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서실은 만석이다. 특히 주택가에 있는 독서실은 몇 주 전부터 자리가 아예 없다. 이런 현상은 7월 둘째 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바로 중고등학교 시험 때문이다.
독서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냐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청소년들이 밤을 낮 삼아 학문(學問) 연구에 매진하는 나라의 미래가 어떨지는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이런 모습은 교육의 가장 이상적인 목표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는 나라의 일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일반적인 것이 일방적으로 변해가는 이 나라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헛웃음을 친다. 그리고 말한다, 과연 이 나라에 학문이 있기는 있냐고! 대학조차 취업을 위한 암기 시험의 장이 된 판에 중고등학교야 오죽하겠냐고!
아마도 이 나라 독서실 모습을 어느 정도는 알 것이다. 많은 사람은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그것이 암기를 위한 맹목적인 공부일망정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학생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물론 대다수 학생은 상상 속 주인공처럼 책 속에서 열심히 자신의 길을 찾는다.
그런데 모든 일에는 100%가 있을 수 없듯 독서실 풍경 또한 마찬가지이다. 독서실 인근 주택가에 사는 지인은 시험 기간만 되면 학생들의 고성방가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리고 간혹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나가보면 어린 남녀학생들이 서로 뒤엉켜 흡연은 기본이고 음주까지 하는 모습을 목격한다고 한다. 그들을 좋게 타일러 보지만 자신 말은 씨알도 안 먹힌다고, 간혹 어떤 학생은 아저씨가 뭐냐면서 대들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자에게 따져 물었다, 그런 학생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학교에서는 무슨 교육을 하냐고! 집에서는 학생의 그런 모습을 아냐고! 학생을 사지로 내모는 시험은 왜 있냐고!
물론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구호가 헛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독서실뿐만 아니라 학교와 가정 주변에서 배회하는 소수의 학생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특정 누군가만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잘못된 사회 구조가 빚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한다.
코로나19로 제일 힘든 것은 학생이다. 불규칙한 등교와 수업이라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온라인 수업, 그로 인해 들쭉날쭉한 수업 진도, 그리고 시험! 분명 지금 시험은 시험을 위한 시험에 불과하다. 학사 일정 때문에, 줄 세우기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치는 명분 없는 시험!
그 명분 없는 시험 때문에 우리 학생들의 정신과 미래와 희망이 병들고 있다. 학생들을 아프게 한 주범인 국가와 사회와 학교와 어른들은 무책임하게 모든 것을 학생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그들에게 제안한다, 학생의 호칭을 바꾸는 것도 좋지만, 정말 학생을 믿는다면, 교육에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학생에게 시험에 대한 선택권을 줄 것을!