자인 기자의 심사가 복잡해졌다. 생각은 촉수를 뻗어 신과 종교에 관한 본질적인 물음으로 다가갔다. 저 멀리 거대한 알렉산더 네프스키 성당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성당의 황금빛 지붕이 저녁 햇살을 받아 묘한 색채로 빛났다.그 아래로 불가리아 사람들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처럼 성(聖)과 속(俗)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 쉬고 있는 게 아닐까.불가리아는…인구 720만명 다민족 국가다큐멘터리·인형극 수준 높아유럽 동남부 발칸반도에 위치한 나라다. 공식 국명은 불가리아공화국(The Republic of Bulgaria). 면적은 11만879㎢, 해안선의 길이는 354㎞로 몇몇 해변은 휴양지로도 이름이 높다. 인구는 약 720만 명. 수도는 소피아(Sofia)다. 루마니아, 그리스, 터키, 세르비아, 마케도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불가리아인이 전체 인구의 83%를 넘고, 터키인(9.5%), 마케도니아인, 아르메니아인, 러시아인, 그리스인이 함께 생활한다. 전형적인 다민족 국가라고 할 수 있다.불가리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터키어와 마케도니아어를 쓰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국민의 대다수가 불가리아정교(83%)를 믿고, 소수의 이슬람교도(12%)와 가톨릭교도(2%)가 있다. 화폐 단위는 레바(Leva). 1레바는 한국 돈 약 615원이다.주된 산업은 농업으로 1950년대엔 구(舊) 소련 방식의 농업집단화를 실시했다. 소련 붕괴 직전인 1989년부터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받아들여 기술력을 높이고, 생산방식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변화에 따라 현재는 농업생산물의 질적 향상을 추진 중이다. 국내총생산은 516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6천700달러다.한국과는 1990년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1994년에는 문화 협정과 이중과세방지 협정, 무역 및 사증면제 협정을 맺었다. 한국은 합성수지, 승용차, 섬유 등을 불가리아로 수출하고 금속광물, 사료 등을 불가리아에서 수입한다.1990년 한국전통무예단이 불가리아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1992년 한국·불가리아 문화교류협회가 발족했다. 이후 서울에서 `불가리아 아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등 양국 간 문화교류가 활발한 편이다.디나르 알프스산맥과 연결된 발칸산맥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뻗어 있어 국토는 2개의 유역으로 나뉜다. 발칸산맥 북부는 겨울이 길고 눈도 많이 내린다. 반면 발칸산맥 남부는 겨울이 온화한 대신 여름철 기온이 매우 높고 덥다. 국토의 40% 가량이 산지로 이뤄져 석탄, 석유, 철, 망간, 납, 아연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다.다큐멘터리와 인형극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많은 수의 국민들이 축구, 레슬링, 배구 등의 스포츠를 좋아한다. 다뉴브강(江)과 흑해에서는 낚시와 요트를 즐기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강력범죄는 잘 발생하지 않지만 소매치기나 좀도둑은 적지 않다. 복잡한 곳에서는 여행자 스스로 가방과 지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사진제공/류태규

2017-03-03

“입찰제도 개편·적정공사비 확보로 합리적 경쟁과 화합 이룰 터”

7천300여개의 회원사를 둔 국내 최대 건설관련 권익단체인 대한건설협회 유주현(64·사진) 신임회장이 2일 오후 서울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동안 건설협회를 이끌게 됐다. 유 신임회장은 지난 해 12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제27대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건설업계의 `전경련`이라 불리는 대한건설협회는 1947년 설립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초대회장을 지냈고, 국내 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각종 연구 및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는 단체다. 유 신임회장을 만나 취임소감과 향후 활동계획을 들어봤다.가장 역점 둘 활동은“노후시설물 스마트화생활밀착형 시설물 발굴”정부·국회에 바라는 점“SOC투자확대·활성화지나친 금융규제 개선해야”중소업체 경영난 해소 방법은“공공부문 건설투자 확대분별한 분리발주 막아야”- 국내 최대 건설관련 이익단체의 수장으로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어떤 각오로 이끌어 갈 것인가.△ 여러가지로 부족한 제가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단체인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것은 개인적으로 더할 수 없는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2017년은 건설업계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기와 도전을 겪는 격동의 한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로 인해 건설경기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건설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회원 여러분이 저에게 협회 회장을 맡긴 것은 건설협회를 중심으로 침체돼있는 건설 경기를 활성화 시키고,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모색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건설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저의 모든 역량을 다 바칠 각오다.- 어떤 부분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인지.△ 무엇보다 새로운 건설시장 발굴에 온 힘을 쏟고자 한다.앞으로는 기존 시설물의 노후화에 따른 성능개선 및 스마트화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협회는 노후 시설물 스마트화 및 생활밀착형 시설물 발굴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그 다음으로는 불합리한 규제 및 발주처의 불공정행위를 개선하고, 적정공사비를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해외건설시장에 우리업체가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투자개발형 사업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중소건설업체를 위한 해외진출 지원사업도 추진토록 할 예정이다.아울러 대형건설업체의 협회운영 참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대·중소 건설업체 모두가 시장의 틀안에서 상생·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건설산업이 침체되고 있는 만큼 건설산업 재도약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것도 많을 것 같다.△현재 건설업계에는 언제 건설산업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저유가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작년도 해외수주액이 10년전 수준인 282억달러로 떨어졌고, 대내적으로는 SOC투자축소, 주택·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시계제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건설산업을 다른 산업과 달리 규제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하지만 건설산업은 대표적인 일자리창출 산업으로서, 고용·공간 복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 규제보다는 진흥정책 중심으로 건설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우선, SOC투자확대가 최우선 정책이 돼야한다. 정부는 SOC 예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나, 최근 국토연구원 등에서는 선진국 사례를 들어 앞으로도 SOC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있다.특히 시설물의 노후화가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서민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크고 고용창출 효과도 지대한 만큼 SOC투자는 지속돼야 한다.협회도 노후시설물에 대한 성능개선 및 스마트화를 위한 법안 마련 추진 등 SOC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반마련에 노력할 것이다.다음으로는 11·3부동산대책 등으로 내수시장을 지지하던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부동산 시장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지나친 금융규제 등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또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건설 시장과 관련해 투자개발형 사업을 위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다행히 정부가 해외 PPP(민간협력사업, Public Private Partnership)전담기구 설립 추진 등을 하고 있으므로 협회도 향후 동 지원기구 설립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국토부와 적극 협의하는 한편, 중소건설업체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서도 발빠르게 움직일 생각이다.끝으로 종합, 전문 등 칸막이식 업역으로 나뉜 현재의 건설생산체계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종합과 전문간 등록기준 조정을 전제로 영업범위 제한을 폐지함으로써, 우리나라 건설업이 효율적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적극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대형건설업체들보다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고있다.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생각인가.△ 지난해 부동산 경기의 반짝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경기침체로 건설산업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특히, 중소종합건설업체들의 경우 공공건설투자 부진과 지나친 경쟁으로 공사물량 부족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중소종합건설업체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서 전체 건설물량 확대 차원에서 공공부문의 건설투자 확대를 이끌어 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종합과 전문으로 이원화된 현재의 업역질서에서 중소종합건설업체들의 희생을 전제로 도입된 소규모복합공사와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와 같은 기형적 제도가 무리하게 확대되는 것을 막고, 업역질서를 정상화하는 노력에 중점을 두겠다.수많은 공종들이 유기적인 시공을 통해 완성돼야 할 건설공사에서 일부 공종들의 분리발주 확대로 인한 비효율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분별한 분리발주 확대 주장에도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예전에 LH공사가 시행하던 `직할공사`제도가 실패로 끝났던 점을 들어 분리발주를 확대하면 책임소재를 따지기 어려워 하자책임문제가 뒤따른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부분은 법리적으로 접근해서 설득하는 등 조심스럽게 접근할 예정이다.아울러, 대중소건설업체간에 경쟁과 역할 분담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입찰제도의 개편과 함께 적정공사비 확보로 우수한 품질의 목적물을 건설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입찰제도 개편·적정공사비 확보는 건설업계 오랜 숙제다. 어떻게 설득할 생각인가.△현재의 건설업계 어려움은 적정공사비가 확보되지 않는데서 생긴다.원도급업체가 적정공사비를 제대로 못받으니 하도급업체에도 적정공사비를 제대로 못주게 된다. 현재 건설업체들은 추정가의 80% 정도를 받아서 이윤을 떼고 하도급업체에 주고있는 상황이다.2012~2013년 미국 연방도로청에서 발주된 사업의 추정가 대비 낙찰률은 93.5%였고, 일본의 국토교통성 발주공사 역시 낙찰률이 91~92% 수준으로 한국에 비해 훨씬 높다.더구나 요즘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종합평가제의 공사비가 종합심사제(국가)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되자 정부가 종평제 공사비를 다시 낮추려고 한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외적으로 예산 절감했다고 한다.소비를 진작하고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기업에 이윤이 남아야 돈이 돌게 된다. 그걸 제대로 안하니까 건설업계는 물론이고 전체 경기도 나빠진다고 본다.이는 전문건설업계도 마찬가지다. 이윤이 빠듯하다보니 손해가 나는 경우가 많다.그래서 전문건설업의 경우 공사하다 회사가 부도가 나서 보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손실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지난 번 건설협회장 선거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업계 내부의 화합과 통합도 중요하다고 보는데….△평생 건설업에 몸담아오면서 제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3년간 우리 업계의 화합과 통합, 그리고 협회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먼저, 대중소 구분없이 회원사 목소리에 귀를 열고 맞춤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각종 서비스 업무를 발굴해 나갈 것이며, 새로운 시대조류에 걸맞게 급변하는 건설환경을 주도하는 협회로, 회원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특히 회원사의 협회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업계발전에 대한 수시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원로회의`를 신설하고, 대형사의 적극적인 협회 참여장치를 마련하는 등 대중소 업체간 화합·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유주현 신임 회장 프로필유주현 신임 회장은 1953년 경기 안양 출생으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 건설산업최고전략과정을 거쳐 1993년 신한건설 대표이사에 취임해 현재는 신한건설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3년 건협 경기도회 제18~19대 회장을 역임하고, 2009년부터 경기도회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또 경기도 양궁협회장, 경기교육장학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17-03-02

청도에서 막 도착한 봄 초대장

“청도는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는 문화의 도시로서 조상의 얼과 전통을 토대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해 보다 다양한 체험 관광코스와 먹거리 개발로 관광도시의 위상을 한층 더 높여나가겠습니다.”이승율사진 청도군수가 봄 향기 가득한 청도에서 신선한 먹거리와 다양한 체험관광을 즐겨줄 것을 부탁하며 청도행 초대장을 보냈다. 청도에서 다가올 봄을 즐기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독특한 향과 맛의 한재미나리도 먹고매주 토·일 소싸움의 박진감에 취하고빛으로 만든 동화속에서 황홀함까지오감이 즐거운 청도에서 `봄 즐기기`◇ 봄 향기 물씬 풍기는 `청도 한재미나리`청도 한재미나리는 199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농약 재배로 품질인증을 받은 청정채소다. 봄철 까칠한 입맛을 돋궈주고 혈액 순환을 도와 몸에 쌓인 독소를 체외로 내보내는 봄철 최고의 영양식품이다.한재는 볕이 잘 드는 지역이지만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부분의 비닐하우스를 동서 방향으로 지어 옆면을 통해 남쪽으로 드는 햇볕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했다. 한겨울에도 섭씨 18도 정도의 수온을 유지해 밤에는 따뜻한 지하수를 미나리 밭에 대고 낮에는 물을 빼는 작업을 거친다.이런 재배방식을 통해 다른 미나리에 비해 실하고 부드러운 한재미나리를 수확할 수 있다. 한재미나리는 식감이 연하고 맛과 향이 독특하다. 3~4월에 줄기가 굵고 속이 꽉차 미나리 중 최고로 꼽힌다. 취향에 따라 미나리와 삼겹살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매주 열리는 청도소싸움… 박진감 넘쳐청도소싸움 전용 돔형경기장은 매주 토·일요일 박진감 넘치는 황소들의 우직한 힘겨루기와 함께 소싸움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함성으로 가득 찬다.청도소싸움 경기장은 국내 최초의 자동 개폐식 돔형 경기장으로 1만1천245석의 좌석을 갖추고 비나 눈이 와도 전천후 경기가 가능하다.오는 3월 30일부터 4일간은 `2017 청도 전통민속소싸움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 빛의 향연 `청도 프로방스` 축제 청도소싸움 경기장 바로 맞은편 산자락은 날이 어둑어둑해지면 1천만 개의 LED 조명등이 한꺼번에 켜지면서 화려하게 변신한다.형형색색의 조명등과 어우러진 하트 모양의 불빛터널, `백설공주`와 `헨젤과 그레텔` 등 동화 속 주인공을 만나 볼 수 있는 `별빛동화마을 빛 축제`프로방스다. 국내 최초 310m 야간 짚라인,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각종 놀이시설 등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어 가족여행객에게 인기다. ◇ 터널 속에 자리한 저장고 `와인터널` 와인터널은 대한제국 말기인 1898년에 완공된 구 남성현 터널로 와인 숙성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자연의 멋도 한껏 즐길 수 있는 터널이다. 직육면체의 화강암과 적벽돌을 3겹의 아치형으로 조적해 건설된 자연석 터널로 상시 온도가 13~15도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 와인을 발효·숙성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무려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아름다운 와인터널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특색 있는 관광명소 개구리박물관과 화양읍 다로리 주민의 삶이 집집마다의 담벼락에 그려진 반시밸리 벽화마을도 만나볼 수 있다.◇ 인기 만점 청도 레일바이크지난해 개장한 생태공원과 청도 레일바이크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청도레일바이크는 청도읍 유호리 청도천변에 왕복 5㎞의 경부선 옛 철길을 복원해 운영하고 있다. 철길 옆 테마산책로에는 이색자전거를 비치해 관광객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레일바이크 이용료는 4인기준 대당 2만5천원이며, 이색자전거는 2인승은 1만원, 4인승은 2만원인데 1시간 30분 동안 이용할 수 있다.올 상반기 인근에 완공 예정인 자전거 시범공원도 이용객들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레저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지닌 `운문사` 운문사 입구에서 시작되는 솔 향기 가득한 솔바람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기슭의 평탄한 자리에 담장의 높이마저 가지런한 사찰이 나타난다. 250여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경학을 수학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승가대학 운문사다.운문사는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된 고찰로 고려시대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180호 처진소나무 외 30여 동의 건물과 9점의 보물, 11명 고승대덕의 영정과 그외에도 많은 문화재가 보존돼 있는 곳이다.운문면 가슬갑사는 신라시대 원광법사가 화랑의 `세속오계`를 만들어 전파한 곳으로 화랑정신의 발상지다. 청도군은 화랑정신을 계승하고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운문댐 하류보 유원지 인근 30만㎡ 부지에 화랑발상지기념관과 정신수양관, 화랑단체촌, 국궁장, 야영장 등 신화랑풍류마을을 조성한다. 단체생활을 통한 호연지기를 함양하는 시설로 오는 9월 개장할 예정이다. 또한 운문댐 안쪽에 3개의 야구장으로 건설된 청도베이스볼파크가 올해 공사 착수를 추진 중에 있어 이들 시설이 모두 들어서면 운문면 일대가 하나의 관광벨트가 되고, 이곳에서 체험관광과 스포츠까지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이승율 청도군수는 지역 농협장과 군의회 의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농민이나 지역업체에서 생산한 농·특·가공품 등을 관광문화와 연계해 6차산업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관심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부자농촌 청도` 만들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이 군수의 약속이자 다짐이다.청도/나영조기자 kpgma@kbmaeil.com

2017-02-27

`책 읽는 도시` 구미 삶의 품격을 높이다

구미시가 독서운동으로 도시의 품격(品格)을 높이고 있다. 구미시는 전 시민이 하나의 책을 통해 동일한 정체감을 형성해 보자는 취지로 지난 2007년부터 `한책 하나구미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지난해 4월 15일에는 `한책 하나구미 운동`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기도 했다. 구미시는 이 운동을 전개하면서 작가와 함께하는 북 토크, 북 아트, 책 읽어주는 할머니 체험 등 다양한 독서 행사도 함께 진행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꾸준히 책 읽는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도서관 건립에 힘써 온 결과 전국 자치단체 중 열람석수 1위, 보유장서 2위의 `도서관 도시`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구미시는 그동안 `회색도시`, `산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이제는 대한민국독서대전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구미시가 10년 동안 진행한 `한책 하나구미 운동`이 어떤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알아봤다.`한책 하나구미운동` 10년째 전개북 토크 등 다양한 이벤트 큰 호응시민 자발적 참여 독서문화 이뤄내전국 지자체 중 열람석수 1위회색·산업도시 이미지 벗고명실공히 `도서관 도시` 자리매김□ `한책 하나구미 운동`의 시작구미시는 다른 도시와 달리 시민의 80% 이상이 일자리를 찾아 온 외지인들로 구성돼 있다보니 좀처럼 연대감을 조성하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이에 남유진 구미시장은 책으로 시민들의 동일한 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책 읽기 운동을 제안한다.평소 책 읽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던 남 시장의 적극적인 권유로 2007년부터 `한책 하나구미 운동`이 시작됐다. 이 운동은 본래 1998년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에서 시작된 `원 시티 원 북(One city One book)운동`을 벤치마킹한 것이다.한 도시의 구성원 모두가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자는 독서캠페인이다. 실제 시카고에서 `앵무새 죽이기`를 시민들이 함께 읽고 고질적인 인종문제를 극복하자, 책 읽기 운동은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구미시 외에 청주도서관과 부산시민도서관 등이 이를 벤치마킹해 책 읽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책 읽기 운동은 시민 스스로`한책 하나구미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 스스로가 참여해야만 했다. 구미시도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강요하는 책 읽기가 아닌 자발적인 독서참여 문화 조성`이었다고 말한다.남 시장도 “좋은 책을 선정하고 배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민들이 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임을 강조해 왔다. 구미시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집중했다.이를 위해 매년 올해의 책 선포식을 시작으로 독후감쓰기 대회, 책을 읽고 난 후 토론회, 북콘서트, 성과전시회 등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의 책 선정은 후보도서 추천에서부터 선정까지 모두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도록 했다. 시민들의 참여는 `한책 하나구미 운동`이 10년 동안 진행되는 큰 힘으로, 매년 참여하는 시민들의 수가 늘어갔다.첫해인 2007년 올해의 책 선정에 참여한 투표자가 1만5천115명이었던 것이 지난 2016년에는 2만9천146명으로 거의 2배 가량 증가했다. 또 지난해까지 올해의 책 투표, 선포식, 북 콘서트, 독후감 행사 등에 참여한 시민들도 약 22만여명에 이른다.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한책 하나구미 운동`이 함께 책 읽는 독서문화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연도별 올해의 책에 선정된 도서는 `2007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2008 연어(안도현)`, `2009 너도 하늘말나리야(이금이)`, `2010 지도 밖으로 행진하라(한비야)`, `2011 책만 보는 바보(안소영)`, `2012 생각한다는 것(고병권)`, `2013 초정리 편지(배유안)`, `2014 여덟 단어(박웅현)`, `2015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설흔)`, `2016 모두 깜언(김중미)`등이다. 2017년 올해의 책은 현재 신청을 받아 시민 심사위원회에서 검토 중에 있다. □ 독서문화가 `독서 인프라` 구축으로`한책 하나구미 운동`으로 책 읽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독서를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 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구미시에는 시립중앙도서관과 경북도립도서관 단 두 곳의 도서관 밖에 없었다.하지만, 책 읽는 시민들의 요구와 책 읽기 운동을 전개한 구미시의 노력으로 현재 시립중앙, 인동, 상모정수, 봉곡, 선산, 경북도립 등 6개의 공립도서관을 지닌 도서관 도시로 발전했다. 내년 완공 예정인 양포도서관까지 건립되면 7개의 공립도서관을 갖추게 된다.구미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작은도서관 2개, 2개의 도서실, 새마을 문고 37개 등을 갖추면서 열람석 수가 5천142석, 장서 수는 101만8천961권으로 전국 지자체 중 열람석 수 1위, 장서 수 2위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책 읽기 좋은 도시로 명성을 얻었다.시는 또 도서관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이동도서관을 운영하면서 문앞 도서대출 서비스, 희망도서 신청, 도서대출 예약신청, 무인도서관 운영과 지체장애인과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대출도서 무료 택배 서비스, SMS 문자서비스 등도 운영하고 있다. □ 대한민국독서대전 유치 추진구미시는 10년 넘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고 있는 `한책 하나구미 운동`을 기반으로 올해 대한민국독서대전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지자체가 주관하는 대한민국독서대전은 독서의 달인 9월에 3일간 진행되는 전국 규모의 독서 박람회다. 또한 독서와 교육, 문화와 예술이 융합된 종합적 예술축제다.구미시는 대한민국독서대전을 유치하게 되면 문체부에서 `책 읽는 도시`로 선포되고, 이를 통한 독서문화 활성화와 독서·출판 단체들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관련 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에 시는 지난 8일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 유치를 위한 자문단을 위촉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남유진 시장은 지난 16일 미국을 방문해 `한책 운동`의 발상지인 시애틀 공공도서관과 MOU를 체결하고 `한책 하나구미 운동`과 교류하기로 합의했다.또 야외도서관인 `스토리 팟(The Story Pod)`의 국내 최초 도입을 위해 지난 21일 캐나다를 방문해 토니 반 바이넌 뉴마켓 시장과 면담을 갖고, 양 도시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스토리 팟 운영 노하우 등을 전해 들었다. `스토리 팟`은 약 7㎡(1.8평)의 작은 공간에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곳이다. 주민들이 놓고간 책들을 다른 방문객이 빌려 읽고, 서로 자유롭게 기부도 하는 등 `순환 방식`으로 운영되는 작은 도서관이다. 구미시는 미국, 캐나다의 선진 도서문화를 벤치마킹 해 시민들이 실생활 속에서 더욱 쉽고, 가깝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독서문화 환경을 조성해나갈 방침이다. 구미시의 이러한 노력이 대한민국독서대전 유치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02-24

