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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안갯길 나라

강길수 수필가 눈을 비비며 운전대를 잡았다. 가을 새벽, 아직 어둡다, 첫길이다. 내비게이터도 없던 시절이라 이정표만 따라야 했다. 대청봉을 오른다는 설렘으로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했다.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다. ‘하루 허용 등정(登頂) 인원이 다 차 더는 입산할 수 없다’는 안내원의 말이 기다리고 있었다.우리 일행은 실망했다. 꼭두새벽부터 서둘렀는데, 너무 아쉬웠다. 이왕 온 김에 한계령 고갯길이나 다 넘어보자고 의견이 모였다. 인제 방향 내리막길에 들어서자 짙은 안개가 장막처럼 눈앞을 가로막았다. 일행들은 ‘와! 설악산 안개다!’하고 소리쳤지만, 운전대를 잡은 나는 되레 바짝 긴장되었다. 열 명이 넘는 사람의 안전이 내 운전에 달려있으니 말이다. 안개 장막은 쉬 열릴 것 같지 않았다.포항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를 3일째 이어가고 있다. 걱정이다. 셋째 날의 숫자가 보이는 순간, 그 옛날 한계령 안갯길을 운전해 내려가던 장면이 떠올랐다. 당장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안개 속에 처음 기항지에 내리는 비행기 조종사의 심사와도 같을까. 큰 숨 쉬어 자세를 가다듬는다. 저속으로 차선을 지키며 조심조심 내려간다. 이마에 땀이 송송 났다. 탈 없이 원통에 닿았다.수도권은 ‘거리 두기 4단계 방역수칙’을 시행한 날이 제법 오래되었다. 비수도권은 3단계라 하지만, 온 사회에 짙은 안개가 낀 기분이다. 코로나로 앞당겨진 ‘언택트 시대’, ‘메타버스시대’라고 말하지만, 비대면으로 사는 국민은 안갯속에 사는 마음이다. 게다가 자칭 ‘촛불혁명’을 기치로 내세우며 시작한 현 정부는, 어디로 나라를 이끌어 가는지 안갯길처럼 도통 알 수가 없다.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로움에다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취임사를 들을 때, ‘국가 최고지도자의 취임사가 너무 관념적이고, 정서적이다’란 생각이 들었었다. 뭔가 안개 낀 날처럼 희미하고 몽롱한 기분이었다. 한 나라는 경제와 외교, 치안과 국방, 교육과 문화, 건설과 교통 등 제 분야가 실물로 움직이는 살아있는 공동체다. 구체성 없는 관념과 정서적 수사(修辭)는 들을 때 기분이 좋을 뿐 현실이 되기 어렵다.부뚜막 위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고 했다. 따사한 햇볕에 안개는 걷힌다. 맑은 하늘에서 태양 빛이 식물에 내려앉을 때, 엽록소는 탄소동화작용으로 몸과 잎과 열매를 키운다. 그리하여 현재를 살아내고, 미래도 준비한다.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 알 수 없는 안개를 구체적인 기획, 소통과 개방, 협력과 상생의 햇빛을 비추어 걷어 내야 한다.집권 세력이 소위 ‘적폐 청산’의 칼을 안개 속에서 휘두르는 동안 나라는 사분오열로 갈라져 갔다. 젊은이는 거리를 헤매고, 소상공인은 생존에 아우성친다. 진실의 햇볕을 비춰야 할 많은 언론은 진실을 외면한다. 정의가 그 생명일 법조계 천칭의 추는 권력 하수인으로 기울었다. 지난해 총선에서 대규모 부정선거가 일어났어도 피해 야당은 웬일로 침묵하고, 다윗의 단 한 발 돌 무릿매질은 아직 힘이 부족하다.하늘의 개입이라도 필요한 세태인가.

2021-08-10

백신 탐구생활

이주형​​​​​​​산자연중학교 교감 ‘처음’이라는 단어의 유의어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근심, 걱정, 무서움,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설렘, 바람, 기대, 희망 등의 긍정적인 어휘들도 있다.지난주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 물론 처음이다. 그 처음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희망보다는 두려움이었다. 백신 접종 날짜가 정해지고부터는 필자는 거의 모든 시간을 백신과 관련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썼다. 검색된 정보 중에서 유독 필자의 마음에 쌓인 것은 백신 부작용과 관련된 기사였다. 특히 백신 접종 사망 기사는 필자의 마음에서 긍정과 관련된 모든 감각을 지워버렸다.이미 접종을 마친 지인들이 필자를 위로했지만, 필자의 우울은 더 심해졌다. 급기야 우울은 무기력을 불렀고, 그렇게 한동안 필자는 병적인 무기력과 우울 속에서 지냈다.그때만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그때는 세상 모든 머피 법칙이 필자에게만 일어날 것 같았다. 필자는 선택적 지각(知覺)이라는 말의 의미를 그때 확실히 알았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그래서 심각한 왜곡(歪曲)을 초래하는 선택적 지각! 곧 마음의 어리석음!백신 접종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 필자는 너무도 멀쩡하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마음의 간사함을 이기지 못하고 백신 접종 직전까지 떤 오두방정을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레짐작(斟酌)과 뜬 소문만으로 모든 것을 단정해 버린 무지함. 그것이 필자의 본모습이라는 생각에 마음은 지금도 계속해서 심하게 무너지고 있다.그래도 다행인 것은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덕분에 필자의 단점과 본모습을 제대로 알았다는 것이다. 아직 2차 접종이 남았지만, 필자의 몸에는 감사하게도 백신 보호막이 쳐졌다.백신 접종 이후부터 필자에겐 필자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 생겼다. 그것은 선택적 지각의 오류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그 방법은 누구나 안다. 그것은 편견과 아집, 독단과 독선,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다. 이 방법 또한 우리는 잘 안다, 나를 내려놓고, 나의 부족함과 어리석음을 인정하는 것!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때 우리는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코로나19 4차 대유행, 돌파 감염 등 세상은 아직 바이러스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신이라는 단어가 있는 한 이 또한 곧 지나갈 것을 알지만 마음이 불안한 이유는 뭘까!우리는 많은 것이 넘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속을 보면 우리는 우리 몸 하나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 절대 빈곤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빈곤을 채워준 것이 백신(vaccine)이다. 백신의 효과를 잘 알지만, 그래도 우리 몸속에 인위적으로 바이러스를 주입하지 않고는 자유롭게 살 수 없는 백신 만능 시대의 백성으로 산다는 것이 어찌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그러면서 간사한 마음은 또 생각한다, 성적에 미친 이 나라 어른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구할 교육 백신은 언제 나올지를!

