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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집 ... 최 종 천

20년 전 부천시 약대 시유지에는황토로 벽돌을 만드는 벽돌공장 근처에벽돌만으로 지은 둥지가 있었다주로 추석연휴 동안 친구들을 동원해밤낮 없이 다 지어 놓으면 시청 철거반이와서 보고는 다 지어 놓은 집을 부술 수가 없어돌아가면 집짓기에 성공하는 것이다짓다 만 집은 그 벽돌을 다 실어가 버렸다창문은 비닐로 가려놓으면 되었다혹 돈을 많이 번 집이 있어 둥지가 비게 되면몇 만원에 거래가 이루어졌다언제부터 그렇게 둥지가 비기 시작했다사람들은 둥지를 버리고 집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집은 사흘 동안에는 지을 수가 없는 것이다태어나 죽을 때까지 사람들은 집을 지으며집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우리는 일생동안 집을 짓다가 가는지도 모른다. 점점 더 크고 아름다운 집을 얻으려 애쓰고 우리의 재화와 관심을 쏟아 부어 넣는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 더 나은 집을 또 추구하다가 나중에는 시인의 말처럼 집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사람이 집을 누리고 사용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잘 꾸며지고 가꾸어진 집이 사람을 거느리고 사람을 달고 사는 꼴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집은 우리의 한 생애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한 가지 도구이거나 연장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시인

2011-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