사라예보 가톨릭 구역에서 정신을 잃고 헤매다

전말을 알게 되면 누구나 통곡할 수밖에 없는 발칸반도의 역사. 상호배제와 끔찍한 학살, 비명과 고통이 수백 년간 반복돼온 아픔의 땅. 우리가 쉽게 이야기하는 `인간으로서의 희망`을 보스니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무심한 햇살과 그 아래 새하얀 비석들 수만 개가 아프게 눈을 찔러오던 사라예보의 공동묘지. 실핏줄이 터진 붉은 눈동자로 사납게 짖어대던 개를 막대기로 쫓아준 꼬마들이 또래다운 호기심을 발휘해 드물게 보는 동양인인 기자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왔다.하지만 그날 그 아이들에게 어떤 질문을 들었고, 무슨 대답을 했는지 도통 떠오르지가 않는다. 시간은 증발했고 기억은 휘발됐다. 그건 단지 기자와 꼬마들의 힘겨웠던 의사소통 탓만은 아니었을 터.아이들이 하나둘씩 산을 내려가고도 한참동안 더 묘지에 앉아 있었다. 시들어버린 장미와 암녹색 이끼, 해독할 수 없는 문자가 새겨진 비석을 눈앞에 두고. 참담함이라고 해야 할까, 향하는 곳이 분명치 않은 분노라고 불러야 할까? 당시의 심정을 아직도 명확하게 표현할 수가 없다.어둠이 사라예보의 산과 묘지를 온전히 뒤덮은 다음에야 벗어놓은 슬리퍼를 꿰신고 시내 중심가로 내려왔다. 이 막막함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뒤집혀진 마음 상태론 술을 마시는 것 외엔 할 게 없었다. ▲ 하얀 비석을 뒤로 하고 내려와 마구잡이로 폭음술을 팔지 않는 무슬림 구역을 지나 숙소에서 꽤 먼 거리에 있는 가톨릭 구역으로 휘청거리며 걸었다. `학살의 그날` 새겨진 총탄 자국 선명한 건물들이 스쳐갔다.보스니아 내전 기간 동안 사라예보는 세르비아계 군인과 민병대에 포위돼 있었다. 식량이나 물을 구하러 거리로 나온 아이와 노인들은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을 맞고 생이 꺾이곤 했다. `죄 없는 죽음`이 곳곳마다 넘쳐났다. 사라예보 한복판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을 담은 조형물이 있다. 그건 내전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추모하는 것이고, 총탄 자국이 흉한 건물을 새로 단장하지 않는 이유는 `슬픔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런 구체적인 사실을 기자는 한국에 돌아와서야 책과 인터넷을 뒤져보며 알게 됐다.마침내 도착한 가톨릭 구역. 조그만 카페 구석자리에 앉아 술을 마셨다. 싸구려 위스키로 시작해 러시아 보드카와 맥주, 나중에는 알코올 함량이 60%를 넘나드는 라키아(Rakia·유럽산 자두나 청포도를 증류한 투명한 술)까지 벌컥댔다. 끝도 모르게 이어진 폭음이었다. 저녁도 거른 채 급하게 들이켠 술은 엉망의 취기를 불러왔다. 주위에 앉은 보스니아 사람들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윙윙거리더니 한순간 사라져버렸고, 술집 앞 거리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는 환시가 보였다. 나중에는 “사람이 사람에게 이럴 수가… 사람이 사람에게 그럴 수가…”라는 혼잣말까지 지껄였던 것 같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기억의 회로가 끊겨버렸다. 샛노란 달이 처연하게 밝은 밤이었다.멈췄던 기억의 회로가 다시 작동을 시작하고 정신이 돌아온 건 다음날 아침 게스트하우스에서였다. 지갑과 여권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침대 머리맡 가방에 그대로 들어있었다. 어떻게 술집에서부터 숙소까지 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술값을 제대로 지불했는지조차 가물가물했다. 기억을 복원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 직원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사라예보에 도착한 첫날부터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기자가 건네는 물음에 친절하게 대꾸해주던 금발의 20대 여성이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미안한 일이었지만 거두절미하고 질문부터 던졌다. “저기, 제가 어젯밤 언제쯤 들어왔죠?”“새벽 2시가 좀 넘었을 거예요. 얼마나 마셨는지 엄청나게 취해 보였어요.”“아 그래요…. 혹시, 결례를 하지는 않았나요?”“아뇨. 오자마자 씻지도 않고 쓰러져 잤으니까요.” ▲ 슬픔과 부조리의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그쯤이면 천만다행이지 싶었다. 자신의 슬픔을 다른 사람에게 전이시키거나, 신파조의 슬픔을 무기 삼아 주위를 괴롭히는 건 마흔을 넘긴 사내가 젊은이들에게 할 짓은 아니지 않나. 고통과 아픔을 홀로 삼킬 줄 알아야 어른이라 할 수 있다. 별다른 실수가 없었다는 걸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돌아서는데 등 뒤에서 그녀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어젯밤에 친구랑 거리를 지나다가 술집에 혼자 앉아있는 당신을 봤어요. 심각한 표정이던데 왜 그랬어요? 사라예보가 싫은가 봐요?”그 예상치 못한 물음에 이런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그렇지 않아요. 사라예보는 좋습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싫죠.” 그 여자 앞에서 주제넘게 철학자 흉내를 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자도 가끔은 `대체 인간이란 뭔가?`라고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같은 종(種)을 죽이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다. 악독한 행위다. 그러나 자신의 생존과 행복이 아닌 다른 존재의 행복과 생존을 위해 제 목숨을 버릴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다. `희생`은 인간만이 사용하는 단어다. 양립되기 힘들어 보이는 극단을 오가는 인간. 바로 그 인간들이 만들어온 것이 역사다. 쉽게 이해되고 수긍할 수 있는 역사가 있다면, 불가해하고 일그러진 역사의 시간 역시 분명 있었다. 그렇다면 그 불가해하고 일그러진 역사로부터 인간은 무엇을 배워야할까? 역사학자들은 말한다. “반성하지 않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보스니아 사람들은 내전과 학살의 아픈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 그리고 2017년 오늘. 한국은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있나.`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영화와 만나다영화는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어렴풋이나마 추측하게 해주는 대리체험의 교과서다.참혹했던 `보스니아 내전`의 전개 과정과 인간존재의 의미를 되묻게 만드는 `인종청소`의 끔찍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다.아래 소개하는 3편의 영화는 여기에 더해 감동과 카타르시스까지 주는 작품들이다.보스니아를 필두로 발칸반도의 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감상해보길 권한다.▲ 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 `그르바비차`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 `그르바비차` ▲ 사라예보 외곽의 작은 마을 그르바비차에 사는 소녀 사라는 아버지가 없다. 엄마인 에스마는 “아빠는 전쟁에서 불쌍한 사람들을 구하려다가 죽었다”고 말한다.사라는 그런 아빠가 자랑스럽다. 하지만, 엄마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수학여행을 앞둔 딸에게 들려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있었으니, 사라의 아버지는 전쟁영웅이 아니라는 것. 어린 딸에게는 숨기고 싶었던 불행한 과거를 들키게 된 엄마.모녀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는데…. 보스니아 출신 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의 데뷔작으로 베를린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 `웰컴 투 사라예보`마이클 윈터바텀 감독 `웰컴 투 사라예보` ▲ 사라예보의 참상을 취재하러 온 종군기자 플로이드와 마이클. 둘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학살에 할 말을 잃어버린다.직접 보면서도 믿기 힘든 전쟁의 잔인한 맨얼굴에 치를 떨던 그들 앞에 고아 소녀 에미라가 나타난다.어떻게 해서건 이 소녀를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시키고 싶은데…. 1997년 제작된 작품으로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최초의 영화로 알려져있다.종교간 대립과 인종갈등이 인간을 어떻게 악마로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전쟁을 기록하는 종군기자의 윤리문제에도 카메라 렌즈를 가져다댄다.▲ 안젤리나 졸리 감독 `피와 꿀의 땅에서`안젤리나 졸리 감독 `피와 꿀의 땅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젊은 여성 아일라는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들이닥친 세르비아 군인들에게 납치돼 수용소로 끌려간다.그곳에선 차마 입에 올릴 수 없는 끔직한 일들이 매일 벌어지는데….할리우드 인기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원제는 `In The Land Of Blood And Honey`. 사람이 사람을 죽고 죽이는 비극의 현장인 전쟁터.그 참화 속에서도 사랑의 숭고함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함으로써 보스니아 사람들의 생채기를 어루만져준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2-24

비극의 역사 없이 세워진 나라가 있을까

사람살이의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재래시장은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다. 그간 여행한 나라마다 시장은 빼놓지 않고 들렀다. 하지만, 박물관이나 유적 등에 관한 흥미는 크지 않다. 사람마다 여행스타일이 다르니까 그렇다.사라예보에서도 굳이 박물관을 찾아갈 생각은 없었다. 라틴 다리 인근 노천카페에 앉아 높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시원한 보스니아 맥주를 마시며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게 더 좋았다.그런 여유를 즐기는 가운데 멀리 산마다 새하얗게 들어찬 것들이 눈에 띄었다. 저게 뭐지? 궁금증이 일었다. 사라예보는 야트막한 산으로 빙 둘러쳐진 지형이다. 그 산마다 하얀 기둥 혹은, 막대기 같은 게 지천이다. 뭘까? 궁금증은 즉각 해소해야 한다. 게다가, 게으른 여행자에게 남는 것은 시간뿐이니 가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슬리퍼를 끌며 천천히 산에 올랐다. 비구상 같던 풍경은 금세 실체가 돼 눈앞에 펼쳐졌다. 하얀색 비석이었다. 한두 개도 아니고, 일이십 개도 아니고, 일이백 개도 아니다. 수천수만 개였다. 비석, 무덤, 떼죽음, 학살(Genocide), 비극, 인종, 종교…. 하나도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단어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으로 휙휙 지나갔다. 그때가 한여름이었음에도 한기가 몸을 엄습해왔다. 어디서 온 것인지 탁한 침을 흘리는 개 몇 마리가 기자의 주위에서 으르렁거렸다. 눈알이 시뻘겋게 충혈돼 있었다. 위협적이었다.▲ 파란 하늘과 하얀 비석… 죽은 자들의 공간그 순간, 전후 맥락도 없이 왜 원로시인 고은(84)의 `문의마을에 가서`라는 시가 떠올랐는지 아직도 알 수 없다.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문득 팔짱 끼어서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는가…모든 것은 낮아서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아무리 돌을 던져도죽음에 맞지 않는다겨울 문의여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갑작스러운 두통이 밀려왔다.아시아의 참혹한 학살 현장인 캄보디아 `킬링 필드`(Killing Fields)를 본 후 겪었던 것과 유사한 공황상태에 빠졌다.“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를 혼잣말로 반복해 읊조리며 망연자실 서 있는 기자 앞으로 보스니아 아이들이 다가와 개를 쫓아줬다. ▲ 때론 환멸을 부르는 인간들의 악행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거나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단어를 치고 엔터키만 누르면 줄줄이 나열되는 정보를 혼자 아는 척 길게 인용할 필요는 없다. 해서 기자가 알고 있는 동서양 현대사의 `비극적 죽음`에 관해 짤막하게 요약하려 한다.먼저 1980년 광주항쟁. 18년을 장기집권 하던 독재자가 전혀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았다.최측근으로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탄에 비명에 간 것이다. 이어진 12·12 쿠데타. 전두환과 노태우, 박준병과 정호용 등 권력을 잡은 육군사관학교 동기들. `신군부`로 불리던 이들에겐 휘어잡은 헤게모니를 공고히 해줄 희생양이 필요했다.광주가 피를 흘렸다. 수백 명이 죽었고 수천 명이 다쳤다. 제 나라 군인이 쏜 총탄에 자국민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5·18은 역사의 아이러니였다. 그로부터 37년의 세월.아직도 5월이 되면 광주엔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병원을 찾는 환자가 다른 달보다 많다고 한다. 다음은 1976년 크메르루즈(Khmer Rouge)의 캄보디아 대학살. 1975년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에 경도된 프랑스 유학생 출신 게릴라들이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을 장악한다. 농촌을 중심으로 하는 원시적 공산체제를 꿈꾸었던 이들은 무지막지한 개혁을 단행한다. 아니, 개혁을 빙자한 학살을 자행한다. 크메르루즈는 지식인과 유산계급의 씨를 말리려 했다.손에 굳은살이 박이지 않았다고, 글을 읽을 줄 안다고, 안경을 썼다고 처형장으로 끌고 갔다.심지어 공무원과 교사의 어린 자식들까지 마구잡이로 죽였다.폴 포트, 카잉 구엑 에바브 등이 주도한 학살이었다. 4년간의 크메르루즈 집권기간 동안 캄보디아 인구 800만 명 중 150만 명이 살해됐다.그리고, 보스니아 내전. 1990년대 초반 소련연방 붕괴 후 동유럽 전역은 독립과 자치를 요구하는 서로 다른 민족들의 목소리로 뜨거웠다. 유고슬라비아연방에 속해 있던 보스니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민투표를 통해 연방에서 탈퇴한 1992년. 보스니아 국민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세르비아계는 그들과 종교가 다른 무슬림이 나라의 패권을 쥐는 걸 저지하려 했다. 유고연방의 주도국이었던 세르비아의 지원 하에 학살자들이 보스니아로 속속 들어왔다. 당시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의 최고 정치지도자와 군사령관이 합세해 수도 사라예보를 포함한 보스니아 전역에서 `인간 도살`을 시작했다. 차마 입에 올리기 힘든 일이 수년간 일상처럼 벌어졌다. 20만 명 이상이 죽고, 250만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했다. 여섯 살 여자아이와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까지 이마에 조준사격을 해 죽였다.수천·수만의 무슬림들이 학대와 강간을 당했고,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 격리됐다. 부정할 수 없는 `야만의 시간`. 이전 여행기에서 언급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라도반 카라지치, 라트코 믈라디치 등이 주도면밀하게 진행한 학살이었다. 유럽에서 맛보는 이슬람 요리낯설고 물선 외국에서 독특하고 생소한 요리를 맛본다는 건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의 하나다.보스니아는 유럽 대륙에 위치해있음에도 이슬람교의 생활양식이 보편화된 국가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 음식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국민의 거의 절반이 무슬림이기에 그렇다. 사라예보에 머무는 관광객들이라면 한 번쯤 무슬림식당에 들러 이슬람 요리를 맛보는 것도 즐거운 체험이 되지 않을까.◇ 독특한 향신료를 사용한 양고기와 닭고기 요리돼지고기 먹는 걸 금기로 여기는 무슬림들은 단백질과 지방 보충을 위해 양고기와 닭고기를 즐겨 먹는다.재료를 숯불에 구운 것에서부터 기름에 튀기거나 물에 끓인 것까지 요리방식은 수십 가지다.아랍에서 건너온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이슬람 고기 요리는 한국에선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맛과 향을 여행자에게 선물한다.화덕에 구워 기름기가 없고 담백한 빵을 곁들이면 푸짐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다만 향신료 냄새에 민감한 사람은 먹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슬람 요리는 `무슬림 구역`에서사라예보는 지금도 무슬림 구역과 가톨릭 구역으로 양분돼 있다.터키 요리와도 비슷하고, 중동 음식과도 유사한 보스니아의 이슬람 요리는 당연지사 무슬림 구역의 식당에서 판매된다. 많은 미식가들로부터 “최고의 향신료”로 칭송받는 샤프란(Saffron)을 섞어 만든 향기로운 밥이나, 구운 가지와 토마토를 곁들인 양고기 스테이크를 맛보려면 무슬림 구역으로 가야한다.가톨릭 구역에선 이슬람 요리를 맛보기 어렵다. 무슬림식당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친절한 보스니아 사람들이 웃으며 길을 알려줄 것이기 때문이다.◇ 라마단 기간엔 식당이 문을 닫으니 주의이슬람교도들이 `신성한 달(月)`로 여기는 라마단(Ramadan) 기간에는 모든 무슬림이 해가 떠서부터 질 때까지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다. 이 시기에는 거의 대부분의 무슬림식당이 일몰 때까지 문을 열지 않는다.사라예보의 무슬림식당도 마찬가지다. 독실한 무슬림의 경우에는 이 기간에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 담배도 피우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이슬람교도가 많은 지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라마단 기간을 반드시 고려해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자칫하면 종일 굶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애주가에게 정보 하나 더. 무슬림식당에선 술을 팔지 않는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2-17

복지예산 1천억 시대 개막… 체감하는 `행복 문경` 실현

문경시는 최근 2017년도 복지예산 1천억원 시대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 전체 예산 5천585억원의 18%로 복지부서별 예산을 살펴보면 사회복지과 213억3천200만원, 노인장애인복지과 555억800만원, 여성청소년과 240억4천만원이다. 시는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전국 226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복지사업 복지재정효율화 부문 부적정수급 환수·확인조사 평가에서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돼 기관표창과 3천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또한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자 지난해 1천174명에서 1천289명으로 대상자를 확대하고, 수당을 2만원씩 상향 지원한다. 지역 내 2천800개 위생업소에 대한 친절교육으로 모범업소를 육성하고, 지도점검 및 위생교육을 통해 안전한 식품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금년도 문경시가 추진하는 사회복지정책을 살펴본다.사회·여성·청소년·노인·장애인 복지예산 확충일자리 제공으로 저소득층 자활·자립 돕고위기가정에 후원금 전달…주민화합 유도□ 읍면동 복지허브화`읍면동 복지허브화`를 통한 국민중심의 맞춤형 복지전달체계 개편으로 문경은 2016년 7월 문경읍 및 점촌5동 2곳을 설치했으며, 금년에는 경북 최초로 `권역형 읍면동 복지허브화`를 추진해 문경읍과 점촌5동에서 운영하던 것을 8개 읍·면·동 권역형으로 확대했다.`읍면동 복지허브화`로 찾아가는 복지상담을 실시해 지역주민 재능기부, 후원금품 등 연계·지원으로 공공복지를 보완할 수 있는 민관협력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 흥덕종합사회복지관 건립지역간 균형있는 복지시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종합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해`흥덕종합사회복지관 건립사업`을 2018년 준공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현재 총 사업비 36억 중 21억을 확보했고 국·도비 15억원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시설은 경로식당 및 건강증진실, 프로그램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종합복지서비스 시설로 현재 설계용역에 들어가 있다. □ 2017년 맞춤형 급여 확대국민기초생활보장 맞춤형급여 생계지원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6억원이 늘어난 102억원을 지원한다.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맞춤형 생계급여 선정기준이 2017년 중위소득 30%(4인기준 4백46만7천380원)이하로 확대되고, 생계급여도 5.2% 인상돼 좀 더 많은 저소득층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 정확한 조사로 빈틈없는 복지제공11개 분야의 복지대상자 선정기준 인상에 따라 새롭게 수급자로 선정 가능한 대상자와 신규수급 신청자에 대해 사회보장 시스템을 활용해 신속하고 정확한 조사를 벌여 빈틈없는 복지를 제공한다. 또한 기존 수급자를 대상으로 2017년 복지수급자 연간 조사계획을 수립해 부정수급 예방을 강화할 계획이다. □ 일자리 제공이 최선의 복지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의 자활·자립을 위해 읍면동, 문경지역자활센터, 문경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통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성 있는 자립지원 직업상담사가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밀착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개소한 문경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고용과 복지서비스를 함께 지원하고 있다.이밖에도 근로소득이 발생한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이 목돈을 만들어 향후 탈수급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희망·내일키움통장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 저소득 주민 생활안정자금 지원사업국민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전세 입주보증금 및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보증금 지원사업을 추진하며, 지원 규모는 3억6천만원으로 3년거치 일시상환 조건이다.전세입주보증금 융자는 최대 3천만원까지 가능하며, 영구 임대아파트 입주보증금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정한 입주보증금 내에서 융자신청이 가능하다. □ 위기가구에 대한 긴급 복지지원긴급 복지지원은 갑작스런 위기상황에 처한 저소득층을 발굴해 위급상황을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생계·의료·연료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이 사업은 긴급복지 지원대상에 따라 보건복지부 129긴급지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제이티에스를 통해 지원하며, 생계가 곤란한 저소득층을 조기에 지원해 실질적인 위기상황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 복지체감도 올리고 사각지대 줄이고저소득 위기가구를 신속하게 발견해 맞춤형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복지제도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고, 복지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해소하며, 읍·면·동 사회복지담당 공무원과 통합사례관리사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한 방문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위기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후원금 지원, 집수리 개선사업 등 민간단체와의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 이웃사랑 수호천사 릴레이찾아가는 맞춤형 복지서비스의 일환으로 법적 수혜를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의 숨은 기부자를 발굴해 매달 4명의 후원자가 위기가정 4가구를 직접 방문해 후원금을 전달하는 1:1 후원사업이다.수호천사 활동 참여로 나눔문화를 확산하고 주민화합을 유도해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문경시 종합자원봉사센터 운영문경시 종합자원봉사센터에 현재 등록된 자원봉사자는 175개 단체 1만6천431명으로 지역축제, 문화행사, 재난지원, 환경보호 등 분야별로 활동하 있다.주요 사업은 재가노인 식사배달사업, 행복마을 만들기(집수리사업, 문패 달아주기 등), 푸드뱅크사업 등이 있다. 나눔을 통한 행복도시 문경 만들기에 동참하고, 자원봉사 대회 등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의 사기 진작과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은 문경시가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복지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발굴하고 시행하는 사업으로 기준 중위소득 120%(4인 기준 4백46만7천380원) 이하의 18세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아동·청소년 정서발달 지원서비스, 인터넷 과몰입 아동청소년 치유서비스, 장애인 보조기구 렌탈서비스, 비만 건강관리서비스 등 4개 분야로 사업비 2억9천8백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저소득 주민을 위한 의료급여생활유지 능력이 없거나 어려운 저소득 주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급여제도 대상자는 2천660세대 3천440명이다. 진료비 157억원, 의료급여 현금급여사업 2억2천900만원, 수급권자의 합리적 의료관행 유도 및 과다이용자 체계적 관리를 위한 사업에 10억1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 보훈선양 사업 전개문경시의 국가유공자 보훈명예수당 대상자를 유족에서 국가유공자로 확대했으며, 보훈수당 및 명예수당을 2만원씩 상향 조정했다. 또한, 보훈단체 활성화를 위해 연간 9개 보훈단체에 1억2천5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현충시설인 박열의사기념관과 운강이강년기념관을 운영해 애국애족 정신을 선양하고 있다. 특히 2018년 운강 이강년 선생의 순국 110주년을 맞아 운영에 내실을 기하고 있으며, 향후 역사인물 선양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점촌4동 한절골에는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교두보 역할을 한 고(故) 박동진 중사 기념비를 설립한다.□ 모범 위생업소 육성문경전통찻사발축제를 비롯한 크고 작은 전국단위 행사에 대비해 2천800곳 위생업소에 대한 점검과 친절교육, 음식문화개선사업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관광지 등의 업소를 대상으로 소비자식품 위생감시원을 활용한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위생지도점검 및 친절교육을 강화하고 있다.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운영을 통해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위생·영양관리를 지원한다. 더불어 숙박, 이·미용 등의 공중위생업소도 서비스 평가 및 위생용품 지원을 통해 전국 최고의 모범중소도시에 걸맞은 위생업소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문경/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7-02-13