2021-08-04

4·15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강길수수필가 지금 우리 사회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중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구약성경의 유명한 이야기다. 양치기 소년 다윗은 칼과 창으로 중무장한 필리스티아의 거인 투사 골리앗과 전장에서 맞선다. 단 한 발 돌 무릿매질로, 골리앗의 이마를 맞혀 쓰러트렸다. 이로써, 다윗 편 이스라엘이 이겼다.작년 4·15총선 직후 우리 사회는 부정선거 주장이 제기되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총선 무효소송이 전국적으로 139건이었다는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부정선거로 국민이 뽑지 않은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어, 법과 정의가 무너지고 나라 근간을 흔들므로 총선은 무효라는 송사다. 내 눈엔 원고들이 다윗이고, 피고 조작 기획자들과 선관위가 골리앗으로 보인다.선거 후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각 지역 후보자별 득표 내용을, 전문가들이 통계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언론에서 보았다. 그 순간 나는, ‘저 수치들은 조작이다!’하는 확신이 들었다. 오랫동안 직장에서 품질관리를 하며, 통계치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조작 없이 그런 변칙데이터는 결코 나올 수 없음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한국 통계전문가들의 말과 미국 부정선거 전문가 미베인 교수의 연구논문 결론도 그 궤가 같았다.투표 후 여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광역별 판세(사전투표 보정 값)’란 선거 이전 예측 표를 페이스북에 올렸었다. 득표수 집계에 보정 값이 왜 필요할까. 성취감에 취해 사전투표를 조작했다고 스스로 한 고백이자 자승자박으로 보였다. 이 때문에 나는 부정선거 진실을 밝히려 다윗처럼 고군분투하는 분들의 활동을 살펴보기 시작했다.대법원은 선거법에 정한 6개월의 선거소송 기일을 미뤄왔다. 선관위 편일까. 14개월 지난 6월 28일에야 처음으로 인천 연수구 을의 선거무효 소송 재검표가 시행됐다. 결과, 경천동지할 사실들이 드러났다는 보도다. 아래가 연녹색인 ‘배춧잎 투표지’, 두 장이 붙은 ‘자석투표지’, 관리인 도장이 뭉개진 ‘일장기 투표지’ 사전투표 용지가 아닌 ‘인쇄된 빳빳한 투표지’ 등 9종의 위조된 물증이 대량 쏟아졌다고 참관인들은 밝혔다. 선관위는 ‘투표 당일의 표 이미지 파일 원본이 없다며 사본을 제출했다’라고도 증언했다. 원고 측의 위조 표 증거 보존 신청도 5건이 이루어졌다 했다.요약하면, 기획된 4·15총선은 1, 2차로 조작됐다고 본다. 사전투표지 보관 및 운송 중 조작, 개표 시 전자 조작까지가 1차 조작이 되고, 인쇄된 가짜투표지 바꿔치기, 개표 당일 이미지 파일 대체용 가짜 복사본 제작이 2차 조작이 된다.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를 조작한다면 그 죄는 대역죄보다 클 것이다. 드러난 4·15총선 부정선거 증거들을 알고 보니 전자 계수기와 컴퓨터를 쓰기에 더 대규모 조작이 가능했다. 무서운 일이다. 결국, 선거 당시 제1 야당 대표도 ‘4·15 부정선거 특검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사태가 이런데도 야당과 대형언론들은 애써 왜곡하거나 외면하고 있다. 어떤 이들이 의심하듯, 정치계, 언론계, 사법부가 국민이 모를 나눠먹기식 침묵의 카르텔이라도 맺은 걸까. 4·15 부정선거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은 과연 누가 이겨야 할까. 깨어 있는 국민은 미치겠다.

2021-08-03

아는 만큼 느껴지는 혁신의 힘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우리의 생활 전반에 두루 통용되고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이 말은 조선 정조 때의 문인 유한준이 남긴 ‘알아야 참으로 보게 된다(知則爲眞看)’라는 명언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첨삭하여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말로 두루 알려지게 됐다.‘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기업의 현장이 바로 이와 같은 논리와 이치로 일어나는 일들을 알고 나면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똑같은 현장을 둘러봐도 문제를 전혀 찾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사소한 문제라도 자세하게 파악해 많은 문제를 찾아내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가 바로 현장을 보는 시각 즉, 인식의 차이이다.일반적으로 10년을 넘게 혁신활동을 하는 회사들은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그들은 대부분 현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고, 더이상 개선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큰 오산이다.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못 찾는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많이 학습하고 경험해서 관점을 달리해보면 평상시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뚜렷하게 보인다. 혁신 컨설팅을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공감백배라 하지 않을 수 없다.일례로, P회사의 화성공장은 지난 10여 년 정도 꾸준히 혁신활동을 추진하여 괄목할만 한 성과를 냈지만, 더 이상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고 혁신의 정체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를 변화시키는 무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비에 강한 운전원’을 만드는데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컨설팅 총력을 펼쳤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날 무렵 직원들의 설비 이해도, 점검 능력, 문제 발견 능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고, 매월 인당 1건 이상의 문제 발굴과 개선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이 기업을 컨설팅하면서 느낀 ‘설비에 강한 운전원’을 만드는 학습 노하우는 첫째 ‘섬세함’이 가미된 전문적인 학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설비를 구동시키는 구동장치, 부드러운 동작을 유도하는 윤활장치 등 기능별로 세세하게 나눠서 각각의 장치에 대해 하나하나 제대로 전문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이론이 아닌 현장의 설비로 실무학습이 돼야 한다. 조업현장에 근무하면서 다루고 있는 설비를 제대로 알아야 문제도 발견할 수 있다. 셋째 신나는 놀이마당 학습이 돼야 한다. 저·고근속 사원이 함께 원팀이 되어 학습과 개선활동을 하고, 활동 중간중간 임원의 격려와 팀원 간의 소통과 단합을 부추기며 우수한 결과를 포상해 준다면 학습과 개선활동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아는 것이 힘이듯, 설비에 강한 운전원을 육성하는 것은 혁신의 원천적인 힘이고 강한 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 운전원 스스로 설비에 대한 애정과 주인의식으로 다룰 때, 분명 전과 같지 않은 현장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

2021-08-02

생로병사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 산책이라도 할 생각으로 감나무 집 앞을 지나다보면 어김없이 검둥이가 무섭게 짖어댄다. 검둥이는 반들반들 윤기 나는 까만 털에다 날렵한 몸매, 매서운 눈빛을 가져 얼핏 보기에도 싸움깨나 하게 생긴 이웃집 견공이다. 내가 지나갈 때면 매번 묶어둔 쇠줄을 끊을 듯 사납게 날뛰며 짖어대는데, 무심한 듯 딴 곳을 쳐다보며 지나치곤 하지만, 그 앞을 지날 때면 언제나 서늘한 기분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속마음과 겉 행동이 한결 같지는 않은 법이다.요즘은 시낭송을 전문으로 하는 동호회가 여럿 있고, 이들이 모여서 결성한 단체도 있다. ‘시의 행간에 날개를 달아주는’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활동하는 시낭송협회는 올해가 벌써 10주년이라 한다. 시낭송협회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 지인과의 자리에서 분위기가 되어 결례를 무릅쓰고 낭송을 청하였는데, ‘개싸움’이란 시를 조용히 읊조렸다. 조용조용한 그의 낭송을 들으며 행간의 의미를 새기다 ‘담벼락을 무너뜨릴 듯’이란 대목에서 불현듯 검둥이가 떠올랐다.“…. 나는 되도록 그 집을 피해 다니거나 조심스럽게 지나가지만 매번 이제 됐다 싶은 지점에서 그가 담벼락을 무너뜨릴 듯 짖어대기 시작하면 뭔가 또 들킨 것 같다. 나는 쓰레기 분리수거도 철저히 하고 적십자회비도 제때 내며 법대로 사는 사람인데 아무래도 그는 내 속의 누군가를 아는 것 같다. 그깟 개를 상대로 분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겁을 먹는 건 아니다. 그래도 그것이 무엇이든 나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언짢은 일이다.”(이상국 시인의 ‘개싸움’에서)내가 ‘돌골마을’에 들어와 산지도 삼년이 지났다. 감나무 집의 목단은 올해도 화중지왕의 위용을 자랑하며 장독대를 뒤덮을 듯 수북하게 피었다가 졌고, 감나무는 성성한 가지를 담 너머로 뻗어 채 익지도 않은 감들이 길바닥에 떨어지기도 한다. 감나무에 묶여있던 검둥이는 그새 세상을 떠났고, 산책길에 그 앞을 지날 때면 습관처럼 검둥이를 떠올린다. 생로병사가 자연의 섭리니 어쩔 수 없는 일, 지금 기억해보니 참 잘 생긴 녀석이었다.곰곰이 생각해보면 동물이건 식물이건 생명이 있는 것은 그 유한함 때문에 언젠가는 떠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지불식간에도 숱한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하며 살아가고 있다.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별이 있는가 하면 더러는 울림이 큰 이별도 있다. 검둥이가 떠나고 어느 날, 대문 앞에서 떨고 있는 병약한 새끼고양이를 만났다. 깨끗이 씻기고 사료를 우유에 불려서 먹이고 담요에 잠재운 후 이튿날 동물병원에 데려가니 워낙 쇠약하여 곧 떠날 것이라 하였다. 자는 듯 곱게 떠난 그를 종이 박스에 담아와 눈물을 찍어내고 있는 딸아이에게 위로랍시고 회자정리며 생로병사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으나 아기 고양이에게 생로병사가 어찌 가당한 일이겠는가.조그만 몸을 고운 한지로 여러 겹 싸서 뒷산 양지바른 곳에 정성껏 묻어 주고 명복을 빌었다. 이틀에 불과한 짧은 인연이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만남이었다.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만남과 아픈 이별을 하게 될지.

