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장갑을 낀 손에 나를 앉히고
낯을 익혔다
조금씩 먹이를 줄였고
사냥의 전야
나는 주려, 눈이 사납다
그는 안다
적당히 배가 고파야 꿩을 잡는다
배가 부르면
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꿩을 잡을 수 있을 만큼의
날아 도망갈 수 없을 만큼의 힘
매받이는 안다
결국 돌아와야 하는 나의 운명과
돌아서지 못하게 하는 야성이 만나는
바로 그곳에서
꿩이 튀어오른다
꿩사냥을 위해 날아갔던 매, 길들여지고 묶여있는 그에게는 어쩌면 돌와와야한다는 , 짐지워진 운명이 있을 것이다. 시인은 그가 필생의 업으로 여기고 있는 시를 꿩에 비유하고 있다. 돌아옴과 운명, 떠남과 야성이라는 두 힘이 부딪히는 그곳은 꿩이 날아오르는 곳이고 시가 생성되는 순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존재들에게는 대상을 감촉하고 환원하는 자신들 고유의 더듬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