노인이 건강하고 노인이 웃는 도시 100세 시대 준비된 상주시라 전해라

역사와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상주는 경상도의 뿌리로서 전형적인 농업도시이자 살기 좋은 전원도시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드넓은 들판은 순후한 인심을 잉태하고 맑은 물과 청량한 공기는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근간이 되고 있다.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토양에서 생산되는 각종 친환경농산물 또한 보약이 부럽지 않은 건강식품들이다. 여기에 더해 건강 100세·아름다운 인생을 추구하는 차별화된 상주시의 의료보건 정책은 행복한 상주, 건강한 상주를 만들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특히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유치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상주시는 특정 기관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 입주하는 기업 등에 대한 밀착형 의료보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주시의 보건 시책을 상세히 검토해보고자 한다.밀착형 의료보건서비스 추진진료소·건강증진센터 신·증축65세 이상 어르신 등록·관리치매 조기검진 검사비 지원◆ 보건시설 현대화를 통한 양질의 의료서비스상주시보건소는 보건의료시설 현대화계획(2008~2017년까지)에 따라 보건소와 43개 보건지소 및 진료소,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을 신·증축했다.또 PACS 방사선 장비, 생화학자동분석장비, 골밀도 측정기, 치과유니셑, HIV 검사기 등 240여종의 현대화 의료장비를 보건소와 보건지(진료)소에 비치해 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골다공증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 방사선실에 최신 골밀도 검사장비를 구입 비치해 폐경기 전후의 여성, 노인, 요통이나 관절염이 있는 사람, 당뇨병 환자 등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하고 있다.읍·면지역 18개 보건지소는 시의 초고령화 특성을 반영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가지고 있는 급만성질환의 의료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등 친밀감 있는 보건기관으로 다가서고 있다◆ 감염병 사전예방과 차단에 주력상주시는 각종 신종 감염병 발생요인이 증가함에 따라 감염병 조기 차단과 확산 방지를 위한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표본감시 의료기관 4곳, 질병모니터 지정 130명, 설사환자 신고센터 44곳이 그것이며 방역기동반과 역학조사반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감염병 면역력 획득을 위해 어린이 완전 예방접종(BCG 외 14종), 어르신과 취약계층에 대한 예방접종(인플루엔자 외 4종), 생애주기별 예방접종(폐렴구균 및 12세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결핵 이동검진을 하고 있으며, 결핵 예방의 중요성과 예방수칙에 대한 캠페인을 연중 펼치고 있다. ◆ 위생적인 외식환경 조성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32.4%는 하루 한 끼 이상 외식을 하고 있다.맞벌이가정의 증가와 1인가구의 확대 등으로 외식 인구가 계속 늘어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상주시는 안전한 외식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이를 위해 식품위생업소 2천714곳과 공중위생업소 479곳을 대상으로 식품안전 점검·종사자 개인위생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특히, 영양사 고용의무가 없는 100인 미만의 어린이집, 유치원, 취약계층 영유아 보육시설 등의 집단급식소에 대해서는 상주어린이급식지원센터 운영으로 식품안전 및 성장 단계별 영양관리를 강화하고 있다.위생적 외식환경 조성에 큰 역할을 하는 일반음식점 영업주들을 대상으로 나트륨 섭취 줄이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남은음식 재사용 안하기, 좋은식단제 운영 등 음식문화 개선도 유도하고 있다.◆ 행복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가동흡연문제와 관련해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군인 등을 대상으로 순회교육과 체험부스운영,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흡연자에 대해서는 맞춤형 금연클리닉 운영, 담배연기 없는 행복마을 만들기, 담배연기 ZERO 사업장 만들기, 금연 건강지킴이 아카데미 등을 시도하고 있다. 신체활동 활성화사업으로 개인별 맞춤형 밀착서비스인 `튼튼탄탄 건강관리 교실`을 비롯해 마을별 어르신 체조대회, 생활터 교육, 걷기동호회 활성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생애주기별 만성퇴행성질환과 중풍, 갱년기 등 장애극복을 위해 한의약 기술을 활용한 중풍예방교실, 골관절 관리교실, 갱년기건강교실, 야외기공체조교실 등도 운영한다.구강보건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맞춤형 구강교육과 함께 학생들이 평생 치아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상희학교, 모서초등학교 등에 양치실을 설치했고 올해는 공검초등학교에 양치실을 설치할 계획이다. ◆ 건강 100세 프로젝트 운영상주시는 지난해부터 18개 읍·면보건지소와 25개 보건진료소에 100세 건강 상담소(44곳)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1만3천373명(65세 이상 인구대비 49%)의 대상자를 등록·관리하고 있으며 맞춤형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또 건강한 노년을 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사통팔달 튼튼혈관 만들기` 등 8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치매 없는 건강한 노후를 위해 지역주민이면 누구나 치매 선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검사 결과 인지저하에 해당될 경우 치매 조기검진 거점병원으로 2차검사를 의뢰하고 검사비를 지원한다.생활터 중심의 치매예방사업으로 함창 구향3리 외 16개 지역에서는 65세 이상 인지저하 주민 등 255명을 대상으로 `우리 마을 예쁜치매쉼터`를 48회 운영하기도 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비 지원상주시는 사망률 1위인 암의 발생율을 낮추기 위해 국가 암조기검진을 독려하고,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주기적인 건강검진 지원과 함께 40세·66세의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을 통해 기본적인 건강권을 지켜주고 있다.국가 암건강검진 대상자가 검진을 통해 5대암(위암·간암·유방암·대장암·자궁경부암) 및 폐암이 발견될 경우 3년간 본인부담금 200만원을 지원한다.아울러 의료수급자 및 실질적 취약계층에서 의료비에 대한 부담으로 수술과 치료를 미루고 있을 경우, 공공의료기관인 김천의료원과 연계해 원스톱(검진 및 시술·입원·간병·자택 이송)으로 실질적인 시술(본인부담금 300만원 범위)을 지원한다.특히 지난해에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23명에게 인공무릎관절수술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상주`출산감동 모자튼튼 가족행복사업`을 추진해 출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출산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상주시에 부부가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가정에서 출산한 아기에게는 20만원에서 70만원까지 출산장려금도 지원하고 있다.출산장려금과 더불어 올해 출생아에게는 명주배냇저고리 등을 선물하는 `해피박스 지원사업`도 전개하고 있으며, 결혼이주여성의 출생아에게는 건강보험금과 출산육아용품(뽀로로 식기세트 등)을 추가로 지원한다.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자 올해는 150여명의 산모에게 건강관리사를 지원할 예정이며, 보건소에 등록한 영아에게는 정장제를, 임신부에게는 철분제와 엽산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육아용품 대여, 임산부 및 영유아 영양플러스사업, 출산관련 의료비 지원, 저출산 극복 결혼문화 인식개선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17-02-10

그 도시는 여전히 `죽음`과 `전쟁`을 기억하고 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반면교사 해야 할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죄 없는 수백만 명의 사람을 죽인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1889~1945), 캄보디아의 폴 포트(1928~1998)와 함께 아래 세 사람의 이름을 기록해두고자 한다. 이들은 자신이 도대체 무슨 악행을 저지른 것인지 제대로 알고나 있을까?슬로보단 밀로셰비치(1941~2006)라도반 카라지치(1945~)라트코 믈라디치(1942~)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의 새벽 거리는 괴괴하리만큼 조용했다. 크로아티아의 해변도시 스플리트에서 밤늦게 출발하는 국제버스를 타고 10시간을 달려 도착한 도시.1984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곳이며, 폐병을 앓던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Gavrilo Princip·1895~1918)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태자 부부를 저격한 `라틴 다리(橋)`가 있는 도시. 거기에 크지 않은 공간에 세르비아정교회 성당과 이슬람교 성당인 모스크, 가톨릭 교회까지가 각기 다른 신을 향해 첨탑을 올린 풍경들.외국인 여행자가 거의 없는 국제버스터미널에서 기자를 시내로 데려다줄 트램(노면전차)의 승차장을 찾아 걸었다. 트램은 보스니아만이 아닌 동유럽 여러 나라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생소한 공간이니만치 길 찾기가 쉽지 않았고, 그 덕에 제법 걷고 나서야 트램에 올라탈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내전이 끝난 지 20년이 가까워오는데, 도심 건물들은 아직도 흉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지저분했다. 사라예보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홀리데이 인 호텔`까지도 그랬다. 나중에야 알게 됐다. 그 건물들이 쥐 파먹은 모양으로 흉측스러웠던 건 `비극적 역사`가 벌어질 당시의 총탄 자국 때문이란 걸.보스니아 사람들의 가슴에 상흔(傷痕)이 지워지지 않은 것처럼, 탄흔(彈痕) 역시 여전했다. 한두 건물이 아니라, 그 도시 대부분의 건물이 그랬다. 때론 세월이 상처의 흔적을 숨겨줄 수도 있지만, 영혼에 입은 상처는 시간만으론 온전히 치유되지 못한다.▲ 술을 팔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독특한 구역` 시내 한복판으로 짐작되는 곳에 내려 숙소를 찾았다. 이른 아침인지라 구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일단 밥부터 먹기로 했다. 문을 연 식당이 많지 않아 아무 곳에나 들어갔다. 양고기와 노란색 향신료를 사용한 볶음밥. 메뉴에 돼지고기가 없다. 그렇다면 이건 무슬림 식당이다.알다시피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은 돼지고와 술을 먹지 않는다. 이슬람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알게 되는 사실이다. `신성 무슬림 국가`를 지향하는 이란의 이스파한(Isfahan)을 여행할 때 만난 그곳 청년들은 기자가 “한국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좋아하고 곧잘 먹는다”고 하자, 사람이 지을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표정을 만들어내며 몸서리를 쳤다. 종교와 지역이 다르면 음식문화도 판이한 것이다.식사를 마친 후 다행히 저렴한 가격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수 있었다. 밤새 버스에서 시달린 여독을 풀고 편하게 한숨 자려고 맥주 한 병을 청했다. 꼭 술집을 겸하지 않더라도 유럽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맥주와 간단한 음료 정도는 판매한다. 그런데 맥주가 없단다. “가톨릭 구역으로 가야 살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보스니아에서 생산되는 맥주 `사라예보스코`. 쓴맛과 단맛이 적절히 조화돼 풍미가 좋은 술이다. 그러나, 사라예보의 무슬림(Muslim·이슬람교도) 구역에선 맛보기가 어렵다.한참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사라예보에는 지금도 무슬림 구역과 가톨릭 구역이 존재한다. 무슬림 구역의 식당과 숙소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 심지어 슈퍼마켓에서도 그렇다. 술이 없는 슈퍼마켓이라니….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술을 구할 수 있는 한국인의 상식에선 이해가 어려운 대목이다.반면, 몇 블록을 건너가면 곳곳이 노천카페이고, 길가에 앉아 `사라예보스코`를 마시며 더위를 식히는 청년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슈퍼마켓엔 맥주는 물론, 보드카와 위스키, 그리스 전통주인 우조(ouzo)까지 없는 술이 없다. 이건 가톨릭 구역 이야기다. 2개의 구역으로 나뉜 하나의 도시. 기자가 보기에 사라예보는 참으로 기묘한 도시였다.▲ 생각보다 작고 초라한 `라틴 다리` 낮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지형의 사라예보. 그 산마다 온통 하얀 색 비석이 가득하다.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크로아티아를 여행할 때 대충 듣기는 했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중반에 이르는 시기까지 보스니아 전역에서 엄청난 규모의 대량학살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그러나 그게 실감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전쟁과 혁명을 몸으로 겪어보지 못한 한국의 1970년대 생. 기자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책이나 영화로 대리체험을 했을 뿐이지 총살과 고문, 일방적인 구타와 저항할 수 없는 모욕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아직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래서 기자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이런 결론에 가 닿은 이유는 다음 회 여행기에서 설명하려 한다. 달콤한 잠으로 여독을 푼 후 숙소를 나와 `라틴 다리`부터 찾았다.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황태자에게 총을 쏜 장소가 궁금했다. 민족과 조국이란 단어는 청춘들의 피를 뜨겁게 한다. 그렇기에 과도한 민족주의에 경도됐을망정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의 이야기는 시대를 뛰어넘어 언제나 흥미롭게 다가온다.청년은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라는 문장에 매혹되기 쉽다. 자신과 부모, 이웃을 괴롭히는 자들을 없애버리고 싶다는 뜨거운 열망. 가브릴로 프린치프는 그 열망 속에서 제 나라를 핍박하던 이국(異國)의 통치자를 죽이고, 스스로도 죽었다. 그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역사책을 찾아보면 된다.그런데, 기자의 생각과는 달리 `역사의 현장`인 라틴 다리는 너무나도 작았다. 한국 시골 마을 도랑에 만들어진 교량 수준의 크기였다. “여기로 거대 제국의 황태자가 탄 차량과 뒤를 따른 보좌행렬이 지나갈 수 있었을까”라는 혼잣말이 나올 정도. 그 다리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점화됐다는 사실은 입구에 있는 낡은 표지판만이 증언하고 있을 뿐이었다.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한때 “유럽의 화약고”로 불렸던 발칸반도에 위치한 나라다.공식 명칭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Bosnia Hercegovina)이고 수도는 사라예보(Sarajevo). 북부 보스니아와 남부 헤르체고비나로 나눠져 있다. 보스니아는 보스나 강(江)에 인접했다는 것에서, 헤르체고비나는 옛날 이 지역 통치자의 별칭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언어는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의 공용어인 `세르보크로아티아어`를 사용한다. 면적은 5만1천197㎢, GDP는 2016년 기준 165억 달러로 세계 112위 수준이다. 사용되는 화폐의 단위는 마르카(marka). 평균수명은 약 78세다.무슬림,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등이 함께 살고 있다. 국민의 45%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다. 유럽 국가 중 알바니아와 함께 무슬림의 비율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세르비아인은 인구의 약 33%, 크로아티아인은 19% 정도다.이슬람교도가 많은 만큼 관련 문화유적도 나라 곳곳에 산재해 있다. 17세기에 축조된 역사적 사원인 카레바(Careva)와 알리파사(Alipasa)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사라예보는 물론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도 아름다운 푸른색 타일로 장식된 모스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인구는 약 390만 명. 인접국은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등이다.1908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에 병합됐다가 1946년 공화국이 됐다. 1992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해체될 무렵 독립을 선언했으나 이슬람교와 가톨릭, 세르비아정교 등 종교간의 대립으로 무참한 집단학살의 역사를 겪어야 했다. 북부 일부 지역을 제외한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다. 때문에 철광석과 아연, 은과 대리석 등의 광물이 풍부하다. 또한, 삼림과 수자원을 이용한 공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기후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보스니아 지역은 온화한 편이나 겨울 추위는 매섭다. 반면 헤르체고비나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은 기온이 높고 건조하며, 한겨울에도 온난하다.한 나라의 수도치고는 조그맣고 아기자기한 사라예보에서 터키의 영향을 받은 이슬람 요리를 즐기고, 강변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건 보스니아를 찾는 여행자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포도 등의 과일이 맛있고, 중세의 성(城)과 1556년 만들어진 아름다운 다리로 유명한 모스타르(Mostar)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2-10

하얀 속살 감추고 빨갛게 물든 대게 그 맛 알아?

비단바다 경북 울진 후포항의 바다 내음이 세상을 깨우고 `울진대게`와 `붉은대게`가 맑고 푸른 울진 앞바다를 가득 채우는 3월. 대지가 온통 봄바람과 따스한 볕으로 출렁이는 3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의 남쪽 관문으로 전국 최고의 대게 생산지이자 해양레저스포츠의 요람 마리나항으로 부상하고 있는 후포항에서 상큼쫄깃한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개최된다. 그 축제의 현장을 미리 가본다.왕돌초 광장·후포항 부두 등 공간 대폭 확대지역 해산물 맛보고 구매하는 `방티 페스티벌`울진 레시피 먹거리 판매 등 다채로운 콘텐츠◆ `비단바다 후포항에서 대게와 놀다`바다는 울진대게의 펄떡거리는 기운으로 가득 차고, 바다나물이 흩뿌리는 내음은 싱그럽다.해마다 기다려지는 봄. 울진군 후포항에서 바쁜 일상의 틈새를 비집고 한바탕 신명나는 세계가 펼쳐진다.울진군축제발전위원회(위원장 남효선)는 올해 축제의 콘셉트를 `축제의 관광자원화와 공동체 문화 정착`을 위한 원년으로 정하고, 지난해 말 지역사회단체와 함께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일찌감치 축제 준비에 들어갔다.특히 올해 축제 주제는 지난해 첫 민간주도형으로 열면서 제시한 “비단바다 후포항에서 울진대게와 놀다”이다.이번 축제는 종전의 후포항 한마음광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것을 왕돌초광장과 후포항 부두 일원으로 공간을 대폭 확대해 새로이 단장했다. 대게와 붉은대게철인 후포항 전역을 축제의 신명판으로 펼치기 위해서다.또 울진의 대표적 명품브랜드를 주제로 펼쳐지는 축제인만큼 관광객과 주민들이 쉽게 대게와 붉은대게를 비롯한 후포항이 생산하는 다양한 해산물 먹거리를 푸짐하게 맛 볼 수 있도록 `먹거리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푸지게 먹고 신나게 놀자”…`방티페스티벌`이번 축제에서 처음 선을 보이는 `방티페스티벌`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관광객들이 처음 만나게 될 `방티페스티벌`은 후포항의 주요 해산물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 축제를 통한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축제운영위원회는 ◆행사장을 찾은 가족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가족참여 프로그램 확대 ◆야간 볼거리 창출을 위한 축제 조형물과 대게등 포토존 설치 ◆관광객과 주민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프로그램 강화 ◆다양한 레크리에이션과 게임 등을 통한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먹거리 접근성 강화 ◆대게장밥, 대게원조마을 국수, 대게묵밥 등 전통음식 시식체험 ◆대게빵, 대게고로케, 송이빵 등 지역특성을 살린 축제 주전부리 프로그램 강화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경매 및 반짝 할인이벤트 ◆방티페스티벌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2차 가공품 및 레시피 개발 등 관광객과 주민들이 쉽게 특산물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해 축제를 내실화한다.특히 `방티페스티벌`은 아름다운 후포항을 배경으로 `회 마당` `구이, 찜 마당`으로 나눠 운영해 후포항이 쏟아내는 다양한 해산물을 축제장 현지에서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사실상 이번 축제의 킬러콘텐츠라는 게 축제위원회의 설명이다.◆ 축제판이 선사하는 톡톡 튀는 주전부리축제 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주전부리 문화다. 대게빵, 대게찜, 대게고로케, 대게장비빔밥, 대게국수를 비롯 바다커리, 해산물피자, 멍게비빔밥 등은 울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레시피로 울진대게 축제의 핵심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또한 축제장을 찾는 누구나 쉽게 울진의 맛을 맛 볼 수 있도록, 후포항을 비롯 울진지방에서 생산되는 각종 수산물을 활용한 주전부리 레시피와 농·수·임·특산물을 축제장 상설부스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대게춤·노래로 구성된 플래시몹이번 축제의 시작은 `월송큰줄 거리퍼레이드`와 `대게춤 플래시몹`이 활짝 열어 젖힌다.지난해 축제에서 첫 선을 보인 `대게춤 플래시몹`은 이번 축제의 변별력과 놀이성을 대표하는 축제 킬러콘텐츠의 하나다.특히 올해는 울진지역의 유아원생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계층의 주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볼륨있고 세련된` 대게춤 플래쉬몹을 연출해 축제의 킬러콘텐츠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계획이다.또 개막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축제 기간 내내 왕돌초광장과 후포항 부두, 한마음광장에서 `거리 플래시몹`과 `대게춤` `대게노래` 등을 펼쳐 축제 참가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신명의 판을 만든다.여기에 `대게 마스크 체험`과 `대게 소원지 달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해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울진지역의 대표적 전승놀이인 `월송 큰줄당기기`는 거리퍼레이드와 줄당기기 체험의 두 종류로 마련해 지역의 문화특성과 참여성을 대폭 강화시킬 방침이다. 또 울진의 독특한 여성집단놀이인 `게줄당기기`와 `달넘세` 시연을 통해 울진문화의 변별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 가족단위 놀이·체험프로그램 강화또 축제참가 밴드제를 도입해 축제 레크리에이션, 게임프로그램을 통한 `깜짝 할인이벤트`를 진행한다.이를 통해 `울진대게`와 `붉은대게`를 저렴한 가격으로 축제장에서 직접 쪄 맛볼 수 있다. 이는 축제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유료로 운영된다.축제참가 밴드는 깜짝 할인이벤트와 경매프로그램 바다보물잡기, 맨손체험 등에 참여하기 위해서 반드시 구입해야 한다. 깜짝 할인이벤트는 왕돌초광장과 후포항 부두, 한마음 광장 등 축제장에서 수시로 펼쳐 접근성과 참여성을 강화한다.또 `바다의 보물을 잡아라! 맨손 물고기잡기` 프로그램은 체험 횟수를 10회 이상으로 대폭 늘여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운영된다.축제관광객·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월송큰줄당기기`와 `게줄당기기`, `달넘세` 등 집단놀이를 비롯해 `천연염색`, `대게장밥·원조 대게국수 시식체험`, 선상일출 무료 승선체험인 `선상일출 바다여행`, `함대 승선체험`, 오징어ㆍ숭어ㆍ우럭ㆍ넙치 등 활어잡기 체험인 `바다의 보물을 잡아라`, 대게 살을 이용한 퓨전 음식 만들기인 `대게 퓨전요리식당`, 게뚜껑이 달린 리본에 소원을 써보는 `대게 뚜껑 소원지 달기`, 그외에도 레크리에이션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해 관광객들을 축제의 주인공으로 만든다.이번 축제와 관련해 울진군축제발전위원회는 “종전의 나열식 행사성 축제에서 벗어나 후포항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만드는 민간주도형 참여축제의 신명판을 연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특히 지난 2013년부터 울진대게축제와 붉은대게축제를 통합 개최해 축제의 변별력을 크게 강화한만큼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사회의 통합을 지향하는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축제관련 문의: 울진군축제발전위원회 사무국 (054) 789-5485~6./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

2017-02-06

연인을 위해 몇 나라의 국경을 건너온 여자는…

베오그라드 중앙역에서 금발의 호객꾼을 따라 도착한 숙소는 오래되고 깨끗하지 못했지만, 젊은이들이 내뿜는 열기로 인해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온 대학생 10여 명이 단체로 묵고 있었고, 스물넷이라는 호스텔 주인의 친구들도 왁자지껄 모여 탄산음료에 독한 보드카를 섞어 마시며 뭐가 그렇게 좋은지 1분 간격으로 너털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말하자면, 스페인과 포르투갈 청년 절반에 세르비아 청년 절반, 거기에 얼굴색이 다른 중년의 동양 사내 하나가 낀 풍경이었다.나이로 보자면 그들은 기자의 조카뻘이지만, 서로가 초면인 여행자들에게 나이 차이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ovar)와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은 스페인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Penelope Cruz), 세르비아 출신의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와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의 이야기가 앞뒤 없이 오가는 가운데 모두가 잠을 잊었고 흥겨운 술판을 이어졌다.그 시끌벅적한 술자리에서 기자를 숙소까지 데려온 여자가 호스텔 주인의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거칠고 우락부락한 인상을 가진 세르비아 남자친구를 대신해 상냥한 말투와 호감 가는 인상으로 호스텔 손님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녀는 세르비아인이 아닌 에스토니아 사람이라고 했다. 물설고 낯선 외국까지 와서 연인을 위해 쉽지 않은 호객 일을 자처한 여자. 역시, 사랑의 힘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강했다.배낭여행을 하다보면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커플을 가끔 만나게 된다. 남부유럽 마케도니아에서는 이탈리아 여자와 벨기에 남자 커플을 봤고, 불가리아에선 체코 여대생과 핀란드 사내의 다정다감한 연애를 지켜보며 부러워했다. 뿐인가, 알바니아에선 기독교도인 독일 남자와 이슬람교도인 알바니아 여자 커플과 커피를 함께 마시기도 했다. 사랑은 인종과 국적은 물론, 종교까지도 뛰어넘는 위대한 것이란 걸 그들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됐다. ▲ 사랑하는데, 국적 따위가 무슨 제약이 될까기자가 만난 커플에 한정시켜 말하자면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 상대의 국적 따위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였다. 아니, 그 이전에 서로 다른 국적은 연애를 시작하는데 방해요소가 될 수 없는 듯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자기 목숨도 상대방을 위해 내줄 수 있는 게 사랑인데.등산과 수영 등 활동적인 레포츠를 즐기는 이탈리아-벨기에 커플은 가끔은 이탈리아어로, 때로는 프랑스어로 다음날 일정을 의논하며 옆에서 누가 보건 말건 10초당 한 번씩 키스를 하곤 했다. 체코-핀란드 연인은 남자가 두 살 아래인 `연상연하 커플`인데 누나(?)를 에스코트하는 남자의 모습이 의젓했다. `서로 다른 종교`라는 높고도 단단한 벽을 뛰어넘어 사랑을 나누고 있는 알바니아-독일 커플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한국과 달리 국경이 국경처럼 인식되지 않는 유럽. 그런 외부적 환경은 사람의 심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태어난 나라가 다를 뿐, 동시대의 공기를 호흡하며 유사한 고민과 희망 속에서 사는 젊은이들에게 “너는 인종과 종교, 국적이 같은 사람하고만 연애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건 규제나 폭력일 수도 있는 것이다.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거의 유일한 존재다. 사랑의 대상을 선택하는 것 역시 어떤 제약이나 도그마에 휘둘릴 필요가 없지 않을까.조금은 방향이 다른 문제제기일 수도 있지만, 최근 한국에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한국인 남성-외국인 여성`, `외국인 남성-한국인 여성` 커플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가진다면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볼 이유가 없다. 전제나 조건이 붙어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란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 `빛나는 시절`을 사는 베오그라드의 청춘들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연인을 따라 에스토니아에서 베오그라드로 왔다는 금발의 호객꾼 여자와 괄괄한 성격의 세르비아 남자를 다시 만난 건 칼레메그단(Kalemegdan)이란 거대한 성(城)이 지척인 베오그라드 언덕 위에서였다.도나우강과 사바강 물결이 쿨렁이며 합쳐지는 광경이 장관을 이루는 낭만적인 장소에 둘은 서있었다.새벽까지 이어진 호스텔 호객에 지쳤을 에스토니아 여자의 어깨를 나긋나긋한 손길로 마사지 해주는 세르비아 사내의 모습이 190cm에 육박하는 커다란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한없이 귀여웠다. 간지러운 것인지 연인의 손을 가볍게 쳐내면서도 연신 행복한 웃음을 짓는 에스토니아 여자의 얼굴도 보기 좋았다.그렇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20대 청춘의 빛나는 시절이라면 둘이 있는 곳이 곧 세상의 중심이 되는 것. 그게 세르비아든 에스토니아든 한국이든. 그 빛나는 청춘을 허망하게 지나온 기자는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지불해도 청춘을 돌려주는 상점은 세상에 없으니까.밀어(蜜語)를 속삭이는 둘에게 다가가 “늦은 점심이라도 함께 먹자”고 청하려다가 생각을 바꿔 발길을 멈췄다. 지금 저들의 배를 불리는 건 감자튀김이나 햄버거 따위가 아닌 둘만의 속삭임일 것이기에. 그 순간 그네들 사이에 끼어드는 건 주제넘은 일인 동시에, 눈치 없는 행동일 것이 분명했을 터다.젊고 아름다운 에스토니아-세르비아 커플을 뒤로 하고 시내로 향했다. 세르비아는 한국과 비슷하게 외국의 침략을 여러 차례 겪었고, 내전의 상처 또한 안고 있는 나라다.파괴와 재건을 거듭한 베오그라드의 역사 역시 한국의 수도 서울과 흡사하다. 인종과 종교가 야기한 야만의 과거를 추상적으로나마 떠올리며 천천히 걷고 있는데…. 저건 대체 뭐지?도심 거리 곳곳을 소가 점령(?)하고 있었다. 소를 형상화한 조형물의 색깔과 질감·형태가 모두 조금씩 달랐다. 대체 저렇듯 많은 소를 조각해놓은 이유가 뭘까? 궁금증이 몰려왔다.누구에게 물어봐야 명쾌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그러나, 여행자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지, 해답을 내놓는 사람이 아니다. 며칠 더 베오그라드에 머물게 된다면 자연스레 그 이유를 알게 되겠지. 낯선 도시에서 낯선 바람이 불어왔다. 느려서 더 낭만적인 동유럽 기차여행느긋하게 창밖 풍경을 보며, 유유자적 식사와 음료까지 즐길 수 있는 기차여행은 매력적이다. 한국이나 일본, 서유럽과 달리 동유럽 기차는 평균시속이 채 50km에도 미치지 못한다. 느리다는 이야기다.그러나, 그 `느림` 속에는 많은 `낭만`이 숨겨져 있다. 만약 당신이 동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아래 코스에서 기차를 타보길 권한다.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이나, 버스여행과는 전혀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터키 이스탄불 ↔ 불가리아 소피아터키에서 수많은 이슬람사원을 둘러보고, 오스만투르크 문화의 향기를 느낀 여행자들이 유럽으로 넘어가기 위해 이용하는 열차여행 코스다.보통은 밤늦게 이스탄불역을 출발해 다음날 오전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 도착한다. 기차 안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드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자정을 넘긴 시간에 터키-불가리아 입·출국사무소에서 긴 줄을 서보는 것도 평소에는 해보기 힘든 흥미로운 체험이다.보스니아 사라예보 ↔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비극적 현대사의 생채기가 도시 곳곳의 총탄 자국으로 선명하게 남아있는 보스니아의 사라예보. 이 도시에선 많은 관광객들이 인간과 역사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보스니아에서 운행하는 열차는 낡았다. 그 열차에 몸에 싣고 베오그라드까지 달리는 8~9시간 동안 뭘 해야 할까?기자의 경우엔 먹먹한 가슴을 달래기 위해 위스키를 마셨다. 창밖으론 `상처투성이 발칸반도의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해바라기가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 헝가리 부다페스트끊임없이 이어지는 진초록의 감자밭, 넓은 목초지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 빨간 기와지붕 아래를 오가는 부지런한 농부들…. 세르비아에서 헝가리로 가는 기차의 창밖 풍경은 한국의 1970년대와 닮았다.아름다운 전원풍경이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진한 세르비아 꼬마들과 과자를 나눠먹으며 장난을 치는 것도 지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한 방법이다.이 기차여행의 끝에서 아름다운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만날 수 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2-03