2021-08-01

방학 디톡스 성공을!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감 어설픈 나라는 절망적이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공장으로 변해버렸다.좀처럼 잡히지 않는 코로나 이야기. 국가가 자신들을 버렸다는 청해부대 이야기, 입에 담기도 버거운 청와대의 대통령 찬양 이야기, 생색내기 재난 지원금 이야기, 기록적인 무더위와 열대야 이야기, 순수성을 잃은 올림픽 이야기, 가슴 아픈 제주도 중학교 2학년 이야기 등.이야기가 많은 사회는 역동적인 사회다. 물론 이때의 이야기란 긍정적인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재생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살아있는 이야기는 스스로 생명력을 가지고 더 많은 희망적인 이야기를 창조한다. 그런 이야기들의 집합이 문화(文化)이다.문화란 곧 이야기 집이다. 문화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생산적인 이야기가 풍성하다.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 자체가 빛이 나는 이야기가 되는 나라, 그런 나라를 우리는 문화 선진국이라고 한다. 그런 나라치고 국민 행복 지수가 낮은 나라는 없다.이야기는 전염성이 강하다. 특히 부정적인 이야기의 전염 속도와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속도도 속도지만 이런 이야기는 사람의 정신세계를 회복 불능 상태로 파괴한다. 부정적인 이야기에 물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기력함과 무모함이다. 그런 사람에게 행복이 있을 리 만무하며, 그런 사람이 다수인 사회에 희망은 단연코 없다.그럼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가? 이 물음에 가장 쉬운 답은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분야 뒤에 문화라는 말을 붙여보면 된다. 정치 문화, 노사 문화, 종교 문화, 방송 문화, 군대 문화, 사법 문화, 교육 문화 ….! 문화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부끄럽다.그런데 부끄러움을 넘어 죄스러운 말이 있다. ‘교육 문화’. 이 말은 세상에서 가장 역설적인 표현이다. 과연 이 나라 교육에 시험을 빼면 이야기가 있기나 할까! 그나마 예전에는 삭막한 교육 여건에서도 학생이 에너지를 얻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시기가 있었다. 바로 방학이다.그런데 학생에게 방학은 어떤 의미일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방학은 학생에게 학교와 사회에 대한 살벌한 독기(毒氣)만 가득 품게 하는 시간이다. 학교는 문을 닫고, 학원은 문을 여는, 그로 인해 학생을 학교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드는 참 괴이한 시간, 방학!디톡스(Detox)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사람의 건강을 위해 인체 내에 축적된 독소를 빼는 해독 작용이다. 2학기 전면 등교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물론 다른 준비도 필요하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사교육과 무기력에 갇힌 학생들에게 진짜 방학 이야기를 되돌려주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교육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마음가짐으로 교사 중심의 상벌점제, 오로지 평가를 위한 수행평가와 같은 교육계에 축적된 독소들을 학교 현장에서 과감히 제거하는 것이다.그러면 2학기에는 그나마 학생들이 학교에서 우리 모두가 행복한 이야기를 마음껏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정상적인 학교 문화를 앞당기는 방학 디톡스가 성공하길 바란다.

2021-07-28

문제해결의 인식과 방법

엄주선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변화와 결과들과 마주한다. 이 결과들은 어떤 경우엔 단순한 ‘현상’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문제’ 가 되기도 한다.특히 문제의 경우는 발단이 되는 이유 즉, 원인과 해결방법이 존재한다. 코로나19 감염병의 4차 대유행이 예상 외로 심각해진 것도 문제와 해결을 위한 인식부족이나 안이한 대응 탓일 수도 있다. 개인의 삶이든 회사든 이러한 문제를 잘 해결해야 근심이 줄어들고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무엇보다 원인과 결과 사이에 작용하는 원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원리가 인간을 고통과 불행 속에 빠지게도 하고 안정과 행복의 길을 만들기도 한다.그렇기 때문에 이 원리를 잘 인식하고 규명하여 불합리가 없거나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행동적인 면을 규정,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원칙 또는 규범이라고 한다.작업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작업표준이나 지켜야할 규칙(Rule)이 된다.같은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반복되는 현장에서 원리를 규명하기 위한 학습을 하고, 표준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행동을 개선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그리고 문제와 문제점을 명확하게 파악, 인식하는 것이다. 문제는 ‘현상 즉, 현재 상태와 바람직한 모습이나 목표와의 차이’를 말하며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이 차이를 좁히거나 없애는 것이다. 문제점은 ‘문제를 일으킨 요인으로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가령, 오랜만에 친구가 먼데서 찾아와 저녁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빗길에 자전거로 귀가하다가 도로의 움푹 패인 곳에 바퀴가 걸려 넘어져 응급실에 실려간 상황을 설명해보자.현상은 병원 응급실에 있는 것이고, 바람직한 모습은 무사히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문제는 ‘사고가 난 것’이다. 문제점은 사고가 난 요인으로 술을 마신 것, 빗길에 자전거를 타고 간 것, 친구가 온 것, 움푹 패인 도로, 운전 미숙 등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비가 온 것은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문제점이 될 수 없다.이렇듯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목표를 정하여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를 일으킨 요인인 문제점을 찾아 세분화하여 근본원인을 찾아 해결해 나간다면, 개인이든 회사든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문제가 있는 곳엔 항상 개선의 소지가 있으며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포스코 정문에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 표어나 도요타의 ‘개선은 무한하다’가 의미하는 바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난마 같은 코로나19의 근본원인이 밝혀져 걷잡을 수 없는 신종, 변이바이러스의 종식과 안정적이고 효능적인 백신 접종, 방역대응의 문제점 개선과 철저한 준수 등으로 잠잠한 나날이 어서 빨리 찾아오길 고대해본다.

