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너와 나, 자연 혹은 우주와 나,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긴밀한 관계에 의해 연관되어있는지 이 짧은 시 한편으로 느낄 수 있다. 그대 혼자서 피워 올린 그대의 꽃과 거기에 찾아든 꽃벌 한 마리지만 그것은 결코 혼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운명 같은 것, 인연이라고 하는 어떤 질긴 줄이 서로에게 걸쳐져 있어서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깊은 연관성을 가지는 것이리라. 사랑은 더더욱 그런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