자연·지리·최적의 정책 어우러진 `귀농귀촌 1번지` 문경시

예로부터 높고 험한 산세와 내륙에 위치한 탓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지만 불편한 교통환경으로 문경시는 말 그대로 `고립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문경도 수도권과 경북, 충청권까지를 아우르는 교통의 요지가 되면서 관광명소로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됐다. 현재의 문경은 관광뿐만 아니라 갖가지 농·특산물과 더불어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문경시가 추진 중인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귀농귀촌인을 위한 정책을 점검해보기로 한다.소백산맥 중앙부 지역옛부터 약재·과실로 유명오미자·감홍사과 등 `효자`특산물 집중적 홍보와 함께귀농 정착 위한 다양한 교육작물 발굴 지원사업 등 진행□ 문경의 자연환경문경시는 서쪽과 북쪽에 위치한 태백산맥에서 뻗어나온 소백산맥의 중앙부에 속하는 지역으로 산세가 험준하고 고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영순면과 산양면 지역으로 들어서면 띠모양의 길고 좁은 소규모의 평야지대가 존재한다. 문경 도심지 남쪽에서 이안천(利安川)과 합류하는 낙동강은 영순면 남쪽에서 흘러든다.험난한 산세와 평지, 그리고 강물이 함께 하면서 문경은 옛부터 약재와 과실들이 유명했다.특히, 지역대륙성기후의 성격이 강해 한서의 차가 큰 편이고, 연평균기온 12.0℃, 1월 평균기온 -2.0℃, 8월 평균기온 23.6℃, 연강수량은 1천505.3㎜로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다.□ 대표 농산물 오미자와 사과문경의 오미자는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등에 수록이 되어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문경의 대표적인 특산물이었다.넓은 백두대간의 산간지대를 보유하고 있는 문경시는 말 그대로 오미자가 자라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현재도 1천100여 농가가 전국 생산량의 40%인 연간 4천여t을 생산하고 있다.`동의보감`에 의하면 오미자는 신맛(간을 보호), 쓴맛(심장 보호), 단맛(비위를 좋게함), 매운맛(폐를 보호), 짠맛(신장과 방광을 좋게함)으로 몸을 이롭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오미자의 이러한 효능은 현대 과학으로도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다.동아대, 부산대, 경북대 등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오미자는 면역기능 활성화에 탁월하며 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다.특히, 오미자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은 동맥경화나 뇌·심장혈관계 장애개선, 노화·발암억제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문경사과는 1930년대 선교사가 처음 재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특성상 밤낮의 일교차가 매우 크고, 비옥한 토질과 기후 덕분에 문경사과는 육질이 단단하며 향이 짙고 당도가 높아 `꿀사과`라는 별칭까지 있을 정도다.특히, 사과의 한 종류인 `감홍`은 고두병 등으로 재배가 어렵고 저장기간이 짧아 다른 지역에서는 재배를 기피하고 있는 종이지만, 문경에서만큼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문경의 자연환경에 적합한 `감홍`은 평균 당도 18브릭스를 자랑하며 매년 열리고 있는 `문경사과축제`의 안방마님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문경사과는 1980년대 재배면적이 454㏊에서 1995년 1천428㏊로 급증했다. 현재는 2천16㏊의 면적에 1천867농가가 연간 4만4천500t의 사과를 생산하며 전국 사과주산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 특산물 홍보를 위한 시의 노력“천혜의 환경”이라는 말만으로 우수한 농특산물을 알리는 시대는 이미 끝났음을 문경시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어느 시·군보다도 전략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로 농특산물의 홍보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문경시는 오미자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오미자연구소, 기공지원센터, 55곳의 가공공장, 종합유통센터, 체험관광마을과 손잡고 역동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2013년 전국규모 단일법인 (사)문경오미자생산자협의회를 조직해 침체된 소비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처해 오미자사업을 선도하고 있다.문경시의 이러한 노력으로 문경오미자는 2008년부터 9년 연속 친환경농산물 부문 대표브랜드로 선정됐으며, `2013 지역경제 활성화 최우수 사례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5세계물포럼 만찬주에 선정되기도 했다.문경사과 역시 1993년 집하장, 선별장, 저온창고, 출하장 등의 시설을 갖춘 문경농협 유통센터 준공을 시작으로, 2008년 문경거점산지유통센터 준공, 2009년 문경사과연구소를 설치하고, 2012년부터 매년 고품질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이러한 노력으로 문경사과와 사과주스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농협하나로마트 등의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귀농·귀촌정책문경시는 도시민들의 귀농 초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귀농인의 집 리모델링과 무상임대, 소득지원사업, 귀농정착지원사업, 빈집수리비지원사업, 주민초청 집들이행사 지원, 한계농지 개간지원, 귀농창업 및 주택구입지원사업, 농업현대화사업, 농기계임대센터 운영, 멘토·멘티 운영, 귀농코디네이터 운영, 소득작물 발굴지원 등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또 귀농인과정, 초급기술교육과정 등 교육 기회를 확대해 귀농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귀농귀촌시책을 추진하고 있다.여기에 매년 상·하반기 귀농귀촌 상식과 정보, 귀농귀촌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등을 실은 `귀농귀촌 소식지`를 발간하고, 600여 문경시 귀농귀촌연합회 회원들을 통해 지역민들과 화합 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특히, 대표 농특산물인 문경사과, 오미자 수확철 등 일손이 부족한 시기에 귀농귀촌인들로 구성된 일손지원단을 운영해 지역 농가에는 적기에 일손을 지원하고, 귀농귀촌인에게는 농업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지역발전 방안과 관광 활성화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건의받아 시정에 반영하는 등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고윤환 시장□ 농·특산물과 귀농귀촌귀농귀촌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과 지역 농특산물이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문경시는 귀농을 희망하는 예비 귀농인과 초보 귀농인에게 농지와 주택을 알선하고, 성공적인 농촌생활 정착 등을 도와줄 귀농귀촌 코디네이터를 각 읍면별로 1명씩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오미자, 사과 등 소득작물에 대한 전문적인 재배기술을 전수해줌으로써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조기 정착과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문경시는 지역 농특산물에 대한 기반조성과 유통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귀농인들이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경은 올해 오미자 생산에 있어 친환경자재·생산기자재 등에 20억원, 문경사과의 품종 갱신 및 생산기자재 등에 101억6천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대표상품의 가치를 높일 예정이다.고윤환 문경시장은 “농촌개발과 지역활성화를 위해서는 귀농귀촌인이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신소득 특화작목 개발과 6차산업화를 적극 지원해 문경을 부자농촌, 명품 귀농귀촌 1번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17-01-31

설 연휴 고향 품에서 “행복 재충전 하세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시끄럽고 탈 많았던 병신년(丙申年)을 역사 속으로 묻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날이다. 언제나 그립고 포근한 고향을 만나는 날이기도 하다. `민족 대이동` 때문에 도로가 꽉 막혀 답답하기도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면 고향은 언제나 그랬듯이 엄마의 품처럼 아늑하다. 올해 설은 부모님과 가족, 친구들과 함께 내 고향 나들이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고향의 현재를 가슴에 담아보는 여행도 설을 쇠는 멋진 방법이 될 것이다.관광도시로 도약하는 포항호미곶서 바다 감상… 운하서 크루즈 관광 즐겨포항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연중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해맞이 명소다. 장엄한 일출과 탁 트인 동해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연인원 100만명이 방문하는 호미곶 새천년기념관에는 포항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문화, 산업, 미래비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바다화석 박물관, 수석 전시실, 옥상 전망대 등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동해안 최대 어업항인 구룡포를 찾으면 근대문화거리와 과메기문화관을 관람할 수 있다. 구룡포과메기 문화관은 어린이와 관광객들이 해양생물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해양체험공간과 포토존, 구룡포의 문화, 관광, 먹거리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동해안 각종 수산물의 집산지인 구룡포는 영덕보다도 대게 조업량이 많아 대게를 맛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영일대해수욕장은 `작은 해운대`라고 불리는 도심 속 해수욕장이다. 특히 포스코 조명과 어우러진 야경으로 유명하다. 전국최초의 해상누각인 `영일대`도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우수외식업지구로 선정된 설머리 물회마을도 영일대해수욕장 끝 부분에 위치해 한곳에서 멋과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다.배를 타고 포항의 모습을 둘러보고 싶다면 포항운하를 방문하면 된다. 포항시민의 젖줄인 형산강을 출발해 죽도시장과 동빈내항을 지나 영일만을 둘러보는 포항운하 크루즈 관광은 이제 포항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포항운하는 과거 동빈 내항과 형산강 사이에 매립됐던 지역에 운하를 건설, 다시 복원된 물길 위로 크루즈를 타고 항해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크루즈는 A와 B 코스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 총 40분 코스이다. 최근 관광명소로 각광받는 어촌체험마을도 있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 신창2리 마을을 찾으면 해초를 이용한 비누공예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역사관광 1번지` 천년고도 경주보문단지서 민속놀이 체험 …주요관광지 할인도경주는 신라 천년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가 간직된 우리나라 최고 역사관광지다.불국사와 석굴암 등 문화재의 보고이다. 또 △교통한옥마을 △동궁과 월지(구 안압지) △동궁원 △엑스포공원 등의 관광인프라도 활성화돼 있다. 특히 명절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어 하루 나들이 코스로 더할 나위가 없다.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는 설 당일인 28일 `2017년 설날맞이 특별행사`가 열린다. 이날 행사는 경주를 방문하는 관광객과 고향을 찾은 귀성객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자 민속놀이, 공연, 체험부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전통 민속놀이 체험은 대형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비석치기 등으로 구성돼 있고, 퓨전국악과 마술이 어우러지는 공연도 매시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전통한지와 관련된 체험부스도 함께 진행돼 관광객과 귀성객들에게 설 명절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특히 보문호반길의 상징인 달 조형물에서는 새해 소망을 비는 소원지 쓰기와 느린우체통 우편엽서 보내기 행사도 진행된다.주요 관광지 할인행사도 진행된다.보문관광단지에서는 경주월드가 경주시 숙박업체 이용 시 스노우파크 입장료를 30% 할인하고 숙박업체들 또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으로 최대 45%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힐튼경주호텔은 동궁과 월지까지 투숙객 대상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동궁원은 입장료를 2천원 할인한다. 안동 관광지로 거듭난 경북도청국악·현악·팝페라 등 다양한 공연에 전시도 감상대한민국 유교수도 안동은 하회마을, 도산서원, 유교랜드 등 선비문화를 체험하기 좋은 도시다. 특히, 안동으로 이전한 경북도는 설 명절 신청사를 찾는 귀성객들을 위해 온 가족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도청 본관(안민관) `다목적홀`에서는 경북도립예술단 및 무용단, 도청 프라이드밴드, 달구벌 국악예술단 등 여러 단체가 `설맞이 특별공연`을 선보인다. 국악, 현악, 난타, 색소폰, 무용, 팝페라, 전자 바이올린 등 공연종류도 다채롭다.본관에서는 문방사우 중 붓과 벼루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 `선비의 붓`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청사 곳곳에는 미술품, 도자기, 서예작품이 전시된다. 청사 인근에는 각종 조형물을 비롯해 조경수 및 연못 등으로 조성된 `원당지`, `세심지`가 있어 청사관람의 즐거움을 한층 더해 준다.경북 신청사는 백두대간 소백산에서 갈라져 나온 문수지맥의 끝자락에 있는 `배산임수`, `장풍득수`의 명당에 자리 잡고 있다. 전통한옥형태의 청사를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 70만명에 달하고, 올해는 인근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유명관광지와 연계해 100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특히, 설 연휴 안동을 찾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위해 휴그린골프장과 유교랜드, 온뜨레피움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안동문화관광단지 특별 패키지 상품도 출시됐다.가까운 봉화군에서는 분천역 산타마을에서 레일바이크, 소망우체통, 이글루 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돼 한겨울의 낭만을 제공한다. `오감만족` 테마별 여행지 대구아이들과 즐기기엔 안전테마파크·신세계백화점 아쿠아리움이 좋아대구시는 민족 대 명절인 설을 맞아 고향과 친척집을 찾는 가족, 친구 등이 연휴 기간 동안 즐길 수 있는 대구신세계백화점의 아쿠아리움과 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근대골목, 김광석길 등 대표 여행지를 테마별로 추천했다.최근 문을 연 대구 신세계백화점 `얼라이브 아쿠아리움 대구`를 찾으면 귀여운 바다소 `매너티`와 교감하고 대형 화면으로 앵무새, 수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곳에는 샤크브릿지, 360도 수조, 해파리 수조 등 색다른 재미를 경험하고 인어쇼를 즐기며 동심을 키울 수도 있다. 다만, 설 당일은 휴관한다.유럽식 테마파크인 이월드에서는 눈썰매와 25종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으며 야간에는 국내 최초 LED 크리스털 볼이 아름다운 빛의 연주를 선보인다. 노천탕, 네이처 파크 달빛정원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스파밸리도 아이들과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체험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와 대구과학관이 좋다. 두 곳 모두 설 당일은 휴관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과학을 몸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시간을 짜맞춰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생활안전(산악조난·폭우·산불), 지진 안전, 심폐소생술 등을 제공하는 전국적인 안전체험 명소다. 국립대구과학관은 세계 최대 물시계, 무게 중심 공중자전거, 천체투영관, 4D 영상관 등을 보고 체험할 수 있어 과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관광지다.도심 야경을 보고 싶다면 앞산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빛 조형물과 터널이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는 빛의 파노라마를, 세계적 건축설계자 하니 라시드가 설계한 디아크는 수려한 야경과 낙동강 풍광을 즐길 수 있다.도심과 근교 여행지로는 1900년대 선교사가 산 동산선교사주택을 출발해 3·1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제일교회, 약령시, 진골목을 거쳐 종로까지 이어지는 길이 1.7㎞의 대구근대골목이 있다.또 6·25 전쟁으로 피난 온 문인과 예술인이 1970년대까지 활동하던 이름난 다방, 술집, 음악감상실 등이 즐비한 향촌문화관, `영원한 가객` 김광석 노래가 울려 퍼지는 김광석 길에서 낭만을 느낄 수 있다.차를 타고 잠깐만 나가면 팔공산 동화사에서 세계 최대 규모 통일약사여래대불, 마애불좌상 등을 관람할 수 있고, 케이블카 타고 오르면 팔공산 겨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전국노래자랑 사회자 송해 선생 이름을 딴 옥연지 송해 공원에서는 백세교와 둘레길을 따라 고즈넉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사문진 나루터에서는 강바람을 맞으며 유람선을 타고 주막촌에서 따뜻한 국밥도 맛볼 수 있고 낙동강 레포츠 밸리·구지오토캠핑장에는 카라반 8대와 캠핑데크 14개가 있어 온 가족이 여유롭게 머물면서 자전거, 왕발통(세그웨이), 사륜바이크를 빌려 타고 양궁과 사격을 체험할 수도 있다.식도락여행으로는 안지랑 곱창골목을 찾아 양념곱창을 즐길 수 있고, 평화시장의 닭똥집 골목, 들안길 먹거리 타운, 동인동 찜갈비 골목 등을 찾으면 대구를 맛볼 수 있다./사회 1·2부 종합

2017-01-26

남한과 북한을 헷갈려하던 호스텔 주인아저씨

아름답고 고풍스런 건물이 줄줄이 늘어선 세르비아의 전원도시 노비사드. 운 좋게도 머물던 시기에 영화 촬영이 진행되고 있어 그 현장에도 가볼 수 있었다. 아마도 `1차 세계대전`을 다룬 작품인 듯 멋지게 장식한 마차와 클래식한 디자인의 자동차가 함께 등장했다.팔과 다리가 늘씬한 남녀 배우들이 대기하는 카페에선 그들과 눈인사도 나눴다.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영화배우들은 미남이고 미녀였다. 여배우의 푸른 눈동자가 빛나는 햇살 아래 사파이어처럼 반짝였다.오랜 시간의 산책과 영화촬영 현장 구경이 지겨워진 기자는 잠시 쉬려고 묵고 있던 `소바 호스텔`로 돌아왔다.유럽과 할리우드의 영화포스터가 벽면 가득 걸린 깔끔한 숙소.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숙소 주인은 동양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노비사드에 도착한 첫날 저녁. 벨기에에서 온 70대 할아버지와 독일 여대생들, 숙소 주인아저씨와 기자가 공용거실에서 함께 맥주를 마셨다.동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아직 한국에 관해 세세한 사항까지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날도 그랬다.독일 여학생 하나가 “한국은 중국과 같은 문자를 쓰느냐?”고 물었다. 또 변변찮은 영어 실력으로 그렇지 않다는 걸 설명해야겠구나 생각하는 순간, 숙소 주인이 먼저 나섰다. ▲ 한국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었는데…“한국은 중국과는 별개의 나라이고, 언어와 문자도 다르다. 중국 문자는 사물의 형상을 본뜬 것인데, 한국의 경우엔 아니다.수백 년 전에 어떤 왕이 한국만의 문자를 만들었다. 일본 문자는 중국, 한국과는 또 다르다”는 요지의 설명을 거침없이 펼치는 숙소 주인.기자는 `어떤 왕`이 `킹 세종(세종대왕)`이라는 것만 부연하면 됐다. 수고를 덜어준 고마운 주인아저씨.그가 한국에 관해 알고 있는 건 그 외에도 많았다. 삼성 핸드폰이 노키아 제품보다 더 많이 팔리고, 현대가 한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생산업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거기에 더해 홍상수와 김기덕 감독의 영화 DVD를 가지고 있으며, 그 작품들이 “동양적인 매력과 독특함을 보여 준다”는 감상평까지 내놓았다.한국영화에 관한 그의 판단이 옳고 그름을 떠나 “저 정도면 세르비아 노비사드에선 한국에 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군”이란 혼잣말이 나왔다. 그런데….낮잠을 자기 위해 숙소로 돌아온 기자가 가벼운 인사를 전하자, 소파에 기대 앉아 책을 읽던 그가 대뜸 이런 말을 했다.“어제부터 봤는데 너 말이야, 너희 나라 대통령인 `미스터 킴`과 너무 닮았어. 왜 김정일이라고 있잖아.” 기자가 세르비아를 여행했을 때는 김정일이 죽기 전이었다.갑작스런 말에 황당해하는 표정을 보며 그가 한마디를 더 던졌다.“프레지던트 킴은 세르비아에서도 유명해. 미국이 무서워하는 핵을 가졌잖아.”아…, 그는 기자를 북한에서 온 여행객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반기문 UN 사무총장에 이어 김정일과 닮았다니. 갑자기 터져 나온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그렇다면 그는 김기덕과 홍상수도 북한의 영화감독인 줄 알았던 걸까?노비사드. 한국 사람들은 남·북한을 불문하고 모두 닮았다고 말하는 이들과의 만남 때문에 당황하기도 했고,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이제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겪은 이야기를 할 때가 된 것 같다. ▲ 베오그라드, 미녀 호객꾼을 만나다늦은 밤 홀로 낯선 도시에 도착한다는 건 설레는 동시에 조금은 두려운 일이다.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중앙역. 기차에서 내린 건 자정이 훨씬 지난 오전 2시 무렵.그럴 땐 장 그르니에(Jean Grenier·1898~1971)의 산문집 `섬`의 한 구절을 조용히 되새겨 보면 마음이 다소 가라앉는다.새벽녘, 안개 낀 낯선 항구에 도착하고 싶었다거기서 가난하고 겸허하게 사는 꿈비밀이 없는 삶이란 서랍 없는 책상과 같은 것…베트남의 고풍스러운 도시 훼(Hue)와 아라비아해의 파도가 일렁이는 인도의 마르가오(Margao)역에 도착했을 때도 사방이 캄캄한 밤이었다.낯선 공간과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속에 혼자 남겨진 느낌. 누구나 막막함과 당혹감에 휩싸인다. 그러나, 지나치게 겁먹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혼자 떠난 여행이라면 그 정도 곤경은 이미 예상했을 게 아닌가.크든 작든 여행지에서의 문제란 어떻게든 해결되기 마련이다.기자의 경우도 그랬다. 훼에선 고교 동창끼리 여행 온 이들의 도움을 받아 근처 숙소를 찾아갈 수 있었고, 인도 마르가오에선 역 바닥에서 반쯤 잠들어 있던 택시기사를 깨워 해변 인근 호텔로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렸다.가끔은 일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는 게 최상의 해결책일 수도 있는 것이다.베오그라드에서도 그랬다. 대부분이 잠든 늦은 밤임에도 국경을 넘어 그 시간에 도착한 여행자들을 위해 역 주변 숙소에서 적지 않은 호객꾼들이 나와 있었다.저마다 준비한 팸플릿 형태의 숙소 홍보 전단을 보여주며 자신의 호스텔 혹은 게스트하우스로 가자고 채근했다. 숙소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 도미토리의 경우 간단한 아침식사를 포함한 1박 가격이 10유로(약 1만3천원) 정도.금발을 길게 늘어뜨린 젊은 여성이 기자에게 다가와 물었다. “우리 호스텔로 갈래요?” 내미는 전단을 보니 예상했던 가격이다. 비슷한 비용에 유사한 조건이라면 미인을 따라가서 나쁠 게 뭐 있겠는가.“그럽시다. 여기서 가깝죠?”배낭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숙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류다. 국적과 종교·인종은 다르지만 찾아보면 공통의 관심사가 적지 않다.역 앞을 벗어나니 인적이 눈에 띄게 드물어졌다. 앞장서 걷는 여자를 따라 기자 역시 발걸음을 빨리했다. 10분 정도 갔을까. 전단지에 찍힌 숙소 사진과는 전혀 다른 낡고 허름한 건물이 나타났다. 내부는 더 지저분했다. 자주 세탁하지 않은 게 분명한 침대 시트가 때에 절어 반질반질했다.약간 실망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내처 살 것도 아니고 하루 이틀 묵고 떠날 건데 뭐 어때`라는 낙관으로 마음을 돌렸다. 한국의 시골 여인숙도 1만3천원에는 못 구한다. 그 가격에 뭐 대단한 시설과 서비스를 바라겠는가. 생각을 바꾸니 마음도 편해졌다. 기자가 숙박부에 이름과 여권번호를 적는 것까지 본 그 `호객꾼 처녀`는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밖으로 나갔다. 새해, 나 홀로 배낭여행자가 돼보는 건 어떨까?세계 어느 곳에서도 한국 여행자를 볼 수 있는 시대다.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온 서유럽과 동남아시아, 미국 등은 물론이고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여행지인 중동과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에서도 한국인을 만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2017년 오늘.혼자서 계획과 일정을 짜고 낯선 공간을 헤매 다니는 `나 홀로 배낭여행자`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남녀를 불문하고 혼자서 장기간의 여행을 떠난다는 건 용기와 단단한 마음가짐 없이는 힘들다.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서 3일간 머물렀던 때. 기자는 바로 이 `용감한 나 홀로 배낭여행자` 한 명을 만났다. 오르막길이 많은 베오그라드 시내. 돌아다니다 지치고 힘들면 카페에 들러 커피나 맥주를 마시곤 했다.그날도 그랬다. 맥도날드가 보이길래 가벼운 점심식사나 할 겸 들어섰다.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바로 옆 식탁에 얼굴이 뽀얀 20대 여성 하나가 볼펜 색깔을 바꿔가며 뭔가를 열심히 메모하고 있었다. 얼핏 봐도 한국어는 중국어·일본어와 구별이 된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물었다.“한국에서 왔어요?”▲ 베오그라드를 출발해 노비사드로 가는 기차에서 만난 귀여운 꼬마숙녀.그 여학생 역시 기자처럼 혼자서 동유럽을 여행하고 있었다. 나이는 겨우 스물하나. 자신이 다니는 한국의 Y대학 교환학생으로 온 세르비아 학생과 친해졌고, 학업을 마친 후 제 나라로 돌아간 그를 만나러 방학을 이용해 베오그라드에 왔다고 했다. 그늘 한 점 없는 선량한 눈빛에 친절하고 예의 바른 말투. 기자가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떠나는 기차를 예약한 탓에 오래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홀로 세상을 떠도는 용기에 힘을 보태주기 위해 밥이라도 한 끼 사주고 싶었는데….베오그라드 칼레메그단 요새 근처 맥도날드에서 만났던 그 여학생은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사 어려움에 기죽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낯선 공간과 시간이 야기하는 두려움을 너끈히 이겨낸 `나 홀로 배낭여행자들`. 그런 용기와 모험심이라면 앞으로 살아가며 겪을 어려움 앞에서도 쉽게 무릎 꿇지 않을 것이다. 올해 당신이 이뤄야 할 꿈의 목록에 `나 홀로 배낭여행자 돼보기`를 포함시키는 건 어떨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1-26