2021-07-26

응원과 격려의 기술

곽지영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산학협력교수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뒷전이 된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허리둘레와 몸무게가 신경 쓰이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급기야 이번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주의관리’가 필요하다는 항목이 적잖이 나왔다. 부랴부랴 운동을 결심한다. 그런데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스포츠 시설 이용까지 제한되어 버렸다. 결국 혼자 집에서 운동해 보기로 한다. 실내용 자전거, 러닝머신, 요가매트, 아령, 튜빙밴드, 푸쉬업바 등등 그간 사들인 운동기구가 10여종, 이미 헬스장 못지않지만, 며칠 동안 SNS와 인터넷으로 조사한 후 새로운 운동기구를 하나 더 주문한다. 그런데 막상 혼자서는 시작이 쉽지 않다. 잘못된 자세 때문일까? 시작한 지 겨우 며칠 만에 여기저기가 아프다. 요즘 인기 있다는 유투브 콘텐츠와 앱들을 검색해서 따라 해 본다.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바쁜 일상 때문에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날도 많다. 해야 한다는 이성과 귀찮다는 감성이 매일 싸움을 벌인다. ‘오늘은 피곤한데 좀 쉬고 내일 하자….’ 감성이 이성을 이기는 날이 하루 이틀 늘어나고, 결국은 작심삼일. 새로 사들인 운동기구에도 먼지가 쌓여간다.팬데믹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헬스, 요가 등 스포츠 시설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홈트레이닝(Home-Fitness)’ 관련 상품이 속속 등장하였다. 한 시장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헬스 서비스 앱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8년 24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209억달러 수준으로 10배 가까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운동기구에 각종 스마트 기술이 추가된 상품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운동 콘텐츠 영상과 내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고, 실시간으로 양방향 PT(Personal Training)까지 가능한 거울, 실내용 자전거에 모니터와 센서를 탑재하여 전문 강사의 실시간 지도를 받으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 무게 조절이 가능하고, 자이로센서와 가속도계 등이 있어 횟수, 속도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케틀벨 등이 ‘홈트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홈트레이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용자를 응원하고 격려해서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돕는 ‘트레이너를 닮은 인공지능’ 기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최근 스마트 홈트레이닝 상품의 특징이다.그간 사들인 10여종의 운동기구들에 쌓여가는 먼지를 보면서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라는 생각으로 다른 상품을 하나 더 구매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까지 3개월째 매일 꾸준히 이용하고 있고, 주변에 선물해 드릴 정도의 자칭 홍보대사가 되었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사실 그리 대단한 첨단기술이 아니다. 게임처럼 즐길 수 있어서 지루하거나 괴롭지 않다는 것.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는 ‘잘했어~’, ‘멋져~’, ‘이제 세 번 남았어~!’ 하는 목소리에 조금 힘을 낼 수 있다는 정도. 내 귀찮음을 이길 수 있는 만큼의 작은 응원과 격려의 기술이 필요했던 것이다.

2021-07-25

방학 발자국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감 방학이다. 올해도 달라진 게 없는 그렇고 그런 방학이다.온라인 수업 때문에 학교가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곳으로 전락해버린 지금 학생들에게 굳이 방학이 필요할까?많은 사람이 묻는다, 왜 꼭 공부는 학교에서 하는 것만 인정하냐고. 집에서 EBS 보거나 혼자 숙제하는 것도 수업으로 인정하는 판에 왜 다른 곳에서의 수업은 수업으로 인정하지 않냐고. 특히 영어, 수학 과목은 학교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학원 등에서 공부하는데, 그것도 학교보다 더 열심히 하는데, 왜 그것은 수업으로 인정 안 하느냐고!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학교가 본래의 기능을 잃은 지는 오래다. 지금 학교는 성적 산출을 위한 시험을 치는 곳에 불과하다. 그 시험을 위해 학기를 나누어 학생을 학교에 모은다.‘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정말 이보다 좋은 말은 세상에 없다. 나열한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 핵심 역량이다. 이 역량 중에서 단 하나만이라도 학교에서 제대로 학생들에게 심어줄 수만 있다면!아래에 인용한 역량은 2015 개정 교육과정 핵심 역량 중 어디에 해당할까?‘다양한 상황에서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역량’.바로 ‘의사소통 역량’이다.물론 다른 역량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우리 교육이 해야 할 가장 기본이 학생들에게 이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이 교사를 비롯한 교육 관계자다. 그럼 교육계에서 일하는 사람의 의사소통 역량은 어느 정도일까?학생 앞에서는 소통, 배려, 이해 등을 멋있게 이야기하지만, 이 이야기를 가장 지키지 못하는 집단이 교육계다. 물론 소통의 본보기가 되는 교육 종사자도 있다.하지만 그들의 수는 많지 않다. 이번 방학만큼은 교육 종사자의 의사소통 역량이 향상되는 방학이길 간절히 기원한다.물발자국, 탄소발자국, 생태발자국 등 발자국이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이들은 사람이 지구에 남긴 나쁜 발자국들로 인해 지구는 기후 위기, 전염병 등 대위기에 처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인류는 녹색 발자국이라는 답을 찾았고,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그런데 문제는 역시 학교다. 학교에는 수업 발자국, 시험 발자국, 학교폭력 발자국 등 참 많은 나쁜 발자국이 있다. 그중 나쁜 발자국이 방학 발자국이다. 방학은 학생의 심신을 처참히 짓밟는 발자국이 된 지 오래다. 방학이 더 나쁜 것은 학생에게 희망 고문을 한다는 것이다. 이 나라 학생의 방학 현실을 모르면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다.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원 등 사교육 기관에서 보내는 것이 이 나라 방학이다.그럼 그 시간을 정규 수업 시간으로 인정해주는 교육계의 녹색 발자국은 없을까!

2021-07-21

코로나19 국가적 위기 상황

권윤구 포항 중앙고 교사 코로나19의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쳤다. 코로나19로 인해 수도권 코로나19의 4단계 적용기준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확진자 수가 계속 1천400명을 넘었다.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인 서울, 경기, 인천에 있는 영업점들이 4단계 방역 수칙을 적용받는다. 학원, 독서실, 카페도 코로나19의 4단계 대응을 하여 손해를 최소화하고 소상공인들은 엄청난 손해를 감내해야 한다.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진 전 단계를 알 수 없는 잠재적 감염자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바뀐 7월 사회적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이 가장 심각하다. 최근 홍대 거리와 쇼핑몰, 그리고 노래방과 유흥시설에서 방역 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는다는 보도가 연일 방송되고 있다.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트린 것이 아닌가 싶다.‘1차 백신 접종을 하면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 경제 정책 방안과 소상공인을 위한 방안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다. 국민의 경제발전을 위한 국가로서 경제적으로는 잘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역 대책으로 보면 부정적인 면이 크다. 또한 방역이 잘못되면 국민에게만 참고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다. 백신도 엄청 많이 맞고는 있다. 그러나 31%를 간신히 넘긴 상태이다.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방역 수칙 4단계 적용이 시작되었지만 지방은 1, 2단계로 유명 관광지 숙박업소는 방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확진자의 70% 이상이 델타 변이에 의한 감염이다. 수도권의 무증상 젊은층을 중심으로 비수도권까지 초유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최대한 모임과 이동을 자제하고 정부의 방역 수칙을 최대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우리나라는 영토가 매우 좁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시간이면 도착한다. 그래서 정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이 하나가 되어 발 빠른 대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질병관리청은 서울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하나의 사회적 거리 질서 방역 단계로 통일해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사회적 거리 질서 단계를 분리할 경우 국가적 방역이 매우 어렵다. 수도권을 잡으면 비수도권이, 비수도권을 잡으면 수도권이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전문가 집단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 지금은 엄청난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코로나19의 위기 상황을 대한민국은 지혜롭게 이겨나가야 한다. 특히 국가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은 국민의 대단한 힘이 결속력을 가진다. 대구에서 시작된 국권회복운동으로 전 국민이 합심하여 일본에 대한 국채를 갚아 경제적으로 독립하자는 운동과 1997년 IMF 구제금융으로 당시 대한민국의 부채를 갚기 위해 국민들은 자신이 소유한 금을 자발적인 희생정신으로 내어놓은 금 모으기 운동이다. 국민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하루빨리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2021-07-20

어떤 역사 개입

강길수 수필가 어찌 되었을까. 며칠간 장맛비가 내렸으니 엉망일 테지. 얼른 신발을 갈아 신고 작은 텃밭으로 향했다. 산 조릿대를 베어내 정성들 들여 만들었던 오이 넝쿨 버팀대로 먼저 눈길이 갔다. 버팀대도 오이 넝쿨도 큰 이상은 없다. 다행이다.우선 한 바퀴 둘러보았다. 예상대로 밭 안쪽엔 물이 덜 빠져 오이와 가지의 잎이 시들해 보였다. 수로 보수를 마치자, ‘장맛비에 점심용 간이 탁자로 쓰는 판자가 젖었겠구나!’ 싶어 보관 장소로 갔다. 비를 막으려 덮어 두었던 커다란 비닐 막(膜)을 눌렀던 나무 원형 의자를 들어냈다. 다음 순간,“아이고, 이게 웬일이야!” 하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의자 밑, 그러니까 비닐 막 위에 장마를 피해 이사 온 애집개미로 보이는 작은 개미 집단이 흰 알, 애벌레들과 함께 확 드러났다. 이 밭에서 풀을 베거나 뽑으면서 숱하게 보아온 현상이지만, 이 광경은 상상을 초월했다. ‘일 주간 만에 어찌 이 많은 식구가, 하필 비닐 막 위를 집으로 삼아 이사하다니 놀랍다’하는 생각이 뒤따랐다.딜레마에 빠졌다. 눈앞의 사태를 어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잠시 후, 비닐 개미집을 밭둑 높은 곳에 털자고 결정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는, 비닐 막을 치워야만 한다. 비닐 막을 높은 둑으로 가져가 개미와 알, 애벌레, 먹이들로 가득 찬 개미집을 탈탈 털어 냈다. 개미와 그 집은 풀과 낙엽, 나무 가리비 등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로써 나는, 개미들의 역사에 비록 한 번이지만 절대적 개입을 하고 말았다. 이런 생각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병정개미일지 여왕개미일지 모를 개미 리더는, 어찌하여 장맛비를 피하겠다고 인간의 비닐 막을 피난처로 오판(誤判)했을까. 사람들이 개미를 2차원적 곤충이라고 보듯, 본능이나 판단력이 모자라서일까. 비닐이 석유를 가공해 인간이 만든 것임을 본능으로라도 느끼지 못했을까.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식구들과 삶의 터전, 집이 낯선 땅에 내동댕이쳐진 저들은 얼마나 황당할까.만일 저들이 사람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못 살겠다고 모두 자살할까. 비닐 막으로 이사를 결정한 리더를 탄핵, 축출할까. 내전이라도 벌일까. 아니면 천재지변이라고 자위하고, 추슬러 또 새집을 지을까. 하지만, 저 개미들은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날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안다, 새집 짓고 알과 애벌레를 모아들이며, 새로운 알을 낳고 분가도 할 것이다.현 우리 사회는 어떤가. ‘코로나19 사태’에 비춰보더라도, 국민들은 저 작은 개미 집단 같은 처지일 것만 같다. 권력과 돈과 정보를 가진 자들의 교만한 오판으로, 국민은 자기도 모르게 사회적 거처를 개미의 비닐 집 같은 집으로 이주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래세대 몫을 빼앗는 나랏빚으로 ‘재난지원금’이니, ‘기본소득’이니 하며 ‘공짜’란 마술지로 포장하여 펑펑 던져주었거나 주려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 날, 역사의 주인공이 개입해 그 비닐 집을 탈탈 털어 낼 때 ‘민주와 자유, 자율과 책임’의 아름다운 집이 무너져 버렸음을 뒤늦게 깨닫게 될까 봐 두렵다.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살아내야만 할 세상이다.

2021-07-19

깨끗한 공장(Clean Factory), 기업 생존 필수조건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인간은 누구나 3D업종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이고, 쾌적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길 원한다.3D업종이란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로 주로 제조업·광업·건축업 등을 지칭하고 있다.하지만 실제 속내를 들여다보면 같은 제조업에서도 어떤 기업은 현장이 호텔처럼 깨끗하고 안전한곳이 있는 반면에 어떤 기업은 분진과 악취로 숨쉬기조차 힘든 곳이 있다.필자는 어떤 업종에서도 3D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그 기업의 현장을 변화시켜 3D의 반대 의미인 편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현장이 실현되기를 바란다.필자는 물 맑고 공기 좋은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좋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온 터라, 기업을 컨설팅 하면서 방진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고 방진마스크 없이도 깨끗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발생원을 근본 뿌리부터 해결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공장 환경개선컨설팅을 해왔다.이번 환경부분에서 소개할 회사는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방적공장이다.방적이라 함은 솜 상태의 섬유(Fiber)로부터 실을 뽑는 과정이라 할 수있다.이 실을 뽑는 과정에서 단섬유가 빠져나오거나, 실이 끊어지면서 발생되는 하얀 면을 풍면이라 하며, 공장 내 날리는 풍면의 양은 어마어마하였다. 공장을 들어갔다 나오기만 해도 어느새 옷에는 눈이온듯 풍면이 온통 붙어있었다.이를 개선하기 시작하여 1년안에 공장내 풍면은 50%이상 감소하였고, 이후 전원 참여 청소활동을 통해 현장을 몰라보게 바꾸었다.“풍면 없는 공장만들기를 통해 깨끗한 일터가 구현되는 것은 마치 깊은 산속에서 순수한 공기를 마시면서 일하는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신선하다”는 직원의 소감도 있었다.이 기업을 컨설팅 하면서 느낀 환경개선 성공 노하우 3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첫째 Data를 측정한다. 측정할 수 없다면 개선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측정만이 개선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 측정기준을 근거로 목표를 수립하고 추진해 나아가야 한다.둘째 발생원에 대한 근본 원인을 없애야 한다. 풍면의 근본원인은 바로 단섬유로 단섬유의 함유량을 줄임으로 풍면의 발생량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셋째 최적화된 집진구조를 강구해야 한다. 현재의 집진성능을 기반으로 풍면이 많이 발생되는 곳에는 집중하여 최대로 집진할 수 있도록 변경하였다. 많이 발생되는 곳은 많이, 적게 발생되는 곳은 적게 흡입되도록 가변식 집진을 실시한 것이다.위에서 언급한 3가지의 노하우와 함께 청소를 한 결과 공장이 몰라보게 변화되었다.깨끗한 공장(Clean Factory)은 기업생존 필수조건이다.이는 직원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는 것의 기초이 되고, 나아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2021-07-18