다보스포럼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국내 최고기업 선정

글로벌 철강사 포스코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근 다보스포럼의 `글로벌 지속가능경영`국내 최고 기업에 선정됐다. 전세계 철강사 가운데서 유일하게 3년 연속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포스코의 이런 경쟁력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세계 최고 철강사에 우뚝 서기까지의 그 원동력을 찾아본다. 스마트그리드·안전SSS·QSS혁신허브 등 `위대한 포스코` 재건 총력`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2010년부터 7년연속 1위 쾌거◇철강사로는 3연속 100대 기업에 올라 포스코는 지난 1월 17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WEF) `2017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발표에서 지난해보다 5계단 오른 35위를 기록,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 점수를 받았다.포스코는 특히 △안전 성과 △폐기물 재활용 △CEO대비 임직원 평균 임금 수준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전세계 철강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100대 기업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이번 성과는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수요산업 시황 부진, 세계 각국의 무역규제 강화 등 더욱 어려워진 시장 환경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꾸준히 힘써온 포스코의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또 샘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SAM)평가에서도 철강업계 최초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 연속 우수 기업 및 철강산업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고, WSD가 평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2010년부터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스마트그리드로 에너지 효율 극대화포항제철소는 정부의 스마트그리드(smart grid·지능형 전력망) 확산사업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계열사 포스코ICT와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은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신사업 육성을 위한 정부 무상 국비지원사업이다. 경북도에서는 포스코ICT가 유일하게 사업자로 선정돼 에너지효율화 사업을 올해부터 3년 동안 추진하게 됐다.포항제철소와 포스코ICT는 집진기·팬·펌프모터(pump motor) 등 회전기기의 전력을 절감하고 전력 사용을 모니터링하는 100억 원 규모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또 양사 합동으로 포항제철소의 대형 회전기기를 진단해 전력낭비요인을 발굴·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인버터(inverter)를 적용하는 등 에너지 절감에 나서고 있다.포스코는 포스코ICT와 함께 스마트그리드 사업역량을 쌓은 후 국내외 시장진출도 노린다. ◇안전 SSS로 무재해 사업장 실현포스코가 지난 12일 포항 본사에서 `포스코패밀리 안전 SSS 2017`을 열어 지난해 주요 활동성과와 올해 추진 전략을 공유하는 안전 SSS(Self-directed Safety Spread)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서 전 직원은 무재해 사업장 실현을 다짐했다.권오준 회장과 그룹사 및 외주파트너사 대표 등 6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포스코패밀리 안전대상 시상, 안전 SSS 활동 추진경과와 2017년 포스코패밀리 안전보건방재 실행전략 공유, 안전다짐을 서약했다.포스코 임직원들은 개개인의 안전수준이 회사 전체의 안전수준이라는 데 공감하고 안전보건기준을 숙지해 잠재위험을 발굴·개선, 작고 사소한 재해도 지체없이 주관부서에 알리는 등 안전기준 준수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포스코는 2014년 11월 노사가 함께 실행 중심의 자발적 안전실천 활동인 안전 SSS 활동을 도입했다. 2015년에는 양소 중심 안전제안 및 수기 공모, 자발적 안전 캠페인, 재해영상 및 안전멘트를 제작하는 등 안전 SSS 활동 활성화에 집중했으며, 지난해에는 안전 SSS 활동 가이드를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개인별 무재해 시스템을 도입해 우수활동자 4천7명을 포상하기도 했다. 또 스마트세이프티 아이디어를 공모해 접수된 총 1천72건 중 12건을 선정, 추진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QSS+ 활동은 설비경쟁력 원천포스코는 지난 10년간 `최고 품질의 제품`, `고장 없는 공장`, `안전한 작업장`을 목표로 QSS+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런 노력이 뒷받침 됐기에 포항제철소가 세계 최고의 설비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실제로 생산력, 가격 및 품질 경쟁력 등을 비교했을 때 포항제철소는 세계 여느 최신예 제철소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한다.포스코의 QSS+활동은 이제 대한민국 제조혁신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으면서 지역사회 및 여러 기업에 전파되고 있다. 포항 지역에서도 QSS+ 지원을 확산하고 있고, 정부의 산업혁신 운동 3.0과 맥락을 같이한다.종래에는 포스코 거래 협력기업 위주로 진행됐던 현장혁신 지원활동을 동반성장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에까지 확대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사례로서 꼽힌다.포항제철소는 지난 2011년 포항철강공단 중심의 QSS+ 혁신활동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더 나아가 2012년엔 참여 범위를 관공서(소방서·경찰서 등)와 학교, 병원, 언론사, 외식업 등으로까지 확대했다. 특히 포항시와는 2014년 QSS+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창조경제센터를 통한 중소기업육성 기술지원단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위대한 포스코`의 재건을 위해 QSS+에서 일상개선 활동은 공정별로 활동수준과 방법은 유연하게 선택하되, 기존 5S와 마이머신은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관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My MS 활동은 핵심설비를 중심으로 품질(Quality), 안정성(Stability), 안전(Safety) 세 측면을 고루 만족시키는 3Zero(품질불량 Zero, 설비고장 Zero, 안전재해 Zero)를 지향해 나갈 것이다. ◇동반성장 대명사 `QSS 혁신허브 활동`포항제철소가 지난해 12월 `QSS 혁신허브 6기 성과 공유회`를 열고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 활동 결과를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학동 제철소장을 비롯한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물론 이강덕 포항시장과 포항철강공단 업체, 교육재단, 언론사 대표 등 71개사의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포항제철소는 QSS 혁신허브 6기 활동을 통해 포항철강공단 내 7개 업체와 포항상공회의소 회원사 5개사를 포함해 △운전면허시험장 △포항의료원 △포항시 산림조합 △설머리 물회지구 △선린애육원 △기북면 등에서 포스코 고유의 혁신모델인 QSS를 전파해 왔다.포항제철소가 혁신허브 활동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총 413곳의 기관이 동참해 △5S 활동 △혁신리더 양성 △본원 경쟁력 향상 등에 힘써 오고 있다./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2017-01-26

“아들 代까지 분단 영토 물려줄 수 없는 게 나의 희망”

“아들 대(代)까지 분단된 영토를 넘겨줄 수 없다는 게 나의 희망이다. 무조건 통일을 시킬 것이고, 고향에 걸어서 갈 것이다. 통일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24일 대구·경북 지역 기자들과 만찬 자리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날 만찬은 새누리당 이철우(김천) 의원의 주선으로 서울 여의도 일대 식당에서 이뤄졌으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망명 결심 배경과 북한의 현 실태, 그리고 대북정책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태 전 공사는 한창 한국 생활에 적응 중이었고, “망명한 이후 기자들과 이런 식사 자리를 처음 해본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태 전 공사는 “통일에 대한 얘기를 하면 많은 이들이 먼 장래로 생각해 한숨을 쉬고 얘기한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통일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말 가슴 아프다”며 “반신반의하면 절대 안된다. 된다고 생각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야 통일이 될 수 있다. 이런 신념으로 저는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북한 외교관들 중에도 망명을 생각하는 이들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스마트폰을 통해 나의발언은 물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저의 동료, 즉 북한 외교관들이 본다”며 “이들이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은 `태영호가 진실을 얘기하느냐, 거짓말을 하느냐`다. 때문에 제가 하는 말을 그대로 실어야 된다”고 강조했다.최근 `한국에 온 북한 외교관이 상당히 많다`는 발언과 관련해 그는 “저보다 먼저 온 선배들 중 가족들을 데리고 오지 못한 분들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외교관 자식들을 북한에 볼모로 잡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관들이 해외에서 김정은 체제를 홍보하는데 이 사람들의 자식들을 볼모로 잡아놓으면 되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그분들을 정말 존경한다. 자기가 자신을 희생한다면 괜찮지만 가족들까지 놔두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저는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한다”고 안타까워했다.그러면서 그는 “탈북 경로 등을 말하면 저를 도와줬던 분들이 모두 죽는다”며 “제가 말 못하는 심정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의 일문일답.사드문제로 韓·美 VS 北·中 구도 형성개성공단 폐쇄 잘해… 北, 열자고 할 것원칙 있는 대북지원이 통일 앞당길 터둘째 교육문제로 망명 결정 보도 맞아北 외교관들 내가 진실 얘기 하는지 봐탈북 경로 말하면 저 도와준 분들 죽어`태백산맥` 영화 덴마크서 아내와 봤죠영화 본뒤 공산주의 모순 책 자꾸 봐져△사드와 관련해 북한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나.-중국과 한국, 그리고 미국이 사드문제를 가지고 싸울테니 북한은 가만히 있는다는 전략이었다. 서로 싸우는 상황에서 중국이 사드배치 반대입장을 밝히면 한국-미국 VS 중국-북한이라는 대결구도를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다. 이 전략이 먹혀들어간 것 같다. 만약 북한이 나서서 사드배치 반대입장을 말했다면 중국이 지금처럼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외교관 시절 통일 정책 등 한국 관련 서적 탐독했나.-남한 대북정책 관련 책을 딱히 본 것은 없다. 지금은 인터넷 시대다. 스마트폰으로 다 보는 시대다. 과거 동구권 사회주의 나라가 붕괴될 때 주민들은 서방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생활을 라디오를 통해 몰래 들었다. 이로 인해 자유민주주의를 동경했다. 지금은 북한 사람들이 귀로 듣는 게 아니라 눈으로 보고 있다. USB를 통해 한국영화가 들어가고 스마트폰으로 한국 뉴스를 본다. 현대 과학 기술은 1990년대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될 때와 비교도 안 되게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도록 기술이 진보했다. 이점을 유심히 봐야 된다.△ `태백산맥` 영화를 보고 체제 의구심이 들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좌익 영화라는 비판이 있었는데.-1997년도 덴마크에 있을 때 처음 한국영화를 접했다. 아내와 한국 영화라는 제목만 보고 영화를 봤는데, 그게 빨치산에 대한 영화였다. 영화가 가슴에 와 닿았던 것은 할아버지, 아버지 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앞부분에서 남노당 개별 투쟁을 잘 그렸다. 북한에서는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많은 북한 노동간부 등을 숟하게 처형했고, 아사 현상까지 일어났다. 1950년대 있었던 일을 영화로 만들었지만 영화 기본은 체제, 이념 대결이다. 특히 그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개성을 허용하지 않고 사상의 다양성을 허용하지 않으면 북한과 같은 현실을 초래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부터 공산주의 이념, 이게 과연 중요하냐는 의문이 들었고, 북한의 공산주의와 김일성의 세습 정치 사회 모순 그런 책을 자주 보게 됐다.△아들 교육 때문에 망명을 결정했다는 보도가 있다. 얼마나 정확한가.-이 세상의 모든 부모는 다 같지 않겠나. 자식의 운명을 생각하게 된다. 저는 북한 체제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이념적으로 오래전에 터득했다. 북한 체제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이념적으로 아는 것과 그걸 자기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사실 북한 외교관들은 사상적으로는 북한 체제에 등을 돌린 상태다. 그러나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북한 체제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 체제에 맞춰 움직이지 않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교육에서 모든 사회는 김정은 위원장을 위해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유럽교육은 개인과 개성을 많이 발전시킨다. 유럽에서 아이들이 빙 둘러 앉아 사상의 자유 등을 배우면서 지내다보니 점차 머리가 굳어졌던 것이 풀리고, 북한의 현실을 영국 현실과 결부하게 된다. 일례로 영국 학생들이 아이에게 `김 위원장처럼 머리를 깎지 않으면 잡아간다는데 머리 기르고 다녀도 괜찮겠어?`라고 놀린다. 여기서 부딪히는 환경 등 풀리지 않은 질문을 아들이 물어본다. `북한이 못살고 있는데 경제 구조와 정책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 `북한 당국의 미국의 적대시 정책도 문제 있다`는 식으로 말하면 아버지로서 자식에게 거짓말 할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제 자신이 모순에 빠지기도 했다. 북한의 정책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대외적으로는 외국인들에게 홍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모순에 저를 빠뜨리는 것이다. 특히 노란물이 들어간 아이를 북한에 데리고 가면 아이의 인생이 얼마나 고달프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무슨 과오를 저질러 수용소에 끌려가든지 했을 때 `아버지가 해외에서 탈북할 때 같이 탈북했으면 내가 처형되거나 수용소에 처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아이가 원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단계에서 노예 사슬을 끊어주자라는 생각에 망명을 결정했다.△김대중 정부의 햇볕 정책이 실패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박근혜 정부의 불관영 정책도 실패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한국은 햇볕 정책도 한번 해보고, 보수 정권에선 강경, 제재 정책도 해봤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를 판별하고 저 정책은 잘못됐으니 저 당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어떻게 하겠다는 방도를 찾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햇볕 정책은 그 당시 역사적 환경 속에서 남한의 발전된 실상과 남한의 적대감을 낮추는 등 평화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다시 햇볕 정책을 펼친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얻은 교훈에 기초해서 원칙성 있는 대북 정책을 실시해야 된다. 식량지원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전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에 식량을 지원할 때는 어떻게 준다는 규정이 있다. 식량이 당국에 넘어가지 않고 진짜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모니터링한다. UN이 규정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때 산골짜기까지 차를 타고 들어가 일일이 확인하고, 사람들을 모아놓고 연설을 한다. 미국 역시 쌀 100t 중 10t은 주민들에 가고 나머지는 군에서 가져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지원한다. 그 이유는 북한 사람들에게 10t이라도 간다는 점과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없애기 위해서다. 한국도 그렇게 해야 한다. 문제는 북한이 이럴 때마다 국가와 국가간에 쌀을 주고 받는 것이고, 북한은 `남북은 형제들끼리 주고 받는 것`이라며 1991년 남북관계 기본 합의서를 거론한다. 기본 합의서에 국가 관계가 아니라 통일로 가는 특수관계라고 했는데 국가관계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한국도 동의한 통일로 가는 특수관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북한이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한국은 할 소리가 없다며 가져가라고 했다. 이젠 그렇게 하면 안된다. 북한이 또 이렇게 나온다고 해도 통일로 가는 특수관계에 있지만 국제적인 규정대로 북한 사람들에게 쌀이 전달되는 것을 우리도 봐야겠다고 주장해야 한다.△ 이럴 경우 어떤 효과가 있나.-한국에서 평양에 3층짜리 아동병원을 지었다. 북한 당국은 한국에서 지어줬다는 것을 비밀로 부쳤고, 한국사람들이 떠난 뒤 병원의 문을 열었다. 그 병원을 보고 북한사람은 놀라워했다. 책, 학습지 등 도서관은 물론 병원안에 놀이터까지 갖춰놔 북한사람들에게는 충격이었다. 북한사람들은 김 위원장이 당 자금으로 만들어준 것 아니냐고 알고 있었는데, 의사들이 `아랫동네(한국) 아이들이 건설해준거야`라고 말하면서 평양시내에 소문이 확 퍼졌다. 이런 얘기가 김 위원장에게 보고됐고, 그 즉시 김 위원장은 `(아랫동네) 아이들이 병원 하나 들여와서 북한주민들 속에서 아랫동네 휼륭하다는 말이 도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 당장 당 자금 풀어서 평양 문수거리에 그 병원의 몇배가 되는 큰 병원을 지어라`고 지시해 돌격대가 동원돼 1년 반만에 지었다. 결국 조그마한 병원이 김 위원장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병원을 짓게 했다. 핵무기에 들어갈 돈이 이렇게 쓰인거다.개성공단 폐쇄도 차라리 잘됐다. 돈 때문에 북한에서 꼭 열자고 할 것이다. 한국은 원칙적으로 해야 된다. 그런데 돈으로 주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다. 일례로 북한의 보건 실태가 열악하다. 약도 없고, 마취제 없이 큰 수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현금을 주는 대신 병원 하나씩을 지어주겠다는 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병원 치료는 북한 주민들이 받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주민들은 한국이 지어준 병원이 좋다는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러한 방법이 통일로 가는 길이자,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17-01-26

남다른 청렴성·생생한 행정경험 `검증된 리더십` 앞세워

2017년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조기 대선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인용에 따라 대선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헌재가 180일 이내 탄핵을 인용한다면 `벚꽃 대선`이 현실화된다. 더구나 대구·경북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보수여당인 새누리당이 26년 만에 분열되면서 4당 체제로 바뀌었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바른정당 입당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선 판도는 요동치고 있다. 경북매일신문은 2017년 대선 정국을 맞이해 대구·경북 대선 주자들에 대한 분석을 싣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에 이어 마지막으로 새누리당 김문수 비대위원의 대선 경쟁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학생·노동운동가 출신에 국회의원·경기지사 등 `다양한 이력`지자체 중 경제분야 최대실적 입증 등 국가경영에 자신감 충만보수 텃밭 TK서 고배 `반면교사` 삼아 `새누리 명성 회복` 앞장새누리당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은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이다. 험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길을 걸었고, 국회의원, 경기도지사 이력까지 갖췄다. 명실상부한 사회주의자이자 노동운동의 지도자였지만 사회주의 붕괴를 지켜보며 보수 세력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사연 많은 김문수김 비대위원은 고3때 3선 개헌 반대를 주도하다 무기정학을 받았고, 대학생활에 실망해 사화과학동아리인 `후진국사회연구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광주 대단지 등 빈민 대상 사회조사를 하면서 사회현실에 실망했다. 그는 대학 2학년 때부터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했다가 제적당했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190명의 대학생을 제적시켰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당시 장티푸스에 걸려 시골 가서 40도가 넘는 고열에 연일 피를 쏟고 누워있을 때 제적이 됐다”고 회상했다.학교에서 제적당한 김 지사는 고향에서 야학과 농민운동을 펼쳤지만 쉽지 않았다. 동네 어른들을 상대로 농촌계몽운동을 하다보니 어느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가 강해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고(故) 김근태 전 장관 등의 영향으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김 전 장관의 주선으로 구로공단에 취직했다. 또 청계천 노조 간부들에게 노동법을 가르치며 노동현장 분위기를 익히기도 했다.하지만 노조활동으로 인해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사회로 나온 김 비대위원은 혼란스러웠고, 진로에 대한 고심도 더욱 깊어졌다.결국 민중당을 결성, 합법적인 정당운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단 한 석도 얻지 못해 `김문수의 첫 번째 도전`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인사는 바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그에게 영입되어 보수정당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딛게 됐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보수정당의 대표적인 대권 잠룡으로 성장하게 됐다.◇ 김문수만의 대선 경쟁력경기도지사 시절 그가 보여줬던 행정능력은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김 비대위원도 이 점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경북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의 자질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선진국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 국가 리더십은 우선 유능한, 검증된 리더십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선진국인 미국은 대통령들이 거버너(주지사)들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며 “미국은 검증된 행정 경험을 중시한다. 국가 리더십은 똑똑해야 하고, 최소한 지방자치단체 등 작은 정부를 이끈 경험이 있어야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지금 경제위기, 안보위기, 인구위기 등에 갇혀 있다.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이 없다. 검증된 리더십이 차기 국가 리더십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비대위원은 “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 투자 유치 등으로 대표되는 경제살리기는 검증된 리더십이 가장 필요하다. 이론보다는 생생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 실전이 절실하다. 정치인 출신들은 이론만 난무하다. 실전과 이론은 너무 다르다. 민생 경제 살리기도 역시 실전, 즉 해본 사람이 더 실질적인 일자리를 늘린다”며 “저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를 8년간 이끌어 보았다. 특히 일자리, 기업·투자유치 등 경제분야에서도 국내 지자체 중 최대 실적을 거둬 보았다. 이론과 말이 아니라 실천과 실적으로 검증받았다”고 자평했다.청렴하다는 점도 김 비대위원만이 가진 강점이다. “청렴영생 부패즉사(淸廉永生 腐敗卽死): 깨끗하면 영원히 살고, 부패하면 즉시 죽는다”라는 말을 만들었을 정도다. 이 덕분일까. 경기도지사 시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경기도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청렴을 강조해왔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작품으로 유명한 김진명 작가는 “전 이 나라의 모든 지도자, 모든 정치인을 만나봤지만 그 중 가장 훌륭했던 분은 김문수라 확신한다. 그는 현재는 물론 과거를 통틀어서도 이 나라에서 가장 청렴한 정치인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은 “검증된 리더십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청렴이다. 대한민국 역대 정권은 어김없이 대통령 또는 측근 비리로 얼룩져 왔다”며 “아무리 검증된 리더십을 가져도 대통령 또는 그 주변이 썩었으면 국가경영이 잘 될 리 없다. 대통령부터 `청렴영생, 부패즉사`의 청렴도가 요구돼야 하며 대통령이 깨끗하면 그 주변에 흙탕물이 일 수 없다”고 피력했다.◇ 보수로부터 외면 당해 내리막길지난해 4월 그는 대도박을 시도했다. 수많은 지역구 중 국민적 관심이 큰 대구지역 총선출마를 선택했다. 총선 승리를 넘어 대권 가도에 불을 지피겠다는 의도였다. 여권 잠룡으로 꾸준히 오르내렸던 김 비대위원이 승리한다면 야권 차기 대권 주자를 눌렀다는 존재감과 동시에, 보수의 심장을 지켰다는 상징성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그러나 일부는 `여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대구를 선택한 것을 비판했고, 총선 내내 수도권 차출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김 비대위원은 수성갑이 험지라며 절대 쉬운 지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결과는 참담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야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에게 패하면서 정치적 책임론이 쏟아졌다.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들은 “경북 영천 출생으로 경북고를 나왔으니 대구와 무관하지는 않지만 대구지역에서의 기반이 없다”며 “오랫동안 지역 표심을 다진 김부겸 의원에 비해 김 비대위원은 국회의원 지역구도 모두 경기도 부천이었고, 경기도지사를 2번 연임하는 등 경기도에서 주로 활동했다. 특히 수도권 규제완화론 등 경기도지사 시절 보여줬던 행보도 지역에선 마이너스가 됐다”고 지적했다.김 비대위원 역시 “최근 총선에서 떨어진 게 지지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시험이나 선거에서 떨어져본 적이 없다”며 “겪고 나니 많은 점을 깨닫게 됐다. 더 겸손하게 민생과 국가적 어려움에 내 목소리를 내면 국민들이 다시 주목해 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발점에 다시 서다그런 그가 다시 한 번 뛰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을 구할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으로 임명됐다. 인적쇄신 등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개혁하도록 목소리를 낸다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선 후보로서도 재도약할 수 있다.또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의 민심을 회복하는 것도 관건이다.대구·경북(TK)의 민심을 얻지 못하고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김 비대위원이다.이와 관련해 그는 “지금 1년 6개월째 대구 수성구에서 아내와 살고 있다.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고향 대구·경북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 많이 고심 중”이라며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에서 집권여당 새누리의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23년 간 오로지 공천심사위원장, 보수혁신위원장 등 새누리에서만 올곧게 개혁 정치를 해온 만큼 비대위원으로서 인적 청산, 정책 혁신을 이뤄 대구·경북에서 새누리의 자존심을 반드시 우뚝 세우겠다”며 “이 당 저 당 옮겨다니는 정치인이 대구·경북의 정치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을 하면 신뢰할 수 있겠는가. 신의를 매우 중시하는 대구·경북민들에겐 언감생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끝

2017-01-23

“내가 반기문 UN 총장과 닮았다고요?”