교육 테라피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이제 공포영화에 나오는 좀비, 괴물, 귀신들의 이름 정도는 다 외울 것 같아.”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중학교 3학년의 말이다. 예술 관련 분야, 특히 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던 터라 학생의 말에 자연스럽게 귀가 열렸다.“기말고사 끝나고 교실은 완전히 영화관이야. 선생님들은 수업 시작종 치면 들어오셔서 영화 틀어주시고 그냥 나가. 그리고 마침 종 치면 오셔서 컴퓨터 정리해서 가셔.”시험과 교실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필자의 심장은 내려앉았다. 비록 짧은 학생의 이야기였지만, 필자에겐 대하소설을 몇 편을 읽는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었다. 그리고 교실 붕괴와 같은 안타까운 교육 뉴스들이 머릿속에 중첩되어 지나갔다.학생의 말에는 특별한 어조가 있었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비난과 분노 등이 혼재한 말투는 필자가 최근에 들어본 말 중에서 최고로 섬뜩한 어조였다.“아들, 그것은 시험 본다고 고생했다고 선생님들께서 너희들 쉬게 해주시는 거잖아.”당황에 갇힌 필자를 위해 지인이 아이를 달랬다. 하지만 학생의 학교 생중계는 계속됐다.“아빠, 일주일 내내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니잖아. 한 친구는 악몽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잔대.”학생의 말에 지인은 필자를 보았다.그리고 눈빛으로 미안하다는 표시와 함께 아이의 말이 진짜인지, 만약 사실이라면 진짜 학교에서 그래도 되는지를 물었다. 필자 대신 학생이 답했다.“학교는 시험 끝나면 다 그래. 평상시에도 수업 안 듣는데 시험 끝나고 누가 수업 듣겠어.”물론 모든 교실 풍경이 이 학생의 말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학교에는 시험 이후에 학생들에게 제공할 교육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학교의 시작과 끝을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는 그 어떤 의미도 주지 못한다.코로나19로 모든 것이 혼돈한 지금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은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데 학교만 아니다.코로나19 사태로 모일 수도 없고, 또 체험활동도 제한되는 등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기말고사 이후의 학교 모습은 코로나19 전후가 차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결같아도 이렇게 한결같을 수는 없다.“도대체 왜 학교에 오라고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어!”학생은 이 말을 끝으로 밥만 먹었다. 그 모습이 마치 체한 듯 마음에 오래 남았다.퇴근길 라디오에서 테라피(therapy)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무릎을 쳤다. 어쩌면 유연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지금 우리 교육계에 제일 필요한 것이 테라피, 특 치료가 아닐까는 생각을 했다. 경직될 대로 경직된 교육계에 유연성을 불어넣어 줄 교육 테라피는 정말 없을까!

2021-07-14

미래의 고령화 산업에 관심을

권윤구 포항 중앙고 교사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가족제도의 변화로 노인들은 점차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가족에게서 멀어지고, 사회경제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에 따른 고독, 빈곤, 질병, 요양보호, 심리적 문제 등 노인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하여 대처해야 한다.노인 문제를 해결하고 노인들을 행복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인에 대한 주택, 교육, 소득, 의료, 인권에 대한 보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노인의 소득, 고용, 의료, 보험 서비스의 결여와 노인 학대와 노인 자살의 증가 등으로 사각지대의 존재가 생기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미래의 고령화 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노인 친화 산업을 유치하여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노인 친화 산업으로 노인전문병원, 노인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이 있다. 노인 친화 산업이 초보적인 단계에 있는 상황이지만 국민적인 여론을 끌어들여 국가적 투자와 민간 투자를 확대하여 노인 친화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나올 것이다.노인의 사회참여 형태는 다양하다. 특히 노후생활의 만족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분야로는 자원봉사활동이 있으며 그 외에도 단체 활동, 평생교육, 취미활동 등이 있다. 노인의 자원봉사활동 참여율은 전체의 12.1% 정도로서 자원봉사활동을 통한 사회참여가 부족한 상태이다. 노인의 자원봉사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필요성과 그리고 중요성에 대해 봉사수요처의 개발, 보호·보상제도를 통하여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노인복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통하여 어느 한 대상층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계층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설보호 중심의 선택적인 노인복지가 아닌 재가 중심의 보편적인 노인복지를 지향하고, 지역 특성을 고려한 노인복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인의 복지증진을 위해서는 소득보장과 의료보장, 요양보호 그리고 노인의 여가 활용과 사회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물론 복지 사각지대의 대상자들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정부 예산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우리나라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이다. 인력의 부족에 따른 부분, 민간과 공공의 네트워크가 잘되지 않는 부분, 중복 수혜자로 인한 예산의 소비에 대한 부분까지, IT 분야의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공공과 민간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즉, 행안부와 복지부에서 시스템을 구축하여 대상자를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래의 고령화 산업과 저출산에 노인 인구증가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2021-07-13

엄마, 나야

최미경 ​​​​​​​동화작가 그렇게 시작했다고 한다. 엄마, 나야. A는 그날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질 않았다고 했다. 몽롱한 상태로 오전을 써버리고 쳐지는 몸 상태를 흔들어 깨울 요량으로 집 근처 찻집에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진동벨을 만지작거릴 때 바로 그 때 띠릭, 문자가 한 통 들어왔다고 한다. 엄마, 나야. A가 응. 왜, 라고 문자를 넣자 휴대폰이 고장이 나서 AS센터에 맡겼어. 친구 핸드폰이야. 라고 문자가 들어왔고 A는 딸아이의 문자를 보며 다시 응. 이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평소 A는 자신의 딸과 이와 비슷한 문자를 주고받은 적이 몇 번 있었기에 아무 의심 없이 문자를 계속했다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AS센터에 맡긴 휴대폰 수리비를 보내야 한다며 A의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원격지원을 해서 자기가 처리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문자를 넣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 자신은 전화를 받지도 걸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그러다 몸이 너무 좋질 않아 한의원 진료를 받았는데 그러고 나서도 휴대폰은 원격지원 상태로 연동되어 있었다고 한다. 조금 이상했지만, 그래도 딸이 아닐 거라는 의심은 1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때 잠깐 연동이 끊어지면서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 와서 전화를 받았다고 “너, 지금, 보이스피싱이야!” 라는 소리에 당장 핸드폰 전원을 껐다고 그러고서 한동안 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A는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휴대폰이 원격지원 된 한 시간 동안 은행에서 수십차례에 걸쳐 30만원, 50만원, 40만원 등 일정하지 않은 금액들이 타 계좌에 송금되는 사이 은행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고 인근 경찰서에서 A의 주소를 알아내 집을 찾아왔지만 연동상태에서 휴대폰은 그저 돈을 송금하는 기계 역할만 할 뿐 전화의 기능은 하지 못했기에 A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그야 말로 지옥과 같은 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거기까지 이야기 하고서 A는 침이 마르는지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집에 와서 정말 멍 때리고 앉아 있는데 딸애가 대구에서 온 거야. 문을 열고 들어와서 씩씩하게 웃으며 아무 일 없지? 라고 하고 둘이서 이야길 한참 하다 갑자기 딸애가 펑펑 우는 거야. 엄마 어떻게 된 줄 알았다고. 회사에서 연락받고 포항으로 오는데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그랬어. 처음엔 무서웠지. 그런데 이젠 무섭기도 하지만 내가 너무 바보 등신 같아서 미워 죽겠어.” A는 새로 바꾼 휴대폰을 바라보며 얼마 전 보이스피싱을 당한 20대 젊은 여성이 삶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건을 끄집어냈다. 통장을 다시 만들고 카드를 재발급 받고 휴대폰을 다시 구입해야 하고 그러는 동안 수차례 경찰서와 은행을 오가며 불안과 증오는 점점 커졌고 그 불안을 꺼뜨리고 증오를 가라앉힐 이가 없는 사람이라면 순간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A는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보이스피싱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아빠에게 혹은 누군가의 딸에게 그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며 전화를 연결하고 있다. 교활하고 악랄한 수법으로 말이다. A여, 그리고 착한 우리들이여. 아무 잘못 없는 자신에게 죄를 묻지 말자.

2021-07-11

교육계에도 ESG 정보공시 의무화를

이주형산자연중학교 교감 “지속가능성을 투자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 (….)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할 수 있는 사업계획을 공개하라. 기업 비즈니스 모델을 넷제로 경제와 어떻게 결부시킬지(….)”세계 최대 자산운영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투자기업 CEO들에게 보낸 서한 중 일부이다. 래리 회장의 서한은 전 세계 기업의 경영 방향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여기서 넷제로(Net-zero)란 지구 기후 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가 균형을 이룬 상태, 즉 탄소중립을 의미한다. 세계 경제계의 큰손인 래리 핑크 회장의 서한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ESG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도록 만들었다.그럼 ESG란 무엇인가?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이 얼마나 친환경적인 활동을 하고, 또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나아가 지배구조에서 어느 정도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ESG는 개별 기업을 넘어 지구의 운명을 가를 키워드로 부상했다.ESG를 좀 더 쉽게 말하면 지구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다. 지금까지 기업은 지속 발전 가능과는 거리가 먼 경영을 해 왔다. 기업은 내가 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살벌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그 기술이 기업도 살리고, 또 인간의 삶을 편하게 만들었다. 편함에 길들어진 인간은 더 편한 것을 원했고, 기업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간 중심의 기술 개발에 더 박차를 가했다.인간이 기술과 편함의 노예가 되어가는 동안 지구 생태계는 거의 회복 불능의 상태로 변했다. 지구 생태계는 인간 생존과 직결된다. 생태계 파괴는 곧 인간 파멸을 의미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래리 핑크 회장과 같은 이들이 지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나섰고, 기업들도 이제 ESG 경영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의 명운을 걸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ESG 경영을 시작한 기업과는 달리 소비자들의 행동은 굼뜨기만 하다. 그 이유는 그들을 교육하는 교육계의 문제다. 아직도 이 나라 교육은 입시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래리 핑크 회장처럼 경북교육청에서 환경교육에 대해 실질적인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경상북도교육청연구원은 ‘탄소 ZERO’ 실천으로 종이 인쇄물 대신 웹매거진으로 ‘좋은 Gyo6 나눔’이라는 교육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7월 주제는 생태환경교육!다음은 경북교육청에서 환경교육을 담당하는 박경애 장학사의 원고 중 일부이다. “기후 위기는 미래에 대한 기우가 아니라 현재의 재난으로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제 환경문제는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인류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기후 위기 환경재난에 대한 대처 방안을 경상북도교육청은 환경교육에서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이 추진하는 환경교육이 지구를 살리는 ESG 교육모델을 꼭 제시하기를 기원한다.

2021-07-07

편광 사회

강길수 수필가 우리 사회는 편광판(偏光板)이 지배하는 사회로 보인다. 언제부터인지 꼭 집어 말하기 어려워도, 사회가 자연광 대신 편광으로 점철되어 가고 있으니 말이다.편광은 ‘한정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으로 사전은 정의한다.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빛을 얻기 위해서는 적합한 편광판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니까 편광판을 통과한 빛은 한 방향으로만 간다는 말이다. 과학기술계나 산업계에서는 편광을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고 있다. 전자제품의 디스플레이, 편광안경, 편광현미경 등 용도가 많다.자연광은 모든 방향으로 진동한다고 한다. 자연광 같은 사회가 정상적인 자유 민주주의사회일 것이다. 구성원 모두가 어우러져 푸른 숲처럼 살아있는 사회가 자연광 사회일 것이다. 일방통행만 있는 편광사회는 어떨까. 생각하기조차 싫은 곳이다. 일방통행식 인간관계가 얼마나 많은 부작용과 갈등, 싸움으로 번져 서로 불행하게 하는지 우리는 익히 보며 살아간다.내 눈에 비친 우리 사회는, 국민과 상대편을 무시하고 일방으로만 가는 편광이 판치는 사회다. 정치인들은 말로만 국민을 팔 뿐, 자기나 자기편의 이익과 유불리만 따지며 편광판이나 편광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교육계, 종교계, 문화계, 관료, 공공기관 종사자 등 사회 전 분야가 정치판의 편광춤사위의 유혹에 마취당하고 있다 싶다.일례로 국민연금은 적자가 예상되어 손 봐야 한다면서 이미 천문학적 적자가 누적되어 엄청난 액수의 혈세를 보태어 주고 있는 공적연금을 고쳐야 한다는 논의는 근자에 들어본 바가 없다. 오래전 한 대학교수가 ‘본인도 공무원연금 해당자이지만, 적자나 사회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공적연금은 당연히 개혁되어야 한다’고 강한 주장을 한 적이 있다. 그 글을 보고 얼마나 시원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때, ‘이런 분이 나라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마음이 저절로 외치고 있었다.주류 언론이 편광판 역할을 억척스레 해내는 곳이 또한 우리 사회다. 지난해 총선이 총체적 부정선거라는 주장과 그 송사가 지역구마다 숱하게 일어나도 주류 언론이 제대로 다루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주류 언론이 편광판 역할만 해대고 있으니 다수의 국민은 어리둥절하다. 진실을 알고 균형감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국민은 풍문이나 유튜브 사이트를 찾아 듣고 볼 수밖에 없는 편광세상이다.군사독재만 독재일까. 일방통행 편광사회도 독재가 분명하다. 독재사회는 자유민주사회가 아니다. 양방이동통신 시대를 살아도 국가사회의 의사결정이 한 사람이나 어느 한 편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독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 우리 사회의 편광판은 무엇이며, 몇이나 될까. 좌, 우파 이념일까. 권력일까. 돈일까. 6·25남북분단이나 북한일까. 5·18민주화운동일까. 세월호 사건일까. 헷갈린다.사회를 지배하는 편광판이 뭐기에 침묵하는 다수 국민은 짙어만 가는 사회편광현상에 불안하다. 진정 나라와 겨레를 위해 편광사회를 자연광사회로 돌릴 지혜로운 리더가 그립다. 국민이 공동체로 어우러져 살아갈 희망의 길, 자연광사회의 길을 열어줄 정치 또한 그립다.