세르비아. 구(舊)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주도국이었던 이 나라에 관해 기자가 아는 것이라곤 칸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영화감독 에밀 쿠스트리차(1954~)가 활동한 곳이라는 정도였다. 영화 관람을 통해 습득한 지식이 옛 유고 연방과 세르비아에 관해 아는 것의 전부였다는 이야기.냉철한 유럽풍의 사실주의에 남아메리카 예술의 특징인 마술적 요소를 결합한 `환상적 리얼리즘`에 기반을 둔 쿠스트리차의 영화. 그중에서도 `집시의 시간`과 `언더그라운드`는 슬라브족 특유의 쾌활함과 에너지, 위트를 극대화해 보여줌으로써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1990년대 초반부터 말까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등 연방국들의 독립선언과 이어진 내전으로 유고슬라비아는 큰 비극을 겪었다.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동네 사람들끼리 죽고 죽이는 참혹한 시간이 오랜 기간 지속됐다.그 당시 언론은 이 지역의 또 다른 명칭인 발칸반도를 “유럽의 화약고”라 불렀다. 내전으로 인해 수백만 명이 학살되거나 다쳤다. 옛 유고 연방에 전쟁의 포연이 온전히 걷힌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인종과 종교간 비극의 불씨는 아직도 도처에 남아있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운 시기가 시작된 지 겨우 10여년을 넘어서고 있는 것. 기자는 그 지역 나라 중 마케도니아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세르비아를 여행했다.감자밭과 해바라기밭이 이어지는 광활한 평원무더위가 한창이던 몇 해 전 8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출발한 기차를 타고 10시간 가까이를 달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중앙역에 도착했다.동유럽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그 구간의 풍경은 한국과는 딴판이었다.온통 감자밭과 해바라기밭 천지였다. 높은 산도 없었다. 덕분에 지평선이 보이는 너른 벌판을 시원스레 달렸다.쌀이 주식인 우리와 달리 유럽인들은 거의 매일 감자를 먹는다. 그걸 증명하듯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1~2시간 내내 감자밭인 경우도 있었다. 감자밭을 지나면 해바라기밭, 해바라기밭을 지나면 다시 광대한 감자밭이 반복되는 풍경. 녹음 짙은 그 풍경에 도시의 매연에 찌들었던 눈이 편안해졌다.오래된 열차와 낡은 철로 탓일까? 동유럽 기차는 버스보다 훨씬 느리다. 보스니아에서 세르비아까지 버스로는 5시간이면 간다는데 기차는 그 2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가격은 절반으로 저렴했다. 시간은 많은데 돈이 넉넉하지 않은 배낭여행자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6명이 앉을 수 있게 만들어진 2등칸에 3~4명이 널찍하게 앉아 느긋하게 바깥 경치를 즐기며 베오그라드를 향했다.기차에 오르기 전 준비한 간식과 맥주 따위를 동석한 사람들과 나눠 먹고 마셨다.오스트리아에서 왔다는 대학생 커플과 점잖은 네덜란드 영감님이 같은 칸에 앉았다.그런데, 전직 역사교사였다는 네덜란드 할아버지가 기자가 국적을 말하기도 전에 “너 한국사람 아니냐?”고 먼저 묻는다.“맞는데, 어떻게 아셨어요?”“딱 봐도 유엔 사무총장인 미스터 반(기문)과 똑같이 생겼잖아.”“네? 뭐라고요?”맞은편에 앉은 오스트리아 커플까지 네덜란드 영감님의 견해에 수긍의 고개 끄덕임을 보였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1944년생으로 일흔이 넘은 노인이다. 당시 기자는 40대 초반. 아버지뻘인 반기문과 똑같이 생겼다니... 세계적인 유명인과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쁜 뜻에서 한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의 입장에선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표정관리가 힘들었다.우리가 서양인 얼굴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인식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는 것처럼, 서양인 역시 동양인의 안면 특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었을까?이건 그래도 약과다. 세르비아 북부도시 노비사드(Novi Sad)에선 생김새와 관련해 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도나우강 따라 `예쁜 도시` 노비사드를 산책하다 독특한 시가지 형태와 거리에 즐비한 소(牛) 조형물이 인상적인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선 사흘을 묵었다.그곳에서의 추억담은 잠시 뒤로 미루고 일단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던 노비사드 여행담부터 시작하려 한다.노비사드는 베오그라드에서 북쪽으로 30km 가량 떨어진 도시. 깨끗하게 정돈된 시가지와 도심 외곽을 흐르는 도나우강(江)이 인상적이었다.도착하자마자 기자를 반긴 건 노비사드 전역에 울울창창하게 들어선 매력적인 녹지. 강변은 물론 주택가까지 그 수령(樹齡)을 짐작키 힘든 커다란 나무가 가득했다. 산책하기 좋은 도시였다.1990년대 후반. 경기도 과천시에서 잠시 살아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녹지비율이 높아 쾌적하다는 지역.하지만, 노비사드는 과천 정도가 아니었다. 도시 전체가 짙푸른 녹색의 허파처럼 느껴졌다. 평소에는 걸어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사흘 내내 나무 아래와 도나우 강변을 느리게 서성댔다.베오그라드를 제외하면 세르비아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라는 노비사드. 하지만, 느낌상으론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다. 한국의 시골마을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교통량이 적고, 대기오염이 덜해서였을 것이다.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였지만, 무지막지하게 큰 나무그늘에 앉아 물놀이 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노라면 더위가 저만치 물러갔다.강변을 따라 설치된 조각 작품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한강유원지에 지어진 것처럼 유람선 형태로 꾸민 강변 레스토랑에선 맥주도 한잔 마시고.숙소인 `소바 호스텔` 주인아저씨의 친절과 박학다식함은 여행자를 편안하고 재밌게 해줬다.그런데, 이 아저씨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이야…. 세르비아는…동남부유럽 발칸반도 중앙에 위치한 국가다.20세기 초반 남부슬라브계 다민족국가인 베오그라드왕국의 일원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연방의 한 지역이 된다.유고슬라비아 연방이 해체된 후에는 세르비아 공화국(Republic of Serbia)이 됐다.동쪽으로는 루마니아, 북쪽으로는 헝가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는 서쪽에 위치한다.남쪽 국경은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에 접해있다.공용어는 세르비아어. 면적은 7만7천474㎢다.인구는 약 720만 명. 북부는 대륙성기후를 나타내고, 중부는 대륙성기후와 지중해성기후가 동시에 나타난다. 내륙국이라 인접한 바다는 없다.세르비아 정교(84%)를 믿는 이들이 다수고, 소수의 가톨릭신자(5%)와 무슬림(3%)도 존재한다.바로 이 `종교적 다름` 때문에 불과 20여 년 전 참혹한 학살과 끔찍한 내전이 발생하기도 했다.이용되는 화폐는 디나르(Dinar). 1디나르는 한국 돈 약 10원이다. 간단한 생활용품과 식사비용은 한국에 비하면 저렴한 편.샌드위치와 주스를 점심으로 먹는다면 4~5천 원 정도로 해결이 가능하다. 포도주 한잔을 곁들인 저녁식사도 2만 원이면 즐길 수 있다.수도는 베오그라드(Beograd). 세르비아인(82.9%)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적은 수의 헝가리인(3.8%)과 보스니아인(1.8%)이 함께 생활한다.다른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거리에선 집시(Gipsy)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세르비아인의 평균수명은 73세.앞서 간략히 언급한 것처럼 1998년 코소보 자치주에서 세르비아 정부군이 무슬림인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코소보 사태`가 일어나 국제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기도 했다.이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몇몇 강대국들이 알바니아계의 독립을 지지했고, 코소보는 2008년 2월 분리·독립선언을 했다.학살과 내전을 겪었다는 어두운 과거 때문에 베오그라드와 노비사드 등 세르비아 도시를 돌아다닐 때 지레 겁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하지만, 굳이 어깨 움츠리고 다닐 필요는 없을 것 같다.기자가 만난 대다수의 세르비아인들은 쾌활하고 `쿨`했다. 도움을 청하는 관광객이나 여행자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해를 끼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17-01-20

감성·즐거움이 넘치는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

고령군은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와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등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과 대구시 성서공단 및 대구국가산업단지가 인접해 기업입지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동고령일반산업단지를 비롯해 열뫼·월성일반산업단지는 현재 행정절차가 완료돼 보상이 진행 중이며, 기존 산업단지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또, 중소기업 운전자금의 확대와 경북 타포린산업 경쟁력 강화 등과 같은 맞춤형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경제 순환구조를 만들고, 상권별 지원을 통한 서민생활 안정으로 기업과 군민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발전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남부내륙고속철도와 대구-광주 간 철도 가설이 검토 중에 있어 광주-대구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와 함께 2개의 고속도로와 2개의 철도가 교차하는 물류유통의 중심지로 도약이 기대되는 고령군의 2017년 계획을 점검해본다.`대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다양한 관광콘텐츠 개발대가야파머스마켓·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농산물 경쟁력 강화주민참여 예산제도 통해 재정운용 실효성 확대 `열린행정` 실현▲ 독특하고 특색있는 문화관광 도시고령만이 가진 고유한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감성과 즐거움이 넘치는 문화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여기에 고유한 스토리를 입혀 지역주민 중심의 지속가능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지산동 대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가야 고분군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국제적 조명을 추진하고 있다.정견모주와 이진아시왕의 정부 표준영정 지정을 통해 영정 봉안을 위한 대가야 종묘를 건립하고,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와 역사·문화 교육을 위한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활용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대가야체험축제와 코스모스와 함께하는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를 제공하는 한편, 우곡 부례관광지 조성사업, 모듬내 캠핑장 및 회천변 관광자원개발사업,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사업, 팔만대장경 이운순례길 조성사업 등도 진행한다. ▲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 조성고령군은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환경 조성으로 군민의 정주여건 개선과 함께 살맛나는 도시를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대가야문화누리는 문화·예술·체육·복지가 한군데서 이뤄지는 복합시설이다. 개관 이후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을 통해 주민들의 요구를 충족해 나가고 있다.또한 주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도시가스 공급사업은 2015년 10월 7일부터 공급을 시작해 2016년 7월 대가야읍 동화궁전아파트에 공급을 완료했고, 연차적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대가야 도읍지의 정체성과 도시 미관 개선을 위해 추진한 전선지중화 사업은 마무리 단계로 2017년도에 읍 외곽지대까지 완공되면 전국 최초로 읍시가지 전체에 전선지중화사업이 완료된다. 2016년 6월 개소한 CCTV 통합관제센터는 별도로 운영되던 489대의 CCTV를 관제센터로 통합해 24시간 상시모니터링으로 각종 사건·사고와 재난·재해 예방에 효과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다산면 행정복합타운은 복지·문화·행정·보건·치안 등을 한 곳에 집약시켜 지역주민과 이용자에게는 최고의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농업경쟁력 강화로 살맛나는 희망농촌농촌 생활여건 개선으로 누구나 살고 싶은 부자농촌 조성을 위해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성산면·쌍림면 소재지에 기초생활 기반 조성과 지역별 특색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면소재지 정비사업, 다산면·운수면·개진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우곡 도진·대가야 중화권역 단위의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 쌍림 안림·용담권역 마을 소득증대를 위한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 등으로 살기 좋은 `행복누리 고령`을 만들어가고 있다.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통합 마케팅조직 육성 강화와 함께 산지 유통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가야파머스마켓, 전자상거래 등 농산물 직거래를 강화하고 있다.가속화되는 농촌인구 고령화와 FTA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원예 자동화, 기술집약형 생산시설 및 노동력절감 장비 도입 등으로 지역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고령의 5대 특화품목(딸기·수박·참외·멜론·감자)의 생산기반 확충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유통판매망을 개선해 안정적 미래 농업기반을 구축했다.또, 산림자원 개발사업의 추진으로 특화된 임산물 생산, 임도개설 확대, 숲 체험학교 운영 등도 진행 중이다. 축산환경 현대화사업은 생산성 증대와 더불어 지역민과 상생하는 친환경축산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나눔복지복지는 소모적 지출이 아니라 사회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투자라는 기조 아래 나눔과 실천으로 노인·장애인 등 서민과 함께 하는 `복지 고령`을 만들기 위해 대가야 희망플러스사업을 확대운영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실천적 복지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 사회교육 프로그램, 출산장려 시책, 드림스타트, 아이 돌봄서비스 등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령화사회에 대비해 공동급식시설, 공동생활홈, 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의 확충으로 사회적 고립감 해소와 안전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노인일자리사업의 다변화, 평생교육 활성화를 통해 노인의 사회참여 기회 확대로 건강한 노년생활도 적극 도울 계획이다.`대가야 희망플러스사업`을 확대해 복지사각지대 취약계층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고, 지역자활센터 운영 등으로 저소득층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지원할 생산적 복지를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곽용환 고령군수▲ 군민과 소통하는 열린행정의 실현군민의 눈높이에서 군민의 삶을 직접 찾아보는 맞춤형 현장행정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IT를 활용한 군민의견 수렴과 신속한 생활민원 처리로 생활편의 도모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민참여예산제도와 지방재정 공시 등을 통해 재정운용의 실효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경북지역개발기금에서 차입한 지방채 10억원을 조기 상환함으로써 공약사업인`건전재정을 통한 부채 제로(ZERO)`를 달성했다.고령군 교육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맡아온 고령군교육발전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해 대가야교육원 운영, 청소년 국제교류 확대, 장학사업과 향토생활관 운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고령군은 통합과 소통으로 열린행정을 추진한 결과 2016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군부 경북도 1위, 전국 5위의 실적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청렴관련 시책을 확대해 더욱 깨끗한 공무원상 구현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곽용환 군수는 “2017년 추진될 사업의 성과를 군민과 함께 공유해 고령군이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는 길이 고령 발전의 역사가 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모두가 군정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17-01-17

“터널로 열린 `팔공산 시대` 新 경북 중심도시 건설 매진”

국정 불안정과 지속적인 경기 둔화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군위군에는 획기적인 변화와 기회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2017년은 역사적인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랜 숙원인 팔공산 터널이 개통되면서 본격적인 대구생활권 시대가 열리고, 상주~영천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전국 어디서든 접근성이 높아져 군위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대구·경북의 핫이슈인 대구공항 통합이전 후보지에도 군위가 포함돼 경북의 중심도시로서 그 가능성이 입증된 바 있다. 통합이전은 단순히 공항시설만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철도 등 광역교통망과 면세점, 호텔, 대형병원 등 서비스 인프라, 아파트, 주택단지 등 정주기반을 비롯해 항공물류, 보세·창고업 등 물류거점이 함께 조성됨으로써 지역의 대대적인 산업구조 개편이 예상된다. 군위는 이를 어떤 기회로 이용하게 될까. 김영만 군위군수는 2016년을 `팔공산 시대 신 경북 중심도시 건설`을 목표로 삼았다.이를 위해 팔공산 산림레포츠단지, 삼국유사 가온누리,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 조성사업 등을 추진했고, 팔공산 치유의 숲, 창평지 친환경 생태공원 조성사업 등의 예산을 확보했다.또한, 고로~우보간 국도 28호선, 군위IC~구미간 국도 67호선 도로개량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물꼬를 텄다. 그렇다면 2017년 군위가 그려가고 있는 미래상은 어떤 것일까.▲ 살기좋은 쾌적한 환경 조성축산업 발달과 함께 골칫거리였던 축사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 가축분뇨 처리방안과 악취 저감대책을 모색하고, 축산업자와 관련 기관과의 노력으로 상생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특히 환경순환형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을 설치해 오염물질로 인식되던 가축분뇨를 자원화하고, 바이오가스 등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해 주민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더불어 군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맑은 물 공급과 깨끗한 수질환경 조성을 위해 통합 취·정수시설과 효령·우보 송수관로 설치사업을 조기에 완공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효령 원곡, 효령시장·고곡, 산성 신남, 소보 송원 등 마을하수도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신 경북 중심도시 건설군위군은 풍부한 역사적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관광 자원과 녹색환경, 풍부한 수자원, 명품농업 등 21세기 미래자원을 고루 갖춘 `작지만 강한` 강소군으로서 발전가능성이 오래 전부터 입증됐다.경북의 지리적 중심, 광역 교통망 확충 등 환경적 이점에 신도청시대 개막이라는 시대적 이점을 더해 팔공산시대 신 경북 중심지로서 골든타임을 맞이하고 있다. 2017년에는 개발장벽이던 팔공산 터널이 개통되면서 팔공산시대가 시작된다.팔공산 르네상스 시대를 역동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팔공산 산림레포츠단지와 팔공산 치유의 숲, 창평지 친환경생태공원 등을 개발하고, 민자로 추진 중인 부계수목원과 연계해 산림휴양·레저기반을 구축하는데 총력을 다한다.아울러 위천수변 테마파크가 2017년 준공되면서 박태산 트레킹코스와 연계돼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이 행복한 장수도시군위군은 노인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을 정도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이러한 지역 여건에 맞춰 정책방향을 점검함으로써 어르신들이 행복한 장수도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읍면 복지허브화를 시행해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실천하고, 보건소 안과 클리닉과 치매극복 프로그램, 경로당 건강교실 운영을 통해 건강한 노후를 지원하며, 경로당에 CCTV를 설치해 밀착형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할매·할배스포츠센터, 생활문화센터를 조성하고, 노인 일자리사업을 확대해 보다 활력 넘치는 노후생활을 지원할 방침이다. ▲ 대도시 프리미엄 누리는 전원도시군위군은 대구생활권에 신도청, 구미와도 인접해 있으면서 전원생활이 가능해 대도시 프리미엄을 누리는 전원도시로 각광받고 있다.마시리 경북대교직원촌 준공을 시작으로 돌담지구, 산대지구, 중구지구 등 신규마을이 조성중이며 150세대의 임대형 전원마을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인구감소, 고령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런 전원마을 조성이 인구유입 기폭제가 돼 `머무르고 싶은 고장`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역개발, 관광, 복지 등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경쟁력 갖춘 농촌마을 건설군위군의 농업 예산은 군 전체 예산의 21%다. 장기적으로 농업인들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적인 면에서 체질개선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2017년에는 역량있는 농업인과 유망한 농업기술 보급에 집중 투자해 실질적 명품농산물을 키워나간다. 또한, 새소득 작물 개발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농업인들에게 실질적 이득을 주고 농촌발전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아울러 명품 브랜드인 `골드 앤 위`의 브랜드 조기정착을 돕고, 웅녀마늘, 딸기 양액재배 등 차별성 있는 특화작물과 기술을 육성해 미래지향적 스마트 농업을 현실화한다. ▲ 모두가 잘사는 균형발전 실현2017년은 군위에 `땅길이 열리는 해`다. 팔공산터널, 상주-영천간 민자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개발이 정체되었던 부계면, 우보면, 산성면 등 군위군 동부권 지역이 발전하고, 소보 신계IC 개통으로 소보면 일대도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보, 의흥, 산성, 소보 등 면소재지는 종합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농촌의 중심지 기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권역단위 종합정비, 창조적 마을 만들기 등 맞춤형 농촌개발과, 새뜰마을 사업을 통해 취약지역의 정주여건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아울러 지속적인 지역역량강화사업 추진으로 숨은 자원들을 찾아내고, 주민이 원하는 색깔있는 농촌마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또한 고로~우보간 국도 28호선과 군위IC~구미간 국도 67호선 등 사고발생율이 높은 위험구간을 개선해 안전과 편의를 충족시키는 도로망을 구축해나간다.▲ 역사와 힐링의 문화도시 구현군위군은 `삼국유사` 속 고대역사를 출발점으로 인각사와 일연스님으로 연결되는 고려시대, 사라온 이야기마을로 통하는 조선시대, 근대로 이어지는 화본마을과 효령 고로 전투기념 공원, 김수환 추기경에 이르는 현대까지 시대를 초월한 역사문화를 연결·발전시켜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군위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삼국유사 가온누리, 일연 테마로드, 인각사 종합정비사업으로 삼국유사 성지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다양한 문화콘텐츠 발굴로 새로운 문화한류를 개발한다. ▲ 예산 3천억 돌파2017년도 군위군 예산의 총규모는 3천13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 증액 편성되었다. 군위군은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 계획하고 있는 각종 시책과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군위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김영만 군수는 “2017년은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해”라고 강조하며 “변화의 중심에서 희망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시련도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군민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화합하고 그 힘을 동력 삼아 군위의 미래를 밝혀나가자”고 말했다./이창한기자hanbb8672@kbmaeil.com

2017-01-16

`민선 6선의 경륜` 앞세운 풀뿌리 정치로 승부수 던진다

2017년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조기대선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인용에 따라 대선의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헌재가 180일 이내 탄핵을 인용한다면 `벚꽃 대선`이 현실화 된다. 더구나 대구·경북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있는 보수여당인 새누리당이 26년 만에 분열되면서 4당 체제로 바뀌었다. 경북매일신문은 2017년 대선 정국을 맞이해 대구·경북 대선 주자들에 대한 분석을 싣고 있다. 유승민·김부겸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김관용 경북지사의 대선경쟁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시장·도지사 `풍부한 경험` 바닥민심 아우를 장점으로… 새누리 지지층 결집 활동에 힘 쏟아부으며 勢 확장 나서◇흙수저 출신 공무원에서 3선도지사로김관용 경북지사는 요즘 말로 대표적인`흙수저`로 태어났다. 워낙 가난했던데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부친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집안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모친이 마을의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었던 가난 속에서 자랐다.김 지사는 “하도 배가 고파 술도가의 술지게미를 한 움큼 집어먹고 학교에 갔다가 술기운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선생님한테 호되게 야단을 맞았던 기억,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우리 집안 형편을 안타까워하던 이웃에서 나를 꼴머슴으로 달라고 했을 때 눈물을 보이셨던 어머니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그림을 좋아해서 미술대학에 가는 게 꿈이었지만 형편이 안 돼서 가지를 못했고 가난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취직이 확실한 사범학교로 갔다. 19살에 구미초등학교 교사로 갔는데, 출세했다고 동네 자랑이 대단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생활이 의미있고 보람도 컸지만 또 다른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늘 있었다. 그래서 영남대학교 야간대학에 입학하여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밤에는 학생으로 구미에서 대구까지 열차를 타고 다니며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현장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정책입안 같은 큰 일을 할 수 있는 공무원이 좋겠다 싶어 고시공부를 했고 교사생활 10년만인 나이 서른에 합격했다.공직에 입문한 후에는 병무청, 국세청, 청와대를 거치면서 국가운영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가야하는지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 특히, 구미세무서장으로 재직하면서 고향 발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고, 친구들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라 95년 초대 민선 구미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했다. 2005년 민선4기 경북도지사에 도전했을 때는 치열한 당내경선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한나라당 후보로 당당히 뽑혔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3등이었지만, 구미시장으로 일한 성적표를 갖고서 꾸준히 도민들을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 그 이후 중앙 정치권의 유혹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지방의 사정을 잘 아니까 떠날 수가 없어 자연스럽게 도지사 3선에 이르렀다.◇다양한 행정 경험 등이 경쟁력“저처럼 초등학교 교사로 출발해서 병무청, 국세청, 청와대를 거쳐서 민선자치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 본 분들도 많지는 않을 겁니다. 또 20여 년을 주민들과 함께 부대끼다 보니, 소통의 방법을 알겠더라고요. 정치기술은 좀 모자라도 진정성이 있고 바닥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많은 분들이 인정을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민선 지자체장으로서 20여 년을 우직하게 봉사해 온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대권도전의 꿈을 시사하면서 밝힌 자신의 경쟁력이다. 그의 다양한 행정경험과 민선 6선의 경륜은 정치지도자로서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다. 그는 공무원으로서 행정경험을 쌓았고, 3선 구미시장에 이어 3선 경북도지사로서 대구·경북 현장을 지켜왔다. 도정과 국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고 인구도 전국 6위의 규모이니 작은 국가나 마찬가지다. 선진국에서는 주지사가 대선에 나서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선 6선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경륜을 쌓은 김 지사의 경쟁력은 중앙정치인과 비교해서도 흠잡을 데 없다.또한 김 지사는 `흙수저`로 태어나 3선 구미시장에 이어 쉼 없이 3선 도지사에 이르기까지 감동적인 스토리가 넉넉하다. 대선후보 경선 흥행에 돌풍을 불러올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지사 측의 설명이다.◇낮은 인지도·열악한 당내 기반 극복과제하지만 김 지사는 아직 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일반 국민들에게는 대권후보로서 그리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과 중앙정치에서 떨어져 있었기에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게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그래서 김 지사 측은 일단 대권 도전보다 보수층의 집결이 우선임을 앞세우며 새누리당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활동에 힘을 쏟아왔다. 얼마전 새누리당 분당과정에서 보수당의 분열을 막기위해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로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이었다. 또 낮은 인지도 극복을 위해 김 지사의 대권도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경북도청 북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 시점을 전후해 김 지사를 지지하는 `용포럼`(사이트는 젊음을 상징하는 `YOUNG 포럼`)과 `미래보수포럼`이 등장했다. 김 지사의 이름을 딴 용포럼은 등장 2주 만에 전국 각지에서 회원 2만여명을 모으며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에 창립식을 할 예정이다.이와 별개로 교수와 변호사 등 여론주도층 100여명이 중심을 이루는 미래보수포럼이 발족을 준비 중이다. 창립 취지문에는 `시대 요구를 담아내지 못한 보수가 국민으로 외면받고 있어 보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란 내용이 담겼다. 용포럼은 팬클럽 역할을, 미래보수포럼이 자문모임 역할을 각각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정치권 일각에서 나이를 문제삼기도 하지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 많다. 김 지사는 1942년 11월생으로 올해 나이가 만 75세다. 이는 1944년생인 반기문 전 총장이나 취임 당시 만 74세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하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보수를 다시 세워 국민 품으로 돌려 드리겠다”-3선 도지사로서 대권도전에 나서려는 동기는 무엇인가.△보수가 무너져가고, 나라가 위기에 처한 이런 국면에서 개인의 입지를 고민한다는 것은 성급하다. 지금으로서는 보수를 다시 세워 국민의 품으로 돌려 드리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 그러한 과정에서 국민의 부름이 있고,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된다면,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할 문제라고 본다.-대선에 나서려면 경선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새누리당 내의 지지기반이 필요한데, 준비는 어떤가.△ 만약 대권에 나선다면, 국회의원보다는 직접 당원들께 정책과 소통으로 파고드는 풀뿌리 정치, 현장 정치로 승부할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는 자신 있다. 20년간 현장에서 도민들과 함께해 온 경험을 살려서 직접 당원을 만나고, 진정성을 갖고 설득해 낸다면 당원들께서도 마음을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 개헌에 찬성한다고 들었다. 개헌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대선보다도 개헌이 더 중요하다. 개헌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 국회 내에 개헌특위가 꾸려져 가동에 들어갔는데, 관건은 속도다. 87년 만들어진 현재의 헌법체제로는 국가발전과 사회변화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서둘러야 한다. 더 이상 정략적,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된다. 오로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그런 사명감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한다.- 권력구조나 정부형태 등에 대한 의견은.△무엇보다 대통령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는 통치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러한 통치구조는 이원집정부제든 내각제든 4년중임제든 국민들이 답을 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방분권형 개헌이다. 권력의 분산도 중요하지만, 권한의 이양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세계는 이미 도시국가로 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중앙집권만을 고집하고 있어 답답하다. 이번 개헌을 할 때 지방분권 이념을 반드시 헌법에 명시하고, 자치단체의 종류도 헌법으로 규정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대표 상원제를 도입해 지방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헌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도 헌법으로 풀어내야 한다./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17-01-16

“반갑다, 오랜만이네”… 재회 기쁨 속 고향발전 한마음

`2017 재경 포항향우인 신년교례회`가 열린 지난 13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은 400여명의 참석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포항인들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향친구와 지인들과 함께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서로 안부를 묻는 등 행사장 곳곳에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행사장에 참석한 국회의원과 고향원로들의 말들을 이모저모로 담아봤다.김무성 “과메기 그리워 고향행사 찾아”○…이날 행사장을 찾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제가 복이 많이 필요하다. 안오려고 했는데, 과메기하고 소주 한 잔 안하면 안풀릴 것 같아서 오늘 억지로 왔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너무나 실망시켰지만, 아무도 책임을 안지고 해서 저라도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해 자숙하고 있다. 이해해달라”고 사과.김 의원은 “조금전에 이강덕 시장께서 보고하는 자료보고 깜짝 놀랐다”며 “많이 격려해달라. 앞으로 고향 발전을 위해서 저를 심부름 잘 시켜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 박명재 “고향발전 위해 힘 모을 때”○…함께 행사장에 자리한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답답하고 암울하기 그지 없었다. 저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실로 죄송스럽고 송구스럽다”며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금년에는 새로운 희망의 싹을 키워 만들어가야되지 않겠나. 우리가 함께 열심히 매진하겠다”고 역설.이어 박 의원은 “고향발전을 위해서 포항에 있는 우리 포항시민들, 이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 지도자, 향우들이 함께 포항발전을 위해서 호응하면서 뜻과 힘을 받칠 때 그야말로 포항이 발전한다”고 강조. 김정재 “형산강 기적 다시 이뤄내자”○…이날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은 “이제 중요한 것은 청사진을 실천하기 위한 힘을 모으는 것”이라면서 “포항에 사는 시민들과 포항을 떠나 타향에서 포항인으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부탁.김 의원은 “아시다피 바닷바람 부딪히며 산 포항시민 아니냐. 포항이 어떤 도시냐. 영일만 갯벌에서 형산강 기적을 이뤄냈다”며 “그런 도전 정신이 포항의 자존심이자 긍지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서 포항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 올해도 대학생과 `생맥주 타임` 가져○…올해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난해에 이어 포항 출신 대학생들과의 생맥주 뒤풀이가 열려 눈길. 포항학사의 대학생 10여명과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한 20대의 선배들은 객지에서 대학생활의 경험담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격려. 참석 내빈 가운데 김정재 국회의원 외에도 행자부에서는 김성렬 차관과 윤종진 국장 등 간부들이 대거 참석해 정담을 나눠. 10년째 참석한 원로들 노익장 과시○…이석수(84) 전 경상북도 정무부지사와 최성해(80) 재경 포항향우회 고문은 지난 10년 동안 본사 신년교례회에 모두 참석하는 열의를 보여줘. 재경 포항향우회의 태동에 산파역을 한 이들 원로 중 이 전 부지사는 강추위에도 KTX편으로 이날 상경, 건배제의를 하면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변함 없는 노익장을 과시. 영일고동문회 사제 간 상봉○…이날 행사에 여러 고교의 동창회원들이 대거 참석해 인원을 두고 마치 경쟁하는 듯한 모습마저 보여. 처음으로 참가한 영일고동창회의 뒤풀이에서는 사제 간 상봉이 이뤄지기도. 이날 기념품으로 `박태준 평전`과 `하얀 석탄` 등 도서 2권을 기증한 이대환 작가와 김상근 재경 동문회장은 불과 3살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국어수업을 주고 받던 사이. 30여년 만에 해후한 이들은 과거를 추억하며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여.2017 재경 포항향우인 신년교례회 빛내주신 분무순△정계김무성 국회의원, 박명재 국회의원, 김정재 국회의원, 허명환 새누리당 용인을 당협위원장, 이창균 지방자치연구원장,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김창걸 부산 영도 중구 수석부위원장△포항시·포항시의회이강덕 시장, 문명호 시의회의장, 안병국 건설교통위원장, 백인규 자치행정위원장, 이점식 남구청장, 이원권 자치행정국장, 김종식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 정봉영 창조혁신국장, 정연대 복지환경국장, 방청제 의회사무국장, 최영섭 농업기술센터소장, 이상달 건설교통사업본부장, 방진모 맑은물사업소 본부장, 정경락 평생학습소장, 손병혁 투자기업지원과장, 정경원 예산법무과장, 박준상 홍보담당관, 김도진 포항시장학회 사무국장, 편장섭 서울사무소장, 김종로 농식품유통과장, 정철화 시정팀장, 이정숙 농식품산업팀장, 김석견 서울사무소 팀장, 조현건 투자유치전문관, 손석민 세종사무소장, 김주희·이동하·최현아·임찬혁·배건현·신동혁·서송교·김우수·안창한 주무관△포항 사회단체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허상호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 이대환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장△관계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 윤종진 행정자치부 정책관, 최용규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 최병욱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정책관, 안승대 행정자치부 과장, 황명석 행정자치부 과장, 김정섭 기획재정부 과장, 박해청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 허환녕 행정자치부 사무관, 금동환 행정자치부 사무관, 김규필 헌법재판소 주무관, 유재민 행정자치부 주무관, 윤방식 서울시청 주무관△경제·산업·언론·법조·교육계이상언 중앙일보 플러스 대표, 손병기 중앙일보 이사, 이상휘 위덕대 부총장, 이동구 서울신문 논설위원, 정형식 국회방송 팀장, 강영순 DGB캐피탈 부사장, 김국성 한국미래청년포럼 대표, 허민식 유라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 이병윤 평강산업 대표, 이동경 연합뉴스 기자,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주재연 난장컬쳐스 대표, 박갑진 아리랑TV 이사, 차재각 일월상사 대표, 유성찬 참여네트워크 대표, 윤성종 컴텍스트 대표, 서상문 고려대 교수, 신경훈 맑은맘한의원 원장, 유호상 이노넷 대표, 정용석 농협중앙회 국회지점장, 최병문 농협중앙회 포항시지부장, 이재원 변호사, 정의정 변호사, 이기형 변호사, 황규환 코리아리뷰 대표, 이인석 NHK 기자, 김동하 문화일보 기자, 신창훈 헤럴드 디지털서비스 본부장, 김여해, 박철호, 김형욱, 박정국, 허륜영, 김두환, 양정석, 권기호△향우회▷재경 포항향우회 = 이정섭 전 청와대 경호처장, 최성해 고문, 서석구 고문, 이종칠 회장, 박대진 수석부회장, 김두진 부회장, 유지연 부회장, 허원하 부회장, 김철문 운영위원장, 차동활 총무국장, 김숙이 재무국장, 이경숙 조직국장, 김윤선 행사지원국장, 박영식 대외협력국장, 박태구 홍보국장, 서두련 특임국장, 안창숙 여성국장, 한선 여성회장, 허외숙 사업국장, 이재관 사무처장, 변영표, 서정숙, 김진화, 김동하, 최춘자, 김헌수, 엄은옥, 박명숙, 김순이, 김미정, 이상자, 이경희, 정만봉, 서용자, ▷구룡포향우회 = 이종중, 이규활, 김광진 ▷기북향우회 = 김부열, 김욱표 ▷영일향우회 = 신현탁, 양영민, 양이호 ▷송라향우회 = 백승국, 김돌이, 김명광, 김부조 ▷흥해향우회 = 김석주, 최보경 ▷기계향우회 = 박해태 ▷장기향우회= 임충자, 엄기찬, 고윤석 ▷청하향우회 = 이원우, 박상호, 손애경 ▷호미곶향우회 = 김동택, 권형근, 강옥희△동문회▷포항고 동문회 = 윤구홍 총동창회장, 김종훈, 김극록, 김상욱, 이대형, 정영상, 문정우, 이정모, 박기호, 이종민, 허환영, 김길수 ▷포항여고 동문회 = 이정자, 김용주, 박은미, 김영숙, 장정미, 김미령, 김순자, 이재희, 김영숙, 김희숙, 임정희, 김옥진, 김성희, 임성희, 이교영, 허순영, 최봉길, 이숙자, 이영자, 김선희, 윤혜영 ▷대동고 동문회 = 박정민, 조재필, 정재명, 김제문, 차길환, 정상기 ▷영일고 동문회 = 김상근 동창회장, 전용철, 이대희, 오창식, 정의정, 홍명호 ▷동지여고 동문회 = 곽미혜, 강도경, 안미한, 남봉희, 박인순, 김영희, 김민자, 박종희, 김옥자, 이규진 ▷동지고 동문회 = 안병기, 정영주, 홍종이, 장정희, 김남규, 하인국, 최춘화 ▷포철고 동문회 = 서보석 총동창회장, 박대규, 이기형, 김정섭, 김동환 ▷영신고 동문회 = 공훈철, 이현규, 권경호, 김종만, 서정익, 강태준, 조강래, 배경렬, 권효정 ▷포항85동기회 = 신정임, 박경자, 이은경, 유재민, 김영탁, 윤미순, 박청숙, 차재각, 임재환 ▷포항74 동기회 = 전장배, 박미애, 오미애, 금순옥, 김인순, 김광준, 임은희, 정성화, 최우성, 김연옥△포항학사(대학생)박세나, 김태완, 박도진, 김지훈, 원대연, 이희정, 김유리, 권재은, 안유정, 이지은, 정다은, 남대건, 허준영, 장윤호, 하상언화환 보내 주신 분▷박명재 국회의원 ▷김정재 국회의원 ▷정태옥 국회의원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박인규 대구은행장 ▷나주영 포항철강공단 이사장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종칠 재경포항향우회 회장 ▷최병문 농협중앙회 포항시지부장 ▷김동락 기계향우회 회장/박동혁·이바름기자

2017-01-16

“지속발전 가능한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 건설 지혜 모을 때”

포항은 1968년 4월 포항종합제철소가 설립된 이후 철강산업도시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영일만 갯벌에서 시작된 일관제철소는 바로 형산강의 기적을 일구며 조국근대화를 선도했다. 조국근대화의 정신적 바탕이었던 새마을운동의 발상지, 6·25전쟁의 마지막 방어선을 지켜낸 호국정신,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성군대 해병대 정신, 도전과 모험의 해양 기상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도시이다. 이러한 도시의 정신과 역사는 곧 포항인들의 긍지이자 자부심이다.그런 포항이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포항과 국가 경제를 떠받쳐온 철강산업이 장기불황의 터널에 갇혀 힘겨워하고 있다. 중단 없는 발전을 위한 가속력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제도시 도약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글로벌 경기침체로 지역도 타격신성장·타이타늄산업 등 육성발전방안 모색…국비 확보 총력영일만항 6월 착공·2020년 준공국제적 물류 거점항만 역할 기대□ 포항의 당면 현안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장기침체 국면의 경기는 포항이라고 비껴나갈 수 없다. 특히 철강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는 불황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지난 2014년 7월, 민선 6기를 시작하는 이강덕 포항시장은 취임과 함께 산업구조 다변화 등 지역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펼쳐왔다. 포항시는 2017년 새해의 시정목표를 `지속성장 가능한 경제도시 도약`으로 정했다.우선 지속적인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지역 경제산업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가장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은 바로 국비 예산 확보이다.시는 이에 따라 올해 중앙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핵심 사업을 발굴하는데 타지자체보다 한발 앞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이강덕 시장은 새해 시정연설에서 “핵심사업 발굴의 가시적인 성과와 구체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데 매진하겠다”며 “53만 포항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달려가겠다”고 새해 시정 포부를 밝혔다.□ 지속 성장을 위한 신산업 육성포항시는 철강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포항만이 가진 장점과 여건을 십분 활용한 관련 산업의 육성을 강조하고 철강산업에 이어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시는 이에 따라 풍요로운 미래를 책임질 5대 핵심 산업으로 바이오산업과 첨단신소재산업, 로봇융합신산업, 해양·에너지산업, ICT융복합산업 등을 선정하고 이를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특히 관심을 모으는 분야는 세계 3번째로 준공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새로운 산업 육성이다.포항시는 경북도와 포스텍 등 23개 기관과 기업 등이 함께하는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 추진협의체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또한 포항시는 경북도와 함께 신약개발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85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8년까지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BOIC)`를 준공하고, 2019년부터 정상 운영할 계획이다. 센터가 구축되면 생산직과 연구직 등 새로운 일자리 100여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구축(2016년~18년)에 202억원, 신약프로젝트사업(2017년~19년)에 150억원의 국비 예산을 확보했다.첨단신소재산업의 핵심인 `타이타늄 산업육성`을 위해 2017년도 국비 32억원을 확보했다. 국비확보를 통해 고기능 부품 인증기반 구축, 타이타늄 기반 고급소비재 가공기술개발, 스크랩 활용기술개발 등을 통해 600조원에 이르는 타이타늄 시장의 선점을 적극 추진해나간다는 복안이다.시는 경북도-포스코와 정기적인 협의체 구성을 통해 포스코의 추진 전략을 지원하고 블루밸리산업단지를 인근 지역인 대구와 울산, 경남의 미래형 자동차, 항공, 해양산업에 소요되는 타이타늄 부품소재 공급기지로 조성할 계획이다.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기발시설사업도 국비확보로 탄력을 받고 있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조성을 위한 진입도로 55억원, 간선도로 5억원, 용수공급 4억원 등 총 64억원의 국비예산을 지원받았다.간선도로와 용수공급은 신규 사업 첫 예산으로 2017년부터 3년간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나머지 국비예산의 지원이 필요하다.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를 활용한 해양·에너지 산업은 기능성 점토광물산업 추진 예산 160억원을 확보하고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영일만 3산단 로봇산업 메카 조성하는 로봇융합 신산업 육성을 위해 수중선설로봇 813억원, 국민안전로봇 617억원의 국비 예산이 투입되며 사업의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 국비 예산 지원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초광역 SOC(사회간접자본) 사업포항의 최대 역점 SOC사업은 역시 영일만대교 건설이다. 영일만대교 건설사업은 포항시 남구 동해면~북구 흥해읍 18㎞(터널 4.1㎞, 교량 3.6㎞, 접속도로 10.3㎞)를 연결하는 것. 현재 총 사업비 변경을 위한 사업성 검토용역이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진행 중이다.국토교통부가 2009년 영일만대교 건설사업을 위해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영일만대로의 2026년 교통량 예측치는 하루 평균 2만4천대, 관광시즌 2만7천대였다. 그러나 지난 7월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 후에는 현재 하루 평균 3만6천230대, 최대 4만9천850대가 통행하고 있어 영일만대로와 국도7호선의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울산~포항 고속도로와 지난 8월 착공에 들어간 포항~영덕 고속도로의 단절에 따른 교통혼잡을 막기 위해 영일만대교 조기 건설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포항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타이타늄산업 육성과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신약기반 구축사업 등의 5대 신성장산업과 영일만항 활성화를 통한 포항의 지속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영일만대교의 조기 건설이 선결과제가 되고 있다.포항의 또 미래 발전을 선도할 초광역 핵심 SOC사업으로 영일만항의 조기 건설이 있다. 영일만항은 환동해권 국제물류 거점항만 역할을 할 영일만항은 총사업비 2조 8천463억원이 투입돼 접안시설 16선석, 방파제 7.3㎞, 항만 배후단지 126만3천000㎡, 국제여객부두 310m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항만개발 사업이다.현재 포항영일신항만㈜ 민자 컨테이너부두(2천 TEU급 4선석)를 비롯해 현재까지 일반부두(2선석), 역무선 부두, 어항 및 기타시설, 북방파제(1·2단계), 남방파제(1단계) 등이 준공됐다.지난해 4월에는 국제여객부두 기본 및 실시설계가 착수돼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오는 2월 설계가 완료되면 6월에 착공해 2020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포항은 2017년도에 도로와 철도분야 국책사업 14건에 1조610억원의 예산이 확보했다. 신규 국책사업은 4건에 24억원을 확보, 입체적 광역교통망 구축에 획기적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특히 신규 국책사업인 △포항~안동(1-1) 국도 4차로 확장 △국도7호선(의현IC~성곡IC) 도로확장 △국도대체우회도로 연화교차로 개선 △국도31호선 병포교차로 개선사업이 반영돼 포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포항은 이제 서울-포항 KTX개통으로 수도권과의 물리적인 거리를 좁히고 포항~울산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오지라는 불명예를 털어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동해중부선철도건설 △영일만항 인입철도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지방도 20호선 △지역 항공사 설립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건설까지 완료되면 동해안 권역의 입체적인 교통요지로 부상하게 된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7-01-13

“신도청 2년차 `인구 10만명 시대` 초석 다지는 원년 될 터”