2021-07-06

미래의 4차 산업을 준비하자

권윤구 포항 중앙고 교사 4차 산업은 사회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제 지식 기반 일부를 기술하는 방법으로 상담, 교육, 정보기술, 금융, 기타 서비스를 포함한다.4차 산업의 핵심은 융합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무인 항공기,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첨단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에 융합되거나 기술 혁신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4차 산업은 융합과 속도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어 기존의 속도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를 낼 것이다. 이러한 속도는 경제, 사회, 정치, 교육에 엄청난 변화를 줄 것이다. 미래의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는 성장이다. 많은 사람이 경제적, 사회적 가치에서 멀어지는 성장이 아니라 동반해서 발전하는 성장을 추구할 것이다.우리도 4차 산업의 변화에 준비해야 한다. 자신의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직업의 탄생을 받아들이면 4차 산업은 미래산업의 기회 산업이 될 것이다.20년 후 지금의 직업 중 750만 개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없는 직업 중에 250만 개가 새로운 직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그래서 사라지는 직업이 500만 개이다. 엄청난 변화이다. 노동력 과잉으로 일자리 수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인구가 많아지면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는 새롭게 창출하고 증가한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코로나19로 붕괴한 지역 경제를 빨리 되살리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 그리고 인구 감소와 젊은 층 유출을 막기 위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더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경북의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방사광가속기 이용, 신약개발 등 4차 산업을 이끌 수 있는 분야를 육성해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경북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미래의 산업 4차 산업을 준비하는 것은 교육뿐이다. 4차 산업 시대의 미래 교육 또한 내용과 방법 등 모든 면에서 지금과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다. 개인 학습과 학교 수업은 인공지능이 사용될 것이다.필자는 교수학습 방법과 관련해서 거꾸로 교실(Flipped Learning)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거꾸로 교실은 혼합형 학습으로,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 비디오 강의를 보면서 새로운 수업 내용을 배운다. 반면 수업 시간에는 교과 내용 전달 대신 숙제로 내던 과제를 교사와 학생이 개인화된 지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수업을 수행한다. 21세기 교육혁명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수업 방식이다. 거꾸로 교실은 4차 산업을 준비하는 교육으로 대체 할 만한 학습이다. 코로나19의 온라인 수업에 적용 해 볼 만한 방식의 수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일부 시행하고 있는 수업 방식이다.세상은 변하기 마련이고 우리는 익숙하던 것에서 점점 이별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변해야 한다. 나도 변하고 너도 변하고 우리 모두 변해야 한다. 4차 산업의 속도에 맞추어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낡고 오래돼 사라져 가는 것들을 4차 산업으로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

2021-07-05

일과 낭비, 그리고 개선

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우리에게 일은 무엇일까? 일의 의미는 인류역사와 함께 변해왔다. 중세시대에 일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에게 내려진 하나님의 저주를 상징했었다. 그래서인지 계급이나 신분체계가 분명한 이 시대 사람들에게 일이란 그저 괴롭고 싫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틴루터, 칼뱅 등 종교개혁가들이 일을 하나님의 부르심인 ‘소명’으로 격상시켰고, 일은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확산되면서 각 분야에 장인과 전문가가 등장했으며, 일에 대한 보람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근대적인 직업관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현대사회에서의 일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과정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에디슨은 ‘나는 살면서 단 하루도 일한 적 없이 모두가 재미있는 놀이였을 뿐이다’라고 했으며, 아인슈타인은 ‘어떤 분야에서건 성공하고 싶다면 일을 놀이처럼 하고, 놀이를 일처럼 하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가 산업혁명을 만들어내고 이제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지능화로 상징되는 4차산업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대체로 일은 노력과 땀으로 놀이는 즐거움과 흥미로 여겨지지만, 일터인 직장에서 즐겁게 일하고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자신의 성장을 통해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기업에서의 일은 ‘고객입장에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를테면 생산과정에서 고객의 요구나 주문에 따라 투입한 재료가 변형, 변질, 분리, 결합되면서 바뀌어 가는 과정에 가공되고 있는 제반상태를 ‘일’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낭비는 ‘고객입장에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정의되며, 생산과정에서 재료가 가공을 하지 않고 이동하거나 정체되는 상태를 말한다. 즉, 가공하지 않는 이동과 정체는 원가상승의 낭비요인으로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우리가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는가는 낭비를 어느 정도 줄이는가에 달려있다. 여러 업체에서 동일한 제품을 만들어도 원가에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은 생산과정에서의 정상과 이상상태 즉, 일과 낭비를 누구든지 현장에서 인지하여 불량과 장애를 줄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유발하여 낭비를 최소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가장 잘 구현하고 유지하는 회사가 필자의 견해로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라고 본다. 1937년 설립하여 84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끊임없는 개선활동을 통해, 최근 10년 이상 20조원 전후의 영업이익 창출과 매년 포츈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상위에 자리하고 있다.일이나 직장은 삶의 척추 같은 것이다. 일손이나 일감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보람을 찾으며 자아실현을 추구할 수 있다. 우리가 거의 매일 일하고 있는 기업의 생산과정에서 일과 낭비를 명확히 인식하고 평소 항상 나아진다는 마인드로 낭비를 줄이고 꾸준히 개선해 나간다면, 일에 대한 열정과 아울러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2021-07-04

학생에게 시험 선택권을!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감 요즘 독서실은 만석이다. 특히 주택가에 있는 독서실은 몇 주 전부터 자리가 아예 없다. 이런 현상은 7월 둘째 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바로 중고등학교 시험 때문이다.독서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냐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청소년들이 밤을 낮 삼아 학문(學問) 연구에 매진하는 나라의 미래가 어떨지는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이런 모습은 교육의 가장 이상적인 목표이다.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는 나라의 일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일반적인 것이 일방적으로 변해가는 이 나라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헛웃음을 친다. 그리고 말한다, 과연 이 나라에 학문이 있기는 있냐고! 대학조차 취업을 위한 암기 시험의 장이 된 판에 중고등학교야 오죽하겠냐고!아마도 이 나라 독서실 모습을 어느 정도는 알 것이다. 많은 사람은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그것이 암기를 위한 맹목적인 공부일망정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학생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물론 대다수 학생은 상상 속 주인공처럼 책 속에서 열심히 자신의 길을 찾는다.그런데 모든 일에는 100%가 있을 수 없듯 독서실 풍경 또한 마찬가지이다. 독서실 인근 주택가에 사는 지인은 시험 기간만 되면 학생들의 고성방가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리고 간혹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나가보면 어린 남녀학생들이 서로 뒤엉켜 흡연은 기본이고 음주까지 하는 모습을 목격한다고 한다. 그들을 좋게 타일러 보지만 자신 말은 씨알도 안 먹힌다고, 간혹 어떤 학생은 아저씨가 뭐냐면서 대들기도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필자에게 따져 물었다, 그런 학생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학교에서는 무슨 교육을 하냐고! 집에서는 학생의 그런 모습을 아냐고! 학생을 사지로 내모는 시험은 왜 있냐고!물론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구호가 헛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독서실뿐만 아니라 학교와 가정 주변에서 배회하는 소수의 학생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특정 누군가만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잘못된 사회 구조가 빚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한다.코로나19로 제일 힘든 것은 학생이다. 불규칙한 등교와 수업이라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온라인 수업, 그로 인해 들쭉날쭉한 수업 진도, 그리고 시험! 분명 지금 시험은 시험을 위한 시험에 불과하다. 학사 일정 때문에, 줄 세우기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치는 명분 없는 시험!그 명분 없는 시험 때문에 우리 학생들의 정신과 미래와 희망이 병들고 있다. 학생들을 아프게 한 주범인 국가와 사회와 학교와 어른들은 무책임하게 모든 것을 학생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그들에게 제안한다, 학생의 호칭을 바꾸는 것도 좋지만, 정말 학생을 믿는다면, 교육에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학생에게 시험에 대한 선택권을 줄 것을!

2021-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