경북도청이 이전을 완료함으로써 예천군은 제2의 도약시기를 맞이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해 예천군의 신도시 아파트에는 1천200여 세대가 입주를 완료해 50년 만에 인구가 증가했으며, 신도시와 예천읍을 연결하는 8.5㎞직통도로가 완공돼 이전에 비해 예천군으로의 접근성 또한 크게 향상됐다.예천군은 올해 신도청시대 2년차를 맞이해 신도시와 연계한 도시기반 확충과 도시 근교농업을 육성해 농가 소득을 증대시켜 나가고, 군민과 소통하는 행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특히 올해부터 군청 이전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지난 대회를 통해 호평받은 `세계활축제`의 성공적인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그렇다면 예천의 금년 군정추진 주요 방향과 목표는 어떤 것일까. 아래는 이현준 군수와 예천군민이 함께 그려가고 있는 2017년 예천군의 청사진이다.벽천폭포·역사공원 조성 등 도시 재정비 사업 완료 최선곤충엑스포·활 축제 활성화지역 농산물 경쟁력 확보 등경북 최대 부자농촌 도약▲원도심 유입을 원활하게 할 도시기반 확충예천읍과 신도시를 연결하는 8.5㎞직통도로가 지난 연말 개통하여 교통의 대동맥 역할을 할 것이다. 직통도로 주변지역 활성화 용역을 바탕으로 거점별 개발계획을 마련하고, 군 관리계획 재정비 사업을 완료함으로써 실질적인 개발 사업으로 연결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예천의 관문인 남산에 `희망예천 벽천폭포`를 설치하여 예천교 경관조명, 한천음악분수와 함께 예천의 랜드마크로 역할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또한, `한천 고향의 강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개심사지 주변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하여 군민들이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힐링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신축 중인 예천군청사와 함께 건설할 예정인 국민체육센터는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군민들의 문화생활 공간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계획이다. ▲곤충산업을 중심으로 지역 전략사업 확대예천군이 지난해 세 번째로 개최한 예천세계곤충엑스포. 이 축제는 세계곤충학회로부터 `세계 최대 곤충축제`로 인정받았고, 곤충의 산업화, 특히 식·약용곤충의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로 평가받았다. 또한, 이를 통해 곤충산업의 선점 필요성도 느꼈다.정부의 곤충산업 육성계획을 바탕으로 예천군은 곤충의 연구·지도와 판로 확보, 시설 관리·운영을 세분화하여 추진하고, 곤충사육 법인과 농가를 늘려감으로써 양적 확대와 질적 수준을 동시에 향상시킬 계획이다.현재 약 47%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제2농공단지를 조기에 분양 완료하고, 제3특화농공단지 조성을 위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며, 신도시 인근에 일반산업단지 조성도 더불어 추진될 예정이다.예천은 양궁과 더불어 육상 전지훈련지역으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어 기존 실내훈련장 외에도 8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금년 말까지 경북 육상실내훈련장을 건립할 계획이다.이 훈련장이 완공되면 직선과 곡선 훈련, 필드 훈련이 모두 가능하며 전지훈련 선수단 유치 확대로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예천군은 양궁대회와 함께 스포츠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다.▲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관광 확충국립산림치유원과 곤충생태원, 사과 테마파크를 연계하고 삼강문화단지 조성사업이 완공되면 회룡포, 쌍절암 탐방로와 더불어 예천군 관광의 양대축이 완성될 예정이다.또한, 지역축제의 문화관광 상품화를 위해 곤충엑스포와 활축제를 한국의 대표 축제로 육성하고, 순대축제와 막걸리축제로 지역의 이미지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제3회 예천세계활축제`를 국제적인 축제로 키워나가기 위하여 대회 기간 중에 예천군이 중심이 된 세계전통활연맹을 창설하여 활의 메카 예천의 자긍심을 키워나가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친환경농업·유통기반 확충으로 부자농촌예천군은 경상북도 농정대상 평가에서 6년 연속 수상했다.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농업인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예천군은 올해 전체 예산의 18%가 넘는 686억여 원을 농업분야에 투자한다.도청 신도시에 로컬푸드 체계를 갖추고 근교농업단지에 내재해형 하우스, 이동식저온저장고, 다겹보온커튼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또, 효자 고항과 보문 산성 지역에서 지난해부터 조성 중인 75㏊ 규모의 과실 전문 생산단지를 올해 말까지 완공하고, 지난해 완공된 곤충나라 사과테마파크를 민간에 위탁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예천농산물의 대외경쟁력을 확보하고, 농산물 유통활성화를 위해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출하를 유도하여 등 예천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에도 주력하게 된다.또한, 총 98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경북 최대 규모의 미곡종합처리장을 금년 중에 완공하여 고품질의 쌀을 가공·유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여나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이밖에도 농업의 6차산업화와 ICT융복합 농업, 예천 참우의 명품화, 산림자원 보호 육성 등 지역산업의 근간인 농·축산·임업의 기반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군민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행복 예천예천군에서는 올해 복지분야에 68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군민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행복·복지예천`을 구현하기 위해 보편적인 맞춤형 복지 확대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현재 18개소에 운영하고 있는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을 확대하고, 어르신들이 보람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활동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또한, 효 문화 확산과 인성을 정립하기 위하여 3대가 함께 하는 `할매할배의 날`을 내실있게 추진하고, 경로당 안전보험 가입과 CCTV 설치로 어르신들의 안전과 복지를 높여나갈 방침이다.저소득 취약계층이 안정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89억 원을 지원하며, 4천700여 명에 달하는 장애인과 360여 가구가 넘는 다문화가정이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릴 수 있도록 65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이외에도 아동들을 위해 영유아 보육료 및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 가정양육수당 등에 99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군민과 소통하는 화합의 군정 지향지난해 도청 이전과 함께 신도청시대가 도래하여 신도시에 1천200여 세대의 아파트가 입주하였고, 올해 3천700여 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이로 인해 호명면에서는 급격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예천군에서는 지금까지 농촌 위주의 행정을 펼쳐왔으나, 신도시의 급격한 인구 증가로 도시행정을 더불어 펼칠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한다.▲ 이현준 예천군수신도시 주민들에게 예천을 정확하게 알리고, 이들이 축제나 각종 행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여 군민으로서의 자긍심과 군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이와 함께 군수실의 문턱을 낮추고, 다양하게 전달되는 군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더욱 귀를 기울이는 화합과 섬김의 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이현준 예천군수는 “올해는 경북도청이 이전한 지 2년차가 되는 해로 신도시의 조기 활성화를 추진하고, 도시기반을 확충해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고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중심에 있는 예천군이 인구 10만명 시대의 초석을 다지는 원년이 될 있도록 군민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예천/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17-01-13

`하면 된다` 정신으로 타오른 산업화의 심장, 역사 속으로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산 역사인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가 올해를 끝으로 내년 초에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제 그 수명을 다한 것이다.철강인들의 가슴 속에 새겨진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가 종풍(終風-고로의 불을 끄는 것, 즉 가동을 중단하는 것)될 상황에 놓여 있다.1고로는 포항제철소의 태동과 함께 가장 먼저 설치된 핵심설비였고, 포항제철소 역사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었다.일각에서는 1고로의 설비를 폐쇄하기보다는 역사적 상징성을 살려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쇳물 터져`우향우 정신` 신념 하나로 무에서 유 창조한 산업화의 상징물45년간 쉼없이 가동, 노후화로 경제성·효율성 떨어져 `한계점`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산 역사… `폐쇄보다 관광상품 개발` 목소리영일만대교와 함께 국내외 관광 명소로 포항 랜드마크 역할 기대◇ “실패하면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자”1고로의 첫 출선은 화입 후 21시간 만인 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에 극적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고로에서 쇳물이 터져 나오자 고로 제2주상을 가득 메우며 쇳물이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당시 박태준 사장과 건설요원들은 일제히 “만세, 만세…”를 외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이날 첫 출선을 시작으로 45년 동안 쉼없이 용광로를 뜨겁게 달구었던 1고로의 불이 마침내 내년초에 꺼지게 되는 것이다.철강인들은 1고로의 첫 출선 날을 기념해 매년 6월 9일을 `철의 날`로 정해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이에 앞서 1969년 1고로 건설에 나섰던 당시 박태준 사장은 “조상의 핏 값으로 짓는 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목숨 걸고 일을 해야 한다. 만약 실패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한다”며 건설요원들을 다그쳤다. ◇ 한국 철강산업 태동시킨 핵심설비 1고로는 당시 우리나라엔 돈·기술·철광석·석탄 등 제철의 4요소 중 하나도 없었지만 `우향우 정신`으로 `하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상징물로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특히 당시 `하면 된다`라는 정신은 오늘날 세계속에 우뚝서게 한 한국경제의 어젠더로 부각되기도 했다.1고로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태동시킨 핵심 설비다. 전 세계가 모두 안된다 했지만 대일 청구권 자금과 `우향우 정신(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우향우해서 동해에 빠지자는 의미)`과 같은 불굴의 의지로 제철소를 건설해 낸 것이다.그것이 바로 포항제철소 1고로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세계 5위 철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밑거름이 된 설비다.철강은 곧 `산업의 쌀`이기에 197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자동차, 조선, 건설 등 한국 경제가 성장을 거듭해 오면서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그 뿌리에 바로 1고로가 존재해 온 것이다.◇ 효율성보다 상하공정 불균형이 요인45년 동안 쉴새없이 사용해 온 1고로는 노후화로 경제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제성이 동반된 대형화를 통해 생산능력 확장과 효율성 제고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형 고로인 1고로는 이제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다.1고로는 내용적 1천660㎥로, 연산 130만t의 쇳물을 생산하는 소형 고로로 단위 생산성이 높은 고효율 설비로 꼽히고 있지만 여타 고로들이 연산 400~500만t 생산에 견주어 보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1고로 폐쇄 검토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나온다. 일부에선 고로의 노쇠나 효율성 문제가 아닌 상하공정 불균형이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한다.실제로 포스코 고로들의 조업 효율성을 나타내는 출선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현재는 평균 2.2T/D·㎥(고로 내용적 1㎥당 1일 2.2t 생산) 정도인데 1고로는 아직도 충분히 그 이상의 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내부적으로는 그동안 추진해온 고로 대형화로 인해 쇳물이 크게 남아도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광양 5고로에 이어 이번 포항제철소 3고로 확장으로 250만t 정도 쇳물 생산이 더 늘어나는 반면 이를 소화할 하공정 확대는 미미한 탓이다. ◇ 1고로의 상징·역사성 살려 보존해야외부적으로는 세계적 공급과잉 속에 포스코의 3고로 확장을 증산의 시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정부 역시 후판과 강관 등을 공급과잉 품목으로 지정하고 설비조정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점 때문이다. 이런 내외부 사정으로 인해 1고로 폐쇄 검토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고로가 갖고 있는 상징성과 역사성을 감안해서라도 폐쇄보다는 보존하면서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無에서 有를 창조`해낸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산 역사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능이 다 됐고, 경제성이 떨어졌다고 해서 폐기처분할 게 아니라 그 역사성과 상징성에 무게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포항제철소가 국내외의 견학 명소로 각광받으면서 1고로에 대한 견해도 달라지고 있다. 1고로를 관광코스의 패키지 상품으로 내놓고 향후 건설될 영일만대교와 함께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개발해야 한다. ◇ 3고로 3차 개수는 또다른 출발점1고로가 가동을 멈추는 대신 3고로 3차 개수를 통해 새롭게 변신한다.지난 1978년 12월 8일 준공된 3고로는 개수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번 개수작업으로 생산능력은 기존 400만t에서 500만t으로 확대되고 내용적도 4천350㎥에서 5천600㎥로 늘어나게 된다.오는 2월 24일(종풍)부터 6월 12일까지 107일 동안 개수작업이 진행되며 작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 13일 화입이 시작된다.3고로 3차 개수가 마무리되면 포스코는 광양 1고로(6천㎥), 광양 4고로(5천500㎥), 광양 5고로(5천500㎥), 포항 4고로(5천600㎥)와 함께 총 5개의 초대형 고로를 보유하게 된다./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2017-01-13

“문화관광사업 발굴, 감성·활력 충전되는 즐거운 도시로”

이희진 영덕군수는 최근 새해 설계를 밝히는 자리에서 2017년을 `미래전략사업의 해`로 선언하고, 영덕군의 꿈과 희망이 실현되도록 600여명의 공직자와 함께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지난해 영덕군은 벽을 허무는 소통행정으로 원전문제의 해법을 찾았고,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한 군정운영으로 군민의 자긍심을 한껏 높였다. 각종 대형사업을 유치해 군 외형을 확장했으며, 다양한 복지·환경사업을 펼쳐 군민의 삶이 더욱 윤택해졌다. 이 군수 공약사업은 이행률 58.1%를 기록했고, 2016년 한 해만 20개 부문에서 각종 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6년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이희진 군수는 상주~영덕고속도로의 개통과 함께 시작한 2017년이 영덕의 미래를 여는 역사적인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세간의 청렴도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단단하고 청렴한 조직, 일하는 자가 인정받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임을 약속했다.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 연계해관광분야에 집중적 투자 계획문화·축제에 이은 스포츠 대회 개최로관광·스포츠 시너지 효과 극대화△감성과 활력이 충전되는 즐거운 영덕고속도로 개통으로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는 관광이다. 1975년 영동고속도로 개통 후 종착지인 강릉시의 관광서비스업은 1년 만에 80% 가까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에 영덕군은 고속도로 개통 후 1~2년을 성장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관광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즉, 고속도로와 철도 개통에 따른 경제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한 문화관광사업을 발굴해 감성과 활력이 충전되는 즐거운 영덕 만들기에 주력한다.우선 올해 20주년을 맞는 영덕대게축제의 홍보, 콘텐츠 기획, 운영 준비에 만반을 기한다. 대게축제가 열리는 3월에 맞춰 2개의 관광시설이 완공되는 것. 명사십리 고래불 해변에 카라반 25동과 텐트사이트 110면 및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된 국민야영장이 손님을 맞고, 이국적인 영덕풍력발전단지에 정크트릭 아트테마 박물관이 문을 열어 가족단위 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강구연안항 개발사업도 지난해에 확보된 1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무형문화재 전수관, 병곡등대체험공간, 군립자연휴양림, 정크트릭아트 박물관 건립, 수요 응답형 관광택시 운영도 본격 시행한다.또한, `유소년 축구 특구`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인프라를 다지고 한국중등축구연맹전 등 대규모 스포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관광분야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데 노력한다.특히 이희진 군수는 “구름처럼 몰려오는 관광객들이 다시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영덕을 만들려면 잘 구비된 관광인프라와 함께 주민들의 확고한 주인의식에 기초한 손님맞이가 병행돼야 한다”며 다양한 관광사업과 지속적인 캠페인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영덕군은 1천억원 규모의 삼성전자연수원 준공과 발맞춰 휴양과 활력충전의 도시, 스포츠의 에너지가 충만한 도시, 먹을거리·즐길거리·볼거리가 풍부한 고장으로 변모해 2017년에는 관광객 1천500만명 시대에 의욕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다.△잘사는 농산어촌 건설영덕군의 오랜 근간인 농림수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고속도로 개통으로 물류비용이 절감돼 농업경쟁력 상승이 예상된다. 영덕 나들목 인근에 농산물종합유통센터를 설치하고 고부가 작목 개발과 선진 기술농을 육성할 계획이다.또한 농업시설 현대화, 농자재 지원으로 고품질 농산물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특히 농촌인력지원센터는 올해 도비 1억원을 더 확보해 농촌 인력난을 해소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안정시켜 농가경영비 절감과 농촌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지역특산물 통합브랜드 및 소포장재 확산과 해방풍 등을 이용한 6차산업의 확대를 꾀하고 사과, 복숭아 등 과수 수출의 확대를 통해 농가소득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도 영덕군의 올해 목표 중 하나다. 이어 안정적인 어업기반 조성을 위해 다목적 어업지도선 건조와 수산물 생산가동 지원에도 힘써 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수욕장을 체험위주로 전환해 여름 한 철에만 방문하는 해수욕장에서 사계절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해변으로 변화시킬 계획도 세우고 있다.한편, 전국 생산량의 40%를 자랑하는 송이 생산지의 명성에 맞게 홍보와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전통적인 1·2·3차 농수산 산업에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융·복합의 6차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균형과 선택의 경제도시로 발돋움본격 설계에 들어가는 강구해상대교 건립과 고속도로 연결 해안도로 건설, 동해중부선 철도 개통, 국도 연결 해안도로 건설에도 힘써 광역교통망의 기능을 보완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3.18 영해만세운동의 의미를 살린 역사문화거리 조성과 복사꽃 특성화 마을조성을 정부 공모사업으로 추진해 지역 곳곳에 고유한 역사·문화의 공간도 조성한다.2년 연속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을 수상한 노하우로 올해도 일자리 창출에 힘써 경력단절 여성과 은퇴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회적 기업과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조직을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로하스 특화농공단지와 영덕 제2농공단지가 올해 분양이 완료돼 정상 가동되면 많은 일자리가 생겨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아울러 재해예방을 위한 소하천정비사업, 맑은 물 보급사업, 소규모 숙원사업의 원활한 추진으로 생활 속에 스며드는 도시정비에 주력하고, 교통정체 해소방안 마련, 상가, 전통시장, 푸드 트럭의 활성화로 군민의 경제활동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함박웃음 짓는 복지영덕 건설관광·지역경제 활성화의 결실을 군민 전체에 분배하는 정책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저소득층, 장애인, 여성, 어르신,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복지수준을 높여갈 복안도 개발한다.희망복지기금 조성과 함께 보건소 이전신축 확정에 따른 응급의료시설 확충과 운영의 방향을 강구해 의료복지의 질도 높일 예정이다.▲ 이희진 영덕군수다문화 가족지원센터를 확대하면서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을 통해 농어촌 어린이 양육시설을 확충함과 동시에 옛 야성초등학교에 중앙도서관, 청소년수련관, 영유아 플라자 등 영덕군 종합복지타운 건립을 통해 군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특히, 환경민원 사전예측제로 환경민원의 적극적인 해소와 대게 자원화 시설확대 운영, 환경미화원 운용 개선 등으로 정주여건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을 착착 세우고 있다.이희진 군수는 “2016년도 전국지자체 종합경쟁력 상승도 3위의 성적은 영덕군의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보여준다. 적극적인 자세와 발로 뛰는 노력, 아이디어로 국비예산 확보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2017년은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이다. 마음을 여는 진실한 소통으로 군민, 600여명의 공직자가 하나 돼 광역교통망 시대를 창의와 열정으로 열어가겠다”는 다짐을 했다.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7-01-12

`명품섬 울릉도` 미래 100년 성장 기반 마련에 최선

울릉군은 올해 최대 숙원사업인 공항건설 기본설계 완수, 섬 일주도로 제2건설공사, 울릉항 2단계 착수 등 하늘, 땅, 바다의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울릉군은 모두가 잘 사는 지역을 만들고자 일자리 창출에 힘쓴 결과 지난해까지 수년째 전국 1위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삶의 질 향상에도 주력한다. 또 감소하는 관광객을 다시 불러올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최수일 군수는 관광 인프라구축, 행복이 넘치는 복지, 경쟁력 강한 농·어촌 육성, 명품 관광사업 조성, 청정 자연환경 보존 등 군정의 주요정책을 반드시 완수해 미래 100년 성장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신년 인터뷰를 통해 최수일 군수가 그려갈 2017년 울릉도의 청사진에 대해 알아본다.울릉공항 올해 착공 추진울릉항 2단계 준공도 속도전체 예산 10% 이상맞춤형 복지·보건 분야 투자기르는 어업으로 소득 증대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해세계적 에너지 관광섬 구축-울릉군민의 숙원인 대형 국책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울릉공항은 199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올해 착공토록 하고 국토교통부, 국회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업 조기 발주, 100인승 이상의 항공기 취항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울릉항 2단계 개발은 1천834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9년에 준공, 대형여객선 취항 등 울릉(사동)항 기본계획 수정계획에 여객부두가 반드시 반영되도록 하겠다.울릉 일주도로는 1천21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8년에 준공, 경제 성장의 축이 되도록 하고 일부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또한, 일주도로 제2건설공사는 504억 원을 확보해 3월 착공하겠다.-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복지행정 구현을 위한 복안은.▲전체 예산의 10% 이상을 복지·보건 분야에 투자,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지역경제도 골고루 발전시켜 소외된 계층과 서민의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맞춤형 복지가 군민생활 속에 뿌리내리고, 노인 돌봄 서비스 수혜대상 확대, 저소득층 최소 생활 보장, 저소득층 생계급여 인상 등 수급자의 재산형성 지원을 확대하고 생계비 부담을 줄여 빈곤 탈출을 뒷받침하겠다.저소득층 학습비 지원, 경로당 시설 개선, 노인 일자리 마련, 사회활동 지원, 여성대학 및 사회 활동사업 지원, 장애인 자립기반 구축, 편의시설 제공, 노후화된 의료장비 교체, 보건의료 시설 개선 등을 진행한다.거점중학교 건립 추진, 울릉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 대학교 향토생활관 지원, 영어 회화학습 시스템사업 지원, 자기주도형 독서지도학습 프로그램 운영 등 교육행정의 내실화를 기하겠다. -친환경·고품질 특산품 육성을 위한 방안은.▲농·어업의 경쟁력을 높인 명품을 개발해 잘사는 농·어촌 육성,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우수성을 인정한 특산품·산채 육성사업 추진, 친환경 먹을거리 개발, 청정 울릉도 농산물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홍보, 고품질 특화작물 생산기반 조성, 6차산업 기반 구축, 기후변화 대체작물 개발, 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칡소 관리체계 구축 및 친환경 사료 공장을 운영하겠다.산채, 오징어, 고로쇠 등 특산물 포장재 개발, 특산물 체험유통단지 설립, 체계적인 유통망 구축, 홍보 일원화, 수산자원 고갈 등 어려운 미래 어업환경 개선을 위한 성장 방향과 동력을 마련하고, 경쟁력 강화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연안바다 목장화 사업을 통해 바다 환경 개선, 수산자원 회복, 기르는 어업 전환, 심해 가두리 어장 확충, 해삼 양식산업의 울릉·독도 해양연구기지 운영·관리를 위한 업무 이관, 전문성 부여, 홍해삼·홍합·따개비 등 고유종 복원, 어민들의 소득증대 지원, 국가·지방어항 시설 확충, 안전한 수산업 기반 확보, 깨끗한 항만 조성, 어업여건 개선, 어민들의 열악한 정주 여건도 변화시킬 계획이다.-울릉도를 세계인이 찾는 명품 관광지로 육성할 방안은.▲육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가옥, 음식, 식물 등 다양한 분야의 독특한 자원을 미래 관광전략사업으로 개발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와 대형크루즈선 운항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겨울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객선사 등과 연계해 KTX 강원도 개통에 따른 협력사업을 시행하고, 울릉도만의 차별화된 관광 상품과 연계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관광산업의 변화를 도모한다.녹색테마파크, 수토문화나라, 지오투어리즘, 삼국시대 우산국 관광자원 개발사업 등 관광시설 확충, 개척사 주제관광지 태하지구 전통가옥인 너와마을 문화거리 조성 등 차별화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동해안 5개 시·군 주관 상생협의회에서 추진하는 지오투어리즘 관광사업 통합 추진 및 다변화 모색, 화산·생태자연을 직접 체험, 둘레길 재정비와 통합관리로 고급화된 개인 관광을 유도해 나가겠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환동해 중심도시를 이야기했는데.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 조성 1단계 사업을 착공한다. 총사업비 2천685억 원으로 2020년까지 태양광, 풍력, 지열, 수력설비 준공, 2025년까지 2단계 사업을 마무리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세계적인 에너지 관광 섬으로 구축하겠다.LPG 배관망 사업 예비타당성 반영, 사동 분뇨종말처리와 음식폐기물 공공 처리시설을 1월부터 정상 운영해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겠다.총 사업비 561억 원이 투입되는 통합 상수도 1단계 사업을 준공해 북면 추산~남양지역까지 급수를 공급하고, 2단계 실시설계도 시행한다. 마을단위 하수처리시설에 257억 원을 투입해 깨끗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연안 해역의 오염을 방지토록 하겠다.도동항 중점관리구역 경관계획 수립 완료에 따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해 자연과 조화되는 도동항으로 변모시켜 국립수목원을 유치하겠다. -경제 기반조성과 안전한 울릉을 위한 복안은.▲다기능 복합형 어항 개발을 위해 총 사업비 955억 원을 투입해 해양관광의 중심 역할을 하게 만들고 주민소득과 직결되는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겠다.현포리 붕괴위험지구 개선, 천부 지겟골도로 확포장, 복합형 주차 허브 구축 등을 위해 45억 원의 특별교부세 및 특별조정교부금을 확보했다. 낙후지역 균형 발전 도모, 도동· 저동 간 관광지 연계 순환도로 건설, 와록사 해안산책로 조성사업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또한, 338억 원이 투입되는 권역단위 종합개발사업의 안정적 마무리와 2018년부터 시행되는 제4차 도서종합개발사업 계획 등에 많은 예산이 확보되도록 하겠다.재해위험지구 보수 및 보강, 소하천 정비 등에 50억 원의 사업비를 편성하고, 각종 재난에 선제 대응, 군민에게 신속한 재난 정보제공을 위한 SNS(온라인서비스) 운영, 울릉소방서 유치 등 안전한 울릉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최수일 울릉군수-독도를 전 국민이 아끼는 섬으로 만들 계획은.▲독도는 울릉군의 부속 섬이다. 지리적·군사적 요충지로도 매우 중요하다. 독도 생태계의 보전과 해양영토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조기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세계 속에 독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독도 뮤직 페스티벌 개최 등을 통해 우리 땅 독도의 가치와 영토수호정신을 함양시키겠다.또한, 자매결연 시·군 및 단체의 순회 독도전시회 개최, 독도의 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문화·예술·학술행사의 시행, 독도의 현황과 역사·경관 등을 담은 동영상 제작·배부, 독도영유권 강화에도 힘쓰겠다.전 국민 독도밟기운동, 공무원 독도아카데미교육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17-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